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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영하 16도' 아파트 순찰하다 숨진 경비원, 산재 인정
영하 16도의 혹한에 아파트 새벽 순찰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경비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판사)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다 숨진 안모(당시 68세)씨의 유족이 "고인이 숨진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소송(2014구합53292)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안씨는 영하 16도의 혹한에 새벽 4시에 순찰을 하다 숨졌는데 추운 새벽 순찰업무가 뇌혈관에 무리를 줬다고 보인다"며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오랜 시간 근무를 하는 바람에 숨졌거나 혹한 탓에 지병이 갑자기 악화돼 숨졌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씨는 2011년 3월부터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새벽 5시30분에 출근해 24시간을 일하고 다음날 하루를 쉬는 격일제 근무였다. 2013년 1월 오전 4시 순찰을 하던 안씨는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키며 쓰러졌고 다음날 숨졌다. 안씨가 사망하기 전 일주일 동안의 최저기온은 영하 16도, 최고기온은 영하 3.4도로 매우 추운 날씨였다.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재해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아파트새벽순찰
근로복지공단
아파트경비원
근무중뇌출혈
업무상재해
새벽순찰경비원
장혜진 기자
2015-02-27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순직 소방관 고혈압 이유로 유족보상금 감액 '위법'
휴가도 반납한 채 초과근무를 하다 뇌출혈로 숨진 소방관이 평소 고혈압을 앓았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을 절반으로 삭감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최주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숨진 김모 소방관의 유족(대리인 박성천 법무법인 남도 변호사)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결정처분 취소소송(2014구합6089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1989년부터 소방관으로 일해온 김씨는 지난해 8월 휴일인데도 다른 팀의 휴가로 근무인원이 부족하자 자원해서 대기근무를 했다. 순찰을 다녀온 김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일주일 넘게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김씨는 순직 전 6개월간 평균 75시간 초과근무를 했고 한달 평균 열흘씩 야간근무를 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신청했지만 "김씨가 평소 뇌출혈의 주요 원인이 되는 고혈압을 앓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유족보상금을 절반밖에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자 소송을 냈다. 공무원연금법은 중대한 과실이나 정당한 사유 없이 요양에 관한 지시를 따르지 않아 질병이 발생하거나 사망했을 경우 유족보상금을 절반 감액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사망 직전 업무 때문에 상당한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씨가 중대한 과실이나 정당한 사유 없이 요양지시를 따르지 않아 숨진 것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유족보상금 감액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건강검진 결과 2004∼2013년까지 혈압이 정상범위보다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한 운동과 식단관리로 혈압을 조절하려고 해왔고, 평소 흡연도 하지 않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며 "뇌출혈 발병 가능성을 경고받은 적도 없는 만큼 질병에 대한 의사의 구체적 치료 지시 등을 따르지 않았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방관순직
공무원연금법
과로사소방관
유족보상금
유족보상금감액
장혜진 기자
2014-12-11
국가배상
행정사건
자살 시도 전력 수용자의 자살 막지 못했다면
구치소가 자살 시도 전력이 있는 수용자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면 국가는 유족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국가의 과실을 10%로 제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유현영 판사는 지난해 구치소 독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모(당시 38세)씨의 유족이 "구치소 수용자의 자살을 막지 못했으니 9000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단5173423)에서 "국가는 3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유 판사는 "김씨의 1차 자살시도 이후 구치소 측은 독방에 영상장비로 관찰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서도 이에 대한 설비를 확충하거나 순찰 인원을 늘리는 등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김씨가 1차 자살시도와 동일한 방법으로 자살을 했는데 구치소가 김씨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봤더라면 자살시도 여부를 충분히 관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 판사는 "다만 구치소의 물적 시설에 비해 다수의 수용자들이 생활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모든 수용자들의 동태를 완벽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구치소도 김씨를 '일일 중점 관찰 대상자'로 지정해 상담을 10회 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던 것을 고려해 과실을 1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성폭행 혐의로 체포돼 서울 성동구치소에 수감된 김씨는 중형 선고에 대한 부담으로 자살 우려가 크다는 판정을 받아 그해 6월부터 감시장비가 설치된 독방에 수용됐다. 김씨는 독방으로 옮긴 지 이틀 만에 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치소 직원이 발견해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그해 9월 결국 목숨을 끊었다. 한편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교정시설 자살 시도자는 388명이고 이 중 34명이 목숨을 잃었다. 34명 가운데 22명이 입소 1년이 안 된 시점에 자살했다. 법무부가 분류한 자살 동기는 '신병 비관'이 28명이고, '중형 선고나 구속, 재판에 대한 불만'이 4명이다.
구치소
자살
수용자
유족
손해배상청구소송
자살시도전력
국가책임
홍세미 기자
2014-10-10
민사일반
공무집행 방해, 경찰의 손배소송 증가
유모(44)씨는 일정한 거주지 없이 서울의 고시원을 전전하며 생활해 왔다. 하지만 술버릇이 좋지 않아 그마저도 쫓겨나기 일쑤였다. 유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술을 마시고 서울 중구의 한 고시원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쫓겨난 뒤 경찰에 "고시원이 무허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신고하고 고시원에는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전화까지 했다. 유씨의 허위신고로 조모(56) 경위 등 서울중부경찰서의 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 6명은 세차례나 헛걸음을 했다. 경찰관들은 유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지금까지는 즉결심판에 넘겨 간단한 벌금을 받게 했지만 이번엔 달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단독 심창섭 판사는 최근 조 경위 등 경찰관 6명과 국가가 유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소5181449)에서 "170만1480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국가에 대해서는 순찰차 유류비 1480원, 출동한 경찰관 6명에게는 1인당 25만~30만원씩 위자료를 인정했다. 심 판사는 판결문에서 "허위신고와 방화신고로 경찰관들이 순찰차를 운행하며 기름값 등을 썼고, 직무수행에 따른 긍지와 보람도 느끼지 못했다"며 "바쁜 일과 중인 경찰관들에게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하고 심한 허탈감을 느끼게 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늘고 있다. 유씨 사례처럼 허위신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있지만 시위 과정에서 일어난 경찰력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묻기도 한다. 심 판사는 지난 14일 2011년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를 반대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기획하고 시위에 참가한 송경동 시인에게 "경찰에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허위신고·불법시위 등의 피해는 물론 개인적 위자료 소송도 적극적 경찰 "경찰력 낭비 방지 등 위해 강력 대응 주문… 경각심 주자는 것" 일부선 "처벌규정 있는 데 개인적 배상까지 청구는 과잉대응" 비판도 이 같은 사건들은 대부분 경찰의 근무수당 일부나 순찰차 기름값 등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기 때문에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 금액이 크지 않다. 하지만 소송을 당한 개인에게는 꽤 부담이 된다. 지난 5월에는 서울남부지법은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고 허위 신고한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에 66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중앙지법이 상습적으로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한 20대 남성에게 "허위신고로 발생된 경찰관들의 초과근무 수당과 위자료 등 65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허위 신고나 공무집행 방해는 경찰력 낭비와 시민 안전에 구멍을 뚫는 행위라 강력대응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배상을 받는 게 목표라기보다 경찰에 대한 횡포에 민사소송도 불사하며 경각심을 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허위 신고 처벌 규정이 있는데 국가 공무원이 개인적인 손해배상을 또 청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경찰 등 국가 공무원이 일반 시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이 예년보다 많이 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시국과 관련해 논란의 여지가 있어 판결에 부담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송경동 시인을 대리한 변호사 측은 "경찰의 개인적인 위자료 청구를 빌미로 집회와 시위에 참가하지 않도록 겁을 주려는 의도"라며 비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 허위 신고는 9887건에 달했다. 올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신청된 구속영장은 1362건에 달해 지난해 신청 건수인 759건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금까지는 허위 신고자가 가벼운 벌금형만 받거나 아예 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 경찰 내부에서는 적극적인 민사 소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집행방해
경찰관
손해배상
허위신고
불법시위
홍세미 기자
2014-09-02
교통사고
국가배상
민사일반
행정사건
심야 고속도로 장애물 떨어진 뒤 짧은 시간내 사고땐
깜깜한 밤에 고속도로에 떨어져 있는 장애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했더라도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부(재판장 김익현 부장판사)는 최근 화물트럭 운전자 이모씨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A보험사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2014나702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의 차량이 고속도로 위에서 충격한 타이어 휠은 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약 8분 전에 떨어진 것으로 이를 한국도로공사가 즉각 제거하길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한국도로공사의 순찰차는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사고 지점의 반대 차선을 달리다 타이어 휠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치웠는데, 중앙분리대를 넘어 이씨의 차선에 다른 타이어 휠이 또 방치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살펴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도로공사는 8시간 당 3회 이상, 1일 총 9회 이상 해당 구간을 반복해 정기순찰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도로공사의 인력, 물적 설비나 예산상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로를 관리·보존함에 어떠한 과실이나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화물트럭 운전자 이씨는 2012년 12월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완주 방향 상행선을 주행하던 중 차선에 방치된 타이어 휠과 충돌하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을 만큼 크게 중심을 잃었다. 화물트럭은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반대편 차로에서 달려오던 에쿠스와 충돌했고 이 사고로 에쿠스 운전자가 사망했다. 이씨의 자동차 보험회사인 A사는 에쿠스 운전자 유족에게 보험금 2억90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사고 당시 도로공사가 반대편 차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또다른 타이어 휠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공사에 구상금을 청구했다. 1심은 공사의 관리책임을 인정하며 "이씨의 전방주시의무 과실비율을 제외하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5%인 1400여만원을 한국도로공사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속도로
장애물
교통사고
한국도로공사
손해배상책임
관리책임
홍세미 기자
2014-06-26
민사일반
산재·연금
"지하철 만취 승객 추락사 철도공사 20% 책임"
지하철 승객이 술에 취한 상태로 승강장에서 철로에 추락해 사망했더라도, 스크린 도어를 설치하지 않은 한국철도공사가 손해의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 부장판사)는 24일 전철역 추락사고로 숨진 허모씨의 유족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3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35047)에서 "공사가 유족에게 76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허씨가 사망한 양수역은 당시 사고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은 채 안전보호대만 설치돼 있었는데도 안전요원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사고발생방지조치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사고 발생 당시 단 2명의 근무자만 역 내에 있었고 정해진 순찰근무 자체가 없었던 점, 당시 CCTV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점 등 한국철도공사가 사고발생 방지의무를 게을리 하고 실질적인 감시기능이 미흡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허씨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고 위험성이 있는 승강장을 이용한 잘못이 있고, 허씨의 음주가 이 사건 손해발생의 더 큰 원인이 됐으니 한국철도공사의 책임을 손해액의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2012년 12월 경기도 양평군의 중앙선 양수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지인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 발을 헛디뎌 승강장 밑 철로로 떨어졌다. 허씨는 승강장 위로 올라오려다, 당시 양수역을 통과하던 무궁화 열차에 치여 숨졌다.
스크린도어
한국철도공사
추락사
안전요원
사고발생방지의무
양수역
홍세미 기자
2014-01-27
형사일반
대법원, 혹한에 부상 노숙자 쫓아낸 역무원들 무죄 확정
혹한의 날씨에 부상 입은 노숙자를 역사 밖으로 내보내 사망하게 한 서울역 직원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이 판결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법은 자신의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내용으로 독일이나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3일 역내에 쓰러져있던 노숙자를 별다른 구호조치 없이 밖으로 내보낸 혐의(유기)로 기소된 한국철도공사 서울역 역무과장 박모(47)씨와 전직 서울역무실 공익요원 김모(30)씨에 대한 상고심(2011도9675)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와 박씨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거가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유기죄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우리 형법은 유기죄를 규정하면서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소위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기본형식으로 취하지 않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 있는 자'만을 범죄주체로 설정함으로써 신분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부조의무자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유기죄로 인한 지나친 처벌을 방지하려고 한 입법취지를 감안하면 박씨 등에게 쓰러져있는 노숙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을 했던 권태형(41·사법연수원 28기) 판사는 "피고인들에게 형법상 유기죄를 인정할 수 없지만, 자신들이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망인이 사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갈지도 모르겠다"며 "사회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사람들인 노숙자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숙제"라는 안타까움을 판결문에 기재하기도 했다. 박씨는 2010년 1월 15일 오전 서울역 순찰을 하다 2층 대합실에서 술에 취해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진 채 쓰러져 있던 노숙자 장모씨를 발견했다. 당시 장씨가 중상을 입은 사실을 몰랐던 박씨는 공익요원을 시켜 역 밖으로 내보냈다. 이후 다른 공익요원 김씨는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씨를 발견하고도 구호조치 없이 서울역 구름다리 아래로 옮긴 뒤 방치했고 결국 장씨는 영하 6.5도의 추위 속에 부상이 악화돼 숨졌다.
유기
유기죄
신분범
착한사마리안법
구호조치
서울역노숙자
좌영길 기자
2013-09-13
행정사건
경찰관이 내연녀 애완견 죽이고 무면허운전까지 했어도
경찰관이 내연녀의 애완견을 죽이고 무면허로 순찰차를 운전하는 등 비위를 저질렀어도 파면한 것은 지나치다는 판결이 나왔다. 1992년 임용돼 2011년까지 경찰관으로 근무한 박모(46)씨는 지난해 1월 파면됐다.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유부남인 박씨는 2010년부터 내연녀와 교제하고 7개월 동안 동거했다. 하지만 내연녀와 사이가 틀어져 싸움이 심해지자 내연녀가 집을 비운 사이 술김에 화가 나 애완견을 죽이고 방범창살을 망가트렸다. 박씨가 저지른 잘못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면서 112순찰차 운전 근무자로 지정되자 면허도 없으면서 순찰차를 운전하기도 했다. 또 아는 노래방이 경찰 단속에 걸리자 단속 경찰관에게 전화해 "친한 누나가 운영하는 노래방이다. 시간 되면 식사나 술 한잔하자"며 전화를 한 것도 징계사유가 됐다. 파면된 박씨는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9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송우철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서울에서 근무하던 박씨에게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소송(2012구합3077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의 결혼 생활은 이미 파탄에 이르렀고, 부인과 별거 중일 때 내연녀와 동거했다"며 "내연녀의 애완견을 죽인 것도 다툼 후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면허 상태로 순찰차를 운전한 것은 공무수행을 위해 불가피했던 점, 단속 무마를 위해 해당 경찰관과 통화했지만 단 한 번인 점을 봤을 때 파면까지 한 것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경찰관
공무수행
무면허운전
파면
애완견
내연녀
소청심사위원회
신소영 기자
2013-05-23
형사일반
90회 허위신고 40대에 법원 "경찰차 기름값 물어야"
112에 90여 차례 허위신고를 한 40대가 경찰관에게 손해배상을 해주게 됐다. 대구지법 민사4단독 성기준 판사는 11일 박씨 등 대구수성경찰서 황금지구대 소속 경찰관 10명과 국가가 한모(46)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2012가소443260)에서 "박씨 등에게 25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성 판사는 "한씨의 허위신고 때문에 수성경찰서 경찰관들이 관내 순찰 등 정상 업무를 중단하고 고도의 긴장 상태에서 출동·수색·구호 조치를 하느라 정신적인 손해를 입었다"며 "한씨는 위자료와 유류비 등 25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성 판사는 "계급, 나이, 근무상황, 수입 등을 고려해 경찰관에 대한 위자료는 각각 15만~30만원, 국가에 배상할 현장 출동 유류비는 2473원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한씨는 지난해 3월 17일부터 한 달간 대구지방경찰청 112 신고센터로 90 차례 이상 전화해 "자살하겠다", "떨어져 죽을까 말까 고민이다", "술에 취해 죽겠으니 경찰관을 보내 달라"는 등으로 허위신고를 했다. 황금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한씨의 신고를 받고 한 달 동안 스물 여섯번이나 신고 장소로 출동해 주변을 수색했고, 현장에 경찰관 52명을 동원했다. 한편 한씨는 이번 사건으로 벌금도 냈다. 대구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태천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허위신고로 황금지구대 소속 경찰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로 기소된 한씨에 대한 항소심(2012노2289)에서 징역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허위신고
황금지구대
위자료
유류비
공무집행방해
홍세미 기자
2013-04-12
교통사고
형사일반
불법연행 후 이뤄진 자발적 음주측정 "증거능력 없어"
음주운전 피의자에 대한 1차 음주측정이 불법연행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이후 이뤄진 피의자의 자발적인 채혈측정도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4일 음주운전으로 다른 차량의 사이드미러를 파손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김모(55) 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2094)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관들이 김씨를 지구대로 강제연행한 행위는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므로 그 상태에서 한 음주측정요구는 위법한 수사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러한 요구에 따른 음주측정결과 또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로써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인 호흡조사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채혈을 하기에 이른 과정 등에 비춰보면 혈액채취 방법에 의한 혈중알콜농도 감정서와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역시 불법체포의 연장선 상에서 수집된 증거 내지 이를 기초로 한 2차적 증거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강제연행과 호흡측정, 채혈에 이르기까지의 장소적 연계와 시간적 근접성 등 연결된 상황에 비춰볼 때 당시 불법적인 호흡측정을 마친 경찰관이 김씨에게 귀가를 권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김씨 스스로 채혈을 요구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그 채혈이 위법한 체포상태에 의한 영향이 완전하게 배제되고 김씨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확실하게 보장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불법체포와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평가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08년 12월 전북 군산시에서 직장 회식을 마치고 승용차를 몰다가 다른 차량과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위해 지구대로 동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순찰차에 타기를 거부했고, 경찰은 '미란다원칙(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 피의사실 요지와 체포 이유, 변호인 선임권을 알려줘야 한다는 원칙)' 고지 없이 김씨를 지구대로 강제연행했다. 김씨는 계속 거부하면 구속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음주측정에 응했고, 그 결과 0.130%의 혈중알콜농도가 측정됐다. 김씨는 결과에 불복해 채혈검사를 요구했고, 이 검사에서도 혈중알콜농도가 0.142%로 나타나 기소됐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찌만, 2심은 "김씨가 받은 채혈검사는 자발적 요구에 따른 것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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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적법절차
증거능력
음주운전
좌영길 기자
20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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