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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헌법사건
(법조포커스) 헌재 3기 재판부 1년 평가
지난해 9월15일 윤영철(尹永哲) 소장 등 재판관 5명이 새로 임명되면서 출범한 헌법재판소 3기재판부가 지난달 30일 출범1년 동안의 마지막 선고를 마쳤다. 올해 3월 이영모(李永模) 전 재판관이 명예퇴임하면서 주선회(周善會) 재판관이 후임으로 발탁된 것까지 합치면 3기재판부는 위헌정족수에 해당하는 재판관 6명이 교체됐다. 尹 소장과 권성(權誠), 김효종(金曉鍾) 재판관은 재판관 중 최초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權 재판관과 金 재판관은 국회에서 선출됐는데 새삼스레 인사청문회를 받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많았다. 정작 국회청문회가 필요한 사람은 대통령이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인데 인사청문회법이 이들 재판관은 제쳐두고 헌재소장과 국회선출 재판관만 청문회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3기재판부는 출범 1년동안 총 9백92건을 접수받아 이중 9백75건을 처리했는데 위헌법률심판사건 22건에 대해 위헌결정(변형결정포함)을 내렸으며 헌법소원사건 25건을 인용했다. ◇ 주요 사건 정치·사회적으로 파장이 가장 컸던 선거법 관련 사건외에 3기재판부가 선고한 주요사건을 선고일자 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헌법소원사건에서 최초로 가처분신청을 인용, 사법시험 응시회수제한 규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수험생들이 올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2000헌사471). 2기재판부가 공무원시험에서 제대군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던 것과 달리 3기재판부는 국가유공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2000헌마25).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을 금지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려 셔틀버스 운행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2001헌마132). 경찰서유치장에 갖힌 이들에게 열악한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 인권신장에 일조했다(2000헌마546).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보류결정은 사실상 검열에 해당하므로 위헌이라고 결정, 영화상영을 금지할 수 없도록 했다(2000헌가9). 형사사건의 증인이 피고인측 변호인과 접촉하는 것을 막기위해 검사가 거의 매일 증인을 검찰청으로 소환한 것은 공권력남용이라고 결정했다(99헌마496). ◇ 한정위헌 놓고 대법원과 재충돌 이른바 구소득세법사건에서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자 97년 사법사상 최초로 헌재가 대법원판결을 취소하면서 시작된 양 기관의 갈등은 국세청이 당사자들의 재산에 대한 압류를 해제해 주면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덮어둔 채 당사자들의 소취하로 사건이 종료된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올해 다시 법률해석권한을 놓고 양 기관의 갈등이 재연됐다. 헌재가 94년 국가배상법 제2조1항 단서부분에 대해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는데 대법원이 올해 4월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은 기속력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의 당사자인 리젠트화재보험(주)은 대법원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 놓은 상태다. ◇ 심판종료선언의 아쉬움 지난해 7월 국회운영위원회에서 국회법개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것은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낸 헌법소원사건(2000헌라1)에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취하를 이유로 심판종료선언 결정을 내려 아쉬움을 남겼다. 2기재판부도 95년 전두환씨 등 5·18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95헌마221 등)에서 같은 취지의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학계 일각에서는 "객관적 헌법질서의 유지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사건이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불합리하다"며 "헌법재판소법이 민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더라도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준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헌법질서와 기본권 수호를 담당하는 헌법재판소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외부기관의 파견인력에 의존하는 헌법재판소 연구인력구조의 문제점은 창설 이래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는 자체연구관을 18명에서 36명으로 늘이는 안이 포함돼 있다. 연구관 증원 문제 외에도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는 심판청구기간을 연장하는 안 등이 반영돼 있다. 우선 가장 실효성 있는 권력통제장치인 헌법소원의 심판청구기간을 현행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있은 날부터 1백80일'에서 '안 날로부터 90일, 있은 날부터 1년'으로 늘리고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은 청구기간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선대리인 선임요건으로 무자력 외에 공익상 요건을 추가하는 안도 마련돼 있다. ◇ 과 제 3기재판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대법원과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 하는 것이다. 양 기관의 현재 입장대로라면 입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대법원판결을 또 취소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있는 것처럼 연구관 충원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출범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파견연구관에 의존한다는 것은 헌법수호기관으로서의 위상에 맞지 않고 이것은 결국 국민의 기본권 보장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치장화장실
헌법재판소3기재판부
사법시험응시회수제한
국가유공자가산점
백화점셔틀버스
최성영 기자
2001-09-04
헌법사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받은 법조항 정비 시급
헌법재판소가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법조항들이 제때 정비되지 않고 위헌적인 상태로 방치되는 등 법적공백상태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어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헌재가 "언제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단서까지 붙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몇몇 법조항 조차도 제때 개정되지 않아 재판에서 적용할 법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92년이후 지금까지 헌재로부터 위헌 판단을 받고 고쳐지지 않은 법률 조항은 국가보안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경찰법, 귀속재산처리법, 약사법, 새마을금고법, 보안관찰법 등 8개 법률 8건이며. 헌법불합치결정을 받고 개정되지 않은 것은 민법(3건), 형사소송법, 국적법, 지방세법 등 4개 법률 6건 등 모두 11개 법률 14건에 이른다. 이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인데, 헌재가 법적공백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지 않고 불합치 결정을 했음에도 제때 정비되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법적공백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정하고 있는 민법 제847조1항의 경우 97년3월부터 적용이 중지되고 있어 친생부인의 소를 낸 사람들은 법원의 판단을 받지도 못한 채 법이 개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통해 채무를 면할 수 있는 기간을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로 정하고 있는 민법 제1026조 제2호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효력을 상실, 피상속인의 채권자와 상속인 사이의 권리관계에 대한 재판은 모두 중지돼 있다. 또 한정승인신고를 했으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고한 사건이 서울가정법원에만 12건이나 계류중이다. 동성동본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 99년1월부터 효력을 상실했으나 비교적 법적공백은 덜한 조항이다. 법원에서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곧바로 '동성동본인 혈족사이의 혼인신고에 관한 예규'를 만들어 8촌이내가 아닌 한 혼인신고를 받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한국인 모의 자녀로 태어난 자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도 지난해 8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아 '10년 이전'에 태어난 자녀가 모의 국적인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일본이 20세이하인 자녀의 경우 모의 국적을 따라 일본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등 외국의 입법례를 참조해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헌 결정을 받은 조항들은 위헌결정과 함께 효력을 상실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에 비해 큰 혼란은 없으나 약사법, 새마을금고법 등과 같이 죄형법정주의 위반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받은 조항들의 경우,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약사의 준수사항을 정하고 있는 약사법시행령을 어기더라도 약사법에서 준수사항을 정하기 전까지는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는데도 제때 개정되지 않아 헌재 결정이 공염불이 되고 있는 셈"이라며 "관련 정부 부처와 국회는 법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위헌 결정이 난 법조항을 서둘러 정비하라고 소관 부처를 독려하고 있으나 각 기관에서 개정안을 내놓지 않는 한 법제처로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며, 민법의 경우 법무부가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이 유림 등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헌·헌법불합치결정을 받고 정비되지 않은 법률 (순번. 법조항. 선고내용 및 사건번호. 선고일자. 결정내용요약.) ①. 국가보안법 제19조. 위헌 90헌마82. 92년4월14일. 찬양·고무·회합·통신범죄에 대해서까지 형사소송법상의 피의자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 많은 50일을 구속기간으로 인정한 것은 위헌. ②.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위헌 94헌바1. 96년12월26일. 범죄의 임의진술인에 대하여 검사가 공판전에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은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위헌. ③. 검찰청법 제12조 제4항 등. 위헌 97헌마26. 97년7월16일. 검찰총장은 퇴직일부터 2년이내에는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은 위헌. ④. 경찰법 제11조 제4항 등. 위헌 99헌마135. 99년12월23일. 경찰청장은 퇴직일부터 2년이내에는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위헌. ⑤. 귀속재산처리법 제21조의3. 위헌 98헌가13. 2000년6월1일. 귀속재산을 매수한 자가 납부해야 할 분납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는데도 그 재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위헌. ⑥. 약사법 제77조 제1호 중 '제19조 제4항' 부분. 위헌 99헌가15. 2000년7월20일. 약사의 준수사항을 하위법령에 포괄 위임한 것은 당해 준수사항 위반시 처벌등을 감안할 때 위헌. ⑦. 새마을금고법 제66조 제1항 제2호. 위헌 99헌바112. 2001년1월18일. 형벌의 구성요건으로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명령을 위반한 자'를 규정한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 ⑧. 보안관찰법 24조단서. 위헌 98헌바79·86. 2001년4월26일. 보안관찰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 ⑨. 민법 제847조 제1항. 헌법불합치 95헌가14·96헌가7. 97년3월27일.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일률적으로 자의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적용 중지). ⑩. 민법 제809조 제1항. 헌법불합치 95헌가6내지13. 97년7월16일. 동성동본의 혼인금지는 헌법불합치(98년12월31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상실). ⑪. 민법 제1026조 제2호. 헌법불합치 96헌가22 등. 98년8월27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인에게 피상속인의 채무를 전부 부담케 하는 것은 헌법불합치(99년12월31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상실). ⑫. 형사소송법 제482조 제1항. 헌법불합치 99헌가7. 2000년7월20일. 상소제기전의 구금일수를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에서 제외하는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⑬.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 헌법불합치 97헌가12. 2000년8월31일. 현행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한국인 모의 자녀로 태어난 자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은 평등원칙에 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⑭. 지방세법 제233조의9 제1항 제2호. 헌법불합치 2000헌바59. 2001년4월26일. 담배가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은 경우에도 보세창고에서 방출되기만 하면 무차별적으로 간접세인 소비세를 부과토록 한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위헌결정
헌법불합치결정
법적공백
한정승인
동성동본혼인
최성영 기자
2001-05-04
부동산·건축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환송판결에 기속 안돼
재상고심을 심판하는 대법원전원합의체는 환송판결에 기속되지 않는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전원합의체(주심 이강국·李康國 대법관)는 지난 15일 조모씨가 "자신소유의 토지가 준용하천의 제방구역으로 편입된 이후 매매계약이 이뤄질때까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한 것은 부당하다"며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재결처분취소청구소송 재상고심(98두15597)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인소유의 토지가 준용하천의 부지로 편입됐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국유로 돼 종래의 소유자가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 환송판결이 준용하천의 국유화에 관해 한 법률상의 판단은 구 하천법시행령 제9조3항의 규정을 간과함으로써 구 하천법의 적용을 그르친 것일 뿐만 아니라, 구 하천법의 해석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견해와도 상반되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전원합의체도 환송판결에 기속된다는 종래의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환송판결의 법률상 판단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전원합의체까지 이에 기속돼야 한다면, 그것은 전원합의체의 권능 행사를 통해 법령의 올바른 해석적용과 그 통일을 기하고 무엇이 정당한 법인가를 선언함으로써 사법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임무가 있는 대법원이 자신의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 하급심법원을 비롯한 사법전체가 심각한 혼란과 불안정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며 또 소송경제에도 반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며 "환송판결의 자기기속력의 부정은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변경의 권능을 가진 대법원의 전원합의체에게만 그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그로 인해 사건이 대법원과 원심법원을 여러차례 왕복함으로써 사건의 종국적 해결이 지연될 위험도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송판결의 기속력이 재상고심의 전원합의체에까지도 예외없이 미친다고 본 대법원 80다2029판결과 94재누18판결 등의 견해는 변경됐다. 대법원이 이같이 종래의 입장을 변경한 배경에는 이전의 '판결오류'를 시정하지 않을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발단은 97년 초 서울 성북구에 사는 조모씨가 중앙토지위원회를 상대로 서울고법에 손실보상금재결처분취소소송(97구2940)을 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는 지난 85년 7월 남양주시를 끼고 흐르던 준용하천인 왕숙천 개수공사를 하며 도농동 일대 조씨 소유의 밭 1천여평을 제방부지 등으로 편입했다. 당시 경기도와 조씨는 손실보상을 두고 협의를 벌였으나 보상금액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협의는 결렬됐고, 경기도는 이때부터 손실보상을 위한 별다른 조치없이 점유·관리해 왔다. 양측은 95년2월에 이르러 비로소 5천6백여만원에 이 사건 토지를 매매하기로 합의했지만 분쟁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보상금을 수령한 조씨는 자신의 토지가 하천구역으로 편입된 이후부터 매매가 이뤄질 때까지 9년여간의 사용료를 달라며 중앙토지위원회에 손실보상을 청구하고 신청이 거부되자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다. 따라서 조씨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이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었다. 사건을 맨 처음 담당한 서울고법 특별3부(재판장 강완구(姜完求) 부장·현 대구지법원장)는 97년11월 원고 조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개인소유의 토지가 준용하천의 부지로 편입됐다 하더라도 당연히 국유로 되어 종래의 소유자가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하천법과 동법시행령 등 관련법령의 해석상 명백하고, 대법원 또한 91다26089, 88다카23049, 80누535 등 여러 사건에서 이러한 법리를 거듭 확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4개월 뒤 뜻밖에도 깨지고 말았다. 피고의 상고로 이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이 그 이듬해 3월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인 대법원 특별1부는 "조씨의 토지는 85년11월경 경기도지사가 설치한 제방의 부지로 편입돼 하천법에 의해 당연히 국유로 된 만큼 조씨는 토지가액에 대한 손실보상만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임료나 부당이득금반환을 청구는 할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97누20175). 사건을 환송받은 서울고법 특별4부(재판장 이범주(李範柱) 부장판사, 현 변호사개업)는 난감했다. 법령해석이나 기존 대법원판결 등 어디를 보더라도 원고의 주장이 타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곧바로 파기환송한 대법원판결의 취지와는 달리 곧바로 원고승소판결을 내릴 수는 없었다. 법원조직법 제8조가 '상급법원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한해 하급법원을 기속한다'고 규정,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 법조항의 취지는 대법원이 환송판결을 한 전후에 사실관계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급법원이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할 경우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임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심급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다. 결국 재판부는 고심끝에 같은 해 8월 다시 원고승소판결을 내렸으며(98누8645),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또다시 대법원에 재상고, 이번 판결에 이르게 됐다.
대법원전원합의체판결
환송판결기속
하천법시행령
준용하천의국유화
판결오류시정
정성윤 기자
2001-03-27
가사·상속
헌법사건
'한정승인' 헌법불합치 소급효 없다
헌법재판소가 민법 제1026조 제2호 한정승인 상속에 대해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이 결정전 상속에까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98년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상속이 있었는데도 불합치 결정을 이유로 한정승인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 법 개정전까지 추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정장오·鄭長吾 부장판사)는 16일 (주)한국기업리스 등이 (주)신정제지와 연대보증인 성모씨의 상속인 등 9명을 상대로 종이 제조기 구매와 관련, 대여한 리스료를 돌려달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99가합32573)에서 이같이 판시, "성씨의 상속인들을 포함해 연대해서 16억5천7백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이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신청을 하거나 또는 법률의 위헌이 전제가 돼 법원에 계속중인 병행 사건이 아니어서, 헌법재판소가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이후에 제기된 일반 사건에 해당한다"며 "성씨의 사망으로 상속이 이뤄진 때가 90년4월로 98년의 헌재 결정보다 훨씬 앞서는 점, 94년 성씨의 상속재산 중 채무에 대해 강제경매가 진행됐는데도 상속인들이 지난해12월에야 한정승인신고를 한 점 등을 볼 때, 민법 제1026조에 의해 단순승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법제1026조제2호
한정승인
헌법불합치결정
단순승인
소급적용
홍성규 기자
2001-02-23
헌법사건
(법조포커스) 정부 '맑은 물' 정책 對 가두리양식업자 재산권 충돌
국민들에게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맑은 물 정책으로 저수지 등에서 더 이상 가두리양식업을 할 수 없게 된 업자들이 손실보상 없이 면허연장을 불허가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며 낸 8건의 헌법소원사건을 놓고 18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 문제의 발단 대형댐이 있는 저수지 등에서 잉어 등을 기르며 가두리양식업을 해오던 업자들은 내수면어업면허유효기간이 만료되자 연장허가 신청을 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각 저수지가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이라는 이유로 면허연장불허가 처분을 내렸다. 이에 청구인들은 국가를 상대로 각급 법원에 손실보상청구 소송을 냈으나 이들 사건과 유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99년5월 가두리양식업자들의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청구인들은 대법원의 이 판결이 자신의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90년8월 개정된 수산업법이 포괄적 보상사유를 삭제한 것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침해라며 각급 법원에 위헌제청신청을 냈으나 기각당하자 헌법소원을 내기에 이르렀다.(99헌바81 등 8건) ◇ 청구인측 주장 90년8월 개정된 수산업법 제81조1항은 보상사유를 같은법 제34조1항 제1호 내지 제5호의 사유로 인한 처분으로 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구 수산업법과 달리 '기타 공익상 필요한 때'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 어업면허 유효기간 연장불허처분으로 인한 경우에는 손실보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는 법률의 개정으로 손실보상청구권을 박탈한 것이므로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침해로서 헌법 제13조2항에 위반된다고 청구인들은 주장한다. 청구인측 대리인 황인택(黃仁澤) 변호사는 "정부가 농어민 소득증대를 위한다며 가두리양식업을 적극 권장해 오다가 변경된 정부시책에 따라 면허연장 불허처분을 내려 양식업자들은 막대한 손해는 물론 생업조차 막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환(金龍煥) 변호사는 "청구인들이 구 수산업법에 따라 가지게 되는 손실보상청구권 또는 그 기대권은 이 사건 어업면허취득 당시에 이미 취득한 기득의 재산권으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해양수산부 입장 어업면허는 면허를 받은 사람에게 장기간에 걸쳐 권리를 설정해 주는 이른바 특허로서 그 유효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소멸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업면허기간의 연장을 불허가하더라도 이는 면허의 취소와는 달리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해양수산부는 주장한다. 해양수산부를 대리한 김 현(金炫) 변호사는 "90년8월 개정된 수산업법이 면허기간연장 불허가를 면허의 취소와 구별하면서 비로소 보상의 대상에 포함시킨 점 등을 감안하면 구 수산업법에 의할 경우 면허기간 연장 불허가에 대하여는 손실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金 변호사는 또 "따라서 개정 수산업법 제81조1항은 구 수산업법에 의해 손실보상을 받을 수 없었던 어업면허기간 연장 불허가에 대하여 제한적으로 손실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추가적으로 제시한 것이지 이미 가지고 있던 기득의 손실보상청구권을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대법원 판례 대법원은 99년5월14일 충주호에서 가두리양식업을 해오던 정모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청구소송에서 "어업면허는 특허로서 면허기간의 갱신이 거절된 경우 면허권자가 손실보상청구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98다14030)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수면이 다른 법령에 의해 어업행위가 제한 또는 금지되는 경우 내수면어업개발촉진법에 의한 어업면허에 대한 면허기간의 갱신이 거절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수산업법 제81조1항1호를 준용 또는 유추적용하여 어업면허권자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전 망 윤영철(尹永哲) 헌법재판소장은 양 당사자의 변론 말미에 "유사한 입장에 처한 가두리양식업자가 몇 명이나 되며 이들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질 경우 총 액수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 볼 것"을 해양수산부측에 요청했다. 정부의 맑은 물 정책과 가두리양식업자들의 재산권 중에서 헌법재판소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내수면어업면허
가두리양식업
어업면허연장
재산권침해
맑은물정책
최성영 기자
2001-01-22
가사·상속
헌법사건
국적이탈의 자유도 헌법상 권리
이중국적자의 국적이탈의 자유는 헌법상 권리인 거주이전의 자유에 해당하는 만큼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규홍·李揆弘 대법관)은 22일 박모씨(20)가 국가를 상대로 낸 국적이탈허가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99두2826)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민국 국적과 외국 국적을 이중으로 취득한 이른바 이중국적자가 자유의사에 의해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할 수 있는 국적이탈의 자유는 헌법상 인정되는 거주이전의 자유의 하나에 해당, 법률로써만 제한할 수 있고, 97년 개정되기 이전의 구 국적법 제12조5호, 제15조, 구 국적법시행령 제2조 등 관련 규정의 형식이나 체재 또는 문언 등을 종합해 보면 그 규정에서 말하는 국적이탈허가는 관련 법령상 그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허가해야 하는 기속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원심이 법 제12조 5호가 국적이탈허가요건에 관해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법무부장관에게 그 허가 여부의 판단에 대한 일정한 재량을 부여했다고 보아 국적이탈허가는 재량행위에 해당하고 또 원고에게 그 허가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상 필요에 비해 원고가 입을 불이익이나 권리침해가 지나치게 커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어긋난 것으로 국적이탈허가의 법률적 성질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모가 유학중이던 80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취득한 박씨는 98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기 위해 법무부에 국적상실신청을 했으나, 법무부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신청을 거절하자 이 사건 소송을 냈었다.
이중국적자
국적이탈의자유
거주이전의자유
국적이탈허가
정성윤 기자
2000-12-26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주택·상가임대차
아파트내 소음피해 분양사는 손해배상해야
아파트의 구조적 설계 잘못으로 인한 소음피해에 대해 분양사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분양사의 설계 잘못으로 인한 소음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합의24부(재판장 尹載允 부장판사)는 12일 서울 방화2단지 아파트 7백67세대가 분양사인 서울시도시개발공사와 건설사인 (주)일신을 상대로 "이웃집 화장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로 인해 변기사용에 신경이 쓰이고 야간에 숙면을 이루지 못한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98가합23596)에서 "서울시도시개발공사는 1세대당 18만여원에서 36만여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세대의 화장실과 방사이의 조적벽이 밀착시공돼 있지 않거나 소음방지를 위한 밀실시공이 제대로 돼 있지 않고 변기, 세면기, 욕조 등 각종 배수관의 꺾임지점이 90°각도로 설계돼 배수된 물이 부딪혀 소음 발생의 원인이 된다"며 "소음피해가 건축구조상의 하자에 의한 것이므로 서울시도시개발공사는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와 민법 제667조, 제671조 등에 따라 하자보수비용의 배상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집합건물내의 소음등을 규제하는 법률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분양사는 쾌적한 생활유지를 위해 조치할 분양계약상의 담보책임이 있는 만큼 소음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주)일신은 도급계약상의 시공사로 원고들에 대해선 아무런 계약관계도 없는 만큼 하자담보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소음피해
구조설계
방화2단지
담보책임
분양계약
도급계약
일신
홍성규 기자
2000-12-15
기업법무
선거·정치
형사일반
'옷로비 의혹사건', 연정희·배정숙·정일순씨 유죄
특별검사제 도입까지 몰고 온 「고관부인 옷로비 의혹」사건과 관련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金大彙 부장판사)는 9일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연정희씨에 대해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배정숙씨에 대해 징역1년을, 정일순씨에 대해 징역1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99고합1276·2000고합18 병합)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형자씨와 이씨의 동생 영기씨에 대해선 '일관된 진술'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2000고합40) 재판부는 하지만 실형이 선고된 배정숙씨와 정일순씨에 대해 '방어의 기회와 상고심의 충분한 심리'를 위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여부를 가리는 판결이었지만 내재적으로는, 서로 엇갈린 진술로 인해 밝혀지지 않은 '옷로비'의 실체에 대해 법원이 '포기한 로비'로 결론 내린 특검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대검의 수사와 상반돼 파문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연정희씨의 위증 혐의에 대해 "연씨는 98년12월19일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반코트를 외상구입하고 99년1월8일 반환했음에도 국회 청문회에서 '호피무늬반코트를 구입한 시기는 98년12월28일이고 반환한 시기는 99년1월5일이라고 각 허위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배씨는 이형자씨에게 연씨의 옷값 2천2백만원을 대납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청문회에서 '그런적 없다'고 허위 진술하고 정씨는 연씨의 장부조작 부탁을 받고 라스포사 종업원 이복임씨에게 배달일자와 반환일자를 고쳐주라고 지시했는데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위증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배정숙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형자씨에게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한다'며 연씨에 대한 로비를 권유하고 연씨의 옷값을 대납할 것을 요구한 사실은 인정되나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는 단순한 '전달'일 뿐이고 연씨는 검찰총장인 남편과 생활이익을 같이하므로 구 변호사법 제90조제1호에서 규정하는 제3자가 아니다"라며 "변호사법 위반혐의에 대해선 무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형자씨 자매에 대해 "'정씨로부터 옷값대납 요구를 받았다'고 위증했다는 등의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으므로 무죄"라며 "이는 위증의 증거가 없다는 것일 뿐 이씨 자매 진술이 모두 진실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수사신뢰
옷로비사건
연정희
배정숙
정일순
허위진술
검찰총장
이형자
홍성규 기자
2000-11-10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세법 위헌결정, 소득재분배 역행
우리 세법이 소득재분배라는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임에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무시한 채 오히려 소득재분배효과를 가지고 있는 세법조항들을 위헌이라고 선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3일 대법원에서 개최된 특별소송실무연구회(회장 尹載植 대법관)에서 서울대 법대 이창희 교수(세법)가 '법치주의와 세법'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세법문제는 형사사건과 다르며 조세와 형벌을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며 이를 동일시하여 '조세법률주의'를 마치 '죄형법정주의'처럼 해석하는 헌재의 위헌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연구회에는 尹대법관, 박일환 수석재판연구관 및 재판연구관, 행정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일선 판사들 다수가 참석했다. 헌법재판사건중 약 35%정도가 조세사건이며, 헌재는 개원이래 현재까지 단순위헌 22건, 헌법불합치 3건, 한정위헌 6건으로 조세사건에 있어 '조세법률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해왔다. 이 교수는 이런 헌재의 태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헌법재판소가 형식적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형식으로 입법되었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 90헌가27, 92헌바49, 94헌바30, 96헌가92, 95헌바55결정들을 예로 들었다. 특히 헌재가 98년4월30일 위헌이라고 선고한 구상속세법34조의 4항은 실권주의 배정을 통한 재벌들의 변칙 재산이전을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명령에 위임하며 법률에 구체적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세법의 역할이라는 것은 효율과 공평에 더해 경제조정의 역할이 있으며 한사람이 세금을 덜 내면 다른 사람들이 더 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위헌판결을 내리면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결과가 생기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세금을 낼 의무는 헌법상 의무로 재산권의 내재적 한계이며 아무런 반대급부없이 돈을 뺏는 것이 세금일 수 밖에 없는데 재산권이라는 기본권의 본질이 침해됐다며 위헌이라 보는 것은 그르다는 주장이다.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세금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과세요건을 법률로 정해두어야 한다면 모든 과세요건을 다 법으로 정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헌재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내용은 법에 정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위임할 수 있다」(94헌가13, 95헌바40 결정 등)는 입장은 위임입법의 유·무효문제를 법관의 주관적 판단에 맡기게 되고 이는 형식적 법치주의의 논거인 법적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 헌재가 말하는 식의 '조세법률주의'란 19세기 프로이센에서나 주장됐던 법원리이며 일본 동경대 金子 廣 명예교수가 세법교과서에서 한번 쓴 것을 우리 세법학자들이 천리(天理)인양 소개했고 다시 이에 '계몽'받은 헌법학자들이 교과서에 소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세법에 또 문제가 되는 것이 소급입법의 문제다. 조세법률주의를 죄형법정주의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소급입법에 따른 형벌과 마찬가지로 소급입법에 따른 과세도 위헌이 되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형벌에 관해서는 헌법이 직접 소급입법을 금하고 있으나 이 조항은 형벌에 적용될 뿐이고 세금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는 헌법제13조제2항도 세금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구회에 참석했던 한 판사는 "지금까지 지상 선이라 믿었던 가치를 뒤엎는 신선한 시각에 기존의 재판에 임하던 관행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尹대법관은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이 교수도 밝혔듯 "시론(試論)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논쟁의 여지가 많은 만큼 앞으로 더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소득재분배
조세법률주의
죄형법정주의
소급입법
상속세법
박신애 기자
2000-11-03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농업진흥지역내 농가 건축시 신고만으로 농지전용 가능
농업진흥지역 안에서 농가를 지을 목적으로 농지를 전용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 농지법시행령 규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전원합의체(주심 徐晟 대법관)는 19일 농업진흥지역 안에 집을 짓기 위해 농지전용허가를 신청했다 거부당한 신모씨(44)가 경산시장을 상대로 낸 농지전용불허처분 취소소송(98두6265)에서 이같이 판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농지법 제37조1항은 농지를 '농업인 주택'의 부지로 전용할 때에는 관할 관청의 허가대신 신고만으로 전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동법시행령 제41조 별표는 농지전용신고의 대상이 되는 농업인 주택을 '농업진흥지역 밖에' 설치되는 농업인 주택으로 제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농업진흥지역 안에' 설치되는 농업인 주택에는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는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법률의 위임없이 국민의 재산권행사를 제한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는 만큼 피고가 농지전용신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심사하지 아니한 채 단순히 이 사건 문제규정을 근거로 한 불허가처분은 결국 법령의 근거없이 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지난 97년2월 경산시 하양읍 답 2백80평방미터에 농가를 짓기 위해 경산시장에게 농지전용허가 신청을 냈으나, 경산시가 같은해 3월 이 사건 농지가 농업진흥구역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신청을 불허하자 이 사건 소송을 냈었다.
농업진흥지역
농가건축
농지전용
농지법
경산시
정성윤 기자
200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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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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