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의 공용부분을 주거목적으로 임차한 경우, 임차한 공용부분이 아닌 전유부분에 전입신고를 해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을 갖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항소10부(재판장 석호철·石鎬哲 부장판사)는 16일 다세대주택의 옥상을 구분소유자들의 지분에 따라 분할해 만든 방에 임차해 살던 박모씨(31)가 경락대금을 배당받은 국가 등을 상대로 "소액임차인으로서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데도 배당에서 빠진 것은 부당하다"며 낸 배당이의 청구소송(2001나12248)에서 "박씨는 공용부분에 대해 전입신고을 한 만큼 대항력이 없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세대주택 구분소유자들이 합의로 이 사건 주택의 2층과 지붕사이의 공간에 1층을 증축, 방 6개를 설치한 후 나눠 갖고 원래 주택 102호에 종속해 새로이 305호로 표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305호는 등기부상 독립적으로 등재된 호수도 아니고, 주택의 전유부분인 102호의 부가물로서 독립적인 거래의 객체가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대항력의 요건으로 하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해 임대차의 존재를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데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이라며 "따라서 공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부가물 또는 종물에 불과한 305호가 아닌 전유부분인 102호에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재판부는 이에 앞서 지난 4월 연립주택의 경락인 오모씨(35)가 주택에 부속된 지하 공용부분을 임차해 살고 있는 김모씨(31)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청구소송 항소심(2000나59219)에서 1심을 취소, "임차인 김씨가 전유부분에 따라 분할된 공용부분인 지하층에 살면서도 전입신고를 전유부분에 한 만큼 임대차의 공시방법으로 유효하다"며 "임차인 김씨의 대항력이 인정되는 만큼, 오씨는 임대차보증금 2천3백만원을 지급하고 건물을 명도 받으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었다.