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범죄를 당했다며 허위 고소를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장영채 판사는 최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단8452).
A씨는 2019년 12월 서울의 한 경찰서에 "지난달 중순 오전 1시쯤 술에 취한 상태에서 B씨에게 강간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허위 고소장을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사건 당시 술에 취해 전혀 기억이 없다"며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로 잘못 판단해 B씨를 고소한 것이기 때문에 무고의 고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판사는 "B씨가 A씨와 성관계를 하게 된 경위 등을 상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술집 폐쇄회로 CCTV 영상에 A씨와 B씨가 다정하게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이 찍힌 점, 이 사건 당시 A씨의 남자친구는 술에 취해 자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B씨와 성관계를 할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A씨의 남자친구에게 'A씨와 성관계를 했다'고 말하자, A씨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허위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장기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됐고,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지장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허위 고소사실은 준강간죄로, 이는 법정형이 중한 범죄에 해당한다"며 "다만 A씨가 이 사건 이전에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초범인 점과 A씨의 나이,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