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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양도형 분묘기지권도 토지사용료 내야" 첫 판결
양도형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땅 주인에게 토지사용료를 낼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양도형 분묘기지권이란 자신의 땅에 묘지를 설치한 후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서 묘지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분묘와 주변의 일정면적의 땅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인정해주는 관습법상의 물권을 말한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전원합의체 판결(2017다228007)을 통해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남의 땅에 묘지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사용한 경우 취득하는 분묘기지권)에서도 분묘기지권자는 땅 주인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이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해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사가 B종중을 상대로 낸 분묘 지료 청구소송(2020다2958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종중은 경기도에 임야를 소유하고 있다가 국가에 팔았고, A사는 2014년 이 땅을 사들였다. B종중은 이 땅에 1862년 이전부터 분묘들을 설치해 현재까지 점유하고 있다. 이에 A사는 B종중을 상대로 소유권의 방해배제로서 분묘 철거 및 토지 인도와 함께 토지 점유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A사는 B종중의 분묘기지권이 인정된다면 지료를 내라고도 주장했다. 재판과정에서는 B종중이 분묘기지권을 갖는지와 분묘기지권을 갖는다면 토지 사용료를 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명의수탁자인 종중원들이나 국가 등 이 땅의 전소유자들과 종중 사이에 분묘들에 관한 이장 합의가 있었음에 관한 입증이 없다"면서 "종중은 자기가 소유하던 이 땅에 분묘들을 설치·관리하고 있으며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상권에 있어서 지료의 지급은 그 요소가 아니어서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는 이상 지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는 점에 비춰 보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면서 "A사와 종중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A사는 종중의 점유에 따른 지료나 지료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며 B종중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중이 양도형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면 그 취득한 때로부터 땅 주인인 A사에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심은 분묘의 기지에 대한 지료의 지급을 구하는 A사의 예비적 청구에 대해 지료의 액수를 심리하고 그 금액의 지료 지급을 명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A사와 종중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는 이상 A사는 종중의 점유에 따른 지료를 구할 수 없다고 보아 A사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지료와 관련한 판결이 있긴 했지만, 이번 판결처럼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지료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양도형분묘기지권
종중
토지사용료
분묘기지권
박미영 기자
2021-06-14
민사일반
[판결](단독) 방파제 보강공사로 양식 어패류 폐사 했다면
태풍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방파제 보강공사가 진행됐더라도 공사 중 발생한 소음과 진동 등으로 양식하던 어류가 폐사하는 등 어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면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김명수 부장판사)는 양식업자 A씨 등 어민 11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소송(2019가합585419)에서 최근 "국가는 원고들에게 총 5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은 2013년 5월 옛 항만법 제9조 6항에 근거해 같은 해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전남 여수시 거문도항에서 재해취약지구 보강공사를 시행했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보강하고 방파제 일부 구간에 해수구유통구를 설치해 또다른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인근 해역에서 어장을 운영하던 A씨 등 양식업자들은 이 공사로 발생한 소음과 진동, 수질오염 등으로 양식하던 돔과 능성어, 우럭 등이 폐사했다면서 2019년 11월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 등은 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국가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사전 손실보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52억 지급판결 재판부는 "국가는 공사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어업피해 영향조사 및 어업피해 조사를 실시한 바 없다"며 "공사로 인한 직·간접적인 어업 피해 발생이 충분히 예상되므로 사전에 어업피해 영향조사 등을 실시해 공사 구역 인근의 어업 피해에 관해 손실보상을 해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채 공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장비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에 의한 스트레스는 양식어류의 산란과 생장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데, 이에 노출된 어류들이 대량 폐사한 사정 등을 볼 때 공사 소음·진동과 어류의 사망·성장 저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특히 해수구유통공사 중 시행된 콘크리트 깨기, 콘크리트 철거, 후미적재함 충격 등이 소음·진동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공사 당시 사전 손실보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며 "감정 결과에 따른 감소된 어획량을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출해 이들에게 총 52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방파제
어민
손해배상
국가배상
이용경 기자
2021-06-10
민사일반
[판결] "분묘기지권 시효취득했더라도 토지사용료 내야"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했더라도 땅 주인이 토지 사용료를 청구하면 청구한 날부터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경우에는 지료(地料)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관습법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은 계속 인정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권리도 일정부분 인정하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9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지료청구소송(2017다22800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4년 경기도의 한 임야를 사들였다. 이 땅에는 1940년 사망한 B씨의 조부와 1961년 사망한 B씨 부친의 분묘가 있었는데 B씨는 이 분묘들을 계속해서 관리해왔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내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토지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했고, B씨는 자신에게 분묘기지권이 있으므로 낼 수 없다고 맞섰다. 분묘기지권은 분묘가 비록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설치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분묘와 주변의 일정면적의 땅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인정해주는 관습법상의 물권을 말한다. 따라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땅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분묘를 철거하거나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 통상 분묘기지권은 △땅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 묘지를 설치한 경우(승낙형 분묘기지권)나 △자신의 땅에 묘지를 설치한 후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면서 묘지 이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은 경우(양도형 분묘기지권) △남의 땅에 묘지를 설치하고 20년 동안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사용한 경우(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인정된다. 대다수의 서민들이 분묘를 설치할 땅을 소유하지 못한 경제상황과 장묘시설이 부족해 남의 땅에 매장할 수 밖에 없었던 현실 등을 감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화장 비율이 크게 높아지는 등 장묘 문화가 변하고 있고 제사 등에 대한 국민 의식도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습법상 권리인 분묘기지권을 계속 인정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01년 1월 13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대법원의 입장도 수정돼야 하는지가 문제가 됐다. 장사법은 묘지의 설치기간을 기본 15년으로 규정하고 3번에 걸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최장 60년간 분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허락 없이 묘지를 설치한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의 사용권이나 묘지 보존을 위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했다. 이후 장사법은 한차례 개정을 통해 묘지의 기본 설치기간을 30년으로 정하고 1회에 한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7년 1월 전원합의체 판결(2013다17292) 등을 통해 장사법 시행 이전에 남의 땅에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도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계속 인정된다고 판시하는 등 분묘기지권의 유효성을 유지해왔다. 헌법재판소도 2020년 11월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은 합헌이라고 판단해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은 계속돼왔다. 특히 이 사건처럼 분묘기지권자에게 토지 사용료라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토지소유자는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불이익 감수 당사자의 이해관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 있어 사용료는 소유자가 청구 시점부터 지급의무 부담 결국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기존 판례를 변경해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자에게 지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청구할 수 있는 지료의 범위를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료를 청구한 날로부터 계산하도록 제한해 이전의 사용료까지 무한정 소급해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재판부는 "분묘기지권과 같이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관습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이를 인정한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과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한 분묘기지권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토지 소유자로 하여금 일정한 범위에서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분묘기지권자로 하여금 오래 전 분묘를 설치한 시점까지 소급해 그 이후의 지료를 모두 지급하도록 하면, 분묘기지권자는 장기간의 지료를 일시에 지급해야 하고 이를 지체하면 분묘기지권 자체가 소멸할 수 있다"며 "이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해 온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묘기지권의 특수성, 조리와 신의성실의 원칙, 지료증감청구권 등 관련 규정의 근본적인 취지를 종합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와 달리,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가 분묘기지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1992. 6. 26. 선고 92다13936)과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1995. 2. 28. 선고 94다37912)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소유자가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지료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게 된다. △지료의 구체적 액수는 당사자의 협의로 정하거나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법원이 정할 수 있고(민법 제366조 단서), 정해진 지료가 지가 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상당하지 않게 되면 당사자는 지료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286조). △지료 채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민법 제162조 제1항) △지료를 2년분 이상 지급하지 않으면 토지 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지만(민법 제287조), 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지료 지급을 지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어 분묘기지권 소멸 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93다52297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해 이기택·김재형·이흥구 대법관은 "시효로 취득하는 분묘기지권에 대해서는 그와 가장 유사한 법정지상권에 관한 민법 규정을 유추적용해 지료 지급 의무의 발생시점을 판단해야 하고, 추상적인 조리나 신의칙을 근거로 이와 달리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다른 사람의 토지에 분묘를 무단으로 설치하면 분묘기지의 점유·사용 기간 동안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진다. 분묘기지권의 취득시효가 완성돼도 그와 같이 대가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상태에서 시효취득이 이뤄지고, 시효취득의 효력이 점유를 개시한 시점으로 소급하기 때문에, 분묘 설치 시부터 지료가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한편 안철상·이동원 대법관은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관습법으로 인정해 온 배경과 취지에 비춰, 지료의 수수나 청구조차 없이 20년 이상의 장기간 평온·공연하게 분묘기지의 점유가 계속됐다면, 토지 소유자가 묵시적으로 무상의 토지 사용을 용인했거나, 적어도 분묘기지권자는 그와 같이 알고 분묘기지를 점유해 왔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에 따라 분묘기지권자는 시효 기간 동안 계속된 사실관계와 동일한 내용의 권리, 즉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한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앞서 1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 지급을 청구한 때부터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과 관련된 지료에 대한 상충되는 판례들이 모두 정리됐다"며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해 온 관습법의 취지를 존중하고 분묘의 존속과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토지 소유자의 일방적 희생을 막고 사유재산권을 존중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는 해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묘기지권
토지사용료
시효취등
토지
지료
관습법
박미영 기자
2021-04-29
민사일반
[판결] 30년간 지자체가 관리한 公路, 소유자라도 토지 인도요청은 권리남용
지방자치단체가 사찰로 이어지던 통행로를 주민 등이 이용하는 공로(公路)로 지정하고 30년간 관리해왔다면, 소유자라도 공로 철거 및 토지 인도 등을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A씨가 김천시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소송(2020다22923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1월 김천시 일대 임야 5만9504㎡를 임의경매절차를 통해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이 땅에는 B사찰로 출입하는 유일한 통행로가 있었고, 승려와 신도, 탐방객, 주민 등이 이용하고 있다. 이 통행로는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다가 1985년 시멘트 포장이 이뤄졌고, 김천시가 1994년 '농어촌지역 주민의 교통 편익과 생산·유통활동 등에 공용되는 공로'로 인정해 30년 이상 관리해왔다. A씨는 "김천시가 토지를 권원 없이 점유하고 있다"며 통행로에 설치된 시멘트 포장 철거 및 토지인도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일반 공중의 통행에 공용되는 도로, 즉 공로가 되면 그 부지의 소유권 행사는 제약을 받게 된다'며 "이는 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에 해당하므로 공로 부지 소유자가 이를 점유·관리하는 지자체를 상대로 도로의 철거, 점유 이전 또는 통행금지를 청구하는 것은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통행로는 아주 오래 전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고, 김천시가 관련법상 농어촌도로로 지정하고 30년 이상 관리하면서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공로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이용 상황을 알면서도 임의경매절차에서 임야를 매수한 A씨가 김천시를 상대로 도로의 철거 및 인도를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통행로를 김천시가 관리해왔다는 사정은 김천시가 도로 부지의 점유자라는 의미일 뿐 점유권원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공로
통행로
지방자치단체
토지
손현수 기자
2021-03-29
민사일반
[판결] 동일한 목적물에 대해 임대차 계약서 여러 장 작성했다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일한 목적물에 대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기간 등이 다른 여러 개의 계약서를 순차적으로 작성했다면, 계약서에 간인이나 특약사항 등이 없더라도 가장 나중에 작성한 계약서가 효력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 보증금 반환소송(2017다1760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내용을 마지막 계약서대로 변경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 임차인 A씨는 2009년 4월 임대인 B씨로부터 지방의 상가건물 1층과 2층 일부를 보증금 1억원, 월차임 600만원에 5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2010년 12월부터 임대차계약 내용이 조금씩 다른 4개의 임대차계약서를 차례로 작성했다. 그 중 세번째로 작성한 임대차계약서는 세무서에 제출할 목적으로 허위 작성한 것으로, 이 계약서에는 '임대차기간 8년, 월차임 50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한편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네번째 계약서에는 '임대차기간 5년, 월차임 950만원'이 기재됐다. 이후 A씨는 2015년 10월 임대차계약 만기일이 다가오자 B씨에게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지했다. 이에 B씨는 2015년 11월 세번째 임대차계약서를 기준으로 "계약은 2010년부터 8년이고, 2015년 12월부터 임차보증금과 월세를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2015년 12월 상가 내 시설 철거공사를 마쳤고, B씨에게 상가 열쇠를 돌려줬다. B씨는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다며 열쇠를 다시 A씨에게 돌려줬고, A씨는 "임차보증금 1억원에서 미지급 월세 4180만원을 공제한 582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이들이 작성한 복수의 임대차계약서 중 어느 것을 진짜 계약 내용으로 인정할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와 B씨는 세번째 계약서와 네번째 계약서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임차기간이 8년으로 기재된 세번째 계약서에는 별도의 특약사항이 첨부되는 등 자세한 계약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두 사람이 각각 소지한 세번째 계약서 사이에 간인도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임차기간 5년짜리인 네번째 계약서에는 별도의 특약사항이 첨부돼 있지 않고, 두 사람이 소지한 계약서 사이에 간인도 없다"며 "두 사람이 8년으로 정한 임차기간을 다시 5년으로 변경하기로 약정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임차인 승소 확정 하지만 2심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둘 사이에 작성한 임대차계약서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작성한 계약서에 기재된 문언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씨는 네번째 계약서가 허위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마지막으로 작성된 계약서에 기재된 문언에 따라 임대차계약 기간은 5년이므로 둘 사이에 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됐으므로 B씨는 A씨에게 58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내용을 정한 여러 개의 계약서가 순차로 작성되어 있는 경우, 당사자가 계약서에 따른 법률관계나 우열관계를 명확하게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내용대로 효력이 발생한다"며 "각각의 계약서에 정해져 있는 내용 중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부분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중에 작성된 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계약 내용이 변경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원심을 확정했다.
특약사항
간인
임대차계약서
계약서
임대차
손현수 기자
2021-01-26
민사일반
[판결] '선암사 야생차체험관' 철거소송… 대법원 "당사자능력 의문, 다시 재판"
대한불교조계종이 전남 순천시를 상대로 불교사찰인 선암사에 설치한 야상차 체험관을 철거하라고 소송을 내 1,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파기돼 항소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선암사가 현재 조계종 소속인지 한국불교태고종 소속인지 자세히 따져보고 원고인 조계종에 당사자 능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4일 조계종 선암사가 순천시를 상대로 낸 건물철거 등 청구소송(2015다22292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순천시 승주읍에 위치한 선암사 일대 토지는 등기부상 소유권자가 조계종이었는데, 태고종이 사실상 이를 점유 사용했다. 이에 조계종과 태고종 사이에 선암사 소유권을 놓고 분쟁이 발생했다. 정부는 양측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순천시를 선암사의 재산관리인으로 임명했다. 이후 선암사를 대신 관리하던 순천시는 2004년 태고종 선암사 측으로부터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고 해당 토지에 44억원을 들여 야생차 체험관을 신축하고 2008년 소유권 보존등기를 마쳤다. 한편 조계종과 태고종은 2011년 선암사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고, 순천시는 선암사 재산관리인에서 해임됐다. 이후 조계종 선암사는 "순천시가 허가없이 건물을 건축했다"며 건물 철거 및 대지 인도 소송을 냈다. 1,2심은 선암사 부지에 대한 소유권은 조계종에 있다며 순천시가 설치한 문화체험관을 철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1,2심은 "조계종 선암사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로 추정되고, 순천시는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로서 토지 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순천시는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의 소유자는 조계종 선암사이므로, 순천시가 태고종 선암사로부터 승낙을 받은 것만으로 토지 부분의 점유·사용권을 취득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조계종 선암사가 독립된 실체를 가진 사찰로서 당사자 능력이 있는지를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선암사는 조계종이 아닌 태고종을 선택해 현재 태고종 소속으로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계종 선암사가 독립된 사찰로서 실체가 있는지에 대해 선암사가 자율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조계종에 속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는지, 조계종이 선암사에서 독자적 신도들을 갖추고 종교활동을 했는지 여부를 상세히 심리해 당사자 능력을 판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원심은 이같은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파기했다.
선암사
조계종
순천시
불교사찰
손현수 기자
2020-12-24
민사일반
[판결] 건물 임차하며 '병원급' 의료시설 개설 가능한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다면
의사가 병원 개설을 위해 건물을 임차하면서 건물에 '병원급' 의료시설 개설이 가능한지 임대인에게 물어보거나 관계기관 등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임대인에게 계약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사가 임대차 계약 체결 때 임대인에게 "병원 개설을 위한 소방시설 등을 구비해달라"고 요청했더라도, 일반인인 임대인이 '병원'과 '의원'의 개설 요건 차이 등을 알기 힘들어 임대인이 병원급 의료시설 개설을 보장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한의사인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9다201785)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5년 7월 한 건물 임대광고를 보고 B씨를 만났다. 이들은 2015년 8월 경남 진주시 한 건물의 2~4층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A씨는 B씨에게 '병원을 개설하기 위해 정화조와 소방시설 부분을 병원 용도에 적합하게 B씨가 책임지고 설치하거나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고, B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 건물은 설계상 '의원급' 의료기관은 개설이 가능하지만, '병원급' 의료시설은 개설이 불가능하다. 이를 알게된 A씨는 같은 해 9월 "임대차 계약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기 위해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계약은 원시적으로 불능"이라면서 계약무효를 주장하며 "이미 지급한 보증금 1억5000만원과 월 임대료 300만원을 반환하라"고 소송을 냈다. 일반 임대인이 '병원' '의원' 차이 및 개설요건 알기 힘들고 "요건 맞는 시설개설 보장" 의사합치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재판부는 "의료인 또는 관련 전문가가 아닌 이상 '병원'과 '의원'의 의미나 개설 요건 등의 차이를 바르게 이해하거나 인식해 사용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임대차 목적물 전부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개설·사용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 사용할 수 있었고, 의원급 의료기관으로는 임대차 목적물 전부를 개설·사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계약 당시 구체적으로 임대차물을 '병원급 의료기관'으로만 개설·허가받아 사용할 것이라고 고지하지 않았다"며 "A씨는 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B씨에게도 구체적으로 물어보거나 상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B씨 사이에 계약 당시 'A씨가 임대차 목적물 전부를 의료법상 병원급 의료기관으로만 개설 허가받아 사용한다'거나 '그러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임대인인 B씨가 책임지고 보장하거나 이행한다'는 점에 관해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임대차계약이 원시적 불능이어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의료인이 아닌 B씨가 계약 체결 당시까지 의료법상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구분 의미와 허가 절차 차이 등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계약 체결 당시부터 병원 개설 허가를 받을 수 없었으므로 임대차계약은 원시적 이행불능으로 무효"라며 "B씨가 임대차계약 이후 시행한 철거공사대금 등을 제외한 8300만원을 A씨에게 돌려주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소방시설
의원
임대인
계약무효
병원
한의사
손현수 기자
2020-12-22
민사일반
[판결](단독) 공무원 과실로 건축물 사용승인 장기간 반려 이유만으로 철거 전제로 한 손해배상 인정 안돼
공무원의 과실로 신축 건물의 사용승인이 장기간 반려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건축물 철거 등을 전제로 한 손해의 발생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와 B씨가 경기도 김포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78446)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은 2011년 김포시의 한 읍에 건물 신축 신고를 했다. 신고를 접수한 읍사무소 공무원 C씨는 신축 부지가 군사기지법상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돼있음에도 관할 부대장에게 신축 허가에 필요한 협의 요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A씨 등의 신고를 수리했다. A씨 등은 일이 잘 처리된 것으로 알고 건물을 신축했는데, 이후 건축면적을 늘리기 위해 변경신고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변경 신고를 접수한 같은 읍사무소 공무원 D씨는 해당 토지에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관할 부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관할 부대장에게 협의를 요청했지만 동의를 받지 못한 것이다. 결국 읍사무소 측은 A씨의 토지 사용 승인 신청을 반려했다. 이후 A씨 등은 해당 건축물의 사용·수익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자 "관할 공무원의 잘못으로 건축물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므로 그에 따른 손해 8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해당 건축물에 대한 사용 승인 신청이 장기간 반려된 상태에서 A씨 등이 건물 철거 등을 전제로 요구하는 손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현실적·확정적으로 손해 발생했다고 단정 어려워 재판부는 "A씨 등은 읍장의 후속 행정처분에 따라 건축물이 철거될 수도 있는 잠재적 위험 내지 불안정을 안고 있는 상태라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건축물은 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 건축신고가 취소되거나 건축물의 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은 오랫동안 내려지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수리된 건축신고의 취소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하는 사정"이라며 "건축물에 관한 사용승인이 반려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A씨 등에게 가까운 장래에 건축물의 철거 등을 전제로 하는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건축물의 철거에 따른 손해가 이미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앞서 가까운 장래에 건축물의 철거 내지 이를 전제로 하는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를 구체적으로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관할 공무원의 과실로 A씨 등이 믿고 신축한 건축물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김포시는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8억여원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2심도 "김포시는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A씨 등이 건축변경신고 반려통지서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손해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김포시에 4억6000여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과실
공무원
건축물철거
반려
손현수 기자
2020-11-09
민사일반
[판결] 국가배상소송절차서 공무원이 국민의 증거신청에 협조하지 않았다면
국가배상소송 절차에서 공무원이 법원의 석명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고 원고인 국민의 증거 신청에 성실히 협조하지 않았다면 국가는 이에 대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2부(재판장 기우종 부장판사)는 22일 사망한 A군의 유족이 서울시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0358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서초구는 유족에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군은 2017년 11월 서초구의 한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추락해 결국 사망했다. A군의 부모는 "미끄럼틀과 충격흡수용 표면재의 설치·관리상 하자가 있었다"며 서초구를 상대로 3억49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미끄럼틀 주변의 충격흡수용 표면재 등의 설치·관리상 하자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서초구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미끄럼틀과 충격흡수용 표면재의 설치·관리상 하자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서초구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초구 공무원이 소송 진행과정에서 일부 자료를 누락하고, 법원의 석명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서초구는 2018년 12월 증거를 제출하면서 '설치검사(재검사)'라는 기재가 있는 대한산업안전협회의 공문을 제외하고 제출했다"며 "법원이 공원에 대한 설치검사 또는 정기시설검사 결과를 제출할 것을 석명했음에도 2019년 11월 7일자 설치검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군 유족의 거듭된 감정 신청에도 불구하고 유족과 법원에 알리지 않은 채 미끄럼틀과 충격흡수용 표면재를 철거함으로써 A군 유족의 증명 기회가 박탈됐다"며 "서초구 공무원의 의무위반으로 유족이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서초구 소속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위반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국민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절차에서 헌법, 국가배상법령, 지방자치법, 민사소송법의 제반규정을 종합해 볼 때 국가나 지자체는 국민의 증거신청에 성실히 협조할 의무, 법원의 석명에 성실히 응할 의무가 있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배송소송
공무원
증거신청
놀이터사망
서초구
박미영 기자
2020-10-22
민사일반
[판결] 임대차 기간 5년 지났어도 건물 철거할 정도 아니면 ‘권리금 회수’ 보장해줘야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경우에도 건물을 철거할 정도의 재건축 필요성이 증명되지 않는다면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는 상가 임차인 A씨가 부동산 임대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2533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피고는 1억9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0년 7월부터 서울의 한 상가에서 미용실을 운영했다. B사는 2015년 이 건물을 인수한 뒤 2017년 A씨에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 상가건물이 40년이나 된 노후건물이라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A씨는 가게를 넘겨 받으려는 신규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서를 작성한 뒤 B사에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어 달라고 알렸다. B사는 A씨의 총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계약갱신청구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건물을 재건축을 해야하기 때문에 A씨에게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에 관한 요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권리금과 관련해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할 때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 다만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을 위해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은 예외로 하고 있다. 또 현행 상가임대차법상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않으면 행사할 수 있지만 2017년에는 이 기간이 10년이 아니라 5년이었다. “보수 관리만으로도 안전사고 예방 가능하고 임차기간 5년 지나도 권리금 보호의무 부담” 결국 A씨의 권리금 회수 계약은 무산됐고, A씨는 계속해서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B사가 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B사는 A씨가 무단으로 건물을 점유·사용하고 있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대법원도 "구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같은 법에 따라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결(2017다225312,225329)한 바 있다. 하지만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 의무의 예외인 재건축과 관련한 쟁점에서는 1,2심의 판단이 달랐다. 1심은 B사가 주장한 건물 재건축 필요성을 인정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건물을 철거할 정도가 아니라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B사가 주장하는 '건물 뒤편에 전선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여기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것이나, '기와지붕이 깨지거나 떨어져 나가 있다'는 것은 B사가 건물 유지·보수·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낼 뿐"이라며 "유지·보수·관리를 제대로 해도 건물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해야만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할 만한 우려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B사가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와의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할 당시 상가건물에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자료도 A씨에게 충분히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가건물의 노후·훼손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임차기간 5년이 지나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며 "B사는 A씨에게 1억9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임대차기간
계약갱신요구권
임차인
권리금회수
건물철거
박미영 기자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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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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