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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으면 원칙적 무효"
<사진=대법원 제공> 회사가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면 예외적으로 유효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이 깨졌다. 다만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를 예외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현대차 간부 직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7다35588)에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인 회사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변경안에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예외로서 효력을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판례를 변경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종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근거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명시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절차적 권리"라며 "변경되는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고, 헌법 정신과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종전 판례가 들고 있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워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돼 법적 불안정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로,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천대엽, 오석준 대법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해 적용한 것으로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신의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본 사례들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고,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한 집단적 동의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으로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시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유효요건을 법문대로 정립한 판결"이라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근로조건 기준 결정에 관한 헌법(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근로기준법(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자율적 결정)의 이념과 취지에 보다 부합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취업규칙을 제정해 전체 직원에게 적용해 왔다. 그러다 2003년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년 7월부터 시행되자, 현대차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했다. 해당 취업규칙에는 종전 취업규칙과는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은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2심에서 2011년부터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 지급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박수연, 이용경>
집단적동의
취업규칙
현대차
불이익변경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행정사건
[판결] 법원 "공수처, 이성윤 수사팀 대상 압수수색 영장청구서 등 일부 수사기록 공개해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으로 공수처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전 수원지검 수사팀이 사건기록을 공개하라며 낸 소송에서 일부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송각엽 부장판사)는 4일 전 수원지검 수사팀 일원인 임세진 부장검사와 김경목 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건기록 열람등사 불허가 처분 취소소송(2022구합5139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영장청구서와 당시 일부 수사기록에 대해선 공수처가 열람·등사를 허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사기록 목록 등에 대한 불허가 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 2021년 5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 연구위원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그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런데 이 연구위원의 공소장이 본인에게 전달되기 전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공소장이 위법하게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수처는 수원지검 수사팀이 공소장 유출에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하기 위해 같은 해 11월 대검찰청 정보통신과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연구위원을 기소하기 전 파견이 종료된 임 부장검사와 김 검사가 포함됐다. 수사팀은 "공수처가 압수수색 영장에 수사팀 소속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다"며 공수처에 관련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 기밀이 누설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임 부장검사와 김 검사는 소송을 냈다. 한편, 이와 별도로 수원지검 수사팀은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위법하다며 준항고를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법원은 △혐의 없음이 명백한 범죄사실로 발부받은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으로서 위법하다는 주장 △압수수색 영장이 허위 내용으로 판사를 기망해 발부받은 것이라는 주장 △공수처에 파견된 경찰 공무원의 수사 및 압수수색 참여가 위법하다는 주장 △영장의 기재와 다른 명칭의 이메일함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이 위법하다는 주장 △수사권 남용으로서 위법한 수사라는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사팀은 이러한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지만, 대법원도 최종적으로 기각 결정했다.
공수처
수사기록
공소장유출
열람등사
한수현 기자
2023-05-04
형사일반
[판결] '세월호 특조위 방해' 조윤선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병기 무죄 확정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던 원심과 달리 조 전 수석의 일부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수석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8296). 2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도 조 전 수석과 함께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에게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조 전 수석 등은 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특조위 조사를 막기 위해 청와대비서실·해수부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활동 방해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혐의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윤 전 차관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안 전 수석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2심은 윤 전 차관의 혐의 중 하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2심은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이 해수부 및 해양수산비서관실 소속 공무원들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이 직권을 남용한 것은 맞지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실무 담당자인 소속 공무원들이 조 전 수석과 윤 전 차관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도록 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세월호 특조위의 독립성 등에 대해 규정한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등을 근거로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수부 공무원 A 씨는 해양정책실장으로서 특조위 설립준비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고, B 씨는 특조위 설립준비팀장으로 지원근무 중이라 파견공무원에 준하는 직무상 독립성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 전 수석 등은 A,B 씨로 하여금 특조위원 내정자 등을 통해 설립준비단 활동에 개입하기로 하는 방안이 포함된 문건을 작성하게 했다"며 "직무수행의 원칙과 기준 등을 위반해 업무를 수행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전 차관이 해수부 공무원과 해양수산비서관실 소속 공무원 8명에게 특조위 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도록 지시한 행위도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해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8도2236)의 법리에 따라, 직권남용죄의 상대방이 공무원인 경우 관계 법령 등의 내용을 살펴 개별적으로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직권남용
특조위
박수연 기자
2023-04-27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위법한 파면·정직 징계로 9년간 현역 복무 못하고 정년으로 전역… "연령정년 연장돼야"
[대법원 판결] 위법한 파면·정직 등 징계처분과 현역복무 부적합 전역명령 등으로 약 9년 동안 복무의 기회를 박탈 당한 후 정년 전역명령을 받게 된 경우, 복무하지 못한 기간만큼 기존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는 대법원 판결.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 다만 대법원은 진급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그를 전제로 진급된 지위에서의 현역 지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0두53545(2023년 3월 16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현역의 지위 확인 등 청구의 소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중 예비적청구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군인사법상의 계급별 연령정년이 예외적으로 연장되는 경우 및 그 경우 연장되는 기간의 범위 [사실관계와 1,2심] 2000년 제14회 군법무관임용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의 수료 후 2003년 4월부터 군법무관으로 재직해 2008년 10월 당시 소령이었던 A 씨는 같은해 7월 국방부가 일부 도서를 불온서적이라고 정한 데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A 씨 등은 2009년 3월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내 군 기강을 문란케 했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A 씨는 파면처분을 받고 제적 및 보충역 편입됐다. 이후 다음달께 A 씨는 파면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8월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됐다. 다음달 복직한 A 씨에게 육군참모총장은 그해 10월 판결 결과를 반영해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 씨는 해당 정직 처분 등을 이유로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에 회부돼 같은해 12월 부적합자임이 의결됐다. 국방부장관은 이듬해 1월 전역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A 씨에 대해 전역 명령을 했고, A 씨는 국방부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정직 처분과 최초 전역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에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의한 처분이 아니라 위법하다며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에서 두 처분 모두를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돼 2018년 8월 확정됐다. A 씨의 최초 전역 명령이 취소되자 국방부장관은 약 20일 뒤 'A 씨가 2015년 7월 22일 군인사법 제8조의 소령 계급 연령정년인 4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로 2015년 8월 31일자 정년 전역 및 퇴직 명령을 했다. A 씨는 "위법한 파면처분과 전역 명령으로 중령 진급기회를 상실했는데,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을 도과했다는 이유로 국방부장관의 정년 전역과 퇴역 명령은 위법해 취소돼야 하며 △그 효력이 없는 이상 국가를 상대로 현역 지위 확인을 구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가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지만 정년전역 및 퇴역명령 취소에 대한 청구는 각하했다. 2심은 A 씨가 2심에서 추가한 주위적 청구인 중령 지위확인 청구 및 현역 지위확인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주위적 청구(정년 전역 명령을 받을 당시 소령 계급이었던 A 씨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 "군인사법에 따른 진급심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A 씨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리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가 제공됐다면 당연히 중령으로 진급되었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하기 어려워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에 잘못이 없다." △예비적 청구(현역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 "대법원은 구 국가정보원직원법 제2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계급정년이 문제된 사안(2005두7273)에서 '계급정년의 적용을 받는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직권면직처분에 의해 면직됐다가 직권면직처분이 무효임이 확인되거나 취소돼 복귀한 경우, 직권면직처분 때문에 사실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승진 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은 계급정년기간에 포함될 것이나, 직권면직처분이 법령상의 직권면직사유 없이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러한 직권면직처분으로 인해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당해 공무원이 상위 계급으로 승진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직권면직기간을 계급정년기간에 포함한다면 헌법 제7조 제2항 소정의 공무원 신분보장 규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므로예외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이 계급정년기간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군인이 임용권자로부터 파면 등 징계, 전역명령 등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받았으나 그것이 확정판결에 의해 위법한 것으로 확인돼 복귀하는 과정에서 연령정년의 경과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로서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군기를 중시하고 집단적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법령상 정당한 근거 없이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해당 계급에서 상위 계급으로 진급함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당한 기간에 걸쳐 실질적으로 침해·제한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며 △이를 용인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러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한 손해배상의 방법으로 그 위법성을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앞선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때 '연령'이라는 기준의 불가역적인 성질에 비춰 이러한 경위로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봐야 한다. A 씨는 파면처분 등에 관한 재판 결과로 중대·명백하고 위헌적인 부당함이 거듭 확인된 신분상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상당 기간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처했다. 이처럼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진급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했고 그 결과 해당 계급이 예정한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급별 연령정년에 이르러 결국 진급할 수 없게 됐다. 앞선 재판 결과에서 확인된 임용권자의 거듭된 불이익처분의 위법성과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춰 A 씨의 귀책 없이 초래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도래한 계급별 연령정년을 A 씨에게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에 A 씨는 군인사법에 따른 공식적인 정년 전역 및 퇴역 처리에도 불구하고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계급정년이 연장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대법원 판결(2005두7273)의 법리가 군인사법상의 계급별 연령정년에 관하여도 적용 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점 및 예외적으로 계급별 연령정년이 연장되기 위한 요건과 그 연장 기간의 범위에 관하여 밝힌 최초의 사례이다."
군법무관
파면처분
연령정년
박수연 기자
2023-04-06
행정사건
[판결] 업무정지 처분 불복소송 중 과징금 부과로 처분 변경됐다면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던 중 처분이 변경된 경우 재소 이익이 다르다면 기존 소송을 취소하고 바뀐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월 16일 의사인 A 씨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2022두58599)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약사가 아닌 간호사가 직접 약을 조제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40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A 씨 등은 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A 씨 등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 도중 복지부 장관은 업무정지 처분을 약 4억9700여만 원의 과징금부과 처분으로 직권 변경했다. 이에 A 씨 등은 과징금부과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전소(기존 업무정지 처분 청구 소송)는 취하했고, 복지부 장관도 동의해 업무정지 처분 소송은 소 취하로 종결됐다. A 씨 등은 과징금부과 처분 소송 1심에서도 패소했는데, 2심은 A 씨 등에게 소송 자격 자체가 없다며 각하 결정했다. 앞선 업무정지 처분 소송과 당사자가 동일하고 과징금부과 처분 소송이 업무정지 처분 소송의 소송물을 선결적 법률관계 내지 전제로 하고 있어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돼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소금지 원칙'이란 어떤 사건의 최종판결이 있은 뒤에는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민사소송법상의 원칙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전소와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이 같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전소의 소송물인 이 사건 업무정지 처분의 위법성이 이 사건 과징금 부과처분의 위법성을 소송물로 하는 이 사건 소와의 관계에서 항상 선결적 법률관계 또는 전제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은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후소가 전소의 소송물을 전제로 하거나 선결적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것일 때에는 비록 소송물은 다르지만 위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전소와 '같은 소'로 보아 판결을 구할 수 없다고 봐야 하고 여기에서 '같은 소'는 반드시 기판력의 범위나 중복제소금지의 경우와 같이 풀이할 것은 아니므로, 재소의 이익이 다른 경우에는 '같은 소'라 할 수 없다"며 "또한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후 소를 취하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의 취지에 반하지 않고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는 정당한 사정이 있다면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업무정지 처분과 과징금 부과처분의 기초가 되는 위반행위는 동일하지만 처분의 근거법령이나 요건과 효과는 동일하지 않다"며 "업무정지 처분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에 근거한 것이고, 과징금 부과처분은 같은 법 제99조에 근거한 것으로 그 처분기준이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고려사항이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정지 처분이 적법하더라도 과징금부과 처분은 위법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결국 A 씨 등에게 업무정지 처분과 별도로 과징금부과 처분 위법성을 소송절차로 다툴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소금지원칙
처분변경
불복소송
박수연 기자
2023-03-3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같은 날 시간적 선후관계 두고 여러 공익법인에 대해 주식 출연했다면 “단순 합산 안돼”
[대법원 판결] 같은 날 여러 개의 공익법인 등에 출연된 주식이라더라도 출연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있다면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합산 대상 주식을 확정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의 주식을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 2019두56418(2023년 2월 23일 판결) [판결 결과] 밀알미술관과 남서울은혜교회가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가운데 밀알미술관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부분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같은 날 이루어진 다수의 공익법인등에 대한 주식 출연에 시간적 선후관계가 있는 경우의 증여재산가액 산정 방법 [사실관계와 1,2심] 오뚜기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2015년 밀알복지재단과 원고인 밀알미술관, 남서울은혜교회에 오뚜기 주식 총 3만주를 출연했다. 밀알미술관 등은 2016년 증여 주식 중 2만8000주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8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공익법인 등이 내국법인의 주식을 출연받은 경우로서 그 내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6년 2월 이에 대한 증여세를 신고했다. 세무당국은 이들에게 증여세를 결정·고지했는데, 이후 밀알복지재단이 구 상증세법 제16조 제2항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공익법인등(성실공익법인등)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밀알복지재단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면서 밀알미술관에 대해 '당초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내에 있다고 보아 과세표준에서 제외하였던 주식 2000주에 대해 추가로 증여세를 부과하겠다'고 통지했다. 밀알미술관은 2018년 9월 과세당국에 통지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고 과세당국은 그해 11월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대상 주식 2000주를 밀알미술관 등이 출연받은 주식의 비율에 따라 안분해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정해야 한다'며 밀알미술관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과세당국은 그해 12월 남서울은혜교회에 대한 증여세를 일부 감액경정하고, 밀알미술관에 대한 증여세를 증액경정 결정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등 관련 법령의 내용과 규정 체계 등에 비춰보면 다수의 공익법인등이 같은 날 동일한 주식을 출연받았더라도 그 출연이 시간적으로 선후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해당 출연으로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이 있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한 주식을 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수의 공익법인등이 같은 날 출연받은 주식을 모두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구 상증세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37조 제7항 제2호, 제3호는 공익법인등이 출연받은 주식이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를 초과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출연 당시'를 기준으로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일정한 주식을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어 같은 날 다수의 공익법인등에 출연된 주식이라 하더라도 그 출연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확인된다면 각 출연 시점을 기준으로 합산 대상 주식을 확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출연자는 다수의 공익법인등에 주식을 출연하는 경우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등을 고려해 각 공익법인등에 대한 주식의 출연 시기와 순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데, 출연자가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 한도 등을 고려해 주식을 순차로 출연했음에도 출연이 같은 날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출연자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각 주식이 동시에 출연된 것으로 의제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증여세
과세가액
불산입한도
박수연 기자
2023-03-20
형사일반
[판결] '중진공 채용 외압 혐의' 최경환 前 의원, 6년만에 무죄 확정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자신의 지역구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을 채용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최경환 전 의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2017년 3월 기소된 지 6년 만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4636). 최 전 의원은 2013년 8월 당시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에게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일한 인턴 직원 황모 씨를 채용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최 전 의원이 당시 박 이사장으로 하여금 황 씨를 중진공에 채용시키도록 한 행위는 국회의원의 지위나 신분을 이용한 불법행위로 볼 수 있을 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국회의원의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최 전 의원의 채용 요구가 박 이사장에 대해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 또는 방해되기 충분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거나, 박 이사장이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켜 최 전 의원의 요구에 응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최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게 자신과 친분 관계가 있는 개인의 채용을 요구하는 행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에 속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 자신의 지위나 신분을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할 뿐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국회법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위원회 위원 지위에 기한 직무권한 규정들과 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상임위 소관 기관에 대해 특정인의 채용을 요구하는 행위가 국회의원의 직무 권한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결정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각 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속한 상임위 소관 기관인 공공기관 직원 채용 업무는 직권남용죄의 성립요건인 '일반적 직무권한'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그 소관 기관에 대해 직원 채용을 부탁한 행위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전 의원의 청탁을 받고 부정하게 직원을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이사장에게는 2018년 징역 10개월이 확정됐다.
직권남용
채용청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용경 기자
2023-03-16
형사일반
[결정](단독) 접근금지 잠정조치 만료됐어도 재범 우려 소명되면
스토킹 행위자에게 내려진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검사는 법원에 재발 우려 등을 소명해 동일한 스토킹 범죄사실을 이유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재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검사가 청구한 잠정조치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2022모2092)에서 항고를 기각했던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22년 7월 스토킹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기간이 같은 해 9월 초 경까지인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이 내려졌다. 검사는 접근금지 기간이 만료된 후인 같은해 9월 중순 경 법원에 재발 우려 등이 있다면서 A 씨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내려달라고 청구했다. 당시 청구서의 범죄사실은 종전 잠정조치 청구 당시 범죄사실과 동일했다. 앞서 원심은 “종전 잠정조치 결정과 동일한 스토킹범죄를 이유로 다시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없다”며 검사의 청구를 기각한 1심 결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목적, 규정 체계,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특성 등을 종합하면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연장이 가능한 접근금지 잠정조치(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의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제3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의 연장 결정 없이 기간이 만료되면 효력을 상실하고, 그 이후에는 해당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가 기존에 청구한 스토킹 범죄사실과 동일한 사실을 청구서에 기재하면서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를 소명하면 제8조 제1항에 의해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시 새로운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도 제9조 제1항에 의해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의 균형을 위해 기존에 내려진 잠정조치 결정 당시 스토킹범죄사실과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은 각 2개월의 범위에서 두 차례에 한정해서만 추가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만료 후 새로운 스토킹범죄 발생 전이라도, 스토킹행위자가 제3자에게 추가 스토킹범죄를 예고하는 등 스토킹처벌법 상의 5가지 행위 유형에 속하지 않거나 범죄 단계에 이르지 않는 스토킹행위를 하는 등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잠정조치를 위해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스토킹범죄의 특성과 잠정조치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재구속이나 재체포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지만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에는 재(再) 잠정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며 “기존 잠정조치 이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없더라도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 스토킹처벌법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잠정조치 요건을 충족한다면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도 허용된다”고 했다. <스토킹처벌법 관련 규정> 검사는 스토킹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제9조 제1항 각 호의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제8조 제1항),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접근금지 등 일정한 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제9조 제1항). 제9조 제1항 제2호(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및 제3호(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에 따른 잠정조치기간은 2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검사는 수사 또는 공판과정에서 잠정조치가 계속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해당 잠정조치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고(제11조 제2항), 법원은 직권 또는 위와 같은 검사의 청구에 의해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그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각 접근금지 잠정조치에 대해 두 차례에 한정해 각 2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제9조 제5항, 제11조 제3항).
스토킹
접근금지
잠정조치
스토킹처벌법
박수연 기자
2023-03-09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장 부본 적법 송달된 이후 폐문부재로 판결정본 송달 안돼 공시송달했다면…
처음 소장 부본은 적법하게 송달됐지만 이후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는 폐문부재로 송달로 간주되고 판결정본 역시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아 결국 법원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한 경우, 당사자가 항소 제기기간이 지난 뒤에야 판결 확정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추완항소(추후보완항소)했더라도 적법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A 씨 등(소송대리인 정방수 변호사)이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2885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지난 2일 돌려보냈다. 1심 법원은 2020년 3월 30일 소장에 기재된 B 씨의 주소지로 소장 부본 등을 B 씨에게 송달했고, 4월 6일 B 씨는 주소지에서 직접 수령하고도 답변서 등 아무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1심 법원은 무변론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B 씨에게 송달했는데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고, 1심 법원은 같은 해 6월 1일 무변론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발송송달하고 송달간주됐다. 같은 달 30일 1심 법원은 B 씨가 불출석한 가운데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고 판결정본을 B 씨의 주소지로 송달했지만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고 1심 법원은 판결정본을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해 그해 8월 1일부터 송달의 효력이 발생했다. B 씨는 항소 제기기간이 지난 같은 해 12월 9일에 이르러서야 1심 법원에서 직접 판결정본을 수령하고 2020년 12월 10일 추완항소장을 제출했다. B 씨는 자신이 기소된 다른 사건의 변호인 사무장이 자신의 민사사건 판결이 이미 선고된 것 같다며 자세한 내용은 법원에 알아보라고 해 2020년 12월 9일경 법원에 판결이 선고되었는지 알아보았고, 그제야 1심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되어 이미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2심은 "B 씨가 2020년 3월 중순경부터 주차된 카라반에 거주하며 현재까지 농사를 짓고 있는 사실 등을 더하면 B 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소송진행과 결과를 알지 못해 불변기간인 항소시간을 준수할 수 없었고, 12월 9일에서야 선고 사실과 공시송달된 것을 알게 됐으니 그로부터 2주 이내 제기한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공시송달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재판장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공시송달을 명해 공시송달의 절차가 취해진 이상 그 공시송달은 법률상 송달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라며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에 규정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란 당사자가 소송행위를 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해야 할 주의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사유를 가리키는데, 소송의 진행 도중 소송서류의 송달이 불능하게 된 결과 부득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게 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경우와는 달라서 당사자에게 소송의 진행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사자가 법원에 소송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않았다면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의무는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변론을 하였는지 여부, 출석한 변론기일에 다음 변론기일의 고지를 받았는지 여부나 소송대리인을 선임한 바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부담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에서 소장 부본이나 판결선고기일 통지서 등이 B 씨에게 적법하게 송달돼 B 씨는 A 씨가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1심판결 선고 후 판결정본을 직접 수령한 2020년 12월 9일 경까지 약 5개월 동안 재판 진행 상황을 제때에 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B 씨가 실제로 1심 판결 선고사실을 몰라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게 이러한 재판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않은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어 해당 추완항소는 B 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기간
공시송달
추완항소
박수연 기자
2023-03-05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준공된 아파트 등기절차 이행지체로 미등기 상태 유지됐다면
준공 완료된 아파트에 이미 입주했는데 소유권이전등기 절차가 늦어졌다면, 수분양자들이 등기된 아파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한 손해 등을 조합이 일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송경호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0일 A 씨 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향 강호석, 박건호 변호사)이 장위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청구소송(2020가합68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1재정비촉진구역에 위치한 B아파트 시행을 위해 설립된 조합은 2019년 6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아파트 준공 인가 전 사용검사를 받은 다음 수분양자들에게 입주 지정기간을 그 다음날부터 같은해 말까지로 정하고 입주 전까지 잔금을 포함한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하라는 내용의 입주안내문을 보냈다. 이에 B아파트에 대해 분양계약을 체결했거나 수분양자로부터 그 지위를 승계받은 A 씨 등은 해당 기간 내 모든 분양대금을 납부하고 각 세대에 입주했다. 한편, 서울시장은 B아파트의 입주지정기간 중이던 2019년 7월 장위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및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을 하면서 해당 정비구역의 택지 중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을 확대·추가하고, 조합에게 구역 외 기반시설로 신한천로를 개설토록 하는 기반시설의 비용분담계획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고시를 했다. 이후 성북구청장은 2020년 7월 정비사업과 관련해 정비구역 택지 중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은 확대하되 해당 면적에 대해선 별도 사업계획승인이 예정돼 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고시를 했다. 조합은 2021년 5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유지되는 면적을 포함해 신한천로 개설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 시 정비계획변경을 이행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부 획지에 대해 부분준공 인가를 받았고, 이후 이전고시를 거쳐 같은해 8월 A 씨 등을 포함한 수분양자들에게 60일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경료할 것을 요청하는 안내문을 발송한 다음,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에 A 씨 등은 "해당 아파트가 완공돼 이미 입주했고 남은 절차는 준공인가와 이전고시 절차뿐인 점 등에 비춰 입주지정기간의 말일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20년 7월 말경엔 이행기가 도래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후부터 조합은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해야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하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A 씨 등은 △이행지체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돼 발생하는 손해(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차이) △등기된 아파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 △미등기로 인해 원하는 시기에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각종 세재 혜택 등 손해를 고려해 분양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 등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조합 측은 행정청이 신한천로 개설을 부담시켜 상당한 공사기간이 필요했던 점 등을 주장하지만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와 그에 따른 준공인가 및 이전고시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책임 영역에 속하고, A 씨 등의 입주 전부터 신한천로 개설에 대해 인지하고 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신한천로 개설 문제로 인한 조합의 등기절차 이행지체에 조합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판단 과정에서 총회 개최가 지연된 사유가 오로지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에 대한 성북구청의 사업계획 승인까지 4개월 정도만 소요된 점 등에 비춰보면 입주지정기간 말일부터 2년 가량이 경과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A 씨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한다는 조합 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 등의 아파트 취득 목적과 사용용도, 활용계획 등에 따라 그 불이익의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어 각각의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이 곤란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를 적용해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A 씨 등을 대리한 강호석(39·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는 "최근 재건축이나 재개발과 관련해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로 조합 내부의 갈등이 많은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일반분양자들의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입히는 것에 명백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고, 손해배상 범위와 관련해서도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직권으로 손해액을 산정한다는 규정이 적용돼 손해액을 산정한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피고 측에서는 코로나19로 총회 개최가 어려웠고 이러한 사유로 행정청의 보완 요구가 있었으므로 이는 불가항력으로 계약상 면책 규정이 적용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총회는 온라인으로도 개최할 수 있고 보완요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면책이 안 된다고 명확하게 명시했다는 점에서 현재 재건축 사업이 예정됐거나 진행 중인 사업주체 등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판결"이라고 말했다.
주택재개발
등기
재건축조합
한수현 기자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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