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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국제재판관할합의 유효요건으로서의 합리적인 관련성
▼판결요지▼ 외국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하는 전속적 국제관할합의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당해사건이 한국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않고, 지정된 외국법원이 외국법상 당해사건에 대해 관할권을 가져야 하는 외에 당해사건과 외국법원간의 ‘합리적인 관련성’이 요구된다 ▼연구요지▼ 대상판결은 한국법원의 국제재판관할을 배제하고 외국법원에 전속관할을 부여하는 합의의 유효요건의 기준을 제시한 최초의 대법원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다만 유효요건의 하나로 당해사건과 지정된 외국법원간의 ‘합리적 관련성’의 존재를 요구한 것은 유감이다 [事案의 槪要] 원고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피고는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복합운송증권을 발행하였다. 운송물은 소외 H상선에 의해 부산에서 미국 L.A.까지 해상운송되고 피고의 미국대리점에 의해 L.A.로부터 텍사스주까지 육상운송된 뒤, 그에 의해 A의 보세창고에 보관되었으나 A가 제3자에게 운송물을 인도함으로써 멸실되었다. 원고는 화환어음을 소외 C은행에 네고하였다가 운송물 멸실 후 C은행에 네고대금 등을 지급하고 복합운송증권을 반환받았다.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訴를 제기하였다. 복합운송증권 이면약관(제24조)은 미국법을 準據法으로 지정하고, “이 증권에 기한 소는 모두 뉴욕시 민사법원에 제기해야 한다. 다만, 운송인은 다른 관할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법원판결의 요지] 대법원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 원심판결은 서울고등법원 1996. 4. 18. 선고 95나37447 판결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한국법원의 관할을 배제하고 외국법원을 관할법원으로 하는 전속적 국제관할합의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당해 사건이 한국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지 않고, 지정된 외국법원이 외국법상 당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을 가져야 하는 외에, 당해 사건이 외국법원에 대해 합리적인 관련성을 가질 것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전속적 관할합의가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경우에는 공서양속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는 점에서도 무효이다. 이 사건이 뉴욕주법원과 관련성을 갖는다고 볼 만한 점은, 피고가 뉴욕주에 영업소를 가진 점과 보세창고업자가 미국인이고 운송물의 멸실지가 텍사스주라는 것 정도인데, 한편 원·피고는 모두 한국법인이고, 운송물의 목적지는 뉴욕주와 관련이 없고, 중요한 증거방법은 모두 한국내에 있으며, 운송인의 책임범위나 면책요건에 관한 미국법이 한국법보다 피고에게 더 유리하다고 볼 자료도 없고, 소송물가액이 극히 소액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뉴욕주에서의 소송수행이 피고에게도 불편할 뿐이므로, 이 사건 전속적 관할합의는 사건이 지정된 외국법원에 대해 합리적인 관련성을 결여함으로써 유효요건을 구비하지 못해 무효이다. [硏 究] Ⅰ. 문제의 제기 民事訴訟法(제29조. 舊民事訴訟法 제26조)은 서면에 의한 管轄合意의 유효성을 명시하는데 國際裁判管轄에 관한 合意도 허용됨은 명백하다. 국제거래 당사자들은 管轄合意를 통해 國際裁判管轄과 분쟁의 실체에 적용될 準據法의 예측에 관한 불확실성을 감면할 수 있고, 一般的·抽象的 規範에 근거한 경직된 管轄原則을 수정할 수 있으며, 管轄規則상의 利益狀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변경할 수도 있다. 대상판결은 이미 몇 편의 평석들{강희철, ‘專屬的인 國際裁判管轄合意의 유효요건’, 국제사법연구 제2호(1997), 337면 이하; 한충수, 國際裁判管轄合意에 있어 內國關聯性問題(上)(下), 법률신문 1997.11.20, 15면; 1997.11.27., 14면; 손경한, ‘전속적인 국제관할합의의 유효요건’, 중재 제29호(1998.12. 겨울호), 42면 이하; 정해덕, ‘船荷證券상의 國際裁判管轄合意’, 한국국제사법학회 (2002.7.26.) 정기연구회 발표자료 참조. 한충수, 손경한과 정해덕은 셋째의 요건에 대해 비판적이고, 강희철은 요건 자체는 지지하면서 다만 이를 넓게 해석할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전자의 입장이다}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법원의 國際裁判管轄을 배제하고 외국법원에 專屬管轄을 부여하는 합의의 유효요건의 기준을 제시한 최초의 대법원판결이다. 필자는 기존평석과의 중복을 피하면서 管轄合意의 유효요건을 논의한다. 대상판결은 그러한 專屬管轄合意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① 당해 사건이 한국법원의 專屬管轄에 속하지 아니할 것, ② 지정된 외국법원이 외국법상 당해 사건에 대해 管轄權을 가질 것과, ③ 당해 사건이 외국법원에 대해 合理的 關聯性을 가질 것이라는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대상판결은 일본 最高裁判所의 1975. 11. 28. 판결처럼 專屬管轄合意가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이유로 公序良俗에 반하는 법률행위가 되는 경우에는 무효라고 하였다. Ⅱ. 國際裁判管轄合意의 유형과 유효요건의 準據法 管轄合意에는 專屬的 管轄合意와 附加的 管轄合意가 있다. 또한 管轄合意에는 ‘管轄을 부여하는 합의’(prorogation)와 ‘管轄을 배제하는 합의’(derogation)의 두 가지가 있다. 이 사건은 한국법원의 관할을 배제하고 외국법원에 관할을 부여하는 專屬的 管轄合意이므로 관할배제합의와 관할부여합의가 결합된 유형이다. 管轄合意의 법적 성질을 어떻게 보는가에 관계없이, 管轄合意의 고유한 유효요건(허용요건), 方式과 效力은 法廷地法에 의해 판단할 사항이다. 여기의 ‘法廷地’에는 訴가 계속한 法廷地와, ‘관할이 배제된 法廷地(forum dorogatum)’도 포함된다. 대상판결은 專屬管轄合意의 유효요건을 한국법에 따라 판단한 것인데 이는 한국이 法廷地임과 동시에 관할이 배제된 법원이기 때문이다. Ⅲ. 한국의 國際裁判管轄을 배제하는 專屬管轄合意의 유효요건 1. 한국법원이 專屬管轄을 가지지 않을 것 한국의 專屬管轄에 속하는 사건에 관한 한 당사자들이 합의로써 관할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의 ‘專屬管轄’은 專屬的 土地管轄이 아니라 專屬的 國際裁判管轄을 말한다. 한국법이 專屬管轄을 규정하더라도 당연히 專屬的 國際裁判管轄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의 브뤼셀규정(제22조)과 헤이그국제사법회의의 주도하에 작성된 「民事 및 商事의 國際裁判管轄과 外國裁判에 관한 협약」의 1999년 예비초안(제12조)에서 보면 ① 부동산에 대한 物權 또는 임대차를 목적으로 하는 訴에 대해서는 부동산 소재지, ② 법인의 존부, 기관의 결정의 유·무효 등에 관한 訴에 대해서는 設立準據法 소속국과 ③ 공적 장부상의 기재의 유·무효를 목적으로 하는 訴에 대해서는 공부를 관리하는 국가 등의 專屬的 國際裁判管轄이 인정된다. 2. 지정된 외국법원이 國際裁判管轄을 가질 것 專屬管轄合意의 경우 지정된 외국법원이 國際裁判管轄을 가지지 않으면 당사자는 재판을 받을 수 없다. 문제는 지정된 외국이 ‘不適切한 法廷地’(forum non conveniens)의 法理를 적용하는 영미국가인 경우, ‘國際裁判管轄을 가질 것’이라는 요건이 國際裁判管轄을 가지면 족한지 아니면 그에 추가하여 실제로 國際裁判管轄을 행사할 것인지이다. 지정된 외국법원이 당사자들의 專屬管轄合意에도 불구하고 재량으로 國際裁判管轄權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을 한국법원이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므로 前者가 타당하다. 3. 당해 사건과 외국법원간에 合理的 關聯性이 있을 것 셋째 요건에 대하여는 비판적인 견해가 유력하다. 당사자들은 仲裁合意에 의해 전세계 법원의 管轄權을 배제할 수 있으므로 合理的 關聯性은 불필요하다. 특히 둘째 요건에 따라 지정된 외국법원이 合理的 關聯性의 결여에도 불구하고 國際裁判管轄을 가지고 행사한다면, 한국법원이 그를 이유로 管轄合意의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 또한 국제해상운송분야에서처럼 당사자들이 정평있는 영국법원을 專屬管轄法院으로 합의한다면 合理的 關聯性의 존재를 긍정할 것이다. 한편 개별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管轄合意가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경우 管轄合意는 무효라는 견해가 있고, 원심판결이 한국법원의 관할을 배제하는 專屬管轄合意는 재판절차의 편의와 집행의 실효성 또는 당사자간의 공평의 견지에서 보아 합리성이 있을 때만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한 것은 그런 의미이다. 사견으로는 당해 사건과 외국법원간의 合理的 關聯性 또는 管轄合意의 合理性을 요구한다면 상당한 법적 불안정성을 도입하게 되어 당사자들이 管轄合意를 한 취지에 반한다. 合理的 關聯性은 아예 요구하지 말거나 상당히 완화해야 하며, 合理性의 통제도 불필요하고 다만 현저하게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경우 넷째의 요건으로 해결할 것이다. 4. 專屬管轄合意가 公序良俗에 반하지 않을 것 이 요건은 추상적이지만 管轄合意의 남용에 대한 통제수단으로서 중요하다. 그의 근거로는 ① 民法의 公序條項(제103조)을 적용하거나, ② 國際私法의 公序條項(제10조)을 유추적용할 수 있지만, ③ 管轄合意의 허용요건의 문제로서 法廷地法인 한국법으로서 國際裁判管轄을 규율하는 법인 國際私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Ⅳ. 대상판결의 법리가 개정 國際私法하에서도 타당한가 國際私法(제2조 제1항)은 법원은 당사자 또는 사안이 대한민국과 實質的 關聯이 있는 경우에 國際裁判管轄權을 가진다고 하므로 國際私法에 의해 대상판결의 입장이 강화되었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첫째, 법원은 實質的 關聯의 유무 판단시 國際裁判管轄配分의 理念에 부합하는 合理的인 原則에 따라야 하므로 중립적(또는 전문적) 法廷地의 선택이 합리적이라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둘째, 國際裁判管轄이 있기 위해서는 당사자 또는 사안과 法廷地간에 實質的 關聯이 있어야 하나 이는 당사자의 주소, 국적만이 아니라 당사자의 합의도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 그렇지 않더라도 國際私法(제2조 제1항)은 통상의 경우를 규정한 것이지 合意管轄과 辯論管轄(應訴管轄)의 경우까지를 망라한 것은 아니다. Ⅴ. 맺음말 대상판결은 한국법원의 國際裁判管轄을 배제하고 외국법원에 專屬管轄을 부여하는 합의의 유효요건에 관해 기준을 제시한 최초의 대법원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상판결이 그러한 專屬管轄合意는 합리성이 있을 때만 유효하다는 견해를 배척함으로써 종래의 논란을 불식한 점은 중요하다. 그러나 대상판결이 유효요건의 하나로서 당해 사건과 지정된 외국법원간의 合理的 關聯性의 존재를 요구한 것은 유감이다. 또한 여기에서 논의하지 않았지만 대상판결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논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 <상세한 판례평석은 2003. 1. 배포될 서울지방변호사회, 判例硏究 제16집(下)에 게재될 예정>
2002-12-09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사건 개요] 1996년 5월 19일 원고는 피고가 소유하는 3층 건물의 1층 방 2칸을 보증금 20,000,000원, 월차임 400,000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그 임대 목적물인 방 2칸은 반 지하로서 방범창이 설치되어 있지도 않고 주위 담장이 낮을 뿐만 아니라 대문도 없이 바로 길에 연하여 절도범이 쉽게 침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1996년 6월 15일 새벽 4시에서 5시 50분 사이에 임차인(원고)이 거주하고 있는 방에 절도범이 침입하여 10만원권 자기앞 수표 7매 등 도합 2,000,000원 상당의 금품을 도난당하였다. 또한 임차인이 거주하는 임대 목적물인 방에 대한 차면시설이 불량하여 지나가는 행인들이 수시로 임차인과 임차인의 딸들이 거주하고 있는 방안을 들여다 보곤하여 정신적 고통을 겪는 등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 만료 전부터 수 차례 임대인(피고)에게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의사가 없음을 통고한 바 있다. 그러나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계약금 정도의 금원만 제공하면서 방을 비워 주면 그 후에 나머지 보증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임차인은 소액의 금원만 지급받고 방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거주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보증금 전액을 회수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증금 전액을 다 받을 때까지 임대 목적물인 방에 거주하고 있던 중 1997년 11월 30일 또 다시 절도범이 침입하여 수표와 현금 등을 도난 당하였다. 임차인이 이와 같은 고통을 당하고 있음에도 임대인은 여전히 임대 목적물에 대한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으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여 임대기간이 1998년 5월 19일 까지라고 주장하면서 보증금의 반환을 거부해왔다. 이에 임차인은 임대인에 대하여 보증금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원심 판결(서울지법 1999. 1. 14. 선고 98나42737) 요지] 피고(임대인)는 임대 목적물(방 2칸)을 원고(임차인)에게 임대하면서 임대인으로서, 임차인이 정상적으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할 안전배려의무에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지배 영역하에 있는 임대목적물에서의 생활에 고통을 느끼고 이주를 원하는 원고에게 임대차계약 기간이 종료되지 아니하였음을 내세우면서 보증금의 반환을 거부하여 원고로 하여금 임대목적물에 강제적으로 거주하여야 하는 등으로 심적인 고통을 주었다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음이 명백하므로 피고는 이러한 원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 수액은 금 5,000,000원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대법원 판결 요지: 원심 파기] 통상의 임대차관계에 있어서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을 제공하여 임차인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수익하게 함에 그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임차인의 안전을 배려하여 주거나 도난을 방지하는 등의 보호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을 제공하여 그 의무를 이행한 경우 임대목적물은 임차인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어 그 이후에는 임차인의 관리하에 임대목적물의 사용·수익이 이루어지는 것인 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원심 판시와 같은 임차인에 대한 안전배려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연구]Ⅰ. 본 판결의 문제점 본 판결의 주된 쟁점은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하여 안전배려의무 또는 도난방지 등의 보호의무를 부담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즉, 임대차계약에 의한 임대인의 의무로서 임차인에 대한 보호의무도 인정되는 것인지, 인정된다면 그 내용과 한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 임대목적물의 사용·수익의무에는 임차인의 안전을 배려하거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임차인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즉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는가? 과연 임대인은 임대 목적물을 제공하여 임차인이 이를 사용·수익하도록 하면 그 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는가? 본 사안의 원심 판결은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보호의무로서 도난 방지 의무를 인정하였으나, 본 연구의 대상판결인 대법원 판결(이하 본 판결이라고 한다)은 이를 배척하고 있다. Ⅱ. 임대인의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민법 제618조).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 이 의무는 임대차 관계의 가장 핵심적인 의무로서, 임차인이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인용하는데 그치는 소극적인 의무가 아니라, 임차인이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적극적인 의무이다(김상용, 채권각론(상), 358). 즉, 임차인에 의한 사용·수익을 가능하게 하는 임대인의 이러한 의무는 물적인 시설에 관한 것이 중심이 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임차인의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平野裕之, 契約法, 383). 임차인이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임대인이 적극적으로 부담하게 되는 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첫째 임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여야 할 목적물 인도의무, 둘째, 임대차기간 동안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데 방해가 되는 제3자의 침해를 적극적으로 방지·제거하여야 할 방해제거의무, 셋째 임대 목적물을 임차인이 사용·수익하는데 필요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할 수선의무(민법 제623조)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부가하여 임대인의 의무로서 임차인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1. 임대 목적물 인도의무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에서 약정된 사용 목적에 적합한 상태로 임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목적물 인도의무는 주물뿐만 아니라 종물에도 미친다. 그 밖에도 임대 목적물의 진입로를 확장하기로 한 경우나 주위 환경을 정비하기로 하는 등 목적물의 상태에 관한 특별한 합의가 이루어 진 경우에는 그러한 상태를 조성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이은영, 채권각론,306). 2.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 유지 및 방해제거의무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존속기간 중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적극적인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의무는 임대차가 유상계약이라는 점에서 비롯되는 당연한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상태가 임대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적합한 상태인가에 대한 판단은 임대차의 유형, 거래관습 또는 특약에 의한 임대차계약의 해석문제가 된다. 또한 임대인은 임대차 기간동안 임차인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임대인 스스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하는 일을 해서는 아니 되며, 타인의 방해행위에 대하여는 그 방해상태를 제거해 줄 의무가 있다. 임대인의 방해제거의무는 임차인 스스로 방해제거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임차인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는 물론 임차인이 점유보호청구권에 의하여 구제될 수 있는 경우에도 면책되지 않고 부과된다. 3. 수선의무 임대인이 부담하는「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라는 포괄적인 의무 가운데 주된 문제가 되는 것은 임대인의 수선의무라고 할 수 있다. 구민법에서는 「임대인은 임대물의 사용 및 수익에 필요한 수선을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구민법 제606조), 현행 민법은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라고 하여 포괄적인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임대인이 부담하게 될 수선의무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 및 정도는 결국 임대차계약의 내용과 거래의 관행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판례는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는 듯하다. 이를테면, 임대 목적물인 방에 약간의 균열이 생기고 벽에 금이 간 정도의 파손상태는 임대인에게 수선의무가 있는 대규모의 것이라 할 수 없고, 임차인이 부담하는 통상의 임차물의 수선 및 보관, 관리의무에 속한다고 한다(대판 1989.9.26, 89도703). 그러나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인정되는 경우란, 임대 목적물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의 사용·수익이 불능으로 될 정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임대인의 이러한 수선의무는 특약으로 면제되거나 감경될 수 있다는 견해가 통설적 입장이지만, 이 특약은 신중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대수선에 이르는 부분까지 임대인의 의무를 면제시키는 특약은 결국 임차인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판례 역시 대규모의 수선은 임대인이 그 수선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다(대판 1994. 12. 9, 94다34692).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390조),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544조). 또한 임차인은 차임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 것이다. 4. 보호의무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데 큰 불편이 없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보증할 수 있는 내용으로서 임차인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생각컨대 계약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권리의무로서의 보호의무는 급부의무와 독립된 존재로서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채무자의 의무를 주된 급부와 부수적 급부로 구분하여, 부수적 의무의 내용으로서 신의칙상 보호의무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이와 동등한 내용으로서 적극적으로 보호의무를 인정할 것을 주장하고자 한다. 그 근거는 민법 제2조 신의칙에서 구할 수 있다. 따라서 보호의무란 단지 채무이행과정에서 비롯되는 부수적인 의무라고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채권자와 채무자 상호간에 서로 상대방이 현유하는 생명·신체·소유권 기타 이익(안전성 이익)의 안전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배려하여야 할 주의의무라고 해석하여, 채무자의 행위의무로서 독립된 보호의무로서 인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호의무를 규정할 때, 보호의무는 급부이익이나 계약목적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안전성 이익의 보호를 향하고 있다는 점 및 채무자 뿐만 아니라 채권자에게도 부과되는 내용이며, 계약이 무효가 되어도 일정기간 존속된다는 점 등에서 계약상의 다른 내용의 의무와 그 성질을 달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潮見佳男,債權總論,14). 특히 계약체결 준비단계에서부터 장래의 계약 당사자(future contractant) 또는 계약 후보자(candidat au contrat)라고 할 수 있는 당사자는 성실한 분위기에서 계약을 체결할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私見에 따르면 이미 이 단계에서부터 신의칙상의 보호의무는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이 보호의무는 채무자 뿐만 아니라 그 이행보조자에게도 인정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Ⅲ. 본 판결의 검토 먼저 결론부터 언급한다면,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의무는 단순히 임차인에게 임대 목적물을 제공하여 임차인이 이를 사용·수익하게 하는데 그치고, 더 나아가 임차인의 안전을 배려하여 주거나 도난을 방지하는 등의 보호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는 본 판례의 논지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임차인 보호라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민법의 태도는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점은 해석론으로서 그 미진한 부분을 보충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 판례의 검토에 앞서 일반적으로 임대차계약에 관한 법규 및 판례의 기본적인 자세부터 살펴보면 다분히 임대인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려 한다는 취지를 쉽게 간파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로써, 민법상 규정된 임대인의 의무(제618조, 제623조, 제626조, 제567조, 제570조 등)에 비하여 임차인의 의무(제618조, 제374조, 제610조, 제624조, 제634조, 제654조, 제616조, 제615조 등) 내용이 두배 정도 부과되고 있다는 점을 비롯하여, 임대인이 임차목적물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확실하게 보장해 주면서, 임차인에게는 차임증감에 관한 권리 주장과 임대차 계약 종료시의 부속물 처리에 관한 보호 정도에 그치고 정작 중요한 임대차 계약 체결 후 임차인의 임대 목적물 사용에 관한 규정은 사용·수익이라는 지극히 포괄적인 내용만 두고 있을 뿐이며 보증금 반환에 대한 규정도 전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입법상의 불비에 대한 판례의 태도 역시 임대인측에서의 해석론을 전개하고 있음은 본 판례의 내용 이외에도 다수 발견된다. 앞에서 소개한 내용처럼 임대인에게 요구되는 수선의무의 인정범위를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판례는 임차 건물이 원인불명의 화재로 소실되어 임차물 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하여 임차인에게 그 입증책임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대판 1999.9.21, 99다36273). 이는 곧 임차인의 선관주의의무는 추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동등하게 법률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러나 대립하는 두 당사자로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때에는 사회정책상 임차인의 보호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유감스럽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러하지 않은 듯하며, 본 판례의 내용도 이러한 맥락에서 도출된 결론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사회정책적인 입장에서도 본 사건의 원고인 임차인과 그 딸들의 실질적인 보호를 도외시하고 임대임측의 형식적인 의무만을 강조하고 있는 본 판례의 판시 내용에는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둘째, 임대인에게 부과되고 있는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에 관한 내용의 해석론에 관한 문제이다. 우리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임대인의 목적물 인도의무, 사용·수익케 할 의무 및 그 유지의무를 인정하고 있음은 앞에서 설명하였다. 그런데 이 규정을 문리 그대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에게는 「계약 존속 중」그러한 의무가 계속된다는 점에 주목을 요한다. 즉 임대인은 임대차계약 체결 후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 할 수 있도록 인도함으로써 그 의무이행을 다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임대인은 그러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은, 임대차기간 동안 임차인의 실질적인 사용·수익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즉 단순히 임대 목적물을 인도하여 임차인이 사용·수익하도록 하면 임대인의 의무는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용·수익의 보장, 예컨대 임차인의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의미에서의 사용·수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서는 절도범이 쉽게 침입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의무 또는 적절한 차면시설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임차인이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의무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채무자의 채무 내용으로서 주된 급부의무(본 사안에서는 임대 목적물의 인도의무) 이외에 독립된 의무로서 보호의무를 인정하고 있는 사견에 따른다면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위와 같은 의무는 더욱 요구되는 내용이라고 할 것이며, 부수적인 의무로서도 그러한 임대인의 보호의무는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본 판례에서 밝히고 있는 판시 내용은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요컨대 민법 제623조가 규정하고 있는 임대인의 의무는 임차인이 정상적으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해줄 의무로서 보호의무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며, 또한 신의칙상 요구되는 독립된 의무(또는 부수의무)로서도 임대인은 임차인의 안전을 배려할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본다.
2001-09-10
프랜차이즈계약에 있어 가맹점주의 판매대금 임의소비에 관한 법적문제
Ⅰ. 사건개요 가맹점주 갑과 을회사사이에 체결된 미니스톱 가맹점계약은 본사에서 편의점운영 및 경영에 관한 기술촵상표 및 판매용 설비와 집기비품을 가맹점에게 공급하고, 가맹점주는 이를 활용하여 가맹점의 운영을 책임지되 가맹점의 경영은 본사의 경영지도를 기초로 하여 가맹점의 독자적인 책임과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따라서 가맹점은 점포운영의 사업주로서 점포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그 중요한 내용으로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상품을 구입함을 원칙으로 하고, 본사의 승인이 있으면 본사이외의 자로부터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그 상품대금의 지불은 본사에 위탁하는 것으로 하며, 판매가격은 본사가 추천하는 가격으로 하되, 판매대금은 매일 본사에 송금하여야 하고, 본사의 구좌로 입금된 가맹점의 매출대금을 1개월단위로 정산하여 매출총이익의 30%(영업시간이 1일 24시간인 경우) 내지 33%(영업시간이 1일 24시간미만인 경우)는 본사에 귀속하고, 그 나머지는 가맹점에 귀속하며, 가맹점계약종료시 가맹점내에 존재하는 상품은 가맹점의 소유로 하되 본사의 요구가 있으면 이를 본사 또는 본사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양도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계약에 의하여 가맹점주 갑이 가맹점을 운영하던 중 가맹점에서 판매된 물품판매대금을 갑이 을회사와 체결한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라서 물품판매대금을 을회사로 송금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 Ⅱ. 대법원판결요지 대법원은 가맹점주 갑이 행한 가맹점의 물품판매대금의 임의소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법원의 판결(인천지법 1997. 11. 13 선고 97 노 1835 판결)의 판단을 지지하면서 이 사안에서 갑이 본사와 맺은 가맹점계약은 독립된 상인간에 일방이 타방의 상호, 상표등의 영업표지를 이용하고 그 영업에 관하여 일정한 통제를 받으며 이에 대한 대가를 타방에 지급하기로 하는 특수한 계약형태인 이른바 ‘프랜차이즈계약’으로서 그 기본적인 성격은 각각 독립된 상인으로서의 본사 및 가맹점주간의 계약기간동안의 계속적인 물품공급계약이고, 본사의 경우 실제로는 가맹점의 영업활동에 관여함이 없이 경영기술지도, 상품대여의 대가로 결과적으로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보장받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본사와 가맹점이 독립하여 공동경영하고, 그사이에 손익분배가 공동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가맹점계약을 동업계약의 관계로는 볼 수 없고, 따라서 가맹점주인 갑이 판매하여 보관중인 물품판매대금은 갑의 소유라고 할 수 있고, 갑이 이를 임의로 소비한 행위는 프랜차이즈계약상의 채무불이행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고 있다.(이와 동일한 판결로 대판 1996. 2. 23, 95 도 2608이 있다.) Ⅲ. 판례평석 1. 프랜차이즈계약의 의의와 법적 성격 프랜차이즈계약이란 프랜차이즈제공자·설정자(Franchiesegeber)가 프랜차이즈이용자(Franchiesenehmer)에 대하여 자기의 상호·상표 또는 영업표지 등을 사용하여 영업을 하게 하고 프랜차이즈이용자는 자기의 영업에 관하여 프랜차이즈설정자의 지시와 통제를 받고 일정한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 프랜차이즈계약은 계약의 특성상 일정한 기간을 전제로 하는 계속적 계약의 형태로 행하여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규제의 내용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가 1995년 상법개정으로 동법 제46조 20호 즉, “상호·상표 등의 사용허락에 의한 영업에 관한 행위”로서 상행위의 하나로 규정되고 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계약이 행하여지는 경제적 여건으로 프랜차이즈설정자로서는 직접투자 내지 자금·인원의 추가부담없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으며 경영의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위험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에 대하여 프랜차이즈이용자로서는 적은 자본촵정보등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사업의 경영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지시와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사업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경영상의 지시와 통제의 내용으로 점포의 위치·상품의 종류·가격·경영방침등이며 심지어 간판이나 종업원의 의복등 많은 점에서 행하여지고 있다. 프랜차이즈계약의 종류로는 생산자·도매상·소매상사이의 프랜차이즈처럼 계약당사자사이의 분류에 따라 나누어 질 수 있고 계약의 대상에 따라서 상품프랜차이즈와 용역·영업형프랜차이즈로 나뉘어진다. 프랜차이즈계약이 실제 경제계에서 상당히 널리 행하져지고 있는데 프랜차이즈계약을 둘러싸고 상당한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법적 분쟁은 프랜차이즈계약의 법적 성격에 따라서 해결을 달리한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프랜차이즈계약은 하나의 일의적인 성격을 가진 계약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지닌 혼합적 성격을 가진 혼합계약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계약에는 프랜차이즈설정자의 상호촵상표 등을 프랜차이즈이용자로 하여금 사용하게 하는 점에서 명의대여계약적 요소가 있으며 경영의 지도 내지 통제를 하는 점에서 노무제공의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도급이나 위임의 요소가 있다. 특히 상품내지 설비의 소유권을 프랜차이즈설정자가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임대차적 요소가 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계약이 어떠한 내용의 성질을 지닌 계약인 여부는 실제로 체결되어지는 계약의 내용에 따라서 달라지나 상품프랜차이즈의 경우에 매매계약으로서의 성질이 강하고 용역프랜차이즈계약의 경우 노무제공계약 즉, 도급이나 위임계약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손주찬, 상법(상), 박영사, 2000, 421면; 정찬형, 상법강의(상), 박영사, 1999, 390면). 프랜차이즈계약이 이러한 성격을 지닌다고 하여도 프랜차이즈설정자와 이용자는 상호 대리인이나 피용자등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독립된 성격을 지닌 상인이다(최기원, 상법학신론(상), 박영사, 2000, 398면). 즉, 프랜차이즈설정자와 이용자는 각자 자신의 명의와 계산으로 영업을 행한다. 프랜차이즈이용자는 상법상의 대리인도 상업사용인도 아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계약에 의한 상호사용의 대가로 지급하는 사용료는 명칭과 형식을 불문하지만 계약의 당사자가 상호독립성을 가지므로 임금 내지 그 유사의 형태는 아니다. 2. 문제사안의 경우 문제된 사안에서 갑과 을회사가 행한 계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본사에서 편의점운영 및 경영에 관한 기술과 상표 및 판매용 설비와 집기비품을 가맹점에게 공급하고, 가맹점주는 이를 활용하여 가맹점의 운영을 책임지되 가맹점의 경영은 본사의 경영지도를 기초로 하여 가맹점의 독자적인 책임과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따라서 가맹점은 점포운영의 사업주로서 점포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는 점에서 갑과 을회사는 가맹점경영에서 서로 독립된 경영자 내지 상인으로서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고 또한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상품을 구입함을 원칙으로 하고, 본사의 승인이 있으면 본사이외의 자로부터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그 상품대금의 지불은 본사에 위탁하는 것으로 하며, 판매가격은 본사가 추천하는 가격으로 하되, 판매대금은 매일 본사에 송금하여야 하고, 본사의 구좌로 입금된 가맹점의 매출대금을 1개월단위로 정산하여 매출총이익의 30%(영업시간이 1일 24시간인 경우) 내지 33%(영업시간이 1일 24시간미만인 경우)는 본사에 귀속하고, 그 나머지는 가맹점에 귀속한다는 점에서 을회사의 경영에 관한 기술과 상표등을 가맹점주인 갑이 사용한다는 점과 가맹점의 물품판매대금의 일정액을 본사가 지급받는 것으로 인하여 이는 프랜차이즈계약의 일종이며 특히 상품프랜차이즈계약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계약에 있어서 법률적으로 가장 쟁점이 되는 문제점은 가맹점의 영업의 결과 취득한 물품판대대금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 가라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는 프랜차이즈계약에 있어서 발생하는 민사상촵형사상 법률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기 때문이다. 첫째, 물품판매대금의 소유권이 프랜차이즈설정자(이 사례에서는 을회사)에게 있다면 프랜차이즈이용자(이 사례에서는 갑)가 취득한 대금은 이용자인 갑으로서는 원소유자인 설정자인 을회사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대금이다. 이러한 경우는 사실상 이용자는 을의 대리인이거나 상법상 위탁판매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갑이 을에게 대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는 경우 을은 갑에게 민사상 물품판매대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고 형사상 갑은 타인의 소유인 대금을 을에게 반환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소비한 경우는 갑이 을에 대하여 대금의 보관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이와 반대로 물품판매대금이 가맹점주인 갑의 소유라고 한다면 프랜차이즈설정자인 을로서는 단지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른 이용료만 청구할 수 있을 뿐 대금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이유로 대금에 대하여 반환청구하지 못한다. 미판매된 물품의 소유권도 원칙적으로 이용자인 갑의 소유이다. 물품판매대금이 이용자인 갑에게 있으므로 갑이 이를 임의로 소비하여 설정자인 을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른 단순한 채무불이행이고 이용자인 갑 자신이 소유촵점유하는 금전이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프래차이즈계약의 성격과 계약당사자인 프랜차이즈설정자와 이용자의 지위 및 물품판매대금의 소유권귀속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미 위에서 살펴 본바와 같이 프랜차이즈설정자인 을과 프랜차이즈이용자인 갑과의 법률관계는 프랜차이즈계약이라는 채권계약이고 설정자인 을이 이용자인 갑에게 물품을 대여촵공여한 것은 프랜차이즈계약에 따른 물품공급계약이며 물품의 대금처리는 일반적으로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물품구입할 때 가맹점의 본사에 대한 외상구입금으로 처리하고 사후 본사의 구좌로 입금된 가맹점의 매출대금으로 상품대금을 우선 충당한다는 점에서 매매유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설정자와 이용자가 독립된 상인이며 가맹점운영은 전적으로 이용자인 갑이 관리하므로 가맹점관리 중 가장 중요한 업무인 물품판매로 인한 대금은 가맹점주이며 프랜차이즈이용자인 갑에게 속한다고 하여야 한다. 프랜차이즈설정자인 을이 하는 업무는 상표나 운영방법등을 이용케 하고 사용료를 받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계약의 성격이 이러하다면 가맹점주 갑이 행한 물품판매로 인한 대금은 가맹점주 갑에게 귀속하고 대금을 갑이 임의로 소비하여 설정자인 을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이라고 보아야 하며 역시 형사상 횡령죄의 책임도 지지 아니한다고 하여야 한다.
2000-09-18
계약해제를 이유로 한 대금반환청구소송의 소송물
【사실관계】 X는 Y와 특정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일정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Y의 기망으로 인해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유를 간과하고 체결하였다고 하여, X는 Y를 상대로 당해 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 기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전소). 이에 대해서는 Y의 기망행위는 인정되지 않고 당해 매매계약이 유효하다는 이유에서 X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내려지고 확정되었다. 그러자 X는 또다시 당해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Y의 후발적인 이행불능을 원인으로 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그 원상회복으로서 기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후소). 이러한 후소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 가가 문제되었는데, 원심은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에서 전소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Y 상고, 파기환송. 【판지】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규정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고(대법원 1997.12.9. 선고 96다47586 판결 등 참조), 부당이득반환청구에서 법률상의 원인 없는 사유를 계약의 불성립, 취소, 무효, 해제 등으로 주장하는 것은 공격방법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중 어느 사유를 주장하여 패소한 경우에 다른 사유를 주장하여 청구하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X가 전소에서 주장하였던 무효 또는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의 효과로서 구하였던 매매대금반환의 성질은 부당이득반환이라고 할 것이고, 후소에서 계약해제의 효과인 원상회복으로서 구하는 것도 같은 성질의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는 결국 전소의 소송물인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공격방법을 후소에 다시 제출하여 전소와 다른 판단을 구하는 것이어서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이, 그 소송물이 서로 다르다고 단정하여 X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 것은 소송물이나 기판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다.” 【평석】 판지에 찬성한다. 1. 본판결의 의의 본판결은 소송물이나 기판력의 범위확장에 관해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인색하다고도 할 수 있는 판례의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획기적인 선례라고 할 수 있다. 판지는 간단히 말해 전소는 기망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와 그에 따른 대금반환청구이고, 후소는 후발적인 이행불능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와 그에 따른 대금반환청구이지만, 양소의 소송물이 같으므로 후소는 전소의 기판력에 저촉된다는 입장이다. 이 평석에서는 본판결이 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을 동일한 것으로 본 이유를 고찰하고, 약간의 사견을 추가할 예정이다. 단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소송물의 기준이 그대로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과 항상 동일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후자가 넓을 수도 있지만, 일단 소송물이 같다면 당연히 후소는 전소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 판례는 소송물=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민사소송법202조1항)라는 도식을 존중하는 입장이므로, 기판력의 저촉을 도출하기 위해 소송물의 동일성을 도출하려는 논리를 구사하려는 경향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도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에 관해서는 추후에 논하기로 하고, 일단 이 평석에서는 본판결에서 문제된 소송물의 동일성 여부에 관해 논의해 보기로 하겠다. 아울러 이 사건에서는 기판력의 시적 범위에 관해서도 문제되었다. 즉 매매계약의 이행불능이라는 사유는 전소판결의 기준시 후에 발생한 것인가의 유무 그리고 그러한 사실의 존부에 관한 X의 과실의 유무에 관한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판결의 방론에서, “한편 원심은 부가적으로, X가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이행불능이 되었음을 전소의 변론종결일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시하였는데, 판결의 기판력은 그 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있어서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 및 방어방법에 미치므로(대판 1980.5.13, 80다473) 전소의 변론종결일 전의 이행불능을 내세워 해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기판력에 의해 차단된다”고 판시하였다. 2. 소송물의 동일성 여부 - 판례의 입장 - 전소의 소송물과 후소의 소송물이 같다면 당연히 후소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의해 각하를 면할 수 없다(전소판결 확정전이라도 중복제소가 되어 각하된다). 소송물은 전부는 아니지만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나 중복제소의 문제를 해결시 중요한 하나의 기준이 됨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소송물의 기준에 관해서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신구소송물론의 논쟁이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본판결과 유사한 판례의 입장을 통해 본판결이 내려진 배경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소송물론에 관해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논쟁인가, 논쟁다운 논쟁인가 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단순히 논리성·체계성을 강조하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판례가 구소송물론을 취함으로써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기타 법원의 실무운영을 둘러 싼 문제)가 발생하고,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논해야 한다고 평가하고 싶다. 먼저 본판결에서 인용하고 있는 대판 1997.12.9, 96다47586에서는 “계약해제의 효과로서의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은 부당이득에 관한 특별 규정의 성격을 가진다”고 판시하고 있다(이 판결은 대판 1962.3.29, 61다1429에 따른 것이지만 어느 쪽도 아쉽게도 그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이유가 설시되어 있지 않다). 본판결은 이를 토대로 계약해제에 의한 원상회복청구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이고, 부당이득반환의 이유인 계약의 불성립, 취소, 무효 등은 공격방어방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 그렇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 관한 이러한 해석은 다른 판례를 통해 생성·발전된 것일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판례에는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의 소송물을 다룬 것이 없다. 부당이득은 아니지만 본판결과 비슷한 논리를 전개한 것으로 다음의 두 가지 부분에 대한 판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등기청구소송에 관한 것이다. 즉 대판 1981.12.22, 80다1548에서는 “말소등기청구사건에 있어서의 소송물은 당해 등기의 말소등기청구권이고 그 동일성식별의 표준이 되는 청구원인, 즉 말소등기청구권의 발생원인은 당해 ‘등기원인의 무효’에 국한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또한 대판 1982.12.14, 82다카148,149에서도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전소의 변론종결 전까지 주장할 수 있었던 무효사유는 그것이 무권대리행위, 불공정한 법률행위이거나 또는 통모허위표시에 의한 매매무효를 이유로 하거나 간에 다같이 청구원인인 등기원인이 무효임을 뒷받침하는 이른바 독립된 공격방법에 불과하여 서로 별개의 청구원인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입장은 말소등기청구소송에만 국한된 것이지만, 아무튼 현재 확고한 선례로 자리잡고 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말소등기청구권의 관계에 대해, 판례가 말소등기청구라는 하나의 권리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춘 입장이라면, 판례가 전자의 경우에도 동일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다음으로 행정소송에 관한 것이지만, 대판 1992.2.25, 91누6108에서도, “과세처분무효확인소송의 경우 소송물은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확인을 구하는 것이며, 이는 청구취지만으로 소송물의 동일성이 특정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당사자가 청구원인에서 무효사유로 내세운 개개의 주장은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 판례도 그 근거로 하는 것은 앞서 본 말소등기청구에 관한 법리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특히 이혼소송의 소송물을 민법 제840조 6호로 보고, 동조 1호 내지 5호는 예시적인 사유로 해석해 나가고 있는 점에 입각하여, 대판1963.1.31, 62다812와의 대비에서 본 대판1994.5.10, 93므1051에서 도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이 엿보인다고 생각한다. 3. 사견 - 본판결의 사정(射程) 본판결은 결국 위와 같은 두 가지 부분에 관한 판례의 입장이 배경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판결로 인해 말소등기청구권, 과세처분무효확인청구권 그리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관해 동일한 처리를 제시한 것이 되었다.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에 관해서는 소송물론의 입장에서, 판례는 신소송물론 특히 일지설을 옹호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판례는 어디까지나 구소송물론의 입장에서 소송물을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소등기청구에 관한 전게 대판 1981.12.22, 80다1548의 해설(노경래, 대법원판례해설제1호138면)도 “구소송물론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소송물 자체와 그 발생원인이 되는 청구원인 및 청구원인을 이유있게 하는 공격방법을 상호 기능적으로 구분하므로서” 라고 평가하고 있다. 구소송물론에 입각하여 소송물의 동일성을 판단하되, 소송물이 동일하다면 그 이유가 되는 공격방어방법이 달라도 동일한 권리관계임을 인정한다는, 말하자면 특정 권리관계에 관해 소송물의 범위를 넓게 본다는 입장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은 일본의 판례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본판결의 경우, 일본의 대심원판결1928.8.1, 민집7-687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영향이 있다 하여 본판결의 의의가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앞서서도 지적했지만 논리일관된 입장이고, 이러한 흐름속에 나온 것이 본판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판결의 실천적인 의의는, 앞으로 대법원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본판결을 포함한 판례의 입장은 특정 청구권(말소등기청구권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 등)이 주장되고 그 청구권을 근거짓는 또다른 실체법상의 청구권이 없는 경우라면, 그 청구권을 주장하는 소의 소송물은 그 공격방어방법에 관계없이 동일하다는 견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논리에 선다면 본판결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 해결에 있어 귀중한 선례로 작용할 것이다. 먼저 아직 선례는 없지만, 임대차종료를 이유로 하는 부동산의 인도청구 시, 수개의 종료원인이 있어도 그것은 독립된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하고 소송물은 하나로 판단해야 하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다음은 기존의 판례의 입장으로서 말소등기청구와는 달리 이전등기청구소송에 관해서는 각 등기원인마다 소송물이 별개라는 입장(대판 1997.4.25, 96다32133 등), 신체의 상해를 이유로 하는 불법행위소송시 손해를 적극적, 소극적 재산상의 손해 및 정신적 손해로 3분하는 입장(대판 1976.10.12, 76다1313 등) 등은 앞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0-07-20
항해용선계약
【사 안】 어선 101인경호가 인천항으로 귀항하던 중 1994. 12. 9. 02:13경 인천 옹진군 해상에 좌초되어 그 소유자 겸 선장인 소외 甲이 인천수산업협동조합에 구조를 요청하였다. 해상구난업체를 운영하는 소외 망 A는 조합의 의뢰를 받고 101인경호를 구조하기 위하여 예인선인 이 사건 선박을 그 소유자 소외 乙로부터 선장 소외 丙과 선원 2명을 함께 빌려 출항하면서, 정원이 총 4명임에도 자신과 직원 5명 및 101인경호 선원 6명 등 총 15명을 승선시킨 다음, 자신이 시의회 의원으로서 책임지겠다며 출항신고도 하지 아니하고 서둘러 출항하게 하였다. 출항 당시부터 배가 왼편으로 기운 상태여서 불안을 느낀 직원들이 도중에 회항을 하자고 건의를 하였으나 A는 이를 무시하고 선장에게 그대로 항해할 것을 지시하였다. 같은 날 14:40경 자월면에 있는 부도등대 부근 해상에서 우현 선수로 들이치는 파도를 맞고 이 사건 선박이 침몰하여 망인을 포함한 101인경호 선원인 소외 丁, 戊, 己 등 3명이 익사하였다. 【판례요지】 선박의 이용계약이 선박임대차계약인지, 항해용선계약인지 아니면 이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제3의 특수한 계약인지 여부 및 그 선박의 선장·선원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이 이용권자에게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는 그 계약의 취지·내용, 특히 이용기간의 장단, 사용료의 고하, 점유관계의 유무 기타 임대차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동아수중개발공사’라는 상호로 해상구난업체를 운영하는 망인이 좌초된 101인경호를 구조하기 위하여 예인선인 이 사건 선박을 선장 및 선원이 딸린 채로 빌리면서, 그 이용기간은 101인경호를 구조 완료할 때까지로, 그 이용료는 인천 예인선선주협회가 정한 예인선 용선요금표에 의한 용선료를 주기로 하였다. 그 요금표에 의하면, 이 사건 선박과 같은 500마력짜리 예인선의 경우 용선요금은 1일당 금 660,000원으로 하되, 구역 및 작업현장 사정에 따라 다소 조정하기로 정해져 있었다. 해상구난업무의 성격상 선장은 용선자가 지정하는 장소로 이동하여야 하고, 구조업무를 행하기 위하여는 단순한 항해기술 외에 전문기술을 필요로 한다. 망인과 선박소유자 사이에 적용하기로 한 예인선 용선요금표의 부대조항에 의하면, 작업중 발생하는 사고에 관하여는 용선자가 책임지기로 하였다. 망인은 이 사건 선박의 정원이 총 4명임에도 15명이나 승선시키고, 자신이 시의회 의원이니 책임지겠다며 출항신고도 하지 아니한 채 출항하였다. 이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선박의 이용계약은 항해용선계약으로는 볼 수 없고, 선박임대차와 유사하게 선박사용권과 아울러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가지는 노무공급계약적 요소가 수반된 특수한 계약관계로 봄이 상당하다. 【평 석】 1. 선박임대차와 항해용선계약의 의의 선박임차인은 타인의 선박을 임차하여 상행위 기타 영리를 목적으로 항해에 사용하는 자를 말한다(상법 제766조 전단). 한편 용선계약이란 해상운송인인 선박소유자가 선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운송을 위하여 제공하여 물건을 운송할 것을 약속하고, 상대방인 용선자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용선료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는 특별한 종류의 해사계약이다. 용선계약에는 나용선계약, 정기용선계약, 항해용선계약의 세 유형이 있다. 이 중 항해용선계약은 선박소유자가 용선자에 대하여 특정한 1회의 항해 또는 연속된 항해를 단위로 하여 선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하게 하는 운송계약을 말한다. 2. 선박임차인과 제3자와의 관계 선박임차인은 선박의 점유권을 가지고 선원에 대한 일반적인 지시감독권이 있다는 점에서 용선자와 다르다. 선박임차인은 타인의 선박을 이용하여 자기의 명의로 해상기업을 영위하는 자이므로 선박의 이용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는 제3자에 대하여 선박소유자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가 있다. 3. 항해용선자의 제3자에 대한 책임 항해용선에서는 선박소유자가 용선선박의 지휘관리권과 선장 및 선원의 임면 감독권을 가지는 대신 운항비, 연료비를 부담하며 운송물의 선적,양륙비용까지 부담함으로써 제3자에 대하여 권리의무의 주체가 된다.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용선선박의 선원이 사망한 경우 소유자와 용선자 중 누가 제3자에 해당하는 피해자인 선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문제되는데, 나용선계약과 정기, 항해용선계약에서의 용선자의 책임이 크게 다르다. 우선 나용선계약에서는 나용선자가 선박을 전적으로 점유,관리하므로 나용선자는 선박소유자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다. 이에 반하여 정기용선계약과 항해용선계약에서는 용선선박의 불감항성 또는 선박운항상의 과실로 인하여 선원이 사망한 것에 대하여 용선자는 원칙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용선계약 규정에 의하여 용선자가 책임을 지기로 약정한 경우, 또는 용선자가 적극적으로 과실을 범하였거나 용선선박의 운항업무를 담당하였을 때에는 용선자가 자신의 행위로 인한 선원의 사망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4. 평가 위 판결은 이 사건 선박의 이용계약을 항해용선계약으로 볼 수 없고, 선박임대차와 유사하게 선박사용권과 아울러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가지는 노무공급계약적 요소가 수반된 특수한 계약관계로 보았다. 그리하여 이 사건 선박이 침몰하여 그 승선자 3명이 익사한 것은 이 사건 선박의 선주 乙과 선장 丙의 항해 전후의 과실에 망인 A자신의 고유의 과실이 경합하여 일어난 사고로서 A는 선장 丙의 사용자 겸 불법행위자로서 사망한 승선자 3인 및 그 유족들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A는 항해용선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는 해상구난을 위한 전문기술이 필요한 경우라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A를 항해용선자로 보더라도, 용선자인 망인A와 선박소유자 사이에 적용하기로 한 예인선 용선요금표의 부대조항에 의하면, 작업중 발생하는 사고에 관하여는 용선자가 책임지기로 하였으며, 용선자인 A가 출항신고도 하지 아니하고 회항건의를 무시하는 등 적극적인 과실을 범하였으므로 그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대상판결이 구태여 특수한 계약관계로 보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 가능하면 특수한 계약관계라는 예외를 인정하지 말고 나용선, 정기용선, 항해용선계약의 세 유형중 하나로 보는 것이 보다 간명하며, 이 사건의 경우 기본적으로 항해용선계약에 해당하고 해상구난을 위한 용선이라는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판결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본다. 만일 판례가 선장과 선원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가지는 노무공급계약적 요소를 수반한 특수계약으로 본 것이 A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묻기 위한 의도였다 하더라도, 우리 판례는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무를 집행하는 관계에 있으면 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판 1998. 8. 21, 97다13072). 즉 해상구난을 위한 용선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사용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굳이 특수한 계약으로 파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2000-06-26
주택임차권의 대항력 발생시기
Ⅰ. 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제3조 제1항에서 「임대차는 그 등기가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익일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여 등기되지 아니한 주택임차권이라도 일정한 요건하에 대항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규정은 통상 임차인이 주택소유자로부터 주택을 임차하여 점유사용하는 경우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주민등록을 한뒤 주택을 점유사용해 오던 주택소유자가 이를 제3자에게 매도하면서 계속하여 그 주택을 임차사용하는 경우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전자의 경우에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이 그 익일부터 제3자에 대하여 대항력을 가지는 점에는 의문이 있을 수 없으나 후자의 경우에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하여 대항력을 가지는 시기는 소유권이전등기시점인가 아니면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익일인가가 문제된다. 여기서는 후자의 경우에 촛점을 맞추어 2000. 4. 11. 선고된 99다 70556 대법원 판결(2000. 2. 11. 선고된 99다 59306 대법원 판결도 마찬가지 취지임)을 중심으로 이를 검토 비판하고 사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Ⅱ. 사건개요 (1) 피고의 남편인 소외 김○○는 1991. 2. 22. 이사건 건물을 신축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해 두고는 그 무렵부터 피고등 가족과 함께 주민등록을 하고 그곳에 거주해왔다. (2) 그후 위 김○○는 사업에 실패하여 그 충격으로 병을 얻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피고는 위 김○○를 대리하여 1996. 4. 5. 이사건 건물과 대지를 대금450,000,000원에 소외 지○○에게 매도하면서 계약금45,000,000원을 수령하고 나머지 대금은 같은해 5. 30.까지 수령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위 지○○는 약정기일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그 바람에 같은해 7. 10. 피고는 종전부터 거주하고 있던 이사건 건물4층 부분을 임차보증금 금60,000,000원에 위 지○○로부터 임차하기로 약정하고(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명의는 피고임) 소외 이○○에 대한 임차보증금 25,000,000원 반환채무는 위 지○○가 인수하면서 나머지 대금320,000,000원은 이사건 건물과 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는 즉시 근저당권설정을 하여 그 대출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였다. (3) 그후 같은해 7. 22. 부산지방법원 접수 제61652호로 1996. 4. 5. 매매를 원인으로 한 위 지○○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뒤 바로 같은날 위 같은 법원 접수 제61653호로 채무자 위 지○○, 근저당권자 소외 (주)부산은행으로 한 채권최고액 금420,000,000원의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경료되었으며 그 대출금중 320,000,000원이 잔대금으로 지급완료되었다. (4) 피고와 그 가족들은 그후에도 이사건 건물 4층에서 거주해 왔으나 이사건 건물과 대지는 1998. 3. 6.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가 개시되어 같은해 12. 16. 위 같은 법원 접수 제49177호로 1998. 12. 11. 낙찰을 원인으로 한 원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5) 그후 원고는 소유권에 기한 이사건 명도청구를 하게 되었고 피고는 주택임차권의 대항력을 주장하게 되었다. Ⅲ. 법원의 입장1. 1심 법원의 입장 이사건 1심 법원은 「....주택을 매도하면서 동시에 그 주택을 임차하는 경우 그 주택임차인이 이미 인도와 주민등록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이상 그 임대차계약체결과 동시에 또는 늦어도 매수인에게 그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과 동시에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취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여 피고의 임차권의 대항력을 인정하였다. 2. 원심법원의 입장 이에 반하여 이사건 항소심은 「....일반의 임차권이 임차인의 주민등록 다음날부터 대항력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경우 매도인의 임차권도 그 주택에 관하여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다음날 비로소 대항력을 갖는다고 할 것」이라고 하여 피고의 임차권의 대항력을 부인하였다. 3. 대법원의 입장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으로서 주민등록이 대항력의 요건을 충족시킬수 있는 공시방법이 되려면 단순히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등록에 의하여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주택에 관하여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그 주민등록 전입신고까지 마친후 이에 거주한 자가 그 주택을 매도함과 동시에 매수인으로부터 다시 이를 임차하여 임차인의 자격으로 이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매도인의 주민등록은 그 주택에 관하여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에야 비로소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임대차관계를 공시하는 유효한 공시방법이 되고(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 32939 판결등 참조) 이 경우 매도인이 임차인으로서 가지는 대항력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1항의 취지에 따라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시하여 피고는 임차권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Ⅳ. 평 석1. 서 먼저 대법원이 「....주택에 관하여 자기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그 주민등록 전입신고까지 마친후 이에 거주한 자가 그 주택을 매도함과 동시에 매수인으로부터 다시 이를 임차하여 임차인의 자격으로 이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매도인의 주민등록은 그 주택에 관하여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에야 비로소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임대차관계를 공시하는 유효한 공시방법이 된다」고 판시한 부분은 거의 확립된 판례로 보여지고 달리 이론의 여지가 없는 타당한 결론이라고 사료된다. 그러나 이어 「....이 경우 매도인이 임차인으로서 가지는 대항력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1항의 취지에 따라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다음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결론적으로 이 설이 더 타당하다고 사료되므로 이를 자세히 검토하기로 한다. 2. 학설(아래 두 학설의 명칭은 필자가 편의상 임의로 붙인 것임) 가.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 위와같은 경우 매도인이 임차인으로서 가지는 대항력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취지에 따라 매수인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다음날(엄격하게는 소유권이전등기가 접수된 다음날) 영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설로서 위 대법원 판결이 취하고 있는 입장이다. 나. 소유권이전등기시설 위와같은 경우 매도인이 임차인으로서 가지는 대항력은 물권변동의 일반원칙에 따라 매수인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시점(엄격하게는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 접수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설로서 이사건 1심과 위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 32939 판결및 그 원심인 서울지방법원 1998. 6. 2. 선고 98나 115 판결이 취하고 있는 입장이다.(위 대법원 98다 32939 판결은 임차권의 효력발생시기가 쟁점이 된 사건은 아니나 그 판결이유의 설시에서는 소유권이전등기시설에 입각한 것으로 보여짐) 3. 학설의 검토및 비판 가. 먼저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취지를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위 규정은 주택의 인도나 주민등록이 공시방법으로서 불완전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고 명확히 하는 의미에서 그렇게 하고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따라서 부동산 물권변동의 공시방법으로서 가장 완비된 기술적방법인 등기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나. 그리고 민법은 제186조에서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또 등기의 선후에 의하여 부동산물권의 우선순위가 결정되며, 이에 대하여 예외를 인정하고자 할 경우에는 특별히 법률에 규정이 있어야할 것인바, 위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은 특별히 법률에 규정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이전등기시가 아닌 그 익일에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하여 법해석·적용의 한계를 벗어나 있음을 알수 있다. 다. 그리고 법해석·적용의 한계를 벗어나면서까지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을 취하여야 한다면 그럴만한 거래의 안전이나 선의의 제3자 보호등의 필요성이 있어야 할것인데 문제는 소유권이전등기시설을 취하더라도 거래의 안전이 위협받거나 선의의 제3자가 불측의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면관계상 구체적사례 생략) 라. 또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은 법현실이나 당사자의 의사에도 부합되지 않는 점이 있다. (지면관계상 구체적사례 생략) 마. 또 앞서본 바와같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취지가 사회법적 차원에서 임차인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함을 목적으로 한다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거래의 안전이나 선의의 제3자보호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입법취지에 맞추어 법해석·적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임에 비추어 보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은 특별한 사정도 없이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4. 소 결 따라서 위에서 자세히 검토한 바와같이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은 그 근거가 박약할 뿐만 아니라 법현실이나 당사자의 의사에도 부합되지 아니하고 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한 일반법원칙에도 어긋나며 법해석의 한계를 벗어날 뿐만 아니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취지에도 반하고 예외를 인정하면서까지 이를 유지해야될 현실적인 필요성도 없다 할 것이므로 굳이 이를 취할 것이 아니라 별다른 단점도 없는 소유권이전등기설을 취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Ⅴ. 결 론 이상으로 대법원 99다 70556 판결의 사안과 쟁점,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과 소유권이전등기설의 검토및 비판, 그리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해 보았다. 주택임차권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하여는 별다른 논문등을 발견하기가 어려워, 특히 위 학설의 검토와 비판에 관하여는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가능한 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다루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였다. 결론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에 입각한 대법원 판결은 소유권이전등기익일설이 앞서본 바와같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반면에 소유권이전등기시설이 별다른 단점이 없는 점을 고려한다면 좀더 깊이 있는 연구와 검토를 거친 다음에 하루라도 빨리 소유권이전등기시설로 변경되어 억울하게 피해를 당하는 선의의 임차인이 생겨나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그 변경을 촉구해 본다.
2000-05-11
부양기여분제도의 실효성과 보완입법
1. 事實 槪要 피상속인 F(亡父)는 1962년 M(X, Y1·Y2·Y3의 生母)과 혼인하여 2남2녀(상대방; Y1·Y2·Y3와 청구인 X)를 두었는데 1983년 M과 협의 이혼하고, 1996. 7. 30. 사망하였다. 그런데 F가 1983년 M과 이혼하자 맏딸인 X는 남편(H)과 함께 F의 집으로 들어가 F로부터 생활비를 받아 M을 대신하여 집안 살림을 전담하면서 헌신적으로 F를 봉양하고 동생인 상대방들(Y1:당시 23세·Y2:당시 20세·Y3:당시 18세)을 뒷바라지하여 왔다. F는 1990년경부터 당뇨·고혈압·협심증·신부전증 등의 지병으로 여섯 차례나 입원하는 등 투병 생활을 하다가 1996년 사망하였는데 X는 H와 함께 F의 사망시까지 그 병원 수속 및 간병 등을 도맡아 하였다. X는 이와 같은 寄與를 기초로하여 F의 相續財産(가액 금 12억4200만원)의 40%에 해당하는 扶養寄與分을 주장하였으나, 상대방들이 協議(합의)하여 주지 않고 평등 분배를 주장하게 되자 扶養寄與分 및 相續財産 分割의 청구의 訴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2. 判決 要旨 3-(1) 「청구인은 비록 이 사건 상속재산을 형성하는데 직접적으로 기여한 바는 없으나 출가한 후에 위 F와 M이 이혼하게 되자 친정에 들어가 살면서 위 M을 대신하여 13년동안 집안 살림을 돌보고 위 망인과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함으로써 위 상속재산의 유지 및 감소방지에 기여하였고 또한 위 망인이 투병 생활을 할 때에도 수년간 지속적으로 간병함으로써 통상 기대되는 수준 이상의 특별한 부양·간호를 하였다고 할 것이다. (2) 나아가 그 기여분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상속재산의 시가, 이용상황, 기여행위의 내용, 특히 청구인이 13년 동안 위 망인의 배우자의 역할을 대신하여 왔고 민법상 피상속인의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은 직계비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등을 참작하면 청구인의 기여분은 금1억5천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4. 「상속 개시 당시 분할 대상이 되는 상속 재산의 가액은 금 1,242,198,230원(상속 적극재산의 합계 금 1,292,198,230원-상속 소극재산의 합계금 50,000,000원)이 되고 청구인과 상대방들이 증여 또는 사인 증여받은 특별 수익재산의 가액은 금 551,630,831원이 되며 청구인의 기여분 금액은 금 150,000,000원이다. 따라서 청구인과 상대방들의 구체적 상속분은 X는 510,915,998원, Y1은 360,900,461원, Y2은 106,419,960원, Y3은 263,961,810원이다.」 <判例評釋> - 이 審判의 結論에 찬성한다. I. 머리말 1. 이 判決은 老親扶養에 있어서의 특별한 扶養寄與를 相續法的 관점에서 인정한 최초의 判決로서 매우 타당한 判示라고 이해된다. 扶養寄與分 制度는 1990년 戶主 相續人의 相續 加給分 制度(舊民§1009 I 단서)가 삭제되면서 새로이 立法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制度가 老親扶養 義務 履行을 유발·촉진하는 역할·기능을 실효성○○○○○○다. 2. 被相續人에 대한 ① 「특별한 扶養」의 의미와 ② 扶養寄與分額산정의 基準과 그 分割의 對象인 相續財産의 評價算定, ③ 相續消極財産의 공제 여부 그리고 ④ 共同相續人의 協議로 정하는 扶養寄與分 制度의 實效性 즉 ⑤ 이 制度가 老親扶養 義務 履行을 유발·촉진시킬수 있느냐 하는점이 문제된다. 3. 따라서 本稿는 扶養寄與分制度의 운영상의 문제점과 특히 扶養寄與分 制度가 老親扶養 義務 履行의 유발·촉진면에서의 實效性 여부를 검토하고 그 補完立法의 必要性을 제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I. 扶養 問題의 相續法的 接近과 扶養寄與分 制度1. 扶養의 相續法的 接近 (1) 老親扶養의 法理와 問題點 家族法은 老親扶養 問題의 解決을 위하여 「私的 扶養」이외에 다양한 相續法的 접근 방법을 모색하여 法制化하고 있다. 우선 人間다운 生活權은 私的扶養 優先 原則에 의하여 1차적으로 「民法上의 扶養」에 의하여 보장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전통적인 私的扶養은 2原型論에서는 老親扶養을 2차적인 扶養으로 취급하고, 1990년 戶主 相續人의 相續加給分(이른바 扶養分)이 삭제됨으로써 老親扶養 意識이 분산·퇴조하게 되어 老親扶養 問題가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生活保護法上의 公的扶助의 대상도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55세의 停年후 10년 간의 保護의 공백이 있다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그래서 扶養 問題를 相續法的으로 접근하는 方案이 필요하게 되었다. (2) 相續法의 家族保護法的 機能 扶養義務者의 財産은 扶養을 필요로 하는 者의 生活 保障의 담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고 따라서 「相續制度」는 扶養義務者의 사망 후 그 유가족의 生活保障的 機能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같이 相續은 生前 扶養의 연장이라고 ○○○○○相續法은 家族財産法인 동시에 「家族保護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相續財産의 性格은 家族의 生活을 보장하여야 할 原資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3) 私的扶養의 相續法的 接近과 實效性 (a) 私的扶養은 人倫的 扶養으로서 人倫·道義를 기초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人倫的·扶養은 法定 相續과 遺留分制度에 의하여 促求되는 한편, 외국에서는 扶養 義務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相續缺格(中相§7 III·北家§48)과 相續 廢除(獨民§1938·日民§892·§893, 臺民§1145 I, V) 制度에 의하여 그 回避의 抑制를 추구하고 있다. (b) 이러한 人倫的 扶養은 家族法상의 扶養의 權利·義務로 明文化함과 동시에 遺言 贈與(民§1078·§1073 II 참조)와 扶養相續人에게 扶養分을 더 배분할 수 있는 協議 分割(民§1013)가 扶養寄與分(民§1008의2) 制度 등의 方案을 활용하여 自律的인 扶養을 기대하고 유발할 수 있게하고 있다. (c) 그런데 遺言 贈與 내지 停止條件附 遺贈의 方案은 遺言의 활용도가 낮은 우리 實情 때문에 그 實效性이 의문시된다. 協議分割의 方案은 장남의 獨占 相續意識의 잔존과 扶養한 相續人의 寄與度를 평가 확정하는 과정에서 共同相續人의 合意導出이 쉽지 않으며 審判에 의한 확정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들 扶養을 위한 相續法的接近 方案들이 老親扶養 義務의 履行의 촉구·유발이란 기능적 측면에서는 그 實效性이 의문시된다는 方案의 하나로서 1990년 신설된 扶養寄與分 制度(民§1008의2)는 老親扶養 義務를 自發的으로 유발·이행하는데 實效性이 있는 것인가. 2. 扶養寄與分 制度 (1) 扶養寄與分 制度의 意義와 要件 (a) 扶養寄與分 制度란 공동 상속인 중에서 被相續人의 財産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寄與하였거나 被相續人을 특별히 扶養한 사람이 있는 경우에 協議 또는 審判에 의하여 정한 寄與分을 相續 財産의 價額에서 공제한 것을 相續財産으로 보고 算定된 相續分에 寄與分을 가산한 액을 寄與 相續人의 相續分으로 하는 것이다(民§1008의2). (b) 그 寄與分의 요건으로는 ① 寄與를 한 共同 相續人(즉 有資格者)이 존재하여야 한다. ② 寄與를 한 行爲 즉 被相續人의 財産의 유지 또는 증가를 위한 勞務 提供이나 피상속인을 특별히 扶養한 行爲등이 존재하여야 한다. ③ 위와 같은 寄與와 특별한 扶養으로 인하여 피상속인의 財産의 유지·증가를 가져와야 한다. (2) 扶養寄與分 制度의 運營과 機能 (a) 寄與分은 共同 相續人의 協議 또는 家庭法院의 審判에 의하여 결정된다. 協議는 공동 상속인이 相續財産 分割시 또는 그 이전까지는 언제라도 할 수 있다. 協議가 되지 아니하거나 協議할 수 없는 때에는 寄與者의 청구에 의하여 家庭法院이 寄與分을 정하게 된다. 이러한 寄與分의 決定은 보통은 被相續人의 사망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특히 老親扶養 義務를 자발적으로 履行할 수 있게 하려면 이 制度의 行爲 規範性을 간파하여 扶養 開始 이전 또는 扶養 開始와 더불어 協議가 이루어지는 것이 立法 趣旨에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b) 그렇지 않으면 扶養義務 履行 중에라도 協議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고 被扶養者의 사망으로 相續이 개시된 후에도 協議가 이루어지지않고 法院의 審判으로 이행하거나 그 심판 확정이 장기화 된다면 老親扶養 義務 履行의 촉진·유발이란 이 制度에 기대되는 역할·기능은 그만큼 달성되기 어려울 것이다. 本 判決의 評釋을 통하여 이 점을 아울러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III. 本 判決의 評釋1. 扶養寄與分 制度 運營上의 論議點 (1) 피상속인에 대한 「특별한 扶養」의 의미 「특별한 扶養」이란 扶養의 餘力 있는 공동상속인 중 특정인이 자기의 法律上의 義務를 초과하여(서울家審, 1994. 10. 20. 93느7142) 扶養費를 지출하는 등 扶養責任을 이행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청구인이 출가한 후에 亡父와 생모가 이혼하게 되자 친정에 들어가 살면서 이혼한 생모를 대신하여 13년 동안 집안살림을 돌보고 亡父와 세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함으로써 위 상속재산의 유지 및 감소방지에 기여하였고 또한 亡父가 투병 생활을 할 때에도 수년간 지속적으로 간병한 점」에 대하여 통상 기대되는 수준 이상의 特別한 扶養으로 判示한 것은 타당하다. (2) 扶養寄與分額 算定 基準과 相續財産의 評價 寄與分을 정함에 있어서는 寄與의 시기·방법 및 정도와 상속재산의 액 기타 사정을 참작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점에 비추어 볼 때 「寄與分의 액수에 관하여 상속 재산의 시가, 이용상황, 기여행위의 내용, 특히 청구인이 13년 동안 亡人의 배우자의 역할을 대신하여 왔고 배우자의 法定相續分은 직계비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 점 등을 참작하면 청구인의 기여분은 1억5천만원으로 정함이 적합하다」는 判示는 상속재산의 가액이 12억4219만원인 점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한 判示라고 본다. 相續債務중 차용금과 같은 可分 債務는 상속 개시와 동시에 法定相續分率에 따라 당연히 분할되어 승계되는 것이고,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무 등 不可分 債務는 相續財産 分割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서울家審, 1995. 9. 7. 94느2926). 그런데 본 判示는 「상속 개시 당시 분할대상이 되는 相續財産의 가액은 相續積極財産의 합계금(12억 9219만원)에서 임대차 보증금 반환 채무인 相續消極財産의 합계금(5,000만원)을 공제한 12억 4,219만원이 된다」고 判示하고 있다. 이러한 判示는 「寄與分은 相續이 개시된 때의 피상속인의 財産 價額에서 遺贈의 가액을 공제한 額을 넘지 못한다」(民§1008의2 III 참조)는 規定이나 그 공제 대상이 不可分 債務인 점에 비추어 보아 타당한 判示라고 이해된다. 2. 扶養寄與分 制度의 老親扶養 誘發 機能의 實效性 (1) 扶養寄與分 制度의 機能과 問題의 所在 扶養寄與分 制度는 1990년 戶主의 相續加給分이 삭제됨에 따라 주로 老親扶養 問題의 대책의 하나로서 새로이 立法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이 制度가 과연 老親扶養 義務의 자율적인 이행을 유발·촉진시킬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느냐가 문제시 되고 있다. 1차적으로는 공동상속인들의 「協議」에 의하여 寄與分이 정해지는 것이 바람직한 양태인데 그 實狀은 파악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2) 判例에 나타난 實態 (a) 法院이 寄與分을 정하는 審判에 소요되는 期間을 음미하여 이 制度가 그 역할과 기능을 다하고 있느냐 하는 점을 검토하여 본다. (b) 서울家法, 1994. 7. 13.(93느2376) 심판은 피상속인인 夫가 사망한(1992. 12. 23.) 후, 妻의 扶養寄與分 결정 청구의 訴가 기각되고 상속재산 분할의 審判이 선고(1994. 7. 13.)되는데 1년 7개월이 소요되었다. (c) 서울家法, 1994. 10. 20.(93느7142) 심판은 피상속인인 父가 사망한(1993. 4. 29) 후, 장남의 扶養寄與分 결정 청구의 訴에 대한 1심 판결(1994. 10. 20.)이 선고되는데 1년 6개월, 2심판결(1995. 6. 8.)이 선고되는데 피상속인의 사망 후 2년 2개월이 소요되었다(다만 扶養寄與分 결정 청구 부분은 기각됨). (d) 서울家法, 1995. 9. 7. (94느2926) 심판은 피상속인인 夫가 사망한(1993. 3. 27.) 후, 妻의 特別한 寄與(노무제공)分 결정 청구의 訴에 대한 1심 판결(1995. 9. 7.)이 선고되는데 2년6개월이 소요되었다. (e) 위와 같이 扶養寄與分이 「協議」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고 「審判」에 의하여 선고되는 기간은 피부양자가 사망한 후 1심 판결이 선고되는 데에만 1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이란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3) 本 判決에서도 피상속인이 사망한(1996. 7. 30.) 후 장녀의 扶養寄與分 결정 청구의 訴에 대한 1심 판결이 선고되는데(1998. 9. 24.) 2년 2개월 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扶養寄與分 決定의 審判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있는 實情에 비추어 볼 때 現行 扶養寄與分 制度로서는 퇴조하여 가는 老親扶養 義務 履行을 유발·촉진시키는데에는 그 實效性에 限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扶養義務의 自進 履行에 관한 行爲 規範으로서의 보다 實效性 있는 補完立法이 필요하다고 본다. IV. 맺는말 1. 本 判決은 장녀의 扶養寄與分을 亡父의 배우자 역할에 준하여 장녀의 고유의 法定相續分의 5할 정도를 인정한 점에서 타당한 判示라고 이해된다. 2. 다만 이 判決은 1심 판결이 선고되는데 2년 2개월이란 장기간이 소요된 점에 비추어 보아, 扶養寄與分이 協議에 의하여 결정되지 않고 判決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상정할 때 현행 扶養寄與分 制度로는 퇴조하여 가는 老親扶養 義務의 자발적인 이행을 유발·촉진하는 역할·기능에는 거의 實效性이 의문이고 따라서 行爲 規範으로서의 보다 實效性 있는 補完立法이 불가피하다고 사료된다.
1998-12-21
예문해석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法律新聞 2529호 법률신문사 例文解釋과 約款의 規制에 관한 法律 裵炳日 嶺南大學校 法學博士 ============ 14면 ============ 1. 事實의 槪要 피고는 소외 A회사에게 돼지를 외상으로 공급하고자 하였는 바, 피고는 A회사에게 장차 부담하게 될 외상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담보물을 요청하였다. A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B는 원고의 소유인 임야(이하 「이 사건 부동산」)를 장래 발생할 돼지 외상대금채무의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무자를 A회사, 근저당권자를 피고로 하는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계약을 1991년 9월 19일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체결하고 같은 해 9월 26일 등기를 경료하였다.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는 피담보채무를 A회사가 피고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부담하는 어음할인·증서대출·당좌대출·매출채권거래·기타의 여신거래로 말미암은 채무와 보증채무어음 또는 수표상의 채무 및 그 부대채무로 기재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돼지를 공급하여 줄 의사가 없음에도 기망하여 사기에 의하여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주장하였다. 제1심은 B가 대표이사를 한 소외 C회사와의 사이에 1991년 1월 5일 축산물 출하공급계약을 체결하고 1991년 1월 19일부터 1991년 10월 25일까지 돼지를 공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제2심은 원고는 주위적 청구로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계약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피고의 기망 혹은 피고와 B가 통모한 행위로서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예비적 청구로서 주장한 사실에 대하여 법원은 A가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C회사의 피고에 대한 외상대금채무를 인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는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따라서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고가 상고한 사건을 기각하였다. 2. 大法院의 判決要旨 근저당권설정계약서는 처분문서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문언대로 해석하여야 함이 원칙이나, 근저당권설정계약서가 금융기관 등에서 일률적으로 一般去來 約款의 형태로 不動文字로 인쇄해 두고 사용하는 계약서인 경우에 그 계약 조항에 피담보채무의 범위를 그 근저당권설정으로 공급받는 계속적인 물품공급거래로 인한 대금채무 외에 기존의 채무나 장래에 부담하게 될 다른 원인에 의한 모든 채무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것으로 기재하였다고 하여도, 당사자의 의사는 당해 물품 공급거래로 인한 대금 채무만을 그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로 약정한 취지라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인 때에는 위 계약서의 비담보채무에 관한 포괄적 기재는 不動文字로 인쇄된 一般去來約款의 例文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그 구속력을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3. 判例評釋 1) 例文解釋의 意義 부동산의 임대차나 전세, 금전소비대차, 위임 등의 계약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관용되는 서식이 있고, 이러한 계약서에는 일방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이 인쇄, 삽입되어 있는 수가 많다. 대법원 판례는 그러한 조항들은 이른바 例文(단순한 예로서 늘어놓은 문언)에 지나지 않으며, 당사자가 이에 구속당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러한 문언을 무효로 하고 있다. 이러한 例文解釋의 법리는 일본의 판례에서 비롯되었다. 일본의 판례는 예컨대 가옥 소실의 경우에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는 보증금 조항과 같은 것은 하나의 例文이고 당사자가 진실로 이와 같은 특약을 할 의사로 기재한 것은 아니므로 당사자를 구속하지 아니한다고 한 후 이를 적용하여 왔다(일본 대심원 1921년 5월 3일). 우리 대법원도 무허가 건물과 그 부지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용한 不動文字로 인쇄된 조항을 例文으로 본 사례(대판 1979년 11월 27일 79다1141) 이후 꾸준히 이러한 例文解釋이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근저당권설정계약서상의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관한 기재에 관하여 例文이라고 본 사례는 매우 많고, 본 사례도 역시 그러하다. 2) 例文解釋의 종류 例文解釋은 부동산의 매매계약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 근보증계약서에 관한 것(권오승, 이른바 例文 해석의 문제점, 민사판례연구 1백 55면)으로 나눌 수 있고, 또한 當該不當條項이 表意者나 작성자가 의도한대로 해석하면 전후가 모순되거나 기타 채증법칙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는 사안, 당해조항이 명명백백하여 전후 모순이나 채증법칙 위반이 있을 수 없는 사안,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사안(이영준, 물권법, 3백 19면) 등으로 나눌 수도 있다. 3) 例文解釋의 문제점 먼저 무엇이 例文이고 例文일 경우, 그 효력이 어떠한지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 없다. 둘째 당해조항이 不動文字로 인쇄되었기 때문에 例文이라는 것인지, 내용이 不當하기 때문에 例文이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세째 例文解釋이라고 할 경우 그 해석이라는 것이 과연 법률행위의 해석이냐, 아니면 법률행위 내용의 수정인지 문제가 된다. 먼저 전자의 見解로는 例文解釋은 한 당사자에게 불리한 조항을 수정하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사정 및 信義誠實의 원칙에 따라 그 당사자의 현실적 의사를 기준으로 하는 법률행위의 해석이라고 하는 見解가 있다(엄동섭, 법률행위의 해석에 관한 연구, 박사논문 2백75면). 이에 대하여 例文解釋은 解釋이라는 명칭하에 법률행위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므로 해석 그 자체는 아니다라는 見解가 다수를 차지한다(고상룡, 민법총칙, 4백 26면). 네째 하나의 계약서 속에 포함된 여러 문언 중에서 특정한 문언을 골라서 효력을 부인하는 이론적 근거에 대하여 법원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다섯째 約款에 포함되어 있는 문언들 중에서 구속력이 있는 문언과 구속력이 없는 문언, 즉 例文을 구별하는 기준을 법원은 당사자의 의사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당사자의 의사와 계약서의 문언이 동일하면 구속력이 있고, 다르면 구속력이 없는 例文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條理나 信義誠實의 原則과 같은 기준을 원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된다. 마지막으로 例文인 경우에는 그것이 계약내용으로 되지 않는 것인지, 계약내용이 되지만 무효라는 것인지 아니면 타당한 범위 내에서 約款취지가 수정된다는 것인지 불명하다. 4) 例文解釋에 관한 見解 例文解釋에 대하여는 적극설과 소극설이 있다. 먼저 적극설로서는 信義誠實의 원칙에 의한 해석이라는 見解(곽윤직, 김용한, 고상룡)가 있다. 이 見解는 例文解釋을 信義誠實의 원칙에 의한 법률행위 해석의 전형적인 예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 경우 例文解釋은 조리해석으로 본다. 이 見解는 例文解釋에 관하여 특히 유의할 것은, 법적 안정성과의 조화상 그것은 남용하여서는 아니되고 매우 신중하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例文解釋이라는 이름 밑에 문언을 정면으로 무시하기보다는 신의칙을 적용하여 법률행위의 문언을 수정하는 것이 보다 더 설득력을 갖고 타당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소극설이 있는데 이런 見解가 점차 세를 얻어가고 있다. 먼저 個別約定 우선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不當約款을 통제할 수 있다는 見解(손지열)가 있다. 이 見解는 個別約定 存否의 판단에 있어서는 거래에 임하는 당사자의 실제 의사가 중요한 것이며, 內容不知 중에 서명 날인된 約款으로 된 약정서의 내용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例文解釋이라는 방법에 의하여 不當約款에 대하여 숨은 내용 통제를 할 것이 아니라 불공평 또는 不當한 約款과는 다른 당사자의 합의를 추단할 수 있으므로 個別約定을 우선시킴으로써 例文解釋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둘째 嚴格解釋의 原則과 公開된 內容統制理論에 의해 규율할 수 있다는 見解(이영준)가 있다. 엄격해석의 원칙은 의사표시는 표의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이고, 公開된 내용통제이론은 不當조항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가 되어 그 적용이 배제된다는 이론이다. 이 見解는 例文解釋에 의하여 不當約款을 무시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이론상 곤란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법률행위의 해석은 법률행위의 내용이 명료하지 않은 경우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이지 계약내용이 명료한 경우에는 그 조항이 아무리 당사자 일방에게 불리하더라도 해석이라는 이름하에 그 조항을 무시하거나 수정할 수는 없는 것이며, 신의칙도 명료한 조항의 내용을 수정하여 다른 내용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근거로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법질서는 원칙적으로 법관에게 일정한 요건하에 의사표시의 효력을 전부 또는 일부 부인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을 뿐 그 의사표시가 不當하다고 하여 그 의사표시를 수정할 수 있는 능력가지는 부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판례가 사정 변경의 원칙을 일반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 見解에 의하면 해석에 의해서는 約款 내용을 수정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판례가 例文解釋이라는 독특한 해석원칙에 의해서 계약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例文解釋 이론에 의하여 규율되던 분야는 엄격 해석의 원칙과 공개된 내용통제이론에 의해서 규율함이 타당하다고 한다. 셋째 約款規制法에 의한 통제를 주장하는 見解(김상용)가 있다. 約款은 그것이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기 전에는 例文이지만, 이미 합의에 의하여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면 계약의 내용이 되므로 편입 후에도 約款을 例文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그리고 普通去來約款에 대한 해석 원칙과 내용 통제를 위한 約款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約款規制法)이 제정·시행되고 있으므로 例文解釋에 의하여 不當約款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約款規制法에 의한 통제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約款과 다른 당사자간의 합의를 추단할 수 있을 때에는 個別約定 優先의 원칙에 의해서 約款의 不當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고, 個別約定 優先의 원칙을 적용하기 어려운 不當約款은 約款規制法 제6조 및 제16조의 규정에 의해서 不當한 約款 내용을 일부 무효화하고, 나머지 부분의 約款사항의 유효성을 인정함으로써 例文解釋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굳이 例文解釋이라는 約款解釋方法에 의하지 않더라도 不當한 約款에 대해서는 約款規制法에 의해서 내용을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錯誤論에 의한 통제를 주장하는 見解(송덕수)가 있다. 例文解釋은 구체적인 경우의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타당할지 모르나, 법적 안정성과의 조화를 생각할 때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단순한 例文이라고 할 수 있는 경우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러한 경우가 있다고 하여도 例文이라는 이유로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해석원칙에 따른 해석의 결과로서 효력이 부인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법률행위의 내용이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暴利行爲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民法 제103조나 제104조에 의하여 법률행위가 무효로 될 수 있을 것이고, 또 그 의미가 당사자 일방이 생각한 의미와 다른 때에는 일정한 요건하에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질서에는 반하지 않고 단순히 信義誠實에 반하는 것만으로 의사표시의 효력을 부인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명문규정이 없는 한, 우리 민법상 법률행위 조항의 효력은 강행법규 또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에만 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에 선다면 단순히 信義誠實에만 반하는 경우에는 錯誤制度로서만 구제될 수 있다고 하겠다. 다만 例文解釋이 문제되는 것은 대부분 普通去來約款이나 서식의 경우이므로, 서식계약에도 約款規制法의 유추적용을 인정한다면, 이 법에 의하여 계약의 일부조항이 무효로 될 수도 있다고 한다. 5) 結 論 例文解釋은 約款規制法이 제정되기 전의 하나의 편법으로 이용된 理論이므로 이를 마땅히 廢棄해야 하고 不當한 約款은 約款規制法에 의하여 통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 사례에서도 例文解釋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에 의하여 근저당권설정계약서상의 피담보채무의 범위에 관한 조항을 A회사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돼지출하계약에 따라 장차 부담하게 될 돼지 외상대금채무에 한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 아니고, 約款規制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信義誠實의 原則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무효라고 판시하는 것이 훨씬 간명할 것이다. 
1996-08-26
2년미만의 기간을 정한 임대차와 보증금의 우선변제청구
法律新聞 第2449號 法律新聞社 2年未滿의 期間을 定한 賃貸借와 保證金의 優先辨濟請求 高翔龍 <成均館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5면 ============ 大法院 95年5月26日宣告 95다13258判決 一, 事實槪要 被告Y는 1992년12월24일 訴外인 A로부터 그의 소유인 이 件 주택을 保證金 3천5백만원, 期間은 같은달 26일부터 12개월 간으로 정한 賃貸借契約을 체결하고 위 주택을 引渡받아, 1993년1월18일 住民登錄을 마친 후, 같은 해 2월26일 위 賃貸借契約書상의 確定日字를 받았다. 原告X는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1993년3월5일 債權最高額가 금7천5백만원의 根抵當權을 취득하고, 그 후 같은해 8월11일 이 사건 주택에 대한 任意競買를 신청하였다. 1994년4월8일 被告Y는 競落人이 되어, 같은해 6월3일 競落代金 7천5백50만원을 납부하였다. 이에 競賣法院은 配當期日에 위 경락대금에서 집행비용금62만2천6백4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7천4백87만7천3백60원을 配當金額으로하여, 제1순위로 취득세 금5백73만1천1백30원을, 제2순위로 被告Y에게 3천5백만원을, 제3순위로 原告X에게 根抵當權의 被擔補償權 금3천4백14만2백30원을 配當하였다. 이에 原告X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피고와 위 소외 A사이의 사건 임대차는 위 배당기일 이후인 1994년12월25일에 이르러 비로소 종료하게 되므로 피고에게는 우선 변제청구권이 없어 위 배당은 부적법하다」고 하여 配當異議를 제기했다. 原審(서울고법 1995년1월20일 선고, 94나34120판결)은 原告X의 주장을 排斥, 이에 原告X는 대법원에 上告, 대법원은 上告를 棄却. 二, 判決要旨 住宅賃貸借保護法 제4조제1항은 같은법 제10조의 취지에 비추어보면 賃借人의 보호를 위한 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에 위반되는 당사자의 약정을 모두 무효라고 할 것이 아니고 위 규정에 위반하는 약정이라도 賃借人에게 불리하지 아니한 것은 유효하다고 풀이함이 상당한 바, 임대차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의 賃借人이 스스로 그 약정임대차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이유로 賃借保證金의 반환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약정이 賃借人에게 불리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같은법 제3조제1항 소정의 대항요건(주택인도와 주민등록 전입신고)과 賃貸借契約書상의 確定日字를 갖춘 賃借人으로서는 그 주택에 관한 저당권자의 신청에 의한 任意競賣節次에서 2년 미만의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어 임대차가 종료되었음을 이유로 그 賃借保證金에 관하여 優先辨濟를 請求할 수 있다. 三,評 釋 1.本 判決의 意義 및 問題點 賃貸借法 제4조1항이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고 정한 것은 賃借人의 보호를 위한 규정이라고 하여, 그 취지를 밝힌 최초의 判決이라는데 큰 意義가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賃借人에게 不利하지 아니한 계약이면, 제10조의 취지에 비추어 유효하 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살펴야 할 문제는 同法 제3조의 2 제1항 但書와의 관계이다. 즉, 「賃借人이 당해 住宅의 讓受人에게 대항 할 수 있는 경우에는 賃貸借가 終了된 後가 아니면 保證金의 優先辨濟를 請求하지 못한다」는 但書 規定과 관련시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사건에서 被告Y의 賃貸借가 제4조제1항의 규정에 反함에도 불구하고 1年의 임대차기간으로 賃貸借가 終了된다고 풀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件에서 讓受人은 競落人이 된 被告Y 자신이기 때문에 문제시 될 수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선은 被告自身이 아닌 讓受人을 전제로 한 해결이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제4조의 立法趣旨를 좀더 명확히 밝힌 후, 제3조의 2 제1항 但書와 관련시켜 本 判決의 當否를 논하겠다. 2, 제4조제1항의 立法趣旨와 제10조 이른바 賃借權의 存續保護라는 問題는 保證金의 返還保護問題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즉, 賃借人이 自己의 債務를 履行하는 한 賃借人의 意思에 反하여 賃貸借關係를 終了케하지 못하도록 하여 賃借人의 居住를 安定시킨다는 問題는 대단히 중요하다. 外國法(獨逸·英國·日本 等)의 核心은 賃借權의 存續保護問題에 있으며, 이러한 問題는 우리의 경우라고 하여 그 例外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賃貸借法은 第2次 改正前에는 最小限度로 1年間은 安定된 住居生活을 할 수 있도록 했었으나(第1次 改正法 第4條第1項, 第5條 參照), 그 이후의 주거생활의 保障은 없었다. 또한 同法改正 당시의 實態를 보면 1年 期間의 賃貸借契約이 그 주종을 이루고 있었으나, 2年으로 期間更新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즉, 韓國消費者保護院의 實態調査(1988년)에 의하면, 賃借期間을 1年으로 定한 契約은 7백68世帶 가운데 98·2%인 7백54世帶이지만 1年以上 居住하고 있는 世帶는 6백56世帶 가운데 62.8%인 3백32世帶로 나타났다. 이러한 實態와 이들의 居住安定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시의 政黨간에 팽배하였고, 당시의 法司委의 會議錄(1백47회 國會 제16차 法司委, 會議錄 44면)을 보면, 「賃貸借期間을 最小限 2年으로 하자는 部分에 있어서는 賃借人의 住居安定을 위하여 現在 最小限 1年이 保障되는 賃貸借期間을 2年으로 延長하기로 하였습니다.…審査過程에서 賃借期間을 2年으로 延長시킴에 따라 賃貸人의 賃貸借拒絶로 인하여 賃貸住宅의 不足現狀을 야기하고 또한 賃借保證金이 引上될 수 있는 要因이 될 수 있다는 問題點도 深刻히 論議되었으나 賃借人의 居住安定을 위하여 부득이 이러한 여러 가지 派生될 問題點도 甘受하고 2年으로 保障하기로 하였습니다」고 한 것은 위 趣旨를 명백히 밝히고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 件 被告Y와 같이 1年이라는 賃貸借期間이 賃借人 本人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라면(제10조), 이를 인정하여도 제4조제1항의 입법취지에는 反하지 않을 것이다. 3, 제3조의 2 제1항 但書의 解釋 問題 (#1)同項 但書에 關한 解釋上의 問題, 즉「다만 賃借人이 當該 住宅의 讓受人에게 對抗할 수 있는 경우에는 賃貸借가 終了된 경우가 아니면 保證金의 優先辨濟權을 請求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떠한 경우를 말하는 것인가. 立法趣旨와 實務側의 해석을 살펴보겠다. (가)立法趣旨 이에 관한 입법취지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우선 위 但書의 「賃借人」은 對抗要件과 契約書上의 確定日字를 갖춘 最先順位에 있는 賃借 人으로 풀이해야 할 것이며, 「讓受人」은 競賣 또는 公賣에 의하여 當該 賃借住宅을 讓受한 者로 풀이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른바 中間賃借人의 경우에는 競落등에 의하여 賃貸借關係가 당연히 終了되므로 구태여 이러한 규정을 둘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最先順位賃借人은 當該住宅이 어떠한 方法(賣買·競賣·公買 等)에 의하여 所有者가 變更된다 할지라도 그 讓受人과의 사이에는 여전히 賃貸借關係가 存續하며 당해 住宅에서 계속 居住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賃借人은 保證金의 返還을 請求할 수 없고 賃貸借關係가 終了했을 때 비로소 保證金의 返還을 請求할 수 있다고 풀이하는 것이 立法趣旨에 맞는 解釋이라 생각된다. (나)實務側의 解釋 : 서울민사지방법원의 실무지침(1994년1월)에 의하면, 確定日字를 갖춘 賃借人이 對抗力도 갖고 있는 경우에는 賃貸借가 終了된 후에만 優先辨濟를 請求할 수 있는 바, 賃貸借契約書를 提出하여 配當要求를 하면 이를 賃貸借契約의 解止意思表示로 보아 처리한다는 것이다. 判例는 賃借人이 對抗力과 確定日字附公證을 받고 있을 때에는 그 중 하나를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대판 1993년12월24일, 93다39676), 이러한 便法的인 實務指針이 나왔을 것이다. 立法趣旨에 따라 엄격히 해석하면 賃借人의 保證金返還確保가 어렵게 된다. 왜냐하면 賣買의 경우와는 달리 競賣등을 통한 경우에는 賃貸人(競落人)과 賃借人間의 信賴關係가 破壞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賃借人을 合法的인 手段으로 괴롭힘. 예컨데 修理를 한다는 理由로 보일러등을 修理한다는 方法을 취함), 결국 退法하게 된다. 따라서, 賃貸借期間이 存續中이라도 競落代金의 配當要求를 하여 保證金을 返還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국, 立法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문제라 생각된다. 4, 本 判決의 當否 이상에서 살펴본 바 實務側의 입장에서 보면 被告Y는 賃貸權의 對抗力을 갖추고 있고 賃貸借契約書상의 確定日字附公證을 받고 있는 터이므로, 설령 賃貸借期間이 2年이라 할지라도 賃貸借契約書를 落札期日가지 제출하여 配當要求를 하면 이를 賃貸借契約의 解止意思表示로 보아 優先辨濟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本 判決에서도 위와 같은 입장에 任意 競賣라는 점을 중시하여, 被告Y는 賃借保證金에 관하여 優先辨濟를 請求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 구태여 제10조를 열거하지 아니하여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本 判決이 위에서 살펴본 便法的인 方法을 이용하지 않고 제4조제1항 및 제10조의 立法趣旨에 입각하여 原告X의 主張을 排斥한 것은 타당한 태도라 생각된다.
1995-10-23
임차권과 주민등록상의 공시방법
法律新聞 第2421號 法律新聞社 賃借權과 住民登錄上의 公示方法 高翔龍 〈成均館大法大교수 法學博士〉 ============ 14면 ============ 大法院 1995년4월28일宣告, 94다27427判決 【事實槪要】 訴外亡 A는 本 建物에 관하여 1986년 7월23일 訴外 B 주식회사를 債務者자로 하여 根抵當權設定登記를 하고 그 根抵當權에 기한 任意競賣申請을 하여 1987년7월31일 任意競賣開始決定을 얻은 다음 競賣節次에서 1988년2월2일 競落받아 競落代金을 완납하고 같은해 3월15일 위 訴外亡人 A 名義의 所有權移轉登記를 경료하였다. 한편, 피고 Y는 1986년3월10일 위 訴外 B 주식회사로 부터 본건 건물을 전세보증금 5백50만원에 미등기전세로 입주하고, 같은 달 13일 주민등록전입신고를 함에 있어서 주소를 충북단양군매포읍평동4리258의1로 제대로 신고하여 주민등록표가 정리되었으나, 地番이 잘못 신고된 것으로 오인하고 같은 날 다시 주민등록표상 地番을 公薄上에 존재하지 않은 같은 里 258로 정정 신청을 하여 다시 주민등록표를 같은 里 258로 정리 하였다. 그 후 被告 Y는 公薄를 확인한 결과 전입신고된 地番이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1986년9월27일 주민등록표상 같은 里 258에서 퇴거하고 같은 里 258의 1로 전입신고 하는 방식으로 주민등록표를 올바르게 정리하였으나, 주민등록표상 주소지 地番이 잘못 등록된 경우 地番 정정신청으로 즉시 지번이 정정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1987년7월9일 다시 인근 주민들의 연대확인을 받아 地番정정확인서 및 정정신청서를 매포읍사무소에 제출하였다. 이에 읍사무소 관계공무원은 被告 Y의 주민등록표 중 위 1986년9월27일자 전입 신고 된 부분을 주선으로 삭제하고 1986년3월13일자 전입신고시 주소란의 258번지를 258의 1번지로 정정처리 하였다. 위 訴外亡 A의 訴訟受繼人인 原告 X 外 3人은,本件 建物은 평동리 258의 1지상 철근콩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연립주택 가棟중 1층 102호임이 명백하므로, 위 평동리 258이나 같은 里 258의1로된 被告Y의 주민등록으로는 어느것이나 일반사회통념상 本件 建物에 주소를 가진者로 등록되었다고 제3자가 인식할 수 없는 것이므로 本件建物에 관한 被告Y의 미등기전세의 유효한공시방법으로 볼수 없다하여, 建物明渡請求訴訟을 提起했다. 原審(청주지법1994년4월14일선고, 93나2489판결)은 被告 X의 주민등록이 본건미등기전세권에 대한 공시방법으로서 유효하지 않다고 판시하여 被告 Y의 주장을 배척, 被告 Y는 大法院에 上告, 上告棄却. 【判決要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에서 住宅의 引渡와 더불어 對抗力의 要件으로 규정하고 있는 住民登錄은 去來의 安全을 위하여 賃借權의 存在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는 公示方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住民登錄이 어떠한 賃貸借를 公示하는 效力이 있는지의 여부는 일반사회통념상 그 住民登錄으로 당해 賃貸借 建物에 賃借人이 住所또는 居所를 가진 者로 登錄되어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評 釋】 一. 본 判決의 意義 및 問題點 (1) 본 判決의 意義 : 주지하는바, 住宅賃貸借保護法의 核心的 條項인 제3조제1항은 「賃貸借는그 登記가 없는 경우에도 賃借人이 住宅의 引渡와 住民登錄을 마친 때에는 그 翌日부터 第三者에 대하여 效力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이 경우 轉入申告를 한때에 住民登錄이 된 것으로 본다」고 하여, 登記가 없는 賃借權도 住宅의 引渡와 住民登錄이라는 두 要件을 갖추었을 경우에는 그 對抗力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對抗要件중에서 항상 문제(被害)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住民登錄(이하 轉入申告를 포함)이다. 즉, 賃借人이 당해 주택에 入住는 하였지만 住民登錄을 미처 하지못한 사이에 抵當權이 설정되었다든가, 제3자에게 매각처분되어버린 경우에는 住民登錄을 마치지아니 하였다는 理由로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賃借人이 보호를 받을수 없다는 것은 위 제3조 제1호에서도명백히 밝히고 있다. 다만 그러한 住民登錄이 어떠한 機能을 하는 要件인가에 대해서는 명백하지 않다. 이에 判決는 1987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住民登錄은 去來의 安全을 위하여 賃借權의 存在를 第3者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하는 公示方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하여, 住民登錄을 公示的 機能으로 풀이하고 있다 (대법원 1987년11월10일선고, 87다카1573판결: 同1989년6월27일선고, 89다카3370판결: 同1990년5월22일선고, 89다카18648판결: 동1994년11월22일선고, 94다13176판결). 本 判決도 이러한 判例의 입장을 답습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意味를 지니고 있다는 것 외에는 커다란 意義는 없다. (2)問題點: 그러나 과연 住民登錄이 賃借權의 存在를 外部에 알리는 公示方法인가에 대해서는 이 法이 시행되는 당시부터 의문을 갖고 기회 있을 때 마다 지적한 바 있지만, 본 판결을 계기로하여 다시 한번 住民登錄은 賃借權의 公示方法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따라서 이를 유연하게 해석해야 하는 입장에서 본 판결을 검토하겠다. 二. 住民登錄과 賃借權의 公示方法 (1)立法趣旨: 住民登錄은 住民登錄法에 의하여 오직 行政上의 目的으로만 요구되는 要件이다. 즉 「住民의 居住關係를 파악하고 常時로 人口의 動態를 명확히 하여 行政事務의 適正하고 簡易한 처리를 도모함을 目的」(住民登錄法 제1조 참조)으로 만들어진 制度이다. 또한 起草者의 意思도 그러하다. 1983년 同法의 제 1차 改正過程에서도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은 그 목적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行政上의 目的으로 인하여 賃借人이 피해를 입을 理由가 없다하여 이를 削除해야한다는 意見이 강력하게 대두되었다. 이에 대하여 政府側은 住民登錄을 同法제3조1항에 규정한 것은 行政상 人口의 動態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만약에 同項에서 住民登錄의 요건을 삭제한다면 주민의 이동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問題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하여 住民登錄의 削除를 강력히 反對하였던 것이다(당시 會議錄은 아직 未刊인 것으로 알고 있음). 이와 같이 그 立法趣旨는 賃借權의 公示方法으로서가 아니고 오직 住民移動의 把握이라는 行政上의 目的에 있다는것이 명백하다. 1988년 同法 제2차 改正過程에서도 이 문제가 강력히 제기되었다. 당시 민주공화당은 「주민등록은 오직 주민이동의 파악등 행정상의 목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인바 이것을 무주택서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보장하려는 임차권의 대항의 성립 및 존속요건으로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라고 하여 그 削除를 주장했으며(서울 YMCA, 「住宅賃貸借保護法 改正을 위한 政黨招請討議會」資料, 1988년24면), 平民黨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國會 법사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욱이 1991년도 住民登錄法의 改正에 의하여 住民登錄의 非公開原則(同法 제18조2항)이 채택되고 있는 것은「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公示方法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判示하고 있는 判例의 태도와는 거리가 먼 改正措置라 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살펴볼때, 判例는 立法의 趣旨에 反하는 해석 또는 그 法理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2)賃借權과 登記: 賃借權의 對抗力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賃借權의 公示方法인 登記를 要한다는 민법제621조제2항은 그 자체가 뿌리가 없는 규정이다. 즉 연혁적인 면에서 보면, 賃借權과 登記는 아무런 관계없이 別個의 獨立된 制度로 生成 發展되어 온 것이다. 登記制度는 抵當權과의 관계에서 生成되어 所有權取得의 요건으로까지 확대된 제도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민법의 모델로되어 있는 독일민법을 보아도, 賃借權의 對抗要件은 賃貸不動産을 賃貸人에게 引渡한 후에 이 것을 제3자에게 인도한경우에는 그에 대하여 對抗할 수 있다하여 「引渡」를 對抗要件으로 하고 있다 (제571조). 다만 일본민법만이 우리민법과 같이 登記를 요구하고 있지만(제605조), 문제가 있음을 이미 알고 1921년에 借家法을 제정하여, 建物의 「引渡」로서 賃借權의 對抗力을 인정하고 있다(借家法제1조 同法은 1992년10월시행되고 있는 「借地借家法」으로 편입되면서 제31조에 규정되어 있음). 이와 같이 살펴볼때, 우리 民法 제621조제2항에서 登記라는 公示方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立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問題를 해결하기 위하여 賃貸借法이 제정되었다는 것은 同法제1조에서도 명백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賃借權의 對抗力은 「引渡」만이 아니고 다시 住民登錄이라는 새로운 要件를 要하게 되니 ============ 15면 ============ 問題는 역시 남아 있다. 그러면 이러한 문제를 해석논으로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문제를 보아야 할 것이다. (3)檢討: 이상과 같이 登記라는 公示方法마저도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외국의 立法例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우리의 경우는 위 외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傳貰制度가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傳貰制度라는 理由만으로 賃借權의 對抗要件으로 登記도 아닌 住民登錄을 요구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無住宅庶民인 傳貰入住者의 全財産이라고 할 수 있는 傳貰金의 返還權確保를 轉入申告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保障받을 수 없다면, 누구를 위한 賃貸借法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判例가 住民登錄을 賃借權의 公示方法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第3者를 保護하고 나아가 去來의 安全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어느 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賃借人이 당해 住宅에서 「居住」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정도의 機能은 발휘하리라고 본다. 예컨대 家屋賣買의 경우를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買受人은 賣買契約을 체결하려 할때에는 당해 家屋에 관한 여러 상황을 事前에 조사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으로 되어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買受人은 賃借人이 당해 住宅에 「居住」하고 있다는 사실을 事前에 알게되며, 따라서 소유권을 취득한다 할지라도 적어도 「不測」의 損害는 입지 않게 된다. 抵當權設定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 경우 역시 抵當權者는 抵當權을 取得하기 전에 당해 가옥에 관한 여러 狀況을 조사하는 것이 하나의 통례로 되어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賃借人이 당해 住宅에 「居住」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따라서 「不測」의 損害는 없을 것이다. 결국, 賃借人에 의한 당해 住宅의 「居住」라는 占有는 당해 住宅의 賃貸借關係의 存在를 公示하는 機能을 하게 된다. 이상의 理由에 의하여 「居住」도 公示方法의 機能으로서 충분하다 하겠다. 判例는 賃貸借法 제3조 제1항이 「物權에 버금가는 강력한 對抗力을 부여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때 달리 公示方法이 없는 住宅賃貸借에서는 住宅의 引渡 및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은 그 對抗力 取得時에만 구비하면 족하는 것이 아니고, 그 對抗力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도 繼續存續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1987년2월24일선고, 86다카1695판결)고 하여, 住民登錄을 심지어 對抗力의 「存續要件」으로 까지 보고 있다. 위에서도 이미 지적한바, 住民登錄을 對抗要件으로 규정한것은 그 立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명백한 이상, 이러한 判例의 태도는 賃貸借法의 基本精神에 상반되는 해석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적어도 住民登錄이라는 對抗要件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同法의 基本精神인 社會法的 次元에서 유연하게 풀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三. 本 判決의 評價 本 判決은 「住民登錄이 어떤 賃貸借를 公示하는 效力이 있는지의 여부는 일반사회 통념상, 그 주민등록으로 당해 임대차건물에 賃借人의 住所 또는 居所를 가진 者로 登錄되어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하여, 賃借人인 被告 Y가 위 평동리 258번지에 轉入申告를 하든 같은 리 258의 1번지로 정정 轉入申告를 하든, 本件 建物은 같은 리 258의 1번지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3층 연립주택 가 棟중 1층 102호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被告의 그러한 轉入申告는 本件 建物의 賃貸借權 存在의 有效한 公示方法이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러한 판결은 지금까지 일관된 判例의 태도인것 같다(대법원 1990년5월22일선고, 89다카18648판결: 同 1987년11월10일선고, 87다카1573판결). 결국, 本件에서 被告 Y보다 根抵當權者(후에 所有權을 취득)인 原告 X를 보호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바, 住民登錄은 결코 賃貸借의 公示方法으로 立法된 것이 아니며, 賃借人의 轉入申告로서 賃借人의 移動把握이 가능하다면 그것으로 행정상의 목적은 달성되었다고 본다. 이와 같은 對抗要件을 機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引渡」라는 占有의 이전은 賃借權의 公示方法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住民登錄은 賃借人의 移動을 把握하는 機能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賃借人은 被告 Y는 당해 住宅에 居住하고 그 住宅의 번지에 轉入申告가 되어 있으면 층수나 호수가 다르더라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풀이하는 것이 賃貸借法의 立法趣旨에 적합하다 할 것이니, 이에 비추어 보면 本判決은 不當하다 할 것이다.
199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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