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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차량의 취득세 납세지가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인지 여부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6두40139 판결 - 1. 사실관계 수입차량 리스회사인 원고는 법인등기부상 본점은 서울이고, 부산, 인천 등에 각 지점을 두고 있는데, 201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리스차량에 관하여 각 지점을 사용본거지로 하여 자동차등록을 마치고, 그 관할 도지사 등으로부터 징수권을 위임받은 피고들에게 취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서울시 강남구청장은 2012년 9월 10일 원고에게 위 각 지점은 인적·물적설비가 없는 허위사업장으로 구 지방세법(2014. 1. 1. 법률 제12153호로 개정 전의 것) 제8조 제1항 제2호(이하 ‘이 사건 조항’)의 사용본거지에 해당하지 않고, 리스차량의 사용본거지는 구 자동차등록규칙(2013. 3. 23. 국토교통부령 제1호로 개정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취득 당시 주사무소 소재지이므로, 원고의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서울시장으로부터 징수권을 위임받은 자신이 정당한 과세권자라는 이유로 취득세 745억원을 부과하였다. 원고는 2012년 12월경 피고들에게 서울시 강남구청장의 부과처분으로 인한 취득세 이중납부의 위험제거를 위해 기 납부한 취득세를 환급하여 달라고 경정청구하였으나, 피고들은 적법한 납세지에 납부한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에 이 사건 조항의 입법취지와 개정 경위, 자동차등록의 법적성격과 취득세 납세지의 의의 등 사정들을 종합할 때, 법인이 자동차등록을 하면서 등록관청으로부터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인정받아 그 장소가 자동차등록원부에 사용본거지로 기재되었다면, 그 등록이 당연 무효이거나 취소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가 되는 이 사건 조항의 ‘사용본거지’는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가 아니라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를 의미한다. 3. 평석 가. 관련 규정 이 사건 조항은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를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등록지로 하되, 다만 등록지가 사용본거지와 다른 경우에는 사용본거지를 납세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의 위임을 받은 구 자동차등록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43호로 개정 전의 것) 제2조 제2호는 ‘사용본거지’를 ‘자동차의 소유자가 자동차를 주로 보관·관리 또는 이용하는 곳으로서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장소’로 정의하는데, 구 자동차등록규칙 제3조 제1항은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장소’란 자동차 소유자가 개인인 경우에는 그 소유자의 주민등록지(제1호), 법인인 경우에는 그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제2호)를 말한다고, 제2항은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인정받으려는 자동차 소유자는 그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등록관청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나. 사건의 경과 리스회사가 리스차량 취득 시 서울에서는 도시철도채권을 많게는 차량 금액의 20%를 매입해야 하나, 지방에서는 지방채 매입비율이 5% 정도인 곳이 많아 취득 관련비용이 경감되고 소비자도 차량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각 구청장은 2012년 9월경 리스회사들에게 각 지점이 허위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미납 취득세 2000억원대의 부과처분을 하였고, 인천시장의 지방세 과세권 귀속결정 청구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은 2012년 11월 19일 사업장등록이 당연 무효가 아닌 점 등 인천시장이 원고로부터 취득세를 신고·납부받은 행위는 적법하고, 취득세 과세권은 당연히 인천시장에 귀속된다고 통지하였다. 서울시가 위 결정이 헌법상 부여된 지방세 과세권 침해로서 무효라며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하자 헌법재판소는 2014년 3월 27일 행정안전부장관의 과세권 귀속결정은 행정적 관여로서 법적 구속력이 없어 서울시의 자치권한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부적법 각하하였다. 서울시 각 구청장은 조세심판원의 2014년 6월경 결정에 따라 지방세법상 취득세 납세지 규정이 개정된 2011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2010년 12월 31일까지 취득한 차량에 대하여는 532억 원을 환급하였고, 201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차량에 대하여 부과된 1427억원은 과세로 결정하였다. 다.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인 사용본거지의 의미 (1) 취득세는 유통세의 일종이므로, 그 납세지는 원칙적으로 취득일을 기준으로 취득물건의 소재지로 보아야 하고, 2010년 3월 31일 법률 제10221호로 개정 전의 지방세법도 제105조 제1항에서 그와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취득세와 같은 지방세는 납세지에 따라 과세권이 귀속되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결정되므로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납세지를 정할 필요가 있고, 특히 차량 같은 이동성 높은 과세물건은 소재지 파악에 현실적인 어려움과 과다한 행정비용 발생으로 차량의 소재지가 아닌 다른 합리적인 기준이 요구된다. 이에 2010년 3월 31일 개정된 지방세법 제8조 제1항은 과세실무를 반영하여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등록지’(제2호)로 명시하였다. 지방세법은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고자 자동차관리를 제도적으로 규율하는 자동차관리법상의 자동차등록 개념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2) 이 사건 조항은 2010년 12월 27일 법률 제10416호로 지방세법 개정 시 단서 부분이 신설되었는데, 이는 2010년 6월 1일부터 자동차등록 사무를 해당 자동차의 사용본거지를 관할하지 않는 등록관청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되어 ‘등록행위가 실제 이루어진 등록지’와 ‘사용본거지’가 달라져 발생하는 납세지와 관련한 혼란 방지를 위해 신설된 것에 불과하다. 이 사건 조항에서의 단서 부분 신설로 지방세법상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 판정기준이 실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3) 구 자동차등록규칙 제3조 제1항은 이 사건 조항의 차용개념인 자동차관리법상 ‘사용본거지’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3조 제2항, 제27조 제2항은 자동차 소유자가 법인인 경우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인정받기 위한 사유증명 제출서류로 사업자등록증 또는 법인등기부 등본을 들고 있을 뿐이고, 등록관청은 제출서류에 기재된 지점을 확인하여 사용본거지로 인정하여 자동차등록원부에 등재하고 있다. 자동차등록 관계 법령에서도 사용본거지를 주민등록지 등으로 사실상 추단하고 있고, 법인의 지점 등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다른 장소를 사용본거지로 신청하는 경우에도 인적·물적 설비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4) 차량 취득 당시는 실제로 차량을 보관·관리 또는 이용하는 곳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납세지 결정기준이 될 수 없어 주민등록지나 사용본거지인 주사무소 소재지 역시 차량을 주로 보관·관리·이용할 개연성이 높은 곳에 불과하다. 구 자동차등록령 제2조 제2호의 사용본거지 정의규정도 자동차등록 당시 자동차 소유자가 이를 예정한 곳으로서 등록관청에 의하여 사용본거지로 인정받은 곳이라고 보아야 한다. 취득세 납세지는 늦어도 취득세를 신고·납부할 무렵에는 확정되어야 하므로, 차량의 취득세를 신고·납부한 이후 실제 어디에서 주로 보관·관리·이용하였는지는 원칙적으로 납세지 결정기준이 될 수 없고, ‘주민등록지’나 ‘주사무소 소재지’에 대하여는 차량을 주로 보관ㆍ관리·이용하는 곳이 어딘지 실질적으로 심사하지 않는데,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 외의 사용본거지를 달리 취급할 근거도 없다. (5) 등록관청이 사용본거지 등록신청을 수리하여 차량등록이 되었다면 행정처분으로서의 공정력이 있고, 그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는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되었거나 등록신청이 잘못 수리되는 등으로 직권 또는 이의신청이나 쟁송에 의하여 수리처분이 취소되거나 당연무효로 인정되어 등록말소되기 전까지는 기재된 대로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1973. 1. 30. 선고 72누109 판결 참조). 4. 결론 대상판결은 이동성 높은 차량의 특성상 객관적이고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취득세 납세지가 결정되어야 하므로 지방세법상 차량의 취득세 납세지인 사용본거지는 주사무소 소재지가 아니라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된 사용본거지라고 명확히 해석하였고, 자동차등록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등록된 사용본거지를 다른 지자체가 임의로 부인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서울시와 지자체들 사이의 리스차량 취득세 납세지와 관련된 오랜 과세권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취득세
조세
사용본거지
납세지
조성권 변호사 (김앤장)
2018-01-22
기업법무
실질주주, 형식주주 및 회사 사이의 법률관계
- 대법원 2017. 3. 23.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판결 - [판결요지] 식을 실제로 양수한 양수인이 주주명부에 타인의 명의를 빌려 그를 양수인으로 등재한 경우에, 회사와의 사이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주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부상 주주이다. [판결이유] -- (전략)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자는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그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 역시 주주명부상 주주 외에 실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고자 하였던 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든 몰랐든 간에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으며, 주주명부에 기재를 마치지 아니한 자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 (중략) -- 이와 달리 -- (중략) -- ③ 회사가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실질상의 주주를 주주로 인정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한 대법원 1980. 4. 22. 선고 79다2087 판결 등, ④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가 형식주주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고 또한 이를 용이하게 증명하여 의결권 행사를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의결권 행사를 용인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게 한 경우에 그 의결권행사가 위법하게 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1998.9.8. 선고 96다45818 판결 등을 비롯하여 이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내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 (후략) -- [평석] 1. 사건의 개요 甲이 신일산업(주)의 주식을 매수한 후 주주명부에 乙의 명의를 빌려 乙을 양수인으로 명의개서를 마치었다. 이 주식은 상장주식이라서 甲이 乙명의로 개설된 증권회사를 통하여 매수하였고, 위의 명의개서란 실질주주명부에 개서한 것을 말한다. 이 명부에 개서한 것이 주주명부에 명의개서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 이 사건은 乙이 원고로서 신일산업(주)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결의취소청구사건이다. 피고회사는 원고의 주주권을 부인하였다. 원고는 명부상 주주(형식주주)일 뿐이라는 이유이다. 1심(수원지법 2014가합 62782판결)이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주주권을 부인하고 이 소를 각하하였다. 2심(원판결, 서울고법 2014나2051549 판결) 역시 1심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1, 2심은 이제까지의 대법원판례를 따른 것이다. 원판결에 원고가 불복 상고하자 대법원이 대상판결인 전원합의체판결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2. 주식 양수의 요건과 회사에 대한 대항력 주식의 양도양수도 다른 재산의 양도양수와 마찬가지로 당사자 사이의 합의만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회사가 주권을 발행한 이후에는 합의에 더하여 주권의 교부를 요한다(상법 제336조 제1항). 당사자들 사이에서는 그로써 족하지만, 그 사이에서 나아가 양수인이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명의개서청구를 하여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하여야 한다(동 제337조 제1항). 그 등재로써 양수인은 회사에 대하여 대항력과 자격수여적 효력을 가지게 된다(주식회사법대계, 한국상사법학회. 2013.2. 694-605면). 주주명부는 주주와 회사 사이에서 주주권을 행사할 주주를 형식적으로 정하기 위해서 마련된 명부이다. 그처럼 절차적 필요로 마련된 것이므로 거기에의 등재는 위에ㅔ서 말한 대항력 등 형식적 효력을 부여받는데 그친다. 형식적 효력에 나아가 주주의 지위를 취득하는 설권적 효력까지는 부여받지는 못한다(정찬형 “주주명부의 기재와 주식명의개서의 효력”, 서강대법학연구소, 서강법률논총 제6권 제2호 145-215면, 송종준 “명의주주의 법적지위” 법조 2017. 6, vol 723, 876-907면). 3. 주주명부의 효력에 관한 실질설과 형식설 이 대상판결 이전까지 대법원은 실질주주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주주명부에 타인의 명의로 명의개서를 한 경우에도 실질주주가 여전히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에게 명의를 빌여준 형식주주는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견해를 취하였다(대법원 1975.9.23. 74다804 판결, 동 1998.9.8. 96다45818 판결 등). 이를 실질설이라고 부른다. 대상판결이 나오기까지 실질설이 판례이자 통설이었다. 형식설은 위의 경우에 형식주주만을 주주권을 행사할 주주라고 보는 견해이다. 회사법상의 행위는 획일적으로 처리하여야 한다는 것이 형식설의 주된 논거이다(이철송 “회사분쟁의 단체법적 해결 원칙의 제시” 선진상사법률연구“ 통권 78호, 법무부 2017.4. 229-251면, 남윤경 “형식주주의 법적지위” 충북대, 법학연구 28권1호 385-412면). 실질주주와 형식주주 사이에서 권리의 귀속 문제에 대하여는 법률상 당연히 실질주주에게 귀속되어 있다는 점에 이론이 없다. 형식설을 취한 대상판결도 주주명부에의 기재는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일 뿐, 그 기재로 주주로 되는 설권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시하고 있다. 두 설 사이의 차이는 권리의 귀속 문제 다음으로 회사를 상대로 권리를 행사할 주주를 누구로 정하느냐 하는 점이다. 4. 대법원의 판례변경 대법원이 이번에 전원합의체판결로 실질설에서 형식설로 일대 전환을 하였다. 실질설 아래서는 회사가 혹시 실질주주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면 그에게 주주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형식주주에게는 주주권을 행사하게 할 수 없다. 이번 전환으로 이제는 회사가 혹시 실질주주가 누구인지 알고 있더라도 그에게 주주권을 행사하게 할 수 없다. 그리고 형식주주에게만 주주권을 행사하게 하여야 한다. 형식설 아래서는 실질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주권행사가 원천봉쇄된다. 이 대상판결에 대법관 4명이 별개의견을 내놓았다. 대상판결이 대법관 전원일치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지만 대법관 전원이 형식설에 동조한 것은 아니다. 4명은 乙을 형식주주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원판결을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원판결을 파기환송하는데 동조한 것이다. 4명 중 2명이 보충의견까지 내놓았다. 그 요지를 요약하여 옮긴다. 권리 귀속의 문제를 제쳐두고 권리행사의 효력을 논할 수 없다. 단체법적 성격의 법률관계라 하더라도 형식적 자격만 있으면 언제나 그 권리행사가 유효하다고 하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기만 하면 설령 실체적 권리 보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유효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무릇 권리 없는 자의 권리행사가 유효할 수는 없다. 실질상의 권리자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을 회사가 알고 있는데도 회사가 형식주주에게 주주권을 행사하게 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효력이 없다. 갑자기 주주명부상 명의자에게 권리행사 적격자의 절대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법률해석의 한계를 넘는다. 5. 대상판결에 대한 비판 대상판결은 형식주주에게 획일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게 한 것으로서 단체법적 해결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이철송 전게).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획일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대상판결은 첫째로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 재산권 보장 조항(헌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된다. 타인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양수한 행위가 행정법규에 어긋나면 행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실질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주권행사를 원천봉쇄하여서는 안 된다. 판결로서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법률로서도 그렇게 할 수 없다(정경영 “주식회사의 형식주주, 실질주주의 관계” 비교사법 제24권 2호, 한국비교사법학회, 2017.5. 876-907면). 그런 법률은 위헌이다. 대상판결은 둘째로 사법(私法)의 기본원칙인 사적자치의 원칙에 위반된다. 실질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주권행사와 회사의 이에 대응을 왜 국가가 간섭하는가. 주주와 회사 사이의 법적 분쟁에서 형식설을 취하면 법원이 수고를 덜게 되겠지만, 수고를 감내하더라도 법원이 형식주주인 여부를 가려주고 분쟁을 종식시켜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이다. 대상판결은 셋째로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는 판결이다. 아무런 근거 없이 형식주주에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였다. 대상판결의 보충의견이 이 점을 적절하게 지적하였다. 상법은 주주명부의 효력으로 대항력, 자격수여적 효력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실질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과 회사가 그 행사에 응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형식주주의 주주권행사에 회사가 거부하는 것 역시 제한하고 있지 않다. 6. 결어 단체법상의 특성, 회사의 주식업무처리 운운하며 획일적으로 실질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원천봉쇄하고, 형식주주에게 전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게 하는 것은 주객전도(主客顚倒)이다(정찬형 전게, 송종준 전게), 대상판결 중 보충의견의 표현을 빌리면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대법원이 대상판결을 다시 변경하기 바란다(정경영 전게). 김교창 변호사 (법무법인 정률)
주주권
주주명부
주주총회결의
주주양수
김교창 변호사 (법무법인 정률)
2017-12-08
행정사건
행정청의 재량과 판단여지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3두21120 - Ⅰ. 사실관계 및 소송경과 원고는 서울에서 OOO안과를 운영하면서 눈미백수술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2010년 3월 23일 눈미백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민원제기 등을 함에 따라 그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신의료기술평가를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안과, 성형외과, 연구방법론 전문가 등 총 7인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술의 안정성·유효성을 평가하도록 하고, 2011년 2월 25일 위 평가결과를 토대로 최종심의를 하였다. 피고 보건복지부장관은 2011년 3월 3일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눈미백수술이 안정성이 미흡한 의료기술이고,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원고에게 눈미백수술의 중단을 명하였다. 원고는 서울행정법원에 중단명령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기각판결(서울행정법원 2012. 2. 22, 2011구합17233)을 받았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서울고법 2013. 8. 30, 2012누921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고하였으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대법원 2016. 1. 28, 2013두21120). Ⅱ.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2항, 제59조 제1항의 문언과 체제, 형식,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의료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의료법의 목적 등을 종합하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는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서 정한 지도와 명령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행정청이 어떠한 종류와 내용의 지도나 명령을 할 것인지의 판단에 관해서는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나 신의료기술의 시술로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고도의 의료·보건상의 전문성을 요하므로, 행정청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목적에서 의료법 등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에 대하여 전문적인 판단을 하였다면,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판단이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행정청이 전문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등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닌 이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Ⅲ. 평석 의료법 제53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의료기술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54조에 따른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에 관한 평가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의료법 제59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법률요건에 “안전성·유효성” 및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라는 불확정법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지 또는 이와 구별되는 개념인 ‘판단여지’가 인정되는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특히 독일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행정재량은 법률효과에 가능규정이 사용된 경우뿐만 아니라(효과재량),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인정되었다(요건재량). 그러나 전후(戰後) 실질적 법치국가의 구축과정에서 판례와 학설은 행정재량을 축소시키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시도는 특히 법률요건 부분에서 행정재량을 부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재량이란 법률효과 부분에 가능규정을 두어 2개 이상의 동가치적인 행위사이에 선택권을 부여한 경우에 주어지며, 법률요건 부분에서 사용되는 불확정법개념은 하나의 올바른 해석과 적용만을 허용하고, 이것은 완전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관철되었다. 법률요건에 부여되는 요건재량은 불확정법개념의 구체화 과정이며 이는 단순한 인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인식의 영역에서는 법률효과의 영역과는 달리 어떠한 선택이 있을 수 없으며, 단지 하나의 올바른 판단만이 존재한다. 불확정법개념의 적용에 있어서 법적·사실적 문제는 그 시대의 사회, 경제, 문화, 기술분야의 평균적이고 지배적인 견해에 따라 충분하게 특정화된 내용으로 구체화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행정청에게 판단여지가 부여될 수 있는바, 이는 행정재량과 상이한 논리적 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여지이론은 전후 독일의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 발전 되었는바(이에 대하여 상세히는 정하중, 행정법의 이론과 실제, 191면 이하), 오늘날 다수설인 판단수권설에 따르면 행정청의 판단여지는 불확정법개념의 포섭과정에서 주어진다. 확인된 사실관계가 법률요건을 충족시키는지 여부는 인식작용으로서 하나의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경우에 ‘안정성·유효성의 인정’과 ‘안정성·유효성의 부정’의 두 가지 판단이 동시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둘 중에 하나의 판단만이 옳으며 또한 허용되는 것이다. 포섭에 있어서 하나의 올바른 판단에 대한 최종적 인식의 권한은 일반적으로 법원에게 주어지나, 법률요건에 불확정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는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 경험, 행정조직의 구성 등을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행정청에게 마지막 인식의 권한이 부여된다는 것이 판단여지의 이론의 핵심이다. 행정청은 유일하게 적법하다고 판단되는 결정에 도달하기 위하여 주어진 법률요건의 의미를 철저히 파악하여야 하나 한계적인 상황에서는 의심이 발생할 수 있다. 판단여지란 그 의심이 근거가 있고, 행정청에 의하여 내려진 결정이 타당하다면 법원이 행정청의 판단을 적법하다고 수인하는데 있다. 독일의 실무에서 판단여지가 인정되는 대표적인 경우들로 ① 비대체적 결정, ② 합의제 행정기관의 구속적 가치평가, ③ 예측결정, ④ 행정정책적인 결정 등이 있다. 판단여지가 인정되어 사법심사가 제한되는 경우에 있어도 법원은 ① 합의제 행정기관이 적법하게 구성되었는지 여부, ② 법에서 규정된 절차의 준수여부, ③ 일반적으로 인정된 평가기준이 준수되었는지 여부, ④ 사안과 무관한 고려 내지는 자의성 개입 여부에 대하여 심사를 하여야 하며, 이러한 한계를 넘는 경우에는 행정청의 결정은 위법하게 된다(정하중, 행정법개론, 11판, 176면) 우리 판례는 지금까지 법률효과에 가능규정이 사용된 경우뿐만 아니라(대판 1994.10.11, 93누22678 ;2002. 11. 8, 2001두1512), 대상판결과 같이 법률요건에 불확정개념이 사용된 경우에도 행정재량을 인정하고(대판 2000. 10. 27, 99누264 ; 2005. 7. 14, 2004두6181) 재량의 일탈·남용의 법리에 의하여 사법통제를 하여왔다.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법이론적 관점에서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재량의 일탈·남용 법리는 법률효과의 선택과 관련하여 발전된 재량의 하자이론으로서, 법률요건의 포섭과 관련하여 적합한 통제기준이 될 수 없다. 법률요건에 포섭은 하나의 올바른 판단을 전제로 하는 인식작용으로서, 여기서는 재량의 일탈·남용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의 판단이 판단여지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심사대상이 되는 것이다. 법률요건에 행정재량을 부인하고 아주 한계적인 상황에서만 판단여지를 인정하게 된 배경은 재량이 광범위하게 행사되어 행정권한이 남용되었던 시대에 대한 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독일에서 부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판단여지설에 대한 비판적 견해는 정치적 책임을 부담하고 있지 않은 사법부가 지나치게 행정을 통제함으로써 행정이 활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을 주된 논거로 하고 있으나,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그나마 위에서 언급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된 판단여지를 기본권보호의 관점에서 더욱 제한하고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법률효과뿐만 아니라 법률요건에도 재량을 인정하는 법리는 결과적으로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하게 되어,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제도’를 발생시킨 원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판례는 대상판결과 같이 재량의 일탈과 남용을 개념적 구별 없이 함께 나열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관련 처분이 재량의 일탈에 해당하는지 남용에 해당하는지 알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재량의 일탈, 남용 및 해태는 재량의 하자의 별개 유형으로서 향후 엄격하게 구별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정하중(서강대 로스쿨 명예교수)
눈미백수술
신의료기술
행정재량
정하중 명예교수 (서강대 로스쿨)
2017-08-29
주택·상가임대차
파산·회생
개인회생절차에서의 면책결정이 임차보증금채권에 미치는 영향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32014 판결 - 1. 사실관계 피고는 원고로부터 계쟁 주택 중 2층을 보증금 5500만원에 임차한 후 2002년 7월 31일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임차보증금반환의 소를 제기하여, 2007년 8월 29일 ‘원고는 피고에게 5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다(원고에 대한 개인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었으나, 당시 원고가 이를 다투지 않았다). 피고는 2007년 9월 18일 계쟁 주택에 관한 주택임차권등기를 마친 다음 원고에게 위 2층을 인도하였다. 한편 원고에 대한 개인회생절차가 2006년 7월 4일 개시되었는데, 원고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위 임차보증금채무 5500만원을 기재하였고, 그 존재 및 액수는 그대로 확정되었다. 계쟁 주택 및 그 대지에는 위 임차권에 우선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어, 인가된 변제계획에는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과 피고의 임차보증금채권을 ‘별제권부 채권 및 이에 준하는 채권’으로 처리하였으나,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가 진행되지 않아 피고는 개인회생절차에서 전혀 변제를 받지 못하였다. 원고에 대한 면책결정이 2012년 7월 10일 확정되었다. 2. 대상판결의 요지 구 개인채무자회생법 제39조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에 관하여는 변제계획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변제하거나 변제받는 등 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면제를 제외한다)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 법 제71조 제1항은 “변제계획에는 ‘채무변제에 제공되는 재산 및 소득에 관한 사항(제1호)’,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의 변제에 관한 사항(제3호)’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을 변제계획의 변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나아가 구 법 제83조 제1항은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면책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구 법 제84조 제2항 본문은 “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한 것을 제외하고 개인회생채권자에 대한 채무에 관하여 그 책임이 면제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단서 제1호에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권’에 관하여는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각 규정에 따르면 변제계획의 변제대상이 되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 중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한 것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면책되지만,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권은 변제계획에 의한 변제대상이 될 수 없어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요건 및 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차인은 임차주택이 경매될 경우 그 환가대금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우선변제권은 이른바 법정담보물권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임대차 성립시의 임차 목적물인 임차주택의 가액을 기초로 주택임차인을 보호하고자 인정되는 것이다. 이에 상응하여 구 법 제46조 제1항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추고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은 개인회생재단에 속하는 주택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우선변제권 있는 주택임차인을 개인회생절차에서 별제권자에 준하여 보호하고 있다. 위와 같이 주택임차인은 구 법 제46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는 임대인에 대한 개인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임차보증금채권의 만족을 받을 수 있으므로, 설혹 주택임차인의 임차보증금채권 전액이 개인회생채무자인 임대인이 제출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주택임차인의 임차보증금채권 중 위와 같이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액만이 개인회생절차의 구속을 받아 변제계획의 변제대상이 되고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된 개인회생채권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임대인에 대한 개인회생절차의 진행 중에 임차주택의 환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주택임차인이 그 환가대금에서 임차보증금채권을 변제받지 못한 채 임대인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되어 그 개인회생절차가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택임차인의 임차보증금채권 중 구 법 제46조 제1항에 의하여 인정된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는 구 법 제84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따라 면책이 되지 않는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청구권’에 해당하여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3. 평석 담보권 실행 등이 일정기간 중지 또는 금지될 뿐(구 법 제60조 제2항), 개인회생절차의 절차상 제약은 원칙적으로 별제권자(담보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구 법 제45조, 제84조, 제86조, 제87조). 임차보증금채권은 다른 일반 개인회생채권보다 우월적 지위를 가지기는 하지만, 임차주택의 환가대금의 한도 내에서만 우선권을 가지는 것이어서, 우선권 있는 개인회생채권이 아닌 특정재산에 관하여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별제권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므로, 별제권에 준하여 취급된다. 다만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그 주택 등에 대하여 경매를 신청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민법주해[XV] 채권(8), 244면),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채권에 관하여 판결 등 집행권원을 따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채권은 여전히 개인회생채권에 속하는 것이므로, 임대인에 대하여 개인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지면 그 집행권원에 기한 강제집행은 구 법 제60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금지된다. 따라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 임차주택이 경매 등으로 처분되면 별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임대인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된 경우 그 효력이 문제되는 것이다. 법 해석론상으로는 구 법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의 임차보증금 우선변제권에 관한 규정만을 두고 있을 뿐(제46조), 면책결정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으로서, “면책은 개인회생채권자를 위하여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한 구 법 제84조 제3항이 적용되는지 여부의 문제이지만, 이는 근원적으로 임차보증금채권이, 개인회생채권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임차주택 환가 시 우선변제권만을 가질 뿐 담보권과 같은 경매실행권한을 가지지 못한데서 비롯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는 임차보증금채권은 비면책채권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에 임차인이 우선변제 받지 못한 이상, 임차보증금채무는 전부 면책된다는 견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담보권과 같은 경매실행권한은 없고 임차주택의 환가 시 우선변제권만을 가질 뿐이므로, 임대인은 임차인이 가지는 권한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하며, 위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채권에 관한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면책결정의 효력으로 그 집행력은 소멸한다는 견해, 임대인은 면책결정에도 불구하고 우선변제권의 한도 내에서 임차보증금반환책임을 부담하고,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임차목적물의 환가 시 우선변제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 그 한도 내에서 우선변제권 실현을 위한 강제경매신청이 가능하므로, 임차보증금에 관한 집행권원 역시 그 한도 내에서 집행력이 소멸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논의되고 있다. 면책결정이 개인회생채권자를 위하여 제공된 담보에 영향이 없다는 내용의 구 법 제84조 제3항은 제3자 제공의 보증이나 물상보증에 관한 규정으로 볼 수 있어서, 위 규정이 사안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언하기 어렵고, 일반 담보권의 경우 피담보채권과 준별하여 담보권 자체에 별제권을 인정하는 구 법의 법리상 피담보채권의 면책과 관계없이 담보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임차보증금채권은 그 실질이 어디까지나 면책의 대상이 되는 개인회생채권이되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여 우선변제권이 부여된 것일 뿐이어서 별제권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실체법상 권리의 성질이 개인회생절차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견지에서, 임차보증금채권의 우선변제권 부분은 면책결정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변제기간 내에 경매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임차보증금채권이 개인회생절차의 규율을 받는 개인회생채권이라고 하면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부분만 면책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모순되어 보이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임차보증금채권 중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부분에 관하여 개인회생절차 밖에서 우선변제 받는 것을 예정하고 있을 뿐, 채무자의 재산처분에 의한 변제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는 현행 개인회생실무를 용인하는 판단이다. 사안은 구 법이 적용된 경우이나 법문의 내용에 변화가 없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인회생
임차보증금
면책
2017-06-05
행정사건
직권감차 통보의 처분성 여부에 관한 소고
- 대법원 2016.11.24. 선고 2016두45028판결 - Ⅰ. 사안의 개요 甲시의 택시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甲시장이 2012년 9월 19일 관내 11개 택시회사들과 사이에서 ‘법인택시 총 272대(보유대수의 약 40%)를 3년간 순차적으로 감차하고 감차대수에 따라 감차보상금을 지급하며, 만일 택시회사들이 합의한 바대로 자발적인 감차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甲시장이 직권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데, 일부 택시회사들이 3년차인 2014년에 사정변경을 이유로 합의 이행을 거부하였다. 이에 甲시장은 2014년 10월 29일 4개 택시회사(원고)와 甲시 차량등록사업소장에게 ‘법인택시 감차합의서에 따른 직권감차 통보’의 제목 하에, 원고들의 감차계획분에 대하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31조의 규정에 의하여 변경인가(직권감차)를 통보하니, 원고들은 감차를 완료한 후 감차보상금을 신청하고 해당 차량의 운행을 2014년 11월 29일부터 중단하기 바라며, 차량등록사업소는 감차대상 자동차 직권말소등록을 의뢰하니 조치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직권감차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다. 원고들은 직권감차 통보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甲시장은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과 피고의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한 ‘공법상 계약’이고,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직권감차통보의 실질은 공법상 계약에 따른 이행의 촉구일 뿐 공권력의 행사 내지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하였다. 제1심(전주지방법원 2014구합3171판결)과 원심(광주고법 (전주)2016누1047판결)은 피고의 주장을 수긍하여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Ⅱ. 대상판결의 요지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의하면, 운송사업자에 대한 면허에 조건을 붙인다. 조건을 위반한 경우 감차 등이 따르는 사업계획변경명령(이하 ‘감차명령’이라 한다)을 할 수 있는데, 감차명령의 사유가 되는 ‘면허에 붙인 조건을 위반한 경우’에서 ‘조건’에는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일정한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부관’도 포함된다. 그리고 부관은 면허 발급 당시에 붙이는 것뿐만 아니라 면허 발급 이후에 붙이는 것도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있거나 변경이 미리 유보되어 있는 경우 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된다. 따라서 관할 행정청은 면허 발급 이후에도 운송사업자의 동의하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질서 확립을 위하여 운송사업자가 준수할 의무를 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감차명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면허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운송사업자가 조건을 위반하였다면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따라 감차명령을 할 수 있으며, 감차명령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Ⅲ. 검토 1. 양자의 상반된 논증방법 ‘직권감차통보(명령)’의 처분성 여부가 ‘이 사건 합의’의 법적 성질에 연관되어 논해졌다. 하급심은 ‘이 사건 합의’를 공법상 계약으로 보고서 그것에 바탕을 두고서 직권감차통보를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공법적 의사표시로 접근한 반면, 대상판결은 ‘이 사건 합의’를 부관 특히 사후부관(면허조건)의 차원에서 접근하였다.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따른 감차명령의 성립요건에 해당하는 위반된 조건은 분명 강학상의 부관이다. 대상판결은 ‘이 사건 합의’에서의 순차적 감차의무 부분을 연관시켜 마치 그것이 부담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고서 조건위반으로논증을 하였다. 대상판결처럼 ‘이 사건 합의’를 사후의 면허조건으로 보는 이상, 직권감차통보의 처분성 인정은 당연한 귀결이다. 2. 대상판결의 의의 부관을 오로지 보조수단인 양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거니와, 행정청이 일방적으로 붙이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지양하여야 한다. 협력적 행정법에서 부관은 규율상대방과의 협력에서 세심한 조종(제어)을 위해 동원될 수 있다. 실제로는 규모가 큰 사업(지하도의 건설, 아파트의 건축 등)에 있어서는 더욱이 행정청과 상대방(허가의 신청자 등)과의 협의·협상(비공식 행정작용)을 통해, 혹은 정식의 계약을 통해 정해지는 예가 많이 있다. 그리하여 교섭이나 합의에 의한 부관의 부가 역시 긍정된다{효시적 문헌으로 김남진, 법률신문 제2453호(1995.11.); 법률신문 제2800호 (1999.6.)}. 판례는 과거 기속행위에 대한 부관 불허용성의 원칙의 견지에서 건축허가를 하면서 일정 토지를 기부채납하도록 한 허가조건에 대해서 무효로 판시하였지만(대법원 94다56883 판결), 판례는 송유관이설협약과 관련하여, “부담을 부가하기 이전에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담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를 부가할 수도 있다”고 판시하여 부관부 ‘교섭적 행정행위’의 존재를 바탕으로 그 협약을 부담으로 접근하였다(대법원 2005다65500판결). (하지만 사안을 행정계약차원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김중권, 법률신문 제3613호, 2007.12.24.). 대상판결은 특히, 합의형식의 부관의 사후부가를 인정한 것이다. 3. 대상판결의 문제점 1) 부관론적 접근의 문제점 행정행위의 발급에 배치될 수 있는 의문점과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시민에게 추가적 의무를 과할 수 있는데, 그 방법에서 일방적으로(부관의 형식으로) 과하거나 합의에(공법상 계약) 의할 수 있다(김중권, 행정법, 2016, 397면). 목표설정에서 양자는 매우 근사하지만, 본질에서 구별된다. 부관은 종종 수범자의 양해를 전제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방적 성격을 지닌다. 반면 공법상 계약은 일단 대등한 당사자의 의사의 합치를 바탕으로 한다. 대법원 94다56883 판결과 대법원 2005다65500 판결의 경우 그 부관의 내용은 시민의 일방적인 의무이어서 부담적 접근이 가능하나. 사안의 경우 급부와 반대급부가 서로 조응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대상판결처럼 행정청과 행정파트너간의 공법적 합의의 내용인 일정한 의무이행을 부관(부담)으로 설정한다면, 당사자 간의 공법적 합의의 존재가 사후에 부인되는 셈이고, 결국 공법적 합의 자체가 치명적으로 무색해질 수 있다. 합의의 내용이 행정청과 사인의 상호간의 급부의무로 형성되어 있는 이상, 그 자체를 부관으로 접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를 사후 면허조건으로 본다면, 구체적으로 부관 가운데 어떤 부관에 해당하는지 궁금하다. 2) 직권감차통보의 처분성 여부 직권감차통보의 처분성을 논증함에 있어서, 조건위반의 경우(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에 바탕을 둘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직권감차통보의 내용에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한다는 의미의 법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여객자동차법의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 감차처분의 본질은 사업계획변경인가이며, 그것은 기왕의 사업계획인가에 대한 일종의 일부 폐지(철회)에 해당한다. 직권감차를 하여야 한다는 통보는 사업계획변경인가에 따른 후속적인 - 감차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미의 - 하명처분이다. ‘원고들이 감차를 완료한 후 감차보상금을 신청하고 해당 차량의 운행을 2014년 11월 29일부터 중단하기 바라며, 차량등록사업소는 감차대상 자동차 직권말소등록을 의뢰하니 조치를 바란다’는 내용의 통보 부분은 사업계획변경인가에 따른 후속 절차에 불과하다. 굳이 ‘이 사건 합의’에서 조건(부담)의 존재를 탐문하지 않더라도, 직권감차통보 그 자체를 행정처분으로 보는 데 어려움이 없다. 하급심이 직권감차통보를 전적으로 ‘이 사건 합의’에 연계된 행위로 접근한 것은 문제가 있다. 3) 직권감차통보의 법적 근거 직권감차통보의 법적 근거가 문제될 수 있다. 직권감차통보의 근거로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 제38호상의 조건위반의 경우를 삼는 것(부관론적 접근)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합의’는 공법상 계약의 일종으로 보되, 직권감차통보는 ‘이 사건 합의’에 연계시키지 않고 여객자동차법의 차원에서 접근할 때, 여객자동차법 제85조 제1항상의 사유 가운데 제2호(사업경영의 불확실, 자산상태의 현저한 불량, 그 밖의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여 국민의 교통편의를 해치는 경우)를 법률적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사실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는 판례에 의하면 법률적 근거가 없더라도 일정한 철회사유만으로도 가능하여서, 특히 우월한 공익상의 필요를 위한 직권감차통보 역시 가능하다. 다만 ‘이 사건 합의’는 직권감차통보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사를 다루지만, 법원은 과거분석과 과거평가로부터 현재는 물론, 미래를 결정하는 권력이다. 대상판결의 처분성 논증방식이 공법상의 합의(계약)의 존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 협력적 행정법의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택시회사
감차명령
직권감차
2017-05-16
정보통신
형사일반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
- 대법원ㅤ2013.11.28.ㅤ선고ㅤ2010도12244ㅤ판결 - I. 사실관계 및 판결 요지 ○○시 △△동장 직무대리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은 ○○시장 공소외 1에게 ○○시청 전자문서시스템을 통하여 △△ 1통장인 공소외 2 등에게 ○○시장 공소외 1을 도와 달라고 부탁하였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사건 전자우편을 보냈는데, ○○시청 소속 공무원인 제3자가 권한 없이 전자우편에 대한 비밀 보호조치를 해제하는 방법을 통하여 이 사건 전자우편을 수집하였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설시한다. “①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국민의 사생활 영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② 이때 법원이 그 비교형량을 함에 있어서는 증거수집 절차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사생활 내지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 여부 및 그 정도, 증거수집 과정에서 사생활 기타 인격적 이익을 침해하게 된 경위와 그 침해의 내용 및 정도, 형사소추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경중 및 성격, 피고인의 증거동의 여부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단지 형사소추에 필요한 증거라는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보다 우월한 것으로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문장 번호는 필자) 그리고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제3자의 전자우편 수집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전자우편을 발송한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 내지 통신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일응 그 증거능력을 부인하여야 할 측면도 있어 보인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이 사건 전자우편은 ○○시청의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설치된 전자관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송·보관되는 것으로서 그 공공적 성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 이 사건 형사소추의 대상이 된 행위는 (구)공직선거법에 의하여 처벌되는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행위로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관권선거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 피고인이 제1심에서 이 사건 전자우편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서, 이 사건 전자우편을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제출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이나 통신의 자유가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II.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대사인효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원래 수사기관, 즉 국가의 위법활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과의 연계가 없는 사인이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한 경우 이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다. 첫째, 사인이 ‘고문, 폭행, 협박, 신체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기망’(형사소송법 제309조) 등을 행하는 것은 바로 범죄를 구성하며, 이를 통하여 획득한 자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국가가 사인에 의한 시민의 의사결정을 강박·왜곡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조?이용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는 사인의 행위는 동법 제14조의 적용으로 해결된다. 먼저 사인이 타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기통신을 감청하거나, 사인이 전기통신 중인 일방 당사자의 동의를 얻고 감청하는 경우 등은 불법감청이다. 예컨대, 간통 고소 사건에서 고소인 남편이 자신의 아내와 무속인 간의 대화나 전화통화를 녹음한 것은 증거능력이 없으며(대법원ㅤ2001. 10. 9.ㅤ선고ㅤ2001도3106ㅤ판결), 이용원을 경영하던 피고인이 경쟁 미용실을 공중위생법 위반으로 고발할 목적으로 자신의 이용실에서 지인에게 경쟁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통화하게 하고 그 내용을 녹음한 경우 증거능력이 없다(대법원 2002.10.8. 선고 2002도123 판결). 다음으로 사인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경우도 금지된다. 셋째, 이상의 두 경우 외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대사인적 효력은 2007년 신설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해석문제로 귀결된다. 평석대상 판결은 바로 이러한 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III. 판례분석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 문제를 최초로 검토한 판결은 1997년 등장한다(대법원 1997.9.30. 선고 97도1230 판결). 이 사건에서 남편으로부터 간통죄로 고소를 당한 피고인이 기소되었는데, 간통의 상간자(相姦者)가 피고인과의 간통현장에서 공갈목적을 숨기고 피고인의 동의 하에 피고인의 나체사진을 찍은 것이 수사기관에 압수되어 간통죄의 증거로 제출되었다. 대법원은 나체사진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 상술한 평석대상 판결의 논지 중 ①을 제시하였다. 반면 파기된 원심판결은 이 사건의 사진촬영은 “피고인의 인격의 핵심적인 부분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사인이 부정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하여 촬영한 사진을 국가기관이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상대방의 기본권에 대한 새로운 침해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였다(서울지방법원 1997.4.9. 선고 96노5541 판결). 원심판결이 사용하고 있는 ‘피고인의 인격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개념은 1973년의 1월 31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결정을 원용한 것이다[34 BVerfGE 238 (1973)]. 두 번째 판결로 2010년 대법원 판결이 있다(대법원ㅤ2010.9.9.ㅤ선고ㅤ2008도3990ㅤ판결). 이 사건에서 간통 고소 사건에서 고소인 남편이 별거중인 아내의 주거에 침입하여 혈흔이 묻은 휴지들 및 침대시트를 수집한 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 원심은 남편이 아내의 주거에 침입한 시점은 아내가 그 주거에서의 실제상 거주를 종료한 이후이고, 위 감정의뢰회보는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증거이고, 이를 증거로 사용하여 아내의 주거의 자유나 사생활의 비밀이 일정 정도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아내가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감정의뢰회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상술한 1997년 판결의 논지를 유지하면서, 원심을 확정하였다. 동 판결의 판결문을 보면 대법원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를 근거조문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대법원은 2007년 ‘김태환 제주지사 사건’ 판결(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판결)의 법리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법원이 증거배제의 가능성을 완전 봉쇄하지는 않았고, 독일 연방대법원의 접근법[19 BGHSt. 325 (1964); 34 BGHSt 397ff (1987)]과 유사한 비교형량론을 통하여 증거배제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평석대상 2013년 판결도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를 판결의 근거조문으로 삼았는데, 상술한 두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하면서도, 사인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종합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판결문 문장 ②). 대법원이 2007년 ‘김태환 제주지사 사건’ 판결을 통하여 수사기관에 의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기준을 밝혔다면, 평석대상 판결을 통해서는 사인에 의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기준을 확립한 것이다. IV. 맺음말 사인이 수집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 문제는 이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적용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저자는 대법원이 제시한 비교형량론에 동의한다. 즉, 사인에 의한 위법행위로 획득한 증거의 증거능력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상당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고려한 비례의 원칙에 따라 침해되는 사익과 형벌권 실현이라는 공익을 비교형량하여 공익이 현저히 더 큰 경우에만 인정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1997년 판결이 증거능력을 인정한 나체사진의 경우는 증거사용으로 인하여 침해된 인격권이나 사생활에 비하여 형사소추의 공익이 현저히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나체사진이 중대한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점은 분명한 반면, 나체사진을 사용하여 입증하려는 범죄는 당시 위헌논란이 계속되고 있던 간통죄였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문제는 1973년의 1월 31일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결정처럼 이익형량을 불허하는 ‘핵심영역’을 인정할 것인가이다. 예컨대, 일기장에는 시민의 가장 내밀한 프라이버시가 담겨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는 이유로 형사사법권 실현이라는 공익과의 형량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과도하다. 오히려 일기장에 담겨 있는 범죄관련 내용에 따라 증거능력에 대한 개별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자의 전자우편 수집 행위
증거
증거능력
전자우편
비밀보호조치
사생활
조국 서울대 로스쿨
2017-04-20
조세·부담금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주식양도소득과 한미조세조약의 적용
- 대법원 2016.12.15 선고 2015두2611 판결 - 1. 사실관계 론스타는 2001년 스타타워 빌딩을 매수하면서 그 빌딩을 소유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 벨기에 법인을 설립하고, 그 명의로 국내법인의 주식을 취득한 다음 국내법인이 빌딩을 매수하는 방법을 거쳤다. 그리고 2004. 12. 국내법인 주식 전부를 매각하면서 2,450억 원 상당의 양도차익을 얻었고, 한·벨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 적용을 신청하였다. 2. 과세처분의 경위 과세관청은 벨기에 법인이 도관에 불과하다고 보아 조세조약의 적용을 배제하고, 양도소득이 론스타가 설립한 미국, 버뮤다 파트너십(Limited Partnership)에 귀속되며, 이들을 소득세법 적용대상(비거주자)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이에 불복하였고, 대법원은 2012. 1. 27. 외국 파트너십은 법인세법상 납세의무자로서 과세형식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과세처분을 전부 취소하였으며, 과세관청은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다시 부과하였다. 론스타는 다시 이를 다투면서, 실질귀속자 중 미국 파트너십 귀속 소득에 대하여는 한·미 조세조약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조항이 적용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3. 대상판결의 요지 부동산을 과다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이 양도됨에 따라 발생하는 소득은 외형상으로는 주식의 양도소득에 해당함이 분명하지만 그 실질은 부동산 자체가 양도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미 조세조약 제15조는 부동산소득의 경우 부동산 소재지국이 과세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반면, 제16조는 자본적 자산의 매각 등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타방 체약국에 의한 과세에서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부동산 주식양도소득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조세조약과 국내법의 우열관계를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르도록 한 미국은 한·미 조세조약 체결 이후 국내법으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을 미국 원천소득으로 과세하도록 하였고, 한국 역시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우 한국과 미국 사이에 한국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 행사에 관하여 상호합의절차가 개시되어 한국 원천소득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합의는 한·미 조세조약 제27조 제2항이 예정한 조약의 적용, 특히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으로 동일하게 결정하는데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상호합의에 해당하여 유효하므로 한국은 한국 소재 부동산을 과다보유한 법인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고, 국내에서 따로 조약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여 그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4.평석 가. 부동산과다보유법인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의 의문 대부분의 조세조약과 마찬가지로 한·미 조세조약은 부동산 양도소득은 그 소재지국(제15조)이,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제16조)이 과세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였으며,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조세조약을 그대로 적용하면 한국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은 1980년 세법을 개정하여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을 미국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여 조세조약상 주식양도소득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한국 또한 1997. 12. 조세조약에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를 규정한 경우를, 2000. 12. 에는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법인에 대하여도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런데 개정된 내국세법을 조세조약의 우위에 두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조세조약이 내국세법에 우월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므로 조약을 개정하지 않고 국내법의 과세근거만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나. 한·미 상호합의의 체결 및 그 효력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미 과세당국은 1999. 6.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조세조약 제16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처분에 대하여는 한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미국 국세청은 위 상호합의의 내용을 국세청 공고 형식으로 등재하였는데, 그 내용은 ① 한국법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부동산 양도소득으로 보아 국내 원천소득으로 취급하며 ② 미국과 한국은 조세조약의 목적상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한국법인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 소재지국에 있다는 점을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대상 과세처분은 위 상호합의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상호합의는 소득의 원천을 합의한 것일 뿐 조세조약 제16조가 제한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변경할 수는 없으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과세의 적법성에 대한 다툼이 진행되었다. 다. 한·미 상호합의로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조세조약은 국내세법으로 확인된 과세권을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법인이 얻은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한국의 과세권은 법인세법에 따라 발생하였고, 이 부분에 대한 조세조약의 과세권 배분이 불명확하였으나 상호합의에 따라 명확하게 정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 또한 어디까지나 주식양도소득이고, 주식양도소득은 거주지국 과세원칙이 적용되므로 이를 개정하지 않고 상호합의만으로 부동산 소재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한·미 조세조약은 ?과세의 일반원칙?(제4조 제1항)에서, 타방체약국 내의 원천소득에 대하여 타방 체약국의 과세권을 확인하고 있고, 제6조는 소득의 원천을 열거하면서 열거되지 아니한 항목의 원천은 각 체약국의 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규정하였는바, 이는 각 체약국이 소득의 원천에 관하여 독자적으로 규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과세권 행사를 양해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곧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의 원천을 부동산 소재지국으로 보면 소재지국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 결과 각 체약국의 법이 정한 소득의 원천이 서로 다르거나 쉽게 결정될 수 없는 경우 각 과세당국은 이중과세 회피 등을 위하여 체약국 공동의 원천을 확인할 수 있으며(같은 조 제9항), 각 체약국에 이중의 원천이 발생하는 등 협약의 적용에 관하여 발생하는 곤란 또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정 소득항목의 원천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을 상호합의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약 제27조 제2항 C호).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 양도소득은 한미 과세당국이 각 국내세법에서 부동산소재지국의 과세권을 규정하였지만, 조세조약으로는 여전히 주식양도소득이므로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상호합의를 체결하여, 이중과세방지를 위하여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의 원천이 부동산소재지(즉, 한국)에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한국의 과세권을 인정하였다. 요컨대 한·미 조세조약의 내용상 소득의 원천을 결정하는 것은 그 소득에 대한 과세권 유무를 결정짓는 요소인데 그 원천에 관한 합의절차를 조세조약 에서 마련하고 있고, 그 절차에 따라 원천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므로, 결국 상호합의에 따른 한국의 과세권은 조세조약의 내용 및 그 절차에 따라 정하여진 것이지 그 조세조약의 내용을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상호합의의 의미를 위와 같이 되새긴다면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한국의 과세권을 행사하는데 의문이 없고, 이러한 전제에 있는 대상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라. 결론 대상판결은 론스타펀드가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한 2004년 이후 무려 12년만에 한·미 상호합의에 기초한 부동산과다보유법인에 대한 과세의 정당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세조약과 다른 내용으로 원천지국의 과세권을 인정하려는 경우 필요한 조항을 직접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조약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조세조약 스스로 상호합의절차를 마련하였으므로, 그에 따라 이루어진 상호합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조세조약은 양국간 협상의 산물이고 동일한 수준의 이행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미국은 오래전부터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의 주식양도소득에 대하여 자국의 과세권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동일한 소득에 대하여 조세조약의 문언에 얽매어 과세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은 형평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판결은 상호합의의 법적 의미를 확인하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준거가 될 뿐 아니라 과세주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조세조약
부동산과다보유법인
론스타
과세주권
2017-01-09
선거·정치
헌법사건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각하결정에 대하여
-헌재 2016. 5. 26. 선고 2015헌라1 결정- 1. '국회선진화법'의 입법취지 및 내용 국회법(2012. 5. 25. 법률 제11453호로 개정된 것) 제85조 제1항은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 및 직권상정 권한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및 '의장이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로 엄격히 한정하였다. 개정 직전의 제85조는 "① 의장은 위원회에 회부하는 안건 또는 회부된 안건에 대하여 심사기간을 지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장은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경우 위원회가 이유 없이 그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의장은 중간보고를 들은 후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하여, 의장의 직권상정 여지가 매우 넓었다. 따라서 국회법 개정의 취지는 과거 국회의장이 위원회에서 법안의 심사기간을 정한 뒤, 그 기간이 경과하면 중간보고만 듣고 본회의에 직권상정을 행하여, 이로 인해 여야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교착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을 예방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축소에 대한 대안으로서 국회의원들이 직접 직권상정을 도모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 마련되었다. 국회법 제85조의2는 국회의원 재적의원 과반수가 서명하면 위원회 회부 안건을 의장에게(위원회의 재적의원 과반수가 서명한 경우에는 위원장에게)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을 요구하고, 의장(또는 위원장)은 이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하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입법(소위 '국회선진화법')은 결국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의원의 가중다수결로서 직권상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2. 권한쟁의심판의 청구 및 결정요지 2015년 1월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과 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권한쟁의를 청구하였다. 그 주된 논지는 위원회에서 야당의원들의 반대로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회의원의 과반수가 찬성의견을 지니고 있더라도 국회선진화법에 의하여 60% 이상 찬성이 없으면 본회의 직권상정이 불가능한 것은 의회주의의 다수결원칙에 위배되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① 국회법 제85조 제1항 및 제85조의2 제1항을 개정한 행위에 대해서는 '국회'를 상대로 하지 않고 '국회의장 및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하였으므로, 피청구인 적격 흠결로 각하, ②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등에 대한 심사기간 지정 요청을 거부한 행위는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없어 각하, ③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에 대한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요청에 대하여 표결실시를 거부한 행위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서명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표결권이 침해될 위험성이 없어 각하, ④ 국회의장이 2012년 5월 2일 국회법 제85조의2를 가결 선포한 행위는 180일 청구기간이 도과하여 각하하였다. 3. 평가 위 ①③④ 부분은 결정의 타당성이 인정되고 이견이 있기 어렵다. 위 ② 부분은 자세한 다수의견과 재판관 이진성, 김창종의 기각의견, 재판관 서기석, 조용호의 인용의견이 있으며, 국회선진화법도 부분적으로 다루어졌으므로 이를 검토해본다. 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 다수의견은 국회의장이나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원의 심의·표결권이 행사될 여지가 없고, 심지어 제85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더라도 심사기간의 지정 여부는 국회의장의 권한이므로 마찬가지라고 보았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주관적 권리뿐만 아니라 제도적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이 권한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능에 필수적이고, 국회는 합의체로서 국회의 의사는 결국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로 나타나는 의사가 결집된 것이므로, 주어진 상황이 심의·표결권의 행사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닌지 헌법재판소는 고려하여야 한다. 이공현 재판관이 말했듯이 국회의원 개개인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의 의사가 왜곡되는 일이 없이 최대한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심의·표결권한을 보장받고 있는 것이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헌재 2007. 10. 25. 2006헌라5, 재판관 이공현의 별개의견). 헌법재판소는 국회 외부관계에서 심의·표결권 주장을 배척하였는데(헌재 2015. 11. 26. 2013헌라3), 국회 내부관계에서도 그 침해가능성을 좁게 보았다. 심의·표결권의 제도적 기능과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대의민주주의에 반하는 상황을 시정하는 권한쟁의에서 심의·표결권 외에 침해될 권한을 상정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권한쟁의의 제도적 기능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연관시켜서 판단해야 한다. 그 점에서 소수의견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제도적 측면에서 보고, 직권상정 제한으로 인해서도 침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본 것이 타당하다. 나. 국회선진화법의 위헌 여부 이에 대하여 다수의견은 판단하지 않았는데,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이 '재적의원 과반수가 의안에 대하여 심사기간 지정을 요청하는 경우 국회의장에게 이를 의무화하지 않은 것'(이하 '과반수 직권상정'이라 함)을 다툰 것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보고 그 위헌 여부를 작위의무의 관점에서 판단하였다. 그런데 과반수 직권상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회법 제85조 및 제85조의2에서 입법자의 의도는 명백하다. 다수의견은 과반수 직권상정이 '국회법 제85조 제1항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제도와는 전혀 별개의 절차에 해당하는 것'이라 하나, 제85조 제1항은 명백히 과반수 직권상정과 같은 입법을 배제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국회가 과반수 직권상정 입법을 못한다면, 그 이유는 바로 제85조 제1항 및 제85조의2가 직권상정을 명시적으로 (과거와 달리)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의 주장은 위 조항들을 다투는 '부진정 입법부작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그렇게 보는 순간, 다수의견은 심의·표결권 자체를 좁게 보아 설사 국회법 제85조 제1항이 위헌이라 해도 국회의장의 거부행위는 심의·표결권 침해가능성과 무관하다고 단정하였으므로,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다수의견이 청구인들의 주장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보아 판시를 해 준 것은 고무적인 측면이 있지만, 판례가 그동안 '진정 입법부작위'와 '부진정 입법부작위'를 구분해 온 일관성을 희생하면서까지, 더구나 위헌의견이 아닌데도(어차피 이 사건에서 헌법규정이나 해석상 직권상정에 대한 과반정족수 입법의무가 도출되기는 불가능함)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러한 판단은 마치 국회선진화법이 전혀 헌법적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오해를 줄 수 있다. 오히려 다수의견은 이를 부진정 입법부작위로 보아 제85조 제1항의 위헌성에 흡수시키고, 그 위헌성 여부가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에 '연관된다'고 적극적으로 보아,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성 여부를 본격적으로 따졌어야 했다. 필자의 소견으로 국회선진화법은 '직권상정'에 관한 것이고, 통상적인 입법안의 의결문제가 아니므로, 직권상정에 가중다수결을 요하도록 한 것은 국회의 자율적 영역이고, 특별히 그 재량이 남용되어 헌법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 만일 가중다수결이 통상 입법안이나 의안에 대한 의결정족수였다면, 이는 다수결원칙 위반으로서 헌법위반이 될 것이다. 특히 이는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선거권 행사의 결과를 왜곡시키는 제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직권상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보다 비중이 떨어지며, 이에 대해서까지 헌법재판소가 개입하여 위헌이라고 판단할 헌법적 근거가 약하다. 한편 소수의견(인용의견)은 '본회의 결정주의'를 강조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이 위헌이라고 보았다. 현실적으로 '본회의 결정주의'가 '위원회 중심주의'와 대치될 때 전자가 후자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 직권상정이 어렵지만 열려 있으므로 '본회의 결정주의'가 무력화된 것은 아니다. 결국 '본회의 결정주의'를 (위원회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직권상정의 요건 문제에까지 직접 대입시키기는 어렵다고 본다. 또 과반수로 위원회 교착상태를 타개하지 못하는데, 과반수로 비상조치(직권상정)를 허용하여야 한다는 논지는 정합성이 약하다. 3. 결론 이 사건에서 다수의견이 심의·표결권 침해가능성을 좁게 본 것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지니는 제도적, 법적 위상과 권한쟁의의 제도적 기능에 부합되지 않는다. 다수의견은 청구인들의 주장을 '진정 입법부작위'로 선해하여 판단하기 보다는, 사안이 심의·표결권의 침해가능성을 넓게 보기에 적합한 것이었으므로, 국회선진화법 자체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헌법재판을 통하여 중요한 정치적 쟁점에 대한 사법적 논의가 정리되고, 본래의 '정치성'이 타협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국회선진화법
국회
권한쟁의
2016-06-13
국가배상
대통령의 긴급조치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 대법원 2015.3.26. 2012다48824 - I. 개요 - 문제의 제기 유신헌법 하에서 발령된 대통령의 긴급조치는 '국가배상법에서 정한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긴급조치로 체포·구금된 피해자는 국가배상을 받을 수는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2015.3.26. 2012다48824)과 정반대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잇따라 뒤집어졌다. 서울고법 민사8부와 민사34부는 긴급조치와 관련된 국가배상청구사건(2015나2053047; 2015나2053016)에서 "유신헌법이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긴급조치 9호는 명백히 확립된 헌법·법률상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분명하다"는 취지로 국가책임을 인용한 1심 판결(서울 중앙지법 민사8부)을 취소하고 대법원 판례에 따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우리 헌정사는 헌법규범의 차원에서 볼 때 과거 체제와의 단절을 전제로 새로운 법질서를 창조하는 혁명의 방식이 아니라 단절과 연속의 계기들이 엮여서 점철된 점진적 민주화의 노정을 밟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이론의 차원에서 형식논리적 일관성과 도덕적 정합성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법리구성을 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거청산의 문제, 특히 국가불법행위의 잔재를 청산하는 문제가 역사적, 정치적 현안에 그치지 아니하고, 법리적 모순의 문제로 주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만시지탄(?)이되, 헌법재판소(헌재 2013.3.21. 2010헌바70 등)와 대법원(2010.12.16. 2010도5986; 2013. 4. 18.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이 경쟁하듯이 유신헌법에 의거 발령되었던 긴급조치에 대하여 위헌·무효를 확인하였지만, 법이론적 난제가 충분히 해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헌재는 '유신헌법도 그 시행 당시에는 헌법으로서 규범적 효력을 갖고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급조치를 이미 폐기된 유신헌법을 준거로 하여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헌법 개정을 결단한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와 기본권 강화와 확대라는 헌법의 역사성에 반하는 것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았다. 반면에 대법원은 긴급조치가 그 발령의 근거인 유신헌법 제53조 자체가 규정하였던 요건 자체를 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이자 유신헌법과 현행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 영장주의와 신체의 자유, 주거의 자유, 청원권,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무효라고 판시하여 적어도 유신헌법을 위헌심사의 준거규범으로 배제하지는 않는 입장을 취했다. 여기에서 상론은 약하되, 헌재가 우리 헌정사의 불연속성, 즉 단절의 측면을 주목하였다고 한다면, 대법원은 상대적으로 연속성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법철학 및 법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정의와 법적 안정성의 원칙에 대한 형량에서 상대적으로 헌재는 정의에, 대법원은 법적 안정성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이해된다. II. 대상판결의 요지 기술한 바와 같이, 긴급조치에 따른 피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문제는 당위적인 법의 이상적 차원과 법의 현실적 차원 또는 정치와 도덕, 그리고 역사를 연계하는 이른바 '통합적 법학'(integrative jurisprudence)의 전형적인 난제로 파악되지만, 본 평석은 국가배상책임을 부인한 대법원의 법도그마틱(Rechtsdogmatik)에 초점을 맞추어 판단오류의 근원과 그 핵심만을 지적하는데 그친다. 난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 판결문상 관련된 설시는 지나치게(?) 간단하기 때문에 그대로 전재한다. "긴급조치는 그 발령의 근거가 된 '유신헌법' 제53조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 자체를 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이자 유신헌법과 현행 헌법이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위헌·무효이다(대법원 2013. 4. 18.자 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 참조). 그러나 긴급조치 제9호가 사후적으로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되었다고 하더라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다33469 판결 참조)." III. 평석 위헌심판 관할권의 문제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대법원이 긴급조치를 위헌·무효로 판단한 선례를 재확인하면서도 국가배상책임을 부인하는 핵심논거는 이른바 '통치행위론'이다. 즉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의 국가긴급권의 행사는 원칙적으로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논지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긴급조치 발령행위가 '공무원의 위법 유책의 직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본 대법원의 판단은, 우리 헌정사의 맥락에서 주어지는 '과거청산'과 이를 통한 법적 정의의 회복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외면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배상책임제도의 기본법리에 대한 오해로 여겨진다. 우선, 법의 이중성, 즉 법의 이념적 차원과 현실적 차원의 관계에 대한 법철학적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에 대한 대법원의 법리는 법이론사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해석론, 말하자면 이른바 '배타적인 법실증주의'와 그 핵심인 '포섭의 도그마'에 집착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대법원이 위헌심판관할권을 긍정하는 논거로 스스로 적확하게 판단하고 있는 바,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는 국회의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가지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상이 되는 '법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2010.12. 16. 2010도5986)는 점을 떠나서, 그 법률적 성격과 효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긴급조치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의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법리구성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유신헌법 제53조 제4항이 긴급조치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서 기술한 '포섭의 도그마'를 벗어나지 않는 한 긴급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한 것이 적어도 이론적 일관성의 요청에 위배되는 것이기는 하거니와, 아무튼 일종의 '법리적 파격'으로 여겨지는 방법론을 취하여 긴급조치의 위헌성을 확인한 대법원의 기본 입장을 전제하는 경우, 국가배상책임을 부인한 대법원의 입장은 '포섭의 도그마' 내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이른바 '통치행위'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리가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하는 것은 재론이 필요 없거니와, 국가배상청구권의 공법적 성격을 확인하는 전제하에 정리된 자기책임론, 공무원의 주관적인 귀책사유를 넘어서는 객관적 책임론, 기관책임론 등 국가배상책임법리의 큰 흐름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에 대하여 정치적 책임은 물을 수 있을지언정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논증은 타당하지 않다.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공무원의 지위가 아니라 공무상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는 확립된 법리에 따르면,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인 '공무원'의 범위는 국가책임이 인정되는 범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지(F. Ossenbuhl, Staatshaftungsrecht, 1991, 12-13면), 그 반대의 방향에서 설정되지 아니한다. 말하자면 행정작용을 비롯하여 사법 및 입법 작용을 포함한 국가의 그 어떤 공적 기능의 영역도 원천적으로 국가배상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보면, 집행공무원, 즉 행정청뿐만 아니라 정부는 물론이고 대통령, 국회 등 대의기관도 '공무원'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긴급조치는 바로 이러한 법리구성의 가능성과 당위성이 부각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IV. 맺으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사법부가 인권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당한 피고인에게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깊이 사과드리고 이 사건 재심판결이 피고인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형보다 나은 아우의 진솔한 자기반성과 위무의 변이다 (서울 중앙지법 제27형사부 2013.5.23. 2011재고합10). 그런데 "입법권 행사라는 실질을 전혀 가지지 못한 긴급조치"라는 대통령의 불법행위에 의해 처벌되었던 피해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되었어도 국가의 배상책임은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긴급조치
국가배상
유신헌법
2016-01-28
회생절차 폐지 후 파산절차로 이행된 경우 부인소송에 대한 처리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87751 판결 - "대법원은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직권 파산선고에 의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기존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1.사실관계 및 재판의 경과 채무자 회사와 원고는 2009년 12월 23일 채무자 회사가 생산한 차량용 블랙박스를 원고에 공급하고 원고는 이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되, 사업 매출이익을 50%씩 나눈다는 내용의 제품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채무자 회사의 대표이사 횡령 등으로 인하여 차량용 블랙박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채무자 회사와 원고는 2010년 4월 12일 원고가 채무자 회사로부터 블랙박스 금형을 2500만원에 인수하고, 원고는 금형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가지고 채무자 회사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블랙박스를 생산하며, 원고의 로열티 지급의무는 없어진다는 등의 내용으로 부속합의(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라고 한다)를 체결하였다. 채무자 회사는 2010년 4월 30일 수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10년 6월 17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채무자 회사의 관리인은 2010년 8월 2일 이 사건 부속합의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한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수원지방법원 2010회기13호로 부인의 청구를 하였고, 위 법원은 2011년 3월 30일 이 사건 부속합의가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무상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합의를 부인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가 2011년 5월 4일 수원지방법원에 위 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지만 위 법원은 2011년 12월 23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수원지방법원 2011. 12. 23. 선고 2011가합8808 판결),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2년 9월 7일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2. 9. 7. 선고 2012나10678 판결),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상판결은 2015년 5월 29일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한편,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2011년 11월 8일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상고심 계속 중인 2012년 10월 30일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었고, 2012년 11월 2일 채무자 회사에 대한 파산선고와 함께 채무자 회사의 파산관재인으로 피고가 선임되었다. 피고는 2012년 11월 6일경 부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인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회생절차 폐지 후 파산절차로 이행된 경우 부인소송에 대한 처리에 관하여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과 제6항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에 의한 직권 파산선고에 의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때에는,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에 의하여 파산관재인은 종전의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이 수행 중이던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였다. 이어서 대법원은 채무자 회사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부속합의를 체결한 것이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무상행위 또는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본 원심 판단에 대하여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3.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회생절차가 종결된 경우 부인소송에 대한 처리 부인소송 계속 중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된 경우에 관하여 대법원은 "구 회사정리법 제78조가 정하는 부인권은……관리인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정리회사에게로 재산이 회복되기 이전에 정리절차가 종료한 때에는……부인의 소 또는 부인권의 행사에 기한 청구의 계속 중에 정리절차종결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관리인의 자격이 소멸함과 동시에 당해 소송에 관계된 권리 또한 절대적으로 소멸하고 어느 누구도 이를 승계할 수 없다"라는 입장이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20429 판결 등). 위 판결은 구 회사정리법 제78조가 정하는 부인권에 관한 판시이지만, 동조에 대응하는 채무자회생법 제100조가 정하는 부인권 행사에 대하여도 위 판결에 따른 법리를 전제로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회생회사 관리인이 부인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그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회생절차가 종결된다면, 그 부인소송은 종료되고 부인권 행사의 효과가 발생할 수 없다. 회생회사 관리인이 채권조사확정재판 또는 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 등에서 항변의 방법으로 부인권을 행사하던 중 회생절차가 종결된 때에는 그 소송절차는 중단되고 채무자에게 수계되지만 부인의 항변은 이유 없는 것이 된다. 회생절차를 조기에 종결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부인소송에 관하여 대상판결과 같은 태도를 관철하는 경우 일탈된 재산을 회복하여 채무자의 회생을 용이하게 하고 채권자 간에 공평을 기하려는 부인권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이와 같은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게 위하여 (i) 회생절차종결 전에 회생회사를 분할하여 신설회사가 부인소송과 관련된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방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2회합103 사례), (ii) 회생회사 M&A 이후에도 존속회사가 부인소송을 진행하는 방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회합42 사례), (iii) 채무자의 행위가 대표권남용 등의 법리에 의하여 무효가 될 여지가 있다면 청구원인 또는 항변으로서 부인권뿐만 아니라 대표권남용 등에 따른 무효도 함께 주장하는 방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1회합42 사례) 등이 활용되고 있다. 나. 대상판결에 대한 평가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은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동조 제1항 제4호의 '무상부인'은 채무자와 수익자의 주관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채무자의 지급의 정지 등으로부터 6개월 내에 한 무상행위 내지 이와 동일시해야 하는 유상행위'라는 것만으로 부인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 효용이 크다. 대상판결에서 부인의 대상의 된 이 사건 부속합의는 채무자 회사가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2010년 4월 30일로부터 6개월 내인 2010년 4월 12일 체결되었다. 이 사건 부속합의에서 상대방의 반대급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금형에 대하여 2500만원의 대가가 있었다. 하지만 원심은 제작비용만 7000만원 상당의 금형에 대한 대가로 2500만원을 지급받았을 뿐인 반면, 로열티까지 포기한 것에 대하여 '상대방이 반대급부로서 출연한 대가가 지나치게 근소하여 사실상 무상행위와 다름없는 경우'로서 채무자회생법 제100조 제1항 제4호의 무상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고, 대상판결은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원고는 상고심 계속 중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고, 법원 직권으로 파산이 선고되어 파산관재인인 피고가 상고심 소송절차를 수계한 것에 대하여, 회생절차폐지결정의 확정으로 부인소송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계획인가가 있은 후 회생절차폐지의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직권 파산선고에 의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기존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은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파산선고가 있는 때에는 관리인 또는 보전관리인이 수행하는 소송절차는 중단된다. 이 경우 파산관재인 또는 그 상대방이 이를 수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회생계획인가 후 회생절차폐지결정'의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여야 하고(필요적 파산선고),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2항에 의하면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대한 기각결정, 회생계획인가 전 회생절차폐지결정, 회생계획불인가결정'의 경우 법원은 반드시 파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할 수 있음에 그친다(임의적 파산선고). 대상판결은 회생계획인가 후 폐지 후 파산절차로 이행된 사안에 관한 것이지만, 대상판결이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에 근거하고 이 규정은 동조 제1항에 의한 파산절차뿐만 아니라 동조 제2항에 의한 파산절차에 대한 경우도 포함하므로,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대한 기각결정, 회생계획인가 전 회생절차폐지결정, 회생계획불인가결정 이후에 채무자 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하여 파산절차로 이행된 경우 역시 파산관재인은 종전의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이 수행 중이던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절차를 수계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부인권 행사에 기한 소송은 종료되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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