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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서울대 교수, 성폭행 의혹 피하려다 해임
성폭행 수사를 피하려고 도피성 출국을 한 교수에 대해 서울대가 해임처분을 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대 공대 A교수는 2009년 4월 술 취한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A교수는 수사가 시작된 날 일본으로 출국해 이듬해 1월까지 귀국하지 않았다. 성폭행 수사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출국이었다. A교수의 출국으로 그가 맡은 3과목 수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A교수는 정부기관 초청을 받아 공식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국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서울대는 A교수가 품위 유지 의무를 저버리고 직장을 무단 이탈했다는 이유로 A교수를 해임했다. A교수는 결국 귀국 후 준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7월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A교수의 주장과 변명이 석연치 않지만 공소사실 역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교수는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서울대 교수로 복직하지는 못했다. A교수는 2010년 8월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A교수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1누23810)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교수가 수사를 회피하고 국외로 도피한 행위만으로도 국립대 교수이자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크게 손상시켰다"며 "형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된 점을 고려해도 해임처분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성추행
서울대교수
해임
무죄판결
도피성출국
신소영 기자
2013-12-04
행정사건
형사일반
술 먹고 'APT단지 내' 운전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운전한 것은 음주운전으로 볼 수 있을까. 과거 도로교통법은 '운전'의 의미를 도로에 한정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운전을 한 것을 처벌할 수 있느냐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도로 이외의 곳에서도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운전면허 취소를 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된 것은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행정처분인 면허취소는 여전히 '도로'에서 운전을 해야 가능하다는 취지다. ◇아파트단지 내 주차장 음주운전, 면허취소 대상 아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1일 음주운전을 이유로 운전면허를 취소당한 김모(33)씨가 광주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3두9359)에서 원고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도로교통법에 따른 운전면허 취소사유인 음주운전은 '도로'에 한정되는 것이고, 그 외의 곳을 운전하는 경우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씨가 운전한 곳은 도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씨는 지난해 1월 새벽 5시께 대리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자신의 K5승용차를 타고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마땅한 주차장소가 없자 김씨는 대리운전기사에게 주차구획선 가까이에 차를 세우고 돌아가도록 한 뒤 차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차량을 이동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김씨는 주차된 다른 차량이 나갈 수 있도록 2~3미터 정도를 운전했다. 김씨가 술에 취한 것을 안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의 음주측정결과 혈중알콜농도 0.130%가 나오자 광주지방경찰청은 김씨의 면허를 취소했다. 1심은 "운전면허 취소사유인 '음주운전'의 개념은 도로에서 운전한 경우로 한정되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으나, 2심은 "아파트 거주자들만 드나드는 주차장은 불특정 다수의 통행이 예정된 '도로'라고 볼 수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술취한 채 시동걸린 차 운전석에 있었다고 음주운전 단정 못해=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같은날 혈중 알콜농도 0.150%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기소된 이모(51)씨에 대한 상고심(2013도8688)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새벽 1시께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자신의 SM5승용차를 운전하게 해 자신의 대구시 동구 아파트에 도착했다. 술을 많이 마셔 지친 상태였던 이씨는 차를 아파트 관리실 앞 길에 세우도록 하고 운전석에 앉아 잠을 잤다. 아파트로 진입하던 택시운전기사 A씨는 이씨에게 길을 비켜달라고 경적을 울린 뒤 경찰에 "이씨가 만취상태로 차량을 1~2미터 가량 움직였다"며 신고했다. 이씨는 "시동을 켠 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 있었을 뿐, 차를 움직이지는 않았다"며 주장했으나 1심은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차에 미등이 켜진 채 정지한 상태였고 차량이 움직인 장면은 없었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씨가 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무죄판결했다.
주차장음주운전
음주운전
면허취소
형사처벌
행정처분
도로교통법
도로
좌영길 기자
2013-10-18
산재·연금
행정사건
'윤필용 사건' 신재기 전 의원 유족, 퇴역연금소송 승소
박정희 정권 시절 윤필용 소장의 쿠데타 모의 의혹에 연루돼 유죄판결을 받고 군에서 제적된 고 신재기 전 민정당 의원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퇴역연금을 받게 됐다. 신 전 의원은 육사 13기로 1957년 장교로 임관했다. 대령으로 복무하던 중 1973년 윤필용 소장의 쿠데타 모의 의혹에 연루돼 수뢰죄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군에서 제적됐다. 신 전 의원은 명예회복을 위해 2010년 9월 재심을 청구했지만 두 달 뒤 사망했고, 신 전 의원의 자녀들은 다시 재심을 청구해 2011년 6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법원의 무죄판결에 따라 국방부는 신 전 의원에 대한 제적명령을 무효로 하고 신 전 의원의 정년에 따라 1983년 9월로 퇴역처분을 했다. 이후 자녀들은 퇴역 때부터 사망 때까지의 퇴역연금을 지급청구를 했지만, 국방부가 "퇴역 군인이 퇴역연금을 청구하지 않고 사망한 경우, 유족이 퇴역 군인을 대리해 청구할 수 없다"며 거부하자 지난해 10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한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신 전 의원의 자녀들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퇴직연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2구합3404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퇴역연금 수급권은 퇴역연금을 받으려고 하는 자가 청구하는 바에 의해 국방부장관이 인정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면서도 "퇴역 군인이 법률적 장애로 인해 퇴역연금 수급권을 행사하지 못하던 중 사망했고, 사망 후 장애가 해소된 경우라면 상속인에게 지위가 승계된다"고 밝혔다. 또 "신 전 의원은 사망 때까지 유죄판결로 퇴역연금을 청구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가 존재했다"고 덧붙였다.
신재기전의원
윤필용사건
퇴직연금
퇴직연금청구권
퇴역연금
퇴역연금수급권
퇴직연금부지급처분취소
신소영 기자
2013-07-07
행정사건
"교육부장관의 시국선언 교사 징계요구는 정당"
교육부장관이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에게 시국선언에 참가했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징계를 요구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사를 징계하는 업무는 지방자치사무가 아니라 국가사무를 교육감이 위임받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7일 김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은 교육감에게 교사 징계요구를 할 수 없다"며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이행명령 취소소송(2009추20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육공무원법상 교육부장관은 그 임용권의 일부를 교육행정기관 등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고, 그 위임에 따라 교육부장관이 교사의 임용권을 해당 교육감에게 위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가공무원인 교사에 대한 징계는 국가사무이고, 그 일부인 징계의결요구 역시 국가사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관계 법령은 설립·경영의 주체에 따라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로 구분하면서도 학교의 시설과 설비 등 설립기준에서는 구분없이 동일하게 규율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 교원의 자격이나 복무 등에서도 원칙적으로 국·공립학교 교원과 같이 규율하고 있어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나 징계 등은 국·공립학교 교원과 같이 전국적으로 통일해 규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교조 교사들이 1차 시국선언과 관련해 한 행위는 뚜렷한 정치적인 목적이나 의도를 가지고 특정 정치세력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사립학교법에 따라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규정을 적용받는 사립학교 교원들이 1차 시국선언에 참가한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교육청에 소속된 전교조 교사 14명은 2009년 6월 전국교사 시국선언(1차 시국선언)에 참가했다가 검찰에 의해 국가공무원법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경기도 교육청에 이들에 대한 범죄결과통보서를 보냈지만 김 교육감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징계의결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징계령상 범죄처분결과통보를 받은 때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징계의결 요구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을 근거로 시국선언 참가 교사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는 내용의 직무이행명령을 내렸고, 김 교육감은 소송을 냈다. 2011년 시국선언 참가 교사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자 김 교육감은 이들에 대해 경징계조치와 경고조치 등을 내리는 징계의결을 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직무이행명령 취소소송에서는 패소했지만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의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된 김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2011도797)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교사들의 시국선언 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위반 행위인지 아니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징계의결 요구를 받았더라도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었다"며 "김 교육감이 사법부의 최종 판단 시까지 징계의결 요구를 유보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직무유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직무이행명령취소
교사징계
시국선언교사
시국선언교사징계
국가사무
교육공무원법
직무유기
국가공무원법
좌영길 기자
2013-06-27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헌법불합치결정 후 입법개선 시한까지 개정 않았다면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입법개선 시한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은 경우 헌법불합치결정 법률을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당사자에게 적용하느냐를 놓고 1심과 2심 법원이 상반된 판결을 내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1심은 헌법불합치결정이 원칙적으로 법률이 위헌이라는 의미이므로 소송 중인 당사자에게는 해당 법률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입법개선이 될 때까지 기존 법률을 잠정적용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속성상 당사자에게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한모씨는 한의사 자격이 없으면서 영리목적으로 침술행위를 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기소돼 2007년 12월 21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씨는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당연퇴직하도록 한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같은 달 29일 퇴직했다. 2008년 2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때'에는 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따라 퇴직연금 등을 절반으로 감액하자 한씨는 소송을 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07년 3월 연금 감액의 근거조항인 공무원연금법 제64조1항 제1호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리면서 2008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공무원의 신분이나 직무상 의무와 관련 없는 범죄까지 일률적·필요적으로 퇴직급여 등을 제한하는 것은 공무원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는 입법개선 의무를 태만이 해 입법시한인 2008년 12월 31일까지 법률을 개정하지 않았다. ◇"위헌결정에 준해…소급효 인정" VS "헌법불합치결정 잠정적용 취지 존중"=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09년 8월 20일 한씨에게 승소판결했다(2008구합9379). 재판부는 "헌법불합치결정 이후 개선시한까지 국회가 개선입법을 하지 않았으므로 효력을 상실했고, 이는 2009년 1월 1일자로 위헌결정이 있었던 것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씨는 공무원연금법 조항의 위헌성을 주장하면서 2008년 3월 감액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해 2009년 1월 1일 당시 소송 계속 중이었으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 인정 범위에 비춰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은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지난 7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2009누28263).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불합치결정, 특히 일정시한까지 개선입법을 할 것을 전제로 그 효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의 헌법불합치결정은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강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결정의 취지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가 이미 급여를 감액당한 다른 퇴직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합헌적 법률을 입법할 때까지 일정 기간 기존 법 규정을 잠정 적용하는 것을 허용한 점, 개정 공무원연금법이 부칙에서 개정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급여의 지급은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1심, 원칙적으로 효력 상실… 위헌결정 소급효 인정 2심, 입법개선 전제 효력 지속… 소급효 인정 못해 학계서도 헌법불합치결정 소급적용에 명확한 입장 없어 ◇"대법원 판결 추측하기 쉽지 않다"=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은 형벌법규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소급효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변형결정인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법률의 적용범위에 대해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헌재 관계자는 "헌법소원을 낸 당사자에게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법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헌법불합치결정이 내려진 법률과 관련한 소송을 하고 있는 당사자에게 그 법률을 적용할 것인지는 법원이 판례로 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법원은 형사사건에서는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1년 6월 23일 집시법 위반 사건(2008도7562 전원합의체판결)에서 "집시법 조항에 대해 선고된 헌법불합치결정은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결정"이라며 "헌법재판소법 제47조2항 단서에 따라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이 선고된 경우 소급해 효력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 소급해 효력을 상실하면 해당 조항을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사건은 범죄로 되지 않은 때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헌법불합치결정 중에 형벌조항은 단순 위헌의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게 있지만, 형벌조항이 아닌 사례에서 대법원 판결이 헌법불합치결정에 대해 명시적으로 위헌결정의 기속력이 있다고 판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1, 2심의 판단이 엇갈리는 것은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를 재판부마다 달리 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어떻게 판단을 할지는 종전 대법원 판결로만 추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학계도 명확한 입장없어=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 적용에 대해서는 법학계도 명확한 입장이 없다. 정재황 성균관대로스쿨 교수는 "일반적으로 개정시한이 지나면 효력이 상실된다는 입장과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서 국회가 개정시한까지 법개정을 못했다고 해도 효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구분돼 있다"며 "다만 헌재가 법개정을 명한 헌법불합치결정을 국회는 최대한 개정시한까지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헌재가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한 법률인데, 국회가 해야 할 입법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소송이 계속 중인 당사자가 위헌판단이 내려진 법률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입법개선시한까지 입법개선이 완료되지 않으면 헌법불합치결정된 법률을 소송 계속 중인 당사자에게는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무원연금법은 2008년 12월 31일이 지나도록 개정되지 않다가 2009년 12월 31일에서야 개정됐다. 개정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1조 단서는 '제64조의 개정 규정은 2009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했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퇴직연금을 감액당한 이모씨가 "법률규정을 2009년 1월 1일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에 해당한다"며 헌법소원(2010헌바354)을 낸 상태다. <김승모·좌영길 기자>
헌법불합치결정
소급효
잠정적용
입법개선
입법개선시한
김승모 기자
2013-02-28
기업법무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헌법사건
형사일반
법률신문 선정, 2012년 '올해의 주요 판결'
◇일본 판결 효력 부인하고 일제 강제징용 배상책임 인정=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월 24일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86)씨 등 5명이 일본 (주)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225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대법원은 일본에서 패소판결이 확정된 이 사건에 대해 "헌법 규정에 비춰볼 때 일제강점기는 규범적 관점에서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고,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씨 등에 대해 패소판결을 내린 일본 판결에는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것을 전제로 일제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령을 이씨 등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평가한 부분이 있어 우리 헌법가치와 상반된다는 취지였다. 이 판결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구제의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사법주권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률의견서'는 형소법상 전문증거=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5월 17일 주택재개발사업 수주를 목적으로 회사에 우호적인 재개발 조합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 비용을 불법 지원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기소된 S물산 영업본부장 박모(57)씨 등 5명에 대한 상고심(2009도6788)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법률자문을 한 내용을 적은 '법률의견서'는 형사소송법상 전문증거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판결로 법률의견서를 의뢰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작성자인 변호사가 법정에 직접 출석해 법률의견서가 진정하게 작성됐다는 점을 진술해야 하고,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했더라도 정당하게 증언 거부권을 행사해 진술하지 않으면 그 법률의견서를 증거로 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검찰이 압수한 디지털 저장 매체에서 출력해 유죄의 증거로 제출한 이 사건의 법률의견서는 S사가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받은 내용으로, 그 실질은 형사소송법 제313조 1항에 규정된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전문증거)'에 해당한다"며 "공판 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인 변호사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법률의견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의 비급여' 진료 예외적 허용=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6월 18일 진료의 시급성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임의비급여 진료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이 요건에 해당하는 지는 병원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임의비급여란 의사의 판단 아래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수가 기준을 넘어서는 진료를 하고 환자에게 비용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관계 법령상 국민건강보험 틀 내의 요양급여대상으로 편입시키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진료행위의 시급성이 인정되는 등 임의비급여를 회피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있고, 진료행위가 의학적 안정성과 유효성뿐 아니라 요양급여 인정기준 등을 벗어나 진료해야할 의학적 필요성을 갖췄고, 가입자 등에게 미리 그 내용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해 본인 부담으로 진료받는 데 대해 동의를 받았다면 건보법상 금지한 부당진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며 가톨릭대학교 부속 여의도성모병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27639·27646 병합)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년 이상 '실질적 파견' 하청업체 근로자, 직접 고용해야= 대법원 행정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월 23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인 Y기업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36)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 재상고심(2011두7076)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2006년 제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가 잇따르면서 노동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재판부는 "최씨가 종사한 자동차 조립 등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업무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근로자 보호법)에 따라 근로자 파견사업이 허용되는 업무에 포함되지 않고, Y기업이 근로자 파견 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파견근로자 보호법에서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적용이 배제될 수 없으므로, 최씨는 Y사에 입사한 2002년 3월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 계속해 현대차에 파견돼 사용됨으로써 2004년 3월부터 사용사업주인 현대차와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고, 그럼에도 현대차가 최씨와의 근로관계를 부정하면서 최씨의 사업장 출입을 막고 노무를 제공받지 않을 뜻을 밝힘으로써 최씨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경찰 단계서도 피의자 수사서류 등사청구 가능= 변호인은 경찰수사 단계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의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형사소송규칙은 변호인의 체포영장 등에 대한 등사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등사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어 경찰은 그동안 체포영장 등사를 종종 거부해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9월 13일 이광철(40·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가 "경찰이 피의자의 체포영장 등사를 거부해 변호인으로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위자료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24879)에서 국가에 5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2010년 2월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으로서는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열람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피의자가 무슨 혐의로 체포됐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충분히 조력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형사소송규칙이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 그 변호인 등에게 긴급체포서, 체포영장, 구속영장 또는 청구서를 보관하고 있는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에게 등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점에 비춰보면 기소 전이라고 할지라도 변호인인에게는 체포영장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이 존재하므로 등사를 거부한 행위는 피체포자를 조력할 권리와 알권리를 침해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변리사 소송대리 불인정'은 합헌= 헌재는 8월 23일 조희래씨 등 변리사 8명이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변리사법 제8조와 민사소송법 제87조를 해석하는 것은 변리사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마740)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변리사에게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변호사업계와 변리사업계가 40년 동안 벌여온 법적 분쟁은 종결됐다. 헌재는 "(특허소송인)특허심결취소소송에서는 특허권 등 자체에 관한 전문적 내용의 쟁점이 소송의 핵심이 되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인 변리사가 당사자의 권리의 내용과 범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법관에게 잘 설명해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도모할 수 있지만, (민사소송인)특허침해소송은 고도의 법률지식 및 공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소송으로 변호사 소송대리원칙(민사소송법 제87조)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휴대전화 요금 원가 공개하라"= 법원이 휴대전화 요금 원가 산정 자료와 통신 요금 인하와 관련된 방송통신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이동통신서비스의 공공적 성격을 높게 인정해 합리적인 요금 책정을 위해 '영업비밀'의 범위를 상당히 축소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방통위는 휴대전화요금의 총괄원가액수 내역 가운데 개별 기업의 유형자산 등 일부 정보를 제외한 관련 자료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화 부장판사)는 9월 6일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두 건의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2011구합21843 등)에서 "이동통신 요금 원가관련 자료,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팀(TF) 구성원과 회의록을 공개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삼성, 국내 특허소송서 애플에 승소= 법원이 삼성과 애플이 서로 제기한 국내 첫 특허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8월 24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소송(2011가합39552)에서 "애플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3GPP 통신표준과 관련한 특허 5개 가운데 2개를 침해했다"며 "2개의 특허 건에 대해서 각각 2000만원씩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 위법 판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적으로 휴업하게 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6월 22일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서 영업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6곳이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처분은 위법하다"며 구청장들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소송(2012구합11676 등)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지자체 처분의 집행을 정지했다. <이환춘·좌영길 기자>
일제강제징용배상책임
법률의견서
형소법상전문증거
임의비급여진료
파견근로자
피의자수사서류등사청구
변리사소송대리
휴대전화요금원가공개
대형마트영업제한
좌영길 기자
2012-12-21
행정사건
형사일반
형사재판서 '무죄' 받아도 뇌물수수 사실 인정되면
수뢰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더라도 행정소송인 파면취소 소송에서 수뢰 사실이 인정된다면 법원은 형사판결 결과에 기속되지 않고 파면처분이 정당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최근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다 파면당한 강모씨가 "뇌물수수를 이유로 파면됐으나, 무죄판결을 받았으므로 징계처분은 위법하다"며 서울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소송(2011구합11808)에서 "뇌물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파면 처분은 징계사유에 비해 지나쳐 위법하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는 전세버스업체 대표인 이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시기나 금액을 특정할 수 없어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받은 것일 뿐 강씨가 이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어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행정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지만,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따라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따르기 어렵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강씨와 이씨 모두 6회에 걸쳐 버스운행에 관한 사례금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강씨는 이씨로부터 6회에 걸쳐 240만원에서 360만원 사이의 금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볼 때 강씨의 직무와 관련해 수수한 뇌물이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씨가 이씨로부터 240~360만원의 뇌물을 받음으로써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청렴의무 등을 위반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서울시 교육청의 '금품·향응 수수 법률위반 공무원 처분 기준표'에 의하면 강씨는 파면보다 낮은 해임이나 정직도 충분히 가능한 점, 40여년 동안 교직에서 성실히 근무한 강씨가 징계처분 당시 정년퇴직을 10일 가량 남긴 점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중한 징계인 파면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던 강씨는 학교 단체행사 등에 필요한 차량 운송계약과 관련해 사례금 명목으로 전세버스업체 대표 이씨로부터 2006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약 3년간 2100여만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 징계위원회로부터 2010년 8월 파면 처분을 받았다. 강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지난해 4월 소송을 냈다. 강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2010년 12월 기소됐지만 지난 9월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무죄판결
파면
재량권남용
초등학교교장
사례금
전세버스
김승모 기자
2012-10-03
선거·정치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민노당 당적 유지 검사 면직은 '위법'
검사 임용 이후 민주노동당 당적을 유지했다는 이유로 면직된 서울대 의대 출신 검사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면직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화 부장판사)는 5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로 근무하다 면직된 윤모(34·사법연수원 40기)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 취소소송(2011구합41649)에서 "면직처분은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사로 임용됐음에도 약 4개월간 민노당과 민주당의 당원 자격을 유지해 검찰청법 제43조2호 등의 정치운동 관여금지 규정을 위반했고, 헌법상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다른 징계사례에 비춰 비위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윤씨에게 지나치게 가혹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씨는 적어도 5년 이상 당비를 납부하지 않았고, 민노당 등의 당규에 의하면 누적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지 않은 당원은 당직, 공직 선거권과 피선거권, 당원총회 의결권 등이 상실된다"며 "당원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본질적인 권리인 당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배제되는 이상 윤씨가 실질적인 의미의 (진성)당원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2011년 6월께 공무원의 정당가입 등에 대한 검찰수사에 의해 적발된 대부분의 교사 등 공무원들은 공무원인 상태에서 정당에 가입했으나, 윤씨는 임용 당시 당적을 정리하지 않은 일종의 작위 의무를 위반한 부작위 형태의 비위"라며 "다른 비위 공무원들에 비해 비위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학과 출신인 윤씨는 2004년 3월 공중보건의 시절 민노당 등에 가입하고 검사로 임용된 지난해 2월 이후에도 당원 자격을 유지하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던 6월께 탈당했다. 이후 부산지검은 8월 윤씨를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으며, 법무부는 10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검사로서의 위신을 손상했다"며 면직처분을 했다. 그러자 윤씨는 "검사 임용 당시 당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검사가 된 이후 가입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서 바로 탈당했다"며 12월 소송을 냈다. 한편 부산지법은 지난해 11월 윤씨의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와 면소 등을 선고했다(2011고합536).
징계재량권
민주노동당
면직처분
정치적중립의무
국가공무원법
정당법
당적유지
이환춘 기자
2012-07-06
행정사건
헌법사건
긴급조치 위반 해직교사 해직기간 호봉 모두 인정
유신헌법에 근거한 긴급조치 위반으로 해직됐다가 23년 만에 복직한 교사가 해직기간의 호봉을 인정받게 됐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안영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백모씨가 대구광역시 교육감을 상대로 낸 교원호봉확인소송 항소심(2009누1913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백씨의 의원면직은 사직 의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무효"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백씨는 1976년 6월 12일 출근 도중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 연행돼 영장이 발부되기까지 11일 동안 중앙정보부 지부에 불법감금된 채 구타 등 고문을 당했다"며 "당시 백씨의 가족은 물론 동료 교사들도 백씨의 행방을 알지 못한 상태인데도 백씨의 의원면직은 불법구금 중이던 같은 달 16일 자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발령 서류 내용과 달리 경상북도 교육감이 작성한 경력증명서에는 백씨의 퇴직사유에 관해 '사유가 기재돼 있지 않음'이라고 기재돼 있고, 달리 백씨가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사직 의사 표시를 했다고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의원면직 조치를 학교 측에 의한 실질적인 해고로 본다 해도, 그것이 정당한 사유에 터 잡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어 유효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백씨는 유신정권 시절인 지난 1976년 6월 유신헌법을 부정·반대하고 폐지를 선전하는 내용의 '4·19 선언문' 등을 후배들에게 읽어주며 선동한 혐의(긴급조치 제9호 위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 받았다. 불법구금 기간에 의원면직 처리된 백씨는 이후 민주화운동관련자로 인정돼 23년만인 1999년 1월 다시 교원으로 임용됐다. 백씨는 2008년 4월 대구교육청에 해임기간을 호봉승급기간에 산입할 것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내 1심에서는 패소했다. 대법원은 2010년 12월 "1974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는 위헌"이라고 판결(2010도5986)했고, 백씨는 지난 2월 대구고법에 재심을 청구해 무죄판결을 선고받았다(2010재노2).
유신헌법
긴급조치
교원호봉
불법감금
해임기간
이환춘 기자
2012-07-01
행정사건
형사일반
"피의자 진술조서 공개 범위 축소"… 재야·학계서 논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가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정보공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법조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판결은 2004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개정 이후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가 비공개정보에 포함되는 지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이다. 구 정보공개법은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비공개정보로 정했지만, 개정 법은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정보'라는 문구로 표현을 바꾸었다. 대법원은 개정 법률은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만을 비공개 대상으로 한 구법과는 달리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외에도 개인에 관한 정보를 모두 비공개 대상으로 정했다고 보고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재야법조계와 학계에서는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하라고 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고소인에게 본인의 진술이 기재된 서류와 본인이 제출한 서류에 대해서만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게 한 검찰사무규칙을 근거로 공개를 거부한 검찰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다. ◇대법원, "피의자 신문조서는 공개하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8일 문모(44)씨가 자신이 사기범으로 고소한 피고소인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서울서부지검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청구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1두236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정보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한 정보에 해당하는 지는 비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개인의 권리구제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해 구체적 사안에 따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가 비공개결정한 정보 중 관련자들의 이름을 제외한 주민등록번호, 직업, 주소, 본적, 전과 및 검찰 처분, 병역, 경력, 건강상태, 연락처 등의 개인에 관한 정보는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로 인해 개인의 내밀한 내용이 알려지게 돼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비공개 대상정보로 판단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개인에 관한 정보는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정보공개법은 공개가 되면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지는 처분청이 증명해야 한다"며 "원심이 공개를 결정한 정보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이 정보들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배척돼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대법관, "비공개 확대는 법 개정 취지 아니다" 비판= 반면 전수안·이인복·이상훈·박보영 대법관은 다수의견을 비판하고 공개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을 내놓았다. 상고를 기각해야 한다는 다수의견과 결론이 같아 별개의견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반대의견이다. 이 대법관들은 "다수의견은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면 비공개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인데, 범위가 모호하다"며 "예를 들어 피의자 신문조서에 기재된 피의자의 진술내용은 피의사실이 개인을 피해자로 하는 경우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어떤 행위를 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인데, 그것까지 개인에 관한 사항이라고 본다면 이는 '개인에 관한 사항'을 제한없이 확장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개정 전의 정보공개법이 '이름·주민등록번호 등에 의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비공개정보로 지정하고 있었던 것을 개정 법률이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정보'라는 표현으로 규정을 뒀지만, 이 둘은 그 표현만을 달리할 뿐 내용은 실질적으로 같다고 해석하는 것이 문언상 자연스럽다"며 "정보공개법 개정 취지는 비공개 대상정보를 더 넓게 확대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출신인 안대희 대법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피의자 신문조서나 진술조서 등이 아무런 제한 없이 공개될 경우 피의자에 대한 범죄혐의가 종국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음에도 형사피의자로서 조사받았다는 사실과 함께 관련 증거가 공개돼 일부만 떼어놓고 보면 마치 범죄자인 것 같은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될 위험이 있다"며 반박했다. ◇검찰, "일단 검토" 공식의견 자제= 검찰은 "아직 대법원 판결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행정작용을 염두에 두고 행정안전부에서 발의한 정보공개법이 과연 진술조서같은 수사기록까지 공개대상으로 삼았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형사소송은 피의자와 피해자가 진술을 하고 검사가 판단을 해서 기소를 하면 되는 것이지, 양 당사자가 서로 다투는 민사소송과는 본질적으로 구조가 다르다"며 피의자 신문조서가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형사 고소를 민사 판결에 유리한 자료로 삼기 위해 고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술조서가 공개되면 검찰이 고소인 측 민사소송 자료를 만들어주는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그동안 피해자 등이 사건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청구했을 때 어느 범위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규칙을 개정할 것인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야·학계, "사생활 관련 인정 범위 모호" 비판= 신동운 서울대로스쿨 교수는 "불기소처분 후에 피해자가 재정신청을 할 경우 그 비용을 고소인이 부담해야 하는데, 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록 내용을 명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며 "피의자 쪽에서 무고 등으로 고소를 하는 경우 피해자도 방어를 해야할 필요성도 있다"고 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이번 판결로 인해 검찰규칙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어떤 기준으로 공개범위를 정할 지에 대해 판단이 자의적일 수 있다"며 "어디까지가 사생활 또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진술내용인지 의문이며, 진술 내용 중에 피의자 개인과 관련 없는 내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대법원 판결에서 정한 피의자 신문조서 공개를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조건을 내세워 최대한 공개를 거부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피의자의 인권을 떠나 피의자 신문조서가 완벽한 게 아니기 때문에 혐의없음 처분이 완벽한 무죄가 아니라 증거불충분으로 내려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조서의 어느 부분에서 잘못됐다고 추가적으로 고소를 하게 되면 분쟁이 지속될 수 있다"며 대법원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피의자인권
개인정보
정보공개법
진술조서
신문조서
피의자
좌영길 기자
2012-06-20
6
7
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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