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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관세청 인사개입 뒷돈 혐의' 고영태씨, 징역 1년 '법정구속'
관세청 인사와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영태(42)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의연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220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2017고합449). 지난해 10월 보석으로 풀려난 고씨는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석방 7개월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고씨와 함께 기소된 사기 사건의 공범 정모씨에게는 무죄 판결이, 고씨와 경마사이트를 함께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구모씨에게는 벌금 2000만원이 선고됐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가까운 상관인 김모씨를 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사례금 명목으로 총 2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고씨 등은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간인물임을 잘 알면서 세관장 후보를 추천해 인사가 이뤄지게 도왔고, 이후 이 사무관에게 지속적으로 인사청탁 대가를 요구해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고씨 등은 금품을 요구하는 것과 별도로 관세청 내부 행사와 관련된 사업 이권을 얻기 위해 꾸준히 시도했다"며 "이 사무관에게 인천국제공항 이용시 편의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지인의 가족이 고가의 시계를 신고 없이 들여오다 적발되자 이를 무마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고씨가 투자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사기)와 불법 인터넷 경마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에 대해서는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고씨는 한때 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불렸던 최씨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박 전 대통령의 옷과 가방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씨와의 사이가 틀어지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언론에 제보했다.
관세청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고영태
세관
이순규 기자
2018-05-25
[판결] 보직 변경 인한 '스트레스 사망'도 産災
보직 변경 후 급변한 환경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사망한 근로자에게 산업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최근 잇따라 선고됐다. ◇경매업무 맡은 후 자살한 법원공무원에 '공무상 재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보직 변경 후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겪다 자살한 법원공무원 A씨의 부인(소송대리인 김흥준 변호사)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 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852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보직변경 전 동료직원과 가족들에게 경매업무에 관한 두려움을 토로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심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A씨는 낯설고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매업무 담당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적응장애 및 경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점까지 고려하면 새로 맡은 경매업무로 정신질환이 발현됐다고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은 자살할 무렵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게 됐다고 보인다"며 "공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했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등이 결여 또는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되므로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인사업무와 가사접수업무 등을 담당하던 A씨는 2016년 7월 민사집행과 경매계로 보직 발령을 받고 경매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A씨는 보직 변경 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수면제를 복용하며 말을 시켜도 멍한 상태로 있는 등 불안증세를 보였다. A씨의 상사인 민사집행과장은 A씨가 "경매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A씨의 보직을 변경했으나, 보직 변경 후에도 A씨가 계속해 불안증세를 보이자 1개월간 병가 처리했다. 하지만 A씨는 병가 처리를 받은 당일 퇴근 후 신분상 불이익을 걱정했고 이튿날 새벽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PD로 전보됐다 과로·스트레스로 사망한 기자 '업무상 재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방송사 기자에서 라디오 PD로 전보된 후 사망한 B씨의 부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조율)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131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는 기자 및 지방 방송국 관리직으로 1990년 입사한 후 2013년 본사 편성제작국 라디오 편성부 PD로 전보됐는데, PD업무는 B씨가 오래 전 경험한 것이거나 부수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을 뿐"이라며 "전보 당시 54세로 나이가 많았던 B씨는 최신 장비 조작에도 미숙해 업무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 미숙으로 인한 잦은 실수와 낮은 인사고과는 물론 B씨의 직속상관이 학교후배인 점 등은 그에게 만성적인 어려움과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방송 등으로 인한 초과근무와 개편을 위한 신설 프로그램 기획·제작 등으로 (사망 전) 약 2개월에 걸쳐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됐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B씨의 기존 질병인 고지혈증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23년간 기자로 근무하다 라디오 편성부 PD로 전보된 B씨는 2015년 서울 마포구 모 방송 본사 사무실에서 업무준비를 하다 갑자기 구토를 하며 기절해 사망했다. B씨는 별다른 교육 없이 생방송 라디오 PD업무에 투입돼 출·퇴근 시간대 생방송 프로그램을 맡아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봄 개편을 앞두고 신설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업무량이 늘었고 그 과정에서 학교 후배이자 직속상관인 C국장과도 의견 충돌로 언성을 높이는 등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
산업재해
업무
근무
사망
손현수 기자
2018-05-08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단독) 부대 동료들과 회식하다 폭행당한 뒤 사망했더라도
부사관이 부대 동료들과 회식을 하다 폭행사건으로 사망했다면 직무수행 중 생긴 사고가 아니므로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속 부대장이 아닌 부사관 상급자가 주재한 회식은 부대장 또는 소속기관장이 지휘·관리한 행사나 회식이 아니라 사적인 친목도모 모임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육군 모 포병대대 포반장으로 근무하던 부사관 심모씨는 2012년 3월 부사관 민모씨 등 상급자 2명 등 5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이 자리에는 민씨의 아내와 자녀도 참석했다. 일행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9시께 당구장에 가서 노래방 비용 내기 당구를 쳤다. 이후 오후 10시 30분께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렀다. 그러다 사고가 발생했다. 이튿날 오전 0시 10분께 민씨는 심씨를 노래방 밖으로 데리고 나와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다 심씨가 "해 준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발하자 격분해 주먹으로 심씨의 얼굴을 한대 때렸다. 이 일이 있고 10분쯤 뒤 일행은 자리를 파했고 심씨는 민씨와 다른 상급자 한 명과 집으로 걸어가다 길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심씨는 같은 날 뇌출혈로 사망했다. 민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심씨의 부인 박모씨는 2013년 4월 "남편이 부대 회식에서 사망했다"며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신청을 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직무수행중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박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박씨는 2015년 12월 보훈지청에 보훈보상대상자 재등록 신청을 냈고, 비해당 결정을 받자 다시 소송을 냈다. 1심은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심씨가 참가한 회식은 상급자의 제의로 최상급자인 민씨와 간부 전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이뤄졌고 민씨가 운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그의 제의로 술을 마셨으며, 노래방에서 업무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폭행하기에 이른 점 등을 살펴보면 회식의 전반적인 과정이 최상급자인 민씨의 지휘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심씨는 소속 부대장 또는 소속기관장의 지휘·지배·관리하의 사기진작 또는 직장행사 중 사고나 재해로 사망한 사람으로서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민씨는 최선임자이긴 하지만 심씨 소속 부대의 부서장이 아니고 민씨가 부서장으로부터 저녁회식과 당구장 및 노래방 모임에 관한 지휘·관리를 위임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면서 "저녁회식은 부서장에게 보고되지 않은 사적인 친목도모 모임으로 보이고 직무수행 중인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박씨가 전북동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 취소소송(2017두6507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군인 등이 소속 부대의 상관이 주재하거나 지휘·관리한 행사나 회식 중 사망했다 하더라도 그 상관이 '부대장 또는 소속기관장'에 해당한다거나 또는 그로부터 위임을 받아 지휘·지배· 관리한 행사가 아닌 경우에는 보훈보상자법 시행령의 재해사망군경 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저녁회식 및 이어진 당구장과 노래방 모임은 부사관들 사이에 이루어진 직무수행과 관련이 없는 사적인 친목 도모 모임이므로 심씨가 보훈보상자법 시행령에서 정한 직무수행 중 사고나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상해치사
보훈보상대상
직무수행
폭행
부대
이세현 기자
2018-04-02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불온서적 지정은 위헌' 헌법소원 낸 법무관 강제전역은 위법
이명박정부 시절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강제전역을 당한 전직 군법무관이 대법원 판결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군인이라도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재판청구권을 당연히 행사할 수 있으며 이를 복종의무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2일 전직 군법무관 지모씨가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소송(2012두2640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군인복무규율 등이 규정하고 있는 사전 건의 제도의 취지는 위법 또는 오류의 의심이 있는 명령을 받은 부하가 명령 이행 전에 상관에게 명령권자의 과오나 오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명령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일 뿐 그것이 군인의 재판청구권 행사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내 사전절차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상명하복에 의한 지휘통솔 체계의 확립이 필수적인 군의 특수성에 비춰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할 복종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이것이 외견상 복종의무와 충돌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상관의 지시나 명령 그 자체를 따르지 않는 행위와 상관의 지시나 명령은 준수하면서도 그것이 위법·위헌이라는 이유로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군인이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것이 위법·위헌인 지시와 명령을 시정하려는데 목적이 있을뿐 군 내부의 상명하복 관계를 파괴하고 명령 불복종 수단으로서 재판청구권의 외형만을 빌리거나 그밖에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지 않다면 정당한 기본권의 행사라 할 것이므로 군인의 복종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판결문 보기 그러면서 "이 사건 불온서적 지정 지시는 정신적 자유의 핵심인 학문과 사상의 자유의 기초가 되는 책 읽을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그 지시의 위헌성에 대한 의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지씨가 복종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원이나 헌재에 법적 판단을 구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상관의 지시나 명령에 직접 위반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종국적으로 사법적 판단에 의해 위법·위헌 여부가 결정되므로 재판청구권 행사가 곧바로 군에 심각한 위해나 혼란을 야기하지도 않는다"면서 "지씨 등 군법무관들이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이 군 복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그 본분에 배치되는 등 군무의 본질을 해치는 특정목적을 위한 집단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고영한·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지씨 등 군법무관들은 이 사건 헌법소원 이전에도 군법무관의 보수와 처우에 관한 다수의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사전적·사후적 제재가 없었다"며 "이 사건 징계처분은 군 내부적인 시정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은 채 다른 법무관들을 규합해 집단으로 지시에 불복종하려는 수단으로 헌법소원 제도를 이용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이므로 정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들은 또 "다수의견과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단을 이룬 군인들이 재판청구권의 행사라는 명목을 빌려 불순한 의도의 군무 외 집단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제재하기 어려워져 국가 안전보장에 위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군인의 재판청구권 행사가 복종의무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며 "또 법령의 규정에 없는 사전건의 절차를 거치치 않은 행위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군인이라 하더라도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법률유보원칙이 준수돼야 함을 확인했다"며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국방부가 2008년 7월 북한 찬양, 반정부·반미, 반자본주의 서적이라며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지씨 등 군법무관 7명은 같은 해 10월 이 조치가 장병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육군참모총장은 2009년 3월 지씨를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했지만, 지씨가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파면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육군참모총장은 2011년 10월 다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고, 국방부는 이 징계를 근거로 2012년 1월 지씨를 강제 전역시켰다. 여기에 불복해 지씨는 두번째 소송을 2012년에 냈다. 헌법소원을 냈다고 해서 군 지휘계통이나 기강을 문란하게 했다고 볼 수 없고, 의견과 주장을 직접 대외에 공표해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한 사실도 없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였다. 1,2심은 "지씨가 상관의 지시,명령에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지휘계통을 통해 건의하는 등 군 내부절차를 거쳐야했는데도, 곧바로 군 외부인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군기 및 건의제도에 관한 군인복무규율을 위반했으므로 징계가 정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21699770617_152250.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군인
불온서적
명령
복종의무
이세현 기자
2018-03-22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단독) “상관비리 제보 이유 징계는 위법”
대대장의 비리를 국민신문고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군 당국이 강등과 정직의 징계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강등 처분을 받은 육군 부사관 김모씨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부사관 이모씨 등 2명(소송대리인 이상영 변호사)이 수도방위사령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2017구합7396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수방사 화생방대대의 모 중대 행정보급관으로 근무하던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상관음해 및 복종의무 위반 혐의로 각각 파면과 강등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이 대대장인 우모씨의 비위 혐의를 국민신문고에 제보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또 두 사람이 전 대대장인 강모씨의 비위 혐의를 감찰에 제보하려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 밖에도 김씨는 20만원 상당의 바람막이 한벌과 38만원 상당의 손목시계 등을 받고, 이씨는 부사관들로부터 10만원 상당의 젖병소독기를 받은 혐의도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김씨 등은 징계처분에 불복해 육군본부에 항고심사를 청구했다. 육군본부 항고심사위원회는 같은해 7월 우씨에 대한 비위사실이 대부분 사실이기 때문에 상관음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과 법령준수의무 위반만 인정해 김씨에게는 강등, 이씨에게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두 사람은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국민신문고에 상관의 비리를 제보한 행위는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군인에게 금지되는 집단행위는 군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해 군인들이 하는 모든 집단행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과 군인에게 요구되는 헌법상 의무 및 이를 구체화한 군인복무기본법의 취지, 성실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지되는 집단행위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로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이 공모해 다른 간부에게 전 대대장의 비위행위를 감찰에 제보할 것을 제의하거나, 부하에게 지시해 우씨에 대한 자료수집 및 보고를 받고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는 군인복무기본법과 육군본부 병영생활규정에서 열거하고 있는 집단행위에 명시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휘권을 침해하거나 군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고 군의 조직 및 단결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할 소지는 있으나, 이 또한 집단행위로서 집단으로 위세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집단적 태업행위 등에 준할 정도의 행위로 집단성이 인정되는 경우여야 하는데,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계 항고심사 결과도 우씨의 비위 혐의가 대부분 사실이거나 부대 내 다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항을 국민신문고에 민원으로 제기했다는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군대 내 부조리 및 상급자의 비위행위 등을 시정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집단행위로 봐 금지시키는 것은 원고들의 헌법상 청원권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선물 수수나 법령준수의무 위반 등의 징계사유는 인정했지만 "주된 징계사유인 집단행위금지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볼 때 두 사람에 대한 징계 양정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했다. 원고들을 대리한 이 변호사는 "군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복성 처분이 계속되고, 나아가 동료들과 함께 부조리에 문제의식을 갖는 것을 집단행동의무위반 등으로 본다면 군 조직 내의 자정작용은 원천적으로 막힌다"며 "이것이야말로 군의 적폐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제보자
집단행위금지의무
육군
징계
군대
이장호 기자
2018-01-08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방청윤활제 WD-40 때문에 피부병…10억 배상" 소송
금속제품의 소음을 제거하고 부식을 막는 데 쓰이는 대표적 방청윤활제 'WD-40'을 사용하다 피부병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이평근 부장판사)는 정모씨가 WD-40 생산·판매업체인 벡스인터코퍼레이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1875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정씨는 2014년 1월 금형제품을 제작하다 'WD-40'이 묻어 있는 금속을 4시간가량 맨손으로 만졌다. 이후 정씨는 전신에 홍반성 피부병변이 발생하고 피부가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는데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진단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4월 "WD-40에 노출되기 이전에 어떠한 종류의 피부병도 겪은 적이 없다. 벡스인터코퍼레이션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바륨 등에 대한 경고 문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서 "10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비특이성 질환의 경우 특정 위험인자와 비특이성 질환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어느 개인이 위험인자에 노출됐다는 사실과 비특이성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만으로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의 주장대로 1회성 노출만으로 피부건조증이 생기는지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정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WD-40에 노출됐다는 사실과 피부병변에 걸렸다는 사실만 증명될 뿐 양자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벡스인터코퍼레이션은 WD-40 구성성분 중 바륨석유, 프로판 성분을 표시하지 않고 이를 영업비밀로 표시하다가 2013년 7월 이후 '광유계오일'로 표시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관련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WD-40의 구성성분을 고의로 은닉·누락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제조물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 사이의 피부병변에 걸린 비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지 여부, WD-40에 노출되기 전 건강상태 등 다른 요인을 추가로 증명해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방청윤활제
WD-40
피부병
피부염
이순규 기자
2017-11-30
군사·병역
[판결] 교관 지적에 "아이씨" 방탄모 내던진 일병… '상관모욕 무죄' 이유보니
창원지법 형사2단독 김양훈 부장판사는 군 복무중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이모(21·변호인 배동환 변호사)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2578). 이씨는 육군 제53보병사단 일병으로 근무하던 지난 5월 사격훈련 도중 사격통제교관인 김모 대위를 모욕한 혐의로 전역 후 불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당시 사격장 통제탑에 있던 김 대위로부터 "똑바로 서 있으라"는 지적을 받자 "간부는 소리 질러도 됩니까"라고 큰소리로 대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김 대위가 "사격장에서 내려가라"고 지시하자 다른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씨"라고 말하며 방탄헬멧을 바닥에 내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군형법 제64조 1항은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이씨의 행동이 상관에 대한 결례 또는 불순한 행동으로는 볼 수 있지만 상관모욕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모욕'이란 형법상 모욕죄의 '모욕'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다소 무례하거나 저속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상관모욕죄는 상관의 명예 등의 개인적 법익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도 보호법익으로 삼고 있지만 △교관의 지시에 큰소리로 대꾸한 행위 △교관의 지시를 받은 뒤 '아이씨'라고 말하며 자신의 헬멧을 바닥에 세개 던진 행위 등이 교관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교관의 면전이 아니라 자신의 화를 이기지 못한 나머지 사격장을 내려가던 중 통제탑 옆 부근에서 자신의 방탄헬멧을 던진 것으로 보이므로 당시 이씨에게 상관모욕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군형법
상관모욕죄
군복무
강한 기자
2017-11-20
산재·연금
이혼·남녀문제
[판결](단독) 이혼으로 남편 공무원연금 분할 땐…
이혼하면서 공무원연금을 나누기로 협의했다면, 공무원 아닌 배우자는 공무원연금법상 분할연금 수급가능연령인 60세에 도달하지 않아도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지모(57·여)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분할연금 지급불가처분 취소소송(2017구합6382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지씨는 지난해 공무원이던 남편 이모(62)씨와 이혼소송을 벌였다. 법원은 두 사람이 이혼하고, 이씨는 매달 받고 있던 공무원연금의 절반을 이혼 확정일로부터 나눠주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두 사람이 이를 받아들여 이혼이 확정되자 지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분할연금 지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지씨가 수급가능연령인 60세가 되지 않아 지급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등은 혼인기간(배우자가 공무원으로서 재직한 기간 중의 혼인기간만 해당)이 5년 이상인 사람이 △배우자와 이혼하고 △배우자였던 사람이 퇴직연금·조기퇴직연금 수급권자이면서 △60세가 되었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그때부터 배우자였던 사람의 퇴직연금 또는 조기퇴직연금을 분할한 일정한 금액(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한 것이다. 이에 지씨는 "같은법 제46조의4는 '제46조의3에도 불구하고 '협의'나 '재판상 이혼' 과정에서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때에는 분할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 조항은 '제46조의3에도 불구하고 민법 제839조의2(협의이혼시 재산분할청구권) 또는 제843조(재판상 이혼에 준용하는 규정)에 따라 연금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는 내용이다. 공단은 "예외조항은 '분할연금액은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눈 금액'이라고 정한 공무원연금법 제46조의3 2항에 대한 예외를 정해 합의나 판결 내용에 따르라는 취지"라며 "60세 요건은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은 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분할연금 지급 특례규정은 그 문언대로 '제46조의3' 전체 규정에 대한 예외규정으로 봐, 협의나 재판상 이혼으로 연금분할 비율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분할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와 달리 공단이 특례규정을 제46조의3 2항에 대한 예외로 한정적으로 해석해 60세가 돼야 한다는 등 제46조의3 1항에서 정한 분할연금 수급권자의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보고 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자의 약정 또는 법원 판결이 있는데도 공무원의 배우자가 일정한 연령 요건을 갖출 때까지 공무원 본인에게만 퇴직연금의 안정적 수급이라는 혜택을 누리게 하고, 배우자는 공무원의 자발적 지급 여부에 따라 퇴직연금 수령이 좌우되게 하는 것은 당초 연금의 양도금지 규정이 보호하려고 한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도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분할연금 청구제도 도입 취지 등을 볼 때 이혼한 배우자는 그 연령과 상관없이 자기 기여분에 관해 퇴직연금 수급권을 청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법
이혼
공무원연금
공무원연금법
분할연금
이장호 기자
2017-11-13
조세·부담금
[판결] 자회사 직원이 회사 매각업무 후 모회사서 받은 성공보수는 ‘근로소득’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직원이 회사 매각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모회사로부터 받은 성공보수는 '기타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인회계사인 류모씨는 2004년 5월 하이마트에 입사해 회계팀장으로 근무했다. 류씨는 하이마트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는 코리아홀딩스의 실질적 운용사인 어피너티 이쿼티 파트너스에 매달 재무 관련 리포트를 제출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어피너티는 2007년 6월 하이마트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하이마트의 재경본부장과 자금팀장, 류씨 등 3명에게 매각업무보조를 요청했다. 이에 류씨 등은 인근 호텔 객실을 빌려 합숙하며 투자제안서를 작성하고, 잠재적 매수자들과 접촉했다. 2008년 매각이 성공하자 류씨는 코리아홀딩스로부터 성공보수로 10억원을 받았다. 이후 하이마트를 퇴사한 류씨는 코리아홀딩스에서 받은 성공보수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세무서는 이 소득이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면서 3억2500여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류씨는 조세심판원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류씨가 서울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4두79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소득세법이 규정하고 있는 '근로소득'은 지급형태나 명칭을 불문하고 성질상 근로의 제공과 대가관계에 있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을 포함한다"며 "여기에는 직접적인 근로의 대가 외에도 근로를 전제로 그와 밀접히 관련돼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마트 주식을 매각하는 업무 자체는 어피너티의 업무라고 볼 수 있지만, 하이마트의 내부 자료를 제공해 매각업무를 보조하는 업무는 하이마트의 업무로 봐야 한다"며 "류씨는 하이마트의 재경본부 소속 임직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것이지 하이마트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류씨가 내부자료를 분석해 투자제안서 등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회계사로서의 능력을 발휘해야 했다"며 "매각업무는 하이마트 상급자 등의 지시나 감독이 없었을뿐만 아니라 매각업무에 제공된 근로는 하이마트에 제공된 근로와 달라 근로소득으로 볼 수 없다"면서 류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류씨가 받은 성공보수는 하이마트의 모회사로서 하이마트의 경영과 업무수행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외국법인인 코리아홀딩스가 지급한 것으로, 류씨가 하이마트에 제공한 근로와 일정한 상관관계 내지 경제적 합리성에 기한 대가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1심을 뒤집었다.
매각
공인회계사
소득세법
주식
이세현 기자
2017-09-20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단독) "업무실적 알림은 영업비밀 누설 아냐"
경쟁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컨설턴트가 전에 일하던 회계법인에서 자신이 쌓은 업무실적을 수임을 위한 입찰제안서에 기록했더라도 이는 전직장에 대한 영업비밀 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안진회계법인이 삼정회계법인으로 이직한 전 직원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7411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2년 7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안진회계법인 골프장 거래 전담 부서에서 시니어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A씨는 '영업비밀 준수 서약서'를 작성하고 퇴사한 뒤 삼정회계법인에서 일해왔다. 그러다 파주컨트리클럽이 지난해 6월 회계법인들을 상대로 지분매각 자문사를 선정하는 용역입찰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입찰에는 안진과 삼정이 모두 제안서를 내고 참여했는데, 삼정이 제출한 제안서의 기존 용역실적에 A씨가 안진에서 일할 때 수행한 골프장 인수합병(M&A) 및 자문용역 관련 업무실적 13건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입찰에서 삼정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안진은 "A씨가 우리 법인 재직 당시의 업무실적을 삼정회계법인 제안서에 기재한 것은 영업비밀 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8억2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 준수 서약서는 '업무상 적법하게 보유하게 된 자료', '회사의 영업비밀자료'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그 예로 원본, 사본 또는 컴퓨터 디스켓에 수록돼 있는 해외 교육자료와 컨설팅 제안서 등 관련 참고자료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실적은 A씨가 과거에 그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다는 객관적 사실에 불과하고 이는 제안서 등 자료와는 구별돼야 한다"며 "업무실적은 전문성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된 것에 불과할 뿐 골프장 매각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이용될 만한 정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진회계법인이 업무실적을 비밀로 표시하거나 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등 영업비밀로 관리해 왔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업무실적이 용역수행능력을 평가함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동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등 A씨가 안진회계법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영업비밀준수의무
회계법인
업무실적
이순규 기자
20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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