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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운전 중 차량 가로막자 파이프 들고 가서 위협
운전 중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알루미늄 파이프를 들고 상대방 운전자에게 다가가는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면 특수협박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실제로 파이프를 휘둘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최근 특수협박 및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면허 음주운전죄만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전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4990). A씨는 2019년 4월 경남 거창군에서 B씨가 운전하는 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알루미늄 파이프를 바닥에 끌면서 B씨 일행에게 다가가 '이 새끼들 장난치나!'라고 말하며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파이프를 들어올리거나 휘두르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한 혐의도 받았다. 한편 A씨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2차례, 징역형(집행유예) 1차례를 받은 전과가 있다. 재판부는 "A씨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B씨 일행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다"며 "A씨의 행위를 본 B씨가 차량을 후진하고, 다른 일행은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만 인정 원심파기 그러면서 "A씨가 파이프를 휘두르지 않았고 소지한 시간이 짧았더라도, 그가 파이프를 들고 다가가는 행위만으로도 일반적으로 피해자들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이는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또는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특수협박 혐의는 무죄로,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행위는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해 협박행위 내지 협박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는 알루미늄 파이프를 들어올리거나 휘두르지 않았고, B씨도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파이프 때문에 무섭지는 않았고 당황스럽고 놀라운 정도였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특수협박
무면허음주운전
음주운전죄
특수협박죄
손현수 기자
2021-03-24
형사일반
[판결] “공문서 위조, 일반인 수준 사리분별력으로 판단”
위조된 공문서가 누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위조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조악한 수준이라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문서위조죄는 일반인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기준으로 문서가 공문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췄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8443). A씨는 2016년 6월 제주도 B콘도 입주민 모임인 'C위원회'가 정부로부터 인정받아 직인이 등록된 단체라는 점을 꾸미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발급한 개인 인감증명서에 C위원회 직인 2개를 날인한 종이를 오려 붙이는 방법으로 인감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문서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뒤 중국인 분양자들이 참여하는 SNS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게재했다. A씨는 또 2016년 8월 제주 서귀포시 한 헬스케어타운 내 커뮤니티센터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보안 직원을 밀어 다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믿을 수 있는 형식과 외관을 구비한 문서를 작성하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만,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갖는 사람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권한 내에서 작성된 것이 아님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공문서로서의 형식과 외관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금만 살펴봐도 쉽게 분별한 정도 조악한 수준이면 ‘위조공문서행사죄’ 안돼 이어 "A씨가 오려 붙인 '인감증명서 용도란'은 재질과 색깔이 다른 종이가 붙어 있음이 눈에 띄고, 글자색과 활자체도 다르다"며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갖는 사람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만든 문서 자체를 평균 수준의 사리분별력을 갖춘 일반인이 보았을 때 진정한 문서로 오신할 만한 공문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만든 문서가 그와 같은 외관과 형식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만든 문서가 공문서로서의 외관과 형식을 갖추지 못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게재한 행위가 위조공문서행사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앞서 1,2심은 "A씨가 만든 문서의 외관이 다소 조악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단체채팅방에 게재되는 사진파일의 특성상 화질이 원본에 비해 떨어지는데다, 상대방이 확대해 보지 않는 이상 크기도 크지 않아서 상대방이 문서의 하자를 알아채기 쉽지 않고, 상대방이 대부분 중국인이어서 국문으로 작성된 공문서의 외관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문서의 외관이 다소 조악하더라도 이를 진정한 공문서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공문서위조죄
형법
공문서
손현수 기자
2021-03-15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원세훈 '직권남용' 일부 무죄 판단한 원심 잘못"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장으로 재임하며 정치개입 및 특수활동비 불법사용,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심 판결을 다시 받게됐다. 대법원은 원 전 원장의 일부 직권남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항소심 판결을 유죄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국고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2583). 원 전 원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불법 사찰을 위해 국정원 내 공작팀을 운영하고 야권의 유력 정치인 및 민간인 등을 상대로 사찰과 정치공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민간인 댓글부대에 국정원 예산 65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특수활동비 2억원 및 현금 10만달러를 전달한 혐의 △안보교육 명분으로 정치에 관여한 혐의 △MBC 인사에 불법 관여한 혐의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관련 사업 혐의 △호화 사저 마련을 위해 횡령한 혐의 △제3노총 설립 자금으로 국정원 활동비를 위법하게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의 혐의 중 국정원 직원들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행·감시하도록 지시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미행 등 지시는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실무자들에게 법률상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며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사실행위를 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2심에서 면소판결을 내린 승려 명진에 대한 사찰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앞서 원심은 승려 명진 사찰 관련 직권남용죄가 원 전 원장 등에게 보고된 시점인 2010년 7월이므로 공소가 제기된 2018년 6월에는 공소시효 7년이 도과됐다며 면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 전 원장에게 보고된 이후에도 명진에 대한 사찰 혐의가 계속 진행됐기 때문에, 이를 포괄일죄로 보고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국정원 직원이 동일한 사안에 관한 일련의 직무집행 과정에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하여 저지른 직권남용행위에 대하여는 설령 그 상대방이 수인이라고 하더라도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원 전 원장과 공범들의 다수 사찰행위는 모두 명진이라는 동일한 정보수집대상에 대한 것으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기간 계속 행해진 것이므로, 포괄해 하나의 직권남용으로 국정원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봐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국정원 직원의 직권남용 혐의는 국정원법에서 별도로 직권남용죄를 처벌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법상 직권남용죄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사실상의 영향력, 직무 및 직무수행 방식의 특수성 등으로 권한이 남용될 경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생활영역 전반에 걸쳐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크다"며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정원법 위반죄 성립 여부는 직권남용죄 일반에 적용되는 법리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처벌 조항의 입법 경위와 취지, 국정원의 법적 지위와 영향력, 엄격한 상명하복의 지휘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권양숙 여사 및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미행·감시 혐의 등은 무죄로 판단해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국고손실
원세훈
뇌물공여
정치개입
손현수 기자
2021-03-11
형사일반
[판결] ‘허무인’ 명의 처방전 교부도 ‘의료법 위반’ 해당된다
의사가 허무인(虛無人, 실존하지 않는 사람)을 환자로 해서 처방전을 작성, 교부한 것도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3899). A씨는 2016년 4월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B씨에게 발기부전치료제 200정을 처방하는 내용의 처방전을 발급했는데, 환자 이름을 B씨가 아니라 허무인 C씨 명의로 했다. A씨는 이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7회에 걸쳐 7장의 허무인 명의의 처방전을 B씨에게 발급해줬다. 이에 검찰은 "의료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환자를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해 교부하지 못한다"며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의료법상 위반 행위란 '의사 등이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전 등을 작성해 환자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며"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인 경우에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처방전은 어디까지나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진찰 대상자에게 교부해야 한다"며 "원칙상 처방전의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이 동일할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는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되는 작성 상대방으로서의 환자와 교부 상대방인 환자를 모두 직접 진찰해야 한다"며 "이 같은 진찰이 전제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급한 이상 교부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불문하고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처방전에 환자로 기재된 자가 아닌 자에게 처방전을 교부해 작성 상대방과 교부 상대방이 달라진 데다가, 처방전 발급 및 교부의 전제가 되는 진찰행위 자체가 없었다"며 "처방전에 기재된 환자가 실재하지 않는 허무인이라고 해서 달리 평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의사가 직접 진찰해야 할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채 그 환자를 대상자로 표시해 진단서·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작성·교부했다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환자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무인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의사
처방전
허무인
의료법
손현수 기자
2021-02-24
형사일반
[판결] 절도 의심하며 붙잡자 벗어나려 상대방 머리채 잡았다면
상대방이 휴대폰을 훔쳤다고 의심하면서 몸을 붙들자 이를 벗어나려고 상대방의 머리를 잡아당기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한 것은 본능적인 방어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절도와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6556). A씨는 2019년 2월 서울의 한 상가 계단에서 재건축과 관련해 조합장 측과 반대 측이 몸싸움을 하며 대치하던 중 조합장 측 조합원인 B씨가 몸싸움 장면을 촬영하던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리자 이를 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B씨가 휴대폰을 돌려달라고 하자 그의 머리를 손으로 잡아당기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B씨가 현장에서 A씨를 절도범으로 지목하고 수색했음에도 A씨에게서 휴대폰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A씨가 B씨에게 붙잡힐 당시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은 A씨 자신의 것으로 B씨의 것과는 외양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의 진술이나 동료들의 진술 역시 신빙성이 없다"며 절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또 "B씨가 막연한 의심으로 A씨의 의사에 반해 그를 붙잡거나 적법한 권한 없이 신체와 소지품을 수색했다"며 "이때 A씨가 B씨의 머리를 잡아당긴 것은 본능적인 방어심리에서 B씨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는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행위"라며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해 정당행위를 위법성 조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폭행
절도
휴대폰
방어
정당방위
정당행위
손현수 기자
2021-02-16
형사일반
[판결] 허위사실 담긴 서류 회사에 제출… 명예훼손죄 성립 안 된다
동료에 대한 허위사실이 담긴 서류를 회사에 제출한 것만으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어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 등 3명에게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15619). 골프장 캐디인 A씨 등은 동료 B씨가 외부에서 고객을 만나거나 다른 직업을 갖는 등 캐디 자율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B씨를 내쫓기로 했다. A씨 등은 2013년 4월 B씨가 유흥을 일삼거나 유흥업소를 운영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같은 내용을 이유로 B씨를 자체 징계하고, 'B씨의 골프장 출입을 금지시켜달라'는 취지의 요청서를 회사 비서실에 제출했다. 또 다른 동료들에게 'B씨는 유흥업소 종사자이며 유흥을 일삼는 여자'라는 취지로 작성된 자료에 서명하게 했다. 이에 검찰은 A씨 등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원씩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A씨 등이 B씨에 대한 허위사실이 적힌 골프장 출입금지 요청서를 회사에 제출한 것이 명예훼손죄 구성요건 중 '공연성'을 충족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2심은 "A씨 등이 작성한 내용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면서도 "A씨 등이 비서실을 통해 회사에 출입금지요청서를 제출한 것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허위사실 유포의 공연성은 부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 등이 동료들에게 허위사실을 알리고 서명을 요구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개별적인 소수에 대한 발언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막연히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고도의 가능성 내지 개연성이 필요하다"며 "특히 발언 상대방이 직무상 비밀유지의무 또는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비밀의 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는 경우로서 공연성이 부정된다"면서 원심을 확정했다.
회사동료
허위사실
명예훼손
손현수 기자
2021-01-20
형사일반
[판결] 페이스북 통해 서로 비방하다 다소 경멸적 표현 게시했더라도
페이스북에서 서로를 비방하며 설전을 벌이다 상대방에게 다소 경멸적 표현이 담긴 댓글을 작성한 것은 모욕죄로 처벌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설전이 벌어진 전후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같은 표현을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7988). 페이스북 친구 사이인 A씨와 B씨는 서로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런데 2018년 11월 B씨 페이스북에 모르는 아이디로 그를 비방하는 댓글이 달렸다. B씨는 'A씨가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다른 아이디로 비방 댓글을 달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B씨가 올린 글에는 A씨에 대한 경멸적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B씨는 이후에도 'A씨를 고소할 예정'이라는 글과 고소장 사진을 올렸다. 이에 A씨는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해당 ID로 달린 댓글은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니므로 사과하라'는 취지의 댓글을 여러 차례 게시했다. 그럼에도 B씨는 A씨의 항의를 무시하고 오히려 조롱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2019년 1월 B씨의 페이스북에 '남자XX, 사람XX, 싸가지 없는 XX, 배은망덕한 XX' 등의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았고, 이 일로 B씨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B씨의 관계나 A씨가 글을 게시한 경위, 전체적인 맥락, 전후 사정 등을 따져보면, A씨는 자신을 몰아가는 B씨의 태도에 불만이나 화나는 감정을 표출하고 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글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글이) B씨를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했다. 앞서 1,2심은 최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경멸적표현
모욕죄
비방
페이스북
손현수 기자
2020-12-28
형사일반
[판결] '세월호 특조위 방해 혐의' 이병기·조윤선, 항소심서 "무죄"
박근혜정부 때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대통령 정무수석과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1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수석과 이 전 실장,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한 1심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19노1602). 앞서 1심은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안종범 전 청대통령 경제수석은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 받았고, 윤학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1심보다 형량이 줄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공무원이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일반적 직무권한'이 있어야 하고 ②그 직무권한을 '남용'하여야 하며 ③그 결과, 그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④그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해야 하고 ⑤ 마지막으로 고의, 즉 행위자인 공무원에게 상대방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다는 '인식'(고의)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직권남용죄 요건 중 ①'일반적 직무권한'이나 ②'남용'부분은 대체로 인정된다"며 "가장 문제가 되는 구성요건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한다'는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검사가 기소한 대부분의 내용은, 조 전 수석 등이 대통령 비서실 공무원 또는 해수부 공무원들에 대해 직권을 남용해 그들로 하여금 문건이나 보고서 등을 작성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1심은 이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 대비서실 공무원 또는 해수부 공무원들'은 조 전 수석 등과의 관계에서 그 직무집행을 보조하는 '실무담당자'에 불과하고, 이들 실무담당자의 직무집행 기준과 절차가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며 "1심은 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을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직권남용죄에서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는 상대방'과 그로 인해 '권리행사에 방해를 받는 상대방'은 동일인이어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김 전 장관이 '위원회 설립 준비단'에 사실상 파견돼 근무하던 해수부 소속 공무원에 대해 일괄적으로 복귀명령을 함으로써 권리행사를 받은 사람은 공무원들이지 이석태 설립준비단장이 아니다. 따라서 1심에서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서 유죄로 인정된 부분은 윤학배 전 차관이 세월호특조위에 지원근무 형태 또는 파견명령을 받은 공무원들에게 사이버 단체 채팅방에 세월호특조위 내부 동향을 파악해 올리게 하거나 일일상황보고 등 문서를 작성해 보고하게 한 것에 한정됐다. 재판부는 이밖에 조 전 수석과 이 전 실장 등의 나머지 혐의는 모두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박근혜
조윤선
이병기
세월호
박미영 기자
2020-12-17
형사일반
[판결] 퇴사한 회사의 상표 먼저 등록·출원… '위계 업무방해' 성립 안 된다
퇴사한 회사의 상표를 특허청에 먼저 등록·출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7236). 김씨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A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등으로 근무했다. A사는 김씨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B사에 브랜드 이미지 제작을 의뢰했다. 이후 A사는 B사가 제작한 서비스표를 사용해 박물관을 개장하면서 출입구에 상표를 게시했다. 그런데 김씨는 2014년 A사 로고와 상호 등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당시 김씨는 A사와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김씨가 A사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기소했다. 한편 김씨는 허위 내용으로 된 내용증명을 A사 협력업체에 보내 A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와 A사 직원을'사기꾼'이라 지칭하는 등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김씨의 상표 등록 행위가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314조는 '위계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A사 상표를 먼저 출원·등록한 것은 맞지만, 이 같은 행위가 '위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해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김씨가 A사에서 사용 중인 서비스표를 A사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등록출원을 했다거나, A사가 사용 중인 서비스표의 제작에 실제로는 관여하지 않았으면서도 서비스표 등록 출원을 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A사에 대한 위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사가 사용하기로 한 서비스표를 김씨가 사용의사 없이 자신의 서비스표로 먼저 출원해 등록한 행위는 A사에 대한 관계에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김씨가 제작에 관여하지 않은 A사의 서비스표 등을 특허청 담당공무원의 부지를 이용해 먼저 출원하여 등록함으로써 A사가 서비스표 등을 사용하는데 지장이 초래될 수 있게 만든 것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1심을 유지했다.
퇴사
업무방해죄
상표법
업무방해
특허출원
손현수 기자
2020-12-04
형사일반
[판결] 성관계중 청소년 거부의사에도 계속 간음… '성적 학대행위' 해당
만 15세 청소년이 성관계 중 "그만하자"고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무시하고 계속 간음한 것은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동복지법 적용대상은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이 법 제17조 2호 등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군인 A씨에게 협박 등의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6466). A씨는 2017년 만 15세인 B양과 성관계를 하던 중 B양이 "그만하자"고 했는데도 계속 간음해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검찰은 당초 A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 재판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란행위강요·매개·성희롱 등의 혐의와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또 3개의 SNS 계정을 이용해 만 15세인 C양에게 접근한 뒤 돈을 준다며 신체 노출 사진을 전송 받은 다음 C양에게 '신체 부위가 노출된 사진과 이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내용의 SNS 메시지를 보내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위력에 의한 간음 미수 및 강간미수 혐의도 받았다. 1심은 B양 관련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또 C양에 대한 위력 간음 미수는 유죄로, 강간 미수는 무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도 "만 15세인 B양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숙하나마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대"라며 성적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면서 1심과 같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A씨가 C양을 협박할 당시 간음할 막연한 생각은 있었으나, 간음행위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나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과 같이 강간미수 혐의도 무죄를 선고했다. 또 1심이 유죄로 판단했던 위력 간음 미수 혐의도 무죄로 판단하고, 협박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만 15세였던 B양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라며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했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관념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자기책임 하에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B양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C양에게 한 위협적인 언동은 모두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C양을 협박해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가 있었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강간미수 혐의 등에 대한 원심 판단도 파기했다.
아동복지법
성관계
거부의사
학대학위
성적자기결정권
간음
손현수 기자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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