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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 '아이폰6 불법보조금' 사건에 관한 판례해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22 선고 2016고단1803 - 국내 대형 이동통신회사의 영업부 임원인 피고인들은 대리점에 지급하는 아이폰6 단말기에 대한 장려금을 상향함으로써 대리점으로 하여금 판매점을 통하여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유도하였다는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에관한법률위반(이하 ‘단말기유통법위반’ 이라 한다)으로 기소되었다. 이에 법원은 “① 공소사실에 피고인들이 특정 시기에 대리점에게 정려금을 상향 지급하여 결국 판매점이 이용자에게 공시된 지원금 외에 추가 금원을 지급하였다거나 지급 상한을 초과하여 지원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실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더 나아가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의 지급’과 관련된 사실의 적시가 되어 있지 않다. 즉, 단말기유통법 제9조 제2항의 구성요건인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의 지급’의 의미는 같은 법 제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 의하면 동일한 공시기간중에 동일한 이동통신단말기를 구임함에도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가입유형,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제, 이용자의 거주지역, 나이 등에 해당하는 사유로 서로 다른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지급하기로 제안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위와 같은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② 또한 단말기유통법은 이동통신단말장치의 구입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을 의미하는 ‘지원금’과 이동통신사업자가 대리점 또는 판매점 등에게 이동통신단말장치 판매에 관하여 제공하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을 의미하는 ‘장려금’을 구분하여 규정하면서, ‘지원금’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는 고시하는 상한액을 초과하여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일정한 제한을 가하고 있으나, 장려금의 지급에 대하여는 이동통신사업자의 자율에 맡기고 있고 별다른 규제를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동통신사업자가 특정한 기간에 장려금을 증액하여 지급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곧바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의 지급’을 유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인들이 ‘대리점과 협정을 체결함에 있어서’ 대리점으로 하여금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유도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이에 대한 구성요건적 사실의 적시가 없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 ③ 그리고, 피고인들이 대리점에 상향 지급한 장려금과 판매점이 이용자에게 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지급한 지원금과의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판매점이 고시된 상한액을 초과하여 지원금을 지급하였더라도 시정명령, 과장금 또는 과태료 처분대상일 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2014. 10.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기소된 첫 사건에 대한 판결이었다. 법원은 단말기유통법위반으로 처벌함에 있어, 단말기유통법 제9조 제2항의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의 지급’에 대해 구성요건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시하면서 단지 판매점이 이용자에게 공시된 지원금보다 많은 지원금을 교부하였다는 공소장 기재 사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단말기유통법을 위반하였다고 보지 않았다. 단말기유통법은 특정 시기에 단말기를 구입하더라도 구입 지역, 가입유형에 따라 단말기 가격이 몇 배씩 차이가 발생하여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단말기 유통구조를 만들어 이용자의 편익을 증진시키고자 제정되었으나, 보조금의 상한액을 제한함으로 인해 실제 소비자의 이익이 아닌 통신사의 이익을 위한 법이라는 비판을 받음과 함께 통신사의 가격담합을 조장하여 헌법상 자유시장경제 원칙 및 공정거래법 위반 등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범죄의 구성요건과 형벌의 종류와 내용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단말기유통법은 공정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의 경우 과징금 부과 대신 형사처벌을 하겠다는 규정이므로 현행 단말기유통법 제9조 제2항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의 지급’ 요건은 이번 판결내용을 토대로 좀 더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도 이번 판결내용을 바탕으로 단말기유통법위반 수사에 있어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 유도’에 대한 구성요건적 의미를 연구하는 등 사전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유통법
보조금
지원금
2016-12-02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판례해설 - 부인이 남편 강간죄로 기소된 사례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6형사부 판결 2015고합968 감금치상, 강간, 강요 - 1.사건 개요 남편이 부인에게 이혼을 요구하였으나 부인 쪽에서 이를 거부하며 친구(여성)와 합세하여 청테이프와 케이블 끈으로 남편의 목, 양 팔과 가슴 및 다리 부위를 결박하여 오피스텔에 장시간 감금하고, 결박 상태에서 손으로 피해자의 성기를 만지고 하의를 벗긴 후 입으로 성기를 빨고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가 1회 간음하여 강간하였다는 것임. 2. 재판 결과 부인과 공범인 친구에 대하여 감금 치상, 강요죄에 대하여 유죄 인정. 강간의 점은 무죄. 3. 무죄 이유 요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여부는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611 판결 등 참조)라는 판례를 기초로 하여 판단.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가 내심으로는 원하지 아니하였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점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무죄. 4. 법원이 무죄 근거로 든 사실 피해자는 낯부터 밤중까지 장시간 결박 상태에 있었으나 밤중이 되자 피고인은 피해자를 부축하여 침대에 눕혀주고 자신도 그 옆에 누워 있다가, 결박 상태인 피해자의 성기를 입으로 빨고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가 자신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고, 성관계가 끝난 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또다시 파경의 원인 등에 관하여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음. 성관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로 폭행하거나 협박한 바는 없음 성관계에 이르기까지의 경위가 이러하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성관계에 대하여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충분함. 5. 판결이 남긴 문제점 이건은 여성이 남성을 강간한 사례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다. 형법은 원래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 즉 "여자"로 하였으나, 2012년 개정을 통해 "사람"을 강간한 자로 규정하였다. 전에는, 남자와의 공동정범이나 간접 정범의 형태로 여자가 강간죄의 주체가 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직접적 행위 주체가 되었다. 과거에는 생리적 육체적 차이를 고려하여 남자가 강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강한 여자가 약한 남자를 강간할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 사건은 그 첫 사례이다. 먼저 폭행 협박의 정도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판례와 통설은 반항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이면 족하다고 한다. 선행(先行)의 폭행 협박 결과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에도 강간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행하면 족하고 폭행 협박의 정도는 묻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본 건 판결문상 피고인과 남편의 신체적 조건을 알 수는 없다. 다만 남자가 장시간 목, 양팔, 가슴 및 다리를 테이프로 결박당하여 사건 당시 자력으로 헤어 날 수 없는 상태였으며, 따라서 의사 결정의 자유가 제약되었고 생명이나 신체의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은 인정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그런 상황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기분을 맞추어 주는 우호적인 발언을 하였다하여 이를 근거로 동조하였다고 보는 것은 상식에 반하며 지나치게 현학적이다. 더구나 남자가 명백히 "하지 말라"며 거절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주장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판시 내용대로 피해자의 승낙이 추정된다면 위법성 조각보다는 구성요건해당성 자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승낙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기초하여야 한다. 일시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동조는 승낙으로 볼 수 없다. 본 건처럼 장시간 감금과 신체적 결박 상태가 계속되고 녹음을 강요당한 상태에서 행해진 동조 행위를 승낙으로 판단한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한 가지 남는 문제는 남녀의 생리적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점이다. 강간의 기수 시기는 성기를 삽입한 시기이다(통설). 형법 개정으로 이제 여자가 남자를 강간한 경우에는 성기가 삽입 당했을 때가 될 것이다. 사정까지 요하지는 않는다. 성기의 일부가 삽입되면 충분하다는 설과 성기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설이 있으나, 어느 설에 의하건 성기가 전부 삽입될 필요는 없다. 남자의 성기가 발기되지 않았다면 삽입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하였을 터인데 이건에서는 삽입이 이루어져 행위가 기수에 이른 것으로 보아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설명하기가 다소 곤란한 점이 있다. 마음이 없이 두려운 상태에서도 오럴이나 애무로 발기가 가능한가하는 문제는 남는다. 6. 결 론 이건은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감금 치상, 강요죄를 인정하면서 강간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설시 이유가 일관되지 않고 옹색하다. 원래 강간죄는 남성의 범죄였고 객체는 부녀자에 한했다. 과거에는 처에 대하여도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부부간에는 성교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 자기 결정권 주장이 등장하고 강한 여자가 약한 남자를 강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는 등 성범죄에 대하여 사고의 지평이 광범위하고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세태는 자유로운 성 개방 풍조와 더불어 한 편으로는 개인의 성적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행중이다. 즉 종래의 좁은 의미의 폭행 협박이 아니더라도 개인의 의사에 반하면 범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이는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 최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소개된 케나다 온타리오 법원 마빈 주커 판사의 명쾌한 판결문 일부를 덧붙인다. "성폭행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방이 동의했는가?'. 이것 하나뿐이다. 어떤 상황, 환경에 놓였건 '안 된다'고 하면 정말 '안 되는 것'이다. 피해자가 술을 마셨건, 밤에 혼자 나다녔건, 어떤 옷을 입었건 그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동의'에 관해 두 사람의 주장이 매우 다르면...그게 바로 강간이다"(발췌)
강간
부부
2016-09-21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판례해설 - 경매진행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임대차보증금을 받은 건물주에 대하여 사기죄를 인정하여 실형을 선고한 사안
- 대상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21. 선고 2015고단6733, 2016고단1075(병합) 사기 -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피고인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소재 감정가 17억 5,000여만 원인 지하 및 지상 2층 다가구 건물의 소유자이다. 나.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12. 11. 21.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져 경매가 진행 중이었는데, 설정된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합계가 18억 1,000만 원인이고, 대항력을 갖춘 임대차보증금 합계가 4억여 원이다. 다. 피고인은 빌린 돈 1,600만 원을 갚지 못하여 가압류결정을 받은 상태였고, 신용등급이 낮아 타인의 연대보증이 있어야 소액이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며, 매월 약 1,000만 원의 대출금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반면에 월 수입은 약 150만 원에 불과하였다. 라. 피고인은 이전 임차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거나 대출금 이자 등을 변제하기 위하여 자금을 조달할 방편으로, 피해자들에게 경매진행 사실을 숨긴 채 "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임대차보증금 반환 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거짓말하여 13회에 걸쳐 임대차보증금 합계 5억 4,900만 원을 교부받았다. 2. 대상판결의 요지 피고인이 경매진행 사실이 알려지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것을 염려해 부동산중개소 대신 인터넷카페나 전단지 광고를 통해 직거래를 유도하였고,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제시하지 아니하거나 부동산등기부등본상의 임의경매개시결정 부분을 지워 제시하는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기망한 점, 대부분 학생이거나 사회초년생들로서 세상물정에 밝지 못한 피해자들이 큰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피고인을 신뢰하여 그간 모아온 돈을 임대차보증금으로 지급하였다가 피해를 입은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다. 3. 대상판결의 의의 세입자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반드시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부동산의 권리관계를 파악하여야 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열람, 등사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일이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세입자가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하여 스스로 위험을 회피할 필요가 있는 것과 별도로 건물주는 일정한 사항을 세입자에게 고지하여야 하고, 만약 고지하지 않았다면 세입자를 기망하여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임차인들이 입주하려는 건물에 관하여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건물주로서는 신의칙에 따라 임차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경매진행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경매진행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등기부등본의 제시를 요구하는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경매진행 내역을 지운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제시하였으므로, 사기죄의 죄책을 피할 수 없다. 피해자들이 직거래를 하면서 스스로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열람하여 권리관계를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한편, 대상판결은 임대차계약을 갱신하면서 임대차보증금을 증액한 경우에 증액된 보증금뿐만 아니라 종전 임대차계약에 기한 보증금도 편취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기존 임차인이 경매진행 사실을 알았거나 피고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 줄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른바 '깡통주택'의 증가에 따른 세입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상판결은 건물주의 신의칙에 따른 고지의무 위반의 형사책임을 엄중하게 추궁한 것이다.
임대차
경매
사기
2016-08-22
형사일반
판례해설 - 회사가 받은 뇌물로 공무원과 그 아들인 주주가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더라도 제3자 뇌물제공죄는 별론으로 하고 공무원과 주주의 단순수뢰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볼 수 없어
-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6도3540 판결 -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이하 '단순수뢰죄'라고 한다)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한 때에 성립하는 반면, 형법 제130조의 제3자 뇌물제공죄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한 때에 성립한다. 단순수뢰죄의 경우 공무원의 직무와 금품의 수수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에 있으면 성립하는 것과는 달리, 제3자 뇌물제공죄의 경우 처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지 않도록 부정한 청탁을 범죄구성요건으로 하고 있다. 뇌물 수수 등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도록 공무원이 직접 수령하는 대신 가족이나 친지 등 가까운 사람들을 통하여 수령하는 경우가 있는데, 뇌물을 직접 수령한 사람이 공무원의 사자(使者) 또는 대리인으로서 뇌물을 받은 경우나 기타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단순수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등). 배우자나 자녀처럼 공무원과 생활을 같이 하거나 공무원이 생활비를 부담하는 사람이 뇌물을 수령한 경우는 대개 공무원의 사자 내지 대리인에 해당할 것이다. 그 밖에 공무원이 다른 사람에게 채무가 있거나 다른 사람과 투자관계에 있으면서 공무원 자신의 채무변제금 내지 투자금으로 계산하기로 하고 그 다른 사람 이름으로 뇌물을 받는 경우와 같이 그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음으로써 공무원이 그만큼 지출을 면하게 되는 경우에는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8077 판결). 이와는 달리 뇌물을 직접 수령한 사람이 단순히 공무원의 사자 또는 대리인이 아니라면 설령 그가 수령한 뇌물과 관련하여 공무원이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는다 하더라도 제3자 뇌물제공죄가 성립할 뿐 단순수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참고로, 제3자 뇌물공여죄가 성립하려면 제3자에 대한 뇌물의 공여가 공무원에게 간접적인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으나, 판례는 제3자 뇌물공여죄의 성립을 위하여 공무원과 제3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을 것을 요하지 않는다. 뇌물을 받는 제3자는 뇌물임을 인식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그 뇌물을 제3자에게 공여하게 한 동기도 묻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도3424 판결). 다른 사람이 뇌물을 받은 것을 공무원이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는 공무원과 다른 사람의 관계, 공무원과 증뢰자의 의사, 증뢰자가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주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전 해군참모총장인 피고인 A는 방위산업체로 하여금 아들인 피고인 B가 33%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피고인 B의 출자금과 회사 운영자금을 피고인 A가 부담하였다)에 요트페스티벌 행사 후원금 명목으로 7억 7,000만원을 지원하도록 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검찰은 피고인 A, B를 단순수뢰에 의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하여 1심법원은 피고인 B가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거나 대표이사에게 사용내역에 관하여 보고를 한 바가 없고, 허위의 세금계산서로 회사 자금을 인출하여 승용차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지분 비율보다 더 많은 돈을 배분받은 점 등에 비추어 위 후원금이 모두 피고인 B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는 한편, 피고인 A가 아들인 피고인 B의 생활비뿐만 아니라 회사 출자금과 운영자금 등 사업자금을 부담하였고, 피고인 B가 피고인 A에게 위 후원금으로 운영자금을 반환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 B가 받은 후원금을 피고인 A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아 피고인 A, B의 유죄를 인정하였다. 반면, 원심법원은, 피고인 A의 해군참모총장 취임 전에 피고인 B와 공소외 C가 5,000만원씩 출자하고 공소외 D는 요트 교육을 제공하되, 지분은 33%씩으로 하여 회사를 설립하였고, 공소외 C, D는 피고인 A와 독립한 이해관계를 가진 주주로서 후원금 중 일부를 배당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후원금을 받은 것을 사회통념상 피고인 A, B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면서 공소장 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직권으로 피고인 A, B가 받은 뇌물을 후원금이 아니라 '주요 주주로서 얻게 되는 액수 미상의 경제적 이익'이라고 보아 위와 같이 축소된 범죄사실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단순수뢰죄를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인 B가 33%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서 회사와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가 후원금을 받은 것을 피고인 B가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고 원심과 같은 판단을 하면서도 다만, 회사가 후원금을 공여받음으로써 피고인 B가 그 주주로서 간접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더라도, 그러한 사실상의 경제적 이익을 뇌물로 직접 수수하였다고 인정하여 단순수뢰죄가 성립하였다고 보는 것은 형법이 단순수뢰죄와 제3자 뇌물제공죄를 구별하여 규정한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공무원이나 그 공동정범과 증뢰자 사이에 회사가 개재된 경우에 그 회사가 사실상 1인회사와 같이 공무원 또는 그 공동정범이 전면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이거나 적어도 회사 내부적으로 그 뇌물을 전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사실상 공무원이나 그 공동정범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디까지나 별개의 법인격체인 회사나 다른 주주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고, 그 회사에 대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면 제3자 뇌물제공죄의 성립 여부만이 논해질 수 있다. 본 판례는 위와 같은 경우 회사의 주주로서 간접적으로 얻게 되는 이익은 뇌물로 볼 수 없음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사건에서 만약 피고인 A가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회사에 후원금을 공여하게 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제3자 뇌물제공죄가 성립할 수 있을 것이다.
뇌물제공죄
단순수뢰죄
공무원
2016-07-18
형사일반
판례해설 - ‘민중총궐기 대회’ 사건에 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4. 선고 2016고합12 - 피고인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으로, 2015. 11. 14. 서울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을 개최하였는데, 검찰은 피고인이 위 대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으로 기소하였다. 피고인은 경찰이 제한통고 대신 금지통고를 하고 차벽을 설치하며 살수차를 운용하면서 직수살수 및 혼합살수를 한 것은 위법한 처분으로 적법한 공무집행의 경우에만 성립하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등이 성립되지 않고, 일부 시위대들의 우발적인 폭력행위가 있었더라도 피고인과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며, 위법한 공무집행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① 금지통고에 대하여 "집회의 자유를 위하여 최종적인 수단으로서 집회금지 통고를 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서울 도심에 심각한 교통 불편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 등이 인정되어 금지통고는 적법하다." ② 차벽설치에 대하여 "시위대가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인 청와대를 향하는 등 목전에 임박한 신고된 범위 일탈 또는 미신고 집회라는 범죄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긴급한 필요가 있어 경찰이 차벽을 설치한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이었다." ③ 살수차 운용 및 직사살수, 혼합살수에 대하여 "살수차 운용지침에 따라 절차를 준수하였고 직수살수, 혼합살수의 요건을 갖추어 적법하였다. 경찰이 백남기씨 등에게 직사로 물대포를 쏘는 등 일부 시위진압 행위가 위법했다고 해서 집회 당일 경찰의 살수차 운용에 관한 공무집행 전체가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④ 일부 시위대들의 우발적인 폭력행위에 대한 공모와 관련하여 "공모자 중 일부가 구성요건 행위 중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 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⑤ 그리고 경찰의 위 행위들이 적법한 이상 피고인의 정당방위 주장은 인정되지 않고, 시위대의 행위는 소극적인 방어행위를 넘어선 폭력시위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법원의 태도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한 불가결의 근본요소로 기능하고 있어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하도록 국가가 최선의 노력을 하되,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적인 집회·시위는 허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피고인에 대하여 중형을 선고한 것도 "민주노총이 주최한 민중총궐기 집회가 내세운 주장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등 경청하여야 할 내용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주장을 폭력을 사용해 관철하려 하면서 대규모 폭력사태를 일으킨 것은 법질서의 근간을 유린하는 행위로 그 동기 여하를 불문하고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법원이 일방적으로 피고인 및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대하여만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직수살수 및 혼합살수의 경우 국가의 국민에 대한 폭력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시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여 이를 제압하는 경우 엄격히 그 요건을 따져 최후의 방법으로 사용하여야 하나, 법원은 법률이 아닌 경찰지침인 '살수차 운용지침'의 요건을 구비하여 이유만으로 경찰의 직수살수 및 혼합살수 행위에 대하여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2011. 11.경 한미 FTA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게 한 경찰의 물포발사행위의 위헌확인소송(전원재판부 2011헌마815)에서 헌법재판소는 2014. 6. 26. 6(각하) 대 3(위헌)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는데, 당시 각하결정의 이유는 "① 이 사건 물포발사행위는 이미 종료하여 이로 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상황이 종료되었으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② 근거리에서의 물포 직사살수라는 기본권 침해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심판의 이익이 없다."였다. 이에 반하여 3인의 위헌 의견은 "① 물포는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경찰장비이므로, 구체적인 사용 근거와 기준 등 중요한 사항은 법률 자체에서 직접 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구 경찰관직무집행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 ② 직사살수의 경우에는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에 한하여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으로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었음에도 직사살수의 방법으로 이루어져 집회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였다."고 판단한 내용을 참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국, 국가와 국민이 함께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감에 있어, 이를 방해하는 어떠한 폭력도, 그 주체가 국가이든 국민이든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
시위
살수
2016-07-15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례해설 -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의 일반 범죄는 일반 법원이 재판권 행사
- 대상결정 : 2016초기318 재판권쟁의에 대한 재정신청 전합체 결정- 1. 사실관계 피고인은 예비역 대령으로서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9. 12. 17.경 외부 업체의 부탁을 받고 다른 업체에 대한 실험데이터를 도용하여 실험결과를 허위로 기재한 육군사관학교장 명의의 시험평가서 36장을 작성한 다음, 전역 후인 2010. 3. 19.경부터 2012. 5. 21.경까지 9회에 걸쳐 위 업체의 사내이사로서 위 허위 시험평가서 11장을 공사 입찰 담당자에게 제출하여 행사하고(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2009. 10. 7.경 및 209. 11. 18.경 육군사관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합계 300발의 탄환을 2회에 걸쳐 불출하여 외부업체 직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군용물을 절취하였으며(군용물절도), 2011. 1. 13.경 허위 내용을 기재한 수입허가신청서를 방위사업청 직원에게 제출하고 그 허가를 받아 탄환을 수입함으로써 사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화약류 수입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아(방위사업법 위반), 2016. 3. 21.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었다가 제1심 계속 중 군사법원법 제3조의2에 따라 대법원에 재판권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하였다. 2. 대상 결정(대법원 전합체) 요지 헌법 제27조 제1항 및 제2항은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과 절차에 따라 임명된 법관에 의하여 합헌적인 법률이 정한 내용과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나아가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이하 '일반국민'이라 한다)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경우 외에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권리가 있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선언한 것이다. 군사법원법 제2조에 따라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게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신분이 생겼다 하더라도, 이는 군형법이 원칙적으로 군인에게 적용되는 것임에도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군인에 준하는 신분을 인정하여 군형법을 적용한다는 의미일 뿐, 그 신분 취득 후에 범한 다른 모든 죄에 대해서까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새기는 것은 헌법 제27조 제2항의 정신에 배치된다. 군사법원이 일반 국민에 대하여 특정 군사범죄에 관한 재판을 가지는 경우에도 이는 어디까지나 헌법 제27조 제1항이 보장하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예외로서 군의 조직과 기능을 보존하는 데에 구체적이고 중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여 인정될 따름이라고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군사법원이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국민에 대하여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특정 군사범죄에 한하는 것이지 그 이전 또는 그 이후에 범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재판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 국민이 범한 수 개의 죄 가운데 특정 군사범죄와 그 밖의 일반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특정 군사범죄에 대하여는 군사법원이 전속적인 재판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므로 일반 법원은 이에 대해여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 반대로 그 밖의 일반 범죄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도 허용될 수 없다. 그러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 중 각 군용물 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재판권이 있다. 이에 대하여 군사범죄 등이 아닌 일반 범죄의 경우에는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병존할 수 있고, 해당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재판권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대법원이 군사법원법 제3조의2에 의한 재정절차에 의하여 그 재판권을 행사할 법원을 정할 수 있다는 소수의견과, 대법원이 재정결정을 함에 있어서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를 분리하여 군사법원과 일반 법원에서 따로 재판을 받도록 하거나, 특정 군사범죄까지 일괄하여 일반 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정할 수 있지만, 일반 범죄까지도 군사법원에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소수의견, 그리고 군사법원법 제2조는 재판권의 대상을 범죄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는 점 및 헌법 제27조 제2항, 제110조 제3항과 군사법원법 제2조의 규정 등은 모두 군인 등이 아닌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에 대한 특별법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상 군사법원이 기소된 모든 범죄에 대하여 재판권을 갖는다는 소수의견이 있다. 3. 대상결정 해설 대상결정은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확대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고, 군사법원의 재판권과 일반법원의 재판권 간의 구분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재판권을 사람이 아닌 범죄를 기준으로 구분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함께 평가됨이 적절한 사건들을 분리하여 별도의 재판기관에서 재판을 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양형이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에 있어서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고, 소송 경제적으로도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또한 군사법원법 제3조의2는 재정신청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대상결정처럼 군사범죄는 군사법원, 일반범죄는 일반 법원으로 준별하여 재판을 받아야 한다면 군사법원법이 일부러 재정신청 제도를 둔 취지에도 맞지 않고,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 및 제2항의 문언상으로는 일반 국민(군형법 제1조 제4항에 규정된 사람)이 범한 일반 범죄에 대하여도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보이는데, 이를 단순히 해석으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군사법원
재판권
예비역
2016-07-12
헌법사건
형사일반
판례해설 - "독방감금 징벌 수용자 실외운동 금지는 위헌"
헌재 2016.5.26. 2014헌마45 교도소, 소년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수용되어 있는 사람들을 수용자라고 한다. 수용자들은 이들 교정시설의 질서와 안전유지를 위하여 규율을 준수해야 한다. 그래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에서는 '형집행법'이라고 한다)'은 수용자들이 그 시설의 규율을 위반한 경우에 징벌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교정시설에서 질서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 부과하는 징벌은 형벌의 집행이라는 불이익을 받고 있는 자들이 다시 규율을 위반한 것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이므로 통상의 구금 및 수용생활 보다 더욱 불리한 것, 즉 자유와 권리를 일반 수용자에 비하여 더욱 제한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 점은 분명하다. 이와 같은 징벌 중에서 가장 중한 징벌이 금치이다. 형집행법은 금치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그 대상자를 최장 30일의 기간 동안 독방인 징벌거실에 구금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생활조건에 다양한 제약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된 조항은 금치를 받는 수용자의 자유의 제약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조항들이다. 형집행법은 금치처분을 받은 수용자에 대하여 금치기간 중 공동행사 참가, 신문열람, 텔레비전 시청, 자비구매물품 사용, 전화통화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한 집필과 서신수수, 접견, 실외운동 등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에서 금치기간 중 실외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집행법 제112조 3항 중 제108조 13호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헌법재판소가 금치처분 중 운동금지 조항에 관하여 위헌결정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2004. 12. 16. 2002헌마478 결정에서 종전에 이와 유사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던 행형법 시행령 조항에 대하여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던 바 있다. 당시 행형법 시행령 조항에서는 금치의 처분을 받은 자를 징벌실에 수용하고, 그 기간 중 운동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후에 법이 개정되었으며, 개정된 형집행법 조항은 금치처분을 받은 사람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실외운동을 금지하고, 다만 소장이 수용자의 권리구제,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실외운동을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번에 위헌판단을 받은 조항이 바로 개정된 법률조항인 형집행법 조항이다. 위헌판단을 받은 이후에 법이 개정되었는데, 그 개정법이 종전의 위헌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 다시 위헌판단을 받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결정에서 문제된 형집행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린 이유를 요약하여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실외운동은 구금되어 있는 수용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 요청이다. 금치처분을 받은 사람은 외부세계와의 소통이 단절된 일반 수용자에 비하여도 더욱 단절된 상태에 있게 된다. 금치처분을 받은 사람은 4.6㎡(1.397평) 크기의 징벌거실에 수용되는데, 실외운동의 금지는 운동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바깥 공기를 마실 기회가 없는 채로 협소한 징벌거실에 하루 종일 구금되는 것을 의미한다. 금치기간은 최장 30일로서, 이 기간 동안 운동이 금지된다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 해를 입을 위험성이 현저히 높다. 따라서 운동금지의 처분은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부과되어야 한다. 그런데 금치처분을 받은 모든 수용자에게 원칙적으로 실외운동을 금지하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소란, 난동을 피우거나 다른 사람을 해할 위험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실외운동을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며, 이들 경우에 한하여 제한하는 것으로 규정한다면 충분하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와 반대의 방식으로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모두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제한을 풀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더욱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실외운동을 제한하는 경우에 지켜야 할 최저기준도 정하고 있지 않다. 이상의 이유로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운동금지 조항은 수용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수용자
운동금지
금치
2016-06-14
부동산·건축
형사일반
판례해설- "명의신탁 재산 빼돌린 수탁자, 횡령으로 처벌 못해"… 대법원, 판례 변경
피고인과 피해자는 매매대금을 분담하여 함께 서산시 소재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토지를 다시 매도할 때 간편하도록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인 단독 명의로 경료하였다. 피고인은 이후 돈을 빌리면서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않고 이 사건 토지 전체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검찰은 피고인이 공동매수인인 피해자의 지분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피고인을 횡령죄로 기소하였다. 1심과 2심 법원은 피해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로서 이 사건 토지를 피고인과 함께 매수하기로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인정하여 이 사건 명의신탁을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 경우 피고인은 피해자 지분의 명의수탁자로서 이를 피해자(명의신탁자)를 위하여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러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던 종전의 판례를 폐기하고 무죄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는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라고 본 것으로 그러한 판단의 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소유권이전등기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에 의해 무효이므로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부동산 매수인이자 명의신탁자인 피해자는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질 뿐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을 피해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명의수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금지규범에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하는 셈이 된다. 이는 부동산실명법이 금지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해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법원은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가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그 매매계약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당해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왔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은 개념상 구별되나 구체적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양자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따라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는 대부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을 인식한 매도인의 협조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매도인이 계약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른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가 이전되는 경우와 등기 이전 등의 실질적인 과정에 유사한 면이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건에서 명의신탁약정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인지 아니면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인지를 구별하는 것은 다수의 재판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법률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에 대하여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아무런 형사적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면서도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이와 달리 취급하여 계속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 사건 판결의 논지이다. 부동산실명법이 제정된 이래 명의신탁을 양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으로 유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자간 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 방식이다.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신탁자가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여 매도인에서 명의수탁자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명의신탁자 명의의 등기과정을 생략하여 명의신탁과 중간생략등기가 결합된 것이므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라고 한다. 계약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 방식이다. 즉,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로부터 부동산소유권을 취득할 것을 위임받아서 자기 자신이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명의신탁등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방식은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등기명의를 포함하여 계약명의까지 신탁한다는 의미에서 계약명의신탁이라고 한다.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는 매매계약 체결 등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은 명의신탁자가 행하고 단지 등기명의만을 명의수탁자 앞으로 하는 데 반하여, 계약명의신탁에서는 명의신탁자의 위임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직접 자신의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는 점이 다르다. 계약명의신탁은 다시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으로 구분된다. 부동산실명법 4조 2항은 명의신탁에 기한 물권변동(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을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과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달리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실명법 4조 1, 2항 및 이들 규정의 해석상, 양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 등 각 유형별로 매매계약의 효력,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 매도인·명의신탁자·명의수탁자 3자간 부동산의 귀속과 그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등의 법률관계가 달라진다. 나아가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 및 명의신탁자와 명의신탁자의 위탁관계를 판단하는 데 위와 같은 법 규정 및 해석상 차이가 영향을 미친다.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약정 및 이로 인한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무효로 됨에 따라(부동산실명법 4조 1, 2항)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이 그대로 명의신탁자에게 남아 있으므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원인무효를 이유로 한 말소등기청구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신탁부동산에 대하여 횡령죄의 구성요건으로서 '재물의 타인성'을 인정할 수 있고,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하여 횡령죄가 성립한다.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시행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라 하여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도3170 판결). 이에 반하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나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가 신탁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바 없고, 부동산실명법 4조 1, 2항의 해석상 각 유형에 따라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가 소유권을 보유 또는 취득하게 된다. 명의신탁자는 각 유형에 따라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을 뿐인데, 이러한 권리 등을 보유하였음을 이유로 명의신탁자를 사실상 또는 실질적 소유권자로 보아 민사상 소유권이론과 달리 횡령죄가 보호하는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결국 명의수탁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하여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과거 판례가 그 유효성을 인정하던 명의신탁은 대내관계에 있어서는 명의신탁자가 소유권을 보유하여 이를 관리·수익하면서 공부상의 소유명의만을 명의수탁자로 하여 두는 것이었다. 이러한 대내관계에 있어서의 소유권 유보 및 이에 따른 위탁관계 개념에 기초하여 과거 판례는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1995년 부동산실명법이 제정·시행됨으로써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이나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명의신탁자는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부동산실명법의 규정 및 입법목적에 기초하여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민·형사 법률관계를 통일적으로 해석하고,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없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해석의 통일을 기하였다는 데 이 사건 판결의 의의가 있다.
명의신탁
횡령
부동산실명법
2016-05-3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채무자가 대항요건까지 갖춘 질권의 목적인 전세금을 반환받아 임의로 사용하더라도 배임죄로 처벌 못 해
대상판례 :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5도5665 판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한다. 여기서 '타인의 사무'란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를 넘어서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어야 한다. 담보권은 목적물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분리하여 그 중 교환가치만 지배하는 권리이다. 저당권이나 질권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분리한다는 것은 의제적인 측면이 강하고 현실에 있어서는 양자가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저당권 설정자는 여전히 저당물을 점유하며 사용할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그 교환가치를 해할 수도 있다. 이는 저당권의 본질적 가치를 침해하는 결과가 되므로 민법 제362조에서는 저당권 설정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저당물의 가액이 현저히 감소된 때에는 저당권자는 저당권 설정자에 대하여 그 원상회복 또는 상당한 담보제공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위 조항상의 저당권 설정자의 의무나 지위를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로만 본다면 저당권의 담보력이 매우 취약해진다. 이에 판례는 저당권 설정자에게 공장저당권의 목적 기계를 담보 목적에 맞게 보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타에 임의매도하였다면 공장저당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67 판결). 채권담보를 위하여 물건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는 담보의 범위 안에서 그 물건을 관리하는 사무를 처리하는 자이므로 이를 타에 처분한 때에는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1989. 7. 25. 선고 89도350 판결, 1997. 6. 24. 선고 96도1218 판결도 같은 맥락의 판례들이다. 질권은 채권자가 채무자 또는 제3자로부터 받은 물건이나 재산권을 채무의 변제시까지 유치함으로써 채무의 변제를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동시에 변제가 없는 때에는 그 목적물로부터 우선적으로 변제를 받는 권리이다. 우리 민법은 동산을 목적으로 한 동산질권과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권리질권에 대하여 달리 규정하고 있다. 동산질권자는 목적 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반면, 권리질권의 목적인 재산권은 성질상 점유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민법에서는 권리질권의 설정방법으로 그 권리의 양도방법에 따르도록 정하였다. 즉, 지명채권이라면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지 아니하면 제3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349조 제1항). 나아가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다(민법 제352조). 대상판례의 사안은 피고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에 권리질권을 설정하고 피해자로부터 대출을 받았는데, 그 후 전세계약이 만료되자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아 임의로 소비한 경우이다. 권리질권 설정과 관련하여 제3채무자인 집주인은 질권 설정에 이의 없이 승낙한다는 내용의 질권설정승낙서를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이 권리질권 설정자로서 질권자인 피해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이 되는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하지 아니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이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전세계약 및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소멸하게 함으로써 전세보증금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 법원은 채무자가 권리질권 설정계약에 따라 채권자를 위하여 권리질권 보호 또는 관리에 협력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고,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질권설정자가 제3채무자에게 질권설정의 사실을 통지하거나 제3채무자가 이를 승낙한 때에는 제3채무자가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인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이로써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질권자는 여전히 제3채무자에 대하여 직접 그 채무의 변제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질권설정자가 질권의 목적인 채권의 변제를 받았다고 하여 질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여 질권자에게 어떤 손해를 가하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다. 이 사건에서 질권자로서는 제3채무자인 집주인으로부터 여전히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어 피고인의 전세보증금 수령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바가 없다고 본다면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다만, 전세보증금은 해당 주택 시가의 60~70%에 이르기 때문에 제3채무자에게 달리 변제할 자력이 없다면 질권자로서는 여전히 전세보증금 반환청구권을 보유한다 하더라도 그 실제 가치가 보증금의 액수에 미치지 못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질권자로서는 손해를 입었거나 손해 발생의 위험이 큰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이 피고인에게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았는지 여부는 판결 이유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비록 지명채권양도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권리질권이 설정되었고, 대항요건까지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적인 채권양도와는 달리 담보권인 권리질권을 설정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보았듯이 질권설정자는 질권자의 동의 없이 질권의 목적된 권리를 소멸하게 하거나 질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변경을 할 수 없고, 이는 단순한 채권채무 관계가 아니라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질권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점에서 피고인은 여전히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배임죄로 기소된 관계로 피해자는 질권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피해자는 질권자가 아니라 이중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여야 할 처지에 놓인 제3채무자이다. 피고인이 제3채무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으면서 채3채무자를 기망하였는지 여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전세보증금
권리질권
배임죄
2016-05-27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례해설 - 최근 조직적 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처단
- 서울 중앙지법 2015고합97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 □사건개요 투자 자문 회사인 이솜투자자문 주식회사의 실질적 대표인 송00등 회사 간부5명이 "해외 선물투자를 통해 원금과 매월 약 2.5% 상당의 투지 수익금을 보장하겠다"는 원금보장문구가 명시된 투자일임계약서, 이면계약서를 이용하거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손실이 난 적이 없음을 강조하는 방법 등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2015. 3경부터 2015. 8경까지 사이에 투자자 2,993명으로부터 합계 138,031,000,000원을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사안으로, 실질적 대표인 송00은 징역 13년, 다른 간부들에 대하여는 징역 4~7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아울러 피해액 배상을 명함. □판결 요지 원금 및 이자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실현 불가능한 거짓이라고 인정한다. 조직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선순위 투자자들에 대하여 원금 및 이자를 제때 지급한 것처럼 모양을 가춘 것은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을 이용하여 이른바 "돌려 막기"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숨투자자문은 합법적인 금융기관을 가장한 유사금융사기단체였다. 피고인 송○○등은 투자자문업 및 투자일임업의 등록이 되어 있던 미도투자자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숨투자자문을 '우회등록' 하였다. 피고인 송○○와 조○○가 이미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거나 자본시장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임원 및 대주주가 될 수 없었던 상황에서, 피고인 안○○을 명목상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주식 대부분을 피고인 송○○ 가족들의 명의나 가장납입에 의한 방법으로 취득하였고, 피고인 조○○는 '이한영'이라는 가명을 쓰는 방식으로 불법성을 감추었다. 회사의 얼굴로 장시영 등 이름이 알려진 전문가를 내세웠고, 언론사기자들에게 청탁하여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홍보영상을 제작하거나, 리치아카데미를 통하여 투자기법을 강의하기도 하고, 한국골프대학(KGU)과 산학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피해자들이 신뢰할 수밖에 없는 외관을 창출하였다. 그러나 이미 많은 위법성을 안고 있던 계약서들은 제대로 설명되지도, 지켜지지도 아니하였고, 트레이더들은 전문가들이 아니었으며, 유사수신범행을 통해 투자금을 모집· 예탁받은 이숨프라임계좌는 편취금을 빼돌리기 위한 '밑 빠진 독'이었다. 투자금은일부만이 해외선물거래에 사용되었고, 수익금은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원천으로한 '돌려막기'로 지급된 것이었다. 그 모든 것들이, 그럴 듯해 보이는 거대한 연극무대의 뒤편에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무대장치들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이 인정 된다 □해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들이 동원한 최첨단 투자 기법에 의한 이익 창출 선전 행위에 대하여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법원은 이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로 이숨투자자문 소속 트레이더들이 거래한 내역, 투자자들이 회사가 제공한 '프라임시스템'을 통하여 확인한 거래내역이 실제의 해외선물거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였고, 나아가 투자금을 혼합 관리한 것에 대한 평가, 투자금의 사용처, 투자금 모집과정에서 홍보?설명한내용(원금보장약정의 인정 여부)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기망행위를 인정하였다. 피고인들은 이숨투자자문의 사업 내용은 기망행위가 아니며 이숨투자자문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홈트레이딩시스템인'뉴 프라임시스템' 혹은 '프라임퓨처스'가 보여주었던 거래내역이 거짓이라는 증거가 없고, 위 프라임시스템은 증권회사의 해외선물계좌와 실제로 연동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투자금이 선순위 투자자 혹은 리치파트너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금 지급 및 투자금 반환을 위한 이른바 '돌려막기'에 사용되었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고,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바람에 투자금의 구체적인 운용방법과 사용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변소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위 변소를 받아드리지 아니하였다. 한 동안 다단계 판매 사기 행위가 성하다가 다단계의 실상이 어느 정도 알려지고 나서 사람들의 경계심이 높아지자 보다 차원 높은 집단사기 형태로 등장한 것이 금융사기 범죄이다. 선진 금융기법이란 선전을 앞세워 교묘하고 조직적인 설득으로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을 현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우선 일반인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 기법을 도입한 것처럼 선전을 하면서 원금은 물론 고율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먼저 투자자로 나선 사람들에게는 약속한 이자를 제때 지급하여 신뢰를 얻고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뒤를 이어 투자자들이 모여 든다. 나중에 투자 받은 금원은 선 투자자들의 이익 배당으로 충당하는 방법으로 어느 시기까지 유지되다가 어느 단계가 되면 필연적으로 지급 불능사태에 빠지게 된다. 그동안 범인들은 투자금중 상당한 부분을 빼돌려 이익을 챙겨놓는다. 최근의 금융사기 범죄는 우선 고도의 조직력과 전문 지식, 국제적 금융 네트웍을 이용하는 기동성 등으로 인해 수사 기관이 사전에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투자금 모집 행위가 진행되다가 어느 단계에서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가 문제 삼은 시점에서 비로소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경우에도 국제적 불경기, 금융 위기, 투자 위축 등 주변 사정으로 투자 영업이 원만치 못하였다고 변소하며 기망의 고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전에 치밀한 변소 자료까지 준비해놓는 경우도 있어 수사 진행을 어렵게 한다. 나아가 어느 단계부터 투자자를 피해자로 인정할 것인지 명확치 아니하고 대량의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 정도를 확인하는 절차도 쉽지가 않다. 이런 행위는 더 큰 돌려막기를 위한 새로운 범행으로 이어지며, 새로운 범행을 통해 편취한 자금으로 이전 사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합의 내용은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번 판결은 최근 금융 사기 조직의 범행 행태를 비교적 상세하게 분석하고 엄벌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투자
사기
금융사기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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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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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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