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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폐지공공시설의 무상양도신청의 거부에 관한 소고
Ⅰ. 事案의 槪要 피고가 2002년 11월5일 원고들에게 주택건설사업계획에 대한 사업계획승인을 하면서 다음을 포함한 54개 항목의 승인조건을 부가하였다: 사업계획부지 내에 포함된 도로는 행정재산 용도폐지 후 사업주체가 착공 전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제16항), 사업부지에 포함되어 있는 국·공유지는 착공신고 전까지 소유권을 확보할 것(제32항). 그런데 원고들은 사업부지 내 국공유지를 매수하여 착공신고 전까지 매수하여 소유권을 확보하라는 이들 승인조건과 관련하여 2003년 7월24일 피고에게 사업시행지에 속해 있는 피고 소유의 별지목록 기재 각 토지를 무상으로 양도하여 달라는 신청(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3년 8월25일 원고들에게 용도폐지 토지의 무상양도 여부는 피고의 재량인 점, 사업부지 내 국·공유지의 유상으로 매수한다는 이 사건 승인조건을 수용할 것을 전제로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여 이에 따라 이 사건 승인조건이 부가된 점, 관내 다른 사업장과의 형평성 및 유사 민원의 재발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무상양도를 거부함과 아울러 기존의 이 사건 승인조건대로 사업부지 내 국·공유지를 조속히 매입하라고 통지하였다. Ⅱ. 判決의 要旨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되려면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국민에게 있어야 하고, 이러한 신청권의 근거 없이 한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84. 10.23. 선고 84누22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제소기간이 이미 도과하여 불가쟁력이 생긴 행정처분에 대하여는 개별 법규에서 그 변경을 요구할 신청권을 규정하고 있거나 관계 법령의 해석상 그러한 신청권이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에게 그 행정처분의 변경을 구할 신청권이 있다 할 수 없다. Ⅲ. 問題의 提起 해당 조건(제16·32항)을 부담으로 인식한 대상판결과 그 원심(서울고법 2005. 8.18. 선고 2004누22154 판결)은 ‘이 사건 신청’을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조건의 변경요청으로 받아들여, 일단 부담의 사후변경의 차원에서 접근을 하였다. 그리하여 대상판결과 그 원심은 (부담의)독립된 행정처분의 인정에서 비롯된 불가쟁력의 발생을 연계시켜, 행정행위의 재심(폐지)가능성의 물음과 관련해서 소극적 입장을 천명하고, 사안에서 거부처분의 성립을 부인하였다. 반면 1심(서울행정법원 2004. 10.12. 선고 2003구합35625 판결)은 전혀 다른 논증을 통해 거부처분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사안을 부관(부담) 및 그것의 변경과는 유리된 차원에서 접근하여 不可爭力의 측면을 분명히 배제하였으며,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 제8항의 준용규정에 따른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의 공공시설의 무상귀속의 위헌적 요소를 결정적인 착안점으로 삼았다. 이하에선 양자의 구분된 접근방식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Ⅳ. 사안상의 該當條件의 法的 性質 여기서 당초의 사업계획승인조건(제16·32항)이 과연 사업계획승인처분의 효력발생과 무관한 의미를 가지는 부관 즉, 부담인지 의문이 든다.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처분을 통해 사업계획의 적합성을 확인받고 합법적으로 건설시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건축허가마냥 주택건설허가인 셈이다. 그리하여 건축허가와 마찬가지로 주택건설허가 역시 그 허가권자로선 해당 사업부지 전체에 관한 權原을 가져야 한다. 만약 사업부지의 일부라도 권원이 없다면 허가적격성이 결여된다. 나아가 사안처럼 그 사업부지 내에 도로에 제공된 토지(공물)가 존재할 때, 그 토지가 공용폐지가 되지 않는 한, 설령 아파트가 완성된다 하더라도 아파트의 소유관계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허가적격성의 차원에서 보면, 해당 승인조건은 건설허가로서의 승인처분이 형성효(건설시공)를 의문없이 갖게 하는 계기가 된다. 요컨대 여기서의 승인처분조건은 본체인 행정행위를 보충하는 의미의 부담은 아니며, 본체인 행정행위의 효력을 좌우하는 의미의 조건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조건의 양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승인처분이 건설허가로서 형성효과를 지니며 조건이행의 시점이 공사착공 전까지인 점에서 사안의 조건은 정지조건이라 하겠다(반면 부담으로 보는 견해로 盧坰泌, 불가쟁력이 발생한 행정처분의 변경을 구할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대법원판례해설 제68호, 2007. 12., 418면). 이처럼 정지조건의 차원에서 출발하면 ‘이 사건 신청’을 승인조건에 바로 연계시키지 않고 별 어려움 없이 그 취지-대상토지의 무상양도요청-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이 사건 신청’은 승인조건을 나름대로 이행하기 위한 또는 착공 전에 사업부지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여 승인조건을 사실상 실효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강구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을 승인처분의 일부(부관)의 변경을 구하는 것으로 볼 순 있겠지만(이를 2심은 명백히 부정한다), 독립된 부담으로서의 승인처분조건의 변경요청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Ⅴ. 독립된 無償讓渡申請의 차원에서의 접근  원고는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 후단부분을 착안점으로 삼아 무상양도를 신청하였다. 기왕의 거부처분인정공식(행정행위의 신청+신청권의 존재)에 의하면, 대상행위의 처분성, 그에 관한 신청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1심은 전자의 물음과 관련해서, 용도폐지된 행정재산(일반재산: 잡종재산)의 양도나 매각이 원칙적으론 私法行爲이지만,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라는 우월한 지위에서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춘 특정한 상대방에게 경제적 합리성을 갖는 통상적인 가격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나 무상으로 국·공유재산을 양도할 수 있는 내용의 재량권을 가진 경우”, 그에 따른 현저히 낮은 가격이나 무상으로 양도하는 행위는 행정처분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매우 의미로운 논증이긴 하지만(이런 논증에 호감을 표한 문헌으로 崔桂暎, 용도폐지된 공공시설에 대한 무상양도신청거부의 처분성, 행정법연구 제14호, 2005. 10., 429면 이하), 결정적으로 대부국유임야대부·무상양여 및 그 거부와 폐천부지양여의 처분성을 부인하는 대법원 1983. 8.23. 선고 83누239 판결과 1985. 3.26. 선고 84누736 판결을 넘어서긴 어렵다. 생각건대 일반재산(잡종재산)의 양여에 관한 기왕의 논증을 벗어나기 위해선, 오히려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라는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 후단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私法的 관점을 수정하는 착안점으로 삼고 아울러 공법귀속의 문제에서 實體的 相關關係理論을 적용하면, 동규정상의 무상양도를 공법적으로 접근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다. 요컨대 여기서의 무상양도결정은 私法的 효과(소유권의 무상이전)를 발생시키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이런 單獨的 私權形成的 行政行爲의 또 다른 예가 금융감독위원회의 계약이전결정이다. 대법원 2002. 4.12.선고 2001다38807 판결 참조). 그리고 대법원 1983. 8.23. 선고 83누239 판결 등의 사안은 공공시설의 무상귀속과는 무관하다. 私的 사업자로선, 유상양도를 설정한 사업계획승인조건의 부가에 즈음하여 무상양도의 가능성을 나름대로 모색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미 대법원 1998. 11.24. 선고 97다47651 판결은,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 후단부분에 상응하였던 구 도시계획법 제83조 제2항 후단부분에 대해서, “문언에 반하여 ‘무상으로 양도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기속규정으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여기선 국토계획법 제65조 제2항에 관한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전단부분이 신설 공공시설의 무상귀속을 통한 일종의 國庫的 特權(Fiskusprivilegien)을 규정한 것이라면, 후단부분은 그에 대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양도여부를 전적으로 재량사항으로 보면, 私的 사업자의 지위는 매우 열악한 처지에 놓인다(공공시설 무상귀속의 위헌문제에 관해선, 헌법재판소 2003. 8.21. 선고 2000헌가11, 2001헌가29(병합) 결정 참조). 따라서 용도폐지공공시설의 무상양도를 신설공공시설의 무상귀속에 대한 일종의 제도적 방어기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양자간의 균형추가 신설공공시설의 설치비용범위이다. 이런 식의 접근을 하면 무상양도여부의 재량은 자연스럽게 축소될 수 있으며, 그 귀결은 -1심이 취하였듯이- 거부처분의 인정공식에서 요구하는 신청권의 인정이다(무상양도의무의 성립은 별개이다). 1심 역시 동항의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방편으로, 무상양도에 관한 조리상의 신청권의 존재를 정당하게 논증하였다(반론, 盧坰泌, 420면). Ⅵ. 負擔의 變更申請의 차원에서의 접근 한편 대상판결과 그 원심은 ‘이 사건 신청’을 기왕의 승인조건(부담)에 연계시켜 부담변경신청으로 접근한다. 그리하여 그것의 거부는 기왕의 부담(행정행위)의 변경신청에 대한 거부인 셈이고, 관건은 不可爭的 행정행위의 변경신청권의 존부이다. 허나 그런 변경신청권을 명시한 예가 없을 뿐더러, 판례상으로도 공사중지명령해제요구권(대법원 1997. 12.26.선고 96누17745판결)과 국토이용계획변경신청권(대법원 2003. 9.23.선고 2001두10936 판결)에서나 예외적으로 인정되었을 뿐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비록 상례적인 탈출구(관계 법령의 해석상 그러한 신청권이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있긴 해도 판례의 기조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경우 독일 행정절차법 제51조(不可爭的 행정행위의 재심사)와 같은 명문규정이 없는 이상, 독일에서의 광의의 재심사에 착안하여 행정행위의 폐지(취소·철회)의 일반론에 의거하여 접근할 수 있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行政行爲의 廢止와 그에 따른 재심사는 협의의 재심사(행정절차법 제51조)와는 달리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데, 오늘날 다수 경향은 과거와는 달리 이러한 재심사에 대한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과 (재량축소의 경우엔) 재심사청구권의 성립을 인정한다. 그리하여 어떠한 경우에 재심사의무와 재심사청구권을 발생시키는 재량영으로의 축소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된다(이에 관한 상론은 拙著, 행정법기본연구Ⅰ, 2008, 242면 이하 참조). 설령 負擔變更으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1심의 전향적 논의를 최대한 반영하여 不可爭力의 문제를 불식시키려는 시도가 강구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Ⅶ. 맺으면서-行政法發展의 停滯 일찍이 새만금판결(대법원 2006. 3.16. 선고 2006두330전원합의체판결)이 행정개입청구권과 행정행위의 재심사의 법리에서 접근하였지만(이에 관해선 拙著, 87면 이하), 전자의 기조는 이미 대법원 2006. 6.30. 선고 2004두701판결에서(동판결의 문제점에 관한 상세는 拙稿, 채석허가에 따른 적지복구상의 산림소유자의 법적 지위, 법률신문 제 3563호, 2007. 6.18. 참조), 후자의 기조는 대상판결에서 확실히 消失되어 버렸다. 부관의 사후부가에 대해 매우 관대한 입장인 점에서(대법원 1997. 5.30. 선고 97누2627판결), 판례가 부관의 사후변경을 통한 행정행위의 변경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것도 조화되지 않는다. 대법원 1984. 10.23. 선고 84누227판결에서 비롯된 (소송요건의 차원에서의) 신청권에 관한 기왕의 판례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행정법으로선 이론적 停滯를 피할 수 없고 司法으로서도 효과적인 권리보호기능을 다할 수 없다. 과연 언제쯤 행정행위의 폐지를 통한 재심사가 우리 행정법의 학문적 자산이 될 수 있을까?
2009-07-13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에 관한 쟁점 및 그 개선점
Ⅰ. 사안의 개요 원고는 대상 토지에 주상복합건물을 건축할 목적으로 2003년 5월20일 토지주들과 사이에 대상 토지에 대한 일정매매대금보장 및 상가개발완료 후 개발이익을 분배하기로 하는 소위 지주합동 개발방식에 의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계약의 특성상 개발완료되기 전에는 구체적인 토지매매대금을 확정하기 어려워 원고는 대상 토지 중 1/2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뒤 2003년 6월28일 상가 건축 착공과 동시에 위 1/2 지분에 관한 1차 매매대금으로 3억4,000만원을 기재하여 관할 용인시에 취득신고를 한 후 이에 대한 취득세로 680만원, 등록세로 340만원 합계금 1,020만원을 납부하였습니다. 그런데 2003년 7월5일 원고 고문 세무사의 조언에 따라 후일 정산에 따라 토지 취득가액을 약정(상가분양이 성공하여 수익이 최대한으로 난 경우 개발이익을 포함하여 매매대금으로 정산하기로 하였음) 최대금액인 34억원으로 수정 신고하기로 하고 이를 위하여 위 2003년 6월28일자 기납부한 3억4,000만원에 대한 취·등록세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인 31억6,000만원에 대한 취득세로 6,120만원, 등록세로 3,672만원 합계금 9,792만원을 추가 납부하기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7년 7월에 이르러 위 사업이 완료되었으나, 경기침체로 분양에 실패하였다. 그리하여 토지주들과의 정산에서 당초 토지주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개발이익 지급이 불가능하게 된 점을 서로 인식하였고, 이에 기하여 원고와 토지주들 간에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은 당초 기본 토지대금인 6억8,000만원으로 정하여 최종 정산하기로 합의가 되었다. 위 최종 정산 합의에 기하여 원고는 2007년 8월30일 나머지 1/2지분에 대한 토지 대금 3억4,000만원을 지급한 후 그에 대한 소유권이전을 마침과 동시에 피고 용인시에 위 3억4,000만원에 해당하는 취·들곳에 취득세로 680만원, 등록세로 340만원 합계금 1,020만원을 납부하였다.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은 사정에 기하여 2007년 8월27일과 29일 2회에 걸쳐 피고 용인시에 대하여 당초 2003년 7월3일 원고가 이 사건 토지 1/2분의 대금을 34억원으로 계산하여 과납한 이 사건 취·등로게에 대해 (감액)재수정신고를 함과 동시에 그 차액인 30억 6,000만원에 대한 취·등록세금인 금 9,792만원의 환급도 요청하였다. 그런데, 피고 용인시장은 이에 관하여 2007년 8월29일 객관적 자료 불비를 사유로 이 사건 원고의 과오납금환부신청에 대한 환부거부처분을 하였다. Ⅱ. 국세기본법상 경정청구제도 및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에 대하여 가. 세법은 국가 등의 재정수요의 확보와 국민의 재산권보장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을 지향하므로 조세행정은 필연적으로 국민의 재산권에 관한 침해의 성격을 띠게 마련이다. 그 해소를 위하여 세법은 과세주체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관인 과세관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으로 인하여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받은 경우 이에 불복하여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절차를 특별히 마련하고 있다. 종전에 신고주의 조세에 있어서 신고납부를 잘못하였을 때, 즉 납세의무가 없는데도 신고납부를 했거나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여 신고납부한 경우, 구국세기본법(1994년 12월22일 개정되기 전) 제45조의 수정신고제도는 수정신고기한이 지나치게 짧고 과세표준신고서를 법정기한 내에 제출한 자에게만 인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지방세에는 준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어 세법상 구제의 범위가 매우 좁았으며, 그 구제범위 밖에서는 신고행위가 당연무효의 경우, 즉 신고행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따른 민사상 구제가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운용되어 왔다. 이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구제에 지나치게 불충분한 구제방법이었으므로 1994년 12월22일 개정 국세기본법에서는 종전의 수정신고제도 외에 같은 법 제45조의2로 경정청구제도를 마련하여 이를 보완하게 되었다. 경정청구는 과세표준신고서에 기재된 과세표준 또는 세액에 잘못이 있기 때문에 하는 통상적 (감액)경정 청구(기법 42조의2 1항)와 후발적 사유에 의하여 과세표준 또는 세액의 계산의 기초에 변동을 생기게 하였기 때문에 하는 후발적 경정 청구(기법 45조의2 2항)가 있다. 이는 납세의무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경정청구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된다. 한편, 용어상 경정청구는 조세의 감액을 목적으로 하나, 수정신고는 조세채무의 증액을 목적으로 하고, 신고주의 조세에 있어서 수정신고에 의하여 조세채무를 수정·확정시키는 효력이 있으나, 경정청구는 경정청구만으로 조세채무가 변경되지 않으며 과세관청이 경정을 하여야 비로소 조세채무가 변경된다는 점이 서로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지방세에 있어서 경정청구제도 지방세법은 제71조에 지방세의 신고납부에 관한 수정신고의 규정, 신고납부한 법인세할 주민세의 수정신고 규정이 각 있으나, 그 규정내용은 증액수정신고 뿐만 아니라 감액수정신고규정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세법상의 경정청구에 관한 규정은 국세기본법상 경정청구제도를 규정하기 이전의 수정신고(감액수정신고)제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고 납세자의 권리구제 면에서는 지극히 미비하다고 하겠다. 다만, 위 지방세법 규정의 도입으로 신고납부 또는 수정신고 납부를 한 경우에는 그 신고납부를 한 때에 처분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하여 신고납부 또는 수정신고 납부를 처분의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신고납세방식 지방세의 신고 납부행위도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수정신고기한이 도과 되지 아니하거나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기한이 경과하지 아니한 신고납부행위는 감액수정신고를 거쳐,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개정 지방세법 제71조 제1항은 ‘이 법에 의한 신고납부기한 내에 지방세신고납부한 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부터 60일 이내에 수정신고 할 수 있다. ① 신고납부한 후에 과세표준액 및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면적·가액 등이 공사비의 정산, 건설자금의 이자계산, 확정판결 등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확정된 경우 ② 신고납부 당시에 있어서 증빙서류의 압수 또는 법인의 청산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과세표준액 및 세액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었으나 그 후 당해 사유가 소별한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지방세법 제71조는 그 수정신고납부대상에 관하여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그것도 법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이는 국세기본법상의 후발적 경정청구사유에 비하여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다. 또한, 지방세법 제177조의3 제1항은 ‘납세의무자가 제177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신고납부한 법인세할의 시·군별 안분계산세액에 오류를 발견한 때에는 신고납부한 날부터 60일 내에 이를 수정신고 납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수정신고납부를 하는 때에는 … 환부 받을 세액에 대하여는 신고와 동시에 환부신청을 하거나 다음 연도 분 법인세할에서 환부 받을 세액을 공제하고 신고 납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수정신고납부로 인하여 …… 환부하는 세액에 대하여는 제46조의 규정에 의한 환부이자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와 국세기본법상의 경정청구제도를 비교하면, 국세에 있어서의 수정신고제도와 일반적인 경정청구제도가 지방세법에 도입되지 않은 반면, 지방세에서는 국세에 있어서의 후발적 경정청구제도를 제한적으로 도입하고, 불복대상으로 신고납부를 처분으로 의제하는 방식으로 항고소송으로 다툴 여지를 남김으로서 국세에 있어서의 일반적인 경정청구제도의 일부만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세법에서 도입한 위 수정신고제도는 현재 국세에서 시행하는 수정신고와는 그 용어적 의미가 다르며, 국세의 경정청구제도와도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판례도 경정청구에 관한 국세기본법의 규정은 조문의 체제상 지방세에 준용되지 않는다고 본다(대법원1999년 7월23일 선고 98두9806판결). 즉, 지방세법상 수정신고는 일반적 사유에 의한 증액수정신고뿐만 아니라 감액수정신고도 가능하나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우에만 가능한 반면 국세의 경정청구는 일반적인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와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가 모두 인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세의 경우 그 구제범위가 제한적이다. Ⅲ. 이 사건 판례의 타당성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 용인시에 2007년 8월27일 제출한 “취등록세 환급요청서”라는 제목의 문서에 기재된 “과오납 수정내역은 당초 3억4,000만원에서 30억6,000만원으로 수정신고 했던 것을 당초 3억4,000만원으로 재수정코자 합니다”라는 문구를 법원은 지방세법 제7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고납부한 후에 과세표준액 및 세액계산의 근거가 되는 면적·가액 등이 공사비의 정산 등에 의하여 변경되거나 확정된 경우 내지, 신고납부 당시에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과세표준액 및 세액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었으나 그 후 당해 사유가 소멸한 경우로서 수정신고를 적법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수정신고에 따른 과납세금환급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처분은 부당한 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였다. 위 판례는 사실상 토지취득가액의 변경이 있는 경우 수정신고를 통한 구제방안에 관한 선례적인 판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방세법상 수정신고 제도를 통한 납세자의 구제수단은 국세에 비하여 그 요건과 절차 면에서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어 실무상 실제 구제받는 경우란 극히 드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비록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에 해당하는 수정신고이지만, 지금까지 전무한 선례적 판결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방세법상 수정신고제도가 국세와 마찬가지로 보다 폭넓은 구제방안을 규정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Ⅳ. 결론 결국 지방세법상의 수정신고는 국세의 후발적 사유로 인한 경정청구제도만을 수정신고제도라는 명칭으로 수용하면서 국세의 경우와 달리 후발적 사유에 의한 수정신고만을 인정하며 증액수정신고까지 포함하고 있는 어중간한 구조를 띄고 있다. 필자의 개인 사견으로는, 지방세법에서 굳이 국세와 다른 구제제도를 채택하여 납세자의 구제방안을 축소할 합리적인 이유가 전혀 없고, 무엇보다 납세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도 국세와 다른 구제제도로 인해 혼란과 불편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입법론적으로는 지방세의 경우에도 국세의 수정신고제도와 경정청구제도를 그대로 도입하여 국세와 차등 없이 동일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09-01-08
무효확인소송에서 訴의 이익
1. 문제점 행정소송법 제35조는 ‘무효등확인소송은 처분 등의 효력 유무 또는 존재 여부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종래 대법원은 ‘법률상 이익’의 의미에 관하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라고 함은 그 대상인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고, 그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불안·위험이 있어 판결로써 그 법률관계의 존부를 확정하는 것이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필요하고도 적절한 경우에 인정되고, 이는 법률상의 이익이어야 하며 단순한 사실적·경제적 관련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90. 9. 28.선고 89두6936판결 등 다수). 그에 따라 세금을 납부한 자가 과세처분의 무효 또는 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이익이 있는가에 관하여 소극적으로 해석하였다(대법원 83. 3. 23.선고 80누476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2006.5.12. 선고, 2004두14717 판례). 하지만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으로서 무효확인소송을 도입한 입법취지, 국민의 권익보호 측면 등에서 부당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대법원에서 무효확인소송에서 ‘법률상 이익’의 해석에 관한 태도를 변경(대법원 2008. 3. 20. 선고 2007두6342판결)하였는 바, 이하에서는 변경된 판례의 태도에 대해 살펴보겠다. 2. 사안의 개요 한국토지공사는 1992. 12. 28. 피고 수원시와 ‘수원영통지구’에 관하여 택지개발계획승인을 받아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던 중, 1995. 12. 15. 수원시와 사이에 하수처리장사업의 사업비 분담 등을 정하기 위한 수원시 하수처리장 건설비용 분담협약(‘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한국토지공사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피고에게, 1995. 12. 22. 하수처리장 건설사업비의 분담금 16,158,533,000원 등을 각 납부하였다. 한편 원고는 1998. 5. 16.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에 소재하는 대지를 매수하여,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였고, 한편 수원시는 2004. 5. 13. 원고에게 하수도원인자부담금 14,932,620원을 납부하라는 납입고지서를 발부하였다. 이때, 원고는 피고 수원시가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이 위치한 택지개발사업지구에 관하여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을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다시 하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이중부과에 해당되어 위법하다며 2005. 5. 12. 수원지방법원에 주위적으로 하수도원인자부담금 의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예비적으로 피고, 위법의 정도가 중대·명백하므로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1심법원인 수원지방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부분은 각하하고, 예비적 청구부분을 인용하였고, 피고 수원시만이 항소한 항소심사건에서 항소법원인 서울고등법원도 1심판결을 유지하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 수원시가 상고하였다. 3. 본 사건의 쟁점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부분은 제소기간을 도과하였는지가 문제되었는데, 원심법원은 이 사건 소 중 주위적 청구부분은 제소기간을 넘겨서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이 무효라면 행정소송법 제35조에 규정된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 행정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이행소송 등과 같은 직접적인 구제수단이 있는지를 따져보아야 하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4. 대법원 다수의견 행정소송법 제35조는 ‘무효등 확인소송은 처분 등의 효력 유무 또는 존재 여부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종래의 대법원 판례가 무효확인소송에 대하여 보충성이 필요하다고 해석한 것은, 무효확인소송이 확인소송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민사소송에서의 확인의 소와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확인의 이익(이하 ‘보충성에 관한 확인의 이익’이라 한다)을 갖추어야 한다는 데에 근거를 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행정처분에 관한 무효확인소송의 성질과 기능 등을 바탕으로 한 입법정책적 결단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서 결국은 행정소송법 제35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하는 문제인데 행정소송은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등을 취소·변경하거나 그 효력 유무 또는 존재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구제하고, 공법상의 권리관계 또는 법적용에 관한 다툼을 적정하게 해결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대등한 주체 사이의 사법상 생활관계에 관한 분쟁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민사소송과는 그 목적, 취지 및 기능 등을 달리한다. 또한 행정소송법 제4조에서는 무효확인소송을 항고소송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고, 행정소송법 제38조 제1항에서는 처분 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의 기속력 및 행정청의 재처분 의무에 관한 행정소송법 제30조를 무효확인소송에도 준용하고 있으므로 무효확인판결 자체만으로도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무효확인소송의 보충성을 규정하고 있는 외국의 일부 입법례와는 달리 우리나라 행정소송법에는 명문의 규정이 없어 이로 인한 명시적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정을 비롯하여 행정에 대한 사법통제, 권익구제의 확대와 같은 행정소송의 기능 등을 종합하여 보면, 행정처분의 근거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행정소송법 제35조에 규정된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별도로 무효확인소송의 보충성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이행소송 등과 같은 직접적인 구제수단이 있는지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5. 무효등확인소송에 대한 종전판례의 검토 가. 종전판례의 태도 종래 대법원은, 행정소송법 제35조에 규정된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을 판단할때도 민사소송상 확인소송과 같이 즉 무효확인소송의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려면, 판결로써 분쟁이 있는 법률관계의 유·무효를 확정하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필요하고도 적절한 경우라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하였다. 이에 따라 행정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이행소송 등과 같은 구제수단이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소의 이익을 부정하고, 다른 구제수단에 의하여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무효확인소송이 보충적으로 인정된다고 하는 이른바 ‘무효확인소송의 보충성(보충성)’을 요구하여 왔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는 무효등확인소송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아니한 구행정소송법 시행당시부터 답습되어온 것으로서 원고적격에 관해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행정소송법하에서도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 조세부과처분 무효확인소송에 관한 사례 무효등확인소송과 관련하여 소익이 부정된 사례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세금납부 후에 한 조세부과처분무효확인의 소 또는 부존재확인의 소의 경우이다. 대법원은 이미 세금을 납부한 조세의 부과처분이 무효 또는 부존재임을 이유로 그 납부세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함은 별문제로 하고 행정소송으로 그 부과처분의 무효 또는 부존재 확인을 구함은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태도이며, 그 근거는 부과된 세액을 이미 납부한 경우에는 세무당국이 그 납부사실에 대해 다투고 있지 아니하므로 당사자 간에 세무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금번 대상판결에 의해 폐기되기 전까지는 일관되게 유지되어 오던 태도로 조세사건에 있어서만큼은 무수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무효확인소송은 보충소송이라는 확고한 판례를 이루고 있었다. 6. 판례에 대한 검토 무효등확인소송의 본질은 무효확인소송이나 취소소송이나 그 처분의 위법을 다투어 효력을 부정하려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행정목적의 실현을 위하여 행정행위에 특별히 인정되는 공정력과의 관계상, 취소소송은 형성판결에 의하여야만 그 효력이 부인되는 데 반해, 그 하자가 중대 명백한 경우까지 행정처분을 특별히 취급할 필요는 없으므로 무효인 처분에 대해서는 그것이 무효라는 공적인 확인만 받아도 취소소송과 동일한 결과 즉 처분의 효력이 없음이 확정된 결과를 인정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따라서 무효등확인소송의 소익을 판단할 때는 왜 그러한 소송이 필요한가를 고려하여 판결을 바탕으로 주장할 수 있는 법적이익까지를 포함하여 종합적·입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로서 분쟁의 종국적 해결을 위하여 특정한 행정행위의 효력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 적절할 때는 그 소익을 인정하는 것이 행정소송의 행정구제제도로서의 본지에 합당할 것이다. 이처럼 무효등확인소송의 소익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그 소송의 성질, 기능, 필요성 등을 바탕으로 판단할 문제라 하겠으나 구체적으로는 입법정책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행정소송법 제35조가 무효등 확인소송의 필요성 및 그 특수성과 행정소송의 행정구제적 기능을 감안하여 일본이나 독일의 경우와는 달리 무효등확인소송은 오직 처분 등의 효력의 유무나 존재여부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것만을 그 소익으로 하여 원고적격을 인정하도록 확대한 입법정책적 결정으로 보아야 하며 그 내용은 취소소송의 원고적격으로서 법률상 이익과 동일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일반적인 확인소송에서 확인의 이익을 요구하는 이유가 항고소송의 제척기간의 도과로 인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이거나 실질적인 권리구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행정소송상 항고소송의 한 종류인 무효확인판결은 기속력과 재처분 의무에 따라 실질적 권리구제가 가능하므로 법률상 이익을 해석함에 있어 보충성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한 대법원의 태도는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무효 등 확인의 소송상 소의 이익을 판단함에 있어 대법원이 행정처분에 대한 무효선언을 구하는 의미에서 처분취소를 구하는 소에 대한 판결에 있어 보충성을 요구하던 종전판례(대법원 83. 3. 23.선고 80누476전원합의체판결, 대법원 2006.5.12. 선고, 2004두14717 판결)를 변경함으로써, 부과처분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판결이 확정되면 행정소송판결의 구속력(행정소송법 제30조)에 의하여 관계행정청은 그 판결의 취지에 따라 행동할 의무를 지며, 국세기본법 제51조는 납세자가 납부한 세금 중 과오납된 것은 국세환급금의 결정을 거쳐 납세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까지 하고 있어 원고는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를 하지 않고도 무효확인을 구하여 보다 신속 간편한 방법으로 그 반환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08-09-18
공정위의 과징금감액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대상적격
Ⅰ. 서 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감액처분 자체에 대해 무효확인 내지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부적법하다고 본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는바, 본 판결의 시사점, 특히 판시 중 ‘별도로 감액처분 자체의 무효확인 내지 취소를 구하는 소를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관해 논의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Ⅱ. 이 사건의 사실관계 및 대법원 판결의 요지 1. 사실관계 (1) 원고 등 5개 정유사의 군납유류 구매입찰 담합건에 대해 피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 등 5개 정유사의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2000년 10월17일 시정명령, 수명사실 공표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내림. (2) 그 중 과징금납부명령에 대해 원고 등 5개 정유사가 이의신청을 하자 피고는 2001년 2월28일 원고에 대해 과징금부과율 2.5%를 적용해 17,820,000,000원을 부과하는 등으로 과징금을 재산정함. 이에 원고는 서울고등법원 2001누4803호로 위 이의신청결과 재산정된 과징금납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판결을 받았고, 대법원 2002두5627호로 상고했음. 대법원은 2004년 11월12일 선고로 ‘원고가 입찰담합에 참여자로서 가담한 부분에 관한 과징금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가 입찰계약을 체결한 부분보다 낮은 부과기준율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 재량권 일탈, 남용의 처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함. (3) 피고는 위 파기, 환송사건인 2005누489호 소송이 계속 중인 2004년 12월29일 원고가 단순 참가한 부분에 대해 1.9%의 과징금부과율을 적용해 당초 과징금 중 일부를 취소함으로써 14,369,000,000원의 과징금액이 남게 되었음. (4) 이에 원고는 2004년 12월29일자 감액처분 자체를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삼아, 위 과징금부과율 1.9%도 과다하다는 이유로 주위적으로는 위 감액처분 자체의 무효확인을, 예비적으로는 위 감액처분 자체의 취소를 구함.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대법원 판결은 “과징금 감액처분으로도 아직 취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부분이 위법하다 하여 다투는 경우 항고소송의 대상은 당초 부과처분 중 감액처분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고 남은 부분이고, 감액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법리는 감액처분 자체에 위법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그에 대한 별도의 쟁송수단을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당초 과징금 부과처분 중 취소되지 않고 남은 부분인 14,369,000,000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이 서울고등법원 2005누489호로 계속 중인 사정 등을 감안하면, 이와 별도로 감액처분 자체의 무효확인 내지 취소를 구하는 취지의 이 사건 주위적겳뭔炷?청구에 관한 소를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겳뭔炷?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여 같은 취지로 소각하 판결을 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함 Ⅲ. 평 석 1. 과징금 부과처분의 직권취소 및 변경 종래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한 취소판결이 확정되면 비로소 과징금을 재산정하는 방식을 취해 왔으나, 최근에는 대법원에서 과징금 부과처분을 파기, 환송하는 판결이 선고되면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기존 부과금액 중 대법원 판결 취지에 비추어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금액을 취소하는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공정위 2004. 12. 29.자 제2004-385호 의결 3개 정유사업자의 과징금 재산정의 건, 2007. 4. 10. 제2007-228호 의결 A㈜에 대한 과징금 납부명령 직권취소에 대한 건 등). 이는 장기간 행정소송에 따른 처분의 불확정한 상태를 조기에 확정하고, 고등법원 확정판결 선고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발생하게 될 과징금 환급가산금 증가로 인한 국고 손실을 방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2. 과징금 감액처분의 대상적격 행정처분, 특히 조세 감액경정처분과 관련해 종래 판례는 일관되게 “감액경정처분은 당초처분의 일부 효력을 취소하는 처분으로, 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경정처분으로 인하여 감액되고 남아있는 당초의 처분”이라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2007. 10. 26. 2005두3585 판결 외 다수). 이에 대해 학설은 판례가 역흡수설 또는 일부취소설을 따른 것이라는 등의 논의를 해 왔고, 2002년 12월18일 개정 국세기본법 제22조의 2에 “세법의 규정에 의하여 당초 확정된 세액을 감소시키는 경정은 그 경정에 의하여 감소되는 세액 외의 세액에 관한 이 법 또는 세법에서 규정하는 권리겴퓜グ喚瓦?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는 명문규정을 두었다. 한편 공정거래법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직권으로 과징금을 재산정겙㉭輪求?처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의 과징금 부과처분과 변경된 감액처분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조문은 없고, 이에 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과징금 감액처분은 당초 부과된 과징금의 일부를 취소함으로써 피심인에게 이익이 되는 처분이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는 그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봄이 타당함은 조세소송의 경우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과징금 부과처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과징금 감액처분 자체에 대한 소제기를 인정해야 할 필요성은 조세소송의 그것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하에서 “감액처분 자체의 무효확인 내지 취소를 구하는 소를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의미하는 바에 관해 살펴보고자 함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3. 감액처분 자체에 대한 대상적격을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 (1) ‘특별한 사정’에 관한 종래 논의 종래 조세소송에 관한 판례들은 감액경정처분 자체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감액경정처분 자체에 위법사유가 존재하여 그에 대하여 별도의 쟁송수단을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유보를 하고 있다(대법원 1996. 7. 30. 95누6328 판결 등). 판례 중에는 감액경정처분이 국세심판소의 결정취지에 어긋나거나 혹은 그 결정 자체에 위법사유가 존재한다는 사유가 있으면 감액경정처분도 독립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듯한 판시를 한 것도 있으나(대법원 1982. 3. 9. 80누253 판결 등), 위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 경우에 관해 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밝히고 있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2) 과징금 감액처분에 대해 ‘특별한 사정’을 인정해야 하는 경우 조세의 감액경정처분에 대하여 판례가 ‘특별한 사정’을 비교적 좁게 파악하는 태도를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세부과처분은 법령의 적용에 의해 과세표준이 정해지면 이에 따라 부과액이 기계적으로 계산된다는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징금 부과처분의 경우에는 위반행위에 의해 취득한 이득의 규모,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회수 등을 의무적으로 참작하도록 하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이 폭넓게 개입된다는 점이 과세처분의 그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관련매출액 200억원, 기본 과징금부과율 5%, 조사단계 협조를 이유로 한 임의적 감경율 20% 기준으로 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고등법원에서 관련매출액을 200억 원으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선고된 이후 관련매출액은 50억원으로 줄였지만 기본 과징금부과율을 10%로 올리고 임의적 감경은 없는 것으로 하여 과징금을 5억원으로 감액하는 처분을 한 경우를 살펴보자. 이 경우 고등법원의 판결에서 과징금부과율에 대한 아무런 판단이 없었다면 감액처분은 판결의 취지에 저촉된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과징금이 5억원으로 감액됐음에도 불구하고 감액처분 시 적용된 기본부과율 및 임의적 감경율 산정이 재량의 일탈겞꼬?등으로 위법한 경우가 있을 것이고, 이 경우에는 감액처분을 다시 소송으로 다툴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물론 이 경우에도 그 대상이 되는 과징금은 감액처분 후 잔존하는 5억 원이 된다). 실제로 최근 군납유류 입찰담합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재산정, 감액한 과징금납부명령이 여전히 파기환송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액수 또한 과다해 위법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05. 11. 30. 선고 2004누24457 판결, 현재 대법원 2006두675호로 계속 중). 당초 처분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전부승소의 판결이 선고된 경우에 원고로서는 상고이익이 없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상고하지 않는 한 소송이 종료되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는데, 그 후에 과징금 감액처분이 내려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과징금부과처분에 관한 취소소송이 확정되기 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감액경정처분을 하는 경우는 오히려 예외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감액처분을 하는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이 경우에 물론 공정거래위원회가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라 재량권을 정당하게 행사해서 당초의 과징금을 감액한 적정한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것으로 기대되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감액된 과징금부과처분도 다시 재량의 일탈겞꼬?등의 사유로 위법한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액처분이 종전 처분에 대한 일부 취소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감액처분 자체에 재량의 일탈겞꼬育繭遮?위법사유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별도의 소송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는 감액처분에 대한 불복의 기회는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에게 액수 산정의 재량이 부여되고 있는 과징금부과처분에 있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과징금액의 일부를 취소하는 감액처분을 한 경우에, 그 감액처분 자체에 재량의 일탈, 남용과 같은 위법사유가 존재한다면 원칙적으로 ‘감액처분 자체에 대하여 별도의 쟁송수단의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본 판결의 사안과 같이 당초 처분 중 잔존하는 과징금 부과처분을 다투는 별도의 소송이 제기돼 있다는 등의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감액처분 자체에 대해서는 무효확인 내지 취소를 구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보다 현실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Ⅳ. 결 어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감액처분의 영역에서도 조세부과처분 등과의 통일적 이해를 바탕으로 당초처분과 변경처분의 관계를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판결문에서 감액처분 자체에 대한 불복을 인정해야 할 특별한 사정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를 계기로 향후 과징금 부과처분의 광범위한 재량성을 고려해서 보다 합리적인 불복 기회를 보장해 주는 사례가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08-06-02
법률상이익·사실상이익 구분의 필요성
Ⅰ. 사실관계 (1) 원고는 2002년 5월1일 피고(군산시장)로부터 군산시 소재 A아파트 정문 옆 점포에서 ‘B마트(이하 ‘원고의 영업소’라 한다)’라는 상호로 담배 일반소매인 지정을 받은 후 같은 장소에서 현재까지 담배소매인 영업을 하고 있다. (2) 한편,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은 2006년 12월8일 피고에게 군산시 소재 A아파트 상가 101호에서 ‘C마트(이하 ‘보조참가인의 영업소’라 한다)’라는 상호로 일반담배소매인 지정신청을 했는데, 피고로부터 담배소매인 지정기준 및 결격 여부의 조사업무를 의뢰받은 한국담배판매인회 군산조합의 조사결과 보조참가인의 영업소와 원고의 영업소 사이의 거리가 77.5m로 측정되자, 피고는 2006년 12월20일 보조참가인을 담배 일반소매인으로 지정하는 이 사건 처분을 했다. Ⅱ.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는 보행자들이 원고의 영업소와 보조참가인의 영업소 사이에 아파트단지 내 도로를 횡단하면 그 최단거리가 약 30m이어서 담배사업법(이하 법이라 한다)이 정한 담배의 일반소매인 지정조건으로 정한 거리제한인 50m에 미달함에도 보조참가인은 피고로부터 소매인지정을 받았는바, 이는 거리제한규정을 둔 취지에 위배되는 것으로 위법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와 보조참가인은 법 시행규칙 제7조 제1항 [별표2], 도로교통법 제10조 제2항 본문에서 정한 보행자의 통행방법에 따르면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는 경우에는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로 보행을 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아파트단지 내 도로도 도로교통법이 정한 도로에 해당하고 위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으므로 보행자들이 설치된 횡단보도로 통행했을 경우 원고의 영업소와 보조참가인의 영업소 사이의 거리가 77.5m이어서 거리제한규정에 어긋나지 않다고 주장한다. Ⅲ. 원심판결(광주고법 2007. 10. 19, 2007누738)의 요지 (1)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담배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영업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므로 원고의 이와 같은 영업상의 침해가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인지에 관해서 보건대 관계법령(담배사업법 시행규칙 별표2 소매인의 지정기준)에 의하면 일반소매인들 사이에서는 일정한 거리 제한을 두고 있고, 구내소매인이 지정된 건축물 등에는 일반소매인을 지정할 수 없으며, 구내소매인의 경우 건축물 또는 시설물의 구조·상주인원 및 이용인원 등을 고려해 동일 시설물 내 2개소 이상의 장소에 구내소매인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으로 지정권자가 담배소매인을 지정함에 있어 일정한 요건에 따라 이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그러나 이와 같은 제 규정의 취지는 담배 소매인간의 경쟁적인 담배 판매로 인한 각종 폐해 즉 덤핑, 밀수, 청소년 판매 등을 방지하여 담배 판매의 유통질서를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일뿐, 담배소매인들의 독점적이고도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해 주려는 데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일반적으로 담배의 판매는 다른 영업에 부수해 이루어지고 있고, 원고 또한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담배 구내소매인을 지정함에 있어서는 담배 일반소매인과의 사이에 아무런 거리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영업상 피해는 간접적·사실적 피해에 불과할 뿐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침해됐다고 하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Ⅳ. 대법원판결(2007두23811)의 요지 (1) 구 담배사업법(2007. 7. 19. 법률 제85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그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관계규정에 의하면, 담배의 제조 및 판매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담배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에 이바지하게 하는 데에 담배사업법의 입법목적이 있고, 담배의 제조·수입·판매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허가 또는 등록을 한 자만이 할 수 있으며 담배에 관한 광고를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고, 담배의 제조업자 등으로 하여금 공익사업에 참여하게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담배소매인과 관련해서는 소정의 기준을 충족하여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소매인의 지정을 받은 자만이 담배소매업을 영위할 수 있고 소매인으로 지정된 자가 아니면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없으며 소매인의 담배 판매방법과 판매가격을 제한하면서 각 이에 위반하거나 휴업기간을 초과해 휴업한 소매인을 처벌하고 있다. (2) 또한 시장·군수·구청장은 일정한 경우 소매인에 대하여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거나 청문을 거쳐 소매인지정을 취소하도록 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소매인에게 업무에 관한 보고를 하게 하거나 소속직원으로 하여금 소매인에 대해 관계 장부 또는 서류 등을 확인 또는 열람하게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는 한편, 소매인의 지정기준으로 같은 일반소매인 사이에서는 그 영업소 간에 군청, 읍·면사무소가 소재하는 리 또는 동지역에서는 50m, 그 외의 지역에서는 100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 위와 같은 규정들을 종합해 보면, 담배 일반소매인의 지정기준으로서 일반소매인의 영업소 간에 일정한 거리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담배유통구조의 확립을 통하여 국민의 건강과 관련되고 국가 등의 주요 세원이 되는 담배산업 전반의 건전한 발전 도모 및 국민경제에의 이바지라는 공익목적을 달성하고자 함과 동시에 일반소매인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합리한 경영을 방지함으로써 일반소매인의 경영상 이익을 보호하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다고 보이므로, 일반소매인으로 지정돼 영업을 하고 있는 기존업자의 신규 일반소매인에 대한 이익은 단순한 사실상의 반사적 이익이 아니라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4) 이와 달리 원심은 원고의 담배판매가 다른 영업에 부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거나, 또는 일반소매인이 아닌 구내소매인을 지정함에 있어 일반소매인과의 사이에 거리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영업상 피해가 간접적·사실적 피해에 불과할 뿐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의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했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원고 적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Ⅴ. 평 석 (1) 대법원판결의 타당성 담배사업법 제16조에 의거한 ‘신규 담배소매업의 지정’이라는 행정청의 처분에 의해 기존업자(담배소매업자)가 입게 된 영업상 불이익이 ‘법률상 이익’인가 ‘사실상 이익’인가를 가리는 이 사건에서 원심(광주고법)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영업상 피해는 간접적·사실적 피해에 불과할 뿐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침해됐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말로써 원고의 원고적격을 부인한데 대해, 대법원은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은 경업자 관계에 있음이 분명하므로, 기존업자인 원고로서는 새로운 경업자인 피고 보조참가인에 대해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는바, 대법원의 판단이 올바르다고 판단된다. (2) 법률상이익·사실상이익 구별의 필요성 필자가 이 사건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이 사건에서의 법원의 판결이 우리나라 실정법에서의 ‘법률상이익(또는 권리)’과 ‘사실상이익(또는 반사적이익)의 구분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고 있는 데에 있다. 행정소송법(제12조 등)이 ‘법률상이익이 있는 자’에 대해서만 취소소송 등 항고소송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그 ‘법률상이익’과 그에 반대되는 ‘사실상이익’의 구분의 필요성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학설상으로는 그 양자의 구분의 필요성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기에(상세는 「법률상이익과 사실상이익의 구분」, 법률신문 제2813호, 15면 참조) 이 기회에 다시 한번 그 양자의 구분의 필요성을 강조해 두는 바이다. (3) 입법상의 문제 ‘담배소매업자간의 거리제한’이라는 중대하고 본질적인 사항을 근거나마 ‘법률(담배사업법)’이 직접 정하지 아니하고, 부령(담배사업법시행규칙)으로 정하고 있는 점은 재고를 요한다고 생각된다. 다른 한편, -그동안의 여러 차례의 법률개정에도 불구하고- 행정심판법이 행정심판의 청구인적격을 아직도 ‘법률상이익이 있는 자’에 한정하고 있음은 ‘중대한 입법상의 과오’로서 조속히 개정돼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상세는 김남진·김연태, 行政法Ⅰ, 제12판, 606면 등 참조).
2008-05-19
혁신도시입지선정의 법적성질
Ⅰ. 사건의 경위 (1)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8조는 정부로 하여금 공공기관의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고 지역의 특성 있는 발전을 위해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공공기관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을 단계적으로 지방이전하기 위한 공공기관지방이전시책을 추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4년 8월31일 공공기관지방이전방안의 기본원칙과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시·도별 정책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다음, 11개 시·도지사와 “시·도로 집단이전하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지역혁신거점을 육성하기 위해 시·도와 협력해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혁신도시의 구체적 입지는 정부에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시·도지사가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며, 정부와 시겣뎬?혁신도시 건설을 포함한 공공기관지방이전시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공기관지방이전기본협약을 체결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와 국무회의의 심의·의결을 거쳐 2005년 7월11일 건설교통부고시 제2005-204호로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을 고시하였는데, 위 공공기관지방이전계획에 따르면, 강원도에는 대한광업진흥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관광공사 등 13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것으로 돼 있다. (2) 이후 건설교통부장관은 2005년 7월27일 법 제18조 및 법 시행령 제15조에 근거를 두고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시책과 관련해 추진하는 혁신도시의 입지선정 원칙과 기준 및 절차를 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도시입지선정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을 마련하여 시·도지사에게 통보했다. (3) 피고(강원도지사)는 이 사건 지침에 따라 2005년 8월26일20명의 위원으로 된 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원고 춘천시와 원주시를 비롯한 강원도 내 10개 시·군으로부터 혁신도시입지지정신청을 받은 다음 혁신도시입지선정을 위한 후속절차를 진행했으나, 위원회 구성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제기돼 2005년 10월28일 위원들 전원을 해촉하고, 2005년 11월18일 새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4) 새로 구성된 위원회는 2005년 11월28일 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혁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종합평가기준은 항목배점을 일부 조정하고 세부지표를 일부 수정하는 외에는 이 사건 지침의 입지선정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하고, 평가방식은 위원들이 서면심사와 현장조사를 한 다음 평가기준의 각 항목별로 7개의 등급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등급법을 적용하되 위원별 총점을 기준으로 후보지별 최고점수, 최저점수를 준 위원 각 2명의 점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하여 총점이 가장 높은 순으로 순위를 결정하기로 하는 등 평가기준과 평가방식 및 평가일정을 심의·의결했다 (5) 이에 따라 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들은 2005년 12월1일부터 2005년 12월3일까지 혁신도시 후보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한 다음 2005년 12월4일 종합평가를 했는데, 그 결과 원주시가 최고점수를 받았고, 원고 춘천시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6) 이에 피고는 2005년 12월15일 건설교통부에 혁신도시입지선정 추진상황 및 최종입지 확정협의 요청서를 제출해서 건설교통부로부터 협의회신을 받은 후, 2006년 1월16일 원주시 반곡동 일원 105만 평을 혁신도시최종입지로 선정했음을 공표(이하 ‘이 사건 혁신도시입지선정’이라고 한다)했다. Ⅱ.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혁신도시입지선정은 택지개발촉진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혁신도시 건설을 위한 택지개발예정지구의 지정 및 고시가 이루어지기 전의 준비절차로서 사실행위에 불과하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닐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이를 다툴 법률상의 이익이 없어 당사자적격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이 사건 혁신도시입지선정은 강원도의 혁신도시를 원주시 반곡동 일원 105만 평에 조성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하는 행위로서 원고들을 비롯한 이해관계인은 쟁송을 통한 권리구제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할 것이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고, 이 사건 혁신도시입지선정의 근거법규인 법은 지역간 균등발전 및 국가경쟁력의 강화라는 공익보호 뿐만 아니라 혁신도시입지선정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익보호도 그 목적으로 하고 있고, 또한 혁신도시입지지정신청을 한 원고 춘천시는 혁신도시입지로 선정된 원주시와 경원(競願)관계에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혁신도시입지선정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Ⅲ. 대법원의 판단 (1)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은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해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관계가 있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다(대법원 2002년 5월17일 선고 2001두1057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8조와 법시행령 제15조에 근거를 두고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시책을 추진하면서 피고를 포함한 11개 시·도지사와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혁신도시 입지선정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을 마련해 협약에 참가한 시·도지사에게 통보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지침에 따라 혁신도시입지선정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를 구성해서 위원회로 하여금 강원도 내 10개 시·군에 대한 평가를 하게 했는데, 그 결과 원주시가 최고점수를 받자 건설교통부로부터 협의회신을 받은 후 2006년 1월16일 원주시 반곡동 일원 105만 평을 혁신도시 최종입지로 선정했음을 공표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법과 법시행령 및 이 사건 지침에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위한 정부 등의 조치와 공공기관이 이전할 혁신도시 입지선정을 위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을 뿐 혁신도시입지 후보지에 관련된 지역 주민 등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주시를 혁신도시 최종입지로 선정한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3)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의 혁신도시 입지선정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Ⅳ. 평 석 1. 실정법상의 처분개념 실정법인 행정소송법은 “취소소송은 처분 등을 대상으로 한다”(동법 제19조)라고 규정하고 있는 동시에, ‘처분 등’이라 함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하 ‘처분’이라 한다)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을 말한다](동법 제2조 1호)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어떤 행정작용이 ‘처분’에 해당하는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1차적으로, 해당 행정작용이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해당하는가 라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법원은 ‘입법기관’이 아니라, ‘법의 집행기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처분성’이 문제된 이 사건에서 법원이 그 ‘행정소송법상의 처분’개념에 대하여 一顧조차 하지 않음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 혁신도시입지선정의 처분성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은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해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관계가 있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독자적인 처분개념을 전제하고서는 피고(강원도지사)의 ‘혁신도시입지선정의 처분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소송법상의 처분개념, 즉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혁신도시입지선정”이라는 행정작용은 ‘처분성’을 충분히 지난다고 판단된다. 학설은 “직접적으로는 물건의 성질이나 상태에 관하여 규율하고, 사람에 대하여는 간접적인 효과만 미치는 물적 행정행위”도 우리의 실정법(행정심판법, 행정소송법 및 행정절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金南辰/金連泰, 行政法Ⅰ, 제11판, 209, 691면 등 참조) 위와 같은 관점에 입각할 때, 법원은 이 사건에서 ‘처분성’은 일단 긍정하고, ‘원고적격’, ‘처분의 위법성 여부’의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심사했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2008-02-28
채석허가에 따른 적지복구상의 산림소유자의 법적 지위
Ⅰ. 事實關係 (산림소유자인) 원고는 1986. 10.경 인천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산 468, 418, 418-2, 416 임야(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에 대한 채석허가명의자인 소외 김용으로부터 채석허가명의를 양도받은 후, 수 차례 연장허가를 받아 채석을 하여 오던 중, 1994. 8. 2. 채석허가 명의를 소외 창석개발주식회사로 변경하여 동 회사로 하여금 토석을 채취하게 하였다. 그 후, 원고는 위 창석개발주식회사의 채석허가기간이 만료되자 1997. 2. 18. 피고(강화군수)로부터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토석채취 및 반출기간을 1997. 2. 18.부터 1998. 2. 28.까지로 하는 채석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1997. 2. 24. 소외 주식회사 서경산업과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채석허가명의를 변경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소외 효신개발주식회사와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전대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위 채석허가권을 효신개발에게 양도하였다. 해서 채석수허가자 명의가 효신개발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그 후 이사건 임야에 인접한 인천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산 467-1 임야의 소유자인 소외 김평겸이 피고에게 위 채석허가지의 토석채취 작업으로 인하여 위 인하리 산 467-1 임야에 소재한 분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피고는 1997. 7. 18. 효신개발에 대하여 부분적지복구를 명하였으나, 효신개발이 이를 계속 지연하던 중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채석허가기간이 만료되었다. 위 채석허가기간이 만료될 경우 효신개발은 복구설계서를 제출하여 피고의 승인을 받은 다음 적지복구공사를 시행하여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는 1998. 10. 28. 복구설계서를 작성하여 효신개발에 대하여 적지복구를 명하였다. 그러나 효신개발이 다시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에 따라 피고는 1999. 3. 10. 위 채석허가자 명의변경신청 당시 효신개발이 예치하여 두었던 적지복구비 금 215,326,000원을 한국보증보험주식회사로부터 인출한 다음 효신개발이 지정하는 자로 하여금 적지복구를 대행하게 하기 위하여 효신개발에 사업시행자지정을 통보하였다. 그러자, 효신개발은 서경산업에 적지복구시행자의 지정을 위임하였고, 서경산업은 1999. 5. 17. 피고에게 소외 태궁임업주식회사를 적지복구시행자로 지정하여 보고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는 위 태궁임업에게 적지복구명령을 하면서 적지복구설계서의 제출을 명하자, 태궁임업은 복구설계서를 제출하여 피고로부터 승인을 받은 다음 위 설계서에 따라 복구공사를 시행하였다. 그 후, 피고는 적지복구공사가 완료된 후 1999. 12. 17. 태궁임업으로부터 하자보증서 및 이행각서를 제출받은 후 적지복구준공통보를 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2. 5.경 위 태궁임업이 제출한 복구설계서는 당초 효신개발이 적지복구명령을 받은 부분을 포함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에 의하여 승인을 받았고, 복구설계서에 따른 시공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복구준공통보가 되었다며 피고에게 위 태궁임업에 대한 복구설계서의 승인 및 복구준공통보(이하 ‘복구준공통보등’이라 한다)를 취소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2002. 5. 24.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회신을 하였다. Ⅱ. 判決要旨 국민의 적극적 행위신청에 대한 행정청의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국민이 행정청에 대하여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 산림법령에는 채석허가처분을 한 처분청이 산림을 복구한 자에 대하여 복구설계서승인 및 복구준공통보를 한 경우 그 취소신청과 관련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원래 행정처분을 한 처분청은 그 처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지만, 그와 같이 직권취소를 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해관계인에게 처분청에 대하여 그 취소를 요구할 신청권이 부여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처분청이 위와 같이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없이 한 이해관계인의 복구준공통보 등의 취소신청을 거부하더라도, 그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되지 않는다. Ⅲ. 問題의 提起 사안에서 원고가 ‘복구준공통보등’에 대해 직접적인 취소소송을 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직권취소를 구한 다음 그 거부를 소송대상으로 삼았다. 즉, 기본적으로 3극관계를 바탕으로 원고가 행정청으로 하여금 제3자(여기선 태궁임업)에 대해 일종의 행정개입(‘복구준공통보등’에 대한 직권취소)을 구한 것이다. 그 결과 사안에서 관건은 거부처분의 성립여부이다. 여기서 판례는 대법원 1984.10.23. 선고 84누227판결 이래 확고한 거부처분의 인정공식(신청대상행위의 처분성+대상행위에 관한 신청권의 존재)에 의거하여 논증을 한 즉, 신청권의 결여로 거부처분의 존재를 부인한다. 사실 법원은 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대상적격성의 물음과 원고적격성의 물음을 混入시켜 그 자체론 후자를 문제 삼지 않는다. 그리고 부작위위법확인소송의 경우에도 양자의 물음을 구분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계시켜 논증하고 있다(참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두11455 판결 등). 거부처분을 신청권의 존재에 연계시킨 데 대해선, 행정법문헌상 심대한 비판이 가해진다. 그런 문제인식에서 대법원이 마련한 행정소송법개정안에선 나름의 개선방안이 강구되었다. 즉, 거부처분 및 부작위와 관련해서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에로의 연계를 애써 단절하기 위해서, 거부행위를 단순한 ‘신청의 거부’에 초점을 맞추며(동개정안 제4조 제3호), 부작위의 개념정의에서도 “처분을 하여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을 삭제하였다(동개정안 제2조 제1항 제2호). 요컨대 신청권의 존재를 거부처분인정에 연계하든 전적으로 원고적격의 물음으로 보든, 여기서의 관건은 신청권의 존부 여부이다. 왜냐하면 거부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 자격을 판단함에 있어선 당연히 그 신청의 자격을 논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Ⅳ. 原告의 申請權의 存否에 관한 檢討 대상판결의 1심인 인천지방법원 2003.2.11. 선고 2002구합2448 판결은, “산림법의 입법목적이나 형질변경된 산림의 복구에 관한 제반규정에 비추어 볼 때, 채석허가를 받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복구비용을 예치하게 하고, 채석허가에 따라 형질변경된 산림에 대하여 채석허가자나 그 대행자로 하여금 복구설계서를 제출하게 하여 이를 승인하고, 복구준공검사를 하는 것은 채석허가에 따른 산림의 형질변경으로 인해 우려되는 낙석이나 토사유출 등 재해위험을 방지하고, 자연경관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일 뿐 산림의 소유자의 생명, 신체상의 위해나 재산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가사 복구설계서나 복구준공에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산림의 소유자가 그 복구설계서의 승인이나 복구준공통보의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법규상 또는 조리상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고, 이를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3.12.4. 선고 2003누4609 판결)과 대상판결이 그대로 따랐다. 산림복구에 관한 제반규정이 산림소유자와 같은 사인의 이익을 위한 보호규범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보호규범성의 부인을 바탕으로 신청권의 결여를 논증하였다. 이는 두 가지 측면(보호규범론과 행정개입청구권)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전자와 관련해선, 이들 복구관련 규정 자체의 사익보호성여부의 물음과는 별도로, 산림소유자가 과연 그 보호범주에 들어가는지 여부가 검토되어야 한다. 채석허가는 자연생태계의 현상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문언상의 표현(허가)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예외적 승인에 가깝다. 그것의 금지지향적인 성격을 감안한 즉, 국토나 자연보전과 같은 공익은 물론 주민의 주거나 환경상의 이익과 같은 사익을 뒤로 물릴 수 있는 상황만이 그것의 발급을 정당화시킨다. 따라서 그 요건에서 주민의견의 수렴절차를 두고 있듯이(구 산림법 제90조의2 제6항 제3호), 채석허가는 물론 복구와 관련한 제 규정이 전적으로 공익만을 보호한다는 것은 용인되기 어렵다. 즉, 인근 주민으로선 아무런 문제없이 채석허가는 물론 ‘복구준공통보등’을 다툴 수 있다(판례는 환경과 관련한 행정법규에 대해서 광범한 사익보호성을 인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두2970 판결 등). 문제는 산림소유자가 복구관련 규정이 보호하는 인적 범주에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산림소유자가 채석허가명의자이자 적지복구책임자인 경우는 당연히 논외이지만, 채석허가의 양도에 따라 양자간에 분리가 일어난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구 산림법시행규칙 제95조 제1항 제3호나 현행 산지관리법시행규칙 제24조 제1항 제3호는 공히 채석허가의 신청에 “산림의 소유권 또는 사용·수익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1부”를 요구한다. 따라서 채석허가는 기본적으로 산림의 소유권에서 비롯되지만, 동시에 허가명의변경을 통한 양도가 허용된다. 이런 법체계에서 산림소유자로선 형질변경된 산림의 복구와 관련해선 당연히 직접적 이해를 갖는다. 즉, 복구관련 규정이 보호하는 인적 범주에 산림소유자도 포함된다. 다만 신의·성실의 원칙상 산림소유자의 경우엔 인근주민보다 권리남용의 비난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 가령 모순된 행위를 한다거나(禁反言의 원칙). 보호규범의 위반이 전체적으로 미미한 정도라서 보호할 만한 그 어떤 이익도 없음이 명백한 경우( “생트집금지”(Schikaneverbot))가 그에 해당한다(상세는 졸고, 建築法上의 鎭壓的 介入手段을 통한 隣人保護에 관한 小考, 공법연구 제29집 제3호 2001.5, 361면 이하). 행정개입청구권과 관련해선 우선 개입수권의 근거가 문제되지만, 개입의 방식이 행정행위의 취소인 경우에는 그렇지 아니 하다. 왜냐하면 위법한 행정행위를 취소함에 있어서 특별한 근거가 요구되진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물음은 行政行爲의 廢止(취소·철회)에 따른 (광의의) 재심사의 문제가 되어 버린다. 行政行爲의 廢止와 그에 따른 재심사는 원칙적으로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며, 불가쟁력의 발생과도 무관하다. 오늘날 독일의 다수 경향은 주관적 공권과 그것의 요건에 관한 논의에 바탕을 두고서 (원고적격의 물음을 위한 단초로서의 의미만을 지닌) 무하자재량행사청구권의 성립을 당연히 인정하되, 주관적 공권상의 관련성을 그 요건으로 든다(Vgl. Kopp/Ramsauer, VwVfG, 8. Aufl., 2003, §48 Rn.51). 그들로선 재심사의무와 재심사청구권을 발생시키는 ‘재량영으로의 축소’가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다. 그리하여 선행 행정행위의 위법성만으론 취소·철회의무를 성립시키는 데 충분치 않고, 당초 결정의 유지가 전적으로 수인할 수 없는 경우에 그것이 인정되었다(BVerwG NVwZ1985, 265). 이와는 달리 우리의 경우엔 취소에 관한 신청권의 부재를 이유로 초입단계에서 이미 논의가 원천봉쇄되어 버린다. 신청권에 대해 실질적 권리(청구권)인양 과잉의미를 부여하면서, 상대방 등에게 (토지형질변경행위허가의) 철회·변경을 요구할 신청권이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1997.9.12. 선고 96누6219 판결도 이를 웅변한다. 명문상으로도 그 같은 신청권이 존재할 가능성이란 殆無하다. Ⅴ. 맺으면서-拔本的 自己否定을 기다리며- 일찍이 필자는 새만금판결(大法院 2006.3.16. 2006두330판결, 서울고법 2005.12.21. 2005누4412판결, 서울행법 2005.2.4. 2001구합33563판결)을 두고서, 행정개입청구권의 법리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개입수권규정에 대한 접근에서 결과적으로 기왕의 입장(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누6219 판결; 1999. 12. 7. 선고 97누17568判決)에서 벗어났다고 호평하였다. 아울러 行政介入請求權과 行政行爲의 再審의 法理에 관한 단초가 제공되는 모멘텀이 마련됨으로써, 행정법이론의 패러다임에 결정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 예측하였다(상세는 졸고,「行政介入請求權의 認定과 관련한 法的 問題點에 관한 小考」, 저스티스 제86호, 2005.8., 216면 이하;「새만금간척사업判決의 問題點에 관한 小考」, 법률신문 제3338호, 2005.2.14.; ‘새만금판결’의 행정법적 의의에 관한 소고, 법률신문 제3456호, 2006.5.18.). 그러나 行政行爲의 再審 및 行政介入請求權의 法理를 원천 부정하는 셈인 96누6219 판결과 97누17568 판결을 적시하여 참조한 대상판결은, 이런 기대를 부질없게 만든다. 심지어 새만금판결조차도 법원의 용기있는 자기부정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일회적인 자기일탈의 소산으로 여겨진다. 이런 난맥의 초기조건은, 바로 거부처분 및 부작위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의 원고적격의 문제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음에 있다. 설령 의무이행소송을 도입하더라도, 신청권에 관한 기왕의 이해가 拔本的으로 바뀌지 않고선, 그것을 통한 권리보호의 효과는 별반 크지 않다. 왜냐하면 어제의 법원이, 오늘의 법원일 뿐만 아니라, 내일의 법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능성이론, 수범자이론, 보호규범이론에 관한 전향적이고 세심한 고찰을 바탕으로 한, 원고적격에 관한 새로운 이해가 절실하다.
2007-06-18
정부투자기관의 입찰참가제한행위의 법적 성질에 관한 소고
Ⅰ. 對象判決의 要旨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칙(1999. 10. 21. 재정경제부령 제107호) 제23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과의 계약체결의무를 위반한 자, 즉 입찰의 방법을 통하여 계약상대방으로 선정되어 정부투자기관과 사이에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지고 있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자를 뜻하는 것이며, 이러한 행위로 말미암아 계약의 적정한 이행이 저해되어 그 제재로서 입찰참가자격의 제한조치가 정당화되는 것이므로, 정부투자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의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되었을 뿐 낙찰자의 지위에 있지 않은 자에 대하여는 위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칙의 규정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 … 피고(대한주택공사)가 2002. 8. 6. 원고에 대하여 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을 취소한다. Ⅱ. 問題의 提起 판례는「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國家契約法’이라 한다) 제27조에 따른 입찰참가제한조치, 즉, 행정청이 행한 것은 행정처분으로 보는 반면에(대법원 1999.3.9. 선고 98두18565결정 등), 정부투자기관이 행한 입찰참가제한은 사법적 효력만을 갖는 통지에 불과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부3결정 등) 그런데 1999.2.5.자 政府投資機關管理基本法(이하 ‘政投法’이라 한다)의 개정에서 입찰참가제한행위에 관한 규정(동법 제20조 제2항, 제3항)을 둔 이후엔 그것의 처분성이 주장되고 있으며, 나아가 개정법상황에선 판례가 당연히 처분으로 볼 것이라 전망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상판결은 물론 최근 행정심판사건(2006. 4. 10. 의결 행정심판재결례 200601311. 여기서의 피청구인이 한국전력공사인데, 대법원 99부3결정의 피고 역시 한국전력공사이다)에서도 그것의 처분성이 인정되었다. 근거규정의 마련만으로 법적 성질의 180 ?변화가 초래되는지 의구심이 드는데, 관건은 처분성인정이 과연 현행 행정절차법 등에서의 처분개념정의에 터 잡은 행정법도그마틱에 합당한지 여부가 문제된다. 한편 앞의 행점심판사건에서 기각재결이 내려졌는데, 이에 청구인이 불복하여 입찰참가제한을 소송대상으로 삼아 취소소송을 제기할 때 쟁송법적 물음이 제기된다. 여기선 공론화를 도모하는 정도에서 간략히 검토하고자 한다. Ⅲ. 處分性 여부의 물음 1. 處分性認定의 論據 한정된 지면에서 주장의 논거를 나름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개정 政投法에 근거규정이 마련되었다’, ‘정부투자기관이 본래적 의미의 행정청의 지위에 있진 않지만, 고권적 규율을 예정한 개정 政投法 규정에 의해서 그 한도내에선 행정권한의 대리 또는 공무수탁사인의 법리에 의하여 일종의 행정청(준행정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가진다’,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의 다른 국가기관 등에 대한 영향을 고려한 즉, 법개정과 관련없이 준처분(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해당할 수 있다’, ‘정부투자기관과 같은 공법인은 기능적 자치행정주체로서 행정조직법상 행정주체이어서, 이들의 공권력행사는 그 법적 근거의 유무와 무관하게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홍준형,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의 법적 성질, 법제, 1997.7., 13면 이하; 이광윤, 공기업의 입찰참가자격제한행위의 법적 성질, 법제, 2001.6., 3면 이하; 김남진, 공사 등의 입찰참가자격정지의 성질, 고시연구 2001.10., 133면 이하; 이원우,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의 개념요소로서 행정청, 저스티스 제68호, 2002.8., 160면 이하; 박정훈,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제한의 법적 제문제, 서울대 법학, 제46권 제1호, 2004.12., 282면 이하 참조). 2. 管見 1) 공공계약의 법적 성질에 따른 問題點 입찰에 따른 후속 법률관계의 성질은 관련 논의에서 결정적이다. 그것이 사법관계에 해당하면, 관련한 논의는 원칙적으로 사법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판례(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33604 판결)는「지방재정법에 의하여 준용되는 國家契約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가 되는 이른바 공공계약은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상의 계약으로서 그 본질적인 내용은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에 관한 법령에 특별한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할 것이다.」고 판시하였다(이 판례에 대한 공법적 관점에서의 비판으로 박정훈, 행정법의 체계와 방법론, 2005, 163면 이하 참조). 따라서 입찰에 따른 후속 법률관계는 사법관계이고, 이런 기조는 정부투자기관이 당사자가 되는 계약의 경우에도 정부투자기관의 법적 성질을 떠나서 당연히 통용된다. 법률관계의 법적 성질과 무관하게, 그것의 성립여부결정의 법적 성질을 논하는 것이 문제된다. 특히 해당 법률관계가 사법관계일 때, 그것의 성립여부결정을 따로 공법행위(행정행위)로 구성하는 것이 주장된다(이른바 二段階理論). 二段階理論은 과거 독일에서 50년대 초에 ‘이브닝드레스의 에바’란 제명의 영화제작지원(채무보증)거부사건의 감정의견에서 H.P. Ipsen이 주장한 것이다. 이는 권리구제확대를 위해 사법관계에 어떤 식으로 든 공법적 통제를 개재시키기 위한 고심의 소산이었다. 한편으론 법치국가적 구속을, 다른 한편으론 형성된 사법관계의 유지를 견인한다 점에서 二段階理論은 이상적 해결방안인 양 여겨져 급속히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제적인 이원적 구성에 따른, 법리상의 태생적 취약점(구분곤란함 등)이 지적되면서, 그것은 급속히 지지기반을 상실하여 지금엔 일원적 구성이 지배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공법계약에 관한 인식이 고조되었고, 더불어 行政私法理論의 등장으로 사법적 행위방식에 굳이 공법적 성립행위(행정행위)를 삽입시킬 필요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공계약을 사법상 계약을 볼 때, 명문으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됨을 규정하는 식으로 구태여 二段階理論의 성립을 규정하지 않는 한, 낙찰자결정(國家契約法 제10조)은 물론 입찰의 참가배제(제한) 역시 공공계약의 사법적 준비행위에 불과하다(이 점에서 國家契約法상의 행정청에 의한 참가제한행위를 처분으로 보는 판례의 태도는 再考되어야 하며((同旨: 이상규, 입찰참가자격제한행위의 법적 성질, 행정판례연구Ⅰ, 1992, 127면 이하)), 특별사법적 효과를 지닌 國家契約法을 行政私法的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참고로 독일의 경우 우리의 공공계약 및 입찰참가제한에 해당하는 공공발주 및 발주제한을 비롯한 전체 과정을, 유럽공동체법에 따라 관련 법규정에 공법적 요소가 가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적으론 여전히 사법적 견지에서 바라본다). 여기서의 논증은 政投法상의 입찰참가제한의 경우에도 전적으로 통용된다. 2) 처분의 개념적 징표에 따른 問題點 처분의 개념적 징표 가운데, 행정청, 공법행위, 직접적 법효과의 발생과 관련하여 논증상의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여기선 행정청과 관련해서만 보고자 한다. 행정소송법 제2조 제2항과 행정절차법 제2조 제1호에서의 행정청 개념은 실질에 맞춰지기에, 권력분립하의 행정조직에 속한 것(조직법적 의미)만이 아니라 입법부나 사법부에 속한 것(기능적 의미)까지도 포함한다. 그것의 실질적, 기능적 의미는 간접적 국가조직인 공공단체나 공무수탁사인까지도 행정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극명히 발휘된다. 그런데 법인체형공기업인 정부투자기관은 정부가 출자하며, 국가의 감독을 받으며, 근거법률에 의해 성립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공적인 성격을 지니지만, 행정청형공기업과는 달리 국가의 행정조직밖에 위치하며 그 존재형식은 사법인(사법주체)이다(이런 사법인을 독일에선 ‘사법적으로 조직된 행정주체(Verwaltumgstrager)'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이런 사법적 조직을 행정주체에 귀속하여야 하는지의 물음은 행정주체개념의 廣狹에 따른 개념형성의 문제라고 한다. Vgl. Maurer, Allg.VerwR, 15.Aufl. 2004, §21 Rn.15ff.). 공법의 작용형식을 사용할 권능이 결여되기에, 이런 기관은 사법적으로만 활동할 수 있다(Ehlers, in: Erichsen/Ehlers, Allg.VerwR, 12.Aufl., 2002, §2 Rn.47). 즉, 조직형식과 작용형식의 구분에 따른 작용형식선택의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요컨대 정부투자기관의 경우는 일종의 형식적 또는 조직적 私的化(민간화, 민영화)에 해당하는 셈이어서, 임무 그 자체는 여전히 공적이지만-그러나 고권적이진 않다-, 임무의 조직이 사적화되었다. 이런 기관을 다시금 기능적, 실질적 의미의 행정청개념으로 포섭하면, 자칫 私的化를 무색케 하는 公的化(Publifizierung)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법률에 의해) 고권적 권능이 이들 사법주체인 기관에게 위탁된 경우에는 법상황이 다르다. 이런 경우엔 공무수탁사인의 지위를 갖는다. 3) 政投法의 성격에 따른 問題點 본래의 행정청이 아닌 기관(사인)이 행정청으로서의 지위를 갖는 데 있어서, 관건은 법령에 의한 행정권한의 귀속이나 위임(위탁)이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따라서 개정 政投法에서의 근거규정의 마련이 처분성인정론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과연 政投法 제20조 제2항을 통해서 행정권한이 정부투자기관에게 성립하였는가? 國家契約法상의 당해 행위의 처분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기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이런 기조와는 무관하게 政投法상의 당해 행위 역시 처분성을 갖지 못한다. 처분개념정의상의 공권력행사의 의미는 행정행위가 고권적 조치이어야 함을 나타낸다. 여기서의 “고권적”이란 것이 공법적인 것을 뜻하는지 논의의 여지가 있지만, 우리 판례는 독일에서의 지배적 입장과 비슷하게 바로 공법행위를 대입시킨다(한편 현대민주국가에선 官憲國家의 殘痕인 ‘고권적’이란 표현은 ‘공권력행사’, ‘행정적’, ‘공법적’이란 표현으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주장된다. Vgl. Emmerich-Fritsche, Kritische Thesen zur Legaldefinition des Verwaltungsakts, NVwZ 2006, 762ff.). 그런데 政投法 자체는 일종의 정부투자기관까지도 널리 포함시킨 간접적 국가조직을 규율하기 위한 內部法일 따름이다. 따라서 內部法에 불과한 政投法상의 입찰참가제한규정만으론 국민에 대한 직접적 개입 즉, 공법적 효과를 성립케 하는 근거로 삼을 순 없다. 설령 한국전력공사법 등과 같은 개별법률에 규정을 두었더라도, 입찰참가제한 그 자체가 공권력행사가 아니기에 변함이 없다. 결국 당해 행위로 비롯된 법효과는 결코 공법적 차원의 것이 되지 못한다. 판례는 國家契約法 및 그 시행령상의 입찰절차나 낙찰자 결정기준에 관한 규정의 성질을 ‘국가의 내부규정’으로 정당하게 판시하였다(대법원 2006.4.28. 선고 2004다50129 판결 등). 이에 동법상의 입찰참가제한을 행정처분으로 보는 것은 당연히 再考되어야 한다. 한편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위임입법의 법리를 國家契約法 제27조 제1항과 政投法 제20조 제2항에 그대로 투영한, 헌법재판소 2005.6.30. 2005헌가1 전원재판부결정과 2005. 4. 28. 2003헌바40 전원재판부결정은 문제가 있다. Ⅳ. 行政審判裁決의 拘束의 물음 처분인 행정심판재결은 실질적으로 당초의 행정행위(원처분)와 더불어 통일체를 형성한다. 그런데 수소법원으로선 행정심판재결과는 달리 당해 입찰참가제한행위의 처분성을 인정하지 않을 땐, 다루기 쉽지 않은 문제가 생긴다. 즉, 재결을 통해서 비처분적 행위에 대해 처분의 옷을 입힐 수 있는지 여부이다(vgl. Stelkens/Bonk/Sachs, VwVfG Kommentar, 6. Aufl., 2001, §35 Rn. 272). 행정심판법상 행정심판의 대상은 처분이다. 따라서 재결청으로선 비처분적 대상을 실수에 의하더라도 실질적 행정행위로 변환시킬 순 없다. 즉, 당해 비처분적 행위에 대해 대상적격성을 인정하여 내린 재결은 권한하자로 위법하게 된다. 事項的 無權限에 해당하여 무효로 볼 법하다. 그런데 재결의 위법성과 그로 인해 빚어진 결과(비처분적 행위의 처분성)는 분리해서 고찰하여야 한다. 후자는 재결청에 의해 조성된 법적 외관의 문제이기도 하다. 더욱이 행정심판재결이 준사법적 작용인 점에서 그것의 법효과는 고양된 존속력을 누린다. 피청구인이 재결 자체의 위법을 문제 삼아 그것을 취소소송의 대상으로 삼을 땐, 행정소송의 차원에서 별 문제가 없다. 반면 처분성이 부인되진 않았지만 자신의 만족을 얻지 못한 청구인이 당초 행위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을 땐, 사정이 다르다. 수소법원으로선 재결이 취소 등을 통해 消效되지 않는 한, (설령 위법할지 언정) 조성된 법상황을 부인할 수 없다(일종의 행정행위의 구성요건적 효력). 이는 원처분주의에 따른 예상치 못한 딜레마이다. 하지만, 이상에서 본 것처럼 여기서 재결을 무효로 보면 요령부득의 상황은 손쉽게 정리되고, 이런 식의 대처는 후일 유사사안에서도 주효할 것이다. 한편 재결이 취소 등을 통해 消效되면, 당초 행위의 처분적 외양은 제거되고 본래의 법적 성질(비처분성)이 부활한다.
2006-08-31
이른바 처분적 시행규칙의 문제점에 관한 소고
Ⅰ. 事案의 槪要 우리나라 제지 생산·판매업체인 동아제지(주) 등은 2002. 9. 30. 무역위원회에 대하여 인도네시아 및 중국으로부터 정보용지 및 백상지가 정상가격 이하로 수입되어 국내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으므로 관세법의 관련 규정에 따라 위 물품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에 필요한 조사를 하여 줄 것을 신청하였다. 무역위원회는 2002. 11. 14. 조사대상물품을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로서 일정한 것과 조사대상공급자로서 일정한 업체(원고)로 하여 덤핑사실과 실질적인 피해 등의 사실에 관한 조사개시결정을 하였다. 무역위원회는 이 사건 덤핑 및 산업피해 조사와 관련하여 조사신청회사들과 원고들 사이에 쟁점이 되었던 문제에 관하여, 원고인 인도네시아 4개 업체에 대한 조사를 한 다음에, 2003. 9. 24. 조상대상물품의 덤핑수입으로 인하여 동종 물품을 생산하는 국내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있다고 판정하고, 이에 따라 국내산업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하여 원고들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각 8.22%, 에이프릴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2.80%, 중국 4개 업체가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5.50% 내지 8.99%의 덤핑방지관세를 향후 3년간 부과할 것을 피고(재정경제부장관)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재정경제부장관)는 위 건의를 그대로 받아들여 2003. 11. 7. 원고들이 공급하는 물품에 대하여 2003. 11. 7.부터 2006. 11. 6.까지 8.22%의 덤핑방지관세율을 부과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 재정경제부령 제330호 ‘관세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한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 부과에 관한 규칙’(이하 위 규칙 중 원고들에 해당하는 부분을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을 제정·공포하고 같은 날 관보에 게재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주위적으론 피고가 2003. 11. 7. 제정·시행한 ‘관세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한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에 관한 규칙’ 중 원고들에 해당하는 관련 규정 부분의 무효확인을 구하였고, 예비적으론 피고가 2003. 11. 7. 제정·시행한 ‘관세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한 인도네시아·중국산 정보용지 및 백상지에 대한 덤핑방지관세부과에 관한 규칙’ 중 원고들에 해당하는 관련 규정 부분의 취소를 구하였다. Ⅱ. 被告의 본안전 항변에서의 주장 이 사건 규칙은 일반적·추상적인 법령으로 규칙 시행만으로는 원고들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므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고, 가사 이 사건 규칙이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규칙의 무효 확인보다는 위 규칙에 따라 수출물품에 대하여 관세가 부과되는 경우 이를 다투는 것이 더 발본색원적인 수단이므로 이 사건 소가 분쟁해결을 위한 직접적이고도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어 그 확인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Ⅲ. 對象判決의 (處分性與否의 물음과 관련한) 要旨 이 사건 규칙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행정입법이나 조례가 집행행위의 개입 없이도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적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는 경우 그 조례 등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8003 판결 참조), 관세법 제53조 제1항은 재정경제부장관은 덤핑방지관세의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조사가 종결되기 전이라도 그 물품과 공급자 또는 공급국 및 기간을 정하여 잠정적으로 추계된 덤핑차액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잠정덤핑방지관세를 추가하여 부과할 것을 명하거나 담보의 제공을 명하는 조치(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관세법 제54조 제1항, 제2항은 당해 물품의 수출자 또는 재정경제부장관은 덤핑으로 인한 피해가 제거될 정도의 가격수정이나 덤핑수출의 중지에 관한 약속을 제의할 수 있고, 위 약속이 수락된 경우 재정경제부장관은 잠정조치 또는 덤핑방지관세의 부과 없이 조사가 중지 또는 종결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관세법은 조사대상공급자에게 덤핑방지관세의 부과 절차상 잠정조치의 대상 또는 협상 상대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점 및 관세법 제50조 제1항 소정의 관세율표에 의한 기본세율 및 잠정세율과는 달리 덤핑방지관세는 덤핑으로 인하여 국내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 물품과 공급자 또는 공급국을 지정하여 당해 물품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물품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규칙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규칙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위 규칙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여 향후 조사대상물품을 수입하는 수입자들에게 부과될 관세부과처분과 관련된 모든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분쟁해결을 위한 직접적이고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Ⅳ. 對象判決의 問題點 대상판결은 자신의 논증의 출발점을 이른바 ‘두밀분교통폐합조례사건’에 두고 있다. 동 사건에 관한 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8003 판결은 이제까지 의례적 논의에 머물렀던 이른바 ‘처분적’ 명령(조례)의 존재를 처음으로 시인하였다(한편 곧바로 처분성이 인정되는 양 誤解를 낳는 ‘처분적’ 명령(조례)이란 용어는 하루바삐 시정되어야 한다. 日人學者(山田 晟)의 ‘ドイツ法律用語辭典’(1984)에서도 ‘Mabnahmegesetz’을 措置法으로 바르게 옮겨 놓고 있다(p.251)). 종래 광범위하게 행해졌던 법규헌법소원심판이 적어도 조례의 경우에는 보충성의 원칙으로 인해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되었다. 법원으로선 법규헌법소원심판에 대해서 처분성확대를 통해 크로스카운터 펀치를 날린 셈이다. 그 후 대법원 2003. 10. 9. 자 2003무23 결정에서 특정 ‘고시’(항정신병 치료제의 요양급여 인정기준에 관한 보건복지부 고시)의 처분성이 인정되었다(당해 결정에 대한 동지적 평석으로는 박해식, 고시의 처분성과 제약회사의 당사자적격, 대법원판례해설 제47호, 2003. 하반기, 642면 이하 참조). 이제 대상판결을 통해서 법규명령의 전형인 시행규칙까지도 처분성의 인정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95누8003 판결이후 10년 만에 ‘조치적(처분적)’ 명령이 행정작용형식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를 두고서 결과적으로 법규에 대한 헌법재판의 가능성을 축소하긴 했지만, 법원이 전향적으로 처분성확대를 도모하였다고 호평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행의 공법질서 특히 규범체계로선 심각한 난맥상에 처하게 되었다. 입법자가 선택한 규범으로서의 법적 성격이 법원의 판단에 의해서 부인되는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종래 법형식의 선택이 법적으로 특히 권리구제의 측면에서 어떤 법적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리고 법형식과 그 실질이 불일치할 때 무엇이 최종적인 가늠자가 되는지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殆無하였다. 이하에선 이런 문제점을 중심으로 전개하고자 한다(95누7994·95누8003판결의 문제점에 관해선, 졸고, ‘措置的 命令 내지 個別事件規律的 命令에 대한 權利保護에 관한 小考’, 법조, 2002.11. 90면 이하; 김남진 교수 역시 법규명령이나 조례가 ‘처분’의 성질을 갖는다 하더라도, ‘규범통제’라는 正道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역설한다. 동인, ‘행정상 확인소송의 가능성과 활용범위’, 고시연구, 2005.5, 22면 주15)). Ⅴ. 권리구제방도를 嚮導하는 行政作用形式 행정작용형식의 체계는 이론적으로 다양한 착안점에서 전개할 수 있다. 공통된 적법성요건, 공통된 법효과와 공통된 하자효과가 독립된 작용형식을 성립케 하는 유형화징표이다. 본시 연계된 효과(Wirkungen)와 법적 결과(Rechtsfolgen)에 의해서 鑄造된 작용형식이 문제되었기에, 작용형식은 본래 하자유형체계에서 비롯되었다. 공법에선 오래 전부터 현행 법질서와의 모든 相違를 ‘법하자’(Rechtsfehler) 즉, ‘위법’(Rechtswidrigkeit)으로 여겼다. 하자결과(Fehlerfolgen)의 개념이란, 절차법이나 실체법에 반하는 국가행위의 법적 운명에 관한 물음 즉, 법하자에 대한 제재수단에 관해서 추상적으로 만들어진 집합명사이다. 요컨대 현행의 권리보호체제하에서 하자결과(효과)에는 무효, 消效可能性(취소가능성, 폐지가능성), 무결과(Folgenlosigkeit, 대단치 않음, 유효) 뿐만 아니라, 원상회복청구권(부작위청구권도 포함하여)과 (원상회복불가능시엔) 손실보상청구권도 포함된다. 그리하여 하자결과의 관점에서 행정의 작용형식체계는 행정행위, 법률하위적 규범, 공법계약, 그리고 사실행위의 네 가지 유형으로 완성된다(상세는 졸고, 行政의 作用形式의 體系에 관한 小考, 공법연구 제30집 제4호, 2002.6., 297면 이하 참조). 그에 따른 권리구제방도와 관련해서 행정행위, 법률하위적 법규범에 대해선 각기 항고소송, 규범통제가, 공법계약과 사실행위에 대해선 당사자소송(독일의 경우엔 일반이행소송)이 강구된다(이를테면 법형식과 권리구제방도의 牽聯關係). 요컨대 입법자는 그가 택한 法形式을 통해서 司法的 권리보호의 방법을 정한 셈이 된다(Mutius, Rechtsnorm und Verwaltungsakt, in: FS fur H.J. Wolff z.75. Geburtstag, 1973, S.181). Ⅵ. 行政作用形式의 가늠잣대-形式인가 實質인가 ? 작용형식을 정한다 함은, 해당 행정작용을 지배하고 그에 대한 법적 판단을 내리는 법제도를 선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법형식과 실질(실체)이 交錯할 때 무엇이 가늠자가 되어야 하는가? ‘두밀분교통폐합조례’와 이른바 ‘법규명령형식의 행정규칙’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판례는 기본적으로 실질에 절대적 비중을 둔다. 독일의 경우에, 이 문제는 우리나 일본에서와는 다른 의미에서, 형식적 행정행위냐 아니면 실질적 행정행위냐를 둘러 싼 논의가 전개되었다. 독일의 과거 지배적 입장은 실질을 규준으로 삼았지만, 오늘날의 지배적 입장은 형식을 규준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행정행위와 같은 ‘個別事件的 規律’이 법률, 법규명령, 조례의 형식으로 발해진 경우에 내용적으론 행정행위에 해당할 순 있겠지만, 결코 형식적으로는 행정행위가 아니며, 따라서 행정행위처럼 쟁송취소의 대상은 될 수가 없고, 규범통제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한다. 반면 만약 법규명령으로 발해야 할 것을 잘못하여 법규명령 대신에 행정행위로 발하였다면, (위법한 행정행위로서) 그것의 쟁송취소가 허용되고 이유있게 된다고 한다. 즉, 행정행위와 명령의 구분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문제의 규율의 외부적 형식에 좌우되어야 하되, 다만 그 형식이 다의적이거나-형식선택의 자유를 전제로 하여-권리보호를 제한하기 위한 명백한 형식남용이 있는 경우에만 규율의 실질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된다. Ⅶ. 맺으면서-處分性認定의 限界 일찍이 95누8003 판결이 취한 처분성인정의 공식-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그 자체로서 직접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성격-자체가 문제점을 내포한다. 법효과란 궁극적으로 법규범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과거보다 도드라진 법(권리)인식으로 인하여 결과를 선취한 것은 아닌지 저어된다. 그리고 대상판결의 시행규칙이 관세법 제51조에 의한 위임규정인 점에서, 대상판결이 처분성논증에서 제시한 법효과가 과연 동 시행규칙으로부터 구체적 직접적으로 발생하는지 의문스럽다. 결과를 선취하여 이를 법적 성격에 바로 직결시키는 판례의 경향은, 개별공시지가결정, 관리처분계획, 도시계획변경입안제안의 거부 등의 경우에서도 확인된다. 물론 이런 기조에 벗어나서 환지계획의 처분성을 정당하게 부정하기도 하였다. 입법, 판례, 법학계, 행정실무, 어느 누구도 행정법도그마틱의 造形에 관해서 독점을 누리지 못하고 나름대로 각기 분화되어 무엇이 행정법인지를 공동으로 결정한다(Bachof, VVDStRL 30(1972), S.224f.). 사실 행정법의 작용형식의 유지, 체계화, 적응화 그리고 창설은 전통적으로 판례와 행정법학이 담당한 소임이나, 이는 입법자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경우에만 자명하게 통용된다(Ossenbuhl, Eine Fehlerlehre fur untergesetzliche Normen, NJW 1986, S.2805(2806)) 권리구제의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처분성의 확대인정 자체는 異論이 있을 순 없지만, 법집행행위를 무색케 만드는 과도한 처분성인정은 규범통제의 항고소송화는 물론, 행정법도그마틱의 不全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요컨대 처분성인정에서 미미해선 아니 되지만(過少禁止), 지나쳐서도 아니 된다(過剩禁止). 政策法院이 立法法院으로 誤解되어선 아니 된다.
2006-07-27
지방자치단체가 소송수행자를 지정할 수 있는지 여부
I. 서론 지난 3월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민사소송의 당사자가 된 경우 변호사 아닌 담당 공무원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하여 소송을 수행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소송(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의 일방이 된 경우에서도 변호사 아닌 소속 공무원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판결의 내용은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소속 공무원을 통해 소송을 해오던 관행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판결이 아직까지 지방자치단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인 소송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는 본 판결의 의미와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인 소송에 대한 향후 대책 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II.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72041 판결 [대상판결1] 1. 사안 원고는 피고 아산시를 상대로 하여, 원고가 피고 소유의 도로 일부분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였다고 주장하며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법원은, 피고 아산시는 취득시효완성 후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피고 아산시를 상대로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 역시 동일한 판단으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피고 아산시는 그 소속 공무원들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하여 소송을 진행하였다(한편 원고는 피고 아산시와는 별도로 공동피고 이○○를 상대로 건물철거 등을 구하였으나 이 부분은 위 청구와 전혀 별개의 청구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직권으로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고 하면서, 원심판결 중 피고 아산시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대전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 법원에서 피고 아산시가 소송수행자로 지정한 변호사 아닌 담당 공무원이 피고 아산시를 대리하여 소송을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같은 법 제3조, 제7조에서 정한 바와 같은 소송수행자의 지정을 할 수 없다. 또한 단독판사의 사물관할에 속하는 일정한 사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8조가 정하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변호사 아닌 사람에 의한 소송대리가 허용되지만, 그 항소심에서는 합의부가 심판하므로 당연히 민사소송법 제87조가 정하는 변호사대리의 원칙에 따라 변호사 아닌 사람의 소송대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에서 변호사 아닌 담당 공무원으로 하여금 소송수행자로서 소송대리를 하도록 한 것은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4호가 규정하는 ‘소송대리권의 수여에 흠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이 있다” III. 대법원 2006. 6. 9. 선고 2006두4035 판결 [대상판결2] 1. 사안 피고 인천광역시는 공익사업(중학교신설사업)을 위하여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을 거쳐 원고 소유의 토지를 수용하였다. 원고는 위 수용재결에서 나타난 손실보상금이 적다며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손실보상금이 증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 제2항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피고 인천광역시를 상대로 하여 손실보상금의 증액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법원은, 손실보상금산정에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 역시 동일한 판단으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피고 인천광역시는 그 소속 공무원들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하여 소송을 진행하였다(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로서 교육감이 대표자에 해당하므로, 정확히는 인천광역시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이 소송을 수행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에서 변호사 아닌 피고 소속 공무원이 피고를 대리하여 소송을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같은 법률 제3조, 제7조에서 정한 바와 같은 소송수행자의 지정을 할 수 없고, 또한 민사소송법 제87조가 정하는 변호사대리의 원칙에 따라 변호사 아닌 사람의 소송대리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므로, 원심이 변호사 아닌 피고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소송수행자로서 피고의 소송대리를 하도록 한 것은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4호가 정하는 ‘소송대리권의 수여에 흠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위법이 있는 것이다” IV.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과 소송수행자 1. 국가소송·행정소송과 소송수행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소송법’)은 국가소송(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수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즉 국가소송에 있어서는 법무부장관이 국가를 대표하고(제2조), 법무부장관은 법부부의 직원, 검사, 공익법무관 또는 소관행정청의 직원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하여 국가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제3조). 한편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행정청의 장이 그 행정청의 직원 또는 상급행정청의 직원을 지정하여 행정소송을 수행하게 하되(제5조), 소송수행에 있어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법무부장관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법무부의 직원, 검사 또는 공익법무관을 지정하여 행정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제6조). 한편 국가소송에 있어서는 법무부장관이,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행정청의 장이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각 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제3조 제4항, 제5조 제2항). 2.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인 민사소송 국가소송법은 국가소송·행정소송에 대하여만 규정하고 있을 뿐, 지방자치단체가 민사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 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인 민사소송에 있어서는 국가소송·행정소송과 달리 소송수행자를 지정할 수 없고, 그 대표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거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밖에 없다. 예외적으로 민사소송법 제88조 규정에 따라 단독판사사건 중 일정 소가 이하의 사건의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소속공무원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상판결1 이전에도 대법원은 재판예규 제871-26호(지방자치단체의 비변호사에 대한 소송대리 위임 가부)에서, 민사합의사건 또는 단독판사가 심리·재판하는 사건 가운데 그 소송목적의 값이 일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사건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도)가 당사자인 경우에 그 대표자(도지사)가 변호사 아닌 자에게 소송행위를 위임하는 것은 근거가 될 명문규정이 없어 법원은 이를 허가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3.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소송(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의 일방인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소송의 한 유형인 당사자소송의 일방이 된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소송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행정청의 長”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행정소송인 당사자소송에 있어서도 소송수행자를 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실무상 대체적 견해인 것으로 보인다(서울고등법원 재판실무개선위원회, 행정소송실무편람 제2판, 한국사법행정학회, 2003, 145면; 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행정-, 법원행정처, 1997, 84면). 대법원 재판예규 제917-1호(사업시행자인 지방자치단체가 소송수행자를 지정할 수 있는지 여부) 역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5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소송의 당사자가 될 사업시행자라 함은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는 자를 의미하고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소송법 제5조 제1항의 행정청의 장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그 직원을 지정하여 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해석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다. 국가소송법 제5조 제1항은 “행정청의 장은 그 행정청의 직원 또는 상급행정청의 직원을 지정하여 행정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행정소송에 관하여는 행정청의 장이 그 소속직원을 수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행정청의 장이 당사자인 행정소송에서만 소송수행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법 제5조는 ‘취소소송(항고소송)’에만 한정된 규정이 아니라, ‘행정소송’에 관한 규정이다. 법 제5조 제1항 “행정청의 長”은 소송수행자 지정의 권한귀속을 나타내는 것일 뿐, 행정청의 장을 피고로 하는 행정소송 즉 취소소송에서만 수행자지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 법 제6조 제2항은 “법무부장관은 행정소송에 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법무부의 직원, 검사 또는 공익법무관을 지정하여 그 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것은 법무부장관이 피고로 되는 행정소송에 관하여 수행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고, 행정소송에서의 법무부장관의 보충적 수행자 지정권한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을 위임·위탁받은 공공단체 등은 국가소송법상 행정청에 포함되므로(제2조의2), 개별법령에 의하여 행정권한을 위임·위탁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이와 관련된 당사자소송에서 국가소송법상의 행정청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예컨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시행자로서 제85조 제2항 당사자소송의 일방이 된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소송법상 행정청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V. 검토 1. 문제점 결국 대상판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민사소송 또는 당사자소송(행정소송)의 당사자가 된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① 그 대표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거나 ②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거나, ③ 단독판사사건 중에서 일정한 소가(현재 5,000만원) 이하의 사건에 대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아 그 소속공무원을 소송대리인으로 하여 소송을 수행하는 것(민사소송법 제88조, 민사소송규칙 제15조)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직접 소송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예산상의 제약으로 인하여, 지방자치단체는 실무상 관행적으로 그 소속공무원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하여 소송을 해 오고 있다. 일정 소가 이하의 단독판사사건에 대하여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지방자치단체의 소속공무원을 소송대리인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나, 이 경우에도 소가의 제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항소심사건에서는 이러한 대리인허가를 할 수 없다. 2. 대책 대상판결은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인 소송에 대하여, 특히 항소심사건에 대하여 사실상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일반 회사의 경우에는 그 직원을 상법상 지배인으로 등재한 후 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고(상법 제11조 제1항), 그 밖에 공기업의 경우에도 정관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직원을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어(한국토지공사법 제8조, 대한주택공사법 제13조 등), 대표자 아닌 직원으로 하여금 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으며, 국가의 경우에는 국가소송법상 소송수행자를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현행법상 민사소송법 제88조의 예외를 제외하면 소속직원으로 하여금 소송을 수행하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국가, 공기업, 기타 일반 사기업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만 사실상의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주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법률전문가로 하여금 소송을 담당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필요는 국가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송수행자지정에 대해서만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어떤 특별한 필요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단순한 법적 미비라고 생각된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의 長은 조례 또는 규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의 일부를 보조기관 등에 위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95조 제1항), 그 보조기관에 지방공무원이 포함되므로(제6장 제2절 및 제102조), 지방자치단체가 당사자인 소송에 관하여 조례·규칙에서 규정을 둔다면 그 소속공무원이 소송수행을 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앞서본 일반 회사, 공기업 그리고 국가인 경우와의 형평 등에 비추어 이러한 적극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3. 결론 대상판결1은 현행 국가소송법 규정에 따른 당연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사자소송에 관한 대상판결2는 국가소송법의 취지를 잘못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 현행 국가소송법 하에서도 행정소송의 일종인 당사자소송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직원을 소송수행자로 지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아직까지 실무상 적용된 예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지방자치법상 조례·규칙에 근거하여 소송수행자를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만 사실상의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할 특별한 이유가 없으므로, 실무상의 혼란을 제거하기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국가소송법 또는 지방자치법에 명시적 규정을 두어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200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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