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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질환, 업무 중 사고로 악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어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던 근로자가 업무 중 사고를 당한 뒤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해양경찰 기능직 공무원 박모(40)씨가 부산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1294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해양경찰정비창 기능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하루 평균 5시간 정도 함정 밑에서 고개를 위로 젖힌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등 목 부분에 부담이 가는 자세에서 작업하는 공정을 많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씨는 사고 이전에 이미 목 부위에 기존 퇴행성 질환이 발생돼 있었지만 아무런 증세가 없었는데 목 부위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장시간 계속적으로 수행함은 물론 1.8미터나 되는 사다리 반목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인해 목 부위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판부는 "박씨의 기존 퇴행성 질환이 병으로 발현됐거나 이 사건 상병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므로 박씨의 병은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1995년부터 해양경찰정비창 기능직 공무원으로 임용돼 용접팀 등에서 일을 해오던 박씨는 2008년10월께 사다리에서 작업 중 바닥으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박씨의 증상을 진단한 병원은 "허리 디스크 탈출이 관찰되기는 하지만 이는 촬영 수일 전의 추락으로 초래된 변화들은 아니다"는 소견을 밝혔고 이를 토대로 보훈청은 박씨의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거절했다. 박씨는 "사고 이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보훈청의 결정에 반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사고로 인해 박씨의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심하게 악화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근로자
퇴행성질환
업무중사고
업무상재해
통증호소
정수정 기자
2010-11-18
노동·근로
민사일반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와 다른 외부적 요인 경합으로 발병 때 기왕증 참작한 법리적용은 안된다
산업재해와 관련한 요양급여지급에는 과실책임이나 과실상계이론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기왕증을 참작하는 법리를 유추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 법리에 따르면 업무와 다른 외부적 요인이 경합해 근로자가 병을 얻은 경우 법원은 산재인정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법원은 업무가 발병에 영향을 미친 부분만 따로 떼어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요양급여 중 일부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9일 위모(43)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추가상병 불승인처분취소 소송 상고심(☞2010두5141)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는 관계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산재보험법에 의한 급여지급책임에는 과실책임원칙이나 과실상계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산재보험법의 취지와 이념 등을 종합하면 민사상 손해배상사건에 있어 기왕증이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경우에 공평의 견지에서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해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기왕증을 참작하는 법리가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은 민사상 손해배상사건에서의 기왕증 기여도 개념을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추가상병은 원고의 기존질환 등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그 일부는 최초상병 및 치료과정이 원인이 돼 발생했다고 해 최초상병 및 치료과정이 기여한 비율은 1/4라고 판단했다"며 "요양승인신청에 대한 불승인처분 중 1/4 부분을 취소한 것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위씨는 2007년 산소촉매제품 등을 만드는 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뇌신경 마비 등의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그러다 2008년 우울증을 이유로 다시 공단측에 추가요양을 신청했으나 공단측이 위씨의 추가요양신청에 대해 "위씨의 우울증은 처음의 상병과 상당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위씨는 "최초상병으로 인한 심리적 절망감이 지속돼 스트레스 등을 받아 우울증이 발병했다"며 공단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은 "추가상병과 최초상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추가상병의 상당부분이 원고의 기존질환, 개인적 취약성 등에서 기인했지만 최초상병과 치료과정이 기여한 비율도 1/4정도는 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산업재해
요양급여
과실책임
과실상계
추가상병
인과관계
우울증
정수정 기자
2010-08-27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호텔입사 50여일 만에 쓰러졌더라도 초과근무 잦았다면 업무상 재해 해당
근로자의 수가 정원보다 적어 잦은 초과근무를 하던 중 과로로 쓰러졌다면 입사한 지 두달이 채 되지 않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호텔 조리사 이모(49)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434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는 호텔 취업 전 비교적 업무량이 적은 양식당에서 근무를 하다 연말 성수기에 호텔로 이직했는데 조리부에는 원래 5명의 직원이 근무하다 직원들이 사직함으로써 원고를 포함한 4명만이 근무했고, 특히 연말 성수기에는 행사준비를 위해 5일간 연속 초과근무를 하는 등 입사 후 자주 초과근무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의 병력, 가족력을 비롯한 건강상태와 신체조건 등을 종합해 볼 때 평소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했던 원고가 호텔로 이직한 후 발생일까지 지속됐던 과중한 업무로 인해 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원고가 근무시간 중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하다 갑자기 쓰러졌다면 상병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2007년 충주에 있는 한 호텔에 입사해 조리사로 근무하다 입사한 지 50여일 만에 쓰러져 심장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사고발생 전 5일동안 연속 초과근무를 한 상태였다. 이후 이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했지만 공단측은 "업무상 심장질환을 일으킬 만한 과중한 업무가 없었고 업무적 스트레스 등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초과근무
과로
업무상재해
근로자수
심장질환
호텔조리사
정수정 기자
2010-06-18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국민연금 가입시 이미 알코올 중독증 앓았더라도 단기과음으로 사망… 연금 지급해야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년 미만이고 이전부터 알코올 중독증을 앓아온 사람이라도 가입기간 중 단기간 내의 과음으로 사망했다면 국민연금가입 중 발생한 질병으로 봐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망인 박모씨의 처 김모(40)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연금 미해당결정처분취소 소송(☞2009구합2181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연금법 제72조1항 제3호는 '가입자가 사망하면 그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항 단서에서 '다만 가입기간이 1년 미만인 가입자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사망하면 가입 중에 생긴 질병이나 부상으로 사망한 경우에만 유족연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박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사망 수주 전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케토산 혈증에 따른 다발성 장기손상이나 심부정맥 또는 의식이 저하된 상태에서 구토물이 기도로 흡입되면서 유발된 질식으로 추정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망인은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로 자격을 유지하던 중에 생긴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박씨가 20여년간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이 있었고 질환이 망인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게 해 알코올성 합병증을 좀 더 강하고 빠르게 유발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것은 박씨의 사망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알코올 중독증세를 보였던 박씨는 지난 2000년 과음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박씨는 국민연금에 가입한 상태였지만 가입기간은 1년 미만이었다. 김씨는 국민연금공단에 유족연금을 신청했지만 공단측은 연금지급을 거절했고 김씨는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
알코올중독증
유족연금
지역가입자
정수정 기자
2010-05-1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상 질병 치료하다 우울증 악화로 자살, 사망과 업무사이 인과관계 인정돼
업무중 생긴 병으로 치료를 받다 우울증 증세가 악화돼 자살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망인 김모씨의 처 박모(58)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및장의비 부지급처분취소 소송(2008구합27575)에서 지난 17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자의 사망이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 중 자살함으로써 이뤄진 경우 당초의 업무상 재해인 질병에 기인해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그 상태에서 자살이 이뤄진 것인 한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의 기존상병은 99년 장해등급 제2급의 판정을 받을 정도로 중했고, 후유증으로 반신마비가 돼 보행과 행동에 불편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대부분을 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에 수치심, 무기력함, 우울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일반적으로 뇌내출혈의 경우 정신과적 후유증상으로 우울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해 또는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의학적 견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사망 전 치료를 요하는 우울증 등을 앓고 있어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만한 사정이 인정되는 이상 생전에 우울증 등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업무상질병
우울증
자살
업무상재해
심신상실
정신착란
정수정 기자
2010-03-26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스트레스로 뇌출혈 업무상 재해에 해당
실적부진에 따른 매출증대 독촉메일을 받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로 뇌출혈을 일으켰다면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정총령 판사는 의약품 영업직 직원이었던 금모(48)씨가 "엉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기존 질환인 당뇨, 고혈압이 급격히 악화돼 뇌출혈이 발생했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2008구단802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영업사원은 실적에 따라 다양한 비율의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데 원고는 재작년 영업실적이 회사 내에서 1위였다가 점점 떨어져 최근 회사로부터 실적부진에 따른 분발과 함께 매출증대전략을 달성하도록 독촉메일을 받기도 했다"며 "뇌출혈을 일으킬 당시 원고는 지원했던 영업팀장 심사결과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승진과 관련한 영업실적 등에 더욱 신경을 써 직장동료에게 부담감으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이어 "계속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는 당뇨병, 고혈압 등과 함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적 소견이다"며 "원고가 고혈압, 당뇨 등의 기존 질병을 갖고 있었으나 2004년 이후로 계속적으로 치료를 받아 왔고, 같은 회사 영업사원이던 노모씨도 최근 업무상 과로로 뇌출혈을 일으켜 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적이 있었던 점을 비춰볼 때 원고의 뇌출혈도 만성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판사는 또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돼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이에 해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적부진
독촉메일
스트레스
뇌출혈
업무상재해
김소영 기자
2010-03-05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상 재해 '全部' 아니면 '全無' 판단은 잘못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법원의 업무상재해 인정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한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현행 실무는 업무와 질병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기여도 50%'를 기준으로 해, 50% 이상이면 업무상 재해로 100% 인정하고, 50% 미만이면 아예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업무가 질병발생에 영향을 미친 정도가 49%이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을 받지 못해 장해보상금 등 각종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민사상의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업무가 질병발생에 영향을 미친 기여도를 비율로 판단해 그에 따른 손해배상이 이뤄지고 있다. 법원관계자는 "대부분의 업무상 재해가 업무 뿐만이 아닌 다른 외부적인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돼서 나타나는 경우가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업무상 재해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정립돼 있지 못한 상황에서 재판실무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경우에 따라 과도하게 많이 보상받는 경우와, 전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고법 행정3부(☞2009누18891·재판장 유승정 부장판사)는 이번에 이런 문제점을 판결문에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업무상 재해로 전부 인정하지 않은 1심의 판단 중 3/4부분은 적법하나 나머지 1/4부분은 위법한 만큼 취소돼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부분취소판결을 내렸다. 업무수행과 질병발생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1/4(25%)부분까지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재해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소송은 1개의 행정처분에 따른 위·적법 여부를 판단해, 전부 취소 아니면 전부 인용의 판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일관된 판결관행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향후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손해배상 사건에서의 '기왕증 기여도' 개념은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는 산업재해보상제도에도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며 "우선 이런 기여도 개념의 도입에 대해 산업재해보상제도의 생활보장적 성격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제도나 산업재해보상제도가 생활보장적 성격을 갖는 것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책임의 원칙과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는 것이지, 인과관계가 없는 부분까지 보상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만일 인과관계가 없는 부분까지 보상한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함에 있어서 업무기인성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며 "그 동안 실무의 경향이 업무가 질병발생에 기여한 정도가 50% 이상인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고, 50% 미만인 경우에는 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이런 실무경향에 따르면 극단적으로 업무가 기여한 정도가 51%인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각종 급여 등 많은 혜택을 받게 됨에 반해 그 기여한 정도가 49%인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며 "이런 문제는 행정소송에 기왕증 기여도 개념을 도입해 적절히 운용하면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게다가 기왕증 기여도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다수의 산업재해 사건을 조정권고 등을 통해 간이·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또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라고 하더라도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그 일부만의 취소가 가능하다"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각종 급여는 결국 금전으로 지급하는 것이어서 가분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질병이 일부는 업무에 기인해, 나머지는 기왕증에 기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그 급여신청을 불승인한 처분에 대하여는 그 업무에 기인한 부분에 한해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007년 산소촉매제품 원액을 만드는 A회사에 입사해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루 18시간을 일하던 원고 위모씨는 업무수행 중 갑자기 눈에 통증을 느끼자 안과에 가서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원고는 중증의 우울증에 시달려 추가상병을 신청했으나 우울증은 최초 질병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청이 기각됐다. 이에 위씨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2심은 "시력저하, 안구통증, 이로 인한 수면부족, 불안감도 우울증의 발병 또는 악화에 30%정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보고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처분 중 위법하다고 본 1/4부분만 1심을 취소했다.
업무상재해
인과관계
기여도
질병발생
기왕증
김소영 기자
2010-02-19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급격한 작업 환경변화로 사망은 업무상 재해"
새로운 작업장에 투입된 근로자가 작업환경의 급변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터널공사 도중 발병해 사망한 작업부 심모씨의 처 정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소송 상고심(2009두579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과로의 내용이 통상인이 감내하기 곤란한 정도고, 본인에게 그로 인해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과로 이외에 달리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한 업무상 과로와 신체적 요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함이 경험칙과 논리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사현장은 터널입구로부터 700m 떨어진 곳으로 어둡고 습도가 높고 통풍이 잘 되지 않아 저산소 상태인데다 냉기를 느낄 정도의 온도였다"며 "망인은 이 터널 내에서 19m 높이의 철근을 조립하는 작업을 했는데 그로 인해 생체리듬이 바뀌고 신체에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며 고혈압과 관상동맥질환이 있지만 종전의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할 때는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진료기록에 따르면 고혈압이 지병으로 있는 경우 급격하게 작업환경이 변한 상태에서는 수 시간의 작업으로도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소견을 밝힌 바 있고, 터널 내에서 작업해 온 기존 근로자들에게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더라도 고혈압 등의 기존질환을 보유한 망인에게는 새로 시작한 터널공사 현장에서의 야간 철근조립작업이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과중한 업무라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급격하게 변화된 작업환경하에서의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기존질병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켜 망인이 뇌출혈 및 뇌괴사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30여년 간 공사장 철근조립공으로 일해온 심씨는 지난 2006년5월 소양강댐 보조여수로 설치 하도급업체인 H사에 채용돼 밤 9시30분부터 터널 안에서 철근조립작업을 하다 새벽 1~2시께 갑자기 온 몸에 오한이 오는 등 더이상 작업을 수행할 수 없게 되자 터널 내에 있는 숙소에서 쉬던 중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실려갔지만 일주일만에 다발성 뇌경색, 쇼크에 의한 심정지 등으로 사망했다. 심씨의 부인 정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새로운 현장에서 3시간 반 정도 작업했을 뿐이므로 급격한 작업환경 변화나 과로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이에 정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처분취소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2심은 "망인은 30년간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숙련된 철근조립공이고, 이 공사현장에 채용돼 불과 4시간 정도밖에 일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업무상 과로나 급격한 작업환경 변화가 사망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작업환경
업무상재해
과로
뇌출혈
뇌괴사
류인하 기자
2010-02-09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 외 상병' 회사가 입증해야
근로자의 산재신청에 대해 회사가 직무상 이외의 상병이라고 단정해 한 직권휴직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한국타이어 근로자 이모씨가 "산재신청에 대해 회사가 직무상 이외의 상병으로 단정해 한 직권휴직처분은 부당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휴직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2009구합40193)에서 "업무외 상병이라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회사에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이씨가 제출한 진단서를 신뢰하지 않고 말초신경염이 '업무상 이외의 상병'이라고 봐 직권휴직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상병이 업무 외적으로 발생한 것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에 의해 업무관련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업무 외의 상병이라는 점은 회사가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의 단체협약은 직무상 이외의 상병으로 1월 이상의 치료나 요양이 필요한 경우 회사가 직권 또는 신청에 의해 휴직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어 "회사는 말초신경염의 직무상 상병여부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인정과정에서 판단되므로 승인결정 전까지는 직무외 상병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나, 회사의 주장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로 인정하기 전에 사실상 회사가 자의적으로 직무외 상병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과 같아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직권휴직처분을 받은지 4개월여만에 취업치료가 가능하다는 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해 복직됐는데, 휴직기간 동안의 치료로 말미암아 휴직명령 당시보다 복직시 증세가 현저히 호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휴직처분 당시 이씨의 질병 상태가 직권휴직처분을 할 정도로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거나 근로제공에 매우 부적당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산재신청
업무외상병
부당휴직
직권휴직
말초신경염
이환춘 기자
2010-01-26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철도공무원의 난청은 공무상 질병"
철도청 근무당시 난청으로 진료받지 않았더라도 공무상 질병으로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황성주 부장판사)는 4일 A(52)씨가 충주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등록신청 비해당결정처분취소 소송(☞2009구합109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1988년 10월4일 철도청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소음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화물차량 정비부서에서 16년 이상 근무를 해왔고, 소음정도 또한 상당히 높은 수치인 73㏈에서 94㏈에 달했다"며 "원고의 질병은 원고가 철도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수행한 공무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으로 공무와 인과관계가 있는 공무상 질병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처음 이 사건 상병의 진단을 받은 시점은 이미 공무원 신분을 벗어난 2006년 1월16일이었고, 1999년1월부터 2004년 12월31일까지 철도청 공무원으로 근무할 때에는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된 진료를 단 한번도 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 공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원고가 철도청 공무원으로 근무한 기간은 무려 16년 이상 되는 반면에 한국철도공사 직원으로서 근무한 기간은 불과 1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시 병원에서 따로 진료를 받지 않았다고 해 그 무렵에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1988년10월부터 철도청 공무원으로 철도차량을 관리했으며 2004년12월까지 근무한 뒤 2005년부터 한국철도공사 차량관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A씨는 정비현장에 오래 근무해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병했다는 이유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장해연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며, 이후 같은 이유로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철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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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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