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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영업실적 스트레스 끝 자살… “업무상 재해”
내성적인 성격과 같은 개인적인 특성도 업무상 재해 여부를 재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모 금융기관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A씨의 아내 B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성의)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6두5884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1992년 입사해 2013년 1월 모 지역 지점장이 됐다. 그러나 영업실적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다 같은해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내 B씨는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가 20년 이상 근무했고, 사망하기 전에도 다른 지역 지점장으로 2년 6개월간 재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해당 업무와 근무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지점장들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업무를 수행했다거나 회사로부터 지속적인 압박과 질책을 받는 등 특별히 가혹한 환경에서 근무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업무상 스트레스가 객관적으로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킬 정도로 극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다른 지점장들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업무를 수행하는 등 특별히 가혹한 환경에서 근무한 것은 아니어서 A씨의 자살에는 업무상 스트레스라는 객관적 요인 외에 이를 받아들이는 A씨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이 지역 지점장으로 부임한 후 영업실적 등에 관한 업무상 부담과 스트레스로 인해 중증의 우울병 에피소드를 겪게 되었고, 스스로 정신과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음에도 계속된 업무상 부담으로 중압감을 느낀 나머지 그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우울증 발현 및 발전 경위에 망인의 유서내용, 자살 과정 등 제반사정을 종합해보면, A씨는 우울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되므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자살
업무상재해
신지민 기자
2017-06-19
노동·근로
[판결]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전공의 투신… 병원이 유족에 배상해야"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공의(레지던트)의 유가족에게 병원 측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민사12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숨진 전공의 A씨의 유족이 A씨가 근무했던 모 국립대학병원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105354)에서 "병원과 국가는 공동해 5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전공의 근무시간을 적절히 관리·감독하기 위한 지침이 제정됐음에도 실제 의료현장에서 규정과 원칙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며 "최저기준에도 한참 못 미칠 정도로 열악한 근무조건이 이 사건의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처리 개선을 위한 노력이나 전공의에 대한 보호조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등 정신병적 질병이 A씨에게 발병됐다"며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을 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는 1년차 전공의에게 배정되는 통상적인 환자 수인 15~20명 보다 많은 25~30명의 환자를 담당했으며, 이 병원에서 근무한 기간인 4개월 중 약 10일간의 휴가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근무했다"면서 "사망하기 3~4일 전에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최소한의 취침시간이나 휴식시간도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이 A씨에게 과중한 업무를 부여하고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병원과 이를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 등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 대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잘못이 A씨에게도 있다"며 병원과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2013년 5월 대전의 한 국립대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로 일하던 A씨는 근무한지 4개월여 만인 같은해 9월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A씨의 아내 등 유족은 병원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병원
근로환경
강한 기자
2017-06-14
군사·병역
민사일반
[판결] "군복무 중 사지마비… 부모, 국가 상대 별도 손배청구 가능" 확정
군복무 중 질병이 생겼으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지마비가 된 병사가 전역 이후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보상을 받았더라도 그 부모는 국가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가 이중배상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본인이나 그 유족'에게만 적용될 뿐이라는 것이다. 이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는 군인 등의 부모 등 가족들은 자신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손해를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군 복무 중 뇌수막염에 따른 사지마비로 치료를 받고 있는 오모(28)씨의 부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임)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03213)에서 "국가는 오씨의 부모에게 20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최근 확정했다. 강원도 양구에서 육군에 복무하던 오씨는 2010년 8월 유해발굴작업 수행 중 메스꺼움을 느꼈다. 오씨는 의무대에서 "입대 전에 102㎏이던 몸무게가 62㎏으로 줄었고, 속이 계속 메스껍다. 또 자가진단 결과 중증 우울증이 나왔다"고 호소했지만, 군의관은 우울증의 일종인 기분부전증으로 진단하고 오씨에게 항우울증제를 처방했다. 그러나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오씨는 다시 의무대를 찾아 두통약 등을 처방 받았지만 점점 악화됐다. 결국 같은해 11월 오씨는 국군홍천병원으로 이송됐다. 군병원은 뇌 단층촬영(CT)과 흉부 엑스레이(X-ray) 검사를 시행한 뒤 오씨를 결핵성 흉막염으로 진단하고 치료했다. 하지만 상태가 더 나빠지자 군병원은 1주일 뒤 다시 뇌 CT검사를 했고, 그 결과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판정했다. 오씨는 이후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지마비 상태가 됐고, 의사표현조차 불가능하게 됐다. 전역 후 오씨는 국가유공자 중 공상군경으로 인정돼 상이등급 1급으로 매달 간호수당과 보상금을 지급 받았다. 오씨와 부모는 "군의관과 병원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상태가 더 악화됐다"며 "오씨에게는 3억1600만원, 부모에게는 1억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이중배상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오씨 등은 공상과 관련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다"며 패소 판결했다. 오씨의 부모는 "아들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더라도 우리는 별도의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며 항소했다. 2심은 오씨 부모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배제되는 자는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본인'과 '그 유족'"이라며 "죽은 사람의 뒤에 남은 가족이라는 유족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공상을 입은 군인 등의 가족은 이 같은 유족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국가유공자 지원 대상은 주로 공상군경 본인이고 공상군경 가족은 보훈급여금의 대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데다, 오씨 부모가 국가유공자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받았다는 자료가 없다"면서 "따라서 오씨의 부모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청구권이 배제되지 않고 독자적인 고유의 위자료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군인
국가유공자
군의관
강한 기자
2017-06-08
형사일반
'7살 여아 살해·암매장' 집주인 징역 20년, 친모 징역 10년 확정
자신의 집에 함께 살던 여성의 7살 된 딸을 상습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집주인에게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살인·사체은닉·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46·여)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숨진 피해자의 친모 박모(43·여)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도 그대로 확정했다(2017도1243). 재판부는 "이씨가 박씨의 딸 A(7)양을 '희대의 악녀'로 규정하면서 친모인 박씨에게 폭행을 지시했고, 죽어가는 피해자를 고의로 방치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친모인 박씨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씨의 말만 믿고 자신의 딸을 별다른 죄책감 없이 학대했다"며 "징역 10년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씨가 우울증과 의존성 인격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자신의 삶 대부분을 이씨에게 맡겨버리고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11년 7~10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같이 살던 박씨의 큰딸 A양이 가구에 흠집을 낸다는 등의 이유로 회초리나 실로폰 채 등으로 매주 1∼2차례 때리고 베란다에 감금했다. 또 A양에게 하루에 밥을 한 끼만 주는 등 학대했다. 친모인 박씨도 폭행과 학대에 가담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 26일 이들은 A양을 의자에 묶고 수차례 폭행했다. 이씨는 박씨가 출근한 후 다시 A양을 폭행하다 고개를 떨군 채 축 쳐진 A양을 방치해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이들은 A양이 숨지자 3일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다 경기도 광주시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범행은 A양이 숨진 지 5년 만에 드러났다. 지난해 초 초등학교 장기결석 학생 전수조사에서 박씨의 또 다른 딸이 초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A양의 실종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1심은 "스스로 방어능력이 없는 7살 어린이를 어른들이 잘 돌보지 않고 학대한 것은 잔인한 인간성의 표출로 평가되고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이씨에게 징역 20년,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은 "박씨가 집주인 이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등 의존성 인격장애가 정신병 상태에 이르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친딸을 학대하고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친모 박씨의 형량을 징역 10년으로 낮췄다. 이씨에 대한 형은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동학대
사체은닉
살인
아동복지법
장기결석학생전수조사
아동폭행
강한 기자
2017-04-28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격무 시달린 국회사무처 공무원의 투신… 대법 "업무와 사망 간 인과관계 있다"
격무에 시달리다 자살한 국회 공무원에게 법원이 공무상재해를 인정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사망한 국회사무처 직원 조모씨의 아내 이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 취소소송(2016두6142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조씨는 1995년 4월 임용돼 2010년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2012년부터 국회사무처 의정종합지원센터에서 청원 업무를 담당했다. 국회에 접수된 청원이나 진정, 민원을 소관 부서로 전달하거나 주무관들이 민원인을 상담하는 와중에 일어난 마찰이나 이의제기까지 다루는 일이었다. 당시 연간 국회에 접수되는 청원 등은 6000여건에 달했는데, 소관 부서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업무수행의 강도가 높았고, 전화나 방문 민원에 대한 상담 업무까지 포함돼 스트레스가 심했다. 조씨는 또 2013년 1월부터는 기존 업무 외에 추가로 자살예방을 위한 전화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회 생명사다리 상담센터 개소와 운영 준비를 맡게 됐는데 지원 인력이 보충되지 않아 월 50시간 이상의 추가근무나 휴일근무를 했다. 조씨는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이후 급격하게 말수가 줄어들었고, 한 달새 체중이 8㎏이나 빠졌다. 결국 조씨는 5일간 병가를 내고 집에서 요양을 했는데, 병가 기간이 끝나고 출근을 앞둔 새벽 자택 베란다에서 투신해 자살했다. 이에 조씨의 아내 이씨는 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조씨는 1996년 4월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혼합형 불안우울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2012년 12월까지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별다른 문제없이 근무해왔다"며 "그러다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긴장감과 민원인 응대에 대한 부담감으로 업무상 스트레스가 점차 누적되었고, 기존 청원업무 이외에 국회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생명사다리 상담센터 운영을 위한 업무를 추가로 수행하면서 낯설고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과중한 업무와 그와 관련된 극심한 스트레스로 기존의 우울증이 재발되거나 악화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병가 기간이 끝난 다음날 새벽 출근을 앞두고 자택 베란다에서 투신해 자살에 이른 경위와 자살을 선택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유가 나타나지 않은 사정 등까지 고려해보면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조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공무상재해
공무원연금공단
국회사무처
업무스트레스
엽무기인성
유족보상금
의정종합지원센터
신지민 기자
2017-04-26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사망사고 목격 9년 후 자살 철도기관사… 대법원 "산재 인정"
철도 기관사가 사망사고를 목격한 뒤 후유증을 앓다 9년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더라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한국철도공사 소속 기관사로 일했던 박모씨의 유족(소송대리인 법률사무소 새날)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6두62177)에서 최근 공단 측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1988년 7월 기관사로 입사한 박씨는 2003년 경부선 기차를 운행하다 선로에 들어온 사람을 불가피하게 치어 숨지게 했다.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충돌 후에도 330m를 더 간 탓에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박씨는 이를 직접 수습한 뒤 계속 운전해 부산역에 도착했다. 이후 박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을 호소했지만 공사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박씨는 직장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갈수록 소외됐고, 1인 승무 업무를 하면서는 고객의 항의 등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결국 2012년 6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선로에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박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냈지만 거부되자 2014년 소송을 냈다. 1,2심은 "박씨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왔고 다른 지병을 앓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를 제외하고는 자살을 선택할 동기나 계기가 될 수 있을 만한 사유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도 마찬가지 판단을 내렸다. 새날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2014년 대법원이 '사망사고 목격 7년 후 자살은 업무상 재해가 아니다'라고 본 판결을 뛰어넘는 진일보한 판례"라며 "지하철 기관사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기관사 수를 보유한 한국철도공사 기관사들의 사상 사고와 이로 인한 후유증 및 자살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의미있는 선례"라고 말했다.
1인승무업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근로복지공단
기관사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
신지민 기자
2017-03-1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입주민에 시달리다 경비원 자살… 관리회사도 배상책임"
법원이 입주민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자살한 경비원의 관리업체와 입주민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7단독 서봉조 판사는 압구정동 모 아파트에서 근무하다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 A씨의 유족이 관리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4가단5356072)에서 "회사는 숨진 A씨의 아내와 자녀 2명에게 총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 승소판결했다. 서 판사는 "A씨가 입주민인 B씨로부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우울증이 더욱 악화됐다"며 "A씨의 상사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근무지를 옮겨달라는 A씨의 요청에 대해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취하기보다 사직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근로자인 A씨에 대해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A씨가 자살에 이르렀으므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일한 동은 B씨의 과도한 괴롭힘으로 경비원들 사이에 근무기피지로 널리 알려져있었고 회사 역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회사는 근무기피지에서 근무하는 A씨의 애로사항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신경써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판시했다. 유족들은 B씨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는데, B씨는 조정 절차에서 2500만원을 배상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해 조정이 확정됐다. 서 판사는 "B씨의 위법한 가해행위와 회사의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과실이 경합해 발생한 사고이므로, B씨와 회사는 공동으로 2500만원을 유족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14년 7월 A씨는 B씨가 살고 있는 동에 배치됐다. 이곳은 B씨가 경비원을 괴롭히기로 소문이 나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B씨는 A씨에게 분리수거를 못한다고 공개된 장소에서 심한 욕설과 질책을 하기도 했다. 또 "경비! 이거 먹어"라며 음식물을 던기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 달 만에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회사에 병가신청과 근무지 변경을 요청했지만, A씨의 상사는 "병가는 무급이고, 힘들면 권고사직을 한 뒤 연말에 자리가 생기면 받아주겠다"면서 거부했다. 같은해 10월 A씨는 B씨로부터 30분 가까이 심한 질책과 욕설을 들은 후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한 달 뒤 숨졌다. A씨의 유족들은 B씨와 관리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족 측을 대리한 윤지영(40·사법연수원 36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입주민의 그릇된 행동에 제동을 거는 한편 사용자에게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근로자가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보호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점과 이를 위반해 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배상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확인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억울하게 사망한 고인과 유족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파트
강제조정결정
경비원
보호의무
손해배상
이장호 기자
2017-03-1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국가배상금 받았어도 유공자 보상금 줘야
공상(公傷)을 입은 군인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았더라도 추가로 국가유공자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헌법 제29조 2항과 국가배상법 2조 1항 단서는 '이중배상금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국가배상청구에 앞서 다른 보상금을 먼저 지급받은 때에만 적용된다는 취지다. 이와 반대로 국가배상을 먼저 받은 뒤 보상금을 받을 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판결은 헌법과 국가배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이중배상금지의 원칙을 엄격하게 해석해 국가유공자 등의 권리 보호를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박모씨가 경주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보훈급여 지급 비대상결정처분 취소소송(2014두4001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1997년 6월 육군에 입대한 박씨는 상급자들의 폭행에 시달리다 같은해 11월 분신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전신에 75%의 화염 화상을 입었다. 그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1999년 75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았다. 2000년 12월 의병 제대한 박씨는 10년이 지난 2010년 7월 우울증과 강박적 사고, 화염 화상 등 후유증이 남았다며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고, 법원의 조정절차를 거쳐 지원공상군경(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군경)으로 인정됐다. 그런데 경주보훈지청은 2013년 "이중배상금지 원칙에 따라 국가유공자법상의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와 국가배상법상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모두 취득할 수는 없다"며 매월 지급되는 보훈급여금은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이에 박씨는 소송을 냈다.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향토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중배상금지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국가배상법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국가유공자법은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자를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따라서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해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봐야 하지만, 이와 달리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은 다음 국가유공자법이 정한 보상금 등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지급을 거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유공자 보상금의 액수는 해당 군인 등의 과실을 묻지 않고 상이등급별로 구분해 정해지고, 그 지급수준도 가계조사통계의 전국가구 가계소비지출액 등을 고려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정도에 상응하게 결정되며, 이같이 정해진 보상금은 매월 사망시점까지 지급되는 반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에서는 완치 후 장해가 있는 경우에도 그 장해로 인한 노동력 상실 정도에 따라 피해를 입은 당시의 월급액이나 월실수입액 또는 평균임금에 장래의 취업가능기간을 곱한 금액의 장해배상만을 받을 수 있고 해당 군인 등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과실의 정도에 따라 책임이 제한되므로, 대부분의 경우 보훈급여금의 규모가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가유공자법 등에 의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추가로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넘어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을 받은 경우 일률적으로 보훈급여금의 지급을 금지하는 취지로까지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도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과 국가유공자법상 보훈급여금 제도의 목적과 취지가 다르고, 지급되는 금원과 항목의 성격에서 있어서도 중복되거나 대응되는 부분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판결"이라며 "결과적으로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금과 보훈급여금이 중복 지급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이는 입법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민법
상이연금
유족연금
재해보상금
보훈급여금
지원공상군경
강박적사고
우울증
국가배상청구
이중배상금지
국가배상법
국가유공자보상금
공상
신지민 기자
2017-03-13
민사일반
[판결] 해외교육 중 부하직원 성추행 대처 잘못한 회사도 배상책임
해외교육 중 성추행을 당한 직원에게 성희롱 및 모욕적 발언을 한 직장 상사와 부당하게 징계처분을 내린 회사에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유영일 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한국중부발전과 직장상사인 B씨,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124388)에서 "B씨 등은 총 1억1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국중부발전 직원인 A씨는 2012년 9월 이탈리아로 해외교육을 위한 출장을 갔다가 B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하지만 이 회사 해외교육 담당자인 C씨는 A씨의 피해를 구제하기는커녕 A씨에게 '몇 명이나 후리고 다녔냐'며 성희롱적 발언을 하고, 다른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 '냄새 나니 옷 좀 빨아 입고 다녀라'는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 이에 A씨는 B씨의 성추행 건과 별개로 C차장의 성희롱 사실 등을 사측에 알렸다. 3개월 뒤 열린 징계위원회는 B씨에게 해임, C씨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런데 징계위는 허위문서작성과 근무지 무단이탈 등의 혐의를 적용해 A씨도 해임했다. '출장 중 자유여행 일정을 넣는 게 관례'라는 B씨의 조언대로 A씨가 자유여행이 포함된 출장기안을 올린 것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A씨가 반발하자 사측은 2013년 1월 정직 6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이후 A씨는 지난해 5월 회사와 B씨 등을 상대로 "1억16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유 판사는 "B씨는 A씨의 성적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성적 굴욕감과 수치심을 주는 강제적 신체접촉을 했다"며 "A씨가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C씨는 A씨가 처신을 잘못해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며 "책임 소재를 왜곡해 A씨에게 오히려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도 성희롱 사건 이후 공정한 증거조사 없이 A씨에게 해임 등 부당한 처분을 내렸다"면서 "이로 인해 A씨는 스트레스와 압박 속에서 우울증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성희롱
성추행
㈜한국중부발전
출장중성추행
성적모욕감
성적의사결정의자유
부당징계처분
이순규
2016-12-26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근무중 사고로 대소변 장애 시달리다 자살… 업무상 재해"
근무 중 당한 추락사고로 척추가 손상돼 극심한 통증과 대소변 장애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다 추락사고를 당한 뒤 자살을 한 A씨의 아내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6구합5980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사고 이후 통증이 심해진 2015년 2월부터 사망할 때까지 사타구니와 항문 주변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대소변 장애가 있어 기저귀를 사용하기까지 했다"며 "A씨가 2015년 2월부터 자주 우울감을 호소하며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진료기록감정의도 추락사고로 입은 척추손상으로 우울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A씨는 사고로 극심한 통증과 대소변 장애 등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우울증이 생겼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14년 10월 작업지시를 받고 사다리에 올라가 아파트 내 모과나무 열매를 따다 2m30㎝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씨는 척추손상을 입어 평생 대소변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하는 장애가 생겼다. 또 항문 주위에 극심한 통증이 왔다. A씨는 지난해 5월 재활치료를 받던 병원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소송
유족급여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재해
자살
이장호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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