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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구속영장청구서에 사선변호인의 기재가 누락됨에 따라 국선변호인만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피의자심문과 그에 따른 구속은 적법한가? - 서울고등법원 2018. 11. 27. 선고 2018노1617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판결 - 1. 사건의 개요 가. 외국인인 피고인은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하여 필로폰을 수입하였다는 혐의로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되었다. 체포된 다음날 검사의 피의자신문이 있었는데, 피고인이 선임한 변호사(이하, 사선변호인)가 피의자신문 직전에 변호인선임계를 제출하고 피의자신문 절차에 참여하였다. 나. 검사는 피의자신문을 한 당일 구속영장청구서의 ‘변호인’ 란에 아무런 기재를 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다. 다. 관할 지방법원 판사는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에 따라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다음 그 국선변호인을 참여하게 하여 피의자심문 절차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피고인이 구속되었다. 2. 관계 법령 및 쟁점 헌법과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에 의하면,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검사로서는 사선변호인이 있는 경우 구속영장청구서의 ‘변호인’란에 사선변호인의 성명을 기재하여야 하며, 구속영장 청구를 받은 관할 지방법원 판사로서는 사선변호인에게 피의자심문의 기일과 장소를 통지함으로써, 사선변호인이 피의자심문 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이를 위해 체포된 피의자를 사전에 접견하고 구속영장청구서 등의 서류를 열람할 권리를 보장하여야 한다. 사선변호인이 존재함에도 구속영장청구서에 그 기재가 누락된 결과, 판사가 직권으로 선정한 국선변호인만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피의자심문 절차에 참여한 경우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것인지가 쟁점이다. 3. 대상판결의 내용 헌법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관련하여 피고인 등에게 보장하는 것은, 스스로 변호인을 선임하여 그 조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피고인 등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가 변호인을 선정하여 주는 것이므로, 헌법이 정하는 변호인 조력권의 본령은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이다. 구속영장청구서에 사선변호인의 성명이 기재되지 않음으로써 체포된 피의자가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한 채 피의자심문이 실시되었다면, 그와 같은 피의자심문 절차에는 체포된 피의자의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핵심적·본질적으로 침해한 위법이 있다. 이 과정에서 체포된 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이 선정되어 그 국선변호인이 피의자심문에 참여하였더라도 위와 같은 기본권 침해가 정당화된다거나 그 절차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위법한 피의자심문 결과 이루어진 구속은 헌법상의 적법한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며, 위법한 구속을 토대로 하여 수집된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정하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증거로 쓸 수 없다. 4. 대상판결의 의의 체포·구금된 피의자 등이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형사피고인이 국선변호인으로부터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헌법 제12조 제4항)이다. 반면에, 형사피의자가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체포, 구속된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형사소송법상의 권리(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 제214조의2 제10항)일 뿐 헌법에 의하여 당연히 보장·파생되는 헌법상 권리라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는 국가가 형사피의자를 위한 국선변호인제도를 입법하여야 할 헌법적 의무가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8. 7. 1. 선고 2008헌마428 결정 참조)]. 대상판결의 원심은, 국선변호인이 참여한 가운데 피의자심문이 이루어졌으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①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체포된 피의자에게 형사소송법 차원에서 규정된 국선변호가 제공되었다고 하여 기본권 침해가 정당화될 수 없고, ② 이 사건의 경우가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 국선변호인의 선정 요건인 ‘변호인이 없는 때’에 해당하지도 않아 피의자심문 절차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③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피의자심문 단계는 변호인의 법적 조력이 가장 절실하고 긴요한 때인데, 미리 선임된 사선변호인에 비해 나중에 선정된 국선변호인의 변호준비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점에 근거하여, 체포된 피의자의 사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헌법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하여야 하고,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하여야 하는데(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1항), 구속영장 청구 이후 선정된 국선변호인이 위 시간적 제약 때문에 피의자심문 시작 직전에야 체포된 상태의 피의자와 그것도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접견을 하고 바로 피의자심문에 임하는 경우가 실무상 대부분이라고 알고 있다. 체포된 피의자의 사선변호인으로서 시간에 쫓긴 나머지 밤을 꼬박 세우다시피하여 피의자심문을 준비하고서도 결국 변호준비부족으로 인한 아쉬움을 절감하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상판결의 판단에 공감하기 쉬울 것이다. 대상판결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헌법적 권리의 의미와 범위를 명확히 하고 그 실질적인 보장을 강조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국선변호인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사선변호인
윤태호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2019-02-14
민사일반
[판례해설] 전화 모집 보험의 고지의무 위반
- 서울고등법원 2017나2055603 판결 - [본 판결의 내용] 사안은 보험회사인 원고와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2014.1.20. 피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상해후유장해 등을 담보하고, 보험기간을 2014.1.20부터 2061.1.20.까지로 정하는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전화’를 통해 체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인 2011. 7.7. 우측 상악 악성 법랑모세포종 절제술 및 장골이식수술(이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을 받았고 그 이전인 98년에도 우측 상악동 종양 수술을 받았다.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후인 2014. 10.16. 우측 상악부 재발성 법랑모세포종이 재발하여, 좌측 상악 절제술을 받은 후 언어장애, 연하 및 저작장애 등의 후유장해가 발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를 이유로 2015.9.3.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였으나, 원고는 피고가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 사안이다. 법원은 피고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되고, 텔레마케터(전화로 보험을 모집하는 설계사)가 전화를 통해 청약사항을 진행하면서 피고에게‘ 최근 5년 이내에 수술 내지 암 등의 질병확정 진단을 받았는지’를 문의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수술 관련 병력이 없다’는 답변을 하였는데, 피고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은 고지의무 대상에 해당되고, 피고가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으로 판단하였다. 피고는 과거 다른 회사 보험을 가입하면서 위 98년 상악동 종양 수술을 고지하였던 것을 근거로 고지의무 이행을 주장했으나, 이는 최근 5년내 병력 고지가 아니고 다른 보험회사에 고지한 것을 이 사건 원고에게 고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피고가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설령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텔레마케터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이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했는데 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판결의 해설] 상법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일정한 기간내에 보험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상법 제651조 참조), 이를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라고 한다. 보험은 사고발생에 대한 위험률을 기초로 보험료를 산정해야 하는데 보험회사가 개별보험계약마다 위험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러한 정보는 현실적으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알고 있으므로 이러한 정보의 비대치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는 피보험자의 위험상태 측정이 곤란하므로 보험계약자 등에게 고지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고지의무는 보험단체를 도덕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기여한다. 사안에서 피고의 2011. 7.7. 의 수술 관련 병력이 ‘중요한 사안’인지가 문제가 되었는데,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보험계약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상법 제651조의2), 위 서면에는 보험청약서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4.6.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 그런데, 사안은 대면 보험가입이 아닌 전화를 통한 보험가입으로 보험모집, 청약, 계약체결 등의 전 과정이 전화로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 보험청약서가 ‘중요한 사항’에 포함된다는 판결(대법원 2004.6.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은 모두 실제로 ‘서면’이 제공된 사안이다. 이에 반하여 사안의 경우는 실제로 ‘서면’이 제공된 것은 아니고 모든 것이 전화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피고가 과거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법원은 설령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는데, 실제로 텔레마케터의 말이 빨라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현실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녹취록만 보고 이를 판단할 것은 아니고, 실제 녹음을 들어보는 방법 등을 통하여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는지에 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에도 고지의무 위반에 대한 판례는 많았지만, 사안의 경우 ‘전화’를 통한 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도 고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대면 보험가입과 동일하게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최혜원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지의무
채무부존재확인
보험가입
최혜원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9-02-14
민사일반
몰래 녹음해도 괜찮을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7. 선고 2018가소1358597 판결 - 1. 판결요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녹음, 재생, 녹취, 방송, 복제, 배포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음성권은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인격권에 속하는 권리이다(헌법 제10조 제1문). 그러므로 동의 없이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하고 이를 재생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음성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2. 해설 상대방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건 합법일까 불법일까. 이 질문은 법조인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일 것이다. '불법이긴 한데요, 처벌되진 않아요. 위자료는 줘야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라고 답변하면 아리송해 한다. 자선이나 폭행처럼 선악이 명확하면 좋겠지만, 우리 삶에는 경계에 있는 행위들이 너무도 많이 있으며 비밀녹음(내용이 비밀인 것이 아니라 녹음을 상대방 모르게 하는 것이어서 ‘몰래 녹음’이 더 직관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판결에서는 ‘비밀녹음’이라 표현하고 있으므로 이를 따른다)은 대표적인 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상대방과의 통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이를 법에서는 제3자가 몰래 녹음하는 행위로서 형사처벌의 대상인 '감청'과 대비하여, '채록'이라고 표현한다)을 처벌하고 있지 않으며, 비밀녹음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라고 선언한 대법원판결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선 법원에서는 '비밀녹음=위법'을 당연한 전제로 재판을 하고 있다. 즉, 실제 민사·행정재판에서는 비밀녹음 자체의 합법성에 관한 법리논쟁은 없고, 녹음을 한 경위에 정당성이 있는지에 관한 사실다툼만 있다. 우선, 비밀녹음 자체를 불법행위로 보고 이에 대해서 위자료를 인정하는 판결이 있다(대상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8. 22. 선고 2013나8981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21. 선고 2015가단5324874 판결 등 다수). 우리 법과 법원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강하게 보호하고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금지를 불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녹음을 녹취한 내용으로 작성한 기사에 대해서 삭제를 명한 판결이 있다(서울고등법원 2010. 6. 23. 선고 2008나63491 판결). 회사 내에서 동료직원들의 대화내용을 비밀녹음하는 행위는 사생활을 침해하고 불신을 야기해 화합을 해하는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판결도 있다(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184 판결). 비밀녹음한 것을 배포할 경우에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 '비밀녹음=원칙적 불법'을 전제로 한 판결들도 많이 있고, 비밀녹음을 하면 상대방이 불쾌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가능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비밀녹음이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녹음의 동기는 크게 법원에 제출하는 것과 사회에 유포하는 것 2가지다.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자유심증주의)에 따라 비밀녹음도 증거로 인정하고 있고, 일반 국민들도 녹음 자체를 비난하기 보다는 비밀녹음된 대화를 듣고서 상황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비밀녹음하지 않고는 진실을 밝힐 방법이 없는 상황도 많다(법원이 증거로 채택하는 이유도 그러할 것이다). 음성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는 100~300만원 수준이므로 진실을 밝히고 재판이나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 감수할 수도 있다. 비밀녹음을 근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비밀녹음 자체를 처벌하고 법원에서 비밀녹음한 증거는 일절 받아주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비밀녹음을 할 수 밖에 없는, 비밀녹음이 정당화되는 상황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3. 대상판결의 의의 비밀녹음은 원칙적으로 위법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허용되며, 이는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따라 평가된다. 문제는 '사회통념'이 무엇인지 감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대상판결은 보통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비밀녹음이 정당화되는 사유를 제시함으로써 수범자들로 하여금 경계를 지킬 수 있도록 돕는 이정표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이정표가 많이 나오기를,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신뢰지수가 높아져서 비밀녹음 자체가 줄어들기를 바래본다. 박종명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손해배상청구
녹음
음성권
박종명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2018-11-30
민사일반
압수물에 대한 몰수형 선고 없이 형사판결 확정시 ‘압수해제’ 간주로 반환의무 당연 발생, ‘별도 압수절차’ 없이 공범 수사에 사용 불가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36624 압수물인도청구 (확정) - 1. 사건의 개요 가. 원고는 2014. 7. 1. 컴퓨터 등 사용 사기의 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긴급체포 되면서, 당시 소지하고 있던 현금(이하, 이 사건 압수물)을 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인하여 취득한 금원으로서 압수당하였다. 나. 원고는 2016. 7. 20.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행에 대하여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이후 검사의 항소가 기각된 후 그 무렵 위 형사판결이 확정되었으나, 위 유죄판결에서 이 사건 압수물에 대한 몰수형은 선고되지 않았다. 한편 공범으로 보이는 소외 A는 여전히 기소중지 상태에 있다. 다. 원고는 검찰청에 압수물환부신청을 하였으나 거부당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인도의무의 발생 이 사건 압수물은 형사재판에서 몰수의 선고가 없는 상태로 확정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32조에 의하여 압수가 해제된 것으로 간주되고, 따라서 국가는 압수물을 제출한 자나 소유자 기타 권리자에게 환부하여야 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한다. 국가가 환부를 거절하는 경우 피압수자는 민사소송으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압수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나. 공범 A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몰수될 가능성이 있어 몰수선고 없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아직 체포되지 않은 공범자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하여 여전히 그 압수물을 압수할 필요가 있다거나 공범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몰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압수절차’가 새로 취하여지지 아니한 이상, 원고에 대한 몰수의 선고가 없는 판결이 확정되어 압수해제로 간주되는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3. 대상 판결의 의의 형사소송법 제332조는 “압수한 서류 또는 물품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없는 때에는 압수를 해제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종국재판이 확정된 때 효력이 발생하며, 그 결과 수사기관은 압수물을 환부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한다. 환부를 받는 자는 원칙적으로 피압수자나 그 제출인이며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을 제외하고는 제출인 외의 자에게 환부할 수 없다(대법원 1969. 5. 27. 선고 68다824 판결). 또한 압수물의 환부는 환부받는 자에게 환부된 물건에 대한 소유권 기타 실체법상의 권리를 부여하거나 그러한 권리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압수를 해제하여 압수 이전의 상태로 환원시키는 것뿐이며, 실체법상 권리와 관계없이 압수 당시의 소지인에 대하여 행하는 것이므로, 피압수자가 압수물의 소유권이나 그 환부청구권의 포기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수사기관의 압수물의 환부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대법원 1996. 8. 16.자 94모51 전원합의체 결정). 한편 대법원은, 당초 범인으로부터 압수한 물품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없이 형사재판이 확정되어 그 압수가 해제된 것으로 간주된 상태에서도 공범자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하여 여전히 그 물품의 압수가 필요하거나 공범자에 대한 재판에서 그 물품이 몰수될 가능성이 있다면 검사는 이미 압수해제 간주된 물품을 다시 압수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7. 1. 9.자 96모34 결정). 따라서 이 사건에서 미체포된 공범 A에 대한 수사를 위하여 또는 위 공범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이 사건 압수물이 몰수될 필요가 있었다면, 수사기관으로서는 원고에 대한 압수해제 간주 이후라 하더라도 ‘별도의 압수절차’를 진행하였어야 하는바, 이러한 절차가 없었던 이상 검사의 압수물 환부의무는 여전히 유지되는 것이므로, 대상 판결은 이러한 종래 대법원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압수물인도소송
압수절차
공범
이유경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18-11-30
가사·상속
민사일반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유가 없더라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를 인정한 사례
- 서울가정법원 2018. 10. 30. 선고 2018르31218, 2018르31287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 1. 사건의 개요 가. 2018르31218 사건의 경우 A(남)와 B(여)는 1996. 4. 3.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고, B는 A와 혼인기간 중인 1997. 1. 5. C를 출산하였다. A는 1997. 1. 27. 자신과 B 사이의 친자(親子)로서 C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性)과 본(本)에 따라 신고하였다. 그런데 A의 의뢰로 1998. 3. 실시된 유전자형 검사에서 C가 A의 친자(親子)가 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A는 1998. 9. 4. B와 이혼하였고, 이후 C와 서로 교류 없이 지내다가, 2004. 8. 23. D(여)와 혼인하였다. 한편 C는 2008. 8. 법원의 심판에 따라 그 성(性)과 본(本)을 변경하였다. 이후 D(원고)는 A와 C(공동피고)를 상대로 둘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나. 2018르31287 사건의 경우 A(여)와 B(남)는 1993. 5. 18.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부부였다. A는 B와의 혼인기간 중인 1997. 8. 22. C를 출산하였고, 1997. 9. 9. 자신과 B사이의 친자(親子)로 C에 대한 출생신고를 하였다. A와 B는 2001. 9. 11. 협의이혼을 했는데, A는 협의이혼 당시 C의 친권자로 지정되었고, 이혼 이후 줄곧 C를 양육하였다. 그런데 C의 친부(親父)인 D가 2002. 1. 10. C를 X(1996. 7. 20.생)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친자(親子)로 출생신고를 함으로써, C의 가족관계등록부가 이중으로 편재되었다. C는 위와 같이 이중으로 출생신고가 된 이후 대내외적으로 X라는 이름으로 생활하였고, 현재까지 B와의 교류는 전혀 없다. 이후 A(원고)는 전남편인 B와 C(공동피고)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에서 이루어진 혈액 및 유전자 감정촉탁 결과 B와 C는 유전학적으로 자녀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2. 법원의 판단 대상 판결은 동서(同棲)의 결여 등으로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유가 없을지라도, ① 부부가 이미 이혼하는 등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었고, ② 부(父)와 자(子) 사이의 사회적, 정서적 유대관계도 단절되었으며, ③ 혈액형 혹은 유전자형의 배치 등을 통해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친생자 추정의 효력은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대상 판결의 검토 가. 민법 제844조 제1항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법원(대법원 1968. 2. 27. 선고 67므34 판결, 대법원 1974. 7. 22. 선고 75다65 판결 등)은 처음에는 위 규정에 따라 친생자의 추정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를 번복하기 위해서는 부부의 일방이 민법 제846조, 제847조가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고, 친생부인의 소의 방법이 아닌 민법 제865조 소정의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의 방법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소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나. 이에 따라 대법원은 처음에는 예외 없이 친생자추정의 규정을 적용하였으나, 1983. 7. 12. 선고 82므5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다소 완화하였고, ‘민법 제844조는 부부가 동거하여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子)를 포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同棲)의 결여로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다. 또한 대법원(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므1892 판결)은 최근 유전자검사에서 부자간 친생자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사건에서, ‘민법 제844조에 의한 친생자 추정은 반증을 허용하지 않는 강한 추정이므로, 처(妻)가 혼인 중에 포태한 이상 그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妻)가 부(夫)의 자(子)를 포태할 수 없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그 추정이 미치지 않고, 이러한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누구라도 그 자(子)가 부(父)의 친생자가 아님을 주장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추정을 번복하기 위하여는 부부의 일방이 민법 제846조, 제847조에서 정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그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고, 이러한 친생부인의 소가 아닌 민법 제865조에서 정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에 의하여 그 친생자관계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라는 이유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청구를 인용한 원심 판결을 파기한 뒤 각하 판결을 내림으로써,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예외사유’를 엄격하게 적용하였습니다. 라. 그러나 위와 같은 대법원의 입장에 의하면,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가 존재하지도 않는 경우에도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이 도과했다면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 봉쇄될 수밖에 없다는 불합리한 결론에 이를 수가 있습니다. 특히 위 규정의 제정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혈액형 혹은 유전자형의 배치 등의 검사가 비교적 간단하여 부부의 내밀한 사적 비밀을 침해하지 않고도 혈연관계의 유무의 확인이 매우 용이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 또한 매우 높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결론은 일반인의 법 감정과도 배치된다고 할 것입니다. 마. 이런 상황에서 대상 판결은 ‘부부가 이미 이혼하는 등 혼인관계가 파탄되었고, 부(父)와 자(子) 사이의 유대관계도 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도 존재하지도 않는 경우에까지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혈연진실주의에 부합하게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차단하는 것은, 이를 통해 지켜야 할 별다른 법익은 존재하지 않는 반면, 그로 인해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하는 법적인 부자관계의 정립을 원하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라는 이유로 친생자 추정이 배제되는 예외사유를 보다 넓게 인정한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바. 즉 제844조와 제846조의 규정취지가 ‘혈연진실주의 뿐만 아니라 가정의 평화도 보호하고, 나아가 조속한 부자관계의 확정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실현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양육되고자 하는 자의 복리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대상 판결은 위와 같은 규정의 존립기반이 사라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 이처럼 대상 판결은 동서(同棲)의 결여 등 처(妻)가 부(夫)의 자를 포태할 수 없음이 외관상 명백한 사유가 없더라도, 부부가 이미 이혼하는 등 혼인관계가 파탄되었고, 부(父)와 자(子) 사이의 유대관계도 단절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父)와 자(子) 사이에 혈연관계도 존재하지도 않는 경우에는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함으로써,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실한 혈연관계에 부합하는 법적인 부자관계의 정립을 원하는 자들에 대한 보호를 도모한 판결이라고 평가됩니다. 아. 나아가 친생부인의 소는 부(夫) 또는 처(妻)만이 제기할 수 있으나, 대상 판결에 의할 경우에는 친생추정이 미치는 자(子)도 민법 제865조에 근거하여 스스로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4. 입법적 해결방안의 필요성 친생자추정 및 친생부인의 소에 관한 규정이 도입된 1958. 2. 22. 구 민법의 제정 당시에는 부성(父性, paternity)의 정확한 감별이 어려웠던 것과 달리, 앞서 본 것처럼 현재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혈액형 또는 유전자형의 배치에 대한 검사를 통해 혈연관계의 유무를 쉽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된 점을 고려한다면, 위와 같이 해석을 통한 해결이 아니라 과학·의학의 기술적 발전에 발맞춘 입법적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수진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친생자추정
친생부인
혈연관계
김수진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20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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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의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에 관한 단상
- 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다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 I. 사실관계 및 소송의 개요 원고는 2004년 피고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고, 2014년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은 무변론으로 원고 승소판결을 하였고, 원심은 파산절차에서 면책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고 그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면서도, 직권으로 시효중단을 위한 소송의 형태에 관하여 심리하였고, 다수의견은 이행소송 외에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된다고 판단하였다. II. 판결의 요지 다수의견은 재판상 청구는 내용과 무관하게 폭넓게 시효중단사유로 인정되어 왔고,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도 동일하게 보아야 하는 점,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서 실무상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즉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되고, 채권자는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하여 종전 실무에 문제가 많지 않고 법리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허용될 수 없다는 반대의견(상고를 기각하는 결론이 동일하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반대의견이 아니지만 편의상 이와 같이 기재하였다),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 자체를 확인의 대상으로 삼는 ‘청구권 확인소송’만이 가능하다는 반대의견,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시효중단을 위한 소송의 원칙적인 모습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었다. III. 평석 1. 문제의 제기 :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은 당연한 것인가 민법은 제162조 제1항에서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63조와 제164조에서 단기소멸시효를, 제766조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 민법은 물권과 달리 채권에 대하여는 상대적 권리라는 점을 중시하여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소멸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고, 이는 당연한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민법 제178조 제2항은 “재판상의 청구로 인하여 중단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권리 위에 잠자지 않는 자임을 가장 단호한 방식인 재판상 청구로 표명하고 시효의 기초인 사실상태를 깨드린 경우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판례는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지만,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이 가능하다고 보아왔고, 이에 대하여 별다른 문제 제기도 없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의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에 대하여 최근 연속하여 2개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다. 즉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은 종전 판례를 변경하여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재소의 방식에 관하여 이행소송 이외에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허용하였다. 도대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 어떠한 문제가 있기에 두 달 간격으로 연속하여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었는지, 그 자체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문제점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에 숨겨져 있던 문제점들을 상세히 지적하고 있다.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이 제기되면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청구권의 존부와 범위를 새로 심사해야 하는데, 이는 애초에 시효 중단만을 위해 법원을 찾은 원고의 의도와 전혀 다른 것이다. 또한 판결이 확정되면 재심 또는 청구이의의 소 등에 의해 집행력이 배제될 수 있으므로,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이 허용되어 동일한 청구권에 관하여 집행권원이 추가로 주어지게 되었다. 소멸시효기간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만 소의 이익을 인정하지만 임박하였다는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것도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너무 오랜 기간이 경과한 뒤에 제기되어 증거가 남아 있을리 없고, 전소가 소액사건인 경우가 소송물을 특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러한 경우 다수의견이 지적한 문제점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최근 선고된 두 건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법원의 깊은 고민들이 반영되었다고 보인다. 3.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를 둘러싼 문제의 해결방안 대상판결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판례는 권리자가 재판상 그 권리를 주장하여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 소송의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널리 시효중단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왔고, 대상판결은 그와 같은 판례와 그 흐름을 같이한다. 다만, ‘재판상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단순히 어떠한 사실 자체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라는 반론이 가능하고, 대상판결에서 대법관 6명은 종전의 이행소송과 관련한 문제점이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을 도입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볼 수 없고, 다수의견은 민사소송법의 체계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확인의 소로써 위험·불안을 제거하려는 법률상 지위는 반드시 구체적 권리로 뒷받침될 것을 요하지 않고, 불확정적이라고 하더라도 보호할 가치 있는 법적 이익에 해당하면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므로, 시효중단을 위해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이론상 불가능하다고 볼 이유는 없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밝힌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은 이론적으로 가능하고 실무상으로도 환영할 일이다. 다만, 과연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가 10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는데도 다시 소를 제기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 본다.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채권은 원래 ‘소멸’을 전제로 하는 한시적 권리이고, 재판상 청구를 반복해서라도 계속 존속시켜야 할 권리가 아니다. 민법 제170조에서 재판상 청구를 시효중단사유로 삼고 있지만, 이때의 재판상 청구는 적법한 것을 의미하는데, 판례는 승소 확정판결이 있는 경우 동일한 소송을 다시 제기하면 부적법한 소로 보아 왔다. 오히려 재판상 청구를 반복해서 채권을 물권처럼 영속시키는 것을 민법이 예정하고 있는지 의문이므로,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도 10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이론상 시효제도의 본질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4. 결론 대상판결은 시효중단을 위한 이행소송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 해결책으로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된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소송이 정착되면 이행소송에 수반되던 문제들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원래 승소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동일한 소를 제기하는 것은 기판력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예외적으로 시효중단을 위한 경우에만 허용되는데,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가능하다면 원칙으로 돌아가 이행소송을 제기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일관성이 있다.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런데 다만, 여기서 또다시 근본적인 궁금증이 든다.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허용되어야 하는가? 다중채무자는 이미 오래 전에 사회적 문제가 되었고,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대부분 금융기관이 부실채권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제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송을 허용하는 것이 반드시 권리자의 권리보호에 충실한 합리적인 제도 운영인지 의문이다. 대법원의 고민이 담긴 두 건의 전원합의체 판결은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을 10년으로 한 것이 적정한지, 반복적인 재판상 청구를 통해 채권이 영속되도록 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입법적 해결을 촉구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효제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지연손해금
대여금
소멸시효
이효제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2018-11-26
민사일반
베네치아CC 회원계약 승계 인정의 의미와 전망
- 대법원 2018.10.18. 선고 2016다220143 입회보증금반환 (전합)판결 - 1.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의 도입 배경과 입법취지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의 부동산(체육필수시설)이 민사집행법상 경매 또는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 등으로 소유자가 변동된 경우 골프장의 시설소유자와 인허가·운영권자가 분리되므로 회원들은 거액의 입회금을 내서 건설비를 부담하고도 입회금 반환은커녕 이용도 못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에 정부는 콘도미니엄의 경우처럼(1993년 구 관광진흥법) 체육필수시설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 체육시설사업 인허가권(공법상 권리)과 함께 회원에 대한 권리의무(사법상 회원권 계약)도 승계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했다. 1994년 영업양도 등 임의적 소유권이전에 따른 승계조항(제27조 제1항)이, 2003년 민사집행법에 의한 경매 등 강제적 소유권이전에 따른 승계조항(제27조 제2항)이 각 신설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체육시설업의 필수시설에 대한 소유권을 상실한 기존 사업권자의 사업계획승인권은 헌법상 보호되는 재산권이 아니고, 회원보호 결과 다른 일반채권자들의 보호가 다소 약화되더라도 평등권 침해가 아니라고 합헌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0. 4. 29. 2007헌바40 결정).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이 신설된 후 사업자와 금융기관은 골프장 담보로 근저당권 보다 부동산신탁을 선호하였다. 대법원 다수의견의 지적대로 이 조항을 회피한 것이다. 2. 베네치아C.C. 사건의 개요 베네치아C.C.는 전사업자가 미분양 공단부지를 매수하여 부동산담보신탁 대출로 부지 소유권을 취득한 후 인허가를 받아 골프장을 건설하고 500여억원의 회원권을 분양했는데, 자금부족으로 2014년 5월 신탁공매에서 감정가 700억원 상당인 체육필수시설이 불과 14억1000만원에 ㈜다옴에게 넘어갔다. 전 사업자의 인허가가 취소되고, 부동산 인도집행이 되어 회원들은 골프장 이용도 못하게 되었다. 이에 베네치아CC의 회원들은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절차는 민사집행법상 경매(제1호), 채무자회생법상 환가(제2호), 국세징수법 등 세금징수법상 압류 재산의 매각(제3호)'에 준하는 절차(제4호)에 해당한다는 법리해석을 전제로 ㈜다옴을 상대로 입회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미 종래 법원은, 담보신탁에 의한 공매는 신탁계약에 따른 임의적 처분행위라고 보아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절차(법률규정에 의한 강제적 처분)와 성격이 다르고 민사법리와 충돌하는 조항은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해왔다(대법원 2012다4817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11. 11. 9. 선고 2011나21268 판결). 그 대신 물적 시설과 인허가권이 별개로 양도양수된 경우에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을 곧바로 적용하지 않고 제27조 제1항에서 영업양도 개념을 ‘장차 체육시설의 설치공사를 완성하여 체육시설업을 등록할 것을 목적으로 조직화한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넓게 해석하여 회원계약의 승계를 인정하고(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다10213 판결 등) 나아가 ‘사회통념상 전체적으로 보아 종전의 영업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 이전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까지 확장해석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을 보호해왔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5379 판결). 그러나 베네치아CC의 경우 ㈜다옴이 나머지 영업용 자산이나 영업권 등을 취득하지 않았고, 사업자 지정과 체육시설업 조건부 등록이 취소되었으므로 영업양도와 유사하게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사안이어서 제1심과 항소심은 회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런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담보신탁에 따른 공매는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4호에 해당한다고 정면으로 판시함으로써 신탁공매 부동산 인수자에게 회원계약의 승계를 인정했다. 체육시설의 소유자가 변경된 경우 회원들이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고 신탁법상 도산격리효과의 제한 등 민사법 질서와의 충돌 문제는 회원 입회금 투입으로 체육시설의 경제적 가치가 증대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이익형량의 관점에서 수용할 만하다는 것이다. 입법취지를 존중하여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고 애매했던 영업양도 개념확대 방식을 대체하여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해석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평가될 수 있다(부동산 양도담보 또는 가등기담보권 실행시도 승계된다고 판시함). ㈜다옴은 감정가 700억원의 부동산을 단돈 14억1000만원에 취득했고 종전의 신탁수익권자인 금융채권은 이미 대손상각처리 되었을 테니 구체적 타당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일시에 500여억원의 입회금 채무를 떠안은 (주)다옴은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옴이 파산한다면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 제2호에 의해 역시 채무가 승계가 되어 파산재산의 환가가 어렵고 부동산을 분할매각하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면 법적 분쟁이 예상되므로 분할매각도 쉽지 않다. 또한 회생절차에서도 과거에는 회생계획안이 부결되어 공매절차가 진행되면 입회금채권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회원들이 양보를 했지만, 이제는 기대심리 때문에 타협이 어려울 것이다. 대신 ㈜다옴에게는 전사업자와의 계약 등 사업계획승인만의 승계를 위한 별도의 원인 없이도 체육시설법상 사업계획승인이 승계되는 편의가 생겼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두8201 판결 참조). 그러나 골프장 등록이 취소된 상태여서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지정 및 사업계획승인을 따로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승계규정이 없다. 회원, ㈜ 다옴, 김천시 모두 타협이 되지 않는 한 장기간 유휴시설이 되거나 편법 또는 불법의 시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4. 골프장 관련 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 및 과제 이번 판결로 체육시설법 적용 대상 부동산에 대하여는 담보신탁의 도산격리효과가 제한되고 다른 회피방법이 없어서 금융기관은 대출을 기피할 가능성이 높다. 신탁공매 인수자들의 입장에서는 우발채무로 지급불능 위험에 처해졌다. 대출금 채권회수가 불확실하므로 담보신탁 대출의 만기연장이 어렵게 되고 금융기관은 대손충당금을 쌓게 되었다.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과 보충의견은 체육시설법 제17조(회원모집), 제18조(회원의 보호)를 근거로 체육필수시설의 인수인은 체육시설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승계될 회원규모 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서 담보신탁의 우선수익자에게 예상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탁 대출은 회원권 분양 전에 토지취득 단계에서 먼저 이루어지고, 법원은 체육시설업자가 회원모집계획서를 제출한 후 모집방법을 달리하거나 모집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경우에도 회원계약은 유효하다고 판시하므로(대법원 2009. 7. 6. 선고 2008다49844 판결) 신탁공매 단계에서 회원권 발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더구나 2000년 1월 28일 체육시설법 시행령 17조 제3호 개정으로 공정 50% 초과 후에는 설치투자비 총액 한도 없이 모집액을 늘릴 수 있게 되어 재무상황이 악화된 사업자는 회원모집계획서 제출 및 보고 없이 무기명회원권 등을 남발하면서 연명해가는 것이 현실이다. 체육시설법상 회원모집절차에 따르지 않거나 골프장경영자협회의 확인을 받지 않은 회원권의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지 법원이 고민해야 한다. 차제에 문체부는 회원모집계획서 제출과 회원모집결과 보고, 회원증 확인(체육시설법 시행령 제18조, 제19조) 등의 실태를 조사하고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근저당권 및 부동산담보신탁 수익권 보다 우선하는 회원권에 관하여 정보와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체육시설 부동산은 시장의 외면을 받아 구조조정과 청산까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법원 판결로 신규 회원제 골프장의 설치가 어려워졌고, 기존의 대중제 골프장들이 반사적 이익을 보게 되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시장 제한 효과에 따른 회원권 가격 상승, 입회금 반환청구 가능성 하락 등 면에서는 호재이지만, 금융대출이 막히는 악영향이 더 클 것이다. 결과적으로 체육시설의 설치와 이용을 장려하고자 하는 체육시설법의 목적에 반하는 현실이 도래했다. 과유불급이다. 처음부터 정부가 체육시설의 완성과 회원의 입회금 보호에 관하여 보증보험 등 민사법리와 충돌되지 않는 방안을 찾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용락 변호사 (법무법인(유) 원)
입회보증금
체육시설의설치및이용에관한법률
골프장
공매
신용락 변호사 (법무법인(유) 원)
2018-11-22
민사일반
예식장사용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152793 판결 - 1. 사건의 개요 피고 A(남)와 피고 B(여)는 2016. 3. 20. 함께 원고가 운영하는 예식장을 방문하여 2016. 5. 14. 예식장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원고로부터 예식장 사용료 및 식음료, 꽃장식 비용 등으로 약 3,900만원을 안내 받았다. 2016. 3. 21. 피고 A는 원고에게 계약금 100만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메일로 예식장사용에 관한 웨딩계약서와 행사계약규정을 보내주었는데, 행사계약규정 3조에서는 이용자의 사정으로 당일에 행사를 취소하는 경우에는 계약된 총 예식금액의 70%를 배상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들은 2016. 4. 8. 원고 예식장을 다시 방문하여 플라워미팅을 하고 예식에 사용될 꽃장식 디자인에 관하여 설명을 듣고 세부사항을 확정하였으며 그 샘플 사진을 받아 확인하였고, 2016. 5. 1. 피고 B의 부모님과 함께 예식에 사용될 식사를 시식하였다. 피고들의 예식 당일인 2016. 5. 14. 피고 B는 피고 A로부터 예식을 취소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원고에게 예식장 사용계약을 취소하였다. 원고는 2016. 6. 8.경 피고들을 상대로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여 계약금액의 70%에서 계약금 100만원을 공제한 약 2,600만원을 청구하였다. 피고 A에 대하여는 공시송달로 진행되었고, 피고 B는 자신은 예식장 사용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총 예식금액의 70%에 달하는 손해배상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의 요지 가. 피고들이 원고가 운영하는 예식장을 방문하여 예상견적을 받고, 피고 A가 계약금을 송금한 점, 피고들이 플라워미팅 및 시식 등을 통하여 예식진행의 과정을 확인한 점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구두로 또는 묵시적으로 예식장 사용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추인할 수 있다고 하면서 피고 B는 피고 A와 공동하여 예식장 사용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당일 취소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다만, 민법 398조 2항에 따라 예식장 사용계약이 피고 A의 사정으로 취소되고, 실제로 예식이 진행되지는 않은 사정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예정액의 50% 정도인 1,300만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3. 검토 가. 예식장 사용계약도 청약자와 승낙자 사이의 의사의 합치가 있으면 되고 특별히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의사의 합치를 명확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의 성립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 피고 A가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A가 계약서를 이메일로 확인하고 계약금 100만원을 원고에게 송금한 것으로 원고와 피고 A 사이에 구두 계약 또는 묵시적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예식장 사용계약이 구두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3조에 의하면 사업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분명하게 밝히고, 고객이 요구할 경우 그 약관의 사본을 고객에게 내주어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하여야 하고(2항 본문),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하며(3항 본문), 사업자가 2항 및 3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4항)고 규정하고 있다. 대상 판결에서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예식장사용에 관한 웨딩계약서와 행사계약규정을 이메일로 보내주었다’고 했지만, 정작 피고 B가 그 이메일을 받았는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피고 A가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피고 B가 인정하고 있다’고만 설시하고 있다. 또한 ‘피고 B도 다시 원고의 예식장을 방문하여 예식의 세부내용과 진행상황을 확인’하였다고 하면서 원고가 피고 B에게 예식장 사용계약서의 내용(특히 위약금 관련 내용)을 설명하였다거나 확인하였다는 설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 B가 계약서를 이메일로 받았는지가 증명되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 B에게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였다는 등 약관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기 위한 절차를 밟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구두 또는 묵시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현재)
예식장
파혼
사용료청구소송
배상책임
계약금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현재)
2018-10-08
형사일반
재산명시신청이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압류에 준하는지 여부(적극)
- 부산지방법원 2018. 8. 22. 선고 2018나40461 판결 -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의 실현을 위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한 민사집행법상 재산명시신청은 민법이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 규정한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 보되, 다만 재산명시신청을 통하여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등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 시에 소급하여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판결이다. 이는 재산명시신청에 대하여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최고’로서의 효력만이 인정되므로, 재산명시결정에 의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그로부터 6개월 내에 다시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는 등 민법 제174조에 규정된 절차를 속행하지 아니하는 한 상실된다라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8606 판결 참조)에 배치되어서 주목된다(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2161 판결은 재산명시신청에 대하여 ‘최고’로서의 효력이라고 판시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민법 제174조의 6월 내의 보완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건강보조식품 판매사업을 하던 중 2006. 6. 22.경 원고를 영업담당직원으로 고용하면서 원고 누나의 보증 아래 선불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하지만 원고는 실적이 거의 없었고, 피고는 대출금과 이자를 포함해 4,300만 원을 갚으라는 지급명령을 신청해 2007. 1. 20. 확정되었다. 이후에도 빚을 갚지 않자 피고는 2010. 11. 10.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재산명시 결정을 하였으며, 결정등본이 같은 달 16. 원고에게 도달되었다. 하지만 원고는 재산명시기일에 불출석하고 재산목록 제출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결국 집행기간을 넘겼다. 피고는 2017. 5. 12. 다시 원고에 대한 재산명시신청을 하여, 재산명시결정을 받아 재산목록을 확보했으며 같은해 9월 압류를 집행했다. 이에 채무자인 원고는 "2007년 지급명령이 확정된 이후 소멸시효기간 10년이 지나 채무가 소멸했다"며 이 사건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1심은 재산명시신청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최고’(催告)로 인식하면서 "피고가 2010년 재산명시 신청후 6개월이내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가압류·가처분 등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의 채권이 소멸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상판결은 재산명시신청은 민법이 시효중단사유로서 규정한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 보되, 다만 재산명시신청을 통하여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등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 시에 소급하여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바,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는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일인 2010. 11. 10. 중단되었고, 재산명시절차가 종료된 2011. 6. 28.부터 새로 진행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한 채권은 소멸시효 완성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상판결은 소멸시효 제도, 소멸시효 중단사유, 재산명시절차의 취지에 대하여 살핀 다음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최고, 압류를 재산명시신청의 성질과 비교 검토하여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즉 소멸시효 제도는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 즉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그 자의 권리를 소멸시켜 버리는 제도로서, 오랜 기간 동안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한 자는 이른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서 법률의 보호를 받을 만한 가치가 없으며 시효제도로 인한 희생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반대로 장기간에 걸쳐 권리행사를 받지 아니한 채무자의 신뢰는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그 주된 존재이유가 있다(헌법재판소 2009. 10. 29. 선고 2008헌바4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현행 민법은 제168조에서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청구(제1호),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제2호), 승인(제3호) 세 가지를 규정하며, 제174조에서 ‘최고는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또는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하면서 최고를 잠정적인 시효중단사유로 보고 있다. 민법 제168조 제2호가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석론에 의하여 확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가 있으나,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89880 판결 등에서 보는 것처럼 채권자의 배당요구나 채권신고 등을 압류에 준하는 독자적인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해석하고 있으므로, 결국 재산명시신청을 압류에 준하는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볼 것인지는 해석의 문제이지 입법론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재산명시절차는 일정한 집행권원에 기한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법원이 그 채무자로 하여금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제출하게 하여 재산관계를 공개하고 그 재산목록의 진실함을 선서하게 하는 법적 절차로(민사집행법 제61조 제1항),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에 대하여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결정인 재산명시명령을 통하여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탐지할 수 있어 강제집행을 용이하게 하고, 자기재산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그로 하여금 채무를 자진 이행하도록 유도하여 채무의 간접강제를 그 주된 목적으로 두고 있다. 재산명시신청을 하기 위하여는 집행력 있는 정본과 집행개시에 필요한 문서가 요구되고 법원은 채무자를 심문할 수 있으며, 재산명시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는 1주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채무자의 이의신청이 없거나 기각된 경우 법원은 재산명시기일을 정하여 출석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의 제출이나 선서를 거부하는 경우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하며, 거짓의 재산목록을 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러한 점에서 재산명시절차는 다른 강제집행절차에 선행하거나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그 자체가 독립적인 절차이고, 엄연히 법원의 재판절차이다.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하나로서 민법 제174조가 규정하고 있는 ‘최고’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 이행을 구한다는 채권자의 의사통지(준법률행위)로서(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41118 판결 참조), 이에는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묵시적인 최고로써도 족하다. 이러한 점에서 집행력 있는 정본과 집행개시요건의 구비를 필요로 하고 법원의 재판에 따라 이루어지는 재산명시절차와는 그 성질이나 요건, 효과 등의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개인이 아무런 형식 없이 재판 외에서 하는 의사의 통지인 최고를 법원의 정식 재판절차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재산명시명령과 동일선상에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압류는 확정판결 기타의 채무명의에 기하여 행하는 강제집행으로서 특정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 집행행위이고 가압류·가처분은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의 실행행위로서(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2161 판결 참조), 이들은 권리자의 강한 권리실행의사를 외부적으로 표출하는 전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된다. 그러나 채무자가 자진하여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내역과 소재를 채권자에게 알려주지 않거나 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재산을 은닉한 경우, 채권자는 위와 같은 보전절차에 착수할 수 없게 되거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이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러한 경우 시효중단을 위해서 채권자는 소를 제기하여야 하지만 채무자의 재산이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소를 제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채권자에게는 무의미한 절차를 되풀이 하게 할 뿐이어서, 이는 매우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채권의 만족을 위한 보전절차나 강제집행절차와 같은 권리실행행위를 할 수 없거나 그 행위를 하는 것이 대단히 곤란한 상황인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요건과 절차에 있어서 압류 등 강제집행과 대등할 정도로 엄격성을 가진 재산명시신청을 압류에 준하여 보아야 할 사정이 존재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멸시효제도의 대전제인바, 재산명시절차를 거친 채권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아님이 명백하며 이는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을 신뢰한 채권자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또한 법원 재판의 권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이상의 점들을 종합하면 대상판결은 기존의 판례와 명백히 배치되는 결론임에도 그 문제의식과 논거에 비추어보면 구체적 타당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많으므로, 대법원에서의 판단이 주목된다고 할 것이다. 유승남 변호사 (법무법인(유) 화우)
재산명시신청
시효중단
강제집행절차
청구이의소송
유승남 변호사 (법무법인(유) 화우)
2018-10-01
헌법사건
[판례해설] 법원 100미터 시위제한
- 헌재 2018. 7. 26. 2018헌바137 결정 - 1. 사건개요 및 신청요지 청구인은 대법원 청사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 위치한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검찰수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구호를 제청하는 등 집회금지 장소에서 집회를 주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청구인은 항소심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였으나 그 신청이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대상은 각급법원 100미터 이내에서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1조 제1호 중 ‘각급 법원’ 부분 및 제23조 제1호 중 제11조 제1호 가운데 ‘각급 법원’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청구인은 위 규정이 법원을 직접 대상으로 하지 않거나 구체적 재판과 관련되지 않은 집회·시회 또는 재판의 독립성이나 공정성을 해할 구체적 위험성이 없는 집회·시회의 경우에도 각급법원 인근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집회를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2. 결정결과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19. 12. 31. 시한으로 이를 잠정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였다. 3. 집회의 자유 침해여부 재판관들은 법원 인근에서 옥외집회나 시위가 열릴 경우 해당 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위협이 존재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 상황에 따라 부인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입법자로서는 각급 법원 인근일지라도 예외적으로 옥외집회·시위가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여야 한다고 하였고, 법원 인근에서의 집회라 할지라도 법관의 독립을 위협하거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없는 집회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경우 입법자로서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법관의 독립과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옥외집회·시위는 허용될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현행 집시법은 심판대상조항 외에도 집회·시위의 성격과 양상에 따라 법원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수단을 마련하고 있으며 따라서 각급 법원 인근에서의 옥외집회·시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수단을 통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달성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어 규제가 불필요하거나 또는 예외적으로 허용 가능한 옥외집회·시위까지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 및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어긋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4. 결정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지난 5월 국회의사당 100미터 시위금지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2013헌바322)을 내린 것의 연장선에서 이번 사건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법원 앞 100미터 시위금지에 대하여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올해와 달리 2009년에는 법원(2004헌가17) 및 국회(2006헌바20)앞 시위금지규정에 대하여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1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견해가 완전히 바뀌었다. 10년전 국회 앞 시위제한이 필요하다는 근거 중 ‘국회 인근에서의 옥외집회나 시위는 이해관계나 이념이 대립되는 여러 당사자들 사이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거나, 물리적 충돌로 발전할 개연성 또한 높아, 사후적 규제만으로는 국회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표현이 있다. 10년전 헌법재판소가 바라보았던 집회·시위는 언제라도 폭력사태로 변질될 수 있는 극히 위험한 상태였다. 헌법재판소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통제능력을 신뢰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던 2017년 촛불집회는 그 규모가 계속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의 우려와 달리 극단으로 치닫거나 물리적 충돌로 발전하는 대신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끌어내는 성숙된 민주주의를 보여주었다. 이번 헌재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성숙된 시위문화다.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시위
집회금지
옥외집회
조성호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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