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ED%98%B8%ED%85%94%EB%B4%89%EC%82%AC%EB%A3%8C
검색한 결과
8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헌법사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받은 법조항 정비 시급
헌법재판소가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법조항들이 제때 정비되지 않고 위헌적인 상태로 방치되는 등 법적공백상태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어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헌재가 "언제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한다"는 단서까지 붙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몇몇 법조항 조차도 제때 개정되지 않아 재판에서 적용할 법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92년이후 지금까지 헌재로부터 위헌 판단을 받고 고쳐지지 않은 법률 조항은 국가보안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경찰법, 귀속재산처리법, 약사법, 새마을금고법, 보안관찰법 등 8개 법률 8건이며. 헌법불합치결정을 받고 개정되지 않은 것은 민법(3건), 형사소송법, 국적법, 지방세법 등 4개 법률 6건 등 모두 11개 법률 14건에 이른다. 이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인데, 헌재가 법적공백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지 않고 불합치 결정을 했음에도 제때 정비되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법적공백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정하고 있는 민법 제847조1항의 경우 97년3월부터 적용이 중지되고 있어 친생부인의 소를 낸 사람들은 법원의 판단을 받지도 못한 채 법이 개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통해 채무를 면할 수 있는 기간을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로 정하고 있는 민법 제1026조 제2호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효력을 상실, 피상속인의 채권자와 상속인 사이의 권리관계에 대한 재판은 모두 중지돼 있다. 또 한정승인신고를 했으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고한 사건이 서울가정법원에만 12건이나 계류중이다. 동성동본의 혼인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고 99년1월부터 효력을 상실했으나 비교적 법적공백은 덜한 조항이다. 법원에서 헌재 결정이 내려진 뒤 곧바로 '동성동본인 혈족사이의 혼인신고에 관한 예규'를 만들어 8촌이내가 아닌 한 혼인신고를 받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한국인 모의 자녀로 태어난 자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도 지난해 8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아 '10년 이전'에 태어난 자녀가 모의 국적인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일본이 20세이하인 자녀의 경우 모의 국적을 따라 일본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 등 외국의 입법례를 참조해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위헌 결정을 받은 조항들은 위헌결정과 함께 효력을 상실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들에 비해 큰 혼란은 없으나 약사법, 새마을금고법 등과 같이 죄형법정주의 위반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받은 조항들의 경우, 법령을 위반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약사의 준수사항을 정하고 있는 약사법시행령을 어기더라도 약사법에서 준수사항을 정하기 전까지는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 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는데도 제때 개정되지 않아 헌재 결정이 공염불이 되고 있는 셈"이라며 "관련 정부 부처와 국회는 법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위헌 결정이 난 법조항을 서둘러 정비하라고 소관 부처를 독려하고 있으나 각 기관에서 개정안을 내놓지 않는 한 법제처로서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며, 민법의 경우 법무부가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이 유림 등 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헌·헌법불합치결정을 받고 정비되지 않은 법률 (순번. 법조항. 선고내용 및 사건번호. 선고일자. 결정내용요약.) ①. 국가보안법 제19조. 위헌 90헌마82. 92년4월14일. 찬양·고무·회합·통신범죄에 대해서까지 형사소송법상의 피의자 구속기간 30일보다 20일 많은 50일을 구속기간으로 인정한 것은 위헌. ②.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위헌 94헌바1. 96년12월26일. 범죄의 임의진술인에 대하여 검사가 공판전에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은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위헌. ③. 검찰청법 제12조 제4항 등. 위헌 97헌마26. 97년7월16일. 검찰총장은 퇴직일부터 2년이내에는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은 위헌. ④. 경찰법 제11조 제4항 등. 위헌 99헌마135. 99년12월23일. 경찰청장은 퇴직일부터 2년이내에는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위헌. ⑤. 귀속재산처리법 제21조의3. 위헌 98헌가13. 2000년6월1일. 귀속재산을 매수한 자가 납부해야 할 분납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는데도 그 재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위헌. ⑥. 약사법 제77조 제1호 중 '제19조 제4항' 부분. 위헌 99헌가15. 2000년7월20일. 약사의 준수사항을 하위법령에 포괄 위임한 것은 당해 준수사항 위반시 처벌등을 감안할 때 위헌. ⑦. 새마을금고법 제66조 제1항 제2호. 위헌 99헌바112. 2001년1월18일. 형벌의 구성요건으로 '이 법 또는 이 법에 의한 명령을 위반한 자'를 규정한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어 위헌. ⑧. 보안관찰법 24조단서. 위헌 98헌바79·86. 2001년4월26일. 보안관찰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 ⑨. 민법 제847조 제1항. 헌법불합치 95헌가14·96헌가7. 97년3월27일. 친생부인의 소의 제척기간을 일률적으로 자의 출생을 안 날로부터 1년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적용 중지). ⑩. 민법 제809조 제1항. 헌법불합치 95헌가6내지13. 97년7월16일. 동성동본의 혼인금지는 헌법불합치(98년12월31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상실). ⑪. 민법 제1026조 제2호. 헌법불합치 96헌가22 등. 98년8월27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내에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인에게 피상속인의 채무를 전부 부담케 하는 것은 헌법불합치(99년12월31일까지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상실). ⑫. 형사소송법 제482조 제1항. 헌법불합치 99헌가7. 2000년7월20일. 상소제기전의 구금일수를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에서 제외하는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⑬. 국적법 부칙 제7조 제1항. 헌법불합치 97헌가12. 2000년8월31일. 현행 국적법 시행전 '10년 동안'에 한국인 모의 자녀로 태어난 자에게만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도록 하는 경과규정은 평등원칙에 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⑭. 지방세법 제233조의9 제1항 제2호. 헌법불합치 2000헌바59. 2001년4월26일. 담배가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은 경우에도 보세창고에서 방출되기만 하면 무차별적으로 간접세인 소비세를 부과토록 한 것은 헌법불합치(개정시까지 효력유지).
위헌결정
헌법불합치결정
법적공백
한정승인
동성동본혼인
최성영 기자
2001-05-04
헌법사건
(법조포커스) 대법원-헌재, 국민기본권 담보 '위상경쟁' 양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두고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그 본질은 최고재판기관끼리 벌이는 어려운 '법리논쟁'이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기본권을 담보로 벌이는 지루한 '위상경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발 단 이번 사건의 원고인 리젠트화재보험(주)는 지난 86년 남양주군 경춘국도에서 보험가입자인 안모씨가 일으킨 교통사고로 인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육군 모부대 소속 유모 중사에 대해 모두 6천3백여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원고는 보험금 지급 이후 당시 교통사고는 보험가입자인 안씨와 피해자 유씨가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운전한 같은 부대 소속 정모 중사의 공동과실로 인해 발생했으므로 국가는 정씨의 과실비율 만큼인 5천만원을 지급하라며 89년 국가를 상대로 구상금청구소송을 냈다. 소 제기 이후 5년만인 94년 대법원이 원고패소판결을 확정해 사건은 일단락 됐으나,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같은해 12월 이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 국가배상법 제2조1항 단서부분에 대해 한정위헌결정을 내리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헌재결정이 있자 원고는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으나 대법원은 "법률에 대한 해석과 적용은 사법부의 고유권한이므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은 법원에 기속력이 없다"며 만 6년만에 이 사건 재심청구에 대해 기각판결을 내린 것이다. ◇ 본 질 이번 사건의 본질은 대법원이 과연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결정 취지에 따라 법률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에 있다. 즉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으로 귀결되는 셈이다. 한정위헌결정이란 법률 규정 자체는 국회 입법권의 재량범위에 속하는 것으로서 곧바로 위헌이라 할 수는 없으나, 만약 그 규정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 한다면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이다. 헌재는 92년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 제7조1항, 97년 '국세기본법' 제39조2호 등 헌재 출범 이후 모두 31건의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 판 례 지난 96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의 효력을 둘러싸고 한차례 마찰을 빚었다. 법원이 소득세법조항에 대한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95누11405). 이유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한정위헌결정은 법률해석에 불과할 뿐이며 이는 법원의 고유권한이므로 그 기속력을 인정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었다. 이후 헌재는 97년 원칙적으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허용할 수 없으나, 헌재 결정에 따르지 않은 판결은 헌법소원의 대상이라며 원고의 헌법소원을 받아들여 대법원 판결을 취소하는 사법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96헌마173). 이처럼 양 기관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사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가 올 3월 국세청이 양도소득세 체납을 이유로 압류하고 있던 이길범씨 등 10여명의 재산압류를 해제하는 방법으로 사건발생 5년여만에 겨우 봉합되었다. ◇ 전 망 과거 '소득세법사건'에 비춰보면 이번 대법원판결에 역시 헌법소원이 제기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의해 취소될 공산이 크다. 헌재 또한 대법원판결을 취소한 97년 이후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3기 재판부 들어 법관 출신들이 헌법재판관으로 대거 수혈됐다는 점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 해결책 국민의 권리구제가 본연의 사명인 이들 양 기관이 이처럼 첨예한 대립을 재연하자 법조계에서는 찬반양론과 함께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정위헌결정 등 변형결정 유형의 근거를 마련,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원만한 타협 아래 조속히 통과되고, 근본적으로는 개헌이 이뤄질 때 헌법재판소와 관련된 헌법조항들 역시 매끄럽게 손질, 두 기관의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은 독일식이고 법률은 오스트리아처럼 돼 있는 데서 논란의 단초가 생긴 만큼 근본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정위헌결정
대법원헌재갈등
대법원판결취소
한정위헐결정기판력부인
헌법재판소법개정
정성윤 기자
2001-05-04
부동산·건축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환송판결에 기속 안돼
재상고심을 심판하는 대법원전원합의체는 환송판결에 기속되지 않는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전원합의체(주심 이강국·李康國 대법관)는 지난 15일 조모씨가 "자신소유의 토지가 준용하천의 제방구역으로 편입된 이후 매매계약이 이뤄질때까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한 것은 부당하다"며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금재결처분취소청구소송 재상고심(98두15597)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인소유의 토지가 준용하천의 부지로 편입됐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국유로 돼 종래의 소유자가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며 "따라서 이 사건 환송판결이 준용하천의 국유화에 관해 한 법률상의 판단은 구 하천법시행령 제9조3항의 규정을 간과함으로써 구 하천법의 적용을 그르친 것일 뿐만 아니라, 구 하천법의 해석에 관한 종래 대법원의 견해와도 상반되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전원합의체도 환송판결에 기속된다는 종래의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환송판결의 법률상 판단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전원합의체까지 이에 기속돼야 한다면, 그것은 전원합의체의 권능 행사를 통해 법령의 올바른 해석적용과 그 통일을 기하고 무엇이 정당한 법인가를 선언함으로써 사법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임무가 있는 대법원이 자신의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 하급심법원을 비롯한 사법전체가 심각한 혼란과 불안정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며 또 소송경제에도 반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며 "환송판결의 자기기속력의 부정은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변경의 권능을 가진 대법원의 전원합의체에게만 그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그로 인해 사건이 대법원과 원심법원을 여러차례 왕복함으로써 사건의 종국적 해결이 지연될 위험도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송판결의 기속력이 재상고심의 전원합의체에까지도 예외없이 미친다고 본 대법원 80다2029판결과 94재누18판결 등의 견해는 변경됐다. 대법원이 이같이 종래의 입장을 변경한 배경에는 이전의 '판결오류'를 시정하지 않을 수 없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발단은 97년 초 서울 성북구에 사는 조모씨가 중앙토지위원회를 상대로 서울고법에 손실보상금재결처분취소소송(97구2940)을 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는 지난 85년 7월 남양주시를 끼고 흐르던 준용하천인 왕숙천 개수공사를 하며 도농동 일대 조씨 소유의 밭 1천여평을 제방부지 등으로 편입했다. 당시 경기도와 조씨는 손실보상을 두고 협의를 벌였으나 보상금액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협의는 결렬됐고, 경기도는 이때부터 손실보상을 위한 별다른 조치없이 점유·관리해 왔다. 양측은 95년2월에 이르러 비로소 5천6백여만원에 이 사건 토지를 매매하기로 합의했지만 분쟁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보상금을 수령한 조씨는 자신의 토지가 하천구역으로 편입된 이후부터 매매가 이뤄질 때까지 9년여간의 사용료를 달라며 중앙토지위원회에 손실보상을 청구하고 신청이 거부되자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다. 따라서 조씨에게 손실보상청구권이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이었다. 사건을 맨 처음 담당한 서울고법 특별3부(재판장 강완구(姜完求) 부장·현 대구지법원장)는 97년11월 원고 조씨의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개인소유의 토지가 준용하천의 부지로 편입됐다 하더라도 당연히 국유로 되어 종래의 소유자가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하천법과 동법시행령 등 관련법령의 해석상 명백하고, 대법원 또한 91다26089, 88다카23049, 80누535 등 여러 사건에서 이러한 법리를 거듭 확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4개월 뒤 뜻밖에도 깨지고 말았다. 피고의 상고로 이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이 그 이듬해 3월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인 대법원 특별1부는 "조씨의 토지는 85년11월경 경기도지사가 설치한 제방의 부지로 편입돼 하천법에 의해 당연히 국유로 된 만큼 조씨는 토지가액에 대한 손실보상만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임료나 부당이득금반환을 청구는 할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97누20175). 사건을 환송받은 서울고법 특별4부(재판장 이범주(李範柱) 부장판사, 현 변호사개업)는 난감했다. 법령해석이나 기존 대법원판결 등 어디를 보더라도 원고의 주장이 타당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곧바로 파기환송한 대법원판결의 취지와는 달리 곧바로 원고승소판결을 내릴 수는 없었다. 법원조직법 제8조가 '상급법원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한해 하급법원을 기속한다'고 규정,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 법조항의 취지는 대법원이 환송판결을 한 전후에 사실관계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급법원이 다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할 경우 법령의 해석적용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임무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심급제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다. 결국 재판부는 고심끝에 같은 해 8월 다시 원고승소판결을 내렸으며(98누8645),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또다시 대법원에 재상고, 이번 판결에 이르게 됐다.
대법원전원합의체판결
환송판결기속
하천법시행령
준용하천의국유화
판결오류시정
정성윤 기자
2001-03-27
형사일반
보안법폐지주장자에 보안관찰처분은 정당
국가보안법 개폐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며 사상전향을 거부하고 있는 보안법 위반자에게 국가가 보호관찰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강국·李康國 대법관)는 9일 이모씨(34)가 국가를 상대로 낸 보안관찰처분취소소송 상고심(2000두4941)에서 "원고에 대한 보안관찰처분은 정당하다"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국가보안법위반죄로 복역하며 보안법폐지를 내세워 단식투쟁을 강행했고, 출소후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보안법폐지와 미군축출을 주장하는 집회나 시위를 주도함으로써 종전의 투쟁적인 성향을 여전히 드러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보안관찰법에 따른 신고를 하거나 조사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대한민국 실정법 질서에 대한 도전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는 등의 제반사정에 비춰보면 원고에게는 보안관찰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94년 이른바 구국전위 사건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98년 만기출소 했으나 법무부가 같은해 8월 재범 위험성을 이유로 보안관찰처분을 내리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었다.
보안법폐지주장
보안법위반자
보안관찰처분
국가보안법
사상전향
정성윤 기자
2001-03-13
가사·상속
헌법사건
'한정승인' 헌법불합치 소급효 없다
헌법재판소가 민법 제1026조 제2호 한정승인 상속에 대해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이 결정전 상속에까지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98년 헌법불합치결정 전에 상속이 있었는데도 불합치 결정을 이유로 한정승인을 청구하는 것은 부당, 법 개정전까지 추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정장오·鄭長吾 부장판사)는 16일 (주)한국기업리스 등이 (주)신정제지와 연대보증인 성모씨의 상속인 등 9명을 상대로 종이 제조기 구매와 관련, 대여한 리스료를 돌려달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99가합32573)에서 이같이 판시, "성씨의 상속인들을 포함해 연대해서 16억5천7백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이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신청을 하거나 또는 법률의 위헌이 전제가 돼 법원에 계속중인 병행 사건이 아니어서, 헌법재판소가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이후에 제기된 일반 사건에 해당한다"며 "성씨의 사망으로 상속이 이뤄진 때가 90년4월로 98년의 헌재 결정보다 훨씬 앞서는 점, 94년 성씨의 상속재산 중 채무에 대해 강제경매가 진행됐는데도 상속인들이 지난해12월에야 한정승인신고를 한 점 등을 볼 때, 민법 제1026조에 의해 단순승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법제1026조제2호
한정승인
헌법불합치결정
단순승인
소급적용
홍성규 기자
2001-02-23
헌법사건
사립학교법 관련 헌재 결정 들쭉날쭉
헌법재판소가 사립학교법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면서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평가할 때 같은 사안을 놓고서도 경우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른 것 아니냐며 현직 교육대학교 교수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주목된다. 허종렬(許宗烈) 서울교대 교수(공법학)는 5일 헌법재판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헌법실무연구회(회장 김영일·金榮一 재판관)에서 '교육에 관한 헌법재판소 판례' 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헌법재판소 판례 상호간에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91년 사립학교 교원의 노동3권을 제한한 사립학교법 제55조 및 제58조제1항제4호에 관한 위헌심판사건(89헌가106)에서 합헌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서 헌재는 "사립학교가 공교육의 일익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국·공립학교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공적인 학교제도를 보장하여야 할 책무를 진 국가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사립학교의 운영을 감독·통제할 권한과 책임을 지는 것 또한 당연하다"며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헌법재판소는 사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의 설치를 임의적인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구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44조의2 제2항에 관한 헌법소원사건(97헌마130)에서 청구를 기각하며 "사립학교의 경우 그 특수성에 비추어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 사립학교법의 취지를 생각해 보면 국공립학교와 반드시 동일하게 취급하여야만 옳다고 해석되지 않는다"며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이질성을 강조했다. 헌재는 또 구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2항 및 제3항이 대학교원을 기간제로 임용하도록 한 것에 대한 헌법소원사건(98헌바39 등) 등에서 "사립학교 교원은 국공립학교 교원과 신분관계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어 모든 경우에 동일하게 대우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許 교수는 "헌법재판에서 같은 사안을 놓고 경우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정토론자로 나선 황치연(黃致連) 헌법연구관보는 "헌법재판소의 각 결정이 취하고 있는 비교시각이 다른 것일뿐 동일사안에 대해 서로 엇갈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며 "각 결정은 교육의 공공성, 사립학교의 자주성, 교원의 신분관계 등 서로 다른 사안에 대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사립학교법
교육에관한헌법재판소판례
허종렬교수
사립학교교원의노동3권
사립학교의자주성
최성영 기자
2001-01-08
금융·보험
민사일반
주가조작 피해 소액주주 첫 배상판결
금융기관의 주가조작으로 인해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주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12부(재판장 吳世彬 부장판사)는 5일 (주)대한방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소액주주 유귀석씨 등 21명이 엘지화재해상보험과 제일은행을 상대로 "엘지화재와 제일은행의 직원들이 97년부터 대한방직 주식을 작전대상으로 삼아 주가조작에 가담, 8억5천여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0나22456)에서 유씨등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뒤엎고 "엘지화재와 제일은행은 2억1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가조작이 있었다고 보여지는 97년1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00포인트 가량 하락했는데도 뚜렷한 주가상승 요인이 없는 대한방직 주가는 2배가량 상승했고 작전이 끝난 시기와 대한방직의 주가하락 시작시기가 일치한 것으로 볼 때, 작전행위가 있었던 것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편 손해배상액수를 산정하며 "유씨등이 매수한 가격과 작전이 없었더라면 형성됐을 가격과의 차액을 손해액으로 봐야하고, 작전행위 기간을 제외한 94년6월18일부터 2000년11월말까지 사이에 최고 주가는 10만2천원으로 이를 작전이 없었더라면 형성됐을 가격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유씨등도 대한방직의 투자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제때에 팔지 못한 과실이 있는 만큼 엘지화재등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소송을 담당했던 김창문 변호사는 "주가조작이 횡행하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으로 환영할 일"이라며 "하지만 원고의 과실을 50%나 인정한 것은 법원이 여전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투자가 아닌 투기시장으로 본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 등은 97년11월 대한방직 주식이 최고가 수준이었던 14만원 선에 주식을 매수했으나 작전세력인 엘지화재, 제일은행, 으뜸투자신탁의 시세차익을 노린 반대매매를 당해 각각 2천만원에서 1억2천여만원의 손해를 입자 소송을 냈으나 1심 법원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대한방직 주식을 상대로 작전을 편 것은 인정되나 이후 주가하락은 엘지화재 등의 반대매매 보다는 IMF 사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었다. 한편 작전주도세력이었던 엘지화재 투융자팀장, 으뜸투신 운용부장, 제일은행 자금부 과장은 98년 11월 서울고법에서 벌금 2천만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주가조작
소액주주
금융기관
대한방직
엘지화재
제일은행
홍성규 기자
2000-12-0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세법 위헌결정, 소득재분배 역행
우리 세법이 소득재분배라는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임에도 헌법재판소가 이를 무시한 채 오히려 소득재분배효과를 가지고 있는 세법조항들을 위헌이라고 선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3일 대법원에서 개최된 특별소송실무연구회(회장 尹載植 대법관)에서 서울대 법대 이창희 교수(세법)가 '법치주의와 세법'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세법문제는 형사사건과 다르며 조세와 형벌을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한다"며 이를 동일시하여 '조세법률주의'를 마치 '죄형법정주의'처럼 해석하는 헌재의 위헌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연구회에는 尹대법관, 박일환 수석재판연구관 및 재판연구관, 행정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일선 판사들 다수가 참석했다. 헌법재판사건중 약 35%정도가 조세사건이며, 헌재는 개원이래 현재까지 단순위헌 22건, 헌법불합치 3건, 한정위헌 6건으로 조세사건에 있어 '조세법률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해왔다. 이 교수는 이런 헌재의 태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헌법재판소가 형식적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형식으로 입법되었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 90헌가27, 92헌바49, 94헌바30, 96헌가92, 95헌바55결정들을 예로 들었다. 특히 헌재가 98년4월30일 위헌이라고 선고한 구상속세법34조의 4항은 실권주의 배정을 통한 재벌들의 변칙 재산이전을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명령에 위임하며 법률에 구체적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세법의 역할이라는 것은 효율과 공평에 더해 경제조정의 역할이 있으며 한사람이 세금을 덜 내면 다른 사람들이 더 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위헌판결을 내리면 결국 돈 있는 사람들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결과가 생기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세금을 낼 의무는 헌법상 의무로 재산권의 내재적 한계이며 아무런 반대급부없이 돈을 뺏는 것이 세금일 수 밖에 없는데 재산권이라는 기본권의 본질이 침해됐다며 위헌이라 보는 것은 그르다는 주장이다.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세금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과세요건을 법률로 정해두어야 한다면 모든 과세요건을 다 법으로 정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헌재의 「중요하고 본질적인 내용은 법에 정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위임할 수 있다」(94헌가13, 95헌바40 결정 등)는 입장은 위임입법의 유·무효문제를 법관의 주관적 판단에 맡기게 되고 이는 형식적 법치주의의 논거인 법적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우리 헌재가 말하는 식의 '조세법률주의'란 19세기 프로이센에서나 주장됐던 법원리이며 일본 동경대 金子 廣 명예교수가 세법교과서에서 한번 쓴 것을 우리 세법학자들이 천리(天理)인양 소개했고 다시 이에 '계몽'받은 헌법학자들이 교과서에 소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세법에 또 문제가 되는 것이 소급입법의 문제다. 조세법률주의를 죄형법정주의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한다면 소급입법에 따른 형벌과 마찬가지로 소급입법에 따른 과세도 위헌이 되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형벌에 관해서는 헌법이 직접 소급입법을 금하고 있으나 이 조항은 형벌에 적용될 뿐이고 세금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는 헌법제13조제2항도 세금문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구회에 참석했던 한 판사는 "지금까지 지상 선이라 믿었던 가치를 뒤엎는 신선한 시각에 기존의 재판에 임하던 관행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尹대법관은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이 교수도 밝혔듯 "시론(試論)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논쟁의 여지가 많은 만큼 앞으로 더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소득재분배
조세법률주의
죄형법정주의
소급입법
상속세법
박신애 기자
2000-11-03
언론사건
형사일반
포르말린 통조림사건 무죄 확정...회사망한 피해 어떻게 보상받나?
대법원 형사1부(주심 朴在允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인체에 유해한 포르말린을 첨가한 혐의로 기소됐던 식품제조업자 이모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00도2552) 같은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주)우리농산 등 다른 업체관계자들까지 완전히 마무리되어야 단정할 수 있겠지만 "피고인이 원료에 포르말린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통조림을 제조했거나 그 제조과정에 포르말린을 첨가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판시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농산 대표 서씨등은 국가를 상대로 피의사실공표에 대한 책임을, 8개 신문·3개 방송사에 대해서는 검찰발표를 그대로 보도한 책임을 물어 모두 37억5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서울지법과 남부지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등의 소송대리인인 안상운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발표는 '무죄추정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면서"검찰의 허위수사결과를 보도해 피의자들의 인격권을 침해한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수사기록상 연행당시부터 일관되게 혐의사실을 부인했는 데도 허위사실을 계속 발표한 검찰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아낼 생각"이라며 국가배상심의회에 국가배상신청원을 냈고 추가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동시소송을 내지 않은 이유는 '인지대'때문이었다며 주변의 도움으로 겨우 이번 소송 인지대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98년7월, 술 안주 등으로 애용되던 번데기, 골뱅이 등 통조림제품에 사체부패방지용으로 쓰이는 포르말린을 물에 섞어 뿌린 혐의로 식품업자 2명을 구속·2명을 불구속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내용이 충격적이었던 만큼 파장도 커서 기소됐던 식품업자들은 도산했고 통조림업계전체가 매출격감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시체부패방지용으로 쓰는 포르말린으로 버무린 통조림이라는 보도에 무더기 반품이 들어왔고 사채업자들이 몰려들어 문닫은 업체가 20∼30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무죄판결 이후 엄청난 피해를 입은 국민이 그 피해를 회복할 길이 없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해 주고 있다. 무죄공시제도, 형사보상제도가 있지만 각 언론사가 무죄판결을 보도해 '무죄공시'를 할 필요성이 없어졌고 '형사보상제도'는 이들을 위한 게 아니다. 검찰의 수사상 고의·과실이 있었음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국가배상도 어렵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민건강'을 담보로 수사하는 검찰로서는 당시의 드러난 증거로서는 '의심'을 넘어 유죄의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건은 불구속사건이었으므로 형사보상을 생각할 여지는 없고 기업이 어려움을 겪은 데에 대한 보상도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실적으로 피해를 본 업자들이 워낙에 영세업자이고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은 경우라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 뿐 수사과정에 어떤 고의·과실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껏 무죄선고로 검찰(국가)이 손해배상한 예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면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검사평점에도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사법제도가 심급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은 법원·검찰의 1차적인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전제가 있는 것이라며 무죄가 선고됐다고 해서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견해도 있다. '허용된 위험'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과거 '우지라면 파동'이 그러했듯 국민들의 불신을 키웠고 피해자에게는 치유되기 힘든 손실만 남기게 됐다.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우지라면 파동'과 닮아있다. 지난 89년 검찰은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우지를 사용해 라면을 만들었다며 5개 라면업체 관계자들을 구속했고 언론은 검찰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라면회사들의 매출액은 격감했고, 한 회사는 무려 3천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그 회사 전체 근로자 5천여명중 1천여명이 직장을 잃었다. 그러나 97년 대법원은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사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식품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근거한 '하자없는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피해는 엄청났지만 그에대한 손해배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부정식품 사건은 업계와 국민에게 미치는 파장이 엄청난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미국 FDA같은 수준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투자해 전문가의 철저한 실험과 검증을 거쳐 부정식품을 가려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은 자연적으로 포르말린이 어떻게 생성되고 인체에 어떤 해가 있는지 연구보고된 적조차도 없는 상황에서 국가기관에 실험을 의뢰하는 등 과학적 검증을 거친 수사였다고 항변하고 있다.
통조림
포르말린
피의사실공표
우리농사
영세업체
도산
박신애 기자
2000-09-2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주민들의 기피·혐오시설 저지 안된다
인근지역에 기피·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저지하려는 이른바 '님비(NIMBY)' 소송으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정서장애 어린이 교육시설인 '밀알학교' 설립을 둘러싼 법정다툼에서 지역 주민들의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孫智烈 대법관)는 8일 신모씨(38·여) 등 아파트주민 6명이 특수학교 설립승인에 반대하며 서울시와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학교설립계획 승인처분 취소소송 상고심(98두11854)에서 이들의 상고를 기각,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육법 등은 행정주체가 도시계획과 교육행정상의 목표달성을 위해 전문적·정책적 판단에 따라 도시계획 시설의 설치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결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며 "이 사건 지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승인했다고 해서 인근 주민 자녀들의 초등학교 취학이 현저히 곤란하게 됐다거나 다른 지역보다 교육환경이 크게 열악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신씨 등은 서울시가 89년 수서지구 택지개발 당시 초등학교부지로 예정됐던 땅을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매각한데 이어 서울시교육감이 이 부지에 자폐증 등 정서장애아동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계획을 승인하자 교육환경악화 등을 이유로 96년 소송을 냈었다.
님비
NIMBY
밀알학교
특수학교
사회복지법인
정성윤 기자
2000-09-22
6
7
8
9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