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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정년은 60세… 56세부터 임금피크 적용’ 규정됐다면
단체협약상 '근무정년은 만 60세로, 56세부터는 임금피크를 적용한다'고 규정돼 있다면 임금피크제는 몇 살부터 적용될까. 대법원은 '만 55세'부터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남양유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단체협약 해석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두3183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남양유업과 이 회사 노동조합은 2014년 단체협약을 개정하면서 '근무정년은 만 60세로 하며 56세부터는 임금피크를 적용하되 직전 년(55세) 1년 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피크를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또 2016년 단체협약에서도 만 60세에 적용하는 임금피크율을 높인 것 외에는 기존 단체협약과 동일한 정년과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을 규정했다. 만 60세 정년까지 5년간 임금피크 시행으로 해석해야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와 노조간에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을 만 55세로 봐야할지, 만 56세로 봐야할지 이견이 생긴 것이다. 남양유업과 노조는 단체협약 규정의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2017년도 단체협약에서는 만 55세부터 임금피크를 적용하기로 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한편 양측은 2019년 2월 지방노동위원회에 단체협약 해석에 대한 견해 제시를 요청했고, 2019년 3월 지노위는 만 55세로 봐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반발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2019년 6월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만 56세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이번엔 사측이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만 55세'부터로 봐야 한다며 남양유업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만 56세'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회사 패소 원심 파기 재판부는 "단체협약 규정의 내용과 사업장의 정년·임금피크제 연혁 및 이에 따른 단체협약의 체결 및 시행 경과, 임금피크제 도입과 적용을 둘러싼 노동조합과 사용자의 태도 및 그로부터 추단되는 단체협약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단체협약 규정은 근로자의 정년이 만 55세에서 만 56세로, 다시 만 60세로 순차 연장됨에 따라 그에 맞춰 '만 55세(생일이 상반기에 있는 근로자는 당해 연도 7월 1일, 생일이 하반기에 있는 근로자는 다음 연도 1월 1일)'를 기준으로 그때부터 1년 단위로 임금피크율이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해 만 60세 정년까지 총 5년간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와 달리 남양유업과 노조 측이 유독 2014년 및 2016년 단체협약에서는 정년과 무관하게 개별 근로자의 '만 56세가 되는 날'을 기준으로 그 때부터 1년씩 임금피크율을 적용하다가 정년에 도달하는 해에는 생일부터 정년퇴직일까지의 남은 기간만 마지막 임금피크율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임금피크제 시행을 합의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단체협약 규정에 따른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을 '만 55세'로 본다고 해서 이를 두고 단체협약의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정년
임금피크
단체협약
박수연 기자
2022-03-28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췌장암 걸린 토양 정화 근로자 산재 인정
췌장암에 걸린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췌장암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려운 병으로 꼽히지만, 법원은 전례가 없었더라도 토양오염을 조사하는 업무 특성을 감안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조국인 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인 B씨 등(소송대리인 오지은 변호사)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6838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오염된 토양조사 과정 발암물질에 지속적 노출 A씨는 2008년 5월부터 C사에서 근무하며 토양 오염도 조사 및 정화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2016년 4월 '췌장암, 간전이' 진단을 받고 2018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2019년 3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을 근거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공단에 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됐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낸 재심사 청구마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7월 췌장암에 의한 장기부전으로 사망했고, A씨의 배우자인 B씨와 자녀 등 유족이 소송절차를 수계했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C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현장의) 오염된 토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벤젠과 톨루엔, 에틸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며 "근무기간의 30% 이상을 출장을 다니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업무와 상당인과관계 인정된다고 보는 게 타당 재판부는 "A씨는 해당 사업장에서 약 7년 11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오염된 토양을 손으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 등 오염도를 검사하면서 화학물질을 비롯한 여러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입사 전에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췌장암과 관련된 가족력이나 유전적 소인도 없거나 발견되지 않았는데, 8년 가까이 근무하던 중 우리나라의 평균 발병연령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만 34세에 췌장암이 발병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 중 췌장암이 발병한 사례는 없고,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사업장의 화학물질을 비롯한 발암물질이 췌장암 발생 내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립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췌장암의 발병·악화와 고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측을 대리한 오지은(41·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선의 대표변호사는 "작업환경측정 대상이 아닌 실외작업 업무를 수행하다가 췌장암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과정에서 공단은 의학적으로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A씨의 업무환경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을 계속 주장했다"며 "(이에 대한) 입증을 위해 주치의의 소견 및 진료기록부 등과 소화기내과 감정의 소견 등을 근거로 화학물질 외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업무상재해
상당인과관계
발암
한수현 기자
2022-03-28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공사장 열악한 재래식화장실 사용하다 사망… "업무상 재해"
공사현장에 설치된 열악한 재래식 이동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 사망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당시 재판장 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자녀 B씨 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594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1~12월 건설일용직으로, 2019년 4월부터는 물류센터 신축공사(철골공사) 현장에서 화기감시자 일용직으로 근무하면서 화재 발생 감시 작업과 철골자재 인양 작업 보조 및 자재 정리 등을 담당했다. A씨는 2019년 4월 근무 도중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 설치된 재래식 이동화장실 바닥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추정됐다. A씨의 자녀인 B씨 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A씨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B씨 등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숨을 참은 상태에서 갑자기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체내 압력이 급상승하는 '발살바 효과'에 의하면, 심장 내로 들어오는 혈류가 감소해 심박출량이 줄게 돼 심근 허혈성 급사에 이를 수 있다"며 "진료기록 감정의는 업무상 과로와 발살바 효과가 A씨의 심장질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현장에 설치된 재래식 이동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는데, 진료기록 감정의는 비좁은 화장실 공간과 악취가 A씨를 직접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는 없으나 관상동맥 파열 등에 악화인자가 될 수 있다는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상재해
재래식이동화장실
건설현장
한수현 기자
2022-03-21
행정사건
[판결] 시공사에서 하도급 받은 업체로부터 형틀작업 도급받은 사람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은 업체로부터 형틀작업을 도급받아 작업하던 사람이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도급업체로부터 작업과 관련한 별다른 지시·감독을 받은 바 없고, 하도급업체가 그 사람의 고용보험료를 납부했더라도 소속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한 바 없어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당시 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204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도급 업체로부터 지시·감독 받은 사실 없고 소속 근로자 전제로 건보료 납부한 적도 없어 A씨의 배우자 B씨는 2017년 9월부터 C사가 시공한 인천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골조공사 부분을 하도급 받은 D사로부터 돈을 받고 공사현장에서 형틀작업을 했다. 그런데 2018년 3월 C사 소속 근로자가 공사현장 1층에서 용접작업을 하다 튄 불꽃과 불티가 대형화재로 번졌고 당시 지하에서 작업을 하던 B씨는 전신화상을 입고 사망했다. A씨와 B씨의 장의비 등을 부담한 C사는 B씨가 회사 근로자로서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B씨는 사고 당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았으므로, B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공단에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심사청구를 했으나 같은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재판부는 "D사는 공사의 하수급자로서 B씨에게 공기 내 형틀작업을 마쳐 줄 것을 요청하거나 각종 안전관리 및 현장관리 지시사항만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 작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지시·감독을 하지 않았다"며 "형틀작업의 전문성을 갖춘 B씨가 인력 수급부터 개별 근로자의 노임 결정,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 등에 대한 독자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B씨와 D사 사이에 작성된 노임지불각서의 개별 노임단가는 총액에 맞춰 형식적으로 기재됐고, 실제로는 B씨가 D사로부터 기성률에 따라 산정된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다음 개별 근로자들에게 협상에 따라 결정된 노임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직접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B씨는 D사 근로자가 아니라, D사로부터 형틀노무작업을 도급받아 자신의 계산으로 수행한 사업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사는 B씨로부터 소득세 등만 원천징수하고 고용보험료만을 납부했을 뿐 B씨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시공사
사망
하도급
한수현 기자
2022-03-14
행정사건
[판결] 지병 없던근로자, 과중한 업무 맡다 급성뇌출혈로 사망했다면
평소 지병이 없는 근로자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맡은 뒤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면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071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아버지인 B씨는 2017년 12월부터 굴양식업체에서 양식장 관리 및 굴 채취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근무하던 중 2018년 9월 업체 사업장에서 호이스트(비교적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기중기 중 하나) 제작 작업을 하다가 쓰러졌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A씨는 B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지만, 공단은 "B씨의 업무시간과 업무량, 구체적인 업무내역, 단기적·만성적인 과로내역 및 근무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업무적 사유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결정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심사청구를 했으나 공단은 기각했고,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는 해당 사업장의 관리업무를 도맡아 사업장에 근무하던 외국인 노동자나 일용직 근로자의 관리·감독 역할까지 했다"며 "직접 호이스트 용접작업을 수행하며 주도적으로 그 제작 업무를 수행했는데, 태풍으로 호이스트 공사 일정이 예정보다 다소 지연됐던 것으로 보여 B씨는 호이스트 제작 책임자로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이스트 제작 작업은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에 해당한다. 이러한 작업 환경은 호이스트 제작에 전문적 지식이 없고 경험이 많지 않은 B씨에게 육체적 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평소 지병이 있었다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고 인정할 사정은 찾을 수 없다"며 "호이스트 제작을 위한 업무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과중해 그로 인해 급성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뇌출혈
사망
과중업무
근로자
한수현 기자
2022-01-31
행정사건
[판결] 분진사업장 근로자 진폐증 판정, 산재보상법 입법취지도 고려해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 진폐증 판정 때 엑스레이 영상 판독 결과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더라도, 해당 근로자에 대해 CT 검사 결과까지 포함해 판독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CT결과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상위법규인 산재보험법이 규정하고 있는 산업재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입법취지 등을 고려해 기준을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진폐요양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누5946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분진사업장에서 근무하다 2019년 1월 진폐증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진폐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공단은 2019년 3월 공단 산하 병원에서 A씨에 대한 진폐정밀진단을 실시했다. 이후 진폐심사회의 심사를 거쳐 A씨의 진폐병형이 '정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9년 6월 진폐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엑스레이)을 판독해 진폐병형을 판정하는 경우 명확한 구분이 어렵고 판독자나 판독시점에 따라 판정결과가 달라지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CT)까지 종합해 진폐병형을 판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흉부 방사선영상 판독으로 결정이 원칙이지만 재판부는 "국가의 법체계는 그 자체로 통일체를 이루고 있으므로 상하규범 사이의 충돌은 최대한 배제돼야 하며, 하위법령은 그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명백히 저촉돼 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련 법령의 내용과 입법 취지 및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해석해야 한다"면서 "근로자가 진폐에 걸렸는지 여부와 그 진행 정도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해 결정해야 함이 원칙이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고 추가 검사에 동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엔 보완적인 검사를 한 다음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보험법 제91조의6부터 제91조의8에서 진폐 판정에 필요한 기준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취지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해 공단으로 하여금 정확한 의학적 진단을 거쳐 진폐 판정에 필요한 자료를 얻는 등 심사 및 판정의 공정성과 객관성, 합리성을 기하도록 하는 데 있다"며 "판정기준에 관한 수단적 규정(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을 해석함에 있어 상위 법규인 산재보험법의 보호 대상(분진작업으로 진폐에 걸린 근로자)의 범위를 합리적인 이유없이 축소시켜 입법목적과 취지를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야기시키는 것은 법체계의 통일성 등에 비춰 볼 때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경우 CT보완검사 후 종합적 판단해야 그러면서 "A씨의 진폐병형을 판정하기 위해선 흉부 단순방사선영상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종합해 판독해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고, A씨의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을 보완적으로 활용해 판독하는 경우 진폐병형이 제1형에 해당해 A씨의 진폐병형이 정상임을 전제로 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2 제1항에서 진폐병형 판정기준에 대해 진폐에 걸렸는지와 진폐의 진행 정도는 흉부 단순방사선영상을 판독에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영상까지 고려해 진폐병형을 판정한 소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진폐증
분진사업장
산재보상법
한수현 기자
2021-10-25
행정사건
[판결] 직장 동료와 2차 회식 후 무단횡단 교통사고… ‘산재’ 인정
직장 동료들과 2차까지 회식 후 귀가 중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회식비를 법인카드로 내도록 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해 음주를 한 것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승재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5444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B사 영업본부 과장으로 일하던 A씨는 식자재 납품 업무를 담당하다 2018년 10월 회의 종료 후 회사 인근 식당에서 회의 참석자 8명을 포함해 11명이 참여한 상태에서 회식을 했다. A씨는 1차 회식을 마친 후 3명과 함께 2차 회식을 가진 후 귀가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미만성 뇌신경 축삭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공단이 2차 회식을 사적모임으로 보고 퇴근 중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사적 모임이 아닌 업무담당자들 사이의 업무 협의를 위한 회식이었다"며 "퇴근하는 과정에서 택시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던 중 사고를 당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유족 승소 판결 이에 대해 공단은 "2차 회식은 사업주가 주관하지 않은 친목도모 성격의 사적모임에 불과하다"며 "A씨는 평소 퇴근하던 경로를 벗어나 당초 내려야 하는 역을 지나쳐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해 1차 회식과 인과관계가 단절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 판사는 "2차 회식은 1차 회식에 비해 소수의 인원이 참석했으나, 파트장이 부서원인 C씨에게 법인카드를 전달해 비용을 결제하도록 했고, 평소 A씨와 C씨는 별다른 친분이 없었지만 2차 회식에 참석했다"며 "2차 회식은 단순한 사적모임이 아닌 업무담당자들 간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당초 하차하려 했던 역에서 무려 15개역을 지나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사고 무렵 상당히 취해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요양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무단횡단
업무상재해
회식
교통사고
한수현 기자
2021-09-29
행정사건
[판결](단독) 뒤늦게 판결로 근로관계 인정 되었다면
근로관계가 민사판결을 통해 뒤늦게 인정됐다면 이 근로관계와 관련한 국민연금공단의 연금보험료 징수권 소멸시효도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진행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A학원이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국민연금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구합7856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B씨는 A학원에서 2010년 8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논술강사로 일하다 퇴직했다. A학원은 B씨에 대해 근무기간 동안 국민건강보험과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고 B씨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했다. B씨는 퇴직 후인 2018년 4월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A학원을 상대로 퇴직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법원은 B씨가 A학원의 근로자라고 판단해 퇴직금 지급 등의 판결을 선고했고 2019년 9월 확정됐다. 재직기간 경과 따라 징수권 시효 소멸 안 돼 국민연금공단은 이후 2020년 6월 B씨로부터 사업장가입자 자격취득·상실에 관한 확인청구를 받으면서 관련 판결에 대해 알게되자 같은 달 A학원에 B씨의 근로기간에 대한 연금보험료 12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직권으로 결정·통보했다. 그러자 A학원은 "연금보험료 징수권은 연금보험료 납부기한이 지난 때부터 3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해 소멸한다"며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민연금법 제115조 1항은 연금보험료 등을 징수할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재판부는 "국민연금법은 사용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따른 신고에 기초해 연금보험료의 부과대상자 및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으므로, (국민연금공단은) 사용자가 사업자가입자 자격 취득에 관한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연금보험료를 산정·징수하기가 현저히 곤란하다"며 "신고의무 위반의 정도가 클수록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것은 신고의무 규정과 소멸시효 규정을 둔 전체적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로부터 근로자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가 재직 당시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다가 퇴사 후 비로소 사용자를 상대로 법원에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며 "근로자는 판결로써 뒤늦게나마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고도 대부분의 근로기간에 대한 연금보험료가 납입되지 않아 국민연금법상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해 연금수급자격이나 연금액에 관해 실질적인 불이익을 입게 되는데, 이는 입법 목적이나 형평에도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학원과 B씨의 관계를 알지 못한 것에 국민연금공단의 과실이 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이러한 경우에도 B씨의 재직기간 경과에 따라 곧바로 연금보험료 징수권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은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연금보험
근로관계
소멸시효
예금보험료
연금보험료
한수현
2021-09-09
행정사건
[판결] "월급쟁이 사장도 근로자… 업무상 재해 인정"
법인등기부에 형식상 대표자로 등기돼 있더라도 실질적 사업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며 보수를 받은 '월급쟁이 사장'도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그가 업무과정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취지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2020구합5137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남편 B씨는 모 패러글라이딩 업체 사내이사로, 2018년 11월 1인용 패러글라이딩 비행 도중 추락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A씨는 B씨의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B씨는 회사 대표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른 근로자로 볼 수 없고, 고유 업무와 무관한 개인 비행자격증 취득을 위한 비행 도중 사망했으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남편이 법인등기부에 형식적으로 대표자로 등기돼 있으나, 실질적 사업주인 C씨에게 고용돼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보수를 받아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면서 "근로계약상 업무 범위에 포함된 2인승 체험비행 자격증 취득을 위해 비행을 하다 사망했으므로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B씨가 실제 체험비행이 가능한 계절에는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가 일정하게 고정돼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계약상 업무에 해당하는 개인 비행자격증 취득을 위해 비행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 사적인 취미활동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계약에서 정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법인
사장
근로자
업무상재해
한수현 기자
2021-09-06
행정사건
[판결] 8년간 근무한 기간제 교사 해임했더라도
총 8년간 근무한 기간제 교사를 해임하더라도 중간에 공개채용 절차가 있었다면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 관계는 단절돼 해고 시점이 그 이후부터 4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A학교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구합88415)에서 최근 "중노위의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종전의 근로계약은 단절 새로운 근로관계 형성 B씨는 2011년 3월부터 A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기간제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일했다. 이후 이 학교 교장은 2019년 1월 B씨에게 '2019년 2월 28일자로 계약기간 만료로 학교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통보했다. 이에 B씨는 "부당해고"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고 서울지노위는 2019년 2월 "B씨가 2015년 3월부로 기간을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됐는데도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A법인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19년 12월 소송을 냈다. 그후 4년 지나지 않아 계약갱신기대권 인정 안돼 A법인은 "2015년 실시한 공개채용 절차에서 B씨를 비롯한 지원자들 간 실질적인 경쟁이 이뤄져 B씨와 우리 사이에는 종전 근로관계와 단절된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됐다"며 "B씨가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라 임용된 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으로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한 기간제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봐야한다"면서도 "B씨는 2015년 3월 근무하던 학교의 공개채용 절차에 따른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어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 관계가 단절됐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학교법인 승소판결 이어 "B씨는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2015년 3월을 전후한 근로기간을 합산할 수 없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는다"며 "B씨를 기간제법 제4조 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기간제 영어회화 전문강사 임용 시 그 기간을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며 "공개채용 절차로 새로운 근로계약을 맺은 B씨에게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해임
기간제교사
교사
기간제
학교법인
이용경 기자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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