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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정보유출' 신용카드사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
최근 일부 신용카드 회사에서 역대 최대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해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출된 개인정보 중 절반 이상이 주민등록번호, 대출거래내용, 신용카드 승인명세 등 중요 신용정보인 것으로 드러나 피해 규모도 커 손해배상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개인 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차장급 직원 박모(40)씨는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사 등에 외부협력업체 직원으로서 파견을 나갔다가 카드사의 회원 정보 1억 400만건을 자신이 가져간 USB에 담아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빼낸 정보를 제3자에게 돈을 받고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관련 카페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또 KT 정보유출 사고 등과 관련해 과거 카페를 운영하던 변호사들도 기존 카페에 글을 올려 신용카드 정보유출 소송에 참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법원은 회원정보 유출과 관련해 회사 측의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관리자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유출될 것'과 '유출된 정보가 제3자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인정될 것' 등 두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2년 12월 GS칼텍스 보너스카드 가입자 7675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다5983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며 "회원의 정보가 저장매체로 옮겨져 보관 중에 모두 압수·폐기됐다"며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저장 매체에 옮겨진 것 만으로는 유출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사건도 USB에 옮겨진 점만 인정된다면 회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3자에게 돈을 받고 정보를 넘긴 사실이 확인되면 정보가 위험에 노출됐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신용카드 회사의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법원은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사례에 대해서는 회사가 정보 유출 방지에 충분한 노력을 다 했다면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외부직원이 USB에 간단히 정보를 담아가, 카드 회사들이 정보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기존의 '해킹사례'보다 회사측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쉬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진식 법무법인 넥스트로 변호사는 "해킹 기술은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항변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은 과연 카드사가 정보 통제를 엄격하게 했느냐를 두고 책임을 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출된 정보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배상액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유출 사건이 발표된 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마다 '스팸 문자가 늘었다'는 내용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법무법인 평강의 최득신 대표변호사는 "개인정보가 1회 이상 유출됐다면 그 밑에는 파생된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씨가 금전거래를 통해 정보를 유출한 만큼 손해배상금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철민 변호사는 "정보가 어느정도 퍼졌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해 입증이 쉽지 않아 손해배상을 받는다고 해도 소액일 것"이라며 "기소된 관계자들이 정보 활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한 구체적인 피해 입증은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유출
신용카드
코리아크레딧뷰로
집단소송
피해입증
외부협력업체
홍세미 기자
2014-01-16
금융·보험
민사일반
'키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서 공방
환헤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로 손해를 본 기업들과 키코를 판매한 은행들이 대법원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인복·박병대 대법관)는 18일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키코 피해 당사자 중 수산중공업과 세신정밀, 모나미 등이 우리은행과 씨티은행, 신한은행, SC은행을 상대로 낸 3건의 소송(2011다53683 등)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변론은 인터넷과 한국정책방송(KTV)을 통해 중계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이기 때문에 공개변론을 결정했고, 40여건의 키코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돼 있지만 그 중 키코계약을 무효로 보고 이를 취소할 수 있는지, 은행에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등 쟁점을 두루 갖춘 3건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18일 공개변론에서 다룰 '키코' 사건 3건을 방청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이날 공개변론은 한국정책방송(KTV)과 네이버,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키코(KIKO, Knock in Knock out)란= 키코는 기업들이 수출대금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은행에서 만든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기업과 은행은 풋옵션과 콜옵션 권리를 각각 갖는다. 풋옵션은 환율이 일정 범위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 측이 달러를 시장환율보다 높은 환율로 은행에 팔 수 있는 권리이다. 환율이 예상외로 내려가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기업들은 풋옵션을 행사해 수출대금이 낮아지는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 반면 콜옵션은 환율이 일정 범위를 넘어 상승하면 은행이 달러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만기 환율이 약정환율보다 낮으면 기업이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약정환율보다 높으면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2006~2008년 많은 수출 중소기업들은 환율이 지속적으로 내려가자 저환율에 대비해 이 상품에 가입했는데,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은행이 파산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900원 후반대였던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올라 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는 바람에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010년 정부가 추산한 키코 피해 규모는 3조1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피해액은 2조3000억원 가량이다. ◇'불공정 거래' 여부 놓고 설전= 수산중공업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케이씨엘은 키코상품을 만든 은행 측이 애초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품을 설계했음에도 이 부분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적은 반면,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했을 때 기업이 입는 손해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김용직(58·사법연수원 12기) 변호사는 "키코를 만든 은행은 전문가이고 기업은 금융소비자이면서 비전문가인데, 은행은 자신들의 콜옵션이 기업측의 풋옵션의 2~7배가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여기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대량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환율변동 폭이 클 수 밖에 없는데, 환율이 당시 900원대였더라고 하더라도 전문가인 은행은 1100원 이상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은행들이 환율이 오르는 것이 확실시 되는 장기간인 1년에서 3년을 키코계약기간으로 했고, 이 때문에 기업측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상품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SC은행과 시티은행을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기업의 풋옵션과 은행의 콜옵션 사이에 불균형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창훈(56·13기) 변호사는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해도 이것을 이익으로 볼 수 없고, 수수료를 받는 것인데 하급심 재판에서 이뤄진 감정에 따르면 키코의 수수료 마진은 0.3~0.8%이며, 이것은 다른 금융상품인 ELS나 펀드에 비해 결코 과다하지 않다는 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기업들이 수출실적을 부풀리고, 여러 은행을 번갈아가며 환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거래의 의도를 가지고 키코에 가입했다"며 "이같은 투기적 계약에 대해 은행에 책임이 없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며, 자기책임의 원칙에 따라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명의무 위반인가, 자기책임 원칙인가= 원고 측 참고인으로 나온 김용재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은행은 콜옵션 매도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는데,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가 일반투자자에게 장외파생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가장 위험한 업무로 취급하고 있다"며 "이럴 때는 최고로 가중된 고객보호의무가 부과되는 것이고, 은행도 여기에 맞는 설명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계약기간에 대해서도 "키코는 단기는 몰라도 장기로 가면 위험할 수 밖에 없는 상품"이라며 "은행들이 판매한 상품은 모두 1년 이상의 장기로 모두 고위험 상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 참고인으로 나선 이연갑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설명의무 위반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를 따질 때에는 고객이 위험을 감수할 의사가 있었는지도 고려돼야 한다"며 "고객은 자력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이익을 꾀하려고 위험을 무릅쓰기도 하는데, 투자자에 대한 후견적 역할을 바라는 것은 입법론적으로는 어쩔지 모르겠지만 해석론적으로 봤을 때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대법관들 송곳 질문 이어져= 양 대법원장은 "선물환 계약에서도 기업이 손실을 입는 경우가 생기고, 환변동 보험에서도 상승이익은 수출보험공사가 차지할 때가 있는데, 왜 키코계약에서는 손실을 입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세신정밀을 대리한 김성묵(55·19기) 대륙아주 변호사는 "선물환은 키코처럼 1, 2년씩 묶여있지 않고 3~6개월간 계약하고 환변동 보험도 마찬가지로 몇개월 단위로 설정되기 때문에 큰 피해가 나지 않는다"며 "키코의 경우 은행들이 1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하는 바람에 큰 손실이 났다"고 답변했다. 김신(56·12기) 대법관은 "키코상품이 지금은 없어졌는데, 이것은 기업체들이 도산할 만큼 상품의 위험성이 알려졌기 때문이 아니냐"며 "이 위험을 기업들이 계약체결시부터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했을지, 그리고 이런 위험을 몰랐다면 그것대로 정보 비대칭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백 변호사는 "키코 때문에 도산했다고 주장하는 기업체들을 보면 최대주주들이 회사자금을 빼돌린 게 원인인 회사도 있고, 시장변화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 도산한 회사도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답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원은 키코사건과 관련해 손해를 입은 사람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다만 우리가 결론을 내는 데 있어서서는 순전히 법적인 관점에 따라야 할 것이고, 그 판단에 승복하면서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길 바란다"며 마무리했다. 5년 동안 이어진 키코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에는 내려질 전망이다.
키코소송
환헤지금융상품
부당이득금
키코판매은행
설명의무위반
자기책임원칙
키코
좌영길 기자
2013-07-22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네이버' 통유리 사옥 햇빛 반사광 피해, 이웃주민에 배상해야
통유리로 본사 건물을 설계해 이웃 주민에게 햇볕 반사광 피해를 주던 네이버에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우리나라에서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를 처음으로 다룬 것으로 이후 유사소송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4부(재판장 김동진 부장판사)는 4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미켈란쉐르빌 아파트 주민 등 73명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운영사인 엔에이치엔(NHN)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4847)에서 "NHN은 태양 반사광을 줄이는 시설을 설치하고 가구당 위자료 500만∼1000만원과 손해배상금 129만∼653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통유리 외벽은 관광명소나 사무실 밀집지역, 유흥지역에 어울리는데 이와 관계없이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공됐다"며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아파트 내에서 눈부심으로 앞이 잘 안 보이는 현상이 기준치보다 440배에서 2만9200배 정도 높게 나타나는 등 아파트 주민의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민법상 토지 소유자는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적당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며 "건물이 중심상업지역에 있고 시공이 공법상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인근 아파트 주민이 주거 소유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당하고 있어 NHN은 건물에 불투명 재질의 커튼 월이나 필름 등을 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HN이 2010년 3월 지상 28층 규모의 사옥을 신축하며 외벽 전체를 통유리로 시공하자 인근 미켈란쉐르빌 아파트 주민이 "통유리가 빛을 반사해 생활에 고통을 겪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재판부는 실태 파악을 위해 주·야간 3차례 현장 검증과 시가 감정, 태양광 반사 감정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네이버사옥
통유리
반사광피해
미켈란쉐르빌
주거소유권
NHN
2013-04-08
인터넷
정보통신
형사일반
"포털 검색순위 조작, 정통망법 위반으로 처벌 못해"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유포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행위는 정보통신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보호법) 위반죄가 아닌 형법상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에 장애를 일으킨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어 벌금형에 차이가 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악성코드 프로그램을 유포하고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조작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기소된 강모(48)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4607)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보통신망법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며 "여기서 '부정한 명령'은 정보통신망의 운영을 방해하도록 정보통신망을 구성하는 컴퓨터시스템에 그 시스템의 목적상 예정하고 있지 않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하거나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개의 명령을 부정하게 변경, 삭제, 추가하거나 프로그램 전체를 변경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허위의 정보자료를 처리하게 했더라도 그것이 정보통신망에서 처리가 예정된 종류의 정보자료인 이상 정보통신망법에서 정한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같이 허위의 자료를 처리하게 함으로써 정보통신망의 관리자나 이용자의 주관적 입장에서 볼 때 진실에 반하는 정보처리결과를 만들어냈더라도 정보통신망에서 정보를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하는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그 기능 수행을 저해하지는 않는 이상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2006년 7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인터넷 꽃배달업체 등으로부터 돈을 받고 특정 업체명을 반복검색하게 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포털
검색순위
순위조작
정보통신망보호법
악성코드
업무방해죄
좌영길 기자
2013-04-0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아이 데리고 간 외국인 아내 처벌해야 하나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포함해 공개변론을 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어린 자녀를 공동양육하는 부모 중 일방이 다른 일방과 협의하지 않고 자녀를 데리고 출국한 것을 미성년자 약취로 처벌할 수 있는가가 쟁점입니다. 공개변론은 생중계되고 있습니다.”(양승태 대법원장)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졌다. 곳곳에서 방송용 조명이 켜지고, 공중에서는 지미집(Jimmy Jib, 크레인을 이용해 공중촬영이 가능한 장비)카메라가 떠돌며 대법관들의 면면을 비췄다.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법정 공개변론이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순간이었다. 공개변론이 열린 사건은 13개월 된 자녀를 남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데리고 출국한 혐의(국외이송약취 등)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의 여성 A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4328)이었다. 이날 변론내용은 사법부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한국정책방송(K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대법원은 당초 인터넷 중계만을 고려해 20분 지연중계할 예정이었으나, 방송사가 중계에 참여하면서 생중계하기로 했다. 장내에는 300여명의 청중과 기자들이 방청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공판검사인 이건리(50·사법연수원16기)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미성년자 약취를 형법에 범죄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그 적용 여부를 임의로 선택한다는 것은 법치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실력 행사로 미성년 자녀를 임의로 데리고 나가 보호감독권을 침해하고 자녀 복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묵인한다면 사법부의 존재 이유도 무너지게 되므로 무죄를 선고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바로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A씨의 국선변호인인 김용직(58·12기) 변호사는 “아버지가 직장에 나가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13개월 된 아이를 그대로 두고 가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A씨가 아이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았으므로 약취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측 참고인으로 곽민희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피고인 측 참고인으로 오영근 한양대로스쿨 교수가 출석해 각각 의견을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가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형법이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과 가정에 형법이 개입하지 않으면 인권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김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형법이 가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다만 지나치게 흉포하거나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벗어난 행위까지 놔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양창수 대법관이 “A씨가 약취죄로 기소됐는데 평화롭게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부 중 일방이 아이를 데리고 간 것을 과연 약취에서 요구하는 법이 허용하지 않는 유형력 행사라고 볼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곽 교수는 “A씨는 의사능력이 없는 영아를 데리고 갔으므로 사실상 힘의 행사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변론은 양 대법원장이 “제출된 모든 근거자료와 변론을 바탕으로 최선의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 추후 기일을 정해 판결하겠다”고 선언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대법원을 방문한 나승철(36·35기)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그동안 공개변론이 일반인에 공개돼 있어도 선뜻 찾아가 방청하기가 여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며 “변론과정이 생중계돼 사법부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결혼
베트남여성
자녀약취
공개변론
인터넷중계
외국인아내
좌영길 기자
2013-03-25
가사·상속
형사일반
대법원 공개변론 21일 사상 첫 중계방송
사법사상 처음으로 재판의 공개변론 과정이 중계방송된다. 대법원은 오는 21일 오후 2시10분 서울 서초동 대법원 1층 대법정에서 열리는 전원합의체의 공개변론을 법원 홈페이지(http://scourt.go.kr)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http://www.naver.com)를 통해 중계한다고 12일 밝혔다. 공개변론을 중계하는 사건은 남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동양육 중인 13세의 자녀를 데리고 출국한 혐의(국외이송약취 등)로 기소된 베트남 국적의 여성 A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4328)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중 한 사람이 다른 부모와 협의하거나 법원의 결정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녀를 데리고 외국으로 출국한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1·2심은 "A씨가 남편과 사전 협의 없이 자녀를 데리고 간 행위는 남편의 감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미성년자인 피해자 본인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약취행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같은 사건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대법원이 A씨에 대한 처벌 여부를 결정하면 이혼 과정에서 외국인 부모가 한국인 부모의 동의 없이 자녀를 외국으로 데리고 가는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한 첫 선례가 된다. 대법원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9%를, 다문화 가정 인구는 총 57만여명으로 전체 국민의 1%를 차지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자녀를 선점해야 이혼소송에서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져있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먼저 자녀를 데리고 가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만약 유죄판결이 나온다면 친권과 양육권을 공동으로 가지는 부모 중 일방이 상대방과의 협의없이 자녀를 데려가 보호하는 관행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변호는 김용직(58·사법연수원 12기)·한연규(40·35기)·양은경(37·39기) 변호사가 맡아 공개변론에 나서고, 검찰 측에서는 이건리(50·16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출석한다. 검찰 측 참고인은 곽민희 숙명여대 법대 교수가, 피고인 측 참고인은 오영근 한양대로스쿨 교수가 출석해 의견을 진술한다. 대법원은 1시간 30분 정도 공개변론을 중계방송할 예정이다. 다만 생중계가 아니라 20분 지연중계하기로 했다. 따라서 공개변론은 2시10분에 시작하지만, 방송은 2시30분에 시작한다. 지연중계를 하면 실시간 중계에 비해 현장감이 다소 떨어지지만 재판 당사자의 인격권이나 사생활 침해 우려 등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을 얻을 수 있다. 대법원은 A씨의 신상 등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지연방송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이번 공개변론 중계를 통해 가치판단이 필요한 중요 사건에 대해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통합방향을 제시하는 대법원의 정책법원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8일 대법원 공개변론의 녹음, 녹화, 촬영과 중계방송을 원하는 자는 재판장(대법원장)의 허가를 얻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을 시행해 공개변론 방송의 근거를 만들었다.
국외이송약취
공개변론
베트남여성
국제결혼
가치판단
자녀이익
좌영길 기자
2013-03-14
인터넷
정보통신
인터넷 운영자, 경찰에 회원 개인정보 제공의무 없다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는 수사기관이 회원의 개인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더라도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가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수사기관은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개인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해 수사기관의 네티즌 개인정보 입수 관행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18일 차모(32)씨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2011나1901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차씨에게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전기통신사업법 제54조3항은 정보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 협조할 의무를 확인하고 있을 뿐이지 사업자가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며 "네이버는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 대해 개별 사안에 따라 제공 여부를 심사하는 등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인터넷 공간에서 익명표현이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해도 표현의 자유는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며 "사업자가 수사기관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있고, 그러한 수사업무처리 원칙이 영장주의를 천명한 헌법원칙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정보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이 요청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사업자에게 정보공개 여부를 실체적으로 심사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회원인 차씨는 2010년 3월 자신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연아 선수가 자신을 축하해 주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을 피하는 듯한 장면을 편집한 사진을 게시했다. 유 전 장관은 차씨 등 사진 게시자 3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서울종로경찰서장은 네이버에 차씨 등의 인적사항 제공을 요청했다. 네이버가 차씨 등의 정보를 경찰에 제공하자 차씨는 "네이버는 개인정보 보호의무를 위반해 생긴 손해 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2010년 7월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용약관에 개인정보 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사유만으로 네이버에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제공요청에 대한 심사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인터넷운영자
회원개인정보제공의무
네이버
연아회피사진
인터넷상표현의자유
전기통신사업법
신소영 기자
2012-10-18
공정거래
기업법무
인터넷
행정사건
인터넷 쇼핑몰 '낚시광고' 못한다
인터넷 쇼핑몰이 기본 상품에 강제로 옵션을 선택하게 하거나 저가 물품의 재고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채 광고하는 것은 전자상거래법이 금지하는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실제 판매조건과 다른 내용으로 인터넷 사용자의 클릭을 유도하는 '낚시광고' 관행이 사라질 지 주목된다. 대법원 행정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28일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주)이베이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2437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베이 측이 띄운 배너광고에는 물건가격이 7900원으로 표시돼 있는데도 실제 소비자가 이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옵션 주문을 통해 '+13900원'으로 표시된 부분을 선택해야 하고 주문 및 결제화면에서 2만1800원을 지불해야 하므로 실제 상품내역과 배너광고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했다"며 "이 배너광고는 처음부터 허위의 사실을 알려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단지 이베이 측이 광고를 직접 제작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광고 내용이 허위임을 알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온라인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사는 포털 사이트에 광고를 하기에 앞서 입점업체가 광고상품에 대해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해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광고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거나 재고가 제한돼 있다는 사정을 적절히 명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이는 2008년 7월 입점업체가 자체 제작한 상품 상세정보 화면을 바탕으로 여름상품 판매 이벤트 페이지를 제작하고 광고대행사에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 게재할 광고제작을 의뢰했다. 이베이는 판매상품인 여름용 슬리퍼의 실제 판매가가 2만1800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고, 대행사가 제작한 '나이키 SALE 7900원'이라는 내용의 배너광고를 네이버에 게재했다. 이베이는 한달 뒤 다른 입점업체가 소형 스포츠가방을 99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같은 방식으로 '나이키 9000원 옥션'이라는 표시의 배너광고를 네이버에 게재했으나 판매물량이 적어 광고 이틀만에 물품이 모두 매진됐고, 광고를 클릭해 들어온 소비자들은 물품을 구입할 수 없었다. 이에 공정위가 허위 광고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등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공표명령 및 과태료 1000만원 납무명령을 내리자 이베이는 소송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전자상거래법상 허위광고로 인한 소비자 유인행위에 있어서 소비자 권익 보장을 위해 온라인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엄격한 책임을 부과한 것으로, 향후 온라인 오픈마켓 시장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너광고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낚시광고
인터넷쇼핑몰
전자상거래법
고객유인
좌영길 기자
2012-06-29
기업법무
민사일반
인터넷
정보통신
네이트·싸이월드 피해자 집단소송 어떻게 될까
지난달 28일 네이트와 싸이월드에 대한 해킹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커뮤니티가 급증하고 있다. 해킹 피해자가 3500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소송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다. 소송과 관련해 위자료와 재산상 손해배상 가운데 무엇을 청구할 것인지, 업체의 과실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주민번호 보유도 과실인지 하는 점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준비하는 측은 부실한 보안관리가 원인이므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가 해킹 방지가 현재의 기술력으로 불가능했다는 점을 입증할 경우 승소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집단 소송 카페 봇물= 네이트와 싸이월드 정보유출 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는 한 달여 사이 20개가 넘는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준비 카페가 개설됐다. 200~300명 내외의 소규모 카페도 있지만 일부는 이미 회원 수가 8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까페가 1만~2만원의 소송비용을 공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회원이 소송에 참여할 경우 해당 변호사는 산술적으로는 8억원의 수임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 "지급명령은 법적으로 의미 없어"= 개별적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A모(40) 변호사가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첫 손해배상청구소송(2011가소1956930)을 제기한 바 있고, 서울중앙지법은 B모(25)씨가 지난 1일 SK컴즈를 상대로 낸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 12일 100만원의 지급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K변호사는 "지급명령은 신청자의 신청 내용 그대로 법원이 명령을 내리는 제도인데다 2주 안에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면 확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다. SK컴즈는 지급 거부 의사를 밝혀 배상책임 유무는 본안소송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 위자료·재산상 손해배상은=정보유출과 관련해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손해배상의 종류다. 만약 정신적 피해를 구하는 위자료를 청구할 경우 법원은 정액으로 150~200만원 정도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재산상 손해의 경우 입증이 어렵다는 점에서 피해자측 소송대리인이 재산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당대의 기술수준'으로 해킹 방어 가능한가=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관리자로서 SK컴즈의 과실 성립 여부다. 형사사건과 달리 민사소송에서 과실여부는 무거운가 가벼운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소송 진행과정에서 과실의 성립여부 자체를 놓고 다투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IT 분야 전문가인 C변호사는 "정보유출이 해킹으로 인한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관리자가 충분한 암호화 기술을 사용했는지, 서버의 방화벽이 제대로 구축돼 있는지가 쟁점이 된다"고 말했다. 암호화 기술이 충분하다면 유출된 개인정보가 안전할 것이고, 서버의 방화벽이 충분히 구축돼 있었다면 통상적 해킹기술로는 해킹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C변호사는 이어 "결국 당대 최고수준의 기술적·경제적 조치를 취했느냐가 쟁점이고, 피해자측은 충분한 보안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업체측은 더 이상의 보안방법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주민번호 보유도 과실인가= 업체가 필요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점도 쟁점이다. 하지만 법령상 주민번호 보유가 금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리자의 과실로 평가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령에서 아이핀(i-PIN)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기는 하지만 업체로서는 주민번호를 삭제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소송 진행과정에서는 SK컴즈 측은 앞으로의 보호방안 대책을 내세우며 이 문제를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 소송 전망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법원은 2008년 옥션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옥션의 피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이러한 전례에 비춰보면 피해자들로서는 업체측의 과실을 통상적인 손해배상소송과 마찬가지 수준으로 입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C변호사는 "법원이 과실인정 요건을 완화하고 10만~20만원 정도의 소액의 손해배상액을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네이트
싸이월드
해킹
정보유출
집단소송
아이핀
과실인정
이환춘 기자
2011-08-24
기업법무
민사일반
인터넷
지식재산권
내 저작물이라도 함부로 사용중단 조치 못한다
다른 사람이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저작물을 이용했더라도 저작권자는 함부로 사용중단조치를 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저작물이용자가 노래를 몇 초 짧게 인용하는 경우 등과 같이 '공정이용'에 해당하는 경우, 단지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저작권자가 함부로 사용중단을 요구할 수 없다는 취지다. 특히 저작물이용자가 사용중단조치로 인해 입은 손해를 청구하려면 어떤 요건이 필요한지에 대해 처음으로 상세하게 설시해 향후 유사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이번 판결은 최근의 판결흐름 및 저작권보호에 대한 사회분위기가 무조건적으로 저작권자의 권익보호에만 치우쳐 저작물의 정당한 사용까지 막고 있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판결로 향후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기택 부장판사)는 딸이 손담비의 '미쳤어' 노래를 따라하며 춤을 추는 동영상을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A씨가 "동영상을 함부로 내리게 해 딸의 귀여운 모습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우리나라 음악저작권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신탁받아 관리하는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0나35260)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민법 불법행위책임의 특칙인 저작권법 제103조 6항의 요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해 그동안 막연하게 인정되던 저작권중단조치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요건을 명확히 했다. ◇ 저작권법상의 손해배상책임 요건은= 저작권법 제103조 1항은 '저작권자는 자신의 저작물이 복제·전송에 의해 '침해된 사실을 소명'하면 네이버 등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에게 복제·전송을 중단시켜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6항은 "'정당한 권리없이' 함부로 복제·전송의 중단을 요구한 자는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 저작물의 복제·전송자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이 6항의 '정당한 권리없이'의 의미를 구체화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당한 권리가 없다'는 것은 제103조 1항의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는 규정과 연결해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며 "즉 '자신의 권리가 침해된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석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것은 두가지 의미로 나눠서 해석될 수 있다"며 "첫째는 침해될 권리자체가 없었던 경우이며, 둘째는 침해될 권리가 있더라도 저작물 등의 복제·전송이 '공정이용' 등에 해당해 결과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경우"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즉 저작물의 복제·전송이 저작권법 제28조 소정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는 경우, 저작권자는 중단조치로 인해 복제·전송한 사람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단지 자신이 저작권자이고 이용자에게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한 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즉 내 저작물이라도 함부로 사용중단조치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 중단조치 전 법률전문가의 자문구해야… 저작권자 주의사항 4가지=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저작권자가 중단조치 전 취해야 할 주의사항 4가지, 즉 갖추지 않으면 저작권자의 귀책사유가 될 수 있는 4가지 경우를 명시했다. 첫째, 저작권자는 중단조치 전 저작물이용자의 복제·전송이 저작권침해에 해당하는지 법률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등 성실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검토해야 한다. 만약 이런 주의의무를 위반해 저작물 이용자의 복제·전송이 저작권침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손배해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둘째, 자신이 중단을 요구한 저작물이 '공정이용' 등에 해당해 저작권침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어야 한다. 만약 공정이용 등에 해당하는지 알면서도 중단조치를 취했다면 저작물이용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셋째, 저작권자에게 저작권이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가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알고도 고의로 중단조치를 했다면 손해배상책임이 커진다. 넷째, 저작권자가 자신에게 권리가 없음을 과실로 모르고 중단조치를 한 경우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네이버, 다음에 저작물을 이용한 동영상 33만2,992건의 중단조치를 요구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게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이 노래들의 저작권자이기는 하나 원고가 노래를 일부 이용한 것은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는 만큼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다"며 "비록 이용을 허락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권리없이 게시물의 복제·전송의 중단을 요구한 것"이라며 2번째 요건을 적용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네이버와 다음의 각 동영상 사이트에 등록된 동영상 합계 33만2,992건에 대해 저작권 침해여부에 대한 개별적 검토없이 일괄적으로 복제·전송의 중단을 요구했음이 인정된다"며 "침해여부를 성실하고 합리적인 검토없이 이용중단을 요구한 점이 인정되는 만큼 귀책사유도 있다"며 첫번째 요건에 따른 주의의무위반도 인정했다.
귀책사유
주의의무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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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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