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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명의신탁자에 증여의제 증여세 등 연대납세의무 부담시키려면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차명주식 의혹으로 내려진 증여세 등 897억 원의 과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원심 판결이 파기됐다. 대법원은 증여의제로 인한 증여세에 관해 명의수탁자에 대한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선 그 무신고와 관련해 본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5일 조 회장이 서울강남세무서장 등 48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연대납세의무자 지정·통지 처분 등 취소소송(2018두3775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의 원고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임직원 등의 명의로 효성의 주권상장법인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3년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명의신탁자인 조 명예회장의 차명주식 보유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라 차명주주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또 조 명예회장을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증여세 및 부당무신고가산세 합계 644억 원 가량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와 별도로 조 명예회장이 차명주식을 보유하면서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 약 30억 원과 양도소득세 약 223억 원 등을 부과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조 명예회장은 향후 세무조사 가능성 등을 고려해 명의수탁자의 등급을 분류해 다수의 차명계좌를 사용했고,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양도소득세 신고를 누락하는 등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통해 과세요건사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했다"며 조 회장에게 부과된 증여세 및 무신고가산세 약 640억여 원과 종합소득세 25억 여원, 양도소득세 191억 여원 부과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주식에 대해선 실제 임직원들이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조 명예회장의 주식이라는 전제에서 증여세 부과처분이 이뤄져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주식담보대출의 대출금으로 취득한 주식의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에 기존 담보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그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라면, 기존 담보 주식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주식의 명의개서가 이뤄진 것이 아니어서 기존 담보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명의개서한 경우와 같이 볼 수 있다"며 연대납세의무자 지정처분 중 반복과세에 해당하는 부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증여세 및 무신고가산세 약 167억여 원과 종합소득세 25억 여원, 양도소득세 191억 여원 등 380여억 원의 부과 처분에 대해서만 정당하다고 봤다. 상고심에서는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했으나, 그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해 그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한 경우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의 중복적용을 제한하는 대법원 판결(2011두10232)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대법원은 "명의신탁자가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를 했으나 그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전에 기존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해 그 매도대금으로 해당 대출금을 변제했다면, 기존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새로운 주식을 취득해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한 경우와 그 실질이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른 증여세의 납세의무자는 명의수탁자와 연대해 해당 증여세를 납부할 연대납세의무를 부담할 뿐"이라며 "따라서 명의신탁재산의 증여의제 규정에 따른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신고할 의무는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에게 있다. 부당무신고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부정행위로 법정신고기한까지 세법에 따른 국세의 과세표준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 부과된다"고 밝혔다. 이어 "명의수탁자에게 해당 규정에 따른 증여세에 관해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이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선 그 무신고와 관련해 본래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따라서 명의수탁자가 증여세 무신고와 관련해 부정행위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심리하지 않고, 명의신탁자인 조 회장의 행위만을 이유로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단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명의신탁자에게 증여세 무신고 가산세를 부과하려면 명의신탁자의 부정행위 여부가 아니라 임직원 등 명의수탁자의 부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관계자는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를 무신고한 행위에 대해 명의수탁자에게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거나 명의신탁자에게 이에 대한 연대납세의무를 부담시키기 위해선 그 무신고와 관련해 본래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를 기준으로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했다.
효성
증여세
차명주식
조세회피
한수현 기자
2022-09-1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국내 카드사의 마스터카드 국외 거래 분담금 부가가치세 물릴 수 있다
국내 신용카드가 국외 거래에 쓰일 경우 미국 마스터카드가 받아 가는 분담금에 한국 세무당국이 법인세를 부과할 수는 없지만 부가가치세는 물릴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국내 신용카드사 8곳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8두3962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지난달 28일 돌려보냈다. 카드사들은 미국 법인인 마스터카드의 상표 등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과 회원자격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 마스터카드의 상표를 붙인 신용카드를 발급해왔다. 카드사들은 그 대가로 마스터카드 측에 분담금을 냈다. 국내 거래금액에 대해서는 '발급사 분담금'이라는 명목으로 '신용결제금액의 0.03%와 현금서비스금액의 0.01%'를, 국외 거래금액에 대해선 '발급사 일일분담금'의 형태로 '신용결제·현금서비스금액의 0.184%'를 산정해 지급했다. 세무당국은 국내 카드사들이 지급한 분담금이 마스터카드사의 국내 원천소득인 상표권 사용료소득이라고 보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부과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분담금에 세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국내 카드사들이 마스터카드에 낸 분담금의 성격이 '상표권 사용의 대가(사용료소득)'와 '포괄적 역무 제공의 대가(사업소득)' 중 어느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분담금을 마스터카드 상표권 사용료소득이라고 본다면, 이는 미국 법인의 국내 원천소득이 되므로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15%의 법인세가 부과된다. 반면 사업소득으로 볼 경우 한국에 고정 사업장을 갖고 있지 않은 마스터카드 분담금은 한미조세협약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다. 대법원은 국내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발급사 분담금'은 법인세 대상인 상표권 사용료소득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거래에 쓰이는 신용카드는 마스터카드가 구축한 국제 결제 네트워크 시스템이 이용되지 않아 마스터카드가 받아 가는 소득은 사업소득이 아니라 사용료소득이라는 것이다. 다만 국외 거래금액에 책정되는 '발급사 일일분담금'은 전부 마스터카드의 사업소득이라고 봤다. 1,2심은 일일분담금 중 일부가 로열티이므로 사용료소득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은 국내 거래 분담금과 국외 거래 분담금은 명확히 구분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부가가치세는 한미조세협약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법을 따르는데, 이 경우 '용역의 공급 장소'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재판부는 국내 신용카드가 국내 거래에 쓰이든 국제 거래에 쓰이든 국내 카드사의 사업장 시스템을 통해 거래 승인이나 결제 정보 전달 등 주된 역무가 이뤄진다고 한 2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마스터카드 등 외국 신용카드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국내 신용카드사들로부터 받는 분담금에 관해 법인세·부가가치세를 매길 수 있는지는 문제되어왔다"며 "이 판결을 통해 마스터카드사 분담금 소득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법인세
사업소득
사용료소득
카드
박수연 기자
2022-08-23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압류계좌에 타인이 잘못 보낸 돈 전액 가져간 은행… 권리남용"
실수로 송금을 잘못 했는데 그 계좌가 압류된 상태라면 은행이 그 돈으로 대출액 전액을 회수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4일 A 사가 신한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청구소송(2020다212958)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사는 2017년 실수로 B씨의 신한은행 계좌로 1억여 원을 송금했다. 착오로 송금한 것을 알게 된 A 사는 이체 직후 사정을 신한은행에 알렸고, B 씨도 돈을 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B 씨는 1400여만 원의 세금을 체납해 세무당국에 의해 신한은행 계좌에 대한 예금채권이 일부 압류된 상황이었다. 또 B 씨는 신한은행에 2억1000여만 원의 대출을 한 상태였다. 신한은행은 A 사가 잘못 송금한 돈 1억여원으로 B씨의 대출을 갚도록 했다. 이에 잘못 송금한 돈을 돌려받기 어렵게 된 A 사는 신한은행이 상계권을 남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신한은행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압류액인 1400여만 원보다 훨씬 많은 1억여 원 전부를 가져간 것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해 압류됐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해 수취인의 그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더라도, 이는 피압류채권액의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착오이체액 상당의 예금채권이 이미 세무당국에 의해 압류돼 신한은행이 대출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상계를 할 수 있더라도 피압류채권액의 범위에서만 가능하고 이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착오송금
상계
부당이득
박수연 기자
2022-07-27
헌법사건
헌재, 한달만에 또… 역대 3번째 '재판 취소' 결정
헌법재판소가 지난 달에 이어 또다시 법원 재판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무시하고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법원 재판을 취소한 것이다. 25년 전인 1997년과 지난 달 30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재판 취소 결정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1일 700억원대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 관련 재심청구 기각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GS칼텍스가 2013년 7월 제기한 헌법소원(2013헌마496)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여 판결을 취소했다. 헌재는 이날 AK리테일과 KSS해운에 각 104억원, 65억원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심청구 기각 판결도 취소했다(2013헌마497, 2013헌마242). GS칼텍스는 1990년 개정된 구 조세감면규제법에 근거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주식 상장을 준비했지만 2003년 12월 말일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않게 됐다. 역삼세무서는 상장기간 내에 상장을 하지 않았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경우 법인세를 다시 계산해 부과하도록 규정한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에 따라 700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GS칼텍스는 이에 반발해 세금 부과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하자 GS칼텍스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도중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2012년 5월 구 조세감면규제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가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 결정을 했다. 한정위헌결정이란 헌법재판소법에는 규정이 없지만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는 하지 않고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2009년 6월 파기환송심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헌재 한정위헌 결정은 위헌 결정으로서의 기속력이 없다며 재심 청구를 기각했고 상고도 기각했다. 그러자 GS칼텍스는 다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헌법이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 법원의 재판은 그 자체로 헌재 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한 헌법의 결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재심기각 결정들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청구인들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것인데, 이는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취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위헌 결정 이전에 이루어진 법원의 재판인 재심대상판결 및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된 행정처분으로 원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과세처분에 대한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석태, 이영진 재판관은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해 "법원이 헌재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당사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차단된 것이므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권리 구제를 위해 과세처분도 이 사건에서 함께 취소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이전에 발표한 대법원의 입장에 변함이 없고 추가적으로 입장를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6일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며 헌재의 지난 달 30일 재판 취소 결정을 정면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법원은 당시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법률이 헌법규범과 조화되도록 해석하는 것은 법령의 해석·적용상 대원칙"이라며 "합헌적 법률 해석을 포함한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법원의 권한에 대해 다른 국가기관이 법률 해석기준을 제시해 법원으로 하여금 그에 따라 당해 법률을 구체적 분쟁사건에 적용하도록 하는 등의 간섭을 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규정된 국가권력 분립구조의 기본 원리와 사법권 독립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헌재가 다시 통제할 수 있다면 헌재는 실질적으로 국회의 입법작용 및 법원의 사법작용 모두에 대해 통제하게 된다"며 "이는 국회와 정부, 법원, 헌재에 독자적인 헌법상 권한을 부여하고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도록 한 헌법 개정권자의 근본적 결단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재판취소
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
박수연 기자
2022-07-2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스위스에 재산 숨긴 한국타이어 총수일가… 법원 "45억 과세 정당"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가 재산을 해외에 은닉하고 금융 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40억 원대 세금을 부과받자 불복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21구합5040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조 명예회장과 조 고문은 1990년 스위스의 한 은행에 입출금 계좌를 개설한 후 2014년 5월까지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의 은행에 개인 또는 공동명의로 총 5개의 계좌를 만들고 자산관리계약을 맺어 자금을 이체·관리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스위스 은행 등에서 계좌 개설 후 금융소득이 발생했음에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누락한 것은 해외은닉자금을 관리한 비밀계좌에서 발생한 금융소득을 적극적으로 은닉한 것으로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은 조 명예회장에게 19억 8000여만원을, 조 고문에게 26억 1000여만원 등 총 45억 9000여만원을 부과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조 명예회장 부자가 냈어야 할 종합소득세에 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를 더한 금액이다. 이에 불복한 조 명예회장 부자는 2019년 8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2020년 10월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 부자는 거래상대방, 사용처, 금액 등에 있어 스위스 또는 룩셈부르크 현지와의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고, 조세 회피의 목적을 제외하고는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국내 은행 또는 지점이 아닌 해외 소재 은행을 이용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4월 달러화에 대한 스위스를 관리점으로 하는 자산관리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본 소재 은행 도쿄지점을 방문했고, 2016년 3월경까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은밀히 사용한 바, 사회통념에 비춰 상당히 이례적인 행위"라며 "예치된 기간 및 자산규모에 비춰 금융소득의 규모 또한 신고가 필요한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은 당연히 알 수 있었음에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고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볼 때, 조 명예회장 부자가 해당 계좌의 금융소득 발생과 사용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행위는 적극적 은닉의도를 가지고 한 국세기본법상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며 "과세당국이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고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한국타이어
해외은닉자금
부당과소신고
한수현 기자
2022-07-15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 설계하는 주관사는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을 설계하는 주관사(대주)는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實在)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실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202930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위조된 매출채권 확인의무 소홀 손해배상 책임 면할 수 없다 하나은행과 A사는 A사가 B사에 대해 가지는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에 따른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 자산유동화대출(ABL) 거래를 하기로 하고, 이 같은 유동화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C사를 설립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A사는 매출채권을 하나은행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금전채권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A사와 C사 사이에 신탁관계에 따른 제1종 수익권을 C사에게 설정해주고 C사는 하나은행으로부터 수익권 취득자금을 대출받은 후 수익권에 따른 수익으로 대출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C사에게 제1종 수익권의 취득자금을 대출하기로 하는 대출약정이 체결됐고, 이후 신탁계약과 대출약정에 따라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40여회에 걸쳐 1900억여원이 대출됐다. 한편, 2013년 10월 하나은행은 C사 외에 새로운 특수목적법인으로 D사를 설립해 위탁자를 A사 대신 E사로, 제1종 수익권자를 C사 대신 D사로 하고 선행 자산유동화대출과 동일한 방식의 거래를 계속하기로 하고 신한금융투자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지급보증에 따른 대출약정서에는 '대주(하나은행)는 매출채권의 확인 등 본건 대출 관련 내용을 성실히 확인하고 이를 준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하나은행은 대출약정에 따라 D사에 124억여원을 대출했다. 2014년 2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A사와 E사가 B사와 사이에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A사와 E사 대표자가 B사 직원 등과 공모해 단말기공급계약서 및 대리점계약서, 매출채권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외관을 작출해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방법으로 은행들로부터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음으로써 대출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대출약정에 따른 지급보증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출약정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 취소돼 하나은행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며 대출약정에 의해 지급받은 지급보증수수료를 E사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원을 송금해 반환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원을 송금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대출 과정에서 하나은행은 사업협약서 및 매출채권확인서 등 매출채권과 관련한 문서가 위조된 채 제출된 것 등을 확인하지 않아 대출약정을 위반했다"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고 대출을 실행해 지급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신한금융투자 일부승소 판결 재판부는 "주관사가 자신이 설계한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거래상대방을 유인할 경우 그 거래상대방의 합리적 판단을 담보하려면 상품의 위험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관사는 자신이 설계한 자산유동화대출과 관련해 그 기초자산에 관한 실사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관사의 실사의무는 개별 약정이나 참여자의 유형에 따라 그 구체적 요구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기초자산이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 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선 실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B사의 담당 부서에 문의했거나 B사 법인인감증명서를 징구하는 등으로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이행했다면 각 매출채권 확인서의 위조 사실이 드러나 대출이 실행되지 않았을 것이고, 신한금융투자는 어떠한 지급보증의무도 부담하지 않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이 이 같은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게을리한 탓에 대출이 실행됐다"고 했다. 다만 "보증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주채무자의 자력을 조사하는 것이 통상인데 신한금융투자는 지급보증약정 체결시부터 대출 실행시까지 매출채권의 실재성에 관해 직접 조사한 바 없다"며 "종이세금서 및 법인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매출채권 확인서를 수령했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앞서 1심은 "대출약정이 하나은행에게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의 진위까지 확인할 의무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하나은행의 의무 위반과 신한금융투자가 지급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실사
금융
대출
한수현 기자
2022-05-26
민사일반
파산·회생
[판결](단독) 은행이 회생절차 진행으로 수탁 주식의 납세의무자 됐다면
주식을 담보로 신탁계약을 체결한 은행이 위탁회사의 회생절차 진행 등을 이유로 해당 주식의 수탁자로서 제2차 납세의무자가 돼 법인세 등을 납부하게 됐다면 세금에 대한 약정금 채권은 '개시 후 기타채권'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4-3부(김세종·김종우·이영창 고법판사)는 최근 우리은행이 A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2021나2019338)에서 "A사는 우리은행에 2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우리은행과 A사는 2011년 6월 A사가 소유한 B사 주식 350여주에 관해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신탁재산의 운용과 관련해 발생한 조세, 주식분할수수료, 매매수수료 등은 신탁재산에서 차감해 지급하고, 우리은행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수익자 또는 A사에 별도로 청구할 수 있게 돼 있었다. 그러던 중 A사는 2015년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6년 2월 회생계획인가결정을, 2017년 10월 회생절차종결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로 발생한 비용 공익채권으로 볼 수 없어 한편, 서울역삼세무서장은 A사가 B사의 과점주주로서 B사를 실제로 지배한 것으로 판단해 2016년 4~5월 4차례에 걸쳐 국세기본법 제39조 2호에 따라 A사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A사에 체납세액에 가산금을 더한 후 B사 주식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2011사업연도 법인세 등 합계 17억여원의 납부통지를 했다. 그러자 A사는 납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신탁계약에 따라 주식이 우리은행에게 신탁된 기간에 A사가 B사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역삼세무서가 상소했지만 모두 기각돼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역삼세무서는 판결 취지에 따라 우리은행을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해당 체납세액에 가산금을 더한 후 주식의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2011사업연도 법인세 등 합계 24억여원의 납부통지를 했다. 서울고법 은행 승소 판결 우리은행은 세금을 전부 납부한 뒤 "세금 상당의 약정금채권은 회생절차개시 후 A사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에 관한 비용청구권,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인해 회생절차개시 이후 생긴 청구권으로 공익채권에 해당하므로, 회생계획 인가결정에도 면책되지 않는다"며 "신탁계약에 따르면 주식을 위탁받아 보관·관리함으로써 부담한 일체의 조세를 A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A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후 우리은행이 제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경우 우리은행의 법인세 등 상당의 약정금 채권이 회생채권 또는 공익채권에 해당되는지, 개시 후 기타채권에 해당하는지의 여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이 부담한 세금은 B사의 주식을 우리은행이 수탁자로서 보유함에 따라 B사의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돼 부담한 것이므로 이를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2호에서 정하고 있는 '회생절차개시 후 피고가 사업을 계속함으로 인해 업무 및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해 발생하게 된 비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은행은 세금 상당 약정금채권을 A사와의 신탁계약에 의해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를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발생한 청구권'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약정금채권이 회생절차개시 이후 원인에 기해 생긴 것이지만 공익성을 갖추지 못해 후순위정리채권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우리은행의 세금 상당 약정금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81조 1항에서 정한 '개시 후 기타채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회생
공익채권
세금
한수현 기자
2022-05-19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판결] 최순영 前 신동아그룹 회장 가족, 압류재산 소유권확인소송 '각하'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서울시에 압류당한 재산에 대해 가족들이 자신들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최 전 회장을 상대로 소유권확인소송을 냈지만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단독 하헌우 부장판사는 13일 기독교선교횃불재단과 최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 두 자녀가 최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확인소송(2021가단5079137)에서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고 밝혔다. 각하란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지 않고 본안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최 전 회장은 2021년 3월 기준으로 서울시에 대해 주민세 등 지방세 합계 38억9600여만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은 최 전 회장이 체납한 지방세의 징수를 위해 최 전 회장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재단 소유의 주택에서 현금 2680여만원, 달러, 피아노와 고가의 미술품 등 동산을 압류했다. 이에 이씨와 자녀들은 "서울시는 이 동산들이 최 전 회장의 소유임을 전제로 체납 지방세의 징수를 위해 압류했는데, 이 동산들은 재단과 우리의 소유이지, 최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다"라면서 소송을 냈다. 하 부장판사는 "피고는 올 2월 이 법원에 원고들의 청구원인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했고,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각 동산의 소유권에 관한 다툼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변론주의가 전제된 민사소송절차에서 피고가 다투지 않는 원고들의 청구원인 사실을 법원이 직권으로 심리할 근거가 없고, 서울시도 피고의 보조참가인으로서 피참가인의 자백을 부인하는 등 피참가인의 소송행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설령 서울시가 이 사건에 이해관계가 있다고 해서 이 사건 소송절차에서 원고의 청구원인 사실을 다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들과 피고는 서울시장을 상대로 이 사건 압류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할 원고적격이 있고, 행정소송인 항고소송의 피고는 서울시장이 되므로 서울시가 행정소송에 응소해 원고들이 주장하는 이 사건 각 동산의 소유권 귀속 여부를 실질적으로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세징수법 시행령 제59조가 압류재산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고 반환을 청구한 제3자가 그 청구이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통지를 세무공무원에게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체납자를 상대로 그 재산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증명해야 체납처분의 집행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며 "원고들이 이 규정 취지에 따라 서울시의 체납처분의 집행을 정지시킬 목적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했더라도 이러한 사정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존재하지 않는 법률상 지위의 불안, 위험을 현존하게 하거나 이 사건 소에 확인의 이익을 부여하는 사정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서울시와의 분쟁 해결을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볼 수 없다"며 "피고가 그러한 확인 청구의 적절한 상대방이라고 보기도 어려워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했다.
압류
체납처분
집행정지
이용경 기자
2022-05-13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판결] ‘해고무효소송 화해금’ 과세대상 아니다
해고 처분에 반발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근로자가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여 회사로부터 받은 화해금에는 세금을 물릴 수 없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퀄컴이 A씨를 상대로 "화해금 5억원 중 3억9000만원은 이미 지급했고, 나머지 1억1000만원은 원천징수대상으로 공제했으므로, 이에 대한 강제집행은 불허돼야 한다"며 낸 청구이의소송(2018다237237)에서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1,2심은 "해고무효확인소송 중 화해가 이뤄졌다면 화해금은 근로자가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포기하는 대신 받기로 한 '분쟁해결금'으로 봐야 한다"면서 "조세법의 엄격한 해석상 이를 소득세법상 위약금과 배상금으로 보기 어렵고, 과세대상이 되는 근로소득, 퇴직소득, 기타소득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위약금이나 배상금, 부당이득 반환 시 지급받는 이자 등 분쟁과 관련해 지급된 화해금이나 재산권과 관련된 분쟁에서 지급된 화해금은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되는 기타소득인 '사례금'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로계약 관계가 가지는 중요성과 특수성, 해고무효확인소송이 가지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가 해고무효확인소송의 청구를 포기하는 대가로 받은 화해금은 (비과세대상인) '분쟁해결금'으로 봐야 한다"면서 화해금은 비과세 대상으로, 퀄컴은 1억1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도 "어느 개인에게 소득이 발생했더라도 해당 소득이 소득세법에 열거된 소득에 해당하지 않으면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고, 어느 소득이 과세대상인지는 과세를 주장하는 자가 해당 소득이 소득세법에 열거된 특성 과세대상 소득에 해당하는지 증명해야 한다"며 "따라서 기타소득의 하나로 규정된 사례금에 대항하는지는 금품 수수의 동기·목적,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므로 화해금을 과세대상인 사례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퀄컴에서 대관업무 담당 이사로 재직하다 2015년 12월 해고되자 이듬해 3월 회사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소송을 냈다. 법원은 같은 해 10월 화해권고결정을 내리며 퀄컴에 "화해금으로 A씨에게 5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소송은 종료됐다. 그런데 퀄컴이 A씨에게 화해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퀄컴이 "화해금은 소득세법상 '필요경비 없는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며 5억원 중 소득세 1억원과 지방소득세 1000만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3억9000만원만 A씨에게 지급한 것이다. 이에 A씨는 "화해금은 비과세소득이므로, 원천징수는 부당하다"며 법원에 화해권고결정을 집행권원으로 삼아 퀄컴의 예금채권 중 1억1140여만원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했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퀄컴은 "화해금은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인 '사례금'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라 당연히 공제돼야 할 1억1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모두 지급했으므로 우리는 잘못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화해금
분쟁해결금
비과세
박수연 기자
2022-04-27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20년간 국도로 편입 사용해도 공적장부에 소유관계 남아있다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의 공적장부에 소유관계가 그대로 남아있다면 국가가 이 토지를 20년간 국도로 편입해 사용했더라도 국가의 자주점유를 추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이문세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소송(2021가단508355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의 제기하거나 세금 납부한 자료는 없지만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 포기로 보기 어려워 A씨는 충북에 있는 125평 규모 토지에 관해 1986년 9월 상속 받았다며 2006년 9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국가는 앞서 1982년 무렵 이 토지 지목이 임야에서 도로로 변경된 이후 국도로 편입해 점유·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는 "지목 변경 무렵부터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토지를 점유해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이 부장판사는 "이 토지는 1971년부터 A씨의 선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완료돼 있는 등 국가의 보상절차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미 소유관계가 분명했다"며 "토지보상이 실제 이뤄졌다면 공부상 소유관계도 정리됐을 텐데, 토지의 등기부등본 등 지적공부에는 국가가 이를 취득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국가 패소 판결 이어 "국가는 토지 보상절차가 일부 진행됐다는 내부 기안문서만 제출할 뿐 보상금이 실제 지급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시 인근 토지도 현재까지 국가가 아닌 사인 명의로 소유관계가 돼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토지 보상절차가 실제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토지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다면 공적장부를 정리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A씨의 선대나 A씨 명의로 공적장부의 소유관계는 계속 남아있다"며 "토지에 대한 국가의 자주점유 추정은 깨졌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선대나 A씨가 해당 토지가 장기간 도로로 사용되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세금을 납부했다고 볼 자료는 없지만, 이것만으로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국가는 A씨가 소송을 제기한 날의 5년 전인 2016년 4월부터 A씨가 구하는 2021년 11월까지 발생한 임료의 합계 16만9050원을 지급하고, 그날 이후부터 토지에 관한 국가의 점유 종료일 또는 A씨의 소유권 상실일까지 월 307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점유
토지
부당이득
이용경 기자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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