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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사인증여도 특별한 사정 없으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사인증여에도 유증의 철회에 관한 민법 제1108조 제1항이 준용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언제든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근저당권 말소 소송(2017다24533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 발생 전임에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로 철회인정 안 된다고 못 봐 대법원 원고승소 원심확정 A 씨와 내연관계에 있던 B 씨는 A 씨와의 사이에서 아들 C 씨를 출산했다. A 씨는 자신이 사망할 경우 동산과 부동산 등 자신의 자산 가운데 40%를 B 씨와 C 씨에게 넘기는 내용의 각서를 2012년 1월 작성했다. A 씨는 2013년 4월 두 번째 각서를 작성했는데, 현재 소유한 토지의 일부분 중 20억 원 정도 금액을 근저당 설정을 통해 C 씨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A 씨는 같은 해 5월 B 씨에게 채권최고액 15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줬다. 그러다 A 씨는 이를 철회하기 위한 소송을 냈다. A 씨는 "두 번째 각서의 내용은 사후 재산을 C 씨에게 무상으로 주겠다는 유언으로,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인 유증에 해당하고, 유증은 효력 발생 전에 유증의사를 철회할 수 있어 2016년 4월 4일자 준비서면 송달로써 C 씨에 대한 유증을 철회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유증이 아니라 사인증여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인증여계약이 성립되지 않았고, 사인증여에 해당하더라도 수증자는 C 씨이므로 B 씨가 (자신에 대한) 채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은 피담보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예비적으로 주장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언자는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제1108조 제1항 유증의 철회에 관한 조항이 사인증여에도 준용된다고 판단해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민법 제562조는 사인증여에는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고, 민법 제1108조 제1항은 유증자는 그 유증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증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무상행위로 그 실제적 기능이 유증과 다르지 않아 증여자의 사망 후 재산 처분에 관해 유증과 같이 증여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고,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임에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적 성질상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인증여의 철회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부적절하지만 이 사건 사인증여의 철회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사인증여의 철회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이 사건은 예외적으로 사인증여의 철회가 인정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인증여
유증
철회
박수연 기자
2022-08-17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라돈 검출 침대 사태' 소비자들, 대진침대 상대 소송 1심서 패소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의 제조사인 대진침대를 상대로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장원지 판사는 9일 A 씨 등 소비자 69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단515480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다량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EPA)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폐암 발병 요인으로 지목한 물질이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두 차례의 조사를 거쳐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A 씨 등 소비자 69명은 2018년 7월 대진침대를 상대로 1인당 200만 원씩, 총 1억 38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대진침대는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에 천연광석인 모자나이트를 도포했는데, 모자나이트에서 방출되는 라돈에 의한 방사능 연간 피폭량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의 가공제품 안전기준인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 1mSv 이하'를 초과한다"며 "대진침대는 이러한 침대를 제조·판매하는 위법행위를 해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침대를 사용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판사는 "대진침대가 소비자들에게 침대를 제조·판매한 것이 생활방사선법을 위반한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서 불완전 이행에 해당한다거나, 당시 대진침대가 음이온을 배출한다고 알려진 모자나이트가 라돈을 방출하고 이로 인해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이 해로울 수 있음을 알았다거나 알지 못한 데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에 관한 기준을 규정한 생활방사선법이 2011년 7월 제정돼 2012년 7월 시행됐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2018년 5월 자 라돈 검출 침대 조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대진침대가 2015년과 2016년에 생산한 매트리스 속 커버 제품 2개에 대한 외부 피폭선량이 생활방사선법상 가공제품 안전기준인 연간 피폭선량 1mSv에 못 미치는 0.05mSv 내지 0.15mSv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체 외부 및 내부에 피폭하는 양을 모두 합해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제품에 첨가하는 것이 금지되는 원료물질에 라돈이 추가된 생활방사선법 개정은 2019년 1월 비로소 이뤄지고 같은 해 7월 시행됐다"며 "가공제품 피폭 방사선량 한도인 1mSv는 유해 기준이 아니라 안전 관리기준에 해당하고, 라돈 침대의 사용과 폐암 등 질병 발병과의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라돈
대진침대
제조물책임
이용경 기자
2022-08-10
헌법사건
헌재, 한달만에 또… 역대 3번째 '재판 취소' 결정
헌법재판소가 지난 달에 이어 또다시 법원 재판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무시하고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법원 재판을 취소한 것이다. 25년 전인 1997년과 지난 달 30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재판 취소 결정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1일 700억원대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 관련 재심청구 기각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GS칼텍스가 2013년 7월 제기한 헌법소원(2013헌마496)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여 판결을 취소했다. 헌재는 이날 AK리테일과 KSS해운에 각 104억원, 65억원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심청구 기각 판결도 취소했다(2013헌마497, 2013헌마242). GS칼텍스는 1990년 개정된 구 조세감면규제법에 근거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주식 상장을 준비했지만 2003년 12월 말일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않게 됐다. 역삼세무서는 상장기간 내에 상장을 하지 않았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경우 법인세를 다시 계산해 부과하도록 규정한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에 따라 700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GS칼텍스는 이에 반발해 세금 부과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하자 GS칼텍스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도중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2012년 5월 구 조세감면규제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가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 결정을 했다. 한정위헌결정이란 헌법재판소법에는 규정이 없지만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는 하지 않고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2009년 6월 파기환송심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헌재 한정위헌 결정은 위헌 결정으로서의 기속력이 없다며 재심 청구를 기각했고 상고도 기각했다. 그러자 GS칼텍스는 다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헌법이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 법원의 재판은 그 자체로 헌재 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한 헌법의 결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재심기각 결정들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청구인들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것인데, 이는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취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위헌 결정 이전에 이루어진 법원의 재판인 재심대상판결 및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된 행정처분으로 원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과세처분에 대한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석태, 이영진 재판관은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해 "법원이 헌재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당사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차단된 것이므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권리 구제를 위해 과세처분도 이 사건에서 함께 취소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이전에 발표한 대법원의 입장에 변함이 없고 추가적으로 입장를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6일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며 헌재의 지난 달 30일 재판 취소 결정을 정면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법원은 당시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법률이 헌법규범과 조화되도록 해석하는 것은 법령의 해석·적용상 대원칙"이라며 "합헌적 법률 해석을 포함한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법원의 권한에 대해 다른 국가기관이 법률 해석기준을 제시해 법원으로 하여금 그에 따라 당해 법률을 구체적 분쟁사건에 적용하도록 하는 등의 간섭을 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규정된 국가권력 분립구조의 기본 원리와 사법권 독립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헌재가 다시 통제할 수 있다면 헌재는 실질적으로 국회의 입법작용 및 법원의 사법작용 모두에 대해 통제하게 된다"며 "이는 국회와 정부, 법원, 헌재에 독자적인 헌법상 권한을 부여하고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도록 한 헌법 개정권자의 근본적 결단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재판취소
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
박수연 기자
2022-07-2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친일파 이해승 후손 소유 홍은동 땅, 국고 환수할 수 없어"
친일파 이해승의 후손이 소유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땅을 환수하고자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정윤형·최현종·방웅환 고법판사)는 지난 7일 대한민국이 이해승의 손자인 이우영 그랜드힐튼호텔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소송(2021나2050841)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철종의 아버지 전계대원군의 5대손인 이해승은 일제로부터 조선 귀족 중 최고의 지위인 후작 작위를 받았으며, 식민 통치에 적극 협력한 공으로 쇼와대례기념장을 받는 등 친일 행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행위자로 결정됐다. 이해승은 1917년 9월 고양군 은평면(현재 홍은동 일대) 임야 23정 9900보를 사정받아 취득했는데 2만7905㎡로까지 순차 분할됐다. 이후 1957년 손자인 이 회장에게 소유권이 넘어갔고, 근저당권이 설정됐던 이 땅은 경매절차에 따라 제일은행 소유로 바뀌었다가 1967년 7월 다시 이 회장이 사들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법무부는 이 토지가 국가귀속 대상인 친일 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이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단서는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토지로 분할되기 전의 같은 동 임야에 관해 제일은행은 선의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해당 임야를 경락받아 그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바 있다"며 "제일은행은 선의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해당 토지를 취득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일은행은 근저당권의 실행에 따른 경매 절차에서 서울민사지법의 경락허가결정을 받은 후 임야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므로, 해당 임야가 친일재산임을 모른 채 경매 절차에서 경락대금을 납부하고서 해당 임야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일재산귀속법 제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친일재산인 해당 토지의 국가귀속에 의해 제일은행이 취득한 권리를 해할 수 없는데도 국가는 현재의 등기명의인 이 회장을 상대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고 있고, 이러한 소유권이전등기는 그에 앞선 제일은행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모두에 대한 순차 말소등기에 갈음하는 것"이라며 "국가가 친일재산의 국가귀속을 근거로 해당 토지에 관해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것은 제일은행이 취득한 권리를 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1월 "친일재산귀속법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친일재산'에 대한 정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것 외에 '제3자'에 대해선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바,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상속인이라고 해서 제3자의 범위에서 제외될 이유는 없다고 할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친일파
친일재산귀속법
친일재산
한수현 기자
2022-07-11
헌법사건
헌재 "'한정위헌 결정 기속력 무시… 법원 판결 취소"
'한정위헌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기속력을 무시하고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하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가 30년 넘게 대법원과 갈등을 빚어온 '한정위헌' 결정이 헌재의 적법한 권한임을 재확인하면서 1997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대법원의 재판 결과를 취소한 것이다. 한정위헌결정이란 헌법재판소법에는 규정이 없지만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는 하지 않고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헌재는 30일 전직 대학교수 A씨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4헌마760)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 본문 중 '법원의 재판' 가운데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고(일부 위헌) △법률에 대한 일부위헌결정에 해당하는 헌재 결정(2011헌바117)의 기속력을 부인한 법원의 재판(재심기각결정)은 재판청구권 침해에 해당해 이를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르지 않은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낼 수 있고,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한 법원 재판은 헌재가 취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A씨는 2003년부터 제주도 통합영향평가위원회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면서 공무원인 심의위원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상고가 기각돼 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항소심 중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공무원을 처벌하는 형법 제129조 1항 규정에 지방자치단체 산하 심사위원까지 포함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헌재는 2012년 "형법 제129조 1항의 '공무원'에 구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299조 2항의 제주특별자치도통합영향평가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중 위촉위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이에 A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되고 2014년 대법원에서 재항고까지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헌재가 법률의 위헌성 심사를 하면서 합헌적 법률 해석을 하고 그 결과로 이뤄지는 한정위헌 결정도 일부위헌 결정으로, 헌재가 헌법에서 부여받은 위헌심사권을 행사한 결과인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에 해당한다"며 "헌법이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 법원의 재판은 그 자체로 헌재 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한 헌법의 결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의 최고규범성을 수호하고 헌법이 헌재에 부여한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 본문의 '법원의 재판'의 범위에서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을 명시적으로 제외하는 위헌결정을 하고, 이러한 법원의 재판에 대해 예외적으로 헌법소원심판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헌재는 이번 결정에서 재판소원금지조항 가운데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재심기각결정들은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청구인들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것"이라며 "이러한 재심기각결정들은 모두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으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되고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침해했으므로 법 제75조 3항에 따라 취소되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청구인들에 대한 유죄판결은 한정위헌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확정된 재판으로 그에 대한 구제는 재심절차에 의해서만 가능해, 한정위헌결정 이전에 확정된 청구인들에 대한 유죄판결은 법률에 대한 위헌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재판이라고 볼 수 없어 이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재판취소
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
박수연 기자
2022-06-30
행정사건
[판결] 이명박 前 대통령 '논현동 사저' 공매 취소소송 항소심도 패소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를 공매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성수제 부장판사)는 29일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제기한 공매처분 무효확인소송(2021누7101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민사집행법 제140조가 규정하고 있는 공유자의 우선매수권은 공유지분의 매각에 있어 기존의 공유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해 그 공유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는 것이기는 하다"면서도 "그러나 어디까지나 공유자가 최고가매수신고인과 같은 가격으로 매수를 원할 경우 공유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그에게 매각을 허가한다는 의미이지 그 이상의 특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괄매각대상의 일부에 대한 공유자라 해서 다른 일반의 매수참가자들보다 매각대상 전체에 관해 우월적으로 취급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대법원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3972). 이후 이 전 대통령이 187억여원에 달하는 벌금과 추징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같은해 12월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를 캠코에 공매대행을 의뢰했고, 캠코는 지난해 4월 논현동 자택 건물 중 절반 지분 및 토지를 일괄해 공매한다고 공고하고 이 전 대통령에게 통지했다. 한편 자택 건물의 절반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김 여사는 캠코에 공매재산 우선매수신청을 했으나, 캠코는 "매각대상 부동산 중 일부에 대한 공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각대상 부동산 전체에 대해 공유자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김 여사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자택 건물과 토지는 111억5600만원에 낙찰됐고, 이 전 대통령 부부는 "일괄공매 공고는 하자가 중대·명백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해당 토지는 자택 부지를 이루고 있어 각 부동산의 위치, 형태, 이용관계에 비춰 이를 분할공매하는 것보다 일괄공매하는 것이 공매재산 전체의 효용을 높이고 더 고가의 매수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일괄공매시 김 여사의 우선매수권 행사가 불가능해진다는 등의 이유만으로는 일괄공매하는 것이 분할공매에 비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통령
사저
공매
한수현 기자
2022-04-29
형사일반
[판결] '노원 세 모녀 살인' 김태현, 무기징역 확정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4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662). 김태현은 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A씨와 A씨의 여동생 B씨와 어머니 C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의 해석상 검사는 그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는 항소할 수 있을 뿐 상고할 수는 없다"며 "각 범행의 동기와 내용, 범행 후 피고인의 행동, 피고인과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의 사정에 비춰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이 피고인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하고 준수사항을 부과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김태현에게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법이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이자 가장 존엄한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A씨에 대한 살해 동기는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춰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이 사건 범행은 극단적인 인명경시 성향이 드러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지난 1월 김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할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이 법원은 김씨에 대해 절대적 종신형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거듭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법 제72조 1항에서는 무기징역, 20년 이상의 형을 집행한 경우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잔인하고 극악범죄를 저지른 김씨에 대해서는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 평생 참회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맞다"며 "가석방이 허용돼선 안 된다. 가석방 여부는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소관이지만 이렇게라도 가석방에 대한 의견을 명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이 선고된 이후 검찰은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취지의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했다. 김태현 측은 양형부당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했다.
살인
무기징역
양형부당
이용경 기자
2022-04-14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주택·상가임대차
[판결](단독) 공인중개사가 공동담보 내용 등 제대로 설명 않아 보증금 날린 경우
공인중개사가 임차목적물에 설정된 공동담보 내용 등을 임차인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임차인이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게 된 경우 공인중개사가 손해의 40%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이태우 부장판사는 A씨가 공인중개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13221)에서 최근 "B씨는 4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부동산 권리관계 설명의무 위반 손배 책임 있다 A씨는 2016년 4월 B씨의 중개로 C씨 소유의 단독주택 일부를 월세 없이 보증금 1억2000만원으로 하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이 집을 포함해 C씨 재산 전부에 관해 이듬해 12월 강제경매가 개시됐다. A씨는 소액임차인이 아니어서 우선변제권이 없었고, 경매절차에 참여하더라도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있어 배당을 기대할 수 없었다. A씨는 "B씨가 부동산 권리관계 등을 설명하지 않고, C씨의 공동담보 부동산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직원을 통해서만 계약을 맺게 해 보증금 1억2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소송을 냈다. 이 부장판사는 "중개업자는 임차의뢰인에게 부동산등기부상 표시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설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임대의뢰인에게 근저당권의 공동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에 관한 시가 및 권리관계,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관계 등 자료를 요구해 이를 확인한 다음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이어 "계약서 특약사항에는 A씨가 임차한 건물을 포함해 C씨의 공동담보 부동산에 D은행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약 39억원)이 설정돼 있고,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 합계액이 약 5억원이라는 내용이 있다"며 "하지만 B씨가 A씨에게 임대차 종료 이후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설명한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에게 근저당권의 공동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에 관한 시가 및 권리관계 등을 설명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고, A씨는 자신이 감당해야 할 위험성의 정도나 범위에 관해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 체결에 이르러 보증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B씨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라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도 B씨나 중개보조인의 설명만 듣고 계약을 체결할 것이 아니라, B씨나 임대인에게 근저당권의 공동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에 관한 시가 및 권리관계 등에 관해 설명을 요구하고 스스로 건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해 계약 체결여부를 신중히 결정했어야 했다"며 "B씨 말만 믿고 계약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A씨의 과실이 손해발생 및 확대에 기여했다고 할 것이고, B씨의 배상책임을 A씨가 입은 손해의 4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공인중개사
부동산
설명의무
이용경 기자
2022-04-07
민사일반
[판결] 골프장 회원에게 약정 횟수만큼 예약 보장하지 못했다면
무기명 골프 회원권을 가진 회원에게 약정한 횟수만큼 시설 예약을 보장하지 못했다면 골프장 측이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석준협·권양희·주채광 부장판사)는 A사가 골프장 운영업체인 아난티클럽서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37047)에서 최근 "아난티는 A사에 71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07년 3월 경기도에 있는 한 골프장에 대한 무기명 골프 회원권을 양수했다. 이후 A사는 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아난티에서 입회금액과 회원 혜택 등이 기재된 증서를 발급 받았는데, 해당 증서에는 '주말 4회, 주중 8회' 시설제공 의무가 명시돼 있었다. 이후 꾸준히 골프장을 이용하던 A사는 2016년부터 예약 신청한 날짜와 시간에 예약 배정이 이뤄지지 않거나 자주 예약 신청이 거절되는 일이 발생하자, 2016년 9월 아난티 측에 '올해 들어 주말 4회, 주중 8회 예약 보장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약정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 및 보장해 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냈다. A사는 같은 해 12월에도 '계약불이행이 지속되고 있다. 입회보증금을 즉시 반환하고, 계약불이행으로 인해 우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A사는 이듬해 3월과 8월에도 '수시로 예약이 거절되고 비회원 대우를 하는 등 회원권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약정 내용대로 회원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 및 보장해줄 것을 최고한다. 재발 방지 방안과 우리가 입은 손해에 대한 보상 방안을 통보하기 바란다'고 통지했다. 하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A사는 2019년 11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아난티 측은 "증서에 기재된 횟수는 최대 이용한도일 뿐"이라고 맞섰다. 아난티 측은 "회원들 사이에 골프장 이용 신청이 경합하는 경우 우리는 내부 회칙인 예약배정 기준에 따라 골프장 시설이용권을 배정했다"며 "A사가 주중 8회, 주말 4회의 횟수를 채워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한 이유는 선호도가 높은 시간대의 이용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또 "모든 회원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에 항상 골프장을 이용할 수는 없다"며 "선호 시간대의 골프장 이용에는 회원들 사이의 경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경우에는 내부 회칙에 따라 배정된 회원이 골프장 시설의 이용권을 갖게 된다. A사가 선호 시간대 외의 시간대에 골프장 이용을 신청했다면, 충분히 '주중 8회, 주말 4회' 골프장을 이용했을 것"이라 반박했다. 재판부는 "골프장 이용에 관해 선호도가 높은 시간대가 있어 회원들 사이에 경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로 인해 원하는 때에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회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아난티 측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정들이므로 그 대책도 아난티 측에서 미리 세웠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난티 측의 주장은 애초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매월 최소 주중 8회, 주말 4회 이용)을 했다는 것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난티
골프장
회원권
예약
이용경 기자
2022-04-05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대출 대가로 주식 취득 권리… 대부업법상 이자 해당"
금융기관이 대출 과정에서 차주(借主) 또는 차주의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대출에 대한 대가로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을 취득하기로 약정했다면 이는 대부업법상 이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다른 이자와 합산해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연 24%)을 초과한다면 초과 부분의 주식매매예약완결권 취득 약정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일부 금융기관이 PF 자금 등을 대출해주면서 대부업법상 최고이자율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차주인 대주주로부터 회사 주식을 저가로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챙기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미래에셋증권이 A사 등을 상대로 낸 위약벌 소송(2021나203051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A사는 물류창고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지 매입과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출 받다가 2019년 자금 압박에 시달리자 기존 금융권 대출금 및 사채대금 상환 등을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해 추가 차입을 추진했다. 이후 A사는 B금융기관으로부터 90억원을 연 7% 이자로 대출받기로 한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추가 필요자금 20억원을 8개월간 대출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A사에 대한 대출 과정에서 이자를 10%로 약정한 것 외에도 △대출취급 수수료로 1억원 수령 △금융자문계약 수수료로 1억원 수령 △A사 실질 사주인 C씨로부터 A사 주식의 약 20% 또는 80억원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200만원 가량에 매수할 수 있는 예약완결권을 취득하기로 약정했다. 변제기인 2020년 7월이 도래하자 미래에셋증권은 A사에 대출원리금 상환을 요구하면서 80억원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는 우선주를 200만원 가량에 매수할 수 있도록 정한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을 행사하고자 대출금 상환일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이 우선주를 매도할 것을 통지했다. 이에 A사는 B금융기관 등 4개사로부터 120억원을 대출받아 B금융기관의 채권원리금을 변제하고,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에 대출원리금 변제 명목으로 22억여원(원금+이자+금융자문수수료)을 지급했다. 그러나 A사 등은 "주식매매예약완결권 부여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상 제한이자인 연 24%를 초과한 것으로 무효"라는 등의 이유로 미래에셋증권의 예약완결권 행사를 거부했다. 그러자 미래에셋증권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약벌 80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대부업법 제15조 1항이 여신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법령이 정한 이자율을 초과한 이자의 수령을 금지하는 것은 금융이용자를 보호하고 국민의 경제생활 안정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부와 관련해 대부업자가 받는 것을 모두 이자로 보는 이유는 사례금이나 수수료 등 이자가 아닌 명칭을 사용해 금전을 징수함으로써 대부업법이 정한 이자 제한을 잠탈하는 탈법행위를 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금전 형태로 제공되는 것 외에 '금전적 가치가 있는 각종 경제적 이익'도 포함되고, 금전대차와 관련한 대가라면 그 제공 명의자가 차주가 아닌 제3자의 형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대부업법에서 말하는 이자에 포함된다"며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은 대출에 대한 대로 지급된 것으로서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경제적 이익이기 때문에 이자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이 수령한 이자와 대출취급수수료, 금융자문수수료만으로도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을 초과하므로 주식매매예약완결권을 받기로 한 약정은 대부업법을 위반해 무효"라며 "그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위약벌은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주식매매예약완결권
위약벌
대출
한수현 기자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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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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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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