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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중진공 채용 외압 혐의' 최경환 前 의원, 6년만에 무죄 확정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자신의 지역구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을 채용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최경환 전 의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2017년 3월 기소된 지 6년 만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4636). 최 전 의원은 2013년 8월 당시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에게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일한 인턴 직원 황모 씨를 채용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최 전 의원이 당시 박 이사장으로 하여금 황 씨를 중진공에 채용시키도록 한 행위는 국회의원의 지위나 신분을 이용한 불법행위로 볼 수 있을 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국회의원의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최 전 의원의 채용 요구가 박 이사장에 대해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 또는 방해되기 충분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거나, 박 이사장이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는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켜 최 전 의원의 요구에 응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최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게 자신과 친분 관계가 있는 개인의 채용을 요구하는 행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에 속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 자신의 지위나 신분을 이용한 불법행위에 해당할 뿐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국회법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위원회 위원 지위에 기한 직무권한 규정들과 제도를 종합적, 실질적으로 살펴보더라도 상임위 소관 기관에 대해 특정인의 채용을 요구하는 행위가 국회의원의 직무 권한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결정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각 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속한 상임위 소관 기관인 공공기관 직원 채용 업무는 직권남용죄의 성립요건인 '일반적 직무권한' 범위 내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그 소관 기관에 대해 직원 채용을 부탁한 행위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전 의원의 청탁을 받고 부정하게 직원을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이사장에게는 2018년 징역 10개월이 확정됐다.
직권남용
채용청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용경 기자
2023-03-16
형사일반
[판결] '택시기사 폭행 혐의' 이용구 前 법무부 차관, 2심도 징역형
<사진=연합뉴스>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블랙박스 증거 영상의 삭제를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59·사법연수원 28기) 전 법무부 차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 한기수·남우현 고법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2노2284). 이 전 차관을 부실 수사한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특수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함께 기소된 전직 서초경찰서 경찰관 A 씨에 대해서도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대한 이 전 차관 측과 검찰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6일 밤 목적지인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 도착해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차관은 사건 직후 피해자인 택시 기사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송금하면서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당시 이 전 차관에게 반의사불벌죄인 단순 폭행죄를 적용하고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후 이 전 차관은 2021년 5월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1심은 이 전 차관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멈춘 택시 안에서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택시 기사를 폭행한 범행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제3자의 생명과 신체,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범행이기 때문에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그런데도 이 전 차관은 범행에 대한 형사 처벌을 면하거나 경감받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해 형사사법 결정의 위험성까지 야기해 사안이 중해졌고 죄질도 더욱 불량해졌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폭행
한수현 기자
2023-03-09
형사일반
[결정](단독) 접근금지 잠정조치 만료됐어도 재범 우려 소명되면
스토킹 행위자에게 내려진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검사는 법원에 재발 우려 등을 소명해 동일한 스토킹 범죄사실을 이유로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재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검사가 청구한 잠정조치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2022모2092)에서 항고를 기각했던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22년 7월 스토킹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기간이 같은 해 9월 초 경까지인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이 내려졌다. 검사는 접근금지 기간이 만료된 후인 같은해 9월 중순 경 법원에 재발 우려 등이 있다면서 A 씨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 제3호의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내려달라고 청구했다. 당시 청구서의 범죄사실은 종전 잠정조치 청구 당시 범죄사실과 동일했다. 앞서 원심은 “종전 잠정조치 결정과 동일한 스토킹범죄를 이유로 다시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없다”며 검사의 청구를 기각한 1심 결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스토킹처벌법의 입법 목적, 규정 체계,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특성 등을 종합하면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연장이 가능한 접근금지 잠정조치(스토킹처벌법 제9조 제1항 제2호의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제3호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의 연장 결정 없이 기간이 만료되면 효력을 상실하고, 그 이후에는 해당 잠정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사가 기존에 청구한 스토킹 범죄사실과 동일한 사실을 청구서에 기재하면서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를 소명하면 제8조 제1항에 의해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시 새로운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도 제9조 제1항에 의해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의 균형을 위해 기존에 내려진 잠정조치 결정 당시 스토킹범죄사실과 동일한 스토킹범죄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은 각 2개월의 범위에서 두 차례에 한정해서만 추가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접근금지 잠정조치 기간 만료 후 새로운 스토킹범죄 발생 전이라도, 스토킹행위자가 제3자에게 추가 스토킹범죄를 예고하는 등 스토킹처벌법 상의 5가지 행위 유형에 속하지 않거나 범죄 단계에 이르지 않는 스토킹행위를 하는 등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잠정조치를 위해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스토킹범죄의 특성과 잠정조치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사소송법에는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해 재구속이나 재체포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지만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에는 재(再) 잠정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며 “기존 잠정조치 이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없더라도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 스토킹처벌법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잠정조치 요건을 충족한다면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도 허용된다”고 했다. <스토킹처벌법 관련 규정> 검사는 스토킹범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따라 법원에 제9조 제1항 각 호의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고(제8조 제1항), 법원은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심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스토킹행위자에게 접근금지 등 일정한 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제9조 제1항). 제9조 제1항 제2호(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및 제3호(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에 따른 잠정조치기간은 2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검사는 수사 또는 공판과정에서 잠정조치가 계속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해당 잠정조치기간의 연장을 청구할 수 있고(제11조 제2항), 법원은 직권 또는 위와 같은 검사의 청구에 의해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그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결정으로 각 접근금지 잠정조치에 대해 두 차례에 한정해 각 2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제9조 제5항, 제11조 제3항).
스토킹
접근금지
잠정조치
스토킹처벌법
박수연 기자
2023-03-09
형사일반
[판결] "면세점에 '따이공' 연결해주고 상위여행사가 받은 송객수수료… 실제 송객용역 제공 대가로 봐야"
하위 여행사를 통해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을 모집해 면세점에 송객한 최상위여행사가 면세점으로부터 받은 송객수수료도 실제 면세점에 송객용역을 제공한 대가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따이공들을 면세점에 송객하는 사업을 SG(Special Guest)사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업 구조 내에서 유사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어 관련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당시 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1고합559). 2017년 3월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 관광을 제한하면서, 국내 면세점들은 따이공 대상 영업을 강화했다. 면세점들은 따이공들의 구매 금액 중 일정 비율을 인센티브로 반환했는데, 이 인센티브는 따이공들에게 직접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사를 통해 지급됐다. B 여행사 등 여러 여행사 그룹 회장을 지내면서 따이공을 면세점에 송객하고, 면세점으로부터 따이공이 구입한 가격의 일정 비율만큼을 송객수수료로 받는 여행업을 영위했다. 이처럼 따이공들을 면세점에 송객하는 사업을 단체관광객 송객사업과 구분해 'SG사업'이라고 하는데, SG사업에서 송객수수료율은 모집한 따이공 수가 많을수록 증가하게 돼 여행사들은 위 여행사를 통해 따이공을 모집한 뒤 최상위 여행사를 통해 면세점에 송객했다. B 여행사는 D 면세점과 송객계약을 체결했고, D 면세점은 B 여행사가 따이공을 송객하면 그 따이공들의 매출액에 비례해 지급하는 송객수수료에 따이공들의 인센티브를 포함해 지불해줬다. 이러한 SG사업 구조 안에서 B 여행사는 따이공을 직접 모집하지 않고, C 여행사 등 하위 여행사들이 순차 모집한 따이공들을 모아 면세점에 송객했다. 그런데 검찰은 2021년 A 씨가 실제 용역을 제공하지 않고, 면세점으로부터 수수료를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돌려받으면서 과세당국 등에 노출하지 않고 임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하위 여행사들을 통해 총 공급가액 합계 7660억 원 가량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다며 기소했다. 재판부는 "용역 공급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상대방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했다고 볼 여지가 있음에도, 과세관청은 D 면세점에 C 여행사 등으로부터 실물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수취했다는 혐의에 관해 무혐의 결정을 했다"면서 "해당 공소사실은 영리 목적을 요건으로 하는데,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으로 A 씨에게 어떠한 영리 목적이 있었다는 것인지 전혀 특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SG사업에서 최상위 여행사 아래 여러 단계 여행사들이 복잡한 거래구조를 형성했고, 그중 일부 업체가 부가가치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공업체에 해당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이 사건 여행사들과 같이 상위 여행사를 거쳐 모집된 구매대행업자를 최종적으로 면세점에 송객하는 최상위 여행사가 존재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상·하위 여행사 등을 통해 모집된 구매대행업자들을 실제로 계열 여행사를 통해 면세점 등에 송객한 것으로 보인다"며 "압수영장에 따른 압수물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A 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A 씨를 변호한 조성권(56·사법연수원 23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SG사업과 관련해 문제된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이 무려 7660억 원에 이르는 사건으로, SG사업의 구조와 B 여행사의 역할 및 기능을 고려했을 때 실제 면세점에게 송객용역을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는 점 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SG사업구조에서 최상위 여행사가 실제로 면세점에 송객용역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함에 따라 현재 허위 세금계산서 여부가 문제되고 있는 유사 사례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선례"라고 말했다.
보따리상
여행사
면세점
한수현 기자
2023-02-27
형사일반
[판결]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 외압 혐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1심서 무죄
<사진=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 부장판사)는 1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연구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1고합438). 이 연구위원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 당시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부터 김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서 벌어진 이규원 검사와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의 범죄 혐의에 관한 보고를 받고, 안양지청의 감찰 보고와 수사 진행을 저지할 의도로 직권을 남용해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반부패강력부장의 직권을 남용해 안양지청에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위법·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양지청으로부터 범죄 혐의를 수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보고서를 받고도 감찰 보고 및 수사 진행 여부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피력하지 않은 반부패강력부의 석연치 않은 대응만 놓고 보면, 피고인이 안양지청 검사들에게 위법·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당시 안양지청 지휘부는 안양지청의 보고에 대해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던 반부패강력부에 이 검사에 대한 감찰 보고와 수사를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 명시적으로 문의한 사실이 전혀 없었고, 수사 필요성을 재차 개진한 적도 없었으며, 법령에서 정한 이의제기 절차를 거친 사실도 없다. 이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반부패강력부장의 직권을 남용해 안양지청 검사들에게 위법·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안양지청에서 이 검사의 범죄 혐의에 대한 감찰 보고와 수사 진행을 하지 못한 것은 피고인의 행위 외에도 당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두 차례 전화 연락, 출입국본부 직원 조사에 대한 법무부의 경위 파악 지시, 반부패강력부와 안양지청 사이의 의사소통 부재, 안양지청 지휘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 감찰 보고 및 수사 중단 결정 등이 경합해 발생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김학의
직권남용
출국금지
이용경 기자
2023-02-15
형사일반
[판결] 곽상도 前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 의혹' 1심 무죄…정치자금법 위반만 유죄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에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50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으며, 남욱 변호사로부터 건네 받은 돈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는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곽 전 의원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하고 50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와 알선수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합121).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는 무죄를,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남욱 변호사에게는 벌금 400만 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의 아들인 곽 모씨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한 50억 원의 성과급은 곽 씨가 화천대유에서 수행한 업무 외 건강 상실에 따른 보상 위로금 명목 등을 고려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김만배 씨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위해 곽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거나 곽 전 의원이 그 요청에 따라 실제로 하나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고, 곽 씨의 입사가 성남의뜰 문제 해결대가와 관련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에게 곽 씨를 통해 곽 전 의원에게 50억 원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인정되지만, 곽 전 의원에게 줘야 하는 50억 원에 대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이 성남의뜰 문제 해결을 연결지어 말하지는 않아 이 부분에 관한 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김 씨가 곽 씨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한 사실과 관련있다거나 그 대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곽 씨의 급여수령 계좌에 입금된 성과급 중 일부라도 곽 전 의원에게 지급하거나 곽 전 의원을 위해 사용됐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곽 씨가 받은 성과급을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없는 점에서 이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2016년 20대 총선 전후에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015년 수원지검 수사사건에 대한 법률상담의 경우 곽 전 의원이 법률판단을 통해 들인 노력의 정도, 변호인들이 한 업무와 곽 전 의원이 법률상담에 기여한 정도 등을 종합하면 곽 전 의원과 남 변호사가 주장하는 법률상담에 대한 대가는 지나치게 과해 사회통념상 변호사 보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시 곽 전 의원의 정치 활동에 도움을 주려고 한 사정 등을 종합하면 곽 전 의원과 남 변호사는 명목상 변호사비용으로 했을 뿐 정치 비용으로 5000만 원을 기부하고 수수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곽 전 의원은 당시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로서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현금을 수수했고, 수수한 액수가 적지 않은 점 등을 비춰 볼 때 죄책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실수령액 기준 25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곽 전 의원은 또 2016년 20대 총선 전후로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50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를, 김 씨는 곽 전 의원의 아들을 통해 성과급 형식으로 뇌물을 주고 그 액수만큼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한편, 김 씨와 남 변호사는 이 사건과 별도로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기소돼 현재 같은 재판부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한수현·이용경 기자 shhan·yklee@lawtimes.co.kr
정치자금
화천대유
곽상도
대장동
한수현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2-08
기업법무
형사일반
[판결] '2215억 횡령 혐의' 오스템임플란트 前 재무팀장, 1심서 징역 35년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스의 전 재무관리팀장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는 1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고 1151억여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2022고합37).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아내 B 씨에게는 징역 3년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도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B 씨에 대해서 자녀들이 어리고 시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앞서 A 씨는 2020년 11월~2021년 10월 15차례에 걸쳐 오스템임플란트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총 2215억 원을 이체한 뒤 주식 투자와 부동산 매입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A 씨는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기화로 총 2215억 원이라는 거액을 횡령했는데, 그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대범하게 이뤄진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며 "범죄수익을 은닉하고자 리조트 회원권, 오피스텔, 아파트, 채권, 현금 등 다양한 형태로 범죄수익을 은닉·보관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해졌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국가 형벌권 행사에도 상당한 장애와 비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로 몰수돼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될 금액과 이미 반환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아직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추징을 선고하는 액수가 1150억여 원에 달하고, 일부 추징 보전된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피해 잔액이 전부 회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오스템임플란트는 A 씨의 횡령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에 의해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고, 간신히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폭락해 회사와 주주 등의 손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이어 "오스템임플란트가 제대로 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는지 여부나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 회사 자금을 이용한 주식 투자를 종용·묵인했는지는 A 씨의 죄책을 결정적으로 감경할 만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며 "A 씨가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증거에 따르면, 수사 개시 후 잠적 상태에서 실종 선고를 받는 방안과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하는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하면서 각 경우에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내용 등이 있고, A 씨는 장기 징역형의 선고를 감수하면서도 스스로 또는 가족들이 횡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계속 보유할 길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어느 정도 장기로 복역하게 해야 A 씨가 당초 계획한 '출소 후 이익 향유'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양형 기준에 따르면 횡령·배임액이 300억 원 이상인 경우 기본 구간은 5~8년, 가중 구간은 7~11년을 권고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A 씨의 범행은 이 같은 법률 규정이나 양형 기준을 무색하게 할 만큼 거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 질서가 당초 예상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거액을 횡령했다는 점에서 죄질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고, '출소 후의 이익 향유' 기회를 박탈할 필요성, 횡령으로 인한 회사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 자본시장 등에 끼친 해악 등을 고려하면 장기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범죄수익 등 가장·은닉 행위도 결코 가볍지 않아 몰수·추징 외 벌금형을 병과해 재산상 불이익도 가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대법원 양형위가 정한 양형 기준의 상한을 초과해 징역형 기간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추징
이용경 기자
2023-01-11
형사일반
[판결]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자료 삭제 혐의' 산업부 공무원 3명, 1심서 집행유예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과 관련한 자료를 삭제하고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헌행 부장판사)는 9일 공용전자기록등손상, 감사원법 위반, 방실 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산업부 국장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합491). 함께 기소된 과장 B 씨와 서기관 C 씨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감사원은 2019년 10월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 행위에 대한 감사를 개시했다. 감사원은 같은 해 11월 산업부가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관여했는지 감사하기 위해 산업부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한 내부 보고자료' 등 일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포함한 탈원전 정책 수립 및 추진을 담당한 A 씨 등은 산업부가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관련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간보고나 내부 협의 자료 등을 삭제하고 감사원에 그와 무관한 일부 자료만을 제출하기로 공모한 뒤 감사원의 자료제출 요구 공문에도 불구하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자료 중 일부만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C 씨는 2019년 12월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과 사무실에 침입해 직원 PC에 있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자료를 삭제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감사원법 위반 및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 등은 감사원이 산업부가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감사하려는 사실과 이를 위해 산업부에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모해 원전산업정책과 현직자들과의 회의 등을 통해 감사원이 제출을 요구하는 자료 중 공식적인 최종본 일부만을 제출하고, C 씨는 원전산업정책과 직원 PC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자료 530개를 삭제했다"며 "A 씨 등의 행위는 감사원법 제51조 제1항 제2호가 정한 감사 방해에 의한 감사원법 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B 씨와 C 씨에게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했고, C 씨는 해당 지시에 따라 원전산업정책과 직원의 PC에 보관돼 있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전자기록을 삭제했다"며 "A 씨 등의 공모에 의한 공용전자기록등손상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방실침입 혐의에 대해선 "C 씨가 야간에 감사 방해 목적으로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과 직원의 PC에 있는 파일을 삭제하기 위해 사무실에 출입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주거침입죄는 주거의 사실상 평온 상태가 침해되어야 성립하는 범죄인데, C 씨는 자료 삭제 행위 전에도 감사 대상인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관련 업무를 실제 담당하며 감사 대응을 위해 원전산업정책과 사무실에 자유롭게 출입했다. 자료 삭제 당일에도 원전산업정책과 직원에게 PC에 접속할 수 있는 비밀번호를 요청해 허락받고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해당 직원이 C 씨에게 비밀번호를 알려 준 것은 사무실에 출입하는 것을 허락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B 씨와 C 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감사
월성1호기
공용전자기록등손상
이용경 기자
2023-01-09
엔터테인먼트
형사일반
[판결] '마약수사 무마 혐의' 양현석 YG 전 대표, 1심에서 "무죄"
소속 연예인의 마약 혐의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하라며 연습생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YG 전 경영지원실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21고합498). 재판부는 "양 전 대표가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해악 고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더라도 기타 발언이나 행동 등 당시의 전체 정황에 비춰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정이 존재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면, 피해자가 양 전 대표와의 면담 전후 공포심을 느껴 의사결정의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는 그 증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어떠한 행위를 요구하고 상대방은 그 사람으로부터 어떠한 이익을 기대하며 그에 대한 대가로서 그 요구에 응하는 행위를 하게 된 것이라면, 그 요구 행위를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해악의 고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는 양 전 대표로부터 자신의 사건 무마와 더불어 사례금을 받는 등 대가를 기대하며 진술번복을 한 것으로 볼만한 사정이 다수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양 전 대표는 소속 연예인의 대마 흡연 등에 대한 경찰 수사를 무마하고자 경찰에서 관련 진술을 한 연습생에게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연습생은 법정에서 양 전 대표가 자신을 YG엔터테인먼트 사옥으로 불러 불리한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하면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양현석
보복협박
YG
한수현 기자
2022-12-22
형사일반
[판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법령 개정됐다면 항상 신법 적용해야"
범죄 후 법령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바뀐 경우에는 항상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법령 변경의 동기가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했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인 경우인 때에만 신법을 적용하는 이른바 '동기설'을 폐지해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2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A 씨의 사건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6420).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는 A 씨는 2020년 1월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만취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2020년 6월 2심 선고 이후 같은해 12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전동킥보드는 자동차 범주가 아닌 '개인형 이동장치' 내지 '자전거 등'으로 새로 분류됐다. 이에따라 전동킥보드 음주운전도 자동차 음주운전처럼 법정형이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만∼2000 만 원이었던 종전과 달리 개정법에 따라 법정형이 2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낮아졌다. 이에 A 씨는 상고했다. 이 사건에서는 법률 개정과 같이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舊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新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종래 대법원은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했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변경했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봤다(62도257 등).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개정 법령의 취지가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재판시법)에 따라야 한다며 종전 판례를 뒤집고 새로운 법리를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며 "이 규정들은 범죄 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법령이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을 적용한다는 취지임이 문언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언의 명확한 개념과 다르게 종래 대법원 판례와 같이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위 규정들의 적용 여부를 달리해야 하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종래 대법원 판례는 법문에 없는 추가적인 적용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 목적론적 축소해석에 해당하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에 대한 축소해석은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로 최대한 제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할 경우 이에 상응한 경과규정을 둘 수 있고,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의 의사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명문규정에 따라 가벼워진 신법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조재연, 안철상 대법관은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원칙적인 경우이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 판결을 유지할 수 없어 파기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대법원 판결의 적정한 판단 범위와 필요성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하는 별개의견을 냈다. 노태악, 천대엽 대법관은 법령의 유효기간이 문제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원심 판결을 파기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에 적용할 법리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령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과 재판시법 사이에서 재판규범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해 1960년대부터 장기간 형성·유지되어온 판례 법리(동기설)를 폐기하고 새로운 법리를 제시했다"며 "수범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고, 행정청과 사법기관의 자의적인 법해석을 방지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형법제1조제2항
음주운전
전동킥보드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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