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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저당권에기한 방해배제와 건물신축행위의 중지청구
1. 사실관계 1) A 회사는 이 사건 토지 위에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할 계획을 세우고, 1996년 4월 건축허가를 받아 동년 9월 공사를 시작했다. A는 동년 12월 위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직후 B 은행으로부터 위 건물의 건축자금으로 180억원을 차용하고, 그 담보로 B를 위해 위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2) A 회사는 1998년 1월 지하공사도중 부도를 냈다. 그러자 위 오피스텔을 개별적으로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피고 조합을 결성하였다. 피고는 동년 2월 A로부터 위 건축사업의 시행권을 양수하고 공사를 재개하여, 아래 4)의 가처분이 있을 때까지 지하 6층부터 지하 1층에 대하여 대체로 공사를 완료하였다. 3) 원고회사(유동화전문회사)는 2000년 12월 B로부터 위 대여금채권과 근저당권을 양수하였다. 그리고 2001년 3월 그 근저당권의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그 경매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경매법원은 위 지하의 구축물(평가액 196억원)을 토지의 부합물이라고 잘못 보고 이것도 경매목적물에 포함시켰다. 토지와 지하구축물을 포함하여 도합 252억원에 낙찰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락허가결정이 있었으나, 위 하자로 말미암아 결국 2003년 7월에 종국적으로 취소되었다. 4) 한편 2002년 4월 원고의 신청으로 위 근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공사중지가처분이 내려졌다. 그리고 동년 5월에 그 본안으로 이 사건 공사중지청구의 소가 제기되었다. 5) 제1심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항소심은 이를 인용하였다. 대법원도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2. 판결요지 대법원은 우선 추상적으로 “저당권은… 저당부동산의 소유자 또는 그로부터 점유권원을 설정받은 제3자에 의한 점유가 전제되어 있으므로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부동산을 점유하고 통상의 용법에 따라 사용·수익하는 한 저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저당권자는 저당권 설정 이후 환가에 이르기까지 저당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지배권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저당목적물의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저당목적물을 물리적으로 멸실·훼손하는 경우는 물론 그 밖의 행위로 저당부동산의 교환가치가 하락할 우려가 있는 등 저당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의 행사가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면 저당권자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여 방해행위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대지의 소유자가 나대지 상태에서 저당권을 설정한 다음 대지상에 건물을 신축하기 시작하였으나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지 못함으로써 저당권이 실행에 이르렀거나 실행이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소유자 또는 제3자가 신축공사를 계속한다면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경매절차에 의한 매수인으로서는 신축건물의 소유자로 하여금 이를 철거하게 하고 대지를 인도받기까지 별도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하므로, 저당 목적 대지상에 건물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이는 경매절차에서 매수희망자를 감소시키거나 매각가격을 저감시켜 결국 저당권자가 지배하는 교환가치의 실현을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가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에서 “원고의 신청에 의하여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음에도 공사를 강행한 사실” 등을 들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결론지었다. 3. 평석 1)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대상판결에 대하여는 그 추상적인 법리의 점에서도, 구체적인 사건해결의 결론에서도 찬성할 수 없다. 이 두 측면을 엄밀히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여기서는 일단 전자에 한정해서 논의하기로 한다.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바로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위하여 제공된 대여금채권이었다는 것, 그러므로 근저당권자는 애초부터 당해 공사가 진행되어서 장차 건물이 이 사건 토지 위에 존립하리라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는 것, 그리고 이 사건에서 피고는 저당권 설정 당시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그 후에도 원래의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였을 뿐이라는 것만을 지적하여 두기로 한다(뒤의 7)도 참조). 한편 전자와 관련하여 대상판결은 저당토지의 소유자가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저당권의 위법한 침해가 되는지를 논한 우리나라의 문헌(金載亨, 「抵當權에 기한 妨害排除請求權의 認定範圍」, 저스티스 85호(2005.6), 101면 이하)이 주장하는 바와 궤를 같이한다. 이 문헌에 의하면, “저당토지에 건물을 신축하면 토지에 대한 저당권의 실행이 곤란하게 된다. 저당권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건물의 존재는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저당권 침해를 이유로 공사금지청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저당권자의 환가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주장에 대하여는 뒤의 3)에서 보는 대로 의문이 적지 않다. 2)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은 민법 제370조(이하 민법조항은 법명의 제시없이 인용한다)에서 소유물방해배제청구권을 규정하는 제214조를 준용함으로써 명문으로 인정되는 바이다. 문제는 과연 저당권에 대한 ‘방해’를 어떠한 요건 아래서 인정할 것인가이다. 이를 생각함에 있어서 출발점이 되는 것은, 방해배제청구권을 발생시키는 바의 저당권에 대한 ‘방해’는 위법한 것, 즉 법질서 전체의 입장에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민법은 소유물반환청구권에 관하여 제213조 단서에서 점유자에게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소유자가 그에 대하여 소유물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이를 표현하고 있다. 이는 비록 정면에서 규정하지는 않지만 다른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 3) 저당권(이 사건에서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었으나 여기서 다루는 논점에 관한 한 양자 사이에 차이를 둘 것은 아님은 물론이다)이 설정되었더라도 그 저당목적물을 사용·수익할 권능은 저당권설정자에게 귀속된다. 그리고 저당권자도 그러한 용익을 전제로 해서 그 목적물에 저당권을 설정받는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저당목적물이 나대지인 경우에 저당권설정자가 그 위에 건물을 신축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허용하는 것은 그 용익권의 행사에 기한 것이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 나대지 위에 건물이 신축되면 후에 행하여지는 토지저당권에 기한 경매에서 매각대금이 건물이 없는 경우보다 하락하는 것이 대부분일지 모르나, 그 신축행위가 위와 같이 위법하지 아니한 이상 저당권자가 방해배제청구권을 가질 수는 없다. 나아가 그것은 저당권자가 애초부터 예기하였거나 적어도 예기할 수 있었던 바의 사정이기도 하다. 또 그것만을 이유로 방해배제청구를 인정한다면, 이는 저당토지소유자의 법적 지위를 부당하게 약화시키는 것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이상은 저당권을 양수한 사람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4) 나대지에 저당권이 설정된 후 그 토지 위에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는 민법 제366조에서 정하는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 경우 건물의 신축으로 생길 수 있는 저당권자의 불이익에 대처하기 위하여 민법은 제365조에서 일괄경매청구권을 구정하고 있다. 그 법문은 “토지를 목적으로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그 토지에 건물을 축조한 때”를 그 요건으로 규정한다(한편 토지저당권 설정 후에 건물이 축조되었으면 그 축조자가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일괄경매를 인정하는 2004년 개정 후의 일본민법 제389조에 대하여는 梁彰洙, 「最近 日本의 擔保物權法 改正」, 同, 民法硏究, 제8권(2005), 192면 이하, 특히 198면 이하 참조). 그런데 위 규정의 취지에 대하여 大決 94.1.24, 93마1736(공보 788); 大決 99.4.20, 99마146(공보 하, 1235); 大決 2001.6.13, 2001마1632(공보 하, 1678); 大判 2003.4.11, 2003다3850(공보 상, 1178) 등은, 한편으로 저당권자에게 저당토지상의 건물의 존재로 인하여 생기게 되는 경매의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것, 다른 한편으로 “후에 저당권의 실행으로 토지가 제3자에게 경락될 경우에 건물을 철거하여야 한다면 사회경제적으로 현저한 불이익이 생기게 되어 이를 방지할 필요”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이러한 취지를 살리기 위하여 대법원은 일괄경매청구의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위 규정을 해석하여 왔다. 예를 들어 大決 98.4.28, 97마2935(공보 상, 1481)는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이들에 대하여 공동저당권을 설정한 후 건물을 철거하고 그 토지 상에 새로이 건물을 축조하여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건물이 없는 나대지 상에 저당권을 설정한 후 그 설정자가 건물을 축조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저당권자는 민법 제365조에 의하여 그 토지와 신축 건물의 일괄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고, 大判 2003.4. 11, 2003다3850(공보 상, 1178)은, 저당권설정자로부터 저당토지에 대한 용익권을 설정받은 자가 건물을 축조하였어도 그 후 저당권설정자가 그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것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특히 후자의 판결에 비추어 보면, 저당권설정자 자신뿐만 아니라 저당토지의 제3취득자, 나아가 저당권설정자로부터 저당 토지의 용익권능을 취득한 사람이 건물을 축조하여 소유하는 경우에도 일괄경매를 인정하는 것은 그리 먼 걸음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앞서 본 개정이 있기 전 일본민법 제389조의 해석에 있어서 그 요건은 크게 완화되어, 토지저당권 실행 당시 건물이 저당토지상에 존재하는 것 및 저당토지에 대한 임의경매로 토지를 경락받은 사람에 대항할 수 있는 당해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토지이용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의 두 요건이 충족되면 토지저당권자는 일괄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다(우선 新版 注釋民法(9)(1998), 595면 이하(生熊長幸 집필) 및 동소 인용의 문헌 참조). 우리나라에서도 “저당권설정자와 건물신축자의 사이에 특수한 관계가 있어서 양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 등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서는 제3자가 건물한 건물에 대하여도 일괄경매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경매신청시에 토지·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 속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 등을 완화하여 해석함으로써 일괄경매의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그 요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유력하게 주장되고 있다(李均龍, 司法論集 32집(2001), 41면 이하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의 사안은 여기서 말하는 ‘저당권설정자와 건물신축자를 동일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경우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토지저당권자는 저당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에 대하여 일괄경매를 신청함으로써 건물의 존재로 인한 저당권 실행상의 불이익을 회피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5) 한편 우리나라의 금융실무에서 나대지를 담보로 취득할 때에 저당권 외에 지상권도 설정받는 일이 흔히 행한 것은 후에 나대지 위에 건물이 신축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대법원도 大決 2004.3.29, 2003마1753(공보 상, 781)에서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을 취득함과 아울러 그 저당권의 담보가치를 확보하기 위하여 지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지상권은 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용익권을 취득하거나 목적 토지의 담보가치를 하락시키는 침해행위를 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저당 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라고 설시하고 있다. 6) 그러나 저당권설정자에게 객관적으로 저당목적물의 용익권이 있다고 하여도 예를 들어 그 권능이 저당권의 실현을 방해할 목적으로 행사된다면 이를 쉽사리 허용할 것은 아니다. 이는 가령 제3자의 채권침해의 문제와 관련하여 害意 의 유무 등 주관적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좇아 채권침해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그리하여 대상판결이 나오기 전에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의 문제를 추상적 법리의 차원에서 다룬 大判 2005.4.29, 2005다3243(공보 상, 837)이 그 요건에 관하여 “저당부동산에 대한 점유가 저당부동산의 본래의 용법에 따른 사용·수익의 범위를 초과하여 그 교환가치를 감소시키거나, 점유자에게 저당권의 실현을 방해하기 위하여 점유를 개시하였다는 점이 인정되는 등, 그 점유로 인하여 정상적인 점유가 있는 경우의 경락가격과 비교하여 그 가격이 하락하거나 경매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등 저당권의 실현이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의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시한 것은 그나마 수긍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다. 비록 위의 뒷부분에서 객관적으로 ‘저당권의 실현이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만을 그 기준으로 내세운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일본의 最判 2005(平 17).3.10(民集 59-2, 356)도, 소유자로부터 점유권원을 설정받아 저당부동산을 점유하는 사람이라도 “그 점유권원의 설정이 저당권설정등기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그 설정에 저당권의 실행으로서의 경매절차를 방해할 목적이 인정되며, 그 점유에 의하여 저당부동산의 교환가치의 실현이 저해되어 저당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의 행사가 곤란하게 되는 상태가 있는 경우”에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가 인정된다고 판시한 것도 이러한 입장에 선 것이라고 하겠다(구체적으로는 그 사안에서 그러한 목적을 인정하여 방해배제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7) 한편 원심판결은 일단 경매목적물에 대한 압류가 이루어지면 처분행위가 금지되는데 경매목적물의 가격을 감소시키는 사실적 처분행위에 대하여는 저당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써 이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채무자 또는 경매목적물의 점유자로서는 경매의 목적에 위반되거나 경매목적물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사실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는 일종의 부작위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채무자나 부동산의 점유자가 그러한 의무를 무시하고 위반행위를 하게 되면 저당권자로서는 저당권에 근거한 방해배제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민사집행법은 “압류는 부동산에 대한 채무자의 관리·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제83조 제2항. 이 규정에 상응하는 일본의 민사집행법 제46조 제2항에 대한 설명으로 中野貞一郞, 民事執行法, 新訂四版(2000), 363면 이하 및 378면 註 8 참조. 예를 들면 임차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목적물에 대하여 우리 민법 제639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등에서와 같이 갱신거절이 제한을 받는 경우에는 압류 후라도 법정갱신을 포함하여 계약갱신이 허용된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는 압류시는 물론이고 그 저당권 설정 전부터 이미 문제의 건축이 행하여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압류 전후로 그 건축공사의 내용이 변경된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물론 경매개시결정 후에 경매법원은 「침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민사집행법 제83조 제3항)」나 「부동산의 가격을 현저히 감소시키거나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의 금지조치(민사집행규칙 제44조 제1항)」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압류 전부터 행하여지고 있던 위와 같은 「채무자의 관리·이용」을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2006-08-07
리스물건의 소유권 귀속
1. 사실관계 가. 시설대여(리스)회사인 A리스 주식회사(이하 ‘A리스’라고 한다, 1999. 11. 6. 원고 회사에 합병됨)는 소외 B자동차 주식회사로부터 이 사건 자동차를 구매하여 1995. 8. 25. 소외 주식회사 해당(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과 사이에 이 사건 자동차를 소외 회사에 대여하는 내용의 리스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A리스와 소외 회사는 위 1995. 8. 25.자 계약체결시 대여시설이용자인 소외 회사는 자기의 책임과 비용으로 관련 법령에 의거 자동차를 등록하고, 관할관청의 검사 등 행정지시를 철저히 이행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자동차가 항상 충분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지ㆍ관리하여야 하고, 위 자동차에 대한 소유권은 그 등록명의가 소외 회사일 경우에도 A리스에게 있다고 약정하였다. 다. A리스는 1995. 8. 31. 소유자 명의를 소외 회사로 하여 이 사건자동차에 관한 등록을 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소외 회사에 대한 부산지방법원 98카합4878호로 자동차가압류결정을 받아 그결정정본에 기하여 1998. 5. 19. 이 사건 자동차에 관하여 가압류집행을 하였다. 2. 대법원 판례의 요지 특정 물건의 소유권은 시설대여회사에게 남겨두고 시설이용자에게 일정 기간 대여하는 방식을 통하여 담보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시설대여(리스)의 특성과 시설대여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구 시설대여업법(1997. 8. 28. 법률 제5374호 여신전문금융업법 부칙 제2조로 폐지)의 입법취지를 염두에 두고 같은 법 제13조의2 제1항, 제13조의3 제1항, 제13조의4, 자동차관리법 제6조, 제8조 제1항, 자동차등록령 제18조의 각 조항들을 종합해 보면, 차량의 시설대여의 경우에도 대여 차량의 소유권은 시설대여회사에 유보돼 있음을 전제로 하고, 다만 현실적경제적 필요에 따라 차량의 유지관리에 관한 각종 행정상의 의무와 사고발생시의 손해배상책임은 시설대여이용자로 하여금 부담하도록 하면서 그 편의를 위해 차량등록을 소유자인 시설대여회사 아닌 시설대여이용자 명의로 할 수 있도록 자동차관리법에 대한 특례규정을 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따라서 구 시설대여업법(1997. 8. 28. 법률 제5374호 여신전문금융업법 부칙 제2조로 폐지) 제13조의2에 의하여 시설대여이용자의 명의로 등록된 차량에 대한 소유권은 대내적으로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시설대여회사에게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3. 종전의 판례 가. 이 사건 원심판결 원심은, 구 시설대여업법 제13조의2 제1항(1998. 1. 1. 위 법률이 폐지되고 여신전문금융업법 제33조 제1항에 위조항과 같은 내용이 규정됨)은 시설대여회사가 차량의 시설대여 등을 하는 경우에는 자동차관리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대여시설이용자의 명의로 등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를 같은 법 제13조의3 제1항, 자동차관리법 제8조 제1항,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과 종합하여 볼 때, 구 시설대여업법 제13조의2 제1항의 규정형식상 자동차관리법의 특정조항(원고 주장대로 한다면 적용이 배제돼야 할 자동차관리법 제6조)이 명시적으로 적시돼 있지 않은 점, 또한 위 규정은 위와 같은 등록방식을 허용하는 허용규정일 뿐 강제규정이 아닌 점, 앞서 본 약정 등 이 사건 자동차를 소외 회사 명의로 등록하게 된 경위, 등록명의를 신뢰한 자에 대한 거래의 안전보호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관리법상 차량의 등록은 그 관리의 목적과 사고발생시 손해배상책임문제 등을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서 원칙적으로 그 소유자의 명의로 하도록 돼 있으나, 시설대여 등의 경우 비록 차량의 법적 소유권자는 시설대여회사이지만 실제 차량의 점유사용자는 대여시설 이용자이고, 또한 대여시설 이용자가 시설대여기간 동안 당사자가 돼 차량의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검사 등 그 물건의 유지관리에 관한 각종 의무를 이행하거나 공과금 통지서의 수령 등에 있어 그 편의상 대여시설 이용자의 명의로 등록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구 시설대여업법 제13조의2 제1항과 같이 차량의 이용자의 명의로 신탁하여 등록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자동차관리법 제6조에 따라 차량에 대한 소유권은 등록명의자에게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며, 따라서 이 사건 자동차는 비록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원고의 소유라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는 소외 회사의 소유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집행채권자로서 대외관계에 있는 피고에 대해 내부적인 소유권으로써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부산고등법원 2000. 6. 28. 선고2000나4159 판결). 나. 세무서가 체납처분후 수령한 배당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판결 리스계약체결후 리스이용자를 소유자로 등록하고 리스회사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였고, 세무서가 동 리스물건을 경매해 경락대금에서 체납액을 우선 배당금으로 수령하자, 리스회사는 세무서를 상대로 소유권확인청구소송과 리스물건가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첫번째 소송(소유권확인소송)의 담당재판부는 등록원부상의 등록명의에도 불구하고 리스물건은 리스회사의 소유라 판시하고 소유권확인청구를 인용하였으나(광주지방법원 1988. 5. 25. 선고 88가합1177 판결), 두번째 소송(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의 담당재판부는 중기관리법제3조 제1항, 제2항과 자동차관리법 제4조 및 제5조 등록규정에 의거하여 중기 및 자동차의 적법한 소유권을 취득하려면 상기 법규에 따라 등록을 마쳐야 할 것인바, 리스회사가 비록 리스물건에 대한 소유권확인 승소판결을 받았더라도 소정의 절차에 따른 등록을 마치지 아니한 이상 소유권자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적법한 소유자임을 전제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기각한다고 판시하였다(광주지방법원 1989. 11. 2. 선고 89가합3603 판결). 4. 판례 평석 가. 대상판결의 검토 대법원 판결은 금융리스의 물적 금융으로서의 특성을 고려한 판결로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제33조 제1항의 입법취지, 리스물건의 경우 등록명의와 관계없이 리스회사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거래의 관념인 점, 소유명의가 리스이용자에게 있음을 기화로 무단양도하는 경우에 있어서 리스회사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융리스이용자가 리스물건을 제3자에게 임의로 매각하더라도 등기 및 등록에 대한 공신력은 인정되지 않고 등기 또는 등록의 대상이 되는 동산은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보아 선의취득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므로, 제3자가 리스물건이 리스이용자 명의로 등록돼 있음을 신뢰하여 소유권이전등록을 하더라도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는 없다고 본다. 또한 건설기계등록원부 및 건설기계등록증에 소유자가 리스이용자로 등록돼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리스이용자의 명의로 등록된 사실 없이 제3자 명의로 최초 등록되었다 하더라도 등록의 공신력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마찬가지의 결론에 도달한다. 임의매각된 리스차량에 대한 회수방법으로는 소유권에 기한 반환청구, 인도단행가처분, 근저당권 실행을 통한 강제경매개시결정 및 인도명령, 원인무효인 제3자 명의 등록말소청구 등이 있다. 나. 운용리스의 소유권 귀속 금융리스의 경우 등록명의와 관계없이 대내외적 소유권은 리스회사에 귀속하나, 운용리스의 경우 소유권을 리스이용자의 명의로 등록한 경우에 대한 판례가 없어 이 또한 여신전문금융업법상의 시설대여에 포함되어 여신전문금융업법 제33조의 등록상의 특례가 적용된다는 견해와 민법상 임대차 규정이 적용된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검토하건대, 운용리스와 실질이 유사한 임대차(렌트카)의 경우 이용자 명의로 소유권 등록이 불가능하고 ‘허’자 번호판을 사용하므로 무단양도의 가능성이 없고 렌트회사의 물건에 대한 소유권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 실질이 유사한 운용리스와 임대차(렌트카) 사이의 소유권 귀속 측면에서의 형평성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여전전문금융업법 제33조의 규정이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를 구별하고 있지 아니한 점, 운용리스의 경우 이용자 명의로 소유권 등록이 가능하여 무단양도의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리스회사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아니할 경우 리스회사는 소유권을 회복할 수 없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운용리스의 경우에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제33조의 특례를 적용하여 리스회사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본다. 다. 미등록 리스물건의 소유권 귀속 판례는 등기 또는 등록의 대상이 아닌 리스물건에 대한 선의취득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여, 고가의 기계로서 중소기업에서는 리스 내지 소유권유보부 할부매매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 상례인 점, 취득자가 중고기계전문취급상으로 이러한 실태를 잘 알고 있는 점, 시가의 1/5 정도의 가격으로 수차례 전매된 점, 원고는 매도인의 소유권에 대하여 동 물건의 설치경위 및 제작회사와 매도인간의 매매계약서, 영수증, 매매대금의 완납 여부 등을 제작회사에 조회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사할 의무가 있음에도 단순히 매매계약서만 확인하였으므로 매수인에게 과실이 있는 점을 이유로 선의취득을 부정하였다(서울고등법원 1990. 4. 13. 선고 89나44536 판결). 검토하건대, 여신전문금융업법 제33조의 특례규정은 등기 또는 등록의 대상이 아닌 리스물건을 대상으로 한다고 할 것이므로, 등기 또는 등록의 대상이 아닌 리스물건의 경우 선의취득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2006-04-24
공동주택의 하자담보책임기간
Ⅰ. 판결의 요지 구 주택건설촉진법(1997. 12. 13. 법률 제54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공동주택관리령(1997. 7. 10. 대통령령 제154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구 공동주택관리규칙(1999. 12. 7. 건설교통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관련 규정에 의하면, 공동주택의 입주자?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는 공사의 내용과 하자의 종류 등에 따라 1년 내지 3년(다만, 내력구조부의 결함으로 인하여 공동주택이 무너지거나 무너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5년 또는 10년)의 범위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사업주체에게 하자의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바, 이는 행정적인 차원에서 공동주택의 하자보수 절차?방법 및 기간 등을 정하고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정한 것으로서 위 법령에서 정하여진 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입주자 뿐만 아니라 사업주체와 별다른 법률관계를 맺지 않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도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아울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가 집합건물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구 주택건설촉진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하여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점까지 고려할 때 구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련 규정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의 제척기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 Ⅱ. 하자보수기간에 대한 각종 법률의 규정 1. 민법 토지, 건물 기타 공작물의 수급인은 목적물 또는 지반공사의 하자에 대하여는 인도 후 5년간의 담보책임이 있고, 그 목적물이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것인 때에는 10년간의 담보책임이 있다.(제671조) 2.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집합건물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는 민법 제671조를 준용하되, 민법의 규정보다 매수인을 불리하게 한 특약은 효력이 없다.(제9조) 3. 건설산업기본법 수급인은 발주자에 대하여 건설공사의 목적물이 벽돌쌓기식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철골구조?철골철근콘크리트구조 기타 이와 유사한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10년의 범위내에서, 기타 구조로 된 것인 경우에는 건설공사의 완공일부터 5년의 범위내에서 공사의 종류별로 대통령령(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30조 및 별표4)이 정하는 기간 이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이 있으며, 건설공사에 관한 하자담보책임기간에 관하여 다른 법령(민법 제670조, 제671조 제외)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도급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는 그 법령이나 도급계약이 정한 바에 따른다.(제28조) 4. 주택법시행령 내력구조부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은 기둥?내력벽(힘을 받지 않는 조적벽 등은 제외한다)은 10년, 보?바닥 및 지붕은 5년으로 규정되어 있고(주택법시행령 제62조제1항, 별표7) 그 이외에는 주택법시행령 제59조 제1항에 의한 별표 6에 의하여 시설구분에 따라 1년, 2년, 3년의 하자보수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Ⅲ. 주택법시행령(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의 효력에 대한 논의 1. 무효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 “집합주택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이 법에 저촉하여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주택법시행령(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각종 하자보수기간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 준용하는 민법 제671조의 5년 또는 10년 보다 단기간이므로 입주자에게 불리하여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의하면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한 규정은 무효이며, 민법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하급심판결 중 부산고등법원 2002나2157 손해배상(기) 사건에서 재판부는 무효설을 따랐다. 2. 유효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 ‘집합주택의 관리방법과 기준’에는 하자보수청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주택법과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을 비교할 수 없으므로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책임기간은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하급심판결 중 서울지방법원 2002가합21931 하자보수금 사건에서 재판부는 유효설을 따랐다. 3. 절충설 민법 제671조 제1항의 ‘건물 기타 공작물의 하자’는 건물 중 물리적인 분리나 교체, 개별적인 보수가 불가능한 부분의 하자를 뜻하고 이는 결국 건물의 ‘주요 부분에 발생한 하자’를 뜻하며, 그 이외에 분리나 교체, 개별적인 보수가 가능한 부분, 즉 건물의 주요부분 이외에서 발생한 하자는 도급계약상 일반적인 물건의 하자로 보아 제670조 제1항의 1년의 담보기간에 해당된다고 보아 민법상 제척기간은 부위별로 달리 보아야 하고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 기간은 대부분 유효하고 이를 발생기간 및 제척기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4. 사견 민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분인 기둥, 벽, 지붕 등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주요 구조부분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현대의 건축물에 있어서의 각종 설비와 인테리어 등에 대하여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대의 건축물과 관련지어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먼저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한 규정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고, 민법상의 10년 또는 5년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본다. 주택법시행령 별표6에서 분류된 시설공사의 구분에는 민법상의 건물 기타 공작물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다수 존재하므로(예: 도배공사, 식재공사 등의 조경공사, TV공청설비공사) 주택법시행령상의 시설공사의 하자보수기간 전부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며 각 시설공사의 성질에 따라 건축물을 주요 구조부분일 경우에는 민법상의 규정에 따른 10년 또는 5년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고, 주요 구조부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670조에 의하여 1년간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여야 하나,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위 민법 제670조의 규정 보다 불리하지 않으므로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을 적용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Ⅳ. 종전 대법원판례 종전의 대법원판례 중에는 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한지에 대하여 정면으로 다룬 것은 없었으나, 구 공동주택관리령에서 규정한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유효인 것을 전제로 한 판례는 다수 있었다. 대법원 2002. 2. 8. 선고 99다69662 판결에서는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위 공동주택관리령 제16조 및 구 공동주택관리규칙(1999. 12. 7. 건설교통부령 제2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1항 [별표 3]에서 규정하고 있는 하자이어야 하는바, 위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에서는 하자보수대상인 시설공사의 구분 및 하자의 범위와 그 하자보수책임기간을 규정하면서, 하자보수대상 시설공사를 대지조성공사, 옥외급수위생관련공사, 지정 및 기초공사, 철근콘크리트공사 등 17개 항목으로 구분한 후, 하자보수책임기간을 1년에서 3년까지로 정하면서 기둥, 내력벽의 하자보수기간을 10년으로, 보, 바닥, 지붕의 하자보수기간을 5년으로 따로 규정하였고, ……… (중략) ……… 그 보증대상이 되는 하자는 위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 소정의 하자보수의무기간을 도과하기 전에 발생한 것이어야 하고”라고 판시하여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인 것을 전제로 판결하였다. 또한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2다4290 판결도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하였다. 다만, 이와 같은 대법원 판결들에서는 당사자들이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에 관하여 유?무효를 적극적으로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공동주택관리령상의 하자보수기간의 유?무효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Ⅴ. 본 판결의 의의 본 대법원 판례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하자보수기간은 행정적인 차원에서 입주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체와 별다른 법률관계를 맺지 않은 공동주택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회의도 하자보수기간내에 발생한 하자에 대하여는 사업주체가 예치한 하자보수보증금으로 신속하게 하자를 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힌 데 의의가 있다. 또한 구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련 규정은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의 제척기간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9조에 의한 분양자의 구분소유자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에 관하여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규정이 민법의 규정에 우선하는 제척기간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부칙 제6조에는 집합건물의 관리방법과 기준에 관한 구 주택건설촉진법(현 주택법)의 특별한 규정은 그것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시설공사 중 도배공사, 식재공사 등의 조경공사와 같이 민법 제671조에서 규정한 석조, 석회조, 연와조, 금속 기타 이와 유사한 재료로 조성된 목적물이라 볼 수 없어 이에 관하여는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의 규정이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에 저촉되어 구분소유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구 공동주택관리령(현 주택법시행령)상의 각 시설공사에 대한 하자보수기간은 모두 무효이고 이에 대하여 전부 10년 또는 5년의 제척기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는 볼 수는 없고, 그 시설공사에 따라 성질상 민법의 규정 보다 구분소유자에게 불리한 경우에만 무효라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주택법시행령상의 각 시설공사에 따른 하자보수기간이 유효인지, 아니면 민법의 규정에 저촉되어 무효인지를 가려줄 판결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2004-11-25
채무자 소유 아닌 부동산에 대한 경매와 담보책임
[事實關係] 대법원판결로부터 파악할 수 있는 사실관계를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건물 및 그 대지는 A 회사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었는데, 그 회사에 대한 채권자의 신청으로 이들에 대하여 강제경매가 실시되었다. 원고는 거기서 이들을 경락받아 경락대금을 완납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피고는 이 경매절차에서 근저당권자로서 9억원을 배당받을 것이었지만, 그에 관한 이의가 제기됨에 따라 그 금액은 공탁되었다. 그런데 그 후 제3자 甲이 이 사건 건물은 애초 A 회사가 아니라 甲의 소유로서 A 회사의 소유권보존등기는 물론 원고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를 상대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甲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위 공탁된 배당금에 대한 피고의 출급청구권은 피고가 원인 없이 이득한 것이라고 하여 그 양도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그 후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원고승계참가인에게 양도하였다. 原審(大邱高判 2003.9.25, 2002나9203)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 이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절차는 그 개시 당시부터 채무자 소유가 아닌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강제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은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공탁된 배당금 중 이 사건 건물에 관한 8억9천여만원의 청구권을 양도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判決趣旨] “경락인이 강제경매절차를 통하여 부동산을 경락받아 대금을 완납하고 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으나, 그 후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어서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와 같은 강제경매는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경락인은 경매 채권자에게 경매대금 중 그가 배당받은 금액에 대하여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민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에 따른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1640 판결, 1993. 5. 25. 선고 92다15574 판결 등 참조).” [評釋] 對象判決은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명문에 반하고, 또한 종전의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여겨지므로, 찬성할 수 없다. 1. 이 사건은 채무자 앞으로 소유권등기가 된 부동산에 대하여 경매가 행하여져서 경락인이 경락대금을 납부하고 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았으나 원래 그 경매목적물이 채무자가 아닌 제3자의 소유이어서 경락인이 그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된 事案에 대한 것이다. 즉 이 사건은 원심판결이 정면에서 설시하는 대로 경매의 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타인에게 속한 경우로서 채무자가 이를 취득하여 경락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 우선 위의 사실관계가 경매의 목적물이 애초 채무자 아닌 타인에게 속하는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아가 大判 76.4.27, 75다2322(要集 민 I-2, 940); 大判 82.12.28, 80다2750(集 30-4, 171) 등 판례는 타인 소유의 부동산이 매매된 경우에 진정한 소유자가 매수인 또는 매도인을 상대로 그 명의의 소유권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그 승소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민법 제570조에서 정하는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태도를 취하여 왔다(우선 民法注解[IX], 282면 이하(梁彰洙 집필) 참조). 다른 한편 민법 제578조 제1항은 “競賣와 賣渡人의 擔保責任”이라는 표제 아래 “競賣의 境遇에는 競落人은 前8條의 規定에 의하여 債務者에게 契約의 解除 또는 代金減額의 請求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거기서 정하는 ?전8조의 규정? 중에 제570조가 포함됨은 그야말로 계산상으로도 명백하다. 따라서 위의 사실관계에서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이 문제되어야 함은 논의의 여지가 없다. 대상판결이 “강제경매절차의 기초가 된 채무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의 등기이어서 경매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경우”라고 설시하고 있다고 해서, 이것이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타인의 소유에 속한 경우와는 별개임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2. 對象判決이 들고 있는 두 개의 참조판결은 대상판결과 사실관계를 달리하여서, 구속력 있는 선례가 될 수 없다. (1) 우선 大判 91.10.11, 91다21640(集 39-4, 27)은, 강제경매의 채무명의가 된 약속어음공정증서가 위조된 것이어서 그 절차에서의 경락인 앞으로 경료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위와 같은 사유가 있으면 경락인이 경매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음은 물론인데, 이러한 경우는 제578조 및 제570조 내지 제577조에서 정하고 있는 담보책임의 발생요건의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경우에 원고를 위한 구제수단은 담보책임 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한편 대상판결과의 관련에서 의미 있는 것은, 그 판결이 “민법 제578조 제1항, 제2항에서의 담보책임은 매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매절차는 유효하게 이루어졌으나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등의 하자로 경락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거나 이를 잃게 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이고, 경매절차 자체가 무효인 경우에는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설시하여서, 명확하게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하자로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에서 정하는 담보책임이 발생한다는 태도를 밝히고 있는 점이다. 물론 이 판시도 경매의 무효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으나, 역시 경매목적물이 타인에게 속하는 경우를 보다 구체적으로 지칭하여 그 경우에는 담보책임이 인정된다고 설시하는 것을 중시하여야 할 것이다. 또 그렇게 보면 이 판결에서 '경매절차 자체'의 무효를 운운하는 것은, 그 사실관계에서 문제된 대로 그 절차를 시동시키는 출발점이 되는 채무명의가 무효인 경우와 같이 경매의 절차적 추행과 관련된 하자가 있는 경우에만 관련된 것이고,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제3자에게 속하는 것과 같이 말하자면 경매에 '공신적 효과'가 없다는 그 실체적 효력과 관련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되지 못할 바 없다. (2) 또한 大判 93.5.25, 92다15574(공보 1386)은, 근저당권의 설정자가 목적물인 건물을 헐고 새로 건물을 지었는데 이에 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지 않고 있던 중 원래의 근저당권자인 피고가 그에 기하여 新建物에 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그 경매절차에서 원고가 목적물을 경락받고 경락대금을 납부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이 경우 피고의 근저당권은 동일성을 상실한 신건물에는 효력이 없고, 무효인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경락인은 물론 목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도 민법의 규정 어디를 보아도 그로부터 담보책임이 발생한다는 정함을 찾을 수 없다. 한편 이 大判 93.5.25.도 앞의 (1)에서 인용한 大判 91.10.11.의 설시를 그대로 반복하여, '경매의 목적이 된 권리의 전부가 타인에게 속하는 하자로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의 담보책임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확인하고 있다. 3. 이와 같이 대상판결이 참조판결로 인용하는 종전의 재판례들은 오히려 대상판결과는 반대로 경매목적물이 강제경매의 채무자 아닌 제3자에게 속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의 담보책임이 인정된다는 태도를 밝혔다고 보는 것이 솔직한 이해일 것이다. 이들 외에도 위와 같은 경우에 담보책임을 긍정한다고 보아야 할 재판례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大判 88.4.12, 87다카2641(集 36-1, 153)이 중요하다. 이 판결은, 甲 소유의 부동산이 甲 앞으로 등기되어 있었는데 乙이 서류를 위조하여 자기 앞으로 소유권등기를 이전하고 다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피고가 丙을 위하여 원고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바,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행하여진 임의경매에서 원고가 경락을 받은 사안에 대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결국 경매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한 원고는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에 기하여 피고를 상대로 계약해제에 따르는 원상회복으로서 경락대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쟁점은 오히려, 피고와 같은 物上保證人이 민법 제578조 제1항에서 1차적으로 담보책임을 진다고 정하여진 '채무자'에 해당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물상보증인이 동조상의 채무자에 해당함을 긍정하고, “경락인이 그에게 계약해제권을 행사하였으면 물상보증인은 경락인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진다”고 판시하였던 것이다(이에 대한 찬성평석으로 梁彰洙, “他人 所有 物件의 競賣와 物上保證人의 擔保責任”, 판례월보 216호(1988.9), 38면 이하(同, 民法硏究, 제2권(1991), 231면 이하에 再錄) 참조). 만일 對象判決과 같이 언필칭 “경매가 무효”라고 하여서 경락인은 경매채권자에 대하여 그가 배당받은 금액의 반환을 일반 부당이득의 법리에 따라서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민법 제578조에 따른 경매의 채무자나 채권자의 담보책임은 인정될 여지가 없다면, 위의 大判 88.4.12.와 같이 물상보증인, 즉 민법 제578조 제1항의 법문으로 말하면 ?경매채무자?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은 결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4. 경매목적물이 채무자 아닌 제3자의 소유에 속하는 경우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인정하더라도 실제 사건의 해결로서는 대상판결의 결론과 같이 배당채권자에 대하여 일반부당이득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1차적인 담보책임자로서의 '채무자'는 특히 그에 대하여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된 상황이라면 이미 무자력할 것이고, 따라서 결국은 제578조 제2항에 의하여 '대금의 배당을 받은 채권자'로부터 그가 배당받은 금전의 반환을 청구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욱이나 對象判決과 같은 태도에 찬성하기 어렵다. 혹 문제의 핵심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착잡하게 뒤엉키는 '경매의 무효'(사실 그 의미도 명확한 것은 아니다)의 다양한 경우들에 있어서 이를 간명하고 형평에 맡게 처리할 방도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에 있다고 한다면, 이는 보다 근원적인 論究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하여 절차의 안정성을 중시하여 경매절차의 효력을 가능한 한 유지하려는 입장(최근의 예를 들면 閔日榮, “競賣와 擔保責任의 法理 ―임차주택의 경매를 중심으로”, 法曹 568호(2004.1), 5면 이하)에서도 경매목적물이 타인에게 속하는 경우에 민법 제578조, 제570조의 담보책임이 아예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한 일이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을 취하든 명문의 규정에 반하는 해석은 쉽사리 취할 것이 아니며, 또 민법 제578조가 立法論的으로 크게 문제가 있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이다(그 法意에 대하여는 우선 위의 梁彰洙, 民法硏究, 제2권, 238면 이하 참조).
2004-09-06
저가양도에 대한 소득세와 증여세의 중복과세
I. 爭點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거래행위를 함에 있어서 소유자가 어떠한 법률행위방식에 의해 누구를 계약상대방으로 하여 (거래가격을 포함한) 어떤 구체적인 거래조건하에 거래를 하는 지 여부는 私法領域에서는 원칙적으로 私的自治原理에 의해 당사자의 몫으로 되어 있다. 그러한 사법상 보장된 사적자치원리에 의해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해 공법인 세법이 어떠한 평가를 하는지는 원칙적으로 사적자치보장이라는 사법의 이념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한 세금분배라는 세법의 이념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참고로 사법상 거래행위의 세법적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졸저, 私法秩序의 稅法에서의 意味, 공법연구 제31집 제2호, 2002. 12., 한국공법학회, 461면 이하). 아래의 사건에서는 특수관계인간 비상장주식의 저가양도가 문제되었다. 주식과 같은 자산의 저가양도가 특수관계인간에 이루어지는 경우 세법은 당사자간의 사법상거래내용(구체적으로는 매매가격)을 부인하고 세법이 예정하는 적정가격(=시가)기준으로 과세를 한다. 원론적으로 이러한 과세는 위에서 설명한 세법원리에 의해 정당화되어질 수 있다. 문제는 현행 세법이 그러한 거래행위를 부인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현행 세법은 특수관계인간에 자산저가양도행위가 있는 경우 한편으로는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법”이라 한다.) 제35조에 의거하여 저가양수인에게 실제 자신이 지불한 가격(=저가)과 공정한 시장가격과의 차액상당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해두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에 의해 동일금액에 대해 저가양도인에게 소득과세를 할 수 있게 해 두고 있다. 이러한 현행세법에 대해 문언에 충실하여 동일금액에 대해 양수인과 양도인에게 이중으로 과세할 수 있다고 이해할 것인가, 아니면 이중과세가 배제되도록 적어도 한쪽이 과세되면 다른 한쪽은 과세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것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쟁점이다. 이 쟁점에 대해 우리 대법원이 1999. 09. 21. 선고 98두11830 판결을 통해 처음으로 의견을 표명한 이래 다시 이번 평석대상판결(대법원 2003. 05. 13. 선고 2002두12458)을 통해 종전 대법원판례의 입장을 승계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의 원심판결에서는 대법원과 다른 견해가 피력되어 세법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아래에서는 이 쟁점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 입장을 살펴보고 이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 판 결 요 지 -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납세의무의 성립요건과 시기 및 납세의무자를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이 각각의 과세요건에 따라 실질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과세요건에 모두 해당할 경우 중복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어느 한 쪽의 과세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II. 사건의 개요 최호엽(원고)은 1996. 7. 19. 동생인 최호목에게 소외 주식회사 대도화성의 비상장주식 45,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넘겨주기로 약정한 다음 1996. 12. 10. 그 대금명목으로 225,000,000원을 지급받고 1996.12.31. 이전에 그 명의를 이전해 주었다. 그리고 원고는 1999. 2. 12. 동작세무서장(피고)에게 자신이 위 주식을 주당 5,000원(액면가액)에 취득하여 그 가격에 최호목에게 양도하였으므로 양도차익이 없다고 신고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현저히 저렴한 가액으로 특수관계에 있는 자인 최호목에게 양도함으로써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면서, 소득세법 제101조에 의해 이를 부인하고, 기준시가에 의해 취득가액을 주당 5,000원으로 양도가액을 주당 28,136원으로 각 평가하여 그 양도차익을 산정한 다음 1999. 4. 1. 원고에게 그에 따른 1996년 귀속 양도소득세 124,364,400원을 결정·고지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국세불복절차를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였다. 참고로 양도인에 대한 위 양도소득세부과처분에 앞서 양수인에게 행정청은 상증법 제35조에 의거하여 증여세부과처분을 해둔 상태였다. - 평 석 요 지 - 주식을 저가매매한 경우 시가와 저가와의 차액에 대해 한번은 매도인에게 소득세를 또 한번은 매수인에게 증여세를 과세 할 수 있다면 이는 이중과세를 허용하는 것이 되므로 문제가 있다. 대법원은 단순히 그 책임을 입법자에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법해석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적극적인 해석을 모색해야 한다. 이 경우 저가 양수인에게 증여세부과처분만 할 수 있는 것이 옳다고 본다 III. 당사자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 이 사건에서 원고(최호목)는 피고가 원고 자신이 신고한 이 사건주식의 양도가액(1주당 금 5,000원)과 피고가 산정한 이 사건주식의 적정평가액(1주당 28,163원)과의 차액에 대해 한편으로는 원고(=주식양도인)에게 위 주식거래를 유상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식의 양수인인 최호목에게 위 주식양도를 무상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이중과세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법원인 서울고등법원(2002누6585)에서는 “비록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납세의무의 성립요건과 시기 및 납세의무자를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이 각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서 각각의 과세요건에 따라 실질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이 경우에도 중복과세가 허용되는 것은 어느 한쪽이 적법한 과세대상이 아닌데도 잘못 부과된 경우 그 잘못 부과된 과세처분을 취소하지 아니하고 바로 다른 과세처분을 하거나 과세대상에 대한 의견이 달라 어느 한쪽의 부과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음을 전제로 중복하여 다른 부과처분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것이지만, 이 사안에서처럼 동일한 주식거래에 관하여 한편으로는 그 거래행위의 실질을 자산의 유상이전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행위의 실질을 자산의 무상이전인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이나 공평과세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라고 판시하였다. 이에 반해 대법원은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는 납세의무의 성립요건과 시기 및 납세의무자를 서로 달리하는 것이어서, 과세관청이 각 부과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각각의 과세요건에 따라 실질에 맞추어 독립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 위 규정들의 요건에 모두 해당할 경우 양자의 중복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어느 한 쪽의 과세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IV. 사안에 대한 연구 1. 주식의 저가매매와 세법 1) 양도인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의 적용 양도인이 사업자가 아니고 또 주식양도가 비과세되는 경우가 아니면 일단 양도인의 주식양도에 따른 소득은 양도소득세과세대상이 될 것이며 양도소득자가 법소정의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저가로 매매하여 자신의 세부담을 감소시킨 경우에는 소득세법 제101조 제1항에 의해 양도차익계산에 있어서 양도가액을 실제매매가격인 시가가 아니라 부당행위계산부인에 의해 “의제된 시가”에 기초하여 계산받게 된다. 실제 양도인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가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식의 매매가격이 시가보다 저가인가 하는 점이다. 저가여부판단기준이 되는 시가에 대해서는 소득세법시행령 제167조 제5항이 규정하고 있다. 동법령은 “제3항 및 제4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시가는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0조 내지 제64조와 동법시행령 제49조 내지 제59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평가한 가액에 의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우선 상증법상 시가가 주식의 시가가 될 것이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보충적 방법에 의해 평가한 가액이 될 것이다. 다만 단순히 객관적으로 실제매매가격이 이러한 시가와 차이가 난다고 하여 모두 부당행위계산부인제도가 적용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법문구에 치우친 해석에 의하게 되면 단순히 가격요소만을 고려했을 때 저가가 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저가매매행위가 부당행위로 세법상 부인되는가 하는 것은 이와 같이 단순히 가격요소만을 고려할 것은 아니고 다른 거래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2) 양수인에게 증여의제과세 주식을 법소정의 특수관계자로부터 저가 양수한 자에게는 상증법 제35조에 의해 시가와 실제양수가액과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증여의제하여 증여세과세를 한다. 양수인에 대한 증여의제과세를 위한 전제조건이 되는 “저가”부분에 대해서는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경우와 다른 점이 발견된다. 먼저 저가판단의 기준이 되는 시가에 대해 상증법 제60조 乃至 제66조규정에 의해 평가한 가액으로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다. 다만 증여의제가 되기 위한 저가판단과 관련해서는 상증법시행령 제26조 제1항에 의해 상장주식·협회등록주식의 장내매매를 제외한 주식거래에 있어서 시가와 실제매수가격인 저가와의 차액이 시가의 30/100이상이거나 그 차액이 1억원이상인 경우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차액이 30%미만이고 동시에 1억원미만인 경우에는 비록 저가라 하더라도 증여의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저가양수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다시 증여의제되는 금액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경우와는 달리 시가와 저가와의 차액 전액이 아니고 그 차액에서 시가의 30/100 또는 1억원중 적은 금액을 차감한 가액이 된다. 2. 소득세와 증여세의 조정필요성과 그 방법 1) 개요 하나의 저가양도에 대해 양도인에게 양도가액을 시가기준으로 하여 소득세를 부과하고 동시에 양수인에게 시가와 저가거래가액과의 차액상당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이는 적어도 과세물건을 기준으로 파악했을 때는 (시가와 저가거래가액과의 차액상당액에 대해서는)이중과세가 되기 때문에 조정되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이러한 과세에 대해 납세의무자중심으로 파악하게 되면 전혀 이중과세가 아닌 것이 되어질 수도 있다. 또 이에 대해 이를 이중과세라고 하더라도 이를 그러면 세법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2) 법원의 입장 서울고등법원은 이 사건에 있어서 이처럼 하나의 저가양도에 대해 한번은 양도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고 한번은 양수인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하나의 거래가 한번은 유상거래로 인식되고 한번은 무상거래로 인식되는 모순점이 있으며 이는 실질과세원칙이나 공평과세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 조정방법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소득세든 증여세든 한쪽이 과세되면 다른 한쪽은 과세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아닌가 추측된다(이 사건에서는 최호목에 대한 증여세부과처분이 이미 적법하게 이루어져 유지되고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양도소득세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반면 현재 이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1999년 9월 21일 선고 98두11830판결이후 다시 이번사건에서도 동일하게 양자의 과세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 양자의 중복적용을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어느 한쪽만의 과세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하고 있다. 대법원의 입장에 의할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별도의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된다. 3) 사견 우리 세법은 기본적으로 자산이전이 유상거래인 경우에는 매도인에게 소득세를 과세하고 무상거래의 경우에는 수증자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주식거래가 정상적인 시장가격에 의해 양도된 경우에는 양도인에게 양도소득세만 부과하고, 반대로 주식을 “0원”에(=완전하게 무상으로) 이전하게 되면 수증자에게 증여세만 과세하게 된다. 그런데 주식을 완전한 시장가격도 아니고 완전한 무상이전도 아닌 중간형태, 즉 저가로 매매한 경우에 대해 시가와 저가와의 차액에 대해 한번은 매도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고 또 한번은 매수인에게 증여세로 과세할 수 있다면 이는 소득세와 증여세를 나누어둔 세법의 시스템과 부합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가양수인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 법제라면 적어도 시가와 실제거래가액인 저가와의 차액에 대해 행정청은 한번은 과세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런 경우에는 저가양도인에게 소득과세를 통해 과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의 법제는 이미 설명한 것처럼 그런 법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 혹자는 저가양도에 의해 소득세 부담을 줄이려 하는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저가양수인에 대한 증여세와 관계없이 저가양도인에게 부당행위계산부인에 의한 소득과세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소득을 이전했다면 굳이 조세회피행위로 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우리 세법이 증여를 한 자에게 왜 소득을 발생시키지 않았느냐고 해서 소득과세를 하지 않는 이상 저가양도인에게만 다시 소득과세를 통해 책임추궁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VI. 결론 현재 대법원의 입장에 의하게 되면 분명 이중과세를 허용하는 것이 되므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법원은 그 책임을 단순히 입법자에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법해석방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바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러면 이러한 경우 소득세와 증여세중 어떤 과세를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데 원심법원의 입장처럼 어느 것이든 한쪽이 과세되면 다른 쪽은 과세할 수 없다는 입장은 소득세부담과 증여세부담규모가 현실적으로 다르고, 또 납세자도 전혀 달라지는 상황하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입장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경우에 저가양수인에게 증여세부과처분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러한 결론은 전체 세법의 체계적 해석을 통해서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것이 조금 무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적어도 법개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이 문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론적 설명에 대해서는 참조 졸저,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과 상속세및증여세법상 증여의제의 관계, 조세법연구 VIII-2, 한국세법연구회, 2002. 11., 71면 이하).
2004-03-04
연지급신용장의 만기전 매입 또는 지급
I.事案의 槪要 프랑스의 잘텍스(“잘텍스”)는 주식회사 일경교역(“일경”)에게 직물을 주문하고, 대금 지급을 위해 피고은행(비엔피파리바은행) 본점에게 연지급신용장(“이 사건 신용장”)을 개설케 했다. 일경은 서류를 위조하여 신용장상 물품을 선적한 것처럼 원고(중소기업은행)에게 서류 매입을 요청했고, 원고는 1997. 7. 이를 매입하여 피고에게 제시하고 인수를 요청했는데, 피고는 1997. 8. 원고에게 “… 서류를 다음과 같이 인수했다: 인수금액: ... ”라고 통보했다. 파리상사재판소는 1997. 9. 피고에 대해 신용장대금의 지급금지를 명하는 가처분명령을 내렸고, 위 재판소는 그 후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신용장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원고는 매입은행임을 주장하면서 피고에 대해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II.訴訟의 經過 1. 1심판결 서울지법 2000. 10. 27. 선고 97가합95143 판결은,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신용장을 일반매입신용장으로 보았다. 1심법원은 일경의 기망행위가 있었지만 원고가 매입 당시 이를 알았거나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매입대금을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했다. 2.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1. 9. 18. 선고 2000나58783 판결은, 환어음과 같은 매입수단이 없으므로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나, 예외적으로 개설은행의 수권이 있는 경우에는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에서 매입의 수권의 유무를 심리했는데, 수권이 없으므로 원고는 매입은행이 아니라 수익자로부터 신용장상의 권리를 양수한 자의 지위에 있을 뿐이고,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대부분 기각했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고를 기각했다. (1) 신용장의 적법한 매입 후 신용장거래가 사기거래로 밝혀지더라도, 매입은행은 사기의 당사자로서 관련되거나 매입 당시 사기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또는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개설은행에게 대금의 상환을 구할 수 있으나, 적법한 매입이 아닌 경우에는 신용장통일규칙(공표 제500호. “UCP”)상의 ‘매입’이 될 수 없고, 개설은행은 신용장의 만기에 서류를 제시하는 은행에 대해 수익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모든 사유로 대항할 수 있고, 수익자의 사기행위가 밝혀진 경우 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2) 신용장 개설은행의 지정은행(확인은행도 마찬가지이다)에 대한 수권 및 상환의무에 관한 UCP(제10조 a항, b항 ⅰ호, c항, d항, 제14조 a항)의 취지와, UCP상 지정은행에 의한 연지급신용장대금의 만기 전 지급과 매입을 금하는 규정이 없는 점, 국제거래에서 신용장이라는 독립적이고 추상적인 결제수단을 사용하는 기본취지가 수익자의 대금결제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독립추상성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개설의뢰인이 부담함이 공평의 원칙에 부합하는 점 등에 비추어, 연지급신용장의 경우에도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은행이 지정된 때에는 특별한 반대 약정이 없는 한 개설은행의 수권 속에는 연지급신용장의 만기 전에 지정은행이 매입하더라도 만기에 대금을 상환하겠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고(다만 개설은행은 만기 전까지는 대금 상환을 거절할 수 있다), 연지급신용장의 개설에 환어음의 발행이 수반되지 않았더라도 매입이 가능하므로 연지급신용장도 지정은행이 있는 한 매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 UCP 제10조 b항 ii호는 “매입이란 매입을 수권 받은 은행이 환어음 및/또는 서류(이하 “서류”라 한다)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규정하므로 개설은행에 의한 수권이 있는 은행이 서류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 경우에 한하여 ‘매입’으로 인정되고, 수권이 없는 은행의 경우에는 대가를 지급했더라도 ‘매입’으로 인정될 수 없으며, 이는 연지급신용장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 판 결 요 지 - 연지급신용장의 경우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은행이 지정된 때에는 개설은행의 수권 속에는 연지급신용장의 만기 전에 지정은행이 매입하더라도 만기에 대금을 상환하겠다는 취지가 포함되고 연지급신용장 개설에 환어음의 발행이 수반되지 않았더라도 매입이 가능하므로 지정은행이 있는 한 매입대상이 될 수 있다. III.硏 究 1. 문제의 제기 이 사건의 쟁점은, 연지급신용장의 개설은행인 피고가 원고의 신용장대금청구에 대하여, 매입 후에 밝혀진 수익자의 사기를 이유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가이다. 만일 원고가 적법한 매입은행이었다면 피고는 지급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원고의 만기 전 서류 매입이 적법한 매입인가인데, 이는 연지급신용장의 경우 만기 전의 서류 매입이 허용되는가와 관련된다. 대상판결은 매입은행이 지정된 때에는 매입이 가능하나, 이 사건의 경우 매입은행이 지정된 바 없으므로 원고는 매입은행이 아니라고 보았다. 대상판결이 주목을 받은 것은, 대상판결은 UCP상 연지급신용장의 경우 만기 전 매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확인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본 데 반해, 영국 항소법원의 Banco Santander SA v. Banque Paribas 판결([2000] Lloyd’s Rep Bank 165)(“영국판결”)은, 확인은행이 연지급신용장의 만기 전에 지급할 수 있는가라는 쟁점이 다투어진 사안에서 상이한 견해를 취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대상판결에 대하여는 상세한 판례평석(채동헌, “연지급신용장 대금의 만기전 지급과 매입의 법률관계”, 인권과 정의 2003. 9.(제325호), 166면 이하)이 있다. 필자의 상세한 평석은 서울지방변호사회, 판례연구 제17집(上)(2003)에 게재될 예정이다. 2. 연지급신용장의 개관 UCP(제2조)에 따르면, 신용장이란 대체로 “개설은행이 신용장의 제조건에 일치하는 소정의 서류와 상환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하거나 수익자가 발행한 환어음을 인수하고 지급하거나, 다른 은행에게 이를 수권하거나, 또는 다른 은행에게 매입하도록 수권하는 모든 약정”이다. 연지급신용장이란 서류 제시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때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신용장이다. 연지급신용장의 경우 매도인은 대금지급을 유예하고 매수인은 물품을 수령하여 전매함으로써 받은 대금으로 만기에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연지급신용장에 관한 규정은 1983년 제4차 개정시 UCP에 처음 도입되었다. 도입 당시 은행들은 우려를 표명하였는데, 이는 매수인이 대금의 지급기일 전에 물품을 수령하므로 신용장에 따른 지급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지급을 금하는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연지급신용장은 기한부신용장(usance credit)과 유사하나 환어음이 발행되지 않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연 구 요 지 - 대상판결은 이 사건에서 매입의 수권이 없었다고 보았지만 연지급 신용장의 경우에도 매입의 수권을 받은 은행은 만기전에 서류를 매입할 수 있음을 인정한 점에 큰 의의가 있다 그러나 확인은행에도 동일한 법리를 적용할 것이라고 판시한 점은 의문이다. 3.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의 가부 (1) 환어음의 부존재와 매입의 가부 : 과거에는 매입은 화환어음의 매입을 의미했으나, UCP (제10조 b항 ii호)는 환어음이 아니라 “환어음 및/또는 선적서류”의 매입으로 개념을 확대했다. 따라서 환어음이 없다는 이유로 매입을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2)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의 가부 판단의 準據規範: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의 가부는 UCP의 문제인가 準據法의 문제인가. 이 사건 신용장에는 準據法에 대한 약정이 없으므로 客觀的 連結에 의하여 準據法이 결정된다. 1심법원과 원심법원은 신용장 개설 당시의 涉外私法을 기초로 이 사건 신용장의 準據法을 프랑스법이라고 보았다.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의 가부, 보다 정확히는 연지급신용장에 따른 서류를 수익자로부터 매입한 은행이 매입은행의 지위를 가지는가는 UCP의 문제이다. 사견으로는 이 사건에서 ① 개설은행의 수익자에 대한 사기의 항변의 가부는 準據法의 문제이고, ② 연지급신용장에 따른 매입은행이라고 주장하는 은행이 매입은행의 지위를 가지는지와 ③ 準據法상 수익자의 청구가 사기적 청구라고 할 경우, 연지급신용장에 따른 매입은행이라고 주장하는 은행이 선의라면 수익자의 사기에도 불구하고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되는지는 UCP의 문제이며, ④ 만일 매입은행이라고 주장하는 은행이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되지 않을 경우 가지는 지위는 거래의 내용과 準據法에 따를 사항이다. 쟁점별로 準據規範을 따지는 것은, 프랑스의 판례가 연지급신용장에 있어 확인은행이 만기 전에 대금을 지급한 경우 만기 전에 수익자의 사기가 판명되면 확인은행이 선의이더라도 개설은행은 확인은행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쟁점은 UCP의 문제이므로 우리 법원은 프랑스법원의 해석에 구속되지 않고 UCP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할 수 있고, 이 결론은 신용장에 따른 법률관계에 UCP가 적용되는 한, 그것이 당사자의 합의에 기한 것인지, UCP의 법적 성질에 기한 것인지와 관계가 없다. (3)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의 가부: 연지급신용장의 경우에도 개설은행이 매입은행을 지정한 때에는 매입은행이 서류를 매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지정은행이 없는 경우에는 매입의 수권이 없다. 문제는, 확인은행이 지정된 경우 동 은행이 만기 전에 지급할 수 있는가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는 원고가 지정된 매입은행이었는가였지만, 대상판결은 방론으로 확인은행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반면에 영국판결은, 확인은행은 연지급신용장의 만기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수권 받았을 뿐이므로 만기 전에 지급한 경우 후에 수익자의 사기가 판명된 때에는 개설은행은 확인은행에게 상환의무가 없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매입은행에, 영국판결은 확인은행에 관한 것이므로 양자가 반드시 상치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판결은 당사자들의 합의를 중시한 데 반해, 대상판결은 매입이 널리 행해지는 우리 신용장거래의 실무를 고려하여, 선의의 은행을 보호함으로써 신용장거래를 원활히 하려는 정책적인 판단을 중시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신용장거래에 관여하는 당사자들, 특히 은행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참고로 미국의 통일상법전(제5-109(a))에 따르면 영국판결의 사안의 경우 확인은행인 Banco Santander는 수익자의 권리의 양수인으로서 또는 확인은행으로서 보호된다. 정책적으로는 대상판결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UCP의 해석으로는 확인은행의 경우 영국판결의 입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연지급신용장은 지급시기가 연기된 것인데, 지급시기는 수익자뿐만 아니라 개설의뢰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 연지급신용장의 경우 개설은행이 연지급을 수권한 것이지 매입을 수권한 것은 아니므로 그에 반하는 지급은 적법하지 않다. 연지급의 수권에도 불구하고 확인은행이 만기 전에 지급할 수 있다면, 서류의 수리 후 지급기일 사이에 수익자의 사기가 확정될 경우, 개설은행이 사기의 항변을 제출할 가능성이 봉쇄된다. 그러나 매입은행을 지정한 경우 매입은행은 만기 전에 매입할 수 있다. 필자는 확인은행과 매입은행을 구별하자는 것이다. 4. 비지정매입은행에 의한 매입의 효과 적법하게 매입한 은행은 매입은행으로서 개설은행에 대해 서류를 제시하고 신용장에 따른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UCP 제14조 a항). 매입은행은 수익자가 가지는 권리의 단순한 양수인이 아니라 UCP에 기하여 매입은행으로서 독자의 권리를 취득한다. 그런데 실무상 지정된 매입은행이 아닌 은행(“비지정매입은행”)이 수익자로부터 서류를 매입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은행이 매입은행의 지위를 가지는가이다. 만일 비지정매입은행이 단순한 양수인이라면 채권양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개설은행은 수익자에 대한 모든 항변으로써 비지정매입은행에 대항할 수 있다. UCP상 특정신용장의 개설은행은 지정된 매입은행에 대해서만 지급을 확약한 것이므로 비지정매입은행은 매입은행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 대상판결은 이를 확인한 타당한 판결로서 큰 의미가 있다. 원심법원의 사실조회결과에 대하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국내외 은행이 연지급신용장의 매입에 응하고 있다고 회신했지만, 비지정매입은행은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 종래 우리나라 은행들은 수권을 받지 않은 경우에도 매입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 대금이 지급되지만 사기가 있으면 보호받지 못한다. 만일 비지정매입은행이더라도 선의로 매입한 이상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된다면 좋지만 UCP하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5. 맺음말 대상판결은 이 사건에서 매입의 수권이 없었다고 보았지만, 추상적인 법률론으로는 연지급신용장의 경우에도 매입의 수권을 받은 은행은 만기 전에 서류를 매입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 이는 확인은행에 관한 영국판결과는 다른, 은행에 우호적인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매입은행과 확인은행을 같이 취급할 것이라고 판시한 점은 의문이다. 사견으로는 연지급신용장의 경우 매입은행은 만기전 매입이 가능하지만, 확인은행은, UCP하에서는 원칙적으로 만기 전에 지급할 수 있는 수권은 없다고 본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으므로 장래 UCP의 개정을 통해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대상판결은 비지정매입은행은 UCP에 따른 매입은행으로서 보호받을 수 없음을 명확히 한 대법원판결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2003-12-29
채권적 청구권과 제 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
[사실] 중국 정부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중국회사 X는, 한국 회사 A와의 사이에 중국제품의 판매를 내용으로 하는 문화대전 행사를 개최하기로 약정하였다. X가 위 약정에 따라 문화대전 행사에 제공한 물품 중 이 사건 물품은, 중국 정부 산하의 옥기공장 등으로부터 X가 전시 목적으로 빌려 국내로 반입한 것들로서, 문화대전에서의 전시가 끝난 뒤에는 옥기공장 등에게 반환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A의 채권자인 Y가 1999.11.12. A에 대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이 사건 물품에 대한 가압류결정을 받고 같은 달 15. 이를 집행하였다. 이에 대해 X는, 이 사건 물품은 X가 소유자인 중국 정부로부터 소유권을 위탁받아 대위행사할 수 있는 권리인 무역경영권에 기하여 A에게 전시용으로 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Y의 가압류집행의 배제를 구하는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건이다. 원심(서울고등법원2002.2.6, 200나64245)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X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X가 중국 정부로부터 대외무역경영권을 비준 받아 각종 상품 및 기술적 수출업무의 대리, 해외에서의 비무역성 사업 등을 경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X가 중국 정부(국가 자체)로부터 무역에 관하여 소유권을 위탁받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X의 청구는 A가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X의 상고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 판결요지 - 집행목적물이 집행채무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집행채무자와 사이의 계약관계에 의거하여 집행채무자에 대하여 목적물의 반환을 구할 채권적 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제3자는 집행에 의한 양도나 인도를 막을 이익이 있으므로 그 채권적 청구권도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이 될 수 있다 [판지]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중국이 1980. 6. 3. 공표한 ‘수출허가제도에 관한 수출입관리위원회·대외무역부의 잠정판법(暫定辦法)’ 제2조는 “대외무역부 소속의 수출입총공사와 분공사 및 수출입관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수출업무를 경영하는 공사는 승인받은 범위 내에서 수출업무를 경영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나, 그 ‘수출업무를 경영할 권리’의 내용에 관하여 더 이상의 자료가 없는 이상 그 권리가 중국의 국가적 소유에 속하는 수출품에 대하여 소유권을 위탁받아 대위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은 소유권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집행목적물의 양도나 인도를 막을 수 있는 권리이면 족하며, 집행목적물이 집행채무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집행채무자와 사이의 계약관계에 의거하여 집행채무자에 대하여 목적물의 반환을 구할 채권적 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제3자는 집행에 의한 양도나 인도를 막을 이익이 있으므로 그 채권적 청구권도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X는, 이 사건 물품은 중국 정부의 소유로서 X가 중국 정부로부터 비준 받은 무역경영권에 기하여 이를 A에게 전시용으로 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X가 주장하는 이와 같은 권리는 비록 우리나라 민법이 정하는 소유권은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A와의 약정에 기한 반환채권에는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바,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X와 A 사이의 거래에 따라 A가 이 사건 물품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것인지와 X가 A에 대하여 이 사건 물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채권자의 지위에 있는지를 따져보고 그 결과에 따라 X의 청구에 대한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X가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만으로 X의 청구를 배척한 것은,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 평석요지 - 소유권이 아니라도 채권적인 반환청구권이 존재한다면 이의원인이 될 수 있음을 판시하며, 그러한 채권의 존재를 심리하기 위해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것으로, 채권적 청구권이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 대법원의 최초의 판단으로서 매우 의의가 있다 [연구] 1. 본판결의 의의 강제집행의 대상이 된(압류된) 재산(책임재산)에 대해, 일정한 권리(소유권 또는 양도나 인도를 막을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제3자는 강제집행의 배제를 구하는 소를 집행채권자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고, 이를 제3자이의의 소라 한다(민사집행법48조1항). 이때 이의권자인 제3자는 당해 재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권리를 가져야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 원심은, 판지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이의원인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음에 대해, 본판결에서는 소유권이 아니라도 채권적인 반환청구권이 존재한다면 이의원인이 될 수 있음을 판시하며, 그러한 채권의 존재를 심리하기 위해 파기환송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러한 판시는 채권적 청구권이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 대법원의 최초의 판단으로서 매우 의의 있다. 이하 본평석에서는 기존의 판례와 학설을 참조하며 본판결이 갖는 의의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2. 제3자이의의 소 개관 제3자이의의 소는 판지에서도 언급하듯이 또한 민사집행법의 조문에도 나와 있듯이 집행목적물의 양도나 인도를 막을 수 있는 권리가 이의원인이 된다. 이 점에 관한 선례는 대판 1965.3.16, 65다70이다. 여기서는, “제3자 이의의 소는 이미 개시된 집행의 목적물에 대하여 소유 기타 목적물의 양도나 인도를 저지하는 권리를 주장하므로서 그에 대한 집행의 배제를 구하는 것이니만큼 그 소의 원인이 되는 권리는 집행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해석된다.”고 하면서, 법이 정부에 매상된 농지에 대한 受分配期待權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당해 수분배기대권은 강제집행에 대한 제3자 이의의 소에서 청구의 원인으로 할 수 있는 집행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리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본판결에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양도나 인도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는, 이 선례에서 보듯이 집행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고, 이 점은 또한 본판지가 말하는 해석원리의 적용상 중요한 기준이 된다. 양도나 인도를 막을 수 있는 권리는, 압류가 있는 당시 벌써 제3자에게 귀속되어 있는 동시에 사실심의 최종변론종결시까지 존재하여야 한다(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Ⅰ](2003)292면). 또한 제3자이의의 소는 강제집행을 전제로 하는데, 강제집행에 준하는 가압류나 가처분명령에 기한 집행절차에서도 제기할 수 있다. 제3자이의의 소는, 집행대상이 부동산이나 동산뿐만 아니라 채권인 경우에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채권(가)압류에 대한 진정한 채권자의 제3자이의의 소로서, “제3자이의의 소는 등기청구권을 포함하여 모든 재산권을 대상으로 하는 집행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이므로, 등기청구권에 대하여 압류명령이 있은 경우에 집행채무자 아닌 제3자가 자신이 진정한 등기청구권의 귀속자로서 자신의 등기청구권의 행사에 있어 위 압류로 인하여 장애를 받는 경우에는 그 등기청구권이 자기에게 귀속함을 주장하여 집행채권자에 대하여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판 1997.8.26, 97다4401. 이 따름 판례로서 대판 1999.6.11, 98다52995[이 평석으로 문일봉, 제3자에게 귀속하는 채권에 대한 압류와 제3자이의의 소, 판례월보347호(1999)17면 이하]가 있다). 3. 채권적 청구권과 이의원인 본판지는 채권적 청구권이라도 집행목적물이 채무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면, 이의원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반대의 해석이라면 집행목적물이 채무자의 소유에 속한 경우에는 이의원인이 될 수 없는 것이 되는데, 이 점은 이미 대판 1980.1.29, 79다1223에서 판단되었다 즉 여기서는 앞서 본 선례의 견해를 따르면서, 부동산의 매수인이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받기 전에 당해 부동산에 대해 개시된 강제집행에서, 집행채무자가 매수인에 대하여 집행목적물인 당해 부동산에 관하여 매매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고, 매수인은 집행채무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인이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는 없다고 판시된 점이다. 또한 집행의 목적물이 채무자에게 속하지 아니하고 제3자가 그 목적물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채권적 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때에는, 파산법 제79조에 규정한 일반 환취권자와 같이 집행에 의한 양도 또는 인도를 저지할 이익이 있고, 제3자의 권리가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므로, 전대인(민법630조), 재임차인 등 목적물의 소유자가 아니라도 환취권은 있으므로 제3자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되고 있었다(김창엽, 제3자 이의의 소에 관한 실무상 문제점, 재판자료35집(1987)249면 이하. 기타 동일한 견해로 박동섭, 제3자 이의의 소의 당사자 적격, 법조45권10호 (1996) 21면이 있고 이러한 해석은 통설의 입장이다). 이러한 학설과 판례의 입장을 바탕으로 전게 실무제요 민사집행[Ⅰ]293면 이하에서는, “집행목적물이 집행채무자의 재산에 속하지 않는 경우에는 계약관계에 의거하여 채무자에 대해 목적물의 반환을 구하는 채권적 청구권은 이의원인이 되지만, 집행목적물이 채무자의 재산에 속하는 경우에는 제3자가 계약 등에 기하여 채무자에게 인도나 이전등기를 구하는 채권적 청구권은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이의원인 되지 않는다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본판결은 기존의 판례와 학설에 충실한 해석으로 매우 타당한 판단이다. 또한 이러한 해석은 일본의 통설(岩野외編, 注解强制執行法(1)(1974)511면[鈴木]; 菊井維大, 强制執行法(總論)(1976)278면 이하; 鈴木=三ヶ月編, 注解民事執行法(1)(1984)678면 이하[鈴木]; 香川監修, 注釋民事執行法[2](1985)526면[宇佐見]; 中野貞一郞, 民事執行法[신정4판](2000)292면 이하 참조)이기도 하다. 나아가 해석상 중요한 또 한 가지 점은, 일본의 민사집행법의 권위인 中野貞一郞(나까노떼이이치로)교수가 지적(中野, 전게서293면)하듯이, 집행채권자에게의 대항력의 유무이므로, 집행목적물이 채무자의 재산에 속하지 않아도 제3자이의의 소의 이의원인이 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이 예로는 목적물이 채무자의 재산에 속하지 않아도 그 인도만을 구할 수 있는 채권적 청구권을 갖는 제3자는, 소유권에 기해 집행관보관가처분의 집행을 한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으므로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경우가 그것이다. 기타의 예로는, 집행목적물은 채무자인 창고회사가 소외인으로부터 임치를 받은 것이고 그 倉庫證券이 순차로 돌고 돌아 그 교부를 받은 자가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일본 最高裁判所判決1969.7.4判例時報565호57면 참조). 물론 본판결의 사례는 임차인 A에게 갖고 있는 임대차에 기한 반환청구권을 이의원인으로 한 것이라 말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되지 않음은 명확하다.
2003-09-15
적하보험 종료사유
Ⅰ. 판결요지 협회적하보험약관 제8.1조에서 보험이 통상의 운송과정 중에 계속된다는 부분의 해석상 제8.1.1조 내지 제8.1.3조에서 정하는 보험종료사유가 발생하기 이전이라도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이로써 보험이 종료하고, 피보험자가 운송을 중단하고 화물을 반송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한 의도적인 운송중단에 의하여 통상의 운송과정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결국 보험이 종료한다 II. 사건의 개요 및 대법원판결 1. 사건개요 원고 우강업은 1998. 6.경 인도네시아 수입상인 부아나에게 청바지원단 3,246롤(이 사건 화물)을 미화 690,000불에 수출하기로 계약하였고, 부아나의 의뢰를 받은 알루트레이드는 싱가포르 메리타은행에 신용장의 개설을 의뢰하였으며, 메리타은행은 같은 달 11. 수익자를 원고로 하여 미화 690,000불의 지급을 보증하는 취소불능 신용장을 개설하였다. 신용장은 선하증권, 신용장개설의뢰인이 선적일 이전에 발행한 이 사건 화물에 대한 품질증명서, 개설의뢰인이 품질증명서의 발행을 확인하였음을 통보하는 개설은행의 암호텔렉스의 진정한 사본 등을 선적서류로서 제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 대한화재는 1998. 6. 24. 원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원고로 하여 운송과정에서 이 사건 화물이 멸실하는 등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원고에게 미화 759,000불을 지급하기로 하는 적하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의 조건에 대하여는 협회적하보험약관(이하 ‘약관’)을 적용하기로 하였고, 약관에 따르면 이 보험은 영국의 법과 관습의 적용을 받기로 되어 있다. - 판 결 요 지 - 보험종료사유가 발생하기 이전이라도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경우에는 이로써 보험이 종료하고, 피보험자가 운송을 중단하고 화 물을 반송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한 의도적인 운송중단에 의 하여 통상의 운송과정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결국 보험이 종료한다 운송인인 디더블유는 1998. 6. 25. 원고와 이 사건 화물을 부산항에서 자카르타항까지 운송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수하인은 메리타은행의 지시인, 통지처는 부아나와 알루트레이드로 기재된 선하증권을 원고에게 발행하였다. 원고는 1998. 6. 23. 알루트레이드로부터 이 사건 화물에 관한 품질증명서를 받았으나 메리타은행의 암호텔렉스는 받지 못하였는데, 부아나가 이 사건 화물을 빨리 운송하여 주기를 원하므로 같은 달 25. 디더블유를 통하여 이 사건 화물을 컨테이너 5개에 담아 자카르타항으로 운송하고, 이 사건 화물은 1998. 7. 5. 자카르타 항만부두 컨테이너야적장에 장치되었다. 그런데, 메리타은행은 원고가 암호텔렉스를 제시하지 않음을 이유로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하였고, 부아나는 곧 신용장대금문제를 해결하여 줄 것처럼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할 뿐 이 사건 화물의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는 1998. 7. 20. 이 사건 화물을 우리나라로 반송하기로 결정하고 디더블유에게 이러한 의사를 전달하였다. 이 사건 화물은 같은 달 20. 보세창고로 옮겨졌는데, 부아나는 이 사건 화물의 반송이 지체되는 사이에 이 사건 선하증권 대신 디더블유의 인도네시아 선박대리점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를 보세창고에 제시하고 이사건 화물을 무단 반출하였다. - 평 석 요 지 - 피보험자가 반송을 요구한 경우를 약관의 특별한 보험종료사유인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경우로 보아 보험이 종료된다고 하기 보다는 약관의 해석상 운송이 종료되어 보험이 종료된다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2. 대법원 판결 약관 제8.1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8. 1. 이 보험은 화물이 운송을 개시하기 위하여 이 보험증권에 기재된 장소의 창고 혹은 보관지점을 떠나는 때에 개시하고, 통상의 운송과정 중에 계속되며, 8.1.1. 이 보험증권에 기재된 목적지에 있는 수하인의 또는 기타의 최종 창고 혹은 최종 보관지점에 화물이 인도될 때, 8.1.2. 이 보험증권에 기재된 목적지 이전에서든 목적지에서든 피보험자가 다음의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고자 선택한 기타의 창고 혹은 보관지점에 화물이 인도될 때, 8.1.2.1. 통상의 운송과정에 포함되는 보관이 아닌 보관을 위하여, 혹은 8.1.2.2. 할당 또는 분배를 위하여, 8.1.3. 최종 양하항에서 외항선으로부터 부보된 화물의 하역이 완료된 후 60일이 경과한 때, 중 어느 것이든 먼저 발생하는 때에 종료한다. 원심 서울고판 2001. 6. 12. 2000나45244 는 원고가 대금을 지급받기 어렵게 되었다거나 화물의 반송을 결정하였다는 점만으로 적하보험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할 정도로 화물이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피고가 적하보험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반면에 대법원은 약관 제8.1조에서 보험이 통상의 운송과정 중에 계속된다는 부분의 해석상 제8.1.1조 내지 제8.1.3조에서 정하는 보험종료사유가 발생하기 이전이라도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이로써 보험이 종료하고, 피보험자가 운송을 중단하고 화물을 반송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한 의도적인 운송중단에 의하여 통상의 운송과정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결국 보험이 종료한다. 약관 제8.1조 문언으로도 보험이 계속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통상의 운송과정 중’이란 제한을 둔 것일 뿐 아니라 이를 독립한 보험종료사유로 보지 않는다면 굳이 그러한 문구를 둘 이유가 없다. 또한 ‘인도’나 ‘반송을 위한 출발’과 같은 장소적 이동이 있어야만 보험이 종료한다고 보면 창고에 입고할 때에는 통상의 운송을 위한 보관으로 시작하였으나 보관기간 중 피보험자의 의사가 변경되는 경우, 예컨대 보관을 개시한 직후 매수인으로부터 매매계약의 취소통지가 와서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다시 매도할 때까지 장기간 창고에 보관하기로 결정하는 경우나 최종목적지인 창고에 여유 공간이 부족하여 보관기간 중 그 최종목적지로의 운송을 중단하고 그 창고에서 그대로 계속 보관하기로 결정하는 경우까지도 약관 제8.1.3조에 따라 60일이 경과하지않는 한 여전히 보험이 계속된다고 하여야 한다. 이는 당초 보험계약에서 보험의 목적인 운송의 일부로서 예정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그 운송을 위하여 필요하지도 아니한 보관 중의 위험을 보험자에게 인수시키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판시하여 원심을 파기하였다. III. 평석 피보험자(화물 소유자)가 화물의 반송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선적항에서는 물론 선박이 항해 중인 경우에도 가능하며 화물이 양륙항에서 인도되기 전에도 가능하다. 위와 같이 피보험자가 화물의 반송을 요구한 경우, 최초의 운송은 종료되는지 아니면 최초의 운송은 계속되지만 단지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것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최초의 운송이 종료된다면 협회적하보험약관 제9조 즉 피보험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정에 의하여, … 위 제8조에서 규정한 대로 화물이 인도되기 이전에 기타 사정으로 운송이 종료되었을 경우 보험이 종료되고, 다만 보험자에 대한 지체없는 통지와 보험자의 요구에 따른 추가 보험료를 지급된 경우에는 보험이 다음의 시점까지 유효하다는 규정의 취지상 피보험자가 통제할 수 있는 사정에 의하여 화물이 인도되기 전에 운송이 종료된 경우에는 보험은 당연히 종료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살피건대, 화물의 정당한 소지자가 운송인에게 반송의 의사표시를 하면, 그 때부터 운송계약은 종료하고(민법 제673조), 그 이후 운송인의 화물보관은 새로운 계약이나 사무관리 등으로 해결될 것이다. 약관 제8.1조의 이 보험은 통상의 운송과정동안 계속된다는 규정은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경우에는 이 보험은 계속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위 대법원 판시와 같이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경우는 특별한 보험종료사유가 될 것이다. 다만, 피보험자가 반송을 요구한 경우를 운송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상의 운송과정에서만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피보험자는 반송의 의사표시로써 최초의 운송계약을 해제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보험자가 반송을 요구한 경우를, 약관 제8.1조의 특별한 보험종료사유인 통상의 운송과정을 벗어난 경우로 보아 보험이 종료된다고 하기보다는 약관 제9조의 해석상 운송이 종료되어 보험이 종료된다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2003-08-25
채권자대위권행사시 채무자의 처분권 제한을 중심으로
Ⅰ. 주요 판시 사항 [1]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무자가 대위사실을 통지받았거나 알고 있는 경우 그 피보전 권리의 처분으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甲이 乙로부터 매수한 부동산을 다시 甲으로부터 매수한 丙이 채무자인 甲, 乙에 대하여 순차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그중 乙에 대한 채권자대위소송이 상고심에 계속중 甲이 乙의 매매잔대금 지급최고에 응하지 아니하여 乙로 하여금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경우, 이는 채무자인 甲이 丙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여 甲과 乙은 丙에게 그 계약해제로써 대항할 수 없다 Ⅱ. 사건의 개요 및 진행 과정 1. 1차 판결요지(대법원 93.4.27. 선고 92다44350 판결과 관련하여) (1) 민법 제405조에 의하면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이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지 아니하였더라도 채무자가 자기의 채권이 채권자에 의하여 대위행사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처분을 가지고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매도인인 제3채무자가 매매계약을 해제하려고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지급받은 매매대금을 공탁한 데 대하여, 매수인인 채무자가 아무런 이의 없이 공탁의 취지에 따라 공탁금을 수령함으로써 계약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행사하고 있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매매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장 부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이후 채무자가 제3채무자가 공탁한 매매대금을 이의 없이 수령함으로써 매매계약이 해제되는 효과를 발생하도록 승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2. 2차 판결요지(대법원 1994.11.25. 선고 94다12234 판결) (1) 각서의 내용이 갑이 소정기일까지는 틀림없이 잔존채무를 이행할 것을 약속하며 만일 그때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할 때에는 을측에서 매매계약을 해제하여도 이의 없다는 것에 불과하다면, 갑이 기한을 다시 해태하면 그 이후에는 을측에서 새로운 이행의 제공 없이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2)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해제권을 갖는 자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그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를 갖기에 이르러 그 후 새삼스럽게 이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해제권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3) 해제의 의사표시가 있은 무렵을 기준으로 볼 때 무려 1년 4개월 가량 전에 발생한 해제권을 장기간 행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매매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잔존채무의 이행을 최고함에 따라 상대방으로서는 그 해제권이 더이상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하였고 또 매매계약상의 매매대금 자체는 거의 전부가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와 같이 신뢰한 데에는 정당한 사유도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면, 그 후 새삼스럽게 그 해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이제 와서 매매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다시 이행제공을 하면서 최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한 사례. 3. 3차판결요지(광주고등법원 95나527호,대법원1998.10.13.선고) (1) 위 두 번째 파기 환송 사건에 대하여 광주고등법원은 1997.5.22. 경 “매도인은 매수인으로부터 일정금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7.8.8.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라고 하여 채권자(전득자)의 승소판결을 하였고, (2) 3번째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두 번째 판결요지와 같은 취지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4. 4차 진행과정(본 판결, 대법원 2003년1월10일 선고 2000다27343 판결) (1) 매도인은 등기이전서류를 변호사 사무실에 맡기고 매수인에게 잔대금청구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일정기한내에 동시이행하지 않으면 별도의 해제통지없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하였으나 매수인은 위 통지서를 받고도 최고된 기간이 지나도록 매도인에게 위 잔존채무금을 지급하지 않자 매도인이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내어 매수인에게 도달하였다. (2) 매도인(원고,제3채무자)이 피고(대위채권자)에게는 이행제공의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채 매수인(채무자)에게만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하여 필요한 서류의 이행을 제공한 다음, 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해제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효력이 없다. (3)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였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는,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는 것인바(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4350 판결 등 참조), 이를 원고가 피고의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종전 소송의 재파기환송 후 그 청구를 인용한 항소심판결에 대하여 상고를 제기하여 그 사건이 상고심에 계속되어 있던 중에, 채무자인 매수인에게 반대의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으나 매수인(채무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매도인(제3채무자)이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채무자(매수인)의 채권자인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처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대위채권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고, 그 결과 제3채무자인 원고 또한, 그 계약해제로써 피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Ⅲ. 처분권 제한과 관련된 사항 검토 1. 처분금지가처분과 관련된 효력의 범위에 대한 검토 가. 처분금지가처분의 효력이 미치는 인적 범위와 관련하여, 종래에는 처분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처분행위는 절대적무효설의 입장도 있었으나, 현재는 처분금지가처분에 위반하는 행위는 그 당사자 사이에서나 다른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완전히 유효하고 다만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을 뿐이라고 하는 상대적무효설이 통설적 입장이고 판례 또한 같다. 나. 대법원은 “부동산의 전득자(채권자)가 양수인 겸 전매인(채무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양수인을 대위하여 양도인(제3채무자)을 상대로 하여 처분금지가처분을 한 경우 그 피보전권리는 양수인의 양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일 뿐 전득자의 양수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견해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자대위소송에 의한 소유권이전순차등기청구 소송이 진행 중일지라도 양도인은 전매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줄 수 있다고 하여 채권자대위권행사 이후에도 채무자의 변제수령은 허용됨을 명백히 하였다. 위 판례에 따르게 되면 채권자대위소송 중에도 양도인은 전매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가처분의 효력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기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전매자(채무자)는 전득자(채권자) 이외에 제3자에게 목적물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어 버리면 전득자(채권자)로서는 채권자대위소송의 실익을 상실하게 되어 심히 부당하다. 2. 채권의 압류, 가압류에 대한 고찰 우리 대법원 2000.4.11.99다51685(공보2000하,1177)판결에 의하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행하여지면 제3채무자로서는 채무자에게 등기이전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행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것이나, 가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 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채권자의 압류나 가압류가 이루어진 경우에조차도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에서의 발생원인인 법률관계(예: 부동산매매대금에 대한 채권가압류를 한 경우에 채무자(매)와 제3채무자(매수인) 사이의 매매계약)를 해제하여 부동산매매대금채권을 소멸시켜 버리게 됨으로써 채권압류 또는 가압류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3. 채권양도에 대한 고찰 채권의 귀속 자체가 변경되는 채권양도에 있어서도 채무자는 양도 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게 대하여 생긴 사유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51조제2항) 그리하여 양도통지가 있은 후 양도인이 채무자에 대한 계약상 반대채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채무자가 피양도채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계약을 해제한 경우(예: 매도인이 매매대금채권을 양도한 경우 그 후 그가 자신의 소유권이전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이에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그 해제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 합의해제와 법정해제의 구분 필요성 합의해제(해제계약)는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자발적인 의사표시를 통해 합의해제를 하는 경우에는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는 처분행위가 됨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법정해제 사유의 발생으로 인한 법정해제는 채무자의 객관적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3채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 인하여 제3채무자의 정당한 권리행사(해제권의 행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 대법 2001.6.1.98다17930(공보2001하,1482)에 의하면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와 관련하여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없이 채권의 소멸만을 목적으로 계약관계를 합의해제한다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합의해제에도 채권가압류의 처분 제한효가 미친다고 판시한것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즉 앞서 살펴본 판례(대법원 2000.4.11.99다51685(공보2000하,1177) 등에 의하면 가압류 또는 압류된 채권에 대하여서도 )압류나 압류에 의하여 그 채권의발생원인인 법률관계에 대한 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처분까지도구속되는 것은 아니므로 기본적계약관계인 매매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대법2001.6.1.98다17930(공보2001하,1482)는 채권가압류의 처분제한효를 인정하고 있음은 법정해제와 합의해제의 구별의 실익이 있음을 시사하는 듯도 하다고 하겠다. Ⅳ. 결어 민법 제405조 제2항의 권리처분 제한 규정에 의해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의 권리행사가 제한될 수는 없다고 본다. 민법제 405조 제2항의 입법취지는채무자와 제3채무자의 합의 내지는 단독적 처분 행위에 의하여 채권자의 권리침해가 되는 것을 막자는데 있다고 본다면, 제405조제2항이 전제하고 있는 처분행위는 채무자와 제3채무자가 또 다른 제3자에게 채권자대위권의 목적인 채권관계를 처분하여 버림으로써 채권자의 대위권 행위가무위로 돌아가는 것에 한정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①대법 2000.4.11.99다51685판결처럼“채권의 가압류나 압류가 있어도 그 발생원인인 기본적법률관계인 매매계약을 해제할수 있다”고 하여 민법 제544조의이행지체에 따른 계약해제권을허용하고 있고, ② 채권자 대위권의 행사보다도 더 깊이 본질적인 권리귀속주체의 변경을 가져오는 권리양도에서조차도 채무자는 양도통지의 도달시까지 양도인에게 대하여 생긴 사유를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451조 제2항), 채권자대위권을 달리 해석할 이유가 없으며, ③이러한취지가대법1991.4.12.선고90다9407 판결에서 처분금지가처분이 등기되어 있는 사건에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대위행사 후에도 채무자는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고 보여지며, ④ 또한 본 발표대상 판례에서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한 매매잔대금을 계속하여 지급을 하지않고, 채권자 역시 제3채무자에게 지급의무가 없다면 결국 채권자는 잔대금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동시이행 판결이 나게 될 채무자와 제3채무자사이의 중간경유등기에서의 동시이행의 조건성취가 어려워져결국 등기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게 될 것이며, ⑤ 뿐만 아니라 본건 사안에서와 같이 사실심 변론 종결후 변호사 사무실에 소유권이전서류를보관시켜 상대방에 대한 이행지체의 책임을 물었을 경우 그 이후에도 계속 하여 이행지체에 빠져있게 된다면 판결 확정 후에“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사유를주장하면서 제3채무자가 채권자를 상대로“청구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개연성도 있다고 보이며, ⑥ 무엇보다도 채권자대위권의행사와 관련된 민법 제405조 제2항은“채무자가 전항의 통지를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못한다”라고 하여 통지후 권리처분 제한의 대상자를 채무자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채무자의 상대방의 정당한 권리행사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채무자의 상대방은채무자의 채권자의 채권자대위행사 때문에 부당하게 권리행사를제한받을 수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위 판례는 채무자의 상대방의정당한 권리행사까지 불가능하다고 판시한 것은 민법 제405조 제2항의 입법취지를 초과한 부당해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대상판례와 같이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있는 경우제3채무자나 채무자의 해제권의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은민법 제405조 제2항의 해석을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생기기때문에 민법 제405조 제2항의입법취지가 권리관계를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그근본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채무자와 제3채무자 사이의 원인채권 관계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까지 금지시킬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하므로 소유권이전등기가되어있지 않는 전매자를 상대로불안정한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데에서 오는 불이익은 감수하여야 한다면 대상판례에서매매계약의 이행지체로 인한 상대방의 해제까지 불허하는 판례는 변경되어야 마땅하다.
2003-07-21
집합건물 양수인이 청구하는 대지권변경등기
**판결연구** - 집합건물 양수인이 청구하는 대지권변경등기 - 성남지원2002년10월10일 선고 2002가단 3425 판결 **판결요지** 집합건물의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대지권을 취득하고도 등기가 늦어지던 중 건물부분에만 근저당이 설정되었다가 그에 기해 낙찰을 받은경우 낙찰자는 대지권도 함께 낙찰 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낙찰자는 수분양자를 대위, 최초 분양자에게 직접 대지권에 대한 경정등기절차이행을 청구할 수있다 **연구요지** 낙찰자가 집합건물의 건축자를 상대로 직접 대지권을 설정하는 뜻에서 대지권변경등기를 바로 청구하는 이 방법은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 제60조의2가 그 근거조문으로 이는 그동안 해오던 소유권이전등기 경료후 대지권변경등기를 신청하던 번거로움을 해결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Ⅰ. 判決要旨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는 등 대지권 취득의 실질적인 요건을 모두 갖추고도 등기절차상의 사유 등으로 대지(지분)권 등기가 늦어지던 중, 우선 건물부분에 대하여만 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가 그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서 집합건물을 낙찰받은 경우에, 낙찰자는 그 경매절차에서 대지권 지분도 함께 낙찰을 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그런 경우 낙찰자는 수분양자(전 소유자)를 대위하여 최초 분양자에게 직접 누락된 대지권 지분에 대한 경정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Ⅱ. 事件의 槪要 1. 피고(대한주택공사)는 1993년에 아파트 내 복합상가를 신축하였다. 피고는 위 상가 중 1층 105호(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함)를 1995년에 A에게 분양하였다. 이 사건 상가에 대한 A 앞으로의 이전등기는 1996년에 경료되었는데, 이 당시까지도 대지에 대한 지적공부정리가 완료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상가의 해당 대지권 지분(889.1분의49.7709)을 제외한 전유부분 건물에 관한 이전등기만 이루어졌다. 2. A는 1996년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축협을 근저당권자로 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위 근저당권 설정 당시 A는 향후 대지권에 관한 등기가 이루어지면 즉시 대지권에 대하여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여 축협에 교부하였다. 3. 그 후 지적공부정리가 완료되어 1997년부터 대지권의 등기가 가능하게 되었고 다른 수분양자들은 개별적으로 대지권등기를 하기도 하였으나, A는 대지권에 대한 등기를 신청하지 아니하여 대지권이 계속하여 미등기인 채로 남아 있게 되었다. 4. 그러다가 1999년에 축협은 위 근저당권을 실행하여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 위 경매절차에서 집행법원은 집행채권자인 축협으로 하여금 A의 분양대금 완납 사실, A가 작성한 위의 각서, 이 사건 상가에 관하여 대지권의 분리처분을 가능하게 하는 규약이 없는 점 등을 확인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입찰가격은 대지권 부분이 반영되지 아니한 건물 부분(84,000,000원)만으로 정하여졌다. 5. 위 경매절차에서 원고가 낙찰을 받았고,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Ⅲ. 評 釋 1. 머리말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그 집합건물의 최초분양자를 상대로 직접(대위의 방법으로 함) 대지권의 설정을 목적으로 한 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가? 이것이 이 사건 사안의 핵심이다. 2.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해당 대지권을 취득하는가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누구나 대지 전체에 관하여 이를 이용할 권리(토지소유권의 공유 또는 지상권·임차권의 준공유)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이를 대지사용권이라 한다. 집합건물과 대지는 위와 같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함)은 구분소유권과 대지권을 나누어 처분하는 것을 금지하여, 그 일체를 꾀하고 있다. 즉, 구분소유자의 대지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게 하고, 원칙적으로 전유부분과 분리해서 대지권만을 처분할 수 없게 하였다. 그런데 가령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아파트 부지를 매입한 건설회사가 아파트를 분양하였을 경우에 아파트가 준공되었음에도 아직 아파트 부지에 관한 지적공부가 정리되지 않은 관계로 대지권의 등기가 없이 구분소유권의 등기만 경료된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또 아파트를 매매한다든가 이 사안처럼 경매에 붙여지는 경우에 그 매수인 또는 낙찰자가 과연 대지권을 취득하게 되는가가 문제된다. 또 대지권을 취득한다고 한다면 그 대지권에 관한 등기를 어떻게 경료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하여는 다음 항목에서 다루게 된다. 구분소유권과 대지권의 관계에 관하여 대법원에서는 1995년에 주목할 만한 판결을 하였다. 대법원 1995. 8. 22. 선고 94다12722 판결이 그것이다. 그 사안을 보면, 구분소유자가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하여서만 저당권을 설정하였는데, 그 설정 당시 저당권설정자는 나중에 대지권등기를 하게 되면 대지권에 관하여도 추가로 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이 저당권설정자는 나중에 대지권등기를 하게 되었음에도 대지권에 저당권설정등기를 하지 않던 중, 위 구분건물이 경매에 들어가게 되었다. 배당절차에서 위 저당권자는 대지부분에 관하여도 우선변제를 요구하였으나, 배당법원은 이를 거부하였다. 그래서 배당이의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대법원은 저당권자의 대지부분에 대한 우선변제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저당권의 효력이 종물에도 미친다는 규정이 저당부동산에 종된 권리에도 유추적용됨을 전제로 하면서,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만 설정된 저당권의 효력은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약을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전유부분의 소유자가 사후에라도 대지사용권을 취득함으로써 전유부분과 대지권이 동일 소유자의 소유에 속하게 되었다면, 그 대지사용권에까지 미치고 여기의 대지사용권에는 지상권 등 용익권 이외에 대지소유권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저당권자는 대지부분에 대하여서도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대법원은 1996년에는 위 1995년 판결의 취지에 다소 배치되는 판결(96다14661)을 선고하였으니, 그 판지를 요약하면, 최초 수분양자로부터 전유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만을 경료한 X가 저당권을 설정하였다가 저당권이 실행되고(최초 수분양자는 X에게 전유부분의 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경매 전에 대지권의 대상이 되는 소유지분의 이전등기를 받았음), Y가 낙찰을 받은 후에 비로소 X는 위 대지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았던 바, 이런 경우에도 X는 Y에게 집합건물법 제7조에 의하여 구분소유권매도청구권을 가진다는 결론이다. 즉, 위와 같은 경우에 Y는 대지지분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만을 가질 뿐이고 대지사용권 자체는 없다는 것이다. 이 대법원 판결에 대하여는 매우 많은 비판이 뒤따랐는데, 이 판결은 결국 뒤에서 보는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여 폐기되었다. 또, 대법원은 1997년에 이 문제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결정(97마814)을 하였는데, 그 취지를 요약하면, 앞서 본 1995년의 판례를 전제로 하여,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경매신청이 있을 경우에 집행법원은 대지사용권이 있는지에 관하여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고, 그 결과 전유부분과 불가분적인 일체로서 경매의 대상이 되어야 할 대지사용권의 존재가 밝혀진 때에는 이를 경매 목적물의 일부로서 경매평가에 포함시켜 최저입찰가격을 정하여야 함을 천명하였다. 그러다가 대법원은 2000년에 전원합의체 판결(98다45652)을 통하여 앞서 본 96다14661 판결을 폐기하면서 ‘집합건물의 건축자로부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함께 분양의 형식으로 매수하여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소유권취득의 실질적 요건은 갖추었지만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경료받고 대지지분에 대하여는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한 자는 매매계약의 효력으로써 전유부분의 소유를 위하여 건물의 대지를 점유·사용할 권리가 있는바, 매수인의 지위에서 가지는 이러한 점유·사용권은 단순한 점유권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본권으로서 집합건물법 제2조 제6호 소정의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인 대지사용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수분양자로부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다시 매수하거나 증여 등의 방법으로 양수받거나 전전 양수받은 자 역시 당초 수분양자가 가졌던 이러한 대지사용권을 취득한다’고 판단하여, 오늘 주제 중 전전양수인의 대지권 취득 여부에 관한 쟁점을 모두 해결하여 주었다. 그래서 본건 사안을 중심으로 위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저당권의 효력은 저당부동산에 부합된 물건과 종물에 미치고(민법 제358조 본문), 집합건물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으므로(집합건물법 제20조), 구분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경료되고 대지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전유부분만에 관하여 설정된 근저당권에 터잡아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고, 집행법원이 구분건물에 대한 입찰명령을 함에 있어 대지지분에 관한 감정평가액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유부분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분리처분할 수 있도록 정한 규약이 존재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낙찰인은 경매목적물인 전유부분을 낙찰받음에 따라 종물 내지 종된 권리인 대지지분도 함께 취득하였다고 해석된다. 한편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1다22604 판결은 위와 같은 경우에 더 나아가 ‘비록 집행법원이 구분건물에 대한 입찰명령을 함에 있어 대지지분에 관한 감정평가액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매절차를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구분건물의 대지지분 등기가 경료된 후 집행법원 촉탁에 의하여 낙찰인이 대지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것을 두고 법률상 원인이 없이 이득을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부당이득의 성립도 부정하고 있다. 3.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해당 대지권에 관한 등기를 경료하는 방법 대지권등기가 되어 있지 아니한 집합건물의 낙찰자가 대지사용권을 취득한다는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이런 낙찰자가 어떤 방법으로 대지권에 관하여 등기를 경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낙찰자가 대지지분에 관하여 수분양자 또는 그 전전 양수인을 대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이 때 등기부에 기재하는 등기원인은 ‘아무 날 어떤 건물 몇 호 전유부분 취득’이라고 함), 그래서 대지지분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한 후에 스스로 대지권을 설정하는 뜻에서 대지권변경등기를 신청할 수 있음은 아무 의문이 없다. 그 동안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여 왔다. 그런데 이와 같은 방법을 취할 경우에 많은 등기를 동시에 하여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보다 간편한 방법을 찾다가 착안을 한 것이 낙찰자가 집합건물의 건축자를 상대로 직접 대지권을 설정하는 뜻에서 대지권변경등기를 바로 청구하는 방법이었고(1997. 1. 30.자 등기 3402-77 질의회답, 1999. 3. 18.자 등기 3402-296 질의회답 및 2002. 1. 25.자 등기 3402-65 질의회답 등의 등기선례를 보면 분명하지는 않지만 같은 취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등기법시행규칙 제60조의2가 그 근거조문이다. 그에 따른 대지권변경등기청구 사건이 바로 이 사건이고, 그에 대하여 인용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위 인용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고, 이에 근거하여 대지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200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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