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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항소심도 "'수사기밀 유출 방치' 검사, 면직 정당"
최인호 변호사의 '공군 비행장 승소금 횡령'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가 수사기밀 유출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면직 처분을 받자 불복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전직 검사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 취소소송(2019누57147)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이 징계를 청구한 2018년 8월로부터 3년 이내인 2015년 8월까지 A씨 지휘 아래 있던 검찰 수사관 B씨의 비위는 계속됐고 A씨는 이를 방치했다"며 "검사에게 통상 요구되는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손쉽게 수사관의 비위행위를 알 수 있었으므로 현저하게 주의를 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관의 비위는 A씨의 근무기간 동안 계속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보더라도 매우 이례적이고 중대해 전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 사건 면직 처분이 현저히 공평을 잃은 징계 처분이라거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서울서부지검 검사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2월 최 변호사가 대구 공군비행장 소음 소송을 대리해 승소한 뒤 당사자들에게 지급할 승소 판결금을 횡령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A씨와 함께 일하던 수사관 B씨가 제보자로부터 수사가 잘 진행되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고 그 대가로 제보자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수사관은 또 사건과 관계된 외부인에게 수사자료를 분석하게 하고, 압수수색 자료 등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징계위원회는 2018년 8월 관련 비위 내용을 조사한 다음 지휘·감독상의 책임 등을 물어 A씨에게 면직 처분을 내릴 것을 결정했고, A씨는 같은 해 11월 면직됐다.
수사기밀
면직
검사
박미영 기자
2020-08-24
형사일반
[판결] 친구끼리 훌라 카드게임… 도박으로 볼 수 없다
친구들끼리 40여만원을 걸고 잠깐 훌라 카드게임을 한 것은 도박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시오락'에 불과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도박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6007). A씨 등 4명은 2018년 12월 오후 8시부터 13분여동안 A씨가 운영하는 화원 거실에서 판돈 48만여원을 걸고 속칭 '훌라'라는 카드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A씨 등이 훌라 게임을 한 것을 도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246조 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4명에 무죄확정 1심은 "2018년 2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피고인들이 여러 차례 같은 장소에서 도박을 벌인다는 취지로 112신고가 들어왔다"면서 "도박 금액의 합계액 또한 48만여원으로 작은 규모가 아니다"며 A씨 등에게 벌금 200만원씩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피고인들은 학창시절부터 오랜기간 알고 지낸 친한 사이로 확인된 전체 도박시간은 약 13여분에 불과하고, 피고인들로부터 현장에서 압수된 도박 금액 또한 총 48만여원에 그친다"며 "피고인들의 도박행위는 형법 제246조 1항 단서의 일시오락의 정도에 해당해 가벌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은 매달 300여만원을 월급으로 받는 등 정기적 소득 및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면서 "상습적인 도박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도박
카드게임
형법
손현수 기자
2020-08-19
형사일반
[판결] '삼성 노조 와해' 이상훈 前 의장, 항소심서 "무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의혹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10일 업무방해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115). 1심에서 법정구속됐던 이 의장은 석방됐다. 재판부는 검찰의 압수수색 집행이 위법해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1심과 달리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2018년 2월 삼성전자가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해 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수원 본사와 서초사옥 등을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노조 관련 문건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위해 부서 배치표와 직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본사 인사팀 사무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인사팀 직원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하고 그 인사팀 직원으로부터 자신의 차량에 옮겨 은닉한 인사팀 PC 하드디스크 등을 봉인해 반출하는 방법으로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압수물 소지자인 인사팀 직원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압수한 하드디스크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 와해 관련 자료를 발견하고 부당노동행위 관련 혐의로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파일을 압수했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수색·검증장소를 엄격하게 해석해 압수물이 있던 삼성전자 본사 인사팀 사무실이나 압수물이 옮겨진 장소는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수색·검증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FO 보고 문건'이 위법수집증거로 되는 바람에 이 전 의장의 공모를 인정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하지만 결코 이 의장에게 공모 가담이 없었다고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전 의장과 함께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항소심에서 형량이 2개월 줄었지만 실형은 유지됐다.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는 징역 1년 4개월,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1심보다 2개월 줄어들었다.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 송모 삼성전자 자문위원은 징역 10월로 1심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는 2심에서도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이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등 자회사에는 대응 태스크포스(TF)와 상황실 등이 설치돼 전략을 구체화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방해
노동관계조정법
삼성전자
노조와해
박미영 기자
2020-08-10
형사일반
[판결] '증거은닉 혐의' 조국 부부 PB, 1심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자산을 관리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김모(38)씨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최근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0고단130). 김씨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자 정 교수의 지시를 받고 정 교수 자택의 개인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정 교수가 동양대 교수실에 놓고 쓰던 컴퓨터 1대를 숨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김씨는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 본인은 정 교수의 지시에 따라 소극적으로 가담만 했다며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소극적으로 가담한 정황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모두 발견된다"며 "증거은닉으로 국가 사법권을 방해한 점은 사회 비난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정 교수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개시한 사정을 알게되자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본체를 은닉한 범행으로 국가 형사처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김씨가 방해했다"며 "은닉한 컴퓨터의 본체와 하드디스크에서 정 교수의 형사사건 관련 주요증거가 발견된 점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닉한 증거를 모두 제출했고 내용을 삭제한 정황까지 발견되지 않은 점과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조국
정경심
증거은닉
조문경 기자
2020-06-26
형사일반
[판결](단독) 마약 혐의 피의자 소변 제출 거부에도 임의제출 받아 증거로 제시는 ‘위법’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아 경찰서에 임의동행한 피의자가 소변 등 제출을 거부하는데도 경찰이 이를 임의제출 받아 증거로 제출한 것은 위법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398). A씨는 2018년 3월 경기도 포천시 또는 의정부시에서 주사기를 이용해 필로폰을 1회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그 해 1월 향정신성의약품 17정을 소지한 혐의도 추가 기소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2018년 3월 의정부경찰서로 임의동행한 뒤 경찰관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로 제출할 것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고, 경찰관들이 계속 설득하자 소변 등을 임의제출하겠다고 말했다가 다시 의사를 번복해 거부했다. 이후 경찰은 A씨의 어머니를 경찰서로 불러 그를 설득했는데, A씨는 경찰의 눈을 피해 양변기 안 물을 소변 대신 제출했고, 경찰이 아닌 어머니가 채취하는 조건으로 모발 채취에도 동의했다. 그러다 A씨는 결국 어머니와 여성경찰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변도 제출했다. 이후 A씨는 재판과정에서 경찰이 의사에 반해 소변 등 증거를 제출하도록 했다며 위법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과 징역 2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수사기관이 (피의자 등으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아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에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을 필요가 없다"면서도 "다만 그 제출에 임의성이 있다는 점에 관해서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해야 하고, 임의제출된 것이라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소변과 모발 등을 임의제출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경찰은 임의제출을 통한 압수를 포기하고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소변과 모발을 확보했어야 한다"며 "경찰은 법정 증인으로 출석해 강압적으로 증거를 수집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수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A씨가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할 의사가 없었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A씨로부터 제출받은 증거가 위법한 이상 이에 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 역시 2차적 증거로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2심은 또 A씨가 향정신성의약품 17정을 소지한 혐의에 대해서도 "A씨는 의사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받았다는 내용의 처방전을 제출했다"며 "처방을 이유로 약품을 소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증거물을 압수함에 있어 임의성의 존재에 관해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증거
마약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0-06-18
형사일반
[판결] 현행범 체포시 임의제출 받은 압수물은…
현행범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임의제출 받은 압수물은 증거능력이 있고, 설령 사후 영장을 받지 않았더라도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7142). 박씨는 2018년 5월 경기도 고양시 한 지하철역에서 휴대폰으로 여성의 치마 속을 4회에 걸쳐 촬영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 당시 박씨로부터 휴대폰을 제출 받아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를 집행했다. 경찰은 다음날 박씨를 석방했고, 휴대폰에 대한 사후 압수영장은 신청하지 않은 채 박씨의 휴대폰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박씨는 2018년 3~4월에도 7회에 걸쳐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박씨가 촬영한 여성의 사진을 복제한 다음 이를 출력해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로 첨부했다. 검찰은 박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경찰이 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한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증거로 쓸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현행범을 체포하는 경우에도 임의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고, 사후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시한 기존 대법원 판례를 비판하며 박씨 휴대폰에 담긴 사진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수사기관은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에게 절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갖기 때문에 임의제출을 거절하는 피의자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기존 대법원 판례를 따르면) 체포된 피의자가 소지하던 긴급압수물에 대한 사후영장제도는 앞으로도 형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에 따른 영장 없는 압수수색은 현행범 체포현장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박씨가 체포현장에서 임의제출한 물건이라 하더라도 48시간 이내에 사후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지 못했다면 압수된 임의제출물은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박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당시의 범죄사실은 유죄로 판단해 1심과 같이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현행범 체포현장이나 범죄현장에서도 소지자 등이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을 형사소송법에 따라 영장 없이 압수하는 것이 허용된다"며 "이 경우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별도로 사후에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범 체포현장에서는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이라도 압수할 수 없고 사후영장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며 파기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현행범
형사소송법
손현수 기자
2020-04-26
형사일반
[판결] "영장 표지만 보여주고 물건 압수는 위법"
수사기관이 "영장을 보여달라"는 피의자에게 영장 겉표지만 보여주고 내용은 확인시켜주지 않은 채 물건을 압수했다면 위법하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6일 김모씨(변호인 윤건희·박중광 변호사)가 "수사기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재항고 사건(2019모3526)에서 김씨의 항고를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 부천지원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서 수사를 받던 중 신문 과정에서 휴대전화 등을 압수당했다. 당시 김씨는 수사관에게 압수수색 영장 내용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으나, 수사관은 영장의 겉표지만 보여주고 내용은 확인시켜주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압수수색 처분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신청했다. 준항고란 재판 또는 수사기관 처분 등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가 압수수색 당시 영장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더라도 나중에 그의 변호인이 조사에 참여하면서 압수수색영장 내용을 확인했기 때문에 영장이 적법하게 제시됐다"며 "압수처분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기각했다. 김씨는 "수사기관이 휴대폰을 압수할 당시 압수수색영장의 구체적 확인을 요구받았음에도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게 한 이상 영장의 적법한 제시라고 보기 어렵다"며 "변호인이 영장 내용을 확인한 사실도 없다"며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대법원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라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러한 제도의 취지는 영장주의의 절차적 보장과 더불어 압수수색영장에 적힌 물건·장소·신체에 대해서만 압수수색을 하도록 해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고, 준항고 등 피압수자의 불복 신청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은 김씨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 처분 당시 김씨로부터 영장 내용의 구체적인 확인을 요구받았음에도 그 내용을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른 적법한 압수수색영장 제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압수 당시 피압수자가 압수수색영장의 내용 확인을 요구하면 수사기관은 영장의 내용을 확인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이에 반해 수사기관이 영장 내용의 확인 요구를 거부할 경우 위법한 압수가 돼 압수물을 반환해야 하고, 위법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국민의 권리보호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라고 했다.
압수수색
영장
압수
손현수 기자
2020-04-17
형사일반
[판결](단독) 압수한 성범죄 피의자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추가 범행자료는…
성범죄 피의자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영장에 적힌 혐의와 다른 성범죄와 관련한 자료가 있다면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추가 범죄가 시간적으로 근접하고, 범행동기와 대상, 수단, 방법이 공통돼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4341). A씨는 2018년 B씨를 간음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A씨를 긴급체포하며 휴대폰을 압수했고,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당시 영장에는 B씨에 대한 간음유인미수 등이 혐의로 기재됐는데, 디지털 포렌식 결과 A씨의 휴대폰에는 B씨 외에도 C씨와 D씨, E씨 등 여러 피해자와 관련된 성범죄 자료들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 자료들을 증거로 C씨 등에 대한 성범죄 혐의도 추가해 기소했다.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 갖춰 재판에서는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C씨 등에 대한 범행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하였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나, 압수·수색의 목적이 된 범죄나 이와 관련된 범죄의 경우에는 그 압수·수색의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때 압수·수색영장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범죄라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한 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고 압수·수색영장 대상자와 피의자 사이에 인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혐의사실과의 객관적 관련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돼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징역 7년 원심확정 또 "A씨의 휴대전화는 긴급체포 현장에서 적법하게 압수됐고 사후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에는 B씨에 대한 간음 유인미수 및 통신매체이용음란의 점만 명시되었으나, 법원은 해당 영장에서 계속 압수·수색·검증이 필요한 사유로서 영장 범죄사실에 관한 혐의의 상당성 외에도 추가 여죄수사의 필요성을 포함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상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은 상태였고, 실제 2017년 12월~2018년 3월까지 저지른 추가범행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 일시와 시간적으로 근접할 뿐 아니라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일련의 성범죄로서, 범행동기와 범행대상, 범행의 수단과 방법이 공통된다"며 "추가 자료들로 밝혀진 C씨 등에 대한 범행은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인 것을 넘어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객관적 관련성을 갖췄다"고 판시했다.
형사소송법
압수수색
강간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수색영장
손현수 기자
2020-03-19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피의자 참여권 보장 않고 노트북 압수수색은 위법"
노트북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의자 측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위법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를 벗어나 공소사실과 무관한 정보를 수집한 것도 위법하다고 봤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딸을 성폭행하겠다'는 등의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7613). A씨는 지난 2015년 7월 서울 동대문구 자택에서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오바마 대통령의 딸을 성폭행하겠다는 등의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테러 선언'이라는 글을 올려 마크 리퍼트 당시 미국 대사를 암살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는 협박 글을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림으로써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켰다"며 "비록 미수에 그치기는 했으나 범행 수법 및 범행 내용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런데 2심에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이 A씨의 노트북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 측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위법성이 문제가 된 것이다. 2심은 "경찰은 A씨의 노트북에 저장된 전자정보들을 압수하기 위해 노트북 전자정보 이미징 파일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A씨나 A씨의 변호인에게 집행의 일시나 장소 등을 통지하지 않아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또 경찰은 A씨 노트북에 저장된 전자정보들을 압수하면서 사건과 관련된 부분만을 압수한 것이 아니라 관련이 없는 정보까지 일괄해 압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이처럼 압수수색 전반에 걸쳐 헌법 및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적법절차의 원칙과 영장주의를 중대하게 위반했고, 이로 인해 피고인은 절차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방어권 행사의 전제가 되는 기초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절차에서 수사기관이 적법절차와 영장주의를 중대하게 위반한 사정이 있다면 위법하고, 이러한 위법한 압수수색 절차를 통해 수집된 증거들은 증거능력이 없다"며 A씨의 노트북에 저장된 정보들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법칙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협박
오바마딸협박
성폭행
손현수 기자
2020-03-12
형사일반
[판결](단독) 스마트폰에 녹음 ‘앱’ 설치… 여자친구 통화 몰래 녹음
집에 녹음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스마트 폰을 숨겨놔 여차친구가 다른 남자 등과 대화한 내용을 몰래 녹음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는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43)씨에게 징역 8개월에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휴대폰을 몰수했다(2019고합876). A씨는 연인관계이던 B(45·여)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의심을 품고 지난해 7월 말 자신의 스마트폰에 음성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자신의 집 안방 화장실 옆에 스마트폰을 숨겨뒀다. A씨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8월 B씨와 다른 남성의 약 12분가량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B씨가 변호사와 나눈 대화 내용도 2분가량 녹음하다 덜미를 잡혔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와 타인 간의 사적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며 "이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것이어서 가벌성이 작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인 B씨가 A씨에 대한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으며, A씨가 범행 전 동일한 피해자에 대해 상해, 카메라이용촬영 등의 범행으로 벌금 500만원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범행이 이뤄진 장소가 A씨의 집 안방이라는 장소적 특수성이 있어 휴대폰의 설치나 녹음과정에서 추가로 다른 범익침해를 수반하지 않은 점, A씨가 녹음 내용을 다른 곳에 누설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통신비밀보호법
녹음
스마트폰
박수연 기자
202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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