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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몇 차례 조사 진행해 과세처분하고 같은 기간 중복세무조사로 세금 부과했다면
조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처분을 하고, 추후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기간 같은 대상에 대해 재차 중복세무조사를 통해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을 했다면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이승한·심준보 부장판사)는 7일 변호사인 A 씨가 반포세무서장과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021누378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공군 비행장 인근 주민들을 원고로 모집해 국가를 상대로 소음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소송과 한국전력공사의 고압선 경유지 소유자들을 원고로 모집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선하지(토지위에 고압선이 가설되어 있는 토지) 무단 점유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한 집단소송을 수행했다. A 씨는 이들 소송 원고들에게 소송 결과에 따라 승소판결금을 자신의 계좌로 수령한 후,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승소한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소음소송 57건과 선하지소송 41건에 대한 승소판결금을 지급받았다. A 씨는 이 승소판결금 중 11%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에 해당하는 성공보수금(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은 것을 전제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및 2011년 제1기 및 제2기 귀속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은 2017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소음소송과 관련해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사범에 대한 고발을 의뢰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1월 A 씨에 대해 2개월 가량의 기간을 두고 2011 사업연도에 대한 개인통합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은 2018년 2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집단소송 관련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다며 추가 고발을 의뢰했다. 그러자 서울지방국세청은 당초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조사 결과 △A 씨가 소음소송의 성공보수를 승소판결금의 16.5%로, 선하지소송의 성공보수를 임차료의 33%와 지연손해금으로 약정했음에도 허위로 작성된 약정서 및 입금증 등을 근거로 집단소송에 대한 현금 매출의 신고를 누락하고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등을 통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50억여 원 및 부가가치세 13억여 원을 포탈했다는 혐의로 서울고검에 A 씨를 고발하고 해당 과세자료를 반포세무서와 세초세무서에 통보했다. 두 세무서는 과세자료를 통보받고 집단소송 관련 A 씨의 2011년 귀속 매출신고 누락액을 합계 126억여 원으로 산정해 총 136억여 원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처분했고,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2년 7월에 A 씨에 대한 개인제세 통합조사(1차 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서초세무서는 선하지소송 성공보수금과 관련해 탈세 제보를 받고 2014년 9월 원고의 부가가치세에 대한 적정신고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확인 조사(2차 조사)를 비롯해 이미 3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조사에 대해서는 매출신고 일부를 누락했다며 2009년~2011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에 대한 과세처분이 이뤄졌고, 2014년 9월 조사에 대해서는 A 씨가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세 번째 조사가 시작됐을 때 A 씨가 서울지방국세청에 “1·2차 조사와 동일한 세목 및 과세기간에대한 것이어서 중복조사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권리보호요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조사가 중단됐다.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조사가 진행되자 A 씨는 재차 같은 취지로 중단해달라며 권리보호요청을 했으나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기각 의결됐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한정적으로 열거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러한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때에는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A 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중복조사가 허용되는 다른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아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조사 결과, A 씨의 수입금액 신고 누락 금액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작성한 검토서에는 '조사청은 1차 및 2차 세무조사를 통해 A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음이 명백하다'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은 늦어도 제3차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엔 이미 상당한 양의 검찰 수사기록을 확보해 검토했음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기록에 A 씨 직원들의 참고인 진술조서 등 A 씨가 약정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이를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새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해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최초 세무조사를 부실하게 시행했더라도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한 사실에 관한 일부 자료만이라도 추후 보완된다면 재조사를 몇 번이고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며 "이는 과세관청의 부실한 세무조사를 조장할 우려가 있고 재조사를 금지하는 입법 취지에도 반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중복
세무조사
조세
한수현 기자
2023-03-23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소유권 제한 사유' 없는 건물 인도하기로 특약 맺고 불이행한 매도인
매매계약 시 저당권, 지상권, 임차권 등 소유권 제한 사유가 없는 완전한 건물을 인도받기로 특약을 맺고도 매수인이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중도해지를 위해 추가 합의금까지 지급하게 된 경우에는 기존 매도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2월 22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단5210355)에서 "B 씨는 84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1년 9월 B 씨에게 서울의 한 토지와 2층 건물을 54억여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잔금 날까지 저당권이나 임차권 등의 제한물권이 없는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 받기로 특약을 맺었다. 하지만 건물 중 1층 상가에는 3개월 전부터 임차인들이 세 들어 있었다. A 씨는 잔금 중 3000만 원을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위해 공제하고 매매대금을 지급한 뒤 토지와 건물을 인도받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임대차 관계는 해소되지 않았다. A 씨는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임차인들과 협의를 진행했고, 임대차계약 해지를 조건으로 이들에게 보증금 3000만 원과 합의금 1억2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에 A 씨는 "B 씨가 특약상 잔금 날까지 상가 임차권을 해소해 부동산 전부를 인도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직접 합의금을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임대차계약 승계 시 매매대금에서 임대차보증금을 공제하고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 내용이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되는 것이 통례"라며 "계약서에는 대금에서 임대차보증금이 공제된다는 취지의 기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B 씨가 입증할 항변 사항인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인중개사는 B 씨가 임차인들을 내보내겠다고 약속해 매매계약서 중 융자금과 임대보증금 승계란에 아무 기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확인서를 냈고 임차인들도 매매계약 체결 후 B 씨와 그 가족이 여러 번 나가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확인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 "B 씨는 A 씨가 대금 중 임대차보증금을 공제해 지급했고, A 씨와 임차인들 간 합의서에 A 씨를 '임대인'이라 표시한 것을 두고 A 씨와 B 씨 간 승계에 관한 합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은 임차건물이 매매된 경우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매매계약에 따라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게 된 A 씨가 보증금을 잔금에서 공제하고 지급하거나 임차인들과 작성한 합의서에 '임대인'이라 표시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서 이를 이유로 A 씨와 B 씨 간 임대차승계에 관한 사전 합의가 있었다거나 A 씨가 손해배상채권을 포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 씨는 상가 임대차계약을 해소해 건물 전체를 A 씨에게 인도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매도인의 의무를 불이행한 B 씨는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A 씨가 임차인들에게 지급한 합의금이 임대차보증금에 비해 다소 많은 금액인 점 △3개월 전부터 임차인들이 1층 상가를 임차한 상황에서 B 씨가 이들과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인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A 씨도 예상했을 것이라는 점 △합의금은 B 씨와 협의된 금액이 아닌 점 등을 참작해 B 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A 씨가 임차인들에 지급한 합의금의 70%인 84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임대차계약
상가
임대차승계
이용경 기자
2023-03-2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국가·지자체가 점유권원 적극적으로 증명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자주점유 추정 번복 안돼
[대법원 판결] 부동산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 민법상 점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 이 때 국가 등 점유자가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 등 점유권원을 적극적으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점유의 경위와 용도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해 무단점유로 볼 수 없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1다263496(2023년 2월 2일 판결) [판결 결과] 서울시가 A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의 소 등(2021다26349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의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망인 소유 토지에 대한 원고의 점유에 관하여 자주점유 추정이 유지되는지(점유취득시효에 있어 국가 등의 자주점유 추정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 [사실관계와 1,2심] 망인 B 씨의 소유인 한 토지는 1942년 11월 경부터 초등학교 부지 중 일부로 사용돼 왔다. 1950년경부터 진행된 농지분배절차에서 해당 토지는 초등학교에 분배됐다. 서울시는 1964년경 B 씨를 비롯해 해당 초등학교 부지의 등기부상 소유자들을 상대로 "서울시가 초등학교 부지를 1942년 12월 31일 각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며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1심에서 B 씨에 대해 공시송달로 절차가 진행되어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됐다. 서울시는 1심판결에 의해 해당 토지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약 55년이 지난 후 B 씨의 상속인들인 A 씨 등이 추완항소를 제기해 원심이 진행됐다. A 씨 등은 원심에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서울시는 원심에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다. 1심은 원고승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부동산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며 이러한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국가 등이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국가 등이 점유를 개시한 후에 지적공부에 그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노력하였는지 여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등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하여 무단점유로 인정할 것이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 "점유취득시효에 있어 국가 등의 자주점유 추정 여부 판단 기준에 관한 기존 판례 법리를 구체적인 사안에 적용해 취득시효 주장자인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점유권원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서울시의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 외 이 사건에서 나타난 정황에 의하더라도 서울시의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판결이다."
부동산
점유
공공용재산
박수연 기자
2023-02-16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돼 매각대금이 납부됐다면
[대법원 판결] 물상보증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돼 매각대금이 납부된 상황이라면 채권자에게 담보보존의무가 인정되기 때문에 채권자가 보유하던 주채무자에 대한 근저당권을 포기한 행위는 변제자대위를 앞 둔 물상보증인에 대해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 2017다261882(2022년 12월 29일 선고) [판결 결과] A 씨가 B,C 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근저당권자에게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담보권 또는 담보물 보존의무 인정여부(불법행위 성립 여부) △담보권 또는 담보물 보존의무 및 불법행위 성립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 [사실관계와 1,2심] A 씨와 B 씨는 한 부동산에 대해 절반씩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부동산에 2010년 11월 경 B 씨(채무자)의 C 씨(채권자)에 대한 대출금채무에 대한 담보로 C 씨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후 2014년 12월 경 A 씨의 지분에 대해 임의경매가 진행됐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자 근저당권자인 C 씨는 2015년 12월 B 씨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을 말소해 줬다. C 씨는 2015년 12월 말경 A 씨의 지분에 관한 매각대금에서 배당신청한 채권액 8400만 원 전액을 배당받았다. 채무자가 아닌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한 경우, 물상보증인은 민법 제481조에 따라 채권자가 그 채권에 관해 갖고 있던 권리를 취득한다. 따라서 물상보증인인 A 씨의 지분이 경매로 낙찰돼 채권자에 대한 변제가 이뤄지는 경우, A 씨는 C 씨(채권자)가 갖고 있던 B 씨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을 취득할 수 있었는데 C 씨가 B 씨의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을 말소해 줘 근저당권을 취득하게 못하게 됐다. 이에 A 씨는 B 씨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고, 채권자 겸 근저당권자인 C 씨를 상대로 B 씨(채무자) 지분에 관한 근저당권 임의 말소행위가 물상보증인인 A 씨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참고 조항] 민법 제485조 '제481조의 규정에 의해 대위할 자가 있는 경우에 채권자의 고의나 과실로 담보가 상실되거나 감소된 때에는 대위할 자는 그 상실 또는 감소로 인해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그 책임을 면한다.' [대법원 판단 요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채권자의 자유이고 제3자가 그 담보권에 관해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다는 점만으로 채권자에게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담보물 또는 담보권 보존의무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담보권을 임의 포기하는 행위가 대위변제할 이익 있는 제3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때 대위변제할 이익이 있는 자는 담보권을 임의 포기한 채권자에 대해 민법 제485조에 따라 자신의 책임의 면책을 주장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도 제3자에 대해 자신의 담보권을 성실하게 보존·행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는 경매절차에서 물상보증인 제공 부동산이 매각돼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해 A 씨(물상보증인)는 부동산 소유권을 상실했고 매각대금의 배당절차만이 남게 됐으며 C 씨(채권자)는 1순위 저당권자로서 신고한 채권 전액을 배당받을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C 씨에게 배당이 이뤄지면 민법 제481조, 제482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토지 중 채무자인 B 씨 지분에 관한 C 씨 명의의 근저당권에 대해 A 씨의 변제자대위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상황이었으므로 이는 채권자에게 담보권 보존의무가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 [대법원 관계자] "종래 대법원은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해 자신의 채권이나 담보권을 성실하게 행사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이나 담보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포기하였다고 하여 이를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판시했지만, 어떤 경우가 채권자가 제3자에 대해 담보권 보존의무를 부담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한 선례는 없었다. 이 판결은 어떤 경우가 제3자에 대해 담보권을 성실히 행사하고 보존할 채권자의 의무가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힌 첫 번째 사례다."
경매
근저당권
담보물보존의무
박수연 기자
2023-01-19
국가배상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봉은사, 국가 상대 '땅 소송' 승소 확정… "국가, 417억 배상해야"
과거 공무원들의 서류 조작 범죄로 서울 강남 일대 땅을 잃은 봉은사가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400억원대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9일 조계종 봉은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7410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소송은 봉은사가 농지개혁 과정에서 국가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서울 강남구 일대 토지 약 748평 때문에 시작됐다. 1950년대 농지개혁 당시 정부는 농지로 쓸 땅을 매입한 뒤 경작자에게 유상분배했고, 끝내 분배되지 않은 땅은 원래 소유자에게 돌려줬다. 이는 1968년 시행된 농지개혁사업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 두 사람이 서류를 조작해 봉은사에 돌려줘야 할 땅을 제3자의 소유인 것처럼 등기했다. 이 공무원들은 허위공문서 작성죄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땅은 봉은사로 돌아가지 않았다. 봉은사는 재산을 되찾기 위해 명의상 땅의 소유권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이미 소유권이 넘어간 지 오랜 시간이 흘러 취득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2015년 1월 최종 패소했다. 이에 봉은사는 2019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정부가 소속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인한 봉은사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1심은 정부의 책임을 70%로 인정하고 국가가 봉은사에 487억1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봉은사가 오랜 기간 소유권 환원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정부가 토지 처분으로 아무런 이득도 얻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정부의 책임은 60%로 제한했다. 지난 8월 2심이 정한 배상액은 417억5000여만 원이다.
농지개혁사업
국가배상
봉은사
박수연 기자
2022-12-30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판결] 항고소송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해 이송결정 후 원고가 항고소송으로 변경한 경우
[대법원 판결]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 수소법원이 항고소송에 대한 관할을 가지고 있지 않아 관할법원에 이송하는 결정을 해 이송결정이 확정된 후 원고가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을 했다면 항고소송에 대한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는 원칙적으로 '처음에 소를 제기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 대법원 특별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 2021두44425(2022년 11월 17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에서 예비적 청구를 각하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환송. [쟁점]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해 관할법원에 이송된 뒤 원고가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을 한 경우, 항고소송에 대한 제소기간 준수 여부의 판단 기준 시점 [참고 조항]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에 따르면 취소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제기해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처분 등이 있은 날부터 1년을 경과하면 제기하지 못한다(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 제외). [사실관계와 1,2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장이주대책용지의 공급대상자로 선정된 A 씨는 LH로부터 2019년 1월 16일자로 공장이주대책용지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행정처분을 통보받았다. A 씨는 다음달께 LH의 매매계약 해제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며 LH를 상대로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민사소송으로 제기했다. 그런데 이 사건 소가 LH의 매매계약 해제(공장이주대책대상자 선정결정 취소) 통지의 효력을 다투는 취지로서 행정소송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관할법원으로 이송하는 결정이 확정됐다. 이후 A 씨는 주위적으로 처분의 무효확인을, 예비적으로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을 했다. 1심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를 인용했지만, 2심은 예비적 청구를 각하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은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40조 제1항은 '이송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소송은 처음부터 이송받은 법원에 계속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행정소송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37조, 제42조, 제14조 제4항은 행정소송 사이의 소 변경이 있는 경우 처음 소를 제기한 때에 변경된 청구에 관한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 내용 및 취지 등에 비춰 보면,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해 관할법원에 이송된 뒤 원고가 항고소송으로 소 변경을 한 경우 항고소송에 대한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는 원칙적으로 처음에 소를 제기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대법원 관계자] "기존에 대법원은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행정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 수소법원이 그 행정소송에 대한 관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관할 법원에 이송해야 한다는 법리를 반복적으로 설시해왔고(95다28960 등), 이에 따라 사건이 행정법원으로 이송된 후 취소소송 등으로 소 변경이 이뤄지는 경우, 당초 민사소송의 소 제기시점을 기준으로 제소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긍정하는 취지로 판단해왔다(2011두20321 등).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송 및 소 변경 시 제소기간의 소급을 인정한 행정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의 규정 및 그 취지, 선례의 태도 등을 종합해 이러한 경우 항고소송에 대한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는 원칙적으로 처음에 소를 제기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 명시적으로 설시했다."
행정소송
소의변경
제소기간
박수연 기자
2022-12-11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공인중개사, ‘중개 의사’ 없이 계약서 작성만 했어도 알선·중개 행위
공인중개사가 실질적인 중개의뢰와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은 채 중개의사 없이 임대차 계약서만 작성해 줬더라도 공인중개사법상 알선 및 중개 행위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임차인이 이 임대차 계약과 관련해 손해를 입었다면 공인중개사도 일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염우영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6일 A 씨가 공인중개사 B 씨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095580)에서 "B 씨 등은 A 씨에게 1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5월 임대인 C 씨와 보증금 1억2500만 원에 2년간 빌라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A 씨는 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공인중개사가 작성한 임대차 계약서가 필요했는데, B 씨를 소개받아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부탁했다. B 씨는 전세계약서에 공인중개사로 서명·날인했다. 하지만 B 씨는 A 씨와 C 씨를 만나지는 않았고, 중개수수료도 지급받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해당 빌라에는 2017년 6월 모 회사 앞으로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A 씨는 2020년 3월 임대차 보증금 중 65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채 빌라에서 퇴거하게 되자, B 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B 씨 등은 "계약서 작성 행위만으로는 공인중개사법상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중개행위를 전제로 하는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염 부장판사는 "B 씨가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그 주관적 의사는 임대차 계약을 중개할 의사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임대차 계약서에 중개인으로 서명·날인해 계약서를 완성하는 행위는 거래당사자 간 임대차에 관한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가 잘 이뤄지도록 주선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거래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B 씨는 중개행위 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중개의뢰인에게 이를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 등본 또는 부동산종합증명서, 등기사항 증명서 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며 "하지만 B 씨는 A 씨에게 신탁원부를 제시하고 빌라에 관한 신탁관계 설정사실과 법률적 의미, 즉 신탁회사가 소유자이므로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할 경우 빌라에 관해 집행절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해야 함에도 신탁원부나 법률적 의미 등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 씨는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A 씨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해 부동산중개법 제30조 제1항에서 정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중개사협회는 공제계약에 따라 B 씨와 연대해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와 C 씨가 직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점, B 씨는 계약서만 작성하고 당사자들을 만나보지 못했고, 중개수수료도 받지 않은 점, 계약서에는 신탁관계가 기재돼 있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A 씨도 그 법률적 의미를 확인해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면 A 씨도 계약 당사자로서 등기부 등본을 확인하거나 계약서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B 씨 등의 책임을 손해액의 2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공인중개사
중개행위
중개수수료
이용경 기자
2022-12-08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판결] 인천공항공사, 스카이72 골프장 인도 소송 최종 '승소'
인천공항 5활주로 예정부지에 조성된 골프장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골프장 운영사 간 이어진 법정 다툼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일 인천공항공사가 스카이72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 등 소송(2022두43283, 2022두43290)에서 스카이72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공사 측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스카이72는 2002년 7월 인천공항공사와 체결한 '인천공항 제5활주로 예정지역 민간투자개발사업 실시협약' 등에 따라 2005년 인천공항 5활주로 건설 예정지인 인천 중구 소재 부지를 빌려 골프장과 클럽하우스를 조성해 운영해왔다. 당시 협약에 따르면 운영종료일은 5활주로를 건설하는 2020년 12월 31일이었으며, 공항시설의 불가피한 확장 계획, 정부 또는 공사의 불가피한 계획 변경에 의해 토지사용기간의 단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상호 협의해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5활주로의 착공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공사 측은 협약에 따른 계약기간이 종료됐다며 스카이72에 퇴거와 해당 토지의 인도를 요청했다. 반면 스카이72는 계약 만료가 '5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계약 기간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협약에 따라 5활주로 착공시기가 연기되는 등의 개발 여건이 변경된 경우 협약의 변경 여부에 관해 성실하게 협의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공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공사는 지난해 1월 운영사를 상대로 토지 반환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스카이72 측은 골프장 부지를 임차하는 동안 시설에 투자한 비용(유익비)를 돌려달라며 유익비 등 지급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1심은 "협약에서 정한 토지사용기간이 종료함에 따라 스카이72는 공사에게 토지와 골프장 시설물을 인도하고 시설물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가 있다"며 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2심도 비슷한 취지로 공사 측의 청구를 인용하고, 스카이72 측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스카이72 측이 100억 원에서 약 1859억 원으로 확장해 청구한 유익비상환청구권 및 지상물매수청구권에 따른 청구금액에 대한 반소 청구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스카이72 측은 상고했다. 상고심에서는 공사 측과 스카이72 측 간의 실시협약의 법적 성격을 두고 이른바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과 유사한 일종의 공법상 계약으로 봐야 하는지 혹은 민법상 토지 임대차계약로 봐야 하는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또 토지사용기간과 관련해 공사 측이 스카이72 측의 요구에 따라 협의할 의무를 부담하는지의 여부 및 그에 따른 토지사용기간의 종료 여부도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실시협약의 법적 성격, 계약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스카이72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인천공항
스카이72
민간투자개발
한수현 기자
2022-12-01
부동산·건축
[판결] 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금 채권에 대해 압류·추심 명령있어도
토지보상법에 따른 토지소유자의 사업시행자에 대한 손실보상금 채권에 압류·추심 명령이 있더라도, 토지소유자는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손실보상금 채권에 관해 압류·추심명령이 있을 경우 토지소유자는 보상금 증액 청구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결을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4일 A 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 소송(2018두6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2년 4월 LH가 시행하는 보금자리주택사업에 대해 A 사가 운영하는 공장 영업시설을 이전하게 하고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금을 68억 여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수용재결을 했다. A 사는 당시 이의를 유보하고 보상금을 수령했지만 이후 보상금 증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A 사의 채권자들은 소 제기일 이후 원심판결 선고일 이전에 A 사의 LH에 대한 손실보상금 채권에 관해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LH는 2심 선고 시까지는 손실보상금 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이 있던 것과 관련해 아무 주장을 하지 않았지만, 상고심에서 처음으로 압류·추심명령으로 인해 채무자인 A 사(토지소유자 등)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했다는 점을 상고이유로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금전채권에 대해 압류·추심명령이 있을 경우 채무자는 대상채권의 이행을 구할 추심권을 상실하고, 추심권은 압류채권자에게 인정된다. 이에 따라 채무자는 압류·추심명령 효력이 발생한 후부터 채권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원 일치 의견으로 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금 채권에 대해서는 압류·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채무자인 토지소유자가 증액 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소송을 수행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선언했다.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은 실질적으로 재결을 다투는 항고소송인데, 압류·추심명령이 있다고 해서 추심채권자가 재결을 다툴 지위까지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아울러 장래 확정될 손실보상금 채권에 관해 압류·추심명령이 있다고 해서 추심채권자가 손실보상금 채권의 확정을 위한 절차에 참여할 자격까지 취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11월 선고한 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금 채권에 관해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보상금 증액 청구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는 취지의 기존 대법원 판결(2013두9526)도 변경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의 성질, 손실보상금 채권의 존부 및 범위 확정 절차 등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채권의 이행청구의 소송과 달리)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에서는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인해 토지소유자 등의 당사자적격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전원일치 의견으로 종래의 판례를 변경했다"며 "손실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의 당사자적격에 관한 법리를 명확히 하고 토지소유자 등의 정당한 보상받을 지위를 실질적으로 강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토지보상법
손실보상금
압류
추심
박수연 기자
2022-11-24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부담부 증여에서 수증자가 이미 부담 이행 완료했다면
[대법원 판결]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 부담부증여 계약도 부담 없는 증여 계약과 마찬가지로 민법 제555조에 따라 해제할 수 있지만, 수증자가 부담 이행을 완료한 후라면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권을 주장할 수 없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 2021다299976 및 2021다299983 (2022년 9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B 마을회를 상대로 제기한 토지인도(본소), 소유권이전등기(반소) 소송에서 본소 청구를 기각하고 반소 청구를 인용(본소의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 [쟁점] △부담부증여에도 민법 제555조(구두증여는 일반적인 해제사유 없이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가 적용되는지 △부담부증여에 민법 제555조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먼저 이행된 경우에까지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가 가능한지.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B 마을회에 2016년 7월 마을회관 부지 부분을 증여하고, B 마을회는 이에 따라 그 부근에서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A 씨의 숙모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는 부담을 이행하기로 하는 부담부증여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체결 당시 A 씨의 증여의사가 서면에 의해 표시되지는 않았고, A 씨가 증여계약 이행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지만 B 마을회는 A 씨의 숙모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부담을 모두 이행했다. A 씨는 본소로 B 마을회에 토지사용대차계약 해지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토지 인도 및 건물 철거를 청구했다. B 마을회는 이에 대해 부담부증여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반소로 토지에 관한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다. A 씨는 부담부증여라 하더라도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면서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를 주장했다. 1,2심은 반소의 청구를 인용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민법 제555조는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이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민법 제561조는 '상대부담있는 증여에 대하여는 본절의 규정외에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규정해, 부담부증여에도 민법 제554조부터 제562조까지 증여에 관한 일반 조항들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증여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경우 각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555조에 따라 부담부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부담부증여계약에서 증여자의 증여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수증자가 부담의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는 그러한 부담이 의례적·명목적인 것에 그치거나 그 이행에 특별한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는 부담 없는 증여가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당사자가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임을 이유로 증여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부담부증여에서 수증자의 채무불이행이나 각 당사자의 사정변경이 없고 오히려 수증자가 증여자의 증여 의사를 신뢰하여 계약 본지에 따른 부담 이행을 완료한 상태임에도 증여자가 민법 제555조에 따른 특수한 철회를 통해 손쉽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게 할 경우 법적 안정성을 해치게 된다. 민법 제555조에서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를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증여자의 의사를 명확하게 하여 후일에 분쟁이 생기는 것을 피하려는 데 있는데, 부담부증여의 경우 부담 없는 증여와 달리 증여자의 재산의 수여뿐 아니라 수증자의 부담 이행까지 의사표시의 내용이 되므로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거나 증여 의사가 불분명할 가능성이 많지 않고 수증자가 부담의 이행을 완료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대법원 관계자] "비서면 증여계약 해제를 정한 민법 제555조의 해제의 본질은 철회에 해당하고 부담부증여계약의 경우도 증여에 관한 해제조항은 적용되지만, 부담의 이행이 완료된 이후에는 증여자가 민법 제555조에 의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시한 첫 판결이다."
서면
부담부증여
민법제555조
박수연 기자
20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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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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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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