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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문학작품 등 수능시험 출제에 자유롭게 이용했더라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문학작품 등을 시험문제 출제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시험이 종료된 후 시험문제를 해당 작품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인터넷에 게시했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4564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평가원은 저작권협회에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저작권신탁관리 단체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09년부터 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저작물 153개를 이용해 지문이나 참고자료로 인용한 문제지를 협회 허락 없이 평가원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저작물에 대한 전송권을 침해 당했다"며 2019년 10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게시행위는 저작권법 제32조의 시험을 위한 정당한 범위 내의 행위"라며 "저작권법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정당한 인용행위 또는 옛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따른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행위"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자유이용 범위는 시험목적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 재판부는 "저작권법 제32조에 따라 시험문제에 저작물을 자유이용할 수 있는 범위는 응시자의 학습능력 등에 대한 평가를 위한 시험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된다"며 "평가원의 게시행위는 시험 출제와 성적 제공까지 완료된 후에 수년 간 기간의 제한 없이 시험 응시자 외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시험에 이용된 저작물을 저작권자 허락 없이 전송하는 것으로서 공중송신이 추가된 현행 저작권법 제32조에 의하더라도 허용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원의 게시행위는 저작물을 인터넷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시킨 것이므로 인터넷의 강한 전파성 등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저작물이 제공된 것에 비해 저작물을 학습자료로 이용하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보이고, 저작물의 다운로드 횟수는 저작물별로 수만 건에 이른다"며 "수능에 이용된 저작물의 경우 수십만 건에 이르고, 어문·미술저작물 등 전체의 절반 이상이 문학·예술적 가치가 상당한 작품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고법, 1심 뒤집고 저작권협회 일부승소 판결 또 "이 사건 평가문제의 지문 등으로 이용된 저작물이 부종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양적·질적 비중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저작물을 저작권법 제28조에 정해진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이나 옛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정해진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이용할 경우에는 그 출처를 명시해야 하는데, 저작물 153건 중 38건 정도의 저작물에 관해 그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게시행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로써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저작물이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인에게 장기간 계속적으로 노출되게 한 점 등을 종합하면, 결국 게시행위는 저작권법 제28조에 따른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또는 옛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따른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문학작품
저작권법
수능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이용경 기자
2021-08-26
형사일반
[판결] "조국 아들 인턴했다" 허위 발언… 최강욱 대표, 1심서 벌금 80만원
지난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인턴 의혹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1심에서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김상연·장용범·마성영 부장판사)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2020고합855).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최 대표는 일단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전파성이 매우 높은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에 관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에 관한 유권자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을 초래했지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다만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는 정당투표 결과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되는데, 열린민주당 지지율과 피고인의 순번(2번)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이 피고인의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줬다거나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친분관계 때문에 허위의 확인서를 작성해줬다가 그로 인해 관련 형사재판까지 받게 됐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검사의 처분이 과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죄 판결의 부담 때문에 유권자에게 이 사건 확인서에 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전과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왜곡된 허위사실로 선거 결과를 호도하는 범죄는 무겁게 처벌해야 하고, 재판부가 정치적인 고려 없이 법적 상식대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임에도 피고인은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최 대표 측은 재판과정에서 "최 대표의 (당시) 발언 요지는 검사가 (업무방해로) 기소를 했고, 본인은 그 부분을 무죄로 다투고 있어 무죄의 근거를 언급한 것이며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7년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주고, 지난해 총선 기간 동안 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실제 인턴 활동을 해서 확인서를 써줬을 뿐 허위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1월 인턴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별도 사건(2020고단421)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조국
허위발언
허위사실
최강욱
이용경 기자
2021-06-08
민사일반
[판결] '기자 블랙리스트 작성' MBC 영상기자… "해임 사유 해당"
문화방송(MBC)이 동료 직원들의 회사 충성도 평가 관련 문건 등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영상기자를 해고한 것은 정당한 징계권 행사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A씨가 MBC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2020다270770)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4년 MBC에 입사해 영상기자로 근무하던 A씨는 같은 영상기자들에 대해 회사 충성도와 노조 참여도 등에 따라 4등급으로 나눠 성향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내용의 '영상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인물 성향' 문건 등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2018년 5월 해고됐다. MBC는 A씨에게 △블랙리스트 문건과 이를 반영한 인사 이동안을 작성해 복무질서를 어지럽히고 △해당 인사 이동안을 인사권자에게 보고해 이에 따라 실제 인사가 이뤄지게 함으로써 부당노동행위에 가담했으며 △블랙리스트 문건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 명예훼손죄·모욕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 등 3가지의 징계사유를 적용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인사권자와 공모해 인사 이동안을 작성한 다음 그에 따라 인사를 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면서도 "A씨가 인사 이동안을 개인적으로 보관할 목적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인사권자에게 전달해 인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며 A씨에 대한 해고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A씨는 선배 영상기자 2명과 문건 내용을 공유했을 뿐 그 외에는 문건을 유출하지 않았다"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문건 내용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 이동안을 작성해 인사권자에게 보고함으로써 복무질서를 어지럽게 한 부분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만, 그것만으로는 고용관계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A씨에 대한 해고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A씨가 인사 이동안 등을 작성·보고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전달한 행위는 상호인격을 존중해 직장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정한 MBC 사규를 위반한 행위로서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그런데도 A씨의 비위행위가 모욕죄 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한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징계사유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mbc
블랙리스트
기자
해임
징계권
박미영 기자
2021-05-20
헌법사건
"비방 목적 허위사실 인터넷 등 기재 행위' 처벌은 합헌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에 허위사실을 기재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처벌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5헌바438 등)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13년 B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거짓 사실을 기재해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이 확정됐다. A씨는 상고심 중 해당 법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이 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정보통신망에서의 명예훼손 행위는 빠른 전파성과 광범위한 파급효과로 인해 피해가 심각할 수 있고 사후적인 피해 회복 또한 쉽지 않다"며 "개인의 명예, 즉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통신망에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절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통신망에서 거짓 사실 유포로 시작된 명예훼손행위로 말미암아 피해자의 인격권은 회복불능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거짓 사실이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이후 사후적 구제수단만으로는 실추된 명예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표현자유
헌법
명예훼손
비방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1-04-05
민사일반
[판결](단독) 경쟁 직업학교 관련 허위사실 전파했다면
경쟁관계에 있는 인근 직업전문학교에 관한 허위사실을 전파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면 입학생 감소 피해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9단독 장동민 판사는 학교법인 숭실대학교가 A직업전문학교와 이 학교 입시관리부 직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317676)에서 최근 "A학교 등은 숭실대에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숭실대는 2014년 교육부 승인을 받아 국내 최초로 학교법인 산하의 C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며 관광경영학, 호텔경영학, 관광식음료학 등 3가지 전공으로 학생들을 모집해 교육했다. 그런데 인근 지역에서 유사한 전공과목을 설치·운영하던 A학교와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다. A학교 직원 B씨가 2019년 A학교에 대한 입학취소를 요청한 학생 D씨를 면담하며 그가 진학하려던 숭실대 산하의 C학교에 대해 '등록 학생 수가 적다', '3년 안에 학교가 없어진다', '제대로 취업한 학생이 없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말했던 것이다. 이후 면담내용을 녹음한 D씨가 C학교에 사실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대화 내용을 알게 된 숭실대는 2019년 B씨와 사용자인 A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법인의 명예 등 훼손하면 재산 외 손해도 배상 책임 있다” 장 판사는 "법인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한 자는 재산 외의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법인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에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거나 의견을 표명하는 등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면담과정에서 D씨에게 C학교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고, 이는 숭실대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내용이었다"며 "D씨가 녹음한 녹취록 등이 실제로 제3자에게 전파돼 숭실대의 명예가 훼손됐으므로 B씨는 불법행위에 의한 책임을, 그의 사용자인 A학교는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숭실대가 입은 명예훼손의 정도를 감안하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취록 등이 제3자에게 전파돼 실제로 숭실대 산하의 C학교 입학생이 감소하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변론과정을 통해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참작해 A학교 등이 숭실대에 배상해야 할 무형적 손해에 대한 배상액은 3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허위사실
경쟁사
손해배상
이용경 기자
2021-03-08
헌법사건
헌재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합헌"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헌법재판소 첫 결정이다. 헌재는 25일 A씨 등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307조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마1113)을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 조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 심리과정에서는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헌재는 "사실적시 매체가 매우 다양해짐에 따라 명예훼손적 표현의 전파속도와 파급효과는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는 외적 명예의 특성상, 명예훼손적 표현행위를 제한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은 개인의 명예, 즉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이러한 금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는 것은 명예훼손적 표현행위에 대해 상당한 억지효과를 가질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명예는 개인의 인격을 발현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므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의 우열은 쉽게 단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고, 일단 훼손되면 완전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명예가 중시되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과 민사적 구제방법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예방효과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침해의 최소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헌법에서 표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한계로 타인의 명예와 권리를 선언하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가해자의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적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일부 위헌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갖췄지만,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은 충족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이들 재판관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최소한으로 이뤄져야하며 헌법이 명예훼손의 구제수단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명시할 뿐 형사처벌까지 예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가치는 국가·공직자에 대한 감시와 비판인데, 국가·공직자가 표현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의 주체가 될 경우 국민의 감시의 비판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외적 명예 보호는 형사처벌이 아니더라도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청구, 손해배상 청구 등 처분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재판절차에서 위법성조각사유에 해당된다는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일단 자신의 표현행위로 수사·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축효과가 발생한다"며 "이후 수사·재판절차에서 마주하게 될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표현의 자유 위축효과는 더 커지게 될 것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진실한 사실적시 표현행위를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포함시키면 표현의 자유는 형해화될 수 있다"면서 "진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 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의 사실적시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며 "'적시된 사실이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것이 아닌 경우'에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형성된 개인의 명예보다 진실한 사실에 관한 표현의 자유 보장에 중점을 둘 필요성이 있다. '진실한 것으로서 사생활의 비밀에 해당하지 아니한' 사실적시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7년 8월 동물병원에서 부당한 진료로 자신의 반려견이 불필요한 수술을 하고 실명 위기까지 겪게 됐다고 생각해 수의사의 잘못된 진료행위를 SNS에 올리려했다. 그러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규정 때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며 2017년 10월 헌법소원을 냈다. B씨는 2016년 2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월 부산지법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B씨는 대법원에서 상고심 재판을 받던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사실적시
표현의자유
명예훼손죄
형법
손현수 기자
2021-02-25
형사일반
[판결] '세월호 구조 실패 혐의' 김석균 前 해양경찰청장, 1심서 "무죄"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대응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대부분의 전·현직 해경 관계자들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 등 해경 관계자 9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0고합128). 다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별건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이재두 전 목포해양경찰서 3009함 함장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우선 김 전 청장 등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살펴보기에 앞서 구조인력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후 피고인들의 임무 위배 여부를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각급 구조본부는 각자 사용가능한 통신수단으로 세월호와 교신을 시도하는 등 조치를 취했고, 피고인들로서는 사고 당시 123정이 교신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거나 세월호의 호출에 응답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예상해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판단된다"며 "사고 초기 각급 상황실, 123정, 511호 헬기 등의 TRS(주파수공용통신) 교신내용에 비춰볼 때 피고인들은 항공 구조세력이 세월호 사고에 관한 기본적 정보를 확인했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보이고, 각급 상황실과 항공 구조세력 사이에 기술적 문제 등으로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구체적 구조임무와 관련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진도VTS(진도 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교신내용 등에 비춰 피고인들로서는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이 구조의무를 방기하고 탈출하거나 세월호 승객들이 퇴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선내방송에 따라 선내에 잔류하고 있는 상황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설령 피고인들이 세월호 선장 및 선원들과 직접 교신해 퇴선 준비 등을 지시했더라도, 이들은 그 지시를 묵살하거나 탈출방송을 했다는 대답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 당시 현장 구조세력들은 영상송출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아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511호 헬기, 123정의 도착보고 내용에 비춰 피고인들이 세월호 승객들의 상황, 침몰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구조세력의 현장 도착 전 세월호와 교신해 상황을 파악·전파하거나 구조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승객들을 퇴선시키지 못한 점과 현장 도착 후 세월호의 선장 및 선원, 현장 구조세력들로 하여금 선내에 잔류하고 있던 승객들을 퇴선시키도록 하지 못한 점 모두 업무상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사고 발생 초기에 퇴선유도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한 것처럼 내부 문건을 수정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 전 함장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서장 등의 범행은 해양경찰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피고인이 30년 가까이 성실하게 해경으로 근무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 직후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선고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워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청장 등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304명이 숨지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 현장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휘·통제해 즉각적인 퇴선유도와 선체진입 지휘 등을 통해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해 2월 이들을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해경청장이자 중앙구조본부장으로 최종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책임이 막중한데도 책임을 회피했고, 그 결과 해경의 구조를 기다리며 배에 있던 학생을 비롯한 승객 304명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었다.
업무상과실치사
김석균
세월호
이용경 기자
2021-02-15
형사일반
[판결] 前 여친 지인들에게 '꽃뱀' 메시지 보냈더라도
전 여자친구의 지인 두 명에게 전 여친을 험담하는 허위사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의 10~20년 지기들이 이 같은 허위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1720). A씨는 2016년 전 여자친구인 B씨의 지인 C씨와 D씨에게 'B씨는 소위 꽃뱀이고, 그가 등장하는 음란 동영상이 존재한다'는 허위사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C씨와 D씨는 모두 B씨와 10~20여년간 알고 지내던 친구로, C씨는 B씨를 A씨에게 소개해주기도 했다. 재판에서는 A씨가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허위사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우에도 전파가능성이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C씨 등은 피해자 B씨의 지인들이기는 하지만, 가족이나 경제적 이해관계 등을 같이하는 사람들은 아니므로,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다른 지인들과 공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전파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C씨 등은 피해자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친밀한 관계에 있었다"며 "A씨가 보낸 문자가 자극적인 소재들로 이뤄지긴 했지만, C씨 등이 이를 사실로 믿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이들은 A씨의 문자 메시지 내용은 사실무근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로 생각해 피해자 외 다른 사람에게 말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C씨 등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피해자와 C씨 등의 관계를 비춰보면 공연성 인정에 필요한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명예훼손
문자메시지
험담
손현수 기자
2021-01-25
형사일반
[판결] "친구와 모르는 사람 험담… 명예훼손 성립 안돼"
친구와 단둘이 사무실에서 모르는 사람을 험담한 것만으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전파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7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도12933). A씨는 2014년 자신의 사무실에서 친구 B씨와 있던 중 C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C씨는 A씨에게 전화로 "(나와 사실혼 관계이자 직원인) D씨에게 임금을 가불해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이를 거부했다. 옆에 있던 B씨는 통화를 마친 A씨에게 "누구냐?"고 물었고, A씨는 D씨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신랑하고 이혼했는데, 아들 하나가 장애인이래. 그런데 D씨가 살아보겠다고 돈 갖다 바치는 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C씨의 아들은 장애인이 아니었고, D씨가 C씨에게 돈을 가져다 준 것도 아니었다. 한편 C씨는 통화가 끊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A씨의 이 같은 발언을 녹음했고, 검찰은 A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A씨는 C씨를 직접 알지 못했고, B씨 역시 C씨, D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며 "A씨가 발언할 당시 B씨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고, 이후 C씨, D씨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고, A씨의 발언이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며 "A씨와 B씨의 친밀 관계를 고려하면 비밀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기 때문에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A씨에게 전파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A씨가 고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말하진 않았고, 발언 이후 다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등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전파가능성과 공연성이 매우 크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벌금 7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명예훼손죄
친구
험담
명예훼손
손현수 기자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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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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