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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메르스 초기 대응 부실 국가 책임"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초기 방역에 실패한 국가가 환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다수의 메르스 환자가 국가와 해당 병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국가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온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2015년 '메르스 30번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이모씨(소송대리인 이용재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9229)에서 "국가는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15년 5월 22일 발목을 다쳐 대전 대청병원에 입원했다가, 같은 병실을 쓴 '16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전염됐다. 16번 환자는 이 병원에 오기 전 메르스 최초 감염자인 '1번 환자'가 입원해 있던 평택성모병원 8층의 다른 병실에 있다가 메르스에 옮았다. 1번 환자와 16번 환자는 각각 28명, 23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 재판부는 "(2015년) 5월 18일 바레인을 다녀온 1번 환자가 최초 의심 환자로 신고됐을 때 질병관리본부가 바레인은 메르스 발생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사를 33시간 동안 지연시켰다"며 "1번 환자가 5월 20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평택성모병원에서 이틀간 실시된 역학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서 접촉자 조사 대상에서 16번 환자가 누락됐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1번 환자가 최초 신고됐던 시점에 곧바로 역학조사가 이뤄졌다면, 5월 22일 낮까지는 16번 환자가 추적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국가가 초기 방역에 주의했다면 1번→16번→30번 환자 순으로 이어진 감염 경로를 차단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국가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메르스
방역
위자료
과실
초기방역
이순규 기자
2018-02-19
국가배상
[판결] "국가가 미군 기지촌 성매매 조장" 첫 판결
미군들을 상대로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승소했다. 법원이 국가의 성매매 방조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고법 민사22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미군 기지촌 위안부였던 A씨 등 1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2017700)에서 "국가는 원고 74명에게 700만원씩, 43명에게는 3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2014년 6월 "성매매가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불법적인 기지촌을 조성해 운영하고 불법행위를 방치했을뿐만 아니라 '애국교육' 등을 통해 성매매를 정당화하고 강제격리시켜 폭력적으로 성병 치료 등을 했다"며 "1인당 10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1977년 이전 국가가 강제 격리수용으로 성병치료를 한 것을 위법행위로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기지촌을 설치하고 환경개선정책 등을 시행한 것은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며 57명에 대해서만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보건부와 경기도, 용산경찰서장 공무 등을 보면 △유동 위안부의 고정 수용 △외국군 상대 성매매에 있어서의 협조 당부 △주한민군을 고객으로 하는 접객업소의 서비스 개선 등의 행위를 한 것이 확인된다"며 "이는 외국군을 상대로 한 기지촌 위안부들의 성매매 행위 자체 또는 성매매 영업시설을 개선하고자 한 것으로 기지촌 위안부의 성매매를 조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들은 위안부 등록제나 지역재건부녀회 등 자치조직을 통해 기지촌 위안부들에게 이른바 '애국교육'을 실시했는데, 이들을 외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로 치켜세우거나 성매매업소 포주가 지시할 만한 사항들을 직접 교육했다"며 "이는 기지촌 내 성매매를 방치·묵인하거나 최소한도의 개입·관리를 넘어 성매매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장·정당화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미군
성매매
위안부
보건부
이장호 기자
2018-02-08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바람빠진 매트 위 낙하훈련 '참변'
재난대피훈련 도중 바람 빠진 소방용 에어매트(Air-mat) 위에 뛰어내리다 낙상(落傷)을 입었다면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2부(재판장 김대성 부장판사)는 사회복무요원 고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백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83989)에서 "경기도는 2억2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방관들은 훈련에 사용되는 에어매트의 설치·관리에 주의를 기울여 공기가 빠지지는 않았는지, 충분히 주입된 상태인지 등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면서 "사고 당시 에어매트는 10층용으로 3m높이에서 120kg까지 견딜 수 있는 제품이었지만 5m 높이에서 몸무게 85~90kg인 고씨가 뛰어내렸는데도 큰 상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에어매트에 공기가 충분히 주입돼 있지 않았고, 최초 탈출훈련 참가자가 뛰어내린 후 공기가 빠져나갔음에도 이를 충분히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고씨를 낙하시켜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소방서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기도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고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경기도는 고씨가 이미 국가유공자로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중배상을 금지한 헌법 제29조 2항 등에 따라 배상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인 고씨는 '군인'이 아니므로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왕시는 지난 2016년 5월 19일 시청 청사에서 대형화재 등에 대비한 재난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시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고씨는 구조대상자 역할을 맡아 3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리는 긴급탈출 훈련을 받았다. 고씨는 동료인 오모씨가 먼저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다음 두 번째로 뛰어내렸는데 에어매트 공기가 부족해 그대로 바닥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 결과 요추골절, 추간판 탈출 등의 상해를 입었다. 고씨는 2016년 12월 지자체가 훈련을 부실하게 준비해 다쳤다며 "치료비 등 2억3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난대피훈련
사회복무요원
소방훈련
에어매트
설치·관리주의
2018-01-26
국가배상
[판결] 해수욕장서 숨진 중학생… 법원 "지자체에도 배상책임"
교사가 인솔해 데려간 해수욕장 체험활동에서 중학생이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면 지방자치단체에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1부(재판장 김상연 부장판사)는 18일 체험활동 중 물에 빠져 숨진 A(14·사망 당시)군의 유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가현)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8135)에서 "광주시와 전남 신안군, 학교안전공제회는 공동으로 3억1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광주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A군은 2015년 8월 담임교사와 같은 반 학생 12명과 함께 전남 신안군의 모 해수욕장으로 체험활동을 갔다. 해수욕장에서 담임교사는 "꼭 손잡고 놀고, 깊은 곳으로는 가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주의를 줬다. A군과 친구 B군은 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해 물놀이를 했고, 갑자기 밀려들어온 파도에 떠내려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B군은 구조됐지만 A군은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은 2시간 뒤 인근 해안가에서 의식이 없는채 발견돼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이 해수욕장에는 2명의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둘다 인명구조 자격증이 없었고 수영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전남 신안군은 안전요원 3명을 배치해야하는 해수욕장에 안전요원을 2명만 뒀고, 그나마도 인명구조 자격을 보유하지 않은 보조요원에 불과했다"며 "해수욕장의 점유·관리자로서 신안군은 A군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담임교사도 수영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구명동의를 착용하게하거나 튜브를 지참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학생들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담임교사가 소속된 광주시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교사의 주의 경고를 무시한 A군의 과실을 인정해 광주시 등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보호·감독의무
사고
국가배상법
중학생
체험활동
왕성민 기자
2018-01-19
국가배상
[판결] "전통시장 주차장은 공익사업… 밀려난 임차인에 영업손실·위자료 배상해야"
지방자치단체가 공익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전통시장 주차장 설치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지정하지 않아 임차인들이 영업손실을 보상받지 못했다면 지자체가 임차인들에게 영업손실은 물론 위자료까지 물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노정희 부장판사)는 조모씨 등 4명이 인천시 계양구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나208845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계양구는 조씨 등 4명에게 영업손실과 위자료 등 총 1억2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계양구는 2013년 1월 전통시장인 병방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병방동 일대 토지 483㎡와 그 토지 위에 있는 건물을 매수했다. 조씨 등은 당시 계양구가 매입한 건물을 빌려 학원과 미용실 등을 운영하고 있었다. 주차장 설치 사업 때문에 임대차 계약이 해지돼 학원 등의 운영을 접어야 했던 조씨 등은 "공익사업에 해당하는 전통시장 주차장 설치 사업을 하려면 사업시행자인 지자체가 영업손실 등을 보상해야 하는데, 아무런 보상 없이 사업을 시행해 손해를 끼쳤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2014년 12월 계양구에 조씨 등의 영업손실을 보상하라고 시정권고했지만, 계양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조씨 등은 "영업손실보상금과 위자료 등 총 2억8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계양구는 "지자체가 설치하는 면적 1000㎡ 미만의 주차장은 도시·군관리계획으로 정해야 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토지보상법에서 정한 공익사업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섰다. 재판부는 "국토계획법 시행규칙은 주차장 중 1000㎡ 미만의 규모에 대해서는 도시·군계획시설로 결정하지 않고서도 이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일 뿐 공익사업에서 배제시킨다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다"라며 "지역상권 활성화와 유통산업의 균형있는 성장을 도모해 궁극적으로 국민경제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시장활성화기본계획에 따른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계획은 공익사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 등은 적법하게 건물을 임차해 영업을 영위해왔는데, 계양구가 토지 매수를 하면서 내세운 '임차인 등의 점유를 완전히 해지 또는 제거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임대인들이 더이상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조씨 등이 폐업·휴업하게 된 것"이라며 "조씨 등은 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 대상이 되고, 계양구는 영업손실을 보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양구가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 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더라면 조씨 등은 영업손실보상금으로 새로운 영업근거지에서 정상적인 영업을 도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영업손실보상금을 사전에 수령하지도 못한 채 건물을 소유자나 계양구에 명도해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못 해 기존의 생활관계가 깨지는 불이익을 입게 됐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전통시장 주차장 설치사업이 공익사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조씨 등이 손실보상금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공무원들의 불법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임대인들이 구청에 토지를 인도한 과정과 휴업·폐업한 경위 등을 볼 떄 손실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조씨 등에게 민사상 불법행위를 했거나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손해를 입혔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조씨 등에게 패소 판결했다.
지방자치단체
손해배상
공익사업
영업손실
국토계획법
토지보상법
이장호 기자
2018-01-08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낚싯배, 바지선과 충돌… 낚시꾼 사망 배상책임 어떻게?
낚싯배가 건설사 측 바지선과 충돌해 낚시꾼과 선원이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이 바지선을 운항한 건설사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2015년 충남 보령항 인근에서 발생한 낚싯배와 바지선 충돌사고와 관련한 소송에서다. 하지만 법원은 항구와 낚싯배의 입·출항을 관리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는 책임이 없다고 봤다. 일출 전 30분까지 출항 금지 지시를 내렸는데 낚싯배가 어겼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3일 오전 6시 9분께 인천 영흥도 인근에서 급유선과 낚싯배가 충돌해 1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나온 판결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낚싯배 선장 김모(60)씨와 사망한 선원 김모(당시 66세)씨, 낚시꾼 안모(당시 45세)씨의 유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백상·선율)이 국가와 보령시, GS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2555)에서 "GS건설은 선장 김씨에게 690여만원을, 안씨의 유족에게 1억원을, 선원 김씨의 유족에게 2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낚싯배인 백상어호(길이 11m)의 선장인 김씨는 2015년 6월 오전 4시 안씨 등 8명을 승선시킨 후 출항했다. 배는 오전 4시 8분께 보령항 내 화력발전소 부근 해상을 28노트(약 52㎞/h)의 속도로 지나던 중 GS건설의 하도급업체가 LNG 터미널 공사 중 자켓(Jaket· 하부구조물) 설치를 위해 정박해 둔 바지선(길이 47m)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선장 김씨는 흉골 골절 등 상해를 입었고 안씨 등은 사망했다. 김씨의 낚싯배는 레이더반사기 설치가 면제된 소형어선으로 선박안전법 등에 따라 일몰 후 30분부터 일출 전 30분까지 야간항행이 금지돼 있었다. 사고 당일 일출 시각은 오전 5시 16분으로 오전 4시46분까지는 원칙적으로 출항할 수 없었던 셈이었다. 이 사고로 선장 김씨는 같은 해 11월 기소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선장 김씨와 안씨 등의 유족들은 지난해 2월 "선장 김씨에게 1억2500여만원을, 안씨의 유족에게는 1억원을, 선원 김씨의 유족에게는 2억95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GS건설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사안전법상 길이 50m 미만인 바지선은 흰색 전주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바지선에는 어구(고기잡이에 쓰는 여러 도구)를 표시하는 용도로 제작된 점멸등만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선장 김씨는 바지선의 존재와 위치를 일찍 파악하지 못했거나 바지선이 있던 장소에 어구가 있었던 것으로 착각해 적절한 피항동작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장 김씨의 야간항행·과속·전방주시의무 위반과 바지선의 등화 설치기준 위반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S건설은 공사에 투입된 바지선이 등화 설치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채 정박된 것을 방치해 건설공사 발주사로서의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다"며 "GS건설은 안씨에게 5억3400여만원의 배상범위 내에서 안씨의 유족이 청구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선장 김씨와 선원 김씨는 출항이 금지된 야간에 낚싯배를 출항했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바지선의 존재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GS건설의 책임을 10%로 제한했다. 반면 사고와 관련한 국가와 보령시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보령항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배상책임은 그 사무의 귀속주체인 국가가 부담한다"면서도 "바지선이 다른 선박의 항행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정박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보령시가 '영업시간'란에 '하계 04:00~22:00'라고 기재된 신고확인증을 교부하면서 선장 김씨에게 일출 전 30분까지 출항할 수 없음을 통지했다"며 "보령시가 오전 4시부터 낚싯배가 출항하는 것을 허락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령시의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에는 해경이 피고로 들어가 있지 않아 불법 출항을 제대로 단속했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해경의 책임 유무는 판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안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은 영흥도 인근에서 벌어진 낚싯배 사고 관련 배상책임 문제에도 일정 정도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선박충돌 사고의 경우 과속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선박의 크기에 따라 제한속도도 달라 어느 일방에게 100% 과실이 있다고 인정되기 어렵다"며 "피해 승객 입장에서는 급유선 측 선주나 보험사뿐만 아니라 탑승한 낚싯배에도 일부 과실이 있을 수 있어 이들 모두에 대해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사안전법
배상책임
안전조치의무
낚싯배
이순규 기자
2017-12-11
국가배상
[판결](단독) 고속도로 건설 소음으로 양돈농가 폐업했다면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환경기준치 이상의 소음으로 인근 양돈 농장이 폐업했다면 공사 주무부처인 국가와 시공업자인 건설사 등에게 7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양돈업자 조모(소송대리인 김태욱 변호사)씨가 국가와 ㈜제2영동고속도로, 현대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합563766)에서 "국가 등은 공동해 1억7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조씨는 선진한마을 농업주식회사와 체결한 비육돈(질 좋은 고기를 많이 내기 위해 특별한 방법으로 살을 찌운 돼지) 위·수탁계약에 따라 3개월 단위로 1300~1500두에 달하는 새끼 돼지(자돈)를 분양받아 90~110㎏의 성돈으로 키워 출하하고 그 대가로 위탁사육수수료를 지급받았다. 그런데 2012년 11월 원주에 있는 조씨 농장 인근에서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선진한마을이 2014년 5월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 등의 상태를 점검한 후 조씨에게 돼지의 성장지연, 육질저하, 폐사 등이 우려된다며 자돈 분양을 중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농장을 폐업하게 된 조씨는 같은해 9월 "2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농장의 상공을 통과하는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진동도 가축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맞섰다. 국가도 "민간투자사업의 형태로 진행된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주무관청에 불과할 뿐 사업 시행자가 아니다"라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조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돼지는 섬세한 신경을 가지고 있으며 후각과 청각이 발달돼 사람보다 훨씬 예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소음에 의한 사료 섭취량은 16% 증가하는 반면 평균체중은 13% 감소하는 역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감정결과 공사현장에서 돼지를 사육할 수 없는 60dB 이상의 소음·진동이 발생했다"며 "항공기 소음의 존재만으로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소음·진동과 농장의 폐업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장 등에서 발생되는 환경오염으로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환경정책기본법상 사업자나 원인자는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국가는 고속도로 건설·운영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해 이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고 고속도로가 준공되면 그 소유권을 이전받게 되므로 국가 역시 공동사업자 중 하나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산지 지형을 통과하는 경로로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경우 어느 정도 발파작업 등에 따른 소음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국가 등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환경정책기본법
양돈농장
소음
환경기준치
고속도로
이순규 기자
2017-11-30
국가배상
[판결] "국가, 평택시에 미군기지 정화비용 지급하라"
경기도 평택시가 주한미군기지 주변 지역의 오염을 정화하는 데 쓴 비용을 국가가 물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이상윤 부장판사)는 평택시(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80451)에서 "국가는 8억7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정부는 2013년 5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평택시 내 캠프 험프리스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환경기초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주변 지역에서 기준 초과치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와 아연이 검출됐다. 2014년 6∼12월까지는 오산 공군기지 주변 지역에 대해서도 환경기초조사를 벌였고, 역시 기준치 초과의 TPH와 니켈이 검출됐다. 평택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두 기지 주변 지역의 토양오염 정화사업에 들어갔고, 그 비용으로 각각 8억6000여만원과 2억1000여만원을 썼다. 이후 시는 지난해 12월 "미군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정화 책임이 국가에 있다"며 "토지 오염 정화사업비용 10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캠프 험프리스 부분에 대한 비용은 국가가 전액 부담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캠프 험프리스 주변 지역에는 미군기지 외에 유류를 저장하는 시설이 없고 주변 지역은 주택과 밭, 도로가 대부분이어서 오염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국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과 협정 시행에 관한 민사특별법에 따라 주변 지역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산 공군기지 주변의 토양오염에 대해서는 유류로 인한 오염에 대해서만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니켈 오염이 발생한 지역은 주한미군이 기지 확장을 위해 매입한 지역으로 별도의 활동내역이 없다"라며 "미군기지에서 유출한 니켈로 인해 오산 공군기지 주변 지역이 오염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토양오염
미국기지
평택
이순규 기자
2017-11-06
국가배상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하수관 누수' 싱크홀 사고… "건물주·지자체 책임 60%"
하수관 누수로 흘러나온 물에 도로가 꺼지는 싱크홀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하수관을 관리하는 건물주와 도로 관리자인 지방자치단체에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부(재판장 김행순 부장판사)는 삼성화재해상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로법률)이 서울시와 하수관을 설치한 A쇼핑몰 관리단을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2016나35214)에서 "서울시 등은 2억4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2년 9월 서울 관악구의 한 쇼핑몰 앞 도로에서 싱크홀(지반 침하)이 발생해 8층 옥외 간판 보수 작업을 하던 작업차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약 25m 위 작업차에서 일하던 이모(65)씨와 보행자 등 8명이 다쳤다. 작업차 주인과 보험계약을 맺었던 삼성화재는 차 주인 등 피해자들에게 차량 피해액과 치료비 등 3억35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후 삼성화재는 2013년 10월 "도로와 하수관의 하자가 사고의 원인이 됐다"며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하수관에서 지속적인 누수가 발생해 도로 지하에 토사가 유실됐고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돼 상당히 크고 깊은 동공이 생겼다"며 "평균 하중이 3.25t에 불과한 작업차량의 지지대 1개가 2시간 정도의 작업에도 견디지 못하고 도로가 침하된 것은 도로가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수관과 도로의 하자로 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이를 관리하는 서울시 등은 피해자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수관이나 도로 지하의 문제점을 발견해 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하수관 누수 외에 도로에서 스며든 빗물이나 자연 지반침하 현상 등 다른 요인으로 토사 유실이 일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작업자들이 안전모 등을 착용하지 않았고 보행자들의 통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서울시 등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앞서 1심은 "해당 하수관은 누수로 인근 토사가 유실돼 도로 지반을 침하시킬 정도로 하자가 있었고, 차량 지지대를 견디지 못한 침하된 도로도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서울시 등은 3억3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도로
하자
누수
하수관
이순규 기자
2017-10-10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구치소 밥 먹다 돌 씹어 어금니 깨진 재소자 소송
수용자가 구치소에서 밥을 먹다 돌을 씹어 치아가 손상됐더라도 구치소 측이 임시조치를 취하고 외부진료 등을 안내했다면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5년 8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모씨는 저녁식사를 하다 밥에 섞여 있던 돌을 씹어 좌측 상단 어금니가 반 정도 깨지는 사고를 당하자 국가를 상대로 "치료비 150만원과 임플란트 비용 150만원, 위자료 500만원 등 총 8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김씨는 "구치소 측은 임시방편으로 치아를 때운 뒤 진통제 등만 처방해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며 "자비로 외부 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당한 이유도 없이 거부해 결국 상태가 악화돼 발치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국가는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2016가소5144499). 하지만 2심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박병태 부장판사)는 김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9335)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수용자의 부상 또는 질병의 종류와 관계없이 수용자에게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는 치료까지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일단 국가의 비용으로 외부진료를 받게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수용자에게 제공해야 할 '적절한 치료'의 범위와 내용은 수용자의 질병상태와 치료비용, 수용기간, 국가의 예산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서울구치소 소속 의무관은 김씨의 치아 파절에 대해 임시적으로 레진으로 때우고 진통제를 처방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김씨가 임시조치가 아닌 종국적인 보철 처치를 받기를 요구하자 의무관은 보철 처치는 교도소 내 자체설비로 실시할 수 없고 외부치과전문의를 통해 자비로 치료받아야 한다고 설명하고 김씨에게 자비 치료가 가능한 요일과 절차를 안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치소로서는 김씨에게 자신의 비용으로 외부치과전문의로부터 손상된 치아에 대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충분하다"며 "국고로 치료비용을 부담해 김씨의 치아를 무상으로 치료해 주거나 일단 국가의 비용으로 이를 치료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서울구치소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외부진료를 허가하지 않아 김씨의 치아 상태가 악화되도록 방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용자
구치소
치아
치료
손상
이순규 기자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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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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