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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단독) 복지용구 제조원가 허위 자료로 보험급여비용 높게 책정
의료기기 제조업자가 원가를 부풀려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급여비용을 받았다가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지숙 부장판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A사와 이 회사 대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합555046)에서 최근 "피고들은 공동으로 1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건강보험공단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7조에 따른 장기요양보험 사업의 보험자로서 요양급여 수급자의 일상생활 지원 등에 필요한 복지용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수급자들이 보건복지부 장관 고시에 따라 정해진 급여대상 제품을 관련 사업소 등에서 구입하거나 빌리는 방식으로 제공받으면, 해당 사업소 등에서 공단을 상대로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장기요양급여 중 하나인 욕창 예방 매트리스와 방석을 제조·판매하는 A사는 2008~2011년 공단에 이 제품들에 관한 급여결정 신청 자료를 제출하며 제조원가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공단은 A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재판부는 "장기요양급여대상인 복지용구 제조·수입업자는 해당 제품의 급여결정 신청을 할 때 신청서를 사실대로 작성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이를 사실대로 작성하지 않거나 허위의 자료를 첨부하는 것은 보험자로 하여금 정당한 급여비용의 범위를 초과해 지급하도록 하는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로서 보험자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원가에 관한 증빙자료는 판매희망가격 산출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공단산출가격 계산의 원가자료로 사용돼 공단이 가격을 정하는 데 충분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복지용구는 시장이 보편화되지 않아 관련 원가정보가 충분히 없어 공단이 공단산출가격을 산정함에 있어 업체가 제출한 자료에 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A사 측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 대표인 B씨는 복지용구 제조원가를 부풀린 자료로 공단을 기망해 이 사건 제품들에 관한 장기요양보험 급여의 고시가격을 높게 책정하도록 했다"며 "그에 따른 급여를 사업소 등에 지급하게 했으므로 A사와 B씨는 민법 제750조 등에 따라 공동으로 공단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노인장기요양
제조업체
장기요양
의료기기
이용경 기자
2021-01-28
형사일반
[판결](단독) ‘가상화폐 투자’ 미끼 17억 편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상화폐가 대안 자산으로 주목받으며 투자가 집중돼 '비트코인'의 가격이 2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스캠(사기) 코인'으로 통칭되는 가상화폐 사기범죄도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인진섭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6년을 선고했다(2020고단4017). 다만, 함께 기소된 B씨 등 4명의 공범에 대해서는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스위스와 국내에 회사를 설립하고, 가상화폐인 K코인을 만들어 B씨 등에게 홍보하도록 했다. A씨는 K코인에 대해 "스위스 현지에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을 통하지 않고서도 국제송금과 환전이 가능하다"며 "여러 해외 은행과 국제 송금 시스템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코인은 스위스가 아니라 국내 업체가 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아무런 사업도 진행되지 않았으며, 은행을 거치지 않는 국제송금 서비스는 단시간 안에 구현이 불가능했다. A씨는 이처럼 가상화폐를 개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투자자들을 속여 총 49차례에 걸쳐 17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해외송금 및 환전 기능이 포함된 K코인을 실제로 개발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 판사는 "A씨는 해외은행과 양해각서 등을 체결하고 언론사에 보도하도록 함으로써 K코인에 해외송금 기능이 구현돼 있다는 등의 외관을 작출했을 뿐 그러한 사업을 실질적으로 진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범행은 A씨가 피해자들에게 고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것처럼 현혹해 17억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해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A씨는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피해자들과 합의도 이뤄지지도 않았다"며 "2003년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 등에 비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한변협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위원인 안일운 변호사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되는 주식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 법제로는 이 같은 스캠 코인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싱가포르가 신뢰성 있는 기관을 통해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 중개를 하게 하는 것처럼 검증할 기관을 두는 형태로 관련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탈중앙화 및 분산화를 표방하는 가상화폐의 철학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법제도적으로 규제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규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고 해도 그것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자체적으로 상장된 코인들을 개별적으로 심사하는 절차를 만드는 모습도 보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상화폐 발행자나 거래소의 양심과 능력에 기댈 수 밖에 없어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스캠
비트코인
사기
이용경 기자
2020-12-28
민사일반
[판결] "중국에 짝퉁 '설빙'… 알면서도 운영권 판매했다면 고지의무 위반"
중국 내에 유사상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중국 회사에 알리지 않고 가맹점 운영권을 팔았다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되므로 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중국 기업 A사가 디저트 카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설빙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19다220670)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중국에서 '설빙'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을 하려던 A사는 2015년 설빙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은 사업자가 해외로 직접 진출하지 않고 현지 기업에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계약 방식이다. A사는 설빙에 9억56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상하이에 1,2호점을 개설했다. 그런데 계약을 맺을 무렵 중국에서는 '설빙'과 유사한 이른바 짝퉁 '설빙'이 상표로 출원돼 있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영업이 어려워진 A사는 "설빙이 계약 체결 당시 이미 중국 내에 매우 다양한 형태로 제3자에 의해 '설빙'의 상표등록이 신청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이를 고지 받았다면 공동투자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계약 취소와 함께 계약금 등 9억5600만원 반환, 기망행위로 발생한 손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설빙은 상호와 상표, 브랜드 등을 제공했을 뿐 중국에 유사상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증 또는 약정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설빙은 중국 내 설빙과 유사한 상표 등이 존재해 브랜드 영업표지를 등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며 "이를 계약 당시 A사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신의성실의 원칙상 고지의무 위반"이라며 9억5600여만원을 돌려주라고 판시했다. 다만 A사가 주장한 피해액 1000만원에 대해서는 "손해액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기각했다. 대법원도 "설빙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A사에게 '중국 내 선출원·등록상표가 있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설빙 관련 주요 영업표지에 관해 중국 내에서 상표등록을 하지 못하는 등 이를 사용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는 사정을 고지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고의나 적어도 과실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설빙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유사상표
운영권
부당이득
짝퉁
중국
설빙
손현수 기자
2020-11-27
형사일반
[판결] 성관계중 청소년 거부의사에도 계속 간음… '성적 학대행위' 해당
만 15세 청소년이 성관계 중 "그만하자"고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무시하고 계속 간음한 것은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동복지법 적용대상은 만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이 법 제17조 2호 등은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군인 A씨에게 협박 등의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6466). A씨는 2017년 만 15세인 B양과 성관계를 하던 중 B양이 "그만하자"고 했는데도 계속 간음해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검찰은 당초 A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 재판과정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란행위강요·매개·성희롱 등의 혐의와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또 3개의 SNS 계정을 이용해 만 15세인 C양에게 접근한 뒤 돈을 준다며 신체 노출 사진을 전송 받은 다음 C양에게 '신체 부위가 노출된 사진과 이름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내용의 SNS 메시지를 보내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위력에 의한 간음 미수 및 강간미수 혐의도 받았다. 1심은 B양 관련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청소년성보호법상 성매수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또 C양에 대한 위력 간음 미수는 유죄로, 강간 미수는 무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도 "만 15세인 B양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숙하나마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대"라며 성적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면서 1심과 같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A씨가 C양을 협박할 당시 간음할 막연한 생각은 있었으나, 간음행위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나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과 같이 강간미수 혐의도 무죄를 선고했다. 또 1심이 유죄로 판단했던 위력 간음 미수 혐의도 무죄로 판단하고, 협박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만 15세였던 B양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됐다. 아동복지법상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 살펴봐야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라며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 또는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했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관계의 이용에 의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성적 자기결정권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 등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안에서 각자가 독자적으로 성적 관념을 확립하고 이에 따라 사생활의 영역에서 자기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자기책임 하에 상대방을 선택하고 성관계를 가질 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B양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A씨가 C양에게 한 위협적인 언동은 모두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C양을 협박해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가 있었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강간미수 혐의 등에 대한 원심 판단도 파기했다.
아동복지법
성관계
거부의사
학대학위
성적자기결정권
간음
손현수 기자
2020-11-23
민사일반
[판결](단독) 은행직원이 가짜 금융상품 만들어 고객 돈 거액 편취했다면
평범한 주부였던 리카는 은행의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게 됐다. 권태로운 삶에 지루해하던 그녀는 은행일을 시작하며 활기를 찾는다. 그러다 우연히 고객 예금에 손을 댔다. 처음엔 곧바로 돈을 채워넣었지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급기야 없는 상품까지 만들어서는 고객인 노부부의 돈을 빼돌린다. 고객들의 계좌로 돌려막으며 빼돌린 돈으로 사치스러운 나날을 보냈지만 그녀의 범죄는 곧 들통난다.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주부의 거액 횡령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종이달(2015)'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리카를 고용했던 은행의 책임은 없을까. 최근 서울고법은 소속 임직원이 연로한 고객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금융상품을 팔아넘긴 사건에서 은행에도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이 국민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30776)에서 "국민은행은 A씨의 유족에게 총 7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은행 명의로 현황 통지 사무집행과 무관하다고 못 봐 A씨는 2007년 약 30억원을 국민은행에 정기예금으로 맡겼다. 국민은행 VIP실 팀장으로 부임한 B씨는 A씨에게 "매월 지급되는 연금액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상품으로 바꿔주겠다. 원금은 그대로 살아 있게 하면서 보험료를 선금으로 당겨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속여 존재하지도 않는 금융상품을 팔았다. B씨는 A씨 측으로부터 총 13억원가량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했다. A씨가 사망한 뒤 그의 유족들은 B씨의 사기행위에 대해 사용자 책임을 물어 국민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씨는 금융자산 보유현황 통지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A씨 부부를 기망했다"며 "이는 B씨 편취행위의 위험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원고승소 판결 이어 "국민은행은 보유현황 자료가 단순히 보험사로부터 받아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국민은행의 사무집행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은행 명의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보유현황을 통지해 온 이상 보유현황 통지가 국민은행의 사무집행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B씨의) 관련 상담이 일부 A씨 자택에서 이뤄졌지만 당시 A씨의 거동이 불편했고 고령의 VIP 고객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팀장인 B씨가 고객 자택을 방문해 금융서비스를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B씨의 행위가 국민은행의 사무와 직무관련성이 부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금은 보존하면서 보험료만 선지급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므로 (고객도)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점, 계약서 등에 진정성을 의심할 만한 오타가 상당부분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A씨 부부의 과실이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의 한 원인이 됐다"며 "국민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은 손해액의 6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은행
금융상품
박미영 기자
2020-09-24
민사일반
[판결](단독) ‘출신대학’ 잘못 기재했다고, 뒤늦게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부당’
직원이 입사지원서에 출신 대학을 쓸 때 실수로 서울에 있는 실제 졸업한 대학이 아니라 대학원을 수료한 지방 소재 대학으로 잘못 기재했다는 이유로 뒤늦게 회사가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8부(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는 A씨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소송(2019나205765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6년 금감원에 입사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출신 대학을 잘못 기재한 것이다. B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에 있는 C대학에서 대학원을 나온 A씨는 지원서에 졸업한 대학을 C대학으로 표기했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금감원은 "지원서상 졸업 대학 오기재는 채용공고에서 정한 합격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근로계약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채용과정 어느 대학 졸업했는지는 평가항목 안돼 A씨는 "실수로 졸업 대학을 잘못 기재한 것일 뿐이며 이 같은 오(誤)기재로 인해 금감원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도 아니다"라며 "금감원의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민법상 사기·착오를 사유로 한 취소 요건 등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기망하려는 고의성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도 없어 재판부는 "A씨는 C대학원을 졸업해 지원서에 대학명과 대학원명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C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오인하게 할 의도가 있었다면 '지방인재' 여부에 관해 '해당'란에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움에도 A씨는 '해당사항 없음'란에 표기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원고 승소판결 이어 "채용과정에서는 어떠한 대학을 졸업했는지는가 평가항목이 아니었다"며 "금감원이 A씨의 대학 오기재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 하더라도 합격자 결정을 취소했을 것이라 인정하기 어려우며, 실제로 금감원 인사팀 직원은 A씨의 대학명 오기재 사실을 발견하고도 합격 취소 결정을 하자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출신 대학에 관해 금감원을 기망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으며, 금감원이 대학 오기재 사실을 알았다면 A씨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지도 않는다"며 "금감원의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위법·무효"라고 판시했다.
금융감독원
금감원
채용
해고
융감독원
박미영 기자
2020-09-10
형사일반
[판결] "법인 대표가 회사 시스템에 허위정보 기록… 사전자기록 등 위작죄"
법인의 대표가 회사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시스템에 허위로 포인트를 생성한 뒤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기록을 꾸민 것은 형법상 사전자기록위작죄에서 말하는 '위작'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법인 대표가 권한을 남용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허위 전자기록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7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징역 3년을, 박모씨에게 징역 2년 및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1294).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업체인 코미드의 대표이사인 최씨와 사내이사 박씨는 가상화폐거래시스템에 허위의 원화 또는 가상화폐 포인트를 생성한 후 이를 이용해 가상화폐 거래를 해 실제 고객들이 가상화폐거래를 하는 것 같은 외관을 만들었다. 이들은 고객들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원화 또는 가상화폐를 입금하도록 했다. 검찰은 최씨 등의 행위가 형법상 사전자기록등위작에 해당하고, 거래행위가 원활한 것처럼 꾸며 가상화폐 거래소에 원화 또는 가상화폐를 입금받은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기소했다. 최씨 등은 회사 운영비를 횡령하고 은닉한 혐의 등도 받았다. 1,2심은 "최씨 등이 가공계정을 통해 마치 코미드 가상화폐 거래소가 다수의 실제 이용자들에 의해 가상화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가상화폐 시가와 거래량이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이용자들을 기망한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최씨에게 징역 3년을, 박씨에게 징역 2년 및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법인의 대표인 최씨가 법인이 설치 운영하는 사전자기록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을 '위작'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232조의2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 또는 변작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미 여러 판결에서 시스템의 설치·운영 주체로부터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개개의 단위 정보의 입력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이 그 권한을 남용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의 의사에 반하는 전자기록을 생성하는 경우도 '위작'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형법 제232조의2에서 말하는 '위작'이 '허위의 전자기록을 만드는 경우'도 포함된다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였다"며 "또 최씨 등은 사전자기록등위작죄에서 요구하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과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이란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기택·김재형·박정화·안철상·노태악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내고 "사전자기록의 '위작'에 유형위조는 물론 권한남용적 무형위조도 포함하는 것은 '위작'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맞지 않다"며 "유형위조와 무형위조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 우리 형법 체계에서 일반인이 예견하기 어려운 해석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법 제232조의2에서 '위작'은 전자기록의 생성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전자기록을 작성하거나 전자기록의 생성에 필요한 단위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표이사가 당해 회사가 설치·운영하는 시스템의 전자기록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은 회사의 의사에 기한 회사의 행위로서 시스템 설치·운영 주체인 회사의 의사에 반한다고 할 수 없어 권한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사기
가상화폐
형법
사전자기록위작죄
손현수 기자
2020-08-27
민사일반
[판결](단독) 사표 제출 후 ‘연수비 4900만원 반환’ 사실 알고 퇴직의사 철회했어도
사직서는 일단 제출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철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직서를 낸 근로자가 자신이 퇴사하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교육비용을 반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튿날 곧바로 사직 의사를 철회했더라도 이미 사직서 제출로 사직 의사가 도달한 이상 사측의 동의 없이는 사직 의사를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38부(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는 A씨가 B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소송(2019나2056310)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건설사인 B사에 입사해 영국에서 2년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기술 교육을 받았다. A씨는 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B사와 프로젝트 종료일까지를 의무재직기간으로 하면서 그 사이에 퇴직할 경우 교육비용을 변상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그런데 이후 A씨는 대학원 진학을 이유로 휴직의사를 밝혔고, B사는 의무재직기간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자 A씨는 사직의사를 밝혔고, A씨는 회사와 퇴직금과 교육비를 상계처리하기로 했다. 그 사이 A씨의 사직 처리는 완료됐는데, 같은 날 A씨는 자신이 반환해야 할 교육비가 4900만원에 달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튿날 A씨는 사직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회사 측에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미 A씨는 퇴직처리된 상태였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사직서는 근로계약 해약 고지로 봐야” 재판부는 "A씨는 대학원 진학을 이유로 휴직을 신청했다가 회사로부터 거부당하자 수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다"며 "A씨가 최종적으로 제출한 사직원의 내용은 그 문언상 사직에 대한 B사의 승낙을 구하는 것이라기보다 근로관계를 확정적으로 종료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최종적으로 제출한 사직원을 통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해약 고지로 봄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사직의 의사표시가 B사에 도달한 이상 A씨로서는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사직과정에서 B사가 강압적으로 사직원 제출을 요구했다거나 기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사직원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해 무효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A씨와 B사의 근로관계는 사직서에 기재한 날짜가 경과함으로써 종료됐다"고 판시했다.
교육비
퇴직
사직서
박미영 기자
2020-08-27
형사일반
[판결] '그림 대작 혐의' 조영남… 대법원 "사기로 볼 수 없다”
그림 대작(代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조영남씨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5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3696). 조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화가 송모씨에게 1점당 10만원을 주고 기존 콜라주 작품을 회화로 그려오게 하거나, 자신이 추상적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이를 송씨에게 그려오라고 했다. 조씨는 송씨가 90%정도 그려온 그림에 약간 덧칠을 하고 자신의 서명을 넣어 그림 21점을 17명에게 팔아 1억8000여만원을 받는 등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조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작품을 온전히 조씨의 창작적 표현물로 볼 수 없다"며 "조씨가 예술성을 갖춘 작품을 만들어낸다고 믿고 있던 대다수 일반 대중과 작품 구매자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함께 실망감을 안겨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이 사건 미술 작품은 화투를 소재로 하는데, 이는 조씨의 고유 아이디어"라며 "조수인 송씨는 조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미술사적으로도 도제 교육의 일환으로 조수를 두고 그 과정에서 제작을 보조하게 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보조자를 사용한 제작 방식이 미술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를 범죄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상고심인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조씨와 검찰 양측의 주장을 직접 듣기 위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은 "구매자들이 조씨의 그림을 고액을 주고 구매한 이유는 유명 연예인인 조씨가 직접 그렸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대작 화가가 그렸다는 사실을 숨기고 판매한 조씨의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씨 측은 "대작 화가는 조씨의 지시를 받아 작업을 했을 뿐 저작자라 볼 수 없으며 조씨를 단독 저작자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대법원은 공개변론 끝에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미술작품의 거래에서 기망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미술작품에 위작 여부나 저작권에 관한 다툼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미술작품의 가치 평가 등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자제 원칙을 지켜야한다"며 "미술작품의 거래에서 그 작품이 친작(親作)인지 혹은 보조자를 사용해 제작되었는지 여부가 작품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이 미술작품을 조씨의 친작으로 착오한 상태에서 구매한 것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사기
조영남
대작
손현수 기자
2020-06-25
형사일반
[판결] 저작자 아닌데도 재발행 서적에 공동저작자로 이름 슬쩍
저작자가 아님에도 재발행 서적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대학교수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저작권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모 사립대 교수 A씨와 B씨에게 벌금 1200만~1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9459). A씨 등은 출판사 직원 등의 권유를 받고 재발행된 '토목재료학' 서적의 저작자가 자신이 아님에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해당 서적을 연구업적으로 기재해 교원 평가자료로 제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이미 발행한 서적을 다시 발행할 때 교수들 사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공동저작자' 추가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1500만~2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피고인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자 교육자로서 고도의 윤리의식을 갖추어야 할 대학교수 임에도 저작자도 아닌 자신들의 이름을 공동저작자로 추가해 서적들을 발행했다"며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학생과 대중을 기망해 부정한 사익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일부 대학교수들 사이에는 실제로는 공동저작자가 아님에도 부정한 사익을 추구하고자 타인의 저서에 자신의 이름을 공동저작자로 추가하는 잘못된 관행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동일한 유형의 확정된 다른 사건들과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며 벌금 1200만~15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A씨 등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저작권법
업무방해
공동저자
손현수 기자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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