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모욕적인 답글을 쓴 혐의(모욕)로 기소된 시사평론가 김용민(40)씨에 대한 상고심(2013도15997)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패널로 활동했던 김씨는 2012년 1월 자신의 트위터에 A씨가 '악의 구렁텅이에서 님을 건져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답니다'라는 비난 글을 올리자 '부디 O까세요'라는 답글을 올렸다. A씨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를 고소했다.
김씨는 "이 사건 당시 상대방의 견해에 반대하는 의사를 줄여 표현하거나 어색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용도로 이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정치적 입장이 다른 A씨가 트위터에 나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글을 올리자 나의 유행어로 일축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 사건 문구를 사용한 것은 모욕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적 상당성 있는 행위 또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이 문구는 국민 대다수가 유행어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는 당시 김씨와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로 판단된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표현이나 방법, 배경, 상황 등에 비춰, 반박하는 내용도 없이 모욕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는 표현으로, 유행어를 통한 의견 표현의 범위를 벗어나 형법상 모욕"이라면서도 "답글이 1회의 짧은 단문으로 그쳤고, 피해자가 먼저 김씨가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비난 글을 올렸으며 김씨에게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선고유예(宣告猶豫)란 범죄의 정황(情況)이 가벼운 범죄인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면소(免訴)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