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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투표지 사진 '페북 친구에게만 공유' 했어도 공직선거법 위반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를 한 후 "페이스북 친구에게만 공유한다"며 SNS에 기표한 투표용지 사진을 찍어 올린 4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병철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44)씨에게 최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2018고합1026). 이씨는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사전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7장에 기표한 후 이를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후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사전투표 완료∼ 비밀투표가 기본이지만 페친(페이스북 친구) 분들에게만 공유합니다. 제 정치성향은 큰 의미는 없겠지만, 진보·보수·중도보수 등 다양하게 정치판에서 열심히 잘 싸워보시길 바라면서'라고 쓰고 사진 7장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누구든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할 수 없으며,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해선 안 된다. 재판부는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하고 이를 자신의 SNS 계정에 공개한 것은 투표의 비밀을 유지함과 동시에 공정하고 평온한 투표절차를 보장하기 위한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투표지 사진을 게시한 지 1시간 남짓 지나 SNS 계정에서 삭제한 점, 범행이 선거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는 점 및 나이와 성행, 지능과 환경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페이스북
투표용지
공직선거법
박수연 기자
2018-12-17
형사일반
[판결] "서명하지 않은 각서 찢은 건 문서손괴죄 아니다"
동의자로부터 서명을 받지 않은 각서를 찢는 것은 문서손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조아라 판사는 문서손괴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8고정309). 조 판사는 "동의하는 사람의 성명 등이 날인되지 않아 공란 상태라면 이는 문서의 '양식'에 해당할 뿐이고, 동의하는 사람이 적어 넣어야 작성한 '문서'가 완성되는 것"이라며 "문서손괴죄의 대상이 되는 문서는 표시된 내용이 적어도 법률적으로나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 사건 각서가 그런 문서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신도 간 세력이 나뉘면서 분쟁중이던 서울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 지지세력 중 한 명이던 김씨는 지난해 6월 반대파 측이 신도들로부터 각서에 서명을 받으려 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 각서 1∼2장을 찢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이 각서에는 '예배에 방해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미리 적혀 있었다. 이에 동의하는 신도가 공란에 자신의 인적 사항과 연락처 등을 적고 서명하면 돌려받는 식이었다. 그런데 김씨가 찢은 각서는 서명을 받기 위해 비치해 둔 것이었다. 김씨는 약식기소에 반발해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을 손괴 또는 은닉해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서손괴죄
각서
서명
박수연 기자
2018-10-26
형사일반
[판결](단독) ‘인사위’ 안 거친 사립교사 임용… 서울행정법원 엇갈린 판결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된 사립학교 교사 임용의 효력을 두고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이 사안의 쟁점과 관련해서는 판례가 없는 만큼 상급심이 신속히 판단을 내려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에 있는 A중학교에서 기술·가정교사로 일하던 B씨와 음악교사로 근무하던 C씨는 지난해 6월 학교에서 임용취소 통지를 받았다.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사학기관 운영실태 특정감사에서 A중학교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B씨 등 6명을 교사로 채용하면서 교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도 개최한 것처럼 공문 및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정규교사 채용시험을 실시하면서 평가에 참여하지 않은 학부모위원의 평가표를 허위로 작성한 후 서명 등을 위조·날인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B씨는 2014년, C씨는 2016년에 이 학교에 임용됐었다. B씨는 임용취소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임용취소에 대한 심사청구를 냈지만 기각되자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는 공개전형 시행에 필요한 사항이 변경될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거치면 된다"면서 "2014년 공개채용 당시 변경이 필요한 사항이 없었으므로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임용을 취소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C씨도 교원소청심사위에서 소청이 기각되자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는 필수절차가 아니고 허위기재된 2명의 학부모위원 평가표를 배제해도 면접 점수가 높아 임용에는 영향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두 사건 모두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됐지만, 각각 따로 배당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이 진행됐는데, 최근 상반된 결론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B씨가 교원소청심사위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소송(2018구합53931)에서 지난달 14일 원고승소 판결해 B씨의 손을 들어줬다. 행정1부 내부절차 불과 임용계약 당연 무효로 못봐 재판부는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한 사립학교법 규정은 단순한 단속규정에 불과하거나 위반 내용이 경미해 객관성·공정성을 중대하게 해하는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법률행위를 당연무효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립학교법은 학교에 교원인사위원회를 둔다고만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 역시 공개전형의 시행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면권자가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위원회 심의를 거쳐 교원을 임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은 전혀 두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교원인사위원회 조직과 기능, 운영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학교법인의 전적인 재량에 의해 정관으로 정할 수 있다"며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절차는 임용권자의 임용행위에 대한 감시와 견제보다 확인 내지 보완에 그 목적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인사위원회 심의는 필요에 따라 거쳐야 하는 내부절차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원인사위원회는 의결기관이 아니라 단순 심의기관으로 임용권자가 심의결과에 기속된다고 볼 수 없으며 심의결과에 반하는 임용계약이 체결됐다고해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도 없다"며 "따라서 교원인사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사법상 고용계약인 임용계약을 무효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행정4부 위원회 개최 없이 임용 기본적 절차에 하자 그러나 C씨 사건을 심리한 같은 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는 같은 날 C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2018구합52686). 재판부는 "고등학교 이하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은 공개전형에 의해야 하며 시행을 위해 필요한 사항은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며 "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은 채 진행한 임용절차는 사립학교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립학교법이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한 취지는 학교법인 및 사립학교 경영자의 신규교원 임용에 위원회가 관여하도록 함으로써 적정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며 "교원인사위원회가 개최조차 되지 않았다면 임용절차는 자의적의고 불공정한 교원임용을 방지하기 위해 관련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있는 것이고, 회의록 등이 허위로 작성되기까지 했다면 하자를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똑같은 사건은 없다는 말이 있듯 유사한 사안이더라도 미묘하게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선례가 없는 유사한 사안에 관해 재판부별로 판단을 달리하는 것은 각 재판부가 획일적인 결론을 지양하고 해당 사안에 가장 적합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사안일수록 1심에서 다양한 논리가 표출돼야 상급심에서 보다 충실한 판결을 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건강한 심급제도의 운영"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건의 패소 당사자인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C씨는 각각 항소해 서울고법에서 2심이 진행된다.
교원인사위원회
임용취소
사립교사
손현수 기자
2018-10-15
민사일반
[판결](단독)"착오로 합의와 달리 표기... 합의대로 해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실수로 연대보증인과 근질권설정자를 바꿔 적었다면 어떻게 될까. 대법원은 오기(誤記)가 착오에 따른 실수임이 명백하다면 계약서상 잘못된 표기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원래 합의한 내용대로 계약서를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상 실수로 연대보증인과 근질권자 바꿔 적어 ‘착오 따른 誤記’ 명백 땐 쌍방 합치된 의사 따라야 대법원, 25억원 지급 요구 원고승소 판결 원심 확정 말레이시아 법인인 A사는 2009년 10월 B사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사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C씨와 D씨 등 2명이 연대보증을 섰고, 다른 3개 회사가 근질권을 설정해줬다. 이후 A사와 B사는 2010년 10월 사채원금 지급기한을 유예하고 이자율을 변경하기로 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의 연대보증인인 C씨 등이 근질권설정자로, 근질권설정자였던 3개사가 연대보증인으로 바뀌어 기재됐다. A사는 B사가 사채금을 주지 않자 당초 연대보증인이었던 C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C씨 등은 "우리는 연대보증인에서 근질권설정자로 지위가 변경됐으므로 연대보증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C씨 등을 상대로 "C씨는 19억1300만원을, D씨는 그 중 6억4400만원을 연대해 지급하라"며 낸 사채금 등 청구소송(2016다24233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해야 한다"며 "계약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계약서의 문언이 계약 해석의 출발점이지만,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서의 문언과 다른 내용으로 의사가 합치된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컨대 계약당사자 쌍방이 모두 동일한 물건을 계약 목적물로 삼았으나 계약서에는 착오로 다른 물건을 목적물로 기재한 경우, 계약서에 기재된 물건이 아니라 쌍방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있는 물건에 관하여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이라며 "이러한 법리는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계약상 지위에 관해 당사자들의 합치된 의사와 달리 착오로 잘못 기재했는데 계약 당사자들이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계약상 지위가 잘못 기재된 계약서에 그대로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당사자들이 모두 인수계약 당시와 마찬가지로 연대보증인과 근질권설정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의사로 합의서에 당사자로 기명날인했다고 보고, 기존의 변제기한과 이율에 관한 사항만 변경하는 내용으로 유효하게 성립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합의서의 작성 경위와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합의서에 기명날인한 당사자들은 모두 이전 계약상 지위를 유지하는 의사로 변제기한과 이율에 관한 사항만 변경하는 내용으로 계약이 성립됐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서
오기
착오
의사합치
이세현 기자
2018-08-30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대법원 “퇴직 후 퇴직금청구권 포기약정은 유효”
근로자가 회사에서 퇴직한 다음에 한 퇴직금청구권 포기 약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건축설계회사인 A사에 다니다 퇴직한 김모씨가 "2700여만원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청구소송(2018다2182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가진 금원으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돼 무효이지만, 근로자가 이미 퇴직해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 시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을 나중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된다"며 "따라서 퇴직 후 퇴직금청구권 포기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김씨가 퇴직일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후에 각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김씨가 각서를 통해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했음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퇴직으로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을 사후에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A사는 김씨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 같은 원심 판단에는 처분문서의 해석과 퇴직금청구권의 포기 약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3년 A사에 입사해 10년 후인 2013년 12월 퇴직했다. 김씨는 퇴직 후 약 10개월에 걸쳐 밀린 급여와 퇴직금 명목으로 A사로부터 1180만원을 받은 뒤 2014년 10월 '밀린 급료를 모두 받았으며 더 이상 추가금액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후 "퇴사 후 받은 돈은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미지급 월급 뿐"이라며 "각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날인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퇴직금 2700여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A사는 "김씨가 재직시 받은 월급에 퇴직금이 모두 포함돼 있다"며 "김씨가 오히려 8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면서 반소를 냈다. 1,2심은 "김씨가 착오로 각서에 날인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사가 주장하는 월급에 포함된 퇴직금이 나머지 임금과 구별될 정도로 특정돼 있지도 않다"며 양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근로자
포기약정
퇴직금청구소송
이세현 기자
2018-08-16
국가배상
[판결] "국가, '이태원 살인사건' 유족에 3억6000만원 배상"
1997년 4월 발생한 '이태원 살인 사건'에 대한 국가의 부실 수사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오상용 부장판사)는 26일 이 사건으로 사망한 피해자 고(故) 조중필씨의 부모 등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21428)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총 3억6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씨의 부모에게 각 1억5000만원씩, 조씨의 누나 3명에게 각 20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수사 과정 또는 처분 결과에 관해 사후적으로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수사기관이 국가배상책임의 발생요건인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쉽사리 인정할 수는 없지만, 사실관계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이 사건에 있어서는 최초 수사기관의 수사 진행 및 그에 따른 불기소처분에 관한 담당검사의 판단은 그 당시의 상황과 수집된 자료들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수사기관의 행위는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행 형사재판에서 검사는 패터슨과 에드워드를 공범으로 기소하지 않아 법원으로서는 에드워드에 대해 살인죄의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만을 진행하여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며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육체적·물질적 피해와 현재의 국민 소득 수준, 통화가치 사정이 불법행위 때보다 변동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대해서도 "패터슨에 대한 형사재판이 확정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상이 완전하게 규명될 때까지 유족들로서는 손해배상청구권 행사에 객관적인 장애가 있었다"며 "따라서 권리 행사가 불가능했던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해소된 패터슨에 대한 살인죄의 판결이 확정된 날인 2017년 1월 25일부터 기산해 시효기간 내인 2017년 3월 29일에 이 소송이 제기된 이상 국가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면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씨가 살해됐을 때 수사기관은 범행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와 아서 존 패터슨 가운데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지만 1999년 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 사이 패터슨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검찰은 2011년에서야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진범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2015년 9월 한국에 송환된 패터슨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이에 조씨 유족은 "수사당국의 부실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 발견이 늦어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10억원대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
국가배상
이태원살인사건
박수연 기자
2018-07-26
행정사건
형사일반
[판결] '비대면 공증' 서류 작성… 변호사 2명 징역형 확정
미리 받아 둔 서명을 이용해 이른바 '비대면공증' 방식으로 공증업무를 처리해온 공증인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기소된 공증 변호사 정모(65)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652).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변호사 김모(75)씨는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형이 확정됐었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 대표인 정씨는 2013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번역인이 미리 서명·날인한 백지서명지를 이용해 번역문 인증을 받은 것처럼 비대면공증 방식의 허위 번역문 인증서를 3만여부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 출신인 김씨도 2014년 6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번역인을 면담하지 않고 인증서에 서명해 허위 번역문 인증서 8500여부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공증은 각종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처로 공적인 자격을 가진 공증인으로 하여금 특정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의 존재여부나 내용을 법률적·공적으로 증명케 해 문서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분쟁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제도"라며 "이러한 공증에 관한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행위는 국가·사회의 근간이 되는 원칙과 신뢰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되는 범죄이므로 이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 요구된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기존 공증사무 업계의 잘못된 관행에 편승한 것으로서 그 범행동기나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여지가 있다"며 집행을 유예했다. 한편 정씨 사무실에서 국장 직책으로 일하며 비대면공증 범행을 주도한 유모(64)씨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백지서명지
비대면공증
공증
이세현 기자
2018-04-1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업(UP)계약서’ 요구에 응한 매도인 손실 땐…
공인중개사가 토지 거래를 중개하면서 계약서에 매매가격을 부풀려 기재하자는 매수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면, 허위계약서 작성으로 매도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9단독 김동혁 판사는 토지 매도인 윤모씨가 공인중개사인 송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단541402)에서 "송씨는 1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송씨는 공인중개사로서 자신이 중개한 거래의 거래내용을 진실하게 작성해야 하는데도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해 매매대금을 거짓으로 쓴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매도인)윤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씨도 매수인의 업계약서 작성요청에 응한 책임이 있다며 송씨의 배상책임을 60%로 제한했다. 하지만 법원은 매도인이 받은 과태료에 대해서는 송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과태료는 윤씨의 잘못에 대해 별개로 부과된 것이므로 송씨의 불법행위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윤씨가 성인으로 온전하게 책임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이러한 책임까지 (공인중개사인)송씨에게 전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윤씨는 2015년 6월경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땅 3442㎡를 1억5600만원에 최씨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거래는 송씨가 중개했다. 그런데 매수인 최씨는 은행에서 토지 구매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필요하다며 윤씨와 송씨에게 매매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적는 소위 '업(Up)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은밀하게 요구했다. 업계약서를 작성하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대출받는데 유리하고, 재(再)매각시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어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윤씨는 최씨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송씨도 매매가를 실제 거래 가액보다 80%가량 부풀린 2억6000만원이 적힌 계약서에 서명·날인했다. 하지만 이 토지가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을 의심스럽게 여긴 세무당국에 의해 업계약서 작성 사실이 발각됐다. 결국 윤씨는 88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자경농지 자격으로 받은 2700만원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도 박탈됐다. 부정행위자에 대한 세제해택을 배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29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윤씨는 송씨의 엉터리 중개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양도소득세 상당액와 과태료 등 54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공인중개사
토지거래
계약서
업계약서
왕성민 기자
2018-03-28
부동산·건축
형사일반
[판결](단독) 오피스텔 임대권한 없이 계약서 작성, 월세 등 받았다면
김모(59)씨는 2013년 5월 A사 소유의 오피스텔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오피스텔의 분양을 대행하기로 약정했다. 김씨는 오피스텔 2층에 있는 분양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자신을 오피스텔 분양 총책임자라고 소개했다. 또 자신에게는 분양대행 권한만 있었지만 임대권한까지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A사가 오피스텔 분양을 위해 만든 B사의 명의로 임차인들에게 임대계약서를 작성해 주고 보증금과 월세 등을 받았다가 사기 및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문서를 위조해 보증금 등을 편취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사기 혐의를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임대차 계약서의 임대인 란에 'B사(김○○ )'라고 기재하고 자신의 도장을 날인했는데, 1,2심은 "(B사의) 대리인 또는 대표자의 자격 등을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자격을 모용해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부분도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4560). 재판부는 "대표자 또는 대리인 자격으로 임대차 등 계약을 하는 경우 그 자격을 표시하는 방법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다"며 "피고인 자신을 위한 행위가 아니고 작성명의인을 위해 법률행위를 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표시가 있으면 대표 또는 대리관계의 표시로서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차인들은 김씨가 오피스텔의 책임자라 믿고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이 임대차 계약서가 B사 명의로 작성된 문서라고 믿게 할 수 있는 정도의 형식과 외관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면서 "대표자 또는 대리인 자격 표시가 없고 김씨의 개인 도장이 찍혀있다는 점은 자격모용 사문서 작성 및 자격모용 사문서 행사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오피스텔
임대
계약서
문서위조
이세현 기자
2018-01-25
형사일반
[판결](단독) 직접진찰 없이 처방전 발행 의사에 벌금형 확정
재소자를 직접 진찰 하지 않은 채 약과 보관용 처방전을 써 교도관에게 건네 준 의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정신과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신모씨는 2012년 6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용자 25명에 대해 직접 진찰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전 등을 발급해준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됐다. 신씨는 교도관이 수용자를 대신해 병원에 오면 이전 처방전이나 진료기록만 보고 42회에 걸쳐 약을 조제·교부하면서 의약품이 교도소 내로 반입될 수 있도록 교도관들에게 '환자보관용' 처방전을 작성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법 제17조 1항 등은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고 진단서나 증명서,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나 검사 등에게 교부하거나 발송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신씨가 처방전에 서명날인을 하지 않아 이를 이용해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없으므로 신씨가 발급한 것은 처방전으로 볼 수 없다"면서 "다만 처방전이 아닌 증명서에 해당할 여지는 있지만 신씨가 이를 환자에게 직접 교부하지 않았으므로 유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신씨가 발급한 문서는 증명서에 해당하고, 이 증명서는 교도관을 통해 환자들에게 교부됨을 전제로 준 것"이라며 1심을 깨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신씨에게 벌금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4도12608). 다만 이유는 조금 달랐다. 재판부는 "의사 등이 직접 진찰 의무를 위반해 증명서를 작성해 누구에게든 이를 교부하면 의료법 제17조 1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증명서의 사회적 기능이 훼손되므로, 증명서가 반드시 진찰 대상자인 환자에게 교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원심이 신씨가 환자에게 증명서를 교부할 것이 요구된다는 점을 전제로 판단한 것은 부적절하지만, 신씨가 교도관에게 이 사건 문서를 작성·교부함으로써 의료법 제17조 1항을 위반했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며 신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의료법
증명서
처방전
진찰
의사
재소자
이세현 기자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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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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