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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에 상법 제190조를 준용하는 입법취지
法律新聞 2585호 법률신문사 株主總會決議 不存在確認의 訴에 商法 제190조를 준용하는 立法趣旨 일자:1995.9.15 번호:95다13302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一. 事實槪要 원고 주식회사 일진전기의 설립당시의 발행주식총수는 1만2천주로서 그 주주는 소외 A(3천7백20주), 그의 처인 소외 B(1천2백주), 그의 동서인 소외 C(1천주), 그의 질부인 소외 D(1천1백99주) 및 소외 E(3천6백주), 소외 F(6백주), 소외 G(4백80주), 소외 H(1천2백주)였는데,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인 대주주인 위 A가 1987년3월25일 부도를 내고 회사일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게 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그 당시 이사이던 위 E, H와 상의하여 위 E를 대표이사로 하기로 결정하고 그때부터 위 E가 회사일을 관장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위 E가 대표이사가 된 후에도 회사의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부채에 쪼들리게 되자 위 A는 1987년7월10일 실제 그 소유이던 주식 합계 6천1백20주(본인 및 위 B, C, D의 명의로 된 주식)를 소외 I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차용금채무에 대한 담보조로 소외 J에게 양도하였고, 위 J는 1988년2월27일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던 위 E가 실제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소외 K등을 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기재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여 가지고 오자 같은해 3월3일경 그 소유 주식의 의결권행사를 위 H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1988년2월27일 주주총회 개최일자에 맞추어 소급하여 작성해 주어 이를 사후에 추인하였다. 피고 김광국은 소외 K가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법인등기부상 등재되어 있는 동안인 1989년10월20일 원고회사를 대표한 위 K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9년10월26일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접수 제41035호로서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위 K의 처남인 소외 M이 위 E로부터 그 명의의 주식 3천6백주를 대금 3천만원에 양도받음과 동시에 원고회사의 실질적 경영권을 장악하여 회사를 운영하면서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당시 주주명부상 주주로 되어 있던 자신과 소외 N, H등 주주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하는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였다. 원고주장의 요지는 위 매매계약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K도 정관상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법인등기부상에만 이사 및 대표이사로 등재된 자이므로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권한이 없었고, 또한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회사의 공장건물 및 그 부지로서 원고회사의 영업활동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재산이므로 이를 처분할 경우 원고회사의 영업을 폐지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는 바, 이러한 재산을 처분할 경우에는 상법소정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함에도 원고회사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매도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로서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二. 法院의 判斷 1) 제1심인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제1민사합의부는「…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한 등기가 있으면 일응 그 등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경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할 것인 바, 법인의 경우는 적법한 대표자에 의하여 그 재산처분과 관련된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 유효한 원인행위에 터잡아 등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62년12월27일 선고, 62다630 판결 참조), 원고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위 등기의 추정력을 복멸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987년9월7일 원고의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부채정리를 위하여 원고소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주주 전원이 동의한 사실이 엿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1993년5월14일 선고, 92가합3844)는 것이다. 2)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는「…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주주총회는 실제 소집, 개최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을 작성한 것이어서 형식상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위 E, M이 사실상 원고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터에 그 주도하에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어 그들이 위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하게 함으로써 원고회사도 이에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형식상 위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피고에 대하여는 원고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위 매매계약이 원고회사를 대표할 적법한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체결되었거나 특별결의없이 이루어져 무효임을 내세우는 원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1995년1월20일 선고, 93나31032)라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제2부는「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도 상법 제190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의부존해확인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확정전에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바, 이는 형식상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상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상법 제380조 소정의 결의부존재확인 청구의 소에 있어서 결의부존재라 함은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서 소집, 개최되어 결의가 성립하였으나 그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의 부존재로 볼 수 밖에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고, 전혀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 작성하거나 또는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 볼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하여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와 같이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그 결의에 기초한 법률관계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 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당원 1991년8월18일 선고, 91다14369 판결; 1993년9월14일 선고, 91다33926 판결등 참조)」라고 전제하면서「…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상법 제37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1995년9월15일 선고, 95다13302)고 하였다. 三. 評 釋 1) 判例의 변천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둘러싼 소송사건중에는 결의부존재확인의 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소가 소송상 허용되는지, 소로서 허용된다면 소의 성질·대상은 무엇인가를 놓고 판례·학설이 다투어 온 바이다. 판례는 외형적·형식적으로도 총회의 결의로서 인정할 수 없는 결의부존재의 소라고 하는 定型을 인정한 후(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송은 통상의 소송으로서 일반민사소송법의 적용을 받아 그 확정판결은 그 당사자간에 있어서만 효력이 있고 제3자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대판 1968년2월20일 67다1979, 1980)을 취하였으나, 대법원은 1982년9월14일 전원합의체판결에서 현행상법 제380조의 규정에 근거가 되는 판결(80다2425)을 한 것이다. 1984년4월10일자의 상법개정시에 제380조의 규정에 부존재확인의 소에 관한 규정이 들어오게 되었는 바, 이 규정은 1995년11월30일자의 상법개정에서 다시 종래 상법 제190조의 본문만 준용되고 단서는 준용되지 아니하는 규정방식을 취하게 되었다. 2) 議決不存在의 原因 상법상 결의부존재의 원인은「…總會의 召集節次 또는 決議方法에 總會決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瑕疵가 있는 것을 이유로…」하는 경우이다(380조 후단). (가) 1984년전의 상법밑에서 판례에서 다루어진 경우를 보면, 총회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되고 이 총회에서 어떤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실제 총회소집도 없었고 또 결의도 없었는데 허위내용의 의사록을 만들어 총회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가장한 경우(대판 1964년4월21일 63마31; 대판 1969년9월2일 67다1705, 1706), 회사의 총주식 1만주중 도합7천주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적법한 소집통지를 함이 없이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71년8월31일 71다1325; 대판 1978년11월14일 78다1269; 대판 1980년12월9일 80다128), 시장이 실질적으로 운영위원회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의 결의를 가지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하는 경우(대판 1975년7월8일 74다1969), 주주가 아닌 지입차량양수인들이 임시총회를 열고 한 결의(대판 1977년6월7일 77다54), 주주명의대여자가 한 총회의 결의(대판 1980년12월9일 79다1989)등이다. (나) 1984년 개정상법후의 판례에서는 결의부존재의 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이른바 非決議(Nichtbeschlusse)로서 결의의 사실이 물리적으로서 부존재한 경우이다. 예컨대 주주총회를 소집·개최하거나 결의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던 양 허위의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회사등기부에 이사선임등기를 한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表見決議(Scheinbeschlusse)로서 총회 및 결의라고 볼 만한 실체가 사실상 존재하지만,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경우이다. 예컨대 아무런 소집통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가 다방에 모여 결의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表見決議의 경우만이 상법 제380조의 적용대상이 되고, 非決議의 경우는 상법 제380조의 규율밖에 있다고 한다. (다) 위 사실개요에서 보면 1988년2월27일자 및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였다는 것이니 이는 분명히 이른바 주주총회의 非決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판결은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것에 회사지배주주가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경우에 예외적으로 회사에게 그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3) 議決不存在確認判決 效力 상법 제380조에서 제190조 본문만을 준용하고 있는 현행법에서 판결의 대세적 효력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상법 제190조 단서의 규정이 준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급효를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를 학설과 판례의 해석에 맡겨져 있는 상태이다. 이 대법원판결은 비록 1995년11월30일전의 상법밑에서 내려진 것이라 할지라도 불소급효를 인정한 판결이라 보아서 주목할만한다. 즉「…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사항을 놓고 볼 때 거래상대방의 보호를 중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지만, 상법 제434조의 적용을 받는 상법 제374조의 요건에 대한 사실인정이나 법적 가치판단이 없이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거래의 상대방 보호를 기한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374조의 적용을 받는 부동산을 매매하는 계약을 의결한 것이 부존재결의에 해당하면 소급효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7-03-24
법령정비청원으로 인한 기간도과와 정당한 사유
法律新聞 2577호 법률신문사 法令整備請願으로 인한 期間徒過와 正當한 事由 일자:1996.8.29 번호:92헌마137 辛奉起 釜山外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I. 이 決定의 意義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지공법)은 감정평가의 주체로서 감정평가업자를 정하여 이를 감정평가사사무소·합동사무소·감정평가법인으로 구분한 후 그 업무범위에 관하여는 시행령(지공령)에 위임하고 있는바, 최근 1996년8월29일 헌법재판소가 이들 규정의 위헌성을 다툰 사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림으로써 일단 그 논의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런데 위 결정은 논의의 종결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위헌문제에 대한 판단회피로 보인다. 본안판단이 가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청구기간의 도과를 이유로 각하결정을 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하여 살펴본다. II. 事件의 槪要와 決定理由의 要旨 1. 事件의 槪要 청구인들은 지공법 제19조에 의거 1991년7월 건설부장관의 설립인가를 받은 전국 12개 감정평가법인들인바, 한국감정원을 전속적 평가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는 자산재평가법시행령(재평가령)제3조 제2호, 금융기관의연체대출금에관한특별조치법시행령(연특령) 제2조가 지공법의 시행에 따라 그 효력이 상실된 불합리한 규정들인데도 그 효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위헌적 규정들이고, 또한 한국감정원을 복수평가시의 필수적인 평가기관으로 규정한 주택분양가원가연동제시행지침 제5조 제2항, 공영개발사업용지규정 제16조 제2항의 각 조항 또한 같은 이유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여 1992년6월26일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가, 1995년3월24일에 이르러 종래의 청구취지에 지공령 제35조 제1호를 추가하여 그것이 위헌이라는 내용의 청구취지의 확장신청을 하였다(주택분양가원가연동제시행지침과 공영개발사업용지규정 부분은 소원대상인 공권력이 아니므로 본고의 논의대상에서 제외한다). 2. 決定理由의 要旨 (1) 다수의견 ① 재평가령 제3조 제2호와 연특령 제2조에 있어서는 청구인들 감정평가법인이 설립됨으로써 그 적용을 받게 된 1991년7월1일을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그 사유가 있는 날」로 보아야 할 것인바, 청구인들은 위 기준일로부터 늦어도 1백80일 이내에 위 조항들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였어야 할 것인데도 그로부터 1백80일이 훨씬 지난 1992년6월26일에 헌법소원청구를 하였고, 또한 지공령 제35조 제1호에 대하여는 1995년3월24일에 이르러서야 청구를 확장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헌법소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였음이 명백하여 부적법하다. ② 입법행위의 속성상 침해행위 자체는 한 번에 끝나는 것이고 그러한 입법행위의 결과인 권리침해상태가 계속될 수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법령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경우에 침해행위의 결과가 계속 남아있다고 하여 청구기간의 제한을 배제한다는 것은 법적 안정성의 확보를 위한 청구기간의 설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2) 반대의견(3인)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여 행정소송법 제20조 제2항 단서가 헌법소원심판에 준용됨에 따라『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제소기간의 도과에도 불구하고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적법하다고 할 것인바,『정당한 사유』라 함은 청구기간도과의 원인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지연된 심판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사회통념상으로 보아 상당한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민사소송법 제160조의『당사자가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나 행정심판법 제18조 제2항의『천재·지변·전쟁·사변 그 밖에 불가항력적인 사유』보다는 넓은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은 재평가령 제3조 제2호, 연특령 제2조의 규정상의 문제가 감정평가제도의 변천을 법령이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서 법령정비의 청원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인식하고 그에 따라 권리구제를 받기 위한 노력을 하다가 청구기간을 도과하게 된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청구기간을 탄력적으로 해석·적용하여 청구기간도과에『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으로써 가능한 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유지·보장하는 쪽으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II. 評 釋 1. 請求人適格과 請求趣旨擴張申請의 適法 與否 (1)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면 대상규정들중 후자인 지공령 제35조 제1호에 대하여는 다수의견이든 반대의견이든 모두 청구기간도과라는 점에 이견이 없으나, 전2자는 청구기간의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는 3인의 반대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2) 먼저 재평가령 제3조 제2호 및 연특령 제2조 부분에 대한 청구인적격의 존재여부의 점이다. 우선 전자의 경우는 그 근거가 되는 모법인 재평가법 제7조 제2항의『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융기관 기타기관』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함에 있어 한국감정원이 자산재평가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그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으로서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규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또한 재평가령 제3조 제2호가 한국감정원을 제외한 다른 일반 감정평가법인은 전혀 그 업무를 할 수 없도록 배제한 규정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1989년 제정된 지공법 제20조 제1항 제3호가『자산재평가법에 의한 토지등의 감정평가』를 감정평가업자의 한 업무로 규정하고 있고, 또 한국감정원이 아닌 다른 감정평가업자가 이를 행하는 경우 그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일반 평가법인은 지공령 제35조 제1호의『다른 법령에 따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범위에서 제외되어 이를 할 수 없고 그 업무의 제한은 곧 재평가령 제3조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일반 법인은 재평가령 제3조에 의해 직접 기본권 침해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재평가령 제3조 제2호에 대한 청구인적격이 있다고 할 것이다. 연특법 제2조 역시 일반 평가법인에 대한 제한규정이므로 같은 이유로 적법한 청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 지공령 제35조 제1호의 부분은 청구취지확장신청에 의해 심판대상이 된 규정이므로 청구기간도과 여부의 점 외에 그 청구의 확장이 허용되는지 및 허용된다면 청구인적격이 있는지 여부도 문제이다. 먼저 청구확장신청을 보면 헌법소원의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에 의거 민사소송법을 준용할 수 있으므로 소의 변경에 관한 이론 역시 준용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은 기존의 청구취지에 사후적으로 지공령 제35조 제1호를 포함시키는 의미에서의 확장신청을 한 것이므로 그 태양상 추가적 변경의 유형에 해당할 것이고 따라서 그 신청은 적법한 것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에 대하여 아무런 이유설시도 하지 않았다. 나아가 청구확장신청이 적법하다고 볼때, 지공령 제35조 제1호에 대한 청구인적격의 존재 여부가 문제된다. 지공법 제20조 제2항은『감정평가업자의 종별에 따른 업무범위 또는 업무지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이에 근거한 지공령 제35조 제1호는『감정평가법인의 경우 다른 법령에 따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감정평가업자의 모든 업무』라고 규정함으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하다. 즉 지공법 제20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에서 명백히『자산재평가법에 의한 토지등의 감정평가, 법원에 계속중인 소송 또는 경매를 위한 토지등의 감정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령 제35조 제1호가『다른 법령에 따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감정평가법인에 대하여 그 업무를 제한함으로써 결국 청구인들이 자산재평가 및 부동산의 최저경매가격평가 업무를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재평가령 제3조 제2호 및 연특령 제2조에 따라 한국감정원이 그 업무를 독점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들은 지공령 제35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하여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받았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므로 청구인적격을 갖춘 적법한 청구였다고 볼 것이다. 2. 請求期間의 遵守 與否 (1) 狀況成熟性理論의 抛棄 헌법재판소는 최근 법령소원청구기간의 기산점에 관한 종래의 일관된 판례태도였던 이른바『상황성숙성이론』을 포기함으로써 구제의 폭을 넓혔는바(1996년3월28일 선고, 93헌마198), 다음의 점에 그 이유를 두고 있다. 즉 기본권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때부터 청구기간을 기산하면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청구기간을 단축하는 결과가 되어 국민에게 불리하고, 기본권의 침해가 확실히 예상되는 때에는 이미 헌법판단에 적합할 정도의 실체적 요건이 성숙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상황성숙성이론은,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기본권침해를 받은 때를 기다렸다가 청구하라고만 요구하면 기본권구제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헌법소원의 적법요건 중 하나인 현재성 요건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기본권의 침해가 있기 전이라도 그 침해가 확실히 예상될 때에는 미리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국민의 기본권보장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것으로서,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의 청구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하여 이를 적용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 再評價令 제3조 제2호 및 延特令 제2조 대한 請求期間 이 사건 심판청구의 경우 다수의견과 같이 원칙적 청구기간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청구인들에게 너무 가혹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청구인들이 소속된 전국감정평가법인 대표자협의회가 관련기관에 질의한 것에 대한 회신을 송달받은 1992년6월8일 및 6월15일에 그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 헌법재판소가 종래의 상황성숙성이론을 포기한 마당에 청구인들이 당해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은 미처 제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관계 기관에 당해 법령의 개정청원이나 진정·건의·질의를 하는 등 나름대로 기본권구제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엄격한 청구기간의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들이 기울인 노력은 반대의견에서 상세히 밝히고 있고 그 경위가 진정 이와 같다면 청구인들이 권리구제를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서 원칙적 청구기간의 준수 부담을 상쇄시키기에 충분한 경우로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의 경우에도 관련기관의 회신일자를 기산점으로 하여 볼 때, 1992년6월26일 제기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청구기간내에 행하여진 것으로서 적법한 청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였다고 본다(반대의견과 같이 정당한 사유를 근거로 하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다). (3) 地公令 제35조 제1호 부분에 대한 請求期間 그런데 지공령 제35조 제1호의 경우에는 그 청구기간을 계산함에 있어 의문의 여지가 있다. 즉 확장전 대상법령들은 질의 등에 대한 회신일자를 기초로 청구기간을 기산하면 되었으나, 지공령 제35조 제1호에 대하여는 청구확장신청을 통하여 사후적으로 구청구에 추가된 것이므로 이에 대한 청구기간의 기산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가 문제인 것이다. 두가지로 나누어 살펴본다면 먼저 구청구와 달리 신청구가 질의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음으로 인하여 사유발생일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질의 및 그 회신의 절차를 엄격히 요구한다면 청구인으로서는 소원절차가 계속중인 당시에라도 이러한 절차를 거쳐 보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는 청구인으로 하여금 비경제적인 형식적 절차를 번거롭게 다시 거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서 소송경제상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지공령 제35조 제1호의 부분이 이미 심판계속중인 구청구에 청구취지의 확장신청이라는「추가적 변경」의 방식으로 추가된 이상, 구청구가 처음 제기될 당시의 엄격한 청구기간의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청구인에게 너무 과도한 책임을 과하는 것이다. 법령소원의 경우에는 청구인이 대세적 효력을 가지는 법령의 위헌확인을 다투는 것이고, 청구인이 위헌임을 다투는 법령은 현재로는「당해 심판대상법령」에 불과하나, 일반인이 법령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비록 심판대상은 되지 않았으나 위헌의 의심이 크거나 또는 기왕에 심판대상으로 삼았어야 할 법령』을 사후에 발견한 때에는 추가적으로 심판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고 소송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처럼 추가적으로 심판대상을 확장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본안심리의 대상이 확대되고 법률상의 청구기간 규정의 존재의의가 상실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이 청구당시 정확한 심판대상 법령의 규정을 특정하기 어려웠고, 그 대신 다른 규정으로도 기본권침해를 주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질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헌법재판청구외에 다른 방법으로써 성실히 구제를 구하였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계속중에 적법한 청구취지확장신청이 이루어지는 등 제반사정이 있는 경우 이를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헌법재판소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청구확장을 긍정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이 사건 법령소원의 경우에 새로이 추가된 부분인 지공령 제35조 제1호의 부분에 대한 청구기간의 위법성 문제는 더이상 없는 것이므로, 결국 청구확장에 의한 지공령 제35조 제1호에 대한 추가적 헌법소원은 적법한 청구기간내에 제기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였다고 생각한다. IV. 結 語 행정입법의 정비가 근거법률의 변천을 신속히 따라가지 못하여 그 법령에 의해 기본권침해가 발생하였고 그 위헌적 행정입법규정에 대하여 청구인이 제기한 위헌성 제거 요청은 현행 헌법재판제도에 있어서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청구기간에 관한 규정을 너무 엄격히 적용한 나머지 이를 모두 각하하고 만 것이다(이러한 아쉬움은 반대의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헌법재판소가 이들 위헌적 규정에 대하여 기각결정이라는 합헌적 의미의 본안판단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적법한 청구요건을 갖춘 자에 의하여 다시 헌법재판을 청구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한 일이다(일사부재리원칙에 반하지도 않는다). 이 경우 심판대상이 될 수 있는 규정을 든다면, 지공법 제20조 제2항과 동령 제35조 제1호가 될 것이고, 특히 동법 제20조 제2항에 대하여는 위헌법률심판청구도 가능할 것이다. 그밖에 법인아닌 평가업자도 최근 새로이 개정된 동령 제35조 제2호 및 제3호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도 위임입법의 한계 일탈 여부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된다. 헌법재판의 경우 과중한 업무부담을 이유로 요건심사를 엄격히 하는 것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는 일이지만, 사안의 중요성이나 비중 그리고 당사자의 기본권침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헌법재판 절차법 규정과 그 해석상 허용되는 한계 내의 것이라면 가급적 그 요건심사를 탄력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이 단순히 청구기간도과를 이유로 각하된 것에 큰 아쉬움이 남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1997-02-24
당구장과 노래방
法律新聞 第2573號 法律新聞社 당구장과 노래방 姜京根 〈숭실대법대교수 법학박사〉 ============ 12면 ============ 현재 93년5월13일선고, 92헌마80결정, 96년2월29일선고, 94헌마13·94헌마213결정결정요지 당구는 과거에는 오락이었으나 현재는 운동으로 규정돼 있어 당구장의 18세미만자 출입금지는 헌법상의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 위헌이다. 그러나 노래방의 경우는 입법에서 풍속영업으로 규정, 18세미만자를 출입금지 시킨 것은 위헌아니다평석요지 헌재는 기본권의 본질적 성격에 기초해 판단않고 법이 규정한 범주내에서 그 규정에 따라 헌법적 평가, 법률의 헌법합치적 해석 아닌 헌법의 법률합치적 해석해…당구보다 노래부르기가 더 건전할 수도 있고 유사한 사회·문화적 속성 지니므로 노래방의 경우도 위헌으로 봐야1. 事件의 槪要 당구장과 노래방에 관련된 基本權침해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첫 번째로 소위 「당구장」결정인 헌재 1993년5월13일 선고, 92헌마80결정을 내렸으며 두번째와 세 번째는 소위 「노래방」결정인 헌재 1996년2월29일선고, 94헌마13결정과 그와 같은날 선고된 94헌마213결정을 내렸다. (1) 당구장 事件의 槪要는 1992년4월2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8조 및 동 시행규칙 제8조제1항의 규정에 의거,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체육시설업 신고필증을 교부받고 주소지에서 「응암당구장」을 경영하는 請求人은, 위 법 시행규칙 제5조 소정 체육시설업의 시설, 설비, 안전관리 및 위생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별표1) 2. 안전관리 및 위생기준(체육시설업자의 준수사항) (2) 개별기준 자. 당구장업 3)『출입문에 18세 미만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표시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청구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여 같은 해 4월18일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다(헌법재판소 판례집 제5권1집(1993년), 368면 참조). 이에 대하여 憲裁는, 이 규칙이 청구인의 헌법 제11조제1항의 평등권과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어 違憲이라고 하였다. (2) 노래방 事件의 槪要는, 94헌마13결정에서 1993년11월25일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 및 제4항의 규정에 따라 성남남부경찰서장에게 노래연습장 영업신고를 하여 풍속영업신고필증을 교부받은 후 성남시에서 쌍쌍노래연습장을 경영하고 있는 請求人은, 위 법 제3조제5호, 동법시행령 제5조제6호, 동법시행규칙 제8조제1항의 풍속영업소에 대한 행정처분기준 (별표3)에 수록되어 있는 2. 개별기준의 마. 노래연습장 (1)의 (다)부분의 규정에 의하면 노래연습장의 경우 18세 미만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여 1994년1월24일 헌재에 이 사건 헌소청구를 하였다(헌재판례집 제8권1집(1996년), 130면 참조). 이에 憲裁는 이 규칙조항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却下하고, 법령조항들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없다 하여 棄却하였다. (3) 94헌마213결정의 事件의 槪要는, 1994년8월23일 부천중부경찰서장에게 노래연습장 영업신고를 하여 신고필증을 교부받은 후 부천시에서 「불러」라는 노래연습장을 경영하는 請求人은, 위 풍속영업법 제2조제6호, 법시행령 제2조제5호 규정에 의하여 풍속영업법 소정의 풍속영업에 포함되어 법시행령 제5조제6호에 따라 노래연습장에는 18세 이상의 보호자나 친족 또는 감독자를 동반하지 않은 18세 미만의 자를 출입시킬 수 없고, 법시행규칙 제4조제1항제5호에 의하여 9시로부터 24시까지로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바 이같이, 노래연습장을 풍속영업의 범위에 포함시켜 원칙적으로 18세 미만의 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위 법규들이 청구인의 평등권, 직업수행의 자유 및 일반적 행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여 1994년10월4일 이 사건 헌소청구를 한 것이다(8권1집, 150면 참조). 이에 憲裁는 위 법 제2조제6호에 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却下하고, 같은 법률시행령 제2조제5호, 제5조제6호 및 같은 법률시행규칙 제4조제1항제5호 각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棄却하였다(8권1집, 169면 참조). 2. 論議의 焦點 위의 사안을 本案에 대한 헌재 판단을 중심으로 살펴볼 때 『헌재 결정이 당구장과 노래방이 각각 지니는 사회·경제적 생활단위로서의 評價를 均衡있게 하여 각 영업자의 영업의 자유와 18세 미만자의 행복추구권 등의 기본권이 매 경우마다 그 제한에 있어서 「實際的 調和」(praktischer Konkordanz)를 이루었는가의 여부」가 문제된다. 그런데 헌재는 기본권이 지니는 본질적 성격에 기초하여 각 경우의 헌법 위배여부를 판단했다기 보다는 법이 규정한 범주내에서 그 실정법적 규정내용에 따라 각 규범의 헌법적 평가를 내림으로써, 모법 위임의 한계 일탈 여부, 직업선택의 자유 내지 행복추구권 위배여부에 대한 헌법적 판단의 當否에 대해서 헌법의 規範力(normative Kraft)이 지니는, 그 憲法實現(Verwirklichung der Verfassung)이라는 측면을 놓쳤다고 본다. 3. 判斷基準의 客觀性 缺如 (1) 당구장과 노래방 결정에서, 헌재는 그 각 개념과 그에 기초한 영업에 대한 객관적인 사회·경제 그리고 문화적인 인식에 관하여 명확한 입장을 개진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법규범에 의하여 설정된 槪念 標識를 不可逆의 根據로 삼고 그러한 법개념적 기초하에서 문제를 바라 보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방향은 당구가 과거에는 오락이었으나 현재는 운동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토대위에서 구해야 할 것』(5권1집, 375면)이며 그렇게 때문에 『오락적 요소를 강조한다면 오락이고 운동적 요소를 강조한다면 운동』(위 376면)인데 『입법적(법률)는 종래 당구를 오락 내지 유기의 일종으로 보고…현재는 운동 내지 체육의 범주에 속하는 것』(위 같은 면)으로 보기에 『당구는 운동량이 많지 않을 지라도 운동의 일종임이 「분명」한 것으로 판단』(위 377면)된다고 하는 論旨가 그것이다. (2) 물론 문제된 사안이 시행규칙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는 전제가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그 위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법률규범의 실현에 따르게 되면 이미 입법적으로 내려진 결론에 꿰어 맞추는 憲裁 論調가 되는 것이다. 즉 당구는 신체운동, 정신집중, 성격의 침착, 짧은 시간에 스트레스 해소, 기분전환, 여가선용 등의 긍정적 기능이 있다고 하면서(위 377면), 그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도 『비용부담 문제는 승마장이나 골프장에 비하여 반드시 과중하다고 하기 어렵다』(위 377-378면)라고 옹호하며(굳이 비교대상을 승마나 골프로 특정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객관적 납득이 어려우며 과연 18세미만자의 몇 명이 승마 내지 골프를 여가선용으로 하는가? 대개는 탁구장이나 거리 농구 등을 하는 것이 아니던가), 나아가 『음주, 흡연이나 도박의 문제도 당구장에 「한해서」문제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당구장에 관한 부정적인 시각은 당구 자체의 속성에서 유래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주로 「당구장의 시설·환경과 출입자의 성분」때문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에…(학교와 당구장간 거리유지, 사회적 책임을 당구장 경영자에게 강조, 당구장 시설환경의 획기적 개선, 교사나 선도위원들의 적정한 계도방법 모색, 학교·직장의 당구부, 청소년 전용당구장 설치 등과 같은)…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우선적으로 모색해 보는 것이 「입법목적에 부응」하는 것이라 할 것이며, 그러한 시도조차 없이 무조건 18세 미만자의 출입을 봉쇄하는 규제방법은 합리적이라 하기 어려운 것』(위 377-378면)이라고 한다. (3) 위 (2)에서와 같은 논지는, 그렇다면 당구장의 경우와 유사한 사회·문화적인 속성을 지닌다고 보여지는 노래방의 경우에도 역시 적용되어야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헌재는 노래방의 경우 입법에서 이를 풍속영업에 속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는 점만을 강조하여, 처음부터 노래방을 유해한 것으로 보는 그 「입법목적에 부응」하는 해석을 행한다. (4) 예컨대 94헌마13 노래방 결정에서의 노래연습장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도 않고 성급하게 그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면서 『18세 미만자를 노래연습장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폐쇄성, 선정성, 감수성 예민, 범죄나 비행 유발 등의)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8권1집, 139∼140면)고 하면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며, 그 방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위 140∼142면), 『청소년의 출입을 허용하면서도 강력한 행정적, 형사적 단속을 하는 것』은 현재의 행정능력으로는 어려우며… 국민의 조세부담이 커지고(과연 국민의 세부담까지 이 사안에서 다루어야 하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하루 아침에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운 점이고 (왜 이렇게까지 비관적으로 인식해야만 하는 것일까? 당구장 결정에서 보이는 위 (2)의 극히 낙관적인 자세를 볼 때 아무래도 「立法目的」이라고 하는 先認識에 의하여 헌재 재판관들의 「憲法判斷」이 영향받는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렇게까지 확신하여 강조할 수 있을까)이라고 하는 것이다.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여부(위 142∼144면)역시, 사회통념, 비행 유발가능성의 존재, 역시 성인들을 주고객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 여건, 개선 기대의 어려움 등에 비추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는 바, 94헌마213결정 역시(위 164-169면)노래연습장의 밀실적 구조, 비교적 선정적, 향락적인 영업실태 등 「客觀的인 統計등에 의하여 檢證」되지 아니한 채 헌재 재판관들의 情緖的 判斷에 기초하여 그 판단기준을 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위 94헌마13결정과 다르지 않다. (5) 위 당구장 결정과 노래방 결정에 있어서 헌재가 그러한 결론에 이르게 된 論理의 課程은 다분히 헌법이 아닌 立法에 제시된 目的指向的이라는 평가를 아니할 수 없다. 즉 母法에서 당구장 영업을 오락이 아닌 운동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소지를 가능한 인정치 않으려는 意圖가 전체적인 흐름으로 잡히고 있는 것이라든지, 모법에서 노래방을 풍속영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는 가능한 제한해도 합헌적일 수 있다고 하는 논조인 것이다. 과연 이런한 헌재의 法規해석이 憲法合致的 法律解釋의 범주에 들어 간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그것은 憲法受容的 限界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당구장 영업을 그와 같이 해석하였다면 똑같은 논리구조를 노래방 결정에 있어서도 採用했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한쪽이 위헌이면 다른 쪽의 경우도 같은 결정을 내렸어야 헌재로서는 적어도 憲法的 立場에서 볼 때 그 판단에 있어서의 一貫性을 유지했다고 보는 것이다. 당구장과 노래방이 서로 그 차원을 달리 할 만큼 다른 성격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아니 하며, 오히려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에 있어서 인식되는 그 정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 思料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헌재 결정은 법률의 헌법합치적 해석을 한 것이 아니라 憲法의 法律合致的 解釋에 그치고 만 것이다. 4. 母法 委任의 限界逸脫 與否 위 결정들 모두 법과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 가리는 것인 만큼, 문제가 되는 법시행령이나 법시행규칙이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지켰느냐의 여부에 대하여 憲裁는 당구장 결정에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5조에서 위임한… 기준은… 18세 미만자의 출입금지의 취지를 전혀 찾을 수 없다』(5권1집, 380∼381면)라고 하여 그 위헌성을 인정하는 바, 이는 首肯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94헌마13 노래방 결정에서는, 『풍속영업법 제1조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풍속영업…, 청소년은…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고 죄형법 ============ 13면 ============ 정주의의 명확성, 예측성의 원칙에도 위반되지 아니한다』(8권1집, 138면)고 하여 위헌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는 풍속영업법 등에서 18세 미만자의 노래방 출입을 금지하였다는 先認識을 논리 전개의 前提로 삼아 「그렇기 때문에 금지사유는 노래방출입의 허락 사유보다 입법정책적으로 보다 더 타당하다」는 정도에 그친다. 94헌마213노래방 결정에서도 마찬가지로 『…개념이 추상적이기는 하나 이 법의 입법목적… 등을 평균적인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보면… 규제의 필요성이 큰 영업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기에… 정당한 위임의 한계내의 규정(8권1집, 159∼160면)인 것이며…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위헌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자세한 사유는 8권1집, 160∼164면 참조)고 하는 바, 이 역시 논리적 전개과정은 유사하다. 5. 結 論 憲裁는 당구장 결정에서, 『당구장 출입자의 자숙이나 시설, 환경의 정화로 당구의 실내 스포츠로서의 이미지 개선은 가능한 것으로 사료되며 당구자체에 청소년이 금기시해야 할 요소가 있는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5권1집, 383∼384면), 18세 미만자에 대한 당구 禁止는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한 내용인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의 침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구보다는 노래부르기가 보다 더 건전한 것일 수도 있으며 당구장과 노래방의 차이가 그토록 차원이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憲裁는, 노래방에 대한 18세 미만자에 대한 출입금지 역시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1997-02-10
원인채무와 어음채무의 상관성 인정여부
法律新聞 2483호 법률신문사 原因債務와 어음債務의 상관성 인정여부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一. 事實槪要 및 大法院判決要旨 소외 유승개발주식회사는 1990년 7월경 동회사가 신축하여 준공직전에 있던 경북풍기의 50세대 인삼조합주택건축 공사등의 자재대 및 노임등이 지급을 위하여 이미 발행한 바 있는 약속어음들이 만기에 이르게되자 그 결제를 위하여 아래 목록에서와 같이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게 되었다. 당시 소외 회사의 전무로 근무하던 소외 박승만은 위 약속어음들을 사채시장에서 쉽게 할인받을 수 있는 방편으로 상장회사로서 위 소외회사보다 신용이 있는 피고 극동전선공업 주식회사 명의의 배서를 받기로 하고, 고교동창 친구이자 평소 위 소외 회사와 사업상으로도 긴밀한 관계에 있던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최병철을 찾아가 그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밝히고 배서를 의뢰하였던 바, 위 최병철은 이를 승낙하고 위 각어음 이면상의 제1배서인란에 피고회사 명의의 각 배서를 하였다. 그 후 위 박승만은 위 각 어음들을 갖고 역시 고교동창이자 건축자재판매업자로서 소외회사의 공사현장에 약8천만원 상당의 건축자재를 외상으로 납품한 바 있는 소외 김영구를 찾아가 그에게 위 어음들을 사채시장에서 할인받을 수 있도록 주선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위 김영구는 사채중개업자인 소외 노경범의 중개로 위 각 어음이면상의 제2배서인란에 그 명의의 배서를 한 다음 위 각 어음과 함께 자신의 인감증명을 원고 주식회사 신한상호신용금고에게 교부하고 원고로부터 위 어음들중 아래 목록기재 제1어음은 그 최후배서인으로 기재 소외 송준영 명의로, 나머지 어음들은 자신의 명의로 각 할인을 받는 형식으로 그 지급기일후의 연체이율은 연2할2푼으로 정하여 위 각 어음액면 금액에서 각 지급기일까지 연17.5%의 비율에 의한 선이자를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교부받은 후 위 노경범에게 소정의 중개료를 지급하고 그 나머지 금원 전부를 통하여 소외 회사에 교부하였다. 원고가 위 약속어음의 최종소지인으로써 지급기일에 이르러 위 지급장소인 주식회사 한미은행 안양지점에 각 지급제시 하였으나 무거래로 지급거절되었다. 원고는 피고가 위 약속어음들에 배상하였으므로 원인채무에 대한 연대보증인으로서 위 대출금의 지급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 것이다(하단목록참조). 위와 같은 사실개요를 전제로한 上告理由書에 대한 大法院判決要旨는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이 발행한 약속어음에 보증의 취지로 배서를 한 경우에 배서인은 그 배서행위로 인한 어음상의 채무만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 어음이 차용증서에 갈음하여 발행된 것으로서 배서인이 그러한 사정을 알고 만사상의 원인채무를 보증하는 의미로 배서한 경우에 한하여 그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인 바(당원 1984년 2월 14일 선고, 81다카979판결; 1986년 7월 22일 선고, 86다카783판결; 1987년 12월 8일선고, 87다카1105 판결등 참조), 피고가 약속어음이 사채시장에서 쉽게 할인될 수 있도록 어음에 배서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배서인으로서의 어음상 채무를 부담함에 의하여 신용을 부여하려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 위 약속어음이 차용증서에 갈음하여 발행된 것으로 알고 민사상의 원인채무를 보증하는 의미로 배서한 것이라고는 볼수 없다.」 二. 評 釋 (1) 問題의 提起 위의 사실개요에서 보면 약속어음의 발행인인 소외 유승개발주식회사로부터 위 어음의 최종 소지인인 원고 (주)신한상호신용금고에 이르기까지 배서인인 피고 극동전선공업주식회사 및 소외 김영구가 개재되어 있으나, 원고는 최종소지인으로서 피고 극동전선공업주식회사를 배서인으로서 그 어음이 차용증서에 갈음하여 발행된 것이라고 배서인이 그러한 사정을 알고 인사상의 원인채무를 보증하는 의미로 배서한 것으로 주장하여 그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을 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안을 다른 한편으로 살펴 보면, 보증인(피고)가 소외회사와 원고와의 어음 債務를 보증할 목적으로 背書를 함으로써 어음 債務를 보증하는 어음 行爲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私債流通市場에서는 어음 債務의 보증은 그 대부분이 「숨은 保證行爲」로 행하여지고 있다. 기업 자체에 경제적 신용이 없는 경우에는, 거래선은 그 기업이 발행하는 어음 債務를 보증하게 하기 위하여 신용있는 제3자의 背書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숨은 어음 保證」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2) 숨은 어음 保證의 效力 숨은 어음 保證의 效力은 그 행하여진 행위의 성질대로의 효력이 생기고, 그러한 어음法의 규정에 의하여 규율된다. 예컨대 甲(소외회사)와 丙(원고)와의 거래에 기하여 甲이 그 지급을 위하여 어음을 발행하는 경우, 그 발행 債務를 보증할 목적으로써 背書를 한 乙(피고)은 (乙은 어음의 受領人이고, 그것에 背書한다) 어음소지인 丙에 대하여 背書人으로서의 責任을 부담한다. 따라서 丙이 甲에 대하여 적정한 支給의 提示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甲이 支給을 거절한 경우에 있어서는 乙은 背書人으로서 遡求義務를 부담한다. 이에 반하여 丙이 支給提示期間經過後에 제시하여 甲이 支給을 거절한 경우에는 乙은 背書人으로서의 遡求義務를 면한다. (3) 大法院判決例 어음관계와 原因關係는 법률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으나, 경제적으로는 관련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大法院은 어음관계가 原因關係의 내용을 인정함에 있어서 참조가 되는 경우를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금원을 대여하고 채무자로부터 어음을 배서교부받은 경우에, 다른 반증이 없는 한 채권자는 배서일자에 채무자에게 위 금원을 대여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大判 1992년 6월 23일, 92다886)라든지 「기존채무의 지급과 관련하여 만기를 백지로 하여 약속어음이 발행된 경우에는, 어음이 수수된 당사자 사이의 의사해석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채무의 변제기는 그보다 뒤의 날짜로 보증된 백지어음의 만기로 유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大判 1990년 6월 26일, 89다카32606)고 한 判決이 그런 예이다. 위의 사실에 있어서와 같이, 숨은 어음 保證을 한 자가 동시에 어음 外에서 民事上의 保證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를 놓고 大法院은 보증할 의사로써 背書한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고 있다. 즉 금전을 차입하면서 受取人白紙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교부하면서 발행인이 신용이 없으니 신용있는 자로부터 보증목적의 背書를 받아 올 것을 요청하자 背書人이 소지인에게 발행인의 대여금채무를 보증할 의사로써 背書한 것임을 나타내고 背書한 경우에 背書人의 그러한 의사를 존중하여 背書人에게 어음상 背書人으로서의 責任外에 民事上保證人으로서 責任도 부담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大判 1984년 2월 14일, 81다979). 문제는 背書人이 소지인에게 보증할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단순히 그 어음이 「사채시장에 쉽게 할인될 수 있도록」 擔保의 의미로 背書한 경우에 背書人에게 民事上保證責任을 부담시킬 수 있는가이다. 大法院은 이를 긍정하는 判決과 이를 부정하는 判決을 내고 있다. (가) 背書人의 民事上 保證責任을 긍정하는 判決등을 보면, 「어음배서인이 어음발행인의 차용금 채무에 대한 담보의 의미로 배서를 요구하는 사정을 충분히 알고 어음발행인의 요구에 따라 배서한 경우에는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뜻에서 배서한 것이다」(大判 1986년 9월 9일, 86다카1088)고 한 경우, 「금전소비대차계약으로 인한 채무에 관하여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약속어음 또는 수표를 작성하여 채권자에게 교부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동일채무에 관하여 면책적 또는 중첩적으로 채무를 인수한 것이다」(大判 1985년 11월 26일 84다카2275)라고 한 경우 및 「수표발행인은 수표상의 책임은 물론 기본인 금전소배대차에 있어서도 대주를 위하여 보증채무를 부담하는 의사를 암묵으로 표시한 것으로서 발행인은 대주인 채권자가 누구인지를 몰랐다거나 또는 대주인 채권자와 직접 교섭이 없었다 하더라도 발행인은 채무자를 통하여 채권자에게 보증의 의사를 암묵으로 표시한 것이므로, 발행인은 대주인 채권자에 대하여 소비대차상의 채무에 대한 보증채무를 부담한다」(大判 1965년 9월 28일, 65다1268)라고 하고 있다. 목록 (나) 이에 대하여 背書人의 保證責任을 부정하는 判決을 보면, 「보증채무계약은 보증인과 채권자 사이에 체결되는 것이므로 약속어음에 배서하는 사람 등은 원인채무에 대하여 자기가 보증채무를 부담하는 뜻의 보증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상 그 약속어음상의 의무만을 부담하는 것이다」(大判 1964년 10월 20일, 64다865)라고 한 경우, 「약속어음의 발행인이 수취인의 자금 융통을 위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수취인이 위 융통어음을 타에 담보로 제공하고서 금원을 차용한 채무를 보증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大判 1987년 4월 28일, 86다카2630)라고 한 경우, 「채무자가 금전을 차입하면서 제3자가 발행한 수표를 담보조로 채권자에게 교부한 경우에 수표발행인인 제3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표거래에 관한 원인채무를 보증했다고 볼 수 없다」(大判 1988년 3월 8일, 87다446)라고 한 경우 및 「다른 사람이 발행한 약속어음에 보증의 취지로 배서한 경우에 배서인은 그 배서행위로 인한 어음상의 채무만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 어음이 차용증서에 갈음하여 발행된 것으로서 배서인이 그러한 사정을 알고 민사상의 원인채무를 보증하는 의미로 배서한 경우에 한하여 그 원인채무에 대한 보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다」(大判 1993년 11월 23일, 93다23459)라고 하는 경우 등이 三. 結 語 위 사실에 대한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민사제8부는 「피고가 비록 배서행위당시에 소외회사에게 금전을 대여하는 채권자가 누구인가를 구체적으로 몰랐다 하더라도 그 어음배서행위는 배서된 어음을 위 소외회사로부터 교부받고 금전을 대여하는 채권자에 대하여 소외회사의 차용금채무를 연대보증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뜻에서 한 것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라고 한 判決을 파기환송 하면서 내린 大法院判決要旨가 바로 앞에 적은 내용이다. 保證債務契約은 保證人과 債權者 사이에 체결되는 것이므로 어음유통의 보호라는 차원에서 소지인을 두터이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원칙상 그 약속어음상의 의무만을 부담하는 것이다(大判 1964년 10월 20일, 64다865). 그런 뜻에서 이 大法院判決을 지지하는 바이다. 어음의 숨은 保證行爲의 경우에 民事上의 保證이 수반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으며, 이와같은 民事上의 保證을 수반하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소지인(원고)의 권리행사는 權利濫用 내지 信義則에 반하는 것으로서 背書人(피고)의 抗辯을 구성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1996-03-04
어음의 선의취득으로 인하여 치유되는 하자의 범위
法律新聞 第2443號 法律新聞社 어음의 善意取得으로 인하여 治癒되는 瑕疵의 범위 金敎昌 〈辯護士〉 ============ 15면 ============ 大法院 95年2月10日선고, 94다52217判決 [判決要旨] 어음의 善意取得으로 인하여 治癒되는 瑕疵의 범위에는 代理權의 欠缺도 포함된다. [評 釋] 1, 사건의 개요와 爭點 1)甲이 乙회사에게 발행한 약속어음을 乙회사의 총무부장 K가 그런 권한을 수여받은 바 없이 평소 그가 보관하고 있던 대표이사의 도장을 임의로 어음상에 찍어 이를 丙에게 이를 背書讓渡 하였다. 丙은 乙회사의 경리부에 전화로 배서의 진위, 사고어음인 여부등을 확인하고 이를 취득하였다. 丙이 이를 가지고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하였다. 丙은 이를 취득할 당시에 K에게 그런 권한이 없었다는 사실에 대하여 善意 無重過失이었으므로 그가 이를 善意取得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상은 이 평석에 필요한 범위에서 간추린 이 사건의 개요이다 2)이 사건에는 法理상의 爭點과 사실상의 爭點이 있다. 前者는 K에게 그런 권한이 없었다는 하자, 즉 代理權 欠缺의 하자(대리인이라는 자가 자신의 이름을 표시하지 아니하고 本人의 이름만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대리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가 그런 권한을 수여 받은 바 없다면 그것은 여전히 대리권 흠결의 하자이다. 이 문제는 형식적인 대리행위의 방식을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므로 어음의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에 이 사안에서 K가 대리인으로 기명날인하지는 아니하였지만 그 하자는 여전히 代理權 欠缺의 하자인 것이다)가 善意取得으로 인하여 治癒되는 하자에 포함되는지 여부이다. 原審이 이를 거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支持하였다. 後者는 丙이 위 하자에 대하여 善意·無過失인지 여부이다. 原審이 이를 인정하였고, 대법원이 거기에 채증법칙의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 없다고 이를 支持하였다. 이 사건에서 前者가 위와 같이 판단되지 아니하였으면 丙의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없이 배척될 것이므로 後者는 審理조차 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이에 前者, 後者의 順으로 이 대상 판결을 評釋하기로 한다. 2, 善意取得으로 인하여 치유되는 하자의 범위 1)그 범위에 관한 학설로는 制限說과 擴張說이 대립되어 있다. 制限說-讓渡人의 無權利에 한한다(徐燉珏 商法講義「下」97면, 孫珠瓚 商法「下」109면, 朴元善 새 商法「下」506면, 姜渭斗 商法講義「Ⅲ」152면이하). 擴張說-讓渡人의 無權利에 한하지 아니하고 讓渡行爲의 하자 全部(처분권의 흠결, 교부흠결, 의사표시의 하자, 대리권의 흠결, 무능력, 인적동일성의 흠결 등-徐廷甲 新어음·手票法 183면, 崔基元 商法學 新論「下」290면, 鄭燦亨 商法原論「下」348면, 李基秀 어음法·手票法 245면, 孫容根「어음·手票의 善意取得」 어음·手票法에 관한 諸問題「上」 397면이하) 또는 一部(무능력만은 제외: 鄭熙喆 213-214면, 무능력, 의사표시의 하자, 인적동일성의 흠결은 제외; 李範燦 商法講義 291면, 深承圭·朴吉俊 商法要論 658면, 鄭東潤 어음·手票法 184면, 기타: 蔡利植 商法講義「下」100면(형식상 양도행위의 하자에 속하지만 그 명칭이나 지위가 오로지 양도인이 권리자임을 속이기 위하여 사용된 경우에는 무권리자인 경우와 동일시하여 양도행위의 하자 일부를 이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를 포함한다. 과거에는 제한설이 통설이었으나 현재는 확장설이 통설이다(李基秀 전게244면). 2), 필자는 일찌기 확장설을, 그 중에서도 양도행위의 전부를 포함한다는 설을 취하였다(拙稿「어음의 善意取得制度」商事法의 硏究 160면이하). 제한설의 주된 논거는 양도행위의 하자는 양도인과 양수인간에 해결할 문제로서 민법에 그 해결방법이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 해결은 民法에 맡길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음의 선의취득 제도는 流通의 보호를 위하여 어음법이 특별히 마련하여 놓은 장치이므로 양도행위의 하자에 관한 것이라 하여 民法에 맡길 일이 아니다. 제한설의 논거 중에는 어음법제16조제2항이 「事由의 如何를 不問하고 어음의 占有를 잃은 者」라고 하여 권리자가 소유권을 유보하고 그 점유를 잃은 경우만을 들었다는 것도 있다(田中誠二 手形法·小切手法 116項), 그러나 그렇게 풀이할 근거도 없다(鄭熙喆 전게). 오히려 구 소지인이 어음을 분실, 도난당한 경우만이 아니라 유효한 교부계약 없이 어음이 타인의 수중으로 들어간 경우, 양도인이 스스로 무효 또는 취소할 수 있는 배서를 하여 점유를 잃은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옳다(鄭燦亨 전게). 우리 어음법은 제네바 통일법을 거의 그대로 受容한 것이다. 무제한 설이 그 통일법의 기원인 독일법의 해석과도 일치한다. 무제한설이 沿革的으로도 옳다는 말이다. 그리고 영미법에서도 무능력의 경우에 배서인이 증권상의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할 뿐 선의의 유상 취득자에게 어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선의취득은 약속어음의 경우로 말하면 양수인이 발행인이나 양도인의 前者를 상대로 어음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사안으로 말하면 丙이 甲에게 청구할 때 丙에게 권리가 이전된 것을 쉽게 주장·입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뿐이지 무능력자, 무권대리인의 本人, 하자있는 권리의 양도자(이하 무능력자등이라 함)에게 배서인으로서의 책임까지 지우는 제도는 아니다. 이에 확장설에 의하더라도 무능력자등이 어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을 뿐 어음상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민법의 규정(무능력자등의 보호 규정)이 沒却되지도 아니한다.(徐廷甲 전게, 鄭燦亨 전게). 그들의 책임은 선의 취득과는 별도로 그것대로 따져야 하는 것으로 그들은 취소등에 의하여 어음상의 책임을 벗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보호는 그 정도로 충분하다. 어음의 반환까지 청구할 수 있도록 할 것은 아니다(崔基元 전게). 3)이 판결요지는 양도행위의 하자 중 代理權의 欠缺에 관한 것으로 확장설을 취한 최초의 판결이다(이 대상판결은 대법원 93년9월24일선고, 93다32118판결을 참조판결로 들었다. 그 사안과 이 사건의 사안과는 거의 같다. 다만 그 사안에서는 사실인정에서 丙에게 重過失이 있다고 인정되어 이 判決要旨와 같은 판시가 明示的으로 나오지 못하였다. 대리권의 흠결도 선의취득으로 인하여 치유되는 하자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전제로 丙의 善意·無重過失인 여부를 살피었을 뿐이다. 이 사안에서는 사실인정에서 丙의 善意· 無重過失이 인정되어 그런 판시가 명시적으로 나왔다. 그래서 이를 그런 판시를 낸 최초의 판결이라고 하는 것이다). 필자는 우선 이 판결 요지에 贊意를 표한다. 이 요지는 양도행위의 하자 중 대리권의 흠결 이외의 것에 대하여는 말하고 있지 않다. 필자는 그 이외의 것에 대하여도 대법원이 앞으로 같은 태도를 취하여 주기를 바란다. 崔준선교수는 이 판결 요지를 지지하면서 다만 그 취지가 ①무능력과 ②의사표시의 하자중 사기·강박에 의한 경우로는 확장되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표하고 있다(崔준선「背書의 僞造와 善意取得」法律新聞1995년8월21일字 14면이하). ①의 경우에는 현저하게 부당한 가격으로 할인한 무능력자의 보호를 위하여, ②의 경우에는 그런 양수인을 선의취득제도에 의하여 보호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想定하여 무능력, 의사표시의 하자를 모두 여기에서 제외하자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경우에는 대체로 양수인에게 惡意·重過失이 있다고 인정될터이므로 그런 문제는 이에 의하여 해결할 일이기도하다. 3, 善意·無重過失의 推定 善意取得의 요건중 취득자의 善意·無重過失은 推定된다. 어음법이 流通의 보호를 위하여 그의 逆인 惡意·重過失의 입증책임을 상대방에게 지운 것이다(제16조제2항단서). 이 사안을 보면 甲이 그 입증을 못하고 오히려 丙이 乙회사의 경리부에 전화로 배서의 진위, 사고어음인 여부를 확인한 사실을 밝히어 그의 善意 無重過失을 굳히는 입증을 한 것으로 보인다. 甲이 위 推定을 깨뜨리지 못한 것이다. 이에 原審의 사실인정을 支待한 대법원에 필자는 찬의를 표한다. 崔基元교수는 이 판결의 法理에 관한 판결요지에는 贊意를 표하면서 사실인정에는 반대의 견해를 표하고 있다. 고액인 이 사건 수표에 관하여 원고에게 중과실이 없다고 본 것은 기왕의 판례(대법원1988년10월25일선고 86다카2026판결, 전게 93다 32118판결)들과 대비하여 잘못이라는 것이다(「高額어음의 善意取得과 重過失」法律新聞 1995년9월18일字14면이하). 사실인정의 문제, 그 중에서도 善意·無重過失과 같은 주관적인 것은 더욱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적절하게 비교하여야 한다. 위 두 판결의 사안에서 乙은 모두 法人인데 丙이 乙의 직원으로부터 어음을 양수하면서 그 법인에 배서사실등을 조회하지 아니하였다. 거기에 더하여 위 86다2026판결에서 위 丙은 어음할인업무를 취급하는 상호신용금고인데 그런 기관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 이 사안에서는 丙이 그런 조회를 하였다. 이렇게 이 사안은 위 두 판결의 사안과는 다르므로 위 두 판결을 들어 이 판결의 사실인정을 비난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乙회사에 조회까지 한 이 사안의 丙에게 위 推定을 뒤집고 重過失이 있다고 볼 것도 아니다.
1995-10-02
고액어음의 선의취득과 중과실
法律新聞 2439호 법률신문사 高額어음의 善意取得과 重過失 崔基元 서울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判決要旨 讓渡人이 無權代理인 경우에도 善意取得이 인정된다. 어음금액이 다소 高額(8천6백만원)이고 이전에 어음거래를 한 사정이 없더라도 重大한 過失이 인정되지 않는다. 評釋(反對) 어음金額이 8천6백만원으로 월등히 高額이고 어음거래를 한 적이 없었다면 重大한 過失이 인정된다. 大法院의 高額어음의 기준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1. 事實關係 被告 乙은 소외 주식회사 종합건축사무소 A(이하 A회사)에게 발행일 1993년 3월 3일, 액면 금8천6백20만2백원, 지급기일 같은해 6월 25일, 발행지 및 지급지 각 서울로 된 약속어음 1매(이하 제1어음)와 발행일 같은해 3월 31일, 액면금 2천5백16만원 지급기일 같은해 7월 2일, 발행지 및 지급지 각 서울로 된 약속어음 1매(이하 제2어음)를 각 발행하였다. A회사의 총무부장인 K는 A회사가 被告 乙로부터 발행받아 보관중이던 위 각 어음을 절취하여 당시 자신이 업무상 보관중이던 A회사 대표이사의 직인을 임의로 不正使用하여 A회사 名義의 背書를 僞造한 다음, A회사가 급히 이를 割引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제1어음을 原告 甲(1)에게, 제2어음을 原告 甲(2)에게 각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교부하였다. 原告 甲(1)은 제1어음을 만기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되었고, 原告 甲(2)는 제2어음을 소외 B에게 背書讓渡하여 위 B가 이를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거절된 후 위 甲(2)가 이를 환수하였다. 原告들은 위 각 약속어음을 善意取得하였다고 주장하였다. 2. 判決要旨 제1심(서울民事地方法院 1994년 5월 6일 宣告, 93가단12080 判決)에서는 「原告들에 대한 위 각 어음의 교부는 소외회사를 대표할 지위에 있지 아니한자에 의하여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背書도 僞造되었는 바, 이는 善意取得으로 치유될 수 있는 瑕疵가 아니다」고 하여 原告측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原審(서울民事地方法院 1994년 9월 30일 宣告, 94나22322 判決)은 善意取得을 인정하여 原告勝訴判決을 내렸다. 大法院判決(大法院 1995년 2월 10일 선고, 94다55217 판결, 원심인정)에서도 「어음의 善意取得으로 인하여 치유되는 瑕疵의 범위(양도인의 범위)는 어음법 제1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사유의 여하를 불문하고 어음의 점유를 잃은 자」라고 규정하고 있어 讓渡人이 無權利者인 경우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이 代理權의 하자나 흠결 등의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 바 … 原告들이 어음할인의 방법으로 이를 취득함에 있어 양도인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뚜렷한 사정도 엿볼 수 없는 이건에 있어서 위 각 어음문면상의 제1背書人인 소외회사에게 연락을 취하여 소외회사명의의 背書가 진정한지 여부를 알아보는 등 그 유통과정을 조사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볼 것이므로(위 어음의 액면금이 다소 고액이라는 점이나 原告들과 소외회사 사이에 이전에는 어음거래를 한 사정이 없었던 사정을 덧붙인다 해도 原告들에게는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原告들이 위 각 어음을 善意取得하였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3. 評 釋 이 判例의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첫째로 어음의 背書를 위한 代行權이 없는 자로부터의 善意取得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고 둘째로는 어음의 取得에 있어서 注意義務의 정도는 어음金額에 따라서 달라져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어음의 善意取得이 인정되는 讓渡人의 범위에 대하여 學說의 입장은 다양하다. 종래와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多數設은 無權利者限定設이라고 할 수 있다(徐燉珏, 商法講義(下), 96면 孫珠瓚, 商法(下), 80면 姜渭斗 商法講義(III), 1백52면; 蔡利稙, 商法(下), 1백면). 즉 어음의 善意取得은 讓渡人이 無權利者인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설에 의하면 讓渡人이 權利者라도 無能力者이거나 無權代理人인 경우 및 讓渡行爲에 瑕疵가 있는 경우에는 善意取得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한다. 둘째로 善意取得에 의하여 치유되는 讓渡人의 범위는 讓渡人의 無權利·無權代理 無處分權만으로 제한된다는 部分的制限說이 있다(鄭東潤, 어·手法, 1백84면). 이 설은 無能力者로부터의 善意取得이나 交付契約의 瑕疵는 치유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에 善意取得은 部分的 制限說과 달리 意思表示의 瑕疵등도 치유한다고 하면서 다만 無能力만은 치유될 수 없다는 無能力除外說이 있다. 이 설의 근거는 어음법 제16조2항은 특별규정이므로 선의취득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여야 하지만 善意取得의 규정은 民法의 能力에 관한 규정에 우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선의취득이 인정되는 양도인의 범위를 사실상 제한하지 않는 유력한 多數說인 無制限說이 있다(拙見, 어·手法, 3백91면 鄭燦享, 어·手法講義, 47면 李基秀, 어·手法, 2백45면). 그 이유는 어음法 제16조2항에서는 「事由의 여하를 불문하고 어음의 占有를 잃은 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고도의 流通性이 보장되어야 하는 어음거래의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어음이 도난 또는 분실된 경우뿐만 아니라 유효한 交付契約이 없이 어음이 他人의 수중에 있게 된 때에도 그 자로부터의 善意取得이 인정된다고 하는 것으로 獨逸의 通說이며 判例의 입장이기도 한데(BGH NJW(1951), 402, 598), 이 說이 타당하다. 즉 讓渡人에게 意思表示의 瑕疵가 있는 경우, 어음의 保管者가 權利者의 의사에 반하여 유통시킨 경우, 代理權의 흠결이 있는 경우에는 물론이고 양도인이 무능력자인 경우에도 선의취득은 인정된다고 한다. 獨逸의 경우 無能力者의 행위는 무효임에도(獨民 105조) 무능력자로부터의 선의취득을 인정하는 것이 判例의 입장이고 학설의 多數說인데 우리 民法에 의하면 無能力者의 행위는 다만 취소할 수 있을 뿐이므로(民 5조, 10조, 13조) 어음의 善意取得은 당연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에 無能力者의 보호는 어음行爲의 取消에 의하여 책임을 지지 않음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民法의 能力에 관한 규정은 언제나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無能力除外說에서 善意取得의 규정은 民法의 능력에 관한 규정에 우선할 수 없기 때문에 無能力者로부터의 선의취득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거나 또한 部分的 制限說에서 무능력의 경우만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또한 英美에서도 行爲無能力者가 流通證券에 배서하여 양도한 때에는 背書人으로 증권상의 채무를 부담하지 않을 뿐이고 善意(in good faith)이고 有償(for value)으로 취득한 證券所持人에 대하여는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오늘날 유력한 多數說에 의하면 善意取得이 가능한 양도인의 범위를 보다 넓게 인정하고 있다. 大法院도 이 判例에서 讓渡人이 무권리자인 경우뿐만 아니라 代理權의 瑕疵나 欠缺 등의 경우도 포함된다고 하여 동일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에 이 판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原告에게 重大한 過失이 없는가 하는 점이다. 어음의 善意取得을 위한 消極的 要件으로서 어음의 취득시에 讓受人이 惡意 또는 重大한 過失이 없어야 한다. 讓渡人의 背書行爲에 하자가 있다는 것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는다. 重大한 過失이란 去來關係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注意義務를 현저하게 해태한 경우라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判例에는 「어음手票를 취득함에 있어서 통상적인 去來기준으로 판단하여 볼 때 讓渡人이나 그 어음수표 자체에 의하여 양도인의 實質的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정이 있는 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의심할 만한 사정에 대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조사를 하지 않고 만연히 讓受한 경우에는 重大한 過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한 것이 있다(大判 1988년 10월 25일, 86다카2026). 이 判例에서 「約束어음의 所持人인 위 소외회사가 원고회사와 약속어음 할인거래를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고 그 회수와 액수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적은데 비하여 월등히 큰 액수(어음금액 1억원)의 이 사건 약속어음의 割引을 요구한 행위는 소외회사의 실질적인 無權利性을 위심하게 할 만한 사정이 된다」고 하면서 또한 이 사건 약속어음의 受取人이자 유일한 背書讓渡人인 회사에 전화로 확인하는 행위가 어렵고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아닌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이에 의심을 해소할 만한 상당한 조사를 하지 않고 발행인에 대하여 발행여부와 지급은행에 사고유무의 확인전화만을 하고 이를 할인하여 취득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어음의 취득에 있어서 重大한 過失이 있다고 하였다. 이 판례의 취지를 요약하면 약속어음 할인거래를 한 지가 일천하고 또 그 回數나 額數가 크지 않았던 데 비하여 갑자기 高額의 約束어음의 할인을 요구할 때에는 實質的 無權利性을 의심했어야 한다는 것이고 約束어음의 背書人이 유일한 경우에는 그 확인이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고 오히려 그 배서 이전의 發行人에 대하여 發行여부와 事故 有無에 대한 확인을 한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후의 判例에서도 「會社의 職員이 약속어음의 會社名義背書를 위조함에 있어 날인한 회사의 인장이 會社代表理事의 職印이 아니라 그 대표자 개인의 목도장이고, 어음의 금액이 상당히 高額(1천5백만원)인 점 등에 비추어 約束어음을 할인의 방법으로 취득한 자에게 배서의 진정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重大한 過失이 있다」고 한 것이 있는데(大判 1993년 9월 24일, 93다32118)이 判例에서도 어음할인을 하는 原告로서는 最後背書人인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위 배서가 진정한지를 확인할 注意義務가 있는데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重大한 過失을 인정하였다. 이 評釋의 대상인 판례에서는 어음의 善意取得을 인정하면서 「讓渡人의 實質的인 無權利性을 의심하게 할 만한 뚜렷한 사정도 엿볼 수 없는 위 각 어음문명상의 제1배서인인 소외회사에게 연락을 취하여 소외회사 명의의 背書가 진정한지의 여부를 알아보는 등 유통과정을 조사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어음의 액면금이 다소 高額(8천6백만원, 2천5백만원)이라는 점이나 원고들과 소외회사 사이에 이전에는 어음거래를 한 사정이 없었던 점을 덧붙인다 해도 원고들에게는 重大한 過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이 判例에서 어음금액 8천6백만원과 2천5백만원을 모두 합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9천만원에 상당하는 어음을 「다소 고액」이라고 한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앞서의 判例(大判 1993년 9월 24일, 93다32118)에서는 어음금액 1천5백만원을 「상당한 고액」이라고 하여 重大한 過失을 인정한 바 있고, 이전의 判例(大判 1988년 10월 25일, 88다카2026)에서는 어음금액 1억원인 약속어음을 「월등히 큰 액수」라고 하면서 유일한 背書讓渡人에게 확인하여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重大한 過失을 인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判例에서는 문제된 어음중 하나가 8천6백2십만2백원인데도 이를 단지 「다소 고액」이기는 하여도 讓渡人의 實質的인 無權利性을 의심하게 할만한 뚜렷한 사정은 되지 못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종래의 大法院의 입장이 변경된 것인지 아니면 大法院의 高額어음의 기준이 수년내에 상향조정된 것인지 알수 없으나 高額어음의 기준은 일관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이 判例에서는 평소에 어음거래를 한 사정이 없었던 사정을 덧붙인다 해도 讓渡人의 실질적인 무권리성을 의심하게 할 만한 뚜렷한 사정이 없었다고 하면서 善意取得을 인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는 종래에 大法院이 「發行人은 누구나 신용을 인정할 만한 회사이며 할인의뢰인은 취득자와 오랫동안 어음할인거래를 해오던 사이라면 어음취득자가 위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 발행인 및 배서인 내지 지급은행에 확인조회를 하지 않았다 하여 重過失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것(大判 1987년 6월 9일, 86다카207)과도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어음의 取得에 있어서 重大한 過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어음의 讓渡人의 無權利 등에 대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는 때이다. 즉 讓渡人이 어음을 소지하게 된 경로, 양도인과의 지면관계, 양도인의 資力에 비하여 어음금액이 고액이라든가 종래에 거래관계가 있었으나 그 규모에 비하여 갑자기 고액의 어음을 소지하고 있다는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때에 그러한 사정을 해명할 수 있는 그에 상응하는 조사를 하지 않은 때에는 일반적으로 重大한 過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이 判例에서 문제가 되는 양도인의 행위는 背書僞造로서 無權代行에 속하나 양도인이 無權代理인 경우에도 양수인의 善意取得은 인정된다고 한 입장에는 찬동한다. 그러나 어음金額 9천만원에 달하는 어음을 「다소 高額」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이전에 어음거래를 한 사정이 없었다 해도 어음의 취득에 있어서 重過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것은 종래의 大法院의 입장과도 일치하지 않는 것이고 高額어음의 善意取得에 있어서 重過失의 法理를 오해한 違法이 있다고 할 것이다. 
1995-09-18
임차권과 주민등록상의 공시방법
法律新聞 第2421號 法律新聞社 賃借權과 住民登錄上의 公示方法 高翔龍 〈成均館大法大교수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 1995년4월28일宣告, 94다27427判決 【事實槪要】 訴外亡 A는 本 建物에 관하여 1986년 7월23일 訴外 B 주식회사를 債務者자로 하여 根抵當權設定登記를 하고 그 根抵當權에 기한 任意競賣申請을 하여 1987년7월31일 任意競賣開始決定을 얻은 다음 競賣節次에서 1988년2월2일 競落받아 競落代金을 완납하고 같은해 3월15일 위 訴外亡人 A 名義의 所有權移轉登記를 경료하였다. 한편, 피고 Y는 1986년3월10일 위 訴外 B 주식회사로 부터 본건 건물을 전세보증금 5백50만원에 미등기전세로 입주하고, 같은 달 13일 주민등록전입신고를 함에 있어서 주소를 충북단양군매포읍평동4리258의1로 제대로 신고하여 주민등록표가 정리되었으나, 地番이 잘못 신고된 것으로 오인하고 같은 날 다시 주민등록표상 地番을 公薄上에 존재하지 않은 같은 里 258로 정정 신청을 하여 다시 주민등록표를 같은 里 258로 정리 하였다. 그 후 被告 Y는 公薄를 확인한 결과 전입신고된 地番이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1986년9월27일 주민등록표상 같은 里 258에서 퇴거하고 같은 里 258의 1로 전입신고 하는 방식으로 주민등록표를 올바르게 정리하였으나, 주민등록표상 주소지 地番이 잘못 등록된 경우 地番 정정신청으로 즉시 지번이 정정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1987년7월9일 다시 인근 주민들의 연대확인을 받아 地番정정확인서 및 정정신청서를 매포읍사무소에 제출하였다. 이에 읍사무소 관계공무원은 被告 Y의 주민등록표 중 위 1986년9월27일자 전입 신고 된 부분을 주선으로 삭제하고 1986년3월13일자 전입신고시 주소란의 258번지를 258의 1번지로 정정처리 하였다. 위 訴外亡 A의 訴訟受繼人인 原告 X 外 3人은,本件 建物은 평동리 258의 1지상 철근콩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연립주택 가棟중 1층 102호임이 명백하므로, 위 평동리 258이나 같은 里 258의1로된 被告Y의 주민등록으로는 어느것이나 일반사회통념상 本件 建物에 주소를 가진者로 등록되었다고 제3자가 인식할 수 없는 것이므로 本件建物에 관한 被告Y의 미등기전세의 유효한공시방법으로 볼수 없다하여, 建物明渡請求訴訟을 提起했다. 原審(청주지법1994년4월14일선고, 93나2489판결)은 被告 X의 주민등록이 본건미등기전세권에 대한 공시방법으로서 유효하지 않다고 판시하여 被告 Y의 주장을 배척, 被告 Y는 大法院에 上告, 上告棄却. 【判決要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에서 住宅의 引渡와 더불어 對抗力의 要件으로 규정하고 있는 住民登錄은 去來의 安全을 위하여 賃借權의 存在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公示方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住民登錄이 어떠한 賃貸借를 公示하는 效力이 있는지의 여부는 일반사회통념상 그 住民登錄으로 당해 賃貸借 建物에 賃借人이 住所또는 居所를 가진 者로 登錄되어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評 釋】 一. 본 判決의 意義 및 問題點 (1) 본 判決의 意義 : 주지하는바, 住宅賃貸借保護法의 核心的 條項인 제3조제1항은 「賃貸借는그 登記가 없는 경우에도 賃借人이 住宅의 引渡와 住民登錄을 마친 때에는 그 翌日부터 第三者에 대하여 效力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이 경우 轉入申告를 한때에 住民登錄이 된 것으로 본다」고 하여, 登記가 없는 賃借權도 住宅의 引渡와 住民登錄이라는 두 要件을 갖추었을 경우에는 그 對抗力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對抗要件중에서 항상 문제(被害)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住民登錄(이하 轉入申告를 포함)이다. 즉, 賃借人이 당해 주택에 入住는 하였지만 住民登錄을 미처 하지못한 사이에 抵當權이 설정되었다든가, 제3자에게 매각처분되어버린 경우에는 住民登錄을 마치지아니 하였다는 理由로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賃借人이 보호를 받을수 없다는 것은 위 제3조 제1호에서도명백히 밝히고 있다. 다만 그러한 住民登錄이 어떠한 機能을 하는 要件인가에 대해서는 명백하지 않다. 이에 判決는 1987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住民登錄은 去來의 安全을 위하여 賃借權의 存在를 第3者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하는 公示方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하여, 住民登錄을 公示的 機能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법원 1987년11월10일선고, 87다카1573판결: 同1989년6월27일선고, 89다카3370판결: 同1990년5월22일선고, 89다카18648판결: 동1994년11월22일선고, 94다13176판결). 本 判決도 이러한 判例의 입장을 답습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意味를 지니고 있다는 것 외에는 커다란 意義는 없다. (2)問題點: 그러나 과연 住民登錄이 賃借權의 存在를 外部에 알리는 公示方法인가에 대해서는 이 法이 시행되는 당시부터 의문을 갖고 기회 있을 때 마다 지적한 바 있지만, 본 판결을 계기로하여 다시 한번 住民登錄은 賃借權의 公示方法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따라서 이를 유연하게 해석해야 하는 입장에서 본 판결을 검토하겠다. 二. 住民登錄과 賃借權의 公示方法 (1)立法趣旨: 住民登錄은 住民登錄法에 의하여 오직 行政上의 目的으로만 요구되는 要件이다. 즉 「住民의 居住關係를 파악하고 常時로 人口의 動態를 명확히 하여 行政事務의 適正하고 簡易한 처리를 도모함을 目的」(住民登錄法 제1조 참조)으로 만들어진 制度이다. 또한 起草者의 意思도 그러하다. 1983년 同法의 제 1차 改正過程에서도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은 그 목적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行政上의 目的으로 인하여 賃借人이 피해를 입을 理由가 없다하여 이를 削除해야한다는 意見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이에 대하여 政府側은 住民登錄을 同法제3조1항에 규정한 것은 行政상 人口의 動態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만약에 同項에서 住民登錄의 요건을 삭제한다면 주민의 이동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問題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여 住民登錄의 削除를 강력히 反對하였던 것이다(당시 會議錄은 아직 未刊인 것으로 알고 있음). 이와 같이 그 立法趣旨는 賃借權의 公示方法으로서가 아니고 오직 住民移動의 把握이라는 行政上의 目的에 있다는것이 명백하다. 1988년 同法 제2차 改正過程에서도 이 문제가 강력히 제기되었다. 당시 민주공화당은 「주민등록은 오직 주민이동의 파악등 행정상의 목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인바 이것을 무주택서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려는 임차권의 대항의 성립 및 존속요건으로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라고 하여 그 削除를 주장했으며(서울 YMCA, 「住宅賃貸借保護法 改正을 위한 政黨招請討議會」資料, 1988년24면), 平民黨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國會 법사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1년도 住民登錄法의 改正에 의하여 住民登錄의 非公開原則(同法 제18조2항)이 채택되고 있는 것은「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公示方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判示하고 있는 判例의 태도와는 거리가 먼 改正措置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살펴볼때, 判例는 立法의 趣旨에 反하는 해석 또는 그 法理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2)賃借權과 登記: 賃借權의 對抗力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賃借權의 公示方法인 登記를 要한다는 민법제621조제2항은 그 자체가 뿌리가 없는 규정이다. 즉 연혁적인 면에서 보면, 賃借權과 登記는 아무런 관계없이 別個의 獨立된 制度로 生成 發展되어 온 것이다. 登記制度는 抵當權과의 관계에서 生成되어 所有權取得의 요건으로까지 확대된 제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민법의 모델로되어 있는 독일민법을 보아도, 賃借權의 對抗要件은 賃貸不動産을 賃貸人에게 引渡한 후에 이 것을 제3자에게 인도한경우에는 그에 대하여 對抗할 수 있다하여 「引渡」를 對抗要件으로 하고 있다 (제571조). 다만 일본민법만이 우리민법과 같이 登記를 요구하고 있지만(제605조), 문제가 있음을 이미 알고 1921년에 借家法을 제정하여, 建物의 「引渡」로서 賃借權의 對抗力을 인정하고 있다(借家法제1조 同法은 1992년10월시행되고 있는 「借地借家法」으로 편입되면서 제31조에 규정되어 있음). 이와 같이 살펴볼때, 우리 民法 제621조제2항에서 登記라는 公示方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立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問題를 해결하기 위하여 賃貸借法이 제정되었다는 것은 同法제1조에서도 명백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賃借權의 對抗力은 「引渡」만이 아니고 다시 住民登錄이라는 새로운 要件를 要하게 되니 ============ 15면 ============ 問題는 역시 남아 있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해석논으로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문제를 보아야 할 것이다. (3)檢討: 이상과 같이 登記라는 公示方法마저도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외국의 立法例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우리의 경우는 위 외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傳貰制度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傳貰制度라는 理由만으로 賃借權의 對抗要件으로 登記도 아닌 住民登錄을 요구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無住宅庶民인 傳貰入住者의 全財産이라고 할 수 있는 傳貰金의 返還權確保를 轉入申告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保障받을 수 없다면, 누구를 위한 賃貸借法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判例가 住民登錄을 賃借權의 公示方法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第3者를 保護하고 나아가 去來의 安全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어느 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賃借人이 당해 住宅에서 「居住」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정도의 機能은 발휘하리라고 본다. 예컨대 家屋賣買의 경우를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買受人은 賣買契約을 체결하려 할때에는 당해 家屋에 관한 여러 상황을 事前에 조사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으로 되어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買受人은 賃借人이 당해 住宅에 「居住」하고 있다는 사실을 事前에 알게되며, 따라서 소유권을 취득한다 할지라도 적어도 「不測」의 損害는 입지 않게 된다. 抵當權設定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 경우 역시 抵當權者는 抵當權을 取得하기 전에 당해 가옥에 관한 여러 狀況을 조사하는 것이 하나의 통례로 되어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賃借人이 당해 住宅에 「居住」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따라서 「不測」의 損害는 없을 것이다. 결국, 賃借人에 의한 당해 住宅의 「居住」라는 占有는 당해 住宅의 賃貸借關係의 存在를 公示하는 機能을 하게 된다. 이상의 理由에 의하여 「居住」도 公示方法의 機能으로서 충분하다 하겠다. 判例는 賃貸借法 제3조 제1항이 「物權에 버금가는 강력한 對抗力을 부여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때 달리 公示方法이 없는 住宅賃貸借에서는 住宅의 引渡 및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은 그 對抗力 取得時에만 구비하면 족하는 것이 아니고, 그 對抗力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도 繼續存續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7년2월24일선고, 86다카1695판결)고 하여, 住民登錄을 심지어 對抗力의 「存續要件」으로 까지 보고 있다. 위에서도 이미 지적한바, 住民登錄을 對抗要件으로 규정한것은 그 立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명백한 이상, 이러한 判例의 태도는 賃貸借法의 基本精神에 상반되는 해석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적어도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同法의 基本精神인 社會法的 次元에서 유연하게 풀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三. 本 判決의 評價 本 判決은 「住民登錄이 어떤 賃貸借를 公示하는 效力이 있는지의 여부는 일반사회 통념상, 그 주민등록으로 당해 임대차건물에 賃借人의 住所 또는 居所를 가진 者로 登錄되어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하여, 賃借人인 被告 Y가 위 평동리 258번지에 轉入申告를 하든 같은 리 258의 1번지로 정정 轉入申告를 하든, 本件 建物은 같은 리 258의 1번지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연립주택 가 棟중 1층 102호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被告의 그러한 轉入申告는 本件 建物의 賃貸借權 存在의 有效한 公示方法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러한 판결은 지금까지 일관된 判例의 태도인것 같다(대법원 1990년5월22일선고, 89다카18648판결: 同 1987년11월10일선고, 87다카1573판결). 결국, 本件에서 被告 Y보다 根抵當權者(후에 所有權을 취득)인 原告 X를 보호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바, 住民登錄은 결코 賃貸借의 公示方法으로 立法된 것이 아니며, 賃借人의 轉入申告로서 賃借人의 移動把握이 가능하다면 그것으로 행정상의 목적은 달성되었다고 본다. 이와 같은 對抗要件을 機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引渡」라는 占有의 이전은 賃借權의 公示方法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住民登錄은 賃借人의 移動을 把握하는 機能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賃借人은 被告 Y는 당해 住宅에 居住하고 그 住宅의 번지에 轉入申告가 되어 있으면 층수나 호수가 다르더라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풀이하는 것이 賃貸借法의 立法趣旨에 적합하다 할 것이니, 이에 비추어 보면 本判決은 不當하다 할 것이다.
1995-07-10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法律新聞 第2390號 法律新聞社 出版物에 의한 名譽毁損罪 朴相基 ============ 14면 ============ 大法院 94年4月12日宣告 93도3535判決 【사건개요】 피고인(화가)은 1988년7월30일경 피해자 이○영과 작품활동의 후원 대가로 피고인의 작품전시 및 판매일체를 피해자 소유의 화랑을 통하여만 하도록 한다는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1990년3월경 열린 동경아트엑스포 전시회에 피고인의 작품을 출품한 이후부터 위와 같은 전속계약에 불만을 품고 계약해지를 주장해 오던 중, 1991년7월26일경부터 같은 해8월6일까지 서울의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려다 이○영의 위 전속계약상 권리주장으로 개인전이 무산되자 1991년7월27일 14시00분경 조선일보 문화부에 찾아가 사실은 동경아트엑스포에서 피고인의 작품이 약 8천만원에 판매되어 그후 함께 정산을 하였는데, 위 신문사 문화부기자인 김○익에게 「①1990년3월경 동경아트엑스포에서 1억5천만원의 작품판매대금이 생겼으나 3천만원만 받았을 뿐이고, ②이○영이 대주기로 했던 재료비를 처음 6개월 동안만 대주는 등 후원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아 막대한 손해를 입었으며, ③이○영이 피고인의 작품을 부당하게 편취하였고, ④이○영이 다른 화랑에서 열릴 예정이던 피고인의 전시회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의 사실을 설명하고, 민사소송소장 사본, 전속계약서 사본 등의 보도자료를 교부하여 김○익으로 하여금 1991년8월1일자 조선일보에 위와 같은 기사를 게재하게 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이○영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시한 사실임. 【大法院判決內容】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인 기사의 재료를 신문기자에게 제공한 경우에 이 기사를 신문지상에 게재하느냐의 여부는 오로지 당해신문의 편집인의 권한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이를 편집인이 신문지상에 게재한 이상 이 기사의 게재는 기사재료를 제공한 자의 행위에 기인한 것이므로, 이 기사재료를 제공한 자는 형법 제309조 제2항 소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는 것이다(당원 1960년6월8일선고,4292형상715 판결 참조).따라서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기자에게 허위사실을 설명하고 보도자료를 교부하여, 그 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오신한 신문기자로 하여금 신문에 허위기사를 게재하도록 하였다면, 이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같은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본 원심판단은 옳다.」 【評 釋】 1. 문제점 위 판결은 출판물을 이용하는 자의 형사책임만을 문제삼고 있을뿐, 取材源을 통한 언론사 보도행위의 형사책임을 제외시킨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간접정범에 의해서도 가능하다는 일반론에 입각하여 결과적으로 언론사의 진실보도의무와 보도내용의 공공성을 소홀히 취급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2. 行爲主體의 문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행위주체는 언론사 등에 국한되는가 아니면 기사제공자도 포함되는가 여부는 본죄의 自手犯性과 결부되어 있다. 다수학설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間接正犯에 의해서도 가능하다고 봄으로써 결과적으로 본죄를 자수범에서 제외시킨다. 본 판례 역시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⑴自手犯性 自手犯은 정범이 되기 위해서는 행위자 자신이 직접 범죄구성요건을 실현시켜야 하는 범죄유형이다. 범인 자신의 행위수행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자수범은 간접정법이나 공동정범의 형태로 범할 수 없는 정범성립이 한계를 설정하는 개념이 된다. 자수범에 대해서는 自手犯否認論과 自手犯肯定論으로 나뉜다. 그러나 범죄구성요건의 속성상 행위자 자신의 신체가 행위수단이나 행위객체로 이용됨으로써 비로소 범행이 실현된다고 보는 경우가 있으며(예: 준강간죄, 준강제추행죄, 軍刑法 제92조의 鷄姦), 고도로 一身專屬的인 의무위반행위를 전제로 하는 구성요건은 제3자가 구성요건을 실현시킬 경우 법익침해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예: 業務上 秘密漏泄罪, 姦通罪)에서 자수범의 존재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주는 예가 僞證罪의 경우이다(형소법 제316조 참조). 자수범의 기준에 따라 명예훼손행위를 분석하면 행위자의 신체가 행위수단 객체로 이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행위자 관련적 자수범은 아니다. 그러나 명예훼손행위는 상대방의 인격적·도덕적·사회적·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자의 극히 개인적·주관적인 의사표시라는 점에서 오로지 행위자만이 정범이 될수 있으며 이를 전달하거나 야기·지지하는 자는 공범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이러한 전달·야기·지지행위 자체가 독자적인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내용·형식을 담고 있다면 양자 모두 명예훼손죄의 행위주체가 된다고 볼 수도 있다).상대방의 인격적·사회적 제가치에 대한 존중을 내용으로 하는 공동체 구성원간의-주관적 가치판단이라는 점에서- 一身專屬的인 의무를 위반한다는 것은 타인의 행위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이 명예훼손죄의 간접정범성립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적인 내용의 유인물을 대가를 받고 배포 혹은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등의 방법, 즉 단순한 傳達者를 통한 명예훼손죄의 간접정범 성립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다. 이 경우 전달자는 상대방에 대한 이러한 가치평가적인 의사표시도 한 것이 아니며 오로지 -가치중립적으로-타인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만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때문에 단순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서 신문사의 보도행위는 단순한 전달자의 기능에 불과한 것인가? 이는 보도행위의 성격과 관련하여 판단할 문제이다. ⑵신문사의 보도행위의 성격 기사제공자만을 명예훼손자로 보고 신문사의 보도행위는 제외시키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도행위가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제34조 제1항)의 범위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경우 신문사의 보도행위를 피이용자의 행위에 속한다고 본다면 그 유형으로는 ①(誹謗의)「目的없는 故意있는 도구」해당가능성, ②違法性의 錯誤 해당가능성및 ③正當行爲(제20조) 해당가능성을 들 수 있다. ①「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가 간접정범에서 피이용자의 범위에 속한다는 것은 우리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전형적인 예로서 행사할 목적으로 그러한 목적없는 타인을 이용하여 위폐를 그리게 한 경우라던가, 불법영득의사를 갖지 않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를 든다. 이러한 결론의 이론적 근거는 사실상의 행위지배가 아니라 소위 規範的·心理的行爲支配論이다. 그러나 행위지배설에서 行爲支配란 그 의미를 규범적으로 이해하는 법적인 지배적 영향이 아니라 외부적인 행위과정에 대한 객관적 영향여하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 개념이다. 나아가서 「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가 간접정범에서 피이용자라고 한다면 이러한 「도구」는 우리형법상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의 일종으로 보아 불가벌적이라고 보아야 하는가라는 데에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상의 검토 결과 소위 「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를 이용하는 경우에 이용자에게 간접정범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의 판결이 「목적없는 고의있는 도구론」을 그 근거로 삼았다면 역시 타당하지 않은 결론이다. ②신문사의 보도행위가 違法性의 錯誤에 기인한 것이어서 이를 이용한 피고인은 간접정범에 해당하는가? 먼저 검토하여야 할 점은 신문사의 보도결정이 위법성의 착오에 기인한 것인가 여부이다. 위법성의 착오란 자기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허용되어 있다고 믿는 등의 사유로 위법성인식이 결여된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형법 제309조에는 동 제310조(위법성의 조각)의 적용이 배제되므로(大判 1986년10월14일 86도1603) 公共利益關聯性을 이유로 하는 적법성 인식을 인정할 수도 없으며, 진실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신문사의 기능과 관련하여서도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데 대한 정당한 이유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 판결에서 피고인이 위법성의 착오에 빠진 신문사를 이용하여 제309조 제2항의 죄를 범하였다는 결론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③신문사의 보도행위를 業務로 인한 행위(제20조)로 보아 위법성을 조각하고 이를 이용한 자를 간접정범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업무로 인한 행위는 법령에 정당화규정이 없는 업무만을 의미한다고 보기 때문에(다수설), 법령에 의하여 그 설치근거가 마련되어 있는 언론사의 보도행위가 업무로 인한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 3.新聞編輯權의 내용 헌법이 규정하는 言論·出版의 자유(제21조)는 보도의 자유를 포함한다. 「報道의 자유」라 함은 언론매체를 통하여 의사를 표현하고 사실을 전달함으로써 여론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이러한 보도의 자유는 사설등을 통한 「평가적인 의사표현」뿐만 아니라 단순한 「事實의 傳達」도 주요기능으로 한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이러한「사실의 전달」은 신문사가 추구하는 여론형성의 기능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함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점은 신문사가 부담하여야 하는 진실보도의무와 공익적합성을 의미한다. 즉 언론사가 개인의 정보제공에 의하여 보도를 한 경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행위주체에서 배제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음은 이러한 언론사의 진실보도의무와 공익성에서도 비롯된다. 언론의 자유가 허위를 보도하거나 불가피함을 이유로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의 자유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론사는 언제나 ============ 15면 ============ 게재할 기사의 진실성과 공익성 여부를 판단할 의무를 부담한다. 만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보도를 하였거나, 보도내용의 진실 여부를 전혀 검토하지 아니한 경우, 공익성이 결여된 개인간의 관계 등을 보도한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를 남용한 경우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위 사안에서 신문사는 이러한 확인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대법원 역시 이 점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4.義務犯性 명예훼손의 죄는 본질상 사회공동체 구성원 상호간의 명예보호 의무를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본죄의 행위는 이러한 의무에 위반하여 상대방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의사표시를 하는 자가 곧 정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는 명예훼손의 죄에서 정범성 판단의 기준이 통상적인 行爲支配的 槪念으로는 타당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그렇지 않을 경우 단순히 명예훼손적인 내용이 실린 전단을 배포·전달하는 자가 명예훼손죄의 정범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경우에도 독자는 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신문사의 내부적인 편집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단순한 전달행위라고 볼수 없다. 그 결과 신문사의 정범성은 제보자에 의한 보도라 할지라도 부인될 수 없다. 5.「誹謗할 目的」 형법이 目的性을 구성요건화한 것은 언론매체가 추구하는 보도의무를 정당화하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목적에서 일탈한 언론기관의 보도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서 [비방할 목적]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를 보호하여야 할 의무 사이에서 균형적 경계선을 긋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비방할 목적」을 소위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 봄으로써 명예훼손직사실의 인식과 함께 악의적인 목적성이 없으면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보게 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언론기관의 取材·報道權만이 강조되고 개인의 명예보호의무는 소홀히 한 결과를 빚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언론기관의 보도내용이 진실보도의무와 공익성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언제나 「誹謗의 목적」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6.결 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간접정범의 방식에 의해서도 성립하며 그 결과 불가피하게 피이용자는 불가벌적으로 되는 결론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취재원에 해당하는 기사제공자의 기자제공은 보도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을 갖는 신문사 편집인의 협력-보도-없이는 명예훼손적인 의사표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 사건에서 피고인뿐만 아니라 신문사도 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를 통하여 언론사는 보도내용에 대한 自己統制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
1995-03-13
법률의 부지와 법률의 착오
法律新聞 第2350號 法律新聞社 法律의 不知와 法律의 錯誤 朴相基 〈연세대법대교수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 1994年4月15日선고, 94도365判決 사건개요 건축주인 피고인은 이사건 건축공사의 시공, 감리등을 공소외 광문종합건설주식회사에 도급을 주어 위 회사의 현장대리인인 차국섭의 주관하에 시공하게 하였다. 그러나 시공회사는 단열재 시공등에 대하여 중간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구건축법(1991년5월31일, 법률 제438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의 2의 규정에 따른 중간검사를 받지않고 공사를 계속함으로써 건축주인 피고인이 건축법을 위반하였다는 사실임. 대법원판결내용 대법원은 형법 제16조에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不知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경우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라고 판시하였다. 이에따라 피고인이 단열재시공등에 대한 중간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구건축법제7조의2의 규정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해당하고 피고인의 행위가 특히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한 경우는 아니므로 범죄의 성립에 지장이 없다고 하였다. 評 釋 1, 法律 착오의 槪念 형법 제16조(法律의 錯誤)는 「자기행위가 法令에 의하여 죄가 되지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행위자가 정당한 이유로 자기 행위의 違法性을 알지못하면 처벌되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경우를 故意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급할것인가(故意說의 입장), 아니면 責任의 내용이 흠결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責任設의 입장)라는 범죄론상의 체계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현재 학설은 위법성의 인식을 책임의 요소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곧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면 故意는 인정되나 責任이 조각된다고 보는 것이다. 2, 法律의 錯誤의 形態 법률의 착오(혹은 위법성의 착오)는 착오의 원인이 直接的인가, 아니면 間接的인가에 따라 분루된다. 전자는 행위자가 자기행위의 위법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본 판례와 같이 행위자가 자기의 행위와 관련된 금지규범을 전혀 알지못한 경우도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는 점에서 형태적으로 직접적인 위법성의 착오에 속한다. 이러한 직접적인 위법성의 착오는 문화의 차이나 혹은 부수형법으로서 그 내용이 일반성을 띠지 않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또한 오늘날 형사처벌법규는 과거와 달리 점점 전통적인 행위형태와 무관한 영역까지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행위자는 자기행위가 反社會的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그 이유는 전통적인 관념상 범죄행위로 보기 어려우며 행위의 성질상 비도덕이기보다는 기술적인 규정이 많거나 행정적인 절차에 관한 규정이 많기 때문이다(예: 離婚이 유효하다고 믿고 재혼한 경우에 이혼이 성립하지 않아 重婚處罰의 대상이 된 경우, State vDeM대, 20N.J.1,118 A.2d 1.) 이에 반해 간접적인 위법성의 착오는 어느 행위가 일반적으로는 범죄가 되지만 자기의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되므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있는경우를 말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만을 법률의 착오라고 보고 있다(大判 1983년9월13일, 83도1927;1985년5월14일, 84도1271). 3, 判例의 문제점 대법원은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원인이 처벌법규를 소극적으로 알지 못한데에 있다면 법률의 착오가 아니며, 오로지 자기행위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신뢰한 경우에만 정당한 사유를 전제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다(大判 1961년10월5일, 4294형사208; 1992년4월24일, 92도245등 참조). 대법원의 이러한 시각은 처벌법규를 알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자기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심대한 형사처벌상의 허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단순히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보다는 자기행위의 正當性을 확신하였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법률의 착오가 아니라고 하나, 이는 처벌법규를 알지 못하였어도 違法性은 인식하였다고 보게되는 論理的 矛盾을 내포하고 있다. 처벌법규를 알지 못한 사람은 적법성의 바탕위에서 행위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법원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한데 대한 「정당한 이유」를 착오의 原因規定으로 보지않고 착오를 일으킨 행위자의 判斷態度나 方式을 설정한 것으로 보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허가를 얻어 벌채하고 남아있던 殘存木을 벌채하는 것이 위법일줄 몰랐다는 사정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에 불과하여 법률의 착오가 아니라고 한 대법원의 판례(大判 1986년6월24일, 86도810)는 한 예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잔존목의 벌채가 적법하다고 믿는 점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보아 정당한가 여부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처벌법규를 알지 못한데 대한 법적 비난을 감수하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갖고 있는 이러한 시각의 배경은 우선 사실의 착오와 달리 법률의 착오는 면책되지 않는다(ignorance of the law is no excuse)는 전래의 단순한 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원칙에 따른 일본판례의 영향등(許一泰, 형사판례연구 I,44면 참조)에서 초래한다고 보인다. 4, 결론-법률의 不知와 위법성의 認識 형법 제16조는 표현형식이 어떠하든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법성의 인식이 필요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違法性 缺如의 가장 적극적 형태인 법률의 不知狀態를 제외시킴으로써 범죄성립에 과연 위법성인식이 언제나 필요한 조건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갖게 한다. 사실상 법률의 착오는 자기행위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 인정되는 것이지 적극적으로 자기 행위의 적법성을 믿고 있는 경우가 아니다. 다시말해 適法性에 대한 적극적 인식은 법률의 착오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이 아니다(AK-StGB - Neumann§17Rz 9). 다음으로 오늘날의 많은 형벌법규가 처벌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전통적인 道德性이나 論理性, 條理, 社會的 慣習등을 내용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遵法的인 태도를 유지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금지된 행위를 알기가 어려워지게 되어있다. 예를 들어 장기간의 해외근무를 마친 자가 귀국후 그 동안의 특수한 영역에 속하는 국내법령의 제정이나 개정을 쉽게 알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일률적으로 법률의 不知를 법률의 착오에서 제외시킴으로써 法共同體의 구성원 모두가 시행되고 있는 처벌법규의 내용을 모두 알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제16조의 「정당한 이유」를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데에 대한 판단기준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에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법률의 不知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를 판단하는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 결과 법률의 不知는 언제나 정당한 이유없는 違法性 認識의 결여상태라고 보아 가벌성의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대법원이 법률의 不知를 법률의 착오에 포함시키지 않기 위한 이러한 논리구성으로 인하여 결국 법관의 恣意的인 구별기준에 따라 법률의 不知와 錯誤가 구별되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어 문의에 따른 관계기관의 회신을 신뢰하고 한 행위까지도 정당한 이유있는 착오로 보지 않거나(大判 1987년4월14일 87도160), 보건사회부장관의 告示나 체신부장관의 회신을 믿고 한 행위도 정당한 착오라고 볼 수 없다(大判 1991년8월27일, 91도1523;1989년2월14일,87도1860)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허가를 요하지 않는 것으로 잘못 알려주어 이를 믿었기 때문에 허가를 받지 아니한 것이라면 정당한 이유로 인한 착오로 볼 수 있다는 정반대의 판례(大判 1992년5월22일, 91도2525, 또한 大判 1983년2월22일, 81도2763)도 나타난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법률의 不知를 획일적으로 법률의 착오에서 배제할 것이 아니라 사안별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즉 원칙적으로 법률의 부지도 법률의 착오의 한 유형으로 포함시키되 그러한 법률의 부지상태가 정당한 이유로 초래 되었다고 볼 수 있는가에 판단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사회경험이나 학력등에서 비롯되는 행위 ============ 15면 ============ 자개인의 判斷能力이나 認識水準, 識業, 그리고 행위자의 生活關係등이 종합적인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결과 법률의 不知狀態가 정당한 것 혹은 회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면 책임조각대상인 법률의 착오로서 처벌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참고로 독일연방대법원의 경우 범행사실을 알고도 告知하지 않은 行爲를 처벌하는 규정(독일형법 제138조 제1항)을 알지못한 아내가 남편의 은행강도계획을 신고하지 않은 사건에서 아내에게 법률의 착오를 인정하였다(BGHSt19,295). 미국에서도 법률의 부지를 더 이상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느다. Lambert v California 사건에서 L.A.市條例에 따라 전과자가 5일이상 L.A.市에 체류할 경우 경찰관서에 신고하도록 되어있는 사항을 위반한 Lambert여인에게 2백50달러의 벌금형과 3년의 보호관찰을 선고하였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기각하였다(355 U.S.225,78 S. Ct, 240,2 L, Ed, 2d 228(1957)이에관하여는 LaFave / Scott, Criminal Law, 2ed, 415면 참조). 우리의 학설도 법률의 착오에는 법률의 不知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통설이다(拙著, 刑法總論, 2백25면 註2) 참조). 이상의 논의를 토대로하여 위 사안을 검토할 때 대법원은 법률의 不知를 이유로 하여 일률적으로 법률의 착오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법률의 착오에는 해당하나 착오의 원인이 정당한가의 여부를 피고인의 직업이나 생활관계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1994-10-10
어음위조의 입증책임
法律新聞 2266호 법률신문사 어음僞造의 立證責任 일자:1993.8.24 번호:93다4151 鄭鎭世 弘益大法大 副敎授·法學博士 ============ 15면 ============ 【事 實】 소외 한미건산주식회사가 1992년1월20일 소외 홍호조에게 額面 金2천만원, 滿期1992년4월20일, 發行地 및 支給地 서울特別市, 支給場所 韓國住宅銀行 갈월동支店으로된 約束어음 1통을 發行하고, 위 홍호조는 소외 전도일에게, 위 전도일은 第1審 共同被告 이장숙에게, 위 이장숙은 被告에게, 被告는 다시 原告에게 위 어음을 順次背書讓渡하였다. 原告의 償還請求에 대하여, 被告는 위 어음上의 被告名義 背書는 被告가 經營하는 백광금속의 經理社員인 소외 김태염이 위 어음債務는 原告와 위 業體의 從前 經營主인 소외 주구석과 사이에 있었던 去來上의 債權債務일 뿐 被告와는 無關한 것인데도 被告의 指示나 承諾도 없이 錯誤로 現 代表者인 被告名義의 명판과 印章을 사용하여 作成해 준 것인 바 이는 被告의 意思에 基하지 아니한 無權限者에 의하여 僞造된 背書라고 할 것이므로 原告의 請求는 不當하다고 다투었다. 【判 旨】 이번 判決에서 大法院은 僞造의 立證責任에 관하여, 「權利를 主張하는 者가 權利發生의 要件事實을 主張·立證하여야」한다는 規範說의 立場에서, 「어음의 所持人의 어음 債務者에 대하여 어음上의 請求權을 行使하는 경우에도 어음 債務發生의 根據가 되는 要件事實, 즉 그 어음 債務者가 어음 行爲를 하였다는 點은 어음 所持人이 主張·立證하여야 된다고 볼 것이다」라고 하여, 스스로의 1971년5월24일 判決과 1987년7월7일 判決의 解釋을 變更하였다. 【評 釋】 一. 序 論 本 判決은 大法院이 위 1987년 判決에 의하여 學界의 論難을 불러일으킨 이래 期待되어 왔다. 그런데 大法院은 「支給拒絶證書의 作成을 免除하는 文句가 記載되어 있는 것을 찾아 볼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拒絶證書를 作成하지 아니 하였다면 어음의 所持人에게 遡求權行使는 不可能하게 되었고, 背書人의 償還責任은 이 事實만으로도 追窮할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背書가 僞造인지를 이 訴訟에서 가려내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背書가 僞造인지의 與否가 不分明한 경우에 發生하는 立證責任의 문제까지 擧論하면서 全員合議體에 의하여 大法院의 立場을 表明한 것으로 보아 大法院도 이 問題에 대한 지난번의 上述한 判決에 대하여 그 동안 意中에 품고 있던 바를 表現할 機會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二. 어음 僞造의 立證責任에 관한 一般原則 1987년의 判決을 一瞥한 後에 本 判決을 檢討하기로 한다. 1. 1987년7월7일 判決 1987년 判決의 事件에 있어서는 原審인 大邱地方法院이 被告의 背書部分에 대하여 眞正成立을 認定할 資料가 없다고 하여 原告의 請求를 棄却한 대하여, 大法院은 「約束어음의 背書가… 形式的으로 連續되어 있으면 그 所持人은 政黨한 權利者라고 推定되고(어음法 제16조제1항, 제77조) 背書가 僞造된 경우에도 이를 主張하는 사람이 그 僞造事實 및 所持人이 善意取得을 하지 아니한 事實을 立證하여야 한다(當院 1974년9월24일 宣告, 74다902 判決 參照)」고 說示하면서 原審을 破棄送還하였다. 이 上告審判決에 대하여 鄭東潤 敎授는 「背書가 連續되게 어음을 잘 僞造하기만 하면(歸責事由가 없는) 被僞造者는 僞造의 事實을 證明하지 못하는 限 어음金을 支給할 義務를 免하지 못하게 되어 不當하기 짝이 없다」고 反對한데 대하여(法律新聞 제1883호 1989년10월23일 11면), 李基秀 敎授는 英美法系와는 달리 統一法系는 「去來保護와 流通性强化에 더 重點을 두고 있다」면서, 「僞造있음에 대한 擧證責任은 어음 밖의 事實關係이므로 僞造있음을 主張하는 被僞造者인 被告에게 있다」고 하여 判決을 支持하였다(法律新聞 1189호11면). 日本의 納富義光氏도 「어음上의 署名은 眞正하다는 外觀을 具現하고 있으므로 被僞造者가 僞造의 事實을 證明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였다(手形法小切手法論, 有斐閣1982년, 137面). 이 判決은 大法院의 1974년9월24일 宣告 74다902 判決을 引用하고 있으나 이 두 判決에서 提起된 問題가 서로 다르다. 이 1987년의 判決의 對象인 事案에서는 1993년의 本 判決에 있어서와 같이, 原告인 어음 所持人의 支給請求에 대하여 被告는 자기가 어음債務를 負擔하게 되는 原因인 背書라는 어음 行爲 自體를 否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被告는 이 어음 行爲 때문에 누구에 대하여도 자기는 責任을 지지 않는다고 主張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1974년의 判決에서는 被告가 어음을 發行하여 受取人의 背書를 거쳐 原告가 取得하는 過程에서 受取人의 背書가 僞造되었다고 被告는 主張한 것이다. 被告의 主張은 자기가 어음을 發行한 事實을 否認하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의 어음上 債務의 成立을 否認하지 않고, 이와 같이 成立한 자기의 債務에 對應하는 어음上 權利가 現 所持人인 原告에게 歸屬하는 것을 다투는 것이다. 被告는 여기서 受取人의 原告에 대한 背書가 僞造이므로 無效라는 理由를 提示한다. 그러나 原告가 이 어음의 適法한 所持人이 되는 길은 有效한 背書에 의하여 讓受하는 方法도 있지만 善意取得하는 方法도 있다. 그러므로 被告가 어음法 16조1항의 推定을 뒤집을려면, 背書가 僞造되어 無效라고 主張할 뿐 아니라, 原告가 惡意 또는 重過失로 어음을 取得하여 善意取得이 成立할 수 없었다고 主張하고, 立證해야 할 것이다. 1987년의 判決이 「背書가 僞造된 경우에도 이를 主張하는 사람이 그 僞造事實 및 所持人이 善意取得을 하지 아니한 事實을 立證하여야 한다(당원 1974년9월24일 선고, 74다902 판결참조)」라고 한 것은 이와 같이 事案을 混同한데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993년 本 判決의 個別意見은 1987년 判決의 이 句節은 「위조사실 및 선의취득에 대한 일반적인 입증책임의 소재를 판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고 辨明해주고 있으나, 事案解決에 不必要한 줄 알면서 善意取得을 擧論했을까. 이 1987년의 判決은 大法院이 變造에 관하여 몇 달 전에 1987년3월24일 宣告 86다카37 判決에서 1985년11월12일 宣告 85다카131 判決의 判例를 變更한 것과도 調和되지 아니한다. 2. 1993년의 本判決 本 判決은 어음法 16조1항이 「權利의 歸屬을 推定하는 規定일 뿐, 그 權利의 發生自體를 推定하는 規定은 아니라고 解釋」된다고 宣言하였다. 이러한 解釋이 위의 1987년 判決과 다른 點이고 이 다른 해석 때문에 全員合議體의 무거운 機構를 움직이게 한 것이다. 外國에서도 本 判決의 見解가 有力하다(Schumann, S, 109, Grunhut, Bd. 1, S.314, StAub-Stranz, Anm. 15 zu Art.9, 伊澤162, 石井108, 大隅-河本 註釋58, 日本大判 昭5·6·16-納富義光, 前揭書137面에서 再引用). 여기서 引用된 昭和5년(1930)의 判決은 崔基元 敎授도 本 判決에 전적으로 贊成하는 評釋에서 引用하고 있는데(法律新聞 2257號 15面), 實은 어음 債務者인 被告의 署名의 眞正에 관하여 다툼이 없는 事案이었다(判例民事法 57事件). 어음法 제16조1항의 文言을 보아도, 「이를 適法한 所持人으로」推定한다고 規定하였으므로 이 占有者가 適法하게 所持하는 어음이 무엇을 表彰하는 것인지를 規定하는 것이 아니라고 解釋하는 것이 穩當하다. 그리고 實質的으로도 어음 取得者는 이 어음 取得時에 僞造를 審査할 機會가 있었으나 被僞造者는 僞造와 全혀 無關한 것이 原則이다. 그래서 이 規定은 本 判決처럼 權利의 「歸屬」에 관한 規定이지 權利의 「發生」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李基秀 敎授는 이번 大法院 全員合議體의 判決에 대한 評釋에서도 계속하여 被僞造者에게 立證責任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어음의 流通性保護를 또다시 내세운다. 被僞造者에게 僞造의 立證責任을 負擔시키면 어음의 流通이 그만큼 保護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한 被僞造者의 不利益도 생각해야 한다. 이 點은 李基秀 敎授도 考慮하면서도 本 判決의 個別意見에 따라, 被僞造者는 「비교적 손쉽게 위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반면, 어음소지인은…증명이 불가능할 때가 많을 것이므로…被僞造者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공평을 잃은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主張한다. 그러나 「印章 자체를 새로 刻印하여 僞造한 경우에」被僞造者는 전혀 알지도 못한 사이에 일어난 일을 僞造라고 法官에게 確信시켜야 責任을 免한다고 하는 것이 公平을 잃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 경우에 이 僞造어음을 所持한 者가 이 어음에 關與한 者인 것이다. 그는 어떤 利益이 있어서 自身의 一定한 危險負擔下에 이 어음을 取得했을 것이다. 그러나 被僞造者는 다른 事情이 없는 限 이 僞造어음과 아무런 關係도 없다. 別個意見이 政策的 考慮에서 立法者가 立證責任의 轉換을 規定한 例로서 들고 있는 民法 제755조, 제765조, 제758조, 제759조 등은 立證責任을 負擔하게 된 者가 問題의 法律關係에 無關한 者들이 아니다. 被僞造者는 僞造라는 事實을 쉽게 證明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立證責任의 問題는 發生하지 않는다. 그러나 法官이 僞造인지 아닌지 心證을 굳히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法官에게 事實이 不確實한 경우에, 즉 背書名義人이 實際로 背書를 하였는지 또는 이 어음에 대하여 전혀 無關할 지도 모른다고 認定되는 경우에, 이 者에게 어음債務를 負擔시키는 것이 被僞造者에게 立證責任을 負擔시킨다는 말의 歸結이다. 이러한 歸結이 公平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李基秀 敎授는 전번 1987년 判決의 評釋의 末尾에서 日本의 田中誠二 敎授의 意見을 引用하였다. 즉, 「어음 僞造에 관한 擧證責任은 請求者인 所持人(原告)이 記名捺印의 眞正을 證明하여야 하나, 이는 어음面의 印影이 어음 債務者가 通常 使用하고 있는 印影과 合致하는 限 一應 記名捺印이 眞正하게 行하여진 것으로 보며, 이에 對하여 被告인 被僞造者가 僞造의 事實, 卽 被告의 記名捺印이 無權限으로 어음上에 行하여졌음을 證明할 必要가 있다고 解釋」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見解는 「印章自體를 새로 刻印하는 僞造한 경우」에는 該當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僞造의 경우 一般에 대하여 被僞造者에게 立證責任을 認定하는 뜻은 여기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3. 「被僞造者를 除外한 어음 債務者」 그런데 本 判決에서 『「適法한 所持人으로 推定된다」는 趣旨는 被僞造者를 除外한 어음 債務者에 대하여 어음上의 請求權을 行使할 수 있는 權利者로 推定된다는 뜻에 지나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기명날인이 위조된 것임을 주장하는 사람에 대하여 까지도 어음채무의 발생을 추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라는 句節은 疑問이다. 어음法 제16조1항의 被僞造者를 除外한 어음 債務者에 대하여는 權利의 「發生」에 대해서도 推定한다는 뜻으로 理解될 念慮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主張을 한다고 推定이 除外되면 推定은 무슨 意味가 있을까. 鄭東潤 敎授도 위 1987년 判決에 대한 評釋에서 『어음法 제16조1항은 어음上의 債務를 負擔하는 「어음 債務者」즉 이 事件에서 예를 들면 發行人, 被告以外의 眞正한 背書人등에 대하여 原告가 어음上의 權利를 行使할 때에만 適用되는 規定이다』라고 說明하였다. 이러한 表現은 立證責任의 槪念과도 矛盾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왜냐하면 立證責任이라 함은 當事者의 立證과 경우에 따라서는 法院의 職權探知에 의해서도 事實의 眞否를 알 수 없을 때에 發生하는 問題이다. 그런데 本判決과 鄭敎授의 위 說明은 僞造의 立證責任을 定하는데 있어서 僞造事實이 認定된 것을 前提로 하여 어음法 16조1항의 推定은 「被僞造者」를 除外한 어음債務者에 대하여만 適用된다고 表現하고 있기 때문이다. 鄭敎授는 나아가 被僞造者에게는 어음法 16조1항의 推定이 適用되지 않는 理由로서 被僞造者에게는 아무런 歸責事由가 없고 누구에게도 어음 債務를 履行할 義務가 없음을 强調하는 것도 이러한 論理의 顚倒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崔基元 敎授도 本 判決에 대한 上記 評釋에서 어음法 제16조1항의 「이러한 推定은 어음 債務者에 대하여만 인정되는 것이지 전혀 어음 債務負擔行爲를 하지 않은 者에 대하여까지도 權利가 推定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 같은 錯誤를 하고 있다. 三. 被僞造者의 印章이 押捺되어 있는 경우 그런데 本件에 있어서는 이 어음에 押捺된 印章이 자기가 被僞造者라고 主張하는 被告의 것이라는 事實이 認定되어 있다. 1. 私文書의 眞正에 대한 立證責任 兼子一 敎授에 의하면, 『私文書는 擧證者側에서 그 眞正을 立證하지 않으면 안되지만(325-우리 나라 民訴法 제328조), 그 文書에 署名 또는 捺印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本人 또는 代理人의 것이라는 것이 證明된다면, 文書全體(例를 들면 本文이 타이프로 찍혔다든지 印刷된 경우라도)의 眞正이 推定되므로(326-우리 나라 民訴法 제329조), 그렇게 되면 相對方이 本文이 本人의 意思에 基한 것이 아니라는 點에 대하여 反證을 할 必要가 있다. 이 種類의 推定은 實體法規의 適用과는 無關係한 一種의 法定證據法則이며 이를 뒤집는데는 그 推定을 疑心케 할 程度의 心證을 일으키는 反證으로 足하다』(新修 民事訴訟法體系, 增補版 1965 酒井書店, 〔313〕). 日本最高裁判所第三小法廷의 昭和39年(1964)5月12日 判決(民集 18·597)은 한걸음 더 나아가, 作成名義人의 印影이 同人의 印章에 의한 것이면 捺印도 本人의 意思에 基한 것이라고 推定되므로 文書의 眞正도 確定된다고 한다(兼子一, 前揭書에서 引用). 本 判決의 別個意見도 「어음면상의 인영이 피위조자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민사소송법 제329조의 규정에 의하여…그 인영이 도용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자는 그 도용사실을 입증하여야 하고 이를 입증하는 증거의 증명력은 개연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할 것이므로(당원 1987년12월22일 선고 87다카707 판결)…피위조자가 도용사실을 입증하여야 할 것」이라고 主張하였다. 本件에 있어서 被告가 背書한 것으로 記載되어 있는 部分에 찍힌 自身名義의 印影이 自身의 印章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自身의 印章을 保管하고 있던 訴外 김태염이 捺印한 것임은 原告도 確定하고 있다. 本判決은 이 事實을 根據로 「위 김태염에게 피고를 대리하여 피고의 명의로 배서를 할 권한이 있었음이 증명되어야만… 피고명의 배서부분이 진정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을 터인데… 원심은 피고명의의 배서란에 찍힌 피고명의의 인영이 위 김태염이 피고의 동의없이 날인한 것이라는 제1심증인 김태염의 증언은 믿을 수 없고 그밖에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명의의 배서부분이 진정한 것으로 추정하였음」을 非難하였다. 그러나 위의 兼子 敎授의 見解에 따르더라도, 被告의 印章을 保管하고 있는 者가 捺印하였다는 事實만으로 이 印章保管者가 被告의 意思에 反하여 捺印하였을지도 모른다는 心證을 일으키기에 充分하다고 볼 수 있을까. 本 判決은 他人이 被告의 印章을 押捺했다는 事實만으로 그 他人은 本人의 承諾없이 押捺했을 것으로 推定하여 원고인 어음 所持人側에서 이 押捺이 權原에 基하여 이루어졌다는 立證責任을 負擔한다고 한 것은 事理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硬直한 態度이다. 왜냐하면 印章은 自身의 行爲임을 나타내는 道具로서 이 行爲에 대하여 責任을 지게되므로 스스로의 責任下에 保管하는 것이고, 스스로 押捺한 경우는 물론이지만 他人이 押捺한 경우에도 原則的으로 本人의 意思에 따라 押捺되었다고 一旦 認定하는 것이 順理이기 때문이다. 만일 스스로 押捺했거나 他人이 押捺한 경우에도 이 押捺이 本人의 意思에 의하지 않은 때에는 이를 本人自身이 證明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證明을 했다고 해도 제3자는 본인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압날된 것이라고 믿을 것이므로 이러한 신뢰 때문에 입은 第3者의 損害를 경우에 따라서는 賠償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本件에 있어서도 被告의 印章을 김태염이 押捺했다는 事實이 밝혀졌다고 해도, 이 김태염은 被告의 意思에 따라 押捺한 것이라고 推定이 維持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被告가 스스로의 意思에 의하여 김태염에게 印章을 맡기고 이 印章을 押捺하게 하였다고 推定되니, 김태염이 錯誤로 押捺한데 대하여 被告 스스로가 錯誤로 押捺한 경우에 準하여 被告 스스로 責任을 져야 할 것이다. 本 判決의 別個意見과 別個意見이 引用하는 1897년의 大法院判決이 盜用事實을 立證하는 證據의 證明力은 蓋然性만으로는 不足하다고 하였으니, 本件에서 김태염이 捺印했다는 事實만으로 被告의 意思에 依하지 않고 捺印했다는 것을 確信시킬만한 證明이 成立되었다고 해야 被告는 責任을 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證明이 成立되었다고는 더욱 認定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不拘하고 別個意見은 이 點에 관하여 多數意見에 同調한 것은 理解하기 힘들다. 四. 結 語 以上과 같이 本 判決에 대한 批判은 우리 나라의 判例·通說처럼 立證責任을 客觀的 立證責任의 뜻으로 解釋하여 實體法規의 文言을 信賴하는 規範說의 立場에서도 可能하지만, 最近 有力하게 擡頭되고 있는, 訴訟過程의 各 局面의 狀況에 따라, 蓋然性·當事者의 立證의 難易度·證據와의 距離등을 고려하여 當事者의 公平한 「行爲責任」으로서 立證責任을 把握하는 立場에서는 더욱 說明하기 순조로울 것이다. 鄭東潤 敎授는 判例·通說에 따라 規範說의 立場에서 어음 所持人에게 自己가 主張하는 權利의 要件事實을 立證할 責任이 있다고 主張하였다. 그러나 위에 引用한 田中誠二 敎授 以外에도, 規範說을 取하는 日本의 判例·學說에서도 『僞造어음인지 아닌지가 다투어질 때에는 擧證責任은 請求者인 어음 所持人에게 있고, 所持人은 筆跡·押捺印章이 그 者의 것이라는 것을 證明하면 足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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