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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제조물
[판결] '라돈 검출 침대 사태' 소비자들, 대진침대 상대 소송 1심서 패소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의 제조사인 대진침대를 상대로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6단독 장원지 판사는 9일 A 씨 등 소비자 69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단515480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대진침대가 판매한 침대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다량 검출되면서 불거졌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청(EPA)이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폐암 발병 요인으로 지목한 물질이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두 차례의 조사를 거쳐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A 씨 등 소비자 69명은 2018년 7월 대진침대를 상대로 1인당 200만 원씩, 총 1억 38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대진침대는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에 천연광석인 모자나이트를 도포했는데, 모자나이트에서 방출되는 라돈에 의한 방사능 연간 피폭량이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의 가공제품 안전기준인 '일반인의 연간 피폭선량 1mSv 이하'를 초과한다"며 "대진침대는 이러한 침대를 제조·판매하는 위법행위를 해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침대를 사용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판사는 "대진침대가 소비자들에게 침대를 제조·판매한 것이 생활방사선법을 위반한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서 불완전 이행에 해당한다거나, 당시 대진침대가 음이온을 배출한다고 알려진 모자나이트가 라돈을 방출하고 이로 인해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이 해로울 수 있음을 알았다거나 알지 못한 데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에 관한 기준을 규정한 생활방사선법이 2011년 7월 제정돼 2012년 7월 시행됐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2018년 5월 자 라돈 검출 침대 조사 중간결과에 따르면 대진침대가 2015년과 2016년에 생산한 매트리스 속 커버 제품 2개에 대한 외부 피폭선량이 생활방사선법상 가공제품 안전기준인 연간 피폭선량 1mSv에 못 미치는 0.05mSv 내지 0.15mSv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체 외부 및 내부에 피폭하는 양을 모두 합해 가공제품의 연간 피폭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제품에 첨가하는 것이 금지되는 원료물질에 라돈이 추가된 생활방사선법 개정은 2019년 1월 비로소 이뤄지고 같은 해 7월 시행됐다"며 "가공제품 피폭 방사선량 한도인 1mSv는 유해 기준이 아니라 안전 관리기준에 해당하고, 라돈 침대의 사용과 폐암 등 질병 발병과의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라돈
대진침대
제조물책임
이용경 기자
2022-08-10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낚시 준비하다 유실 지뢰 폭발… 법원 "국가가 배상해야"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다 유실 지뢰가 폭발해 상해를 입은 시민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폭발한 지뢰가 설령 북한군 지뢰라 하더라도 국가가 폭발물을 제거하고 경계표지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3925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7월 김포대교 북단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던 중 낚시 의자를 땅에 놓다 유실된 지뢰를 건드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혈흉과 심장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원에 따르면, 폭발물의 종류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PMN-1 대인지뢰인 것으로 감정됐다. 사고 지역은 2020년 7월까지 육군 관할구역이었는데, 사고 지역 인근에서는 그 이후에도 2020년 9월에만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폭발한 지뢰는 국군이 매설한 것이므로, 국가가 군용 폭발물 유실 책임을 진다"면서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지뢰가 국군이 매설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해당 지뢰는 북한이 사용하는 지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가 있다"며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방 관련 제반 법령에 따라 여러 권한이 부여돼 있는바, 국군은 국가나 북한 혹은 제3국 등 어느 주체가 설치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예견 및 회피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뢰 등 군용폭발물로 인한 재난을 예방·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은 지뢰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그 지뢰 지역의 주위에 별표의 요건을 갖춘 경계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사고 지역 인근에서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되는 등 이번 사고 지역은 지뢰 지역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사고 현장에는 이러한 경계표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전부터 이미 집중호우 등으로 지뢰 등 군용폭발물이 유실돼 강화도, 임진강변, 한강변 등 부유물 접안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다수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군인공무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지뢰 폭발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이번 사고 지역에 지뢰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다 할 것이고, 이들이 지뢰 수색, 제거 작전을 실시하지 않은 이상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지역 관할 군부대 장을 포함한 군인공무원들에게는 지뢰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계표지 설치, 지뢰 수색, 제거 등 필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공무원들의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A 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고 지역은 하천환경 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낚시 금지구역에 포함된다"며 "A 씨는 이 같은 출입 통제, 낚시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고 지역에 출입했고, 사고 지역에서는 이전에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70세이던 A 씨의 일실수입 주장을 배척하고, 재산상 손해액으로 치료비 1200여만 원 중 70%인 800여만 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제반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위자료로 A 씨에게 3200만 원을, 배우자 B 씨에게 2000만 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지뢰
국가배상
경계표지
군용폭발물
이용경 기자
2022-07-30
금융·보험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비트코인 채굴기 식히려 24시간 돌리던 선풍기서 화재
비트코인 채굴기의 열을 식히려는 용도로 24시간 내내 돌리던 선풍기에서 모터 과부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선풍기 제조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선풍기가 한 달 넘게 계속 켜져 있어 과열됐을 수 있다며 제품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선풍기 제조업체 A 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22가단501491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보험 계약을 맺은 B 씨는 지난해 8월 A 사가 제조한 공업용 선풍기를 구매해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건물 안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B 씨는 이 선풍기를 비트코인 채굴기와 함께 24시간 내내 작동시켰는데, 같은 해 10월 화재 사고가 발생해 집기 비품과 재고자산, 건물 등이 불탔다. 당시 소방관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선풍기의 모터 연결 전선 부위에서 발생한 과부하 등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B 씨에게 같은 해 12월 손해보상금 가지급금으로 5000만 원을 지급한 뒤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선풍기의 결함으로 인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며 A 사를 상대로 제조물책임과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는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서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한편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그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했는지, 그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워 그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며 그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선풍기가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 그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각 증거에 따르면 해당 선풍기는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풍기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이 입증됐는지 여부에 관해,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같은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 씨 등은 선풍기 구매 이후 화재 사고 발생 시까지 3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건물 안에서 비트코인 채굴기와 선풍기를 24시간 가동한 사실이 인정되며, 이는 선풍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있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적 사용 상태를 전제로 한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 4일 항소했다.
선풍기
화재
제품결함
이용경 기자
2022-07-29
국가배상
군사·병역
민사일반
[판결] '노근리 사건' 피해 유족들,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 최종 패소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총격으로 희생된 '노근리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노근리 사건 피해자들의 유족 A 씨 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1456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주한미군민사법의 적용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노근리 사건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충북 영동군 영동읍 하가리 및 같은 군 황간면 노근리의 철로와 쌍굴다리 일대에서 피란민들이 미군에 의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사건이다. 노근리 사건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2004년 3월 '노근리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A 씨 등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주한미군민사법 제2조 제1항이 노근리 사건에도 적용되거나 유추적용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아울러 경찰의 직무유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청구했다.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시행에 관한 민사특별법(주한미군민사법) 제2조 제1항은 '합중국군대의 구성원·고용원 또는 미군에 파견 근무하는 대한민국 증원군대의 구성원이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해 대한민국 안에서 대한민국 정부 이외의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국가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의해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1,2심은 "이 사건 희생자들이 노근리 사건으로 사망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주한미군민사법은 '소파(SOFA) 협정 제23조의 효력이 발생한 날부터 적용한다'는 부칙 제1항에 따라 서울 이외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1968년 2월 10일부터 적용될 수 있을 뿐이므로 1950년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사이에 충북 영동군 지역에서 미군에 의해 발생한 노근리 사건에는 적용될 수 없고, 부칙의 문언을 넘어 노근리 사건에 유추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민사법 시행 전의 손해에 대해서는 종전의 예에 의한다'는 부칙 제2항에 따라 주한미군민사법이 시행되기 전에 미군에 의해 발생한 민사상 손해에 관해서는 미국에 대해서만 배상을 구할 수 있고, 그 문언을 넘어 노근리 사건에 유추적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중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상황, 경찰이 피란민 통제업무를 수행하게 된 경위와 업무의 성격, 충북 영동군 지역에 주둔했던 미군의 피란민 통제방향 및 노근리 사건 발생 직전 충북 영동군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의 양상 등에 비춰 제출된 증거만으로 노근리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직무유기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노근리사건
국가배상
미군
주한미군민사법
이용경 기자
2022-07-14
민사일반
[판결] 뇌물 받은 검사의 기소로 실형 산 피고인… '시효만료'로 위자료소송 패소
고소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검사에 의해 구속기소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생활을 한 피고인이 뒤늦게 해당 검사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소송을 냈지만 청구권 시효만료를 이유로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조해근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김모씨가 전직 검사인 김모 변호사를 상대로 낸 위자료청구소송(2022가단501936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씨는 2008년 5월 서울서부지검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2년 뒤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 받고 수감 생활을 마쳤다. 그러다 김씨는 최근 우연히 본 신문 기사를 통해 자신을 구속기소한 김 변호사가 2008년 5월부터 여러 차례 고소인으로부터 각종 뇌물과 향응을 수수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 변호사는 2008년 5월부터 2009년 1월까지 8차례에 걸쳐 김씨 등을 구속기소해 준 사례금 명목으로 총 1980여만원 상당의 수표, 술 접대 등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김 변호사는 2012년 3월 대구고법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880만원, 1980여만원의 추징금이 확정됐다. 김씨는 올해 1월 김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김씨의 위자료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맞섰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는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뇌물을 수수해 직무의 염결성을 훼손하고, 부여받은 권한을 남용해 원고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의 최종 뇌물수수일인 2009년 1월부터 기산하더라도 이 사건 소송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인 올해 1월 제기됐음이 기록상 명백하다"며 "원고의 위자료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소멸시효 기간을 원고의 출소일인 2012년 5월부터 기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원고의 형기복역은 법원 판결에 따른 것으로서 피고에 의한 별도의 불법행위의 결과라 할 수 없다"며 "달리 피고의 불법행위가 원고의 출소일까지 계속됐다고 볼 증거가 없어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27일 항소했다. 한편 수감된 이후로 고혈압성 뇌출혈 등의 질환이 발생해 치료 중인 김씨는 김 변호사의 범죄행위가 있었음을 이유로 2021년 8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같은 해 10월 재심개시 결정을 했다.
검사
뇌물
위자료
이용경 기자
2022-06-29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 새 임차인 주선 시도 않았다면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새 임차인을 주선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임대인이 기존 계약보다 높은 금액의 보증금이나 차임을 요구하는 등 임대차계약 재체결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물색해 임대인에게 소개하고 그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청하는 등 최소한의 주선 행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남성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소송(2021나202689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 위한 협의요청 인정할 증거 없어 서울고법, 임대인에 승소판결 약사 A씨는 상가 주인 B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1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해왔다. 계약이 종료될 무렵 약국 임대차보증금은 7억2500만원, 월 차임은 1000만원이었다. 그런데 B씨가 임대차계약 종료를 앞두고 A씨에게 임대차보증금을 10억원, 월 차임을 3000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고, 이후 두 사람은 계약갱신조건에 관한 내용증명을 수차례 주고받았다. 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2018년 3월 임대차계약이 종료됐다. 임대차계약 종료 후에도 A씨가 나가지 않자 B씨는 A씨를 상대로 건물 명도소송(2021나2026886)을 냈다. A씨는 B씨가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했다며 권리금 상당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반소)을 냈다. 1심은 상가의 적정 월 차임액에 대한 감정결과 임대차보증금이 0원임을 전제로 2214만원으로 평가됐다며 임대차계약 종료 무렵 B씨가 제안한 계약조건이 적정 월 차임 및 기존 월 차임에 비해 상당히 높은 금액이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B씨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에게 감정평가에 따른 권리금 상당액인 4억468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 손해를 발생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반소 청구 중 권리금 회수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가 정하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한다는 것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계약의 체결사실 등을 알리며 인적사항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소개하고 그와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해 협의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사건에서는 신규임차인의 존재가 특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A씨가 B씨에게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소개하고 그와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해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제시하는 대법원 판결(2019. 7. 4. 선고 2018다284226)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으나, 임대인이 상가를 인도받은 후 직접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힘으로써 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다'고 본 사례이고, 또 다른 판결(2019. 7. 10 선고 2018다239608)은 '임차인이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권리금 계약 자체를 예정하고 있지 않아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거나 임차인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본 사례로, 본건과는 모두 사안을 달리해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원용할 수 없다"고 했다. B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의 최철민(48·사법연수원 31기)·이재성(32·변호사시험 8회) 변호사 등은 "그동안 대법원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종료 무렵 현저히 높은 금액의 보증금이나 차임을 요구하는 등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에는 실제로 권리금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방해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근거해 이 사건 1심은 임대인이 적정 월 차임의 약 1.7배 수준의 현저히 높은 계약조건을 요구하였음을 이유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면서 "하지만 이와 같은 대법원 판례는 최소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이 논의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었고, 이 사건의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에 관한 갱신조건만이 논의되었을 뿐 기존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기 위한 어떠한 시도를 하지 않았었기에 기존 판례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은 항소심에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에 관한 상가임대차법 조항은 임대인의 계약체결의 자유를 제한하므로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는 점과 임차인이 그동안 적정 월 차임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차임만을 부담했기에 임대인이 고액의 계약갱신조건을 제안할 수밖에 없었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음을 주장·증명했다"면서 "항소심 재판부도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임차인의 손해배상 청구를 전부 기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
권리금
계약갱신
홍윤지 기자
2022-06-27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렌탈업체, 휴대전화 이용 본인인증 절차 거쳤어도
렌탈업체가 온라인 비대면 렌탈계약을 체결할 때 고객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 사실만으로는 명의도용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고객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7단독 김재은 판사는 8일 A씨가 렌탈업체인 B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20가단5294595)에서 "A씨에게 B사와의 렌탈계약에 따른 250여만 원의 물품대금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2월 대부업체 상담원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대출 제안을 받고, 신분증과 통장사본을 제공했다. 이후 B사는 온라인을 통해 A씨 명의로 된 에어드레서 렌탈신청을 받았다. B사 직원은 신청 당시 제공된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에서 자신을 A씨로 소개한 사람으로부터 신용카드 정보 등을 받아 전자문서인 렌탈약정서를 작성해 계약을 체결했다. 이 직원은 당시 통화 내용을 녹취했다. B사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본인인증 절차인 '세이프키 발급절차'를 거쳐 자칭 A씨라는 사람이 알려준 주소로 물품을 배송했다. 이후 A씨는 "명의가 도용돼 렌탈계약이 체결됐고, 나를 가장한 사람이 렌탈제품을 수령했다"며 소송을 냈다. 성명 불상자를 본인 권한 행사로 믿은 정당한 사유없어 김 판사는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렌탈계약 체결 당시 A씨로 행세한 성명불상자가 A씨 본인이라거나 A씨를 대행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자신을 대부업체 상담원으로 소개한 사람에게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등 정보를 제공한 것은 적어도 금융기관에 A씨 명의로 대출을 신청할 권한을 수여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B사가 렌탈계약을 비대면 거래방식으로 맺으며 거래 상대방의 본인인증 절차로 실시한 것은 실질적으로 A씨 명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세이프키 발급절차가 전부인데, 이때 사용된 A씨 명의 휴대전화가 A씨 본인이 사용 중인 것 또는 A씨 본인의 의사에 따라 개통된 것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원고승소 판결 또 "휴대전화는 금융거래에 이용되는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등에 비해 제3자에 의해 악용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고, 최근 타인 명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범죄가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B사가 성명불상자를 A씨 자신으로서 본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B사는 렌탈 영업을 하며 비대면 거래방식이 대면거래보다 거래상대방의 명의도용 위험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비대면 거래방식을 허용했다"며 "B사는 비대면 거래방식의 본인인증 방법인 영상통화 또는 생체정보, 공인인증서 등과 비교할 때 신뢰성과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증번호 확인 방법을 선택했다. 결국 계약 효력은 A씨에게 미치지 않으므로, A씨는 B사에 대해 렌탈계약에 따른 렌탈비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명의도용
비대면거래
본인인증
이용경 기자
2022-06-20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가맹본부의 과장된 정보 제공으로 가맹계약 체결했다면
가맹계약 체결 때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을 부풀려 과장된 정보를 제공했다면 가맹본부는 가맹사업자가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영업손실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A씨 등 3명이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다300791)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항소심은 A씨 등에게 각 8400만원, 2621만여원, 536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 등은 액세서리 전문점 가맹사업을 하는 B사와 2015년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가맹점운영권을 받아 점포를 운영했다. B사는 상담 과정에서 A씨 등에게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했는데, 점포 예정지 인근 가맹점 중 전년도 매출환산액이 낮은 가맹점을 임의로 제외해 산정서를 작성했다. 그 결과 A씨 등에게 제시된 예상매출액 최저금액은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산정된 것보다 370만~500만원 더 높았다. 이후 A씨 등은 점포 운영 결과 매출이 너무 낮아 임차료 등 지출비용도 충당할 수 없게 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우선 "B사가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9조 4항을 위반해 임의로 선정한 가맹점들을 기준으로 예상매출액 범위 최저액을 과다 산정해 안정적 사업운영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한 행위는 가맹사업법 제9조 1항 1호의 허위·과장 정보제공행위로서 가맹사업법의 규정을 위반한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맹계약을 체결했으므로 B사가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심 판단은 유지했다. 다만 A씨 등이 가맹점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영업손실(매출로 충당되지 않은 가맹점 운영 지출비용) 손해도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해 원심 판결의 원고패소 부분 중 영업손실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가맹사업법령은 가맹희망자가 가맹계약을 체결할지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정보, 특히 예상수익 상황에 관한 정보는 가맹본부가 반드시 서면으로 제공하게 하고 이에 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근거에 따라 예상수익 상황을 산정하도록 주의의무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의 영업손실 손해는 객관적으로 봐 상당한 정도로 예측가능한 것으로서 B사의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통상손해의 범위에 포함된다"며 "이 손해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고 하더라도 그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대해 B사에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의 영업손실에 운영능력, 시장 상황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부분이 구분되지 않은 채 포함돼 있어 영업손실 중 B사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실 부분의 구체적인 액수 입증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하더라도 구 가맹사업법 제37조 3항에 의해 준용되는 구 공정거래법 제57조에 따라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씨 등의 영업손실도 손해배상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영업손실 발생 여부는 가맹점사업자의 운영능력이나 시장 상황 등 다른 요인에 좌우된다"며 B사가 져야 할 손해배상책임 범위에서 영업손실은 제외했다.
가맹계약
영업손실
가맹사업자
박수연 기자
2022-06-19
민사일반
[판결](단독) “‘상대 후보 비방’ 벌금 확정 서울약사회장, 정신적 고통도 배상해야”
선거 과정에서 회원들에게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문자를 보내 벌금형이 확정된 한동주 서울시약사회장이 당시 상대 후보였던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익환 부장판사는 5월 13일 양 전 원장이 한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072006)에서 "한 회장은 양 전 원장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 회장은 서울시약사회장 선거운동 기간이던 2018년 12월 서울시약사회 회원 7700여명에게 양 전 원장이 횡령이나 배임 등의 사건에 연루됐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4차례 발송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올 1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이 확정됐다. 양 전 원장은 한 회장이 형사사건 항소심 재판을 받던 때 한 회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한 회장은 "서울시약사회 선관위의 중재 아래 선거와 관련해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부제소 합의를 했다"며 "약사회 회원들에게 보다 적합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공익적 목적에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이어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맞섰다. 김 부장판사는 "당시 이들의 합의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서로의 위반행위에 대해 대한약사회 내부절차에서 문제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일 뿐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묻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표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부제소 합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 회장은 양 전 원장에 대한 부정적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비방했다는 범죄사실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한 회장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양 전 원장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의 목적이 오로지 공공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이거나 또는 한 회장 본인이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회장은 마치 양 전 원장이 횡령이나 업무상 배임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회원들에게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양 전 원장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한 회장은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명예훼손
약사회
부제소합의
이용경 기자
2022-06-09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소수주주가 사측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할 때
소수주주가 사측에 회계장부와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청구할 때 청구이유를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자세히 기재할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와 목적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사측이 청구를 거부할 때에는 청구의 부당성 등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정은미씨가 서울PMC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 및 등사 청구소송(2019다270163)에서 5월 13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PMC 발행주식 중 17.38%를 소유한 정씨는 이 회사 대주주이자 사내이사인 오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부적절한 자금 집행 등 경영 실태와 법령·정관 위반 여부 등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회계장부 등에 대한 열람·등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사측이 응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청구 시 '청구이유의 구체성'과 관련해 '청구이유 주장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기는 정도'의 기재가 필요한지, 소수주주가 이를 증명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청구이유는 회사가 열람·등사에 응할 의무의 존부를 판단하거나 열람·등사에 제공할 회계장부와 서류의 범위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열람·등사 청구권 행사에 이르게 된 경위와 행사의 목적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되면 충분하다"며 "더 나아가 그 주장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기재하거나 그 이유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첨부할 필요는 없다"는 법리를 최초로 밝혔다. 주주가 열람·등사청구서에 청구이유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생기게 할 정도로 기재해야 한다면 회사의 업무 등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는 주주에게 과중한 부담을 줘 주주의 권리가 크게 제한되고 결국 주주가 회사의 업무 등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열람·등사청구권을 부여한 상법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돼 부당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다만 △이유 기재 자체로 내용이 허위라거나 목적이 명백히 부당한 경우에는 적법하게 이유를 붙였다고 볼 수 없어 열람·등사 청구가 허용될 수 없고 △이른바 '모색적 증거 수집'을 위한 열람·등사 청구도 허용될 수 없지만 이에 해당하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주로부터 열람·등사 청구를 받은 회사는 상법 제466조 2항에 따라 열람·등사청구가 허위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든가 부당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사정 등 열람·등사 청구의 부당성을 주장·증명함으로써 열람·등사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소수주주의 열람·등사 청구는 청구이유 주장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정도로 기재돼어야 한다는 법리를 전제로, 정씨가 기재한 청구이유 주장에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회계장부
소수주주
열람
등사
박수연 기자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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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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