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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징역 1년" 주문 낭독에 피고인 난동 부리자 "징역 3년" 선고는 위법
재판장이 선고 과정에서 난동을 부린 피고인에게 이미 낭독한 판결 주문상의 형보다 높은 형을 다시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한 이후라도 선고절차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주문 내용을 정정해 다시 선고할 수 있지만, 이같은 변경 선고는 판결문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판결 내용에 잘못이 있음을 발견한 경우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형사 판결 선고의 종료시점과 변경 선고의 한계를 제시한 것으로 향후 하급심 재판 운영의 기준이 되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일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3884). 이 사건에서는 재판장이 선고과정에서 형을 번복해 선고한 것이 유효한지가 최대 쟁점이 됐다. A씨 사건을 담당한 1심 재판장은 선고기일 법정에서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는 주문을 낭독한 뒤 상소기간 등에 관한 고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A씨가 갑자기 "재판이 개판이야, 재판이 뭐 이 따위야"라고 욕설을 하면서 난동을 부렸고, 교도관이 A씨를 제압해 구치감으로 이동시키는 등 소란이 발생했다. 재판장은 법정질서가 회복되자 A씨에게 "선고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고 선고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 이 법정에서 나타난 사정 등을 종합해 선고형을 정정한다"며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선고절차가 위법하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1심 선고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선고를 위한 공판기일이 종료될 때까지는 판결 선고가 끝난 것이 아니고, 그 때까지 발생한 모든 사정을 참작해 일단 선고한 판결의 내용을 변경해 다시 선고하는 것도 유효·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1심 재판장이 변경 선고를 할 당시 A씨에 대한 선고절차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1심의 변경 선고는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피해자에 대한 관계 등 양형 조건이 되는 모든 사유를 종합적으로 참작해 원심의 양형이 부당한지 판단해야 한다"면서 A씨에게 1심보다 낮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판결 선고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절차로서 재판장이 판결의 주문을 낭독하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한 다음 피고인에게 상소기간 등을 고지하고, 필요한 경우 훈계, 보호관찰 등 관련 서면의 교부까지 마치는 등 선고절차를 마쳤을 때에 비로소 종료된다"면서 재판장이 주문을 낭독한 이후라도 선고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일단 낭독한 주문의 내용을 정정해 다시 선고할 수는 있다는 원칙을 밝혔다. 하지만 "선고절차가 종료되기 전이라고 해서 변경 선고가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다"며 "재판장이 일단 주문을 낭독해 선고 내용이 외부적으로 표시된 이후에는 △재판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설명하는 등 실수가 있거나 △판결 내용에 잘못이 있음이 발견된 경우와 같이 변경 선고가 정당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변경 선고가 허용된다"며 변경 선고의 한계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변경 선고에는 최초 낭독한 주문 내용에 잘못이 있다거나 재판서에 기재된 주문과 이유를 잘못 낭독하거나 설명하는 등 변경 선고가 정당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주문낭독
변경선고
판결선고
박수연 기자
2022-05-13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5·18 민주화 운동’ 관련자에 지급한 위로금은 생계 지원금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받은 위로금은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판결이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5월 보상심의위로부터 보상금을 수령하기만 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간주한 5·18 보상법을 일부 위헌 결정한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10620)에서 최근 "국가는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만 15세 무렵이던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에 가담해 전남 해남군 일대 시위에 참여했는데, 광주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같은 해 10월 영장 없이 체포됐다. 당시 경찰들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탈취된 총기은닉 사건을 조사하며 A씨에게 폭언과 욕설 등을 하고, 같은 해 11월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불법구금했다. 이후 A씨는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11월 A씨 사건을 불법연행, 불법감금, 허위자백을 통한 조작 사건이라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이후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국가는 "A씨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위자료에 해당하는 위로금 1400만원을 받고, 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청구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동의서 등을 냈다"며 "옛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2항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보상금 5000만원 지급 판결 재판부는 "A씨가 수령한 위로금은 일종의 사회보장적 지원금으로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와 구별된다"며 "위로금이 위자료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국가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지난해 5월 5·18 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지원금에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적극·소극적 손해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재판상 화해의 성립을 간주하는 같은 법 제16조 2항은 국가배상 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일부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수령한 위로금은 5·18 보상법 제22조의 기타 지원금으로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생계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이라며 "보상심의위가 A씨에게 보상금 지급 결정을 할 당시 A씨의 정신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위로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볼 자료가 제출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들은 고의 또는 과실로 영장 없이 A씨를 체포·구금하고,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일부 불법행위를 했다"며 "A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자명하므로, 국가는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재판상화해
보상금
이용경 기자
2022-05-05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수습기간 중 부적합 평가… 정규직 채용 거부 적법"
수습기간 중 단독행동과 경로 이탈 등 업무수행 태도에서 부적합 평가를 받은 특수산악구조대원을 정규직원으로 임용하지 않은 것을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0구합8890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12월 국립공원공단 산하 B국립공원사무소 재난안전과 특수산악구조대에 신규 채용돼 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공단 인재개발부는 3개월 동안의 수습기간 중 A씨의 업무수행능력과 업무수행 태도 부적합 등을 이유로 정규직원 미임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는 2020년 3월 지방노동위원회에 공단의 미임용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재심 신청도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단은 A씨의 정규직원 임용여부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필수절차가 아닌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A씨의 업무능력평가를 재심의했는데, A씨의 업무능력평가 6개 항목 중 2개 항목이 '적합'으로 변경됐음에도 불구하고 A씨에 대한 평가 결과는 정규직 임용기준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특수산악구조대의 수습직원으로 일하면서 발생한 문제점들이 상세하게 기재된 보고서에 대해 A씨는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라면서 보고서가 자의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보고서가 사실과 다르게 자의적으로 작성됐다고 볼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고, 특수산악구조대의 특성상 대원들 사이의 신뢰와 협동 및 확고한 지휘체계의 효율적 운용이 중요할 것인데, A씨는 시용기간 동안 선임 대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신뢰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단이 미임용 통지로서 A씨와의 근로계약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한 중노위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채용
수습기간
부당해고
한수현 기자
2022-04-25
행정사건
[판결] "조국 前 장관 딸에 대한 부산대 의전원 입학취소 처분 집행정지"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에 대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처분의 효력이 1심 본안소송의 결론이 선고될 때까지 일단 정지됐다. 이에 따라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졸업 자격을 당분간 유지하게 됐다. 부산지법 행정1부(재판장 금덕희 부장판사)는 18일 조씨가 부산대를 상대로 "의전원 입학허가 취소처분의 효력을 본안 판결 확정일까지 정지해 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일부인용 결정했다. 지난 5일 부산대는 교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조씨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했다. 부산대는 학칙과 행정기본법 등을 근거로 해 당시 신입생 모집요강에 '허위서류를 제출하면 입학을 취소한다'고 명시한 점과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이 위조 또는 허위라는 법원 판결을 들어 조 씨의 입학취소를 최종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조씨 측은 "당락에 전혀 영향이 없는 경력기재를 근거로 한 입학허가는 취소돼야 한다"면서 "의사면허를 무효로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분"이라며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집행정지는 처분이나 집행 등으로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법원이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잠정 정지하도록 결정하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달리 효력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부산대가 신청인에 대해 결정한 입학 허가 취소 처분은 본안소송 청구 사건의 판결 선고일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본안소송의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국
입학취소
의전원
정준휘 기자
2022-04-18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軍 징계위원 명단, 징계 결정 이후 징계대상자에 공개해야"
징계 결정 이후 징계대상자가 징계위원의 성명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면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비공개결정 취소소송(2021구합5675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8월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서 근무하던 중 단장으로부터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근신 10일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A씨는 2021년 1월 국방부에 해당 징계처분과 관련해 원심 징계위원의 성명과 직위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국방부는 징계위원 4명 중 3명은 대령, 1명은 중령이라고 징계위원의 직위는 공개했지만 징계위원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개별 징계위원의 인적사항이 공개되는 경우 향후 징계위원들이 심적 부담감으로 인해 징계위 심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할 수 없게 되거나 징계위원들의 자유로운 의사형성에 영향을 미쳐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인사법 규정들에 비춰보면 징계처분 등의 심의대상자는 징계위 회의에 참석한 징계위원의 직위, 계급 및 성명을 확인함으로써 징계위가 적법하게 구성됐는지 여부 및 징계위원의 제척·기피사유 등을 판단할 수 있으므로, A씨에게 징계위원의 성명이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A씨에 대한 징계절차가 종료된 이상 징계위원의 성명이 공개되더라도 기왕의 징계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비공개 정보에는 각 징계위원들이 징계위에서 한 진술이나 의견, 의결권 행사 내용 등과 같은 구체적인 회의 내용이나 징계위원의 업무 수행 내용을 특정하거나 추단할 수 있는 내용 등은 포함돼 있지 않아 장래 동종 업무에 대해서도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정보공개
징계
징계위원
군인사
한수현 기자
2022-04-18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췌장암 걸린 토양 정화 근로자 산재 인정
췌장암에 걸린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췌장암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산재 인정을 받기 어려운 병으로 꼽히지만, 법원은 전례가 없었더라도 토양오염을 조사하는 업무 특성을 감안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조국인 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인 B씨 등(소송대리인 오지은 변호사)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20구단6838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오염된 토양조사 과정 발암물질에 지속적 노출 A씨는 2008년 5월부터 C사에서 근무하며 토양 오염도 조사 및 정화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다 2016년 4월 '췌장암, 간전이' 진단을 받고 2018년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2019년 3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 등을 근거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공단에 심사청구를 했으나 기각됐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낸 재심사 청구마저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해 7월 췌장암에 의한 장기부전으로 사망했고, A씨의 배우자인 B씨와 자녀 등 유족이 소송절차를 수계했다. A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C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현장의) 오염된 토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벤젠과 톨루엔, 에틸벤젠 등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며 "근무기간의 30% 이상을 출장을 다니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업무와 상당인과관계 인정된다고 보는 게 타당 재판부는 "A씨는 해당 사업장에서 약 7년 11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오염된 토양을 손으로 만져보고 냄새를 맡는 등 오염도를 검사하면서 화학물질을 비롯한 여러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입사 전에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췌장암과 관련된 가족력이나 유전적 소인도 없거나 발견되지 않았는데, 8년 가까이 근무하던 중 우리나라의 평균 발병연령보다 훨씬 이른 시점인 만 34세에 췌장암이 발병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 중 췌장암이 발병한 사례는 없고,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사업장의 화학물질을 비롯한 발암물질이 췌장암 발생 내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확립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췌장암의 발병·악화와 고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측을 대리한 오지은(41·변호사시험 4회) 법률사무소 선의 대표변호사는 "작업환경측정 대상이 아닌 실외작업 업무를 수행하다가 췌장암에 걸려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과정에서 공단은 의학적으로 췌장암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A씨의 업무환경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을 계속 주장했다"며 "(이에 대한) 입증을 위해 주치의의 소견 및 진료기록부 등과 소화기내과 감정의 소견 등을 근거로 화학물질 외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없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업무상재해
상당인과관계
발암
한수현 기자
2022-03-28
형사일반
[판결] 피고인이 불출석 상태서 1·2심 유죄 확정 됐더라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1·2심이 진행돼 유죄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그 불출석에 대해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후 상고권을 회복해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이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야간방실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7391). A씨는 2019년 1월 로또 판매점에서 30만원을 훔치고, 같은 해 4월에는 옆 고시텔에서 청바지와 구두, 운동화 등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또 자신이 머물던 고시텔 옆방에서 현금과 시계를 훔친 혐의와 월세를 연체해 고시텔에서 방을 빼게 되자 앙심을 품고 고시텔 식당의 보온밥통에 음식물쓰레기 등을 넣고(재물손괴 혐의), 다른 식당에서 무전취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공시송달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한 뒤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검사만 항소했으나 2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뒤늦게 이런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고 상고권 회복 청구를 해 인용 결정을 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징역1년 원심파기 소송촉진법 제23조는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한다. 같은 법 제23조의2 제1항은 '제23조 본문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자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 형사소송법 제424조에 규정된 자는 그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재심청구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소송촉진법 제23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재심청구 사유가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에서 정한 상고이유에 해당한다며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소송촉진법 제23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채로 진행된 1심 재판에 대해 검사만 항소하고 항소심도 피고인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한 후에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1심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 피고인이 귀책사유 없이 1심과 항소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고 상고권회복에 의한 상고를 제기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3호에서 상고이유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이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검사만 항소하자 원심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형사소송법 제365조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A씨는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고권회복청구를 했고 법원은 A씨가 책임을 질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했다고 인정해 상고권회복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귀책사유
야간방실침입절도
불출석
박수연 기자
2022-03-17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시용기간도 퇴직금 산정 기초인 계속근로기간에 포함"
'시용(試用)기간'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습사원 근무기간이 단순 실무전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수습기간 만료 후 곧바로 본 근로계약을 체결해 공백기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에는 수습사원으로 근무한 기간도 퇴직금 산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B의료원을 상대로 퇴직금 차액을 청구한 임금소송(2021다21808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1999년 12월 1일부터 1개월간 B의료원 수습사원으로 근무한 뒤 2000년 1월 1일 임시직 근로자로 채용됐다가 2001년 8월 1일 정규직 근로자로 임용됐다. B의료원 보수규정은 원래 5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에 대해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도록 했는데, 2000년 1월 11일 개정돼 1999년 12월 31일 이전 입사자에 대해서는 종전처럼 5년 이상 근속 시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지만 2000년 1월 1일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퇴직금 단수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B의료원은 A씨가 2018년 3월 31일 퇴직하자, A씨가 2000년 1월 1일 입사했음을 전제로 퇴직금 단수제를 적용한 퇴직금을 지급했다. 이에 A씨는 자신의 입사일이 1999년 12월 1일이므로 퇴직금 누진제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시용이란 본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일정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시용기간 만료 후 본 근로계약을 체결해 공백기간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에도 시용기간과 본 근로계약기간을 통산한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의료원 수습사원 채용시험에 합격해 1999년 12월 1일부터 1개월 동안 원무과에서 수습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사무보조 등의 업무를 했고, 1999년 12월 30일 급여 명목으로 33만8000원을 지급받았으며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2000년 1월 1일자로 임시직 근로자로 채용된 점에 비춰볼 때 A씨가 B의료원 수습사원으로 근무한 기간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시용기간에 해당한다"며 "A씨가 수습기간 만료 후에도 계속 B의료원 근로자로서 근무한 이상 수습사원 근무기간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수습기간과 이후 임시직 근로자로서의 근무 사이에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A씨가 2000년 1월 1일 입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B의료원이 개정 후 보수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995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시고용원으로 채용돼 근무하다 중간에 정규사원으로 채용돼 공백기간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처럼 근속기간 중에 근로제공 형태가 변경된 경우에도 임시고용원으로서의 근무기간과 정규사원으로서의 근무기간을 통산한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93다26168)"며 "이번 판결은 시용기간 종료 후 본 근로계약을 체결해 공백 없이 계속 근무한 경우에도 앞선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계약
퇴직금
근로
시용기간
박수연 기자
2022-03-15
형사일반
[판결] '지인 집 침입해 수억원 절도' 공모 혐의 30대, 항소심도 실형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의 집을 털기로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과 일당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3부(당시 차은경·김양섭·전연숙 부장판사)는 공동주거침입 및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2021노2374).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B씨에게도 1심과 같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21년 3월 대낮에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 몰래 침입해 6억7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앞서 같은 해 1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C씨의 집에 다량의 현금이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평소 친하게 지내던 B씨와 함께 이 같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C씨의 집 주소와 현금 보관 위치 등을 전달하고, B씨는 범행 당일 또다른 공범 2명에게 C씨가 사는 아파트 공동현관문 비밀번호 등을 전달해 돈을 훔쳐나오게 한 뒤 차량을 타고 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다른 공범들과 범행을 공모하거나 가담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 및 공범 2명과 공동가공의사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해 범죄실행을 함으로써 피해자 C씨의 주거에 공동으로 침입·공모·합동해 C씨의 재물을 절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1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순차적·암묵적으로 상통해 B씨 및 공범 2명과 이 사건 범죄를 실현하려는 공동가공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또 (A씨는) B씨와 지속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공범 2명이 피해자 C씨의 거주지에 침입해 범행에 착수할 시점과 절취할 대상에 대한 의사연락을 함으로써 이들 범행을 자기의사의 수단으로 해 합동절도범행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 피해액이 6억7000만원에 이르고, 상당 부분은 아직 피해가 회복되지도 않았다"며 "A씨는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을 합리화하기에 급급해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으므로, 1심의 양형이 재량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절도
특수절도
공동주거침입
이용경 기자
2022-03-02
민사일반
[판결] 해사 지원생도 신원조회 실시 후 기소유예 전력 이유 불합격 처분은 정당
해군사관학교가 생도 지원자에 대한 신원조사를 실시한 후 기소유예 전력 등을 이유로 불합격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가 해군사관학교를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소송(2021두3467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해군사관학교 2차 시험에 응시했다. 해군사관학교는 A씨를 포함한 2차 시험 응시자들에 대해 군사안보지원부대에 신원조사를 의뢰해 결과를 회신받았다. 이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2월 2회에 걸친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2019년 1월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혐의 등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해군사관학교 사관생도 선발업무 추진위원회는 A씨의 기소유예 전력 등을 이유로 A씨를 불합격 처리하도록 심의·의결했고 이틀 뒤 해군사관학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불합격 통보를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원조사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관생도 선발에 신원조사 위법하다고 볼 수 없고 기소유예 전력이 참작사유 안된다고 볼 수도 없어 재판부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군 사관생도 입학·선발 업무에 필요한 경우 범죄경력자료와 수사 또는 재판 중에 있는 사건의 수사경력자료는 물론 소년부송치·기소유예 또는 공소권 없음으로 결정된 수사경력자료까지도 조회·회보의 범위로 정하고 있다"며 "해군사관학교가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부터 형실효법과 그 시행령에서 정한 대로 사관생도 입학·선발 필요에 따라 기소유예 등 전력을 회보받은 이상 국가정보원법 및 보안업무규정을 기반으로 하는 신원조사의 실시 범위 등은 신원조사나 처분의 적법 여부에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형실효법령이 군인사법 제10조 2항 등에서 정한 결격사유에 이르지 않는 기소유예처분 등에 관한 수사경력자료를 사관생도를 선발하는 데 참고하도록 조회·회보할 수 있다고 규정한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기소유예 등의 전력이 사관생도를 선발하는 데 참작할 수 없는 사유라고 볼 수도 없다"며 "사관생도를 선발하는 기관인 해군사관학교가 선발과 관련된 여러 고려 요소 중 하나의 것을 다른 것보다 우위에 두는 기준을 마련하거나 그러한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재량권 행사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군사관학교는 처분을 함에 있어 선발예규에서 정한 바와 같이 사관생도 선발업무 추진위 심의·의결 등의 절차를 거쳤다"면서 "원심은 사관생도 선발권자의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해당 신원조사는 형실효법을 위반했고 상위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 무효인 규정에 근거했을 뿐 아니라 해군사관학교 내부의 관련 규정도 위반했다"면서 신원조사로 기소유예 등 전력이 회보된 것 자체가 위법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한 처분 역시 위법할 뿐 아니라 선발예규에서 정한 나머지 사유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기소유예
해군사관학교
불합격
박수연 기자
2022-02-2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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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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