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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결] 여권의 로마자 성명 변경, 사업상 이유만으로 허용 안돼
해외 특허출원인의 로마자 성명이 달라 일부 해외 지역에서 특허출원 및 등록이 어려워 사업에 지장이 있다는 경제적 사유만으로는 여권 상의 로마자 성명 변경을 허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로마자 성명 변경 거부처분 취소소송(2021구합6304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해양에너지 발전 등의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A씨는 2012년부터 자신의 로마자 성명을 B로 기재해 다수의 해외 특허를 출원해왔다. 그런데 A씨의 여권상 로마자 성명 C와 특허 출원인의 로마자 성명이 달라 중동 지역 등에서 특허 출원 및 등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A씨는 사업에 지장을 받게 되자 2020년 3월 여권의 로마자 성명을 B로 변경해달라며 여권 재발급 신청을 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로마자 성명 변경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여권법 제7조 등에서 여권의 로마자 성명 변경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취지는 우리나라 여권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함"이라며 "여권은 대한민국 국적 및 신분을 증명하고 그 소지자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외교적 보호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문서로서, 그 변경을 폭넓게 허용하면 외국에서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출입국을 심사하고 체류상황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국외에서 여권의 로마자 성명과는 다른 로마자 성명을 취업이나 유학 등을 이유로 장기간 사용했거나 이를 기초로 생활관계 또는 법률관계를 형성했던 사정은 없어보인다"며 "A씨의 주장을 그대로 보더라도 단지 사업을 보다 원활하게 영위하기 위한 것으로서 경제적 사유인 것으로 보이고, 인도적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기존에 출원한 해외 특허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출원인 성명 변경절차를 통해 충분히 출원인 성명을 여권의 로마자 성명과 일치하도록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해외 특허의 출원인 성명을 변경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여권법 시행령에서 정한 로마자 성명 변경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여권
성명변경
로마자
한수현 기자
2022-05-09
언론사건
형사일반
[판결] '구치소 몰카 취재' PD… 대법원 "주거침입죄로 볼 수 없어"
구치소에서 신분을 속이고 몰래카메라로 취재를 한 혐의로 기소된 지상파 방송 PD와 촬영감독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SBS PD A씨와 촬영감독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5213). SBS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 소속인 두 사람은 2015년 8월 '보이스 피싱' 편을 제작하면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모 보이스 피싱 조직 총책 이모씨를 직접 만나 취재하기 위해 교도관에게 신분을 숨기고 접견신청서를 작성·제출한 뒤 구치소 접견실에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명함지갑 모양으로 위장된 몰래카메라 등을 이용해 10여분간 접견내용을 촬영·녹음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제작진이 접견신청서에 '지인'이라고만 기재했는데 교도관이 더 자세한 관계를 묻지 않았고, 이들이 이씨를 만나서는 안 될 이유도 없어, 지인인 것처럼 접견을 허가 받은 행위가 담당 교도관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녹음·녹화 장비 반입과 관련해서도 교도관은 교정시설에 출입하는 외부인에 대해 의류와 휴대품을 검사할 수 있고 금지물품이 있으면 교정시설에 맡기도록 할 수 있는데, 금지물품을 규정한 형집행법 제92조는 녹음·녹화 장비를 금지물품으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제작진이 몰래 촬영을 한 점에 대해서도 "두 사람이 몰래 접견장면을 촬영했지만 이씨의 얼굴이나 수감번호 등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음성을 변조해 식별할 수 없도록 만들어 방송할 계획이었고 이씨에게 금지물품을 전달하거나 이씨가 외부와 통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일도 없었다"며 "제작진의 촬영·녹음 행위가 접견업무 담당 교도관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했거나 구치소 보안에 위협을 초래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공동주거침입 혐의와 관련해서도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건조물이라도 관리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해 들어갔다면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지만, 국가기관에 대한 감시·비판·견제는 언론의 본질적인 사명이므로 언론인이 취재를 위해 국가기관에 출입하는 것은 명확하게 제한의 필요성이 없는 한 허용되어야 하는데, 사적공간이 아닌 국가기간에 소속된 건조물 관리자의 추정적 의사는 공공의 이익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면서 "방송이 예정된 내용이 구치소 보안에 위협이 되지 않는 점, 과거 취재를 목적으로 한 접견 촬영 등을 허가한 사례가 있는 점 등에 비춰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피고인들이 접견신청인으로서 구치소에 대한 출입관리를 위탁받은 교도관의 현실적인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방법으로 민원실과 접견실에 들어갔으므로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모습으로 서울구치소에 들어갔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수용자를 취재하고자 서울구치소장의 허가 없이 접견내용을 촬영·녹음할 목적으로 명함지갑 모양으로 제작된 녹음·녹화장비를 몰래 소지해 구치소에 들어갔는데, 이를 교도관 등이 알았다면 이들의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승낙의 동기가 착오가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피고인들이 서울구치소장이나 교도관의 의사에 반해 구치소에 출입하거나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모습으로 서울구치소에 침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원심을 확정했다.
구치소
취재
몰카
박수연 기자
2022-04-25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계약직 체육지도사로서 주로 행정업무 수행했다면
계약직 체육지도사로서 실질적으로는 주로 행정업무를 수행했다면 기간제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직)'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A씨와 B씨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등 소송(2020가합55242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2011년과 2014년부터 서울대 기숙사 체력단련실 소속 계약직 체육지도사로 일하며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 서울대는 내부 지침에 따라 무기계약 자체직원에게 기본급 외 정근수당과 성과상여금 등을 지급했는데, A씨 등은 자신들은 다른 처우를 받자 2020년 6월 소송을 냈다. 기간제 근로자로서 예외 인정할 합리적 사유 없어 재판부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 단서 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3항 7호에서 규정한 체육지도자는 단순히 '체육지도자'라는 명칭이 아닌, 실질적으로 소속 단체에서 체육을 지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며 "A씨 등에게는 기간제법 제4조 1항 단서가 적용될 수 없고, 기간제법 제4조 2항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기간제법 제4조 1항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합리적 사유가 있고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 2항은 '사용자가 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일부승소 원심 취소 재판부는 "서울대 기숙사는 A씨 등을 채용하면서 '생활체육지도자 3급 이상 소지자'를 지원자격으로 정했지만, 이는 체육시설법상 일정 규모 이상 체육지도자를 배치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라며 "A씨 등의 실제 업무는 회원관리, 각종 회계 등 주로 체력단련실 운영에 관한 행정업무로서, 이는 체육지도자만이 할 수 있다거나 행정직원이 할 수 없는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체육진흥법상 선수나 체육지도자는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경우로서 직종 특성상 수요변동성이 강해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지만, A씨 등은 근로계약을 수차례 갱신하며 장기간 체력단련실 행정사무를 수행했다"며 "이들이 실제 수행한 업무에 비춰 보면, 수요변동성이 낮아 체육지도자로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할 합리적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간제법 제4조 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그 조건에는 '임금'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으므로,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기본급, 정근수당 등과 함께 지급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계약직
기간제근로자
복지포인트
이용경 기자
2022-04-21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판결] '1가구 1주택 재산세 표준세율 감경' 서초구 조례 유효
1가구 1주택 재산세 표준세율을 감경한 서초구의회의 조례 개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14일 서울특별시장이 서울 서초구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소송(2020추516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진행된다. 서초구의회는 2020년 9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해 등의 발생으로 재산세의 세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표준세율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가감할 수 있다'는 지방세법 제111조 3항에 따라 시가표준액 9억원 이하 주택의 1가구 1주택을 소유한 개인의 재산세 중 자치구 몫의 50%를 감경하는 내용의 '서초구 구세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0년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재산세 급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였다. 서울시는 같은 해 10월 서초구청장에게 조례안이 새로운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하는 등 지방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재의 요구를 지시했지만, 서초구청장이 조례안을 그대로 공포하자 소송을 냈다. 한편 서울시가 이 소송과 함께 낸 집행정지 신청(2020쿠515)이 같은 해 12월 대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서초구의 이 조례안은 이날 본안 판결시까지 정지됐다. 재판부는 "지방세법 제111조 3항의 취지는 정부의 승인이나 허가 없이 지자체의 자치법인 조례로 재산세의 표준세율을 가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자체의 과세자주권을 보장하는 한편 재해 등의 발생으로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연도에 한해 재산세 표준세율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자체의 무분별한 재산세 감경을 방지하고자 하는 데 있다"며 "근거 조항의 취지와 과세표준 구간, 누진 정도의 의미를 고려해보면 재해 등이 발생한 경우 조례로 감경하는 세율의 적용대상을 재해 피해자 등 일정 범위로 한정하는 것은 해당 조항의 위임범위 내로서 허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초구의 조례안이 감경하는 세율 대상을 '시가표준액 9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을 소유한 개인'에 한정한 결과 주택을 소유한 개인과 주택 이외의 다른 부동산의 소유자 및 법인 소유자 사이에 차별이 생기게 됐지만 해당 조례안의 제정 목적, 서초구의 2020년 재산세 세입 규모, 주택 이외의 다른 부동산 소유자와 법인 소유자에 대한 일률적인 재산세 표준세율의 감경에 따른 예상 감경세액 규모 등을 고려해보면 그러한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서초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 내 "지방재정권을 인정한 판결을 환영한다"며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구의 재산세 감경 노력을 대법원이 인정해 준 것"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초구는 또 "판결에 따라 즉각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환급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예상 총 환급액은 35억원으로, 3만여명에게 1인당 평균 10만원선에서 환급이 이뤄질 것으로 서초구는 예상했다.
조례
지방세법제111조3항
재산세
서초구
한수현 기자
2022-04-14
헌법사건
'대마 수입자' 처벌 마약류관리법 합헌… 명확성 원칙에 위배 안돼
대마를 수입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마약류관리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1항 5호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24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19년 3월 베트남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 5개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수하물로 기탁한 후 비행기에 탑승해 입국함으로써 대마를 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중 마약류 관리법 제58조 1항 5호 가운데 '제3조 7호를 위반해 대마를 수입한 자'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같은해 7월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대마오일은 미국인 남편의 것으로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며 "입국하는 사람이 대마를 구입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소지해 들여온 것인지와 무관하게 처벌하는 마약류관리법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1961년 마약에 관한 단일협약'(조약 제139호)은 제1조 제1항 (m)에서 '마약의 수입 및 수출이라 함은 일국으로부터 타국으로 또는 동일국의 일지역으로부터 타지역으로 약품의 물리적 이전을 의미한다'고 규정해 반드시 마약을 구매해 이전할 것을 수입의 개념 요소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고, 관세법에서도 '수입'이란 '외국물품을 우리나라에 반입'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해 외국물품을 반드시 구입해 우리나라에 반입할 것까지 요구하고 있지 않아 심판대상조항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대마의 '수입'은 국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관계없이 국외로부터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행위를 의미함이 명확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마의 사용과 유통이 금지된 국내에 대마를 반입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대마 유통가능성과 그에 따른 해악을 증대시켰다면 그 대마를 소지하게 된 계기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규제의 필요성 면에서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심판대상 조항은 대마를 국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일체의 행위를 대마 '수입'죄로 처벌하는 것이며 이러한 처벌의 필요성은 대마의 반입 경위나 동기, 대마의 직접 구매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이 5년이어서 죄질이 경미한 경우에는 법률상 감경이나 작량감경을 통한 집행유예도 가능해 해당 조항이 규정한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로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대마 '수입'의 의미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결정"이라며 "헌재는 관련 규정의 내용이나 대마 수입의 규제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심판대상조항에서 처벌대상으로 규정한 대마의 '수입'은 '국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게 된 경위와 관계없이 국외로부터 국내로 대마를 반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마약류관리법제58조1항
대마오일
마약반입
박수연 기자
2022-04-06
부동산·건축
헌법사건
'공급질서 교란' 이유로 주택 공급계약 취소, 선의의 제3자 보호규정 없어도 합헌
주택법상 사업주체가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이유로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한 경우 이 주택을 다시 매매한 선의의 제3자에 대한 보호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구 주택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1일 서울고법이 이같은 내용을 규정한 구 주택법 제39조 2항이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26)에서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15년 B씨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를 사기로 하고 B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처음 아파트를 분양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B씨가 주택법상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했다며 분양계약을 취소하고, A씨와 B씨 등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A씨 등은 "우리는 선의의 제3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분양계약이 취소되더라도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은 SH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진 항소심에서 A씨 등은 "구 주택법 조항이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규정을 두지 않아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2019년 10월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주택법 제39조 1항은 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지위, 주택상환사채, 입주자저축 증서 등을 넘겨받는 행위를 규제한다. 같은 조 2항은 이를 어겨 증서나 지위를 양도·양수하거나 거짓으로 주택을 공급받았다면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헌재는 "우리나라에서 주택의 공급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주택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급되는 주택의 가격은 보통 시장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투기수요가 상존하고 있다"며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들에게 주택이 우선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주택공급제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택 분양단계에서 그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는 것이 특히 중요하고 사업주체가 공급질서 교란자와 체결한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를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질서 교란행위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한다면 분양단계에서 훼손된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고, 심판 대상 조항은 '주택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해 사업주체가 선의의 제3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주택공급계약의 효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따라서 심판 대상 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선의의 제3자 관점에서 자신의 주택이 공급질서 교란행위에 기초해 공급된 주택이라는 점은 우연한 사실에 가깝고, 이로 인한 책임을 선의의 제3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자의적이고 불합리하다"며 "선의의 양수인이 민간 사업주체의 취소권 행사에 대항할 어떤 수단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 사업주체에게 통제받지 않는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반하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2021년 3월 개정된 주택법은 선의의 제3자 보호규정을 신설했다"며 "이 개정 규정은 2021년 9월 10일 이후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한 자부터 적용되므로 이 사건 등 2021년 9월 10일 이전의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문제된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택법제39조2항
분양계약
공급질서교란
박수연 기자
2022-03-31
민사일반
[판결](단독) 본인 날인 없는 계약서 특약만으로 추가대금 청구 못한다
대리인이 본인 허락 없이 임의로 써준 특약사항만을 근거로 추가대금 요구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특히 이 같은 특약사항이 거래 상대방이 소지하고 있는 계약서에만 기재돼 있고 본인의 날인도 없다면 표현대리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민사1부(당시 재판장 박근정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자녀 B씨 등 5명이 부동산 시행사인 C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민)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소송(2020가합27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C사는 2016년 1월 아파트를 짓기 위해 A씨가 소유한 토지 등을 총 11억4000만원에 매수했다. 그런데 계약 당시 동석한 C사 측 대리인 D씨는 계약체결 이후 A씨의 계약서에만 수기로 '단 계약 후 주변토지매매 지급 최고가격에 준해서 올려 지급한다'라는 특약사항을 작성해줬다. 이후 A씨가 2019년 사망하자 재산을 상속받은 자녀 B씨 등은 이 특약사항을 근거로 "추가 금액으로 총 10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B씨 등은 "계약서상 특약사항은 C사의 대리인 D씨가 쓴 것으로 C사에 효력이 미친다"며 "설령 D씨에게 특약체결 권한이 없었더라도 C사 본부장의 허락을 받고 쓴 것이니 민법 제125조에 따른 표현대리 책임을 부담하라"고 주장했다. 또 "D씨가 특약사항 기재에 관해 C사 측의 허락을 받지 않았더라도 D씨가 권한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어 민법 제126조에 따른 책임도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민법 제125조는 '제3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한 자는 그 대리권의 범위 내에서 행한 그 타인과 그 제3자간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제3자가 대리권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한다.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A씨와 C사가 계약을 맺을 당시 동석했던 D씨가 계약체결 이후 B씨가 소지하고 있던 계약서에 추가로 특약사항을 수기로 쓴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D씨에게 특약사항 추가권한이 있다거나 C사를 대리해 A씨와 특약을 맺을 권한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D씨는 계약체결 후 B씨가 특약사항을 추가해 달라고 부탁해 본부장의 허락을 받아 썼다는 취지로 증언했지만, 이에 부합한 객관적 자료는 전혀 없다"며 "오히려 본부장은 이를 허락한 적이 없고, 특약사항 추가 문제에 관해 얘기들은 적도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 당시 작성된 2부의 계약서 중 C사의 계약서에는 특약사항이 기재돼 있지 않고, B씨가 소지한 계약서상 특약사항 옆에는 C사의 인영이 날인돼 있지도 않다"며 "D씨의 특약 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전제로 한 B씨 등의 '표현대리 책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 등은 계약서에 특약사항이 추가기재 됐음에도 C사 도장을 날인받지 않았고, C사에 그 의사를 확인한 적도 없다"며 "D씨는 특약체결에 관해 대리권을 받았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소지한 적도 없고, A씨 또는 B씨 등이 이를 확인하려고 노력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판시했다.
토지
매매
특약
게약
이용경 기자
2022-03-14
헌법사건
국가 상대 당사자소송서 가집행 선고 할 수 없도록 한 행정소송법 "위헌"
국가를 상대로 한 당사자소송에서는 가집행 선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행정소송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국가를 가집행 예외로 둔 행정소송법 제43조는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된 위헌법률심판 사건(2020헌가12)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2000년 9월 모 대학 교원으로 임용된 A씨는 2011년 12월 국립대학인 모 대학교가 설립되면서 교육부 소속 공무원으로 지위가 변경됐다. 교육부장관은 2016년 12월 A씨에게 직권면직 처분을 했고 A씨는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직권면직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아 2019년 9월 복직했다. A씨는 이후 면직처분 이후인 2017년 1월 이후의 급여와 이에 대한 이자 등을 지급하라며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가집행 선고도 청구했다. 이 사건을 심리하던 서울행정법원은 2020년 8월 국가를 상대로 한 당사자소송에서는 가집행 선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행정소송법 제43조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당사자소송은 국가·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를 피고로 하는데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피고가 국가인 경우에만 가집행 선고를 할 수 없으므로 당사자소송의 경우 피고가 누구인지에 따라 승소판결과 동시에 가집행 선고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고 이는 곧 해당 조항에 따른 차별취급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재산권의 청구에 관한 당사자소송 중에서도 피고가 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인 경우와 국가인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산권의 청구가 공법상 법률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만으로 국가를 상대로 하는 당사자소송에서 국가를 우대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집행 가능성 여부에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집행 후 상소심에서 판결이 번복됐으나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우 국고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국가가 피고일 경우에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가집행 제도의 일반적인 문제라 할 것이고, 이러한 문제는 법원이 판결을 할 때 가집행을 붙이지 않을 상당성 유무를 신중히 판단하고 담보제공명령이나 가집행 면제제도를 이용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문제가 국가에 대해 예외적으로 가집행선고를 금지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은 국가가 당사자소송의 피고인 경우 가집행의 선고를 제한해 국가가 아닌 공공단체 그 밖의 권리주체가 피고인 경우에 비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불필요한 상소권의 남용을 억제하고 신속한 권리실현을 도모한다는 가집행 선고의 목적은 재산권의 청구에 관한 판결이라는 점에서는 민사소송과 당사자소송 간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심판대상조항이 당사자소송의 피고인 국가를 우대해 결과적으로 원고를 차별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이러한 점에서도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보충의견도 냈다. 행정소송은 크게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으로 나뉜다. 항고소송은 행정처분이 있는 것을 전제로 그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이유로 취소 및 변경을 청구하는 소송을 말하고, 당사자소송은 행정처분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 않고 공법상의 권리관계에 대해 그 형성 또는 존부의 확인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말한다.
국가소송
가집행
행정소송법
박수연 기자
2022-02-24
헌법사건
헌재 "은행 직원에게 타인 계좌번호 물어만 봐도 처벌하는 것은 위헌"
누구든지 은행 등 금융회사 종사자에게 타인의 계좌번호 등 거래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없도록 차단하면서 위반 시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도록 한 금융실명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된 위헌법률심판 사건(2020헌가5)에서 재판관 8(위헌)대 1(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A씨는 은행원 B씨에게 C씨 명의의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2019년 7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자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 중 금융실명법 제4조 1항 및 제6조 1항 중 '제4조 1항의 규정을 위반한 자' 부분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신청을 금융실명법 제6조 1항의 처벌규정 중 같은 법 제4조 1항 본문의 '누구든지 금융회사등에 종사하는 자에게 거래정보등의 제공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것으로 보고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금융실명법 제4조 1항은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 또는 수익자를 말한다)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이하 거래정보등)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여서는 아니 되며, 누구든지 금융회사등에 종사하는 자에게 거래정보등의 제공을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같은법 제6조 1항은 '제3조 3항 또는 4항, 제4조 1항 또는 제3항부터 5항까지의 규정을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금융거래정보 유출을 막음으로써 금융거래의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 명의인의 동의 없이 금융기관에게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공요구행위에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위가 수반되지 않거나 금융거래의 비밀 보장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행위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등 금융거래정보 제공요구행위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죄질과 책임을 달리하는데, 해당 조항은 정보제공요구의 사유나 경위, 행위 태양, 요구한 거래정보의 내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위반시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최소침해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또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이 중요한 공익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일률적으로 일반 국민들이 거래정보의 제공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일반 국민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정보제공을 요구한 자의 죄질이 정보를 제공한 자의 죄질보다 나쁜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거래정보 등의 제공요구행위를 아예 처벌하지 않거나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보다 낮은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은 구체적인 경우에 오히려 불균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해당 조항은 금융실명제의 실시와 관련한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이라는 공익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고 이러한 공익은 타인의 금융거래에 관한 정보제공을 자유롭게 요구할 수 있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으로 인한 사익보다 크다고 보지 않을 수 없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금융실명거래및비밀보장에관한법률
계좌번호
금융실명법
박수연 기자
2022-02-24
형사일반
[판결] 도시정비법상 공개대상으로 정한 의사록 등 '관련 자료'에는
도시정비법이 공개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의사록·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에 속기록과 자금수지보고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5334). 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인 A씨는 2015년 12월 개최한 주민총회와 창립총회 속기록을 비롯한 도시정비법상 공개대상 서류를 작성 후 15일 내에 공개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도시정비법 제138조 7호 및 제124조 1항 등은 조합임원 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해 조합원, 토지 등 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15일 이내에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해 공개해야 할 서류를 열거하면서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도 함께 공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조합임원 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는 조합임원은 조합을 대표하면서 막대한 사업자금을 운영하는 등 각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임원과 건설사 간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정비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그 조합과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어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정비사업의 시행과 관련된 서류와 자료를 공개하도록 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도시정비법은 공개대상이 되는 서류를 각 호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도 '관련 자료'의 판단기준에 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공개가 필요한 서류 및 관련 자료는 대통령령에 위임해 이를 추가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 도시정비법 혹은 그 위임에 따른 시행령에 명문의 근거 규정 없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 확보 내지 조합원의 알권리 보장 등 규제의 목적만을 앞세워 각 호에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인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 해석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정비법은 신속하게 공개해야 할 자료와 일정한 경우에 한해 작성 후 청산 시까지 보관해야 할 자료를 구분하는데 △속기록은 보관대상으로 규정할 뿐 의사록과 같은 공개대상으로 명시하지 않고 △의사록이 진정하게 작성되었는지는 참석자명부와 서면결의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도시정비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인 '관련 자료' 범위를 해석함에 있어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및 그 하위 지침에 기속된다고 볼 수 없어 도시정비법 제124조 1항 3호에서 정한 의사록의 '관련 자료'에 속기록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도시정비법상 결산보고서가 진정하게 성립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자금수지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자금수지보고서가 결산보고서와 불가분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관련된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속기록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도시정비법 각 호의 서류에 관한 '관련자료'의 해석이 그 위반을 이유로 하는 형사처벌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그에 관한 법령의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는 지방차지단체 조례나 그에 따라 설치된 정비사업 종합정보관리시스템 운영지침에 기속된다고 보기 어려워 자금수지보고서가 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형사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 하에서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씨와 관련해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한 뒤 1심과 같은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의사록
도시정비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박수연 기자
2022-02-21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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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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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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