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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과 동일한 취지의 해석을 전제로 한 한정위헌결정이 가능한지 여부
1. 글머리에 헌법재판소는 2002. 7. 18.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2002헌바57 헌법소원사건에서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 주문은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은 퇴직 후의 사유를 적용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제한하는 범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인데, 위 결정이 갖는 특징은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0두4514 판결에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의 의미에 관하여 같은 취지의 해석이 이미 내려진 상태에서 한정위헌결정을 하였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에서 제1항의 규정과 달리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라든가 ‘재직중의 사유로’라는 표현을 빠뜨리고 있다고 하여도 이는 제1항의 기본 규정에서 말하는 위 요건을 당연히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새겨야 할 것이므로, 같은 법 제64조 제3항은 공무원이 재직중 그에 열거된 죄를 범하고 그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 한하여 퇴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으로서 퇴직 후 그와 같은 죄를 범한 경우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된다 하더라도 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한정위헌결정을 하더라도 대상 법률조항의 해석에 대한 대법원의 선례가 있는 경우, 그 해석을 전제로 판단하였고 대법원이 이미 내린 해석과 같은 취지를 나타내는 한정위헌결정을 한 적은 없다(대법원의 해석을 전제로 합헌이라고 한 예는 헌법재판소 1995. 5. 25. 91헌바20 결정, 2001. 1. 18. 99헌바63 결정, 2001. 12. 20. 2001헌가6 결정 등, 대법원의 해석을 전제로 그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한 예는 1994. 12. 29. 93헌바21 결정). 한정위헌이라는 결정형식의 인정 여부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지만, 이 글에서는 대법원 판례와 동일한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만 검토하기로 한다. 2. 관련 법률조항 공무원연금법 제64조 ①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이 경우 퇴직급여액은 이미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의 규정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이하로 감액할 수 없다. 1. 재직중의 사유로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때 2. 탄핵 또는 징계에 의하여 파면된 때 ② (생략) ③ 형법 제2편 제1장(내란의 죄), 제2장(외환의 죄), 군형법 제2편 제1장(반란의 죄), 제2장(이적의 죄), 국가보안법(제10조를 제외한다)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이미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에 민법의 규정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반환하되 급여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3. 사건의 경과 헌법소원 청구인은 공무원으로 재직하였다가 퇴직하여 퇴직연금과 퇴직수당을 지급받았는데, 퇴직후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청구인에 대하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과 동법 제31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기지급된 퇴직급여금에서 청구인에게 반환할 기여금(청구인으로부터 납부받은 기여금 및 이에 대한 민법 소정의 이율에 의한 이자)을 공제한 금원을 납부(반납)하라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서울행정법원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퇴직급여환수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청구기각되었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당해사건에 대한 청구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청구인이 상고를 하지 않아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퇴직 후의 사유를 적용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제한하는 범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4. 검토 (1)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이란 어느 법률규정이 한편에서는 위헌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합헌적인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 그 법률규정을 위헌적인 상태대로 해석·적용하여서는 아니되고 합헌적이고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이를 위헌이라고 판단하여서도 아니된다는 원칙을 말한다. 이는 모든 법률해석·적용자가 따라야 할 일반원칙으로서, 대법원은 “어떤 법률이 한 가지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다른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합치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헌법에 합치하는 해석방법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고(대법원 1992. 5. 8.자 91부8 결정), 헌법재판소도 “법률의 개념이 다의적이고 그 어의의 테두리 안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때 통일적인 법질서의 형성을 위하여 헌법에 합치되는 해석, 즉 합헌적인 해석을 택하여야 하며, 이에 의하여 위헌적인 결과가 될 해석을 배제하면서 합헌적이고 긍정적인 면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일반원칙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헌법재판소 1991. 4. 1. 89헌마160 결정 등).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의 위헌 여부에 관하여 퇴직 후의 사유를 적용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급여를 제한하는 범위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함으로써, 대법원이 퇴직 후 소정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동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이 대법원이 어떤 법률규정에 대하여 헌법합치적 해석원칙에 따라 합헌적 해석을 하였음에도 헌법재판소가 그와 다른 해석, 즉 헌법불합치적 해석을 전제로 당해 법률규정에 대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합헌적 해석이 가능한 경우 위헌이라고 판단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된다. 위와 같은 한정위헌결정은 당해 법률규정에 대한 헌법합치적인 해석이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하고 합헌적 해석을 강조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헌법합치적 해석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을 위헌결정의 일종으로 보고 있으므로 이러한 입장에 서는 한 위와 같은 반론은 타당하지 않다. 대법원의 합헌적 해석과 같은 취지를 나타내는 한정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하면, 법원 또는 행정기관이 합헌적으로 해석·적용을 하고 있는 법률규정에 대하여도 그와 다른 해석을 전제로 하여 한정위헌결정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고, 이는 합헌적인 해석·적용을 통하여 위헌의 소지가 제거된 법률조항에 대하여도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부당하다. 이 사건에서는 당해사건의 1심, 2심에서 모두 위헌적인 해석을 하였고, 그후 대법원이 다른 사건에서 동일 쟁점에 관하여 헌법합치적 해석을 한 것이어서 해당 법률규정에 대한 헌법합치적 해석이 확립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대법원의 해석과 동일한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이 법령의 해석통일을 위한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의 합헌적 해석을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단지 하급심의 잘못된 헌법판단을 바로잡기 위하여 한정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또다른 문제점들을 야기하게 되므로 위와 같은 주장을 수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이 야기하는 문제점 ① 헌법재판소의 기능변화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3항에 대한 대법원의 해석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한, 위 조항에는 아무런 위헌적 요소가 없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는 합헌선언을 할 수 있었고, 또 그렇게 함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굳이 한정위헌결정을 한 이유는, 당해사건이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합헌결정을 하면 청구인이 구제받을 길이 없게 되자 한정위헌결정을 함으로써 재심을 통한 구제의 길을 열어주려 한 것으로 추측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은 위헌법률을 심사하게 되는 계기만 다를 뿐 위헌법률심판과 동일한 성질의 것이고, 위헌법률심판이나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의 본래의 목적은 모두 위헌법률을 제거하는 규범통제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 하급심의 해석에 따라 권리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당사자를 구제하기 위하여 대법원의 합헌적 해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는 것은 결국 위헌심사형 헌법소원이 구체적 권리구제를 위하여 기능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위헌법률심사를 통하여 규범통제의 기능을 해야 할 헌법재판소가 구체적 권리구제기관으로 변화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② 한정위헌결정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대법원은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한정위헌결정이 선고되었다고 하여 재심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대법원 2001. 4. 27. 선고 95재다14 판결). 확정된 당해사건의 결과를 번복하기 위하여서는 재심을 통할 수밖에 없는데, 구체적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이 한정위헌결정을 재심사유로 보지 않는 상태에서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사자에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국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양 기관 사이에서 갈등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은 실질적으로 특정 하급심에 의한 법률해석의 잘못을 지적하고 청구인의 권리가 보호되었어야 함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개별적인 재판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더라도 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는 반면 그밖의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낳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생각된다. ③ 심급제도에 대한 혼란 대법원에 의한 합헌적 해석의 선례가 있음에도 하급심에서 그 해석을 달리하여 위헌적 해석·적용을 한 경우에,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의 선례와 동일한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고 보면, 당사자는 불복에 의하여 교정을 받을 수 있는 하급심의 법률판단에 대하여 상소에 의하지 아니하고 막바로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되어 헌법재판이 통상의 소송절차(상소절차)를 대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헌법재판의 본질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사건과 같이 하급심 판결 당시 대법원의 선례가 없던 경우에는 당사자가 통상의 불복절차를 회피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떠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 판단은 규범적 판단으로서, 당사자의 의도나 당해사건의 확정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는 없으므로, 헌법소원 결정 시점에서 대법원의 합헌적 선례가 있다면 이를 전제로 위헌 여부에 대한 논리적·규범적인 판단을 하여야 할 것이지 구체적 사건에서의 당사자의 구제 여부를 먼저 생각할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결정의 논리를 그대로 연장하면, 당사자는 법률해석이 쟁점이 된 사건에서 위헌제청신청을 하고 그것이 기각되면 1심만을 마친 다음 (심지어 그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있는 경우에도) 상소를 제기하지 아니하고 1심판결을 확정시킨 후 막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게 될 것인데, 이는 현행 심급제도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사법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는 결과가 될 것이다. ④ 재판소원 금지규정의 잠탈 헌법재판소가 행하는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란 일차적으로 입법자에 대한 통제를 의미하는 것인데, 대법원에서 대상 법률에 대한 헌법합치적 해석을 하고 헌법재판소도 그러한 해석을 받아들이는 입장임에도, 그와 다른 입장에 선 하급심 법원의 해석이 잘못이라고 다투면서 그러한 해석에 의하는 한 동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헌법소원을 받아들이는 것은 재판에 대한 불복과 다름없고, 이는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금지규정을 피하여 우회적으로 특정 재판의 당부를 다투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당해사건에 대한 하급심 판결 당시 대법원의 선례가 없었지만, 합헌적 법률해석이 가능한 것이었으므로 청구인은 상고를 통하여 구제를 받았어야 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더라도 그와 별도로 불복절차를 밟아 해석을 통한 구제의 길을 열어 놓았어야만 했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하고 있는 독일에서도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최종심까지 불복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그러한 불복절차를 거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불이익은 당사자가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는바(BVerfGE 63, 45), 이 사건에서도 상소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불이익은 청구인이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 맺음말 어떠한 법률에 대한 헌법합치적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러한 합헌적 해석을 전제로 당해 법률이 합헌임을 선언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이러한 기본원칙을 무너뜨리면 합헌적 법률에 대한 위헌선언(일부 위헌선언도 포함)도 가능한 것이 되어 법률에 대한 합헌판단과 위헌판단의 경계가 불명확해지고 헌법재판권과 일반재판권을 준별한 우리의 사법체계에도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물론 당해사건에서의 하급심이 합헌적 법률해석을 하지 않음으로써 당사자의 보호에 미흡하였던 것이 사실이고, 하급심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헌법합치적 관점에서 사건을 처리하여야 한다는 반성의 계기가 되어야 겠지만, 하급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대법원에 의하여 교정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기회를 놓친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불가피한 것이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바로 잡기 위하여 헌법재판의 기본틀에 어긋나는 한정위헌결정을 내릴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2002-08-26
보험약관설명의무의 범위 및 무면허운전
【사 실】 소외 홍인의는 1997.3.3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자신이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구입하여 피고회사 명의로 등록하고 피고회사의 업무수행을 위한 廢엔진오일 운반용 차량으로 제공하되, 운전사의 고용 및 급여의 지급, 보험계약의 체결, 차량관리 등에 관한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피고회사는 홍인의에게 이 사건 화물자동차의 운송물량에 따른 운송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차량운용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홍인의는 피고회사명의로 1997.4.14 피고회사를 기명피보험자로 하여 원고와 이 사건 화물자동차에 관하여 업무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원고회사 소속 보험모집인 소외 정창화가 보험계약자인 피고에게 보험계약의 성질에 대하여 정확히 설명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제1종 보통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고지하였으며, 원고회사 울산지점의 영업소장이나 울산지점 심사담당자조차도 그렇게 알고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정당한 보험계약으로 인정하는 등의 잘못을 범하였다. 홍인의가 고용한 운전사 정명화가 제1종 보통면허를 가지고 피보험자동차인 이 사건 화물자동차를 운전하다가 본건 사고를 내었다. 원고인 보험회사가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을 근거로 보험금지급채무의 부존재에 관한 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한데 대하여, 피고는 1. 보험모집인 정창화 및 원고회사 울산지점의 영업소장이나 울산지점 심사담당자가 잘못을 범하였다는 이유로 원고회사에게 신의칙상 또는 보험계약상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2. 정창화의 잘못된 고지로 인하여 피고회사가 이 사건 피보험자동차를 제1종 보통운전면허 소지자가 운전하는 것이 무면허운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이 신의성실의 원칙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7조 제2호, 제3호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며, 3. 본건 무면허운전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승낙이 없으므로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이 적용될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판 지】 1.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 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면허를 가지고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여야 무면허운전이 되지 않는지는 보험자의 약관설명의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2.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상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사고 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시에 무면허운전중이었다는 법규위반 상황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유로 규정한 것으로서, 운전자가 그 무면허운전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면책약관상의 무면허운전에 해당된다. 3. 자동차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명시적·묵시적 승인하에서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은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서,…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와 무면허운전자의 관계, 평소 차량의 운전 및 관리 상황, 당해 무면허운전이 가능하게 된 경위와 그 운행 목적, 평소 무면허운전자의 운전에 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취해 온 태도 등의 제반 사정을 함께 참작하여 인정하여야 한다. 기명피보험자의 승낙을 받아 자동차를 사용하거나 운전하는 자로서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로 취급되는 자(이른바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이 있다고 할 수 없어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회사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그 업무수행을 위해 차량을 제공하되 운전사의 고용 및 급여 지급 등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자신이 책임을 지기로 약정한 자동차 소유자의 승낙 하에 그 피용자가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 설】 서론 : 본 판결에는 피보험자의 승낙과 무면허운전 면책약관의 관계에 관하여 대체로 3가지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아래에 판시의 순서에 따라 설명하기로 한다. 1. 보험약관명시설명의무의 범위 보험자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상법 제638조의3,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체결한 보험계약도 약관을 보험단체의 법규범으로 보아 유효하다는 주장도 있다(법규범설). 상법 제638조의3 제2항이 이 위반에 대하여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부터 1월내에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데 그친 것도 이러한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는 약관 일반에 관한 규정인데 대하여 상법 제638조의3은 보험계약의 약관에 관한 특별법이라고 보는 것이 법체계상 온당하므로 이 견해도 현행법의 해석으로서 논리에는 맞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약관을 규제하여 특히 보호해야할 보험계약자에게 너무 불리하다. 그래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에 기하여 이에 위반한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정된 판례이다(대법원 1998.6.23.선고 98다14191판결 ; 대법원 1998.11.27.선고 98다32564판결 ; 대법원 1999.3.9.선고 98다43342, 43359판결 참조). 그러나 본 판결이 어떤 면허를 가지고 피보험자동차를 운전하여야 무면허운전이 되지 않는지는 보험자의 약관설명의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점에는 의문이 있다. 이 판결의 태도에는 상술한 법규범설의 영향이 엿보인다. 이 판시에 따르면 어떤 것이 보험자의 약관명시 설명의무의 범위에 포함될까. 무면허운전 중에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약관의 명시는 될 수 있더라도 약관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은 될 수 없다. 약관의 명시 설명의무는 약관이 당사자간의 계약내용이므로 이 계약에 의해서 어떤 권리의무가 발생하는지를 당사자가 알고 동의하도록 하기 위해서 보험자에게 부담시킨 것이다. 그런데 보험자측의 보험모집인과 보험자의 울산지점의 영업소장이나 울산지점 심사담당자조차도 그 내용을 잘못 알고 있었다. 보험자측 스스로도 알지 못한 내용을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면 이러한 계약에 당사자가 내용을 알고 합의했다고 볼 수 있을까. 무면허운전에 대한 처벌은 법률의 규정(도로교통법 제109조)에 의한 것이지만 이로 인하여 보험자가 면책되는 것은 당사자가 합의한 보험계약의 조항에 따른 것이다. “보통보험약관이 계약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그 자체가 법규범 또는 법규범적 성질을 가진 약관이기 때문이 아니라 보험계약당사자사이에서 계약내용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이라는 대법원의 지론(대판 1985.11.26, 84다카2543 ; 동 1986.11.26, 84다카122 ; 동 1989.11.14, 88다카29177 등 다수)에 따른다면, 이러한 약관은 보험계약의 일부로서 당사자를 구속할 수 없을 것이다. 대판 1992.7.28, 91다5624는 은행거래약관을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다 하여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이 판결을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약관을 작성한 사업자측도 그 내용을 잘못 이해한 본 판결의 사안과는 역시 다른 경우이었다. 2. 무면허운전의 인식 이 면책약관이 유효하다고 전제한다면, 운전자가 그 무면허운전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면책약관상의 무면허운전에 해당된다는 것도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대법원 1991.12.24.선고 90다카23899전원합의체판결 ; 대법원 1993.3.9.선고 92다38928판결 ; 대법원 1997.9.12.선고 97다19298판결 ; 대법원 1998.3.27.선고 97다6308 판결 참조). 그러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은 사고 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에 무면허운전 중이었다는 법규위반상황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유로 규정한 것”이라는 설명은 부당하다.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이 사고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인에 의한 보험사고의 위험을 보험에 의한 보호에서 배제하였다면 보험자는 그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해줄 의무가 없다. 대판 1993.11.23, 93다41549에 의하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차량의 관리자 내지 운전자의 사용자로서 그에게 요구되는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에도 운전자의 무면허사실을 알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면책약관은 적용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의견은 보험자의 면책을 피보험자에 대한 제재로 보는 태도로서 무면허운전을 보험금지급의무에서 제외한 보험자측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며 사법이론과 조화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보험자는 보험계약자에게 제재를 가할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3. 승낙피보험자의 승낙에 의한 무면허운전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을 아무런 제한 없이 적용한다면 무단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한 경우에 자동차보유자는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면서도 자기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무단운전자의 운전면허소지의 여부에 따라 보험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되어 피보험자에게 너무 가혹하여 불합리하므로 피보험자의 명시적 묵시적 승인 하에 피보험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며, 기명피보험자의 직접적인 승낙이 없고 이로부터 운전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묵시적인 승인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설시도 대법원의 판례에 따른 것이다. 대판 1993.12.21, 91다36420와 1994.1.25, 93다37991에 의하면, “승낙피보험자는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자나 기명피보험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제3자로 하여금 당해 자동차를 사용, 운전하게 승인할 권한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양승규 교수는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례“라고 비판한다(보험법 제3판, 412면 주19). 그러나 이 판례는 그후에도 이어졌다(대법원 1994.5.24.선고 94다11019판결 ; 대법원1995.9.15.선고 94다17888판결 ; 대법원 1996.2.23.선고 95다49776 ; 대법원 1996.10.20.선고 96다29847판결 ; 대법원 1997.6.10.선고 97다6827 ; 대법원 2000.2.25.선고 99다40548판결 참조). 그러나 본 판결의 사안에서는 기명피보험자인 피고회사가 홍인의에게 운전자의 고용을 인정한 이상 운전자에 대한 운전승인권도 부여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판 1993.1.19, 92다32111에서도 “기명피보험자와 자동차를 빌리는 사람과의 사이에 밀접한 인간관계나 특별한 거래관계가 있어 전대를 제한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추인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대의 추정적 승낙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 판결에서는, 무면허운전면책약관이 적용되는가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기명피보험자의 간접적 승인을 받은 자의 사고에 대하여도 보험자는 보상의무가 있는지가 문제였다. 그런데 위의 대판 2000.2.25, 99다40548에서는 무면허운전면책조항에 관하여 “기명피보험자인 이글렌터카의 영업소장인 김태영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상 피보험자동차를 운행한 자격이 없는 만 21세 미만자인 김승우 또는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 최보국을 임차인으로 하여 이 사건 자동차를 대여하고 21세 미만자인 김승우에게 이 사건 차량을 현실적으로 인도해 주었다는 것이므로, 이는 김태영이 그 대여 당시 21세 미만의 자가 김승우 또는 최보국으로부터 지시 또는 승낙을 받아 이 사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을 승인할 의사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직접적 또는 간접적 표현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웅의 이 사건 자동차의 운전은 승낙피보험자의 승인만이 아니라 기명피보험자의 묵시적 승인도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위의 97다6827판결에서는 “지입차주의 승낙 아래 무면허로 화물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에는 무면허 면책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사고를 낸 무면허운전자가 지입차주의 우발적 승인을 받고 운전한 자가 아니고 이 화물자동차를 상시 운전하는 자였다면 기명피보험자인 지입회사의 양해가 있었다고 보아 면책조항의 적용을 인정한 판지는 타당하다. 그리고 홍인의가 실질적으로 본건 화물자동차의 차주이고 피보험자임을 기준으로 하면 그가 고용한 운전자 정명화는 승낙피보험자가 될 것이다. 반대로 형식을 기준으로 피고회사가 차주이고 피보험자라고 한다면 피고회사소유의 본건 화물자동차를 상시로 운전하는 정명화는 적어도 그의 묵시적 승낙을 받은 승낙피보험자가 될 것이다. 본 판결도 제시하고 있는 묵시적 승인 하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여러 기준들에 의하더라도 최소한 회사의 묵시적 승낙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 아닐까. 결어 : 본 판결은 보험자의 약관명시 설명의무 위반을 부당하게 부인하고 나서, 그 결과를 승낙피보험자의 개념에 의하여 무리하게 시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론에는 찬성하지만 이 결론은 2중의 이론상 오류에 의하여 도달한 것이다.
2000-09-04
처분이유의 추완(追完)과 이유보완의 구별
Ⅰ. 事實關係 (1) 原告(은호산업주식회사)는 1996. 5. 12. 구 자동차운수사업법(1997. 12. 13.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제69조 제1항, 같은법시행령(1998. 6. 24.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5호, 서울특별시행정권한위임규칙에 따라 被告(서울특별시 중랑구청장)에게 이 사건 대지를 차고지로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자동차운송사업계획변경인가신청을 하였다. (2) 이에 대해 被告는 같은 해 9. 7. 原告에 대하여, 위 차고지가 자동차운수사업법시행규칙 제13조 제1항 [별표 1] 자동차운수사업면허기준 소정의 시설기준을 갖추지 못하였고, 중랑구민원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 위 지역이 주거지역으로서 차량매연, 소음, 교통안전, 지역정서 등을 고려하면 차고지로서는 부적합한 것으로 심의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사업계획변경인가신청을 반려하는 처분을 하였다. (3) 原告는 위 반려처분의 사유에서 지적된 차고지의 법정 시설기준을 충족하도록 제반 공사를 마치고, 1997. 6. 26. 被告에게 다시 같은 내용의 자동차운송사업계획변경인가신청을 하였던 바, 被告는 같은 해 9. 26. 위 신청은 이미 중랑구민원심의위원회에서 택시회사 차고지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심의된 바 있으며, 진입로가 좁아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장기적으로 차고지 부근의 재건축 또는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택시회사 차고지로는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을 재차 반려함으로써 소송에 이르게 되었다. Ⅱ. 上告理由 원심판결은 처분사유의 적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서울시 건축조례에 의하면 일반주거지역 안에서는 차고를 설치할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였다고 판시하였는 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처분사유로 든 것은 동일한 내용의 종전 신청을 반려한 적이 있는 점, 인근에 학교, 어린이집이 있고 진입로가 좁은 점, 장기적으로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인 점에 있을 뿐 서울시 건축조례위반은 처분사유에 포함되지 아니하였습니다. 대법원 1995. 12. 10. 선고 95누4704 판결, 1992. 2. 14. 선고 91누3895 판결 등은 일관하여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 있어서 당초의 처분사유와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청이 처분사유로서 주장하거나 법원이 이를 처분사유로서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왔습니다. 위 판결의 취지를 유추하면, 처분청인 피고나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처분사유의 적법, 타당성을 논함에 있어 서울시건축조례위반의 점을 참작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임에도 이를 참작하여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였으니 이는 처분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법령위반은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쳐 위법한 것입니다. Ⅲ. 大法院의 判旨 행정처분의 적법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당시의 사유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나, 처분청이 처분 당시에 적시한 구체적 사실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단지 그 처분의 근거 법령만을 추가·변경하는 것은 새로운 처분사유의 추가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처분청이 처분 당시에 적시한 구체적 사실에 대하여 처분 후에 추가 변경한 법령을 적용하여 그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여도 무방하다(대법원 1987. 12. 8.선고, 87누632 판결; 1998. 4. 24.선고, 96누13286 판결 등).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그 처분사유로 이 사건 대지상의 차고 설치가 서울특별시건축조례 제21조 제12호에 위반된다는 점을 들지 아니하였다가 이 사건 소송에서 비로소 이를 처분사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피고가 처분 당시에 적시한 구체적 사실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단지 그 처분의 근거법령만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처분사유의 추가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대지상의 차고 설치가 서울특별시건축조례에 위반된다는 점을 참작하여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한 것은 거기에 상고이유로 내세우고 있는 바와 같은 처분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全文은 法律新聞 제2882호 9면 참조). Ⅳ. 評 釋 1. 爭點의 所在 이 사건에서, 처분청(被告)은 처분시에, 원고의 차고지가 구 자동차운수사업법(시행령·시행규칙 포함)이 정한 시설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은 것 등을 이유로 原告의 신청(사업계획변경인가신청)을 반려(거부)하였다. 그리고서는 “이 사건 대지상의 차고설치가 서울특별시건축조례에 위반된다(이하 “건축조례위반”이라고 한다)”고 하는 처분이유는 소송단계에서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바로 그 “건축조례위반”이라는 被告의 주장과 관련하여, 原告측은 당초의 처분이유와 동일성이 없는 별개의 이유임을 이유로 “처분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피고가 처분당시에 적시한 구체적 사실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단지 그 처분의 근거법령만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므로 “처분사유의 추가라고 볼 수 없다”고 함이 대법원의 판단임은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다. 결국 “건축조례위반”이라는 피고의 사후적 처분이유의 제시가 “처분이유의 추가”에 해당하는가 아닌가 하는 점이 이 사건에서의 쟁점이 되어 있는 셈이다. 2. “處分理由의 追加”가 있음은 분명하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被告는 처분시에 原告의 차고지가 자동차운수사업법이 정한 시설기준에 위반된다는 사실(처분이유)은 제시하였으나, “건축조례위반”은 소송절차에서 처음으로 제시(추가)하였다. 被告가 처분시에, “차고지의 인근에 학교, 어린이집이 있고, 진입로가 좁으며, 장기적으로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이다”고 하는 사실은 적시하였으나, 그러한 사실과 “일반주거지역에는 차고를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의 건축조례규정이 같은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한 의미에서 대법원이 “처분의 근거법령의 추가는 처분사유의 추가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하였음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3. “理由提示의 追完”인가 “理由·根據의 補完”인가? 처분청이 이 사건에서, 처분의 근거법령으로서의 건축조례위반이라는 사실(처분근거)을 처분시에 제시하지 아니하고 사후에(소송절차에서) 추가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한 전제하에서 검토해야 할 일은 이 사건에서의 “처분근거의 추가”가 “이유제시의 추완”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이유·근거의 보완”에 해당하는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허용되지 않는데 대하여, 후자는 일정한 조건하에 허용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유제시의 추완”이라고 함은, 처분시에 이유제시를 하지 않고 사후에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유·근거의 보완"이라 함은, 처분시에 이유제시를 하기는 하였으나, 그의 사실적·법적 근거를 불충분하게 제시하여, 사후에 보충 또는 정정(Berichtung)하는 것을 의미한다(상세는 졸저, 行政法 Ⅰ, 335면 이하 참조). 행정쟁송에 있어서 그 “이유제시의 추완”과 “이유·근거의 보완”의 구별이 그토록 중요한 의의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서 법원이 그 점을 심도있게 심리하지 않았음은 심리미진의 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4. “理由提示” 成文化의 특별한 의미 우리나라도 뒤늦게나마(1996. 12) 행정절차법을 제정하여, 행정청은 처분시에 당사자에게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함을 성문화해 놓았다(동법 제23조). 따라서 개별법에 규정이 없더라도 모든 처분에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 처분청의 의무로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처분의 이유제시”가 성문화된 이상, 이는 재판(행정소송)에 대하여도 그에 합당한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하여 법원 역시 행정절차법상의 이유제시의 기능(명확화의 기능 . 설득기능 . 권리구제의 기능 . 행정통제의 기능 등)을 보다 깊이 음미하여 그에 관한 법리를 재판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상세는 졸저, 전게서, 294면 등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행정절차법 제정이전의 판례(대판 1987. 12. 8, 87누632)를 원용하며, 같은 시각에서 이 사건을 심리하였음은, 역시 심리미진의 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000-07-06
발행지의 기재없는 약속어음의 지급제시의 효력
【事實關係】 주식회사 A는 1993. 7. 15. 발행지 및 발행인의 주소 (발행인의 명칭에 부가한 지)를 기재하지 않고 약속어음 5매 액면 합계 금220,000,000원을 B에게 발행하고, B는 이를 Y (피고) 에게 배서.양도하였는데, Y는 그 중 4매를 C (원심공동피고)에게, 나머지 1매를 X에게 각 배서.양도하였고, 위 C는 다시 위 4매의 어음을 X에게 배서.양도하여 X가 위 각 어음의 최종소지인이 되었다. X는 발행지 기재를 보충하지 아니한 채 1993. 10. 30 지급장소에 지급제시하였으나 무거래를 이유로 지급 거절되어 Y에게 소구권을 행사하였다. 그런데 Y는 X가 (지급제시기간 내에) 위 각 어음의 발행지를 보충하지 아니한 채 지급제시하였으므로 그 지급제시는 부적법하여 배서인인 Y에 대한 소구권을 상실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약속어음의 발행지 기재가 없더라도 어음면의 기재에 의하여 국내에서 발행 유통되는 어음임이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에는 어음면의 기재에 의하여 발행지를 추단할 수 있는 사정이 엿보이는 한 발행지의 기재가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어음의 우측 상단에 「부산」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또한 위 각 어음의 지급지가 양산군이고 그 지급장소도 주식회사 부산은행 양산지점인 점, 위 각 어음의 발행지가 국내회사인 주식회사 A인 점 등에 비추어보면 위 각 어음은 발행지의 기재가 있는 것으로 못 볼 바 없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위 각 어음의 발행지란이 백지인 채로 지급제시되었다 하더라도 그 지급제시는 적법하고, 따라서 X의 Y에 대한 이 사건 소구권 행사 역시 적법한 지급제시에 의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Y가 상고한 것이다. 【大法院判決 (전원합의체판결) 의 要旨】 어음법은 발행지를 어음요건의 하나로 규정하고 (어 1조 7호, 75조 6호), 발행지를 기재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어음은 효력이 없으나, 다만 발행인의 명칭에 부기한 지가 있는 때에는 그 곳을 발행지로 보며 (어 2조 1항.4항, 76조 1항.4항), 지급지의 기재가 없는 때에는 발행지를 지급지로 본다 (어 2조 3항, 76조 3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어음의 발행지란 실제로 발행행위를 한 장소가 아니라 어음상의 효과를 발생시킬 것을 의욕하는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서, 어음의 발행지에 관련된 어음법 제37조, 제77조 1항 2호, 제41조 4항, 제77조 1항 3호, 제76조 3항 등과 섭외사법의 관련 규정들을 살펴보면, 어음에 있어서 발행지의 기재는 발행지와 지급지가 국토를 달리하거나 歲曆을 달리하는 어음 기타 국제어음에 있어서는 어음행위의 중요한 해석 기준이 되는 것이지만,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이른바 국내어음에 있어서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어음이란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어음을 말하는 것이므로 국내어음인지 여부는 어음면상의 발행지와 지급지가 국내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지만, 어음면상에 발행지의 기재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어음면에 기재된 지급지와 지급장소, 발행인과 수취인, 지급할 어음금액을 표시하는 화폐, 어음문구를 표기한 문자, 어음교환소의 명칭 등에 의하여 그 어음이 국내에서 어음상의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하여 발행된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발행지를 백지로 한 것인지 여부에 불구하고 국내어음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일반의 어음거래에 있어서 발행지가 기재되지 아니한 국내어음도 어음요건을 갖춘 완전한 어음과 마찬가지로 당사자간에 발행.양도 등의 유통이 널리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음교환소와 은행 등을 통한 결제과정에서도 발행지의 기재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거절됨이 없이 발행지가 기재된 어음과 마찬가지로 취급되고 있음은 관행에 이른 정도이고, 나아가 이러한 점에 비추어보아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의 유통에 관여한 당사자들은 완전한 어음에 의한 것과 같은 유효한 어음행위를 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음면의 기재 자체로 보아 국내어음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발행지의 기재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이고,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도 완전한 어음과 마찬가지로 유통 결제되고 있는 거래의 실정 등에 비추어, 그 어음면상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이를 무효의 어음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일부 다른 견해를 취한 대법원 1967.9.5.선고 67다1471판결, 1976.11.23.선고 76다214판결, 1979.8.14.선고 79다1189판결, 1985.8.13.선고 85다카123판결, 1988.8.9.선고 86다카1858판결, 1991.4.23.선고 90다카7958판결, 1992.10.27선고 91다24724판결, 1995.9.15.선고 95다23071판결 및 이와 같은 취지의 종래의 대법원 판결들은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이 사건의 경우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국내금융기관인 부산은행이 교부한 용지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지급지는 양산군, 지급장소는 부산은행 양산지점으로 되어 있으며, 어음문구 등 어음면상의 문자가 국한문 혼용으로 표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어음 표면 우측 상단에 어음용지를 교부한 은행 점포를 관할하는 어음교환소명으로 「부산」이라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국내에서 발행되고 지급되는 국내어음임이 명백하고, 따라서 그 어음면상 발행지의 기재가 없다고하여 이를 무효의 어음으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각 어음에 대한 지급제시가 비록 발행지의 기재없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하게 지급제시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원심의 판단은 위에서 설시한 법리와는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상태로 한 지급제시가 적법하다고 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위와 같은 대법원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하여 다시 세 분의 대법관의 보충의견이 있고,발행지의 보충이 없는 어음의 지급제시는 적법한 지급제시가 아니고 또한 이 어음의 표면 우측 상단의 「부산」이라는 표시는 어음교환소명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발행지의 기재로 볼 수 없어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하고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취지의 여섯 분의 대법관의 반대의견이 있다. 【평 석】1. 序 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하여 위와 같이 변경된 大法院判決은 필자가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주장하여 왔던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전폭적으로 찬성하는 바이다 (拙稿, 『어음.手票要件으로서의 「發行地」의 再檢討, 「民事判例硏究(VII)」, 143∼148면; 同, 『發行地의 記載가 欠缺된 어음』,「法律新聞」, 제2070호 (1991.10.21), 15면; 拙著, 「事例硏究 어음.手票法」, 法文社, 1987, 217∼220면; 同, 「第2改訂版 어음.手票法 講義」, 弘文社, 320면 外). 이와 같이 변경된 판결에 의하여 앞으로 많은 선량한 어음소지인 (어음상의 권리자)이 보호받고 어음의 엄격한 要式證券性을 악용하거나 또는 자기의 어음채무를 면탈하는 구실로 삼는 어음채무자를 규제할 수 있게 되어 한없이 기쁘게 생각하면서, 이러한 大法院判決이 이제야 나오게 된 것에 대하여 만시지탄의 감을 금할 수 없다. 위의 大法院判決에 대한 원심은 본건 어음의 표면 우측 상단에 어음용지를 교부한 은행 점포를 관할하는 어음교환소명으로 기재된 「부산」을 발행지로 보아 X의 본건 어음의 지급제시는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는데, 이와 같이 어음면상의 다른 기재에서 억지로 발행지를 의제하는 것도 무리라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이러한 기재를 발행지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大法院判決의 多數意見과 少數意見은 모두 타당하다고 본다. 그런데 多數意見은 위의 기재를 발행지로 볼 수 없어 발행지가 없는 어음이라도 국내어음인 경우에는 有效어음으로 본 것이고 少數意見은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이 白紙어음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도 이의 보충이 없는 지급제시는 적법한 지급제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본건 大法院判決에서 多數意見에 대한 세 분의 대법관의 보충의견은 필자가 그동안 주장하여 왔던 이유와 대부분 일치하므로 다시 多數意見이 타당한 이유를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少數意見에 대하여 필자가 견해를 달리하는 내용을 간단하게 추가하고자 한다. 2. 少數意見에 대한 평석 (1) 少數意見은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법규가 있고 그 의미내용 역시 명확하여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하여야 한다는 정의의 요청 또는 합헌적인 해석의 요청에 의하여 그 법규의 적용범위를 예외적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설사 명문의 규정이 거래의 관행과 조화되지 아니하는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모름지기 국회의 입법작용에 의한 개정을 기다려야 할 것이지 명문의 규정의 적용범위를 무리하게 벗어나거나 제한하는 해석을 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법원은 문제가 있고 또한 실제 생활과 괴리되어 계속적.반복적으로 선량한 어음소지인에게 피해를 주고 오히려 어음채무자에게 어음채무를 면탈하는 구실만을 주는 조항을 法條文에만 얽매이고 또 이를 文理解釋하여 부당한 결론을 내는 것은 너무나 소극적이고 사회정의에 반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또 多數意見과 같이 해석하는 것이 사회현실에 맞고 또 당사자간의 본래의 의사에도 맞는 해석이며, 이것이 法的 安定性을 해하거나 또는 社會秩序에 반하는 해석도 아니라고 본다. (2) 少數意見은 다수의견이 입법정책상의 문제 또는 사실인정의 문제를 법률해석의 문제로 다루고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 어음법이 1995년12월6일 법 제5009호로 개정되어 어음요건에서 종전의 「기명날인」에서 「기명날인 또는 서명」으로 바꾼 바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당시 발행지의 요건에 대하여 이를 존치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충분히 검토를 하였고 또 이를 제외할만한 사회 경제적 여건의 변화나 국내.외 상거래관행이 있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존치시킨 것인지는 매우 의문이다. 즉 그 당시 법개정의 과정에서 이에 관한 충분한 논의 및 관련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빠짐없이 수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필자도 그와 같이 어음법이 변경된 사실을 신문을 보고 알게 되었다). 또한 국내어음의 발행지가 외국환관리법상 당국의 허가 등 일정한 제한 하에서 외국에 수출하는 경우 등에 의미가 있다는 것은, 거의 발생하지도 않는 극히 예외적인 현상을 국내에서만 유통된 사실이 명백한 국내어음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외국에 수출되는 국내어음이 발행지가 기재되어야 하는 점 때문에 당사자간에 발행지를 거의 의식하지 않고 국내에서만 유통되고 또 그 어음이 국내(한국)에서 발행된 것이 당사자간에 자명한데 그 어음상에 「한국」이라고 기재되지 않았다고하여 위의 외국에 수출되는 어음과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요컨대 법원이 거래관행과 당사자의 의사에 맞게 법률을 해석하는 것을 가지고 형식논리를 내세워 입법정책의 문제라거나 사실인정의 문제로 돌려 소극적으로 해석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결하는 해석을 하는 것은 국민의 사법부의 신뢰를 손상시키는 원인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3) 少數意見은 다수의견이 우리 어음법의 운용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손상시키고, 어음이 국제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경제실정에도 맞지 아니한다고 한다. 우리 어음법이 제네바통일법계에 속하는 입법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그것이 국제조약이나 국제법은 결코 아니다. 제네바통일조약 제1부속서 (어음법안) 및 제2부속서 (유보조항)를 참고하여 제정한 국내법이다. 따라서 이를 우리 실정과 관행에 맞게 입법하거나 해석하는 것이 국제적 신뢰를 손상시킨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의 관행을 이해하고자 하고 또한 당사자간의 의사에 합치하는 해석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신뢰감을 주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점은 미국에서 통일상법전 (Uniform Commercial Code)이 각 주에서 채택될 때 그대로 채택되기도 하나 변경되어 채택될 수도 있고 또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점과도 유사하다고 본다. 또한 다수의견은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국내어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해석이 국제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경제실정에도 맞지 아니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만일 우리나라가 1988년에 제정된 「국제환어음.국제약속어음에 관한 유엔협약」을 비준하고 또한 同협약이 발효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어음에도 同협약이 적용되어, 국내에서 유통되는 어음에는 현행 어음법이 적용될 것이고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어음에는 위 협약이 적용되어 어음법이 二元化가 될 것이다. (4) 少數意見은 다수의견이 어음의 절대적 요식증권성을 무시한 견해이며 또한 지금까지 일관되게 발행지의 기재를 어음요건으로 하는 대법원의 견해를 특별한 상황의 변화도 없이 갑자기 성문법주의 법체제하에서 어음요건에 관한 명문규정을 정면으로 거슬리는 결론을 끌어 내려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한다. 그런데 어음.수표에서 발행지에 대한 요건에 대하여는 발행지의 존재 의의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어음.수표의 경우) 많은 의문이 제기되어 왔고 (鄭熙喆, 「商法學(下), 博英社, 1990, 141면; 鄭東潤, 「어음.手票法(四訂版)」, 法文社, 1996, 378∼379면)」, 발행지의 기재가 없는 어음을 有效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필자외에도 있었다 (梁承圭, 「商法事例硏究 (增補版)」, 三英社, 1983, 239∼240면; 金敎昌, 「發行地의 기재없는 어음」, 「司法行政」, 1986. 7, 22면 이하; 朴鍾衍, 『發行地.受取人 등의 기재가 누락된 경우 약속어음.수표所持者의 救濟方法』, 「法律新聞」, 제2061호 (1991년9월26일) . 제2062호 (1991년9월19일)). 우리 大法院에서도 발행지의 기재없는 手票에 대하여 전원합의체판결에서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여 부정수표단속법상의 수표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大判 1983년5월10일, 83도340〕. 이와 같이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어음.수표요건으로 존치시킬 필요가 있는가에 대하여 學說.判例에서는 과거부터 많은 고심을 한 것이 역력한데, 이를 절대적 요식증권성에만 얽매여 불합리한 결과의 판결만을 반복할 것인가는 극히 의문이다. 이번 大法院의 多數意見과 같이 불합리한 성문법의 강행규정을 시정하는 판결을 내고 이러한 判決의 반복에 의하여 하나의 (商)慣習法이 형성되면 이는 (商)慣習法의 變更的 效力에 의한 成文法의 변경의 면에서도 수긍될 수 있다고 본다. 3.結 語 위에서 본 바와 같이 少數意見은 너무나 法條文의 文理解釋에 집착한 해석이며 또한 현실을 너무나 무시한 소극적 해석으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多數意見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이러한 大法院의 多數意見에 따른 변경된 判例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국내어음의 경우 이제는 어음소지인이 發行地를 보충하지 않고 약속어음의 발행인 (주채무자)에게 지급제시하여도 발행인은 어음요건흠결을 이유로 지급거절을 할 수 없고, 어음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내에 발행지를 보충하지 않고 지급제시한 경우에도 이는 적법한 지급제시가 되어 所求權이 保全된다고 본다. 그러나 어음소지인은 發行地를 보충하여 지급제시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이러한 大法院의 變更判例는 약속어음의 발행지에 관한 것이나, 換어음 및 手票의 발행지에 관하여도 동일하게 해석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998-05-11
무보험과 상법 제732조의2
【事 實】 자동차사고 자기신체상해보험의 피보험자 무면허운전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여 그의 유족인 원고가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한데 대하여, 보험자인 피고는 무면허면책약관을 내세워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判 旨】 『이 사건 보험계약은 상해를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 해당하므로 위 각 규정들(상법 제732조의2, 제739조, 제663조)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무면허운전에 관하여 보면 무면허운전의 경우는 면허 있는 자의 운전이나 운전을 하지 아니하는 자의 경우에 비하여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많음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나 그 정도의 사고발생 가능성에 관한 개인차는 보험에 있어서 구성원간의 위험의 동질성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한 무면허운전이 고의적인 범죄행위이기는 하나 그 고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면허운전 자체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사망이나 상해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그 정도가 결코 그로 인한 손해보상을 가지고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신의성, 윤리성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당원 1990년5월25일 선고 89다카17591판결)이어서,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 중 피보험자의 무면허운전이라는 사유로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이 사건 면책약관이 보험사고가 전체적으로 보아 고의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뿐만 아니라 과실(중과실 포함)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경우까지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라면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로 인한 사고에 관한 한 무효』이다. 【評 釋】一. 立法과 判例의 變遷: 상법 제732조의2는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상법 제739조에 의하여 傷害保險契約에도 준용되며, 한편 상법 제663조는 당사자간의 特約으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에게 불이익하게 위 각 규정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本 判決은 1991년 商法改正에 의하여 제659조 2항이 제732조의2로 옮겨지기 前에 宣告된 大判 1990년5월25일, 89다카17592를 답습하였는데, 그 중간에 大法院은 全員合議體 判決 1991년12월24일, 90다카23899에 의하여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를 직접 유발한 자 즉 손해발생원인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자를 보험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것이므로 보험약관에서 이러한 손해발생 원인에 대한 책임조건을 경감하는 내용으로 면책사유를 규정하는 것은 상법 제663조의 불이익변경금지에 저촉되겠지만, 손해발생원인과는 관계없이 손해발생의 상황이나 인적관계 등 일정한 조건을 면책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위 상법 제659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인바, 위 책임보험조항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10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자동차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은 사고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시에 무면허운전 중이었다는 법규위반상황을 중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상대상에서 제외하는 사유로 규정한 것이므로 위 상법 제659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判示하였다. 이 全員合議體 판결은 責任保險에 관한 것으로 원래 상법 제732조의2가 적용될 사건은 아니었다. 그러나 保險者의 免責事由를 그 性質에 의하여 原因免責과 狀態免責으로 區分하는 理論의 一般性에 비추어 人保險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데, 서울 高判 1995년4월4일, 94나38191에 의하여 被保險者가 飮酒運轉 中 死亡한 人保險 사건에서 이 全員合議體 判例理論이 적용되었고 이에 대한 上告는 審理不續行事由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大判 1995.7.26, 95다21693에 의하여 棄却되었다. 그래서 大法院 스스로의 判決理由에서 이 理論이 적용될지도 모른다는 예상에 반하여 本 判決이 선고된 것이다. 二. 原因免責과 狀態免責 위의 全員合議體 判決은 大森忠夫 교수의 原因免責과 狀態免責을 區分하는 理論의 影響을 받은 듯 하다. 이 理論에 의하면, 原因免責은 危險의 發生的制限으로 因果關係를 必要로 하며, 狀態免責은 危險의 條件的制限으로서 因果關係가 不必要하다고 한다. 여기서 保險者가 危險引受의 條件으로서 保險의 範圍外에 두는 狀態는 『保險의 目的의 使用 또는 運轉 그 自體가 法令 또는 團束規則에 違反하는 때』라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狀態에서 運轉하는 것 自體가 保險의 條件에서 除外되기 때문에 飮酒가 事故發生에 대하여 因果關係가 있었는지의 與否를 不問하고 保險者는 免責된다고 주장한다. 大判 1990년6월22일, 89다카32965는 自己車輛損害事故에 관하여 이 論理를 철저히 적용하여 重機의 無免許運轉 中 바위가 떨어져 重機가 破損된 事案에서도 保險者의 免責을 선언하였다. 이 理論은 免責事由를 그 性質에 따라 區分하여 硬直性을 띠고 있는 點에 注意할 必要가 있다. 그러나 法令이 自動車의 使用自體를 禁止하는 경우에(道路交通法 제41조 참조) 이를 使用하는 것이 이로 因한 事故發生의 與否와 關係없이 이 法令 所定의 制裁를 받는 것(道路交通法 제107조의2 참조)은 당연하지만, 모든 違法한 使用이 항상, 違法하다는 理由만으로, 保險者의 免責에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點에 있어서 使用 自體가 禁止되는 狀態에서 使用한 경우는 使用 自體는 許容되는 狀態인데 信號燈을 無視하였다든지, 過速, 回轉違反, 車線變更에 있어서의 違法한 行爲처럼 違法한 運轉을 한 경우와 區別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市內에서 時速 200Km 以上으로 疾走하는 것은 飮酒運轉보다 덜 危險하다고 할 수 없다. 반대로 照明裝置가 故障난 自動車를 日沒 後에 運轉하는 것은 使用自體가 禁止된 경우이지만(道路交通法 제32조 참조) 이 경우에도 保險者의 당연한 免責을 인정할 것인가. 道路交通法 제42조는 過勞한 때도 運轉禁止를 規定하고 있다. 自動車의 違法한 使用의 範圍를 좀 더 좁게 限定하려는 試圖로서, 이 使用이 刑罰의 對象이 되는 경우라는 주장이 있다. 刑罰의 對象이 되는 行爲로 因한 事故를 保險에 의하여 保護하는 것은 不當하다는 뜻이다(이 立場을 貫徹한다면 無免許 飮酒運轉 事故에 대하여는, 免責約款도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保險金을 支給하는 것은 反社會的이며 許容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後術하는 바와 같이 프랑스의 判例는 飮酒運轉의 경우에 免責約款이 있어도 保險金支給의 可能性을 排除하지 않는다). 日本商法 제680조 1항 1호는 生命保險에 관하여 『被保險者가 自殺, 決鬪 其他의 犯罪 또는 死刑의 執行에 인하여 死亡한 때』를 保險者의 法定免責事由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刑罰法規의 目的은 一定한 行爲에 대하여 刑罰을 課하는 것이지 保險者의 免責이 아니다. 프랑스에서는 道路法 제1조가 飮酒狀態(etatalcoolique)에서 運轉하는 것을 處罰하고 있다. 그러나 保險法典은 醉中(etat divresse)에 運轉한 경우에 免責約款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현재는 自動車義務保險에서는 飮酒運轉免責條項은 禁止되었다). 그래서 事故當時의 血液 1리터당 알콜 1.5그람의 상태에서 운전하여 飮酒狀態의 운전으로서 處罰의 대상은 될 수 있었으나 醉中運轉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保險者의 免責을 否認한 判例도 있다(쇼몽 地判 1972년11월23일). 三. 私 見 우리 나라 判例는 日本에서도 判例(最判 昭和44[1969].4.4는 飮酒運轉 責任保險 사건에서 因果關係가 필요하다고 하였다)가 인정하지 않는 大森교수의 原因免責 狀況免責의 理論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無保險은 被保險者의 歸責事由로 因한 失權과 區別해야 한다. 保險者는 그가 引受할 危險을 選擇할 수 있다. 그가 引受하기로 選擇하여 이에 대한 保險料를 받은 事項 以外에 대하여는 保險者는 關與할 바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保險外의 事項은 그의 關心外의 일이고 이에 관하여 被保險者에게 故意가 있건 過失이 있건 相關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飮酒運轉으로 因한 事故를 保險에서 除外하기로 保險契約 當事者가 合意했다면, 이 飮酒運轉事故에 있어서 被保險者에게 어떤 歸責事由가 있는지도 保險者에게는 無關한 문제이다. 商法 제732조의2는 保險의 範圍內에서 발생한 事故의 原因이 被保險者 등의 重過失에 있는 경우를 除外하고 故意의 경우에만 免責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商法 제732조의2는 同法 제659조의 人保險에 관한 特別規定이다. 제659조는 損害保險에 있어서 保險의 範圍內에서 事故가 발생하여 保險金請求權이 발생할 경우라도 이 事故가 被保險者 側의 故意나 重過失로 因한 때에는 保險者는 免責된다는 규정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保險의 範圍 밖의 事故는 保險事故가 아니고 保險者는 제659조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免責된다. 例를 들면 倉庫에 저장한 商品에 관하여 盜難保險을 체결한 경우에 이 商品이 火災로 因하여 燒失되었더라도 이 火災는 保險事故가 아니며 그 原因이 被保險者의 故意나 過失에 있었는지의 與否와 관계없이, 따라서 제659조의 적용을 기다리지 않고 保險者는 責任을 지지 않는다. 盜難保險에 加入한 被保險者는 제659조를 根據로 이 火災가 자기의 輕過失로 因한 것임을 立證하더라도 保險金 支給을 要求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人保險에 있어도 제732조의2는 事故가 保險의 範圍內에서 발생한 경우에 비로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大法院이 1990년5월25일 判決과 1996년4월26일 判決에서 1991년12월24일 全員合議體가 채택한 原因免責과 狀態免責을 區分하는 大森교수의 理論을 따르지 않은 것은 옳다. 그리고 飮酒運轉 被保險者의 死亡事故에 있어서 飮酒는 故意的이겠지만 死亡은 自殺이라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故意가 아니고 따라서 제732조의2에 의해서 無免許飮酒運轉 免責條項은 過失에 의한 死亡의 경우에도 免責된다고 하는 限度에서 無效라는 判示는 銳利한 分析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大法院은 1990과 1996 判決에서 死亡事故에 있어서 제732조의2를 너무 意識한 나머지, 이 死亡이 故意에 因한 것인지 重過失에 因한 것인지의 檢討를 서두른 듯 하다. 그러나 無免許飮酒運轉으로 因한 事故를 保險의 範圍 外에 두기로 保險契約當事者가 合意했다면 이러한 保險範圍 外에서 발생한 事故에 대하여는 제659조나 그 人保險에 관한 特別規定인 제732조의2이거나 適用이 없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1998-03-23
소송사기의 불능과 불능미수
●판례요지 소송사기를 하려는 자가 사망한 자를 상대로 제소했다면 그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상속인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따라서 사기죄를 구성할 수 없다. ●평석요지 이 사건 피고인은 死者를 상대로 제소했지만 법원을 기망해 부동산을 편취하려는 전체계획을 직접적으로 개시한 것이므로 사기죄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비록 확정판결에 이르러도 효력이 발생할 수는 없지만 이 제소가 질적으로 법적평온의 파괴에 이를만큼 구체적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은 충분히 있어 사기죄의 불능미수로 봐야 I. 事件槪要 피고인은 1990년3월16일경 고소인 박종철로부터 서울중구신당동203의8 대지 66평방미터중 5분의 2지분을 피고인의 처 전선희 명의로 매수하고 그해 3월17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1991년10월경 피고인은 위 대지위에 건물을 신축하기위한 토지측량을 하면서 그와 이웃하여 있는 같은동 202의 1 밭 7평(이것은 문제가 된 이 사건 부동산이다)이 고소인 김허존의 조부인 亡 김흥길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되어 있으나 김흥길의 사망후 상속등기등 공부상정리가 되어 있지않고 그 후손들에 의하여 관리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하고 매매계약서를 위조하여 민사소송의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이어서 1992년10월23일경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원고 전선희, 피고 김흥길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피고인은 실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사건 소장에서「이 사건 부동산은 서울 중구신당동200의8 대지와 공부상으로는 두 필지이지만 실제로는 한 필지로서 공소외 박종철의 부친인 박규희가 1942년1월20일경 亡 김흥길로부터 매수한 뒤 위 박규희의 사망으로 위 박종철이 상속하였으며, 피고인이 1990년3월16일경 위 박종철로부터 위 신당동200의8 대지와 함께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으니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한다」는 허위내용을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여기에 위조된 부동산매매계약서까지 제출하여 이에 속은 담당재판부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아 이 사건 부동산을 편취하려 하였으나 재판과정에서 위 김흥길이 1945년1월7일에 벌써 사망한 사실이 밝혀지자 공소외 亡 김윤제가 위 김흥길을 단독상속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의 표시를 위 김윤제로 정정하여 소송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위 김윤제도 1969년10월8일에 이미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자 피고인은 1993년2월23일 스스로 소를 취하하였다. Ⅱ. 判決要旨 피고인의 제소가 사망한 자를 상대로 한 것이라면 그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상속인에게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고 따라서 사기죄를 구성할 수 없다. Ⅲ. 評 釋1. 詐欺罪實行의 着手 널리 알려진 바대로 사기죄는 일련의 연속된 객관적 구성요건 표지에 의해 실현된다. 즉 ①행위자의 기망행위→②피기망자의 착오유발→③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④피해자의 재산상의 손해→⑤행위자의 재산적 이익취득 등이 그것이다. 대법원은 사기죄 미수가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사기죄 실행의 착수시기 등을 짚어 보지 않은채 사기죄불성립으로 단정한 것은 미수범규정과 미수이론으로 볼 때 잘못된 것이다. 예비와 미수를 구별하는 時點이 실행의 착수시기이다. 이것은 구성요건실현의 직접적 개시를 말한다. 더 이상의 중간절차를 거치지 않고 구성요건의 실현에 곧장 이르게 된 어떤 행태를 취한 것을 뜻한다. 실행의 착수를 중심으로 원칙적으로 불가벌인 예비와 가벌인 미수사이를 시간적으로 구별하는데 종래 客觀說과 主觀說의 대립이 있었으나 오늘날 절충설인 個別的 客觀說이 지배적이다. 이에따르면 행위자의 주관적인 범행의 전체계획에 비추어(주관적 기준), 범죄의사의 분명한 표명이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개개 구성요건의 보호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에 이르렀을 때(객관적 기준) 실행의 착수가 있다. 물론 개별범죄의 구체적인 실행의 착수시기는 원칙적으로 형법각칙상 구성요건의 실행행위에 대한 해석으로써 정해진다. 이것은 판례의 중요한 몫이기도 하다. 개별적 객관설의 구체적인 적용에는 첫째, 直接性(구성요건실현을 위한 직접적인 개시), 둘째 危殆化(공격대상을 향하여 법익을 위태화시키는 관계), 셋째 범인의 전체적 범행계획(계획된 범행의 진행과정에서 이미 행한 범인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등의 기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기죄 실행의 착수시기는 이런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연속된 일련의 구성요건실현과정 중 행위자가 실현한 제1단계 행위인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다. 물론 기수시기는 피해자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때이다. 따라서 실행의 착수이후 기수에 이르기 전의 모든 단계는 미수에 해당한다. 물론 행위자의 기망행위로부터 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까지가 편취행위의 성립요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편취행위는 ①행위자의 기망행위→②피기망자의 착오유발→③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라는 일련의 과정이 인과관계로 연결될 때 비로소 성립하는 까닭에 편취행위의 직접적인 개시시점도 역시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다. 그렇다면 소송사기의 경우에도 실행의 착수시기는 행위자가 기망행위를 개시한 때이고, 이 시기는 행위자가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때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실행의 착수시기를 판단하는 첫번째 기준인 직접성은 구성요건의 일부를 실현하는 것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범행의 전체계획에 비추어 구성요건의 실현을 위해 다른 중간단계의 행위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어떤 행위만 취하면 충족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 피고인은 비록 死者를 피고로 하여 법원에 제소한 것이지만, 법원을 기망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편취하려는 전체계획을 직접적으로 개신한 것이므로 사기죄실행에 착수한 것이다. 따라서 설령 판결의 효력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사정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불능미수의 성립여부의 대상일 뿐, 사기죄 불성립의 경우라고 속단할 일이 아니다. 2. 不能未遂냐 不能犯이냐 불능미수란 행위자의 故意에 의해 예견된 전체범행계획이 애당초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결과발생은 불가능하지만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미수범으로 처벌해야 할 경우를 말한다. 첫째, 결과발생의 불가능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에 기인한 것이다. 행위수단이나 객체가 애당초 불능 또는 흠결이기 때무에 객관적으로 기수에 이를 수 없지만 행위자가 주관적으로는 자신의 행위로 구성요건적 불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상정한 경우이다. 결과발생의 불가능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은 바로 실행의 착수시기인 실행행위의 직접적 개시점을 기준으로 해야한다. 둘째, 위험성은 비록 구체적인 행위상황에서 직접 일반인의 법적 안정감을 교란시키지는 않았지만 행위자가 장래 비슷한 갈등상황에서 동일한 행위를 저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일반인의 法的 安定感이 교란됨을 말한다. 불능미수의 위험성은 이처럼 행위의 구체적인 위험성이 아니라 개별법익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 내지 행위자의 法敵對性을 反證시켜 주는 행위자의 위험성을 의미한다. 그 판단의 시점을 舊客觀說(절대적 불능·상대적 불능구별설)은 객관적 사후진단의 방법에 따라 재판시를 기준으로 하나, 新客觀說(구체적 위험설)은 객관적 사후예측의 방법에 따라 범행개시시를 기준으로 삼는다. 판단의 자료와 기준에 관하여서도 구객관설은 법관을 판단자로 상정하여 행위객체에 대한 추상적 위험성을 판단자료로 삼고, 신객관설은 통찰력있는 인간 및 행위자의 관점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공격받는 법익에 대한 행위의 구체적인 위험성을 판단자료로 삼는다. 추상적 위험설(법질서에 대한 위험설)은 행위자가 인식한 사실을 기초로 공격된 법익에 대한 추상적 위험성, 즉 법질서에 대한 위험이 있었는가를 일반인의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한 印象說(行爲者의 危險說)은 구성요건실현을 직접개시한 행위자의 위험성, 즉 행위자가 법적대적의사실행을 통해 법익평온상태에 가한 교란을 위험성판단자료로 삼고 통찰력있는 평균인의 입장을 판단기준으로 삼을 것이라 한다. 인상설은 통찰력있는 평균인의 입장에서 잠재적이지만 구체적인 개별법익에 대한 관련성을 판단자료로 삼는 점에서 추상적 위험설보다 불능미수의 성립범위가 좁다. 반면 행위자의 法敵對性에 치중하여 행위자가 실제 인식한 사정만을 판단자료로 삼는 점에서 구체적 위험설보다 불능미수성립 범위가 넓다. 이 사건에서 행위자는 死者를 상대로 법원에 제소하여 부동산을 편취하려 한 것이므로 실행수단의 착오 내지 흠결(실제 소송기술의 미숙에 해당)의 경우이다. 비록 확정판결에 이르렀을지라도 효력이 발생할 수 없기 때문에 원시적인 불능의 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제소가 질적으로 법적 평온의 파괴에 이를 만큼 구체적인 법익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 내지 행위자의 위험성은 충분히 입증시켜 줄만한 것이므로 사기죄의 불능미수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불능미수의 불법은 가벌적 불법의 최저한에 머물기 때문에 실제 불가벌적 예비와 가벌적 미수의 구별이나 불가벌적 불능범과 가벌적 불능미수의 구별은 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이 사건 범행자가 사기죄 실행의 착수에 이르렀음이 인정된 상황에서 그의 실행수단의 착오가 행위자의 위험성을 배제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3. 處分行爲(交付行爲)의 부존재 여부 대법원은 1986년10월28일 선고 84도2386 판결부터 이 사건판결에 이르기까지 소송사기에서 피기망자인 법원의 재판은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死者에 대한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르는 효력이 생길 수 없는 것이어서 착오에 의한 재물교부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기죄성립 자체를 부인하여 왔다. 부동산도 사기죄의 객체중 재물에 해당하며 부동산소유권 이전도 교부로 보는 것이 우리나라 다수설의 입장이나 부동산사기는 결국 소유권이전등기의 경료와 관련된 문제이므로 이때의 부동산은 재물이 아니라 사기죄의 또 다른 객체인 재산상의 이익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사기죄에서 피해자의 재산처분행위중 작위에 의한 처분행위는 재산상의 지위 또는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실상의 행위를 포함한다. 반드시 유효한 법률행위일 필요도 없고 무효인 법률행위는 물론 순전히 사실적인 행위라도 충분히 처분행위가 될 수 있다. 처분행위의 결과 재산의 감소가 일어나야 하지만 이것은 사기죄의 결과로서 일어나야 하는 재산상의 손해발생과는 다르다. 재산처분의 결과는 재산감소의 법률적·사실적 원인의 야기만 있으면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 이렇게 본다면 死者를 상대로 한 사기제소로 법원이 착오에 빠져 소유권이전등기이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내렸을 때 비록 판결자체의 효력은 없을지라도 법적·사실적 처분행위 자체는 존재하는 것이며 또한 재산감소의 법률적·사실적 원인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死者를 상대로 한 사기소송은 재산적 처분행위의 부존재로 볼 것이 아니라 사기죄의 구성요건결과인 재산상 손해의 부존재로 보는 것이 옳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사기죄의 본질은 기망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추구에 있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함을 그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大判 1992년9월14일, 91도2994; 1995년3월24일, 95도203) 결과범인 사기죄의 구성요건적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으로 보인다. Ⅳ. 結 論 이 사건 범죄사실은 사기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한다. 대법원이 아예 사기죄 성립자체를 부인한 것은 중간에 소를 취하한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그렇지 않은 1986년10월28일 선고 84도2386 및 1987년12월22일 선고 87도852 판결과 동일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법원은 법률심이다. 그러나 올바른 법률의 적용은 현실적인 범죄사실에 대한 법리적인 분석없이는 불가능하다. 사기죄의 범죄성립요건에 대한 분석 그리고 미수의 각 종류와 그 요건에 대해 대법원이 적어도 기본적인 교과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검토했더라면 결론은 달라졌을 것이다.
1997-12-15
국제재판관할합의에 있어 내국관련성 문제 상 -대법원 1997년9월9일선고 96다20093 판결을 중심으로-
I. 序 論1. 判示 事案의 槪要 原告(被上告人)는 운송회사인 被告(上告人)에게 직물운송을 의뢰하였는 바, 同 被告는 인도지를 미국 텍사스브라운스빌, 送荷人은 原告, 受荷人은 信用狀 發行銀行의 指示人으로 하는 複合運送證券을 발행하였다. 그런데 위 물품은 물품인도장소인 텍사스주 브라운스빌까지 운송되었으나 피고의 미국내 대리점으로부터 보관을 의뢰받은 보세창고업자 안젤로 인터내셔날이 물건을 保管하던 중 運送證券을 所持하지 않은 제3자에게 위 物品을 인도함으로써 運送物 滅失된 事故가 발생하였다. 同 船荷證券 裏面 約款 第24條에는 이 證券에 기한 訴는 미국 뉴욕시 法院에 提起하여야 한다는 專屬的 管轄合意 條項이 있었다. 原告는 이러한 專屬的 管轄合意 條項이 있었음에도 運送人인 被告의 不法行爲 내지 契約上의 責任(選擇的으로 請求하였음)을 물어 서울지방법원에 이 사건 訴를 提起하였다. 이 사건에서 被告는 原告의 訴 提起는 適法한 管轄合意를 違反하여 提起한 것이므로 마땅히 不適法 却下되어야 한다는 本案 前 抗辯을 제기하였는 바(本 論稿에서는 同 事件의 判示 事案中 이러한 被告의 管轄違反의 抗辯에 대해서만 考察한다), 原審(서울고등法院 1996.4.18. 선고 95나37447호 判決)은 이 사건 管轄合意는 合理性을 缺如하여 無效라고 判示하였고 大法院 역시 專屬的 國際裁判管轄合意의 경우 管轄合意된 法院과 事件과의 「合理的 關聯性」이 없으면 그 管轄合意는 無效라고 判示하였다. 2. 判決의 要旨 및 問題의 提起 가. 大法院은 當事者間의 國際裁判管轄合意가 有效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3가지 要件이 필요하다고 설시하고 있는 바, 첫째, 당해 사건이 대한민국 法院의 專屬管轄에 속하지 않을 것. 둘째, 指定된 外國法院이 그 外國法上 당해 사건에 대하여 管轄權을 가질 것(이상의 두가지는 一般的으로 要求되고 있는 要件事項이다. 李時潤, 民事訴訟法, 110-111면 참조). 셋째, 당해 사건이 그 外國法院에 대하여 合理的인 關聯性을 가질 것 등이다. 그런데 大法院은 合理的인 關聯性을 管轄合意의 有效要件으로서 論하면서 判示 事案과 각 법원간의 關聯性의 정도를 比較衡量(主된 事務所 所在地, 行爲地등) 아울러 이 事件에서는 證據方法의 所在나 調査의 便宜 등을 考慮할 때 管轄合意된 뉴욕시 法院이 被告에게 유리할 것도 없으며 오히려 불편하다고 하면서 訴價가 크지 않다는 점까지 擧論을 하고 있다. 나. 우리 나라에서는 國際裁判管轄 문제에 있어 民事訴訟法이 이를 규율할 수 있는 규정을 明示的으로 두고 있지 않아 과연 어떤 根據에 기해 裁判管轄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해 論議의 초점이 맞추어졌고 이러한 根本的인 問題에 얽매어 있어서인지 우리나라 大法院은 國際裁判管轄合意 문제에 있어서도 정면으로 管轄合意의 有效性 여부에 대하여 言及을 한 判決은 없었다. 단지 1992.1.21. 선고 91다14994호 判決(공보 916호-879면)에서 船荷證券上의 管轄合意를이유로 被告가 本案前 抗辯을 함에 대하여 大法院은 原告의 請求가 不法行爲 請求權에 基礎한 것이므로 船荷證券上의 管轄合意가 適用될 여지가 없다고 하면서도 한걸음 더 나아가, 裁判節次의 便宜와 執行의 實效라는 면에서 外國法院에서 裁判하는 것이 不合理하다고 하였다(論考의 對象인 이 事件 判決의 原審判決은 이러한 便宜와 實效, 不合理性이라는 觀點에서 管轄合意를 考察한 듯하다) 다. 그런데 이 사건 大法院 判決은 國內 法人들이 國內法院을 排除하고 外國法院을 專屬的으로 合意한 사건에서 그 有效性에 대해 一應의 基準을 提示한 점에서 意義가 있다 할 것이다. 이 사건과 같은 경우 外國에서는 管轄合意의 方式問題, 즉 船荷證券上의 裏面約款에 기한 管轄合意의 效力 問題로 接近하는 것이 一般的인데 우리 大法院은 이러한 方式 問題를 넘어 合意된 法院과 事件과의 關聯性을 焦點으로 하고 있다. 本稿에서는 國際裁判管轄合意의 一般的 有效要件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內國關聯性 문제를 獨逸과 日本의 類似判例 및 大陸法 體系와는 다른 接近方式을 취하고 있는 英美의 類似判例와 理論들을 比較 考察하여 大法院 判決의 問題點을 指摘하고자 한다. II. 本 論1. 國際裁判管轄合意에 있어 內國關聯性 가. 序 言 當事者 또는 訴訟物이 管轄法院으로 合意된 法院이 속하는 國家와 어느 정도의 內國關聯(Inlandsbeziehungen)이 있어야 하는가의 內國關聯性 문제는 國際裁判管轄 一般에 共通하는 基本問題이지만 특히 管轄合意의 경우 管轄契約의 許容性의 基本的 要件으로 論해지고 있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秋原佐一郞, 「國際民事訴訟法論」, 141면). 더욱이 合意裁判籍은 다른 土地管轄(普通裁判籍 및 特別裁判籍)과는 相異하게 內國關聯性이 考慮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獨逸의 學說과 判例 및 日本과 美國의 現況을 檢討하고자 한다. 나. 獨逸의 判例와 學說 1) 獨逸의 判例와 이에 對立되는 通說的 見解 獨逸의 함부르크 高等法院(OLG) 判決(OLG Hamburg RIW/AWD 1976, 228)은 提起된 事件이 獨逸과 充分한 內國關聯性(ausreichende Inlandbeziehung)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를 管轄合意의 一般的 適法要件(allgemeine Zul ssigkeits voraus setzung)으로 取扱하고 있다. 獨逸聯邦大法院(BGH)은 EuGH 第17條의 管轄合意, 要件을 解釋함에 있어서도 管轄合意가 반드시 2개의 協約 締約國과 關聯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BGH RIW 1992, 142.) 스위스 國際私法에 의하면 管轄合意의 一方 當事者가 合意된 法院의 州(Kanton)안에 그의 住所, 常居所, 또는 營業所를 가지고 있는 경우(同法 第5條 第3項a.) 및 위 法律에 따라 訴訟物에 대하여 스위스法이 適用되어야 하는 경우(同法 第5條 第3項b.) 등에는 合意된 法院은 그의 管轄을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規定하고 있는 데(李好珽, 「스위스의 改正國際私法典」, 「서울대학교 法學」, 通卷 83, 84號, 12면 이하 참조) 內國關聯을 要求하는 立場이라 할 것이다.(石光現, 「스위스 國際私法(IPRG)」, 「法曹」, 通卷 477號, 101面에 의하면 스위스 國際私法(Bundesgesetz ber das Internationale Privatrecht)의 主要連結 原則의 하나는 (明示的이지는 않으나) 모든 事情과 利益을 考慮하여 原則的으로 事案과 가장 密接한 關聯을 가지는 法을 準據法으로 定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獨逸에 있어 이러한 判例의 見解를 지지하는 學者 少數이며 독일의 지배적 견해는 管轄合意에 있어 內國關聯性 여부는 獨立의 適法要件이 될 수 없다고 한다(Max Pagenstecher, H.Nagel, Winfried Kralik, R.Zller/M.Vollkommer, H.Linke, A.Jakobs, W.J.Habscheid, G.H.Roth등) 즉 當事者는 國內와 關聯이 없는 中立的인 第3國의 法院을 管轄法院으로 合意할 수 있고 合意된 法院이 當事者 혹은 請求와 전혀 關聯性이 없는 法院이어도 무방하다고 한다(H.Linke, IZP, Rn. 183, S.70.) 즉, 當該 事件과 內, 外國과의 關聯性을 요구하지 않는 立場이다.(A.Jakobs, W.J.Habscheid, G.H.Roth등) 獨逸民事訴訟法(ZPO) 第38條 明文의 規定을 보더라도 立法者는 當事者의 意思나 적어도 當事者 一方이 外國에 거주하는 것만을 요구하였으므로 그 이상의 특별한 要件은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獨逸의 경우는 우리 나라나 日本의 경우와는 달리 獨逸民事訴訟法(ZPO) 規定의 改正을 통해 어느 정도는 國際裁判管轄合意의 要件을 類型化하고 있어 이와 같은 通說의 입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 Jochen Schr der의 折衷的 見解 國際裁判管轄合意에 관한 明文의 規定이 없는 우리 나라의 경우 獨逸民事訴訟法(ZPO) 改正이전의 Schr der의 견해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Jochen Schr der, Internationale Zust ndigkeit, S.460). 同人의 견해에 의하면 關聯性을 適法要件으로 하여야 하는가의 論議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 즉 管轄合意는 그 자체로 인해 連結素로 되는 것이 아니고 兩國間에 걸치는 裁判籍을 創設하는 合理性을 이유로 連結素가 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中立的인 法官을 選擇한다고 하는 希望은 中立的인 準據法 選擇의 希望과 同一하게 正當한 것이고 當事者간에 있어서는 管轄의 平等(Zust ndigkeitsgleichheit)이라는 利益으로부터 同一한 距離에 있으므로써 國家的인 利己心으로부터 자유로운 法院에 접근 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J.Schr der, a.a.O., S.460ff.). 그러나 管轄合意에 의해 選擇된 法院은 forum non conveniens原則에 의해 受理를 거부할 수가 있다고 한다(예를 들면 동일한 內國人끼리 순전히 國內事件에 대하여 國際的인 裁判管轄合意를 한 경우 등이다). 이점에서 同 敎授의 입장은 傳統的인 通說의 입장과는 약간 相異한 바, 이는 獨逸民事訴訟法 改正 이전에 나온 이론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를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英美法上의 不便宜 法廷地理論과의 接木을 試圖하는 점에서 注目된다.(a.a.O.). 다. 日本의 判例와 學說 日本의 경우 內國關聯性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判例는 보이지 않으나 國際裁判管轄의 代表的 事例라고 할 수 있는 最高裁判所 判決(소위 찌사다네號 判決― 日最判 1975.11.28., 民輯 29卷 10號 1554面.)의 傍論에서 어느 정도 이를 밝히고 있는 바, 國際裁判管轄合意에 있어 內國關聯性이 要求되는지 여부에 대한 觀點에서 (위 判決은 船荷證券의 裏面 約款의 有效性에 대해 重點的으로 다루고 있다) 위 判決의 不當性을 指摘하는 見解가 있어(石黑一憲, 「現代 國際私法 上」, 152面) 우리 나라의 判示 內容을 理解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간단히 이를 소개한다. 즉, 最高裁 判決은 船荷證券의 裏面에 기재된 암스테르담 法院을 專屬管轄法院으로 하는 裁判管轄合意 約款을 有效하다고 하였으나 同 事案의 경우 貨物의 目的地 및 損害의 發生地, 被告인 運送人의 營業所, 貨物事故의 調査 및 損害의 査定이 각 日本에서 있었고 相談과 去來 交涉 역시 日本에서 進行되었을뿐 아니라 訴訟역시 日本에서 提起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被告 運送人은 네덜란드의 管轄 約款을 무기로 日本의 裁判權을 다투었지만 그가 진실로 네덜란드에서 訴訟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더욱이 原告인 保險會社가 事故에 대해 請求하는 損害賠償額은 少額이고 네덜란드에서 提訴하려면 訴訟費用이 多額이기에 네덜란드에서의 訴提起는 단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제반의 사정에 비추어 아무런 密接 關聯性이 없는 法院을 合意한 管轄合意의 適法性을 認定한 것은 不當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同 事案의 경우 管轄合意된 法院이 속하는 네덜란드와는 現實的으로 아무런 關聯性도 없는 管轄合意이기에 無效인 管轄約款이라고 論하고 있다(石黑一憲, 「現代 國際私法 上」, 152-153面; 川上太郞, 「判例タイムズ」No, 256, 29面). 이러한 立場은 우리 나라의 大法院이 취한 見解와 類似하다.
1997-11-20
헌법불합치결정 개선입법그리고 대법원판결
●판결요지 헌법재판소가 구소득세법60조가 위헌임에도 굳이 헌법불합치 결정한 것은 위헌결정의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그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법률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구소득세법을 그대로 잠정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이다 ●평석요지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 법원은 국회에 의해 새로이 개정되는 개선입법내용에 의거하여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모든 사건을 처리하여야 할 것이다 Ⅰ. 事件의 經過 헌법재판소는 지난95년11월30일 구 소득세법 제60조등에 관한 위헌소원사건(헌재 95년11월30일 선고 91헌바1외 11건〈병합〉결정)에서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를 조세법률주의와 위임입법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의 취지에 반함을 이유로 헌법불합치로 결정하였다.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이 이미 개정되었음을 이유로 개정법률(1995년 소득세법)을 적용할 것을 명하였다. 그러나 그 조항은 1990년8월31일을 기점으로 변경된 양도소득세의 과표산정기준에 관한 경과규정을 결여하였다. 이로 인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적용기준에 따를 경우 심판대상이 된 조항을 적용하여야 할 그 당시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들의 대부분은 적용할 규정이 없어져 버리는 법의 흠결상태가 초래되었다. 이에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국회와 정부는 1995년12월29일 재차 소득세법과 그 시행령을 개정하여 개정법령(1996년 소득세법)을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가 적용되던 부분에 소급적용하고자 하였다. 그렇지만 이 재개정된 법령조차도 단지 1990년8월31일 이전에 취득한 토지의 취득가액을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만을 두었을 뿐, 양도가액을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대법원은 지난 1997년3월28일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의 취소소송에서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 관련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는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를 잠정 계속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여 그 결정취지를 전혀 다른 의미로 파악하였다. Ⅱ. 大法院 判決의 要旨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판단하면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인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이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직권으로 검토하였다. 대법원은 판결이유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유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가 위와 같이 구 소득세법 제60조가 위헌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은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경우 그…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개정법령의 시행일 이전에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임이 분명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불합치결정의 『이유 전단에서는 종래의 법령의 계속 적용이 가능하다고 하면서도 후단에서는 개정법률이 위헌성이 제거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당해사건 등에 소급하여 적용할 것을 설시하고 있으나, 이를 소급적용할 법리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있어서는 위 개정법률은 양도 당시의 과세표준시가표준액 등에 의한 기준시가를 위 개정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결하고 있으므로 위와같은 사례에 있어서는 그 처분이 전부 취소될 수 밖에 없어 위 결정이유 전단에서 헌법불합치결정을 채택하는 근거…에 정면으로 모순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이상의 점에 의거하여 대법원은 이 사건 관련 헌법불합치결정을 『그 위헌성이 제거된 개정된 법률이 시행되기 이전까지는 종전 구 소득세법 제60조를 잠정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취지의 결정이라고 이해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Ⅲ. 問題의 提起 이 판결, 관련된 헌법불합치결정 그리고 관련된 법령의 개정과정 등을 바탕으로 살펴 볼때, 다음과 같은 몇가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첫째, 대법원은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와 관련한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는 명백하게 다르게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구체적인 사건을 해결하였는데, 과연 이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둘째,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이미 개정된 법률조항을 소급적용할 것을 명하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법적 효과를 의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할 수 있다면, 이미 개정된 법률조항을 소급적용함에 있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은 없었는지에 관해 검토할 여지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급적용과 무관하게 이미 개정된 법률조항과 그 시행령 자체에 법적 흠결은 없었는가 하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셋째, 대법원은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주장하기 위하여 그것을 위한 논리적 연결고리로서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점은 없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 아울러 소급적용할 법리적 근거가 없다는 점과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개정법률의 규정이 없다는 점을 불합치결정취지의 문제점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타당성이 인정되는가 하는 점이다. 넷째,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 소급적용하여야 할 법령상의 흠결을 이유로 입법자는 재차 1996년 소득세법으로 개정하였었는데, 이것을 적용하여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이와 더불어 재차 개정된 법률(1996년 소득세법)을 적용하여 관련사건을 해결하는데 문제의 소지는 없는가도 지적되어야 한다. 다섯째, 현재 대법원은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에 관한 헌법불합치결정과 관련하여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제시하여 유사사건에 대해 일종의 지침적인 판결을 선고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를 바탕으로 현재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이 처리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만약 타당치 않다면, 누가 어떠한 방법으로 이것을 해결할 것인가도 지적되어야 한다. Ⅳ. 評 釋1. 憲法裁判所 決定趣旨의 恣意的인 理解 대법원은 1979년 소득세법 제60조와 관련한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와는 명백하게 다르게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구체적인 사건들을 처리하였다. 과연 이것이 적절한 가 하는 점을 검토하기로 한다. 우선,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굳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것은 위헌결정의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개정법령의 시행일 이전에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은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은 근거법률이 비록 불합치결정되었다 할지라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과연 그런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없이 단정적으로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예정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논리의 왜곡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 의문이다. 다음, 전술한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과 소급적용할 법리적 근거의 결여와 개별공시지가 환산규정의 불비로 인해 1979년 소득세법하에 이루어진 「처분이 전부 취소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셋째, 헌법재판소의 결정의견은 불합치결정에 있어 법적 효과로 예정되는 방안으로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과 개선입법의 소급적용이라는 두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그중 명백히 후자를 선택하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마치 헌법재판소가 일관되지 못하게 위의 두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이해함과 아울러 후자를 적용함에 따른 문제점을 적시하면서 전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당위성을 제시하려고 하였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넷째, 대법원은 개정법률을 소급적용하는 경우 1995년 소득세법은 양도 당시의 과세시가 표준액 등에 의한 기준시가를 위 개정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결하고 있기 때문에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있어서는 그 처분이 모두 취소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환산규정의 결여로 인해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이 야기되는 것은 비단 헌법불합치결정으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그러한 결정이 없었다 할지라도 입법상 불비 그 자체로 인해 초래될 수 있었음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그러한 문제가 야기된 요인을 전적으로 불합치결정의 탓으로 돌리거나 그러한 연유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를 전혀 다른 의미로 파악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다섯째, 이 사건 판결의 내용을 검토할 때, 취득시점은 1983년12월14일이고 양도시점은 1992년9월29일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후에」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개정법률의 소급적용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사유중의 하나로 『개별공시지가 「시행 이전에」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있어서는 위 개정법률은 양도 당시의 과세표준시가표준액 등에 의한 기준시가를 위 개정법률이 정하고 있는 개별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결하고 있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이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판단을 직권으로 수행함에 있어 전혀 부적절한 논거를 제시한 것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하겠다. 2. 從來의 處分維持의 타당여부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굳이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취지는 위헌결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개정법령의 시행일 이전에 종전의 법령을 적용하여 한 부과처분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필자가 보기에는,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부과처분은, 비록 그 근거법률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하는 것으로 대법원이 파악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면 과연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부과처분은 불합치결정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함이 옳다는 판단을 대법원이 도출할 수 있는 것이며 또 그렇게 파악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점이 검토되어야 한다. 먼저, 전자를 살펴 보면, 종래 헌법재판소는 재판의 전제성문제와 관련하여 위헌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의 성격에 관해 하자의 중대명백설과 법익형량이론을 적용하여 원칙적으로는 취소사유로 파악하고 단지 예외적으로만 무효사유로 파악하였다. 그렇지만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법적 성격에 관해 헌법재판소가 직접적으로 언급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전혀 개념정립을 시도하지 아니하였던 것을 종래의 부과처분의 유지라고 단정하여 파악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것은 자신이 전개하는 논리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국가기관이 고유하게 제시한 바도 없는 견해를 자의적으로 대법원 스스로 창설한 것으로 밖에는 달리 이해할 방법이 없다고 할 것이다. 다음,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행정처분은 근거법률이 불합치결정되었다고 해서 그 처분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불합치법률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을 요구하였다면, 이러한 주장의 타당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그것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개선입법의 소급적용을 결정의견으로 명확히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미 개정된 법률의 소급적용이라는 법적 효과가 의도되어 불합치결정이 이루어진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그렇지만 그것이 반드시 종래의 처분의 유지라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여진다.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효력에 관해서는 위헌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의 효력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헌법불합치결정은 당해 법률을 위헌으로 확인하는 결정이 아니다. 따라서 법률이 헌법불합치로 결정되었다고 해서 불합치결정된 법률에 근거한 처분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법률의 개정 또는 폐지로 인해 당해 처분의 법적 근거가 변경 또는 소멸된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3. 不合致決定의 法理的 根據의 缺如여부 법률에 관한 헌법불합치결정은 그 법적 효과에 있어 위헌결정의 경우와 다르다. 불합치결정의 경우 입법자에 대해서는 신속한 개선입법의 촉구로 작용하고, 법적용자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두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즉 법적용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불합치법률의 적용절차의 정지와 촉구된 개선입법에 의한 처리로, 그리고 예외적으로는 불합치법률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구법이 결정 당시 이미 개선입법되었다는 이유로 구법의 적용사안에 관해 개선입법을 소급적용하도록 하였다. 개정법률의 소급적용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면, 헌법재판소는 불합치결정을 선고함에 있어 반드시 입법자에 대한 개선입법의 촉구를 기본적인 전제로 하는가 하는 점이다. 불합치결정을 위헌결정의 법적 효과에 대해 일정한 제약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할 때, 반드시 입법자에 대한 개선입법의 촉구를 전제로 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이미 개선입법되었다면 그 법률을 소급적용할 것을 법적용자에게 명하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1979년 소득세법에 관한 사건에서 이미 개정된 법률을 소급적용하라고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법 제47조제2항의 적용범위를 일탈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미 개정된 법률을 법적용자로 하여금 소급적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자유로이 선택한 결정유형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헌법재판소가 규범외부적인 법형성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대법원이 이 사건 판결에서 소급적용할 법리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은 타당치 않다고 할 것이다. 4. 遡及適用 對象法律의 法的 欠缺과 그에 대한 檢討責任 1995년1월1일 시행된 소득세법(1994년12월22일 법률 제4803호)은 1979년 소득세법과 그 시행령을 전면개정하면서 제99조제1항에 토지에 관한 양도소득세를 산정함에 있어서의 기준시가를 공시지가로 규정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1990년8월31일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산정하는 기준시가가 과세시가표준액에서 공시지가로 변경되었음에 따라 그 시점 이전에 취득한 토지의 취득가액을 공시지가로 환산하는 규정을 1995년 소득세법에 명시적으로 두어야 했으나, 이를 흠결하였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1979년 소득세법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하면서 결정당시 이미 개정되어 시행된 1995년 소득세법을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모든 사건과 앞으로 행할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모두」에 대해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헌법재판소는 1995년 소득세법 자체에 위헌적인 요소가 없었는가 하는 점과 1995년 소득세법을 1979년 소득세법이 적용되어야 할 사건에 소급적용시킬 경우 그로 인해 야기될 문제점은 없었는지에 관해 직권으로 판단하였어야 하겠다. 그리고 이미 개정된 법률의 소급적용이라는 결정취지는 종래 불합치주문을 제시하면서 개선입법의 촉구를 하는 경우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불합치결정을 선고하면서 결정취지를 반영하는 개선입법을 하도록 입법자에게 촉구하는 경우 개선입법의 책임여하는 입법자에 전적으로 귀속되고, 개선입법의 구체적인 적용문제는 법적용자에게로 귀착된다. 그러나 이번처럼 이미 개선입법이 이루어진 것을 소급적용토록 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제반 문제점을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검토하여야만 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점을 소홀히 다루었던 것은 아닌가 한다. 5. 1996년 소득세법에 의한 公示地價의 換算가능여부 대법원이 이번에 판결을 선고한 사건에 있어, 만약 1996년 소득세법을 적용하였을 경우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를 충분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물론 1996년 소득세법이 1990년8월31일 이전에 양도된 토지의 양도가액을 공시지가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판단이 불가능함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대법원의 재판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인정되는 일반적 효력이 인정되지 않고, 단지 구체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개별적 효력을 가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속성을 감안할 때, 대법원은 이 사건의 판결에서 개선입법의 취지를 반영하는 내용으로 판단하였음이 타당하였다고 보여진다. 그와 아울러 아직 해결할 수 없는, 공시지가 시행 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방론으로 그러한 사건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적시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 지적하여야 할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는 명백히 1995년 소득세법의 소급적용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사건의 판결에서 구태여 구법의 잠정적인 계속적용이라는 논리를 어렵게 도출할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1996년 소득세법을 소급적용하여 해결함이 도저히 불가능한 것인가의 시각에서 접근하였어야 함이 타당했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1996년 소득세법을 소급적용하는 취지로 접근하였다면, 1996년 소득세법으로 개정한 입법자의 취지와 헌법재판소의 불합치결정취지를 모두 반영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Ⅴ. 問題의 解決方案 문제해결의 가장 용이한 방안은 국회에 의한 새로운 소득세법으로서의 개정이라고 본다. 입법자는 개정시에 두가지 사안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즉 그 하나는 공시지가 시행이전에 이미 양도가 이루어진 사건과 관련하여 1990년8월31일 이전에 양도된 토지의 양도가액을 공시지가로 환산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칙의 경과규정에서는 새로이 개정되는 법률이 1979년 소득세법이 적용되는 사건에 소급적용됨을 명시하는 것이다. 이 방안이 현재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으로 보여진다. 헌법재판소가 결정 당시 이미 개정되어 시행된 1995년 소득세법을 소급적용하라고 한 취지는 궁극적으로 1995년 소득세법이 합헌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국회가 위에 제시한 형태의 개선입법을 한다 할지라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을 비롯한 각급법원은 새로운 개선입법 내용에 의거하여 아직 확정되지 아니한 모든 사건을 처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판결은 이미 확정되었음에 따라 결국 이 사건 판결취지와 앞에 제시한 방안과의 상충문제가 야기된다. 그렇지만 입법자가 제시한 방안에 따른다 할지라도, 이미 납부된 양도소득세를 전부 반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적불안정성의 초래문제는 그리 크게 야기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재심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이 부분은 대법원이 스스로 선택한 부담으로 파악하여야 한다고 본다.
1997-09-22
건축허가서의 사법상 효력
I. 序 說 1. 大法院은 1997년3월28일에 建築許可書의 법적 성질과 관련하여 『建築許可는 行政官廳이 건축행정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受許可者에게 일반적으로 행정관청의 許可없이는 건축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相對的 禁止를 關係法規에 적합한 일정한 경우에 解除하여 줌으로써 일정한 건축행위를 하여도 좋다는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行政處分일뿐 受許可者에게 어떤 새로운 權利나 能力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建築許可書는 허가된 건물에 관한 실제적 권리의 得失變更의 公示方法이 아니며 推定力도 없으므로 建築許可書에 建築主로 기재된 者가 건물의 所有權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96다10638)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바 있다. 원래 이 판결에는 이러한 쟁점 이외에도 占有取得時效가 완성된 자에 대한 不動産 所有名義者의 義務範圍와 不法行爲에 대한 損害賠償으로 原狀回復請求를 할 수 있는지의 與否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建築許可書의 사법상의 효력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2. 行政官廳의 處分行爲중의 하나인 建築許可는 相對的 禁止를 해제하여 자연적 自由權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여기서 許可를 받은 개인에게 許可權이 어떠한 법적 성질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우선 公法的인 차원에서 현재 판례와 통설적인 견해는 허가를 公法上의 權利가 아닌 反射的 利益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반해 私法上으로는 許可가 어떠한 효력을 지니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예컨대 許可權이 때로는 讓渡되기도 하고, 때로는 제3자에 의해 침해되기도 하는데, 이 때의 법적 성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판례는 새로운 권리의 창설은 물론, 어떠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더 나아가 권리를 변동하는 공시방법도 아니며, 추정력도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허가의 사법상의 효력에 대한 문제점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행정법상 허가제도의 意義와 法的 性質 그리고 效果에 대해 槪觀해 보고, 이어서 본 판결에 대한 필자의 斷想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구태여 사실관계를 적시하지 않은 것은 지면관계 뿐만 아니라 이 판결에서 보여주고 있는 사법상의 효력 부분은 사실관계의 여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이미 대법원은 이에 대해 일관된 견해를 보여 주고 있기(大判 1989년5월9일, 88다카6754) 때문이다. II. 許可의 法的 性質과 效果1. 許可의 意義 許可란 法令에 의해 개인의 자연적 자유가 일반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경우에 그 금지를 解除하여 자연의 자유를 適法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회복시켜 주는 行政行爲를 말한다. 許可는 허가를 유보한 相對的 禁止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解除될 수 없는 절대적 금지에 대하여는 허가할 수 없다. 2. 許可의 法的 性質 許可의 법적 성질과 관련하여 두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하나는 許可가 命令的 行爲인가 形成的 行爲인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속行爲인가 裁量行爲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서는 첫 번째 문제만 살펴본다. 원래 許可는 상대방에게 금지를 해제하여 자연적 자유를 회복시켜 주는 행위이므로 下命이나 免除와 함께 命令的 行爲에 속한다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다(金南辰, 行政法 1,237면). 이러한 견해에 의하면 許可는 私人이 어떤 행동을 사실상 하고 안하고를 규율할 뿐 그의 법적 효과에 대해서는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法的 地位나 法律關係를 창설하는 形成的 行爲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반대하여 『許可도 단순한 자유회복 이상으로 적법하게 어떤 權利·利益을 향유할 수 있는 지위의 설정으로 보는 견해』나(金道昶, 一般行政法論(上), 371면) 『許可도 法令 또는 行政行爲에 의하여 일정한 행위를 할 수 있는 權利(自由權的 權利)가 제한되고 있는 경우에 그 제한을 해제하여 적법한 권리행사를 가능하게 하여 주는 행위이므로 命令的 行爲라기 보다는 形成的 行爲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타났다(朴윤흔, 最高行政法講義(上), 344면). 許可가 特許와 같은 形成的 行爲와 똑같은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단순한 자연적 자유의 회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制限을 解除하여 적법한 權利行使를 가능케 해 주며 때로는 새로운 법적지위를 향유하거나 새로운 법률관계를 창설할 수도 있는 행위이므로 형성적 행위의 성질을 가질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같은 견해로 洪井善, 行政法原論, 285면; 金東熙, 行政法I, 232∼233면). 그러나 판례는 유기장영업허가와 관련한 사건에서 『유기장영업허가는 유기장경영권을 설정하는 설권행위가 아니고 일반적 금지를 해제하는 영업자유의 회복이라 할 것이므로 그 영업상의 이익은 反射的 利益에 불과하다』라고 판시하여(大判 1986년2월8일, 84누369) 命令的 行爲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3. 許可의 效果 1) 禁止의 解除 許可의 效果는 일반적 금지를 해제함에 그치고 배타적 독점적 권리 또는 능력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다. 허가의 결과 상대방이 사실상 어떤 사업의 독점 혹은 기타 이익을 얻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부수적 反射的 效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大判 1963년8월22일, 63누97; 1971년6월29일, 69누91). 그러나 許可가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특정의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금지된 자연적인 권리가 회복됨으로써 일정한 자유를 누릴수 있는 지위가 부여되고, 이러한 지위를 법률이 보호해 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즉 이것은 사실상의 이익이 아닌 법률상의 이익인 것이다. 판례도 주류제조면허와 관련하여 『주류제조면허는 재정허가의 일종으로서 일반적 금지의 해제로 자유의 회복일뿐 새로운 권리의 설정은 아니지만 일단 이 주류제조업의 면허를 얻은 자의 이익은 단순한 사실상의 반사적 이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주세법의 규정에 따라 보호되는 이익』이라고 판시하여(大判 1989년12월22일, 89누46), 免許權이 가지는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허가의 효과와 관련하여 국민의 권리구제의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권의 성립요소를 완화하여 단순한 反射的 利益이 아니라 法律上 利益 내지는 公權으로 인정될 수 있는 폭의 확장이 요구되고 있다. 2) 許可의 承繼 許可의 效果가 승계되는지의 여부는 일반적으로 그것이 對人的 許可인가, 對物的 許可인가 兩者를 혼합한 혼합허가인가에 따라 다르다. 대인적 허가는 承繼가 불가능하며, 대물적 허가는 그의 承繼가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反해 혼합허가의 경우는 인적 요소의 변경에 관해서는 새로운 허가를 요하고, 물적요소의 변경에 관해서는 신고를 요하는 등 제한이 따르는 것이다. 건축허가는 대물적인 허가로서 그의 승계가 인정되고 있다. 3) 許可主變更의 訴의 利益 건축중의 건축물을 양수한 자는 건축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장차 건축주 명의로 허가에 갈음하는 신고(건축법 제5조 제2항)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고, 중간검사(동법 제7조의2)를 신청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공사를 완료한 날로부터 7일이내에 준공신고(동법 제7조)를 하여야 하고, 이에 위반할 때에는 처벌을 받게되어 있으므로 건축공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건축주의 명의를 변경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하여 건축주 명의의 변경을 구하는 소이외에 달리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 또한 건축중인 건축물을 양도한 자가 건축주 명의변경에 동의하지 아니한 때에는 양수인은 그 의사표시에 갈음하는 판결을 받을 필요가 있고 이 때에는 그 訴의 利益이 있음을 否認할 수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大判 1989년5월9일, 88다카6754). III. 本判決에 대한 斷想 1. 本判決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건축허가는 명령적인 행정처분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권리나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실체적 권리의 득실변경의 공시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추정력이나 허가서에 기재된 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건축허가를 그 성질상 행정법상의 명령적 처분으로 이해하는 통설적인 견해에 의하면 異論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허가는 反射的 效力만이 아니라 법률상 보호해야 할 이익이 있는 것으로 때로는 새로운 法的地位도 지니게 된다. 이 때 공법상의 이익 이외에 사법상의 어떠한 새로운 法的地位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2. 本判決의 결론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찬동한다. 따라서 건축허가서의 사법상의 효력이 본판결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이 「어떤 새로운 권리」를 창설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실제 건축을 담당하지 않은 제3자 이름으로 허가를 받아 건축한 경우 허가받은 자의 이름으로 보존등기를 했다고 해서 소유권자로 인정될 수 없는 것에서 이것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판례는 보존등기의 추정력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大判 1996년7월30일, 95다30734). 그러나 새로운 권리를 창설해 주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어떠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는」점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한다. 우선 공법상의 권리와 관련하여 오늘날 학계에서는 철저한 命令的處分으로 이해하는 견해는 거의 없고, 허가에 權利 形成的인 요소가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사법상의 차원에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許可主變更의 訴에서 訴의 利益을 인정하고 있다. 또 건축할 수 없는 도로예정지상에 행정관청의 착오로 건축허가를 내줌으로 인하여 건물을 준공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건물전체를 철거해야만 하는 사건에서 행정관청의 不法行爲로 인한 損害賠償請求權을 인정하였다(大判 1980년3월11일, 79다1687). 즉 허가로 인하여 재산적인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행정관청의 職權取消에 의한 損失報償이 아니라 不法行爲로 인한 損害賠償請求를 건축주에게 인정하고 있다. 또한 건축주이면서 許可權을 보유하고 있는 者가 許可權을 讓渡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許可가 건축허가와 같은 대물적인 경우에는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許可權의 讓渡나, 不法行爲로 인한 損害賠償請求權등은 모두 건축허가로부터 야기되는 것으로 이러한 경우에 사법상의 효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대법원은 이러한 효력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許可가 자연적인 권리의 회복으로 이해되는데, 이러한 회복이 때로는 사법상 중요한 財産權의 객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에는 許可 역시 財産權의 客體로서 그의 법적지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論究가 있어야 할 것이다.
1997-07-14
경영권의 양도와 표견대표이사의 성부
法律新聞 第2607號 法律新聞社 經營權의 讓渡와 表見代表理事의 成否 金敎昌 〈辯護士〉 ============ 14면 ============ 대법원 1994년12월2일선고, 94다7591판결 ●판례요지 주식회사가 대표이사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양수인에게 회사대표권한을 부여한 경우에는 그 양수인과 거래한 제3자가 그 양수인에게 대표권이 없음을 알지 못한데에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회사는 제3자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판례평석 이 사건에서 양수인은 대표이사로부터 대표권을 양수했을 뿐이지 주총서 이사로 선임되는 등 적법한 선임을 받은 바 없어 법률상 대표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이를 제3자가 알지 못한데 중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제3자를 보호하는 것이 금반언내지 외관보호의 법리에 비추어 타당, 表見代表理事성립을 인정한 대법원판시에 찬성한다 【判決要旨】 株式會社의 代表理事가 經營權을 讓渡하면서 그 讓受人에게 會社를 代表할 權限을 부여한 경우에는, 그 讓受人과 거래한 제3자가 그 讓受人에게 代表權이 없음을 알지 못한데에 重過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제3자에 대하여 會社는 책임을 져야 한다. 【評 釋】 1. 사건의 개요 이 事案은 原告들이 被告會社와 차량운행권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代金을 지급하였다가, 被告會社에게 歸責事由가 있음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그 代金의 반환을 청구한 事案이다. 被告會社는 運輸業을 경영하는 會社로서 그 代表理事는 甲(실제상 1人株主임)인데, 被告會社를 代表하여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甲이 아니라 乙이다. 被告會社가 乙의 代表權을 다투어 表見代表理事의 成立 與否가 이 事案의 爭點으로 되었다. 甲은 위 매매계약의 체결 전에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그의 柱式 전부를 乙에게 양도하고 중도금을 수령한 상태에서 會社의 經營權마저 乙에게 讓渡하였다. 그래서 乙이 被告會社를 代表하여 原告들과 위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 뒤 乙이 甲에게 양수한 柱式의 잔대금을 내지 아니하여 甲과 乙간의 위 양수도계약이 해제되고 甲이 다시 經營權을 맡게 되었다. 그러자 甲이 乙에게 代表權이 없다는 이유로 原告들과 乙간의 거래는 會社에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고 다투어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乙은 被告會社의 代表理事는 물론 理事로 선임된 바 없다. 代表理事로부터 經營權의 讓受에 따라 代表權을 넘겨받은 것만으로는 아직 적법하게 會社의 代表權을 가지지 못한다. 原判決(서울고법 1993년12월10일 선고 93나13201판결)은 이렇게 乙에게 代表權이 없고, 原告들이 이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는 이유로 原告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審(서울지법남부지원 1992년12월30일 선고 91가합25544판결)은 原告들의 청구를 認容하였는데, 이를 취소하고 그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위의 讓渡時에 甲은 乙에게 全權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委任狀을 작성하여 주고, 代表理事의 印鑑과 고무인도 인도하였으며, 사무실도 넘겨 주었다. 그리하여 그 이후 乙이 실제상 代表理事로서 被告會社를 경영하였다. 그 예로써 Y를 副社長으로 임명하여 乙의 경영을 돕도록 한 것, 노사분규를 수습한 것, 原告들과의 매매계약 이전에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종류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 들을 들 수 있다. 原告들과의 계약시에는 被告會社의 불이행으로 인한 대금반환채무의 담보로 原告들에게 被告會社의 차량에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까지 하였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判決要旨와 같이 表見代表理事의 成立을 인정하고, 이와 견해를 달리한 原判決을 破棄하였다. 還送後 법원(서울고법 1995년6월16일 선고 94나44332 판결)은 대법원의 判示에 따라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을 인정하여 原告들의 청구를 認容하였다. 2. 正代表理事와 副代表理事 代表理事는 株式會社의 필요기관으로서 理事가운데에서 理事會의 決議 또는 株主總會의 決議로(商法 389조1항 본문과 동 단서) 選任된다. 代表理事는 會社의 營業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 즉 代表權을 가진다(商法 389조3항, 208조). 법률상으로 株式會社의 대표기관은 代表理事 뿐이다. 법률상으로 代表理事 이외에는 법률상으로 代表理事 이외에는 會社의 代表權을 가지는 자는 없다. 그런데 오로지 代表理事만이 會社를 대표하여 상대방과 거래를 할 수 있다고 하여서는 거래의 폭이 좁아진다. 그래서 거래의 폭을 넓히려고 실제로 대부분의 會社들은 代表理事 이외의 사람에게도 전반적 또는 부분적으로 代表權을 授與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도록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와 거래하는 상대방들도 이에 상응하여 실제로 반드시 代表理事와 상대하여 거래를 하지 않고, 代表理事 이외의 代表權者와 상대하여 거래를 한다. 이에 법률상으로 代表權을 가진 기관인 代表理事를 正代表理事라 부르고, 代表理事 아닌 사람으로서 실제로 代表權을 가진 대표기관을 副代表理事라고 부르기로 한다. 副代表理事의 설치 근거는 定款, 規程 등에 의하기도 하고, 理事會의 決議나 代表理事의 授權에 의하기도 한다. 副代表理事의 지위는 대체로 代表理事 이외의 理事들이 차지한다. 하지만 반드시 理事이어야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자체가 실제상의 것이므로 어디에도 그런 제한은 없다. 理事아닌 사람이라도 위 설치 근거에 의하여 代表權을 부여받으면 얼마든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副代表理事의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흔히 社長, 副社長, 專務, 常務 기타 會社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名稱을 사용한다. 이들중 專務, 常務의 경우 이들이 理事이면 專務理事, 常務理事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理事가 아니면 그저 專務, 常務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이 副代表理事들이 가지는 代表權의 범위는 일정하지 아니하다. 그 범위는 正代表理事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전반적인 代表權으로부터, 그 폭이 넓거나 좁은 부분적인 代表權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이 있다. 이들 正·副代表理事가 그 권한내에서 법률행위를 하면 그 행위는 바로 회사 자체의 행위로 되고(鄭東潤 會社法 388면), 따라서 당연히 會社에 그 법률효과가 미친다. 3. 正·副代表理事와 表見代表理事 법률상으로 正代表理事는 전반적인 代表權을 가지지만, 會社내에서 그 권한에 제한을 가하여 실제로는 그 권한에 제한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그가 이런 제한을 어기고 법률행위를 하면, 그 행위의 효과는 원칙으로 회사에 미치지 아니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 내부적인 제한을 모르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에 法은 會社로 하여금 이런 제한을 가지고는 善意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하였다(제389조제3항, 제209조제2항). 그 결과 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그 행위의 효과가 會社에 미치게 된다. 副代表理事들은 어차피 전반적인 代表權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다. 이들이 그 권한 밖의 代表權을 행사하면 그 행위의 효과가 원칙으로 會社에 미치지 아니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 外觀을 信賴하고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會社가 그 理事의 代表權을 다툴 때에 상대방더러 그 권한의 존재를 立證하라고 하면 그 立證이 어렵다. 그러면 그런 理事들과 상대방이 거래를 꺼리어 거래의 폭이 좁게 된다. 이에 法은 상대방의 보호라는 이유로 그런 名稱의 사용을 허용한 會社로 하여금 責任을 지도록 하였다. 그 理事가 代表權을 가지지 아니한 경우에도 善意의 제3자에 대하여는 責任을 지도록 하면서, 이런 理事를 表見代表理事라고 부른다(제395조). 그 결과 이런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는 그 행위의 효과가 會社에 미치게 된다. 실제로는 어느 범위에서 代表權을 가진 副代表理事가 그 범위내에서 법률행위를 한 경우라도 會社가 그 代表權을 다투면 상대방이 그 범위내의 법률행위임을 立證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도 상대방은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주장하여 會社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다. 판례는 이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두가지 경우에 확대하여 적용한다. 그 하나는 公同代表理事 1人의 행위에 대한 것이고(대법원 1992년10월27일 선고 92다19033 판결, 동 1993년12월28일 선고 93다47653 판결), 또 하나는 理事아닌 사람으로서 副代表理事로 인정할 만한 名稱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위에 대한 것이다(대법원 1985년6월11일 선고 84다카197 판결, 朴俊傭 「表見代表理事制度」 司法硏究資料 6권 172면, 鄭東潤 「表見代表理事」 鄭熙喆華 甲紀念 商法論集 83면 이하, 朴吉俊 「表見代表理事」, 徐燉珏 停年紀念 商事法論集 189면 이하), 이 事案은 그 중 後者에 해당하는 예이다. 4. 表見代表理事의 法理 이 法理는 表現代理(民 제125조, 126조, 129조), 表現支配人(商14조)의 法理와 함께 禁反言 내지 外觀保護의 法理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요건은 첫째로 代表權이 있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名稱의 사용이다. 그러한 名稱으로 法이 위에 들고 있는 것은 例示이다. 그 밖에 會長, 副社長, 理事長, 副理事長, 代表理事代行者(鄭東潤 會社法 394면), 總裁, 副總裁, 銀行長(崔基元 「表見代表理事의 行爲와 會社의 責任」崔基元華甲記念 商事判例硏究〔1〕 567면이하) 등도 그런 名稱에 해당한다. 表見代表理事가 自己의 명칭으로 거래하든 眞正한 代表理事의 명칭으로 거래하든 그것은 상관없다(대법원 1979년2월13일 선고 77다2436 판결, 鄭東潤 會社法 395면, 拙稿 「表見代表理事의 行爲」商事法의 硏究 186면이하). 그 요건은 둘째로 會社의 歸責事由로서 이에 대한 會社의 許容 내지 默認이다. 代表理事 1인 또는 理事과반수가 그런 명칭의 사용을 許容 내지 默認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1992년9월22일 선고 91다5365 판결, 朴吉俊 전게, 崔基元 전게, 鄭東潤 전게「表見代表理事」). 그 요건은 셋째로 제3자의 善意, 無重過失이다(대법원 1973년2월28일 선고 92다1907 판결, 鄭東潤 전게 397면). 이 法理는 非營利法人에도 유추적용되고 있다(대법원 1989년3월28일 선고 87다카2152, 2153 판결). 非營利法人 중에는 代表機關인 理事長 또는 會長을 非常勤의 명예직으로 두고 있는 法人이 적지 않다. 이런 法人의 일상업무는 대부분 常勤副社長(또는 專務, 常務, 事務總長…이하 같다)이 처리한다. 이에 상대방은 그 副社長이 대표권이 있는 것으로 믿고 그들과 거래한다. 이 판례의 事案은 바로 그런 法人의 副社長 겸 事務總長(甲)이 理事長의 명의로 어음에 背書를 한 事案이다. 이 事案에서 대법원은 그 法人에게 어음상의 責任을 지웠다. 甲이 法人을 대리할 權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어음을 受取한 사람에게 그렇게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表見代理의 法理를 가지고 그 法人에게 責任을 지운 것이다. 甲이 사용한 名稱은 株式會社의 경우에 代表權있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名稱이다. 대법원이 직접으로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유추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名稱이 계기가 되어 法人에게 責任이 지워졌다는 점에서 간접적으로 이 法理가 유추적용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5. 이 事案의 表見代表理事 이 事案의 乙은 代表理事인 甲으로부터 代表權을 讓受한 사람이다. 그 뿐이지 乙은 株主總會에서 理事로 選任된 바는 물론 理事長 또는 株主總會에서 代表理事로 選任된 바(이하 적법한 選任이라 함) 없다. 代表理事로부터 代表權을 讓受한 것만으로는 이 事案의 原判決判示와 같이 법률상 代表權을 가지지 못한다. 적법 ============ 15면 ============ 한 選任을 받아야 법률상의 代表權을 가진다. 이 事案의 原告들은 乙이 甲으로부터 代表權을 讓受하였을 뿐이지 적법한 選任을 받은 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 보인다. 그래서 原判決은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을 否定하였다. 이 事案의 乙은 甲으로부터 經營權을 讓受하여 실제로 전반적인 代表權을 행사하였다. 이러한 경우는 비록 乙이 적법한 選任을 받은 바 없어 법률상 代表權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甲으로부터 代表할 權限을 부여받았으므로 原告들과의 거래가 어쩌면 그 권한내의 거래일른지도 모른다. 그러나 甲이 이를 다투어 原告들로서는 表見代表理事의 法理를 援用하는 수 밖에 없게 되었다. 表見代表理事의 성립요건중 會社의 歸責事由로는 代表理事 1人에 의한 許容 내지 默認으로 족하다. 이 事案은 바로 그런 例의 하나이다. 乙은 甲으로부터 그런 名稱을 부여받고 代表權을 행사하였으므로 그를 실제상 代表權을 가지는 者라고는 믿을만 하다. 乙에게 代表權이 있는지의 與否는 법률문제인데, 이를 原告들이 알지 못한데에 重過失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甲이 乙에게 代表權을 수여하면서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하였는지는 더욱 제3자가 알기 어렵다. 乙에게 代表權이 있는 것으로 믿은 原告들을 보호하는 것이 禁反言 내지 外觀保護의 法理에 비추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대법원은 그렇게 믿은 原告들에게 重過失이 없다고 判示하였다. 대법원의 判示에 贊意를 표,한다.
199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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