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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후적 경합범'도 형기의 2분의1 까지만 감경 가능
'사후적 경합범'에 대해 감형을 할 때도 형기의 2분의 1까지만 감경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사후적 경합은 동일인이 저지른 여러 범죄 중 일부만 먼저 기소돼 형이 확정된 경우 그 확정된 범죄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범한 죄 사이의 경합관계를 말한다. 사후적 경합범은 형법 제37조 후단에 근거가 있어 '후단 경합범'이라고도 한다. 형법 제39조 1항은 확정 전후의 범죄가 동시에 판결 날 때와 형평을 고려해 사후적 경합범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렇게 형을 감경할 때 법률상 감경에 관한 형법 제55조 1항이 적용돼 형기의 2분의 1까지만 감경이 가능한지, 아니면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아 더 많은 형을 감경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조모(38)씨는 2015년 33회에 걸쳐 마약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돼 2017년 징역 4년이 확정됐었다. 그런데 2015년 10월 마약을 1회 판매하고 1회 미수에 그친 혐의 등이 뒤늦게 드러나 2017년 다시 기소됐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을 판매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에서는 사후적 경합범인 조씨에 대해 형을 얼마만큼 감경해줄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후적 경합범에 대해 형법 제39조 1항에 의해 형을 감경할 때에도 법률상 감경에 관한 형법 제55조 1항이 적용돼 유기징역 형기의 2분의 1 미만으로는 감경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2006도6627 판결 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이 달랐다. "사후적 경합범에 대해 형을 감경할 때는 제55조 1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형기의 2분의 1 미만으로도 감경이 가능하다"면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과 추징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1, 2심 판결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종전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관해 전체 대법관의 의사를 묻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법률상 감경에 관한 형법 제55조 제1항 적용돼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8일 조씨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4609). 종전 판례를 따른 1심 판결을 지지한 것이다. 재판부는 "처단형은 선고형의 최종적인 기준이 되므로 그 범위는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정해야 하고, 별도의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형법 제5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가중·감경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성질의 감경사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후단 경합범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정책에 달려있다"며 "만약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양형재량에 비추어 형의 감경만으로는 형평에 맞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보이는 경우에는 형을 면제하면 족하다"고 판시했다. 판결문 다운로드 이에 대해 김재형·안철상·김선수 대법관은 "후단 경합범에 대해 형법 제55조 1항을 적용할 경우 판결이 확정된 죄에 관한 처단형 하한과 후단 경합범에 따른 처단형 하한의 합계가 새로운 하한이 돼 피고인에게 뜻하지 않은 불이익이 나타나고 피고인의 책임에 가장 합당한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되는 등 매우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후경합범 형기 논란 종지부 이기택 대법관은 "감경과 면제가 함께 규정된 경우 '감경 또는 면제'는 분절적인 의미가 아니라 일체로서의 단일한 개념으로 봐야한다"며 "면제에 의해 처단형의 하한은 '0'이 되고, 그 상한은 장기나 다액의 2분의 1이 되므로, 후단 경합범에 관한 형의 하한을 확인하기 위해 일반법인 형법 제55조 1항에 문의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그 동안 하급심에서 논란이 됐던 법정형의 하한이 설정된 후단 경합범에 대해 형기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만 감경할 수 있다고 판단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후단 경합범의 경우 적절한 선고형을 정할 수 있도록 유연한 입법 형식을 취하고 있고, 형의 면제나 집행유예도 가능한 이상 책임주의에 반하거나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55570798712_155958.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후단경합범
마약
이세현 기자
2019-04-18
형사일반
[판결](단독) 개인회생 사건 포괄수임 법무사 2심서 “유죄”
개인회생·파산사건을 포괄수임해 사건을 처리했다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에게 항소심이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무사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1심은 개인회생사건을 포괄 위임받아 일괄 취급했더라도 법무사가 사건을 직접 처리했다면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대리'로 단정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법무사가 개인회생사건을 의뢰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모두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려 대법원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모(49) 법무사는 2010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80여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와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 처리하고 4억5900여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 것에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김 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김 법무사를 법정에 세웠다. 하지만 1심을 맡았던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1월 김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본보 2018년 1월 15일자 4면 단독보도 참고> "원스톱 업무처리는 포괄적 대리 해당 변호사법 위반" 1심은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한 법무사가 의뢰인과 상담하고 서류 작성·제출을 대행하는 행위가 변호사법이 금지한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수사·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법무사가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했음이 의심 없이 증명돼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사법제도의 건강한 발전과 국민 법률생활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법무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관련 규정에 따라 정형화된 여러종류의 서류를 동시에 제출하는 개인회생사건에서는 법무사가 서류를 한번에 작성해 제출하고 보수를 일괄 결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위반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해 법무사가 구체적 사건마다 의뢰인과 체결한 약정과 작성한 서류가 각 단계마다 구분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있다"며 "관련 법리가 '사건처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추상적 표현에 머무르면 들킨 사람만 처벌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유사직역 자격사들의 업무 범위에 대한 정치한 수사와 명확한 기준 획정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오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김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0만원을 최근 선고했다(2018노524). 재판부는 "개인회생 등 사건 제반업무 일체를 포괄처리한 김 법무사는 사실상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을 위해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개인회생사건 또는 개인파산·면책사건이 수임한 때로부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종료된다거나, 일부 관련 서류를 동시에 접수시킬 필요가 있다는 특징이 있어도 마찬가지로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변호사법 제109조 1호 등의 취지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사무 취급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변호사제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 조항의 '대리'는법률상 대리 뿐만아니라 법률적 지식이 필요한 행위를 본인 대신 하거나, 실질적으로 대리가 행해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수원지법 1심 무죄판결 뒤집어 법무사업계 강력 비판 항소심이 1심을 뒤집고 법무사의 개인회생·파산사건 포괄수임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자 법무사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영승 대한법무사협회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은 개인회생사건과 같이 절차가 정형화된 사건에까지 사실상 대리 개념을 끌어들여 이를 부당하게 확장해석해 적용한 것"이라며 "이는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력'을 요구하는 형사증거법의 유죄인정 체계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무현실 및 국민편의를 도외시한 지극히 판에 박힌 도식화된 판결이자 범죄구성요건에 억지로 짜맞춘 판결"이라며 "(이같은 판결이) 사법불신의 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법무사단체 등은 이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2018도17737)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항소심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사
개인회생
포괄수임
강한 기자
2018-11-26
형사일반
[판결] 이호진 前 태광그룹 회장, 경영 비리 사건 또 파기환송
400억원대 횡령·배임 등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56) 전 태광그룹 회장 사건이 대법원에서 또 파기됐다. 재판부는 원심이 이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이 없다며 원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에 일부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고 판단해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2011년 1월 구속기소된 후 7년 넘게 이어져 온 형사재판이 또 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7도6913)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은 금융사지배구조법 제32조 1항에서 규정하는 '금융회사인 몇몇 주식회사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원심으로서는 이 전 회장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등 적격성 심사대상인지 아닌지를 먼저 확정한 후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하면 조세포탈 부분에 대한 죄는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죄와 분리해 심리·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원심은 이에 대해 심리함이 없이 이 전 회장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조세포탈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했는데, 이러한 원심 판결에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제32조 6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 전 회장은 생산품 생산량을 조작하거나 불량품을 폐기한 것처럼 꾸며 빼돌려 거래하는 일명 '무자료 거래'로 42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이중 190억원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벌금 20억원이 선고됐지만, 일부 배임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항소심에서는 벌금이 1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무자료 거래로 횡령한 것은 섬유제품이 아니라 그 판매대금인데, 원심이 제품을 횡령했다고 간주해 횡령액을 잘못 산정했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환송후 항소심은 2004년도 법인세 포탈액 9억3000여만원 중 공제받을 수 있었던 액수를 제외한 5억6000여만원만 유죄로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이 또다시 파기환송하면서 확정 판결은 미뤄지게 됐다. 2011년 1월 구속기소된 이 전 회장은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그해 4월부터 구속집행이 정지됐다가, 이듬해 6월 보석이 허락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이호진
태광그룹
횡령
배임
경영비리
이세현 기자
2018-10-25
형사일반
[판결] 간통죄 집행유예 재심청구했다가 상해죄 벌금형… 대법원 "불이익 아니다"
간통과 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던 남성이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 결정 이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가 상해죄만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 남성은 집행유예 기간이 이미 끝났는데 또다시 벌금을 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간통 및 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던 박모(61)씨의 재심에서 상해죄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15782). 재판부는 "경합범 관계에 있는 여러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1개의 형을 선고한 경우 그 중 일부에 대해서만 재심청구 이유가 인정됐지만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해 재심 결정을 했다면, 재심법원은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에 대해서는 새로 양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헌법상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다만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이 적용돼 원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원판결은 당연히 효력을 잃는데, 이는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그 판결의 확정력으로 유지되는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사건 자체를 다시 심판하는 재심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재심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원판결이나 그 부수처분의 법률적 효과가 상실되고 형 선고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의 효과가 소멸하는 것은 재심의 본질상 당연한 것으로, 원판결의 효력 상실 그 자체로 인해 피고인이 어떠한 불이익을 입는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재심에서 보호되어야 할 피고인의 법적 지위를 해치는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판결이 선고한 집행유예가 실효 또는 취소됨 없이 유예기간이 지난 후에 새로운 형을 정한 재심판결이 선고되는 경우에도, 그 유예기간 경과로 원판결의 형 선고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원판결이 선고한 집행유예 자체의 법률적 효과로서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당연히 실효될 원판결 본래의 효력일 뿐이므로 이를 형의 집행과 같이 볼 수는 없다"면서 "재심판결의 확정에 따라 원판결이 효력을 잃게 되는 결과 그 집행유예의 법률적 효과까지 없어진다 하더라도 재심판결의 형이 원판결의 형보다 중하지 않다면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나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씨는 부인을 폭행해 부인에게 2003년 11월 전치 6주, 2006년 전치 2주의 상해를 각각 입히고, 2005~2006년 다른 여성을 만나 간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09년 12월 형이 확정됐다. 박씨는 2015년 2월 헌재가 간통죄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자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1심은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간통죄가 폐지됐다는 이유로 간통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박씨의 상해 혐의는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이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났는데 다시 벌금형을 부과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재심청구 전과 비교해 볼 때 불이익한 형으로 변경된 것"이라며 "재심판결이 위법하다"면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불이익 여부를 전체적·실질적으로 고찰할 대상은 선고한 주문 그 자체이지, 형 선고 이후의 집행 등에서 사실상 발생한 과정까지 고려할 것은 아니다"라며 박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간통
상해
이세현 기자
2018-03-08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법무사, 개인회생사건 한번 의뢰 받아 여러 서류 일괄처리했어도
법무사가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해 직접 처리했다면 사건을 포괄 위임받아 일괄 취급했더라도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대리'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1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8)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438). 김 법무사는 2010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80여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와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 처리하고 4억5900여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데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김 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 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한 법무사가 의뢰인과 상담하고 서류 작성·제출을 대행하는 행위가 변호사법이 금지한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수사·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법무사가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했음이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포괄적 위임·처리는 변호사 영역' 기존의 판례와 배치 이어 "국가는 사법제도의 건강한 발전과 국민 법률생활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법무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관련 규정에 따라 정형화된 여러종류의 서류를 동시에 제출하는 개인회생사건에서는 법무사가 서류를 한 번에 작성해 제출하고 보수를 일괄 결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위반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해 법무사가 구체적 사건마다 의뢰인과 체결한 약정과 작성한 서류가 각 단계마다 구분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있다"며 "관련 법리가 '사건처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추상적 표현에 머무르면 들킨 사람만 처벌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유사직역 자격사들의 업무 범위에 대한 정치한 수사와 명확한 기준 획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법무사를 변호한 문준필(52·사법연수원 22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법무사와 변호사 간 업무영역이 불분명한 가운데 나온 시금석이 되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사가 법무사법에 따라 비송사건을 처리할 때 포괄적으로 위임을 받을 수 있느냐, 아니면 개별위임을 모두 받아야 하느냐가 쟁점"이라며 "변호 과정에서 개인회생·파산 사건은 정형적인 형식에 따라 보정을 거치는 기계적인 작업이라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법무사업계는 판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법무사협회(협회장 노용성) 관계자는 "법무사의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 법무사가 왕왕 있었고 대부분 서민인 당사자들의 불편도 상당했다"며 "국민의 사법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개인회생·파산사건에서 법무사의 신청 대리권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판례는 포괄 위임과 일괄 처리는 변호사의 영역이라는 입장으로 법무사는 개별 사건 하나마다 개별 위임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급심 판단에 관심이 주목된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5월 개인회생·파산 사건에서 문서작성·서류보정·송달 등 일련의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71) 법무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하고 24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2017고단2393). 인천지법은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법원에 제출할 서류 작성 및 제출 대행에 한정된다"며 "비송사건에서 신청서 수정·보완 업무는 법무사의 기본적 업무범위에 당연히 포함되는 부수적 업무가 아니다"고 판시했었다. 이 판결은 같은해 9월 2심에서 확정됐다. 대법원도 지난해 4월 개인회생사건 360여건을 수임해 6억여원의 수익을 올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 법무사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310).
변호사법
법무사
개인회생사건
업무
법무사법
강한 기자
2018-01-15
형사일반
[판결](단독) "사후적 경합범에 형법 제55조 감경조항 적용 안돼"
범죄를 저질러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추가 기소된 범죄로 별도 재판을 받는 이른바 '사후적 경합범'에서는 형의 일률적 감경방식을 정한 형법 제55조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하도록 하는 등 기계적으로 법률상 감경 방식을 정한 이 조항을 적용하면 범죄자가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동시에 재판을 받을 때에 비해 가혹한 형을 받게 돼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해 위헌적인 해석이라는 것이다. 이 판결은 사후적 경합범을 감경할 때에도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 및 다수설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2017노120).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후적 경합범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기 전 범한 죄가 법정형의 하한이 정해져 있는 범죄이고, 그 죄에 대해 정한 형이 '사형·무기징역· 무기금고 이외의 동종의 형'인 경우, 그 형을 감경할 때 법률상 감경 조항인 형법 제55조 1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고,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헌법에 부합한다"면서 이례적으로 헌법 판단을 했다. A씨는 2015년 3~8월 향정신성의약품인 '에이비 크미나카' 66g을 33회에 걸쳐 1320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후 넉달 뒤인 지난해 11월 검찰은 A씨가 2015년 10월 에이비 크미나카 8g을 100만원에 판매한 혐의 등이 발견됐다며 추가기소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A씨는 앞서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A씨는 상고했지만, 지난해 2월 기각돼 앞서 기소된 범죄에 대해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두번째로 기소된 사건에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그러자 A씨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같이 재판받았을 경우와 비교해 형평에 맞게 형량이 선고됐어야 하는데도, 1심은 형을 정함에 있어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높은 형을 선고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와 같은 사후적 경합범의 처리에 관해 규정한 형법 제39조 1항은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을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에 대한 양형에서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규정한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방법을 적용해 1년 6개월을 선고했었다. 마약 판매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법 제55조를 적용하면 판사가 작량감경까지 한다고 하더라도 1년 3개월 미만의 형을 선고할 수 없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양형 방식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사후적 경합범의 양형을 정할 때에는 형법 제55조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후적 경합범을 처벌하면서 형을 감경할 때 형법 제55조가 규정한 법률상의 감경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법원은 각 죄에 정한 형기 또는 금액의 2분의 1까지만 감경할 수 밖에 없는 제한을 받게 된다"며 "감경 범위의 제한을 받아들이게 되면 '형의 단기 또는 하한이 정해져 있는 죄를 범한 피고인들의 경우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경합범으로 동시에 처벌하는 때와 다른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모든 죄를 같은 재판에서 동시에 처벌 받는지 아니면 A씨처럼 사후적 경합범의 형태로 처벌 받는지) 어느 경우로 처벌받을 것인지 여부는 피고인의 선택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언제 어떻게 공소제기를 했는지에 따라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런 차별은 합리적·불가피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 뿐만 아니라 평등원칙과 책임주의에 반하고,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또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조항은 사후적 경합범의 형을 정할 때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문의 원칙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판시했다. 대전고법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동시 기소와 분리 기소 간 처벌의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한 사건의 병합요구가 획기적으로 감소해 심리가 지연되거나 재판 불신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후적경합범
형법제55조
법률상감경조항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향정신성의약품
이장호 기자
2017-08-31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당연퇴직사유 존재는 객관적으로 명확해야
군무원이 업무상횡령죄를 저질렀더라도 폭행죄 등 다른 범죄와 실체적 경합범으로 기소돼 5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 받았다면 군무원인사법이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업무상 횡령죄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은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김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군무원 지위 확인소송(2014두4380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업무상횡령죄 및 폭행죄로 500만원 벌금형 받은 군무원 재판부는 "공무원 당연퇴직제도는 결격사유가 발생하는 것 자체에 의해 임용권자의 의사표시 없이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시점에 법률상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고, 공무원관계를 소멸시키기 위한 별도의 행정처분을 요하지 아니하므로 당연퇴직 사유의 존재는 객관적으로 명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무원인사법과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의 금품 관련 비리를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해 공무원으로 재직 중 직무와 관련해 횡령죄 등으로 일정한 형벌을 받은 경우를 공무원의 임용결격 및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한 것이므로, 임용결격 및 당연퇴직 사유 해당 여부는 횡령죄 등만에 대한 선고 형량이 분명하게 구분될 수 있을 때에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횡령죄 등이 다른 일반 범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경우 형법 제38조(경합범과 처벌례)의 적용을 배제하는 예외를 인정한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경합범 중 횡령죄 등만을 분리 심리해 그에 대해서만 형을 따로 선고할 수는 없다"며 "형사재판에서 횡령죄 등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다른 범죄행위에 대해 하나의 벌금형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 사후적으로 횡령죄 등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따져 당연퇴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이미 확정된 형을 임의로 분리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횡령죄 등에 대한 형량 불분명… 당연퇴직사유 해당 안돼 2004년 해군 군무원으로 임용된 김씨는 2009년부터 해군 포항병원 행정부 본부대에 근무하면서 부스타 크리너 20리터 10통 등 총 151만9300원 상당의 물품을 횡령하고 한모씨 등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2012년 1월 벌금 500만원형이 확정됐다. 이후 2013년 11월 해군참모총장은 김씨에게 "유죄판결 확정일인 2012년 1월로 소급해 당연퇴직됐다"고 통지했다. 군무원인사법 제10조 3호와 제27조, 국가공무원법 제33조 6호의2는 당연퇴직 사유 중 하나로 '업무상 횡령죄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자'를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업무상횡령죄 외에 다른 죄와 실체적 경합범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는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횡령금액도 151만여원밖에 되지 않아 그것만으로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을 사안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은 김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횡령금액이 많지 않더라도 김씨가 업무상횡령죄만으로 3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며 패소 판결했다.
횡령
국가공무원법
군무원인사법
당연퇴직사유
군무원지위확인소송
신지민
2017-01-26
형사일반
[판결] 여러 사기 범행 사이 간격 길고 범행경위 다르다면
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계속 사기 행각을 벌여 돈을 뜯어냈더라도 범행과 범행 사이의 간격이 1년 이상 길게 떨어져 있거나 범행경위가 이전과 다르다면 전후 범죄를 모두 묶어 포괄일죄로 처단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범행의 단일성과 계속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실체적 경합범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보험설계사 김모씨(국선변호인 정승일 변호사)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11318). A증권 소속 보험설계사인 김씨는 1991년부터 만나 알고 지내던 60대 여성 고객 이모씨가 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사기 행각에 나섰다. 김씨는 "A증권에서 운영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세후 연 6.5%나 된다. 안심해도 좋으니 투자를 하라"고 이씨를 속여 2008년부터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7회에 걸쳐 4억9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또 "B증권의 7.5%의 고이율 펀드에 투자하라"고 해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6회에 걸쳐 이씨로부터 4억원을 추가로 받아내는 등 모두 8억9000여만원을 편취해 개인용도에 쓴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의 단일·계속성 인정 어려줘 실체적 경합범으로 봐야 검찰은 김씨의 범행들을 포괄일죄로 판단해 사기 금액을 모두 합산해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1항 2호에 따르면 사기로 얻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 된다. 또 최고 이득액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벌금형으로 병과할 수 있다. 형법상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특정경제범죄법보다 낮다. 1,2심은 "김씨가 이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허위로 투자를 권유하고 돈을 받아 가로챘다"며 검찰이 기소한 대로 포괄일죄로 판단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김씨가 A증권 펀드 투자를 빙자한 사기 범행 가운데 5회와 6회 범행 사이에 약 2년 7개월, B증권 펀드 투자 명목 사기 범행 중 2회와 3회 범행 사이엔 약 1년 4개월의 간격이 있다"며 "이 가운데 한 차례는 피해자인 이씨가 먼저 김씨에게 연락해 여윳돈이 생겼다며 투자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자 비로소 김씨가 '빈 구좌가 생겨 투자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해 기망행위에 이른 것으로 피고인인 김씨가 먼저 투자를 제의한 그 이전의 범행과는 범행경위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각 범행 사이의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이 인정된다거나 그 범행방법이 동일한 경우라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전부가 포괄일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각 죄가 성립해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그 각 죄의 이득액이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로 얻은 이득액이 5억원에 미치지 못해 형법상 사기죄만 성립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체적 경합범은 각 죄에 정한 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이외의 동종의 형인 때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장기 또는 다액에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 없다.
포괄일죄
실체적경합법
사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형법
신지민
2016-11-10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군사범죄와 함께 기소된 일반범죄, 군사법원이 재판할 수 없다
특별법원인 군사법원은 군형법상 범죄와 함께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일반 범죄에 대해서는 재판할 수 없다는 첫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이 나왔다. 군형법상의 범죄는 군사법원이, 일반 범죄는 일반 법원이 각각 재판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금까지 이 같은 경우 일반 범죄까지도 군사법원이 한꺼번에 재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번 결정을 통해 판례(2003도8253 판결 등)를 변경했다. 이번 결정은 군사법원의 재판 관할권이 일반 국민에게 무분별하게 확장되는 것을 막아 헌법상 국민의 '법률에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를 한층 더 두텁게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6일 군용물 절도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예비역 대령 김모(66)씨가 자신에 대한 재판권이 일반 법원인 서울중앙지법과 관할 보통군사법원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 가려달라며 낸 재판권 쟁의에 대한 재정신청사건(2016초기318)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군용물절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재판권이 있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헌법 제27조 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고, 같은 조 2항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고 함으로써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선언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군사법원법은 일반 국민에 대하여 중대한 군사범죄로서 군의 조직과 기능을 보존하는 데에 구체적인 위험을 야기하는 초병이나 군용물에 관한 죄 등 특정 군사범죄에 한해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신분적 재판권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헌법 취지를 고려할 때 군사법원이 예외적으로 일반 국민에 대해 신분적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재판권의 범위에 관한 법률의 규정은 확장해석하거나 유추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군사법원이 특정 군사범죄를 범한 일반 국민에 대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일반 국민이 범한 특정 군사범죄 외의 다른 죄까지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지 않고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창설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일반 국민이 군형법상의 범죄를 범해 군사법원이 그 범죄에 대한 재판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군형법상의 범죄와 경합범으로 공소제기 된 다른 일반 범죄에 대해서까지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다"며 "특정 군사범죄는 군사법원이, 이 밖의 일반 범죄에 대해서는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갖는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김용덕·박상옥 대법관은 "특정 군사범죄의 재판권은 군사법원에 전속되나, 일반 범죄는 군사법원 또는 일반 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될 수도 있으므로 대법원이 여러 사정을 검토하여 재정결정에 의해 일반 범죄의 재판권이 어느 법원에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일반 범죄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반면 박병대·김창석·김신 대법관은 "일반 범죄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 정신을 고려할 때 특정 군사범죄와 일반 범죄가 경합범으로 기소돼 함께 재판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일반 법원이 공소사실 전체에 대한 재판권을 갖는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기택 대법관은 "사람에 대한 재판권은 사건별로 분리될 수 없고, 헌법과 군사법원법 등이 일반 법원의 재판권에 대한 특별규정으로서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신분적 재판권을 인정하고 있는 이상 일반 범죄에 대해서도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씨는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육사에서 쓰는 실탄 300여발을 외부업체로 반출(군용물 절도)하고, 2009년 12월에는 한 방위사업체가 만든 방탄유리의 성능을 시험한 사실이 없음에도 다른 업체의 시험 결과를 도용해 허위 시험평가서를 작성해 발급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이미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라 군사법원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김씨를 기소했다. 그러자 군사법원은 "군형법에 따라 군용물절도죄는 민간인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특정 군사범죄에 해당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재판권을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대법원에 "어느 법원에 재판권이 있는지를 가려달라"며 재정신청을 냈다. 이번 대법원 결정에 따라 김씨는 결국 군용물 절도죄에 대해서는 군사법원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죄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미국 연방대법원도 '일반 법원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을 군사법원에서 재판하는 것은 위법하며 모든 국민은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이번 결정은 일반 국민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확장되는 것을 제한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으로부터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군사법원
군형법
재판관할권
법률에정한법관에의한재판받을권리
재판권쟁의에대한재정신청
기본권
신지민 기자
2016-06-20
가사·상속
형사일반
[판결] 상해죄로 기소한 여성의 일부범죄 폭행으로 변경했다가
검찰이 상해죄로 기소한 여성의 일부 범죄 혐의를 폭행으로 변경했는데 기소 당시 이미 그 폭행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경합범 관계라도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을 하고 나머지 상해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폭행죄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상해죄의 7년보다 짧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남편을 할퀴고 때려 상처를 입힌 혐의(폭행 및 상해)로 기소된 도모(62)씨의 상고심(2015도10779)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도씨가 2009년 2월 남편을 할퀸 행위는 상해죄에서 폭행죄로 공소사실이 변경됐는데, 폭행죄의 법정형은 공소시효가 5년이므로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2014년 3월에 이미 폭행죄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원심은 폭행에 대해 면소판결을 하고 2011년 11월에 도씨가 남편을 주먹으로 때린 상해 행위에 대해서만 유죄판결을 했어야 함에도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모두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도씨는 남편 이모씨와 2003년 이혼했다가 2008년 재결합했다. 하지만 아들 결혼문제로 남편과 다툼을 벌이다 2011년 다시 이혼했다. 이후 이씨는 "아내가 아들 혼사 문제로 다투던 중 2009년 2월 손톱으로 할퀴고 2011년 11월에는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했다"며 도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도씨를 상해 혐의로만 기소했다가 1심 진행 중 2009년 2월의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폭행죄로 적용법조를 바꿔 공소장을 변경했다. 1,2심은 도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상해
면소판결
공소시효
폭행
경합범
공소시효완성
홍세미 기자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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