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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차등강사료지급의 법적 문제점
Ⅰ. 사실관계 갑은 A국립대학교의 예술체육대학 음악과 시간강사로서, 2014년 2월 A국립대 총장과 시간강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4학년도 1학기에 매주 2시간, 매월 8시간의 강의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강의료는 직위와 강의시수에 따라 지급하는데, 2014학년도 1학기 강의료의 단가는 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8만원, 비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시간당 3만원의 기준에 의하였다. 한편 갑은 학교에 자신이 전업강사에 해당한다고 고지하였고, 이에 따라 학교는 갑에게 전업 시간강사 단가를 기준으로 2014년 3월분 강사료로 64만원을 지급하였다. 2014년 4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갑이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국민건강보험 지역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별도의 수입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은 다음, 학교는 갑에게, 이미 지급한 2014년 3월분 전업시간강사료 64만원 중 비전업 시간강사료와의 차액 40만원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아울러 전업 시간강사료보다 40만원을 감액하여, 2014년 4월분과 5월분 비전업 시간강사료를 지급하였다(통칭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이라고 한다). Ⅱ. 원심의 태도 원심(대구고법 2015. 6. 19. 선고 2015누4144 판결)은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대학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예산상 문제로 인하여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에 차등을 두되, 그 취지에 맞추어 전업강사의 강의료 단가를 대폭 인상하여 시간당 8만원으로 정한 것이므로, 시간강사의 경우에만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거나 시간당 강의료의 지급차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한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Ⅲ. 대상판결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대학 측이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의도로 강사료 단가를 인상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 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 단가에 차등을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용자 측의 재정 상황은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피고는 국립대학교의 장으로서 헌법상의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를 하여서는 안 되는 지위에 있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전부 유효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 역시 위법하다. 원심의 판단에는 헌법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등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Ⅳ. 문제의 제기 원심은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이 비전업 강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 없어서 그 차등지급을 용인될 수 있는 합리적 차별로 본 데 대해서 대상판결은 정반대로 보았다. 대상판결의 이 사건근로계약의 무효를 바탕으로 이 사건 각처분의 위법성을 도출하였다. 평등권에 대한 사법심사에서 헌법재판소는 이원적 심사기준에 의거한다. 즉, 자의금지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을 구별해서 적용하는데, 전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는 데 대해서, 후자는 차별대우를 정당화할 정도로 차별대우가 비중이 있는 중대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사한다(헌재 2001. 2. 22. 2000헌마25 결정 참조). 헌법재판소의 이원적 심사기조와는 별개로, 대상판결은 근로계약에 초점을 두고서 사안을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대우의 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입각하여 접근하였다. 그런데 근로계약상의 강사료 차등지급은 강의료의 단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는데, 대상판결은 강의료의 단가책정의 위법성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이하에선 이에 초점을 맞추어 검토하고자 한다. Ⅴ. 책정된 강의료단가의 법적 성질 사안의 근로계약의 위법성은 기실 위법한 강의료단가에서 비롯되었다. 구 기획예산처가 2002년 및 2003년 세출예산집행지침을 통해 시간강사를 다른 직업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도록 정하였고, 이에 A국립대는 시간강사들에게 '전업·비전업 확인서'를 제출하게 하여 전업·비전업 여부를 확인한 다음 강사료를 지급하였다. 2005년 기획예산처가 강의료 지급단가를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변경한 후에도, A국립대는 종전과 같은 기준으로 강의료 지급단가를 결정하였다. 현재 각 대학교는 나름의 학교규정으로 '강사료지급규정'을 두고 있는데, 통상 총장이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를 당해연도 예산의 범위 내에서 따로 정한다(경북대 강사료지급규정 제3조 제1항 참조). 여기서 총장이 책정하는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는 비록 정액이지만, 향후 개별적인 강사료지급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마치 법집행의 근거가 되는 규범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강사료지급규정'이 사무처리준칙으로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기에, 책정된 시간강사료의 지급단가 역시 행정규칙의 성질을 갖는다. 조문형식의 행정규칙에 익숙하여서 이런 지적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판례가 법률보충적 접근을 통해 구 계엄법 제13조상의 계엄사령관의 특별한 조치로 행한 '일체의 집회·시위 기타 단체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계엄포고를 법규명령으로 봄으로써(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도1397 판결; 2018. 11. 29. 선고 2016도14781 판결) 공인된 점을 고려하면 문제되지 않는다. Ⅵ. 위법한 강의료단가에 대한 사법통제 문제 책정된 강의료단가를 내부규정으로 행정규칙으로 보면, 그것의 위법성은 궁극적으로 행정규칙에 대한 사법통제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규성이 인정되지 않는 행정규칙이 문제될 때, 법원에 의한 부수적 구체적 규범통제의 차원에서는 두 가지의 방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런 행정규칙의 비구속성을 내세워 즉, 재판규범성을 부인하면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상위 법령에 의거해서 판단하는 방법과 근거규정인 행정규칙의 하자여부에 연동시켜 집행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방법이 있다. 판례는 전자의 방법을 취하여 벗어난 부분에 대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식으로 대처하는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역시 그러하다. 그런데 전자의 방법에 의하면, 행정규칙에 대해 법규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법통제가 배제되는 이상한 결과가 빚어진다. 또한 자칫 상위법령에 의해 집행행위가 부당하게 정당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법률유보의 원칙 및 본질성이론에 비추어 후자의 방법을 취하는 것이 효과적인 규범통제에 이바지한다(김중권, 행정법, 제3판, 2019, 443면). 한편 오래 전에 대법원 1980. 12. 23. 선고 79누382 판결은 상위법령에 근거가 없음을 들어 행정규칙의 무효를 논증한 다음, 그 집행행위의 하자 역시 중대명백하다고 하여 그것을 무효로 판시하였다. Ⅶ. 맺으면서 - 대상판결의 나비효과 대상판결의 결과는 소송당사자인 원고만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과 비슷하게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해 미칠 수 있다. 전업 시간강사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주문되었기에, 대상판결은 비단 국립대만이 아니라 사립대에도 엄청난 파고를 미칠 수 있다. 자칫 미증유의 나비효과가 생길 수 있다. 비전업 시간강사에 도움을 주기 위한 우대조치가 도리어 역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빵을 준다는 것이 자칫 돌을 준 것과 같은 결과를 빚을 수 있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개인적 이익은 매우 다양하다.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는 더욱더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정책적 선의만으로 법적 문제점을 해소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비록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우대적 조치라 하더라도 헌법적 가치와 민주적 법치국가원리에 충실하지 않으면 도리어 아니한 것보다 못할 수 있는 심각한 역효과가 빚어진다는 좋은 사례이다.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평등원칙
전업
차등지급
강사료
시간강사
김중권 교수 (중앙대 로스쿨)
2019-11-2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주택재건축정비사업에 있어서 이주지연 조합원의 손해배상 범위
1. 사실관계 A조합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고, B는 사업시행구역 내에 있는 일부 토지와 건물(이하 '종전 부동산')의 소유자로서 A조합의 조합원이었다. A조합은 2012년 1월경 조합설립인가를, 2014년 3월경 사업시행인가를, 2015년 6월경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고, 관할 행정청은 2015년 6월 18일 위 관리처분계획인가처분을 고시하였다. 이후, B는 2015년 7월경 A조합을 상대로 위 관리처분계획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2016년 6월경 B의 위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고, 이에 대해 B가 항소하였으나 2016년 12월경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되었다. 한편 조합원이었던 B의 이주기한은 2015년 10월경까지였으나, B는 2016월 7월경에야 A조합에게 종전 부동산을 인도하였으며, A조합은 B의 종전 부동산 인도지연으로 재건축정비사업 시행이 지연되었고, 이로 인하여 사업비용이 증가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B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2. 법원의 판단 1심 법원은 피고 B의 무변론으로 원고 A조합의 승소판결을 선고하였으나,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뒤집어 그 판결을 취소하고, A조합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A조합의 청구를 기각한 주된 이유는 주로 이 사건 사실관계의 특수성에 근거하였는데, 구체적으로 B가 제기한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종전 부동산 인도의무 부담 여부가 달라질 수 있었던 점, 통상인인 B가 위 행정소송의 결과를 쉽게 알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B의 인도지연에 위법성이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고, 또한 B의 종전 부동산은 사업지구 내 공원부지로 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고, B가 종전 부동산을 인도하기 전에 철거공사가 진행되었으며, 이주기한이 도과하고 나서도 철거되지 않은 건물이 많았던 사실 등을 고려하여, A조합의 손해와 B의 인도지연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도 그 판결이유로 고려되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환송판결에서는 B가 다툰 처분이 당연무효이거나 취소된 바가 없으므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나 A조합 정관에 의거하여 B의 인도지연 행위 자체로 위법성이 인정되고, B의 인도지연과 A조합의 사업지연 사이 인과관계를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 B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으며, 특히 '손해액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고 증명을 촉구하여 이를 밝히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을 판단하였어야 한다'라는 취지로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에서는 환송판결의 취지대로, B의 인도지연으로 인하여 A조합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였는데, 특기할 만한 점은 B 외에 다른 부동산 소유자들이 인도를 거부하였던 사정이나 A조합이 예정된 사업기간 내에 정비사업을 마친 사정 등을 손해배상액에 대한 '책임제한 사유'로 고려하였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총계 5억 2000여만 원의 사업비용 증가분을 모두 B의 인도지연에 의한 A조합의 손해액으로 보면서도, B의 책임을 10%로 제한하였으며, 이러한 파기환송심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5. 10. 선고 2018나56334 판결, 이하 '대상판결')에 대하여 B는 재상고하였으나, 대상판결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의 송달로 확정되었다. 3. 평석 가. 환송판결은 B의 인도지연에 의한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은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 요지의 법리를 설시하였다. 하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A조합에게 법원이 손해액에 관하여 석명하도록 명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증명을 촉구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한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적어도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의 최대한도인 액수가 드러날 정도의 증명은 이루어지도록 한 후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법원이 손해액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 취지에 따라 대상판결은 제반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판단하였는데, 특별히 B의 인도지연 외에도 A조합 사업지연에의 공동 원인이 있었다고 보이는 여러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의 제한 법리'로 B의 책임범위를 10%로 제한하였다. 그리고 이는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고자 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수긍할 만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판결의 결론은 구체적인 입증 없이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 판단을 법원의 재량 사항에 도맡겨 버리는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어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나. 특히, 사안에 따라 부동산 소유자의 인도지연에 의한 손해와 다른 요인에 의한 손해를 구분할 수 있는 경우도 가능할 것인데, 바로 이 사건의 경우가 위와 같이 손해의 구분이 능히 가능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에서는 B의 인도 이전에 이미 사업구역 내에서 공사가 진행된 사실이 확인되었고, 예정 사업시행기간 내에 준공, 사용허가, 조합원 입주까지 사업이 모두 완료되었으며, B의 인도지연 외에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4000여 명의 교통영향평가 재심의 요청이 있는 등 다양한 사정이 개입되기도 하여, A조합이 주장하는 사업비용 증가의 손해액이 모두 B의 인도지연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는 사정들이 있었고, 여기에 더하여 시공사는 종전 부동산 철거지연 등에 따른 추가비용을 특정하여 A조합에 청구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하였으므로, 시공사가 언급한 위 추가비용에 대한 석명이 이루어졌다면 B의 인도지연에 따른 특정 손해액이 밝혀질 여지도 없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그러한 입증과정을 확인하는 것보다 손쉬운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법리'로 결론을 내렸다. 다. 대상판결이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여 결론을 내리고자 하였더라도, 위와 같이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에 대한 증명이 가능해 보이는 이 사건에서마저 구체적 손해액에 대한 석명 없이 판단한 결론이 확정되었는바, 이후 정비사업과 관련된 사안에 있어서는 언제나 부동산 소유자의 인도지연이 있기만 하면 (인과관계에 대한 구체적 심리 없이) 조합이 주장하는 손해 및 그 손해액은 존재하는 것이 되고, 다만 법원의 재량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법리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는 방식으로 후행 판결례들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러한 결론이 반드시 불합리한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고 하겠으나, 법원이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손해 발생 경위, 손해의 성격 등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는 때는,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에 대하여 심리 노력을 다 하였음에도 손해액 입증이 곤란한 경우에 한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하지 아니하고 그 때 그 때 법원의 재량으로 손해액을 적절히 제한하는 판단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판단은 임의성을 떠나서 사회정의와 형평에 기초하는 자유심증주의에 위반될 여지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고 재량에 기초하여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제한하고자 한다면, 손해배상을 구하는 조합의 입장에서는 인도지연에 의한 손해액의 입증부담을 상당히 더는 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하려는 피고에게 입증 부담이 전도되는 결과에 이르게 될 우려가 있을 수 있고, 조합측은 우선 손해를 과장하여 청구하고자 할 유인도 가지게 되므로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정비사업에서 부동산 소유자의 인도지연이 발생하는 모든 사건에 대상판결이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사료되며, 법원이 손해배상책임 법리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에는 입증 노력을 다하여도 인과관계 있는 손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임을 심리하고 이를 판결에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그러하지 아니한다면, 손해배상액 제한 법리의 재량성을 축소하기 위하여 손해배상 제한의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될 수 있겠으나, 정비사업에 개입되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방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4. 결론 대상판결은 정비사업이 시행될 때에 부동산 소유자의 인도지연으로 인한 손해액을 판단함에 있어서, 사업 진행 과정의 제반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체 손해액을 산정하고,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법리로 인도지연한 소유자의 책임범위를 정하였다. 이러한 판결 내용은, 정비사업에서 사업의 지연을 가져오는 요소에는 수없이 다양한 것들이 있어 일부 소유자의 인도지연과 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를 가려내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있고, 구체적 타당성 있는 판단을 도모하였다는 데에도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원의 태도는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가능한 경우에까지 손해배상책임 제한의 법리로 해결하고자 하는 결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고, 이 경우 자유심증주의에 반하거나, 주장하는 자의 입증책임을 부당히 경감시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정비사업 부동산 소유자의 인도지연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 있어서 손해배상책임 제한의 법리는 손해액 입증이 노력을 분명하게 다 하였음에도 이러한 손해액 산정이 어렵다고 밝혀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오경빈 변호사 (법무법인 KCL)
재건축정비사업
이주지연
오경빈 변호사 (법무법인 KCL)
2019-10-24
가사·상속
민사일반
제3자의 권리 대상인 유증 목적물에 관한 법률관계
I. 사건의 개요 및 경과 A는 1971년 10월 16일 사회복지법인인 피고 법인을 설립한 이래,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피고 법인을 운영해 왔다. 피고 법인은 1987년 7월 31일 A 소유인 X토지 위에 피고 법인 소유의 Y건물을 신축하였고, 이후 X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해 왔다. A는 1994년 6월 13일 X토지를 B종친회에 유증한 뒤 1999년 11월 1일 사망하였다. 그에 따라 2001년 4월 11일 X토지에 관하여 B종친회 앞으로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B종친회의 채권자인 원고는 B종친회가 피고 법인에게 가지는 토지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어 원고는 피고 법인을 상대로 추심금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 법인은 A가 생전에 피고 법인에게 X토지에 관한 무상사용을 허락하였으며, 특정물 유증의 경우 민법 제1085조에 따라 수유자가 유증 목적물에 관한 제3자의 권리를 소멸시키는 청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요컨대 이 사건에서 피압류채권, 즉 B종친회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피고 법인 주장의 요지였다. 1심 법원은 위와 같은 피고 법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A가 사망하기 전까지 피고 법인이 X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피고 법인이 그 무상사용권을 가지고 현재 X토지의 소유자인 B종친회에게 대항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1심 법원은, 민법 제1085조는 수유자가 유증의무자에게 제3자의 권리 소멸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취지일 뿐, 수유자가 대항력 없는 제3자에게 직접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았다. 원심 법원도 이러한 1심 법원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II. 대상판결의 내용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민법 제1085조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해석론을 제시하였다. 제1085조는 ‘유증의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가 유언자의 사망 당시에 제3자의 권리의 목적인 경우에는 수증자는 유증의무자에 대하여 그 제3자의 권리를 소멸시킬 것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유증 목적물을 유언의 효력 발생 당시의 상태대로 수증자에게 주는 것이 유언자의 의사라는 점을 고려하여, 유언자가 다른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수증자 역시 유증 목적물을 유언의 효력 발생 당시의 상태대로 취득하는 것이 원칙임을 확인하는 규정이다. 그러므로 유증 목적물이 유언자의 사망 당시에 제3자의 권리의 목적인 경우, 그와 같은 제3자의 권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증 목적물이 수증자에게 귀속된 뒤에도 그대로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III. 분석 및 검토 1. 민법 제1085조의 해석론 민법 제1085조는 ‘제삼자의 권리의 목적인 물건 또는 권리의 유증’이라는 표제 아래, 수유자가 ’유증의무자에 대하여‘ 그 제3자의 권리를 소멸시킬 것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즉 적어도 그 문언만 놓고 보면, 제1085조는 수유자와 유증의무자 사이의 관계를 규율하는 조항이다. 수유자와 제3자 사이의 관계에서 제1085조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론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해석론은 제1085조가 수유자와 제3자의 관계를 규율하는 조항이 아니라고 보는 해석론이다. 편의상 이를 ‘좁은 해석론’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좁은 해석론에 따르면 수유자와 제3자 사이의 관계는 제1085조가 아니라, 권리의 우선순위에 관한 일반 법리에 의해 규율된다. 가령 유증 목적물인 부동산에 대항력 있는 임차권이 설정되어 있으면, 그 유증 목적물의 소유권이 수유자에게 이전된 후에도 그 임차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는 제1085조를 적용한 결과가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임차권에 대항력을 부여하는 법리를 적용한 결과이다. 반면 대항력이 없는 임차권이나 사용권으로는 새로운 소유자인 수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채권으로는 물권을 깨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제1085조는 이러한 경우 수유자가 제3자에게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을 배제하는 조항이 아니므로, 제1085조의 존재로 인하여 그 결론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두 번째 해석론은 제1085조가 수유자와 제3자의 관계도 규율하는 조항이라고 보는 해석론이다. 편의상 이를 ‘넓은 해석론’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넓은 해석론에 따르면 수유자와 제3자 사이의 관계는 권리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일반 법리가 아니라 제1085조에 의해 우선적으로 규율된다. 제1085조의 문언이 수유자와 제3자의 관계를 규율하지 않는데도 위와 같은 해석론을 도출할 수 있는 근거는 유언자의 일반적 의사이다. 즉 유언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유증 목적물에 대해 권리를 가지고 있던 제3자의 법적 지위를 유증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시키고자 하는 의사를 가진다는 것이다. 2.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대상판결은 제3자가 그 권리를 가지고 수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상판결은 원심법원의 판단에 대하여, "피고 법인이 A에 대한 무상사용권을 가지고 새로운 소유자인 B종친회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점유권원에 관한 피고 법인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민법 제1085조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판시에 비추어 보면 대법원은 피고 법인이 그 무상사용권을 가지고 B종친회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있다고 보인다. 즉 제1085조의 규율 범위에 관하여 ‘넓은 해석론’을 취한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대상판결의 해석론에 반대한다. 법률해석은 문언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제1085조의 문언으로부터는 유증 목적물에 관하여 권리를 취득한 수유자가 그 권리를 제3자에게 행사하여 관철시킬 수 없다는 해석론을 도출하기 어렵다. 제1085조의 문언은 수유자가 유증의무자에게 제3자의 권리를 소멸시켜 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유언자의 일반적 의사에 기대어 제1085조의 규율 범위를 확장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유증 목적물에 존재하던 제3자의 권리의 속성이 무엇이건 간에, 유증 이후에도 그 권리가 유지되기를 유언자가 희망하였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하지만 유언자가 본래는 제3자에게 인정되지 않던 법적 지위나 법률 상태를 유증이라는 우연한 기회에 추가로 부여하려는 의사까지 가지지는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유언자의 일반적인 의사가 어느 쪽인지 불명확하다면, ‘유언자의 일반적인 의사’라는 불명확한 개념에 기대어 법률의 문언에서 도출해낼 수 없는 법률관계를 창설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정 유증의 법적 성격에 비추어 보더라도, 제1085조에 관한 넓은 해석론보다는 좁은 해석론이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이 문제는 유증의 법적 성격을 상속과 증여 중 무엇과 비슷하게 볼 것인가 하는 물음과 관련 있다. 유증의 법적 성질을 상속과 비슷하게 보면 넓은 해석론이, 유증의 법적 성질을 증여와 비슷하게 보면 좁은 해석론이 각각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특정 유증은 상대적으로 증여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수유자가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를 가지게 되는 포괄적 유증과 달리, 특정 유증은 구체적으로 특정된 목적물을 수유자에게 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유자의 입장에서도 증여를 받건 유증을 받건 대가 없이 타인의 권리를 승계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수증자는 대항력 없는 권리를 가진 제3자에 대해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하여 관철시킬 수 있는데, 그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수유자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다. 결국 유증도 재산처분의 한 종류이므로, 재산법의 규정이 이에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등기의 선후(先後)로 권리의 순위를 정하는 물권법의 법리, 채권으로는 물권을 깨뜨릴 수 없다는 일반 법리 등이 비단 유증에만 적용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특히 특정 유증의 경우 수유자의 법적 지위를 수증자가 아닌 상속인과 비슷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민법에서는 이러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대상판결이 근거로 제시하는 ‘유언자의 의사’도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제1085조의 해석론으로서는 좁은 해석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3. 결론 대상판결은 그동안 존재감이 희박한 조문이었던 민법 제1085조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한편, 재산법과 상속법, 유증과 증여, 유언자의 의사 등 다양한 쟁점이 교차하는 흥미로운 소재를 던져주었다. 대상판결이 취한 제1085조의 ‘넓은 해석론’에는 문제가 없지 않지만, 대상판결을 계기로 제1085조의 해석론에 관한 논의가 더욱 풍성해지고 정교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소은 변호사 (서울대 로스쿨 법무지원실장)
유증
민법제1085조
부당이득반환
이소은 변호사 (서울대 로스쿨 법무지원실장)
2019-09-16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재산분할재판 확정 후 추가로 재산이 발견된 경우 재산분할청구의 시적 한계
Ⅰ. 사실관계 1. 청구인과 청구외 A는 1981년 최초 혼인신고를 하였다가 1987년 5월경 협의이혼하였으며, 1987년 12월 다시 혼인신고를 하였으나 A는 2008년 1월 청구인을 상대로 이혼 등을 구하는 본소를, 청구인은 2009년 12월 A를 상대로 이혼 등을 구하는 반소를 각 제기하였고, 제1심은 2011년 5월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종전 소송), 쌍방이 항소하였으나 모두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아 2012년 9월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청구인은 A가 종전 소송에서 부동산 및 금융자산을 은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4년 8월 A를 상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A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계속 중이던 2014년 12월 사망하였고, 배우자인 상대방이 A의 재산을 상속하였다. Ⅱ. 재판절차의 경과 1. 청구인은 2014년 8월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는데, 종전 소송에서 A가 분할대상 재산을 은닉하였다면서 누락된 재산을 특정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였다가, 2016년 2월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을 추가하고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위 변경신청서는 종전 소송의 판결이 확정된 2012년 9월부터 2년이 지난 후 제출되었다. 2. 원심은 청구인은 2014년 8월 A가 종전 소송에서 부동산 및 금융자산을 은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별지 목록 기재 각 재산에 관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가, 이후 종전 소송이 확정된 날인 2012년 9월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6년 2월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을 추가하는 취지로 청구취지를 1,219,300,000원에서 6,516,211,015원으로 확장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위 청구취지 변경신청은 종전 소송이 확정된 때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것으로서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미 제척기간이 경과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 청구 중 별지 목록 기재 각 재산에 관한 부분 이외의 나머지 재산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하면서 제1심을 취소하고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으로 추가한 부분에 대한 청구를 각하하였다. Ⅲ. 대상 결정의 요지 1.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2년 제척기간 내에 재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산분할을 청구한 경우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재산분할청구 후 제척기간이 지나면 그때까지 청구 목적물로 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는 청구권이 소멸한다. 2. 재산분할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이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2000므582 판결 참조). 다만 추가 재산분할청구 역시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라는 제척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3. 종전 소송에서 A가 분할대상 재산을 은닉하였다면서 누락된 재산을 특정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였는데,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종전 판결이 확정된 후 제척기간 2년이 지난 후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할대상 재산을 추가한 경우 추가한 재산에 대한 부분은 이미 제척기간이 지났으므로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Ⅳ. 해설 1.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 및 방법 가.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을 해야 비로소 발생하는 권리이고, 재산분할은 협의상 이혼을 하거나 재판상 이혼을 한 후 2년 내에 청구해야 한다. 2년은 제척기간으로 그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해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한다. 제척기간에는 소멸시효와는 달리 중단이라는 것이 없고, 당사자의 주장 여부와 관계없이 법원에서 직권으로 조사해야 한다. 나. 재산분할을 재판상 이혼과 병합하여 청구할 수도 있지만, 협의상 이혼 또는 재판상 이혼 후 재산분할만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에는 이혼의 효력 발생 후 2년 내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2. 재산분할 청구의 대상 가.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부부 쌍방이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을 이혼시에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므로, 그 재산이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는지 또는 그 관리를 누가 하고 있는지를 묻지 않고 분할의 대상이 된다(96므1397 판결 등). 나.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개인 채무로서 청산 대상이 되지 않으나 공동재산의 형성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경우에는 청산 대상이 된다(92므501 판결, 94므598 판결 등). 다. 이와 같이 재산분할 대상은 개별 재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부부 공동 재산이라면 포괄적으로 분할 대상이 된다. 3. 재산분할 대상 재산을 개별적으로 분할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는지 가. 재산분할비율은 개별재산에 대한 기여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전체로서의 형성된 재산에 대하여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분할 받을 수 있는 비율을 일컫는 것이므로, 법원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분할대상 재산들을 개별적으로 구분하여 분할비율을 달리 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2001므718 판결 등). 나. 다만,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은 연금수급권자인 배우자의 여명을 알 수 없어 가액을 특정할 수 없는 등의 특성이 있으므로 공무원 퇴직연금의 분할비율은 전체 재직기간 중 실질적 혼인기간이 차지하는 비율, 당사자의 직업 및 업무내용, 가사 내지 육아 부담의 분배 등 상대방 배우자가 실제로 협력 내지 기여한 정도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무원 퇴직연금수급권과 다른 일반재산을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분할비율을 정할 수 있다(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 4. 이혼 후 2년 내 특정할 대상 : 재산분할 청구 금액 또는 분할 대상 가. 재판상 이혼과 병합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제척기간이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재산분할 청구 금액을 확장하는 시기나 분할대상 재산을 특정하는 시점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협의상 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후 2년 내에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2년의 제척기간 내에 재산분할 청구 금액을 확장해야 한다. 나. 재산분할 대상이 개별 재산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재산이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심판청구서 등을 제척기간 2년 내에 제출하였으면 제척기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청구취지를 확장한 금액의 범위 내라면 비록 제척기간 경과 후에 분할대상을 추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배척할 이유가 없다. 5. 재산분할 재판이 확정된 후 다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지 가. 재산분할재판은 비송사건이므로 재판의 형식이 판결이든 심판이든 관계없이 비록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나. 재산분할재판이 확정된 후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재산분할청구의 제척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6. 재산분할 재판 확정 후 추가 청구시 분할대상 특정의 시적 한계 가. 재산분할재판이 확정된 후 그 확정된 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전혀 심리된 바 없는 재산이 재판확정 후 추가로 발견된 경우 제척기간 내에 청구금액을 특정했다면, 구체적인 재산분할 대상은 제척기간 도과 후에 특정해도 가능한가? 나. 제척기간은 권리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하여 둔 것이라는 점, 재판 확정 후 예외적으로 다시 재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점, 앞선 재산분할 재판에서 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심리되었는지를 확정하는 것이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재산분할 재판이 확정된 후 새로 발견된 재산에 대하여 추가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제척기간 내에 청구금액 뿐만 아니라 재산분할 대상까지 특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엄경천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이혼
재산분할
재산은닉
엄경천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2019-08-2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담보지상권은 유효한가?
-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5다69907 판결 - [사실관계] 소외 A농업협동조합은 2005. 8. 11.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중 1인인 소외 1의 지분에 관하여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마치면서, 같은 날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들인 소외 1, 2와 이 사건 토지 전부에 관하여 견고한 건물 및 공작물 또는 수목의 소유를 위한 지상권 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18. 지상권 설정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소외 1, 2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수목의 소유를 위한 사용대차계약을 체결한 다음 2007. 10.경부터 같은 해 11월경까지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약 300주의 단풍나무를 식재하였다. 그 후 이 사건 토지 중 소외 2의 지분에 관하여 개시된 임의경매절차에서 피고가 위 지분을 매수하고 2011. 7. 15. 그 매각대금을 납부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소유인 위 단풍나무 중 일부를 임의로 수거하여 제3자에게 매도하였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1심과 2심은 이 사건 단풍나무는 이 사건 토지에 부합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 2 등의 소유로 되었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판결이유] 민법 제256조는 '부동산의 소유자는 그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러나 타인의 권원에 의하여 부속된 것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상권설정등기가 경료되면 그 토지의 사용·수익권은 지상권자에게 있고, 지상권을 설정한 토지소유자는 지상권이 존속하는 한 그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없다. 따라서 지상권을 설정한 토지소유자로부터 그 토지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지상권이 존속하는 한 이와 같은 권리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256조 단서가 정한 ‘권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런데 금융기관이 대출금 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토지에 저당권과 함께 지료 없는 지상권을 설정하면서 채무자 등의 사용·수익권을 배제하지 않은 경우, 토지소유자는 저당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킬 우려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토지소유자로부터 그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하였다면 이러한 권리는 민법 제256조 단서가 정한 ‘권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평석] 1. 담보지상권에 관한 판례의 태도 종래 특히 금융기관이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취득하는 경우에, 그 저당 목적물에 관하여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는 침해행위를 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저당목적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저당목적물인 토지에 대하여 지상권을 아울러 취득하는 것이 거래상 많이 행하여지고 있다. 이를 보통 담보지상권이라고 부른다. 이에 관한 종래의 판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던 토지소유자가 제3자에게 위 건물에 대한 건축주 명의를 변경하여 준 경우, 담보지상권자는 방해배제청구로서 목적 토지 위에 건물을 축조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대결 2004.3.29. 선고 2003마1753 등). 둘째, 담보지상권의 목적 토지의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권 및 지상권의 목적 토지를 점유, 사용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담보지상권자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판 2008.1.17. 선고2006다586). 셋째, 담보지상권의 피담보채권이 변제나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면 담보지상권은 피담보채권에 부종하여 소멸한다(대판 2011.4.14. 선고 2011다6342). 넷째, 담보지상권과 함께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고 그 대신 다른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가 그 실행에 의하여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는 담보지상권은 나중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소멸되므로 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한다(대판 2014.7.24. 선고 2012다97871,97888). 그리고 대상판결은 담보지상권의 경우에는 보통의 지상권자와는 달리 토지소유자가 토지의 사용·수익권을 가진다고 하였다. 2. 학설 이러한 담보지상권의 효력에 관하여는 무효설과 유효설이 대립한다. 무효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지상권은 타인의 토지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인데, 토지상의 저당권에 대한 침해배제만을 보전하기 위하여 지상권을 설정한다는 것은 지상권의 내용과는 전혀 부합하지 않으므로 물권법정주의에 어긋난다. 나아가 담보지상권은 타인의 토지를 사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지도 않는다. 또한 실제로는 전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할 생각도 없으면서도, 지상권설정계약서나 등기신청서에만 등기를 위하여 공작물 또는 수목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기재하는 것은 허위표시에 해당한다. 그리고 저당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는 침해를 배제하기 위하여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므로 별도로 담보지상권을 인정할 필요가 없다(윤진수, 저당권에 대한 침해를 배제하기 위한 담보지상권의 효력, 고상룡 교수 고희기념 논문집, 2012). 반면 유효설은, 지상권에서 공작물 등의 소유 자체가 지상권의 본질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한다. 또한 당사자 사이에서는 분명히 지상권을 설정하고자 하는 진의와 표시의 합치가 있으므로 허위표시라고 할 수도 없다고 본다. 그리고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보다 담보지상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가 더 쉽게 인정될 수 있으므로 담보지상권을 인정할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다고 한다. 다만 유효설도 담보지상권의 부종성을 인정하는 것은 새로운 유형의 담보물권을 창설하는 것으로 법해석의 한계를 넘는다고 한다(최수정, 담보를 위한 지상권의 효력, 민사법학 제56호, 2011 등). 3. 유효설에 대한 반박 필자는 종전부터 담보지상권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는 유효설이 드는 논거를 반박하여 보고자 한다. 첫째, 유효설은 민법이 지상권을 “타인의 토지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제279조)을 전혀 무시하고 있다. 공작물 등을 소유하지 않는 지상권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유효설은 지상권에서 공작물 등의 소유는 토지를 사용하는 전형적인 내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민법은 공작물 등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지상권은 예정하고 있지 않았다. 민법이 지상권의 요소를 규정하고 있는 것을 전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여 이를 하나의 예시로서 취급하고, 그러한 요소가 없어도 지상권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물권법정주의라는 측면에서 허용될 수 없다. 둘째, 유효설은 당사자 사이에서는 분명히 지상권을 설정하고자 하는 진의와 표시의 합치가 있으므로 허위표시라고 할 수도 없다고 하지만, 공작물 등을 소유하겠다는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상권설정계약서에 공작물 등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겠다고 기재하였다면 허위표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도 당사자들은 지상권설정계약에서 견고한 건물 및 공작물 또는 수목의 소유를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지상권 설정의 목적은 등기사항으로서(부동산등기법 제69조 제1호), 지상권의 최단존속기간을 정하는 기준이 되고, 이러한 목적의 기재가 없는 지상권 설정등기 신청은 각하사유이다. 셋째, 현실적으로 저당권에 대한 방해배제를 위하여 담보지상권을 설정할 필요성도 없다. 유효설은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인정하려면 저당권의 실행을 방해할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지상권에 기한 방해배제는 그러하지 않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의 경우에만 다른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는 요구되지 않는 이러한 주관적 요건을 요구할 근거가 없다. 그리고 담보지상권은 결국 저당권에 대한 방해를 배제하는 것 외의 다른 내용은 없는데, 저당권에 대한 방해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따로 담보지상권에 대한 방해가 성립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담보지상권을 무효라고 보아야 하는 이유는 그 설정과 말소에 드는 비용이 낭비이기 때문이다. 담보지상권을 무효라고 선언함으로써 금융기관이 담보지상권을 설정하는 관행을 없앤다면, 이러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4. 결론 종래의 판례가 담보지상권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 결론은 담보지상권을 무효라고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대법원도 굳이 판례를 변경하면서까지 담보지상권을 무효라고 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지상물 등을 소유할 필요가 없는 지상권을 인정하고, 지상권자의 사용수익권을 부정하며, 담보지상권의 부종성을 긍정하는 등 논리의 곡예(logical acrobatics)를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곡예를 멈추고, 형용모순(oxymoron)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담보지상권이라는 것을 폐기하는 것이 국민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할 것이다. 윤진수 교수 (서울대 로스쿨)
담보지상권
지상권
수목
윤진수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19-04-08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워크아웃절차 진행을 위한 주식취득이 과점주주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상판결 요지 ]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무상감자를 위해 주식을 취득한 후 주채권은행에 보유주식 전부에 대한 처분권을 일임하고 경영권포기, 주식포기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약정을 체결하는 등 주식취득 경위와 목적, 워크아웃절차의 진행경과를 종합해보면, 주식비율의 증가분만큼 회사운영에 대한 지배권이 실질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평석요지 ] 대상판결은 주주권행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법률상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식취득 전후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업에 대한 지배권의 실질적 증가 없는 주식취득으로 평가될 경우 과점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지방세법규정을 형식적으로 적용할 때 발생하는 부당하고 불공정한 결과를 시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1. 사실관계 A사는 전자부품제조 및 조립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소외 1은 A사의 대표이사, 원고는 소외 1의 처이다. A사는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하 ‘구조조정법’)에 따른 기업구조개선작업(이하 ‘워크아웃’)을 신청하였다. 워크아웃 절차에서 A사에 대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협의회’)는 A사의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등을 5:1 비율로 무상감자하고, 재무적 투자자이자 대주주들(이하 ‘투자자들’)이 주주총회 의결권행사 위임장을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특별약정 체결 이전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절차를 중단하기로 하는 내용 등의 의안을 가결하였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위와 같은 협의회의 요구를 거부하자, 원고는 협의회의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음으로써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것을 우려하여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A사의 보통주 등(이하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하였다. 이로 인해 A사의 과점주주인 원고, 소외 1, 원고의 모친 소외 2의 주식보유비율은 59.96%에서 76.2%로 16.24% 증가하였다. 그 후 원고와 소외 1은 주채권은행에 주식포기각서, 주식처분위임장 및 주주총회 의결권행사 위임장을 각 작성하여 교부하고, 협의회와 A사, 주채권은행, 소외 1은 주요주주 동의서, 경영권포기각서 등의 내용을 성실히 준수하며 협의회의 결의에 따라 요구되는 사항은 즉시 이행하는 것을 내용으로 특별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A사는 경영정상화에 실패하여 파산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데 피고는 A사의 과점주주인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여 주식보유비율이 증가하였음을 이유로 구 지방세법(2014. 1. 1. 법률 제121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7조 제5항에 따라 A사가 소유한 부동산 및 차량 등 과세대상 물건의 가액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원고에게 주식증가분(16.24%) 상당의 취득세 등을 부과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것은 협의회에서 가결한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기존 주주의 보유주식을 5:1 비율로 무상감자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 직후 주채권은행에 보유주식 전부에 대한 처분권을 일임함과 동시에 협의회와 경영권포기, 주식포기 및 주주총회 의결권행사 위임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약정을 체결함으로써 협의회는 A사의 경영을 상시 관리·감독하는 등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그 주식 비율의 증가분만큼 A사의 운영에 대한 지배권이 실질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간주취득세 납세의무 제도의 의의와 취지 및 실질과세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지배권의 실질적 증가 여부는 해당 주식 취득 전후의 제반 사정을 전체적으로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 3. 평석 가. 관련규정 구 지방세법 제7조 제5항 본문은 ‘법인의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지방세기본법 제47조 제2호에 따른 과점주주가 되었을 때에는 그 과점주주는 해당 법인의 부동산 등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과점주주란 구 지방세기본법(2013. 1. 1. 법률 제1161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호에 정한 바와 같이 주주 1명과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 그밖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소유주식의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는 자를 말한다. 그리고 구 지방세법 시행령(2015. 12. 31. 대통령령 제268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2항은 “이미 과점주주가 된 주주가 해당 법인의 주식을 취득하여 그가 가진 주식의 비율이 증가된 경우에는 그 증가분을 취득으로 보아 법 제7조 제5항에 따라 취득세를 부과한다. 다만 증가된 후의 주식 비율이 그 증가된 날을 기준으로 그 이전 5년 이내에 해당 과점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의 최고비율보다 증가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취득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간주취득세 제도의 취지 부동산의 소유권을 직접 취득한 당해 법인에 부과하는 취득세는 그 법인이 실물부동산을 취득한 데 대한 과세이다. 그런데 간주취득세는 법인의 주식 등을 인수함으로써 우회적인 방법으로 그 법인이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지배권을 실질적으로 취득하는 것을 과세계기로 삼는 것이다. 이처럼 법인의 과점주주에 대해 그 법인의 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취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점주주가 되면 해당 법인의 재산을 사실상 임의처분하거나 관리·운용할 수 있는 지위에 서게 되어 실질적으로 그 재산을 직접 취득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담세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누11138 판결). 다.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과점주주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기준 취득세 납세의무가 있는 과점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주주 1명과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친족, 그밖의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소유주식의 합계가 해당 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법인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누11138 판결). 이때 법인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지위라 함은, 실제 법인의 경영지배를 통하여 법인의 부동산 등의 재산을 사용·수익하거나 처분하는 등의 권한을 행사하였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소유하고 있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행사 등을 통하여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족하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두19501 판결). 그러나 실질과세의 원칙 중 실질귀속자 과세의 원칙은 소득이나 수익, 재산, 거래 등의 과세대상에 관하여 귀속 명의와 달리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형식이나 외관을 이유로 귀속 명의자를 납세의무자로 삼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삼겠다는 것이고, 이는 간주취득세의 납세의무자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이와 같은 입장에서 취득세의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과점주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주주명부상의 주주 명의가 아니라 그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 등을 통하여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여 법인의 운영을 지배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1두26046 판결). 그런데 구 회사정리법에 의한 정리절차개시결정으로 회사사업의 경영과 재산의 관리처분권 등이 관리인에 전속하는 경우에는 과점주주가 되더라도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어 취득세 납부의무가 있는 과점주주에 해당한다할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누11138 판결). 그러나 경영권이 대표이사로부터 비상대책위원회로 사실상 이전되었다는 사정은 법인 내부의 경영권이 이동된 것에 불과할 뿐 지배력 행사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고, 또 부도가 발생하여 회사정리절차개시신청까지 하는 등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어려웠다는 사정도 지배력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될 뿐 법률상의 장애사유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5354 판결). 한편, 주식취득과 함께 지배권까지 실질적으로 증가하였다면 주주나 과점주주가 되는 시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법상 주식취득의 효력이 발생한 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두24842 판결). 그러나 주주권의 실질적 증가 없이 주식취득의 형식이나 외관만 갖추고 있다면 사법상 주식취득의 효력이 발생한 때에 곧바로 과점주주로서 납세의무가 발생한다고 할 수는 없다. 라.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대상판결의 원심은 구조조정법에는 부실징후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에 대해 약정체결을 강제하거나 주주권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워크아웃절차 진행은 기업에 대한 실질적 지배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과점주주가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주식취득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주식포기각서의 제출 등 그 후의 사정은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구조조정법에 주주권행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주식취득 전후의 제반사정을 전체적으로 살펴 법률상 절차 내에서 실질적으로 회사지배와 관련 없이 주식을 취득하고 그 후 주식취득의 목적이 실현되었다면 간주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주식비율의 증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간주취득세는 실질과세원칙에 근거하고 있다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라 법률상 주주권 행사제한 여부는 물론 주식취득 전후 제반사정까지 두루 살핀 것은 타당하다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2008두8499 전원합의체판결의 취지에 따라 주식취득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배권의 실질적 증가 없는 주식취득에 대해서는 과점주주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지방세법규정을 형식적으로 적용할 때 발생하는 부당하고 불공정한 결과를 시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대상판결이 지배권의 실질적 증가의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대상판결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우에 간주취득세 납세의무자를 부담하게 될지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용주 변호사(법무법인 조앤김)
워크아웃
취득세부과처분
과점주주
김용주 변호사(법무법인 조앤김)
2018-12-27
행정사건
취득세 신고·납부 후 매매대금 감액 시 경정청구가 가능한지
[ 판결 요지 ] 유통세라는 취득세의 성격에 비추어보면 적법하게 취득하여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이상 매매계약에서 정한 조건이 사후에 성취되어 대금감액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사후 대금감액의 경우 구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통상의 경정청구나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없다. [ 평석 요지] 대상 판결은 ① 취득세와 마찬가지로 유통세의 일종인 부가가치세나 증권거래세 등 국세에 있어서 대금감액은 통상의 경정청구사유가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는 점, ② 조정에 의해 대금이 감액된 경우 취득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2014두39272 판결의 취지에 반하는 점, ③ 매도인인 건설회사는 매매대금의 감액으로 당초 신고한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데, 동일한 거래로 취득가액이 감소된 원고들에 대한 취득세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므로, 경정청구를 허용하는 것으로 조속히 변경될 필요가 있다. 1. 사실관계 원고들은 건설회사와 분양대금의 10%를 납부유예하면서 입주지정 만료일로부터 2년이 되는 시점에 시세가 분양가액보다 하락하는 경우 분양대금의 10% 범위 내에서 감액하는 조건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그 후 위 조건과 같이 아파트의 시세가 하락하자, 원고들은 건설회사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잔금납부유예분을 시세하락분과 상계처리하였고, 대금감액을 이유로 피고에게 경정청구를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부하였다. 2. 대상 판결의 요지 취득세는 본래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취득자가 재화를 사용·수익·처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부동산 취득세는 부동산의 취득행위를 과세객체로 하는 행위세이므로, 그에 대한 조세채권은 그 취득행위라는 과세요건 사실이 존재함으로써 당연히 발생하고, 일단 적법하게 취득한 이상 그 이후에 계약이 합의해제되거나 해제조건의 성취 또는 해제권의 행사 등에 의하여 소급적으로 실효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이러한 취득세의 성격과 본질 등에 비추어보면,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후 매매계약에서 정한 조건이 사후에 성취되어 대금감액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당초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한 적법한 취득행위가 존재하는 이상 위와 같은 사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취득행위 당시의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고, 따라서 위와 같은 사유만을 이유로 구 지방세기본법에 따른 통상의 경정청구나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없다. 3. 평석 이 사건의 쟁점은 취득세를 신고·납부한 이후 대금 감액을 이유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가. 국세와 지방세의 경정청구제도 경정청구제도는 국세에 먼저 도입된 후 지방세로 확대되어 왔다. 국세의 경우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경정청구제도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두고 있다.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는 납세의무 성립 후 일정한 후발적 사유의 발생으로 말미암아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변동이 생긴 경우 납세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증명하여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 판결 등). 한편, 지방세의 경우 2010년 3월 31일 지방세법이 전면 개정되기 이전의 구 지방세법에는 경정청구제도가 없었고, 구 지방세법 제71조에 수정신고제도만 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0년 3월 31일 제정된 지방세기본법 제50조에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와 거의 유사한 내용의 경정청구제도를 명문으로 도입하였다. 나. 유통세(또는 거래세)의 경정청구 가능 여부 소득세인 법인세 등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의한 경정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아무런 의문이 없고, 유통세에 대해서도 국세의 경우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점에는 논란이 없다. 즉, 부가가치세는 소득이 아닌 거래의 외형에 대하여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인데(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두22485 판결), 대법원은 이동통신사업자가 대리점 사업자에게 단말기를 판매하면서 출고가격 전액을 공급가액으로 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ㆍ납부하였다가, 단말기 구입 보조금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가가치세 감액 및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자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한 사안에서, 경정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3두19615 판결). 또한 증권거래세도 이익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되는 유통세의 일종인데(대법원2009. 9. 10. 선고 2007두14695 판결), 대법원은 양도인이 주식을 양도하면서 약정된 매매대금에 기초하여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법정신고기한까지 신고하였으나 사후에 당사자 간의 합의로 매매대금이 감액되어 주식의 매매대금이 감액된 사안에서, “증권거래세의 경우에도 신고 이후에 매매대금이 감액되면, 당초의 신고는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초과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도인은 대금감액을 이유로 경정청구를 하여 당초의 신고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36003 판결). 이와 같이 유통세인 국세에 대해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점에는 아무런 의문이 없다. 다. 지방세의 경우 대법원은 매수인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가 분필 절차가 지연되자 계약의 해제를 통지하였고, 이에 매도인이 잔금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감액하는 조정이 성립되었고, 이에 매수인이 당초 신고·납부한 취득세 등에 대해 감액경정청구를 하자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하는 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조정에서 부동산의 매매대금이 감액된 것은 구 지방세기본법 제51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두39272 판결). 한편, 통상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후발적 경정청구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1740 판결).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 각호 및 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2항 각호에서 보듯이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는 모두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하는 사유들이다. 따라서 후발적 경정청구사유는 그 내용상 통상의 경정청구사유에도 해당된다. 위 2014두39272 판결은 매매대금의 감액으로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이 감소되었으므로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할 경정사유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았고, 위 2014두39272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매매대금 감액이 통상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발생하였다면 당연히 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 통상의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결론이 된다. 라. 대상 판결의 문제점 대상 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경정청구를 허용하는 것으로 조속히 변경될 필요가 있다. 첫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취득세와 마찬가지로 유통세의 일종인 부가가치세나 증권거래세 등 국세에 있어서 대금감액은 통상의 경정청구사유가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이다. 한편, 취득물건을 등기·등록하면 취득일부터 60일 이내에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취득세 과세대상이 되지만(지방세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2항), 계약해제 이외의 경정청구사유에 대해서는 법률상 제한이 없다. 또한 증액경정으로 인하여 증가된 과세표준 및 세액에 대하여는 해당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경정청구 또는 불복을 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다(지방세기본법 제50조 제1항). 그러나 위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방세관계법에 경정청구를 제한하는 다른 규정은 없다. 따라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이후라고 하더라도 위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 통상의 경정청구기간 내에 당초 신고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경정청구를 제한할 근거는 없다. 대상 판결은 취득세의 성격과 본질에 비추어 조건성취에 의한 매매대금의 사후감액은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의 행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유통세인 부가가치세, 증권거래세에 대해서도 경정청구가 허용된다는 확립된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취득세의 성격이 유통세라는 점은 경정청구를 부인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 경정청구에 관하여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와 거의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지방세기본법 제50조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지방세를 국세와 달리 취급할 근거는 없다는 점,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이라고 하더라도 계약해제나 증액경정처분과 같이 법률에서 명문으로 경정청구를 제한하고 있는 경우 외에는 경정청구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은 문제가 있다. 둘째, 대상 판결은 조정에 의해 매매대금이 감액된 경우 취득세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해당된다는 위 2014두39272 판결에도 반한다. 위 2014두39272 판결 취지에 따르면, 매매대금의 감액은 과세표준과 세액을 감액하는 사유로서 통상의 경정청구대상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은 위 2014두39272 판결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납세자의 권리구제를 확대한다는 경정청구제도의 취지에도 반하는 부당한 판결이다. 셋째,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건설회사는 매매대금의 감액으로 당초 신고한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이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초과하므로 당연히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에 따른 경정청구를 할 수 있고,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 동일한 거래로 취득가액이 감소된 거래상대방인 원고들에 대한 취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의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분양대금
취득세
하락분
원금보전특약
유철형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18-12-17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수탁자의 부동산 취득과 지방세법상 위탁자의 사실상 취득 해당 여부
-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4897 판결 - I. 대상판결의 개요 1. 사실관계의 요지와 이 사건 처분의 경위 원고 A는 2009년 3월 31일 주택공사와 아파트신축 분양사업의 수행을 위해 이 사건 토지를 약 3272억원에 매입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주택공사에게 계약금 약 327억원을 지급하였다. 그 후 원고 A는 위 사업의 공동 수행을 위하여 원고 B에게 이 사건 토지 지분 50%를 양도하는 매매계약 및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2009년 6월 30일 위 매매계약에 따라 주택공사에 중도금 약 1309억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들은 2009년 7월 30일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건물을 신탁회사에게 신탁하는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였고, 동시에 주택공사 및 신탁회사와 매매계약상 양수인의 지위를 신탁회사가 승계하는 권리의무승계계약을 체결하였다. 신탁회사는 2009년 10월 15일 주택공사에게 잔금 약 1636억을 지급하고 취득세를 납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3년 9월 12일 원고들이 잔금 지급일에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구 지방세법(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 전의 것, 이하 ‘지방세법’) 제105조 제2항의 사실상 취득이란 소유권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대금의 지급과 같은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하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의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매계약에서 탈퇴하여 위 잔금 지급일 당시 매수인의 지위를 유지하지 않았고, 신탁계약이 정한 내부약정에 따라 원고들이 잔금을 부담하였더라도 사실상 취득자가 되는 것이 아니며, 원고들이 매수인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 사건 토지의 등기명의만을 신탁회사 앞으로 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지 않았다고 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II. 대상판결의 평석 1. 문제의 소재 이 사건의 쟁점은 신탁회사의 잔금지급일에 그 잔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지방세법상 취득에는 사실상 취득이라는 포괄적 개념이 포함되고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있어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명의신탁자의 사실상 취득을 인정한다. 한편 신탁법에 따른 신탁으로써 신탁등기가 병행되는 경우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신탁재산의 이전 등에 대해 취득세를 비과세하고 있다. 이 사건은 신탁등기가 병행되지 않아 취득세 비과세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고 수탁자가 매수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신탁재산을 취득하여 구조상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위탁자인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는지가 문제되었다. 2. 지방세법상 취득의 개념과 사실상 취득의 의미 가. 취득의 개념 취득의 개념에 관하여 지방세법 제104조 제8호는 취득이란 매매, 교환, 상속, 증여 기타 이와 유사한 취득으로서 원시취득, 승계취득 또는 유상무상을 불문한 일체의 취득을 말한다고 하고, 제105조 제2항은 민법 등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한 등기 등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득의 개념에 대하여 형식설은 지방세법에 별도 규정이 없어 민법상의 개념을 차용해야 하는데, 실질적 취득이든 형식적 취득이든 묻지 않고 사법상의 소유권 취득은 지방세법상 취득에 해당한다는 견해이다. 이에 대해 실질설은 소유권이란 사용·수익·처분권을 의미하므로 이를 전유하는 실질적 소유권의 취득만이 취득이라는 견해이다. 판례는 취득세는 재화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 부동산 취득자가 그 부동산을 사용·수익·처분함으로써 얻어질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대법원 2000두7896 판결) 형식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나. 사실상 취득의 의미 형식설에 따를 경우 사실상 취득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사실상 취득은 지방세법상 취득의 개념을 확대한 것으로 형식적 소유권과 실질적 소유권이 분리된 경우에 실질적 소유권자에게 추가 과세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형식적 소유권자와 실질적 소유권자가 다른 경우 하나의 취득행위에 대해 이중과세가 발생한다는 점, 지방세법이 등기 등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실상 취득으로 본다고 하여 등기 등을 주요 과세계기로 삼고 있어 등기 등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까지 사실상 취득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잔금 지급 후에도 등기 등을 하지 않아 취득세를 과세할 수 없는 경우에 취득시기를 잔금 지급일로 앞당겨 과세할 수 있는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판례도 지방세법상 사실상 취득이란 등기와 같은 소유권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으나 대금 지급과 같은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12두28414 판결 등) 등기 전에 사실상 취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 신탁의 취득세 과세 문제 가. 신탁법상의 신탁 신탁이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 재산의 이전 등의 행위를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 등을 위하여 그 재산의 관리·처분 등의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법률관계이다. 신탁에 대해 지방세법 제110조 제1호는 신탁법에 의한 신탁으로써 신탁등기가 병행되는 경우에 위탁자로부터 수탁자에게로의 재산이전 및 수탁자로부터 위탁자에게로의 재산이전 등을 비과세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취득세 비과세 규정은 지방세법상 취득에 해당하지만 취득세를 면제하는 조항으로 해석된다. 나. 명의신탁 명의신탁이란 타인과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 소유권을 보유하기로 하고 등기는 타인의 명의로 하는 것을 말한다. 명의신탁은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명의신탁의 유형 중 신탁자가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도인으로부터 수탁자에게로 이전등기를 하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 대해서는 수탁자가 매도인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여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하므로 취득세 납세의무가 있다고 한다(대법원 2005두13360 판결). 명의신탁자와 매도인 사이의 매매계약이 유효하므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고 자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신탁자가 수탁자로 하여금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등기도 수탁자 명의로 경료하게 하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신탁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고 수탁자와의 명의신탁약정도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무효이기 때문에 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가 부정된다(대법원 2012두28414 판결). 4. 이 사건의 경우 수탁자의 부동산 취득과 지방세법상 위탁자의 사실상 취득 해당 여부 가. 긍정설 긍정설은 위탁자인 원고들의 사실상 취득을 구성한다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논거가 제시된다. 첫째, 신탁재산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과세 규정이 있는데 이 사건은 신탁등기를 경료하지 않은 것으로 비과세 규정의 적용이 없는 이상 취득세 과세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둘째,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에는 그 매매대금을 부담하고 사실상 사용·수익권을 가지는 명의신탁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데, 이 사건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유사하다. 나. 부정설 부정설은 위탁자인 원고들에 대해서 사실상 취득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견해로서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탁재산의 비과세 규정은 지방세법상 취득에 해당하는 거래에 대해 면세를 해 주는 것인데 원고들이 매매계약에서 탈퇴하여 취득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위 비과세 규정은 과세근거가 될 수 없다. 둘째, 이 사건의 경우 위탁자인 원고들은 매수인의 지위에서 완전히 벗어나 위탁자가 매수인 지위를 가지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는 다르다. 5. 대상판결의 검토 및 평가 종래 과세실무상 취득물건의 매매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하고 그 취득물건을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한 자가 지방세법상 사실상 취득자로서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고, 이 사건도 그러한 연장선에서 신탁회사가 취득세를 납부하였음에도 위탁자에게 재차 취득세를 부과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매매대금의 실질적 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잔금 지급일 당시 매매계약상의 권리를 가지는 양수인만이 취득세 납세의무자이고 잔금 지급 전에 매매계약에서 탈퇴한 위탁자는 취득세 납세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판시함으로써 지방세법상 사실상 취득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파악하고 신탁을 이용한 부동산 개발사업의 거래구조에서 취득세 납세의무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는 달리 매매대금을 내부적으로 부담했더라도 매도인이나 수탁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이 없다는 이유로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정하는 계약명의신탁에 관한 앞서 본 판례와 같은 맥락에 있다.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명의신탁
취득세
토지
등기명의신탁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8-12-06
상사일반
골프장 부동산 공매에서 회원 계약 승계 인정 여부
-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6다220143 전원합의체 판결 - 1. 사실관계 가. 원고들은 A회사에게 회원보증금을 내고 이 사건 골프장에 회원으로 가입한 자들이다. 나. A회사는 이 사건 골프장을 건설하여 운영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B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B은행과 사이에 이 사건 신탁부동산(골프장 부지 및 건물 5동)에 대한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B은행에게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다. 그 후 A회사가 대출금채무의 이행을 지체하자 B은행은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대한 공매절차를 진행하였는데, 위 공매절차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소외인이 매매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B은행은 피고1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피고1에게 이 사건 신탁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라. 피고1은 피고2 등과 피고3을 우선수익자로 하여 이 사건 골프장 부지에 관하여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2에게 위 골프장 부지에 관하여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마. 원고들은 피고1을 상대로는 입회보증금반환채무의 승계를 주장하면서 그 보증금의 반환을, 피고2와 피고3을 상대로는 위 골프장 부지에 관한 담보신탁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체육필수시설에 관한 담보신탁계약이 체결된 다음 그 계약에서 정한 공매나 수의계약에 의해 체육필수시설이 일괄하여 이전되는 경우 이것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육시설법’이라고만 한다) 제27조 제2항 제4호의 특정승계 사유에 해당하여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도 승계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대상판결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담보신탁을 근거로 한 공매나 수의계약이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에서 정한 절차에 해당한다고 보아 입회보증금반환채무의 승계를 인정하였다. 3. 평석 체육시설법 제27조는 아래와 같은 규정을 두어 체육필수시설의 소유권이 바뀌는 일정한 경우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7조(체육시설업 등의 승계) ① 체육시설업자가 사망하거나 그 영업을 양도한 때 또는 법인인 체육시설업자가 합병한 때에는 그 상속인, 영업을 양수한 자 또는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이나 합병(合倂)에 따라 설립되는 법인은 그 체육시설업의 등록 또는 신고에 따른 권리·의무(제17조에 따라 회원을 모집한 경우에는 그 체육시설업자와 회원 간에 약정한 사항을 포함한다)를 승계한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절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체육시설업의 시설 기준에 따른 필수시설을 인수한 자에게는 제1항을 준용한다. 1.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2.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의한 환가(換價) 3. 「국세징수법」·「관세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따른 압류 재산의 매각 4.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절차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에서 부동산신탁에 따른 공매나 수의계약의 경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이를 동법 제2항 제4호의 특정승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하여 왔는데, 대상판결은 이에 대한 명시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그 결론 역시 타당하다고 보인다. 첫째, 법률규정을 해석하기 위하여는 입법 목적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체육시설법은 1994년 1월 7일 법률 제4719호로 전부개정되며 제30조 제1항에서 체육시설업의 승계에 대한 규정을 두었고, 2003년 5월 29일 법률 6907호로 일부개정되며 동조 제2항을 신설하여 자연인의 사망, 법인의 합병, 영업의 양도·양수 외에 ‘필수시설을 인수한 자’도 체육시설업의 등록·신고에 따른 권리·의무를 승계하도록 그 범위를 확정하였으며, 위 규정은 2007. 4. 11. 법률 제8349호로 전부개정되며 제27조로 개정되었는데, 그 기본적인 취지는 체육시설의 회원 등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법률 제6907호 일부개정 이유), 거래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부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법제처 역시 2010. 12. 30. 유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질의에 대하여 ‘부동산담보신탁에 의한 공매절차 역시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 소정의 절차에 해당한다’고 유권해석을 하였으며(안건번호 10-0419), 대법원 역시 이러한 취지를 감안하여 체육시설법 제27조 제1항의 영업양도를 폭넓게 인정하여 왔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5379 판결, 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다50113 판결 등 참조). 둘째, 골프장 등 체육시설법상의 체육시설의 조성 과정에서 자금조달의 일환으로 신탁제도가 많이 활용되고, 이에 따라 신탁법에 의한 공매절차를 통하여 체육시설이 처분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통상 골프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회원을 모집하게 되고(체육시설법 제17조), 회원들이 낸 입회금이 골프장 건축에 사용되고 있는데, 부동산신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회원들이 입회금을 반환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사실상 상실하게 하는 것은 회원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며, 이러한 문제는 체육시설업자가 체육시설 조성에 투입하는 자기자본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해결할 문제이지 회원들의 권리를 제한하며 해결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셋째, 신탁법상의 담보신탁계약에 따른 공매나 수의계약의 경우를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1 내지 3호의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절차 등과 구분하여야 할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대상판결의 반대의견은 절차 자체에 대해 법률에 구체적 규정을 두고 있고 법원 등이 그 절차를 주관하는 등의 근거를 갖추었을 때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같은 항에서 명시적으로 이와 같은 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있고,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1 내지 3호까지의 절차에서도 이미 임의매각이나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으며, 체육시설에 관한 담보신탁은 위탁자가 자신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채무자인 위탁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채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신탁재산의 공매 등과 같은 강제환가절차를 거치게 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저당권과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다. 넷째, 대상판결에 따라 거래의 안전이 침해될 염려도 없다. 체육필수시설을 부동산담보신탁에 따른 공매나 수의계약에 의해 취득하려는 자는 회원권, 입회금반환채무의 존재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체육시설법 제1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7조의2, 제19조는 회원모집의 시기, 방법, 절차와 모집 총금액, 회원모집계획서의 제출, 회원모집결과의 보고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으므로, 체육필수시설을 인수하려는 자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정보공개청구나 체육시설에 대한 실사 등을 통하여 필요한 정보를 확인한 뒤에 손익을 미리 계산하여 인수가격을 정할 수 있다. 이에 대법원이 체육시설법 제27조 제3항, 제1항에 의하여 보호받는 회원은 체육시설법 제17조 등 관련 법령이 정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유효하게 회원의 자격을 취득한 자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대법원 2004다10213 판결, 대법원 99다20513 판결 참조)까지 감안하면, 체육필수시설의 인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입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체육필수시설에 관한 담보신탁계약이 체결된 다음 그 계약에서 정한 공매나 수의계약으로 체육필수시설이 일괄하여 이전되는 경우에 그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가 승계된다고 본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다만, 입회보증금에 대한 반환을 염두에 두지 않고 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이나 입회보증금반환채무의 승계를 고려하지 않고 체육필수시설을 인수한 자(이 사건의 경우 인수대금은 약 14억원이나 승계되는 입회보증금반환채무는 약 500억원에 달한다), 이미 신탁공매처분된 골프장 회원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한 후속 분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가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부동산담보신탁의 경우 대상판결로 정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다른 사례를 놓고 동일한 다툼이 일어날 여지는 여전히 있다. 체육필수시설의 인수자에게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를 승계시키는 것은 인수자, 다른 채권자, 담보권자, 우선수익자 등의 이익을 해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다른 사안에서도 동일한 결론을 유지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입법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근원적으로 해결할 것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와 같은 포괄적 규정을 삭제하고, 동항 제1 내지 3호와 같이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입법 형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조건주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골프장
공매
체육시설의설치및이용에관한법률
입회보증금반환청구
조건주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2018-11-15
가사·상속
민사일반
공동상속인 중 1인의 상속재산처분과 민법 제1014조
-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8다1049 판결 - 1. 사실관계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사안을 다루고 있다. 소외 1(母)은 소외 2와 혼인하여 피고 1을 출산한 다음, 소외 2와 이혼하고 소외 3과 사실혼관계를 유지하며 원고 등을 출산하였다. 소외 1이 2015년 1월 27일 사망하자, 피고 1은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만 자녀로 등록되어 있음을 기화로 단독 상속등기를 마치고 2015년 6월 25일 소외 1의 상속재산인 부동산을 피고 2에게 매도하고 피고 2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이후 원고 등이 2016년 2월 12일 친생자관계존재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6년 7월 1일 인용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 등은 피고 1 명의의 상속등기 및 피고 2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중 원고 등 법정상속분 상당의 말소등기를 구하였다. 2. 소송의 경과 (1) 이에 대하여 원심(창원지방법원 2017. 2. 17. 선고 2017나2155 판결)은 ① 상속개시 후 친자관계존재확인판결에 의하여 상속인으로 판명된 자가 발생한 경우 민법 제860조 단서를 적용하여야 하는바 위 처분이 이에 해당하므로 ② 원고 등은 민법 제1014조의 ‘상속개시 후의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에 해당한다면서, 피고 1을 상대로 매매대금 상당의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피고 2에게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귀속된 부동산의 처분의 효력을 부인하지는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 등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대법원은 “혼인 외의 출생자와 생모 사이에는 생모의 인지나 출생신고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자의 출생으로 당연히 법률상의 친자관계가 생긴다”면서, “인지를 요하지 아니하는 모자관계에는 인지의 소급효 제한에 관한 민법 제860조 단서가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지 아니하며,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의 가액지급청구권을 규정한 민법 제1014조를 근거로 자가 모의 다른 공동상속인이 한 상속재산에 대한 분할 또는 처분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에 환송하였다. 3. 검토 (1) 공유자 중 일부만이 한 공유물분할은 무효이고, 일부만이 한 공유물처분도 처분자의 지분을 넘는 범위에서 무효이다. 이는 공동상속으로 인한 공유에서도 타당하고, 원심과 대법원도 전제하는 바이다. 원심과 대법원이 갈린 것은 사안에 민법 제860조 단서와 제1014조가 적용 내지 유추되고, 그 결과 결론이 달라지는지 여부였다. 민법 제860조 단서가 적용 내지 유추되었을 때 결론이 달라짐은 분명하다. 이 규정은 인지의 소급효로 제3자에 대하여 대항할 수 없게 하고 있으므로, 누락된 공동상속인의 존재(로 인한 무효)를 다른 공동상속인의 분할·처분으로 권리를 취득한 자에 대하여 주장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자관계는 출산사실만으로 당연히 성립하고, 모(母)의 자(子) 인지에는 확인적 의미밖에 없다. 민법 제860조 단서는 인지에 소급효가 있음을 전제로 그로 인한 법적 불안을 피하기 위하여 일정 범위의 제3자에 대하여 소급효를 제한하는 규정이고, 때문에 제3자의 선·악의도 묻지 아니한다. 모자관계에서 인지에는 소급적 형성력이 없으므로 이 규정을 모자관계에 유추할 수는 없다. 이 점에서는 대법원이 옳다. 그런데 원심과 대법원은 모두 민법 제860조 단서가 적용 내지 유추되어야 제1014조가 적용될 수 있음을 전제한 것처럼 보인다. 민법 제1014조를 제860조의 소급효 제한과 관련시켜 이해하는 것은 종래 대법원의 접근이기도 하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83796 판결 등, 이에 대한 비판으로는 윤진수, 친족상속법강의 제2판, 181~182). 그러나 민법 제1014조에는 분할·처분 후 피인지자 외에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도 포함되어 있는데, 위 설명은 적어도 뒤의 경우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사안에서 문제는 친생자관계존재확인판결에 의하여 모자관계가 ‘확정’된 경우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인지, 만일 그렇다면 아직 그 지위가 ‘확정’되지 아니한 공동상속인을 제외한 협의분할도 유효한 것인지에 있다. (2) 민법 제1014조는 1947년 개정 일본민법 제910조를 따랐다. 그런데 일본민법이 분할·처분 후 피인지자에 한하여 가액지급청구권을 인정하는 것과 달리 민법 제1014조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상속인이 된 자’에 대하여도 가액지급청구권을 인정한다. 이에 대하여 민법안심의록(1957, 603-604)은 일본민법 제910조와 같은 취지라고 할 뿐이다. 공동상속에서는 일반 공유와 달리, 공동상속인이 분명하지 아니한 예가 많다. 이때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에 따라 공동상속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한 분할·처분이 사후 다른 공동상속인이 있었음이 드러나 무효가 된다면 거래안전에 해가 된다. 부자관계에서 인지는 - 인지 전에는 상속권이 없다가 인지의 소급효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 그 특수한 예에 해당한다. 일본민법 제910조는 이 경우 나머지 공동상속인이 한 분할·처분을 유효로 하고{위 규정은 ‘가액만(のみ)에 의한 지급의 청구권을 가진다’고 하여 이를 명확히 한다}, 그 대신 누락된 공동상속인에게 가액지급청구권을 준다. 문제는 이러한 필요가 인지에 한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본에서는 1950년대 초부터 공동상속인 여부가 불분명한 다른 경우에 제910조를 유추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설이 되었다{新版注釋民法(27), 407-409(川井健)}. 최고재판소는 명문 규정이 없음을 들어 모자관계에 대한 위 규정의 유추를 거부하였으나, 대신 제94조 제2항(대체로 민법 제108조 제2항에 해당한다)의 유추에 의한 구제를 시사하고 있다(日最判 1979. 3. 23, 判時923, 70). 명문 규정이 없는 프랑스에서는 표현상속인론(theorie de l’heritier apparent)이, 독일에서는 선의취득과 등기부의 공신력(MunchKommBGB/Ann, § 2042 Rn. 41)이 활용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우리 민법에는 특히 부동산에 관하여 일반적인 거래안전보호가 없는 대신 민법 제1014조에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상속인이 된 자’가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母)의 혼인 외의 자가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에 해당하는가.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지 아니하였으나 공동상속인의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경우로는 부(父)의 자녀 인지 이외에 친생추정(혼인한 여자가 자녀를 출산하고 그 자녀를 등록부에 남의 자녀로 등록한 경우), 모의 출산, 협의상이혼무효·취소, 협의상파양무효·취소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위 상황에서 상속관계를 등록부에 반영시키려면 등록부의 부 또는 모란이 공란이어서 부 또는 모가 인지신고를 할 수 있는 경우 이외에는 대체로 친생자관계존부확인, 이혼무효·취소, 파양무효·취소판결을 받아야 한다. 그중 친생추정, 출산, 이혼무효 및 파양무효에서 판결은 확인적이므로 엄밀히는 ‘재판의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되었다고 할 수 없지만, 이혼취소, 파양취소처럼 현실적으로 잘 문제되지 아니하는 소수의 형성판결만을 포섭하기 위하여 이처럼 포괄적인 문언을 채택하였다고 보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입법자의 의사는 위 모든 경우에 분할·처분은 유효로 하고 가액지급청구권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반대로 이때 판결에 형성판결만 포섭하거나 나아가 인지만 포섭한다면 ‘재판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에는 매우 좁은, 현실적인 의미가 거의 없는, 적용영역만 남게 되는데, 이는 입법의도를 한정할 단서나 입법적 과오라고 볼만한 근거가 없는 한 취할 바라 할 수 없다. 부동산의 경우 등록부상 상속관계가 드러나지 아니하는 한 인지 이외에는 재판을 거치지 아니하고 상속등기를 할 방법이 없어 분할 기타 처분을 하거나 그에 관여할 방법도 없으므로, 사실상 형성/확인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아니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종래 통설도 친생자관계존재확인판결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임이 ‘분명해진’ 사람을 제외한 채 한 분할도 유효라고 보았다(윤진수, 앞의 책, 428, 442). 민법 제1014조는 분할과 처분을 같이 취급한다. 모의 혼외자를 제외하고 한 상속재산 처분도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그의 상속권은 가액지급청구로 보호된다고 봄이 옳다. 누락된 공동상속인의 이의 여부나 처분 당사자의 선·악의 등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무효로 할 수 있는지는 그 다음의 문제이다. (3) 그럼에도 대법원은 이와 반대되는 결론을 채택하였다. 민법 제1014조를 대법원처럼 이해할 때 우리 입법자가 의식적으로 끼워 넣은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 부분에 어떤 의미가 부여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유감스러운 것은 이 문제에 대하여 대법원이 어떠한 검토를 행하였고 어떠한 논리로 그와 같은 결론에 이르렀는지가 판결에 전혀 나타나있지 아니하다는 점이다. 이동진 교수(서울대 로스쿨)
부동산
상속
친생자관계
민법제860조
혼외자인지
이부형제
이동진 교수(서울대 로스쿨)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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