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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 어려운 형편에도 단기간 비싼 보험 여러 개 동시가입 했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11.26. 선고 2015가합513416 사건판례해설 1. 들어가며 보험계약도 계약인 이상 민법의 일반원리가 적용될 것이고 이와 같이 보험계약체결이 보험금의 부정취득 등의 도덕적 위험을 위반을 수반하여 체결된 경우에는 사회질서 위반 또는 신의칙위반에 해당하는 것이기에 그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보험계약이 체결이 어떤경우에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구체적 기준이 문제가 될 것인데, 특히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최근 판례는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하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이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반하는 보험계약에 해당되어 무효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 판례의 태도를 살펴보고, 이 사건 판결을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2. 다수의 보험계약 체결에 대한 판례의 입장 판례는 다수의 보험 계약체결의 경우 보험 계약자의 재산이나 수입에 비추어 과다한 보험료와 보험금을 받는 것 만으로 바로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판례는 보험계약자의 수입에 비하여 과도한 보험료를 지급하면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이를 반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로 본 경우와 그렇지 않다고 본 경우가 있다(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대법원 2001.11.27. 선고 99다33311판결등) 또한, 법원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지에 관하여 직접적인 증거없이 보험계약자의 직업, 재산 상태 등 제반사정에 기하여 그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지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2.12. 선고 2014다73237판결, 대법원 2009.5.28. 선고 2009다12115 판결등참조). 특히 보험계약자가 자신의 수입 등 경제적 사정에 비추어 부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액인 보험료를 정기적으로 불입하여야 하는 과다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 단기간에 다수의 보험에 가입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으로 다수의 보험에 가입하였다는 사정, 보험 모집인의 권유에 의한 가입 등 통상적인 보험계약 체결경위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의에 의하여 과다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 저축적 성격의 보험이 아닌 보장적 성격이 강한 보험에 다수가입하여 수입의 상당부분을 그 보험료로 납부하였다는사정, 보험 계약시 동종의 다른보험 가입사실의 존재와 자기의 직업ㆍ수입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였다는 사정 또는 다수의 보험계약체결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한 시기에 보험사고 발생을 원인으로 집중적으로 보험금을 청구하여 수령하였다는 사정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된다면 이는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 유력한 자료가 된다(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3다69170 판결)고 판시하였다. 보험금의 부정취득 목적을 간접사실에 의해 추인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고 이 경우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할 것인데 위와 같은 2013다69170판결에서 설시한 판례의 기준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13416 사안의경우 사안은보험계약자이자피보험자 (이하망인) 가 2014.12.9. 출국하여 2015.1.6. 태국방콕에있는호텔 26층발코니에서추락하여사망하자, 보험수익자가 D보험회사, S보험회사, K보험회사에게보험금을청구한사안이다. 망인이가입한보험계약들을살펴보면, 먼저 D보험회사와체결한보험계약은보험기간이 2014.11.7.~2058.11.7.이고보험료는월 72,890원,보험수익자는법정상속인으로정하여상해사망시보험금 2억원과상해사망유족자금월100만원씩 10년을지급하도록되어있고, S보험회사와체결한보험계약(해외여행보험)은보험기간이2014.12.9.~2015.1.8. 보험료는 47,729원,보험수익자는법적상속인으로정하여상해사망시 3억원, K보험회사와체결한보험계약(해외여행보험)을보면보험기간이 2014.12.9~2015.1.9.이고보험료는 14,860원,보험수익자는법정상속인으로정하여상해사망시 3억원을지급하는보험계약이다. 위사안의경우, ①망인이이사건보험계약들을체결할무렵소유부동산을상회하는여러건의채무를부담하고있었고당시일정한수입이없었고, ②망인은이사건보험계약들을체결할당시 3억원상당의빚독촉에시달리고있었고, ③망인은이사건보험사고이전인 2014.10.7.출국하여 2014.10.15. 귀국하였는데, 망인은 2014,10.8.부친에게사고사로위장하여자살을하여보험금을부정취득할계획을세운적이있다는내용의문자메시지를보낸적이있었고, ④망인이 2014.12.9. 출국하면서이사건보험계약의보험회사들이외에 4개보험회사에추가로해외여행보험을체결하였는데추가로체결한해외여행자보험들은모두이사건보험계약과유사하게보험기간은2014.12.9.~ 2015.1.8일전후로하였고,상해사망시대략 3개보험회사로부터는 3억원나머지 1개보험회사로부터는 1억원의보험금을지급받는여행자보험을가입한사실이있고 (다만추가로가입한해외여행보험의보험수익자는망인의동생임), ⑤망인은이사건 S보험회사및K 보험회사의해외여행자보험의보험기간이만료되기직전인2015.1. 6. 추락하여사망하였고, ⑥망인이추락할당시발코니에서추락할만한외부적인요인이있었던것으로볼만한자료가없으며평소망인이발작이나쇼크증상을보이는질병을앓고있었다는등이사정에관한자료도없다고설시하면서, 이러한사정들을비추어보아이사건각보험계약은선량한풍속기타사회질서에반하는것으로서민법제103조에따라무효라고판시하였다. 4. 해설 사안과 관련하여, 망인은 사망 직전에 7개의 보험을 가입했고(상해사망시총보험금18억원및상해사망유족자금 100만원을매월 10년간지급) 그 중 6개가 여행자 보험인데, 여행자 보험은 상해, 사망, 귀중품분실 등 여행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이다. 망인은상해사망을담보하는여행자보험을다수가입했는데다른위험이아닌동일한위험을담보하는여행자보험을중복가입한것은합리적이유가없다고보이고, 또한여행자보험은단기간의보험기간으로말미암아보험료부담이적은데,사안의경우도망인이가입한여행자보험 6개는보험기간을 1개월로하여보험료총액은220,350원이고추가로지급하게되는보험료는없다는점에서보험료에대한부담이적은데, 이러한여행자보험의특성은다른보장성보험보다도보험금부정취득의목적을추인하기수월해보인다. 이와같은여행자보험의특성및다수의보험계약이선량한풍속또는사회질서에반하여무효인지에대한기준을제시한 2013다 68170판결에비추어보면, 이사건보험사고발생당시망인은빚독촉에시달렸고, 동일한보장을하는보험을다수가입할합리적인이유가없으며, 이사건보험사고발생3개월전에도보험사고를빙자하여보험금을부정취득을할계획을세웠다는점에서, 이사건다수의보험사고는보험금부정취득을목적으로가입한것이라는보아야할것이고, 그러한점에서판례의결론은타당하다고생각된다. 다만, 망인이오히려재산보다채무가많고수입이없는상황에서해외여행을하게된배경그리고망인이이사건보험사고발생이전인 2014.10. 경에도독일로출국하면서보험사고를가장하여보험금을취득하려고하였는데당시에도다수의여행자보험등에가입을했었던것인지에대한보다상세한사실관계가파악이되었으면좋았을것으로보인다.
보험금
부정취득
보험사고
2016-01-14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례해설 - 교차로에서 진로변경 시도한 BMW에 받혀 인명사고 낸 산타페…BMW는 무죄, 산타페는 벌금 500만원
교차로에는 차선이 없다. 이곳에서 진로변경하다가 사고나면 어떻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교차로내에서의 진로변경은 불법으로 알고 있다. 지난 2013. 5. 7. 강남세브란스병원 사거리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진로변경하던 BMW 승용차가 바로 옆에 진행중이던 마티즈 승용차를 충격하고 마티즈 승용차가 다시 오른쪽의 산타페 승용차를 충격해 산타페 차량이 인도로 올라가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의 머리를 크게 다치게 한 사건 (중상해)이 있었다. 검사는 BMW 차량의 진로변경으로 인해 인도 위에 있던 보행자가 중상해를 입었기에 보도침범 사고로 기소했지만 1심 법원은 BMW차량의 직접적 인도침범이 아니고 다른 차를 때려 연쇄충돌로 인한 것이기에 보도침범 사고로 처벌할 수 없고, 중상해이지만 피해자와 합의되었기에 공소기각 판결(서울중앙지법 2014고단945)을 했다. 이에 대해 검사는 항소하면서 "사고 지점이 사거리 교차로이고 그곳 도로에는 차의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백색실선이 설치되어 있는데도 진로변경이 금지된 교차로 내에서 차선변경한 잘못으로 사고를 일으켰기에 11대 중과실 중 하나인 지시위반에 해당된다"고 공소장 변경했고 항소심은 "교차로 직전에 있는 백색실선은 그것이 설치된 구간 뿐 아니라 그 다음에 위치한 교차로 내에서도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의미의 안전표지"라는 이유로 유죄판결(벌금 700만원)했다. (서울중앙지법 2014노3022) 이에 대해 BMW 운전자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도로교통법에 교차로에서의 추월금지 규정은 있지만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고 교차로 진입 직전의 백색실선을 교차로에서의 진로변경을 금지하는 내용의 안전표지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11대 중과실 중 하나인 '도로교통법 제 5조에 따른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2015도3107) 결국 대법원은 교차로 직전의 백색실선은 보이는 곳에서만 의미가 있고 차선이 그려져 있지 않은 교차로 안까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실선이 계속 이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기에 교차로 내에서의 진로변경중 사고는 11대 중과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평범한 판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판결에 따른다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올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교차로 직전의 백색실선은 보이는 부분까지이고 교차로 내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11대 중과실 중 하나인 지시위반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은 백색실선이 그어져 있는 곳에서 차선넘다가 사고났다면 11대 중과실 중 하나인 지시위반 사고로 보아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교차로 부근, 횡단보도 부근의 백색실선을 침범하여 사고난 경우 11대 중과실로 보지 않고 일반 사고로 보아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피해자와 합의된 부상사고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해 왔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백색실선을 침범해 사고난 사건에 대해 11대 중과실인 지시위반으로 처리된 대법원판결(2004도1196)이 하나 있었을 뿐이고 경찰에서는 백색실선 위반은 지시위반으로 처리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 판결에서 간접적으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일반도로의 백색실선도 "안전표지가 설치되어 특별히 진로변경이 금지된 곳에서는 차마는 진로를 변경하여서는 안된다. (도로교통법 제14조 제5항)" 라고 되어 있고, 노면표시도 안전표지 중 하나이고,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6에 규정된 노편표시 506번 '차의 진로변경을 제한하는 것' 으로 규정된 것을 종합하여 진로변경 제한하는 안전표지를 위반했기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호가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른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에 해당되어 결국 11대 중과실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경찰이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백색실선 침범사고도 11대 중과실 사고로 처리한다면 앞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운전자들이 가벼운 교통사고로도 형사처벌받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교차로 백색실선구간에서 진로변경하지 않으면 교차로 부근에서의 얌체운전이나 차량 체증 등이 해소는데는 많은 도움되겠지만 그러나 적지 않은 부작용도 예상될 수 있다. 옆 차로에 차가 없어서 서서히 차로변경하는데 뒤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부딪친 후 백색실선 침범 사고로 처벌되게 만드는 경우도 예상될 수 있고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바로 옆으로 우회전해 가면 되는데 (차가 없는데도) 백색실선이기에 못 넘어가서 한참을 직진으로 진행한 다음에 유턴해서 되돌아 와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대법원의 태도에 반대입장이다. 그 이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11대 중과실에 해당되는 신호위반과 지시위반은 빨간불에 진입했다든가 일방통행도로에 역방향 진입하지 말아야 하는데 진입한 경우와 같이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이어야 한다. 즉 모든 안전표지가 지시위반애 해당되는 게 아니라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것, 즉 빨간불, STOP Sign과 같은 정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통행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는 중앙선과 같은 정도이어야 할 것이다. 교차로 직전의 백색실선은 중앙선이나 황색안전지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약하다. 따라서 백색실선 침범 사고까지 중앙선침범이나 일방통행 도로 역주행과 같은 정도로 처리되는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 교차로 직전의 백색실선 침범보다 오히려 교차로 내에서의 진로변경중 사고가 더 위험한데도 백색실선 위반은 지시위반 사고, 교차로 내에서의 진로변경중 사고는 일반사고로 처리되는 건 매우 아리러니하고, 아까부터 차로변경하려고 깜빡이 켜고 진행했지만 여의치 않아 백색실선구간에서 들어가다가 사고난 경우와 거기서 1미터 뒤 백색점선 구간에서의 진로변경이 과연 하나는 11대 중과실, 하나는 일반 사고가 되어야 하는 합리적인 차이점이 있다고 볼 것인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11대 중과실 중 하나인 "지시위반"은 모든 안전표지 위반을 뜻하는 게 아니라 신호위반과 같게 볼 정도의 지시위반으로 해석해야 한다. 11대 중과실 중 첫번째인 신호 또는 지시위반은 "도로교통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신호기 또는 교통정리를 위한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나 통행의 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지시에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안전표지 앞에 씌여져 있는 "통행의 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 라는 부분에 주목해야 하고, 그 앞의 "신호나"라는 부분에서 지시위반은 신호위반과 같게 평가될 수 있는 것에 한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경찰의 사고처리에 있어 상당한 혼선이 예상되는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11대 중과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통행의 금지 또는 일시정지를 내용으로 하는 안전표지"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떠어떠한 안전표지를 위반한 경우라고 법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대표적인 것들을 들어본다면 일방통행 도로 진입금지 표지 위반, 안전지대 침입, 직진 금지, 좌회전 금지 등의 안전표지 위반 등과 같이 신호위반 또는 중앙선침범과 같은 정도의 안전표지 위반으로 한정지어야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로변경
교통사고
지시위반
2015-12-30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례해설 - 출퇴근 중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
서울행정법원 2015.10.27. 선고 2015구단54448 판결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는 건설회사의 근로자가 회사에서 마련해 준 숙소에서 공사현장까지 자건거를 타고 출근하다가 승용차에 치어 부상을 당하였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15.10.27. 선고 2015구단54448 판결). 사안은 다음과 같다. 건설회사의 형틀목공 및 현장반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가 숙소에서 공사현장으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가 승용차와 부딪히는 사고로 부상을 입게 되어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사고가 아니라고 보아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근로자가 불복하여 서울행정법원에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행정2단독)은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근로자가 출퇴근용으로 이용한 자전거의 구입비용 내지 유지비용을 회사가 지급해 주지 않았고, 숙소에서 공사현장까지는 자전거가 아니라 도보로도 충분히 출근할 수 있는 거리였으며, 정해진 출근시간이 꼭 자전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른 시간이라고도 할 수 없고, 자전거가 출퇴근 외에도 공사현장의 업무에 사용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근로자의 출근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보기 부족하여 요양신청을 불승인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근로자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출퇴근 중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에 관하여 대법원은 출퇴근 중의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그 방법과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대법원 1997.11.14. 선고 97누13009 판결, 대법원 1999.12.24. 선고 99두9025 판결, 대법원 2006.6.27. 선고 2004두9838 판결 등).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에 대하여는 출퇴근은 근로자가 업무를 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고 출퇴근이 없으면 업무 또는 근로자 있을 수 없어서, 근로자의 출퇴근행위는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합리적인 방법과 경로에 의한 출퇴근행위는 그 출퇴근수단의 성질을 따짐이 없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대법원 2007.9.28. 선고 2005두1257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가 통상적인 방법과 경로에 의하여 출퇴근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는 특별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이상, 근로자가 선택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통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될 수는 없고,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의견을 이루어 종전 판례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사용자가 출퇴근용으로 묵인하여 온 교통수단을 이용한 경우, 사용자의 지시에 의하여 통상적인 출근시간 전에 긴급하게 출근한 경우,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수행한 경우, 출퇴근에 이용된 교통수단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었으며, 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는 외형상으로는 출퇴근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진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①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행하게 한 경우, ② 통상적인 출퇴근시간 이전 또는 이후에 업무와 관련한 긴급한 사무처리를 하게 하는 경우, ③ 기타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 등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사회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와 업무 사이에는 직접적이고도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존재하여 그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업무상 사유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판단기준을 세워서(대법원 2009.5.28. 선고 2007두2784 판결, 대법원ㅤ2010.4.29.선고ㅤ2010두184ㅤ판결 등), 근로자의 출퇴근 중의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범위를 조금씩 확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사건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위에서 살펴본 출퇴근 중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건의 경우 근로자가 출퇴근용으로 이용한 자전거의 구입비용이나 유지비용을 회사에서 지급해주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회사에서 근로자가 출근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허용해 왔거나 근로자가 자전거를 출퇴근용으로 뿐만 아니라 공사현장의 업무에도 사용한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현재 대법원 판례의 판단기준상 근로자가 승소하기는 힘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업무상재해
출퇴근사고
2015-11-16
노동·근로
판례해설 -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급여 수급은 영유아와의 동거를 전제로 하는지 여부 등
서울고등법원 2015. 8. 28. 선고 2014누56002 판결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2011년 1월경 자녀를 출산한 근로자가 육아휴직 후 자녀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멕시코로 가기 위해 항공권을 예약하고 여권까지 발급받았다가 생후 5개월 된 자녀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같은 해 6월경 남편과 함께 출국한 후 이듬해 2월에 귀국한 사례'에서 "근로자가 출국하여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되어 원칙적으로 육아휴직이 종료되었고, 불가피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것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양육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이처럼 육아휴직이 종료되었음에도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경우에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여 고용노동청은 지급받은 금액의 반환과 지급액 상당액을 징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위 판결은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 위해 육아휴직제도를 두고 있는 취지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먼저 위 판결은 고용보험법 제70조 제1항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 육아휴직을 전제로 하고 있고 있으므로 관련규정의 체계적 해석상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남녀고용평등법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하는 육아휴직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육아휴직의 종료사유로서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들면서 그와 같은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7일 이내 그 사실을 사업주에게 알리도록 하고, 같은 조 제3항 제3호에서는 위와 같은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영유아의 사망 등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7일이 되는 날 육아휴직이 종료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육아휴직이 계속 유지될 수 없고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는 제1항에서 시행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육아휴직을 허용하도록 하고, 제6항에서는 그 신청방법과 절차에 관하여만 시행령에 따르도록 하고 있을 뿐 육아휴직의 종료사유를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 않다. 위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시행령 제10조에서는 1년 미만의 근로자와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만 육아휴직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위 제19조 제6항에 따라 시행령 제11조와 제12조에서는 육아휴직의 (변경)신청방법과 절차, 그리고 육아휴직신청에 따른 사업주의 육아휴직허용시점에 대해, 시행령 제13조에서는 육아휴직신청의 철회에 대해, 시행령 제14조는 육아휴직의 종료와 복귀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행령에서 육아휴직의 신청과 철회, 종료와 복귀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사업주로 하여금 육아휴직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복귀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받는 직무에 복귀시키도록 강제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법 제19조 제3항, 제4항). 다소 모호한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이와 같은 관련규정의 체계적 해석에 따르면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근로자가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와 같이 육아휴직이 필요 없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업주에게 알려 복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고, 같은 조 제3항 제3호는 '영유아가 사망하는 경우 등' 어떠한 의미의 육아도 있을 수 없는 경우('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는 위 제14조 제1항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어떠한 의미의 육아도 있을 수 없는 경우는 아니므로 제14조 제3항 제3호의 '등'에는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에 한해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복귀한 것으로 보아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복귀를 거부하는 등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위 시행령 규정은 사업주에게 복귀를 강제시키기 위해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예로 들면서 육아휴직종료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 근로자가 그 경우 반드시 복귀하라는 규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와 달리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를 근로자 입장에서 육아휴직의 적극적 종료사유로 규정한 것이라면 그 사유는 육아휴직개시 불가사유도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행령 제13조 제2항은 '해당 영유아의 사망' 등의 사유만을 열거하면서 그 경우 육아휴직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을 뿐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없다. 나아가 근로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2 규정에 따라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근로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고 이 경우 고용보험법 제73조의2 규정에 따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이와 같이 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경우에는 육아휴직의 경우와는 달리 동거하지 않던 자녀를 당장 데려와 동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를 계속하면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좀 더 다양하고 간접적인 형태의 육아도 인정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 제15조의3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경우에도 육아휴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사업주에 대해 보고하고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판결대로라면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종료된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원거리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육아를 하는 것을 사실상 막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 때문에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란 직접육아가 필요치 않은 경우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복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뿐, 육아휴직 내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종료사유를 규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체류로 자녀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위 사례에서 위 시행령 제14조 제1항 및 제3항은 육아휴직종료의 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위 판결은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휴직'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육하는 영유아와 동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 논거로 「① 육아휴직급여는 육아휴직으로 근로제공의 기회가 단절된 근로자에게 생계비의 일부를 지급하여 직접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어 직접적 양육을 염두에 둔 규정이다. ② 영유아와 동거하지 않고 경제적인 지원만을 하는 경우를 육아휴직의 개념 속에 포함하게 되면 육아휴직의 범위를 확정하기 힘들게 되고 부당수급행위를 막기 어렵다. ③ 육아휴직제도는 육아의 수단으로 휴직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므로 경제적 지원만 하는 경우 근로의 단절 없이 영유아를 양육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④ 영유아의 양육에 있어서는 부모의 직접적인 보살핌이 보다 필요하고 이를 위해 남성근로자의 육아휴직까지 인정하고 있는 것인데 단지 경제적 지원만을 한다는 것은 육아휴직의 제도적 취지를 희석시키는 것이다. ⑤ 육아휴직자체가 아니라 육아휴직급여를 지급받기에 충분한 육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는 육아휴직의 재원 및 고용보험료 납부를 통한 사용자와 근로자의 기여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라는 점 등을 들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은 2007. 12. 21. 개정되면서 모성보호부분에서 출산전후휴가에 대한 지원과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일·가정의 양립지원부분에서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을 각각 나누어 규정하게 되었는데, 위 규정들은 사업주로 하여금 여성근로자의 모성을 보호하도록 하고 근로자가 일하면서 가정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지 어떠한 방식의 육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육아휴직급여는 근로자에게 생계비를 지원하여 자녀를 양육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육아 때문에 일을 완전히 포기하지 말라는 고용촉진 등 고용보험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므로(고용보험법 제4조) 국가가 양육자의 양육형태에 관여할 바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고용보험법은 남녀고용평등법의 육아휴직을 전제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고용보험의 목적과 재정을 고려하여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육아휴직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고, 육아휴직이 인정되는 이상 육아휴직급여도 지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남녀고용평등법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보장하면서 국가나 사업주가 동거방식의 직접 육아만 인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육아의 방법은 부모와 자녀가 처해 있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양육자가 개별적으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나아가 남성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인정하는 것도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지 직접적 양육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남성근로자가 육아휴직을 한 후 일하는 아내를 뒷바라지 하고 이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안정과 여유를 가진 아내가 동거하지 않는 자녀에게 더 자주 연락하여 더 깊은 정신적인 교감을 하도록 하는 방식의 육아휴직을 부정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비록 이로 인해 육아의 개념이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부당수급 등은 그렇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근로자는 임금을 포기하고서 육아휴직급여(통상임금의 40/100으로 하되 100만원 상한)를 받게 되는 것이고 그 급여액은 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하므로 육아휴직급여 받자고 잘 다니던 회사를 휴직하지는 않을 것이고, 육아휴직기간도 1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용보험법시행령은 부당청구를 방지하기 위해 육아휴직급여의 25/100(2015. 7. 1. 이전 육아휴직은 15/100)에 해당하는 금액은 복귀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에 합산하여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하는 등 부당수급방지를 위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만약 부당수급이 우려된다면 그에 맞는 별도의 부당수급방지장치를 마련하여야 하는 것이지 일과 가정을 양립하도록 하기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해 놓고 보험재정을 우려하여 손쉽게 육아휴직자체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수급을 제한하는 것은 육아휴직제도나 고용보험의 취지에 맞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휴직'에는 특정한 양육방식을 전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할 것이다. 다만, 위 판결은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양육의 단절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일시적인 기간 동안 동거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영유아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서 제외된다며 예외사유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을 원칙으로 두느냐에 따라 육아휴직급여 지급의 엄격성, 예외사유에 대한 입증책임과 정도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넓게 인정하고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만 한정하여 수급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한편, 위 판결은 육아휴직급여의 수급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사정을 숨긴 채 해외에서 체류하는 동안 매달 육아휴직급여신청을 하여 그 급여를 받은 것은 급여제한처분, 반환명령 및 추징금징수의 요건으로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거여부는 육아휴직의 개시요건도 철회사유도 아니고 실제 육아휴직급여 신청서에는 동거여부 확인란도 없으며 위 사건의 1심법원마저도 동거를 요하지 않는다며 위 판결과는 다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근로자가 자녀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육아휴직이 당연 종료되는 것으로 의심하였어야 한다는 것은 근로자를 위한 육아휴직 제도를 적용함에 있어 오히려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과중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아가 위 판결은 위 사례의 경우 남편의 해외사업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해외에 체류한 것이라고 하면서 이 경우 영유아보육법 제34조의2 제1항에 따른 양육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고 남녀고용평등법상 가족돌봄휴직을 이용할 수 있었음에도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한 것은 부정한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영유아보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영유아보육법상 양육수당과 여성근로자가 양육하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육아휴직수당은 그 취지가 다르고, 남편과의 해외체류가 질병, 사고, 노령으로 인한 가족돌봄휴직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오히려 더 불확실 해 보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이미 정당하게 육아휴직이 개시되었다가 그 후 자녀와 동거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 그 상태에서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한 것만으로 곧바로 부정한 방법으로 육아휴직급여를 수급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할 것이다. 살펴본 것처럼 남녀고용평등법령의 규정자체가 다소 모호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위 법령의 규정들은 근로자가 일하면서 가정을 돌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업주에 육아휴직을 허용하도록 하고 또 복귀를 강제하는 것이므로 관련규정들도 그와 같은 틀 속에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근로자가 일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가정을 돌볼 수 있도록 육아휴직급여의 대상을 넓게 인정하는 향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본다.
육아휴직급여
부당수급
영유아동거
2015-11-10
금융·보험
판례해설 - 민법 제103조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무효 인정 기준
대전지방법원 2015. 8. 21. 선고 2014나106449 판결 최근 부정한 목적으로 다수 보험에 가입한 후에 사고를 위장하거나 과장하여 수억대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실제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각 보험사들이 적극 대응하고 나서면서 소송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 가입할 경우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또한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다수 상하급심 판결이 있는데(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등),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계약의 무효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판결에서는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기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2115 판결 등) 이를 하급심에서는 ① 보험계약의 단기간 집중 체결 여부, ② 보험계약 체결 경위, ③ 다수 보험에 중복적으로 가입할 특별한 이유 여부, ④ 보험의 성격(저축성인지 보장성인지), ⑤ 소득 대비 월 보험료 부담 정도, ⑥ 보험금 수령 총액의 사회적 상당성 초과 여부, ⑦ 보험계약체결 시 타사 가입내역 등에 관한 허위사실 고지 여부, ⑧ 보험사고 과장 여부, ⑨ 보험사고 우연성 여부, ⑩ 보험계약자의 의심스러운 행동 등 보험사고 전후의 정황, ⑪ 입원치료의 필요성 및 입원기간의 적정성 여부 등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광주지방법원 2012. 11. 15. 선고 2011가합9732 판결 등 참조) 위 대상 판결은 당사자가 2003. 12.경 보험에 가입한 후 이듬해인 2004. 4.부터 2013. 3.까지 병원 18곳에서 35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고 2,7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다른 6개 보험사와도 7건의 보장성보험에 가입하여 총 2억 1,000여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이에 대하여 보험사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다투었고, 1심 판결에서는 보장내용이 유사한 8건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점, 피고에게 보장내용 및 성질이 유사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병명이나 사고의 내용 등에 비추어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장기간 입원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인 점,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회사들로부터 합계 2억 1,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점, 피고가 월 40만 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부할 정도의 소득수준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해당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인 대상 판결은 이를 뒤집으면서, 피고가 9년간에 걸쳐 보험계약을 순차적으로 체결한 것이 부정한 목적으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계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건강관련 보험 8건 외에 자동차보험 4건도 있어 보장내용이 중복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보험기간에 비추어 볼 때 보험금 청구 횟수가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척수암의 일종인 척수뇌실막세포증 진단을 받으면서 입원일수나 지급받은 보험금이 급격이 증가한 점, 피고가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허위 내용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거나 증상을 과장하여 필요 이상의 장기간 입원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의 가족들의 소득을 고려할 때 월 40만 원 상당의 보험료가 피고의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피고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대상판결의 경우 무효 사유의 입증책임이 보험사에 있음을 전제로 기존 상하급심 판결을 통해 제시된 판단 기준들을 엄격하고 세밀하게 검토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보험계약이 약 9년에 걸쳐서 다수 체결된 점과 피고가 실제 중증 질환 진단을 받은 것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볼 때 결론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유사한 쟁점에서 대상 판결과 같이 제1심에서 보험계약 무효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에서 보험계약 무효 인정하지 않은 사안에서 상고심 판결에서 보험계약 무효 취지로 파기 환송한 사례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73237 판결)가 있음}도 있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로 인하여 법원이 다수 보험계약 무효 판단을 일반적으로 더 엄격하게 하였다고 는 보기 어렵다.
보험계약
보험금
2015-10-16
이혼·남녀문제
판례해설 - 별거 전 채무라도 채무부담 경위 등 고려하여 분할하지 않을 수도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적극재산은 없고 대출금 채무 합계 4,800여만원이 재산분할 대상 소극재산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50%에 해당하는 2,400여만원의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법원(서울가정법원 2013드단57682 이혼 및 위자료 등)은 재산분할 청구를 기각했다. 위 사안에서 재산분할을 구하는 원고는 은행, 신용카드사,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각종 대출(카드론, 현금서비스 포함)을 수차례 받고 이를 변제하는 것을 반복하였다. 채무에 대한 재산분할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부담한 채무는 '일상가사에 관한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그 개인의 채무로서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그것이 '공동재산의 형성·유지에 수반하여 부담한 채무'인 때에는 청산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해 왔다(대법원 2006.9.14. 선고 2005다74900 판결 등). 한편, 대법원은 이혼 당사자 각자가 보유한 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하는 등으로 재산상태를 따져 본 결과 소극재산의 총액이 적극재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 소극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는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즉, 대법원 2013.6.20. 선고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은 "법원은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물적 담보의 존부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구체적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다만 재산분할 청구 사건에 있어서는 혼인 중에 이룩한 재산관계의 청산뿐 아니라 이혼 이후 당사자들의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 등도 함께 고려할 대상이 되므로, 재산분할에 의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되면 그로써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기존의 채무초과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과 같은 경우에는 채무부담의 경위, 용처, 채무의 내용과 금액, 혼인생활의 과정, 당사자의 경제적 활동능력과 장래의 전망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채무를 분담하게 할지 여부 및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할 것이고,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여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서울가정법원 2013드단57682 판결은 분할을 요구한 채무 중 대부분은 별거 이후 발생하였거나 혼인기간 중 발생한 것으로 볼 정황이 드러나지 아니한 채무라는 이유로 분할대상에서 배척하였고, 혼인기간 중(별거 전)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채무는 약 600만원이 있지만 비교적 소액인데다가 대법원 2010므4071 판결에서 설시한 이유를 들어 채무를 분담하게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별거 이후에 부담한 채무를 분할대상에서 배척한 것은 종래 대법원 및 하급심 실무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 있으나, 대법원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가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막연히 채무를 나눌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를 바로잡은 것에 의미가 있다. 특히 위 사안에서 혼인기간 중(별거 전)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채무 약 600만원에 대하여는 약 300만원씩(50%) 분할을 명할 여지도 있으나, 대법원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설시한 이유에 터 잡아 채무 전액에 대하여 분할을 명하지 않은 것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구체적으로 재판규범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의미있는 판결이라 할 것이다.
재산분할
소극재산
이혼
201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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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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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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