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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자동차사고에 관여한 공동불법행위자와 보험회사간의 법률관계
1. 들어가며 하나의 자동차사고에 책임보험에 가입된 2이상의 자동차가 공동으로 관여한 경우, 각 보험자의 보상책임의 한도 및 보험자간의 책임분담에 관하여 종래의 판례는 그 사고에 관여한 자동차의 수에 관계없이 ‘피해자를 기준으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5조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금액을 넘을 수 없으므로 보험자가 지급하는 책임보험금은 피보험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에 한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현행 책임보험약관에도 책임보험금은 각 피보험자의 배상책임의 비율로 분담하는 규정을 두고 있었는데(자동차보통보험약관 제68조 등),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로 위 판결을 변경하면서 ‘자동차사고와 관련된 자동차마다’ 그 책임보험금의 한도액 범위내에서 각각 보험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는 바(대법원 2002. 4. 18. 선고, 99다38132 전원합의체판결),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공동불법행위자와 보험회사간의 법률관계에 대하여 검토한다. 2. 사건의 개요 (1) ○○보험사(이하 ‘원고’라 함)는 1995년 6월 울산시 남구에서 종합보험과 책임보험의 가입자인 △△화물의 트랙터가 원고 보험사에 책임보험만 가입한 권모씨 소유의 자동차를 들이받아 승용차에 타고있던 윤모씨가 사망하고 우모씨가 중상을 입자 이들에게 위자료와 치료비 명목으로 모두 1억2천4백여만원을 지급한 이후 권모씨도 잘못이 있는 만큼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부담하여야 한다며 권모씨(이하 ‘피고’라 함)를 상대로 이사건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원심판결은 그 구상금을 산정하면서 공제하여야 할 금액을 피고가 원고의 책임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책임보험금 전액을 공제하는 것으로 판시하였다(부산지법 1997. 9. 9.선고, 97가단5844판결). (2) 이에 대해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자 대법원은 종전 견해와 같이 「피해자 1인이 사망한 경우 ‘책임보험금은 그 사고에 관여한 자동차 수에 관계없이 금 1,500만원을 넘을 수 없다’고 하면서 각 보험사가 부담하는 보험금은 책임보험금과 종합보험금 중 각 보험사의 피보험자측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이므로 피고의 과실비율에 따라 책임보험금을 공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하였다(대법원 1999. 2. 5. 선고, 98다22031 판결). (3)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재항소심 법원이 구상금에서 공제되는 금액을 원고가 이미 지급한 책임보험금중 △△화물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에 한정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보험회사는 재차 상고하였고, 대법원은「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이라 함) 제5조와 같은법 시행령 제3조 1항에 의하면 자동차의 등록 또는 사용신고를 한 자는 반드시 자동차의 운행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부상할 경우에 피해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한 금액의 지급책임을 지는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이하 ‘책임보험’이라고만 한다)에 가입하여야 하고, 피해자 1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책임보험금은 사망자의 경우 최고 1,50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자배법 시행령 제3조 1항-1995. 7. 14. 대통령령 제147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 책임보험의 성질에 비추어 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2이상의 자동차가 공동으로 하나의 사고에 관여한 경우, ‘각 보험자는 피해자의 손해액을 한도로 하여 각자의 책임보험 한도액 전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새겨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피고의 과실비율에 따라 책임보험금을 공제한 원심의 판결은 책임보험의 법리를 그르친 잘못이 있으나,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더 불리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대법원 2002. 4. 18. 선고, 99다38132 전원합의체판결). 본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전합판결’이라 함)은 원고인 ○○보험회사는 △△화물의 보험자인 동시에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 권모씨의 책임보험자이므로 ○○보험회사는 권모씨의 책임보험자의 지위에서 책임보험금의 한도액 전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할 책임이 있으므로, ○○보험회사의 권모씨에 대한 구상금에서 공제되어야 할 금액도 책임보험금 한도액 전액이라는 것이다. 3. 본 전합판결의 해석 그런데 본 전원합의체가 판시한 「책임보험의 성질에 비추어 책임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2이상의 자동차가 공동으로 하나의 사고에 관여한 경우, 각 보험자는 ‘피해자의 손해액을 한도로 하여 각자의 책임보험 한도액 전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새겨야 할 것」이라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어떻게 새겨야 할지 검토한다. 위 전합판결에 대해 ① 책임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라는 판시내용을 중시한다면 ‘피해자의 손해액 범위내라면 공동불법행위자의 각 보험회사는 책임보험 한도액 전액을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경재, 손해보험 2002년 9월호(대한손해보험협회), 52~53쪽 참조}.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는 경우 현행 자배법 시행령 제3조에 의하면 책임보험금으로 피해자 사망시 금 8천만원까지 지급하고 있으므로, 가해차량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피해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은 늘어나게 되어 실손보상의 원칙을 규정한 위 시행령 제3조 및 중복보험·초과보험을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669조 내지 제672조의 규정취지에 반하고, 자동차사고 피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키며, 도박보험·사기보험화 되는 문제가 생긴다(예컨대 가해차량이 2대라면 1억6천만원, 3대라면 2억4천만원까지 지급됨). 한편 ② 위 전합판결에 대해 책임보험금의 지급은 피해자의 손해액 범위내에서 하라는 판시내용을 중시하여 ‘각 보험회사는 책임보험금 전액을 지급할 책임이 있으나, 각 보험회사가 지급하는 보험금의 합계액은 피해자의 손해액의 범위내로 제한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보험회사간 구상관계에 있어 공동불법행위자인 피보험자의 과실비율을 초과하는 책임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회사로서는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법률상책임부분을 초과하여 보험금을 지급하므로,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이상에 따라 구상관계에 있어서는 공동불법행위자의 과실비율에 따라 각 부담부분을 정하고 있는 기존판례의 태도와 어긋나며, 보험회사 책임보험금으로 다른 불법행위자를 면책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보험회사가 자기 피보험자의 과실에 따른 부담부분보다도 더 많은 보상책임을 부담한다면 자칫 실손보상의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다(예컨대 어느 보험회사에게 자기 피보험자의 과실은 20%인데 불구하고, 전체 손해액 1억원에 대하여 3천만원의 책임보험금이 정해진다하여 3천만원을 피해자에게 전부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피해자는 나머지 80%의 과실로 손해를 일으킨 불법행위자로부터 8천만원의 배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므로, 피해자로서는 1억1천만원을 지급받아 실제손해 1억원을 초과하여 손해배상 및 보상을 받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만약 이 경우 피해자에 대한 실손보상의 원칙을 중시하여 80%의 과실이 있는 불법행위자가 7천만원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한다면, 자신의 과실책임이 감면되는 효과가 발생하여 결국 보험회사는 책임보험금으로 다른 불법행위자를 면책시키는 것과 다름이 아닌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초과보험이나 중복보험에 관한 규정 및 자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손보상의 원칙 및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이념에 따라 ③ 하나의 자동차사고에 관여한 공동불법행위자와 각 보험회사간의 내부적 법률관계에 있어서 “각 보험회사는 피해자의 전체 손해액을 한도로 하여 자기피보험자의 과실비율에 따른 부담부분범위 내에서 각자의 책임보험 한도액 전액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은 경우, 종전판례에 따른 법률관계와 전합판결에 따른 법률관계를 비교·검토해 보도록 한다. 4. 전원합의체판결에 따른 공동불법행위자와 보험회사간의 법률관계가. 전체손해액 중 피보험자과실 비율에 따른 부담부분보다 책임보험금 한도액이 많은 경우. <사례> 갑과 을이 교통사고를 통해 공동으로 A라는 피해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갑 및 을의 과실비율은 8:2이고, 전체 실손해액은 1억원이며, 약관의 규정에 따른 자동차책임보험금은 각 3천만원이라고 할 때, 갑은 갑、를 보험자로 하여 자동차책임보험 및 종합보험에 가입하였고, 을은 을、를 보험자로 하여 자동차책임보험만 가입한 경우. 이 경우 종전의 판례에 의하면 갑、는 전체 손해액중 갑의 과실비율에 따라 8천만원의 부담부분이 있고, 을、는 2천만원의 부담부분이 있다. 다만 책임보험금을 산정하는데 있어서도 책임보험금은 그 사고에 관여한 자동차 수에 관계없이 각 보험사의 피보험자측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부담하게 되므로, 갑、는 3천만원의 책임 보험금중 80%인 2천4백만원, 을、는 6백만원의 부담을 지게된다. 결국 갑、는 8천만원의 자기부담금중 2천4백만원은 책임보험금으로 나머지 5천6백만원은 종합보험금으로 피해자A에게 지급하면 족 하지만, 피해자가 갑、에게 먼저 전부보상을 청구하는 경우 갑、로서는 실손해액 전부인 1억원을 전부지급하고, 을측의 과실비율에 따른 부담액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을은 을、의 책임보험만 가입하였으므로, 을、에게는 을、가 부담하는 책임보험의 한도액 6백만원만, 나머지 1천4백만원은 불법행위자인 을에게 직접구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합판결에 의하면, 손해의 공평부담과 실손보상의 원칙상 갑、는 전체 손해액중 갑의 과실비율에 따라 8천만원의 부담부분이 있고, 을、는 2천만원의 부담부분이 있으나, 책임보험금은 각 보험회사가 자기 부담범위내에서 전부지급할 책임이 있으므로, 갑、는 8천만원중 3천만원을 책임보험금으로, 나머지 5천만원은 종합보험금으로 부담해야 하며, 또한 을、는 2천만원(자기부담부분은 2천만원이므로)을 책임보험금으로 부담하게 된다. 이때 피해자가 갑、에게 먼저 전부보상을 청구하는 경우 갑、로서는 실손해액 전부인 1억원을 전부지급하고, 을、에게는 을、가 부담하는 책임보험의 한도액 2천만원을 구상하면 족하고, 불법행위자인 을에 대하여 직접 구상할 부분은 없다고 할 것이다. < 표 1 참조>나. 전체손해액 중 피보험자과실 비율에 따른 부담부분보다 책임보험금 한도액이 적은 경우. 이 경우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 위 나의 사례에서 책임보험금의 한도액을 1천만원으로 하여 이를 살펴보면, 종전 판례에 의하면 책임보험금의 한도액을 공동불법행위자 각자의 과실비율에 따라 분담하므로, 갑、는 책임보험금으로 8백만원, 종합보험금으로 7천2백만원을 부담하면되고, 반면 을、는 책임보험금으로 2백만원, 을은 1천8백만원을 부담하면 된다. 반면 전합판결에 따르면 갑은 책임보험금으로 1천만원, 종합보험금으로 7천만원을 부담하고, 을、는 책임보험금으로 1천만원, 을은 자기재산으로 1천만원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 표 2 참조> 5. 본 전원합의체 판결의 문제점 첫째, 본 판결은 자동차운행자라면 자동차책임보험에 강제로 가입하게는 방법으로 자력이 없거나 가해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 자동차 사고피해자를 최소한 보장하려는 자배법의 취지를 과대히 확장하여 피해자 1인을 중심으로 책임보험금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를 기준으로 피보험자의 수대로 책임보험금을 결정하도록 한 문제점이 있다(이경재, supra, 53~55쪽 참조). 둘째, 본 판결은 종전 판결을 기초로 작성한 자동차보험보통약관의 효력에 대해 명시적으로 그 효력을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그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건에서 본 전원합의체판결을 참조하여 약관의 효력을 무효로 만들 수 있도록 하여 결국 수많은 분쟁을 재연시킬 소지를 만들어 버렸다. 셋째, 자동차손해배상보장사업(자배법 제26조)에 따라 절취차량, 뺑소니차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경우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책임보험금 한도내에서 그가 입은 피해를 보상하도록 되어있는데, 정부가 지급해야 할 보상금을 결정할 경우에도 전원합의체 판결을 피보험자를 기준으로 책임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피해자 1인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보상금을 결정한다면 피해자는 불법행위자와 결탁하여 가공의 뺑소니차량을 만들어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어 사기보험화할 우려를 남겨두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본 전원합의체판결은 전체손해액(1억2천여만원)중 피보험자과실 비율에 따른 부담부분(9천6백여만원)이 책임보험금 한도액(1천5만원)을 초과하고 있는 경우로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책임보험금 한도액이 피보험자의 과실비율에 따른 부담부분보다 큰 경우에 대하여는 판시한 바가 없다. 그러나 자배법상 책임보험취지를 과도히 확장하여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과 사회보장제도의 보완장치라는 책임보험의 취지를 무색케했다는 점과 여러 가지 해석가능성을 남겨두었다는 점에서 완결된 판례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2002-10-07
대법원 판결과 동일한 취지의 해석을 전제로 한 한정위헌결정이 가능한지 여부
1. 글머리에 헌법재판소는 2002. 7. 18.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2002헌바57 헌법소원사건에서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 주문은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은 퇴직 후의 사유를 적용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제한하는 범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인데, 위 결정이 갖는 특징은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두4514 판결에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의 의미에 관하여 같은 취지의 해석이 이미 내려진 상태에서 한정위헌결정을 하였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에서 제1항의 규정과 달리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라든가 ‘재직중의 사유로’라는 표현을 빠뜨리고 있다고 하여도 이는 제1항의 기본 규정에서 말하는 위 요건을 당연히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새겨야 할 것이므로, 같은 법 제64조 제3항은 공무원이 재직중 그에 열거된 죄를 범하고 그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 한하여 퇴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으로서 퇴직 후 그와 같은 죄를 범한 경우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된다 하더라도 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한정위헌결정을 하더라도 대상 법률조항의 해석에 대한 대법원의 선례가 있는 경우, 그 해석을 전제로 판단하였고 대법원이 이미 내린 해석과 같은 취지를 나타내는 한정위헌결정을 한 적은 없다(대법원의 해석을 전제로 합헌이라고 한 예는 헌법재판소 1995. 5. 25. 91헌바20 결정, 2001. 1. 18. 99헌바63 결정, 2001. 12. 20. 2001헌가6 결정 등, 대법원의 해석을 전제로 그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한 예는 1994. 12. 29. 93헌바21 결정). 한정위헌이라는 결정형식의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지만, 이 글에서는 대법원 판례와 동일한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만 검토하기로 한다. 2. 관련 법률조항 공무원연금법 제64조 ①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퇴직급여액은 이미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의 규정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이하로 감액할 수 없다. 1.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때 2.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하여 파면된 때 ② (생략) ③ 형법 제2편 제1장(내란의 죄), 제2장(외환의 죄), 군형법 제2편 제1장(반란의 죄), 제2장(이적의 죄), 국가보안법(제10조를 제외한다)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이미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의 규정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반환하되 급여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3. 사건의 경과 헌법소원 청구인은 공무원으로 재직하였다가 퇴직하여 퇴직연금과 퇴직수당을 지급받았는데, 퇴직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청구인에 대하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과 동법 제31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기지급된 퇴직급여금에서 청구인에게 반환할 기여금(청구인으로부터 납부받은 기여금 및 이에 대한 민법 소정의 이율에 의한 이자)을 공제한 금원을 납부(반납)하라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퇴직급여환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청구기각되었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당해사건에 대한 청구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청구인이 상고를 하지 않아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퇴직 후의 사유를 적용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제한하는 범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4. 검토 (1)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이란 어느 법률규정이 한편에서는 위헌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합헌적인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 그 법률규정을 위헌적인 상태대로 해석·적용하여서는 아니되고 합헌적이고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를 위헌이라고 판단하여서도 아니된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는 모든 법률해석·적용자가 따라야 할 일반원칙으로서, 대법원은 “어떤 법률이 한 가지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다른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합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헌법에 합치하는 해석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고(대법원 1992. 5. 8.자 91부8 결정), 헌법재판소도 “법률의 개념이 다의적이고 그 어의의 테두리 안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때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 즉 합헌적인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을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원칙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헌법재판소 1991. 4. 1. 89헌마160 결정 등).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퇴직 후의 사유를 적용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제한하는 범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함으로써, 대법원이 퇴직 후 소정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동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이 대법원이 어떤 법률규정에 대하여 헌법합치적 해석원칙에 따라 합헌적 해석을 하였음에도 헌법재판소가 그와 다른 해석, 즉 헌법불합치적 해석을 전제로 당해 법률규정에 대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합헌적 해석이 가능한 경우 위헌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된다. 위와 같은 한정위헌결정은 당해 법률규정에 대한 헌법합치적인 해석이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하고 합헌적 해석을 강조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헌법합치적 해석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을 위헌결정의 일종으로 보고 있으므로 이러한 입장에 서는 한 위와 같은 반론은 타당하지 않다. 대법원의 합헌적 해석과 같은 취지를 나타내는 한정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하면, 법원 또는 행정기관이 합헌적으로 해석·적용을 하고 있는 법률규정에 대하여도 그와 다른 해석을 전제로 하여 한정위헌결정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고, 이는 합헌적인 해석·적용을 통하여 위헌의 소지가 제거된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부당하다. 이 사건에서는 당해사건의 1심, 2심에서 모두 위헌적인 해석을 하였고, 그후 대법원이 다른 사건에서 동일 쟁점에 관하여 헌법합치적 해석을 한 것이어서 해당 법률규정에 대한 헌법합치적 해석이 확립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대법원의 해석과 동일한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법령의 해석통일을 위한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의 합헌적 해석을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단지 하급심의 잘못된 헌법판단을 바로잡기 위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또다른 문제점들을 야기하게 되므로 위와 같은 주장을 수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이 야기하는 문제점 ① 헌법재판소의 기능변화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에 대한 대법원의 해석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한, 위 조항에는 아무런 위헌적 요소가 없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합헌선언을 할 수 있었고, 또 그렇게 함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굳이 한정위헌결정을 한 이유는, 당해사건이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합헌결정을 하면 청구인이 구제받을 길이 없게 되자 한정위헌결정을 함으로써 재심을 통한 구제의 길을 열어주려 한 것으로 추측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은 위헌법률을 심사하게 되는 계기만 다를 뿐 위헌법률심판과 동일한 성질의 것이고, 위헌법률심판이나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의 본래의 목적은 모두 위헌법률을 제거하는 규범통제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 하급심의 해석에 따라 권리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하여 대법원의 합헌적 해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이 구체적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능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위헌법률심사를 통하여 규범통제의 기능을 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구체적 권리구제기관으로 변화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② 한정위헌결정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대법원은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한정위헌결정이 선고되었다고 하여 재심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대법원 2001. 4. 27. 선고 95재다14 판결). 확정된 당해사건의 결과를 번복하기 위하여서는 재심을 통할 수밖에 없는데, 구체적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한정위헌결정을 재심사유로 보지 않는 상태에서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사자에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양 기관 사이에서 갈등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은 실질적으로 특정 하급심에 의한 법률해석의 잘못을 지적하고 청구인의 권리가 보호되었어야 함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개별적인 재판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더라도 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는 반면 그밖의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낳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생각된다. ③ 심급제도에 대한 혼란 대법원에 의한 합헌적 해석의 선례가 있음에도 하급심에서 그 해석을 달리하여 위헌적 해석·적용을 한 경우에,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선례와 동일한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고 보면, 당사자는 불복에 의하여 교정을 받을 수 있는 하급심의 법률판단에 대하여 상소에 의하지 아니하고 막바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되어 헌법재판이 통상의 소송절차(상소절차)를 대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헌법재판의 본질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사건과 같이 하급심 판결 당시 대법원의 선례가 없던 경우에는 당사자가 통상의 불복절차를 회피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떠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판단은 규범적 판단으로서, 당사자의 의도나 당해사건의 확정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는 없으므로, 헌법소원 결정 시점에서 대법원의 합헌적 선례가 있다면 이를 전제로 위헌 여부에 대한 논리적·규범적인 판단을 하여야 할 것이지 구체적 사건에서의 당사자의 구제 여부를 먼저 생각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결정의 논리를 그대로 연장하면, 당사자는 법률해석이 쟁점이 된 사건에서 위헌제청신청을 하고 그것이 기각되면 1심만을 마친 다음 (심지어 그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있는 경우에도) 상소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1심판결을 확정시킨 후 막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될 것인데, 이는 현행 심급제도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사법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는 결과가 될 것이다. ④ 재판소원 금지규정의 잠탈 헌법재판소가 행하는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란 일차적으로 입법자에 대한 통제를 의미하는 것인데, 대법원에서 대상 법률에 대한 헌법합치적 해석을 하고 헌법재판소도 그러한 해석을 받아들이는 입장임에도, 그와 다른 입장에 선 하급심 법원의 해석이 잘못이라고 다투면서 그러한 해석에 의하는 한 동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헌법소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재판에 대한 불복과 다름없고, 이는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금지규정을 피하여 우회적으로 특정 재판의 당부를 다투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당해사건에 대한 하급심 판결 당시 대법원의 선례가 없었지만, 합헌적 법률해석이 가능한 것이었으므로 청구인은 상고를 통하여 구제를 받았어야 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더라도 그와 별도로 불복절차를 밟아 해석을 통한 구제의 길을 열어 놓았어야만 했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하고 있는 독일에서도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최종심까지 불복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그러한 불복절차를 거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불이익은 당사자가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바(BVerfGE 63, 45), 이 사건에서도 상소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불이익은 청구인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 맺음말 어떠한 법률에 대한 헌법합치적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합헌적 해석을 전제로 당해 법률이 합헌임을 선언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이러한 기본원칙을 무너뜨리면 합헌적 법률에 대한 위헌선언(일부 위헌선언도 포함)도 가능한 것이 되어 법률에 대한 합헌판단과 위헌판단의 경계가 불명확해지고 헌법재판권과 일반재판권을 준별한 우리의 사법체계에도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물론 당해사건에서의 하급심이 합헌적 법률해석을 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의 보호에 미흡하였던 것이 사실이고, 하급심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헌법합치적 관점에서 사건을 처리하여야 한다는 반성의 계기가 되어야 겠지만, 하급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대법원에 의하여 교정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기회를 놓친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바로 잡기 위하여 헌법재판의 기본틀에 어긋나는 한정위헌결정을 내릴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2002-08-26
판례변경과 형법 제1조 제1항
Ⅰ. 대상판결요지 “운전면허증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하여 자동차의 운전이 허락된 사람임을 증명하는 공문서로서, 운전면허증에 표시된 사람이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사람이라는 ‘자격증명’과 이를 지니고 있으면서 내보이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는 ‘동일인증명’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행위에 있어 동일인증명의 측면은 도외시하고, 그 사용목적이 자격증명으로만 한정되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합리성이 없다. 인감증명법,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등 여러 법령에 의한 신분확인절차에서도 운전면허증은 신분증명서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으며, 주민등록법 자체도 주민등록증이 원칙적인 신분증명서이지만, 다른 문서의 신분증명서로서의 기능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는 연령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고, 특히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 비율이 훨씬 더 이를 앞지르고 있으며,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운전면허증에 의한 실명확인이 인정되고 있는 등 현실적으로 운전면허증은 주민등록증과 대등한 신분증명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제3자로부터 신분확인을 위하여 신분증명서의 제시를 요구받고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행위는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로서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와 다르게 판시하였던 종전의 판결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1237 판결 등)은 이 판결의 의견과 어긋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한다” Ⅱ. 문제점 이 판결에서는 제3자로부터 신분확인을 위하여 신분증명서의 제시를 요구받고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행위는 그 사용목적에 따른 행사로서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고 보면서 다른 취지의 종전판례를 변경하고 있다. 형법 제1조 제1항에서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行爲時의 法律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행위시법주의 즉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이 규정의 적용범위가 문언상의 ‘법률’에 국한되는 것인지, 아니면 ‘판례’도 유추해석에 의해 그 적용범위 안에 들어가는지의 문제에 대해 최근 논의가 있다. 형식적 관점에서 보면 헌법 제13조 제1항과 형법 제1조 제1항이 ‘법률’만을 금지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판례변경은 이 원칙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보면 판례변경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새로운 입법이 소급적용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위 대상판결에서는 종전판례를 변경하면서 그 소급효를 인정하여 바로 당해 사건에 대하여 변경된 입장에 따른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 문제가 갖는 의미를 검토해보도록 한다. 이 판결에서 운전면허증제시행위를 공문서부정행사죄의 행위인 ‘행사’에 포함시켜 해석한 점은 평석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Ⅲ. 각 견해의 검토 본 논점에 관하여 근래 학계에서 개진되고 있는 각 견해를 간략히 정리·검토하기로 한다. (1) 소급효긍정설 이 설은 변경된 판례의 소급효를 긍정하는 입장으로서, 판례는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에 지나지 않으며 일반적 구속력을 갖는 법률과 구별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 입장에서는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법률의 입법’에 소급효를 부여하는 것이며, ‘법률의 적용’에 불과한 판례에는 소급효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 대법원판례의 입장이다. 위 대상판결도 같은 입장이지만, 직접 이 문제에 관하여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대립되었던 대법원 1999. 7. 15. 선고, 95도2870 판결의 다수의견에서는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는 것은 법률이지 판례가 아니고, 판례의 변경은 그 법률조항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로써 위 법률조항 자체가 변경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행위 당시의 판례에 의하면 처벌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던 행위를 판례의 변경에 따라 확인된 내용의 위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처벌한다고 하여 그것이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2) 금지착오원용설 금지착오원용설은 판례변경으로 인하여 새롭게 형사처벌을 받거나 또는 가중된 처벌을 받게 될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하여 금지착오의 법리를 援用하자는 주장이다. 이 설에서는 피고인이 변경 전의 판례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하리라고 신뢰한 것은 형법 제16조가 요구하고 있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본다. 하지만 금지착오이론은, 법원이 당해 사건에 관하여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는지의 여부와는 관계 없이, 행위자의 종전판례에 대한 신뢰에 대하여 제16조의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므로, 이 판례변경의 문제와는 기본적으로 무관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판례변경의 문제는 행위자가 종전판례의 내용에 관하여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 없는 것이며, 이 설은 판례변경의 소급효인정 여부의 문제에 관한 입장을 직접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 견해를 취하는 입장은 결국은 소급효인정설에 토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소급효부정설 이 설에서는 판례의 종래 일관된 태도에 의하여 범죄성립이 지속적으로 부정되어 오던 행위나 또는 경한 처벌에 그치던 행위에 대해서는 변경된 판례에 소급효를 부여해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한다. 일관된 판례는 그 자체로서 法律的 屬性을 갖는 것으로서, 이미 국민들 사이에 사실상 구속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되고 있으므로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국민들의 이러한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설의 가장 큰 난점은 실정법적 근거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설을 취하는 견해 중에는 판례를 변경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될 때에는 그 판례의 효력은 당해 사건에 대해서는 미치지 않고, 그 후의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되도록 하고 당해 사건의 피고인에게는 종전판례에 따라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현행법 하에서는 불가능한 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판결은 이미 그 자체로서 이유에 모순이 있는 위법한 판결이 되는 것이며, 장래의 사건에 대해서만 변경된 취지를 적용한다는 점도 事件性을 전제로 하는 司法의 본질에 반하는 생각이라고 본다. 그런 방향으로의 법개정도 바람직하지 못하며, 그런 類의 입법은 오히려 판례를 통한 법발전에 장애가 될 소지가 크다고 하겠다. 판례변경의 동기를 분류하여, 법원의 법적 견해의 변경으로 인하여 판례가 변경된 경우에는 소급효를 부정하고, 객관적 법상황의 변경에 기하여 판례가 변경된 경우에는 소급효를 긍정하자는 절충적 견해도 있으나, 두가지 동기의 구분기준이 애매하고 또 소급효부정설에 대한 비판이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대법원 1999. 7. 15. 선고, 95도2870 판결의 소수의견에서는 형사법에서 국민에게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 실제의 법률생활에 있어서는 특히 최고법원판례의 경우 사실상 구속력을 가지고 국민에 대하여 그 행동의 지침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당해 사건을 최종적인 판단에 의하여 해결하는 기능 뿐 만 아니라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제도적 기능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는 점, 법원의 일관된 법해석은 국민의 법의식상 사실상 구속력이 있는 법률해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소급효를 부정하고 있다. Ⅳ. 평석 판례변경의 소급효를 부정하는 견해의 주된 근거는 국민의 법생활에 있어서의 신뢰와 예측가능성을 보호하자는 데 있다. 하지만 ‘판례‘에 있어선 ‘법률’의 경우에 비해서 신뢰와 예측가능성의 보호의 필요성이 훨씬 적다고 생각한다. 우리 法院組織法 제7조 제1항 제3호에서는 대법원에서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部가 아니라 全員合議體에서 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단순히 대법원의 부와 전원합의체의 관할을 분배하는 의미를 갖는데 그치는 것은 아니고, 본 판례변경의 주제와 관련하여 본다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의 심판이라는 신중한 절차를 거치면 종전의 판례의 입장을 변경하여 바로 당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즉 새 판례의 소급효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 실정법에 판례변경의 소급효를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이상, 형법 제1조 제1항에 의하여 신법의 소급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법률변경’의 경우에 비한다면 판례변경에 있어선 국민의 신뢰보호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판례변경은 상소나 비상상고의 사유가 되지도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법원이 형벌불소급의 원칙의 적용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판례를 변경함으로써 법률개정의 효과를 도모하는 경우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이 논제와 관련하여 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점은 해당 판례에서 죄형법정주의 등 헌법상의 원리나 책임주의에 부합하게끔 법을 정당하게 해석하였는지 아니면 그러한 원리에 어긋나게 부당한 해석을 하였는지의 문제가 될 것이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하급심의 판례변경에 있어선 상소에 의해서, 대법원의 판례변경에 있어선 비상상고의 절차에 의해서 구제를 받을 수 있을 뿐이며, 소급효금지의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형벌불소급의 원칙은 1차적으로는 입법자의 정치적·자의적 입법활동을 규제하자는 취지를 갖는 것이므로, 그 원칙을 법관의 합리적·양심적 재판활동에 대해서까지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한 논리이다. 특히 종전판례가 명백히 잘못된 내용인 경우에는 그것을 올바르게 변경하여 당해 사건에 적용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제3호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형법 제1조 제1항의 규정도 그러하지만, 법관에 의한 정당한 법형성과 법발전을 뒷받침해주는 의미를 갖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판례변경의 소급효를 인정하여 변경된 판례를 당해 사건에 대하여 바로 적용하고 있는 위 대상판결의 判旨는 타당하다고 볼 것이다.
2002-01-10
보험약관설명의무의 범위 및 무면허운전
【사 실】 소외 홍인의는 1997.3.3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자신이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구입하여 피고회사 명의로 등록하고 피고회사의 업무수행을 위한 廢엔진오일 운반용 차량으로 제공하되, 운전사의 고용 및 급여의 지급, 보험계약의 체결, 차량관리 등에 관한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피고회사는 홍인의에게 이 사건 화물자동차의 운송물량에 따른 운송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차량운용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홍인의는 피고회사명의로 1997.4.14 피고회사를 기명피보험자로 하여 원고와 이 사건 화물자동차에 관하여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원고회사 소속 보험모집인 소외 정창화가 보험계약자인 피고에게 보험계약의 성질에 대하여 정확히 설명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제1종 보통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고지하였으며, 원고회사 울산지점의 영업소장이나 울산지점 심사담당자조차도 그렇게 알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정당한 보험계약으로 인정하는 등의 잘못을 범하였다. 홍인의가 고용한 운전사 정명화가 제1종 보통면허를 가지고 피보험자동차인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운전하다가 본건 사고를 내었다. 원고인 보험회사가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을 근거로 보험금지급채무의 부존재에 관한 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한데 대하여, 피고는 1. 보험모집인 정창화 및 원고회사 울산지점의 영업소장이나 울산지점 심사담당자가 잘못을 범하였다는 이유로 원고회사에게 신의칙상 또는 보험계약상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2. 정창화의 잘못된 고지로 인하여 피고회사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제1종 보통운전면허 소지자가 운전하는 것이 무면허운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이 신의성실의 원칙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7조 제2호, 제3호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며, 3. 본건 무면허운전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승낙이 없으므로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이 적용될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판 지】 1.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 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면허를 가지고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여야 무면허운전이 되지 않는지는 보험자의 약관설명의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2.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상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사고 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시에 무면허운전중이었다는 법규위반 상황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유로 규정한 것으로서, 운전자가 그 무면허운전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면책약관상의 무면허운전에 해당된다. 3. 자동차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명시적·묵시적 승인하에서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서,…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무면허운전자의 관계, 평소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무면허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 목적, 평소 무면허운전자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의 제반 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인정하여야 한다.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받아 자동차를 사용하거나 운전하는 자로서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자(이른바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있다고 할 수 없어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회사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그 업무수행을 위해 차량을 제공하되 운전사의 고용 및 급여 지급 등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자신이 책임을 지기로 약정한 자동차 소유자의 승낙 하에 그 피용자가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 설】 서론 : 본 판결에는 피보험자의 승낙과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의 관계에 관하여 대체로 3가지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아래에 판시의 순서에 따라 설명하기로 한다. 1. 보험약관명시설명의무의 범위 보험자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상법 제638조의3,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체결한 보험계약도 약관을 보험단체의 법규범으로 보아 유효하다는 주장도 있다(법규범설). 상법 제638조의3 제2항이 이 위반에 대하여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부터 1월내에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데 그친 것도 이러한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는 약관 일반에 관한 규정인데 대하여 상법 제638조의3은 보험계약의 약관에 관한 특별법이라고 보는 것이 법체계상 온당하므로 이 견해도 현행법의 해석으로서 논리에는 맞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약관을 규제하여 특히 보호해야할 보험계약자에게 너무 불리하다. 그래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에 기하여 이에 위반한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정된 판례이다(대법원 1998.6.23.선고 98다14191판결 ; 대법원 1998.11.27.선고 98다32564판결 ; 대법원 1999.3.9.선고 98다43342, 43359판결 참조). 그러나 본 판결이 어떤 면허를 가지고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여야 무면허운전이 되지 않는지는 보험자의 약관설명의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점에는 의문이 있다. 이 판결의 태도에는 상술한 법규범설의 영향이 엿보인다. 이 판시에 따르면 어떤 것이 보험자의 약관명시 설명의무의 범위에 포함될까. 무면허운전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약관의 명시는 될 수 있더라도 약관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은 될 수 없다. 약관의 명시 설명의무는 약관이 당사자간의 계약내용이므로 이 계약에 의해서 어떤 권리의무가 발생하는지를 당사자가 알고 동의하도록 하기 위해서 보험자에게 부담시킨 것이다. 그런데 보험자측의 보험모집인과 보험자의 울산지점의 영업소장이나 울산지점 심사담당자조차도 그 내용을 잘못 알고 있었다. 보험자측 스스로도 알지 못한 내용을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 이러한 계약에 당사자가 내용을 알고 합의했다고 볼 수 있을까. 무면허운전에 대한 처벌은 법률의 규정(도로교통법 제109조)에 의한 것이지만 이로 인하여 보험자가 면책되는 것은 당사자가 합의한 보험계약의 조항에 따른 것이다. “보통보험약관이 계약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그 자체가 법규범 또는 법규범적 성질을 가진 약관이기 때문이 아니라 보험계약당사자사이에서 계약내용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이라는 대법원의 지론(대판 1985.11.26, 84다카2543 ; 동 1986.11.26, 84다카122 ; 동 1989.11.14, 88다카29177 등 다수)에 따른다면, 이러한 약관은 보험계약의 일부로서 당사자를 구속할 수 없을 것이다. 대판 1992.7.28, 91다5624는 은행거래약관을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다 하여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이 판결을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약관을 작성한 사업자측도 그 내용을 잘못 이해한 본 판결의 사안과는 역시 다른 경우이었다. 2. 무면허운전의 인식 이 면책약관이 유효하다고 전제한다면, 운전자가 그 무면허운전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면책약관상의 무면허운전에 해당된다는 것도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1991.12.24.선고 90다카23899전원합의체판결 ; 대법원 1993.3.9.선고 92다38928판결 ; 대법원 1997.9.12.선고 97다19298판결 ; 대법원 1998.3.27.선고 97다6308 판결 참조). 그러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사고 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에 무면허운전 중이었다는 법규위반상황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유로 규정한 것”이라는 설명은 부당하다.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인에 의한 보험사고의 위험을 보험에 의한 보호에서 배제하였다면 보험자는 그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해줄 의무가 없다. 대판 1993.11.23, 93다41549에 의하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차량의 관리자 내지 운전자의 사용자로서 그에게 요구되는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운전자의 무면허사실을 알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면책약관은 적용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의견은 보험자의 면책을 피보험자에 대한 제재로 보는 태도로서 무면허운전을 보험금지급의무에서 제외한 보험자측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며 사법이론과 조화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보험자는 보험계약자에게 제재를 가할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3. 승낙피보험자의 승낙에 의한 무면허운전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을 아무런 제한 없이 적용한다면 무단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한 경우에 자동차보유자는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면서도 자기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무단운전자의 운전면허소지의 여부에 따라 보험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어 피보험자에게 너무 가혹하여 불합리하므로 피보험자의 명시적 묵시적 승인 하에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며, 기명피보험자의 직접적인 승낙이 없고 이로부터 운전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설시도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 대판 1993.12.21, 91다36420와 1994.1.25, 93다37991에 의하면, “승낙피보험자는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자나 기명피보험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제3자로 하여금 당해 자동차를 사용, 운전하게 승인할 권한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양승규 교수는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례“라고 비판한다(보험법 제3판, 412면 주19). 그러나 이 판례는 그후에도 이어졌다(대법원 1994.5.24.선고 94다11019판결 ; 대법원1995.9.15.선고 94다17888판결 ; 대법원 1996.2.23.선고 95다49776 ; 대법원 1996.10.20.선고 96다29847판결 ; 대법원 1997.6.10.선고 97다6827 ; 대법원 2000.2.25.선고 99다40548판결 참조). 그러나 본 판결의 사안에서는 기명피보험자인 피고회사가 홍인의에게 운전자의 고용을 인정한 이상 운전자에 대한 운전승인권도 부여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판 1993.1.19, 92다32111에서도 “기명피보험자와 자동차를 빌리는 사람과의 사이에 밀접한 인간관계나 특별한 거래관계가 있어 전대를 제한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추인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대의 추정적 승낙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 판결에서는, 무면허운전면책약관이 적용되는가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기명피보험자의 간접적 승인을 받은 자의 사고에 대하여도 보험자는 보상의무가 있는지가 문제였다. 그런데 위의 대판 2000.2.25, 99다40548에서는 무면허운전면책조항에 관하여 “기명피보험자인 이글렌터카의 영업소장인 김태영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상 피보험자동차를 운행한 자격이 없는 만 21세 미만자인 김승우 또는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 최보국을 임차인으로 하여 이 사건 자동차를 대여하고 21세 미만자인 김승우에게 이 사건 차량을 현실적으로 인도해 주었다는 것이므로, 이는 김태영이 그 대여 당시 21세 미만의 자가 김승우 또는 최보국으로부터 지시 또는 승낙을 받아 이 사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승인할 의사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직접적 또는 간접적 표현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웅의 이 사건 자동차의 운전은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아니라 기명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도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위의 97다6827판결에서는 “지입차주의 승낙 아래 무면허로 화물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에는 무면허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사고를 낸 무면허운전자가 지입차주의 우발적 승인을 받고 운전한 자가 아니고 이 화물자동차를 상시 운전하는 자였다면 기명피보험자인 지입회사의 양해가 있었다고 보아 면책조항의 적용을 인정한 판지는 타당하다. 그리고 홍인의가 실질적으로 본건 화물자동차의 차주이고 피보험자임을 기준으로 하면 그가 고용한 운전자 정명화는 승낙피보험자가 될 것이다. 반대로 형식을 기준으로 피고회사가 차주이고 피보험자라고 한다면 피고회사소유의 본건 화물자동차를 상시로 운전하는 정명화는 적어도 그의 묵시적 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가 될 것이다. 본 판결도 제시하고 있는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여러 기준들에 의하더라도 최소한 회사의 묵시적 승낙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 아닐까. 결어 : 본 판결은 보험자의 약관명시 설명의무 위반을 부당하게 부인하고 나서, 그 결과를 승낙피보험자의 개념에 의하여 무리하게 시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이 결론은 2중의 이론상 오류에 의하여 도달한 것이다.
2000-09-04
수취인·발행일 기재 없는 어음의 효력
1. 사실관계 청구인 K는 J1이 발행한 액면금 1,500만원, 지급일 1995.10.10. 지급지 서울, 지급장소 한일은행 퇴계로지점, 발행지 서울시 성북구 안암동 1가 69, 발행일란 및 수취인란이 각 백지로된 약속어음 1매를 J2로부터 지급거절증서작성의무가 면제된 채로 배서양도받았다. K는 이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으로서 지급기일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당하자 약속어음의 발행인인 J1과 배서인인 J2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약속어음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96가단 11576). 이에 대해 배서인인 J2는 이 약속어음이 필요적 기재사항인 발행일란과 수취인란이 백지인 채 지급제시되어 무효이므로 약속어음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항변을 하였다. 이에 K는 같은 법원에 약속어음의 효력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어음법 제76조 제1항 전문, 제75조 제5호 및 제75조 제6호중 ‘발행일’부분이, 발행일과 수취인 기재가 누락된 어음소지인의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을 상실하게 하는 것은 과잉입법으로서 위헌이라고 주장하여, 이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97카기157)을 하였으나, 동법원이 이를 1997.6.11. 기각하자 1997.6.30. 그 기각결정정본을 송달받고 1997.7.7. 위 어음법규정들이 헌법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보장과 헌법 제37조 제2항 및 헌법 제103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쟁 점 어음법 제75조 제5호에서 “지급을 받을 자 또는 지급을 받을 자를 지시할 자의 명칭”(수취인)을, 그리고 제75조 제6호에서 “발행일”을 각각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제76조 제1항에서 이를 기재하지 않은 증권은 약속어음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그런데 실제의 어음거래에 있어서는 발행일 및 수취인이 기재되지 아니한 어음도 어음요건을 갖춘 완전한 어음과 마찬가지로 당사자간에 발행되어 널리 유통되고 있으며, 어음교환소와 은행 등을 통한 결제과정에서도 발행일 및 수취인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거절됨이 없이 발행일 및 수취인이 기재된 어음과 마찬가지로 지급·결제되고 있다. 사정이 그렇다 하더라도 일단 부도가 되어 법률상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어음소지인이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려면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여야 하며(어음법 제38조 제1항, 제77조 제1항 제3호), 적법한 지급제시는 원칙으로 제시기간내에 완성된 어음을 제시하는 것이고, 완성된 어음이란 어음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는 어음의 필요적 기재사항을 흠결없이 모두 갖춘 자를 말한다. 그 중 하나라도 흠결하면 완성된 어음이 아니며, 그런 어음을 제시하는 것은 적법한 제시가 아니다. 특히 배서인에 대해 소구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만기일 또는 만기일에 이은 2거래일 이내에 적법한 지급제시를 하여야 한다(어음법 제53조 제1항, 제38조 제1항). 그런데 이 기간은 매우 짧아서 수취인 및 발행일이 흠결된 어음이 부도처리되어 반환된 경우에는 이미 이 기간을 경과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사건의 법률상의 쟁점은 실제에는 약속어음소지인이 수취인이나 발행일의 기재가 흠결된 어음을 지급제시할 경우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이 상실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이다. 3. 외국의 입법례 제네바에서 체결한 1930년의 어음법통일조약의 내용에 따라 제정된 통일법계어음법들에서는 발행일 및 수취인은 어음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미국법은 발행일을 어음의 필요적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미국통일상법전 제3장 제114조 제1항). 미국법은 종전에는 수취인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하여 그 기재가 없는 증권은 흠결증권으로 하여 증권상의 권리가 상실되는 것으로 하였으나, 1994년 법개정을 하여 수취인을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하여 그 기재가 누락된 경우에는 소지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미국통일상법전 제3장 제109조(a)(2)항). 영국법은 발행일을 임의적 기재요건으로 규정(영국환어음법 제3조(4)(a)항)하고 있는 반면에 수취인은 필요적 기재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영국환어음법 제6조(1)항). 그 밖에 198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국제환어음, 국제약속어음에 관한 UN협약’안에서는 발행일은 필요적 기재요건으로 규정하였으나, 수취인은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였다. 4. 헌법재판소의 판단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를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입법자는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다. 그렇지만 입법형성권을 통하여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되고 사회적 기속성을 함께 고려하여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는 등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입법자가 어음법을 입법하고 이 사건의 법률조항들을 형성함에 있어서 수취인과 발행일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한 입법목적과 의미는 다음과 같다. (가) 입법자는 어음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어음면상에 기재할 어음요건들을 특히 엄격하고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거래의 안전과 원활한 유통을 보장해야 하며, 이러한 입법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취인과 발행일 역시 다른 어음요건과 함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하여 어음관계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국제간의 어음거래의 편의를 위하여 독일 등 국가와 보조를 맞추어 제네바 통일조약의 내용들을 수용하여 수취인과 발행일을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였다. (나) 발행일은 발행일자후 정기출급어음의 만기를 정하는 표준이 되고(어음법 제36조, 제77조 제1항 제2호), 원칙으로 일람출급어음의 지급을 위한 제시기간을 정하는 표준이 된다(어음법 제34조 제1항). (다) 수취인을 기재하지 아니한 어음은 ‘소지인출급식 어음’이 되어 수표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입법자가 입법목적에 비추어 어음관계자의 이해와 공익적 필요 등을 비교형량하고 조정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 발행일과 수취인을 어음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함과 동시에 그 기재를 흠결하는 경우 어음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더라도 그것은 입법형성권의 범위내이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문제된 법률조항들은 헌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위반되지 않는다. 어음제도나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포함한 어음법은 사유재산권을 부인한 것이 아니며, 헌법 제23조 제1항 제2문에 의거 어음상의 권리의 득실·변경·행사 등에 관한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서 정하여 형성한 것이다. 그결과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서 규정한 수취인과 발행일의 기재를 누락하여 소지인이 어음요건흠결로 배서인에 대한 소구권을 상실한다하더라도 이는 기본권의 제한을 정한 규정이라 할 수 없다. 5. 평 석 종래 대법원은 어음요건으로서의 발행지(대법원 전원합의체 1998.4.23. 선고, 95다36466판결)(이 판결에 대하여 반대하는 평석으로는 이기수, 어음요건으로서의 발행지, 법률신문 1998년 5월 18일, 14쪽; 최기원, 발행지기재의 흠결과 어음의 효력, 법률신문 1998년 6월 1일, 14, 15쪽이 있고, 찬성하는 평석으로는 정찬형, 발행지의 기재없는 약속어음의 지급제시의 효력, 법률신문 1998년 5월 11일(제2692호), 14, 15면이 있다) 및 발행지기재 없는 수표의 효력(대법원 전원합의체 1999.8.19. 선고, 99다23383 판결)에 대한 판결에서 어음과 수표에서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될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발행지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도 어음·수표로서의 효력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 이전의 판단을 번복한 바가 있다. 어음은 엄격한 요식증권으로서 법에서 규정하는 요건을 다 구비하여야 하고 그 요건가운데 일부라도 흠결되면 특히 법에서 구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한 증권으로서 효력이 없다(이기수, 어음법·수표법학, 제4판, 1998, 95쪽 아래). 그런데 어음(수표)요건으로서 발행지와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수취인(수표의 경우에는 수취인의 기재는 필요적 사항이 아니다), 발행일을 차별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례는 특히 환영하여야 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의 어음법·수표법은 제네바 어음법통일조약, 수표법통일조약에 근거하여 제정되었고 어음은 엄격한 요식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실정법의 오해에서 비롯된 일부 실무계에서의 관행을 고려하여 법을 개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이 법률의 명문규정에 반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이나 국민의 법준수의식 등에 비추어 문제가 심각하다. 종래 발행일, 수취인(발행지도 마찬가지이다) 미기재의 어음·수표(수표에서 수취인의 기재는 예외)에 대하여 일부 지급이 이루어졌던 것은 은행실무가들의 법의 규정의 취지의 무지로 요건흠결의 증권에 대하여 지급을 하였던 것이고 그것은 결코 현행법하에서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위의 대법원판례는 그러한 잘못된 법위반행위를 도와주는 격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발행일과 수취인에 대하여 어음의 엄격한 요식성을 들어 그 기재없는 어음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결정을 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대법원보다는 한 수 위임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하면서 크게 환영한다. 종래 우리의 법제도의 정비·운용의 실상을 보면 입법부는 지키기 어려운 법을 치밀한 준비없이 제정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행정기관이나 사법부가 위법을 초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사법부의 최고의 위치에 있는 대법원이 실정법을 저버리고 판례의 법형성(Rechtsfortbildung)의 한계를 일탈하는 판단을 내렸었는데 이번에 헌법재판소는 그래도 명백한 실정법을 준수하는 쪽으로 판단을 하여 많은 지지를 보낸다.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는 정확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한 법개정을 통하여 합리적인 내용의 법률규정을 마련하고 그를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관건이다. 이 때에도 우리의 어음법·수표법이 서 있는 토양 내지 뿌리의 인식과 제외국 가운데 특히 그러한 같은 토양위에 서 있는 국가들의 논의 및 법개정과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망각하여서는 안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현단계에서는 발행지, 수취인(수표의 경우 예외), 발행일은 명백한 어음요건으로서 이를 기재하지 않은 채 지급제시한 경우는 소구요건을 흠결하여 배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결국 어음·수표의 엄격한 요식성, 우리법의 성립토양, 근대국가의 삼권분립의 원리 및 국민의 실정법파악과 그의 준수의식 등에 비추어 이번의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2000-03-20
환경이익의 침해와 유지청구권
I. 序 說1. 事件槪要 1993년 11월 23일에 주식회사 신성과 김영숙외 2인은 봉은사와 인접한 5필지의 토지위에 대지면적 3천26.9㎡, 건축면적 1천5백94㎡, 연면적 3만4천2백2㎡, 건물높이 약 80m에 이르는 운봉빌딩과 운봉스포츠센터 등 2동의 건물을 건축하기로 하는 건물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건축공사를 시행하다가 봉은사가 금1억원을 공탁할 것을 조건으로 운봉빌딩중 지상 15층 건축물 높이 72.3m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건축공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가처분결정 (서울민사지법 1994.6.1, 94카합32562)에 의하여 공사를 중단하였다. 그러던 중, 주식회사 신성 등이 예정한 19층 높이의 건물을 완공하게 될 경우에는 봉은사에 인접하여 사찰내부 전체를 가까이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 그로 인하여 사생활을 침해하고, 신청인 사찰의 경관과 문화재의 문화적 가치 및 기능을 파괴하며 불교도량으로서의 환경과 종교활동을 현저하게 해할 우려가 있고, 조망을 저해하고, 위압감을 주는 등 봉은사의 환경권을 침해하며, 이러한 침해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될 것임으로 4층이상의 건축을 금지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2. 判決要旨 (1) 환경권은 명문의 법률규정이나 관계법령의 규정 취지 및 조리에 비추어 권리의 주체, 대상, 내용, 행사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정립될 수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다. (2) 인접대지에 어떤 건물을 신축함으로써 그와 같은 이익이 침해되고 그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위 토지등의 소유자는 그 소유권에 기하여 그 방해의 제거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청구를 할 수 있다. (3) 운봉빌딩이 당초의 예정에 따라 신청인 사찰과 불과 6m의 거리를 둔 채 신청인 사찰 경내 전체를 내려볼 수 있도록 높이 87.5m의 고층으로 신축하게 되면 신청인 사찰의 일조가 침해되는 외에도 위 건물이 신청인 사찰의 전체 경관과 조화되지 아니하여 신청인 사찰의 경관이 훼손되는 결과로 될 뿐만 아니라 사찰 경내의 시계 차단으로 조망이 침해되고, 그 한편으로 위 사찰에서 수행하는 승려나 불공 등을 위하여 출입하는 신도들에게도 그들의 일상생활이나 종교활동등이 감시되는 듯한 불쾌감과 위압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결국 신청인 사찰이 종래 유지하여 온 조용하고 쾌적한 종교적 환경이 크게 침해될 우려가 있고, 그 침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할 것이므로, 신청인이 위 운봉빌딩에 관하여 피신청인에 대하여 신청인 사찰의 사찰로서의 환경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그 건축공사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조처는 정당하다. 3. 판결의 주요쟁점 이 판결과 관련한 법률적 쟁점은 첫째 環境權의 本質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즉 環境權의 法的意味와 그 包攝範圍 등이 문제가 된다. 둘째로 環境이나 生活利益을 침해하는 때에 救濟手段으로 인정되는 損害賠償請求權이나 留止請求權의 行使要件으로서 受忍限度의 범위의 문제이다. 셋째로는 環境利益의 侵害時에 침해에 대한 禁止請求를 인정한다면 그러한 留止請求權의 法的根據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마지막 문제에 대해서만 논구하고자 한다. II. 環境利益의 侵害와 留止請求權1. 留止請求權의 意義 留止請求權이라 함은 환경상의 利益侵害를 이유로 그 침해행위의 중지 또는 예방 등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권리는 일정한 作爲 또는 不作爲를 請求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데, 前者는 소위 改善命令을 구하는 것으로 防止의 設備 또는 防止施設의 撒去 등이 주된 것이며, 後者는 대체로 禁止命令을 청구하는 것으로 시설물의 設置禁止나 惡臭, 汚水物排出 등의 禁止가 주된 것이다. 이에 대해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독일민법과는 달리 우리 民法典에서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지만 學說과 判例는 이를 인정하는데 異見이 없다. 2. 留止請求權의 根據 이러한 留止請求權을 인정하는 법적 근거로는 被害者가 지배하고 있는 토지나 건물에 대한 物權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그러한 침해에 대해 物權的請求權에 의해 侵害의 中斷 내지 豫防을 청구하는 것으로 보는 물권적 청구권설이 있다. 이 견해는 독일의 Klausing이 주장한 것으로 (Klausing, Immissionsrecht und Industrialisierung, in:JW 1937, S.68) 독일 민법 제906조나 우리 대법원이 따르고 있다(大判 1997. 10. 28, 95다15599; 同 1974. 12. 24, 68다1489). 이외에도 生活妨害는 상린자들의 人格을 침해하는 요소가 강하며, 이러한 인격권은 물권과 같은 절대권으로서 이러한 인격권이 留止請求權의 근거가 된다는 인격권설과 (加藤一郞, 公害法の生成と展開, 152면 이하; 柳元奎, 제217조, 民法注解 (V)298면). 우리 헌법 제35조1항에서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권에서 근거를 찾는 環境權設이 있다. 더 나아가 생활방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의 근거로서 生活利益의 침해에 의하여 不法行爲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그 효과로서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妨害排除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不法行爲設이 있다. (伊藤高義, 差止請求權, 現代損害賠償法講座 5, 396面) 이상의 견해들을 검토해 보면, 物權的請求權說은 생활방해가 실질적으로는 그 거주자의 인격적 이익 내지 환경적 이익에 대한 침해의 요소도 많은데 이 점을 간과하고 있으며, 人格權設이나 環境權說은 아직 사법상의 권리로서 일반적으로 승인된 개념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생활방해에 대한 규정이 物權編에 속해 있는 법체계와 관련해 볼 때에도 이것을 留止請求權의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不法行爲說은 영미법과 프랑스와는 달리 생활방해를 물권편에 독자적인 규정을 두고 相隣關係的 接近方法을 취하고 있는 우리 법체계에서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구제는 원칙적으로 金錢賠償이며, 名譽毁損에 대해서만 적당한 처분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방해로 인한 침해에 대한 구제로서 유지청구권을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留止請求權의 법적근거를 物權的請求權說에서 찾는 것이 인격권적 성질을 간과하는 등의 약점이 없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무난한 견해라고 생각된다. 3. 留止請求權의 行使要件 (1) 독일 민법 제1004조 1항에서 표현하고있는 바와 같이 「계속하여 침해될 우려」가 있는 때에 留止請求權이 허용된다. 소위 이러한 반복적인 위험은 원고의 주관적인 관념에 기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것이어야만 한다(Staudinger-Karl-heinz Gursky, 1004 BGB, 12, Aufl., 1989, Rn.153). 따라서 이것은 침해의 반복이 확실하거나 혹은 최소한 명백한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인정할 만한 정황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침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抽象的이고 理論的인 가능성만으로는 불충분하다.(Vgl.RGZ 63, 379 OLG Hamburg OLGE 31, 329) (2) 留止請求權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受忍의 限度를 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통념상 受忍限度의 超過與否는 피해의 성질 및 정도, 피해이익의 公共性과 社會的 價値, 가해행위의 態樣, 가해행위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방지조치 또는 손해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 및 인허가관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大判 1995.9.15, 95다23378). 그러나 생활방해에 의한 침해가 受忍限度를 넘었다고 해서 곧 바로 留止請求權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지를 허용함으로써 생기는 加害者와 被害者行爲들을 종합적으로 比較衡量하여 그 허용여부가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III. 對象判決에 대한 評價 우선 봉은사의 文化的 宗敎的인 가치를 環境權으로서 認定할 수 있는가의 여부와 관계없이 19층에 달하는 빌딩중 일부층의 건축을 금지하는 판결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留止請求權의 行使要件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侵害의 정도가 受忍限度를 넘고, 그러한 侵害가 앞으로도 계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정당한 청구권자가 당해 침해자에게 금지를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판결에서는 受忍限度의 超過與否가 핵심적인 쟁점이 될 것이다.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는지의 여부는 모든 사정을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원심이 이러한 판단에 따라 16층이상은 受忍限度를 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16층이상의 건축은 文化財保護등 環境利益을 위하여 受忍限度를 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이 과연 문화재등 환경이익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수인한도로서 적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으나 이곳에서는 論하지 않는다.) 이것은 環境利益의 침해와 관련하여 전향적인 태도로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수인한도의 판단기준을 논외로 한다면,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이러한 留止請求權의 근거를 어디에서 찾느냐 하는 것이다. 환경권은 명문의 법률규정이나 관계법령의 규정취지 및 조리에 비추어 권리의 대상이나 내용등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어야 인정되는 것이므로(大判 1995.5.23, 94마2218) 私法上의 權利로서 인정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재로서는 환경권에 의한 妨害排除請求權을 행사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文化環境權이나 宗敎的 環境權이라는 권리로서 妨害排除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본 판결에서 마치 宗敎的 環境權을 통해 留止請求權을 인정할 수 있는 듯한 表現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生活妨害에 대한 留止請求權의 근거를 그 행사요건만 충족된다면 민법 제214조에 의한 소유권에 의한 妨害排除請求權에서 보다는 곧 바로 민법 제217조에서 그 근거를 찾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제217조의 「적당한 處分」은 生活妨害를 막는 모든 조치로서 민법 제214조에서 규정한 妨害排除請求權보다 具體化하고 補充 擴大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침해에 대해 구제가 용이할 것이다. 또한 판례처럼 제214조에 의한 物權的 請求權에서 留止請求權의 근거를 찾는 경우에는 다양하게 발생하는 生活妨害의 人格權 및 環境權的인 要素와 調和를 이루지 못하며, 생활이익의 침해에 대한 구제도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98-07-06
헌법불합치결정 개선입법그리고 대법원판결
●판결요지 헌법재판소가 구소득세법60조가 위헌임에도 굳이 헌법불합치 결정한 것은 위헌결정의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그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법률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구소득세법을 그대로 잠정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이다 ●평석요지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 법원은 국회에 의해 새로이 개정되는 개선입법내용에 의거하여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모든 사건을 처리하여야 할 것이다 Ⅰ. 事件의 經過 헌법재판소는 지난95년11월30일 구 소득세법 제60조등에 관한 위헌소원사건(헌재 95년11월30일 선고 91헌바1외 11건〈병합〉결정)에서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를 조세법률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의 취지에 반함을 이유로 헌법불합치로 결정하였다.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이 이미 개정되었음을 이유로 개정법률(1995년 소득세법)을 적용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그 조항은 1990년8월31일을 기점으로 변경된 양도소득세의 과표산정기준에 관한 경과규정을 결여하였다. 이로 인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적용기준에 따를 경우 심판대상이 된 조항을 적용하여야 할 그 당시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들의 대부분은 적용할 규정이 없어져 버리는 법의 흠결상태가 초래되었다. 이에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국회와 정부는 1995년12월29일 재차 소득세법과 그 시행령을 개정하여 개정법령(1996년 소득세법)을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가 적용되던 부분에 소급적용하고자 하였다. 그렇지만 이 재개정된 법령조차도 단지 1990년8월31일 이전에 취득한 토지의 취득가액을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만을 두었을 뿐, 양도가액을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대법원은 지난 1997년3월28일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소송에서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 관련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는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를 잠정 계속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여 그 결정취지를 전혀 다른 의미로 파악하였다. Ⅱ. 大法院 判決의 要旨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판단하면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인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이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직권으로 검토하였다. 대법원은 판결이유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유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가 위와 같이 구 소득세법 제60조가 위헌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은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경우 그…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개정법령의 시행일 이전에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불합치결정의 『이유 전단에서는 종래의 법령의 계속 적용이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후단에서는 개정법률이 위헌성이 제거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당해사건 등에 소급하여 적용할 것을 설시하고 있으나, 이를 소급적용할 법리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있어서는 위 개정법률은 양도 당시의 과세표준시가표준액 등에 의한 기준시가를 위 개정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결하고 있으므로 위와같은 사례에 있어서는 그 처분이 전부 취소될 수 밖에 없어 위 결정이유 전단에서 헌법불합치결정을 채택하는 근거…에 정면으로 모순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이상의 점에 의거하여 대법원은 이 사건 관련 헌법불합치결정을 『그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된 법률이 시행되기 이전까지는 종전 구 소득세법 제60조를 잠정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의 결정이라고 이해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Ⅲ. 問題의 提起 이 판결, 관련된 헌법불합치결정 그리고 관련된 법령의 개정과정 등을 바탕으로 살펴 볼때, 다음과 같은 몇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대법원은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와 관련한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는 명백하게 다르게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구체적인 사건을 해결하였는데, 과연 이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둘째,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이미 개정된 법률조항을 소급적용할 것을 명하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법적 효과를 의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할 수 있다면, 이미 개정된 법률조항을 소급적용함에 있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은 없었는지에 관해 검토할 여지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급적용과 무관하게 이미 개정된 법률조항과 그 시행령 자체에 법적 흠결은 없었는가 하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셋째, 대법원은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주장하기 위하여 그것을 위한 논리적 연결고리로서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점은 없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아울러 소급적용할 법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과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개정법률의 규정이 없다는 점을 불합치결정취지의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타당성이 인정되는가 하는 점이다. 넷째,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 소급적용하여야 할 법령상의 흠결을 이유로 입법자는 재차 1996년 소득세법으로 개정하였었는데, 이것을 적용하여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이와 더불어 재차 개정된 법률(1996년 소득세법)을 적용하여 관련사건을 해결하는데 문제의 소지는 없는가도 지적되어야 한다. 다섯째, 현재 대법원은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에 관한 헌법불합치결정과 관련하여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제시하여 유사사건에 대해 일종의 지침적인 판결을 선고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를 바탕으로 현재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이 처리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만약 타당치 않다면, 누가 어떠한 방법으로 이것을 해결할 것인가도 지적되어야 한다. Ⅳ. 評 釋1. 憲法裁判所 決定趣旨의 恣意的인 理解 대법원은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와 관련한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는 명백하게 다르게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구체적인 사건들을 처리하였다. 과연 이것이 적절한 가 하는 점을 검토하기로 한다. 우선,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굳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은 위헌결정의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개정법령의 시행일 이전에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은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은 근거법률이 비록 불합치결정되었다 할지라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과연 그런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없이 단정적으로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예정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논리의 왜곡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의문이다. 다음, 전술한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과 소급적용할 법리적 근거의 결여와 개별공시지가 환산규정의 불비로 인해 1979년 소득세법하에 이루어진 「처분이 전부 취소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셋째, 헌법재판소의 결정의견은 불합치결정에 있어 법적 효과로 예정되는 방안으로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과 개선입법의 소급적용이라는 두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그중 명백히 후자를 선택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마치 헌법재판소가 일관되지 못하게 위의 두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이해함과 아울러 후자를 적용함에 따른 문제점을 적시하면서 전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당위성을 제시하려고 하였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넷째, 대법원은 개정법률을 소급적용하는 경우 1995년 소득세법은 양도 당시의 과세시가 표준액 등에 의한 기준시가를 위 개정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결하고 있기 때문에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있어서는 그 처분이 모두 취소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환산규정의 결여로 인해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이 야기되는 것은 비단 헌법불합치결정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그러한 결정이 없었다 할지라도 입법상 불비 그 자체로 인해 초래될 수 있었음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그러한 문제가 야기된 요인을 전적으로 불합치결정의 탓으로 돌리거나 그러한 연유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를 전혀 다른 의미로 파악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다섯째, 이 사건 판결의 내용을 검토할 때, 취득시점은 1983년12월14일이고 양도시점은 1992년9월29일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후에」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개정법률의 소급적용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사유중의 하나로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전에」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있어서는 위 개정법률은 양도 당시의 과세표준시가표준액 등에 의한 기준시가를 위 개정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결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이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판단을 직권으로 수행함에 있어 전혀 부적절한 논거를 제시한 것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하겠다. 2. 從來의 處分維持의 타당여부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굳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취지는 위헌결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개정법령의 시행일 이전에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필자가 보기에는,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부과처분은, 비록 그 근거법률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하는 것으로 대법원이 파악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면 과연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부과처분은 불합치결정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을 대법원이 도출할 수 있는 것이며 또 그렇게 파악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 검토되어야 한다. 먼저, 전자를 살펴 보면, 종래 헌법재판소는 재판의 전제성문제와 관련하여 위헌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의 성격에 관해 하자의 중대명백설과 법익형량이론을 적용하여 원칙적으로는 취소사유로 파악하고 단지 예외적으로만 무효사유로 파악하였다. 그렇지만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법적 성격에 관해 헌법재판소가 직접적으로 언급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전혀 개념정립을 시도하지 아니하였던 것을 종래의 부과처분의 유지라고 단정하여 파악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것은 자신이 전개하는 논리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국가기관이 고유하게 제시한 바도 없는 견해를 자의적으로 대법원 스스로 창설한 것으로 밖에는 달리 이해할 방법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음,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은 근거법률이 불합치결정되었다고 해서 그 처분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불합치법률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요구하였다면, 이러한 주장의 타당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그것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개선입법의 소급적용을 결정의견으로 명확히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미 개정된 법률의 소급적용이라는 법적 효과가 의도되어 불합치결정이 이루어진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그렇지만 그것이 반드시 종래의 처분의 유지라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여진다.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효력에 관해서는 위헌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효력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헌법불합치결정은 당해 법률을 위헌으로 확인하는 결정이 아니다. 따라서 법률이 헌법불합치로 결정되었다고 해서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법률의 개정 또는 폐지로 인해 당해 처분의 법적 근거가 변경 또는 소멸된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3. 不合致決定의 法理的 根據의 缺如여부 법률에 관한 헌법불합치결정은 그 법적 효과에 있어 위헌결정의 경우와 다르다. 불합치결정의 경우 입법자에 대해서는 신속한 개선입법의 촉구로 작용하고, 법적용자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두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즉 법적용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불합치법률의 적용절차의 정지와 촉구된 개선입법에 의한 처리로, 그리고 예외적으로는 불합치법률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구법이 결정 당시 이미 개선입법되었다는 이유로 구법의 적용사안에 관해 개선입법을 소급적용하도록 하였다. 개정법률의 소급적용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면, 헌법재판소는 불합치결정을 선고함에 있어 반드시 입법자에 대한 개선입법의 촉구를 기본적인 전제로 하는가 하는 점이다. 불합치결정을 위헌결정의 법적 효과에 대해 일정한 제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할 때, 반드시 입법자에 대한 개선입법의 촉구를 전제로 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이미 개선입법되었다면 그 법률을 소급적용할 것을 법적용자에게 명하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1979년 소득세법에 관한 사건에서 이미 개정된 법률을 소급적용하라고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법 제47조제2항의 적용범위를 일탈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미 개정된 법률을 법적용자로 하여금 소급적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자유로이 선택한 결정유형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헌법재판소가 규범외부적인 법형성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대법원이 이 사건 판결에서 소급적용할 법리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타당치 않다고 할 것이다. 4. 遡及適用 對象法律의 法的 欠缺과 그에 대한 檢討責任 1995년1월1일 시행된 소득세법(1994년12월22일 법률 제4803호)은 1979년 소득세법과 그 시행령을 전면개정하면서 제99조제1항에 토지에 관한 양도소득세를 산정함에 있어서의 기준시가를 공시지가로 규정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1990년8월31일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산정하는 기준시가가 과세시가표준액에서 공시지가로 변경되었음에 따라 그 시점 이전에 취득한 토지의 취득가액을 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1995년 소득세법에 명시적으로 두어야 했으나, 이를 흠결하였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1979년 소득세법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하면서 결정당시 이미 개정되어 시행된 1995년 소득세법을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모든 사건과 앞으로 행할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모두」에 대해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헌법재판소는 1995년 소득세법 자체에 위헌적인 요소가 없었는가 하는 점과 1995년 소득세법을 1979년 소득세법이 적용되어야 할 사건에 소급적용시킬 경우 그로 인해 야기될 문제점은 없었는지에 관해 직권으로 판단하였어야 하겠다. 그리고 이미 개정된 법률의 소급적용이라는 결정취지는 종래 불합치주문을 제시하면서 개선입법의 촉구를 하는 경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결정취지를 반영하는 개선입법을 하도록 입법자에게 촉구하는 경우 개선입법의 책임여하는 입법자에 전적으로 귀속되고, 개선입법의 구체적인 적용문제는 법적용자에게로 귀착된다. 그러나 이번처럼 이미 개선입법이 이루어진 것을 소급적용토록 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제반 문제점을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검토하여야만 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점을 소홀히 다루었던 것은 아닌가 한다. 5. 1996년 소득세법에 의한 公示地價의 換算가능여부 대법원이 이번에 판결을 선고한 사건에 있어, 만약 1996년 소득세법을 적용하였을 경우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를 충분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물론 1996년 소득세법이 1990년8월31일 이전에 양도된 토지의 양도가액을 공시지가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판단이 불가능함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대법원의 재판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인정되는 일반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고, 단지 구체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개별적 효력을 가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속성을 감안할 때, 대법원은 이 사건의 판결에서 개선입법의 취지를 반영하는 내용으로 판단하였음이 타당하였다고 보여진다. 그와 아울러 아직 해결할 수 없는, 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방론으로 그러한 사건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적시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지적하여야 할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는 명백히 1995년 소득세법의 소급적용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사건의 판결에서 구태여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이라는 논리를 어렵게 도출할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1996년 소득세법을 소급적용하여 해결함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인가의 시각에서 접근하였어야 함이 타당했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1996년 소득세법을 소급적용하는 취지로 접근하였다면, 1996년 소득세법으로 개정한 입법자의 취지와 헌법재판소의 불합치결정취지를 모두 반영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Ⅴ. 問題의 解決方案 문제해결의 가장 용이한 방안은 국회에 의한 새로운 소득세법으로서의 개정이라고 본다. 입법자는 개정시에 두가지 사안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즉 그 하나는 공시지가 시행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과 관련하여 1990년8월31일 이전에 양도된 토지의 양도가액을 공시지가로 환산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칙의 경과규정에서는 새로이 개정되는 법률이 1979년 소득세법이 적용되는 사건에 소급적용됨을 명시하는 것이다. 이 방안이 현재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으로 보여진다. 헌법재판소가 결정 당시 이미 개정되어 시행된 1995년 소득세법을 소급적용하라고 한 취지는 궁극적으로 1995년 소득세법이 합헌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국회가 위에 제시한 형태의 개선입법을 한다 할지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법원은 새로운 개선입법 내용에 의거하여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모든 사건을 처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판결은 이미 확정되었음에 따라 결국 이 사건 판결취지와 앞에 제시한 방안과의 상충문제가 야기된다. 그렇지만 입법자가 제시한 방안에 따른다 할지라도, 이미 납부된 양도소득세를 전부 반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적불안정성의 초래문제는 그리 크게 야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재심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이 부분은 대법원이 스스로 선택한 부담으로 파악하여야 한다고 본다.
1997-09-22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에 상법 제190조를 준용하는 입법취지
法律新聞 2585호 법률신문사 株主總會決議 不存在確認의 訴에 商法 제190조를 준용하는 立法趣旨 일자:1995.9.15 번호:95다13302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一. 事實槪要 원고 주식회사 일진전기의 설립당시의 발행주식총수는 1만2천주로서 그 주주는 소외 A(3천7백20주), 그의 처인 소외 B(1천2백주), 그의 동서인 소외 C(1천주), 그의 질부인 소외 D(1천1백99주) 및 소외 E(3천6백주), 소외 F(6백주), 소외 G(4백80주), 소외 H(1천2백주)였는데,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인 대주주인 위 A가 1987년3월25일 부도를 내고 회사일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게 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그 당시 이사이던 위 E, H와 상의하여 위 E를 대표이사로 하기로 결정하고 그때부터 위 E가 회사일을 관장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위 E가 대표이사가 된 후에도 회사의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부채에 쪼들리게 되자 위 A는 1987년7월10일 실제 그 소유이던 주식 합계 6천1백20주(본인 및 위 B, C, D의 명의로 된 주식)를 소외 I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차용금채무에 대한 담보조로 소외 J에게 양도하였고, 위 J는 1988년2월27일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던 위 E가 실제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소외 K등을 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기재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여 가지고 오자 같은해 3월3일경 그 소유 주식의 의결권행사를 위 H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1988년2월27일 주주총회 개최일자에 맞추어 소급하여 작성해 주어 이를 사후에 추인하였다. 피고 김광국은 소외 K가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법인등기부상 등재되어 있는 동안인 1989년10월20일 원고회사를 대표한 위 K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9년10월26일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접수 제41035호로서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위 K의 처남인 소외 M이 위 E로부터 그 명의의 주식 3천6백주를 대금 3천만원에 양도받음과 동시에 원고회사의 실질적 경영권을 장악하여 회사를 운영하면서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당시 주주명부상 주주로 되어 있던 자신과 소외 N, H등 주주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하는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였다. 원고주장의 요지는 위 매매계약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K도 정관상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법인등기부상에만 이사 및 대표이사로 등재된 자이므로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권한이 없었고, 또한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회사의 공장건물 및 그 부지로서 원고회사의 영업활동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재산이므로 이를 처분할 경우 원고회사의 영업을 폐지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는 바, 이러한 재산을 처분할 경우에는 상법소정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함에도 원고회사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매도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로서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二. 法院의 判斷 1) 제1심인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제1민사합의부는「…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한 등기가 있으면 일응 그 등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경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할 것인 바, 법인의 경우는 적법한 대표자에 의하여 그 재산처분과 관련된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 유효한 원인행위에 터잡아 등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62년12월27일 선고, 62다630 판결 참조), 원고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위 등기의 추정력을 복멸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987년9월7일 원고의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부채정리를 위하여 원고소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주주 전원이 동의한 사실이 엿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1993년5월14일 선고, 92가합3844)는 것이다. 2)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는「…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주주총회는 실제 소집, 개최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을 작성한 것이어서 형식상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위 E, M이 사실상 원고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터에 그 주도하에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어 그들이 위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하게 함으로써 원고회사도 이에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형식상 위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피고에 대하여는 원고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위 매매계약이 원고회사를 대표할 적법한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체결되었거나 특별결의없이 이루어져 무효임을 내세우는 원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1995년1월20일 선고, 93나31032)라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제2부는「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도 상법 제190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의부존해확인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확정전에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바, 이는 형식상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상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상법 제380조 소정의 결의부존재확인 청구의 소에 있어서 결의부존재라 함은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서 소집, 개최되어 결의가 성립하였으나 그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의 부존재로 볼 수 밖에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고, 전혀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 작성하거나 또는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 볼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하여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와 같이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그 결의에 기초한 법률관계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 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당원 1991년8월18일 선고, 91다14369 판결; 1993년9월14일 선고, 91다33926 판결등 참조)」라고 전제하면서「…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상법 제37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1995년9월15일 선고, 95다13302)고 하였다. 三. 評 釋 1) 判例의 변천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둘러싼 소송사건중에는 결의부존재확인의 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소가 소송상 허용되는지, 소로서 허용된다면 소의 성질·대상은 무엇인가를 놓고 판례·학설이 다투어 온 바이다. 판례는 외형적·형식적으로도 총회의 결의로서 인정할 수 없는 결의부존재의 소라고 하는 定型을 인정한 후(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송은 통상의 소송으로서 일반민사소송법의 적용을 받아 그 확정판결은 그 당사자간에 있어서만 효력이 있고 제3자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대판 1968년2월20일 67다1979, 1980)을 취하였으나, 대법원은 1982년9월14일 전원합의체판결에서 현행상법 제380조의 규정에 근거가 되는 판결(80다2425)을 한 것이다. 1984년4월10일자의 상법개정시에 제380조의 규정에 부존재확인의 소에 관한 규정이 들어오게 되었는 바, 이 규정은 1995년11월30일자의 상법개정에서 다시 종래 상법 제190조의 본문만 준용되고 단서는 준용되지 아니하는 규정방식을 취하게 되었다. 2) 議決不存在의 原因 상법상 결의부존재의 원인은「…總會의 召集節次 또는 決議方法에 總會決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瑕疵가 있는 것을 이유로…」하는 경우이다(380조 후단). (가) 1984년전의 상법밑에서 판례에서 다루어진 경우를 보면, 총회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되고 이 총회에서 어떤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실제 총회소집도 없었고 또 결의도 없었는데 허위내용의 의사록을 만들어 총회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가장한 경우(대판 1964년4월21일 63마31; 대판 1969년9월2일 67다1705, 1706), 회사의 총주식 1만주중 도합7천주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적법한 소집통지를 함이 없이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71년8월31일 71다1325; 대판 1978년11월14일 78다1269; 대판 1980년12월9일 80다128), 시장이 실질적으로 운영위원회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의 결의를 가지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하는 경우(대판 1975년7월8일 74다1969), 주주가 아닌 지입차량양수인들이 임시총회를 열고 한 결의(대판 1977년6월7일 77다54), 주주명의대여자가 한 총회의 결의(대판 1980년12월9일 79다1989)등이다. (나) 1984년 개정상법후의 판례에서는 결의부존재의 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이른바 非決議(Nichtbeschlusse)로서 결의의 사실이 물리적으로서 부존재한 경우이다. 예컨대 주주총회를 소집·개최하거나 결의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던 양 허위의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회사등기부에 이사선임등기를 한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表見決議(Scheinbeschlusse)로서 총회 및 결의라고 볼 만한 실체가 사실상 존재하지만,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경우이다. 예컨대 아무런 소집통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가 다방에 모여 결의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表見決議의 경우만이 상법 제380조의 적용대상이 되고, 非決議의 경우는 상법 제380조의 규율밖에 있다고 한다. (다) 위 사실개요에서 보면 1988년2월27일자 및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였다는 것이니 이는 분명히 이른바 주주총회의 非決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판결은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것에 회사지배주주가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경우에 예외적으로 회사에게 그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3) 議決不存在確認判決 效力 상법 제380조에서 제190조 본문만을 준용하고 있는 현행법에서 판결의 대세적 효력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상법 제190조 단서의 규정이 준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급효를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를 학설과 판례의 해석에 맡겨져 있는 상태이다. 이 대법원판결은 비록 1995년11월30일전의 상법밑에서 내려진 것이라 할지라도 불소급효를 인정한 판결이라 보아서 주목할만한다. 즉「…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사항을 놓고 볼 때 거래상대방의 보호를 중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지만, 상법 제434조의 적용을 받는 상법 제374조의 요건에 대한 사실인정이나 법적 가치판단이 없이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거래의 상대방 보호를 기한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374조의 적용을 받는 부동산을 매매하는 계약을 의결한 것이 부존재결의에 해당하면 소급효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7-03-24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상해에 대한 보험자의 책임
法律新聞 第2504號 法律新聞社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상해에 대한 보험자의 책임 金星泰 〈延世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判決1996年4月26日宣告,96다4909判決 【사실개요】 피보험자(망 김동호)는 삼성화재와 보험기간중 교통승용구에 탑승하고 있을때 급격,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고 사고일로부터 1백80일 이내에 사망하면 보험금1억원을 보험수익자(법정상속인:본건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새시대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보험기간중 피보험자는 자신이 소유한 엑셀승용차를 운전하던 중공사로 인해 도로에 방치된 돌을 피하려다가 도로 아래18미터 높이의 언덕에 굴러떨어져 대동맥파열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중 다음 날인 1994년11월17일사망하였다. 그런데 피보험자는 1989년10월27일 1종보통자동차면허를 취득하였다가 1994년10월1백7일간면허정지처분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상태에서 본건보험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위 보험약관은 제3조1항 및 제4호에서 「그 원인의 직접, 간접을 묻지않고 피보험자의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손해는 보험자가 보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약관(이하「면책약관」이라 함)을 두고 있다. 【판결요지】 무면허운전이 고의적인 범죄행위이기는 하나 그 고의는 특별한 사정이없는 한 무면허운전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그 정도가 결코 그로 인한 손해보상을 가지고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신의성, 윤리성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당원1990년9월25일선고, 89다카17591판결)이어서,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중 피보험자의 무면허운전이라는 사유로생긴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이 사건 면책약관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 뿐만 아니라 과실(중과실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무효이다〔원심(서울고법95년12월21일선고, 95나32978판결)의 결론을 지지〕. 가,무면허운전 면책제도의 근본취지 무면허운전을 면책대상으로 한 까닭은,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행위로서 그 위험의 정도가 현저히 높은 행위에 의한 손해를 보험에 의하여 구제하는 것은 공익에 반하고, 나아가 위법행위를 조장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고려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위법여부의 판단기준이 되는 법령에는 자동차 운행의 단속에 관한 도로교통관계법령이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이 조항을 너무 엄격히 해석하여 운전자가 모든 법령에 조금이라도 저촉되면 무조건 면책되는 것으로 한다면, 원래 다수의 자동차사고피해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자동차보험의 사회적 효용을 감소시키는 문제가 있으므로, 당해 법령의 목적 및 위반행위의 반사회성과 보험기능을 비교·교량하여 다소의 조화를 기할필요는 있다. 무면허운전면책약관의 효력을 수정해 석하는 우리대법원도 근본적으로 이러한 관점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요컨대 무면허운전 사실에 대하여 보험자가 책임을 부인하도록 한 제도의 근본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피보험자등의「사고발생자체」에 대한 고의·중과실유무와는 일응 별개로 그 타당성이 인정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즉 상법 제739조가 상해보험에서도 제732조의 2을 준용하는 취지는 어디까지나 상해로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에 그 자신에게 상당한 허물이 있어도, 그 유가족의 생계보호라는 인도적견지에서 일정한 범위에서 보험급여를 인정하는 소극적 의미이지, 그것이 적극적 법규위반행위까지를 보호하려는 취지는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본건과같이피보험자가 도로교통법상면허정지라는 중대한 제재를 받고 있는 중에, 그 법규를 적극적으로 위반하여 이루어진사고로 인한 상해사망시까지 피보험자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새기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나, 판례태도의 문제점 일반적으로 상해보험의 면책사유 가운데 중과실면책에 관하여 살펴보면, 상해 보험에서는 「사망」이 아닌 단순상해인 경우에는 보험자는 피보험자의 중과실로 인한 보험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한다(제732조의 2,제739조참조), 이러한 논리에 근거하여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을 둔 상해 보험약관의 효력을 부인하고, 보험자의 커뮤니케이션을 인정한 예도 있다. 그러나 이 판결에 대하여는, 법원이 무면허운전사고로 부상한 피보험자를 동정하여 보험자의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서 고의적 범죄행위의 결과로 생긴 사고에 대하여 보험자가 상해 사고에 대한 고의를 입증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당해 보험약관이 상법제739조와제732조의 2에 어긋난다고 판시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또한 이러한 판례태도는 우리사회의 준법정신을 흐리게 하고, 법위반행위를 더욱 부추기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견에 의하면 무면허운전면책제도는 이른바 고의·중과실면책원칙과 동일평면에서 논할 수 없는 별개 차원의 논리임에도 이를 혼동한 허물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 그밖의 판단기준 1)미필적 고의 상법의 보험통칙상의 면책사유에 피보험자등의 고의·중과실면책원칙이 인정되는데 (상법제659조),이는 保險契約者등이 고의나 중과실로 保驗事故를 야기한 경우에는 保險事故로서의 우연성을 결할 뿐만 아니라, 신의칙·공서양속에도 반하므로 保險者를 면책시키고자 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사회보험에 있어서도 이를 명정하는 예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고의에는 미필적 고의도 포함되며, 고의는 원인행위에 관하여 인정되면 족하고, 결과에 대하여까지 존재할 필요는 없다고 봄이 통설·판례이다(서울고법88년12월6일선고, 88나25721판결;「피보험자가 순간적으로 구타당한데대한 앙갚음을 할 생각으로 자동차를 급히 전진시켜 우측범퍼와 후사경으로 피해자의 다리부위를 충격하여 넘어지게 함으로써 피해자가 그 충격으로 인한 두개골 골절상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이를 미필적 고의로 생긴 사고로서 보험약관에 정하여진 고의에 포함된다고 할것이고, 원인행위에 대한 고의가 있었던 이상 사망이라는 결과가 초래된 경우에도 고의로 일으킨 사고라고 해석하여 보험자는 그로 인한 보험금지급의무를 면한다…」). 그렇다면, 1백7일동안 운전면허정지처분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피보험자가, 면허정지상태임을 모를리 없고 ,이 기간동안에 다시 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사고가능성이 현저히 높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사고야 나겠느냐 」는 심리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이 분명하다.이러한 심리상태는 당해 상해 사고에 관하여 「인식있는 과실」의 수준을 넘어, 바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본건 보험약관 제3조 1항1호(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고의)위반으로 면책을 주장할 여지도 없지 않다고 본다. 2)보호의 우선순위 또한 보호의 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법규에 정면으로 위반하여 스스로에게 상해의 결과를 야기한 자보다는, 오히려 책임보험의 피해자가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 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무면허운전으로 피보험자 자신이 상해를 입고 설사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에까지 보험자의 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함은 보호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결 론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음주운전면책에 관한 대법원의 최근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자 한다.종래상해보험면책사유의 하나인 음주운전은, 피보험자의 음주운전이 교통사고의 주된원인이 되어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만 면책되었고, 단순한 음주운전을 면책으로 한 상해보험약관은 상법위반으로 무효시되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그 태도를 바꾸었다.즉「상해보험약관에 규정된 음주운전면책조항은 사고발생의 원인이 음주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발생시에 음주운전중이었다는 법규위반사항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상대상자에서 제외하는 사유로 정한 것이므로, 이같은 경우에는 상법제732조의 2〔피보험자등의 중과실로 인한 보험사고에도 책임〕가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상법제663조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이러한 판례태도 변화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은 판례로서 그 타당성이 인정되며, 무면허운전에 있어서도 그 논리는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이상의 사실을 종합해 볼 때, 무면허운전 면책조항(동 약관 제3조1항4호)을 무효로 볼 수 없으며, 본건 무면허운전으로 피보험자 자신이 사망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자의 보상책임을 부인함이 마땅하다할 것이다. 따라서 위 部判決은 다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1996-05-20
성전환과 호적정정
法律新聞 2492호 법률신문사 性轉換과 戶籍訂正 홍춘의 전북대교수 ============ 14면 ============ 【事實關係】 본 사건의 항고인 겸 본인인 X는 아버지인 망 A와 어머니인 B 사이에서 1963년3월24일 출생하여 항고인의 父인 A가 출생신고를 함에 있어 X의 성별을 「남」으로 신고함에 따라 戶籍상 남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X는 성장하면서 10세 무렵부터 자신을 무의식상태에서도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확신하여 여성으로서의 행동양식을 보이는 이른바 性轉換症의 증후군 증상을 보이다가 16세무려부터 여성호르몬제를 정기적으로 투여 받음에 따라 외모와 음성 등에서 여성으로서의 성적 특징이 강하게 나타나게 되었다. 그후 방위병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에도 性轉換症이 계속됨에 따라 1993년4월8일에 이르러 남성으로서의 성기를 모두 제거하고 여성으로서의 외부성기와 내부성기의 일부인 질 등을 만들어 주는 소위 性轉換手術을 받아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을 하여 왔다. X는 1995년에 이르러 戶籍上 性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그 기재를 「남」에서 「여」로 정정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인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1995년4월8일자 95파453결정으로 이 신청은 이유없다고 하면서 신청을 기각하였다. 신청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고하였다. 【判決要旨】 『인간의 性을 결정하는 基準으로는 여러 가지의 요인이 고려될 수 있으나 인간의 사회생활을 규율하기 위한 戶籍制度下에 있어서의 性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發生學的 性인 性染色體의 構成이 가장 중요한 基準이 되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性染色體의 構成에 따라 결정되는 性과 다른 性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인 바, 비록 항고인이 출생당시 확인된 性인 남성으로서의 외형적 특징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남성적으로서의 성격도 상실하여 외견상 여성으로서의 사회생활을 영위해가고 있을지라도 항고인이 性染色體의 구성에 있어 정상적인 남성의 性染色體構成을 갖추고 있는 이상 항고인의 위와같은 증상이나 사유는 정신의학적으로 성적동일화의 이상인 변성증이란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데 불과하고 위와같은 증상이나 사유만 가지고 바로 法的인 性을 결정하는 戶籍上의 性을 「여」라 할 수는 없다.』 【判例硏究】 I. 머리말 性에 관하여는 법률상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인간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느쪽의 性에 속하고 이러한 남녀 양성의 불가변성은 현대법질서의 기초로 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법질서도 남녀 양성의 구별에서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性轉換의 문제는 인간이 남녀 택일적으로 어느 쪽이든 불가변적으로 편입된다는 원리에 기초하고 있는 현행 법질서에 광범위하게 관련되는 법률문제이다. 먼저 刑事法的으로는 性轉換手術이 정당한 治療行爲로써 허용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로 될 것이다. 그러나 性轉換이 특히 문제로 되는 것은 민법의 영역이다. 민법의 영역중에서도 性轉換의 문제는 친족관계, 혼인법, 친자법등 가족법의 핵심에 관련되어 있다. 本 件 決定은 이 중에서도 民事上의 身分과 관련된 戶籍訂正이 쟁점으로 된 사례이다. 따라서 本 판례연구에서도 이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II. 외국법의 상황 1. 프랑스법 1) 신분증서 프랑스에는 우리나라의 戶籍과 같은 가족관계 공시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프랑스 민법 제1편 제2항에 출생, 혼인, 사망의 신분증서에 대하여 규정하고 이를 통하여 사항별로 신분을 공시하고 있다. 民事身分으로서의 性은 프랑스 민법 제57조에 의하면 출생일지, 출생장소, 성명, 부모의 성명·연령·직업·주소 등과 함께 출생증서에 기재된다. 또 제99조는 신분증서에 기재된 사항에 오류가 있는 경우 그 정정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명령에 의하여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戶籍訂正에 관한 判例의 動向 프랑스에서는 1970년대 후반이래 性轉換의 문제가 제기되어 下級審判例가 등장하고 학설상으로도 논의가 이루어 졌다. 下級審判例들은 일반적으로 신분증서상의 性別을 變更하고 이에 수반하여 이름을 變更하는 것에 긍정적이었고 학설도 호의적이어다. 이에 대하여 破毁院의 태도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는데, 1990년5월21일 判決에서 性轉換을 이유로 한 신분증서의 變更을 각하함으로서 性轉換에 수반되는 民事身分上의 性變更에 대하여 부정적 태도를 취하였다. 이 判決에서 破毁院은 「性轉換은 그것이 醫學的으로 인정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眞實의 性의 轉換이라고는 인정될 수 없다. 性轉換症者는 처음의 性에 수반되는 특징의 일부를 상실하여도 反對性의 특징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外科手術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여성으로의 신체적동일성은 갖는 것이라고 한 控訴院의 판단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이와같은 프랑스 법원의 태도는 유럽인권재판소의 1992년3월25일의 결정에 의하여 유럽인권조약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규정인 제8조에 위반된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이 決定의 사안은 性轉換症者인 男性이 女性으로 性轉換을 하고 男性과 결혼하려고 하였지만 프랑스 행정청이 그 전제인 신분증서의 變更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랑스 국내법원에 구제를 구하였다가 거절당하자 인권재판소에 제소한 사건이다. 이에 대하여 인권재판소는 「原告는 私生活의 尊重과 양립하기 어려운 전체적인 상황중에 일상적으로 놓여있다. 따라서 각국의 재량범위를 고려해 넣는다고 하더라도 一般利益과 個人의 利益 사이에 있어서 조정되어야 할 균형의 파괴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제8조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유럽 인권재판소의 決定이 나오고 난 후에 프랑스 破毁院은 1992년12월11일 判決로서 判例를 變更하였다. 破毁院은 프랑스 민법 제9조, 제57조, 유럽인권조약 제8조를 참조 조문으로 들고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治療目的에 의하여 이루어진 內科的·外科的인 處置의 결과 性轉換症狀을 가진 사람이 드디어 그의 처음의 性에 수반되는 특징을 전부 가지지 않고, 그의 사회적 행동과 일치하는 反對의 性에 근접하는 신체적 외관을 가지는데 이른 때에는 私生活 尊重의 원칙에 의하여 그 사람의 民事身分이 이후로는 그의 외관을 가지는 性을 가리키는 것은 정당하다. 身分의 不可處分性의 原則은 이 變更에 장애로 되지 않는다」 학설상으로는 판례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강하다. 2. 독일법 1) 戶籍簿 독일법상 身分關係의 公示는 戶籍法에 의하여 戶籍簿에 등록함으로써 이루어진다. 戶籍簿는 出生登錄簿, 死亡登錄簿, 婚姻登錄簿, 家族登錄簿로 나누어 지며 각각에 출생, 사망, 혼인, 가족의 현상이 등록된다. 출생후 1주일 내에 婚姻上의 父, 助産員, 醫師, 기타 出生의 證人은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母는 신고가 가능할 때 즉시 신고할 의무가 있다. 출생등록부에는 출생의 장소·날짜·시간, 性, 이름 이외에도 性, 직업, 학력, 주소, 종교(동의가 있는 경우)등이 등록된다. 후에 身分, 性, 특히 父子關係確認, 適法性, 入養등이 여백에 추가 등록된다. 2) 性轉換症法 制定前의 判例 性轉換症者의 戶籍訂正에 대하여 초기의 독일 판례는 소극적 입장을 취하였다. 그 이유로는 인간의 성별은 출생시 외부적·신체적 형상에 의하여 정하여 지는 것으로 정신적 태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性轉換手術은 災害나 戰傷 또는 去勢에 의한 상실과 동일한 것으로 反對의 性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 등이 들어졌다. 그러나 1970년9월8일의 베를린 高等法院의 決定은 신체적 변화를 수반하는 경우에는 心理的 要因이 性別變更에 대하여 고려된다고 하면서 性轉換症者를 心理的半陰陽으로 취급하여 身分法上의 訂正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 대하여 聯邦法院은 1972년9월21일 결정에서 性轉換手術을 받은 성전환증자가 신분을 정정하는 것은 승인할 만한 필요성이 있다고 하면서도 이러한 종류의 性轉換은 남녀의 택일적 범주에 인간이 일의적이고 불가변적으로 들어가는 원리에 기초하고 있는 法秩序에 대하여 넓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관에 의한 法形成에 의할 수 없고 立法者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하면서 소극적 입장을 취하였다. 한편 聯邦憲法裁判所는 1979년에 역전시킬 수 없는 性轉換症者의 性變更을 인정하였다. 3) 性轉換症法 독일에서는 판례의 태도에 자극을 받아 1980년에 「특별한 경우에 있어서 이름의 變更 및 性의 確認에 관한 1980년9월10일 法律」을 제정하여 性전환의 문제를 立法에 의하여 해결하여다. 이 法은 性轉換症의 경우에만 적용되고 半陽陰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法律은 전4장18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同法은 性의 變更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性의 確認에 대하여 규정하고 法院에 의하여 反對의 性에 속하는 것으로 재판이 확정되면 법률적으로 새로운 性에 속하게 된다. III. 法的 性의 決定基準과 變更要件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 이후로 의료계에서 상당수의 性轉換手術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性轉換의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판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학설상으로는 性轉換에 관하여 언급한 문헌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外國法을 참조하여 性轉換症者의 法的 性의 決定基準과 變更要件에 관하여 검토하기로 한다. 1. 法的 性의 決定基準 人間의 性은 生物學的 要素인 遺傳的 性(發生學的性=染色體的性), 性線의 性, 內分泌學的 性, 表現의 性과 精神·心理學的性이 일치되어 결정되고 그에 맞는 性役割(社會學的 性)을 하게 된다. 따라서 法的 性의 決定에 있어서는 이들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본의 大島敎授는 생물학적으로는 發生學的性 또는 生殖線(性線)의 性도 중요하지만 그러나 法的 性의 결정에 있어서는 반드시 이에 구속될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社會通念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法的 性의 判斷基準으로 外部性器의 형태에 의한 性(表現의 性), 제2차 性徵, 心理學的, 社會學的 性을 들고 있다. 최근에 의학계에서 性轉換症者의 治療方法으로서 性轉換手術이 인정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일응 타당한 견해로 생각된다. 인간의 성의 결정에 대하여는 멘델이래 생물학적으로는 염색체의 결합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法制度는 인간 사회생활을 규율하는 제도로서 法的 判斷에 있어서는 한 사회의 一般觀念을 중요한 요소로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 판례에 나타난 바와 같이 民事身分의 不可處分性도 반드시 유지되어야 할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性의 變更은 부부관계, 친자관계 등 법률관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 판단은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2. 法的 性의 變更要件 法的 性의 變更에 있어서는 다음의 요소들이 요건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1) 性轉換症者이어야 한다. 즉 精神·心理學的 性이 출생시에 확인된 生物學的 性과 다르고 그로 인하여 2년 이상 反對 性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性轉換症 여부는 醫學界에서 확립된 원칙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물론 정신과 의사의 감정을 거쳐야 한다. 프랑스의 판례와 독일법 제8조1항도 이를 요건으로 하고 있다. 2) 性的外觀이 反對의 性으로 變更되어야 한다. 외과적 수술 등을 받고 表現의 性 및 제2차 性徵이 出生時에 確認된 性과 反對의 性으로 변하여야 한다. 성적외관의 판단에 있어서는 비뇨기과나 산부인과 의사의 감정에 의하여야 한다. 이 요건에 대하여 독일법 제8조1항4호는 구체적으로 性의 외관상의 특징을 變更하는 외과적수술을 받고 그에 의하여 反對 性에 외관상 명백히 근접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판례도 性的外觀의 變更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3) 將來에 再轉換의 可能性이 극히 낮아야 한다. 이 요건에 관하여 독일법 제1조1항2호(제8조1항1호에서 준용)는 다른 性에 속하는 사실이 이제는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 고도의 개연성에 의하여 추측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生殖能力이 없어야 한다. 性轉換手術에는 예를 들어 남성의 경우 음경절제, 고환적출, 요도성형, 외음문성형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생식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독일법도 이 요건에 관하여 제8조1항3호에서 규정하고 있다. 5) 身分上으로는 內國人으로서 20세 이상의 行爲能力者이어야 한다. 현재까지 性轉換手術을 받은 사례들에서 환자들의 연령은 20세에서 30세에 걸치고 그중 대부분은 20대 후반이다. 이 점을 고려해 본다면 性을 變更하기 위해서는 성년에 도달되어야 할 것이다. 성년자라고 하더라도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의 경우에는 性變更을 인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IV. 本件 決定의 檢討 本 件 決定은 먼저 性의 決定基準에 관하여 「戶籍制度下에 있어서의 性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發生學的 性인 性染色體의 구성이 가장 중요한 基準이 되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性染色體의 구성에 따라 결정되는 性과 다른 性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입장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살핀 바와같이 性을 決定하는 要素는 다양하고 따라서 法的인 性을 決定함에 있어서는 이들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특히 法的 性의 결정은 法的 次元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發生學的인 要素 뿐만 아니라 심리학적 또는 사회학적 요소도 고려하여 社會一般의 通念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本 件 決定은 性의 決定은 染色體에 의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性決定의 基準을 제시하고 계속하여 「출생당시 確認된 性인 남성으로서의 외형적 특징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남성으로서의 성격도 상실하여 외견상 여성으로서의 체형을 갖추고 성격도 여성화되어 여성으로서의 사회생활을 영위해 가고 있을지라도…性染色體 구성에 있어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 정상적인 남성이 性染色體를 갖추고 있는 이상 항고인의 위와같은 증상이나 사유는 …性轉換症이란 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데 불과하고 위와같은 증상이나 사유만을 가지고 바로 法的인 性을 결정하는 戶籍上의 性을 「女」라 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결론에는 찬동할 수 없다. 본 결정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관계를 검토해 보면 앞에서 논한 性 變更의 요건들을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다. 혼인여부는 사실관계에 명확히 나타나 있지 않지만 미혼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性의 變更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한 결론으로 생각된다. 생각컨대 법원의 태도는 민사신분으로서의 性이 不可處分性·不可變性의 原則에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 判例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현대의 시점에서는 이러한 원칙을 예외없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보여진다. 물론 性의 變更에 있어서는 公序良俗의 유지라는 公益과 충돌하는 장면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性轉換手術까지 받고 反對의 性으로 생활하고 있는 당사자의 人權(幸福追求權)을 고려한다면 性變更의 필요성은 크다고 생각된다. 다만 性變更은 당사자의 법률관계와 법질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性變更으로부터 야기되는 모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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