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부모
검색한 결과
641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행정사건
[판결] '빙상계 비리 의혹' 전명규 교수, 한체대 상대 파면 취소소송서 승소
빙상계 적폐로 지목돼 한국체대에서 파면된 전명규 교수가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전 교수가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소송(2020구합59888)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9년 2월 종합감사를 통해 전 교수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폭행 피해자들과 합의를 종용하는 등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해 한체대에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후 한체대는 같은 해 7월 학교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에 △폭행사건 합의 종용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피해자 부모 불출석 회유 △고가 금품 등(사이클 자전거 2대) 수수 △피해학생 보호조치 등 직무명령 위반 △가족수당 및 맞춤형복지점수 부당 수령 등을 사유로 전 교수에 대한 징계의결 및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을 요구했다. 이에 징계위는 전 교수에게 파면 및 1018여만원의 징계부과금 부과를 의결했고, 학교는 전 교수에 대해 해당 처분을 내렸다. 전 교수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파면 처분은 신분 박탈 뿐만 아니라 공무원 임용 제한,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지급이 제한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국가공무원법이 규정한 징계처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이므로, 파면할 때엔 그 신분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비위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정되는 전 교수의 징계사유는 징계기준상 징계양정의 해임, 강등, 정직, 감봉 등으로 정하고 있는데 전 교수에 대한 파면 처분은 그보다 징계양정이 무겁다"며 "파면 처분 이전까지 별다른 징계전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징계사유 중 상당수가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전 교수에 대한 파면 처분이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교수에 대한 파면 처분 및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 중 594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한국체육대학교
징계
파면
한수현 기자
2022-05-13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안전요원·장비 갖추지 않은 놀이시설 업체
어린이를 위한 실내 놀이시설을 운영하는 업체가 인공암벽 시설에 안전 요원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고를 당한 어린이 이용객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군의 부모가 어린이 놀이시설 업체인 B사와 C보험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48844)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군(당시 6세)은 2019년 12월 어머니와 함께 서울의 한 어린이 실내 놀이시설을 찾았다가 그곳에 설치된 3~4m 높이의 인공암벽에서 점프하던 다른 아이에게 깔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시설 내부와 주변에 안전요원은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 A군의 부모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B사는 클라이밍장에 설치된 '인공암벽'에 대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인증 신청이나 설치 신고 등을 하지 않았고, 안전검사 기관으로부터 설치검사도 받지 않았다"며 "인공암벽 시설에는 낙상사고 또는 충돌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헬멧, 보호대, 안전로프 등의 아무런 안전 장비도 비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이어 "사고 당시 클라이밍장 내부와 주위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지도 않았다"며 "7명이 인공암벽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여러 명이 인공암벽을 오르며 내려올 때는 점프하는 식으로 이용을 하고 있었고, B사로서는 어린이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인공암벽 놀이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사는 놀이시설을 설치·보존함에 있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놀이시설의 운영자로서 아동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상 보호조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민법 제758조 1항의 공작물 하자에 의한 손해배상 또는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에 의한 불법행위자로서 A군 등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인공암벽 놀이시설은 일반 놀이시설에 비해 안전사고 위험성이 많지만, A군의 보호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B사 등의 책임을 90%로 제한하고, A군의 재산상 손해액을 기왕치료비와 향후 치료비·개호비 현가액 등을 합한 2400여만원에서 90%인 2100여만원으로 한다"고 했다. 또 "A군은 당시 사고로 골절상 등을 입어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이로 인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며 "A군에 대한 위자료는 3000만원, A군의 부모에 대해서는 각각 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사고
공작물하자
이용경 기자
2022-05-02
민사일반
[판결] "미성년자녀 불법행위… 비양육친 손배책임 없다"
친권자나 양육자가 아닌 부모는 미성년 자녀가 불법행위를 해 다른 사람 등에게 피해를 줬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4일 사망한 피해자(당시 16세)의 유족이 가해자인 A씨의 아버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40021)에서 B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피해자 유족이 A씨 본인과 A씨의 어머니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일부 인용됐고,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분리·확정됐다. 만 17세였던 A씨는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았다. 피해자의 유족은 A씨의 부모가 A씨를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A씨와 공동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A씨의 부모는 A씨가 만 2세였을 때 이혼했다. A씨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어머니뿐이었는데, 1심과 2심은 A씨의 아버지 B씨에 대해서도 10%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협의이혼을 하면서 친권자로 지정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혼으로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비양육친)는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해 일반적인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해 현실적·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해 자녀를 보호·감독을 하고 있었거나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직접 지도·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 비양육친의 감독의무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원심은 비양육친의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양육친은 원칙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책임을 지지 않고, 비양육친이 실질적으로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와 조언을 해왔다거나 미성년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감독의무자책임을 진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며 "앞으로 이 판결이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양육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년자녀
감독의무
양육자
박수연 기자
2022-04-14
형사일반
[판결] '입시학원 강사 대필 보고서' 대입 활용… 학생·학부모들, 선고유예
입시컨설팅 학원 강사가 대신 써준 논문과 보고서 등을 제출해 각종 교내·외 대회에서 입상하고 이를 대학 입시에 활용한 혐의로 기소된 학생과 그 학부모들에게 1심에서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이광열 판사는 13일 업무방해 또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학생 6명과 학부모 2명에게 벌금 1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2021고단3731).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경미 범죄자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말한다. 함께 기소된 학생들 중 3명에게는 학원 수업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는 등 보고서 작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부분이 인정돼 무죄가 선고됐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다른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교내·외 대회의 공정성에 불신을 느끼게 한다"며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범행 당시 피고인들이 고등학생이었고, 제출한 보고서로 인한 수상내역이 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됐지만 대학 입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2017~2019년 당시 입시컨설팅 학원에서 강사가 대신 써준 보고서 등을 직접 쓴 것처럼 꾸며 각종 교내·외 대회에 제출해 대학 입시의 공정한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입상 실적이 대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한 29명은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다만 대필 보고서로 대학에 수시합격한 10명과 대필 보고서를 자녀 명의로 교내·외 대회에 제출해 입상하게 한 혐의를 받는 학부모 2명에 대해서는 정식 재판에 넘겼다. 한편 입시컨설팅 학원을 운영했던 학원장과 부원장은 소속 강사들에게 학생들 명의의 논문을 대필하라고 지시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9월 각각 징역 1년 2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대입
대필
입시컨설팅
이용경 기자
2022-04-14
[판결] 어린이집 원장이 CCTV 지워도 처벌 못한다
학부모로부터 어린이집 내 CCTV 녹화내용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은 어린이집 운영자가 CCTV 저장장치를 교체하고 영상정보를 삭제했어도 영유아보육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영유아보육법 벌칙 조항에서 규정한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란 폐쇄회로 영상정보에 대한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를 뜻할 뿐, 영상정보를 삭제·은닉하는 등 직접 훼손한 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영유아보육법 위반(예비적 죄명: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9044). A씨는 2017년 11월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생의 학부모로부터 담임 보육교사가 아이를 방치한 것 같으니 CCTV 녹화내용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자, 공공형 어린이집 취소 등을 우려해 나흘 후 CCTV 수리업자로 하여금 저장장치를 교체하도록 하고, 교체되기 전 영상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저장장치를 숨기는 방법으로 2017년 11월 26일 이전의 녹화영상정보가 전부 삭제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영유아보육법상 ‘영상 정보를 훼손당한 자’에 삭제·은닉 등 직접 훼손 행위 한 자는 해당 안돼 영유아보육법 제54조 3항은 '제15조의5 제3항에 따른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영상정보를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당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5조의5 제3항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는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영상정보가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내부 관리계획의 수립, 접속기록 보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처벌 대상인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로서 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5 제3항에서 정한 폐쇄회로 영상정보에 대한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를 뜻한다"며 "(따라서) 영상정보를 삭제·은닉 등의 방법으로 직접 훼손하는 행위를 한 자는 이 규정의 처벌대상이 아니고, 행위자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라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폐쇄회로 영상정보를 직접 훼손한 어린이집 설치·운영자가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유아보육법 제54조 3항에 따라 처벌되는 자는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해 영상정보가 훼손당하는 등으로 결과적으로 원장, 보육교사와 영유아의 사생활을 노출시키지 않을 의무를 위반한 자를 가리키고, 여기에 스스로 영상정보를 훼손한 자까지 포함한다고 보는 것은 규정 체계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어린이집
CCTV
영상정보
훼손
박수연 기자
2022-04-06
민사일반
[판결] 부모님 장례식 방명록, 다른 형제들도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해야
부모님 장례식에 찾아온 조문객들의 방명록을 보관·관리하고 있는 자녀는 다른 형제들의 요구가 있을 때 이 방명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관습상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성지호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동생 2명이 정 부회장을 상대로 낸 방명록 인도 등 청구소송(2021가합32517)에서 "정 부회장은 동생들에게 모친의 장례식장에서 작성된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작성된 화환발송명부에 대해 열람·등사하게 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정 부회장의 모친 조모씨와 부친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은 지난 2019년 2월과 2020년 11월 별세했다. 당시 정 부회장의 동생들은 장례 절차가 끝난 뒤 정 부회장에게 "장례식 방명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 부회장은 방명록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동생들과의 친분으로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판단한 일부 조문객 명단만 건넸다. 이에 동생들은 2020년 12월과 2021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다시 장례식 방명록 사본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동생들과 관련이 없는 문상객들의 명단까지 모두 제공하는 것은 나와 나를 찾은 문상객들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도 문제이고, 나를 찾아온 문상객들에 대한 심각한 결례가 될 수도 있다"며 거절했다. 이에 동생들은 2021년 2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 측은 "방명록에 기재된 조문객 명단은 단순한 정보에 불과한 것으로 원·피고의 공유물로 볼 수 없고, 관습법과 조리 등에 의하더라도 동생들에게 정보공개청구권이 인정될 수 없다"며 "문상객은 자신이 의도한 특정의 상주에게만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그에게 수집·이용을 허락한다는 의도를 갖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므로 동생들의 청구는 개인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청구"라고 맞섰다. 또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는 현재 남아있지 않아 이행불능 상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의 열람 및 등사에 관해 법률에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민법의 일반원리와 장례식이 가지는 전례적, 사회· 문화적 의미, 장례식장에 비치된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습 및 조리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장례식 관습과 예절, 방명록 등의 성격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방명록은 망인의 자녀들이 모두 열람·등사 가능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를 보관·관리하는 자는 망인의 다른 자녀들이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할 관습상·조리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일반적으로 장례식장에는 각 상주·상제별로 별도의 방명록이 비치되지 않고, 문상객들도 각 상주·상제별로 방명록이 구분돼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문상객 중에는 상주·상제와 상관없이 망인 본인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해 문상을 하는 경우도 많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동생들이 방명록과 화환발송명부를 열람·등사한다고 해서 문상객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방명록
장례
열람등사
이용경 기자
2022-04-05
형사일반
[판결] '친누나 살해유기' 20대 징역 30년 확정
친누나를 살해한 후 시신을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재판장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1도16809). A씨는 2020년 12월 오전 3시께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B씨를 흉기로 여러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캐리어 가방에 담아 열흘간 아파트 옥상 창고에 방치하다 강화군에 있는 농수로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당일 누나로부터 가출과 과소비 등 행실을 지적받자 말다툼을 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의 휴대폰을 이용해 B씨인 척하면서 가족과 직장동료에게 문자를 보내고, B씨에 대해 실종 신고를 한 부모를 속여 이를 취소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B씨의 휴대폰 소액결제를 통해 게임아이템을 구매하고 B씨의 예금을 인출해 여행을 다니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B씨의 남자친구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B씨가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당했을 것이라고 진술하는 등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A씨는 무자비하게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인격도 찾아볼 수도 없는 행동을 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심도 "A씨를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 진심으로 참회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할 필요가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살인
살해
시신유기
친누나
박수연 기자
2022-03-10
민사일반
[판결] 결혼이주여성, 입국 한 달 만에 가출했더라도
한국 남성과 결혼해 입국한 외국 여성이 한 달여 만에 가출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쉽게 혼인무효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방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를 상대로 혼인신고 당시에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다는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조사를 통해 혼인의사의 부존재가 합리적·객관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판단해야 하고, 이에 더해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에 대해 이 같은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한 경우 외국인 배우자의 혼인의사 유무는 더욱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법리를 선언했는데(2019므11584, 11591), 그에 따른 후속 판례 중 하나다. 당사자 사이 혼인의 합의여부 세심한 판단 필요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남편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확인소송(2019므1204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베트남 국적인 B씨는 A씨와 결혼해 2017년 11월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B씨는 입국 직후부터 A씨의 부모, 형과 함께 살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생활비가 부족하는 등 갈등이 생기자 한달여 만인 같은 해 12월 가출했다. A씨는 "B씨가 처음부터 나와 결혼생활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주위적으로 혼인무효 확인을, 예비적으로 이혼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B씨는 결혼동기에 대해 "A씨가 결혼하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주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결혼을 결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1,2심은 "두 사람의 혼인은 무효"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은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살펴 당사자 사이에 처음부터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을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면서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 남편 승소 파기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할 때에는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혼인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혼인신고 등의 절차를 마치고 혼인증서를 교부받은 후 베트남 배우자가 출입국관리법령에 따라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을 발급받아 대한민국에 입국해 혼인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한국 국민이 베트남 배우자와 혼인을 하기 위해서는 양국 법령에 정해진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언어 장벽이나 문화와 관습의 차이 등으로 혼인생활의 양상이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도 감안해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가 입국 후 단기간 내 집을 나갔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혼인 합의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진정한 혼인의사를 가지고 결혼해 입국했더라도 상호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화적인 부적응, 언어 장벽 등 결혼 당시 시대했던 생활과 현실 사이 괴리감으로 인해 혼인관계 지속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혼인무효는 소급효 등으로 인해 매우 엄격한 기준에서만 인정되는 것인데도,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인 배우자를 상대로 한 혼인무효 소송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를 넓게 인정해왔다는 실무계와 학계의 비판이 있었다"며 "파기환송심에서는 주로 예비적 청구인 이혼 사건에 관해 그 책임 소재와 이혼 당부가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출
혼인
이주여성
국제결혼
박수연 기자
2022-03-07
행정사건
[판결] ‘음주운전 전력’ 이유 국적회복 신청 불허처분은 정당
법무부가 음주운전 범죄전력을 이유로 국적회복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이정민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회복 허가 거부처분 취소소송(2021구합6111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우리나라 국적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국내에서 거주하다 1998년 캐나다로 유학을 간 뒤 2008년 12월 캐나다 국적을 취득하면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다. 허가여부는 정책적 판단 법무부에 재량권 A씨는 2007년 12월 한국에 입국한 후 계속 국내에 거주했는데 2020년 5월 국적법 제9조 1항에 따라 국적회복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같은 해 12월 A씨에 대해 국적법 제9조 2항 2호의 '품행 미단정' 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국적회복 불허 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당시 A씨는 병역의무를 이행한 상태였지만 2018년 국내에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 또 이미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음에도 2008년 5월부터 2017년 2월까지 22회에 걸쳐 대한민국 여권을 부정행사해 출입국했다는 이유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력도 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회 음주운전 외 범죄전력이 없기는 하나, 음주운전은 교통사고로 이어져 일반 시민들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큰 위반행위로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대한 위해행위일 뿐만 아니라 고의에 의한 범죄행위인 바 A씨가 대한민국 법체계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법체계 존중하는 태도 있는지도 의문 이어 "국적회복 허가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외국인에게 다시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는 처분으로, 현재는 외국인인 사람을 다시 우리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인정해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 받아들임에 있어 국가 및 사회의 통합과 질서를 저해할 위험이 있는 자를 배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국적법 제9조 2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국적회복을 허가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적회복 허가는 고도의 정책적 판단의 영역으로, 법무부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범죄행위가 결코 가볍지 않고, 그 범죄행위 시로부터 아직 2년이 채 경과하지 않은 점, 국적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당장 가족과 함께 국내에 체류하는 데 큰 장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법무부의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범죄전력
국적회복
음주운전
한수현 기자
2022-03-07
민사일반
[판결] 2분 일찍 울린 수능 종료 벨… "국가, 수험생에게 배상해야"
2020년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예정보다 일찍 울려 피해를 봤다며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김홍도 판사는 24일 A씨 등 수험생과 학부모 등 25명이 국가와 서울시, 덕원여고 방송담당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36948)에서 "국가는 A씨 등 수험생 9명에게 각각 2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서울시와 덕원여고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기각했다. 김 판사는 "이 사고는 수능시험 종료령이 정확한 시간에 타종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채 기기조작 미숙과 부주의로 시험 종료령을 예정시간보다 빨리 울리게 한 방송담당 교사의 과실로 발생했고, 이로 인해 A씨 등 수험생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며 "수능 시험관리는 교육부장관의 위임을 받아 행하는 국가행정사무로서, 공무원인 교사가 수능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며 저지른 위법행위인 이 사고에 대해 국가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치 못한 혼란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 수험생들은 분명 긴장과 당황을 느꼈을 것이고, 시간 안배가 중요한 수능 특성상 차분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시험을 치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변론 과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200만원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능관리 사무는 국가행정사무이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위법행위는 국가가 진다"며 "교육부장관에게 위임받아 수능관리 사무를 수행한 서울시에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경위에 비춰볼 때 교사의 과실 정도는 정정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조치를 취했더라도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로 볼 수 없다"며 "교사 개인에게도 배상책임을 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2020년 12월 3일 수능이 진행된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는 4교시 수능 탐구영역 시험 도중 종료 종이 2분 가량 일찍 울렸다. 당시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수거했지만, 타종 오류를 파악하자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다시 나눠준 뒤 문제를 풀게 했다. 하지만 A씨 등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빚어진 혼란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등의 손해를 봤다면서 "총 88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가 등을 상대로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수능
종소리
손해배상
이용경 기자
2022-02-24
6
7
8
9
10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