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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공정위 조사 전 업무용 PC 100여대 교체' 현대중공업 임직원 무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대비해 PC 100여대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판결에는 하도급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한 이유도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20일 증거인멸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 등 HD현대중공업 간부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5). 박 판사는 "A 씨 등이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위반 및 파견법위반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그와 같은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행위 당시 A 씨 등이 형사사건인 현대중공업 하도급법위반 등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다거나 그와 같은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같은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할 여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유로 박 판사는 △A 씨 등의 각 행위 무렵까지 공정위가 조사대상을 검찰에 고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는 점 △각 행위와 공정위 고발 사이에는 긴 시간간격이 존재한다는 점 △각 행위 당시 A 씨 등이 공정위가 조선3사 중 하나를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각 행위 무렵 A 씨 등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는 것이었던 점 등을 들었다. 박 판사는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증거인멸 행위를 통해 수사기관의 수사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현실적으로는 훨씬 더 중요한) 공정위 수사를 방해했다"며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직적으로 이 사건 증거인멸을 했고, 그 결과 공정위가 적절한 행정적 조치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시정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을'인 현대중공업 협력사들에게, 나아가 국민전체에 돌아갔다고 봐야 한다. A 씨 등은 증거인멸 행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다만 "A 씨 등이 크게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를 했음에도 형사처벌은 할 수 없다는 이 사건 결론이 모순돼 보이지만, 이는 하도급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하도급법 체계, 모든 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는 우리 헌법, '도둑 열 명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근대 형사법 대원칙에 따른 결론"이라고 밝혔다. A 씨 등은 2018년 공정위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직권조사와 고용노동부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수사에 앞서 관련 증거들을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에게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고, 이 지시에 따라 B 씨 등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실제로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했고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PC 101대, 하드디스크 273대를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증거인멸
현대중공업
한수현 기자
2023-06-21
기업법무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대법 "금호산업·금호석화, '금호' 상표권 공유해야"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 등 상표권을 놓고 금호건설과 벌인 분쟁에서 공동 소유를 최종적으로 인정받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8일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상표권이전등록 등 청구 소송(2018다22366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호그룹은 2007년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을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금호', '아시아나' 등의 상표권을 공동명의로 등록했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2009년~2010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나눠지며 금호산업은 박삼구 전 회장,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회장 측으로 계열 분리됐다. 이후 금호산업은 2013년 9월 금호석유화학과 그 계열사를 상대로 상표권 지분을 반환하고 미지급 상표 사용료 등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금호석유화학은 "상표권은 공유하는 것"이라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상표권을 공유하도록 했기 때문에 금호산업의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는 취지로 맞섰다. 1, 2심은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바 없다"며 금호석유화학 승소로 판단했다. 또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과 계열사 2곳을 상대로 청구한 260억 원 상당의 미지급 상표 사용료도 기각됐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금호
상표권
이용경 기자
2023-05-19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성소수자 부하 성폭행' 해군 대령, 징역 8년 확정
성소수자인 여성 부하 장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해군 영관급 장교가 범행 13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8일 군인 등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3261). A 씨는 해군 함장(당시 중령)으로 재직하던 2010년 부하였던 여성 장교 B 씨(당시 중위)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피해자 B 씨가 다른 장교 C 씨(당시 소령)로부터 여러 차례 성폭행을 당해 임신을 했다는 피해 사실을 보고받은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겪었다. B 씨는 2017년 근무지를 이탈해 군무이탈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도중 군 수사관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후 A 씨와 C 씨를 고소했다. 1심 보통군사법원은 2018년 4월 이들의 유죄를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8년, C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고등군사법원은 같은 해 11월 피해자 B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군 검찰은 상고했다. 대법원은 2022년 3월 A 씨에 대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다만 C 씨에 대해선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그대로 무죄를 확정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배형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 A 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함정에서 지배적 권력을 가지고 있는 함장 A 씨가 자신의 지시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던 초급 장교로서 원치 않는 임신으로 임신중절 수술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 있던 피해자 B 씨를 티타임 명목으로 자신의 관사로 불러 강간하고, 이로 인해 B 씨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상해를 입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의 대상과 경위, 수단과 결과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 평소 신뢰하던 지휘관인 A 씨로부터 강간 범행을 당한 B 씨로서는 성적 불쾌감과 모욕감은 물론, 깊은 무력감과 침습적 재경험 등으로 인해 형언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대법원은 파기환송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해군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사건의 두 번째 가해자인 대령 A 씨의 징역 8년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며 "두 명의 가해자 중 한 명만이 유죄로 인정됐으나 성폭력 피해로부터 13년, 성폭력 피해를 고소한지 6년 동안 싸워 이뤄낸 값진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은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한 군 복무를 위해 2차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군인
강간치상
성폭행
이용경 기자
2023-05-1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부정청약 당첨자’ 계약금 안줘도 … “설명의무 없어”
아파트 부정청약 당첨자에게 시행사가 별 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더라도, 분양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몰취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위약금 조항은 거래상 흔히 접할 수 있고, 위약금 귀속사유인 주택법 제65조 제1항 위반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정도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과 책임이 커 이러한 위약금 조항은 시행사의 개별적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아파트 부정청약이란 브로커가 청약통장을 매수한 후 브로커가 청약명의자를 대신해 아파트 청약을 하거나 일반 청약자가 서류위조 또는 위장전입 등 부정한 방식으로 청약해 당첨된 경우를 말한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A 씨가 주식회사 대한토지신탁을 상대로 낸 수분양자지위확인의소(2021다250285)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사업자는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지만, 사업자의 약관 설명의무는 계약 상대방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에 정해진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돼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는 데 근거가 있다"며 "따라서 약관에 정해진 사항이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고객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사업자에게 설명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해제 사유와 위약금 조항은 주택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 상호간에 주택법령을 준수하면서 입주자 선정절차를 거쳐 공급계약 체결에 이르러야 하고 공급계약 체결 이후에도 주택법령 및 공급계약을 따라야 할 법령상 또는 공급계약상 의무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이를 위반한 측에 위약금을 부담시키는 것"이라며 "이처럼 계약 일방 당사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를 대비해 대금 총액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 약정을 하는 것은 거래상 흔히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통해 공급계약 체결에 이르더라도 발각되면 공급계약이 유지될 수 없고 그 때문에 발생 가능한 피고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은 피고의 개별적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이 사건 공급계약서와 달리 이 사건 위약금 조항을 두지 않은 주택 공급계약서가 일부 존재한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1심은 위약금 조항이 약관설명의무의 면제 대상이라는 취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시행사 측은 위약금 조항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의무를 부담하는데, 공급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이 특별히 부호나 색채, 굵고 큰 문자 등을 사용해 명확하고 알아보기 쉽게 표시되지 않고 작은 글씨로 인쇄됐기 때문에 통상적인 계약 당사자의 입장에서 인지하기 어려워 시행사가 위약금 몰취 조항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탈북민 B 씨는 2018년 청약통장을 브로커에게 양도한 점을 숨기고 대한토지신탁이 공급하는 아파트에 부정청약을 한 점이 적발돼 계약이 해제됐다. A 씨는 B 씨로부터 공급계약상 지위 및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청구권을 양수받았다고 주장하며 대한토지신탁을 상대로 기지급 공급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 공급계약에는 대한토지신탁이 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로서 '공급받는 자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을 때'(제2조 제1항 제5호) 등이 규정돼 있고, 같은 사유로 공급계약이 해제될 때는 공급대금 총액의 10%가 위약금으로 피고에 귀속된다(제3조 제1항)고 규정돼 있었다. 한편 B 씨 입주자저축 증서 등의 양도 금지(주택법 제65조 제1항)를 위반한 혐의로 주택법위반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부정청약
위약금
아파트
박수연 기자
2023-05-03
금융·보험
기업법무
(단독)[판결] 대표이사가 사기로 투자받은 약정에 대한 수익금 “회사에 배상해야”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정제유 수입 사업으로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불법 행위(사기)를 통해 회사 명의로 투자를 받았다면, 투자약정에 의한 수익금을 부담하고 있는 회사에게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14일 A 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취소하고 "B 씨는 A 사에게 50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 승소판결했다(2022나2012433). A 사는 석유정제연료 도·소매업 등을 하는 곳으로 B 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 중순까지 A 사의 감사로, 2015년 7월 중순부터 2018년 3월까지 대표이사로 각각 재직하면서 A 사를 운영했다. B 씨는 2014년 7월경부터 "A 사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폐유를 정제한 연료유를 수입해 국내에 파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폐유를 원료로 하므로 원료비용이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며 세금도 거의 없어 정제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팔 때마다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매달 2회에 걸쳐 정제유를 수입하는데 그중 1회 수입으로 발생한 이윤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면서 A 사 명의로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B 씨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전국 10여 개 지점을 설치했고, 기존에 투자금을 지급한 일부 선행 투자자들에게 지점장을 맡겨 그 지점을 운영하도록 했다. B 씨는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지점장들을 통해 투자설명을 하거나 투자설명회를 통해 A 사 본사를 방문하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사업에 관해 설명한 뒤 투자자들로부터 법인계좌로 합계 620억여 원의 투자금을 지급받았다. A 사의 법인계좌 입출금업무를 담당하는 경리책임자 C 씨는 2016년 3월 B 씨에게 가지급금 99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일계표를 작성하고, B 씨의 결재를 받은 후 법인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이후 2017년 4월까지 B 씨에게 285억여 원 상당을 가지급금으로 지급하는 일계표를 작성한 뒤 법인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그러던 중 B 씨는 투자유치행위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고,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에 A 사는 "다른 결재권자의 승인 없이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일계표를 임의로 작성하고, 가지급금을 인출해 B 씨에게 가도록 하는 등 횡령했다. 따라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50억 원을 지급하라"면서 B 씨와 C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 씨가 투자자들로부터 A 사 명의로 투자를 받으면서 매달 투자금에 대한 10~15% 비율의 수당 내지 수익금을 지급하고 투자기간 만료 시 투자원금 전액을 상환하기로 약정해, A 사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투자약정에 근거해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대표이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투자금 상당액을 배상할 채무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실제 투자자들 중 일부가 A 사를 상대로 투자약정에 근거해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수익금의 지급을 청구하거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전부 또는 일부 승소판결을 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춰보면 B 씨는 A 사의 명의로 불법적인 투자유치행위를 하면서 A 사에게 채무 상당액의 손해를 입게 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형사판결에 의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분이 수익금 등으로 지급됐다고 보이고, A 사의 손해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채무 액수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B 씨의 투자유치행위에 따른 투자금의 규모, 지점장들에게 지급된 수당의 범위 등에 비춰 보면 A 사의 손해액은 적어도 50억 원을 초과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C 씨에 대해서는 B 씨의 투자유치행위에 가담해 공동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A 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투자
사기
투자유치
한수현 기자
2023-04-30
형사일반
(단독)[판결] 영장 발부 받은 피고인이 먼저 기소됐다면 해당 영장 집행 종료… 유효기간 남은 영장으로 다시 압색할 수 없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압수한 대마 판매자의 휴대전화 메신저에 새로운 구매자로부터 메시지가 와 수사기관이 위장수사를 해 그 구매자를 검거했다면, 적법하게 증거를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법원은 경찰이 앞서 발부 받은 영장 집행을 계속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해당 영장을 발부받았던 피고인이 그보다 먼저 기소됐다면 기소 당시 해당 영장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5336). 2019년 3월 5일 경찰은 대마 광고와 대마 매매 혐의로, 'B 씨가 소지, 소유,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마약류 취급 관련자료' 등에 대해 유효기간이 '2019년 3월 31일'로 된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이틀 뒤인 7일 B 씨으로부터 휴대전화 3대 등을 압수했다. B 씨는 같은 달 21일 대마 광고에 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죄 등으로, 다음달 26일 대마 매매에 의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 등으로 각 기소됐다. 한편 경찰은 4월 8일 B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서 대마 구입 희망의사를 밝히는 A 씨의 메시지를 확인한 뒤, B 씨 행세를 하며 메시지를 주고 받는 위장수사를 해 같은 달 10일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휴대전화를 비롯한 소지품 등을 영장 없이 압수한 다음 12일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의한 압수·수색영장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한 허가장으로서 거기에 기재되는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종기를 의마하는 것 뿐"이라며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해 그 집행을 종료했다면 이미 그 영장은 목적을 달성해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고, 동일한 장소 또는 목적물에 대해 다시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그 필요성을 소명해 법원으로부터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지, 앞서 발부 받은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있다고 해서 이를 제시하고 다시 압수·수색을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가 메시지를 보낸 2019년 4월 8일 경까지 경찰이 해당 영장의 집행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B 씨가 대마 광고에 의한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죄 등으로 2019년 3월 21일 공소제기된 점에 비춰봤을 때 경찰은 늦어도 그 무렵에는 이 사건 영장의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경찰은 4월 8일 이후로 이 사건 메시지 등의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해당 영장을 다시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경찰에 자신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무통장 송금 명의자용으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수사보고만 제출되었을 뿐 B 씨가 휴대전화 메신저 계정까지 별건 수사에 사용해도 좋다고 동의한 사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B 씨의 휴대전화 메신저에 접속해 메시지 등을 송·수신할 수 없다"며 "경찰이 위법하게 취득한 메시지 등을 기초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이상, A 씨에 대한 현행범 체포와 그에 따른 피고인 소지품 등의 압수는 위법해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더라도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수집한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도 A 씨의 혐의 가운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마약
영장
유효기간
박수연 기자
2023-04-20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삼양식품·삼양 자회사 ‘허위 세금계산서 작성’… 법인세 부과처분 불복소송 항소심 일부승소
삼양식품 등에 라면박스와 스프를 공급하는 자회사들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법인세 부과 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에선 일부 세금계산서에 대해 허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심준보·김종호·이승한 부장판사)는 4일 삼양식품과 삼양내츄럴스, 삼양프루웰, 알이알이 성북세무서장, 원주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021누336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삼양내츄럴스와 삼양프루웰, 알이알은 삼양식품 라면박스 등을 공급하는 삼양의 자회사다. 재판부는 알이알 등이 내부거래 세금계산서의 발급·수취 주체라고 볼 수 없다는 내츄럴스와 프루웰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구 부가가치세법상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 있기는 했으나 세금계산서에 기재한 '공급하는 자' 또는 '공급받는 자'가 실제 거래의 당사자와 다른 경우 그 세금계산서상의 '공급하는 자'나 '공급받는 자'를 수범자로 규정한다고 볼 수 없다"며 "자회사들이 실제 자신이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재화에 대해 각 자회사 명의를 이용해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을 뿐, 이를 두고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다고 볼 수 없어 구 부가가치세법상 가공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내츄럴스의 2011~2012사업연도와 프루웰의 2008~2012사업연도 각 법인세 등에 대한 부과제척기간 경과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납부불성실가산세는 구 국세기본법(2014.12.23 개정 전) 제26조의2 제1항 제1호의2 나목 소정의 구법인세법 제76조 제9항 제4호에 따른 가산세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해선 10년의 장기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없어 이들 가산세 부과처분은 모두 5년의 제척기간이 지난 후에 한 것이므로 당연무효"라고 했다. 다만 "증액경정처분은 당초 처분과 증액하는 부분을 포함해 전체로서 하나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다시 결정하는 것이어서, 당초 처분은 독립한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오직 증액경정처분만 쟁송의 대상에 해당한다"며 "납세의무자로서는 증액한 부분만 아니라, 당초 처분에서 확정한 과세표준과 세액에 대해서도 위법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것이지만, 제척기간 도과 전에 있었던 당초 처분은 유효한 것이므로 당초 처분에 의해 이미 확정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위법 여부를 다툴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양식품과 내츄럴스, 프루웰, 알이알에 대한 법인제세통합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삼양식품이 2011년~2017년 내츄럴스로부터 388억여 원 상당의 라면스프 원료를 공급받았음에도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발급된 세금계산서를 수수했고, 프루웰로부터는 115억여 원 상당의 포장박스를 공급받았음에도 알이알 명의로 발급된 세금계산서를 수수했으며 △내츄럴스와 프루웰이 그 전 거래 단계에서 다른 거래처로부터 라면스프와 포장박스를 공급받았음에도 알이알 등으로부터 받은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꾸며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세금계산서를 확인한 서울지방국세청은 관련 과세자료를 관할세무서인 성북세무서와 원주세무서에 통보했다. 성북세무서는 삼양식품이 내츄럴스 등으로부터 수취한 세금계산서 관련 매입세액을 공제하지 않기로 하고 그에 따른 부가가치세 본세와 일반과소신고가산세, 납부불성실가산세 등 합계 47억여 원을 증액경정·고지했다. 원주세무서는 알이알 등의 매출로 신고된 부분에 관한 납세의무를 실제 사업자인 내츄럴스, 프루웰이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로 해당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매출세액을 내츄럴스와 프루웰의 매출세액에 가산하는 등으로 하고 그에 따른 부가가치세 본세와 일반과소신고가산세, 납부불성실가산세 등 내츄럴스에게는 26억여 원을, 프루웰에는 5억여 원을, 각 증액경정·고지했다. 알이알에 대해선 2억4000여만 원을 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삼양식품 등은 2019년 4월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그 결정이 있기 전인 같은해 5월 소송을 제기했다. 조세심판원은 2020년 6월 이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1심은 내츄럴스와 프루웰의 부과제척기간 관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세금계산서미발급가산세 관련 주장 등 일부를 받아들여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증액경정처분
세금계산서
삼양식품
한수현 기자
2023-04-1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2차 협력업체 직원들, 정규직 직원과 유사한 방식으로 업무 수행했더라도
2차 협력업체 직원들이 정규직 근로자,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했더라도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췄다면 원청 소속 근로자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A 씨 등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등 청구소송(2021나2047784·2021나204779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현대차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이른바 '사내협력업체' 또는 현대차와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한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업체(2차 협력업체) 등에 각각 소속된 근로자로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했다. 협력업체들은 해당 업체 명의로 근로자들을 신규 채용하고 현대차와 체결한 도급계약 등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을 현대차 울산공장에 투입했고, 현대차로부터 도급금액을 수령해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했다.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및 납부·연말정산 업무는 자체적으로 처리했고 협력업체 대표 명의로 국민연금 등에 가입했으며, 현대차와 별개의 취업규칙을 마련해 인사권과 징계권을 행사했다. 한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2004년 8월경 현대차와 사내협력업체들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울산지방노동사무소 등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 여러 차례에 걸쳐 현대차를 상대로 불법파견 해소를 주장하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현대차가 이에 응하지 않자 2005년 1월경 파업에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사내협력업체로부터 해고를 당한 근로자들은 "현대차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부당해고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현대차 등을 상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기각했다. 이에 일부 해고 근로자들은 중노위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파기환송심에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돼 현대차의 사용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돼 2012년 2월 그대로 확정됐다. 사내협력업체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2010년 11월 현대차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의 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근로자 일부 승소 판결이 선고됐고 현재 상고심 계속 중에 있다. A 씨 등도 "파견사업주인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현대차 울산공장에 파견돼 사용사업주인 현대차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2년을 초과해 계속적으로 현대차를 위한 파견근로를 제공했다"며 "파견법에 따라 직접고용관계가 형성됐다"며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고, 현대차 근로자로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협력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 등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일부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는 현대차가 상당한 지휘명령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대차 사내에서 이뤄지는 부품물류공정은 작업하는 부품의 종류가 다른 뿐 근로자가 어느 업체에 소속돼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작업자들의 업무 수행방식이 모두 유사하거나 동일하다"면서도 "그러나 업무 수행방식이 동일하다고 해서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현대차의 정규직 근로자,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현대차로부터 업무에 관해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아왔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파견근로로 인정되기 위해선 파견근로자와 도급인의 정규직 직원 사이의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가 중요하고 본질적으로 도급인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전제되지 않고선 도급인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는 업무구조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라며 "사내 모든 공정을 조율·관할하고 있는 현대차 측에서 최적의 동선을 계획해 이를 작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공장 내에서 이뤄지는 작업자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으면서 효율성을 추구할 유인이 크므로 현대차 측에서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불출동선을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용사업자의 파견근로자에 대한 지휘명령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수급인이 도급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한 경우 독자적인 업무수행을 하기 어렵고 도급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근로자파견 인정의 징표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2차 협력업체들은 도급계약의 목적인 부품물류공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협력업체
근로자
파견근로자
현대자동차
한수현 기자
2023-02-23
형사일반
[판결]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혐의' 조국 전 장관, 1심서 징역 2년
<사진=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1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2019년 12월 기소된 지 약 3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마성영, 김정곤, 장용범 부장판사)는 3일 뇌물수수와 업무방해 및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2020고합2). 다만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지만, 재판진행 및 심리 경과에 비춰 주요 증거에 대한 조사가 완료돼 더 이상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회적 유대 관계 등에 비춰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조 전 장관을 법정구속 하지는 않았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는 징역 1년이 추가로 선고됐다. 뇌물수수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감찰 무마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는 징역 10개월이,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자녀 입시비리 혐의 중 아들의 충북대 로스쿨 지원과 관련한 최강욱 의원 명의의 인턴 활동확인서 위조와 행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딸의 장학금 명목의 금품 수수와 관련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 범행은 대학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수년간 반복 범행한 것으로서 그 범행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고, 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에서 죄책도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청탁금지법 위반 범행에 대해 "고위공직자로서 적지 않은 금원을 반복적으로 수수해 스스로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한 점에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에 대해선 "민정수석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정치권의 청탁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비위 혐의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서 그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자녀들 입시비리 범행은 정 전 교수가 주도한 범행에 배우자로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혐의는 뇌물수수, 위조공문서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청탁금지법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2건이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뇌물수수,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일부 위계공무집행방해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이용경·한수현 기자 yklee·shhan@lawtimes.co.kr
조국
입시비리
청탁
이용경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03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범죄 피해금' 인출 수수료 받기로 약속한 뒤 체크카드 보관만 해도
범죄 피해금을 인출해준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약속한 뒤 체크카드를 전달받은 경우 실제로 돈을 뽑지 않고 체크카드를 보관만 했더라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0861). A 씨는 2020년 9월 성명불상자로부터 "조건만남을 수락한 사람을 협박해 받아낸 돈을 체크카드 2장에 넣어뒀다. 돈을 인출해 지정한 계좌로 보내주면 인출금액의 10%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승낙했다. A 씨는 같은날 체크카드 2장을 퀵서비스로 전달받아 보관하던 중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는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와 범죄에 이용할 목적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1심은 이같은 A 씨의 혐의 및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 씨는 인출행위에 대한 대가로 인출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을 뿐, 보관행위에 대한 대가를 수수하기로 약속한 것은 아니므로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사기와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1년 2개월로 형량이 늘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가 인출한 뒤 수수료를 받기로 약속한 후 금융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보관한 것으로, 대가를 수수하기로 약속함과 동시에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접근매체를 보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타인 명의 금융계좌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고, 그 불법적인 이용을 위해 접근매체를 보관한 경우라면 접근매체의 보관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약속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3호의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이른바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로서, 그 목적에 대해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목적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목적은 본래 내심의 의사이므로 그 목적이 있는지는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구성요건적 행위를 할 당시 피고인이 가진 주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고, 거래 상대방이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또는 A 씨가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가 실행됐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가 받기로 한 수수료가 보관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가 아니라거나 실제로는 그 체크카드를 이용한 범죄가 현실화될 수 없다는 이유로 '대가관계'나 '범죄 이용 목적'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범죄 피해금의 인출을 돕기 위해 인출 수수료를 약속받고 접근매체를 교부받아 보관하는 행위가 처벌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금융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근절하고자 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체크카드
한수현 기자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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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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