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창석 부장판사)는 21일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해 5,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기소된 남중수 전 KT 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2009노533). 한편 납품업자에게 23억여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기소된 조영주 전 KTF 사장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23억5,9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남씨는 KT 대표이사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협력업체 선정과 관련해 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취득한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남씨가 적극적으로 금원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을 후회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KT그룹에 몸담아 오면서 국가 통신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으며 이 사건 외에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던 점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씨에 대해서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취득한 금액이 23억원을 넘는 거액이고, 자신의 친인척을 동원해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받아온 점에서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KTF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탁월한 경영성과를 발휘해 국내외에 KTF의 위상을 높여 왔던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남씨는 조씨 등으로부터 납품업체 선정이나 인사청탁 명목으로 수년간 매달 200만~500만 원씩 차명계좌로 받고 하청업체에서 현금 수천만 원을 받는 등 3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조씨는 납품업체로부터 납품편의청탁과 함께 24억여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과 10월 각각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남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추징금 2억7,000여만원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조씨는 징역 3년에 추징금 24억여원을 각각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