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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개업 등록 않은 공인중개사, 중개물 표시·광고는 위법
공인중개사 자격은 있지만 개업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무실 유리창 등에 부동산 중개 대상물을 광고한 것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공인중개사법 위반 및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4784). A씨는 2019년 3월 충남 천안시 모 컨설팅 사무실 전면 유리 부분에 '월세 B아파트 19평(방2, 거실1) 보증금 200/35', '매매 C아파트(32평), 연락처, 금액 : 상의 결정(최상의 자재로 올 수리)' 등 부동산 중개 대상물을 표시했다. 또 사무실 앞 도로가에 'Cafe형 부동산'이라는 문구가 적힌 거치식 원형광고판을 설치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은 갖고 있지만 개업 등록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부동산중개사무실 개업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유리에 붙인 것 뿐 실제 중개행위는 하지 않았으므로 공인중개사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원형광고판도 광고물 설치가 금지된 전봇대가 아닌 사유지에 설치된 전화케이블 기둥에 한 것이므로 옥외광고물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항소했다. 2심은 "공인중개사법은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8조의2 제3항)'고 규정하고 있고, 개업공인중개사라 함은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한 자(제2조 4호)"라며 "A씨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고 중개대상물에 대해 표시행위를 한 것이므로 법 위반에 해당한다. A씨가 중개사무소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는 지나 실제 중개행위에 나아갔는지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전봇대가 아니라 사유지에 있는 전화케이블 기둥에 설치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A씨가 국토계획법상 도시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도로경계선으로부터 500m 이내에 광고물을 설치한 이상 옥외광고물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옥외광고물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도시지역 외의 지역의 고속국도·일반국도·지방도·군도의 도로경계선으로부터 수평거리 500m 이내의 지역에는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할 수 없다. 다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광고물 등의 표시가 금지되는 전봇대에 광고판을 설치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고, A씨가 수사를 받게 되자 광고를 철거하고 사무실 운영을 중단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을 200만원으로 낮췄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공인중개사법
위반및옥외광고물등의관리와옥외광고산업진흥에관한법률
공인중개사
박수연
2021-07-26
민사일반
[판결](단독) "코로나로 매출 급감… 상가 임대차 계약 해지 가능"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가게 매출이 90%이상 급감했다면 사정변경 원칙을 적용,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전염병 확산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상인들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임대료 감액 청구 등을 통해 월세 부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악세사리 도·소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오던 A사는 2019년 5월 B사로부터 서울 명동에 있는 상가건물 1층 점포(20평 규모)를 임대해 직영점을 운영했다. 임대기간 3년에 보증금 2억3000만원, 월세 2200만원을 주는 조건이었다. 손님들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5700여만원~8900여만원에 이르던 월 매출이 2020년 1월 3000만원대로, 한달 뒤인 2월에는 2000만원대로 추락하더니 같은해 3~5월에는 100~200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A사는 지난해 5월 중순 점포를 휴점했다. A사는 더 이상 가게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지난해 6월 임대인인 B사에 내용증명우편을 3차례 보내 '코로나19 사태라는 불가항력적인 외부사유가 발생해 임대차계약 제13조 4항에 따라 2020년 7월 2일자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양사가 체결한 임대차계약서 제13조 4항에는 '당사자 중 일방이 법령의 개폐, 도시계획, 화재, 홍수, 폭동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90일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 상대방에 대해 30일 전에 서면통지를 한 후 본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B사는 "홍수나 태풍, 화재 등 천재지변으로 건물이 망가진 게 아니라 영업장에서 영업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상태"라며 "코로나19는 임대차계약서 제13조 4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임대차계약 13조 4항 “불가항력적인 사유 해당” 이에 A사는 "임대차계약이 1차 해지통보서의 수령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한 2020년 7월 4일자로 해지되었음을 확인해달라"며 B사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A사는 "설령 임대차계약 해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90% 이상 급감한 것은 민법 제628조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가 규정하고 있는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하여 차임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때'에 해당한다"며 "차임감액청구 의사표시가 B사에 송달된 날의 다음날인 2020년 10월 8일부터는 종전 임대료보다 90% 감액된 월 220만원으로 인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화 김민주·한정현 변호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소송(2020가단5261441)에서 최근 "양측이 2019년 5월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2020년 7월 4자로 해지됐음을 확인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 또는 계약해지는 물론 민법 제628조 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임증감청구권은 민법의 일반원칙인 계약준수 원칙에서 벗어나 계약의 내용을 바꿀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며 "이는 구체적 타당성을 위해 법적 안정성을 일부 훼손하는 것이므로, 그 해석과 적용을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해지 또는 차임증감청구권은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객관적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하지 않았고 예견할 수도 없었으며 △그 사정변경이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서 △당초의 계약 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공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기거나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에, 비로소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사정변경 원칙’ 적용… 임차인 승소판결 김 판사는 "(이 사건에서 보면) A사가 임차한 점포는 명동에 위치한 매장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통한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인데, 코로나19로 외국인들의 입국이 제한되고 모든 해외입국자들에게 2주간 격리를 의무화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해외여행객의 국내 입국자 수가 99% 이상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장기화됨에 따라 매출이 90% 이상 감소해 영업을 계속하는 경우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발생되고 장기적으로 지속하며 매출이 90% 이상 감소될 것이라는 사정은 원고(A사)와 피고(B사)는 물론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며 "그와 같은 현저한 사정변경의 발생과 관련해 원고(A사)에게 어떠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점포의 매출이 90% 이상 감소한 것은 임대차계약 제13조 4항에서 정한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90일 이상 자신의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설령 이러한 계약해지 조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계약 성립 당시 당사자가 예견할 수 없었던 현저한 사정의 변경이 발생했고 그러한 사정의 변경이 해제권을 취득하는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생긴 것으로서 계약 내용대로의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로서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권영준(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그동안 사정변경 원칙에 따른 해지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 추세였는데, 이번 판결은 코로나19로 생긴 여러 사정변경으로 인해 계약해지를 인정한 하급심 판단"이라며 "이러한 경우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정변경 원칙에 의한 계약해지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 개정 하지 않고도 피해 입은 상인 구제 길 열어 특히 이번 판결은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코로나19로 영업에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24일 코로나19로 3개월 이상 집합금지 또는 집합제한 조치를 받고 폐업한 상가임차인에게 사정변경에 의한 계약 해지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코로나19 등 제1급 감염병으로 3개월 이상 집합 금지나 제한조치를 받은 상가 세입자가 폐업을 신고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계약 해지 효력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해지권을 행사하겠다고 통고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발생하도록 했다. 현재 원론적으로만 인정되고 있는 사정변경에 의한 해지권을 코로나19로 인해 집합금지 조치 등을 당한 상가임차인이 폐업한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임차인이 차임 지급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계약해지
건물
임대차계약
매출
코로나
이용경 기자
2021-06-02
민사일반
[판결] "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 前 매매계약… 세입자 갱신요구 거절할 수 있다"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도입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전에 임대인이 제3자와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까지 받았다면 갱신요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문경훈 판사는 집주인인 A씨 부부가 임차인인 B씨 등을 상대로 낸 건물인도청구소송(2020가단5302250)에서 최근 "B씨 등은 임대차계약 기간이 도래하면 A씨 부부에게 보증금을 지급 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7월 거주 목적으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를 C씨로부터 13억5000만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급한 뒤 같은 해 10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사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됐다. 한편 2019년 4월부터 2년간 이 아파트를 임차했던 B씨는 새 집주인인 A씨 부부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기에 앞서 C씨를 상대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주장했다. C씨는 매매계약 체결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A씨 부부는 이후 "C씨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B씨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했다"며 "이는 개정 법률상 '그 밖에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해 정당하므로 임대차계약 기간 종료 시에 아파트를 인도하라"며 B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제6조의3에서 임차인의 임대차 보장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안정적 주거권을 강화하기 위해 계약갱신요구권을 도입했다. 다만 임대인이 갱신요구를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규정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형평을 도모했는데, 같은 조 1항 8호는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경우'를, 9호는 '그 밖에 임차인이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문 판사는 "A씨 부부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에 실제 거주 목적으로 이 아파트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도 지급해 B씨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당연히 자신들이 실제 거주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믿음에 어떠한 잘못도 없다"며 "만약 A씨 등이 B씨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2020년 10월 이전에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C씨로부터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해 적법하게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실행되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B씨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형평에 반한다"며 "C씨가 개정 법률 시행 이전에 실제 거주예정인 A씨 부부에게 아파트를 매도했다는 것을 이유로 B씨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1항 9호 중 '그 밖에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차인이자 직접점유자인 B씨 등은 임대차 종료일이 도래하면 C씨로부터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A씨 부부에게 임차보증금 5000만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아파트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B씨 등은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곧바로 항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신청을 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성철 부장판사)는 지난 4월 "담보로 1500만원을 공탁할 것을 조건으로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집행을 정지한다"며 B씨 측의 신청을 인용했다. 항소심(2021나22762)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주채광· 석준협·권양희 부장판사)가 맡아 진행 중이며 아직 첫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계약갱신
아파트
매매계약
계약금
임대인
임차인
이용경 기자
2021-05-20
민사일반
[판결](단독) 매출부진에 가맹본사에 매장운영 맡겼다면
가맹점이 매출 부진 탓에 가맹본사에 매장 운영을 맡겼다면 본사는 위탁운영계약에 따라 매장을 인수할 사람을 찾고 매각대금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한성수 부장판사)는 A사가 프랑스 유명 베이커리업체의 한국지사인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93892)에서 최근 "B사는 2억5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7년 8월 B사와 가맹계약을 맺고 서울 용산에 지점을 운영했다. 그러나 A사는 매장 수익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이듬해 2월 B사에 매장 운영을 맡기는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A사는 베이커리 매장과 관련된 모든 수익과 지출을 B사에 귀속시키고, B사는 '가능한 조속한 시일 안에' 자산과 운영을 인수할 인수자를 찾아 베이커리의 자산과 운영권리를 4억원에 매각해 A사에 귀속시키도록 했다. 그러나 B사는 2019년 3월 이후 매장의 월 차임과 관리비를 연체했고, A사가 예금계좌의 지급을 정지하자 그 무렵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에 A사는 "위탁운영계약에 따라 본사(B사)는 매장 인수자를 물색해 매장을 4억원에 매각한 뒤 그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매장 운영을 중단해 손해를 입혔다"며 "이미 반환받은 보증금 등을 공제한 2억5500만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사는 "계약상 4억원의 매각대금을 주기로 한 것은 도의적 책임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운영 중 영업중단… 계약상 의무위반” 재판부는 "(양측이 맺은) 위탁운영계약에는 B사가 매장을 운영하다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권을 포함한 영업권 일체를 제3자에게 4억원에 매각해 그 대금을 A사에 지급하고, 매장의 매출 극대화에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이는 매장을 약정한 4억원에 매각될 수 있도록 영업권의 가치를 유지시킬 것을 전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B사는 연체 차임 등을 지급하지 않은 채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이 매장을 4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의무 이행이 불가능하게 돼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상 '가능한'이라는 문구는 문언상 그 후에 이어지는 '조속한 시일'을 수식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최대한 조속하게 매장을 매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할 것"이라며 "이러한 문구를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는 B사가 매장을 4억원에 매각해 그 이득을 A사에 귀속시키도록 한 계약조항이 단순히 도의적 책임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매출
가맹본사
매각
매장
가맹점
이용경 기자
2021-05-17
형사일반
[판결](단독) 한국, 영문계약서에만 추가된 문구로 189억 날려
정부가 미국과 전투기 성능개량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문계약서에만 추가된 문구 때문에 189억원의 위약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대한민국이 미국 군수업체인 레이시언(Raytheon)을 상대로 낸 위약벌소송(2018다27501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부는 2011년 8월 'KF-16 전투기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하면서 방위사업청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전투기 체계통합과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AESA) 레이더 부분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FMS(Foreign Military Sales)' 방식으로, 미국 정부가 군수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해 무기 등을 공급받아 한국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방위사업청은 입찰을 거쳐 선정된 레이시언으로부터 입찰보증금 1789만9373달러(우리돈 약 199억원)의 지급각서와 레이더 부분 구매에 대한 합의각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방위사업청과 미국 정부는 총 사업비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계약은 해지됐다. 이후 우리 정부는 "레이시언은 합의각서에 따라 다른 채권과 상계된 입찰보증금 189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 전투기 성능개량사업 비용문제로 계약 해지 문제는 이 합의각서가 국문본과 영문본 두 가지로 작성됐는데, 문제가 된 일부 조항의 내용이 다르다는 점이다. 레이시언은 합의각서가 완성되기 직전 국문본에 없는 영문 내용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고 방위사업청은 이를 수용했는데, 이후 합의각서에 대해 국문본과 영문본 중 어느 것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1,2심은 "레이시언에 대한 입찰보증금 몰취요건이 충족됐다고 볼 수 없다"며 레이시언 측의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해야 한다"며 "이러한 법리는 계약서가 두 개의 언어본으로 작성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두 언어본이 일치하는 않는 경우 당사자의 의사가 어느 한쪽을 따르기로 일치한 때에는 그에 따르고, 그렇지 않은 때에는 앞서 본 계약 해석 방법에 따라 그 내용을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합의서 완성 전 국문본에 없는 영문내용 추가 수락 이어 "합의각서 제8조는 국문에서 '제7조 합의각서 효력의 종료 이전에 레이시언이 제3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이라고 요건을 정하고, 제1호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대한민국 방위사업청이 FMS LOR(Letter of Request)을 발송한 후 미국 정부로부터 FMS LOA(Letter of Offer and Acceptance)를 획득하는데 6개월이 초과된 경우'를 입찰보증금이 몰취되는 유형 중 하나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요건에 대해 영문본은 'If the following circumstances occur not later than the MOA validity date stated in Article 7 due to the sole failure of Raytheon or any of their subcontractor to satisfy its obligation under Article 3'라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영문본은 'due to the sole failure(유일한 이유)' 부분을 추가하면서 표현을 수정해 국문본 내용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입찰보증금 몰수 ‘유일한 이유’ 부분 등 표현 수정 그러면서 "합의각서 제8조는 대한민국이 미국 정부로부터 LOA를 받지 못해 FMS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주된 이유가 레이시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경우에 한해 입찰보증금을 몰취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레이시언이 합의각서 제3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방위사업청이 미국 정부로부터 LOA를 얻지 못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합의각서 제8조 제1호에서 정한 입찰보증금 몰취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감사원은 2016년 1~3월 이 사업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 방사청이 선정한 군수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진행한 점과 미국 정부와 총사업 비용에 관한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음에도 합의가 성립됐다고 임의로 판단한 점 등을 FMS계약이 체결되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영문계약서
전투기
미국
정부
군수업체
계약서
박미영 기자
2021-05-13
헌법사건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 기준, 임대의무기간 5년·10년 따라 차등 산정은 "합헌"
구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이 공공건설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기준을 임대의무기간이 5년인지, 10년인지 여부에 따라 다르게 설정했더라도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또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을 임대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공공주택 특별법령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A씨가 "임대의무기간에 따라 공공건설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을 다르게 정한 구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은 평등권 침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202)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임대의무기간 10년, 전용면적 85㎡ 이하인 한 공공건설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무주택 임차인이다. 구 임대주택법은 임대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경과된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하는 경우 입주일 이후 분양전환 당시까지 해당 주택에 거주한 무주택자인 임차인 등에게 우선 분양토록 하면서 분양전환가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구 임대주택법 시행령은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을 이를 다시 국토교통부령인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했고, 시행규칙은 △임대의무기간이 10년인 경우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고(상한만을 규정) △임대의무기간이 5년인 경우 분양전환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을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하되 건축비와 택지비를 기준으로 분양전환 당시에 산정한 당해 주택의 가격에서 임대기간 중 감가상각비를 공제한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고(산정방법과 상한을 모두 규정) 규정했다. A씨는 이 같은 시행규칙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2019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구 임대주택법령상 임대의무기간이 10년인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차인은 임대의무기간이 5년인 공공건설임대주택의 임차인보다 장기간 동안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거주하고 이 기간 동안 재산을 형성해 해당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전환을 통해 취득할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며 "이처럼 10년 임대주택과 5년 임대주택은 임차인의 주거의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전환 제도의 목적은 임차인이 일정기간 거주한 후 우선 분양전환을 통해 해당 임대주택을 소유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지, 해당 임대주택의 소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10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을 달리 정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평등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같은 날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을 임대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923). 헌재는 "소형임대주택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5㎡ 이하 공공건설임대주택은 정부 지원이 있으면 자가를 마련할 수 있는 소득 5·6분위의 임차인을 대상으로, 전용면적 85㎡ 초과 공공건설임대주택인 중·대형임대주택은 자력으로 자가를 마련할 수 있는 소득 7분위 이상의 임차인을 대상으로 각각 도입된 임대주택"이라며 "중·대형임대주택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가 자율화돼 있고, 분양전환 시 임차인이 무주택자일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분양전환가격도 자율적으로 정해지게 돼 있어 소형임대주택과 중·대형임대주택은 다른 소득계층의 주거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도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소형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사업자는 공공택지 공급, 국민주택기금 지원에 있어 중·대형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사업자에 비해 많은 공적 지원을 받는다"며 "중·대형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을 자율화한 것은 임대사업자에게 사적 영역을 통해 일정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대형임대주택을 분양전환가격 산정기준 설정 대상에서 제외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이 조항 때문에 중·대형임대주택 임차인들의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임대
분양
임대주택법
임대주택
박미영 기자
2021-05-10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보증금 돌려받지 못한 상태서 부동산 점유했다면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부동산을 사용·수익하지는 않은 채 점유만 했다면 그 기간 동안 관리비는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17년 4월 B사 소유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한달 만에 폐업했다. B사는 같은해 7월 A씨가 3기 이상의 임대료를 연체했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했다. B사는 A씨를 상대로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이 진행 중인 사이 A씨는 두 차례 B사 건물에서 행사를 개최해 수익을 얻기도 했다. 1심은 "A씨는 부동산을 명도하고 B사에 미지급 차임 2533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 판결을 근거로 강제집행을 통해 건물을 명도받은 B사는 2018년 10월 건물을 돌려받을 때까지의 연체관리비 등 손해액 8600만원을 지급하라며 항소했다. 항소심은 "A씨는 B사에게 건물에서 식당을 시작한 2017년 4월부터 임대차 계약이 해지된 2017년 7월까지 미지급 차임 2533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A씨는 같은 기간 동안 연체관리비 1887만원도 B사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사에 지급하도록 한 연체관리비 부분에 대한 항소심 판단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다286119). 재판부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임대차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지 않고 점유만 하고 있는 경우라면 임대차목적물 인도 시까지의 관리비는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사에게 2017년 4월부터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2017년 7월까지의 관리비와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 행사를 개최해 건물을 사용·수익한 2일분에 해당하는 관리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 나머지 기간 동안의 관리비를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A씨가 B사에게 2017년 4월부터 2018년 10월경까지의 연체관리비 전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돼야 할 임차인의 관리비 지급의무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임대차계약
관리비
상가
연체
박미영 기자
2021-04-23
민사일반
[판결](단독) ‘보증금 반환채권’ 담보로 취득한 금융기관, 주택 경매절차서 배당금 요구했더라도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로 취득한 금융기관이 주택 경매절차에서 채권양수인 지위로 배당요구를 했더라도 임차인의 대항력은 유지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비춰 금융기관의 배당요구권 행사를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A씨 등 공동임대인들을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20가단5221504)에서 최근 "A씨 등은 공사에 1억7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2018년 2월 서울의 한 아파트 전세계약을 체결한 B씨와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계약을 맺었다. 앞서 B씨는 보증공사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2억1000만원에 상당하는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였고, 공사는 곧바로 임대인에게 채권양도양수 사실을 통지했다. 그런데 B씨가 전세계약을 맺은 아파트는 계약 직후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는 한편 근저당까지 설정돼 임의경매 절차에 넘어갔다. 이후 총 8차례의 유찰 끝에 A씨 등이 이 아파트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해 공동임대인이 됐는데, 경매 당시 배당요구서를 낸 공사는 올해 36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한편 전세계약이 끝난 뒤 새로운 임대인인 A씨 등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자, B씨는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를 마치고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계약의 보증채권자로서 공사에 보증채무금을 청구했다. 이에 공사는 A씨 등을 대위해 B씨에게 미회수 전세보증금 1억7400여만원을 변제한 뒤 A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이 사건은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 반환 채권을 담보로 취득한 전세자금대출 금융기관이 주택 경매절차에서 채권양수인의 지위로 배당요구를 했을 경우 임차인의 대항력 상실 여부가 쟁점이 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주택보증공사 승소 판결 이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7항과 9항은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임차인으로부터 임차권과 분리해 보증금 반환 채권을 양수한 금융기관 등이 우선변제권만을 승계하도록 한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주택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권에 따른 배당요구권을 행사해 배당받았더라도 이를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로 간주할 수 없고, 임차인은 같은 법상 대항요건을 상실하지 않는 한 여전히 주택에 대한 대항력을 갖고 있어 새로운 소유자에게도 그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2018년 2월 주택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 뒤 A씨 등이 주택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임차권등기명령을 통해 여전히 주택에 대한 대항력을 갖고 있고, A씨 등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세계약에 따른 공동임대인의 지위에 있으므로 B씨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며 "A씨 등은 B씨에게 경매절차를 통해 반환된 보증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어 이를 대위변제한 공사에 1억7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전세보증금
보증금
채권
주택경매
배당금
이용경 기자
2021-04-05
민사일반
[판결](단독) 공인중개사가 ‘강제경매 개시결정’ 확인 않고 임대차계약 완결로 피해봤다면
공인중개사가 부동산에 강제경매 개시결정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임차인으로부터 잔금을 받아 임차인이 피해를 입었다면 공제계약을 맺은 공인중개사협회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김영아 판사는 A씨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074050)에서 최근 "피고들은 공동으로 3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공인중개사 C씨의 중개로 임대인의 아들인 B씨와 인천의 한 빌라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후 A씨는 잔금 7600여만원을 C씨 계좌에 입금하고, C씨는 다음날 잔금을 빌라에 살던 이전 임차인에게 송금했다. 빌라를 인도받은 A씨는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까지 받았다. 그런데 A씨가 몰랐던 문제가 있었다. 잔금을 치르기 하루 전 날, 임대인의 채권자가 강제경매를 신청해 빌라에 대해 법원의 부동산 강제경매 개시결정과 그에 관한 기입등기가 이뤄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임대인이 사망하자 A씨는 계약을 대리한 B씨를 상대로 "빌라에 강제경매 개시결정이 등기된 사실을 숨겼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C씨와 공제계약을 맺은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도 "중개행위는 잔금 지급에 관한 부분까지 포함되고, 공인중개사 C씨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보증금 중 3900여만원을 반환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잔금 지급전까지 권리관계 확인할 주의의무 있다” 김 판사는 "B씨가 강제경매 개시결정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B씨는 한정승인 취지에 따라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A씨에게 나머지 보증금인 39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대차계약에 관한 C씨의 관여는 계약 체결로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잔금 지급과 인도 등 계약상 의무이행 부분도 중개행위의 범주에 포함된다"며 "계약 체결부터 잔금 지급까지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 권리관계에 변동 가능성이 있어 공인중개사로서는 잔금을 교부받을 무렵 빌라의 권리관계를 재차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임대인 측과 함께 공동배상 판결 그러면서 "C씨는 이러한 확인을 하지 않고 잔금을 지급받아 임대차계약이 완결되게 했다"며 "A씨가 잔금 지급 전 등기된 강제경매 개시결정으로 손해를 입었으므로 C씨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계약 체결부터 잔금 지급까지 10일에 불과해 그 사이에 강제경매 개시결정 등 권리변동이 발생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도 잔금 지급 시 권리관계 확인을 요구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C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하고, C씨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협회가 B씨와 공동으로 A씨에게 39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경매
공제계약
부동산
임대차계약
공인중개사
강제경매
이용경 기자
2021-03-25
민사일반
[판결] 동일한 목적물에 대해 임대차 계약서 여러 장 작성했다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일한 목적물에 대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기간 등이 다른 여러 개의 계약서를 순차적으로 작성했다면, 계약서에 간인이나 특약사항 등이 없더라도 가장 나중에 작성한 계약서가 효력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 보증금 반환소송(2017다1760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내용을 마지막 계약서대로 변경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 임차인 A씨는 2009년 4월 임대인 B씨로부터 지방의 상가건물 1층과 2층 일부를 보증금 1억원, 월차임 600만원에 5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2010년 12월부터 임대차계약 내용이 조금씩 다른 4개의 임대차계약서를 차례로 작성했다. 그 중 세번째로 작성한 임대차계약서는 세무서에 제출할 목적으로 허위 작성한 것으로, 이 계약서에는 '임대차기간 8년, 월차임 500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한편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네번째 계약서에는 '임대차기간 5년, 월차임 950만원'이 기재됐다. 이후 A씨는 2015년 10월 임대차계약 만기일이 다가오자 B씨에게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지했다. 이에 B씨는 2015년 11월 세번째 임대차계약서를 기준으로 "계약은 2010년부터 8년이고, 2015년 12월부터 임차보증금과 월세를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2015년 12월 상가 내 시설 철거공사를 마쳤고, B씨에게 상가 열쇠를 돌려줬다. B씨는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다며 열쇠를 다시 A씨에게 돌려줬고, A씨는 "임차보증금 1억원에서 미지급 월세 4180만원을 공제한 582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이들이 작성한 복수의 임대차계약서 중 어느 것을 진짜 계약 내용으로 인정할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씨와 B씨는 세번째 계약서와 네번째 계약서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임차기간이 8년으로 기재된 세번째 계약서에는 별도의 특약사항이 첨부되는 등 자세한 계약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두 사람이 각각 소지한 세번째 계약서 사이에 간인도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임차기간 5년짜리인 네번째 계약서에는 별도의 특약사항이 첨부돼 있지 않고, 두 사람이 소지한 계약서 사이에 간인도 없다"며 "두 사람이 8년으로 정한 임차기간을 다시 5년으로 변경하기로 약정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임차인 승소 확정 하지만 2심은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둘 사이에 작성한 임대차계약서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작성한 계약서에 기재된 문언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씨는 네번째 계약서가 허위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마지막으로 작성된 계약서에 기재된 문언에 따라 임대차계약 기간은 5년이므로 둘 사이에 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됐으므로 B씨는 A씨에게 58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내용을 정한 여러 개의 계약서가 순차로 작성되어 있는 경우, 당사자가 계약서에 따른 법률관계나 우열관계를 명확하게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내용대로 효력이 발생한다"며 "각각의 계약서에 정해져 있는 내용 중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부분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중에 작성된 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계약 내용이 변경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원심을 확정했다.
특약사항
간인
임대차계약서
계약서
임대차
손현수 기자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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