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8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일본
검색한 결과
345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형사일반
[판결] 운동화에 금괴 136㎏ 숨겨 일본에 밀반출… 50대 부부, 징역형
홍콩 등지에서 들여온 금괴를 운반책들로 하여금 운동화에 숨겨 일본에 밀반출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부부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단4677). 함께 기소된 A씨의 배우자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공범 C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아울러 A씨 등에게 추징금 68억5000여만원을 명령했다. 공범 C씨에게는 이 중 14억9700여만원을 부담하도록 했다. A씨 등은 2017년 3월 성명불상의 총책으로부터 금괴 밀반출 의뢰를 받고 같은 해 5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홍콩 등지에서 들여온 금괴를 일본으로 밀반출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A씨 등에게 금괴 밀반출을 의뢰한 총책은 홍콩에서 매입한 금괴를 휴대해 곧바로 일본으로 반출하는 경우와 달리,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탑승자들에 대한 일본 세관의 휴대품 검사는 상대적으로 완화돼 있는 점을 악용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뢰를 수락한 A씨 등은 별도 운반책들을 모집한 뒤 금괴의 운반 방법과 일본 세관에 적발 시 대응요령 등을 교육시켜 인천국제공항 환승구역에서 일본으로 금괴를 반출하거나 인솔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운반책들에 대한 이러한 교육과 인솔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환승구역에서 금괴를 나눈 뒤 이를 운동화 밑창에 숨겨 일본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수법으로 총 67차례에 걸쳐 물품원가 62억여원 상당의 금괴 총 136kg을 밀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김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국가의 관세업무에 혼란을 야기하고 신뢰에도 영향을 미치는 범죄"라며 "피고인들의 범행 기간과 횟수가 적지 않고, 밀반송한 금괴의 수량도 매우 많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은 동종 전과가 없고, 이와 같은 범행으로 국가의 세금 징수 등에 직접적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피고인들에 대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관세법
홍콩
금괴
밀반출
이용경 기자
2021-08-04
형사일반
[판결] '200억대 세금 부당 환급' 허수영 前 롯데케미칼 사장, 무죄 확정
분식회계로 만든 허위자료를 근거로 세금 200여억원을 부당하게 환급 받은 혐의로 기소된 허수영 전 롯데케미칼 사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다만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세무공무원에게 전달해달라며 세무사에게 현금을 교부하고, 협력업체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수수한 혐의는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허 전 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4300여만원을,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과 김모 전 롯데물산 재무담당 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7032). 허 전 사장 등은 롯데케미칼에 합병된 고려종합화학의 재무제표상 유형자산감액손실 관련 유보금액이 분식회계에 기한 가공의 고정자산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부과처분취소소송과 국세심판청구 등의 사건에 허위로 장부를 작성·제출해 법인세 200여억원을 환급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허 전 사장은 또 김 전 이사와 허위 데이터를 제출하고 세액을 납부함으로써 약 13억원 개별소비세 등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허 전 사장은 일본 롯데물산을 통해 원자재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약 59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받았다. 이외에도 허 사장은 세무당국의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세무공무원에게 전달해달라며 담당 세무사에게 2500만원을 건넨 혐의(제3자뇌물교부)와 하청업체에 해외여행경비 43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배임수재)도 받았다. 1심은 허위 회계자료를 만들어 법인세 200여억원을 돌려받았다는 혐의에 "범죄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허 전 사장에 대해 제3자뇌물교부와 배임수재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4330여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1심과 같이 조세포탈 혐의는 무죄로, 허 전 사장의 제3자뇌물교부 및 배임수재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검사와 허 사장 양측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분식회계
허위자료
부당환급
세무
배임수재
뇌물
박수연 기자
2021-07-29
형사일반
[판결] '드루킹 댓글 조작' 김경수, 징역 2년 확정… 지사직 상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지난해 11월 항소심 선고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서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고 수감될 처지에 놓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김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6062). 대법원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김 지사 측 주장과 '김 지사 측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이 지방선거 댓글 작업 약속에 대한 대가'라는 특검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 등 사이에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순위조작 범행에 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가 존재하고, 김 지사에게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므로 피고인이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위 범행에 가담했다는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판단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인정하면서도 '김 지사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특정 선거와 특정 후보자의 존재 및 관련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심과 의견을 달리 했다. 재판부는 "장래 선거에서의 선거운동과 관련해 이익의 제공 등을 할 당시 선거운동의 대상인 후보자가 특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장차 특정될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과 관련해 이익의 제공 등을 한 경우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익의 제공 등을 할 당시 반드시 특정 후보자가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지사의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가 이 사건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 없다"며 "그러므로 원심이 '선거운동과 관련하여'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더라도, 김 지사의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가 이 사건 지방선거의 선거운동과 관련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형이 확정되면서 김 지사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도지사직을 상실하고 조만간 수감될 예정이다. 대법원이 대검찰청으로 판결문을 넘기면, 대검이 주소지를 확인하고 관할 검찰청에 형 집행 촉탁을 한다. 통상 2~3일의 신변정리 기간을 거친 후 수감된다. 수감될 교도소는 관할 검찰청이 결정할 문제인데, 김 지사는 주거지 관할 교도소로 알려진 창원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이 높다. 김 지사는 징역 2년의 집행을 종료하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야 피선거권이 회복된다. 총 7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셈이다. 이로써 김 지사의 정치생명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김 지사는 재판 과정에서 댓글조작이 드루킹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판결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여러 거짓을 넘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 주시리라 믿었던 대법원에도 큰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며 "유죄의 인정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엄격한 증명에 기초해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대원칙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만큼 오늘 판결이 형사사법의 대원칙을 굳건하게 지키고 선언하여야 할 대법원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허익범 특별검사 측은 "이 사건은 어느 특정인에 대한 처벌의 의미보다는 정치인이 사조직을 이용하여 인터넷 여론조작방식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한 행위에 대한 단죄이며 앞으로 선거를 치르는 분들이 공정한 선거를 치르라는 경종"이라며 "다만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한 사실까지 다 인정하면서 그 의미를 축소해 대선의 대가로만 평가한 것은 아쉽지만 처벌조항에 대한 해석에 대해 원심을 수정해주어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한 것은 특기할만하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김경수
드루킹
박수연 기자
2021-07-21
형사일반
[판결] '故 김홍영 검사 폭행 혐의' 前 부장검사, 징역 1년
고(故) 김홍영 서울남부지검 검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현(53·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6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2020고단7281). 김 판사는 다만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적법절차를 준수하고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된다"며 "검사 윤리강령도 검사에게 국가질서를 확립하고 인권과 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부여하고 있으며, 하급자 업무에 관해 질책하지 않도록 해 검사에게 형사사법절차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피고인이 그 지위를 이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매우 중대하다"며 "피고인이 2년차 검사였던 피해자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수시로 질책하는 한편, 회식에 불러내 반복적으로 다른 검사들이 보고있는 가운데 폭행을 가한 것은 단순히 신체적 위력을 가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 충격을 줬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사회에서 폭언과 폭력이 지도와 감독의 수단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며 "피고인은 동료 검사들의 진술에 대해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믿을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고, 피해자에게 미안함을 표현한 적도 없이 오히려 공소사실에 대해 불리한 점을 삭제해 달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가족에게도 진심 어린 사과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가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상당한 기간 피해자에게 모욕적 언사와 폭행을 가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 "그러한 폭행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 중 하나가 되는 등 결과가 중하고 유족이 엄벌을 요청하고 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당시 최후진술에서 "함께 근무했던 검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조용히 자숙하고 반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인도 "재판에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하는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 근무하던 2016년 3~5월 4차례에 걸쳐 김 검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검사는 같은 해 5월 업무로 인한 부담감과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법무부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으나 이후 대한변호사협회가 김 전 부장검사를 강요와 폭행, 모욕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폭행 혐의를 적용해 김 전 부장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검사의 유족들은 이날 선고 직후 "가해 부장검사가 형사처벌에 이르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근절되지 않고 피해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검찰과 정부는 가해 부장검사의 처벌 과정과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재차 요청한다"고 했다.
폭행
김홍영
김대현
검사
이용경 기자
2021-07-06
형사일반
[판결] '美대사관저 기습 월담 시위' 대진연 회원들, 항소심서도 징역형
주한 미국대사관저에 기습 침입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에게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부(송혜영·조중래·김재영 부장판사)는 24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진연 회원 김모씨 등 4명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200시간 씩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2020노1403). 김씨 등은 2019년 10월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 미국대사관저 담을 넘어 기습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미군 지원금 5배 증액을 요구한 해리스(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 땅을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 한국지사 사무실을 찾아가 퇴거요청에 불응한 채 일본 전범기업들의 과거사 배상을 요구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업무방해의 고의가 없었고,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와 저항권 행사라고 하더라도 그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춰 실정법상 금지 규정에 저촉된다면 죄책을 피할 수 없다"며 "인쇄물과 현수막을 준비해 범행에 사용하고, 범행 시각이 피해자의 업무시간이었던 점 등에 비춰 보면 고의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업무방해
미국대사관
시위
대진연
이용경 기자
2021-06-24
민사일반
[판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패소한 일본에 배상금 강제집행은 적법"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일본으로부터 배상금을 강제집행 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재산명시 신청사건(2021카명391)에서 최근 "채무자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재산명시기일에 제출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은 지난 9일 이 재산명시 결정 등본을 일본에 발송했다. 재산명시 신청이란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빚을 갚지 않는 채무자의 재산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신청하는 제도로서, 민사집행법 제61조 등에서는 법원이 재산명시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채무자에게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남 판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함을, 제66조 4항에서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정부에 속함을, 제101조 1항에서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함을 각 정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삼권분립이 헌법에 규정돼 있는 취지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본연의 권한을 각자 행사하되 그 본연의 권한으로 서로를 견제하고자 함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확정판결에 따라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의 실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일관계의 악화, 경제보복 등의 국가간 긴장 발생 문제는 외교권을 관할하는 행정부의 고유 영역이고 사법부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강제집행 신청의 적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 사항에서 제외하고 법리적 판단만을 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또 "채권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조약에 해당하는 한·일 청구권 협정의 대상에 포함됐거나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소구할 수 없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집행의 신청이 있었는지에 대한 쟁점과 관련해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 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소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고, 채권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을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과 달리 볼 수 없으므로 채권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구할 수 없거나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없는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채권자들의 강제집행 신청이 비엔나 협약 제27조 전단에 반하는 것으로도 볼 수 없고, 2015년 위안부 합의는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정부간 합의에 불과해 조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비엔나 협약의 위반 여부와는 더욱 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판사는 "채무자의 행위에 대해 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사건의 본안 확정판결은 일본에 의해 한반도에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가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국가의 주권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국가면제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나, 소송비용 추심 결정은 UN국가면제 협약 제19조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비엔나 협약에 반하며, 강제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행위에 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해 국가면제의 적용 여부에 관해 서로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가에 의해 자행된 살인, 강간, 고문 등과 같은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에 대해 국가면제를 인정하게 되면 국제사회의 공동의 이익이 위협받게 되고, 오히려 국가간 우호관계를 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점, 어떤 국가가 강행규범을 위반하는 경우 그 국가는 국제공동체 스스로가 정해놓은 경계를 벗어난 것이므로 그 국가에 주어진 특권은 몰수됨이 마땅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채무자의 행위는 국가면제의 예외에 해당해 이 사건 강제집행 신청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본안소송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당시 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1월 8일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게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일본제국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는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할지라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일본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며 "일본은 원고들에게 각 1억원씩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줄곧 "국제법 위반"을 주장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일본은 항소하지 않았고,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난 4월 일본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강제추심으로 받아내기 위해 법원에 일본의 한국 내 재산을 공개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법절차 일체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만큼 재산명시 결정서를 송달 받더라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3월 같은 법원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 부장판사)는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05092)에서 지난 1월 승소한 것과 관련해 "비엔나 협약 제27조 등 국제법 위반을 이유로 일본으로부터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강제집행
손해배상
배상금
위안부피해자
위안부
일본
이용경 기자
2021-06-15
민사일반
[판결] 강제징용 피해자들, 日 전범기업 16곳 상대 소송 냈지만 '각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으나 각하됐다. 이번 소송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 부장판사)는 7일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과 닛산화학,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13718)에서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인 임철호(사진 왼쪽)씨와 장덕환 대일민간청구권소송단 대표(사진 오른쪽)가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항소 의사를 밝히고 있다. 재판부는 "한·일 청구권 협정과 그에 관한 양해문서 등의 문언, 청구권 협정의 체결 경위나 체결 당시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 청구권 협정의 체결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의 적용대상에 해당한다"며 "이렇듯 청구권 협정 제2조는 대한민국 국민과 일본 국민의 상대방 국가 및 그 국민에 대한 청구권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청구권 협정을 국민 개인의 청구권과는 관계없이 양 체약국이 서로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만을 포기하는 내용의 조약이라고 해석하기 어렵고, 이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완전하고도 최종적인 해결'이나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라는 문언의 의미는 개인청구권의 완전한 소멸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이나 일본 국민을 상대로 소로써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엔나협약 제27조에 따르면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국내법적 사정만으로 식민지배의 적법 또는 불법에 관해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일괄해 이 사건 피해자들의 청구권 등에 관해 보상 또는 배상하기로 합의에 이른 '조약'에 해당하는 청구권 협정의 '불이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국제법적으로는 청구권 협정에 구속된다"면서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 그동안 체결된 청구권 협정 등 각종 조약과 합의, 청구권 협정의 일괄처리 협정으로서의 성격, 각국 당국이 이 사건과 관련해 한 언동 등은 적어도 국제법상의 '묵인'에 해당해 그에 배치되는 발언이나 행위는 국제법상 '금반언(estoppel)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아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하는 것은 비엔나협약 제27조와 금반언의 원칙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엔나협약 제27조에 따라 국내적 사정 및 국내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조약의 효력은 유지되고, 그와 같은 경우의 강제집행은 확정판결이 실체적 진실과 어긋나며, 금반언의 원칙 등 신의칙을 위반함으로써 판결의 집행 자체가 권리남용에 해당돼 청구이의의 소 및 그 잠정처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본안판결이 선고돼 확정되고 강제집행까지 마쳐질 경우 국제적으로 초래될 수 있는 역효과 등까지 고려할 때, 강제집행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라는 헌법상의 대원칙을 침해하는 것으로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되지 않고 결국 이 사건 피해자들의 청구권은 소구할 수 없는 권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헌법상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및 공공복리를 위해 국내법적으로는 법률의 지위에 있는 조약에 해당하는 청구권 협정에 의해 그 소권이 제한되는 결과가 된다"며 "결론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 또는 일본 국민에 대해 갖는 개인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에 의해 바로 소멸되거나 포기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소송으로 이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판시했다. 당초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오는 10일 열 예정이었으나 돌연 기일을 앞당기며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법원은 헌법기관으로서 헌법과 국가 그리고 주권자인 국민을 수호하기 위해 이같이 판결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선고기일 변경은 당사자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더라도 위법하지 않다. 법정의 평온과 안정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선고기일을 변경했고, 소송대리인들에게 전자송달 및 전화연락 등으로 이를 고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소송 중 소가가 86억원에 달해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총 17곳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일본 스가와라건설 1곳에 대해서는 소송을 취하했다. 앞서 일본 기업들은 2015년 소송이 제기된 뒤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해 오다가 올해 3월 법원이 공시송달을 하고 선고기일을 잡겠다고 통보하자 뒤늦게 변호사들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소송 대응에 나섰다. 일본 기업 측은 지난달 28일 열린 1차 변론기일에서 "첫 변론기일에 변론을 종결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주장은 입증도 안 됐고, 사실관계도 부실하다"고 추가변론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 대법원 판단을 받았던 사건"이라며 "다음 기일에 곧바로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3다61381)에서 일본제철의 상고를 기각하고 "일본제철은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 대리인인 강길(56·사법연수원 36기) 법률사무소 한세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 재판부를 볼 때 선고를 미루는 경우는 있어도 당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현 재판부 판결은 기존 대법원 판결과 정반대로 대비되고, 기존 대법원은 소송물로서 심판 대상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현 재판부는 매우 부당하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에는 이 사건 외에도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19건이 진행중이다.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
닛산화학
강제징용피해자
일본제철
이용경 기자
2021-06-07
민사일반
[판결]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재심 무죄 확정일 기준
군사정부 시절 공안조작 사건 가운데 하나인 1987년 재일동포 간첩 사건에 연루된 남편 때문에 수사기관에 불법구금돼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불법행위인 구금이 해소된 때로 보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 소멸시효 기산점을 남편이 재심 판결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때로 봐야 한다며 국가의 배상책임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장의균씨 부부와 한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06564)에서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장씨는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인 북한 출신 조선인들과 접촉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1987년 7월 구속기소돼 1988년 8월 징역 8년과 자격정지 8년형이 확정됐다. 1995년 8월까지 복역하고 만기출소했다. 당시 장씨는 국가안전기획부 등에 영장 없이 불법 연행돼 감금된 상태에서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의 부인 윤모씨와 민주동우회 간사였던 한씨 역시 영장 없이 임의동행 형식으로 강제연행돼 구금 상태에서 조사 받았다. 윤씨는 입건되지 않았고, 한씨는 불고지죄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씨의 재판에서 윤씨와 한씨의 진술조서, 피의자신문조서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됐다. 장씨는 이후 재심을 청구해 2017년 12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2018년 5월 장씨는 윤씨, 한씨와 함께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윤씨는 장씨의 배우자로서 받은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해서도 함께 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국가는 장씨에게 8억원을, 윤씨에게 2억원을, 한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윤씨와 한씨는 불법구금 상태가 해소된 1987년 7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할 수 있었다"며 "윤씨와 한씨의 피해는 수사과정에서의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으로 인한 것으로서 이들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와 장씨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는 별개인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청구권은 이로부터 3년이 지나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윤씨와 한씨가 국가의 불법구금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자로서 배상을 청구한 부분은 기각했다. 다만 윤씨에 대해서는 윤씨가 장씨의 배우자로서 위자료를 청구한 부분만 인용해 "국가는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장씨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당시 장씨 등에 대한 불법적인 수사 목적의 동일성, 이들 사이의 인적 연관성 및 이들의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장씨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이 취소된 이후에야 이들이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형사 재심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3년 이내에 소를 제기한 이상 윤씨와 한씨의 청구에 관해 단기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윤씨와 한씨에 대해 유죄 확정 판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재심을 통해 장씨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을 취소하는 법원의 공권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윤씨와 한씨가 수사 당시의 불법구금이나 가혹행위를 주장하면서 독자적으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씨에 대한 불법행위와 마찬가지로 윤씨와 한씨에 대한 단기소멸시효도 장씨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기산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윤씨와 한씨의 원심 패소 부분을 파기했다.
재일동포간첩사건
가혹행위
국가배상
간첩
박미영 기자
2021-05-18
민사일반
[판결] 위안부 피해자들, 日 상대 2차 소송서 패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을 상대로 낸 2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 국가면제 법리를 배척하고 일본의 배상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던 법원이 이번 소송에서는 달리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재판장 민성철 부장판사)는 21일 이용수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80239)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심리를 하지 않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대한민국은 외국을 상대로 한 민사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관해 법률을 제정한 적이 없고,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 상호간의 민사재판권 인정 여부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적도 없다"며 "일본에 대한 국가면제 인정 여부는 오로지 '국제관습법'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면제란 한 주권국가가 다른 나라의 재판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원칙이다. 또 "설령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권리구제의 필요성 등 국가면제의 예외를 인정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국제관습법에서 인정되지 않은 새로운 예외의 창설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국가면제의 예외를 인정하려면 국익을 고려한 행정부와 입법부의 정책 결정이 선행돼야 하고, 이러한 의사결정 없이 법원이 추상적인 기준만 제시해 예외를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국가면제를 이유로 각하된 유럽 여러 국가들의 사례가 언급된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과 대법원 판례 등을 제시하며 "국가면제를 부정하면 선고와 그 이후 강제집행 과정에서 외교적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 위안부 합의가 현재에도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고, 그 합의에서 정한 급부가 화해치유재단에 의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상당 부분 현실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그 합의의 상대방인 일본에 대해 국가면제에 관한 국제관습법이 대한민국 국내법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을 들어 국가면제를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유효한 국가면제에 관한 국제관습법과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일본을 상대로 그 주권적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이러한 결과가 대한민국 헌법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번 판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지난 1월 8일 일본을 상대로 낸 1차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론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당시 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1월 8일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게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일본제국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는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할지라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일본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며 "일본은 원고들에게 각 1억원씩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에 "국제법 위반"을 주장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일본은 항소하지 않았고,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배상책임
위안부
국가면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일본
이용경 기자
2021-04-21
형사일반
[판결] '부하직원 갑질 폭행' 양진호씨, 징역 5년 확정
부하직원을 갑질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5일 강요와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 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7774). 양 회장은 직원들에게 일본도로 살아있는 닭을 잔인하게 내리치게 하고 화살로 닭을 쏘아 맞히는 등 동물을 학대한 혐의, 자신의 처와 불륜관계임을 의심하며 모 대학교수를 감금·폭행한 혐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몰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내 메신저에 설치해 직원들을 사찰한 혐의 등을 받았다. 회사 부하 직원들에게 생마늘, 핫소스, 뜨거운 보이차 등을 강제로 먹이게 하거나 마약인 대마를 사서 흡입한 혐의 등도 받는다. 1심은 양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양 회장이 호텔 객실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부서진 소파 다리로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혐의는 합리적 의심없이 받아들이기 다소 어렵다"며 "그렇다면 남는 부분은 강간 혐의인데 당시 피해자가 양 회장을 고소하지 않았으므로 '친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해야 한다며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강요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양진호
갑질
박미영 기자
2021-04-15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