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律新聞
第2526號
法律新聞社
法院에 顯著한 事實〈上〉-大法院 96年7月18日 宣告 94다20051판결을 중심으로
文一鋒
〈군산지원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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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事件의 槪要】
교통사고 피해자는 원고는 17년 이상 연탄소매업에 종사하여 왔으므로 1991년도 직종별 임금실태조사보고서상의 산업소분류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의 임금수준인 월 금 1백58만원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후 원심법원에 비치되어 있다고 하면서 변론에 전혀 현출된 바 없는 1991년도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기재내용에 의하여 직종 중(소)분류별 직종번호 45번 소매업의 판매원에 종사하는 경력이 10년 이상인 남자의 임금인 월 금 91만6천2백29원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였다.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다.
【判決內容】
〔다수의견〕「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 함은 법관이 직무상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로서 그 사실의 존재에 관하여 명확한 기억을 하고 있거나 또는 기록 등을 조사하여 곧바로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사실을 말한다(대법원 1984년11월27일선고 84다카1349판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심법원에 비치되어 있는 노동부가 매년 조사·작성하는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1991년도, 1992년부터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라고 한다)와 노동부 국립중앙직업안정소가 발간하는 한국직업사전의 각 기재에 의하여 원고가 종사하고 있는 연탄소매업은 한국표준직업분류상 분류번호가 451-172이고, 이는 1991년 노동부 발간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상 직종 중(소)분류별 직종번호 45번에 해당하는데, 이에 종사하는 경력이 10년 이상인 남자의 1991년도 직종별통계소득은 월 평균 금 91만6천2백29원 정도인 사실을 인정하였는 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위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와 한국직업사전의 각 존재 및 그 기재내용을 원심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보아서 이를 기초로 피해자인 원고의 일실수입을 산정한 조치는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한 것이라고 보여지므로 옳다고 여기지고 ….」
〔반대의견〕「일반적으로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 함은…판결을 하여야 할 법원의 법관이 직무상 경험으로 그 사실의 존재에 관하여 명확한 기억을 하고 있는 사실을 말하므로, 법관이 직무상 안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명확한 기억을 하고 있지 아니하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속한다고 할 수 없다…〔대판 1984년11월27일,94다카1349〕이 기록등을 조사하여 알 수 있는 사실이라 함은 법관이 직무상 안 사실, 곧 판결을 선고한 사실이나 가압류·가처분을 한 사실과 같이 처리한 분명한 기억은 있으나 사건번호나 사건처리 일자와 같은 것을 명확하게 기억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한 보충적 판시에 불과한 것이지, 그러한 사건을 처리한 바도 없고 법관의 기억에도 전혀 없이 법원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판결서철이나 기록을 조사하여 비로소 알 수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더욱이 다른 사건의 증거조사 과정을 거쳐 알게 된 사실은 설사 법관이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현저한 사실로 원용한 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기재내용은…그 분류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그 내용이 전문적·기술적일 뿐만 아니라 그 양이 방대하여 법관이 그것도 합의부법관의 과반수가 모두 그 기재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법관이 이를 기억한다고 한다면 이는 수많은 손해배상을 전담하여 처리하고 있는 재판부의 경우에 다른 사건의 증거조사 과정을 통하여 그 일부를 기억하고 있을 뿐이라고 하겠으므로 이를 전연 별개의 사건에서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하여 판결의 기초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직종별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기재내용을 다수의견과 같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속한다고 보게 되면 변론에 전혀 현출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심 법원이 이 사실을 피해자의 수입을 인정하는 자료로 이용하게 됨으로써 소송당사자가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한 재판을 받게 될 우려가 있다.…〔이하 생략〕」
【評 釋】
1, 序
민사소송법 제261조는 「당사자가 자백한 사실」과 「현저한 사실」을 不要證事實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전자는 변론주의에 근거한 것이나 후자는 법원이 정확한 심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근거한 것으로서 서로 기초를 달리한다(이재성,주석민사소송법(Ⅲ), 3백34면). 그리하여 독일 민사소송법같은 경우에는 전자는 제288조에서, 후자는 291조에서 따로 규율하고 있고, 우리 가사소송법 제12조 단서는 민사소송법 제261조중 자백에 관한 규정만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顯著한 事實은 公知의 事實과 法院에 顯著한 事實로 나뉜다. 공지의 사실은 통상의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일반인이 믿어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알려진 사실로서 불요증사실로 되어 있는 것은 불특정·다수인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그 眞否를 조사할 수 있는 보장이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직무상 현저한 사실이라고도 하는데, 일반인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나 법관이 그 직무상의 활동을 통하여 명백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지의 사실은 예로부터 불요증사실로 인정되었음에 대하여,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19세기 초경에야 공지의 사실의 亞種으로서 인정되었다(小室直人,注解民事訴訟法(4), 411項).
2, 法院에 顯著한 事實
(1)法院에 顯著한 事實의 本質
일반적으로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함은 법원이 직무상 스스로 지득한 것으로서 여전히 알고 있거나 기록을 재조사하여 다시 알 수 있는 사실을 말한다(Munchkomm-ZPO/Prutting § 291 Rn. 9). 이에 대하여 법관이 직무상 지득한 사실이라도 분명한 기억을 가지는 것이 아니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소송기록을 조사하고 나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여 더 엄격하게 파악하는 듯한 견해(한종렬, 개정증보판 민사소송법(상), 1995년 6백58면)도 보인다.
여기에서의 직무란 판결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官署로서 활동하는 것을 의미한다(Rosenberg/Schwab/Gottwald, ZPR, 15. Aufl, §114 I 3 b). 또한 합의체의 경우에는 과반수의 법관이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강현중,제2전정판 민사소송법, 1995년 5백91면; 송상현, 재전정판 민사소송법, 1995년 6백44면; 이시윤, 신정보판 민사소송법, 1995년 5백58면; 한종렬 6백58면), 직무상 알게 된 사실인 이상 그 사건의 소송에서 알게 된 것이든 별개의 사건심리에서 알게 된 것이든 불문하고, 반드시 소송사건에 한하지 않고 강제집행·경매·파산사건·비송사건등 소송사건 이외의 사건에 관하여 직무하다가 지득한 사실도 포함한다(송상현 6백44면; 한종렬 6백57면). 나아가 소속법원이 한 공고에 대한 注意도 법관의 직무에 속한다고 이해되고 있다. 司法行政上의 업무에 관하여 소극적으로 이해하는 견해(法律實務講座 4권, 16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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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있으나,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견해(Rosenberg/Schwab/Gottwald, §114 I b;Stein/Jonas/Leipold, ZPO, 20, Aufl §291 Rn. 5)도 유력하다. 이렇게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 불요증사실로 된 것은 법관의 인식의 객관성과 필요한 경우 기록이나 자료를 조사하면 법관의 기억과 동일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이시윤 5백59면).
반면에 법관의 私知는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 아니다. 따라서 법관이 공적인 직무를 하면서 지득한 사실이라도 법관으로서 근무한 것이 아니면 예컨대 법관이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그 직무를 행하다 지득한 사실은 법원에 현저한 사실이 아니다(한종렬 6백57면).
법원이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록을 조사하면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하는 견해(Thomas/Putzo, ZPO, 15. Aufl., §291 Anm,l b)가 주장되고 있고, 대판 1984년11월27일, 84다카1349(집32④민127)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은 그 사실의 존재에 관하여 명확한 기억을 하고 있거나 또는 기록등을 조사하여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하고 있어 이를 긍정하는 것으로 이해되나, 기록상 현저한 사실은 법원이 직무상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문제될 때 기록등을 조사한 연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므로 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볼 수는 없다(Baumbach/Lauterbach/Albers/Hartmann, ZPO, 48.Aufl, §291 Anm. 1 B;MunchKomm-ZPO/Prutting §291 Rn. 9; Stein/Jonas/Leipold §291 Rn. 5). 우리나라의 학설도 대체로 이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송상현 6백44면).
또 보전소송에서 사실상 증명의 심증을 얻은 사실은 본안소송에서 증명을 요하지 않고, 주관적 병합이 허용되는 사건이 따로 심리되어 먼저 심리된 사건에서 증명된 사실은 다른 사건에서 증명을 요하지 않는다고 하는 견해(法律實務講座 4권,16항, 후자에 관하여는 대판 1963년11월28일, 63다494, 집11②민265)도 주장되나, 다른 사건에서 증거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사실까지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佐上善和, 注釋民事訴訟法(6),133항;渡邊武文, 職務上顯著 な事實, 判例民事訴訟法の理論(上), 569-570항).
(2)法院에 顯著한 事實의 例
일반적으로 법관이 스스로 한 판결, 법관이 직무상 주의하여야 할 공고에 기재된 실종선고·금치산선고·파산선고등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의 예로 들고 있다. 그밖에 간이생명표, 여자나 농촌근로자의 가동연령, 농촌일용노임,건설노임(정동윤, 제4전정판 민사소송법, 1995년 4백87면), 소속법원에서 행한 가압류·가처분사건, 농촌일용노임, 건설물가, 정부노임단가(이시윤 5백59면)등을 법원에 현저한 사실로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