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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착오로 합의와 달리 표기... 합의대로 해야"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실수로 연대보증인과 근질권설정자를 바꿔 적었다면 어떻게 될까. 대법원은 오기(誤記)가 착오에 따른 실수임이 명백하다면 계약서상 잘못된 표기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원래 합의한 내용대로 계약서를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계약서상 실수로 연대보증인과 근질권자 바꿔 적어 ‘착오 따른 誤記’ 명백 땐 쌍방 합치된 의사 따라야 대법원, 25억원 지급 요구 원고승소 판결 원심 확정 말레이시아 법인인 A사는 2009년 10월 B사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B사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C씨와 D씨 등 2명이 연대보증을 섰고, 다른 3개 회사가 근질권을 설정해줬다. 이후 A사와 B사는 2010년 10월 사채원금 지급기한을 유예하고 이자율을 변경하기로 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의 연대보증인인 C씨 등이 근질권설정자로, 근질권설정자였던 3개사가 연대보증인으로 바뀌어 기재됐다. A사는 B사가 사채금을 주지 않자 당초 연대보증인이었던 C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C씨 등은 "우리는 연대보증인에서 근질권설정자로 지위가 변경됐으므로 연대보증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C씨 등을 상대로 "C씨는 19억1300만원을, D씨는 그 중 6억4400만원을 연대해 지급하라"며 낸 사채금 등 청구소송(2016다24233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해야 한다"며 "계약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계약서의 문언이 계약 해석의 출발점이지만, 당사자들 사이에 계약서의 문언과 다른 내용으로 의사가 합치된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컨대 계약당사자 쌍방이 모두 동일한 물건을 계약 목적물로 삼았으나 계약서에는 착오로 다른 물건을 목적물로 기재한 경우, 계약서에 기재된 물건이 아니라 쌍방 당사자의 의사합치가 있는 물건에 관하여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봐야 한다"이라며 "이러한 법리는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계약상 지위에 관해 당사자들의 합치된 의사와 달리 착오로 잘못 기재했는데 계약 당사자들이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채 계약상 지위가 잘못 기재된 계약서에 그대로 기명날인이나 서명을 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당사자들이 모두 인수계약 당시와 마찬가지로 연대보증인과 근질권설정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의사로 합의서에 당사자로 기명날인했다고 보고, 기존의 변제기한과 이율에 관한 사항만 변경하는 내용으로 유효하게 성립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합의서의 작성 경위와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합의서에 기명날인한 당사자들은 모두 이전 계약상 지위를 유지하는 의사로 변제기한과 이율에 관한 사항만 변경하는 내용으로 계약이 성립됐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계약서
오기
착오
의사합치
이세현 기자
2018-08-30
민사일반
[판결] “車 ‘혼유사고’, 부품 교체비도 배상해야”
세단(Sedan)형 승용차에도 디젤엔진이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유와 휘발유를 엇갈려 주유하는 '혼유사고'의 배상 범위를 부품 교체비용까지로 확대한 항소심 판결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압축착화방식(compression ignition·고온 고압의 상태에서 자연 발화를 촉진해 연료를 폭발시키는 것)을 활용하는 디젤엔진에 발화점이 낮은 휘발유가 유입되면 실린더내 조기폭발로 인한 녹킹(Knocking) 현상 등이 발생해 차량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그동안 법원은 '디젤엔진-휘발유 혼유사고'에서도 엔진세척만으로 수리가 가능하다며 배상책임 범위를 좁게 인정하는 경우가 많았다(서울중앙지법 2017나36856, 포항지원 2016가단5410 판결 등). 대구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상오 부장판사)는 혼유사고를 당한 차주 A씨가 B주유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314289)에서 엔진세척비용 128만원만 인정한 1심을 취소하고 "주유소 측은 부품 교체비용 등 1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자동차는 생명과 신체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사고로 인한 자동차 수리 시 자동차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수리 범위에 관해서는 자동차 정비업체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며 "(전문가인) 자동차 정비업체의 판단과 달리 수리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하여 자동차의 안정성에 대한 의심을 가진 채 자동차를 계속 운행하도록 하는 것은 운전자에게 가혹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지법, 엔진세척비용만 인정 1심 취소 이어 "합리적인 수준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동차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혼유사고를 일으킨 주유소 측은 A씨 차량의 엔진부품 교환비용 1355만원과 대차비용 등 1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안전확보 위해 필요" 정비소 의견 따라야 다만 정신적 손해는 인정할 수 없다며 위자료 지급청구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2016년 5월 제주시 인근에 있는 B주유소에서 자신의 크라이슬러 300C 차량의 연료를 주유했다. 하지만 주유소 직원은 실수로 경유 대신 휘발유를 주입했다. 결국 A씨는 차량 엔진이 손상됐다는 정비소의 진단을 받고 인젝터, 고압펌프, 연료펌프, 연료레일 등 핵심부품을 모두 교체해 수리비 1700만원을 지불했다. A씨는 엔진부품 교체비용을 모두 지급해달라고 주유소 측에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2016년 "엔진 교체비용과 위자료 등 2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혼유사고는 엔진세척만으로 수리가 가능하다"며 "세척비용 등 12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다.
자동차
혼유사고
손해배상청구소송
왕성민 기자
2018-08-08
소비자·제조물
[판결] 손님이 입 대지 않은 음식 재활용… "식품위생법 위반 아니다"
식당 업주가 한번 배달됐던 음식을 다시 회수해 조리했더라도 손님이 포장을 뜯지 않아 입을 댔을 가능성이 없다면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신형철 부장판사는 최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식당 업주 A(6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정2327). A씨는 지난해 4월 손님에게 배달됐던 볶음밥을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재조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종업원 실수로 잘못 배달되는 바람에 손님이 입을 대지 않은 볶음밥을 보관하다 그대로 재조리한 것일 뿐 식품위생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식품위생법 제44조 등은 식품접객업자가 손님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다시 사용·조리·보관하는 등 위생관리와 질서유지를 위한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경미한 사항을 위반한 자는 제외된다. 신 판사는 "식품위생법과 그 시행규칙이 금지하는 것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사용·보관·재조리 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 동영상을 보면 A씨가 랩으로 포장된 볶음밥 두 접시를 재조리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한 접시는 포장을 뜯지 않아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이 아니었고 포장 일부가 뜯긴 나머지 한 접시도 손님이 먹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운반 과정에서 포장이 뜯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을 재활용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조리
음식물
식품위생법
음식
배달
식당
강한 기자
2018-05-08
[판결] 보직 변경 인한 '스트레스 사망'도 産災
보직 변경 후 급변한 환경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사망한 근로자에게 산업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최근 잇따라 선고됐다. ◇경매업무 맡은 후 자살한 법원공무원에 '공무상 재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보직 변경 후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겪다 자살한 법원공무원 A씨의 부인(소송대리인 김흥준 변호사)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순직유족 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852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보직변경 전 동료직원과 가족들에게 경매업무에 관한 두려움을 토로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심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A씨는 낯설고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매업무 담당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적응장애 및 경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점까지 고려하면 새로 맡은 경매업무로 정신질환이 발현됐다고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은 자살할 무렵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게 됐다고 보인다"며 "공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발병했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등이 결여 또는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되므로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인사업무와 가사접수업무 등을 담당하던 A씨는 2016년 7월 민사집행과 경매계로 보직 발령을 받고 경매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A씨는 보직 변경 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수면제를 복용하며 말을 시켜도 멍한 상태로 있는 등 불안증세를 보였다. A씨의 상사인 민사집행과장은 A씨가 "경매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A씨의 보직을 변경했으나, 보직 변경 후에도 A씨가 계속해 불안증세를 보이자 1개월간 병가 처리했다. 하지만 A씨는 병가 처리를 받은 당일 퇴근 후 신분상 불이익을 걱정했고 이튿날 새벽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PD로 전보됐다 과로·스트레스로 사망한 기자 '업무상 재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박양준 부장판사)는 방송사 기자에서 라디오 PD로 전보된 후 사망한 B씨의 부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조율)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131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는 기자 및 지방 방송국 관리직으로 1990년 입사한 후 2013년 본사 편성제작국 라디오 편성부 PD로 전보됐는데, PD업무는 B씨가 오래 전 경험한 것이거나 부수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을 뿐"이라며 "전보 당시 54세로 나이가 많았던 B씨는 최신 장비 조작에도 미숙해 업무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 미숙으로 인한 잦은 실수와 낮은 인사고과는 물론 B씨의 직속상관이 학교후배인 점 등은 그에게 만성적인 어려움과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방송 등으로 인한 초과근무와 개편을 위한 신설 프로그램 기획·제작 등으로 (사망 전) 약 2개월에 걸쳐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됐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B씨의 기존 질병인 고지혈증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23년간 기자로 근무하다 라디오 편성부 PD로 전보된 B씨는 2015년 서울 마포구 모 방송 본사 사무실에서 업무준비를 하다 갑자기 구토를 하며 기절해 사망했다. B씨는 별다른 교육 없이 생방송 라디오 PD업무에 투입돼 출·퇴근 시간대 생방송 프로그램을 맡아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봄 개편을 앞두고 신설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업무량이 늘었고 그 과정에서 학교 후배이자 직속상관인 C국장과도 의견 충돌로 언성을 높이는 등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
산업재해
업무
근무
사망
손현수 기자
2018-05-08
[판결] “일 그만했으면 좋겠다” 구두 해고통보는 ‘무효’
부사장이 업무 실수를 한 부하직원에게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구두로 해고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구체적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구두 해고통보는 이 같은 강행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해고 과정에서 엄격한 요식성을 갖추도록 한 법 취지를 재확인한 판결로 평가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의류 유통업체인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7구합73662)에서 최근 원소패소 판결했다. A사는 2017년 1월 10일 총무팀장인 B씨에게 징계 대상이라고 통보했다. 법인인감을 잘못 관리해 담당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였다. B씨는 이의를 제기했지만, A사 부사장은 같은 달 18일 B씨의 태도를 지적하며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이튿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다. B씨는 이틀 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사장의 발언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구제를 신청했다. 한편 A사 인사팀장은 같은 달 25일 B씨에게 "18일 이후 퇴직원 작성을 하지 않고 현재까지 퇴직의사 등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며 "31일까지 연락이 없으면 퇴직하겠다는 의사로 간주해 18일자로 퇴직 처리된다"는 내용의 퇴직원 제출 요청을 보냈다. 서울지노위는 이후 지난해 3월 17일 B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A사에 "B씨를 복직시키는 등 조치를 하라"고 구제명령을 내렸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사 부사장이 B씨에게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해고통보에 해당한다"며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회사 부사장이 구두로 해고통보한 것은 법에 위반해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A사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했고, 해고에 관한 서면통지를 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서울지노위의 구제명령과 중노위의 결정 등은 모두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근로기준법
서면
근로자
해고
손현수 기자
2018-04-23
[판결] '적격심사 탈락' 前 검사, 퇴직처분 취소 판결 확정
검사 적격심사 제도가 생긴 이후 유일하게 탈락해 퇴직명령을 받았던 전직 검사가 불복소송을 통해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전직 검사 박모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강제퇴직명령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이란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 판단 없이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이다. 검사적격심사위원회는 2015년 2월 박씨가 직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검사로서 정상적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법무부장관에게 박씨의 퇴직을 건의했다. 법무부장관은 이를 받아들여 대통령에게 박씨에 대한 퇴직명령을 제청했고, 대통령은 인사혁신처를 통해 박씨에게 퇴직명령을 내렸다. 검사적격심사 제도는 검사 임용 뒤 7년마다 직무수행 능력을 검증해 부적격 검사를 퇴출시키는 제도다. 검찰청법 제39조 등에 근거가 있다. 2004년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의 직급을 검사로 일원화하는 '단일호봉제'를 도입하면서 검찰 조직의 노령화와 일부 검사들의 무사안일 등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박씨는 제도가 생긴 후 적격심사에서 탈락한 첫 사례였다. 박씨는 "대통령이 적격심사에서 탈락한 검사에게 퇴직명령을 할 수 있다는 법률규정이 없고, 인사혁신처장이 퇴직명령을 내려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박씨는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부부장검사를 징계하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사퇴하게 한 법무부를 잇달아 비판한 것이 강제퇴직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1심은 "7년간의 복무평정을 합산한 결과 동일한 경력과 직급을 가진 동기 검사들 중 최하위에 해당했고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졌음에도 기본적인 법률 검토 미비로 인한 실수를 반복했다"며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박씨가 검사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능력이 결여됐다거나 중대한 심신 장애 등의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특히 "박씨는 상부 지시에 반해 무죄를 구형한 임 검사에 대한 징계나 검찰총장 사퇴 등에 관해 비판적인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고, 이로 인해 2014년에 상급자의 지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심사가 공정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법무부는 조만간 인사혁신처에 퇴직명령 처분취소를 제청할 예정이다. 인사혁신처가 처분을 취소하면 법무부는 박씨에 대한 인사발령을 내게 된다.
이세현 기자
2018-03-30
금융·보험
[판결](단독) 심장질환 60대 낚시하다 바다에 추락 사망 했어도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바다에서 낚시를 하다 숨졌으나 익사 했다는 증거가 없는 경우 상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박모(사망 당시 63세)씨의 유족이 DB손해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7가단519402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박씨는 2016년 10월 전남 함평군 모 선착장에서 어선을 혼자 운전해 동생 소유의 바지선에 도착했다. 박씨는 바지선과 자신이 몰고 온 어선을 줄로 연결해 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종된 뒤 같은 해 11월 바지선에서 북동쪽으로 530여m 떨어진 해변 모래사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탑승한 어선에서 박씨의 모자와 낚시용 미끼가 발견된 점으로 보아 선상낚시를 하던 중 불상의 이유로 해상에 추락한 후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사 종결했다. 이에 박씨의 유족은 박씨와 의료실비보험을 체결한 DB손해보험을 상대로 상해사망보험금을 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하자 지난해 10월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박씨는 2015년 3월 심장병으로 입원해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후 3개월마다 병원에 가서 심전도 검사를 받아왔다. 사고 발생 한달 전에도 박씨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보험계약 당시 상해사망 특별약관에는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제외)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이 판사는 "사체를 검안한 의사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에 망인의 직접사인은 '미상'으로 기재돼 있다"며 "박씨가 익사했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낙지 등을 잡는 맨손어업 신고를 한 박씨는 선박 운전에 능숙한 사람으로 보이고 사고 당일 특별히 기상이 안 좋았다는 기록도 없으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실족해 사망에까지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박씨가 바다에 익사했더라도 반드시 박씨가 실수로 넘어지면서 바다에 추락해 바로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평소 앓아오던 심장질환이 원인이 돼 바다로 추락하거나 실수로 바다에 추락한 후 심장질환 때문에 급사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며 "박씨가 상해의 직접적인 결과로써 사망했음을 전제로 하는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심장질환
의료실비
익사
추락
낚시
상해
이순규 기자
2018-03-19
민사일반
[판결](단독) 주유소 혼유사고… 운전자도 30%책임
주유소 직원이 실수로 경유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는 '혼유 사고'를 냈더라도 고객이 유종을 직원에게 미리 말하지 않았다면 고객에게도 30%의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박미리 부장판사)는 허모씨가 경기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문모씨 그리고 문씨와 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한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나36856)에서 "문씨 등은 공동해 17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허씨는 2016년 9월 경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BMW 320D 차량에 기름을 넣기 위해 문씨가 운영하는 주유소에 들렀다. 그런데 허씨는 유종을 지정하지 않은 채 주유를 요청했고 주유소 직원은 차량 시동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휘발유를 주유했다. 차에 동승한 허씨의 남편은 주유소 직원이 경유가 아닌 휘발유를 넣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주유를 정지하도록 했지만 이미 차량에는 18ℓ가량의 휘발유가 주유된 상태였다. 이때문에 허씨는 서비스센터에서 차량의 연료탱크와 필터, 고압펌프 등 부품을 교체해야 했다. 중앙지법 "운전자, 사전에 유종 말해줬어야" 허씨는 지난해 1월 "차량 수리비용 830여만원과 견인·대차비용 500만원, 격락손해 200만원 등 모두 15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주유소 직원은 주유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주유하는 차량이 사용하는 연료를 확인해 그에 맞는 연료를 주유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당시 종업원이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허씨의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함으로써 혼유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차량 외관을 보면 경유 차량인지 휘발유 차량인지 구별이 어렵고, 허씨가 유종을 알려주지 않았으며, 시동을 끄지도 않은 채 주유를 요청했다"며 주유소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또 "서비스센터 손상진단 결과에 따르면 사고 차량의 연료순환계통 부품들은 정상 상태였다"며 "혼유사고가 발생한 경우 부품 손상이 없는 경우 혼유된 연료를 제거하고 연료장치 등의 세척만으로도 수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혼유사고로 사고 차량의 연료필터 등이 손상됐는지 단정할 수 없다"며 연료장치 세척 비용 57만원과 대차비용 175만원, 견인비 16만원만 손해로 인정했다. 앞서 1심은 "1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주유소
혼유
휘발류
경유
유종
이순규 기자
2018-02-19
민사일반
[판결](단독) 회송열차 잘못 타 '꽈당'… "승객도 30% 과실"
회차하는 불꺼진 열차에 승객이 실수로 탑승했다 넘어져 다쳤다면 승객에게도 30%의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부(재판장 김지영 부장판사)는 이모씨(43)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7나39237)에서 "삼성화재는 이씨에게 재산상 손해 1100여만원과 위자료 500만원 등 모두 1635만원에서 가지급보험금 1600만원을 공제한 35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14년 9월 청주시 오근장역에서 제천역으로 가기 위해 무궁화호에 탑승했다. 그런데 이 열차는 이씨가 타려던 열차가 아니었다. 제천역으로 회송하기 위해 탑승장에 진입해 정차해 있었다. 이씨가 타려던 열차는 연착됐다. 이씨가 잘못 탄 열차 내부는 조명이 모두 꺼진 상태로 깜깜했다. 이씨가 어리둥절하던 사이 열차가 출발했고 이씨는 균형을 잃고 객실 내부로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추간판 탈출 진단을 받았다. 사고 당시 안내방송이나 승무원의 현장 안내는 없었다. 이씨는 이듬해 12월 한국철도공사와 손해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삼성화재를 상대로 "43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삼성화재는 철도공사의 보험자로서 이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열차가 회송열차라는 점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었더라도 객실 조명이 모두 꺼져 있었고 탑승한 승객도 없는 상태였다"며 "이씨가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열차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열차 번호, 행선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열차에 탑승했다"며 삼성화재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앞서 1심은 이씨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원래의 탑승시각에 아무런 안내방송이나 그 밖의 안내 없이 회송열차가 정상차량인 것처럼 진입해 정차까지 하리라고 이씨가 예상할 수 있다거나 예상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에 관한 주장·입증이 없다"면서 삼성화재 측의 책임을 100% 인정해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주의의무
안내방송
회송열차
부상
승객
지하철
이순규 기자
2018-01-29
[판결] 기내서 쏟아진 라면에 화상… "모델출신 女승객에 1억 배상"
승무원이 기내에서 쏟은 라면으로 승객이 화상을 입었다면 항공사와 승무원이 공동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4부(재판장 강화석 부장판사)는 17일 승객 장모씨가 아시아나항공과 승무원 노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형병원에 장씨의 신체감정을 의뢰하고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실제 현장검증을 한 결과 항공사 측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항공사와 노씨는 공동으로 1억862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슈퍼모델 출신인 장씨는 2014년 3월 17일 인천에서 파리로 가는 아시아나 여객기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이 실수로 쏟은 라면 때문에 아랫배부터 허벅지 등에 걸쳐 2∼3도 화상을 입자 "2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장씨는 "사고 당시 기내가 흔들려 승무원이 라면을 쏟았다"며 "화상으로 10년 이상 피부이식수술을 받더라도 완전 회복이 어렵고, 주요 부위 안쪽까지 화상을 입어 임신·출산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아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또 "기내에 의사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승무원에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파리에 도착할 때까지 화상용 거즈 등 긴급처치 의약품이 준비되지 않아 연고를 바르고 봉지에 담은 얼음과 타이레놀 몇 알로 버텨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시아나 측은 "장씨가 라면그릇이 올려진 쟁반을 실수로 쳤다"며 "당시 기내 의사가 환부에 대한 최대한의 조치를 다 했다"고 맞섰다.
강한 기자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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