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충당
검색한 결과
9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판결] 기업이 연구원 위해 지급한 퇴직연금보험료도 법인세 공제 대상 ‘인건비’
부설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을 위해 기업이 지급한 퇴직연금보험료는 법인세 세액공제 대상인 인건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연구인력개발비를 많이 지출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 조세특례제한법 관련 규정의 취지를 감안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부설연구소를 두고 있는 기업들은 법인세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대법원 특별3부(재판장 김재형 대법관)는 골프존(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이 북대전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 취소소송(2016두8320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스크린 골프 시뮬레이터 개발 및 골프용품 제조·판매업체인 골프존은 2007~2010년 부설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퇴직연금보험료를 지출하고 이를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공제 대상인 연구인력개발비로 반영했다. 그러나 2013년 세무서가 "퇴직연금보험료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법인세를 부과하자 소송을 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는 연구인력개발을 위한 비용 중 기업부설연구소 및 연구개발전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및 연구보조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를 법인세액에서 일부 공제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퇴직급여 또는 퇴직급여충당금은 세액공제대상에 제외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관련 조항의 해석과 관련해 퇴직급여나 퇴직급여충당금이 아니라 퇴직연금보험료도 법인세액 공제대상에서 제외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골프존이 연구원들에게 지급한 퇴직연금보험료는 연구원별로 실제 지출된 비용이므로, 적정한 기간손익의 계산을 위해 합리적으로 그 비용액을 추산한 것에 불과한 퇴직급여충당금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며 "퇴직연금보험료는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해 연구원별로 근속 여부에 따라 실제 지출돼 연구원들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고, 그 지출 사업연도에 비용으로 인정되므로, 적정한 기간손익 계산을 위해 추산한 비용에 불과한 퇴직금여충당금과 달리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1심은 "퇴직연금보험료 역시 퇴직과 관련해 지급되는 것이므로 퇴직급여충당금과 마찬가지로 세액공제대상이 아니다"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퇴직연금보험료는 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근로의 대가로 유상으로 지급되는 것이고, 퇴직금 또는 퇴직급여충당금과는 그 회계처리나 운용방식이 다르다"며 "법문상으로도 퇴직연금보험료를 세액공제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 않으므로 세액공제대상 인건비에 포함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골프존의 손을 들어줬다. 골프존을 대리한 류성현(43·사법연수원 33기) 광장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부설연구소나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전자, 자동차, 제약 분야 등의 많은 기업에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번 판결로 연구원 등에게 지급한 퇴직연금보험료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다른 기업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업들은 소급해 5년간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데, 환급금 외에 환급가산금은 경정청구일부터 기산되므로 경정청구를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신지민 기자
2017-06-19
행정사건
"신분당선 운영손실, 정부책임 없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민자 지하철 사업자가 정부를 상대로 운영보조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그동안 정부의 최소수입보장제도(MRG)에 따라 민자사업의 영업손실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지법 행정1부(재판장 방승만 부장판사)는 강남역과 정자역 구간을 운영하는 신분당선 주식회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실시협약변경 조정신청(2015구합10228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의 최소수입보장제도 때문에 그동안 민자사업 시행자는 예상수입을 일부러 과다하게 책정하거나 비효율적으로 경영해 정부에 막대한 재정부담을 발생시킨 측면이 있었다"며 "이러한 제도적 악용 때문에 정부는 2009년 민간제안사업에 대한 최소수입보장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고의적으로 행정처리를 지연하는 등의 실시협약을 적극적으로 위반하지 않은 이상, 신분당선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불리하게 변했다고 해서 이를 정부 책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수요의 변화는 오차율이 매우 큰 영역이므로 사업자도 운영여건이 다르게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이러한 사정변화가 합리적 예측이 불가능한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신분당선㈜은 2005년 서울 강남역과 분당 정자역 구간을 건설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정부로부터 30년간 노선 운영권을 보장받았고, 실제수입이 예상수익의 70%에 달하지 못하면 부족분을 세금으로 메우는 최소수입보장(MInimum Revenue Guarantee) 협약을 체결했다. 다만 운임수입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도 이를 보장해주지 않는 특약(허들규정)도 설정했다. 이후 2011년 10월 신분당선이 개통됐지만 수 년간 수익이 예상치의 50%를 크게 밑돌았다. 신분당선과 이어지는 연계노선의 개통이 지연되고, 주변 신도시 개발도 늦어지는 등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신분당선㈜은 경영환경의 악화가 자신들은 예측할 수 없었던 '불가항력적 사유'에 해당하므로 운임수입이 50%를 하회하더라도,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거절하자, 2015년 10월 "영업손실 1000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적자
신분당선
정자역
민자지하철
지하철
실시협약변경
최소수입보장협약
2017-05-0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STX 소액주주, 강덕수 회장 상대 ‘분식회계’ 손배소 첫 승소
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 때문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강덕수(67) 전 STX그룹 회장과 STX조선, 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49억여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소액주주들에 대한 강 전 회장 등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이은희 부장판사)는 A씨 등 소액주주 290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진)이 강 전 회장과 STX조선,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2619)에서 "강 전 회장 등은 4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STX조선은 선박 예정원가를 선박계약금액 이하로 낮춰 공사손실충당금을 감소해 매출원가를 과소계상했다"며 "동시에 선박제조공정의 진행률을 상승시켜 매출액을 과대계상하는 등 방법으로 분식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전 회장은 허위 사업보고서·재무제표를 만들어 공시했고 삼정회계법인은 회계감사기준이 정한 감사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STX조선의 45·46기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의견을 밝힌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은 이 감사보고서를 믿고 STX조선의 주식을 샀다가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강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주주들이 입은 손해에는 분식회계뿐 아니라 임원들의 범죄행위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제 상황 변화 등도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 전 회장 등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A씨 등은 2015년 1월 "STX조선의 2008~2012 회계연도의 재무제표가 회계분식을 통해 허위로 작성됐고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무를 위반했다"며 강 전 회장 등을 상대로 "77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강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 552억9000만원을 빼돌리고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287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분식회계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강 전 회장은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분식회계
감사의무
재무제표
삼정회계법인
강덕수전STX그룹회장
STX조선해양
이순규
2017-01-25
행정사건
[판결] "정부법무공단에 지출한 수임료는 정보공개 대상"
정부법무공단에 지급한 수임료 내역을 공개하도록 결정한 환경부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정부법무공단이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결정처분 취소소송(2016누47750)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경부가 공개하기로 한 자료는 공단이 수임한 사건 수와 수임료, 승소 여부 등 일반적인 현황자료만을 담고 있어 공개되더라도 공정성을 해칠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정보가 공단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의 실적과 가격에 관한 중요한 경영상·영업상 정보로서 경쟁관계에 있는 법무법인 등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이 사업 활동에 유리할 수 있어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긴 하지만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단의 운영 및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은 국가의 출연금과 보조금으로 충당되는 등 일반 사기업과는 다른 특수한 지위를 갖고 있어 재정운영의 건정성과 투명성이 한층 더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단이 환경부로부터 수임한 송무 및 자문사건의 내역과 수임료에 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환경부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이 크므로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법무부를 상대로 "국가소송의 사건별 대리인과 수임료 내역을 공개하라"며 행정심판을 내 지난 8월 정보를 공개하라는 재결을 받았다. 센터는 이를 근거로 25개 정부기관에 같은 내용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환경부는 이 신청을 받아들여 2012~2014년 지출하거나 책정한 변호인 수임료 내역의 정보공개를 결정했다. 그러자 공단은 "소속 변호사의 수임료 내역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환경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비공개대상정보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정보공개결정처분취소
환경부
수임료공개
정부법무공단
이장호 기자
2016-09-23
민사일반
[판결] 출자금 펑크나 대표변호사가 충당한 개인명의 대출금은
로펌 설립에 참여한 변호사가 약속한 출자금을 내지 않아 대표변호사가 개인 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대납했다면 로펌이 관련 비용을 대표변호사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A변호사는 2007년 6월 다른 변호사 4명과 함께 B법무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대표변호사를 맡기로 한 A변호사를 포함해 4명은 1억3500만원씩, 나머지 변호사 1명은 1억원을 각각 출자해 설립비용을 대기로 했다. 그런데 1억3500만원을 내기로 한 C변호사가 3500만원만 출자했다. 설립비용에서 1억원 가량이 모자라게 되자 A변호사는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모자란 돈을 충당해 같은 해 7월 B법무법인을 설립했다. C변호사는 넉달 뒤인 2007년 12월 휴업을 하고 동업관계에서 탈퇴했다. A변호사는 이듬해인 2008년 6월 이 계좌 명의를 B법무법인으로 변경하고 연대보증을 섰다. 그리고 2014년 5월까지 대출원금과 이자 등의 명목으로 6100여만원을 갚았다. A변호사는 이후 "법무법인의 위임사무 처리를 위해 1억5000여만원을 지출했으니 돌려달라"고 B법무법인에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비용상환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마이너스 통장이 A변호사 개인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A변호사는 항소심에서 "대출채무를 대위변제했다"며 청구금액을 5800여만원으로 줄였다. 서울고법 민사34부(재판장 최규홍 부장판사)는 최근 1심을 취소하고 "B법무법인은 5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A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2014나56968). 재판부는 "C변호사가 약속한 출자금 1억원을 내지 않아 A변호사가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게 된 것으로 보이고, 마이너스 통장에서 뺀 대출금 모두를 B법무법인 설립과 등기비용,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며 "A변호사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 명의를 B법무법인이 실제 인수함으로써 B법무법인이 대출금의 주채무자가 됐으므로 A변호사가 변제한 돈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변호사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250여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인 5700여만원을 돌려주라"고 판시했다. B법무법인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A변호사가 '명의를 개인에서 법인으로 변경하면 낮은 대출약정 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해 형식적으로 명의를 변경하는 데 동의했을 뿐 실제로 대출금 채무를 인수하는 데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명의를 변경하기 전 적용이율이 연 6.4%였다가 명의 변경 후 오히려 이율이 높아졌다"며 "적용이율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명의변경을 해줬다는 B법무법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로펌설립
로펌
마이너스통장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변호사
이장호 기자
2016-02-22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채권자가 소멸시효 지난 채권으로 강제집행했더라도
채권자가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으로 강제집행을 진행했더라도, 채무자가 강제집행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항소2부(재판장 최윤성 부장판사)는 채무자 김모(56)씨가 "시효가 지난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며 채권자 임모(61)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소송(2014나8516)에서 강제집행을 불허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채권자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으로 채무자의 유체동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하고, 그 매각대금이 채무의 일부 변제에 충당될 때까지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다면 채무자는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임씨는 공정증서에 기해 김씨 소유의 유체동산을 압류해 매각대금 중 30여만원 가량을 이 사건 채무변제로 충당했는데, 임씨는 경매절차가 진행된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소멸시효의 완성사실을 알면서 채무를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아내는 2001년 7월 임씨에게 450만원을 빌리면서 '두달이 지날 때까지 갚지 못하면 강제집행을 당해도 이의가 없다'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하며 남편인 김씨를 연대보증인으로 세웠다. 김씨의 아내가 시간이 지나도 돈을 갚지 못하자 임씨는 2011년 6월 법원에 유체동산 강제집행을 신청해 가재도구 등을 압류했고, 김씨는 임씨에게 돈을 주고 압류된 물건 등을 되찾아왔다. 이후 김씨는 채권의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났으니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임씨는 강제집행으로 인한 경락대금을 채무변제에 사용했는데도 김씨가 아무런 이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이라며 맞섰다. 1심은 김씨가 임씨에게 준 돈은 임씨가 낙찰받은 가재도구를 매수하기 위해 송금했던 것일 뿐 채무의 승인이나 시효이익 포기로는 볼 수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채권자
채무자
소멸시효
강제집행
경매절차
묵시적승인
이의제기
압류
이세현
2015-11-06
금융·보험
[판결]보험설계사 설명 잘못, 계약변경 사유 안돼
보험설계사가 보상한도를 착각해 잘못 설명했더라도 보험가입자와 보험사 사이에 보험증권의 내용과 다른 합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의 계약체결을 중개하는 사람일 뿐 보험사를 대리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내수영장을 운영하던 이모씨는 2009년 메리츠화재 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 양모씨를 통해 수영장 운영과 관련한 사고 발생시 1인당 3000만원, 1사고당 3억원을 한도로 보상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씨는 2012년 2월 지인이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사고가 났는데 1인당 5억원을 보상한도로 하는 보험에 가입돼 있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양씨를 불러 "보상한도를 5억원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양씨는 이 말을 잘못 알아듣고 1사고당 5억원 짜리 상품으로 변경했다. 그러다 같은 해 8월 이씨의 수영장에서 강습생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다친 강습생이 이씨와 수영강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6억5100만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는데, 이씨가 보험금으로 대부분을 충당하려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가 부상당한 강습생에게 5000만원만 지급했던 것이다. 이씨는 "보험설계사 양씨와 기존 계약의 보상한도액을 1인당 5억원으로 변경하는 합의가 있었는데도 5000만원만 지급됐기 때문에 나머지 4억5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사실상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이씨가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2014가합42979)에서 "메리츠화재는 이씨에게 1억3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보험증권에는 보상한도액이 '1인당 5000만원, 1사고당 5억원'으로 돼 있고 보험계약 변경 후에도 보험료가 종전과 동일했다"며 "보험료 증액도 없이 보험사가 1인당 보상한도를 15배 이상 증액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설계사는 보험사를 위해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자일 뿐 보험사를 대리해 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으므로 이씨와 메리츠화재 사이에 보험증권의 내용과 달리 보상한도액을 1인당 5억원으로 증액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메리츠화재의 사용자 책임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보험설계사가 변경계약 체결을 중개하면서 보상한도액을 5억원으로 증액했다는 것만 말하고 1인당 보상한도액이 5000만원이라는 사실 등 보험의 보장범위 같은 중요 사항을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메리츠화재는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에 따라 이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도 변경된 보험증권의 보상한도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점 등의 과실이 있기 때문에 보험사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보험설계사권한
보험계약
사용자책임
약관설명의무
안대용 기자
2015-08-04
금융·보험
[판결] 이자제한법 초과 이율… 전부 무효는 아니다
2007년 6월 30일 금전대차계약의 최고이자율을 연 30%로 제한하는 이자제한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원금의 150%를 연 이자로 주기로 하고 돈을 빌렸다면 약정은 어디까지 유효할까. 1·2심은 30%를 초과하는 부분은 사회질서에 위반해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당시 시행되던 대부업법이 허용하던 66%를 초과하는 부분만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최모씨가 "연 150%의 고이율로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돌려달라"며 돈을 빌려준 김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상고심(2013다63721)에서 "이자제한법령이 정한 최고 이자율을 넘은 이자율은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 12일 의정부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여일부터 변제기까지 연 150%에 육박할 정도로 지나치게 높은 이율에 따른 이자를 수수하기로 하는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심이 이자 약정 중 연 30%를 초과해 수수하기로 한 부분 전체가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를 초과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자율에 관한 규제가 이뤄진 시기와 정도, 대여 당시의 경제·사회적 여건에 관해 제대로 심리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것이다. 최씨는 2006년 12월 집과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김씨로부터 2억원을 빌리면서 6개월 뒤 이자를 일시불로 1억5000만원을 주기로 했다. 최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김씨는 최씨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신청해 3억3907만여원을 배당받았다. 그러자 최씨는 이자가 지나치게 많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2007년 6월 시행된 이자제한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최고이자율은 연 30%이고, 김씨가 받는 이자율은 연 150%에 이르러 이자가 원금의 1.5배에 이르는 높은 이자여서 선량한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며 원리금과 지연손해금에 충당하고 남은 5400여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자제한법 시행 이전에는 대부업법에 준해 돈을 빌려준 사람은 66%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게 판례의 경향"이라며 "이번 사건에서도 피고는 150% 전부가 아니라 60~70%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자제한법초과이율
이자제한법시행전
금전대차계약최고이자율
대부업법
선량한사회질서위반
신소영 기자
2015-03-23
금융·보험
[판결] 이웃 잘못으로 발생한 화재 피해, 보험금으로 충당 안되면
이웃에 난 불이 자신의 집이나 건물에 옮겨 붙어 화재피해을 당한 경우 자신이 가입한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이 전체 피해금액에 모자라면 이웃에 남은 손해를 배상할 수 있고, 이웃은 자신의 책임 범위 한도 내에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A사에 난 불이 옮겨붙어 피해를 입은 산업용 접착테이프 제조업체 B사가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46211)에서 지난 22일 "화재 사고로 생긴 B사의 전체 피해액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A사가 책임 한도 안에서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경기도 안산 단원구 시화공단에 있는 회사로, 2008년 10월 인근 A사 공장 창고에서 난 불이 옮겨붙어 공장 건물과 집기, 기계들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B사의 전체 손해금액은 6억6200만원으로 정해졌고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3억2400만원을 받았다. 이후 A사를 상대로 손해액을 더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화재 원인이 A사에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A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액 6억6200만원의 60%로 봤다. 이에 따라 A사가 책임져야 할 손해액은 3억9700만원이 됐다. 항소심 법원은 "A사는 B사에게 7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사가 책임져야 할 3억9700만 원에서 B사가 이미 받은 보험금 3억2400만원을 공제한 금액이 7300만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B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금성은 이러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험금은 B사가 사고 발생에 대비해 그때까지 보험사에 낸 보험료에 대한 대가이고, A사의 손해배상책임과는 관계 없이 지급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험금은 A사의 손해배상책임액의 범위를 계산할 때 공제할 만한 새로운 이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사는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으로도 메워지지 않고 남은 손해에 관해 화재를 일으킨 A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전체 손해액에서 보험금으로도 메워지지 않고 남은 손해액이 B사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많을 때에는 B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남은 손해액이 B사의 손해배상책임보다 적을 때에는 남은 손해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판결에 따르면 전체 피해액 6억6200만원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 3억2400만원을 공제한 3억3800만원을 A사가 지급해야 한다. 승소를 이끌어 낸 법무법인 금성의 김동구(53·사법연수원 25기), 박재범(35·41기)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인해 피해자(피보험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피해자가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액에서 공제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로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액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보험사가 가해자를 상대로 피해자를 대위해 행사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화재보험
화재손해배상액산정
손해배상책임액보험금공제
화재보험금부족손해액
피보험자화재손해배상청구
신소영 기자
2015-02-02
금융·보험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판결] "국민은행 법인세 4000억원 취소해야"
국민은행이 자회사인 국민카드를 합병하면서 부과받은 4000억원대의 세금이 취소됐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5일 ㈜국민은행이 중부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2두411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손충당금의 설정은 납세자에게 손급산입 여부에 대한 선택권이 부여된 것이기 때문에 국민카드가 대손충당금의 설정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며 "국민카드가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이상 합병법인인 국민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국민카드의 금전채권을 장부가액으로 승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행이 흡수합병에 따라 국민카드로부터 채권을 장부가액으로 승계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병에 따른 효과일 뿐 비정상적인 거래형식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국민카드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에 위배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은행이 흡수합병함에 따라 취득한 채권의 실질 가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국민카드가 채권에 관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은행이 흡수합병에 따라 장부가액으로 승계한 것이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이 된다거나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민은행의 대손충당금 설정이 소득신고의 오류·탈루로서 과세관청의 경정결정의 대상이 된다거나 실질과세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과세당국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국민은행은 2003년 9월 자회사인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국민카드가 보유한 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1조2660억여원을 적립해야 했다. 하지만 국민카드가 대손충당금을 모두 회계장부에 계상하지 않은 상태로 합병이 이뤄졌고, 국민은행은 장부가액대로 채권을 승계했다. 국민은행은 합병 후 2003사업연도에 대한 결산을 하면서 대손충당금 9320억여원을 회계장부에 계상했고 이를 손금에 산입해 법인세 신고를 했다. 중부세무서는 이같은 흡수합병이 채권 승계를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 거래해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 법인세 4121억원을 부과했다. 1,2심도 "국민은행의 회게처리는 납세자의 선택권이 적용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국민은행
대손충당금설정
국민카드합병
합병회사채권승계
법인세산정
국민은행법인세
신소영 기자
2015-01-15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