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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상사와 단둘이 회식하다 귀가중 뇌출혈… 업무상 재해"
직장 상사와 둘이서 회식을 한 뒤 귀가 중에 넘어져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 6월 28일 사망한 A 씨의 유족 B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73607)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9년 1월 C공사에 업무직(청소경비)으로 입사해 시설관리부 시설안전팀 소속으로 청소업무를 담당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상사인 시설관리부장과 회식을 한 후 귀가 중 자택 빌라 1층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다 술에 취한 상태로 뒤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A 씨는 외상성 대뇌출혈 등을 진단받아 치료를 받던 중 2021년 3월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인 B 씨는 A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를 따라 참여한 회식이 아니다"라며 거부했고, 이에 불복한 B 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시설관리부장과 A 씨 사이에는 개인적인 친분도 없었으므로, 이 사건 회식이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사적인 관계에서 이뤄진 회식 자리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며 "회식 당시에도 A 씨와 시설관리부장이 나눴던 대화에는 청소 장비 구매 건이나 청소구역별 업무수행 건 등 동료직원들의 업무적인 불편사항에 관한 얘기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회식 장소가 A 씨의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는 하나, 시설관리부장 입장에선 A 씨를 배려해 A 씨의 집 근처에서 회식을 할 동기가 있었다"며 "해당 장소는 일터에서 9분 거리이고 시설관리부장의 집과는 차로 20분 거리로, 그 거리가 과도하게 멀다고 보긴 어려워 A 씨의 집 근처라는 사정만으로 사업주의 지배·관리가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해당 회식에서의 과음으로 인해 집에 귀가하는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음에 따른 통상적인 위험 범위를 벗어나 비정상적인 경로에 의해 사고가 일어났음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회식
사망
한수현 기자
2022-08-07
형사일반
[판결] 34억 유산 독차지 욕심에… '지적장애 동생 살해 혐의' 40대, 징역 30년
부모가 사망한 후 남겨진 상속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 지적장애인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2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2021고합705). 이 씨는 2021년 6월 28일 지적장애 2급인 동생을 경기도 구리시 왕숙천 인근으로 데려가 술과 수면제를 먹인 뒤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2017년 부모가 사망한 이후 34억여 원의 상속재산을 두고 동생의 후견인이 상속재산분할 및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하자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지적장애로 취약한 상황에 있던 피해자는 부모의 사망 이후 믿고 따르던 피붙이인 형의 탐욕으로 영문도 모르고 사망했다"라며 "피고인은 과다한 소비와 지출로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보호를 필요로 하는 지적장애인 동생에게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수면제와 함께 먹게 한 뒤 물에 빠트렸다. 범행 동기나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취약성 등을 보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타인 명의로 차를 빌리고 알리바이를 만들면서 피해자와 함께 있던 자리를 벗어나 통화기록을 남기고 거짓 실종 신고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 은폐까지 시도했다"며 "공판과정에서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유기만 했다는 비합리적 변명만 일관하는 등 진심 어린 반성이나 참회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지적장애가 있던 동생을 상당기간 돌봐온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상속
살인
유산
이용경 기자
2022-07-21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경찰이 상습허위신고자 폭행하고 현행범 체포서에 누락
경찰이 상습적인 허위신고자를 폭행하고 이같은 사실을 현행범인체포서에 누락시켰다면 폭행 피해자에 대해 국가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지난 5일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311220)에서 "국가는 A씨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2월 술에 취해 자택에서 신변을 비관하며 경찰에 자살을 암시하는 신고를 했다. A씨는 2019년 7~12월 27차례에 걸쳐 상습 신고 전력이 있었다. 경찰관이 출동한 것은 총 13차례였는데, 모두 A씨가 술 취한 상태로 횡설수설하거나 욕을 했다. 이날도 A씨는 총 7차례의 신고를 했다. A씨의 욕설에 화가 난 B경사는 "왜 112 신고를 해 사람을 오고가게 만드느냐"며 발로 A씨의 몸을 약 5~7차례 걷어찼다. 폭행 직후 A씨는 "출동 경찰관으로부터 폭행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신고를 접수한 범죄신고센터는 "이미 출동한 경찰관이 있으니 다른 경찰관의 출동은 어렵다"고 했다. A씨가 휴대폰으로 B경사의 머리를 내리치자, B경사와 C순경은 A씨를 112신고에 관한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C순경은 다음날 오전 B경사의 폭행사실을 누락시키고 'A씨가 이유 없이 B경사를 폭행했다'는 취지로 현행범인체포서를 작성했다. A씨는 2020년 2월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A씨는 2020년 1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A씨는 2020년 12월 B경사를 독직폭행죄로 고소했다. C순경의 삭제된 바디캠 영상 일부가 복원되며 독직폭행 사실 등이 밝혀지자, B경사는 직위 해제됐다. B경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C순경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됐다가 2021년 4월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이후 A씨는 2021년 11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B경사의 독직폭행과 상해 행위, 이를 옆에서 제지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 C순경의 직무유기 행위, B경사와 C순경의 위법한 현행범 체포 행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은 모두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국가는 이들의 불법행위로 인해 A씨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술에 취해 반말이나 욕설 등으로 독직폭행과 상해 사고 발생에 기여해 국가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국가배상
상습허위신고
경찰
독직폭행
이용경 기자
2022-07-14
민사일반
[판결] 뇌물 받은 검사의 기소로 실형 산 피고인… '시효만료'로 위자료소송 패소
고소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검사에 의해 구속기소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생활을 한 피고인이 뒤늦게 해당 검사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소송을 냈지만 청구권 시효만료를 이유로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조해근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김모씨가 전직 검사인 김모 변호사를 상대로 낸 위자료청구소송(2022가단501936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씨는 2008년 5월 서울서부지검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2년 뒤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 받고 수감 생활을 마쳤다. 그러다 김씨는 최근 우연히 본 신문 기사를 통해 자신을 구속기소한 김 변호사가 2008년 5월부터 여러 차례 고소인으로부터 각종 뇌물과 향응을 수수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변호사는 2008년 5월부터 2009년 1월까지 8차례에 걸쳐 김씨 등을 구속기소해 준 사례금 명목으로 총 1980여만원 상당의 수표, 술 접대 등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김 변호사는 2012년 3월 대구고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880만원, 1980여만원의 추징금이 확정됐다. 김씨는 올해 1월 김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김씨의 위자료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맞섰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는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뇌물을 수수해 직무의 염결성을 훼손하고,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원고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의 최종 뇌물수수일인 2009년 1월부터 기산하더라도 이 사건 소송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인 올해 1월 제기됐음이 기록상 명백하다"며 "원고의 위자료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소멸시효 기간을 원고의 출소일인 2012년 5월부터 기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원고의 형기복역은 법원 판결에 따른 것으로서 피고에 의한 별도의 불법행위의 결과라 할 수 없다"며 "달리 피고의 불법행위가 원고의 출소일까지 계속됐다고 볼 증거가 없어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27일 항소했다. 한편 수감된 이후로 고혈압성 뇌출혈 등의 질환이 발생해 치료 중인 김씨는 김 변호사의 범죄행위가 있었음을 이유로 2021년 8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같은 해 10월 재심개시 결정을 했다.
검사
뇌물
위자료
이용경 기자
2022-06-29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결] 헌재 위헌 결정 따라 '공소장 변경' 피고인에게 이익되는 방향으로 적용법조 변경됐어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공소장 변경이 이뤄져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적용법조가 변경됐어도 파기환송심이 파기환송 전 항소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위배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4072). A씨는 2020년 11월 서울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9%의 음주상태로 운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 B(당시 28세·여)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앞서 2012년과 2017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었다. 1,2심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30일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상고심 심리 중이던 지난해 11월 25일 헌재가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 위반한 사람을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 '윤창호법(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파기환송심에서 검사는 헌재의 위헌 결정 취지에 따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부분 적용법조를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3항 3호'로 변경하고, 공소사실 말미의 '2회 이상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부분을 삭제하는 등 공소장을 변경해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허가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그러나 환송 전 항소심과 동일하게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만이 상고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에 환송한 경우, 환송 후 원심법원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을 뿐이지, 동일한 형을 선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기존 대법원 판례도 형사소송법 제368조 문언상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으로의 변경만 금지하는 점 등에 비춰, 상소심이 원심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의 일부를 무죄로 인정하면서 원심법원과 동일한 형을 선고했다고 해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보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이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면서 환송 전 원심판결과 동일한 징역 8년을 선고한 데에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
윤창호법
불이익변경금지
박수연 기자
2022-06-09
형사일반
[판결] 말다툼 끝 방송 BJ 살해… 20대에 징역 12년 확정
함께 술을 마시다 말다툼 끝에 인터넷 방송 BJ를 살해한 20대 시청자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3272). 지난해 3월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다 BJ인 B(당시 42세·남)씨를 알게 된 A씨는 B씨와 전화 연락을 했다. 같은 달 24일 B씨의 초대로 B씨 집에서 술을 마시던 A씨는 말다툼을 하다 B씨의 머리와 가슴 부위 등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정신을 잃은 B씨의 휴대폰과 체크카드를 훔쳐 집을 나선 뒤 담배와 김밥, 음료수 등을 산 혐의 등도 받았다. 1,2심은 "A씨는 약 20분간 술에 취해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는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해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케 했다"며 "합기도 3단의 유단자인 A씨의 폭행은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위력적이며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폭행으로 B씨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해 생명이 위태로운지 알았을 것임에도 필요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유단자
박수연 기자
2022-06-09
형사일반
[판결] 혈중 알코올 농도 추정 위해 '위드마크 공식' 적용하는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기 위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음주 시작 시점부터 곧바로 알코올의 분해소멸이 시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4074). 음주 개시 후 특정 시점부터 분해소멸 인정하려면 과학적 증명이나 불이익 인정할 특별 사정 있어야 A씨는 2021년 1월 1일 전북의 한 도로에서 약 14km 가량 술을 마신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고(1차 음주운전), 이후 같은 날 술을 더 마시고 약 4km 구간을 혈중알코올농도 0.17%의 만취 상태로 운전(2차 음주운전)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1차 음주를 마친 시점은 오후 12시 47분경이고 내 실제 몸무게는 74㎏"이라며 "소주 2병을 마시지도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1차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면 처벌기준인 0.03%를 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당일 오후 1시 10분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봐 혈중 알코올농도가 0.0515%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없이 위드마크 공식을 사용해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을 기초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하는 경우로, 알코올의 분해소멸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의 감소기에 운전이 이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음주 시작 시점부터 곧바로 생리작용에 의해 분해소멸이 시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1차 유죄판단 전제 2차 음주운전 유죄 선고는 잘못 이어 "이와 달리 음주 개시 후 특정 시점부터 알코올의 분해소멸이 시작된다고 인정하려면 △알코올의 분해소멸이 시작되는 시점이 다르다는 과학적 증명이나 객관적인 반대 증거가 있거나 △음주 시작 시점부터 알코올의 분해소멸이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작용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사람이 오후 12시경부터 술자리를 시작했다고 진술했는데, 이 때를 음주 시작 시점으로 보면 A씨가 운전을 시작한 시각을 같은 날 오후 2시 반경으로 볼 경우 시작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28%에 해당해 1차 운전 당시 0.03% 이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2차 음주운전 부분에 대해서 원심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이 정한 '제44조 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44조 1항을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는데 1차 음주운전이 유죄임을 전제로 2차 음주운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할 수 없다"며 "게다가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위헌 결정됐으므로 원심은 공소장 변경절차 등의 필요 유무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
위드마크
혈중알코올농도
박수연 기자
2022-06-06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결] '윤창호법 위헌 결정'에 음주전과자 다시 재판… 대법원, 첫 파기환송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하거나 음주측정을 거부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이른바 윤창호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후 대법원이 처음으로 관련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직권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7335).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A씨는 지난해 1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도로를 횡단하던 보행자 2명을 차로 쳐 1명을 사망케 한 혐의(위험운전치상 및 위험운전치사)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씨가 2007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것을 고려해 도로교통법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헌재가 지난달 26일 현행 도로교통법의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 가중처벌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판결의 근거가 된 법 조항이 효력을 잃게 됐다(2021헌가32). 대법원은 "헌재 위헌 결정으로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이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 경우 해당 법조를 적용해 기소한 사건은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해 해당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는 유지될 수 없다"며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부분은 파기돼야 하는데, 원심은 이 부분과 나머지 유죄부분이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원심 판결을 전부 파기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헌재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를 반복한 사람을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조항에 대해 지난해 11월에 이어 재차 위헌 결정했다. 과거의 위반 전력 등과 관련해 아무런 제한도 두지 않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 거부 재범 행위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A씨는 파기환송심에서 윤창호법이 아닌 단순 음주측정거부행위에 대한 도로교통법 위반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윤창호법
음주측정
도로교통법제148조의2
박수연 기자
2022-06-02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 "'지인 불법 약물투여·사체유기' 의사, 면허 재교부"
지인에게 불법 약물을 투여한 후 지인이 사망하자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의사 면허가 취소된 의료인에게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면 면허를 재교부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허취소 의료인 면허재교부 거부처분 취소소송(2021구합5851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1993년 3월 의사면허를 얻고 2001년 3월 산부인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해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원장으로 근무했다. 2012년 7월 A씨는 퇴근 후 동료 의사들과 술을 마신 뒤 오후 11시쯤 "잠을 편하게 푹 잘 수 있게 해달라"는 지인 B씨의 말을 듣고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과 수술용 전신마취제 등 13개 약물을 섞어 주사했다. 다음 날 새벽 2시경 B씨는 다수 약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중독의 기전으로 인한 호흡정지 등으로 사망했다. B씨의 사망이 발각될 경우 자신과 병원에 큰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한 A씨는 시신을 차량에 옮겨 싣고 한 공원 주차장에 시신을 유기했다. A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사체유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3년 2월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고 이후 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복역 후 이듬해 2월 출소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보건복지부에 의료법 제8조 4호에 따라 마약류관리법 위반을 이유로 A씨에 대한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후 2014년 3월 A씨에 대한 사전통지 및 청문 절차를 진행했고, 2014년 8월 1일부터 A씨의 의사면허를 취소했다. A씨는 2017년 8월 보건복지부에 의사면허 재교부를 신청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2월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개최해 A씨를 포함한 의사 16명 등에 대한 면허 재교부 여부를 심의·의결했는데, A씨에 대해선 참석위원 6명 중 5명이 불승인 의견을 내 A씨의 면허 재교부 신청을 불승인하는 거부처분을 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에 대해 깊이 반성하면서 의사면허가 다시 교부되면 의료인으로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며 "출소 이후 수년간 매주 비영리민간단체에서 무료급식 자원봉사활동을 해오는 등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 대한 처분으로 A씨가 입는 경제적·정신적 불이익이 이를 통해 보건복지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작다고 보이지 않고, 비록 중대한 과오를 범했지만 개전의 정이 뚜렷한 의료인에게 한 번 더 재기(再起)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의료법의 취지와 공익에 부합한다고 보인다"며 "보건복지부의 처분은 법익 균형성을 상실해 비례의 원칙에 위배돼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의사면서
재교부
면허취소
한수현 기자
2022-05-30
형사일반
[판결] '부동산 갈등' 80대 노인 살해한 50대… 징역 18년 확정
부동산 문제로 갈등을 빚던 80대 노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살인과 사체은닉,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8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3010). A씨는 지난해 3월 전남 나주 자택에서 자신을 찾아온 B(당시 80세)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주먹과 유리병, 가전제품 등으로 B씨를 수차례 내리쳐 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사망하자, 면허가 없음에도 화물차로 시신을 옮겨 창고에 은닉한 뒤 흉기 등을 소각해 증거를 인멸했다. A씨는 B씨의 퇴비 창고를 지어주는 대가로 토지를 이전받았으나, B씨가 여러 차례 토지 반환을 요구하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리를 피했는데도 무단 침입한 B씨의 폭행으로 머리를 다쳤고, 부당한 침해 행위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며 정당방위 등을 주장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며 심신미약도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와 배심원 9명은 모두 A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9명의 배심원 중 2명은 무기징역, 2명은 징역 20년, 1명은 징역 18년, 1명 징역 15년, 3명은 징역 10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 1심은 "피해자가 저녁 시간에 집에 무단으로 침입, 장애가 있는 자신을 폭행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성행과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요소와 배심원의 양형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3년과 함께 보호관찰 기간 동안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술을 마시지 말 것과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할 것 등을 명령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시신유기
증거인멸
박수연 기자
20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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