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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버스에 휠체어 승강시설 설치 안한 것은 장애인 차별행위 해당하지만
시외버스 등에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탑승설비를 장착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차별행위라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다만 설비 장착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법원은 버스회사에 '즉시', '모든' 버스에 설비를 장착하도록 명하지 말고 원고가 탑승할 개연성이 있는 노선, 버스회사의 재정상태 등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 버스'와 '의무 이행기'를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A씨 등이 국가와 서울시, 경기도, 버스회사인 B·C사를 상대로 낸 차별구제소송(2019다21742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부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신체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A씨 등은 시외버스나 광역형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B사 등이 저상버스나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차별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도 장애인차별금지법,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른 의무를 위반해 B사 등의 차별행위를 야기했으므로 차별행위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위자료 지급과 차별행위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적극적 조치 판결에도 비례의 원칙 준수돼야 1,2심은 B·C사에 대해 "장애인들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승강설비를 제공하라"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국가나 서울시 등 지자체를 상대로 한 청구나 위자료 지급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도 B사 등 버스회사들이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위반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원은 구체적인 사안별로 여러 사정을 종합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구체적 권리의무에 관한 분쟁이 존재하는지를 판단하되 '비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 등 차별로 보지 않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별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지만,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있어 일정한 재정 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를 쉽게 인정할 것은 아니다"라며 "누구든지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에 이르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차별금지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정에 드는 비용·시일 고려해 의무이행기 정해야 그러면서 "법령에 따르면, 교통사업자는 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로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버스회사들이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 위반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만 '즉시', '모든' 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도록 명한 원심 판결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차별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시정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일 등을 고려해 의무 이행기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적극적 조치 청구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는 피고가 차별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경우 원고의 청구에 따라 차별행위의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 판결을 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적극적 조치의 내용과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때 폭넓은 재량을 가지지만, 비례의 원칙은 법치국가 원리에서 파생되는 헌법상의 기본원리로서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법원이 적극적 조치 판결을 할 때에도 원고와 피고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인들의 공익과 사익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사 등이 모든 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매립형 리프트를 기준으로 62억~383억원, 노출형 리프트를 기준으로 36억~2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게다가 B사 등은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정한 기준과 요율의 범위 내에서만 운임과 요금을 결정할 수 있을 뿐이어서 운임과 요금 인상을 통해 휠체어 탑승설비 제공 비용을 마련하는 데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고 일부승소 파기 그러면서 "사인(私人)인 피고에게 재정 부담을 지우는 적극적 조치 판결을 할 때는 피고의 재정상태, 재정 부담의 정도, 피고가 적극적 조치 의무를 이행할 경우 국가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을 비롯한 인적·물적 지원 규모, 상대적으로 재정 부담이 적은 대체 수단이 있는지, 피고가 차별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정도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원심으로서는 B사 등이 운행하는 노선 중 원고들이 향후 탑승할 구체적·현실적인 개연성이 있는 노선, 버스회사들의 재정상태, 향후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조금 등 인적·물적 지원 규모 등을 심리한 뒤 이익형량을 해 휠체어 탑승설비 제공 대상 버스와 그 의무 이행기 등을 정했어야 하는데 이를 다 하지 않았다. 환송 후 원심은 앞서 제시한 이익형량 요소들을 고려해 B사 등의 차별행위를 시정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의 내용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장애인 이동권의 핵심 개념인 휠체어 탑승설비 및 저상버스 제공 의무와 관련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주요 쟁점들에 관해 판단한 첫 사례"라며 "교통사업자에게 휠체어 탑승설비 제공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 구체적 권리의무에 관한 분쟁의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비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감수성이 필요하며 구체적 분쟁의 존재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요구해 장애인으로 하여금 무익한 노력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B사 등이 A씨 등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정당한 편의로 '저상버스'까지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국가나 지자체의 지도·감독 소홀이 그 자체로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열거한 차별행위의 유형에 포섭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가 등의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
버스
휠체어
박수연 기자
2022-03-08
민사일반
[판결] 2분 일찍 울린 수능 종료 벨… "국가, 수험생에게 배상해야"
2020년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예정보다 일찍 울려 피해를 봤다며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김홍도 판사는 24일 A씨 등 수험생과 학부모 등 25명이 국가와 서울시, 덕원여고 방송담당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36948)에서 "국가는 A씨 등 수험생 9명에게 각각 2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서울시와 덕원여고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기각했다. 김 판사는 "이 사고는 수능시험 종료령이 정확한 시간에 타종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채 기기조작 미숙과 부주의로 시험 종료령을 예정시간보다 빨리 울리게 한 방송담당 교사의 과실로 발생했고, 이로 인해 A씨 등 수험생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며 "수능 시험관리는 교육부장관의 위임을 받아 행하는 국가행정사무로서, 공무원인 교사가 수능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며 저지른 위법행위인 이 사고에 대해 국가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치 못한 혼란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 수험생들은 분명 긴장과 당황을 느꼈을 것이고, 시간 안배가 중요한 수능 특성상 차분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시험을 치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변론 과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200만원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능관리 사무는 국가행정사무이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위법행위는 국가가 진다"며 "교육부장관에게 위임받아 수능관리 사무를 수행한 서울시에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경위에 비춰볼 때 교사의 과실 정도는 정정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조치를 취했더라도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로 볼 수 없다"며 "교사 개인에게도 배상책임을 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2020년 12월 3일 수능이 진행된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는 4교시 수능 탐구영역 시험 도중 종료 종이 2분 가량 일찍 울렸다. 당시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수거했지만, 타종 오류를 파악하자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다시 나눠준 뒤 문제를 풀게 했다. 하지만 A씨 등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빚어진 혼란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등의 손해를 봤다면서 "총 88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가 등을 상대로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수능
종소리
손해배상
이용경 기자
2022-02-24
형사일반
[판결] 상대 후보가 배임·횡령 연루됐다며 투표권자들에게 문자메시지
서울시약사회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가 배임과 횡령에 연루됐다는 허위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투표권자들에게 발송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무자격자 일반의약품 판매 동영상을 근거로 한 약사법 위반 의혹 제기 관련 내용은 허위 사실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측면도 인정돼 무죄로 판단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14954). 서울시약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A씨는 2018년 12월 4~5일 서울시약사회 회원 7700여명에게 경쟁 후보이던 피해자 B씨가 배임과 횡령에 연루되고 무자격자를 고용해 의약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의혹들은 대부분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A씨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B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B씨의 약사법 위반 의혹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해 A씨에게 1심보다 낮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동영상에 약사로 보이는 사람은 일반약 판매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B씨는 원심 법정에서 의약품을 판매한 남성이 무자격자인 친척 동생임을 인정한 바 있어 동영상 촬영 당시 약사법 위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과 관련된 A씨의 문자메시지는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며 "이 같은 내용은 약사 직역의 지역대표를 선출하는 선거 과정에서 직역 전체의 공공의 이익에 일부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횡령
배임
박수연
2022-02-15
행정사건
[결정] 법원, 서울 내 '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적용도 제동
법원이 상점·마트·백화점과 12세 이상 18세 이하인 청소년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확대 적용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 내 3000㎡ 상점과 마트, 백화점에서는 방역패스를 적용할 수 없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시민 1023명이 질병관리청장과 보건복지부장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2021아13539)에 대해 "상점·마트·백화점 부분 및 12세 이상 18세 이하인 자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대상 확대 조치 부분은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한다"며 일부인용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서울 내 3000㎡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에 적용한 방역패스 조치의 효력이 정지된다. 또한 12∼18세 청소년에 대해서는 17종의 시설 전부에서 방역패스의 효력이 정지된다. PC방과 식당, 카페, 영화관, 운동경기장 등 나머지 시설에서 18세 이상에 적용된 방역패스는 종전과 같이 유지된다. 재판부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는 약 48시간 이내의 PCR 음성확인서를 제시하는 등의 예외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방역패스의 적용대상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므로(식당·카페의 경우는 단독으로만 이용 가능), 백신패스 적용이 그 자체로 백신미접종자의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처분임은 분명하다"며 "국민의 기본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지만,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고 그러한 제한은 수단의 적합성과 최소침해성, 비례성 등의 한계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패스를 통해 백신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거나 백신접종률을 간접적으로나마 높이게 되면 코로나19 확진자 전체의 중증화율을 낮출 수 있다고 보이고, 일부 다중이용시설이나 감염취약시설, 대규모 집회 등에 방역패스를 도입하는 것 자체의 공익이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방역패스가 제한 없이 광범위하게 시행돼 생활 필수시설의 이용까지 합리적 이유 없이 제약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면, 백신미접종자들은 그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제받는 상황에 처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화율이 현저히 낮고 사망 사례가 없는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들을 방역패스 적용대상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제한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청소년의 경우에는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이상반응, 백신 접종이 신체에 미칠 장기적 영향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코로나19 중증화율이 상승하는 등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발적인 백신 접종을 유도함으로써 중증화율 등을 통제하는 것이 방역당국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최소침해적 조치라고 보인다"며 "부득이 한시적으로 감염취약시설이나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를 도입하더라도, 그 범위를 최소화해 백신미접종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운용돼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지난달 31일 조 교수 등 시민 1023명은 "(백신패스 정책으로) 얻을 수 있는 공익에 비해 국민이 입는 불이익이 현저하게 큰 것이 분명하다"며 "백신패스 처분은 재량권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방역패스처분 취소소송(2021구합90282)을 제기했고, 이와 함께 방역패스 조치를 잠정적으로 중단시켜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집행정지 신청에는 청소년 백신 패스 등 청소년에 대해 접종을 강제하는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A씨 등 5명이 질병관리청장과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2021아13365)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이 한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중 학원, 독서실, 스터디 카페를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시킨 부분은 본안 판결 선고일까지 효력을 정지한다"며 일부인용 결정한 바 있다.
방역패스
코로나
백신
한수현 기자
2022-01-14
행정사건
[판결] 발행 주식 40% 취득했더라도 실질적 주주권 행사하지 않았다면
주식회사 발행주식 중 40%를 취득하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과점주주로 볼 수 없어 간주취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정상규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구합7757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을 주로 하는 B사는 2016년 11월 서울 마포구 토지를 취득하고, 마포구청장에게 주택건설용 일반세율을 적용한 취득세 등 총 1억8000여만원을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마포구청장은 2018년 7월 "B사는 2017년 11월 해당 토지를 매각해 지방세법 제13조 3항에 따른 취득세 중과세율 추징요건이 성립됐다"며 취득세 및 지방교육세 등 총 1억9000여만원을 부과·고지했다. 한편, B사 대표이사의 친누나인 A씨는 B사 발행주식 30만 주 중 40%인 12만 주를 가지고 있었고 주주명부에 등재돼 있었다. 의결권 행사 등 법인운영을 지배할 수 없는 경우 간주취득세 납부의무 없어 마포구청장으로부터 B사의 체납세액 부과·징수권한을 위임받은 서울시는 B사가 취득세 등 합계 2억3000여만원을 체납하자 B사의 과점주주인 A씨를 지방세기본법 제46조 2호에 따른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했고, 2020년 7월 A씨에게 취득세 등 총 95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B사 사내이사로 취임한 후 곧바로 사임해 실질적으로 주식에 관한 권리를 행사한 바가 없다"며 "실질주주임을 전제로 한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재판부는 "이미 법인이 취득세를 부담했는데 과점주주에 대해 다시 동일한 과세물건을 대상으로 간주취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점주주에게 간주취득세를 부과해서는 안 되고) 의결권 등을 통해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해 법인의 운영을 사실상 지배할 수 있는 과점주주에게만 간주취득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지방세법 제7조 제5항을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며 "주주명부에 과점주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기재됐다고 하더라도 주식에 관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해 법인의 운영을 지배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간주취득세를 낼 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A씨가 2015~2017년 B사로부터 일정한 급여를 송금받아 실질주주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급여로 평가하기엔 송금 일시가 상당히 불규칙하고 송금액도 일정치 않으며 원천징수내역과도 일치하지 않는 등 실제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한 실질적인 급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가 B사의 재산을 임의처분하거나 관리·운용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거나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를 간주취득세 등을 부담하는 과점주주라고 할 수 없다"며 "A씨를 과점주주로 전제한 서울시의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주식
발행주식
과점주주
간주취득세
주주권
한수현 기자
2021-11-17
형사일반
[판결] '10t 이상 화물차량 통행제한' 시간, 25t 덤프트럭 운행은 도로교통법 위반
출근 시간 '10t 이상 화물차량 통행제한'이 표시된 올림픽대로에서 건설기계를 몰고 통행한 것도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9629). A씨는 2019년 9월 오전 8시께 자동차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 강일IC에서부터 광나루 한강안내센터까지 건설기계인 25.5t 덤프트럭을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고시 제2조 및 별표 1에서는 10t 이상의 화물자동차, 건설기계 및 특수자동차는 토·일·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7~9시에는 올림픽대로 강일IC에서부터 행주대교까지 통행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A씨가 운전할 당시 올림픽대로 강일IC 초입에 설치된 통행제한 알림판에는 '10t 이상 화물차량 통행제한'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건설기계지만 일반인은 화물차량으로 인식” 1,2심은 "알림판에는 '화물차량'에 대한 통행 제한만 명시돼있고 '건설기계'를 제한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는데, 도로교통법에서는 '차량', '화물차', '화물차량'에 관한 정의규정이 없고 조문에서 그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으며, '화물차량'이란 용어가 화물자동차 뿐 아니라 건설기계와 특수자동차까지 포함하는지는 도로교통법상 명확하지 않아 일반인 내지 건설기계 운전자 입장에서 '화물차량'은 화물자동차의 단축어로 이해돼 건설기계와 구분되는 별개의 범주로 해석될 수 있다"며 "A씨가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통행제한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재판부는 "'10t 이상 화물차량 통행제한'이라고 표시한 알림판은 해당 도로구간의 통행 제한 내용을 정한 서울시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고시 고시 제2조 및 별표 1에서 정한 '10t 이상 화물자동차, 건설기계 및 특수자동차 통행제한'의 내용을 충분히 공고했다고 보아야 하고, 일반인의 관점에서 이 사건 트럭과 같은 건설기계가 '화물차량'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며 "A씨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덤프트럭
도로교통법
통행금지시간
박수연 기자
2021-11-15
민사일반
[판결](단독) 도시정비사업 시행 지연으로 지역 상권 쇠퇴했다면
도시정비사업 시행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해당 지역의 상권이 쇠퇴하고 임차인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고착돼 토지 소유자에게 현실적인 피해를 입혔다면 도시정비사업 시행자가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A씨 등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20나2011740)에서 "사업 시행자인 SH는 A씨 등의 기존 임대 현황, 부가가치세와 재산세 납부 현황, 사업의 진행 경과, 사업 구역 상권의 변화 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A씨 등에게 400만~12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시와 주민대표회의를 상대로 한 청구는 기각했다. 서울시장은 2004년 2월 서울시 고시로 세운4구역을 도시정비법에 따른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했고, 2004년 5월 종로구청장을 사업 시행자로 지정했다가 2007년 9월 SH로 사업 시행자를 변경·지정했다. 사업 지연으로 발생할 문제 대비할 주의의무 있다 종전 사업시행자인 종로구청장은 2007년 2월 사업구역 내 상가임차인들과 자영업자들의 대체영업장을 마련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 SH도 이를 승계해 사업구역 맞은편에 위치한 건물을 증축 및 리모델링해 상가임차인들의 대체영업장으로 활용하기로 하는 계획안을 수립하고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에 착공했다. 이후 SH는 2008년 9월 사업구역 내 영업장에 대한 영업보상계획을 공고했고, 영업손실 보상자에 해당하는 상가 임차인들에게 각 해당 임차 상가에서 퇴거하는 대신 대체영업장에 입점해 이전비를 지급받을 것 등을 통지했다. SH는 통지내용을 수용한 상가임차인들과 사업 준공인가일까지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하면서 대체영업장에서 영업을 계속하도록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종전 사업시행자인 종로구청장은 세운4구역 인근에 위치한 종묘의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유네스코의 자문기구인 이코모스 한국위원회에 사업계획을 보고했는데, 2009년 6월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SH에 영향성 검토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문화재청과 협의하라는 등의 보완사항을 통보했다. SH는 보완사항을 이행해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등 허가신청을 했고,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위원회는 조건부 허가하기로 의결해 통보했다. 이후 문화재위원회는 조건부 허가한 내용의 이행조건을 바탕으로 추가 이행조건을 요청하면서 재차 조건부 허가하기로 했고, 서울시는 2016년 7월 해당 사업구역의 개발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기준에 맞추고 변화된 여건을 반영하기 위해 국제설계공모를 추진하기로 결정해 2017년 3월 당선작을 최종 선정했다. 서울고법 원고일부 승소판결 하지만 2019년까지 사업 시행이 지연되면서 세운4구역 내 토지 및 건물의 지분을 소유한 A씨 등의 불만은 커졌고, 이들은 결국 "임차인 이주 이후의 기간 동안 얻을 수 있었던 기대 임대수익에서 같은 기간 취득한 임대수익을 뺀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토지 등 소유자에 대해 손실보상을 할 의무가 있는 사업시행자가 손실보상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시행하는 등으로 토지 소유자에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침해를 가한 때에는 불법행위가 되므로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사업시행자인 SH는 사업시행인가신청 당시 예측한 인가예정 시점이 지났는데도 허가신청에 대한 심의가 종결되지 않고 있고, 그 종결시점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업시행인가절차 지연 등 사업진행의 지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SH는 사업시행인가절차가 통상관계자들이 예측해오던 경과와 달리 상당히 지연될 경우, 해당 지역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그 경향이 지속됨으로써 상권이 쇠퇴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실질적으로 상가 소유자로서 임대업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임차인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하고 대비할 의무가 있다"며 "이전할 준비를 마친 임차인들의 요구 등을 고려하고 부정적 영향들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대처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상권쇠퇴
도시정비사업
한수현 기자
2021-11-08
행정사건
[판결] "법에도 눈물… '30년 무사고' 택시기사, 5m 음주운전 면허취소 부당"
30년간 무사고로 운전하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과정에서 5m 가량 음주운전을 한 택시기사에 대해 개인택시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가져오는 행정청의 재량권 남용행위라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택시기사 A씨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2021구합5811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92년 2월 택시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해 30년간 개인택시를 했다. 그러다 2020년 4월 근무가 없는 날 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하려다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대리운전 콜센터 직원의 말을 듣고 GPS 위치 수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5m 정도 차량을 운전해 이동시켰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0.205%이었다. 이 일로 2020년 6월 자동차운전면허가 취소됐고, 서울특별시장은 같은해 12월 A씨에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5조 1항 37호 규정에 따라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를 취소한다고 통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에서 "30년 동안 무사고 운전을 했고,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2016년부터 600시간 동안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서울시의 처분은 가혹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부도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인택시 운송사업자의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 1차 위반 시에도 사업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사업면허 취소가 처분 대상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우 행정청은 당해 처분행위에 의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 처분으로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는 과정에서 처분기준을 신중히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적 처분이 가급적 일률적인 기준 하에 이뤄져야 할 행정적 필요성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취소 결정 중 대부분을 재량행위로 명확하게 정한 것은 수많은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대한 고려를 입법에 사전적·포괄적으로 담기는 어렵다는 점을 숙고한 결과라고 할 것"이라며 "이러한 견지에서 A씨의 운전경위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면 A씨의 한 순간 실수는 공동체가 충분히 포용하거나 관용할 여지가 큰 것으로서 향후 그 공익 침해의 여지는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 있는 반면 처분으로 인해 A씨와 가족은 생계수단 자체를 박탈당하게 되므로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법자가 재량규정을 통해 법에 눈물과 온기를 불어넣은 이유는 요즘과 같이 우리 사회 공동체 전체가 어려운 시절에 법의 일률성으로 인해 혹여라도 눈물을 흘리게 될지 모르는 그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의 기회나마 부여할 수 있게 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며 "A씨에 대한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택시
택시기사
무사고
대리운전
음주운전
개인택시
면허취소
한수현 기자
2021-11-02
형사일반
[판결] 유우성씨 '대북송금 혐의' 공소기각… 대법원, 공소권 남용 첫 인정
검찰이 탈북자들의 대북송금을 주선하며 불법으로 수십억원을 북한으로 보낸 혐의 등으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를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한 첫 사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하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6도14772). 유씨는 2005년 6월경부터 2009년 10월경까지 중국에 거주하는 친인척과 공모해 탈북자들의 돈을 중국으로 송금하는 등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외국환 업무를 업으로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기소됐다. 유씨는 또 자신이 중국 국적의 재북 화교인 것을 숨기고 북한이탈주민인 것처럼 가장해 서울시 복지정책과 계약직 '마'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혐의도 받았다. 앞서 2009년 9월 유씨의 이같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던 서울동부지검은 "유씨가 초범이고 예금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가담 정도가 경미한데다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이듬해 3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유씨는 3년 뒤 검찰 수사를 또 받았는데 이번에는 간첩 혐의였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유씨를 수사해 2013년 1월 간첩 혐의로 기소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유씨의 북·중 출입경기록 등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유씨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자 검찰은 2014년 5월 탈북자를 가장해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된 혐의와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유씨를 별건 기소했다. 검찰이 자신들이 앞서 기소유예한 불법송금 건을 되살려낸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유씨에게 괘씸죄를 적용해 '보복 기소'를 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7명 중 4명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지적했으나 재판부는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검사가 일단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가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다시 기소했더라도 재조사 등을 통해 기소유예 처분 당시 기초로 삼았던 사정이 실제와 다른 것으로 드러난 경우에는 검사에게 변경된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며 "기소유예 처분 당시 기초로 삼았던 사정의 상당부분이 허위로 드러났으므로 담당 검사가 종전과 같이 기소유예 처분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공소제기가 검사의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씨는 친인척과 공모해 등록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으로 금전이 국외로 빠져나가게 했고, 적극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자신이 북한이탈주민인것처럼 가장해 장기간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혜택을 받아 실제 북한이탈주민이 채용되지 못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종전 사건의 피의사실과 현재 사건의 공소사실 사이에 기소유예 처분을 번복하고 공소제기해야 할만한 의미 있는 사정변경이 없다"며 "검사가 현재 사건을 기소한 것은 통상적이거나 적정한 소추재량권 행사라고 보기 어렵고 어떠한 의도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위법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유씨가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 사건에 대한 기소는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해 이 부분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기각한 원심 판결이 확정된 최초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외국환거래법
대북송금
유우성
탈북자
북한
박수연 기자
2021-10-14
행정사건
[판결](단독) 분양받은 공영주택의 관리권 위임받은 자가 변상금 부여했다면
공영주택을 분양받아 해당 토지의 점유 또는 사용, 수익을 묵시적으로 승낙받았더라도 이후 그 관리권을 위임·위탁 받은 기관이 변상금을 부과했다면 기존 점유 또는 사용, 수익의 승낙을 철회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이소연 판사는 A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구단5713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시는 1961년 8월 구로구의 한 토지(국유지)에 공영주택 1200세대와 간이주택 1100세대를 신축하는 공사에 착수해 1962년 8~9월 준공했다. 서울시는 같은 해 12월 이 공영주택을 A씨 등에게 분양했고, 1976년 12월 A씨에게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줬다. 서울시는 당시 A씨 등 수분양자들과 '서울시가 주택부지의 매수를 요구하거나 임대료의 납부를 명할 때, 수분양자는 서울시의 지정하는 바에 의해 즉시 매수하거나 임대료를 납부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이 토지의 관리권을 위임받은 구로구청장은 1995년 6월 A씨에게 해당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1990년 6월부터 1995년 6월까지 기간에 대한 변상금 17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A씨는 1999년 8월 변상금(4회 분납) 중 1회분에 해당하는 430여만원을 납부했다. 30년 지나 변상금 부과 법적지위 상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12년 9월 이 토지의 관리를 위탁받았고, 2020년 1월 A씨에게 해당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며 2014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기간에 대한 변상금 1억2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해당 토지는 국가 소유이고, 국가가 토지 사용을 허가해 서울시가 건물을 신축했다. (나는) 소유권을 이전받아 해당 토지에 관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해 토지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며 "서울시와 국가는 건물이 존속하는 동안 건물의 수분양자인 내게 해당 토지를 점유 또는 사용, 수익할 것을 허락했으므로 무단점유를 전제로 한 공사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이에 대해 공사는 "서울시가 A씨에게 토지에 대한 사용권한을 줬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유재산에 대한 대부계약에 해당하고, 구 국유재산법 제23조 1항 2호에 따르면 대부기간이 30년을 초과할 수 없다"며 "A씨가 건물을 분양받은 시점으로부터 이미 30년 이상 경과했고, 1995년 6월 구로구가 A씨에게 해당 토지에 대한 변상금 부과처분을 함으로써 사용 승낙을 철회해 이후 A씨의 점유는 무단점유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국유재산법은 국유지의 사용·수익 허가기간이나 대부기간을 일정기간으로 제한하고 있고, 공영주택 분양계약서에서는 공영주택 부지의 관리권을 위임받은 서울시가 명하는 바에 따라 수분양자가 공영주택부지의 임대료를 납부하기로 규정하고 있다"며 "국가 또는 그로부터 관리권을 위임·위탁받은 자가 A씨에게 변상금을 부과함으로써 그 점유 또는 사용·수익의 승낙을 철회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의 관리권을 위임받은 구로구청장이 1995년 6월 최초로 A씨에게 변상금 1700여만원을 부과했고, 그 무렵 국가는 A씨에 대해 해당 토지의 점유 또는 사용·수익의 승낙을 철회한 것"이라며 "A씨는 1995년 6월 최초 변상금 부과처분 이후부터 점유나 사용·수익을 정당화할 법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분양
변상금
위임
공영주택
주택
위탁
점유
한수현 기자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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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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