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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선거운동 유죄사건 재심 어떻게 될까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9일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이 조항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재심을 신청해 법원의 후속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법에 따르면 인터넷 사이트에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은 김기백(60)씨가 10일 재심청구서를 냈다. 김씨의 재심청구 사건은 형사6부(재판장 이태종 부장판사)에 배정됐다(2012재노2). 김씨는 2007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던 인터넷 '민족신문' 사이트에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벌금 8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법원이 김씨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재심개시결정을 내리면 헌법재판소 결정의 기속력에 따라 무죄판결이 내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은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7항에 규정된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소극적이어서 재심청구가 각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법원은 2001년 4월 "주문에서 법률조항의 해석기준을 제시함에 그치는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에 전속돼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해 기속력을 가질 수 없다"며 "소송사건이 확정된 후 그와 관련된 헌법소원에서 한정위헌결정이 선고됐다고 해서 재심사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95재다14). 하지만 대법원은 이미 같은해 2월 문제가 된 국가배상법 조항에 대한 판례를 변경(96다42420)하는 방법으로 헌재와의 충돌을 피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형벌 법규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으로 재심이 문제되는 것은 드문 예"라며 "한정위헌이 헌재법에 규정된 재심사유인 위헌결정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를 때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법원이 재심청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헌재 관계자는 "한정위헌이 위헌결정의 한 유형임은 명백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따라서 만약 법원이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재심 청구를 각하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도 있다. 청구인은 재항고로 다툴 수 있고, 대법원이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에 대한 종전 판례를 유지하면 청구인은 "헌재 결정에 따르지 않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재판소원)을 낼 수도 있다. 이 경우 헌재와 대법원은 정면충돌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대법원과 헌재는 1997년 12월 한정위헌 결정의 효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양도소득세의 과세기준에 대한 구 소득세법 사건에서 사법사상 처음으로 위헌인 법령을 근거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대법원 판결을 취소했다(96헌마172). 또 2001년에는 대법원이 국가배상법 사건에서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상반되는 판결을 내리면서 '위상경쟁'이라는 비판까지 불렀다. 그러나 이후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갈등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한편 SNS를 이용한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검사가 위헌을 이유로 공소 취하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대검 차원의 지침이 없어 취하 여부는 검사 개인 판단에 맡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규정에 대해 한정위헌 같은 변형 결정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서 대검 공안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전선거운동
공직선거법
한정위헌
민족신문
이환춘 기자
2012-01-16
헌법사건
'긴급조치' 법률인가 명령인가
유신 헌법 시절 내려진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중 어디에 있는지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두 기관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헌법은 '법률'의 위헌여부는 헌법재판소가 심사하고, 법률의 하위규범인 '명령·규칙'은 대법원이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긴급조치가 법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명령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긴급조치 위반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종상(70)씨에 대한 재심사건 상고심(2010도5986)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긴급조치는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상이 되는 '법률'에 해당하지 않아 긴급조치 위헌여부 심사권은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속한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직후 헌재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위헌심사권과 관련해 월권을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허영 헌법재판연구원장은 "긴급조치는 명칭은 명령이지만 법률적 효력을 갖고 있다"며 "실질적인 내용은 법률이니 당연히 헌재가 (위헌심사를)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은 명목상 '명령'이니까 한 것인데, 이건 형식논리일 뿐"이라고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헌법재판소는 13일 오씨 등 6명이 긴급조치 제1호, 2호, 9호와 유신헌법 53조에 대해 낸 헌법소원(2010헌바70 등)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고 본격 심리에 들어갔다. 심리결과, 헌재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이 대법원에 있다거나 헌재와 대법원 모두에 있다고 판단하면 대법원 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헌재가 위헌심사권이 헌재에만 있다고 판단하면 대법원은 관할에 오판(誤判)을 한 것이므로 권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날 공개변론은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의 관할권이 어디 있느냐에 집중됐다. 청구인측 대리인들은 "긴급조치는 법률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서 위헌 여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 심판권이 있다"며 "긴급조치 제1호, 2호, 9호는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 등에 위반되고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의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 무효·무죄판결은 피해자의 권리구제와 더불어 과거 긴급조치라는 이름 하에 행해진 사법폭력에 대한 최초의 반성적·사법적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없지 않다"면서도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에 의한 일괄적인 형사재심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실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유신 긴급조치 시대의 종언과 아울러 '최고의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유신헌법,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선언을 함으로써 헌법의 수호자이자 실현자임을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선택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긴급조치는 법률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헌재의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며 긴급조치를 헌법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역시 헌재가 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도 "긴급조치와 현행 헌법의 충돌문제는 단순한 신구법의 충돌이 아닌 상위법인 현행 헌법과 하위법인 긴급조치의 충돌로서 이미 폐지된 유신헌법에 의거해 발해진 긴급조치가 현행 헌법에 배치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권은 법원이 아니라 헌재에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이해관계인인 법무부의 관계자는 공개변론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변론을 앞두고 "긴급조치 제1호, 2호는 유신헌법 폐지에 따라 실효돼 당해사건에서 형사소송법 제326조 4호에 따라 면소판결이 선고될 수밖에 없으므로 당해사건의 재판에 적용될 수 없다"라는 취지의 의견서만을 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긴급조치에 대한 재판권이 대법원에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헌법해석을 잘했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은 당해사건만을 기속한다는 점과 대법원이 관할권과 관련해 판시한 부분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법원 관계자는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법학계에서는 대법원이 위헌심사권을 남용했더라도 헌재가 대법원 판결을 취소할 수는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과거 헌재가 한정위헌결정을 무시한 대법원 판결을 취소한 적은 있지만 이번 경우는 대법원 판결이 먼저 나온 것으로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상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이 규정한 헌재와 대법원 사이의 권한 분장에 관해서 대법원이 '잘못된' 해석을 해서 헌재가 대법원의 재판을 취소한다는 논리는 가능하겠지만, 헌법해석에 관한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해서 헌재가 대법원의 판단을 취소할 권한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헌법상 최고의 사법기관들이 긴급조치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두고 위상 경쟁 양상을 보이자 양 기관이 사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공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헌재도 긴급조치를 위헌이라고 판단한다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과가 다르지 않다"며 "위헌판단에 대해 대법원과 헌재 양자가 경쟁해 국민을 보호하는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을 당해사건에 대해서 위헌판단을 한 것으로 축소해석하고, 헌재는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규범통제를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급조치
유신헌법
법률
명령
긴급조치위헌여부심사권
이환춘 기자
2011-10-17
헌법사건
형사일반
과거 합헌결정 받은 형벌조항 위헌결정 난 경우 소급효 논란
과거 합헌결정을 받았던 형벌조항이 헌재에서 위헌결정이 난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헌재와 대법원은 형벌조항이 제·개정된 시점까지 전면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학계에서는 소급효 제한여부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 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관심을 끌고 있다. ◇ 대법원, 특가법위반 피고인에 면소판결 확정= A은행 노조위원장으로 근무했던 석모(46)씨는 2004년 불법대출을 도와주는 대가로 3억6,000만원을 받아 특가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특가법 제5조4항 제1호는 5,000만원 이상을 수수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석씨는 가중처벌의 대상이었다. 이 조항은 2005년 헌재에서 합헌결정을 받았지만, 2006년4월 위헌결정이 났다. 1·2심은 석씨에게 "헌재에서 위헌결정을 받은 조항은 소급적으로 그 효력을 잃어 석씨에게 가중처벌조항을 적용할 수 없고 구 특가법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시효는 5년"이라며 면소판결을 내렸다. 검찰은 "이런 경우 위헌결정의 소급효는 합헌결정이 난 시점까지만 인정된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석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5606)에서 면소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벌조항의 제정이나 개정 이후 시대적·사회적 상황의 변화로 위헌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에는 위헌결정의 전면적인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사법적 정의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동일한 형벌조항에 대해 과거 헌재의 결정에 의해 그 조항의 합헌성이 선언된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사회상황의 변화에 따른 사정변경 때문에 새로 위헌으로 결정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벌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의 경우 죄형법정주의 등 헌법과 형사법하에서 형벌이 가지는 특수성으로 인해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그에 따른 재심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률의 문언에 반해 소급효 및 피고인의 재심에 관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어렵고, 그에 따른 현저한 불합리는 결국 입법에 의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2009년 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으로 논란 촉발= 2009년 헌법재판소가 혼인빙자간음죄에 위헌결정을 내렸을 때도 이 같은 논란이 있었다(법률신문 2009년11월30일자 참조). 당시 헌재는 2002년 재판관 7대 2로 혼인빙자간음죄에 합헌결정을 내린 지 7년만에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같은 조항에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법의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 법률이 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이미 미미해졌다"고 사회의 인식변화를 결정의 근거로 삼았었다. 이 결정으로 1953년 혼인빙자간음죄가 제정될 당시까지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인정됐다. 일반적으로 헌재가 법조항에 위헌결정을 하면 그 조항은 효력을 상실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에서는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에 위헌결정이 난 경우 그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합헌이었던 형벌조항으로 처벌받은 피고인들도 일률적인 소급효로 인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재심판결에서 승소하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도 낼 수 있다. 이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5조와 형법 제304조 혼인빙자간음죄 뿐만이 아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공직선거법 제86조,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도 마찬가지다. 헌재에서 합헌결정이 났다가 위헌결정이 나자 이 조항으로 처벌된 피고인들이 재심을 청구하거나 국가에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소급효 범위 제한' 입법 움직임= 이러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소급효의 범위'를 입법을 통해 한정하기 위한 법안이 최초로 발의돼 법개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지난 8일 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을 제한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제47조2항의 단서를 "다만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되, 헌법재판소가 이미 합헌으로 결정하였던 경우에는 그 합헌결정 이후에 한하여 소급한다"로 수정했다. 박 의원은 "이미 여러 법률이 헌재에 의해 합헌결정이 났다가 후에 위헌결정이 나자 재심을 청구하거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빈발하다"며 "소송과 관련한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법실무적으로도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형벌조항에 대한 소급효에 전혀 문제가 없는 원시적 위헌의 경우와 달리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적 법의식의 변화와 같은 사회적 상황이 변해 위헌성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소급효가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이 경우 오히려 사법적 정의에 반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법학자들도 대부분 입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법안취지를 설명했다. ◇ 법학계, 소급효 제한 두고 견해 팽팽= 방승주 한양대 헌법학 교수도 "제정당시에는 사회적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됐지만 시대변화에 따라 위헌이 된 형벌규정, 예를 들어 혼인빙자간음 같은 케이스는 헌재가 이미 합헌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합헌결정 시점 이전으로 소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헌재의 과거 합헌결정 등의 의미를 봤을 때 어느 시점 정도까지는 소급효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선택 고려대 헌법학 교수는 "일괄적으로 법 제정시부터 소급효를 인정하면 형사보상청구나 재심 등 위헌결정 후 사후조치에 어려운 문제가 많은 게 현실"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소급효를 제한하는 시점을 정하는 것은 또다른 차별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형벌조항의 원칙적 소급효는 현재대로 두는 대신 구제조치에 대한 입법을 고민해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도 "헌재가 몇년전까지 합헌이라고 한 조항을 후에 위헌이라고 인정해버리면 예컨대 간통으로 처벌받은 4천명 정도가 형사보상이나 재심을 청구하게 된다"며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무제한 인정하는 것은 뒷처리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입법을 통해 소급효를 제한하는 것이 물리적으로는 가능은 하겠지만 형벌조항의 소급효의 기술적인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독일과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는 위헌결정에 소급효를 원칙적으로 인정하면서 이를 부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대로 오스트리아, 터키에서는 위헌결정에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면서 부분적으로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 경우다. 이 밖에도 독일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위헌결정에 소급효를 인정할 것인가를 구체적인 사건마다 결정하고 있다. 장혜진 기자 core@lawtimes.co.kr
합헌결정
형법조항
위헌결정
소급효
죄형법정주의
혼인빙자간음
특가법
정수정 기자
2011-04-22
국가배상
민사일반
헌법사건
아람회 사건 피해자, 헌법소원 청구
'아람회사건' 피해자 박해전(56)씨 등 공안사건 피해자들이 "법원의 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박씨 등 '아람회사건' 당사자와 가족들 36명은 12일 재동 헌법재판소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이 '아람회사건'의 재심판결을 내리면서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시점을 항소심 변론종결시로 본 것은 위법하다"며 대법원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헌법소원 심판청구서에서 "대법원 재심판결은 원심의 국가 불법행위에 대한 적정한 위자료산정의 사실심 재량을 합리적 이유없이 배척하는 등 위헌인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가범죄의 피해자인 청구인들에게 있어서 과잉배상이란 있을 수 없으며, 과잉배상이란 명목으로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피해자에게 전가시킬 수 없음에도 대법원판결은 과잉배상이라는 전제하에 지연손해금의 기산점만 변경해 결과적으로 국가의 책임을 대폭 축소하는 위헌적인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들은 "대법원판결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적인 판결이므로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68조1항도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대해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지난 1월 대법원은 '아람회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박씨 등 피해자 및 유족 3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28833)에서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하면서도 배상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줄여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1·2심은 모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시점을 피해자들이 유죄확정판결을 받은 1982∼1983년을 기준으로 했지만, 대법원은 손배소송 항소심변론이 끝난 지난해 2월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당사자들이 실제로 받을 금액이 대법원에서 206억원에서 90억여원으로 줄어들자 이들은 헌법소원을 냈다. 박씨 등은 1980년말께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다 강제연행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0년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아람회'는 사건 피해자의 딸 아람양의 백일잔치가 수사기관에 의해 반국가단체를 구성한 자리로 둔갑되면서 생긴 가상의 단체로 이후 피해자들은 '아람회사건' 관련자들로 불렸다.
아람회사건
강제연행
광주민주화운동
과잉배상
국가보안법위반
정수정 기자
2011-04-12
전문직직무
헌법사건
헌재, 공익적 헌법소송에 사상 첫 국선대리인 선임
앞으로는 변호사 수임료를 낼 형편이 안되는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공익적 헌법소송을 내는 청구인에게도 국선대리인 선임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19일 사상 처음으로 공익적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에게 국선대리인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공익적 헌법소원으로 첫 번째 국선대리인이 선임된 사건은 토목분야 미국기술사를 취득하고 국내 기술사시험 준비생인 정모씨가 "외국기술자 자격사에게 주어지던 1차시험 면제조항이 2010년 국가기술자격법 개정으로 폐지돼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됐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마649)이다. 현행 헌법재판소법 제70조2항은 헌법재판소가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국선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익상 필요에 의한 국선대리인 선임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의 경우 같은 사안이 여러 건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결정이 나오면 유사한 제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공익이란 개념이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사회제도에 관한 문제는 공적 영역이라고 파악해 이 사건에 국선대리인을 선임했다"고 전했다. 헌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공익적 필요에 의한 국선대리인이 보다 많이 선임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따라서 헌법소원사건의 변호사 수임료가 적게는 300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헌법소원을 내고 싶어도 수임료문제로 소송을 주저하던 사람들도 비용부담을 덜고 공익적 헌법소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선대리인
헌법소송
저소득층
공익
공익적
공적영역
수임료
정수정 기자
2010-11-22
민사소송·집행
전문직직무
헌법사건
법원 "변리사, 특허침해民訴 대리할 수 없다" 명시적 첫 판단
변리사는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없다는 법원판단이 나왔다. 이는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에 관한 법원의 명시적인 첫 서면판단이라는 점에서 법조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법원은 이와함께 변리사가 낸 민사소송법 제8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하단 관련기사·법률신문 2010년10월21일자 5면 참조)도 '재판의 전제성이 없다'며 각하했다. 이번 판결과 결정으로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에서의 변리사의 소송대리권 유무를 두고 벌어진 법정공방(▼ 하단 관련기사·법률신문 2010년8월23일자 1·3면 참조)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소송대리권 문제를 제기한 고영회 변리사는 법원판단에 불복해 상고와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날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변리사 소송대리권 법정공방이 이미 변호사단체와 변리사단체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직역수호와 쟁취를 위한 두 단체의 사활을 건 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 서울고법, "현행 변리사법 조항만으로는 특허 침해사건에서 변리사 소송대리권 허용 안 된다"=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4일 '백남준미술관'을 상표등록한 한모씨가 경기도 용인시에 백남준아트센터를 건립한 경기문화재단을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 청구소송(2010나33219)에서 한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하면서 그 이유부분에서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행 변리사법 제2조와 제8조만으로는 변리사에게 특허법 등에 규정된 '심결 등에 대한 소송'에 관한 대리를 넘어 특허 등에 관련된 행정소송이나 민사본안소송, 형사소송 등 다른 모든 종류의 소송에 대해서도 대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언상 명백하지 않다"며 "변리사법 규정의 연혁적 측면, 입법자의 의사 등을 고려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리사는 98년 특허법원 창설 이전까지는 대법원에서 관장하는 특허청의 항고심판심결에 대한 법률심만을 소송대리했고, 특허법원 설립 이후 처음으로 사실심 법정에서도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이 역시 모두 특허법 등에서 규정하는 '심결 등에 대한 소송'에 한정된 것이어서 연혁적 측면에서 볼 때 변리사법이 변리사에게 '심결 등에 대한 소송'외에 특허 등과 관련된 다른 모든 종류의 소송에까지 소송대리권을 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특허 등 침해소송에서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대리허용을 내용으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지난 17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발의돼 논의되고 있는 사실도 입법자가 현행 변리사법이 민사본안소송 등에서의 변리사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임을 스스로 천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고 변리사가 법원이 소송대리권을 인정한 선례가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모두 행정사건이나 보전처분사건에 관한 것이어서 이 사건과 같은 민사본안소송에서의 선례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대부분 법원의 입장은 오히려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회의 명확한 입법적 결단이 있기 전까지는 민사본안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이 있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 민소법 제87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각하= 재판부는 원고 한씨와 고 변리사가 지난달 18일 제기한 민소법 제8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10카기1769)도 이날 각하했다. 고 변리사는 변호사에 의한 소송대리원칙을 규정한 민소법 제87조가 '특허 등 침해사건에서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범위'에서 헌법 제11조가 규정한 평등권과 변리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정한 헌법 제15조,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공정하게 재판받을 소송당사자인 국민의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27조에 각각 위반된다고 주장했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청인이 민소법 제87조 자체의 위헌성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해당 조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법령의 해석·적용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를 들어 재판결과를 다투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면서 "특히 이 사건 본안소송이 자신의 상표권침해를 원인으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는 것인데 이미 상표권등록이 무효라는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민소법 제87조의 위헌여부에 따라 본안사건의 종국판결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할 수도 없어 위헌법률심판제청의 요건인 재판의 전제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변리사, "대법원·헌재 판단 받아보겠다"… 직역 다툼 계속될 듯= 이에대해 고 변리사는 "상고와 헌법소원을 통해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고 변리사는 "재판내용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소송대리권의 허용여부에 대한 별도의 결정을 내려주길 바랬는데 우려했던 대로 판결이유부분에 설시해 실망"이라며 "법률적 검토를 거쳐 조만간 대법원과 헌재에 불복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대법원이 판결이유에 적시된 변리사 소송대리권 허용여부를 따로 문제삼아 새로운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적은데다,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도 '기각'이 아닌 '각하'이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기각 또는 각하된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8조2항에 규정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본질이 위헌법률심판절차와 다를 게 없어 '재판의 전제성' 요건이 여전히 문제된다"며 "재판의 전제성 요건에 대한 헌재의 기본입장은 법원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상실해 위법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어서 법원에서 내린 재판의 전제성 부분에 대한 판단이 헌재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본안판단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헌재가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합헌'이라는 취지로 종국결정을 내릴 경우 변리사업계로서는 소송대리권 허용추진동력 자체를 상실할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침해소송
변리사
소송대리권
서면판단
공동대리
김재홍 기자
2010-11-08
헌법사건
헌재, '미디어법' 2차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
헌재가 지난해 10월 미디어법 사건에서 국회의 가결선포행위가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결정한 이후 국회의장이 의원들에게 다시 심의·표결권을 행사할 기회를 줘야하는지 여부를 두고 공개변론이 열렸다. 헌법재판소는 8일 대심판정에서 정세균 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89명과 국회의장의 사이의 권한쟁의 심판청구(2009헌라12)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청구인측 대리인인 김선수 변호사는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진행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국회의장은 헌법재판소가 권한침해라고 결정한 미디어법 법률안 가결선포행위를 취소하는 등 재입법절차를 진행할 의무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그런데 헌재결정 이후 국회의장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아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안의 심의·표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어 국회의장의 부작위는 결국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다시 침해한다"며 "국회의장은 헌재결정의 기속력에 따라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 침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피청구인측 강훈 변호사는 "헌법 및 법률상 국회의장이 직접 법률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유효한 법률안을 다시 본회의에 상정하고 심의·표결절차를 진행할 권한이 국회의장에게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각하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또 "이 사건 법률안 가결선포행위가 유효하다는 헌재의 판단이 이미 존재하므로 각 법률안에 다시 심의·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같은 심판을 청구하는 것"이라며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39조에서 규정하는 일사부재리에 반해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조대현 재판관은 "국회의원의 침해된 권한을 구제하는 절차가 이미 시행된 법률을 다시 심의하는 것인지, 아니면 법안폐지 법률안을 심의하는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청구인측에서는 "종전의 법률안에 취소를 선언하고 다시 의결하는 방법과 법안폐지 법률안을 심사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은 국회가 자율적으로 선택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이날 대심판정에는 정세균·박지원·천정배·박영선·조배숙 민주당 의원 등 12명의 국회의원이 나와 변론을 지켜봤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대심판정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야당의원이 김형오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국회의원과 국회의장간의 권한쟁의(2009헌라8 등) 사건에서 신문법은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방송법은 7대2의 의견으로 기각결정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의원들의 법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인정하면서도 법안가결선포 무효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디어법
권한쟁의심판
심의
표결권
가결선포
헌재결정
정수정 기자
2010-07-09
부동산·건축
헌법사건
표준공시지가로 토지수용보상액 산정 부동산감정법 조항 재산권 침해 아니다
표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수용보상액을 산정하도록 한 부동산감정법 관련조항은 합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김모씨 등 충남 부여군 주민 3명이 “표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수용 보상액을 산정하도록 한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제9조1항 제1호 등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반한다”며 낸 헌법소원(2009헌바141)에서 지난달 26일 재판관 6대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국외출장 관계로 평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토지수용으로 인한 손실보상액의 산정을 개별공시지가가 아닌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한 것은 개발이익이 배제된 수용 당시 피수용 재산의 객관적인 재산가치를 가장 정당하게 보상하기 위한 것”이라며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수용되는 모든 토지에 대해 동일하게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상액을 산정토록 한 이상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같게 취급한 것”이라며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대현 재판관은 “규범통제를 목적으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2항의 헌법소원심판에서는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쟁점이 동일하면 동일한 사건에 해당한다고 봐야한다”며 “이 사건은 과거 2006헌바79, 2007헌바104 사건과 동일한 것으로 이미 합헌결정을 했으므로 새로 심판할 필요가 없다”며 각하의견을 냈다.
표준공시지가
토지수용보상액
부동산감정법
개별공시지가
손실보상액
류인하 기자
2009-12-03
헌법사건
헌재 "국가에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입법화할 의무 없다"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스스로 중단할 권리를 인정하더라도 국가가 이를 반드시 법으로 정해 보장해야하는 것은 아니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첫 연명치료 중단 확정판결을 받아냈던 김모(77) 할머니와 가족이 "국가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을 제정하지 않아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재산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2008헌마385)에서 지난 26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했다. 재판부는 "죽음에 임박한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다툼은 법원의 재판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며 "재판으로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효율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자기결정권을 행사해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문제는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질서와 관련된 것으로 법학과 의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 윤리, 나아가 인간의 실존에 관한 철학적 문제까지도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입법은 사회적 논의가 성숙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국회가 그 필요성을 인정해 추진할 사항"이라며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방법으로 법원재판을 통한 규범의 제시와 입법 중 어느 것이 바람직한가는 입법정책의 문제로 국회의 재량에 속하므로 헌법해석상 법을 제정할 국가의 입법의무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환자 본인이 제기한 '연명치료 중단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부작위의 위헌확인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국가의 입법의무가 없는 사항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법 제68조1항 소정의 '공권력의 불행사'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공현 재판관은 "연명치료 중단은 환자의 평소 가치관이나 신념 등에 비춰 치료중단이 객관적으로 환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지가 문제될 뿐"이라며 "결국 죽음에 임박한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은 사전의료지시 여부와 관련지울 수 없으므로 헌법상의 자기결정권과는 무관한 문제다"라며 별개의 의견으로 각하결정을 내렸다. 김 할머니의 자녀들은 "기계장치로 삶을 연명하지 않겠다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며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낸 것과는 별도로 지난해 5월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김 할머니 측은 지난 5월 대법원으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첫 판결을 받아냈으며, 병원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떼어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김 할머니는 지금까지 자가호흡으로 생존해 있는 상태다.
입법부작위위헌확인
연명치료
행복추구권
인간의존엄과가치
재산권
자기결정권
생명권
연명치료중단
류인하 기자
2009-11-30
헌법사건
세태따른 형법조항 위헌… '소급효' 논란
혼인빙자간음죄가 헌재의 위헌결정에 따라 56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 53년 이후 혼인빙자간음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남성들은 법원에 재심청구를 할 수 있으며,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형사보상금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제정당시에는 형벌로서 가치가 있던 법조항이 사회변화에 따라 위헌결정이 난 경우에까지 소급효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이번 헌재결정의 소급효의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 헌재,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헌법재판소는 26일 혼인빙자간음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임모씨 등 남성 2명이 "혼인빙자간음죄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2008헌바58)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지난 2002년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린지 7년만의 일이다. 재판부는 "여성이 혼전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 후 자신의 결정이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남성의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라며 "남성의 결혼약속으로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착오를 국가가 형벌로써 보호한다는 것은 '여성이 남성과 달리 성적자기결정권을 자기 책임아래 스스로 행사할 능력이 없는 열등한 존재'라는 것의 규범적 표현이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결혼을 약속했다고 해서 혼전 성관계를 맺은 여성의 착오가 국가의 형벌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기 위해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한 번의 혼전 성관계가 여성에게 곧 결혼을 의미하는 성풍속이 존재하거나 정상적인 결혼이나 사회생활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라는 사회적 인식이 존재해야한다"며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법의식에 많은 변화가 생겨 법률이 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할 필요성은 이미 미미해졌다"고 달라진 사회상을 지적했다. 반면 이강국·조대현·송두환 재판관은 "사회의 일반적인 윤리의식이 부녀의 정조나 혼인전 순결을 중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천됐더라도 그로 인해 남자의 혼인빙자가 부녀의 정교동의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게 됐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법률조항의 존재이유가 여전히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 헌법학자들, 태생적 위헌법률 아니라면 소급효 축소해야= 일반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면 그 법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 단서는 형벌에 관한 법조항이 위헌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효력도 혼인빙자간음죄가 형법에 편입된 53년 형법 제정 당시까지 소급되는 것이 원칙이다. 헌법재판소도 이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번 결정에서 심판대상을 '1953년9월18일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1995년12월29일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헌법학자들은 대체로 형벌법규에 대해 위헌결정이 나더라도 위헌효력을 무제한으로 소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태생적으로 위헌인 형벌규정이 아니라 사회변화에 따라 점차 위헌으로 옮겨진 경우라면 위헌결정이 난 형벌을 소급해서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헌법학계의 원로학자인 김영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박인수사건이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을 정도로 혼인빙자간음죄는 당시 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이었다"며 "그럼에도 이번 위헌결정으로 인해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됐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재심을 인정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방승주 한양대 교수도 "제정당시에는 사회적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됐음에도 시대변화에 따라 위헌이 된 형벌규정에까지 모두 소급효를 적용해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원이 헌재결정에 대해 재판을 통해 해석론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인호 중앙대 교수는 "헌재결정의 취지가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것이라면 형벌의 소급효를 축소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어느 시점부터 어느 정도의 사건에 대해 재심청구를 인정할 것인가는 법원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법원이 헌재결정의 취지에 따라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 판결로 기준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소급효를 인정해 재심청구를 받아줘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김배원 부산대 교수는 "위헌결정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장래효지만 위헌결정이 난 형벌에 대해서는 획일적으로 소급해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태생적으로 무효인 법과 사회변화에 따라 무효인 법을 구별해 소급효의 예외를 둘 법적장치가 없으므로 앞으로 이에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문현 숭실대 교수는 "헌법재판소법 규정이 위헌인 형벌규정에 대해 소급해 무효로 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일괄소급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법원, "헌재결정 별도연구 없어"= 이와 관련해 법원은 별도의 연구가 이뤄진 바가 없으며, 헌재결정에 대한 효력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라 성급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판사들 가운데는 태생적으로 무효가 아닌 사회변화에 따라 무효가 된 형벌규정에 대해서까지 일괄적으로 소급효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형벌규정에 대해 장래효가 아닌 소급효를 인정한 것은 민사나 행정사건보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취지"라며 "현행법 체계상 소급효로 재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형벌조항에 대해서는 재심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위헌결정을 해야하고, 시대상의 변화에 따라 위헌소지가 있다면 국회가 개정이나 폐지를 해야지 헌재에서 위헌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 2002년 헌재가 합헌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사정변경이 없었다고 보고, 그 이전에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돼 처벌받은 사람들에게까지 재심청구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2002~2009년 사이에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된 사람들에 대해서만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이 법관념상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법원에서는 헌재가 지난 10월 위헌결정을 내린 의료법 등의 소급효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양벌규정을 포함하고 있던 의료법 등이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심판대상을 '2007년4월11일 법률 제8366호로 전부개정된 의료법' 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 이전 시행되던 의료법 등의 양벌규정을 적용받아 유죄가 확정된 피고인들이 낸 재심을 법원이 허용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소급효
사생활의비밀과자유
평등권
성적자기결정권
류인하 기자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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